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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홍길대장과 캠프가자

    엄홍길대장과 캠프가자

    강북구가 세계적인 산악가 엄홍길 대장에게 도전정신을 배울 수 있는 여름캠프를 준비해 인기다. 강북구는 오는 13일부터 사흘간 세계적인 산악가 엄홍길 대장과 함께 도전정신을 배우는 청소년 병영체험 여름캠프를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강원 인제군 육군 제12보병사단에서 열리는 ‘청소년 희망원정대’ 여름캠프는 지역 중학생 57명과 박겸수 구청장, 산악인 엄홍길 대장 등 80여명이 참여한다. 첫날인 13일 입소식을 마친 뒤 청소년들은 유격체험으로 체력과 정신력을 단련하고 저녁에는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단결력과 협동심을 기른다. 둘째 날에는 유격장에서 서화초교로 이어지는 행군 구간을 산행하면서 고민, 진로상담을 함께한다. ‘제4 땅굴’로 이동해 냉전의 흔적을 확인하고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을지전망대’를 찾아 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시간도 갖는다. 마지막 날은 래프팅으로 심신을 재충전한다. 강북구가 2012년부터 운영 중인 청소년 희망원정대는 엄홍길휴먼재단, 성북교육지원청과 함께 지역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도전정신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4월 시작해 1년간 진행되는 과정을 모두 마친 청소년 원정대원 중 남녀 학생 1명씩에겐 이듬해 3월 엄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겸수 구청장은 “앞으로도 아이들이 미래사회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EU·美, 러 경제제재… 냉전후 최대 압박

    EU·美, 러 경제제재… 냉전후 최대 압박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사고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 조치를 내놨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이 그동안 강력한 경제제재를 피해 온 EU 회원국들을 움직였다. EU 28개 회원국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방위, 금융, 에너지 등 핵심 분야에서 러시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경제 제재안에 합의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무기 금수 조치와 더불어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분야의 기술을 러시아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러시아 정부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금융기관들이 유럽금융시장에서 거래하는 것도 금지된다. 미국도 이날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에너지 기술의 러시아 수출, 은행과 방위산업체와의 거래,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금융지원 등을 공식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대외무역은행(VTB), 뱅크 오브 모스크바, 러시아 농업은행 등 국영 은행 3곳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금융거래도 중단했다. EU와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조치에 AP통신은 아예 ‘극적으로’(dramatically)라는 표현을 썼다. EU는 그동안 강력한 경제 제재를 피해 왔다. 이유는 유럽 주요국들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17 편 격추 사건의 가장 큰 피해국인 네덜란드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는 34%다. EU의 주도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30%와 17%, 벨기에는 30%, 이탈리아는 28% 수준이다. 러시아와 척지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다. 이번 경제 제재의 주목적은 러시아 국력의 원천인 석유 생산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는 게 NYT의 분석이다. 겉으로는 금융, 군수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북극 등 심해에서 석유 자원을 얻는 기술을 차단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의 석유 생산에 타격을 주는 건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석유와 가스가 강하게 결합된 형태를 띠고 있는 러시아의 경제적 토대 자체를 뒤흔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유럽에도 손해다. 일례로 BP, 엑손모빌 등 주요 석유회사들은 이번 제재 조치 발표 뒤 대번에 주가가 떨어졌다. 이들은 기술이 부족한 러시아 석유업체와 기술 합작, 지분 참여 등을 통해 북극 탐험 등 이런저런 사업을 함께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EU 전문매체인 ‘EU 옵서버’에서 EU가 경제 제재 때문에 올해 400억 유로(약 55조 100억원), 내년 500억 유로(약 68조 7700억원) 정도 손해 볼 것이란 추정치를 내놓는 이유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북한 미그 19기, 올해만 3차례 추락”…미그 19 전투기는 이웅평 상위 귀순 때 몰고 온 전투기

    “북한 미그 19기, 올해만 3차례 추락”…미그 19 전투기는 이웅평 상위 귀순 때 몰고 온 전투기

    ‘미그 19기’ ‘이웅평 상위’ ‘미그 19 추락’ 미그 19기 추락 소식이 전해졌다. 1983년 북한 이웅평 상위(대위)가 귀순할 당시 몰고 온 전투기로 잘 알려진 북한의 미그-19 전투기가 올 들어서만 3대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30일 “비행 훈련에 나선 북한의 미그-19 전투기가 지난달과 이달 등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추락했다”면서 “북한이 옛소련에서 도입해 운용 중인 미그 계열의 전투기 노후화가 심하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달 초에도 황해도 곡산 비행장에서 이륙한 미그-19가 추락한 이후 해당 기종의 비행훈련이 잠시 중단되기도 됐다”고 전했다. 곡산비행장은 북한 공군의 최남단 주작전기지로서 북한군의 주력전투기인 미그-17·21기 등 50여 대가 배치돼 있으며 이 곳에서 출격한 전투기가 남하할 경우 5분이면 서울까지 도달할 수 있다. 미그-19기는 1953년 구 소련에서 개발된 제트 전투기로, 소련에서만 약 6000여대가 생산됐고, 중국, 체코슬로바키아 등 냉전시대 공산권 국가에서도 라이센스 생산된 바 있다. 현재는 대부분 퇴역했고 북한, 잠비아 등에선 아직까지 운용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크라 내전 ‘미·러 대리전’ 점입가경

    우크라 내전 ‘미·러 대리전’ 점입가경

    우크라이나 내전이 사실상 미국과 옛 소련의 냉전시대식 대리전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격추된 뒤 러시아가 사실상 내전에 직접 개입하자 미국도 한층 깊은 군사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을 추스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동맹국 지위를 부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냉전 구도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지원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반군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들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미 반군 군사시설의 위치가 나타난 위성사진 등을 우크라이나 정부와 공유하고 있지만 수시간에서 하루 전의 자료로 공습이나 다른 직접 공격을 하기엔 미흡한 실정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비(非)나토 동맹국 지위를 부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니콜라이 말로무슈 전 우크라이나 대외정보국장이 키예프 원탁회의에서 한 발언을 바탕으로 이 같은 결정이 조만간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동맹국이 되면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받지 못했던 미국의 무기와 군사장비, 군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의 비나토 동맹국 중에는 한국, 일본, 이스라엘, 호주 등이 포함돼 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반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보낸 고성능 대구경 다연장 로켓 발사대 ‘토르나도’(토네이도)를 비롯한 강력한 새 무기들이 지난 25일 국경을 넘어 친러 분리주의 무장세력에게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 등 중화기도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새로 배치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4일 러시아 영토에서 발사된 로켓이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타격했다며, 러시아가 그동안 분리주의세력들에게 군수품 등을 지원하는 간접적인 개입에서 직접 공격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미국의 대응 조치가 러시아에 대항할 우크라이나의 힘을 키우는 것 외에도 동유럽 나토 회원국들을 안심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며 긴장감을 높이자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회원국들은 나토에 병력 증강을 요청해 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동맹국 지위를 부여하면 러시아와 미국·나토·우크라이나 사이의 갈등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이 반군 로켓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해도 오폭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정보를 받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오폭으로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민간인 인명피해를 내면 러시아의 직접공격 빌미가 될 수도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美 4 : 中 3 : 日 2 : 露 1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美 4 : 中 3 : 日 2 : 露 1

    동북아시아의 냉전구조에 어느덧 변화가 온 것일까.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전통적인 대립구도에 눈에 띄는 균열이 생긴 것 같다. 누가 진짜 친구이고, 누가 잠재적인 적인지 헷갈리는 복잡다단한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에게 어느 나라가 더 중요한가. 상황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 “역사상 가장 완벽한 동맹체제” 국가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대외적인 명분과 실질적인 이해관계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는 우리 외교가 추구하는 대표적인 명분이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와 경제통상이다. 우리나라에 미국은 명분과 이해가 일치하는 유일한 동북아 세력이다. 두 나라의 정상이 회담하면 발표문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문구가 포함된다.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군사동맹국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상징인 한미연합사가 ‘전 세계 군 역사상 가장 완벽한 동맹체제’라고 평가한다. 주한미군은 향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핵 보유를 주장하는 북한뿐만 아니라 군사대국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는 균형추 역할도 맡아야 한다. 미국은 과거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역할을 해줬고, 한국도 경제성장에 맞춰 미국의 무기를 집중 구매하는 등 성의를 보여 왔다. 두 나라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군사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 관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양국의 경제통상관계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 “안보에는 윈윈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서로를 ‘라오펑유’(朋友)라고 부른다지만 실제로 두 나라는 수천년의 역사를 공유하는 가장 오랜 이웃이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가 내세우는 대외적인 가치의 절반만 공유한다. 시장경제를 통한 두 나라의 교역과 투자는 급격히 늘어났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통상국이다. 그러나 두 나라는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지 못한다. 그런 탓인지 두 나라의 외교관계는 다소 일방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중요한 외교 현안이 있을 때 협상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정한 방침을 ‘통보’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한편으로 중국은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나라로 인식된다. 북한 핵 문제 해결과 장기적으로는 통일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기 어려운 파트너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는 대중 관계를 강화해 가려 하지만, 미국은 약간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낸다. 미국의 외교관들은 “한·중관계 개선이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의 군인들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외교는 ‘윈·윈’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안보는 제로섬 게임”이라면서 “동맹은 적과 동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치보다는 실리? 일본은 우리나라와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한다. 그러나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은 그런 가치마저 무의미하게 만든다. 일본이 북한에 접근한다고 해서 우리가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남북은 어떤 식으로든 북·일관계를 능가하는 외교적 이벤트를 만들어 갈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한·일관계는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장애물이 많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명분보다 실리로 접근해야 한다. 러시아는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시베리아라는 거대한 기회의 땅을 품고 있다. 네 나라와의 관계를 10으로 보고 가중치를 준다면 4 : 3 : 2 : 1 정도로 하고 싶다. 현재로서는 명분으로나 실리로나 미국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한·미관계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를 압도하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은 오랜 친구이고 중요한 경제통상의 파트너이기는 하지만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는 모호한 구호를 구체화하려면 역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 소련 핵 공격시 美 최대 7100만명 즉사 (美기밀문서 해제)

    소련 핵 공격시 美 최대 7100만명 즉사 (美기밀문서 해제)

    냉전시대 만약 미국과 소련 간 핵전쟁이 일어났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까?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의 국가 안보 기록 보관소가 50여년 전 만들어진 기밀 보고서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냉전이 극에 달했던 지난 1957~1963년 사이 미 국가 안전보장회의(NSC)가 만든 이 보고서는 핵전쟁이 일어난 후 입을 피해를 가상한 것이다. 지난 1961년 취임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처음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기밀문서의 내용은 무시무시하다. 소련 측의 선제 공격을 받은 미국은 그 즉시 4800만~7100만명이 즉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미국 측의 반격을 받은 소련도 6700만명, 중국은 76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가 안보 기록 보관소 측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전임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지시에 의해 시작됐으며 첫 보고를 받은 케네디의 반응도 상세히 담겨있다. 브리핑 직후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딘 러스크에게 “끔찍한 경험”이라면서 “그래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인류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말레이기 피격] “러시아 제재 반대” ‘의리’ 외치는 프랑스...왜

    [말레이기 피격] “러시아 제재 반대” ‘의리’ 외치는 프랑스...왜

    지난 18일 298명을 태우고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을 격추시킨 범인이 동부 분리주의 반군이라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면서 이른바 ‘쇼이구 루트(Shoigu route)’를 통해 암암리에 반군에 무기를 공급해 온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점차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지난번 크림반도 병합 사건을 잊지 않겠다는 듯이 러시아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러시아는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소행이라며 음모론 맞불을 놓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 내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여객기 격추를 통한 민간인 대량 학살이라는 전쟁범죄 행위를 저지른 집단을 옹호하면서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질타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한복판에 있는 프랑스가 뜬금없이 러시아에 대한 ‘의리’를 외치고 나섰다. 결국 지난 22일(현지시간)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도 프랑스 등의 반대로 러시아의 ‘행위’에 대한 추가제재는 억지로 모양새만 갖추는 선에서 그쳤다. 무기 금수와 경제 제재조치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해 결국 반쪽짜리가 된 셈. 이렇듯 프랑스가 러시아에 ‘으~리’를 외치는 배경엔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9천억짜리 상륙함 다 만들었는데...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러시아에 대한 ‘의리’를 외치고 나선 것은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돈 때문이다. 프랑스는 지난 2011년에 러시아와 12억 유로 규모의 상륙함 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이 상륙함의 1번함이 오는 12월 러시아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당시 러시아 총리가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푸틴 총리는 프랑스의 최신예 헬기 강습상륙함인 미스트랄(Mistral)급에 관심을 보였고, 1년여 간의 논의 끝에 4척의 미스트랄급을 블라디보스톡(Vladivostok)급으로 구매하되, 2척은 프랑스에서, 남은 2척은 프랑스가 러시아에 기술을 제공해 러시아에서 건조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2만 톤이 넘는 이 상륙함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러시아 해군이 도입을 반대하면서 사업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됐다. 도입 계약이 체결될 당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방위원장이자 흑해함대 사령관을 역임했던 블라디미르 코모예도프 의원은 “프랑스가 계약을 철회해 준다면 그들에게 감사할 것”이라면서 “미스트랄급은 러시아 해군의 전략과 맞지 않는 함정”이라고 도입을 강력히 반대한 바 있었다. 그러나 푸틴 입장에서는 프랑스와의 무기 거래가 ‘냉전 종식’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었고, 프랑스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여 미국과 영국, 독일 중심으로 뭉치고 있는 유럽의 안보 협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기 때문에 사업은 강행되었고, 현재 1번함인 블라디보스톡함이 진수되어 인도 전 마지막 점검을 받고 있다. 동급은 길이 199m, 폭 32m에 만재배수량 21,300톤으로 우리 해군의 독도함과 약간 더 큰 상륙함이다. 450명의 병력과 2대의 공기부양정(LCAC), 최대 16대의 대형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는 이 상륙함에 Ka-52K 공격헬기 8대와 Ka-29 강습헬기 8대 등 16대의 헬기를 탑재할 예정이며, 1번함은 태평양함대 배치가 결정된 바 있다. 러시아로서는 블라디보스톡함을 태평양에 배치하여 최근 집단적 자위권과 재무장을 운운하며 쿠릴 열도를 넘보고 있는 일본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릴 수 있어 좋고, 프랑스로서는 이미 9천억 원을 들여 다 만들어 놓은 배를 썩힐 수도 없는 입장이니 이해관계가 맞은 두 나라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외면하고 자기들끼리 ‘의리’를 외치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어 보인다. -자유・평등・박애의 나라 프랑스는 옛말? 미국과 EU, 그리고 국제사회는 프랑스가 러시아에 상륙함 판매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하며 반발하고 있지만 프랑스는 이웃 나라들의 따가운 시선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프랑스의 이런 도덕적이지 못한 상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자는 대만이었다. 대만은 중국의 전 방위적인 공세로 해외에서 무기를 도입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는데, 그 어려운 와중에도 지난 1992년 노후화된 F-5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에서 선정된 기체는 프랑스의 미라지 2000-5 전투기였고, 대만은 프랑스와 전투기 60대, 미카(MICA)와 매직(MAGIC) 공대공 미사일 각각 480기와 960기 등을 패키지로 묶어 도입하는 5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프랑스와 체결했다. 그러나 거래 규모가 대만 국방부가 제시했던 가격보다 약 3백억 대만달러(약 1조원) 이상 높았고, 탕야오밍(湯耀明) 총참모장의 지시에 의한 조사 결과 이 차액은 프랑스가 대만 군부와 국민당에 제공했던 리베이트였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었다. 프랑스는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면서도 첨단 전투기 판매에 대해 주중 프랑스 영사관 폐쇄 등의 조치로 불쾌감을 보이는 중국을 달래기 위해 대만 공군에 판매된 미라지 2000-5 전투기에 대한 기술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1998년 1월에는 아예 중국공군 조종사를 파리 군사 아카데미 3군 통합작전학교로 초빙, 동일 기체에 대한 운용 전술과 비행 교육까지 해 줬는데, 이 학교는 대만 공군 파일럿들도 조종 연수를 오는 곳이었기 때문에 대만 공군 관계자들을 분노케 했다. 이밖에도 프랑스는 대만이 국제적인 고립으로 인해 해외에서 무기를 쉽게 도입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1989년 70억 프랑에 제시했던 라파예트(Lafayette)급 호위함 6척 가격을 2년 만에 160억 프랑이라는 가격으로 바가지를 씌우기도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막대한 커미션이 오간 사실이 롤랑 뒤마(Roland Dumas) 前 프랑스 외무장관의 측근의 법정 증언과 지난 2010년 타이페이 법원 판결문에서 확인된 바 있었다. 최근 프랑스 정계는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의 뒤를 봐주는 대가로 사르코지 前 대통령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시끌벅적하다. 정치・경제적인 이익 앞에서는 그들이 그토록 자랑하던 혁명정신마저 사라지는 모양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말레이 여객기 피격] 부크 미사일 무선 통제 가능한데… 어쩌다 민항기 쐈을까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격추시킨 미사일로 지목받고 있는 ‘부크’(Buk) 미사일은 냉전 시절이던 1979년 실전 배치된 무기다. 이동식 지대공미사일이지만 사람이 아닌 차량에서 미사일을 쏜다. 그 덕에 최대 2만 5000m 높이까지 미사일을 쏘아 올릴 수 있다. 발사된 탄두가 공중에서 폭발하면 그 파편이 적의 전투기를 공격한다. 육안으로 대략 확인하고 쏘는 게 아니라 레이더로 통제하는 무기인데 어떻게 민간 항공기를 공격하게 됐을까. 19일(현지시간) AP통신은 군사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미사일시스템에 필수적인 통제시스템을 미처 활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중앙레이더시스템에 연결해 운용해야 완벽한 공격무기가 되는데, 시간에 쫓겨 미사일 발사체만으로 무리한 공격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반군에게 부크 미사일을 잠시 제공한 뒤 돌려받았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분석 의견을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부크 미사일뿐 아니라 탱크 등 다른 장비까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격추 사실을 숨기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무기 전문가 콘스탄틴 시브코프 지정학연구소장의 발언을 통해 “부크시스템 자체는 외부 전파위치시스템의 도움을 받아야 완벽해진다”면서 “전파위치시스템의 지원 없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그들이 겨냥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 미국 공군 장교였던 로버트 라티프 역시 “민간 항공기는 ‘나는 민간기이고 지금 어느 정도 높이에서 어느 정도 속도로 날고 있다’는 기본 정보를 무선으로 발신한다”며 “현재로서는 추측이긴 하지만 거대한 화물기처럼 보이는 비행기가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비행기의 정체를 식별해 보려는 노력 없이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자동적으로 공격에 나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국방안보정보 제공 업체인 IHS제인의 에드워드 헌트 고문은 “민간기는 직선으로 날아가는 데다 회피기동을 하지도 못한다”며 “그런 상황에서 지대공미사일이 조준됐다면 살아남을 기회는 없었을 것이고 아마 조준됐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민항기 격추, 국제사회 응징 반드시 따라야

    승객과 승무원 298명의 목숨을 앗아간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은 31년 전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를 떠올리게 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이다. 민간 여객기로서는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격추 사건이라고 한다. 민간인 희생의 아픔을 잘 아는 우리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에이즈 전문가들이 다수 탑승했다가 희생된 것도 학계로서는 큰 손실이다. 이제 국제 사회가 해야 일은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여 응징하는 것이다. 주범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일 공산이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민간 여객기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점령지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된 지역에서 비행기 격추는 처음이 아니며 러시아가 반군들에게 꾸준하게 군사적 지원을 해왔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측은 친러 반군과 러시아군 장교의 통화 도청 자료 2건을 공개했다. 미 정보당국은 ‘부크’(Buk)로 불리는 러시아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반군과 그 배후인 러시아가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국제 사회의 강력한 응징도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민항기가 영공을 침범하더라도 격추하지 못하도록 민간항공협정을 개정했다. 이번 격추 사건이 이 협정을 위반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부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경위와 주범을 밝혀내야 한다. 일단 러시아 측이 국제조사에 동참한 것은 다행스럽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ICAO가 주관하는 국제조사에 합의했다고 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민간인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는 악행이다. 오인 공격을 했다손 치더라도 용서받을 수 없다. 국제사회는 응징과 제재를 위해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이미 미국은 러시아의 대형 에너지업체와 방위산업체, 반군 세력들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사건이 미국 등 서방국가와 러시아가 대립하는 ‘신냉전’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제재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응하는 보복을 하겠다고 밝혀 벌써 세계 기류가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응징은 하더라도 극단적인 대결을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말레이機, 31년전 ‘KAL기 격추’와 닮은꼴

    말레이機, 31년전 ‘KAL기 격추’와 닮은꼴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보잉777 여객기 피격 사건은 1983년 소련이 대한항공(KAL) 여객기를 격추한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이 18일 보도했다. 1983년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9월 1일 오전 6시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007편도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탑승한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KAL 여객기는 도착 2시간 30여분 전인 오후 3시 23분 일본 홋카이도 근해에서 연락이 두절됐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예정 항로를 벗어나 소련 영공으로 들어갔다. 당시 KAL 여객기에 미사일을 발사한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오시포비치는 “정찰기로 확신하고 격추했다”고 지난해 9월 러시아 시사주간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KAL기가 격추될 당시 세계 정세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냉전의 대결 구도가 막바지 절정으로 치닫던 상황이었다. 당시 양국은 첩보 활동을 위해 상대국의 영공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소련이 KAL기를 정찰기로 오인했다는 주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지역의 상공에서 일어났다. 한편 이번 사건의 책임 소재 규명과 국제법 적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반군의 오인 격추설이 유력하게 제기된 가운데 반군 측의 책임으로 결론이 나오면 복잡해질 수 있다. 국가가 아닌 무장단체를 상대로 해야 하는데 책임자를 특정하는 것이 확실치 않고 소송에서 이겨도 배상금을 받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격추무기로 지목된 러製 부크 미사일은

    격추무기로 지목된 러製 부크 미사일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지목된 ‘부크’(Buk·러시아어로 너도밤나무라는 뜻) 미사일은 과거 소련이 냉전기에 서방의 순항미사일과 고고도 전폭기 요격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사거리가 3000∼4000m에 불과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과는 달리 부크 미사일은 최대 2만 5000m 고도의 비행물체를 요격할 수 있는 중고도급이다. 말레이항공기는 1만m 상공에서 피격됐다. 레이더 유도 방식인 부크 미사일은 소련이 1972년 개발을 시작해 1979년 실전 배치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잔소리꾼’(Gadfly)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미군에서는 SA11로 통한다. 여러 차례의 개량작업을 거쳐 Buk-M1, Buk-M2, 해군용(S390M1) 등 14종의 변형 모델이 나왔으며 무기업계에서는 ‘베스트셀러’로 통한다. 탄두 중량은 70㎏으로, 공중에서 폭발을 일으켜 비행물체를 추락시킨다.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이 미사일 시스템을 유지해 왔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우크라 반군부대서 25㎞ 지점 추락… 신냉전 비극이 서린 곳

    우크라 반군부대서 25㎞ 지점 추락… 신냉전 비극이 서린 곳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추락 사건의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보 당국과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의 말을 종합해 보면 우크라이나 반군이나 러시아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친러 반군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우크라이나 친러 반군, 러시아 중 누구의 소행이든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지속된 ‘신냉전’으로 인해 무고한 민간인 298명이 희생된 비극적인 사건으로 남게 됐다. 17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은 미국 정보 당국이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지대공미사일에 격추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어느 나라가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제 이동식 중거리 방공시스템인 ‘부크’(Buk)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우크라이나 반군이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안드레이 푸르긴 제1부총리는 “러시아의 연방항공위원회(IAC)에 블랙박스를 보내 내용을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미국, 유럽연합(EU)과 각을 세우며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갈등에 이은 ‘신냉전’ 체제를 구축해 왔다. 도네츠크, 루간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도 분리 독립을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내전은 계속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실상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하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과 EU가 일부 경제 제재만 가한 채 우크라이나 내전을 관망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에는 무정부 상태가 지속됐고, 결국 민간 여객기가 격추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BBC는 누가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입증할 수 있는 정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보기관이 확보한 반군 전화 통화 도청 자료를 근거로 반군이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도청 자료에는 반군 지도자인 이고리 베즐레르가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반군이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보고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다른 자료에는 반군 부대가 여객기 추락 지점에서 북쪽으로 25㎞ 떨어진 지역에서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는 내용이 있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 반군이 정부군 수송기로 오인해 잘못 격추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이고리 스트렐코프 반군 사령관은 소셜미디어사이트 ‘VK닷컴’에 “우리가 막 An(안토노프)26 수송기를 토레즈 근처에서 떨어뜨렸다”는 글을 올렸다가 바로 삭제해 의혹을 키웠다. 반면 인테르팍스통신은 러시아 항공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한 세력이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를 노렸으나 오인 사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는데 말레이시아 여객기와 푸틴 전용기가 37분의 시차를 두고 서로 엇갈려 지나쳤다는 것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피격]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시킨 부크(Buk) 미사일은 어떤 무기?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부크 미사일’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사일 피격 추락에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부크 미사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지목된 ‘부크’(Buk) 미사일은 러시아가 냉전기 서방의 순항미사일과 고고도 전폭기 요격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사거리가 3천∼4천m에 불과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과는 달리 부크 미사일은 140㎞의 거리 안에서 최대 2만5천m 고도의 비행물체를 요격할 수 있는 중고도급이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는 1만m 상공에서 피격됐다. 미국 정보당국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부크 미사일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부크 미사일을 누가 발사했느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부 지역을 장악한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의 테러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퇴각하면서 버리고 간 부크 미사일 시스템을 반군이 확보했거나 러시아가 반군에 이를 지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P통신도 자사 취재진이 여객기 피격 당일 반군 장악 지역에서 부크 미사일 시스템과 유사한 발사대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군 측은 “사거리 4㎞ 안팎의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만 보유하고 있고 설령 부크 미사일 시스템을 갖고 있더라도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면서 정부군 소행이라고 반박한다. 러시아 언론은 여객기 추락 현장 부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최소 27대의 이동식 발사대를 갖춘 부크 미사일 포대를 운영 중이라면서 부크 미사일과 유사한 S-300 지대공 미사일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레이더 유도 방식인 부크 미사일은 구소련이 1972년 개발을 시작해 1979년 실전 배치했다. 최대 마하5의 속도로 순항 미사일과 스마트 폭탄, 무인기 등을 요격할 수 있는 만능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잔소리꾼’(Gadfly)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미군에서는 SA-11로 통한다. 그간 여러 차례의 개량작업을 거쳐 Buk-M1, Buk-M2, 해군용(S390M1) 등 14종의 변형모델이 나왔다. 탄두 중량은 70㎏으로, 공중에서 폭발을 일으켜 비행물체를 추락시키는 비산형 폭탄이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소식에 네티즌들은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끔찍하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반군 소행?”,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무고한 생명이”,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이런 비극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턱밑’ 노리는 푸틴… 쿠바에 감청기지 재가동

    ‘美 턱밑’ 노리는 푸틴… 쿠바에 감청기지 재가동

    우크라이나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측이 쿠바의 감청기지를 재가동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쿠바의 수도 아바나 남부에 있는 루르드 감청기지를 재가동하도록 쿠바에 요청했고 쿠바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러시아경제지 코메르산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루르드 기지는 쿠바 미사일위기 2년 뒤인 1964년에 설치된 레이더 기지다. 미국 해안에서 불과 250㎞ 떨어진 이곳에 소련은 정보요원 3000명을 상주시켰다. 당시 해외에 설치된 최대 규모의 감청기지였다. 냉전 이후 효용성이 떨어져 점차 방치되다 2001년 폐쇄됐다. 로이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쿠바 방문 기간 동안 “감청기지 부활 대가로 소련 시절 쿠바의 부채 320억 달러 가운데 90%를 탕감해 주고 주변 지역 석유 탐사를 돕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무시하는 분위기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측 공식 발표가 없어 뭐라고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입을 닫았다. 국무부 고위관료는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너무 적은 데 반해 들이는 비용은 너무 많다”면서러시아 측의 “정치선동”이라고 깎아내렸다. 푸틴 대통령도 “그 기지 없이도 국방 분야 과제를 해결할 역량이 있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러시아 전문가들은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입을 모은다. 세르게이 에르마코프 러시아전략연구소 지역안보실장은 “러시아가 동맹을 형성하고 그들을 도울 것이라는 하나의 신호라는 점에서 쿠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말레이기 피격] 31년전 KAL기 사건 ‘재판’...내전이 부른 무고한 참사

    [말레이기 피격] 31년전 KAL기 사건 ‘재판’...내전이 부른 무고한 참사

    17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탑승객 295명 전원이 사망한 말레이시아 보잉 777 여객기 피격 사건(사진)은 1983년 소련에 의한 대한항공(KAL) 여객기 격추사건을 연상케 한다. 31년 전인 대한항공(KAL) KE-007도 미사일 공격으로 탑승객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1983년 뉴욕에서 출발해 9월1일 오전 6시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KAL기가 격추될 당시 세계 정세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냉전의 대결구도가 막바지 절정으로 치닫던 상황이었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지역의 상공에서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세력은 여객기가 상대방 미사일에 피격됐다고 주장하며 서로 발뺌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사건도 내전의 긴장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민간항공기에 타고 있던 수백명의 목숨이 희생된 것이며, 아직도 한국의 기억속에 ‘피멍’으로 남은 KAL기 사건의 재판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쿠알라룸프로 향하던 중이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트위터를 통해 이 여객기와의 교신이 암스테르담에서부터 끊겼고 마지막으로 위치가 확인된 것은 우크라이나 상공이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 여객기가 추락한 곳이 러시아 국경에서 약 60km 떨어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샤흐툐르스크 부근 토레즈로, 이곳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이 전투를 벌여왔다고 전했다. 과거 KAL 여객기 사건도 도착 2시간30여분 일본 북해도 근해에서 연락이 두절됐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예정 항로를 벗어나 소련 영공으로 들어갔다. 당시 KAL 여객기에 미사일을 발사한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오시포비치 조종사는 정찰기로 확신하고 격추했다고 지난해 9월 러시아 시사주간지 ‘아르티 이 팍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우리 정부는 KAL 여객기가 피격된 그해 9월12일 미국을 통해 소련에 배상을 요구하는 외교문서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소련은 국교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한편 미국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러시아제 이동식 중거리 방공 시스템인 ‘버크’(Buk)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고 잠정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메르켈, 또 경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스파이 활동을 지휘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를 추방한 조치로 미국이 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공영 ZDF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추방 조치가) 효과를 낼 것인지 서둘러서 말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12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냉전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면서 “동맹 간 스파이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독일 연방정보국(BND) 직원이 미국의 이중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보고를 받고 얼마나 화가 났느냐는 질문에는 “얼마나 화가 나는지가 문제가 아니다. 정보기관의 임무에 대해 미국과 독일이 근본적으로 다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을 나에게 확인해 준 증거”라고 말했다. 이중 스파이 논란이 터지자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라며 신중했던 메르켈 총리는 지난 10일 “동맹국을 상대로 한 스파이 행위는 에너지 낭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독일이 CIA 책임자를 추방하고 미국과의 정보 공조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연일 강경책을 내놓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구축된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미디어를 통한 방식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독일 정부의 CIA 베를린 지부장 추방 결정과 언론 발표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60살넘은 ‘늙은’ 폭격기에 목멘 ‘첨단’미국, 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60살넘은 ‘늙은’ 폭격기에 목멘 ‘첨단’미국, 왜?

    정치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군의 이미지는 ‘첨단’이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은 전 세계에 군대를 배치하면서 독재자나 군벌, 이슬람 무장 단체부터 해적과 마약조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과 지금 이 순간도 싸우고 있다. 하루하루가 전쟁의 연속인 만큼 전장에서 올라오는 교훈은 재빨리 새로운 무기 개발에 반영되고, 이렇게 전장 환경과 사용자의 니즈로 탄생한 새로운 무기들은 전 세계 전쟁터에서 얼굴을 내밀며 미국의 군사력과 과학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첨단 무기 구매에 엄청난 국방예산을 쓴다하여 ‘천조국’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진 미국조차 60년 넘게 바꾸지 못한 무기가 있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것은 미국의 전략적 힘의 심볼인 ‘전략폭격기’였다. -집안 대대로 조종하는 유서 깊은 폭격기 종류를 막론하고 무기체계의 한 세대는 약 30년 정도로 잡는다. 소총부터 전차는 물론 전투기와 군함도 30년을 기준으로 해서 퇴역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 무기의 수명이 30년을 넘긴다면? 전차나 장갑차는 ‘닦고 조이고 기름 쳐서’ 더 쓰거나 굴러가지 않으면 고정식 포탑으로라도 사용할 수 있고, 군함도 최소한 가라앉지는 않는다. 하지만 항공기는 다르다. 낡은 항공기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하늘을 나는 관(Flying casket)’이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하는 경우라면 이러한 문제는 좀 더 심각해진다. 항공기 수명 30년이라는 것은 연간 비행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놓고 그것을 지켰을 때 수명이 30년이라는 이야기지만, 미국은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 상황 때문에 항공기들이 혹사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도입 25~30년이 경과한 항공기들은 종류를 막론하고 현역에서 도태시켜 매각하거나 ‘항공기의 공동묘지’로 불리는 AMARC(Aircraft Maintenance And Regeneration Center)에 장기 보관 처리를 하고 새로운 항공기로 대체된다. 현재 AMARC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당당한 1선급 전투기로 활약하고 있는 F-15/16/18 계열 전투기들이 500여대 이상 보관중이다. 그런데 여기에 100여대나 보관 중인 어떤 폭격기는 비슷한 숫자가 현재 미 공군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다. 바로 B-52H다. 1952년부터 생산되어 1955년부터 실전 배치된 이 폭격기는 ‘3대가 모는 폭격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이 폭격기 조종사로 근무하는 집안이 있다. 지난해 B-52H 조종사가 된 미 공군 데이비드 웰시(David Welsh) 대위의 아버지 돈 웰시(Don Welsh) 예비역 대령은 베트남전에서 B-52 폭격기를 몰았던 참전용사이고, 할아버지인 돈 스프레이그(Don Sprague) 예비역 대령 역시 냉전시기 B-52 폭격기를 이용한 핵공격 임무를 수행했던 파일럿이었다. 문자 그대로 집안 대대로 조종하는 유서 깊은 폭격기인 것이다. -여러번의 교체 시도, 하지만 구관이 명관? 사실 미 공군도 B-52 폭격기가 좋아서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이 폭격기를 대체하기 위해 몇 차례나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제트기가 대중화되면서 자고 일어나면 항공기의 세대가 바뀌어 있을 정도로 항공기술 발전이 빨랐던 1960년대에 미 공군은 B-52를 마하 3의 초음속으로 날아가 소련에게 핵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XB-70 발키리(Valkyrie) 폭격기로 대체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기술로도 무리가 있는 초음속 폭격기를 60년대 기술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고, 천문학적인 예산만 쏟아 붓고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미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여전히 초음속 폭격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지만, 기술 수준의 한계를 감안해 속도를 마하 2 정도로 낮추고 당시 유행하던 가변익을 채택한 B-1을 내놓은 것이다. 당시 미 공군은 “소련 근처까지는 마하 2로 접근하고, 소련 영공에서는 레이더에 잘 걸리지 않도록 낮은 고도를 마하 1.2의 속도로 침투해 빠르게 타격하고 돌아오면 된다”라는 발상이었지만, 1976년 소련공군의 빅토르 발렌코(Viktor Belenk) 중위가 MIG-25 전투기를 타고 귀순하면서 이 같은 발상은 산산조각 났다. 소련은 이미 미국의 이러한 발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마하 3의 속도와 장거리 미사일, 저고도 침투 항공기를 장거리에서 잡아낼 수 있는 대형 요격기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격도 1977년 기준으로 당시 최신예 전투기였던 F-15A 전투기의 10배가 넘는 1억 달러에 달했고, B-1B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던 1988년 당시에도 대당 3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등장해 애초에 244대를 생산해 B-52를 대체한다는 계획은 98대 생산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결국 B-52 대체에 실패한 것이었다. 1980년대 후반 미 공군은 더 이상 초음속 폭격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바로 스텔스(Stealth) 폭격기였다. 미 공군은 초음속 비행 성능은 포기하는 대신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성능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로 B-2A 폭격기가 등장했지만, 애초에 133대가 생산되어 B-52를 대체할 계획이었던 이 폭격기는 달랑 21대만 생산되고 말았다. 직전 모델인 B-1B의 3억 달러보다 7배 이상 폭등한 대당 22억 달러의 가격 때문이었다. B-2A는 흔히 ‘금값보다 비싼 폭격기’라고 하는데, 실제로 B-2A의 기체 중량을 가격으로 나눠보면 1g당 50달러가 넘게 나오는데, 이는 1g당 45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 금보다 더 비싼 가격이다. 날아다니는 45톤짜리 금괴라는 별명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요컨대 미 공군은 지난 50년 동안 B-52를 대체하기 위해 몇 차례나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실패를 거듭했고 눈물을 머금으며 개량과 보수를 거쳐 B-52를 60년째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백전노장 B-52, 이제는 은퇴할 수 있을까?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조사국(CRS :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이 지난 7월 9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미 공군이 미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에게 차세대 전략폭격기 사업, 일명 LRSB(Long-Range Strike Bomber) 사업을 위한 제안요청서(RFP : RFP : 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했다고 밝히고 있다. CRS 보고서는 미 공군이 2025년 이후부터 신형 폭격기 80~100여대를 도입해 현재 운용중인 B-52H 76대 전부와 B-1B 36대를 대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대당 가격은 5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억제하겠지만 최대 8억 1,000만 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사업이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Sequester)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 공군 수뇌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되었기 때문인데, 실제로 지난해 가을, 마크 웰시(Mark A. Welsh) 공군참모총장은 “차세대 폭격기 프로그램을 취소 또는 연기해야 한다는 확실한 근거가 없는 한 이 사업과 관련한 그 어떤 예산 변경이나 축소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한 바 있었다. 한술 더 떠 미 공군은 지금까지 비밀 예산으로 차세대 폭격기 설계 작업을 상당한 수준까지 진척시킨 것이 이번 CRS 보고서를 통해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강력한 의지를 통해 준비되고 있는 차세대 폭격기가 과연 B-52 폭격기의 유구한 전통(?)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위에서부터 ▲ B-52 핵공격 파일럿이었던 할아버지(사진 왼쪽) B-52로 하노이를 폭격했던 아버지(오른쪽)에 이어 B-52 파일럿이 된 데이비스 웰시 미공군 대위(가운데) ▲ 같은 무게의 금값보다 비쌌던 B-2A 스텔스 폭격기 ▲ 60년째 자리를 지켰지만 앞으로 10년은 더 현역에 남아 있어야 할 B-52 폭격기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美 첩보전에 독 오른 獨… 양국 정보공조 중단

    美 첩보전에 독 오른 獨… 양국 정보공조 중단

    독일이 첩보행위를 이유로 베를린 주재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에 대해 추방 조치를 내린 데 이어 미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떠받치는 최고의 핵심 동맹관계인 양국 사이에 찬바람이 부는 것이어서 독일의 추가 조치와 미국 측 대응이 주목된다. 독일 총리실은 11일 긴급한 사항이 아닌 이상 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관계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빌트 등 독일 일간지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긴급사항이란 테러 위협이나 아프가니스탄 등 외국 주둔 독일군의 안전에 관련된 사안들을 말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일상적인 정보협력 관계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의미라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설명했다. “냉전 때 동독에서나 일어났을 법한 일”(월스트리트저널), “(서방의 제재를 앞둔)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 웃을 일”(타임)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제대로 된 설명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자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도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이란 핵 문제 회의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스파이 행위 의혹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이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은 미국 측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인한 국내 여론 악화 때문이다. 사건 초기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우방국 사이에서도 첩보행위가 있다는 것을 아는 데다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가 되는 것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드워드 스노든의 도청 폭로에 이어 이번 사건이 터지자 무시하고 지나치기엔 국민들의 반감이 너무 커졌다. 독일연방하원 지도부와 면담한 로버트 메넨데스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MSNBC에 출연해 “보통의 독일 사람들은 친구이자 동맹으로서 오랜 기간 서로 잘 알아왔던 미국 사람들이 왜 이런 간첩행위를 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고, 커다란 실망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에 상세하게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균열이 손쉽게 봉합될 수 있을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독일이 스노든의 폭로 이후 동맹국 간 첩보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미국에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사실을 거론했다. 파국을 원치 않는 이상 겉으로야 손을 잡더라도 물밑으론 더 치열한 첩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태를 더 깊이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이번 일은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최근 독일이 러시아, 이란 등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더 깊은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는 점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FBI는 만델라를 공산주의자로 감시했다

    FBI는 만델라를 공산주의자로 감시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1990년대에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공산주의 색채가 짙어 미국에 위협이 되는 인물’로 여기고 지속적으로 감시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는 이미 만델라가 민주주의와 인권, 차별철폐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을 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정보공개 전문가 리얀 샤피로 교수가 입수한 FBI의 기밀 해제 문서를 분석해 보도했다. 문서에 따르면 FBI는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 폐지 운동을 벌이다 수감됐다가 27년 만인 1990년 2월에 석방된 만델라 전 대통령에게 비밀 요원을 붙여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FBI는 만델라가 석방된 지 한 달 만에 나미비아에서 당시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이었던 야네즈 드르노브셰크를 만난 것을 감시했으며, 이후에도 만델라가 세계 지도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을 만날 때마다 현지 첩자를 붙여 감시하고 보고서를 작성토록 했다. 특히 만델라가 이끈 아프리카민족회의(ANC·현 남아공 집권당)와 미국 인권단체의 연대를 ‘미국 안보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공산주의적 위협’으로 규정했다. 가디언은 “이번 문건은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져 냉전이 사실상 해체된 이후에도 FBI가 얼마나 냉전적 사고에 사로잡혔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FBI 뉴욕 지부가 작성한 기밀 보고서는 ANC를 ‘소비에트가 만든 위장단체’로 분류했다. 그러나 ANC는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기 5년 전인 1912년에 이미 창설돼 활동하고 있었다. FBI가 ‘색깔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한 것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기회의 땅 아프리카 혼돈의 땅 돼버린 이유

    기회의 땅 아프리카 혼돈의 땅 돼버린 이유

    아프리카의 운명/마틴 메러디스 지음 이순희 옮김/김광수 감수/휴머니스트/1024쪽/5만 4000원 로마시대 작가이자 행정가였던 플리니우스(61~112년)는 “아프리카에서는 늘 새로운 것이 나온다”고 했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따라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21세기에도 아프리카는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자원 잠재력과 소비시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경제 열강이 눈독을 들인다. 하지만 지난 한 세기 동안 아프리카를 휩쓴 역사는 결코 영화 속 풍경 같지도, 희망이 엿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치욕적이고 잔혹하며 침울하다. 역사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틴 메러디스는 2006년에 낸 책 ‘아프리카의 운명’(The Fate of Africa, 2006)에서 독립을 향해 나아가던 1950년대부터 반세기 과정을 아우르면서 아프리카의 흥망성쇠를 풍성하게 조감한다. 저자가 1964년부터 15년간 격동기를 체험하고 연구원, 아프리카 특파원 등으로 활동한 경험을 폭넓고 깊이 있게 담았다. 이 책의 한국어판이 최근 출간됐다. 아프리카 각국이 독립 정부를 갖기 이전의 역사는 서문을 통해 충실하게 설명한다. 19세기 말 유럽 열강들이 벌인 아프리카 쟁탈전에서 역사, 문화, 종교에 관계없이 수백개 종족이 엮이면서 1만여개 정치 단위체가 40개 유럽 식민지와 보호령으로 재편됐다. “나이지리아의 통일은 영국의 발명품”이라는 말은 아프리카 국경의 탄생을 극단적으로 설명한다. 세계가 냉전 체제로 들어간 1940년대 후반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에 독립의 여지가 생겼다. 서구 열강은 아프리카 저항세력이 정치·경제적 불만을 품고 공산주의로 편입될 것을 우려하면서 정치개혁을 시도했다. 1957년 3월, 영국은 ‘모범식민지’였던 골드코스트를 중심으로 독립 정부가 들어섰다. 당시 가나의 독립운동을 이끈 은크루마의 회의인민당이 1956년 총선에서 승리한 뒤 영국 정부는 독립 정부의 출범을 확정했다. 이 즈음 이집트의 나세르 대통령은 “이집트 수에즈 운하 회사의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외세 영향력을 청산했고 연이어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등 영국 보호령들과 프랑스령 알제리, 벨기에령 콩고 등이 차례차례 독립 정부를 세웠다.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와중에 이루어진 독립은 성장 동력이 되기에 충분했다. 1960년대까지 아프리카 경제는 5~6%씩 성장했고, 세계은행 경제학자 앤드루 카마크도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은 경제적 미래가 매우 밝다”(아프리카 발전 경제학, 1967)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권력은 쉽게 부패했고, 의회민주주의 경험이 적은 아프리카 국민들은 견제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식민 행정관들이 떠난 자리를 차지한 신흥 엘리트들이 온갖 혜택을 떠안았다. “나이지리아가 독립한 첫해는 권력이 이익으로 변하는 광란의 시기”라는 저자의 표현은 나이지리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잠비아의 기록(1974년)에 따르면 새 권력을 위한 주택 1710채와 하인 숙소 1307채를 건설하는 데 도시 주택예산 77.2%가 소요됐고, 4.7%는 오두막집 9905채 건설에 들어갔다. 1980년대 중반에는 우간다를 중심으로 에이즈의 재앙이 퍼졌고, 장수하는 권력은 폭군이나 독재자가 되면서 아프리카는 암울한 상황이 반복됐다. 1994년 아프리카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정권이 넬슨 만델라에 의해 민주적으로 전복됐지만, 비슷한 시기에 르완다에서는 종족 갈등으로 100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량학살이 일어났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기대와 열망이 스러진 배경과 미래가 비관적인 이유를 역사소설처럼 속도감 있게 풀어내면서, 아프리카의 경제발전 잠재력은 지배 엘리트의 약탈적인 정치와 목적 달성을 위해 폭력을 조장하는 이들의 행동 탓에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감수를 한 김광수 교수는 “저자가 아프리카의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 바라본 점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아쉬운 점으로 꼽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정치·경제 문제, 보건 및 생태학적 위기 등이 발생한 이유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아프리카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저자의 경험이 생동감을 불어넣으면서 아프리카의 현대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데 책은 의미를 갖는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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