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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統獨 과정 좌·우 정부 모두 대화는 유지했다/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

    [특별기고] 統獨 과정 좌·우 정부 모두 대화는 유지했다/이동기 강릉원주대 사학과 교수

    말의 성찬을 압도한 것은 역시 힘의 과시였다. 독일 동부의 찬연한 도시 드레스덴에서 쏘아 올린 박근혜 대통령의 ‘선언’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진동시킨 800발의 포성으로 묻히는 형국이다. 북한은 신랄한 비난을 이어 가고 있다. 드레스덴이 통일 후 장밋빛 도시로 거듭나 통일 ‘대박’을 상징한다는 과도한 해석은 이제 제쳐 두자. 과정의 오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도 북한 ’주민‘들에 대한 빈번한 언급이다. ’선언‘의 결을 따라가면 우리가 상대하는 것이 지배자들의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그곳 사람들‘의 구체적 삶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좌파든 우파든 서독 정부는 모두 동독 정권과 대화하기를 중단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 역시 동독 주민들의 구체적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서는 ‘악마와 춤’을 추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동·서독의 관계도 늘 긴장과 사고의 연속이었다. 베를린 장벽과 동·서독 국경은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와 달라 더 잦은 인명 살상이 발생했고, 수백만명의 상호 방문과 교류로 인해 각종 사고와 문제는 첩첩산중이었다. ‘춤을 추는’ 와중에도 리듬과 규칙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상대가 발을 밟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자유주의 역사가인 티머시 가튼 애시의 말대로 그럴수록 “서독 정부가 동독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지속적인 협상”이었다. 서독 정부에 협상은 단지 어떤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아니었고, 목적 그 자체였다. 통일 후 서독 출신 정치 엘리트들이 동독 지역 ‘주민들’의 고유한 경험과 지향을 무시하고 패권적인 체제 이식을 일삼았을 때, 통일독일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과 인간적 희생을 지불했음도 기억해야 한다. 드레스덴을 조금만 벗어나면 그 일방적 흡수통일의 장기적 폐해가 여전히 널려 있다는 사실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렇기에 급속한 흡수통일을 염두에 두며 제시한 ‘통일 대박’의 예로 드레스덴을 활용하고 독일통일을 인용하는 한 한반도에서 통일은 어렵고 대박은커녕 ‘쪽박’에 가깝다. 힘의 적대적 과시를 제압하는 것은 그에 맞선 더 큰 힘의 단호한 과시가 아니다. 1990년 독일통일은 냉전의 극복이 힘의 우위에 기초한 압박이 아니라 공포의 극복과 오해의 제거 ‘과정’임을 웅변했다. “필요한 것은 신중, 인내, 예측 가능성이다.” 전 서독 총리 헬무트 슈미트가 오래전에 한 말이지만, 이제 한국 정치가들의 합창이 돼야 할 화두다. 이 정치적 덕목의 실천이야말로 ‘드레스덴’이 한반도 통일의 한 장을 장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동기(48) 교수는 국내 독일현대사 분야에서 정평을 얻고 있다. 독일 예나 프리드리히실러대학교에서 독일통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통독 및 냉전사 연구의 전문가로 꼽힌다.
  • 테러는 경제 논리에 따라 존재한다

    테러는 경제 논리에 따라 존재한다

    자본의 핏빛 그림자, 테러/로레타 나폴레오니 지음/이종인 옮김/시대의 창/516쪽/2만 5000원 지구촌에는 거의 매일 다양한 형태의 테러가 발생한다. 그리고 테러의 원인은 대개 정치·종교적 사안으로 밝혀지기 일쑤다. 대규모 집단과 국제적 연계로까지 진화한 테러를 향해 미국과 서방 중심의 많은 나라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한다. 과연 테러와 테러 조직은 어떻게 생겨나고 유지되는 것일까. ‘자본의 핏빛 그림자, 테러’는 일반인들이 막연하게 추정하는 테러의 진실을 솔직하게 파헤친 책이다. 정치·종교적 원인이 아닌 경제적 측면에서 테러를 해부해 신선하다. 저자는 국제 돈세탁과 테러 자금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언론인이다. 유럽과 미국의 은행, 국제기관에서 테러 조직 관련 자문을 맡고 있는 전문가답게 수천 건의 문건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파헤친 테러의 ‘불편한 진실’이 흥미롭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 이듬해 이라크와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1년 뒤 이라크를 침략했다. 자신들이 지원했던 세력에 테러를 당한 미국은 그 테러를 빌미로 ‘원유 확보’를 위해 엄청난 폭탄을 퍼부었다. 저자는 바로 이 대목에서 테러의 과정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른바 ‘테러의 신경제학’을 풀어낸다. 미국·서방과 이슬람권·남미 등 제3세계의 대립이라는 축으로 흔히 인상 짓는 테러의 실상은 과연 무엇일까. 시작은 미·소 냉전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과 소련이 국경 바깥에서 제3세계 세력들에 테러라는 형태로 사주해 벌인 대리전이 시작이다. 그 과정에서 테러 조직에 기술과 자금이 건네졌고 때로는 정치·사회·종교적 대립이 교묘하게 이용됐다. 냉전이 끝난 뒤 생존을 위해 무기를 들기 시작한 테러 조직들은 이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부상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테러 경제의 규모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달하는 1조 5000억 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테러리스트들과 서방은 서로를 죽이기도 하고 거래를 하기도 한다. 이른바 현대적 의미의 테러, 즉 ‘모던 지하드’는 더러운 돈과 정당하지 못한 권력이 배태한 불행의 산물인 셈이다. 2004년 출간에 이어 재출간된 책이다. 서방인의 시각에서 테러에 접근한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자료 조사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까발린 ‘테러의 그림자’가 비교적 객관성 있게 드러나는 점이 돋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시론] 드레스덴 연설, 동북아 신냉전 질서 위에 낸 숨구멍/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

    [시론] 드레스덴 연설, 동북아 신냉전 질서 위에 낸 숨구멍/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

    해마다 봄이 되면 한반도 정세는 늘 요동쳤다. 올 3, 4월에는 유달리 한반도 이슈들이 뒤섞여서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한·미·일 헤이그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 한·미합동군사훈련,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서해5도 일대 포격사건, 북한의 핵실험 시사, 북한의 무인정찰기…. 올봄 위기는 몇 가지 점에서 예년과 다르다. 첫째 앞서 지적한 것처럼 여러 가지 사안들이 뒤섞여 있다. 둘째 연례적으로 반복되는 봄철의 한시적 위기라기보다는 지속적일 수 있다. 셋째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로 한국 정부에서 남북 화해와 협력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부터 한반도 유사 시 미군 증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커티스 프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이 2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한 증언이다. 미국의 국방예산 감축을 그 근거로 들었다. 뿐만 아니다. 김정은 정권은 기습공격 능력을 갖췄으며 장거리포는 서울 중심부를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작년에 내뱉은 말 폭탄이 공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미국은 자동예산삭감조치인 시퀘스터 때문에 국방예산을 줄이는 상황이다. 한반도 유사 시 상황과 북한의 군사 위협을 제시하는 것은 국방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워싱턴 정가에서는 설득력이 있다. 그만큼 김정은 체제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3월 초에는 카르니라 맥팔랜드 국방차관보가 “당면한 예산감축 압력을 고려해 아시아 태평양 군사력 재배치 전략을 재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곧 철회되었지만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회귀정책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에 더욱 증폭됐다. 유럽에서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려면 아시아회귀정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시아회귀정책을 통해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고자 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부담스러운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비용을 줄이는 가장 효율적인 중국 견제 방안으로 한·미·일 협력관계 강화를 선택했다. 헤이그에서 한·일 양국 최고지도자를 초청해 북한 핵을 매개로 해서 한·일관계 봉합을 시도한 것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북한 핵 폐기에 대한 유인책이 빠진 강경책이다. 위기가 한시적이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의 4월 말 방한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한반도 긴장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은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미국은 국방예산확보와 한·미·일 결속이 주된 이익이다.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반발하지만 내심 미사일 기술 활용의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가지고 다양한 거리에 있는 목표를 상대로 해서 사정거리 실험을 해왔다. 북한이 꾸는 꿈은 한·미·일 3국을 위협하는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개발인 것이다. 최종 목표는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토미사일(ICBM) 개발이다. 때마침 지난 2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이미 ICBM을 개발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압박과 협상수단이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북한이 ICBM을 개발하는 것은 모두를 위험하게 만드는 파멸적인 수단이 될 뿐이다.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은 동북아 신냉전질서 앞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드레스덴 연설이 숨 막히는 위기 상황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한 숨구멍이 돼야 한다. 지난 2월에 있었던 남북고위급 접촉을 재개해 드레스덴 제안을 북한에 설명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기 바란다.
  • 텍사스 UFO 정체는 美극초음속기 SR-72?

    텍사스 UFO 정체는 美극초음속기 SR-72?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릭 허스번드 애머릴오 국제공항 인근 하늘에서 촬영된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대한 새로운 추측이 제기됐다. 은퇴한 미 해군 항공전문가 제임스 빈야드가 최근 현지언론 휴스턴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정체불명의 이 비행체가 미군이 비밀리에 개발 중인 극초음속 비행기 SR-72로 보인다”고 밝혔다. 빈야드의 언급으로 다시 화제로 떠오른 SR-72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세계 최고속 첩보기 ‘SR-71 블랙버드’의 후속모델이다. 과거 소련 상공을 휘젓던 SR-71은 냉전이 끝나고 국방비가 줄어들면서 지난 1999년 퇴역했으나 인류가 개발한 역대 가장 빠른 비행기(3,529km/h)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그 바통을 이어받은 SR-72는 무인기로 무려 10만피트(30.48km) 상공을 마하6 속도로 날아 그야말로 고고도 초고속 괴물기다. SR-72의 개발계획은 지난해 연말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공개해 공식화 됐다. 록히드마틴 측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통해 “SR-72은 전작에 비해 속도와 작전 범위가 두배” 라면서 “단순한 정찰 뿐 아니라 목표물에 대한 타격까지 가능하게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빈야드의 주장처럼 이번에 허스번드가 촬영한 사진과 SR-72의 예상 디자인이 유사해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빈야드는 “미 국방부가 최근 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찾기위해 SR-72를 급파한 것일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내놨다. 그러나 이에대해 사진을 촬영한 허스번드는 “SR-72는 여전히 개발 중으로 2030년이나 돼야 실전에 배치된다” 면서 “스텔스 기능을 갖춘 다른 비행기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러와 군사협력 중단”… 나토 對러 관계 전면 재검토

    “러와 군사협력 중단”… 나토 對러 관계 전면 재검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러시아와의 모든 군사·민간 협력을 중단하고 동유럽 일대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등 대러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냉전시대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나토는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28개국 외무장관이 참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한 뒤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침략 위협에도 억지력과 집단적 방위를 제공할 것을 약속하며, 적절한 군사력 증강과 가시적인 보장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나토는 동유럽 주둔 병력을 늘리는 동시에 발트해 연안 국가에 군사기지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네르센 포그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우리는 집단적 방위 능력을 증강할 수 있는 모든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 적절한 병력 배치, 군사 훈련, 방위 계획 확충 등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나토군 강화를 위해 독일은 발트 3국에 전투기 6대와 해군 함정 등을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도 흑해에 군함을 파견하고 유럽 주둔 병력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와 러시아는 옛 소련 붕괴 후 1997년 동유럽 지역 회원국에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상호 약속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나토는 러시아가 먼저 약속을 깬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병력을 철수했다는 러시아 발표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우리는 병력 철수를 목격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는 병력을 철수하고 우크라이나와 건설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텍사스 UFO 정체는 美 ‘마하6 비밀무기’ SR-72”

    “텍사스 UFO 정체는 美 ‘마하6 비밀무기’ SR-72”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 릭 허스번드 애머릴오 국제공항 인근 하늘에서 촬영된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대한 새로운 추측이 제기됐다. 은퇴한 미 해군 항공전문가 제임스 빈야드가 최근 현지언론 휴스턴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정체불명의 이 비행체가 미군이 비밀리에 개발 중인 극초음속 비행기 SR-72로 보인다”고 밝혔다. 빈야드의 언급으로 다시 화제로 떠오른 SR-72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세계 최고속 첩보기 ‘SR-71 블랙버드’의 후속모델이다. 과거 소련 상공을 휘젓던 SR-71은 냉전이 끝나고 국방비가 줄어들면서 지난 1999년 퇴역했으나 인류가 개발한 역대 가장 빠른 비행기(3,529km/h)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그 바통을 이어받은 SR-72는 무인기로 무려 10만피트(30.48km) 상공을 마하6 속도로 날아 그야말로 고고도 초고속 괴물기다. SR-72의 개발계획은 지난해 연말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공개해 공식화 됐다. 록히드마틴 측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통해 “SR-72은 전작에 비해 속도와 작전 범위가 두배” 라면서 “단순한 정찰 뿐 아니라 목표물에 대한 타격까지 가능하게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빈야드의 주장처럼 이번에 허스번드가 촬영한 사진과 SR-72의 예상 디자인이 유사해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빈야드는 “미 국방부가 최근 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찾기위해 SR-72를 급파한 것일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내놨다. 그러나 이에대해 사진을 촬영한 허스번드는 “SR-72는 여전히 개발 중으로 2030년이나 되야 배치된다” 면서 “스텔스 기능을 갖춘 다른 비행기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G0 시대, 한국정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G0 시대, 한국정치/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지구촌 힘의 균형추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구촌 지배질서 유동화(流動化) 현상이다. 미국 중심 일극(一極)의 구체제가 사실상 무너졌지만 새로운 국제질서는 아직 막연한 ‘인터레그넘’(interregnum)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많다.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국제사회 권위의 일시적 부재다. 미국 1극(G1) 시대에 중국이 등장, 잠시 2극(G2)이 되는가 싶더니, 힘의 극이 사라진 G0(제로) 시대로 일컬어진다. 국제정치 상황이 이를 웅변한다.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합병 사태다.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합병을 강행했지만, 미국은 으름장만 놓고 사소한 경제제재를 가했을 뿐이다. 미국이 EU(유럽연합)에 러시아 제재 동조를 촉구했지만 안 먹혔다. 각 국 경제상황이 러시아 제재 동조를 방해했다. 독일은 6200개 기업이 러시아 사업에 진출, 관련기업 고용만도 30만명이다. 프랑스도 1조원대 해군 함정들을 러시아에 수출키로 하는 등 러시아에 연동돼 있다. 영국도 런던금융·부동산의 러시아자금 의존도가 높다. 냉전 종식 이후 가끔 미국의 패권이 흔들렸지만 즉각 복원됐다. 이번은 다른 분위기다. 2008년 금융위기 뒤 미국 재정난으로 지구촌 통제력이 약해졌다. 시리아 내전에서도 힘을 못썼다. 중국도 경기침체에 흔들리고 있다. 전임 왕이 죽은 뒤 후임 왕 취임 전까지 권위 부재 상태 같은 지구촌 인터레그넘이다. 이런 상태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신냉전 시대가 온다는 얘기가 있다. 이러한 때 외교의 좌표 설정은 중요하다. 세계경제가 하나의 시장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시대다. 국익을 앞세우는 냉혹한 세계화 시대에 국제외교 무대에서 관용은 사라지고 냉정한 계산만 작용하게 된다. 이런 흐름에 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미래의 지구촌 변화에 뒤처지지 않을 대응력이 요긴하다. 정치가 중심을 잡고, 폭풍우를 뚫고 나갈 미래지도력 확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한국의 미래정치권력 중심축은 흐릿하다. 확실한 미래지도자가 부각되지 않은 채 지도자가 난립하고 있다. 힘의 공백 상태에 빠져 있는 지구촌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한국에선 역동적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이 합당,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시키면서 야권부터 중심세력 교체가 시도되고 있다. 6·4지방선거도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독주 상황이 계속되다 여야가 예측불허의 경쟁을 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특히 안철수의 제1야당 진입은 10년 이상 꿈쩍하지 않던 야권의 정치지형에 심대한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친노무현계를 중심으로 한 세력의 위기감이 강하다. 당분간 긴장이 흐를 듯하다. 기성 세력과 새 세력의 밀고당기기가 정치판을 움직이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주도세력이 강고하게 분점하던 기성정치판이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1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다. 한국정치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구촌 새로운 질서 구축기, 한국정치가 시대 요구에 응답할지 주시하자. taein@seoul.co.k
  • [사설] 北 허튼 무력시위 접고 3대 제의 손 잡아야

    북한이 어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대대적인 포격 훈련을 벌여 한반도를 삽시간에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NLL을 경계로 이북 해상에 수백 발의 포탄이 날아든 가운데 100여발이 NLL을 넘어 우리 쪽 해상으로 떨어졌고, 이에 우리 군이 즉각 NLL 이북 해상을 향해 K9 자주포 300여발을 쏘며 맞대응했다고 한다. 북의 포탄이 우리 영해로 날아든 것은 남북 간 무력충돌 위기가 고조됐던 2010년 8월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북의 느닷없는 포격 시위에 백령도와 연평도 주민들이 지하보호시설로 긴급 대피하고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들이 급히 회항하는 등 서북 해역 일대가 극도의 긴장 속으로 빠져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통일 한반도 시대를 위한 다각도의 남북 간 협력 구상을 제시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대규모 포격 도발로 첫 답을 내놓은 북의 행태가 마냥 딱하다. 대화를 하자고 내민 손을 향해 칼을 뽑아 휘두른 격이다. 지난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한 달 넘도록 동해 상으로 중·단거리 미사일 수십 발을 쏴올린 것도 모자라 이젠 1만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살고 있는 서해 5도 해역을 향해 포를 쏴대다니 대체 북한 당국은 남북관계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인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자칫 그들의 포탄이 백령도나 연평도에 떨어지고, 이에 우리 군이 진작 공언한 대로 포격 원점 타격에 나서기라도 했다면 그 이후 벌어질 남북 간 무력 충돌을 어떻게 감당하려 한 것인지, 아니 그런 비상사태를 머릿속에 그려보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만에 하나 북이 우리의 응전태세를 시험하려 어제와 같은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라면 답을 얻었기 바란다. 우리 군의 대응이 과거와 달리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즉각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 그리고 ‘북의 도발을 백 배, 천 배로 되갚을 것’이라고 해 온 우리 군 당국의 다짐이 결코 허언(虛言)이 아닐 것임을 깨달았기 바란다. 과거처럼 안보 위기를 조성해 작은 이익을 취하던 행태가 더 이상 관철되지 않는 현실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지금 북한 당국이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4차 핵실험 카드 또한 마찬가지다. 그제 ‘다종화된 핵 억제력’ 운운한 외무성 성명을 실행에 옮기는 순간 북한 지도부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국제사회의 고강도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미 미국 의회는 대북제재를 한층 강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김정은 정권을 파산시킬 것”이라는 경고까지 던졌다. 북이 특히 유념해야 할 대상은 중국이다. 북에 관한 한 중국 지도부의 인내가 임계점에 거의 다다랐다. 4차 핵실험을 통해 핵개발 쪽으로 한 발짝 더 내딛는 순간 중국이 적극적인 제재로 돌아설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결국 4차 핵실험으로 북이 얻을 것은 ‘실질적 핵보유국’ 지위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가차없는 응징과 보복이며, 그 여파로 김정은 체제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북은 파국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볏짚을 지고 불 섶에 뛰어드는 어리석은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 더 이상 냉전시대의 안보지형이 아니다. 러시아는 물론 혈맹이던 중국도 북의 도발 앞에선 더 이상 우군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드레스덴 구상을 통해 우리 정부가 내민 손을 잡아야 한다. 자신들의 체제 안정을 위해서라도 그것이 유일한 출구다.
  • [부고] 냉전시대 美 강경파·前국방장관 슐레진저

    [부고] 냉전시대 美 강경파·前국방장관 슐레진저

    냉전시대 미국 국방장관으로 강경 정책을 폈던 제임스 슐레진저가 27일(현지시간)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뉴욕타임스는 슐레진저 전 장관이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 베이뷰 의료센터에서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렴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하버드대 출신의 경제학자였던 그는 미국과 소련 사이의 긴장감이 최고조였던 1973년부터 약 2년여를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대통령 밑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근무했다. 강경파로 분류됐던 그는 베트남전이 끝날 무렵 90억 달러 규모의 군비 감축을 추진했던 의회에 맞서 국방 예산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974년 당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기 직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대통령의 핵 관련 명령을 수행하기 전 반드시 자신이나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의 확인을 받으라고 지시하는 냉철한 판단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딱딱한 화법을 구사하고 좀처럼 타협을 하지 않았던 슐레진저 전 장관은 포드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다 경질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동·서독 통일 이끈 두 총리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동·서독 통일 이끈 두 총리

    독일 통일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도자 두 명이 있다. 바로 ‘동방 정책’의 빌리 브란트(왼쪽) 서독 총리와 ‘10단계 통일 방안’을 발표한 헬무트 콜(오른쪽) 서독 총리다. 두 뛰어난 지도자가 장기간 통일을 준비해왔고, 통일 이후에도 재정비 작업을 통해 현재의 독일을 일궈냈다는 평이다. 빌리 브란트는 1970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자리한 유대인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은 사진으로 유명하다. ‘동방 정책’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서베를린 시장을 역임하면서 분단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됐다. 1969년 서독 총리에 취임하자 소련 이외 동독 승인국과 외교 관계를 갖지 않는 ‘할슈타인 원칙’을 폐기하고, 동유럽 여러 나라에 대한 외교를 확대했다.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불가리아와 연이어 국교를 회복하는 등 동서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빌리 브란트는 동방 정책으로 1971년 10월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1982년 서독 총리로 취임해 1998년까지 16년간 재임한 헬무트 콜은 1989년 11월 28일 의회에서 10단계 통일방안을 발표했다. 통일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10단계 통일방안은 ‘동독과의 정치적 협상 목표는 독일의 통일이며, 독일 통일은 유럽 통합의 큰 틀 내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동독 지원, 동·서독 협력 강화, 동독에 자유·비밀 선거 도입, 군축과 군비 통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결국 빌리 브란트와 헬무트 콜, 두 총리를 중심으로 한 독일의 준비가 통일을 성사시켰다. 김동현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연구교수는 “독일 통일은 오랫동안 이어진 상호 교류의 결과물”이라면서 “서독이 동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동독의 서독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김택환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는 “정권이 바뀌어도, 보수 정권이 집권해도 서독은 동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한국도 ‘퍼주기 논란’ 등을 거두고 꾸준히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세계정세도 독일을 도왔다.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추진한 개방과 개혁정책으로 동유럽 국가들이 민주화를 추진하게 됐다. 동독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 해 첫 자유선거를 실시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서독이 독일 통일을 둘러싼 외교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독과 동독,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등이 참여한 2+4회담을 열었고, 승인을 얻어 민족통일을 이뤄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통일기지’ 남북사무소, 남북 합의 기대한다

    1972년 12월 21일 동독 치하의 동베를린에서 독일 통일의 기틀이 된 동서독 기본조약이 체결됐다. 양측은 조약에 규정된 대로 1년 반 뒤 각각 상대방 지역에 상주대표부를 설치했다. 막혔던 둑이 터지자 기다렸다는 듯 교류왕래가 이어졌고, 마침내 영원할 것 같았던 베를린 장벽은 맥없이 무너져내렸다. 기본조약 체결과 상주대표부 설치 이후 20년도 채 되지 않아 1990년 10월 3일 독일 통일이 이뤄진 것이다. 영화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독일 통일 과정에서 상주대표부의 역할은 지대했다. 냉전체제 속에서도 동·서독 간 폭넓은 교류협력을 가능케 한 일종의 ‘통일 전진기지’나 마찬가지였다. 때마침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필요한 비용이나 재원, 부지 등의 검토는 마쳤고 개략적인 운영계획 등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상대방이 있는데다 남북관계 개선이 전제돼야 하는 사안인 만큼 현실적인 난관이 적지 않다. 정부도 “중장기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남북이 합의만 한다면 의외로 쉽게 실타래가 풀릴 수도 있어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의욕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 박 대통령은 “남북대표부 역할을 하는 교류협력사무소를 서울과 평양에 각각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피력한 바 있다. 신뢰를 쌓기 위한 대화채널 구축 차원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지금 와서 보면 동·서독 간 상주대표부를 연상시킨다. 연초부터 ‘통일 대박’을 언급하며 직접 통일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는 박 대통령은 지금 24년 전 역사적 통일의 현장인 독일을 방문하고 있다. ‘벤치마킹’이든 뭐든 그들의 통일 경험을 우리에게 접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3년 3개월여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는 등 오랫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도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분위기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맞서 북한이 단거리미사일 등을 쏘아대며 무력시위에 나서곤 있지만 우리의 협조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 많아 남북관계 해빙의 도도한 흐름을 역행할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후속 조치로 북한 농촌개발 시범사업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북으로선 우리 제안을 쉽게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엊그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통일 노선에 동의를 보내온 것으로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국제적으로도 남북의 평화통일을 가로막을 세력은 이제 남아 있지 않다. 물론 40년 전 독일과 지금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 남북으로선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남북 기본합의서와 남북 연락사무소의 뼈아픈 실패 사례도 있다. 그렇다 해도 미리부터 낙담할 필요는 없다.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측이 진지하게 제안하고, 북한이 전폭적으로 환영한다면 세계사적으로도 화해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서울과 평양에 각각 설치되는 남북교류협력사무소가 ‘통일 전진기지’가 돼 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한발 다가서는 날이 빨리 올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 日, 핵물질 315㎏ 이상 美에 반환

    일본 정부가 냉전시기 미국으로부터 연구용으로 제공받은 무기급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315㎏ 이상의 핵물질을 반환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양국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맞춰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일본이 반환할 핵물질은 일단 미국으로 운반된 뒤 플루토늄은 폐기처분되고 HEU는 민수용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된다. 미국은 지난 1월 일본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의 고속로 임계 실험장치(FCA)에서 사용하는 핵연료용 플루토늄 315㎏ 등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일본은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핵 비확산에 협력한다는 차원에서 반환을 결정했다. 폐연료봉 재처리공장을 포함한 ‘핵연료 주기’(채광, 정제, 사용, 처분 등 핵연료 사용과 관련한 전 과정) 시설을 완비한 일본은 과거 프랑스 등 해외에서 재처리해 반입한 분량을 포함해 현재 44t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핵무기를 양산할 수 있는 나라로 분류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우크라 동부 넘보는 푸틴… 하·도·루도 “합병” 요구

    우크라 동부 넘보는 푸틴… 하·도·루도 “합병” 요구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에 병력 배치를 확대하면서 이곳을 본격적으로 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필립 브리들러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최고 사령관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은 대단히 규모가 크고 잘 준비돼 있다”면서 “이들은 결정만 내려지면 언제든 트란스니스트리아로 진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한 친러 성향의 자치공화국이다. 지난 18일 트란스니스트리아 의회 의장 미하일 부를라가 러시아 하원 의장 세르게이 나리슈킨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와의 합병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때문에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제2의 크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러시아는 열흘 전부터 약 85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냉전 종식 25년 만에 유럽에서 인정된 국경선을 불법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도시들에서는 친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로의 편입이나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하리코프 시내에서는 친러시아계 주민 약 4000명이 집회를 열고 연방제 채택을 주장했다. 도네츠크에서는 약 2000명이 시위에 참가해 시 의회 인근에 있던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리고 러시아 국기를 게양했다. 전날엔 5000명의 시민들이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루간스크에서는 시위대가 “러시아 편입 찬반 여론조사 결과 10만명 이상이 러시아 귀속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이날 결국 크림반도에 주둔한 자국군대의 철수를 공식 결정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 대행은 “우리 군과 가족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박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드레스덴 독트린’ 대북 제안 수위, DJ ‘베를린 선언’ 넘을까

    [박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드레스덴 독트린’ 대북 제안 수위, DJ ‘베를린 선언’ 넘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오는 28일 독일 드레스덴 방문은 상징성과 실질적 내용 측면에서 모두 이번 네덜란드·독일 순방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관계가 다시 국제사회의 이슈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 대통령이 1990년 10월 통일을 이루고 유럽을 대표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한 독일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독일에서 통일 한국의 미래를 찾는다”라는 메시지를 주지만, 특히 드레스덴은 1989년 12월 베를린 장벽 붕괴 후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가 동독 주민 앞에서 독일 통일에 대한 연설을 한 지역이란 점에서 더욱 상징성을 갖고 있다. 아울러 통일 후 유럽을 대표하는 과학비즈니스 도시가 된 드레스덴은 박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줄 수 있다. 드레스덴공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는 박 대통령은 학위 수여 연설에서 이른바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 대박론’을 천명한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비춰 본 박 대통령의 통일 인식은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대북 지원 강화→남북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협력’이라는 선순환 구조다. 네덜란드 방문에서 비핵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독트린’에서는 그다음 수순인 대북 지원 문제와 국제사회의 협력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 드레스덴 독트린은 국제사회에 한국 대통령의 통일 의지와 통일 한국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대북 제안 수위다. 2000년 3월 독일을 방문한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베를린자유대학에서 남북 간 당국의 직접적인 경제협력 논의, 냉전 종식과 이산가족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특사 교환 등을 제안한 이른바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남북 실무자가 중국에서 첫 접촉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2000년 4월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5월 평양 학생소년단의 서울 공연 등이 이어졌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 보면 박 대통령도 이번 독일 방문에서 남북 현안을 풀기 위한 특사 교환이나 고위급 접촉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베를린 선언 이후와 견줘 보면 평양 학생소년단 방한과 같은 ‘남북 공동 음악회’ 개최 등 문화 행사를 추진할 수도 있다. 정부는 그동안 부처별 남북 간 통합 관련 과제와 관련, 2012년엔 외교 분야를, 지난해에는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체계화했고, 올해는 사회·노동·환경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통일부가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북한 산림녹화를 위한 초보적 수준의 신규사업이나 농림축산식품부의 남북 공동영농단지 조성안 등은 이 같은 부처 내 움직임을 반영한다. 박 대통령은 이 같은 대북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진전된 제안을 북한과 국제사회에 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미·러 新냉전 가속… ‘경제 전쟁’ 가시화

    미·러 新냉전 가속… ‘경제 전쟁’ 가시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공화국 총리가 18일 ‘러시아·크림 합병 조약’을 전격 체결하면서 세계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조약을 최종 비준할 러시아 상·하원이 푸틴에게 장악돼 있어 푸틴이 의도적으로 속도조절을 하지 않는 한 서방과 러시아의 대치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푸틴은 이날 비준을 호소하는 의회 연설에서 서방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위대에 축출된 것을 서방의 ‘음모’로 판단했다. 러시아 흑해 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크림 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을 언급하며 “세바스토폴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편입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우크라이나가 분리독립했듯이 이제 크림도 주민들의 뜻에 따라 분리돼 러시아로 귀속되는 것”이라면서 “서방이 옛 소련 국가들을 향해 넘어서면 안 되는 선을 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이 합병을 밀어붙이고, 미국 등 서방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크림 반도의 위기는 세계 각국을 ‘친러’ 또는 ‘반러’로 나누는 ‘신냉전’ 시대로 몰아넣게 됐다. 미국과 옛 소련에 무조건 줄을 서야 했던 냉전 시대만큼 엄혹하진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행동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영국 BBC 방송은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곤두박질치면서 냉전 시대의 메아리가 들려온다”며 현재의 상황을 묘사했다.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G8 회원국은 러시아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한 뒤 “우리(서방)는 집단 방위를 지키기 위한 기구인 나토를 갖고 있으며, 동맹국으로서 미국은 나토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럽 군사 연합체인 나토가 전쟁에 나서면 미국도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러시아 관료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제재 방안을 마련한 데 반해 중국은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며 사실상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신냉전의 그림자가 아시아에도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8대 무역국인 한국도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 기조를 유지해야 할지,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고민스러운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 더욱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에 머물지 않을 태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변하지 않는다면 추가 제재에서 어떤 개인이나 행위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권 실세는 물론 푸틴의 ‘돈줄’인 국영기업 사장들도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푸틴을 직접 블랙리스트에 올릴 가능성도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 제재다. 미국과 EU가 구상하고 있는 경제 제재는 세계무역기구(WTO) 등과 같은 경제기구에서의 러시아 퇴출, 대러 수출입 금지, 은행과 거대 국영기업의 금융 거래 차단 등이다. 경제 제재는 ‘양날의 칼’이어서 서방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그러나 지금처럼 러시아가 서방의 경고를 무시하고 합병 절차를 몰아붙인다면 서방도 러시아에 치명상을 주는 ‘칼’을 뽑아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크림發 경제·외교 위기 선제 점검 나서야

    미국 등 서방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독립 사태를 두고 정면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크림 독립의 배후라며 푸틴 대통령 측근들의 자산을 동결했고, 푸틴 대통령은 ‘크림의 독립’을 선언함으로써 양측은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에 자국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세계 외교가는 미·러 대립을 ‘신(新) 냉전’(New cold war) 시대의 도래로 진단하며, 자칫 군사적 대립에 이어 세계경제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한 눈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 우리의 경제와 외교도 곤경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 크림 사태가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양측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크림반도를 포기하기 힘들 만큼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서방의 제재 방안이 선언적이어서 무력 충돌 등 극단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서방국이 러시아에 제재 강도를 더 높이고, 러시아가 이에 강력 대응하면 상황은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 서방국은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에서 축출하겠다고 언급한 상태다. 크림 사태가 악화되면 우리의 외교에 적지않은 과제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신 냉전 구도의 여파로 러시아가 서방국과 맺은 핵(核) 감축 협정을 파기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한 사태가 악화돼 미국이 우리 정부에 러시아 제재에 동참을 요구하면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유라시아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계획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우리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외교적 스탠스를 잡기 힘들다는 뜻이다. 크림 사태가 북한과의 핵 협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대가로 영토주권을 가졌지만 침공받은 것을 전례 삼아 핵을 더 움켜쥐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도 우려된다. 크림 사태가 군사·외교적으로 범위를 넓히면 세계경제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루블화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러시아의 국채 금리는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터키와 아르헨티나, 남아공화국 등 신흥국의 금융 위기가 재연되고 우리의 금융시장도 그 사정권에 들 우려가 크다. 20~21일에 EU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어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 러시아의 금융 시스템을 차단하는 강경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긴장 국면이 3개월간 지속되면 천연가스와 유가가 급등해 우리의 한해 경제 성장률이 0.23%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크림 사태는 아직 공멸 상황은 아니다. 양측의 경제·외교 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어 대립이 장기화하면 손해라는 건 서로가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양측의 대립이 쉽게 봉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서방의 경제 제재의 수위와 푸틴의 후속 카드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어제 우리의 금융 시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여건은 녹록지만 않다. 5월 말에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러시아가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정부가 크림발(發) 국제 질서 재편과 경제 흐름을 면밀히 살피고,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 [열린세상] 통일로 가는 좁은 문/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통일로 가는 좁은 문/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해 말 북한 제2의 실권자로 알려진 장성택이 처형되고 연초에 박근혜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과 다보스 포럼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하면서 북한 급변 사태와 통일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과연 통일의 실현 가능성은 어떠하며 한국은 어떤 준비를 필요로 하는가. 사실 북한 붕괴에 관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에 100년 만의 홍수가 발생해 300만명으로 추정되는 주민이 아사했을 때에도 김정일 정권 붕괴 가능성이 높이 점쳐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것은 하나의 흥미로운 가설적 오류로 판명됐다. 오늘날 거론되는 북한 붕괴론은 경제보다는 국내 정치, 대외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은 김정은의 통치 능력 부재로 인한 북한내 정정 불안정이 군부의 정치 간섭 등 체제 급변 사태로 이어질 수 있고, 북·중 관계의 약화와 한·중관계의 진전이 통일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그러나 이 추론의 단기적 타당성은 매우 제한적인데, 왜냐하면 통일에 가장 중요한 변수인 미·중 강대국 관계가 한반도에서 극단적인 세력균형의 변화를 수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미·중이 협력하면서도 경쟁하는 상황에서 베이징이 자국에 확연하게 불리한 현상 변경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국가의 해체, 생성, 통일과 관련한 핵심 변수는 강대국 관계이다. 독일 통일은 양독 관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미·소 관계의 변화가 없이는 불가능했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 동유럽의 유고슬라비아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유고연방 등 6개국으로 재탄생한 것, 또 체코슬로바키아가 두 개의 나라로 독립한 것도 소련 멸망이라는 미·소 관계 변화의 환경에서만 가능했다. 한반도 통일도 미·중이라는 두 강대국의 역학 관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첫째, 이 같은 구조적 이해에도 불구하고 통일에 대한 주도적 준비가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우리가 역사를 정확하게 예측할 만큼 모든 변수를 파악하지 못하고, 예기치 않은 요인으로 인해 역사가 생각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소련의 붕괴, 독일의 통일과 나토 잔류, 냉전 종식 후 자유민주주의 확산의 전망, 미국 패권에 대한 일본의 도전 가능성, 중국의 경제 성장과 부상에 관한 석학들의 빗나간 예측이 모두 그런 사례에 속한다. 두 번째는 미·중 관계에 서서히 변화가 다가올 것이며, 그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미·중은 지금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협력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상호 불신과 미래 경쟁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 긴 역사 속에서 현상유지를 원하는 제1의 강대국과 부상하는 제2의 세력이 패권적 경쟁을 하지 않은 경우는 없다. 유일한 차이는 전쟁의 유무, 강도일 뿐이다. 17세기 세 번에 걸친 영·란 전쟁, 영국·프랑스 간의 패권경쟁, 19세기 후반 영·독 간의 경쟁과 제1,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미·소의 냉전은 모두 그런 경우다. 머지않은 장래에 미·중의 치열한 경쟁이 가시화되면서 통일의 좁은 문이 어렵게 열릴 것이다. 한국의 거시적 준비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면서 한·중 관계를 일정수준 증진시키는 것에서 출발한다. 북한과는 견제와 협력, 압박과 대화를 반복하면서 개혁, 개방을 유도해야 한다. 자주국방과 통일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군사력과 경제력의 신장은 필수적이다. 미시적으로는, 통일 한국의 탄생을 위해 국가형성(state-building)과 국민형성(nation-building) 과정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 북한군 병력과 장비의 수용 여부는 전자에 속하고, 통화 가치의 조정, 교통 인프라 설치, 자유민주주의 교육, 사회보장제 적용, 종교 시설의 설립은 국민적 상징과 새로운 민족주의 탄생을 위한 국민통합 조치로 후자에 속한다.
  • [세종로의 아침] 크림반도 사태를 보는 또 다른 시각/이기철 국제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크림반도 사태를 보는 또 다른 시각/이기철 국제부 전문기자

    토요일이던 2001년 7월 28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외곽의 고대도시 케르소네소스. 러시아정교회의 블라디미르 성당의 재건축 봉헌식이 진행된 이날 집권 2년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레오니드 쿠치마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키예프 대공의 이름을 따 19세기 건립된 성당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완전히 파괴됐다가 4년에 걸친 복원 공사 끝에 재건됐다. 아무리 러시아 바깥에서 진행되는 러시아정교회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푸틴이 종교 행사에 참석한 것은 상당한 의외였다. 푸틴은 이날 크림반도 흑해함대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연대를 유달리 강조했다. 러시아정교회는 푸틴이 국민통합의 코드로 활용하며 거의 국교 위치에까지 올랐다. 정교회 대주교는 교황의 러시아 방문 거부와 2001년 구세군의 추방, 신교 선교사들에 대한 각종 제한 등에서 보듯 국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교회에서 공연했던 푸시 라이엇의 기소, 동성애 반대법 제정 등은 정교회가 현실 정치에 보수적인 영향을 미친 최근 사례들이다. 정교회에 힘입은 푸틴은 최근의 우크라이나 정책에서 국민 68%의 지지를 받고 있다. 러시아를 통합하는 정교회의 요람은 크림반도다. 989년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였던 케르소네소스에서 블라디미르 키예프 대공이 세례를 받고,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였다. 그의 개종은 러시아라는 국가의 뼈대를 만든 것으로 러시아 역사상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예수의 12제자 가운데 한 명인 안드레 사도는 크림반도를 통해 스키타이 지역에 선교를 했다고 한다. 로마 황제 트라야뉴스에 의해 크림반도로 추방된 클레멘세 교황은 크림반도의 동굴에 숨어 살며 기독교 공동체를 만들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덕분에 크림 반도는 소련 공산당이 무신론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기 전까지 정교회와 러시아 국민의 성지였다. 크림반도 순례도 많았다. 소련 붕괴 이후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정신적 지주로 다시 부각됐다. 정교회는 타타르인의 반발을 무시하고 블라디미르 성당을 재건했다. 또 그가 세례를 받았던 곳에 우크라이나의 동의 없이 헬기를 동원해 정자를 지어 기념하고 있다. 크림반도에는 크림전쟁과 내전, 1·2차 세계대전 등에서 러시아인의 피가 흥건하다. 톨스토이는 크림전쟁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명작 ‘전쟁과 평화’를 썼다. 또 스탈린 시절 이곳에서 대대로 살던 타타르인들이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등으로 쫓겨나면서 생긴 빈집에 세계대전 직후 러시아 장군들이 차지하면서 휴양도시로 바꿨다. 1954년 니키타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선물하면서 문제가 얽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결별하려 하자 선물을 내놓으라고 한다. 냉전에서 패배한 소련이 와해되면서 형해화된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지렛대로 삼아 모스크바를 향한 군사 근육을 키우고 있다. 소련 영향권이었던 발트 3국과 폴란드에 나토 기지가 들어선 것은 러시아로선 자존심 상처 이전에 안보 위협이다. 크림반도가 러시아 국민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는 이유다. 서방으로선 크림반도가 넘어오면 좋겠지만 없어도 현상 유지가 되는 꽃놀이패다. chuli@seoul.co.kr
  • [크림 투표 후폭풍] ‘크림의 봄’ 환호는 잠시… ‘신냉전 겨울’로 돌아가나

    크림자치공화국이 주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탈피해 러시아 품에 안기기로 결정하면서 크림 반도는 순식간에 세계의 ‘화약고’가 됐다. 이곳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세계 질서도 요동칠 전망이다. 크림 반도의 앞날을 예측하면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게 ‘조지아 모델’이다. 조지아는 2008년 8월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야가 분리 독립을 선언하자 무력 진압에 나섰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자국민을 보호한다며 조지아를 침공해 5일 만에 점령했다. 프랑스가 제시한 평화안에 러시아가 서명하면서 전쟁은 일단락됐다. 남오세티야는 전쟁 종료 직후 독립을 선포했다. 러시아는 이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치안유지 명목으로 자국군을 지금까지 주둔시키고 있다. 그러나 조지아와 서방 국가들은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구 열강과 러시아의 각축장이었던 크림 반도는 남오세티야에 비해 ‘휘발성’이 훨씬 강하다. 조지아는 러시아에 맞설 군사력을 갖추지 못했으나 우크라이나 군은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 더욱이 크림자치공화국은 우크라이나에 전력 80%, 천연가스 65%, 물 80%, 예산 67%를 의존하고 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부터 군사지원 약속만 받아낸다면 우크라이나가 먼저 크림 반도를 초토화시키고 러시아와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 크림 반도에서 총성이 울리면 도네츠크와 히리코프 같은 다른 친러 지역에서도 무력 충돌이 벌어져 우크라이나 전체가 내전에 휩싸일 수도 있다. 더욱이 이번 주민투표는 남오세티야의 분리독립 투표보다 한발 더 나아간 러시아로의 귀속을 결정하는 투표였다. 러시아 상·하원은 이미 크림 합병을 공언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가 영토확장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서방도 유라시아의 ‘중심축’인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는 상황을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온갖 제재를 집행하고 나토가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 등 러시아 접경의 친유럽 국가를 회원국에 전격 가입시키면 세계는 새로운 냉전 시대에 접어들 수도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크림 투표 후폭풍] 최측근 7명 자산 묶인 푸틴… 그의 입에 쏠린 눈

    [크림 투표 후폭풍] 최측근 7명 자산 묶인 푸틴… 그의 입에 쏠린 눈

    서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로의 귀속을 결정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서둘러 이달 초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개입 관련자들에 대한 제재안을 확정했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감은 냉전시대가 끝난 이래 최대치로 상승했다.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심 측근 7명을 포함,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 도발에 깊이 관여한 인사들의 명단을 확정하고 이들의 자산을 동결했다. 이와 별도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날 행정명령을 통해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측근 3명의 자산 동결을 결정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7명의 인물들은 푸틴의 ‘친구들’로서 이들의 미국 내 부동산, 자산, 이익은 봉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명단에는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와 푸틴의 핵심 보좌관인 블라디슬라브 수리코프, 세르게이 글라지예프, 두마(하원)의 레오니드 슬러츠스키, 옐레나 미줄리나 의원이 포함돼 있다. 연방회의(상원) 의원인 안드레이 클리샤스와 발렌티나 마트비옌코도 명단에 들어 있다. 미국에 앞서 제재의 포문을 연 것은 EU였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을 열어 2차 제재를 받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리 21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2차 제재의 주요 조치는 이달 초 크림반도 병력 투입에 관여한 관리들에 대한 자산 동결과 EU 회원국 입국 금지 등이다. 1차 제재로 러시아와의 새로운 경제 협정과 비자 면제 협정을 전면 중단한 데 이은 조치다. 이날 모인 28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명단의 21명 중 13명은 러시아 관리고 나머지 8명은 크림자치공화국 소속이라고 밝혔다. 외무장관들은 EU 정상들이 오는 20~21일 열릴 회의에서 이날 결정한 제재안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예상보다 수개월 빨리 진행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반응은 러시아 의회에서 예정된 연설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두마의 이반 멜니코프 제1부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18일 오후 3시에 상·하원 양쪽 의회 의원들을 향해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방이 경제 제재에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물리력으로 러시아와 맞설 수 있도록 군사적 지원까지 나선다면 사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은 아직까지는 우크라이나의 무기 및 병력 지원 요청에 확답을 주지 않고 군용 식량 지원만 약속해 놓은 상태다. 서방의 제재에 러시아가 어떻게 맞대응하는지도 관건이다. 서방의 경제 보복에 ‘가스관 봉쇄’로 응전하고 크림 이외의 우크라이나 지역에까지 군대를 파견하면 우크라이나 전체가 전쟁에 휩싸일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섣불리 이 같은 강경책을 사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금도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어 서방과 전쟁을 치를 능력이 부족한 데다 외화 유입이 줄어들면 당장 국가 재정에 지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러시아 의회는 오는 21일 하원을 시작으로 크림자치공화국 합병안에 대한 심사에 나선다. 최종적인 결정은 푸틴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 그는 당초 “크림반도를 합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크림자치공화국의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계속 합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푸틴이 실제로 크림반도를 받아들이는 것은 큰 무리수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미국, EU를 동시에 적으로 돌리는 것이나 다름없어 정치, 외교적으로 큰 부담이라는 분석이 많다. 크림을 합병하면 지난해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올해 소치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등 오랜 기간 쌓아 왔던 러시아의 외교적 지위와 국제 관계가 무너진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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