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in] 싱글족 ‘해방구’는 어디?
나이가 많든 적든 독립해 혼자 살려는 싱글족(독신)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물론 경기침체로 수요가 예전만 못하지만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데다 직장·학교 등의 이유까지 겹쳐 싱글족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얘기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234만 5000여명에 달했던 1인 가구 수는 올해 258만 9000여명으로 24만여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2008년에는 292만 5000여가구로 전체 가구수의 17.8%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이처럼 늘어나는 싱글족들의 거주지는 확연히 구분된다. 신림동·돈암동 일대, 문정동 일대 등이 꼽힌다.
●원룸에서 코쿤하우스까지 다양
혼자 사는 싱글족은 작은 공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습성이 있다. 이들은 독특한 주거공간에 대한 욕구를 지니고 있다. 이런 기호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싱글족형 주거공간이 등장했다. 가장 전형적인 싱글족형 주거공간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이다. 이들 주거공간은 아직도 싱글족들의 중요 주거수단이다. 오피스텔 공급이 늘면서 임대료나 월세도 낮아져 이용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요즘 들어서는 새로운 주거형태가 등장했다. 코쿤하우스(누에집형으로 독신자형 주거공간), 서비스드레지던스(호텔형 오피스텔) 등이 그것이다.
비교적 전문직형 싱글족이나 외국인 중기 체류자가 선호하는 형태가 서비스드레지던스다. 내부에 비즈니스센터가 있고, 호텔식으로 서비스가 주어진다. 또 빌트인 가전제품,24시간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수요부족으로 임대료나 이용료가 내려가면서 요즘은 내국인 싱글족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가·테헤란로 주변에 많아
대표적인 싱글족 주거지는 서울대학교 인근 신림동과 대학이 몰려 있는 신촌, 혜화역 인근, 직장인을 위한 테헤란로 주변, 사당동, 양재역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봉천·신림동일대’는 서울대입구 전철역을 중심으로 원룸이나 주거형 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학촌 일대의 전형적 다가구가 원룸,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으로 대체되면서 대규모 싱글촌을 형성하고 있다.10∼15평형 미만의 소규모 주거공간이 많고,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슬럼화의 우려가 있는 원룸주택과 달리 이들 새로 생기는 주거공간은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각종 편의·부대시설을 갖춰 신세대 싱글족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특히 강남과도 가깝고, 여의도 방면 등으로 출근하기도 편해 수요가 많은 편이다. 봉천동 일대 10평형 안팎 크기 원룸의 월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2000만원에 월 25만∼30만원 수준이면 임대가 가능하다. 테헤란로변 주거공간은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직장인들이 선호한다.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요즘은 강남권 소형아파트의 월세이자율도 연 5∼7% 안팎인 경우가 많다.
3호선 대청역과 가까운 개포동 대치 14평이나 대청 18평형아파트, 양재역 인근 신영체르니, 거여동 도시개발4단지(17평형), 문정동 문정시영(18평형)도 좋고, 역삼동 대우디오빌처럼 소형 주상복합도 매물이 많다.
좀더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 싱글족이라면 코업레지던스, 휴먼터치빌, 바비앵 등 서비스드레지던스형 주거공간을 찾는 것도 좋다. 이들 주거공간은 강남권이나 서대문, 도심 등지에 산재해 있다.
●사는 것보다 세 드는 게 유리
싱글족의 주거공간은 항구적이라기보다는 한시적인 경우가 많다. 경제력이 생기면 더 크고 안락한 주거공간을 찾을 수도 있다. 또 결혼 등으로 싱글을 청산하는 경우도 있을수 있다. 따라서 매입보다는 세를 드는 게 유리하다. 요즘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고르기가 쉽다는 것이다. 다만, 역세권인 경우는 아직도 가격이 강세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싱글족들이 세를 들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방을 뺄 때의 경우다. 대부분 집구하기에 급급해 나갈때 자신이 살던 집이 세가 잘 나갈지 여부를 따져보지 않고 세를 드는 경우가 많다.
관리비 역시 중요하다. 오피스텔이나 원룸은 일반주택에 비해 관리비가 비싼 경우가 많다. 오피스텔의 경우는 평당 평균 관리비는 5000원 안팎이다. 여기에다 냉방비 등을 합치면 15평형대는 월 10만원가량이 든다. 겨울에는 난방비가 포함돼 더 늘어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