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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립 50돌’ EU 겉으론 웃지만…

    ‘창립 50돌’ EU 겉으론 웃지만…

    |파리 이종수특파원|‘잔치 속의 내홍?’ 오는 25일 창립 50돌 기념식을 앞둔 유럽연합(EU)의 27개 회원국은 국가별로 페스티벌·콘서트 등 다양한 축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여러 현안을 놓고 회원국이 내홍을 겪고 있는 탓이다. 당장 25일 채택할 ‘베를린 미래 선언문’(베를린 선언문)에 담을 내용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순회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EU헌법 부활에 강한 애착을 표명했다. 또 스페인 등 2005년 헌법을 비준한 회원국들은 헌법 부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선언문에 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준을 부결한 네덜란드와 연기한 영국 등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또 폴란드는 냉전시절 동부 유럽이 겪은 역경과 유럽의 기독교 전통을 선언문에 명시하자고 강조한다. 그러나 나머지 회원국들은 이 조항이 러시아와 터키 등 이슬람권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나서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8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브뤼셀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도 재연될 공산이 크다. 이번 정상회의 주요 의제는 기후변화 대책과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공동 전략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회원국들은 총론에서는 한목소리다. 그러나 일부 구체적 대책에 대해서는 자국 이기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회의를 ‘기후변화 정상회의’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교토의정서 기준연도인 1990년보다 20% 이상 더 감축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풍력·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의무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서는 이견이 심하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현재 7%에서 2020년까지 2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대해 동유럽 회원국들은 “막대한 투자비용이 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원자력 발전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도 재생에너지 비율을 의무적으로 높이는 데 반대한다. 입장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러시아의 ‘자원 패권주의’에 대한 유럽차원의 에너지 공동전략도 비슷한 모양새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러시아 등 주요 에너지 생산국과의 협상에서 공동 보조를 취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역내 에너지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거대 에너지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가스·전력의 생산·공급시설을 분리하는 에너지시장 개방 전략에 대해서는 입장이 나뉜다. 집행위는 “에너지 공급체계의 독점이 새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며 “가스관과 송전망 시설을 분리해 전면 개방하거나 최소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독일 등은 에너지산업의 중요성을 들어 이를 반대하고 있다. vielee@seoul.co.kr
  • ‘날개 단’ 라이스 ‘다시 뜬’ 키신저

    북한과 미국의 관계정상화, 즉 수교를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미국내 전·현직 두 외교관의 행보가 눈에 띈다.지난 2005년 1월 조지 W 부시 행정부 2기 국무장관에 오른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왼쪽) 장관과,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부터 1977년까지 국무장관을 지냈다.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국무장관인 라이스 장관의 경우 이라크전 수렁 속에서 중동 문제나 북핵문제 해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에선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이나 수교라는 대업을 이뤄내 ‘제2의 키신저’ 또는 ‘여성 키신저’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일각에선 부시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바탕으로 하는 그녀의 행보를 2008년 공화당의 미 대선 전략으로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물론 그녀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민주당의 배럭 오바마(흑인)나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에 맞서는 공화당 후보, 최소한 부통령 후보로 강력 추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외교정책은 9·11테러 이후 ‘민주정부 수립이 지역안정과 미국의 안보를 확보한다.’는 이상주의에서 최근 실용적인 행보로 변했다.2년 전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로 규정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말 부시 행정부의 중간선거 참패를 계기로, 북한과의 협상 진전에 제동을 걸었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과 같은 네오콘 세력이 물러나자 날개를 달았다. 6일 김계관 국무성 부상과 단독 회담까지 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1971년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 미·중 수교를 이룬 ‘세기의 외교관’이다. 부시 대통령에게 정책 조언을 하고 있고, 북한에 대해선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해주고 북핵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도 밝히고 있다. 최근 부시 대통령이 키신저 전 장관이 추천한 책 ‘평화의 전쟁’을 탐독하고 있다는 게 뉴스로 소개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핵과 대북 수교 문제 등을 직접 챙기고, 라이스 장관-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로 이어지는 외교 라인에 전권을 부여하는 것과 관련,‘키신저의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다는 추측도 설득력을 얻는다. 한때 ‘네오콘’으로 비쳐지기도 했던 콘돌리자 라이스는 사실은 키신저의 ‘세력 균형론’을 이어받은 적통자로 분류된다. 라이스는 스탠퍼드대 교수 출신으로 아버지 부시 대통령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자문관을 맡았었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대통령 신임을 받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국무장관에 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 전·현직 관료 중에 두 사람밖에 갖고 있지 않은 경력이다. 네오콘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라이스의 ‘부상, 그리고 데탕트(탈냉전)의 문을연, 여든네 살 키신저의 ‘부활’이 한반도의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나라 대선주자 공약’에 쓴소리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참정치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한나라당 정책 및 공약 평가대회’에서는 한나라당과 주자들의 정책에 대해 일부 쓴소리가 제기됐다.그러나 당초 기대됐던 ‘빅3 주자’들의 대리인간 핵심 공약을 둘러싼 설전은 탐색전에 그쳤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공동평가단이 한나라당의 과거 공약이행 평가와 올해 대선의 공약설정 방향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공동평가단에는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 김광동 나라정책원 원장, 김상규 건국대 교수,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장 등 8명이 참여,2004년 이후 당 지도부의 연설 및 기자회견과 총선공약 등 44개 자료를 분석했다. 평가단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에 대해 원칙과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 현실적 실천력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 남북관계를 냉전구조, 민족공조, 국가 대 국가관계 중 어떤 기준을 선택해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평가단은 또 한나라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총론적으로는 시장친화적인 정책이라고 하지만 각론에는 오히려 반시장적 정책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 정책을 비판했다. 이와 함께 노동분야에 취약한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동계의 의견청취를 통해 당의 노동정책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토론회에 대선주자 대리인들도 참석,‘빅3’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이명박),‘열차페리’(박근혜),‘광개토전략’(손학규)을 놓고 ‘불꽃 토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당안팎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뜨거운 공방’은 없었다. 박근혜 전 대표 측 대리인으로 참석한 이혜훈 의원은 “오늘 토론회는 상대 주자의 공약을 놓고 토론을 하는 자리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곧 상대 진영의 정책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일 기회가 오리라 생각한다.”며 아쉬워했다. 반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대리인으로 참석한 윤건영 의원은 “올해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국정을 맡아야 할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다.”며 “포퓰리즘적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얼마 전 박근혜 전 대표가 전남에 가서 ‘삼합운동’을 말하면서 화합을 강조했다.”며 “당내에서도 이명박-박근혜-손학규 삼합운동을 펼쳐 화합해야 한다.”고 다른 관점을 보였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북·미 뉴욕회담 결과] ‘적대→우호’ ‘불신→신뢰’ 물꼬 텄다

    [북·미 뉴욕회담 결과] ‘적대→우호’ ‘불신→신뢰’ 물꼬 텄다

    |뉴욕 이도운특파원|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끝난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두 나라의 관계를 ‘적대’에서 ‘우호’로,‘불신’에서 ‘신뢰’로 변화시키는 중대한 분수령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궁극적으로 수교를 이루기 위한 양국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점검했다. 고농축우라늄(HEU) 핵 개발 프로그램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이행조치 평가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13합의에 따라 미국측이 약속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및 적성국교역법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를 우선적으로 요청했다. 북측은 “오는 4월에 발표될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부터 빼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테러지원국 삭제 등에 필요한 법적·정치적 절차를 설명하고 어쩔 수 없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납치문제 해결이 없으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빼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일본의 입장을 미국은 물론 북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외교소식통은 설명했다. 미국측은 북한의 초기 이행조치, 즉 영변 핵 시설의 폐쇄 및 불능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복귀 등에 대해 일단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영변의 5㎿ 원자로 등 5개 핵 시설뿐 아니라 북한이 건설 중이던 50㎿와 200㎿ 원자로도 모두 폐기하고, 이미 생산된 50㎏가량의 플루토늄을 이른 시일 내에 국제 감시하에 두고,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합의 60일 이후 이뤄질 2단계 조치에까지 북·미 양국의 논의가 이뤄져 회담의 낙관적 전망을 가져 왔다. 그러나 2단계 조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북측의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가 6자회담 및 북·미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힐 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HEU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북측이 먼저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또 힐 차관보는 양국의 전문가들이 기술적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혀 HEU 문제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문제에서 ‘기술적’ 문제로 변모시키고 있음을 엿보였다. 특히 김 부상이 이번 회의 직전에 열린 전미외교정책협의(NCAFP) 간담회에서 HEU 핵무기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면서도 “해명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문제의 실마리가 풀려나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대로 북한은 우라늄 핵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에너지를 얻기 위한 초기단계의 실험이었다는 식으로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도 그같은 북한의 해명을 검증하기 위한 사찰을 추진하는 선에서 양해할 가능성이 있다. ●연락사무소 설치 힐 차관보는 이틀간의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락사무소 설치가 미·중간 수교과정에 성공적 케이스로 작용했지만 북한이 이런 중간단계를 원치 않고 있다.”고 밝혀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연락사무소 설치 단계를 뛰어넘어 곧바로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양국 공관 설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고위인사의 방북 당초 평양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북·미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의 두 번째 회의 장소는 베이징으로 정해졌다. 따라서 힐 차관보의 방북도 추후로 미뤄지게 됐다. 힐 차관보는 김계관 부상이 일반적인 수준에서 자신의 방북을 거론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의 북·미 관계 진전 속도로 보면 힐 차관보뿐만 아니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dawn@seoul.co.kr ■ 힐 차관보 일문일답 |뉴욕 이도운특파원|미국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틀간의 실무회담을 마친 뒤 “매우 유익하고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2·13 베이징 합의에 따라 60일 이내에 이행하기로 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해 상당한 논의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힐 차관보와의 주요 일문일답. ▶회담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는 강한 공감을 갖고 있고,2·13합의가 올바른 접근법이라는 것에 북한도 강한 공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60일 이행기간 이후 및 다음 단계 이후엔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단지 초기 60일뿐 아니라 핵시설 불능화라는 더욱 어려운 단계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의지를 보여줘 고무됐다.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전략적 결정을 할 것이란 확신를 갖게 됐는가. -우리는 다음 단계로 갈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단계는 좋아 보인다.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도 제기했는가. -HEU가 존재하는 한 비핵화된 북한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완벽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 점을 매우 강조했다. ▶양국간 외교관계 회복에 관한 논의는 진전되고 있나. -외교관계 회복의 정치적이고 법적인 측면도 논의했다. 우리는 외교관계 회복을 추진하기로 했고 북한에 이 점을 재차 확인해 줬다.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측이 이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외교관계 수립 전 연락사무소 개설 가능성 있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연락사무소는 중국과 했던 모델이며 미·중 관계에서 볼 때 매우 훌륭한 모델이었다. 북한과는 그런 점이 공유되지 않았다. 북한은 외교관계로 가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비핵화 문제와 연계돼 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일부가 해제되는 것인가. -재무부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해 내가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 다만 이 문제를 30일 이내에 해결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앞으론 마카오 금융당국의 문제가 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논의는 얼마나 해야 하나. -가능한 한 빠른 속도를 유지하고 싶다. 조속히 진행될수록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에서 마지막 핵물질이 정확히 언제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없다. ▶6자회담이 이란 문제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나. -불행하게도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그 일을 나에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 북한은 여전히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다.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핵무기는 북한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이란도 이 점을 중시하기 바란다. dawn@seoul.co.kr ■ 한반도에 봄은 오는가 6일(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북·미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 단추를 꿰면서 과연 지구촌의 마지막 남은 냉전지대인 한반도에 봄이 도래할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뉴욕 북·미 회담과 ‘유럽연합(EU) 트로이카’의 평양 방문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지각 변동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정치적 논란속에 이해찬 전 총리도 7일 방북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5∼6일 뉴욕에서 미측으로부터 깍듯한 대접을 받았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2000년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한 조명록 차수가 미측의 환대를 받고, 이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이후 북한측의 망설임과 강경 부시 행정부 등장으로 사라진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꿈은 7년 뒤 다시 가능성을 보여주며 찾아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의 전면 압박·제재라는 두 가지 상황은 미국과 북한에 쓰라린 경험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상황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2002년 10월 2차 핵위기 이후 중단됐던 EU와 북한의 대화도 물살을 타고 있다. 안드레아스 미하엘리스 독일 외무부 아태담당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EU 트로이카 대표단이 평양과의 관계 정상화 논의 및 인권 문제 토론 등을 위해 6일 평양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한 인사들과 만나 ‘2·13합의’의 성실한 이행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U에 이어 호주도 조만간 북한에 외교부 대표단을 파견, 해제와 복원을 거듭했던 외교관계 정상화를 논의할 계획이다. 일련의 외교 이벤트 가운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실무적이고도 강한 상징성을 갖는 것은 오는 13일 이틀간 일정으로 잡혀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북이다. 북한이 2002년 12월 영변에 주재하던 IAEA 사찰관을 추방한 이후,4년 만에 다시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아들이고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6일 북측과의 회담을 마친 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봄이 쉽게, 곧바로 찾아올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복병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BDA 北 계좌 해제 안팎 2005년 북핵 9·19 공동성명 채택을 무위로 돌려놓은 뒤, 한반도 정세를 핵실험 정국으로 꽁꽁 묶어놓았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문제가 마침내 종착역을 찾았다. 미국은 그동안 “BDA 문제는 법집행상의 문제로 6자회담과 별개”라는 완고한 원칙을 고수하다, 지난해 말 불법·합법 여부를 조사해 동결된 2400만달러 가운데 일부 계좌만 풀어주는 쪽으로 살짝 누그러뜨렸다. 그러나 지난 5,6일 열린 뉴욕 북·미 관계정상화 회담을 계기로 북한측의 입장을 전폭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핵논의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BDA계좌의 전면 동결해제를 요구해 왔다. 미국은 BDA 계좌를 불법·합법이 아닌 ‘위험한(Risky)’ 또는 ‘덜 위험한(Less risky)’ 계좌로 분류하고 BDA측에 재량권을 넘겼다. 불법·합법 분류는 미 정부 정책의 신축적인 전환에 족쇄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또 50여개,2400만달러 상당의 북한 계좌를 사실 동결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BDA은행이기 때문에 “은행이 알아서 한다.”는 점도 형식논리상 하자가 없다.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7일 “미국의 BDA 문제 해결은 그야말로 ‘정치적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문제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으며,BDA문제도 부시 대통령-라이스 국무장관-힐 차관보로 이어지는 외교라인의 정무적 판단이 재무부 입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북한의 불법 활동을 근절을 촉구하고 핵 문제 해결시 국제금융 체제에도 편입시켜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지난 2일 미 하원 외교위 북핵청문회에 출석,“재무부가 북한당국과 지난 해 12월과 1월 금융실무회의를 열었을 때 북한은 BDA계좌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북한측의 협력과 성의있는 자세를 미 의원들에게 소개했다. 이어 “국제금융기구들에 가입하기 위해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 권고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2005년 9월 베이징 회담 직후 BDA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 발표했고 고객들의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BDA측은 북한측 계좌를 동결했다. 이에 북한은 강력 반발,11월 열린 6자회담에서부터 BDA문제 해결없이는 6자회담에 참가할 수 없다며 반발해 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계관 시종 밝은 표정 |뉴욕 이도운특파원|그는 시종 밝은 표정을 지었다. 뉴욕 실무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6일(현지시간) “이번 회담에서 의견을 나눈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건설적이며 진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숙소인 맨해튼 밀레니엄플라자 호텔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만나 조·미 현안을 논의하면서 조·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이러저러한 문제들도 의견을 나눴다.”면서 “앞으로 결과에 대해선 두고 보라. 지금 다 말하면 재미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평소 속내를 잘 드러내 보이지 않던 그의 모습과 비교하면 이번 회담이 만족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김 부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여에 걸쳐 맨해튼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이틀째 실무회담을 가진 데 이어 자신의 숙소인 밀레니엄플라자호텔 인근 중국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미국측과 협상을 계속했다. 김 부상은 카운터 파트너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뿐 아니라 미 외교정책의 대부격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도 따로 만났다. 미 외교가의 반응이 뜨겁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dawn@seoul.co.kr ■ 북·미 공조 취재진 완벽히 따돌려 |뉴욕 이도운특파원|제1차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은 숨바꼭질의 연속이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미 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데다 취재진을 따돌리는 데도 매우 능숙했다. 김 부상은 회담 마지막날인 6일(현지시간)에는 아예 미국측 협상단과 긴밀한 공조체제까지 선보이며 취재진을 물먹이는 솜씨를 발휘했다. 김 부상은 이날 뉴욕 맨해튼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오전 회담을 마친 뒤 추격하던 취재진을 능숙하게 따돌렸다. 숙소 인근 중국식당에서 미국측과 오찬회동을 가졌지만 취재진은 회동 자체를 눈치채지 못했다. 뒤늦게 식당에 도착한 취재진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을 보고서야 회담을 알아챘다. 그때까지도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행방은 묘연했다. 식당에서 나온 김 부상은 불과 10m도 안 되는 거리를 차로 이동한 뒤 차에서 내려 호텔로 방향을 잡았다. 이 사이 힐 차관보는 식당을 나와 다른 미 협상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가 공조해 완벽하게 취재진을 따돌린 것이다. 김 부상의 경호를 맡은 국무부 외교경호실(DSS) 요원들은 신호등까지 무시하며 맨해튼 도심을 질주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dawn@seoul.co.kr
  • [해외파병 6년 명암] ‘맹목적 군사주의’ 대안 없나 (하)

    [해외파병 6년 명암] ‘맹목적 군사주의’ 대안 없나 (하)

    지난 2004년 국방부는 국회에 이라크 파병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연합작전과 원거리 해외파병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강군 육성과 군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미동맹 공고화’와 ‘국가 위상 제고’라는 정치·외교적 명분 외에 군의 특수한 조직논리가 해외파병의 주요 동기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軍 “파병 아니면 획득 못할 노하우 많아” 실제 2003년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던 당시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외교라인의 ‘동맹파’와 김희상 청와대 안보보좌관 등 군 인사들이 파병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파병결정 과정을 지켜본 정부 소식통은 “한반도 전쟁에 대한 과도한 위기의식과 해외진출에 몸이 단 군의 공세적 압박이 청와대가 지지층 이반을 감수하면서까지 파병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해외파병의 ‘군사적 효과’로 한국군의 우수성을 해외에 전파하고, 연합작전 경험과 원정시 작전·전투근무지원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는다. 해외가 아니면 습득하기 힘든 ‘노하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파병 논의 당시 일부 군 인사들은 “국내에서는 불가능한 전투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파병부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내부 경쟁이 치열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라크에 특전사를 보내는 쪽으로 입장이 기울자 해병대가 ‘광주 진압’이라는 특전사의 ‘원죄’까지 거론하며 정치권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파병, 군축압력 회피용? 하지만 군이 파병에 적극적인 데는 ‘군사적’ 목적뿐 아니라 예산과 병력 등 조직의 ‘특수이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조직이 ‘자기보존’을 추구하는 것은 군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구의 보편적 속성이라는 얘기다. 이기호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냉전 해체 뒤 유럽에서도 군부는 군축 압력을 회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외파병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면서 “두 차례의 큰 전쟁을 경험하며 조직과 영향력을 키운 한국군도 사정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조직의 진급관리를 위해서라도 해외파병은 꾸준히 추진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돈다. 파병근무 경험이 있는 현역 영관장교는 “무관 등으로 제한됐던 해외근무 기회가 파병으로 확대되면서 ‘안 나가면 물 먹는다.’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고 귀띔했다. ●“파병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윤장호 하사의 사망을 계기로 학계와 시민사회 안팎에선 파병정책의 엄밀한 손익을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추상적인 ‘국익’이 됐든 군의 ‘특수이익’이 됐든 얻은 것이 있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속시원히 밝혀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군의 특수이익이 보편적인 국익을 압도하지 않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네트워크 등 시민단체에서는 1990년대 후반 자위대의 평화유지활동(PKO) 참여 논쟁 당시 일본정부와 시민단체가 합의한 ‘PKO 가이드라인’ 같은 파병지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북·미 정상화회담 첫 단추 잘 꿰야

    북한과 미국이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내일부터 뉴욕에서 갖는다.6자회담의 2·13합의에 따른 실무적 성격의 만남이지만 그 의미는 자못 역사적이다.6·25전쟁후 처음으로 양측이 국교 정상화, 즉 수교를 목표로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한반도 냉전체제를 종식할 첫발을 내딛는 셈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 올리고, 핵실험을 했던 몇달 전 상황에 견줄 때 실로 넓고 빠른 정세변화라 하겠다. 수십년의 적대적 관계를 하루아침에 걷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북·미간에는 핵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즉 미사일과 생화학 무기를 둘러싼 논란과 위조달러 및 마약거래 등 국제적 불법활동, 인권문제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쌓여 있다.6자회담의 틀에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보조를 맞춰 이같은 북·미간 현안을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만큼 정교한 논의와 신뢰가 관건이다. 한번 이룬 합의를 어김없이 실천해야 함은 물론 보다 전향적 조치들을 통해 더 큰 신뢰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묶인 북한 자금을 풀고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한 과잉 해석을 시정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다. 북한도 이에 맞춰 위폐 등 불법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씻을 조치를 내놓고, 조만간 이뤄질 북핵 사찰에도 성의를 다해야 한다. 미래 핵뿐 아니라 현존하는 핵을 해결할 의지도 밝혀야 한다. 특히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번 뉴욕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약속을 반드시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이라는 인식만 씻어낸다면 북·미 관계정상화의 길이 멀지만은 않다. 뉴욕회담을 시작으로 고위급 인사의 교차방문과 연락사무소 설치를 통해 상시적 대화의 틀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평화무드가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되도록 첫 단추를 잘 꿰기를 양측에 당부한다.
  • ‘제왕적 대통령제’ 용어 만든 美 슐레진저 2세 별세

    ‘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cy)’란 용어를 만들어낸 것으로도 기억되는 미국의 대표적 자유주의 역사가 아서 M 슐레진저 2세가 28일(현지시간)사망했다.89세. AP는 1일 그의 부음과 함께 슐레진저는 대통령제에서 과도한 권력 집중을 경계하고 좌·우익 모두의 극단주의 경향을 비판하는 등 냉전기 미국 자유주의 철학을 확립했다고 전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으로 탄핵 위기에 몰렸을 때 공화당이 주도한 탄핵 움직임을 반대했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들고 나온 ‘예방적 전쟁’에 대해선 “미국이 세계의 재판관, 배심원이자 집행관이 된다는 것은 비극적일 만큼 잘못된 개념”이라고 비판하는 등 자유주의 신념을 말년까지 지켰다. 그는 1930년대까지의 단출했던 미국 대통령제가 대공황시대를 지나면서 어떻게 비대한 행정 기구를 갖춘 독단적인 대통령제로 변화해 나가는지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밝혀냈다. 슐레진저는 1940년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제회생책인 뉴딜정책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다뤘다.케네디집안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그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또 1968년 대선에 나선 로버트 케네디를 도왔다. 케네디 행정부의 연대기이자 비망록인 ‘1000일’로 내셔널북 어워드 및 퓰리처상을,‘로버트 케네디와 그의 시대’로 내셔널북 어워드를 수상했다.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역사학자의 아들로 태어난 슐레진저는 1938년 최우수 논문상을 받으며 하버드대를 졸업하는 등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너무 쉬운’ 폭탄테러

    ‘너무 쉬운’ 폭탄테러

    한 아프가니스탄 청년이 낡은 러시아제 박격포 포탄과 지뢰들이 널린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청년은 전선 가닥들을 이리 저리 엮어 포탄들끼리 연결시킨다. 작업 도중 간간이 웃기도 한다. 청년이 비지땀을 흘리며 완성한 폭탄은 일제 도요타 자동차에 실린다. 운전석에 앉은 청년은 옆자리에 놓인 폭탄을 본다. 기폭 장치도 화면에 보인다. 청년은 비장한 표정을 지은 뒤 차를 운전한다. 잠시 카메라와 눈을 맞추는 게 마지막 ‘작별 인사’다. 저 멀리 이동 중인 미군 군용지프 행렬이 화면에 보인다. 청년의 차가 군용지프에 가까워지는 순간 폭발과 함께 거대한 붉은 화염이 공중으로 치솟는다. 청년은 자살 폭탄테러범이었다. 화면 속 청년과 같은 사람들이 만든 폭탄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윤장호 병장을 숨지게 한 ‘급조폭발물(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이다. 미국 a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알카에다가 최근 선전용으로 인터넷에 공개한 ‘IED’ 제작 동영상을 소개했다. IED는 저항세력들이 직접 만든 조악한 폭발물을 가리키는 용어다. 알카에다 동영상은 IED가 아주 손쉽게 제작될 수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충격을 던져준다. 이 방송은 알카에다가 동영상을 통해 전선 몇가닥과 기폭 장치로 누구나 IED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과 자살 폭탄테러로 순교하려는 지원자가 많다는 점을 미국에 과시하려는 전술이라고 풀이했다. 미 닉슨센터 알렉시 드밧 선임연구원은 알카에다 동영상에 대해 “아프간에서 우리(미군)를 공격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IED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미군과 연합군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도 이날 향후 수개월 동안 탈레반의 자살테러 공격이 급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의 무기가 전형적인 IED이다. 알카에다 뿐 아니라 이라크 무장단체, 아프간 탈레반, 파키스탄 테러단체까지 모두 IED 제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 지도자인 물라 하야툴라 칸은 로이터통신과 가진 위성전화 인터뷰에서 “1000명의 자살폭탄 공격대원들을 아프간 북부 지역에 파견했고, 미군과 연합군에 대한 자살 공격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의 폭탄테러는 지난해만 139건으로 전년도보다 5배 이상 급증했다. 이라크 미군 희생자 3161명 중 1211명이 IED 공격으로 숨졌다. 전 미 육군 장군인 윌리엄 내시는 “매우 낡고 조악해 제대로 작동할 것 같지도 않은 폭탄들도 기폭 장치와 플라스틱 폭탄이 함께 뒤섞이면 죽음의 무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저항세력은 러시아제 전차포, 박격포 포탄 뿐 아니라 미군이 수거하지 못한 불발탄까지 가공해 IED를 제작한다. 자살 테러부터 도로 매설, 원격조종 방식으로 다양하게 이용돼 ‘게릴라전’ 성격을 띠는 두 전쟁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내시 전 장군은 “왜 수많은 미군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는지를 IED가 설명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그곳에 (여전히) 엄청난 양의 폭탄 재료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1970년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미·소 냉전시대의 희생양이 된 아프간 저항의 결과물이 IED인 것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명박 빈둥빈둥 발언’후 한나라 빅3 행보] 孫 “냉전세력 있으면 대세론은 거품”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8일 “한나라당 주류세력이 냉전세력으로 남아 있는 한 지금의 대세론은 거품에 불과하며, 한나라당을 평화세력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이야말로 개혁의 핵심과제”라며 햇볕정책 수용 주장에 이어 거듭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노선 변경을 주장하고 나섰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경제재건 10개년 계획’을 주요 내용으로 한 ‘광개토평화경영전략’을 소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는 당 대선주자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상호주의적 대북정책’과 차별화되는 것이라는 게 손 전 지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 전 지사는 미리 제출한 모두발언문에서 “국제정세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70∼80년대 남북대결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라고 착각하는 세력이 당의 주류라고 자임하는 한 한나라당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평화경영전략의 핵심은 ‘북한경제재건 10개년 계획’이다. 이 계획은 1단계(1∼2년차)에서 ▲중유 50만톤과 식량·비료 제공 ▲남북 정상회담 개최 ▲북·일 수교 ▲200만㎾ 화력발전소 건설 ▲테러지원국 해제 ▲남북한 군비통제 조치 등의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2단계(3∼5년차)에서는 ▲산업 인프라 지원 ▲대북 경수로 제공 ▲북·미 수교 ▲평화협정 체결 ▲남북 군비통제 등이 포함돼 있다.3단계(6∼10년차)에선 ▲산업 인프라 구축 완료 ▲군수산업 민영화 전환 ▲시장경제 전수 등을 통해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기고] 유엔 사무총장 진출과 우리의 유엔 외교/최영진 駐유엔대표부 대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한 지도 벌써 2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반 총장 취임 이후 유엔무대에서 달라진 우리의 위상은 유엔대표부 직원들 모두가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유엔 사무총장 진출에 마냥 들떠 있을 일이 아니다. 작년말 만난 에드워드 럭 컬럼비아대학 교수가 반 총장이 국제사회에 ‘대여’되었고 세계의 자손으로 ‘입양’되었다는 점을 강조하였듯이 반 총장은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소중한 기여라고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제 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유엔 사무총장 진출 그 이후의 우리 외교, 특히 유엔 외교의 나아갈 방향을 숙고해 볼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제사회는 냉전 종식후 9·11 테러와 대량파괴무기 확산과 같은 새로운 안보위협의 확산, 지구온난화, 세계화 진전에 따른 국가간 빈부 격차 심화, 인권, 난민, 질병 등의 수많은 도전과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같은 범세계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중요성과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엔은 우리나라와 같은 중견 국가들이 적극적 역할과 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을 높이고 국가위상을 제고해 나갈 수 있는 제도적 공간과 장치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도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외교무대이다. 우리는 성공적 경제개발과 민주화 경험을 가진 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 서방과 비동맹 진영간 가교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 우리가 유엔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다자외교무대에서 활발한 활동과 응분의 기여를 강화해 나간다면, 국가위상을 확고히 하고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1세기 외교에서는 NGO를 비롯한 국민들이 참여하는 외교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손을 맞잡고 국가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작년 8월 유엔에서는 4년여의 협상 끝에 장애인협약이 채택되었다. 이 협약은 장애인의 권리보호 및 증진을 위한 최초의 포괄적 국제협약으로서 국제인권·사회분야에서의 획기적 진전이다. 이 협약의 채택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전례에 없을 정도의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협약이 채택된 직후 밤 10시경 각국 대표단은 우리대표부에 모여서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한국 대표단의 역할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 하나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기여를 확대할 필요성이다. 최근 유엔 사무총장 배출국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기여를 확대해 나갈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유엔에서 다루고 있는 사안이 광범위한 것처럼 우리의 기여 방식도 다양할 수 있다. 먼저 유엔 평화유지군에 대한 군과 경찰 인력 파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유엔 평화유지 활동의 2006년도 예산은 50억달러로 유엔 정규예산을 상회하고 세계 18개 지역에 8만 2000여명의 군인과 경찰이 파견되어 있다. 평화유지 활동에 대한 우리의 재정기여는 전체 192개 회원국 가운데 12번째인데 반해 병력은 34명을 파견하여 114개국의 병력 지원국 중 80번째에 불과하다. 우리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게 평화유지군 파견을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개도국에 대한 원조를 양과 질 면에서 확대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2015년까지 공적개발원조(ODA)를 0.25%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안보 문제와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들의 경제발전이 궁극적으로 우리의 발전과 번영을 위하여도 필요하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대외원조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위상과 국익을 높인다는 안목이 요청된다. 최영진 駐유엔대표부 대사
  • 전쟁을 팝니다/켄 실버스타인 지음

    ‘역사상 가장 민영화된 전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라크 전쟁. 이를 통해 우리는 민간 군사업체들의 ‘활약상’을 눈으로 확인했다. 경비업체, 군사자문업체 등 다양한 형태로 전장을 누비는 민간 군사업체들은 전쟁을 민영화하고 돈으로 전쟁을 사고팔기도 한다. 전쟁터가 거대한 시장인 셈이다. 전쟁은 국가가 아니라 기업이 주체가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전쟁을 팝니다’(켄 실버스타인 지음, 정인환 옮김, 이후 펴냄, 원제 Private Warriors)는 이같은 민간주도 전쟁이 지닌 문제점을 파헤친 책이다. 미국의 좌파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전쟁위기론을 꾸준히 전파하는 정부의 강경파, 민간 무기거래상, 군수산업체의 컨설턴트와 로비스트로 변신한 퇴역장교, 냉전시대에나 어울릴 국방ㆍ외교정책을 양산하는 전략가 등이 핏빛 이윤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1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프랑스의 정치가 조르주 클레망소는 “전쟁은 너무도 중요한 일이어서, 장군들에게만 맡겨 둘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말에서 ‘장군’은 이제 ‘민간 군사업체’라는 말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Book Review] 남미권력 재단하는 美 유학파 엘리트

    1970년대까지 유학하면 미국이었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학자들이 우리 학계를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특히 경제학에서 미국 학문의 영향력을 가히 절대적이었다.2차 세계대전 승전국 미국의 경제학은 냉전시대에 서방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궁정전투의 국제화’(이브 드잘레이·브라이언트 가스 지음, 김성현 옮김, 그린비 펴냄)는 미국 유학파 엘리트들의 권력투쟁 과정을 조명한 책이다. 칠레,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사례로 삼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와도 전혀 무관치 않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한·미FTA 등 주요 대외정책을 다루는 브레인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수학한 엘리트들이다. 우리의 외교나 거시경제 정책이 미국에서 생산된 학문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는 과거처럼 단순히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국가의 향방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위치에 올라섰다. 저자들은 그래서 ‘테크노폴스’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책 제목으로 사용된 ‘궁정전투’(Palace Wars)는 과거 식민지 시기 대토지소유 가문의 후예나 법률엘리트, 경제엘리트 등이 국제적인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권력 다툼을 벌인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마치 궁정내부에서 권력을 놓고 벌이던 귀족들의 정치투쟁과 유사하다는 의미에서다. ‘반(反)신자유주의 연대’를 제창한 피에르 부르디외의 제자인 이브 드잘레이는 중남미 국가에서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탐구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웨스턴 로스쿨 학장인 브라이언트 가스와 함께 중남미 국가들의 권력구조 재편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경제엘리트, 법률엘리트들의 활동과정을 400여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했다. 저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미국의 국제전략과 각국 엘리트들의 미국지식 습득을 통한 권력투쟁이다. 중남미 각국의 엘리트들은 미국 유학과 국제기관 활동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베트남전쟁 이후 미국 경제학과는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의 케인스주의에서 점차 시카고학파의 신자유주의 논리가 중심이 됐다. 이때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밀턴 프리드먼으로 대표되는 시카고대 경제학파는 해외로 눈을 돌려 인재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시카고 보이스’(Chicago Boys)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됐다.‘시카고 보이스’들이 유명해진 것은 칠레의 피노체트 쿠데타였다. 1973년 살바도르 아옌데의 좌파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칠레 군부는 ‘시카고 보이스’가 제공한 어젠다를 통해 과거의 권력 중심에 포진해 있던 엘리트 세력을 효과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었다. 칠레의 ‘시카고 보이스’들은 시카고 대학에서 공부한 경험과 경제 전문성을 무기로 국가개입의 축소, 민영화 등 급진적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칠레 경제를 이끌었다. 이 책은 지식의 수출과 수입이 국가권력의 변동과 맺는 관계, 특히 중심부 국가의 지식이 주변부 국가의 권력구성에 끼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있다. 미국 경제체제 확산전략인 ‘워싱턴 컨센서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라틴 국가의 엘리트들은 외환시장 개방, 시장자유화, 관세인하, 민영화 등을 골자로 하는 ‘워싱턴 컨센서스’를 충실히 받아들였다. 잘레이는 “라틴 아메리카의 ‘궁정전투’가 한국인들이 보기에 거리가 먼 주제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가전문성을 상징하는 법률엘리트와 경제엘리트 세력은 아시아 정치무대에서도 분명히 발견된다.”고 지적했다.528쪽,2만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6자 타결 이후 북·미 관계 (중)] 관계정상화 돌파구 확보…신뢰구축 뒤따라야

    [6자 타결 이후 북·미 관계 (중)] 관계정상화 돌파구 확보…신뢰구축 뒤따라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3일(현지시간) 정오 백악관 프레스룸. 토니 스노 대변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연단에 올라 베이징 6자회담 합의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미국 기자들은 합의 내용이 아니라 “북한이 과연 합의를 지키겠느냐.”는 우려를 질문 대신 쏟아냈다. 미국관계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005년 9·19 성명과 이번 초기 이행조치 합의가 향후 북·미관계를 형성하는 틀을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두 나라 사이의 ‘신뢰’가 전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계 정상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신뢰성에 대한 미국측의 의구심은 기자들에 국한되지 않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이날 오전 베이징 합의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몇차례나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 주민들이 인도적 지원과 경제원조를 받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북한 당국이 지원 분배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말하자면 믿지 못해 주지도 못하겠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케이 베일리 허치슨 상원의원은 이날 아침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합의가 “큰 돌파구”라고 평가하면서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제네바 합의의 선례를 보면,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가 우선 확보돼야 중유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북한이 제재를 피하고, 원조를 얻어내는 한편,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합의를 활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북한도 미국을 불신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은 ‘적대시 정책’이라는 표현에 응축돼 있다. 북한은 2002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맺은 일련의 합의를 백지화하고, 제재와 인권 압박을 통해 ‘정권교체’를 추구한다는 의구심을 가져 왔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명명한 것 등이 그같은 의구심을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주장해 왔다. 북한은 특히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과 적성국교역법 등에 따른 경제 제재를 대표적인 적대시 정책이라고 간주, 이번 회담에서도 우선적인 해제를 요청했던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9·19 공동성명과 이번 합의로 북·미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됐기 때문에 양측간의 신뢰구축조치(Confidence Building Measures)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가장 중요한 신뢰구축 조치는 특히 북한측의 합의 이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 과정에서의 인적 교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다루는 금융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측 핵심 관계자는 “북한 당국자들과 몇차례 만나게 되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dawn@seoul.co.kr ■ ‘북핵 합의’ 美·中·日 전문가 반응 지난 13일 6자회담의 전격 타결로 북한의 핵개발 추진이 일단 ‘중지’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과연 이번 합의가 1950년 이후 한반도를 짓눌러온 냉전의 굴레를 벗어던질 대전환점이 될지, 제네바 핵 합의 전철을 밟는 수준으로 전락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일본,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회담 타결의 의미와 정치적 배경, 넘어야 할 과제 등을 짚어 본다. ■ 고든 플레이크 美 맨스필드재단 소장 베이징에서 나온 합의는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담고 있다. 그러나 좀더 냉정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합의만 갖고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정도의 단계라고 봐야 한다. 영변의 5㎿급 원자로를 동결하는 것은 북한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플루토늄을 추출할 만큼 추출했고, 지금은 원자로의 가동도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계속 가동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엄청난 대가를 지불할 만큼의 성취는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나 이미 개발한 핵무기, 보유 중인 플루토늄이 모두 공개되지 않으면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영변에서 생산한 플루토늄과 HEU 프로그램으로 만든 우라늄이 어디로 갔는지, 북한 밖으로 나간 것은 아닌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번 합의문에 포함된 ‘불능화’라는 개념은 좀 모호하다. 특히 미국 대표단이 워싱턴에 보고했던 합의문 초안에는 ‘영구적인 불능화’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정작 발표된 합의문에는 ‘영구적’이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불능화’만 남았다. 그 이유와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돼야 한다. 이번 합의를 1994년 제네바 합의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제네바 합의는 핵 동결에 대한 포괄적 지원 방안이 담겼었지만 이번 합의는 단기적인 첫 단계일 뿐이다. 향후 북·미관계는 핵 문제의 진전에 달려 있다. 미국이 북한을 좋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핵을 가지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양국 관계의 기본 과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느냐에 대해서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합의를 이룬 것도 ‘전술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본다. 전략적 결정은 내리지 않고 이른바 속도조절만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고, 북핵 문제 해결이 순조롭다면 북·미관계도 잘 진행될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 “北·美 지속적인 대화 최대 관건” 류진즈 中 베이징대 교수 이번 6자회담은 문제해결 측면에서 온전하게 내디딘 한 발자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근거한 분명한 진전이다. 회담의 주체들이 부단히 노력해온 결과다. 그러나 시작일 뿐이다. 앞에는 길고도 험한 길이 놓여 있다. 각국에는 취해야 할 많은 조치가 있고, 국내외적으로 많은 곤경이 닥칠 것이다.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북한과 미국이다. 두 주체가 각자 짊어진 짐을 어떻게 지고 나갈 것인지가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요소다. 만약 향후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빚어지는 마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북한과 미국은 상호 이해를 높여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양국은 그간 최소한의 신뢰가 부족했었다. 이번 회담은 양국간의 상호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 줬다. 북·미 양국간의 지속적인 대화가 최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 북한과 미국사이의 대화와 이해를 촉진시키는 일을 담당해야 한다. 이번 회담은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남북간 기본관계가 이번 회담으로 더욱 진전되고, 이를 바탕으로 회담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중국은 이미 큰 역할을 해왔지만, 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국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막힌 곳을 뚫는 일을 맡을 것이다. 동시에 각각의 단계에서 한국과 중국의 유기적인 협조 역시 중요하다. 중국과 한국은 그간 북핵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같거나 비슷한 시각을 유지해 왔다. 각국은 에너지를 비롯한 인도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 “日, 이번 합의로 ‘6者 외톨이’ 될수도” 오코노기 마사오 日 게이오대 교수 이번 6자 회담의 최대 특징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양자 협의를 통해 6자 회담을 견인한 점이다. 과거에는 중국의 중개 역할이 컸지만, 이번엔 미·북 주도로 합의까지 이끌어냈다. 내용면에서 중요한 것은 미·북이 서로가 외교 교섭의 원칙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미국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초기이행조치를 통해 비핵화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부시 정권이 비판을 받게 된다. 또 동결이 아닌 폐쇄와 불능화를 이끌어내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로서의 큰 걸음을 내디뎠고, 북한은 이를 인정했다. 배경은 여러가지다. 미국은 2002∼2003년(영변핵사태) 이후 북한과 직접교섭을 하지 않았는데, 그 정책이 크게 변했다. 집권 말기를 맞은 부시정권의 대전환이다. 이라크 문제로 고전 중인 부시정권으로서는 북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다. 유엔제재도 효과가 없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 다수당이 됐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이 기조수정을 한 것 같다. 이것이 앞으로 계속될지 주목된다. 양국간 수교로까지 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북측은 클린턴 정권 때 남북정상회담을 했듯이 미국과 한국에 적극적인 외교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정책 실패를 한반도에서 만회하려는 야심을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으로서 북·미 관계가 급속히 진전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일본은 합의가 신속히 이행되면 6자 회담에서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정권의 선택은 두 가지다. 국제적인 협조를 중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 지원하느냐, 아니면 지금까지의 강경노선을 견지하느냐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일본은 납치문제 해결없이 테러지원국 해제는 이상한 것으로 본다. 일본 여론은 비판적이다. 아베정권은 압박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7월 참의원선거까지는 강경하게 갈 전망이다. 선거뒤 북·일관계에 유연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국면이 예상 이상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부시 정권 6년은 클린턴 시절과의 차별화를 위해 (대북 강경정책으로) 달렸다. 이번 합의는 94년 제네바 합의 수준 이상이다. 이 또한 클린턴 정권과 (유연화된)차별화다. 비핵화라는 좀 더 높은 단계의 합의로 이끈 것이다. 도쿄 이춘규·워싱턴 이도운·베이징 이지운 특파원 taein@seoul.co.kr
  • 평창에 함박눈… 유치위 “하늘이 돕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의 2014동계올림픽 후보지 현지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강원도 평창지역에 실사 첫날인 14일 새벽 10㎝ 이상의 함박눈이 내리고 북한 핵문제를 다룬 6자회담 합의소식까지 전해지자 현지 유치위측과 주민들은 마치 유치에 성공한 듯 축제분위기였다. 평창지역은 이번 겨울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날씨마저 포근해 현지 실사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IOC실사단이 평창을 찾은 13일부터 함박눈이 내리면서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치위원회 측은 “하늘이 돕는다.”며 유치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 실사단이 평창에 도착하는 날 평창 유치에 걸림돌이었던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겹경사 속에 유치의 고지가 보인다.”며 고무됐다. 주민들의 대대적인 환영 속에 용평 숙소에 여장을 푼 16명의 IOC실사단은 14일 아침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호텔에만 머물다가 곧장 프레젠테이션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는 등 입조심, 몸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가야 지하루 실사위원장은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10여분간 언론에 회의장을 공개한 뒤 인사말을 통해 “눈도 오고 날씨가 좋다. 좋은 예감이 든다.”며 유치위측과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았다. 대신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프레젠테이션 중간중간 기자들에게 분위기만 간단하게 전해 주었다. 이후 저녁 때까지 비공개로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해외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냉전의 벽을 허무는 데 서울올림픽이 기여한 만큼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정신이 평창에서 다시 한번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면서 “세계에서 하나 남은 분단국가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올림픽의 이상을 한층 드높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첫날 실사가 끝난 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프레스룸을 찾아 “평가단이 이번 프레젠테이션으로 많은 부분 의문사항을 해소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올림픽 개념과 유산’에 대해 발표한 김 지사는 “이번 실사는 우리가 IOC에 제출한 신청파일에 대한 검증을 받는 과정으로, 평가위원들이 신청파일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선수촌’에 대해 발표한 김소희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은 “평가위원들이 ‘선수 중심의 올림픽’에 대해 관심을 가져 ‘30분 이내에 경기장이 배치되고, 선수 90%가 선수촌에서 경기장까지 10분 이내에 도착이 가능하다.’고 답변하자 ‘원더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활짝 웃었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평창에 함박눈… 유치위 “하늘이 돕는다”

    2014동계올림픽 후보지 현지실사가 펼쳐지고 있는 강원도 평창지역 일대에 실사 첫날인 14일 새벽까지 10㎝ 이상의 함박눈이 내리고 북한 핵문제를 다룬 6자회담 합의소식까지 전해지자 현지 유치위측과 주민들은 마치 유치에 성공한 듯 축제분위기였다. 평창지역은 올 겨울 들어 눈이 많이 내리지 않고 날씨마저 포근해 현지 실사를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실사단이 평창을 찾은 13일부터 함박눈이 내리면서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치위원회측은 “하늘이 돕는다.”며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또 유치에 걸림돌이었던 북한 핵문제도 실사단이 평창에 도착하는 날 6자회담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겹경사 속에 유치의 고지가 보인다.”며 고무됐다. 주민들의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받은 뒤 용평 숙소에 여장을 푼 16명의 IOC실사단은 14일 아침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호텔에만 머물다 프레젠테이션 행사장에 곧장 모습을 나타내는 등 입조심,몸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실사 첫 행사인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10여분쯤 회의장을 언론에 공개한 뒤 이가야 지하루 실사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눈도 오고 날씨가 좋다.좋은 예감이 든다.”며 유치위측과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았다.다만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프레젠테이션 중간중간 기자들을 만나 분위기만 간단하게 전해 주었다. 이후 비공개로 저녁 때까지 열린 프레젠테이션에서는 해외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통해 “냉전의 벽을 허무는 데 서울올림픽이 기여한 만큼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정신이 평창에서 다시 한번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며 “세계에서 하나 남은 분단국가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올림픽의 이상을 한층 드높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첫날 실사를 끝낸 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프레스룸을 찾아 “평가단이 이번 프레젠테이션으로 많은 부분의 의문사항을 해소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올림픽 개념과 유산’에 대해 발표한 김 지사는 “이번 실사는 우리가 IOC에 제출한 신청파일에 대한 검증을 받는 것으로,평가위원들이 신청파일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선수촌’에 대해 발표한 김소희 KOC위원은 “조사평가위원들의 질문이 예상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예상외의 질문은 답변하기 쉬운 것이어서 능력의 120%를 발휘했다.”고 말했다.이어 “평가위원들이 ‘선수중심의 올림픽’에 대해 관심을 가져 ‘30분 이내에 경기장이 배치되고,선수 90%가 선수촌에서 경기장까지 10분 이내에 도착이 가능하다.’고 답변하자 ‘원더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의장직 물러난 김근태 소회

    의장직 물러난 김근태 소회

    “먼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다. 오늘은 민주주의의 생일이다.” 14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장에서 고별인사를 하는 김근태 전 의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지난해 5·31지방선거 참패 이후 8개월 만에 열린우리당의 ‘최장수’ 의장직을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이날 김 의장은 환갑을 맞았지만, 위기에 처한 당의 현실 앞에서 축하인사를 받을 여유는 없었다. 불과 1년전 전당대회 경선에서만 해도 정동영 당시 의장에게 6%포인트 뒤졌지만 “대통합을 이루겠다.”며 호언장담했었다. 그 후 지방선거 참패와 노무현 대통령과의 냉전,‘뉴딜정책’에 쏟아지는 냉소,10월 재보선 참패…. 결정이 필요했던 순간마다 김 전 의장의 리더십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최근에는 동료의원들의 탈당 사태까지 겪었다. 김 전 의장은 고별연설에서 “지난밤 오금이 저렸다. 서울 잠실체육관이 텅텅 비어 있는 꿈을 몇번이나 꿨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불길을 헤치고 물 속을 헤엄치고 가시덤불 지나 여기까지 왔다.”며 전당대회를 성사시킨 당원들을 군사독재 시절을 이겨냈던 노래 구절에 빗대 표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힘세진’ 푸틴 거침없는 행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가 거침이 없다. 경제 회복의 자신감과 에너지 외교가 배경에 깔려 있다. 원전과 방위산업, 에너지협력을 앞세운 영향력 회복 노력이 두드러진다. 푸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요르단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통해 부쩍 높아진 러시아의 위상을 과시했다.6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하면서 교역확대 등 중동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에너지 협력, 방위산업 및 원전 수출 확대 등에서 한발 진전을 거뒀다고 13일 AP 등이 전했다. 푸틴은 지난달 25,26일 인도를 국빈 방문해 원전 및 방위산업 협정을 체결, 미국의 ‘인도 접근’을 견제했다. 지난달 19일엔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지며 유럽에서의 발언권을 다졌다. 유럽 정상들에게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약속하며 영향력을 높였고 중동 에너지 생산국들과는 카르텔 형성 등 공동 보조를 맞출 것을 제시하며 서방국가들에 힘을 과시했다. 지난 10일 “미국이 국제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성토했던 푸틴은 11일 러시아 정상으로선 처음 중동의 ‘미국 거점’ 사우디를 방문했다. 사우디에 핵에너지 개발협력을 제안한데 이어 카타르엔 천연가스 개발 등 에너지산업과 관련한 경협강화 외교를 폈다. 푸틴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천연가스 생산국가들의 공급량 조절은 가격안정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러시아는 이 계획에 관심이 있고 이를 위한 카르텔을 준비해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생산국 카르텔을 구성해 에너지 무기화를 시도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카타르는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14.3%를 차지, 세번째로 천연가스 생산량이 많다.1위는 점유율 26.6%의 러시아이고, 다음은 이란(14.9%)이다. 이란은 이미 러시아와 에너지 부문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들 세 국가가 천연가스 생산량을 조절한다면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55% 이상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동 및 유럽에서 옛 영향력을 찾으려는 러시아의 이같은 노력은 되살아나는 군수산업의 시장 확대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CSM)는 12일 러시아는 과거 냉전 해체로 무너진 군수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가격이 오르면서 주머니가 두둑해진 러시아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로 늘렸고, 올 국방비는 지난해보다 23%나 늘어난 324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또 “지난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이 1890억달러 규모의 군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러시아가 무기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신당모임 “정운찬등 영입 최우선”

    김한길 의원 주도의 열린우리당 집단탈당파(23명)가 추진중인 신당이 성공하려면 제3세력의 영입이 최우선과제이며,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박원순 변호사, 최열환경재단 이사장은 물론 한나라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영입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자체 용역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신당의 명분으로 ‘민생’과 ‘평화’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국민적 지지기반을 확대하고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탈당파가 12일 교섭단체로 등록하면서 발표한 5대 과제 및 실제 행보가 ▲설 이전 교섭단체 등록 ▲김한길·이강래 등 전략통의 2선 배치 등 이 보고서 제안내용과 일치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신문이 단독입수한 ‘여권 통합신당 추진과 관련된 검토사항’이라는 보고서는 탈당파 의뢰를 받아 A 정치 컨설팅업체가 작성한 것이다. 이들이 지난 6일 탈당한 이후 정치적 상황과 활동 방향,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에 대한 제언을 담고 있다. 탈당파는 ‘명분 제시’ 측면에서 ▲대통합을 위한 공감대 확산주력 ▲민생정치와 민생입법 추진을 표방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통합신당 추진과정의 정치적 명분은 국민의 동의여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합신당 모임은 (‘개혁’보다는)‘민생’을 첫번째로 강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임 내부의 성향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그런 차원에서 보고서는 “집단탈당파가 전문가 중심이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한길·이강래 의원 등 전략가들이 2선에 배치된 것과 일맥상통한다. 탈당파는 ‘정계개편 주도권 확보방안’과 관련,▲중도개혁세력 대통합에 동의하는 세력과 반(反)한나라당 단일대오 구축 ▲대통합 추진과정에서 기득권 포기를 선언했다. 보고서는 현재 탈당파에 쏟아지는 비판이 ‘무원칙한 정치공학적 정당’이라 보고 “제3세력의 확보가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내다봤다.민생문제를 해결하는 경제전문가와 개혁주의자의 합류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운찬·박원순·최열 등의 영입도 이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덧붙여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을 가르는 단초를 외교안보·대북정책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평화’를 정치적 명분으로 삼으라는 권유다. 이같은 행보가 통합신당 모임이 제3세력의 기착지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권고했다.그런 맥락에서 지난 8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햇볕정책은 유지돼야 한다. 냉전시대의 세계관은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될 수 없다.”고 밝힌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관련기사 5면
  • 신 냉전시대 ‘신호탄’?

    신 냉전시대 개막의 신호탄일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 안보문제에 대한 미국의 독주를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양국간에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또 에너지 수출과 코소보 분쟁을 놓고 이견을 보여온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하면서 심상치않은 갈등이 예상된다.●‘부시의 독주’ 푸틴의 반격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미국의 무분별한 무력 사용이 각국의 군비경쟁과 핵개발 의지를 자극해 전 세계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 정치, 인권 등 전방위적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에 자신의 입장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지배하는 단극체제(uni-polar)의 세계는 실제로 권력과 힘, 의사결정의 중심이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러시아, 이란의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러시아에 인접한 NATO 회원국 체코와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NATO 확장은 유럽의 안보 확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상호 신뢰를 잠식하는 심각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에너지 자원으로 힘 받은 러시아, 영향력 회복 노리나 푸틴 대통령의 전례없는 독설에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다음날(11일)열린 뮌헨 회의에서 “어제 발언한 사람들중 한명이 옛 냉전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냉전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에너지 자원을 정치적 압력 수단으로 쓰려는 시도와 무기 공급 등 러시아의 일부 정책들은 국제 사회의 안정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맞받았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의 러시아 방문 초청은 수락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의 이번 발언을 에너지 자원으로 힘을 얻은 러시아가 예전의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자국내 높은 지지도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러시아 두마(하원)의원들은 푸틴의 발언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레오니드 슬루츠키 두마 국제문제위 수석부위원장은 “미국이 ‘세계 경찰’역할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사회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푸틴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고진화,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한나라당의 ‘미운 오리’격인 고진화 의원이 11일 대선후보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고 의원은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경선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문명사적 대전환, 탈냉전 신국제 질서, 글로벌 무한경쟁이라는 격변의 시대에는 새로운 국가경영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낡은 패러다임과 결별을 선언하고 평화·화해·협력·창조적 미래를 설계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소득 몇만달러, 경제성장률 몇% 하는 것은 수십년간 보아 오던 공약으로 운하건설·열차페리·해저터널 구성 등도 그런 성격”이라며 선두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비판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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