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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무, 랭면 맛 제대로 알고 먹는 겁네까”

    “동무, 랭면 맛 제대로 알고 먹는 겁네까”

    평양사람들의 유별난 ‘냉면 부심’ 평양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이 뭘까. 질문에 대한 ‘보기’는 없다. 주관식이다. 보통 이런 문제를 내면 대게 질문 속에 ‘함정’이 숨어 있다고 생각해 선뜻 답을 내기를 저어한다. 하지만 전주비빔밥·개성탕반과 함께 조선 삼미(三味)로 일컫는 ‘평양냉면’을 꼽으면 대개 의심의 여지 없이 모두 고개를 끄떡인다. 냉면이야말로 평양 최고의 음식이기 때문이다. 평양냉면은 수수하고 담백한데다 꿩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삶은 육수를 시원한 동치미와 섞어 내놓는 게 일품이다. 평양냉면이 주는 감동은 비단 맛과 멋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갈라진 국토에 대한 회한과 미련 때문에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이랭치랭(以冷治冷)… 사계절 선호식품 ‘이랭치랭’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평양사람들의 냉면사랑은 유별나다. 평안도, 강원도, 황해도 등 한반도 북단의 비교적 추운 지역에서 자생하는 메밀은 평양사람들에게는 사계절 선호식품이다. 평양의 옥류관, 청류관 등 냉면집으로 유명한 식당 앞에서는 한겨울에도 손님들로 붐빈다. 겨울날 식당을 찾아 시원한 듯 들이켜고 나온 냉면 때문에 턱이 덜덜 떨리고 손발이 시려 오지만, 그래도 ‘냉면은 이 맛에 먹는다’며 호기를 부리는 평양사람들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선주후면’(先酒後麵·먼저 술을 마시고 나중에 면을 먹는다)처럼 소주를 곁들여 먹는 냉면문화도 생겼다. 사실 냉면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맞는 음식이다. 추운 지역에서 냉기를 머금고 알알이 여문 ‘메밀’은 한여름에 몸 안의 더위를 쫓는 특별한 음식이다. 이렇듯 평양에서 사랑받는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 중에는 어떤 유명한 식당들이 있을까. 평양에서 살다 남한으로 내려온 탈북민들에 따르면 평양 냉면집 평가는 ‘2강 3중’이라고 한다. ●평양냉면 영원한 맞수… 옥류관 vs 청류관 북한에서는 대표적인 전통음식 평양냉면의 최고 맛집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발간한 월간지 ‘조국’ 4월호는 ‘특집’ 코너에서 평양의 양대 고급 음식점인 ‘옥류관’과 ‘청류관’을 소개하며 두 식당의 경쟁 구도를 부각시켰다. 두 식당은 이름도 같은 ‘류관’ 돌림이어서 마치 쌍둥이 같지만, 주민들이 즐겨 먹는 평양냉면의 최고 맛집 자리를 놓고 서로 다투고 있다. 옥류관은 1961년 평양 대동강 기슭에 문을 연 대표적인 고급 음식점으로 평양냉면만 요리하는 냉면 전문점이다. 과거 남한과 해외의 방북자들이 으레 들르던 곳이어서 남쪽에도 많이 알려졌다. 2층짜리 한옥 건물로 본관만 2250석 규모다. 2005년 취재차 평양을 방문했던 한 기자는 “옥류관에서 근무하던 여종업원의 평양냉면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면서 “냉면 먹는 방법을 알려주며 따라 하지 않으면 핀잔을 주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반면 옥류관보다 비교적 늦게(1982년) 개관한 청류관은 보통강변에 위치한 식당으로 1000석 규모다. 상대적으로 역사나 인지도는 옥류관이 청류관에 앞서지만, 서양요리와 중국요리 등 메뉴의 다양성에서는 청류관이 옥류관을 압도한다. 청류관은 평양에서도 경치 좋은 보통강변에 자리해 연회장소로도 유명하다. 2014년 가을 평양에서 개최된 ‘국수(냉면)경연’에서 평양시내 냉면 전문점 10여 곳이 참가한 가운데 옥류관이 1위를, 청류관이 2위를 차지해 면 요리 분야 ‘맞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가장 맛있는 식당은 남이 사주는 냉면집” 월간지는 “옥류관이 민족적인 고전미를 풍긴다면 청류관은 세계적인 현대미를 갖췄다”며 옥류관을 물 위의 ‘정자’에, 청류관은 ‘유람선’에 비유해 각각 다른 개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평양 시민 사이에 ‘옥류관이 낫다느니 청류관이 낫다느니’라는 논쟁이 자주 벌어진다. 2010년 탈북한 강영모(43)씨는 “평양에서 옥류관과 청류관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극명하게 엇갈린다”면서 “때로는 친한 사람들끼리 말다툼을 벌여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냉면을 담아 내오는 그릇이 쟁반모양(옥류관)이냐, 놋사발모양(청류관)이냐에 따라 선호도가 갈린다. 또 주민들의 거주지와 식당과의 거리 등도 관계돼 있다. 냉면을 주문한 뒤 얼마나 빨리 음식이 나오는 것도 다툼거리다. 하지만 두 식당 모두를 경험한 탈북민들은 옥류관과 청류관의 냉면 맛은 ‘대동소이’하다고 말한다. 평양에서 버스 운전기사를 하다가 2013년 탈북한 강성민(38)씨는 “평양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 냉면은 ‘남이 사주는 냉면’이고, 두 번째로 맛있는 냉면은 ‘집에서 제일 가까운 식당의 냉면’”이라면서 “먹다 보면 (옥류관과 청류관) 두 식당 냉면 모두 별 차이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저도 있어요”… 평남면옥, 청춘관 등도 ‘인기’ 평양에는 옥류관, 청류관만 있는 게 아니다. 냉면의 본고장인 만큼 각기 맛과 멋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여럿 있다. 평양 시민 대부분이 좋아하는 음식인지라 시내 곳곳에 나름대로 ‘자랑’이자 ‘명물’인 식당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평남면옥’과 ‘평천각’, ‘청춘관’ 등이다. 이들 식당들도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맛집들이다. 평남면옥은 평양시내에 우뚝 선 모란봉 기슭에 위치한 대표적인 냉면 집으로 옥류관에 부럽지 않은 유명한 냉면집이다. 옥류관처럼 쟁반을 사용하며, 점심 시간 때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인근 도로를 점령할 정도다. 청춘관은 김일성의 고향인 만경대구역에 있다. 1관, 2관으로 나뉜 식당에서는 청류관과 마찬가지로 냉면을 주메뉴로 하고 다양한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다. 평양시 평천구역에 위치한 평천각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맛만큼은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영란법 상관없는 서울 맛집, 책에 다 담았죠”

    “김영란법 상관없는 서울 맛집, 책에 다 담았죠”

    “김영란법과의 동거는 필연적 대세입니다. 공무원 후배들이 떳떳하게 한 끼 식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한 끼 식사의 행복’(한국방송출판)을 정식 출간했다. 원래는 공무원 후배들과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1200부를 비매품으로 찍었다. 너도나도 달라는 바람에 금세 동나자 아예 정식 출간하자는 출판사 제안을 받아들였다. 책에 소개된 식당 91곳은 냉면, 칼국수, 설렁탕, 해장국 등 한 끼에 1만원이 넘지 않는 맛집이다. 그래서인지 책값도 5000원이다. 1인분에 1만 5000원인 여의도 생태탕집 등 ‘비싼’ 맛집이 이례적으로 끼어 있기도 하다. 김 전 위원장은 “가격 때문에 소개를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공무원 시절부터 맛있는 집 찾아다니기로 유명했던 김 전 위원장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곧 시행될 ‘김영란법’ 때문이다. 오는 9월 이 법이 시행되면 공무원 등은 3만원짜리 이상 하는 식사를 대접받을 수 없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란법 영향을 받는 공무원 후배와 지인들이 떳떳하고 기분 좋게 한 끼를 할 수 있는 서울 시내 식당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법 시행으로 내수가 위축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가야 할 방향이며 옳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싼 음식점에서 한 번 먹는 것보다 저렴한 곳에서 여러 사람과 같이 먹고, 10만원짜리 명절 선물을 5만원으로 나눠 두 사람에게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커버스토리] 서울 평양냉면 70년史에 ‘다섯 이단아’ 떴다

    [커버스토리] 서울 평양냉면 70년史에 ‘다섯 이단아’ 떴다

    ‘냉면’의 계절이다. 냉면을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으로 떠올리지만 그 기원은 한겨울에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 먹던 북쪽의 먹거리다. 더위를 식힐 음식으로 주목받으면서 냉면은 ‘슴슴한’(심심하다는 뜻의 북한어) 육수와 거친 메밀 면이 조화를 이룬 ‘평양냉면’이 대세가 됐다. 북한 평양 인근에서 냉면집을 하던 식당 주인들이 1945년 해방과 6·25전쟁 전후로 경기 연천과 서울 등에 자리 잡은 덕분이다. 을지면옥, 우래옥 등 고향의 맛을 못 잊어 실향민들이 주로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노포(鋪)뿐 아니라 그 나름의 노하우로 냉면의 진화를 이룬 신흥 강자들이 서로 경쟁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어느 집 냉면이 더 맛있느냐를 설명하느라 치열하다. 더위를 잊게 해 줄 시원한 평양냉면의 세계로 빠져 보자. 서울에서는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고향처럼 들렀던 전통의 평양냉면집이 ‘5대 강호’ 등을 내세우지만 남다른 전통과 맛을 자랑하는 신흥 강자도 만만치 않다. ‘이제까지 못 본 새로운’ 냉면 강자 5곳을 소개한다. ▶▶마포 무삼면옥조미료·설탕·색소 ‘無3’에도 캬~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무삼(無三)면옥은 평양냉면계의 ‘이단아’다. 평양냉면의 기본인 소고기로 육수를 내지만 표고버섯, 영지버섯, 인삼 등을 넣고 끓여 내 함께 섞는다. 육수 색깔이 갈색인 이유다. 맛은 다른 곳보다 꽤 심심하다. 면 위에 고명으로 버섯이 올라가 인상적이다. 강원 출신의 주인장 이재근씨는 “고향에서 국물 낼 때 쓰던 버섯, 오가피 등을 사용했다. 평양냉면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무삼면옥이 전면에 내세운 건 메밀을 100% 사용한 면발이다. 전분을 조금도 쓰지 않는다. 무삼면옥이라는 상호도 재밌다. 조미료, 설탕, 색소 등 3가지가 냉면에 들어가지 않아 ‘무삼’이다. 100% 메밀 냉면 1만 1000원, 50% 메밀 냉면 9000원. ▶▶정릉 청수장돼지갈비 먹고 만나는 쫄깃한 면발 30년 넘게 성북구 정릉에서 명성을 이어 온 정릉 청수장은 고기를 먹고서 시원하게 즐기는 냉면의 정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멋스러운 한옥 지붕 밑에 자리잡은 청수장은 지역 개발 때문에 청수갈비와 청수면옥이 합쳐 생긴 곳이다. 면발이 가느다란 함흥식 냉면은 돼지갈비를 먹고 난 뒤의 아쉬운 입맛을 달래 준다. 쫄깃한 면발은 한국에서 생산한 전분을 열심히 치댄 덕에 나온 것이다. 육수도 한우 사골과 잡뼈를 24시간 푹 끓여 내 고소하고 깊은 맛을 낸다. 당일 끓여 낸 육수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비빔회냉면의 고추는 경북 영양산을 쓰고, 고명으로는 가오리를 올린다. 돼지갈비 1인분 250g 1만 3000원, 물·비빔냉면 8000원. ▶▶남대문 부원면옥달달한 서민형 냉면 7000원에 OK 남대문 시장통에서 부원면옥은 냉면 한 그릇에 7000원이라는 착한 가격만으로도 상인과 서민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4대째 대를 잇는 이 집 육수는 다른 집보다 단맛이 다소 강하다. 사골과 고기 육수가 비릴까 봐 양파를 껍질째 넣은 탓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적당히 짭조름해 면과 함께 먹기에 제격이다. 면발의 메밀 함량이 60%로 다른 집보다 다소 적어 구수한 메밀향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얇은 면발의 먹는 느낌이 부드럽다. 삶은 달걀과 수육, 무김치 등 고명양이 많고 절인 오이가 특징이다. 저렴한 가격에 서민 음식의 원조 격인 냉면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이 집의 장점이다. 메밀껍질 색깔 같은 짙은 회갈색의 면수도 자랑거리다. 발갛게 무친 닭무침과 한 장에 4000원짜리 녹두부침 안주는 절로 막걸리를 부른다. 물냉면 7000원, 비빔냉면 7500원. ▶▶여의도 정인면옥동치미 국물 없이 깔끔한 육수 경기 광명시에서 옮겨 와 2014년 4월 여의도 국회 맞은편에 개업한 평양냉면계의 샛별. 개업 초기 그다지 좋지 않은 평을 받았다. 그러나 날로 업그레이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육수는 소고기 사태와 양지머리를 끓인 육수를 6대4 비율로 섞어 만든다. 동치미 국물을 넣지 않는다. 정인면옥 관계자는 “동치미 국물은 그날그날 산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육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어려워 아예 넣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얼린 육수를 사용하는 을밀대보다는 밍밍한 편이나 육향이 진하고 잡내도 나지 않는다. 100% 메밀 순면과 보통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입술에 튕기는 맛은 아무래도 밀가루가 섞인 면이다. 메밀 순면은 찰기 없이 뚝뚝 끊기는데 다소 거친 식감에 메밀향이 코끝에 맴돈다. 평양냉면 원류가 서울깍쟁이 입맛을 만나 깔끔하게 변주된 느낌이다. 물·비빔냉면 9000원, 100% 메밀 순면 1만원. ▶▶합정동 동무밥상옥류관 요리사의 정통 북한의 맛 서울 합정역 인근의 동무밥상은 평양 옥류관 출신의 요리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과거에는 일정 시간 장소를 빌려 가게 문을 열었는데 최근 따로 식당을 냈다. 탁자 8개만 놓인 식당 규모나 냉면 맛 모두 담백하다. 이곳의 진수는 ‘북한냉면’으로 불리는 평양식 냉면이다. 직접 반죽해 곱게 내린 메밀 면 위에 무김치, 오이, 배, 편육, 계란 노른자를 고명으로 얹었다. 2000년대 초반 귀순한 식당 주인은 닭과 소고기, 돼지고기를 함께 사용해 진한 육향을 품은 맑은 육수를 만든다. 면은 식당에서 메밀을 이용해 직접 뽑는다. 다른 평양식 냉면보다 조금 굵지만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정통 북한 요리를 기대하고 온 식객이라면 만족할 만하다. 북한식 오리불고기, 소고기회(수육) 무침, 평양만두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북한냉면 9000원, 오리국수(온면) 8000원.
  • [커버스토리] ‘평양 식당파’ 우래옥·평양면옥·을밀대… ‘의정부파’ 을지·필동면옥

    [커버스토리] ‘평양 식당파’ 우래옥·평양면옥·을밀대… ‘의정부파’ 을지·필동면옥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는 크게 둘로 분류된다. ‘의정부파’와 ‘평양 식당파’다. ● 순수 소고기 육수 고집… 最古 역사 ‘우래옥’ ‘평양 식당파’의 대표는 누가 뭐래도 ‘우래옥’이다. 평양에서 명월관을 운영하던 장원일씨가 1946년 서울 중구 주교동에 차린 식당이다. 서울 냉면집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암소의 엉덩이살과 다리 안쪽 살을 고아낸 진한 육수가 특징이다. 본래 평양냉면은 꿩 육수에 동치미를 섞지만, 우래옥은 순수 소고기 육수를 고집한다. 육향이 너무 강해서 처음 맛보는 사람은 ‘누린내가 난다’고 표현할 정도다. 비싸기는 하지만 입에서 살살 녹는 불고기를 먹고 냉면으로 입가심하면 그만이다. 냉면 1만 2000원, 불고기(150g) 3만원. ● 실향민이 꼽은 고향 맛… 기본기 탄탄 ‘평양면옥’ 1984년 서울 장충동에 자리잡은 ‘평양면옥’은 실향민들이 고향 맛에 가장 가까운 집으로 꼽을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 평양에서 ‘대동면옥’을 운영하던 김면섭씨가 6·25전쟁 직후 서울로 왔다. 다른 일을 하다가 1984년 며느리인 변정숙씨와 함께 장사를 시작한 곳이 평양면옥이다. 정갈하고 맑은 육수가 특징이다. 짭조름하면서 구수하다. 면을 한 입 베어 물면 메밀의 향이 그윽해진다. 냉면과 곁들이는 만두도 맛있다. 냉면 1만 1000원, 만두 1만 1000원. ● 살얼음 육수… 함흥냉면 장점 더한 ‘을밀대’ 서울 마포 을밀대는 평양냉면의 진화를 이룬 집이다. 평안도가 고향인 창업주 김인주씨가 1971년 문을 연 곳으로 평양냉면에 함흥냉면의 장점을 살짝 더했다. 일단 면발이 굵고 차지다. 냉면의 냉()이란 뜻에 가장 걸맞게 얼음이 버적버적한 셔벗 형태의 육수를 내어놓는다. 차진 면이 얼음 육수에 풀리면서 쫄깃함이 더해진다. 또 겉은 바삭하고 안이 촉촉한 녹두전은 별미 중의 별미다. 냉면 1만 1000원, 녹두전 8000원. ● 두 딸이 나눠 차린 ‘을지면옥’ ‘필동면옥’ ‘의정부파’로 불리는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은 같은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 후퇴 때 남쪽으로 온 평양 출신 김경필 할머니가 1969년 경기 연천에 평양냉면집을 열었다. 김 할머니의 두 딸이 서울에서 냉면집을 차렸는데 그곳이 바로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이다. 그래서 두 집은 냉면의 면과 육수 등의 특징이 같다. 냉면 위에 투박하게 올라간 고기 고명 위에 고춧가루를 뿌려 주는 것이 특징이다. 고춧가루는 메밀의 냉기를 누그러뜨리고 은근한 매운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또 기름기 적당한 편육은 이 집의 특제 소스와 잘 어울린다. 냉면 1만원, 편육 1만 8000원.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최고 70년 된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老鋪)

    최고 70년 된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老鋪)

    ‘냉면’의 계절이다. 냉면을 여름 음식으로 착각하지만, 그 기원은 북쪽에서 겨울에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 먹은 것이다. 더위를 식힐 음식으로 주목받으면서 냉면은 ‘슴슴한’(심심하다는 뜻의 북한어) 육수와 거친 메밀 면이 조화를 이룬 ‘평양냉면’이 대세가 됐다. 북한 평양 인근에서 냉면집을 하던 식당 주인들이 해방과 6·25 한국전쟁을 거치며 경기 연천과 서울 등에 자리 잡으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으로 떠올랐다. 을밀대 등 고향의 맛을 못 잊어 실향민들이 주로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노포(老鋪)뿐 아니라 그 나름대로 노하우로 냉면의 진화를 이룬 신흥 강자들이 서로 경쟁한다.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어느 집 냉면이 더 맛있느냐를 설명하느라 치열하다. 평일 점심 때 20~30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한 평양냉면의 세계로 빠져보자. 우리 민족이 냉면을 먹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정확히 알 순 없지만 1843년 유만공이 서울 모습을 그린 시집 ‘세시풍속’에 ‘냉면집과 탕반(국밥)집이 길가의 권세를 잡고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또 조선 말기 문신 이유원의 임하필기(1871년)에 ‘순조가 초년(1800년)에 달을 감상하며 냉면을 즐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따라서 냉면은 조선시대에는 최소한 한민족과 함께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는 크게 둘로 분류된다. ‘의정부파’와 ‘평양 식당파’다. ‘평양 식당파’의 대표는 누가 뭐래도 ‘우래옥’이다. 평양에서 명월관을 운영하던 장원일씨가 1946년 서울 중구 주교동에 차린 식당이다. 서울 냉면집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암소의 엉덩이살과 다리 안쪽 살을 고아낸 진한 고기 육수가 특징이다. 본래 평양냉면은 꿩 육수에 동치미를 섞지만, 우래옥은 순수 소고기 육수를 고집한다. 육향이 너무 강해서 처음 맛보는 사람은 ‘누린내가 난다’는 표현까지 할 정도이다. 하지만, 담백하고 시원한 고깃국물 육수는 수십 년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삶은 계란을 얹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대신 채를 썬 배와 백김치가 맛을 잡아준다. 비싸기는 하지만 입에서 살살 녹는 불고기를 먹고 냉면으로 입가심하면 제격이다. 냉면 1만 2000원, 불고기(150g) 3만원. 1984년 서울 장충동에 자리 잡은 ‘평양면옥’은 실향민들이 고향 맛에 가장 가까운 집으로 꼽을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 평양에서 ‘대동면옥’을 운영하던 김면섭씨가 6·25 한국전쟁 직후 서울로 내려왔다. 다른 일을 하다가 1984년 며느리인 변정숙씨와 함께 장사를 시작한 곳이 평양면옥이다. 정갈하고 맑은 육수가 특징이다. 짭조름하면서 구수하다. 면을 한 입 베어 물면 메밀의 향이 그윽해진다. 냉면과 곁들이는 만두도 맛있다. 돼지고기를 비롯해 두부, 콩나물, 파가 넉넉히 들어 있으며 여자 주먹만 한 크기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냉면 1만 1000원, 만두 1만 1000원. 서울 마포 을밀대는 평양냉면의 진화를 이룬 집이다. 평안도가 고향인 창업주 김인주씨가 1971년 문을 연 곳으로 평양냉면에 함흥냉면의 장점을 살짝 더했다. 일단 면발이 굵고 차지다. 메밀에 녹말 전분을 섞어서 전통 평양식 면발과 차이가 있다. 또 냉면의 냉(冷)이란 뜻에 가장 걸맞게 얼음이 버적버적한 셔벗 형태의 육수를 내어놓는다. 차진 면이 얼음 육수에 풀리면서 쫄깃함이 더하다. 면을 삶아 얼음물로 담그면 쫄깃해지는 식이다. 또 겉은 바삭하고 안이 촉촉한 녹두전은 별미 중 별미다. 냉면 1만 1000원, 녹두전 8000원. ‘의정부파’로 불리는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은 같은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 후퇴 때 남쪽으로 온 평양 출신 김경필 할머니가 1969년 경기 연천에 평양냉면집을 열었다. 김 할머니의 두 딸이 서울에서 냉면집을 차렸는데 그곳이 바로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이다. 그래서 두 집은 냉면의 면과 육수 등의 특징이 같다. 이들의 특징은 고춧가루다. 냉면 위에 투박하게 올라간 고기 고명 위에 파와 고춧가루를 뿌려준다. 이상하게도 심심한 육수와 고춧가루가 잘 어울린다. 고춧가루는 메밀의 냉기를 누그러뜨리고 은근한 매운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두 집 중에서도 을지면옥 손님은 70대 어르신들이다. 을지로 뒷골목의 허름한 건물에 자리한 덕분에 1970년대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해서인 듯하다. 고소하면서도 슴슴한 육수가 최고이며 면의 양도 다른 곳보다 많다. 또 기름기 적당한 편육은 이 집의 특제 소스와 잘 어울린다. 냉면은 1만원, 편육은 1만 8000원.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서울 ‘평양냉면 계’의 떠오르는 샛별들, 정릉 청수장, 마포 무삼면옥, 여의도 정인면옥, 합정동 동무밥상 등

    서울 ‘평양냉면 계’의 떠오르는 샛별들, 정릉 청수장, 마포 무삼면옥, 여의도 정인면옥, 합정동 동무밥상 등

    ‘다시 그 옆 약방에 냉면집/눈에 익지 않은 거리가 없고/길들지 않은 골목이 없다/그런데도 나는 매일 아침/이 골목 저 거리를 훑고 다닌다/이제까지 못 보던 것 새로 볼 것 같아서?(‘정릉에서 서른해를’ 중에서)’ 시인 신경림이 길들여져 들린 골목의 냉면집은 다름 아닌 성북구 정릉동의 청수장이다. 서울에는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고향처럼 들렀던 전통의 평양냉면 집이 ‘5대 강호’ 등을 내세우지만, 남다른 전통과 맛을 자랑하는 신흥 강자도 만만치않다. ‘이제까지 못 보던 새로운’ 냉면 강자 5곳을 소개한다. ●돼지갈비와 함께 먹는 냉면, 정릉 청수장 30년 넘게 성북구 정릉에서 명성을 이어 온 정릉 청수장에서는 고기를 먹고서 시원하게 즐기는 냉면 맛의 정석을 맛볼 수 있다. 멋스런 한옥지붕 밑에 자리 잡은 청수장은 지역개발 때문에 청수갈비와 청수면옥이 합쳐지면서 생겼다. 면발이 가느다란 함흥식 냉면은 돼지갈비를 먹고 난 뒤의 아쉬운 입맛을 사로잡는다. 쫄깃한 면발은 한국에서 생산한 전분을 열심히 치댄 덕분이다. 육수도 한우 사골과 잡뼈를 24시간 푹 끓여내 고소하고 깊은맛을 낸다. 당일 끓여낸 육수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비빔회냉면에서 고추는 경북 영양 산을 쓰고, 고명은 가오리를 올린다. 돼지갈비 1인분 250g 1만 3000원, 물·비빔냉면 8000원. 02-913-6176. ●조미료, 설탕, 색소가 없는 마포 무삼면옥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무삼(無三)면옥은 평양냉면 계의 ‘이단아’다. 평양냉면의 기본인 소고기로 육수를 내지만 표고버섯, 영지버섯, 인삼 등을 넣고 끓여낸 물을 함께 섞어 낸다. 육수 색깔이 갈색 빛을 띄는 이유다. 맛은 다른 곳보다 꽤 심심하다. 면 위에 고명으로 버섯이 올라간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강원도 출신의 주인장 이재근 씨는 “고향에서 국물 낼 때 쓰던 버섯, 오가피 등을 사용했다. 평양냉면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무삼면옥이 전면에 내세운 건 메밀을 100% 사용한 면발이다. 전분을 조금도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가게 곳곳에선 ‘100% 메밀’을 강조하는 문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일 오전마다 신선한 메밀을 갈아 찬물과 반죽을 해놓고 냉장보관을 한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면 향긋한 메밀향이 코끝으로 올라온다. 면수에서도 고기 향보다 메밀향이 강하게 난다. 무삼면옥이라는 상호도 재밌다. 조미료, 설탕, 색소 등 3가지가 냉면에 들어가지 않아 ‘무삼’이란다. 무선인터넷 비밀번호조차 조미료의 대명사인 MSG(L-글루탐산나트륨)가 들어간 ‘nomsg777’로 지었다. 이씨의 고집이 엿보인다. 가격은 100% 메밀 냉면(보통 기준)은 1만 1000원, 50% 메밀 냉면은 9000원. 위치는 공덕동 249-53번지. 전화번호는 없음. ●평양냉면 계의 샛별 여의도 정인면옥 경기도 광명시에서 옮겨와 2014년 4월 여의도 국회 맞은편에 개업한 평양냉면 계의 샛별. 개업 초기 그다지 좋지 않았던 평을 딛고 날로 업그레이드됐다. 육수는 동치미 국물을 넣지 않고 쇠고기 사태와 양지머리를 6대4 비율로 사용한다. 정인면옥 관계자는 “동치미 국물은 그날그날 산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육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어려워 아예 넣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여름에 얼린 육수를 사용하는 을밀대보다는 밍밍한 편이나 육향이 진하고, 잡내도 전혀 나지 않는다. 100% 메밀 순면과 보통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입술에 튕기는 맛은 아무래도 밀가루가 섞인 면이다. 메밀순면은 찰기 없이 뚝뚝 끊기지만 다소 거친 먹는 느낌이 혀를 즐겁게 하고 메밀향이 코끝에 맴돈다. 육수라는 느낌이 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개운한 육수에 메밀향이 잘 어우러진다. 고명으로 양지머리 고기 2조각, 동그랗게 썬 오이 초절임이 나온다. 누룽지 물처럼 반투명한 면수를 커다란 보온병에 담아 수시로 다시 채워준다. 배추와 열무가 반반 섞인 김치는 굵은 고춧가루에 마늘, 생강 양념을 최소화해 성글게 버무려 백김치에 가까워서 냉면 맛을 방해하지 않는다. 평양냉면 원류가 서울깍쟁이 입맛을 만나 깔끔하게 변주된 느낌이다. 물·비빔냉면 9000원, (메밀)순면 1만원. 02-2683-2615. ●4대째 전통의 남대문 부원면옥 남대문 시장통에서 1960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부원면옥은 냉면 한 그릇에 7000원이라는 착한 가격만으로도 상인과 서민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4대째 대를 잇는 이 집 육수는 다른 집보다 단맛이 다소 강하다. 사골과 고기 육수가 비릴까 양파를 껍질째 넣어서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적당히 짭조름해 면과 함께 휘휘 들이키면 간이 적당한 정도다. 면발의 메밀 함량이 60%로 다른 집보다 다소 적어 구수한 메밀향을 기대하긴 어렵다. 대신 얇은 면발의 먹는 느낌이 부드럽다. 두 점 올려나오는 기름기 붙은 제육 고명을 면에 얹어 입에 넣으면 풍미가 높아진다. 삶은 달걀과 수육, 무김치 등 고명 양이 많은 편인데 절인 오이가 특징이다. 간이 배어 꼬득꼬득한 오이가 한 움큼 얹어 나온다.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맛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저렴한 가격에 서민 음식 원조격인 냉면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이 집 장점이다. 메밀껍질 색 같은 짙은 회갈색의 면수도 손님들을 붙잡는 자랑거리다. 발갛게 무친 닭 무침과 한 장에 4000원짜리 녹두부침 안주는 막걸리를 절로 부른다. 물냉면 7000원, 비빔냉면 7500원, 냉면 곱빼기 8500원, 비빔냉면 곱빼기 9000원. 02-753-7728. ●평양에서 건너온 합정동 동무밥상 서울 합정역 인근의 동무밥상은 평양 옥류관 출신의 요리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과거에는 일정 시간 장소를 빌려 가게 문을 열다가 최근 따로 식당을 냈다. 탁자 8개만 놓인 식당 규모나 냉면 맛 모두 담백하다. 이곳의 진수는 ‘북한냉면’으로 불리는 평양식 냉면이다. 직접 반죽해 곱게 내린 메밀면 위에 무김치, 오이, 배, 편육, 계란 노른자를 고명으로 얹었다. 탱탱하고 쫄깃한 면발에 아삭하고 시원한 백김치, 양배추김치, 깍두기의 북한식 3종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2000년대 초반 귀순한 식당 주인은 닭과 쇠고기, 돼지고기를 함께 사용해 진한 육향을 품은 맑은 육수를 만든다. 면은 식당에서 메밀을 이용해 직접 뽑는다. 다른 평양식 냉면보다 조금 굵지만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정통 북한 요리를 기대하고 온 식객이라면 만족할 만하다. 북한식 오리불고기, 쇠고기회(수육) 무침, 찹쌀순대, 돼지껍데기 볶음, 평양만두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북한냉면 9000원, 오리국수(온면) 8000원, 평양만둣국 8000원, 평양찐만두 8000원, 오리국밥 8000원. 02-322-6632.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창업정보] 외식업 ‘한식’ 뜬다…육개장 등 실속메뉴, 외국인에도 인기

    [창업정보] 외식업 ‘한식’ 뜬다…육개장 등 실속메뉴, 외국인에도 인기

    최근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음식점 등 자영업에 뛰어드는 창업자들은 더 많아지는 추세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고 직장을 그만 두고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30~40대도 늘어서다. 특히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이 쉬운 외식업에 창업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치킨집을 비롯한 외식업 시장은 포화 상태로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23일 국세청의 2015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4년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68만 604명에 이르고 이중 외식업이 15만 6453명으로 23%를 차지했다. 창업 전문가들은 음식점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외식시장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의 한 음식점 창업 전문 컨설턴트는 “최근 외식업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면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대표되는 양식에서 벗어나 전통 한식부터 퓨전 한식까지 다양한 한식당들이 생기면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고, 한국을 찾는 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너무 많은 메뉴보다는 실속 있는 아이템을 선택해야 외식업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창업 전문가는 “실속있는 아이템이란 유행을 타지 않는 입맛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잡으면서 품질과 인테리어 등 시스템의 질은 더욱 높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외식업 시장에서는 기존에 없었던 육개장 등 한식 메뉴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외식업 창업 컨설턴트는 “최근 육개장 전문 브랜드인 ‘육대장’은 ‘2016 대한민국 소비자 만족도 1위’ 인증식에서 프랜차이즈 부문 1위를 수상했다”면서 “육대장을 비롯한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창업지원 및 가맹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예비 창업주들에게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육대장은 주 메뉴인 옛날 전통 육개장을 비롯해 한방 보쌈, 대장 갈비찜 등을 판매한다. 여름을 맞아 계절메뉴인 양지냉면도 출시했다. 육대장은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가맹점에 신선한 재료를 배송하고, 식재료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제품만 공급하는 등 품질 관리에도 노력하고 있다. 육대장 관계자는 “이번 소비자만족도 1위 수상을 통해 한식이 외식업 인기 창업 아이템으로 인정받아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한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창업 전문가들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반드시 창업 설명회에 참석할 것을 조언한다. 급하게 가게 문을 열지 말고 가게 입지 조건, 프랜차이즈 경쟁력, 창업 이후 수익률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어서다. 창업 설명회에 참석해서도 1대 1 맞춤형 상담 등으로 자세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한 외식업 창업 컨설턴트는 “여러 업체의 창업 설명회에 참석해 가게 문을 열기 전 수익률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면서 “오는 25일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34길 코오롱싸이언스밸리 1차 2층 ‘후이즈 아카데미’에서 창업 설명회를 열고 1대 1 상담을 진행하는 육대장처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에 관심을 갖고 창업 설명회에 가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자태 고운 전당홍 600년 역사 ‘군자의 꽃’ 연꽃 향기에 취하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자태 고운 전당홍 600년 역사 ‘군자의 꽃’ 연꽃 향기에 취하다

    경기 시흥은 연꽃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조선 전기 관료였던 강희맹은 세조 9년인 1463년 사신으로 명나라에 다녀오면서 ‘전당홍’(錢塘紅)이란 새로운 품종의 연꽃을 들여왔다. 이 전당홍을 처음 심었던 곳이 바로 시흥 향토유적 8호인 ‘관곡지’다. 이로 인해 당시 이 지역은 ‘연꽃의 고을’ 즉 ‘연성’(蓮城)으로 불렸다. 전당홍은 중국에서도 그 자태가 곱기로 이름난 항저우의 전당강 기슭에 자생하는 연꽃이다. 시흥시가 관곡지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기리기 위해 주변 20㏊의 논에 연꽃테마파크를 조성하면서 이곳이 경기 서부권의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다양한 연과 수생식물 등을 보기 위해 연간 80만명이 찾는다. 22일 시에 따르면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기존 방사형 중앙 재배포를 별모양으로 구성해 단조로웠던 관람로를 새롭게 만든다. 재배하우스 앞 기존 관람로도 보수 정비해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중앙재배포 옆에는 휴식공간을 추가로 늘려 관람객들이 쉴 수 있게 편의시설을 확대, 설치했다. 그 밖에 곤충돔과 자생화식물원을 비롯해 오리농장, 맨발걷기 체험장, 넝쿨하우스, 원두막 등은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관곡지의 테마 시설이다. 새 단장이 끝나면 관곡지에 관광객이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시흥시는 2013년 ‘시흥100년’ 사업을 추진해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찾아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관곡지는 시에 귀중한 역사적 자산이자 문화적 보배다. 관곡지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군자의 꽃인 연꽃이 600여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시흥시와 함께했다는 사실은 시민들에게 큰 자부심이다. 관곡지는 개인 소유의 연못이다. 그런데도 누가 언제 어디서 연꽃씨를 가져와 연못에 심었는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또 세세한 관리 내용까지 기록한 고서와 고문서, 연지사적, 안산군 완문, 연지준지기 등 희귀한 자료도 있다. 당시 강희맹은 관곡지에 심은 연꽃을 “꽃은 희고 끝부분에 오직 담홍을 띠고 있다”고 묘사했다. 오늘날 관곡지의 연꽃과 같다. 같은 품종을 지키기 위한 600여년 노력의 결과다. 오늘날 관곡지는 2005년 조성한 연꽃테마파크와 연성문화축제로 자리잡았다. 7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연꽃은 7월 말~8월 초에 절정을 이룬다. 관광객들이 가장 북적이는 것도 이때다. 방문객들은 연꽃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쁘다. 연꽃은 오전에 활짝 펴서 오후에는 꽃잎을 닫는다. 이 때문에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가 연꽃을 감상하기에 황금 시간대다. 테마파크 안에는 테마별로 연꽃을 심어 가는 곳마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중앙 별모양 전시포에는 어리연, 빅토리아, 열대수련, 호주수련과 신품종 온대수련이 저마다 자태를 뽐낸다. 관람로를 쭉 걷다 보면 구역마다 나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연재배 하우스 앞 열대수련 전시포에는 세계 각국의 열대수련 24개 품종이 있고 걷기체험장 뒤에는 겹꽃의 미시즈 페리, 피터 스로컴이 출사들을 기다린다. 또 오리농장 옆으로 가면 열대수련 퍼플조이, 줄라라 등 8개 품종과 호주수련, 타알리아 제니쿨라타와 그 밖의 32개 종류의 연꽃 자태를 만끽할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6~10월에 연꽃농부장터가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열린다. 31개 업체가 27개 부스를 운영하며 시흥의 농산물과 연가공품, 사회적경제 물품 등을 직거래로 살 수 있다. 연꽃테마파크 바로 옆에 자리한 시흥시생명농업기술센터는 연을 심고 관리한다. 1층에는 연가공식품 판매장이 있다. 연국수와 연화장품, 연차, 연아이스크림 등 1년 내내 연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연특산품은 연잎차, 연근차, 연비누, 연식혜, 연막걸리 등 다양하다. 특히 연근참과 연냉면은 소화가 잘되고 간편해 식사대용으로 인기가 높아 많은 사람이 찾는다. 시흥시 ‘연근참’은 연을 가공해 만든 것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2016년 글로벌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연은 꽃, 잎, 뿌리, 열매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관곡지 토양은 점토함량이 높고 미량원소가 많아 이곳에서 재배된 연근은 맛이 부드럽고 질감이 좋기로 유명하다. 특유의 질퍽한 펄에서 자라 아리지 않고 단단하며 달고 찰기가 있다. 1층 연다정에 가면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특히 한여름에 먹는 인절미 눈꽃빙수가 별미인데 가격도 6000원으로 저렴하다. 관광지에서는 체험행사가 빠질 수 없다. 시흥연꽃테마파크 연근재배지에서는 매년 10월 ‘연근 캐기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체험장에서 5000원만 내면 맘껏 손으로 캐 갈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에게 소중한 추억거리다. 식탁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연근의 생태를 연 재배지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연근 캐기는 1차 산업과 연계해 관광뿐 아니라 문화와 체험코스로 확대돼 6차산업으로 발전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직접 연근을 수확해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며 배워 갈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연근은 연의 땅속줄기가 비대해 변형한 것이며 토층이 깊고 유기질이 풍부한 진흙땅에서 잘 자란다. 땅속 깊이 자라난 연근을 캐기 위해서는 겉흙을 걷어내고 연근이 보이면 연근에 상처가 나지 않게 갈고리 같은 연장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캐야 한다. 연을 구경할 땐 천천히 걸으며 빛깔과 향, 바람 소리를 느끼는 게 제격이다. 그렇더라도 연꽃테마파크에 올 땐 자전거 한 대쯤 자동차에 싣고 오면 좋다. 테마파크 옆으로 난 자전거도로를 달리면 도심에서 찌든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다. 시 생명농업기술센터 조경희 특화작목팀장은 “관곡지 연은 6월부터 녹음이 짙어져 꽃이 피기 시작하는 7~8월에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다. 연인원 80만명이 찾는 경기 서부권 최대의 연 테마 관광지”라며 “기존 방사형 중앙 재배포를 새롭게 별 모양으로 구성해 단조로웠던 관람로를 새 단장한 만큼 볼거리가 더욱 풍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박명수, ‘냉면’ 양심고백 “제시카가 80% 불렀다”

    박명수, ‘냉면’ 양심고백 “제시카가 80% 불렀다”

    개그맨 겸 가수 박명수가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 제시카를 응원하며 화제에 올랐다. 이에 최근 박명수가 제시카와의 듀엣 곡 ‘냉면’을 언급한 발언이 재주목 받고 있다. 박명수는 지난 2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SBS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에서 자신과 호흡할 듀오를 찾는 곡으로 ‘냉면’을 지정했다. “왜 ‘냉면’을 지정했느냐”는 질문에 박명수는 “마땅한 노래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명수는 “‘냉면’도 제시카가 80%를 차지한다”며 “제 노래는 뛰어난 가창력이 필요 없다”고 자폭해 웃음을 자아냈다. ‘냉면’은 지난 2009년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박명수가 제시카와 명카드라이브라는 팀을 결성해 함께 부른 듀엣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한편 17일 0시 제시카의 첫 솔로앨범 ‘위드 러브, 제이(With Love, J)’가 공개된 가운데 박명수는 인스타그램에 “명카드라이브 냉면^^♡”이라는 글과 함께 제시카와의 다정한 인증샷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선분홍 진달래촌, 그윽한 조선족 삶의 향기

    선분홍 진달래촌, 그윽한 조선족 삶의 향기

    조선족 마을 ‘진달래촌’ 7일간 축제 기와집·비빔밥 등 전통 관광상품화 옌볜의 봄은 한국보다 한 걸음 늦게 왔습니다. 가지만 휑하던 모노톤의 나무들 사이로 분홍, 빨강, 하얀 ‘색’이 피어납니다. 6개 시와 2개 현이 있는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면적은 경기도의 세 배 정도. 이 넓은 옌볜 가운데에서도 유독 봄내음이 진한 곳이 허룽(和龍)시입니다. 두만강 발원지이자 백두산 여행의 주요 통로인 허룽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열린 진달래꽃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글 사진 허룽(중국) 서봉원 기자 seobw99@seoul.co.kr 허룽시 인구는 21만명으로 세종시와 비슷하다. 그중 조선족은 40% 정도. 조선족이 많기 때문에 허룽 시내에선 가게 간판을 보는 재미가 있다. 우선 한글과 한자를 비슷한 크기로 함께 쓰는 것이 이채롭다. 예컨대 ‘고구려식당’ 옆에 중국식 표기 ‘高句麗飯店’을 함께 써 놓는 식이다. 상호명도 정겹다. 몽빠리혼사촬영(사진관), 작은려관(여관), 광주신옷 19원부터(옷가게), 춘화리발부(이발소), 순녀김치(김치가게)처럼 직설적이고 수수하다. 영어 간판이 넘쳐나는 우리와 비교하면 더 정이 간다. 허룽 시내는 차로 10여분 정도면 가로지른다. 중심부에는 5층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고, 왕복 6차선 대로에 회전교차로도 갖추고 있다. 애연가는 많고 금연구역은 찾기 어렵지만 거리는 담배꽁초 하나 없이 깨끗하다. ●간판엔 한글·한자 병기… ‘뀀’ 등 독특한 말도 시내를 나서 옥수수 밭과 배, 사과 농장 등이 펼쳐진 들판을 버스로 20분 정도 달리면 축제의 무대인 진달래 민속촌에 닿는다. 진달래촌은 여러 모로 우리의 시골을 생각나게 한다. 서울이 고향인 이들은 민속촌을 상상하면 알기 쉽다. 마을 입구부터 정갈하게 펼쳐져 있는 100여채의 집들이 낯익다. 모두 기와집을 본뜬 집들이다. 마을 한쪽엔 우리의 전통 한옥이라 할 만한 집들도 있다. 늘씬하게 하늘로 뻗은 처마와 격자무늬 창살, 앞마당의 넉넉한 항아리, 단정하게 볏짚을 이고 있는 초가집 등 너무 익숙한 풍경에 오히려 붉은 바탕의 중국어 안내판들이 어색해 보일 정도다. 길 양쪽에 전통 시장처럼 늘어선 노점들도 반갑다. 가게 주인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된장, 감주(달달한 지역 전통술), 담배 등을 파는데 억양이 북한 말투와 비슷했다. 가만히 들어 보니 짐작할 수 있는 말도 있고 도무지 무슨 말인가 싶은 말도 있다. 가령 뀀(꼬치), 돌물(용암), 부동하다(같지 않다), 밀차(카트) 등은 맥락을 더듬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곱돌밥(돌솥밥), 구새통(굴뚝), 내굴(연기) 등은 물어보고 나서야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대화에 불편함은 전혀 없다. 우리네 시골 모습은 마을 구석구석에서 더 찾아볼 수 있다. 입구 곁에 따로 세워 놓은 대형 온실은 ‘진달래문화원’으로 꾸며져 있다. 각양각색의 진달래가 사방을 장식한 가운데 한복을 입어 보거나 전통혼례, 서예, 그네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은 그네를 타고 한복을 뒤적이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마을 광장 한쪽에선 떡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땀을 흘리고, 떡을 나눠 주는 아주머니들은 분주했다. 광장 중앙에서 열린 1000인분 전통 비빔밥 만들기 행사를 중국 언론의 최신식 드론 카메라가 촬영을 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 흥을 더했다. 장수촌을 조망하려면 10분 정도 언덕을 오르면 된다. 정상엔 장수정(長壽亭)이 세워져 있다. 지난해 허룽시가 유엔이 선정한 세계 장수마을(평균 78.8세)에 뽑힌 것을 기념한 정자다. 정자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어른 키 세 배가 넘는 대형 물레방아를 비롯해 진달래촌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직 쌀쌀한 기온 탓에 진달래가 절정을 이루진 않았지만 마을에 봄기운을 불어넣기엔 충분했다. 허룽시는 진달래 축제를 야심차게 키워 가고 있다. 광산 붕괴 사고가 있던 201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꾸준히 열어 올해로 8회째다. 지난해 30만명이 찾았고 올해도 개막식에만 3만명이 왔다. 특히 러시아, 북한과 인접하고 한국, 일본 등과도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올해도 한국, 일본 등의 가수와 러시아 공연단을 초청하는 등 공을 들였다. 러시아에서 온 쿠조라 발레리아 기자는 “러시아 사람들이 진달래꽃을 좋아해 이 축제가 알려지면 많은 사람들이 올 것 같다”며 “허룽까지 오는 버스가 자주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조선족 감소 추세 속 귀중한 진달래촌 문화 진달래촌은 조선족 103가구가 실제 살고 있는 마을이다. 2010년 큰 물난리에 집을 잃은 조선족들이 모여 산다. 허룽시 여유국의 김송철 부국장은 “고려인들이 러시아에 많이 동화된 것과 달리 조선족들은 우리말과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며 “축제에서 주목받는 것도 널뛰기, 그네타기 등의 민속체험”이라고 설명했다. 민족에 대한 강한 애착은 조선족 비율이 줄고 있는 냉혹한 현실이 반영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선족이 돈벌이를 위해 중국 각지로 떠나는 데 반해 한족은 대거 유입되고 있다. 언젠가 자치주의 지위를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겹던 한글 간판들이 모두 한자로 바뀔 수도 있다. 새삼 진달래촌에서 본 익숙한 시골 풍경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김 부국장이 정색하며 덧붙인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진달래가 아무리 아름답기로서니 우리 민족만 하겠습니까.” 허룽시의 봄. 진달래는 예뻤고, 진달래 축제는 즐거웠고, 진달래촌은 애틋했다. ■ 여행수첩 → 가는 길:인천에서 옌볜자치주의 주도인 옌지까지 비행 시간은 1시간 정도. 옌지에서 허룽까지는 1시간 10분이 더 걸린다. 공항에서 버스가 15분마다 1대씩 출발하며 요금은 약 17위안(약 3000원)이다. 축제 기간에는 허룽 시내에서 진달래촌까지 전용 버스가 운행된다. 소요 시간은 20분. → 맛집:생태도시를 표방한 허룽시는 고랭지 음식 재료들이 입맛을 돋운다. 산림 피복률이 82%나 돼 원시산림에 가깝다는 천혜의 환경 덕분이다. 특히 유리처럼 투명하고 윤기가 나는 평강벌 쌀은 청나라 황제의 밥상에도 올랐다. 옥수수로 면을 만들어 잔치국수처럼 먹는 ‘옥면’도 유명하다. 조선족 냉면은 100여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한다. ‘작은’ 그릇이 한국의 대(大)자 크기다. 넉넉한 인심에 놀라고 깊은 소고기 육수 맛에 반한다. 닭고기 완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이하다. 냉면으로는 ‘순이 냉면’ ‘남평냉면’, 샤부샤부로는 ‘복암원 훠거’가 유명하다.
  • 광주 ‘하남목장’, 한우&한돈 저렴하게 즐긴다

    광주 ‘하남목장’, 한우&한돈 저렴하게 즐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 콜럼버스 맞은 편에 100% 국내산 한우암소 전문점 ‘하남목장’이 오픈했다. 하남목장은 소갈비살부터 꽃등심, 안창살 등 선호도가 높은 부위부터 살치살, 꽃살, 업진살 등 특수부위까지 다양한 소고기들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와 함께 삼겹살, 목살 등 돼지고기도 마련되어 있다. 소갈비살은 살코기 사이에 지방이 3겹 층을 이루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며, 꽃등심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위로 육즙이 진해 고소하고 감칠맛이 풍부하다. 업진살은 ‘우삼겹’이라고도 불리는 부위로 지방층이 두텁고 살집이 있어 대표적인 맛있는 특수 부위 중 하나다. 위와 같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남목장은 200명 동시수용 가능한 넓고 쾌적한 실내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를 통해 각종 모임은 물론 직장회식으로도 손색 없다. 특히 넓은 주차장과 대형주차장까지 완비되어 있어 단체 손님에 적합하다. 한편, 광주 하남목장에서는 육회, 샤브한우버섯불고기, 한우꼬족탕, 사골곰탕, 육개장, 메밀물냉면 등 다양한 식사메뉴도 갖추고 있어 점심, 저녁 모두 성업 중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2野 “규제프리존특별법 공감은 하지만…” 동상삼몽 ‘냉면 회동’

    2野 “규제프리존특별법 공감은 하지만…” 동상삼몽 ‘냉면 회동’

    법안 세부 합의 못하고 선언만 새누리 “노동4법·서비스법 먼저” 더민주 “사회경제법 우선 처리” 국민의당 “신해철법” 주장 여야 3당 원내대표가 24일 ‘냉면집 회동’을 통해 민생·경제 법안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기로 했지만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도 노출됐다. ‘민생·경제 법안=쟁점 법안’이라는 등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과정에서 난항도 예상된다. 이날 회동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원 원내대표 측은 “모든 것을 잘 화합(비빔냉면)하고 시원한 정치(물냉면)를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비빔냉면을 주문한 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비벼야 돼. 이제 국민의 목소리, 야당 목소리 잘 비벼야지”라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원 원내대표를 상대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이 물을 많이 먹어서(총선에서 졌다는 의미)….”라고 농담을 건네자, 원 원내대표는 “물먹었으니 이제 잘 비벼야지”라고 웃으며 맞받았다. 3당 원내대표는 30여분간의 식사 후 음식점 인근 한 호텔의 카페로 이동해 비공개 접촉을 갖고 민생·경제 법안 처리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강조점이 달랐다. 새누리당은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에 대한 우선 처리를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과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에, 국민의당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과 세월호특별법 등에 초점을 맞췄다. 결국 3당 원내대표가 작성한 합의문은 법안의 세부 내용은 빠진 채 선언적 의미만 담는 데 그쳤다. 실제 전날 원 원내대표와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가 사전 회동에서 잠정 합의하고, 주 원내대표도 전화통화에서 동의했던 규제프리존특별법 처리 문제를 합의문에 반영하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상황에 대해 “국민의당이 3당으로서 조정 역할을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원 원내대표는 합의문 발표 후 “당초 합의문 초안에는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담겨 있었다”면서 “그런데 이 원내대표가 27일 열릴 3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담 의제에 규제프리존특별법이 새누리당 중점 법안으로 제출돼 있는데 그 법안만 합의할 경우 정치적 입장이 곤란하다고 했고, 주 원내대표도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어 “두 야당 원내대표는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합의문에 명시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그 법안에 대해 이의가 전혀 없는 건 아니고, 상임위에서 약간 보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김기준 원내대변인도 “규제프리존법 취지에 공감하는데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예를 들어 야당 일각에서는 충북에서 규제프리존 대상으로 선정한 이·미용 산업의 경우 대기업의 이·미용업 진출로 골목상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예정된 3당의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논란이 됐던 여야의 쟁점 법안들과 ‘연계’될 경우 처리 여부를 속단하기 어렵다. 한편 3당 원내대표들은 북한의 ‘잠수함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회 차원의 규탄 결의 역시 민생 문제에 집중하고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미리 가정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하에 추후 논의키로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장부 가져와… 韓손님 줄어…” 식당 한쪽선 외화 상납 추정 대화

    “장부 가져와… 韓손님 줄어…” 식당 한쪽선 외화 상납 추정 대화

    “13명이나 탈출요?” 종업원 술렁… 휴일에도 손님 없어 파리만 날려 “중국 내 조선(북한)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탈출했다는 소식 들었나요?”(기자) “종업원 ‘둘’이 탈출했다고요?”(종업원) “둘이 아니라 열세 명요.”(기자) “네? 열세 명이나요? 금시초문입니다.”(종업원) 10일 점심 때 찾아간 중국 베이징의 북한 식당 ‘평양대성산관’은 정상 영업을 했다. 그러나 넓은 홀에서 점심 식사를 한 손님은 기자 일행이 유일했다. 이 식당은 평양냉면으로 유명해 그동안 휴일에도 가족 단위 외식객이 많았지만 유엔 대북 제재 개시 이후엔 파리를 날리고 있다. 점심값을 지불한 뒤 가게 문 앞까지 배웅해 주는 앳된 여종업원에게 참았던 질문인 종업원 탈출 얘기를 건넸다. “금시초문”이라고 말하는 종업원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게 아니라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을 때 짓는 딱 그런 표정이었다. 눈빛에는 불안감도 엿보였다. 점심을 먹는 동안 한 남성이 들어와 기자 일행을 힐끗 보더니 가장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았다. 식당 관리인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서둘러 그와 마주 앉았다. 이 여성이 평양 사투리로 “장부 가져오라”고 하니 종업원이 서류철을 들고 갔다. 두 사람의 대화에는 ‘조국’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왔다. 멀리 떨어져 있어 대화 내용을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으나 돈 문제가 대화의 주제임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없다. 나도 더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말하는 남성은 보고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 같았고 “1주일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중년 여성은 보고자처럼 보였다. ‘월세’ ‘하루 4000위안’ ‘옆방 수리 후 재임대’ 등의 말도 들렸다. 외화 상납과 관련된 말로 들렸다. “한국인이 너무 줄고 있다”는 말은 또렷하게 들렸다. 실제로 베이징에 있는 북한 식당들은 요즘 고객의 80%를 차지하던 한국 손님이 뚝 끊겨 집단 폐업 직전의 위기 상황이다. 가격이 한국 식당보다 50% 이상 비싸도 북한 음식이라는 특수성과 미모 여종업원들의 공연 때문에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핵실험 이후부터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인 대신 중국 고객을 잡기 위해 중국 요리 비중을 늘리면 북한 식당 특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중국화’도 어렵다. 한편,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곳으로 지목되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중국인 관계자들은 언론에 “북한인이 모두 도망쳐 영업을 할 수 없다”면서 “언제 재개할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류경식당은 지난해 카페거리인 난탕라오제 2기에 들어선 호화 식당이었으나 영업 실적은 극히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한 것은 지난 4일이나 5일쯤으로 추정된다.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취업비자를 받고 들어와 여행이 자유로운 데다 이들의 여권을 관리하던 책임자도 함께 탈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들은 탈북자가 아니라 여행이 자유로운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탈출로 북·중 관계는 한층 험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건이 한·중 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의 묵인 아래 탈출이 이뤄졌다는 얘기가 계속 나올수록 중국 정부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면서 “한국 정부의 이례적이고 신속한 탈북 사실 공개에 중국 정부도 놀란 것 같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유라시아 문명 교류의 상징 국수와 파스타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유라시아 문명 교류의 상징 국수와 파스타

    국수만큼 거의 세계 전역에서 즐기는 음식도 흔치 않다. 국수의 모양이나 요리법, 곁들이는 고명은 지역의 특징에 맞게 변천했지만 그 원형은 유라시아 문명 교류의 중요한 상징이다. ●실크로드 타고 신라 ~ 고려 때 전래 면(麵)은 중앙아시아로부터 전해진 밀가루를 이르는 말이다. 진나라 때 서역인이 ‘밀’이라고 부르는 말을 한자로 음차한 것으로 보인다. 국수는 기원전 5000~6000년쯤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음식이었다. 반면 서양인은 기원전 3000년쯤부터 밀가루로 음식을 만들었다. 국수가 빵보다 역사가 깊은 셈이다. 남방의 쌀과 달리 밀은 북방의 건조한 지역에서 잘 자란다. 반죽한 밀가루를 굳이 수고스럽게 손바닥으로 비벼서 가는 국수 형태로 만든 것은 잠시 머문 정착촌에서 국수를 물에 삶을 때 되도록 빨리 익히기 위해서다. 가느다란 국수가 식감이 좋고 소화도 잘 됐을 것이다. 다시 이동할 때에는 반죽한 것만 잘 보관하면 그만이다. ●4종 국수에서 60여가지 국수 음식 탄생 국수는 기원전 1~2세기 후한 때 실크로드 상인에 의해 동쪽으로 전파된다. 중국 송나라의 수도 카이펑에서는 개방된 국제도시답게 노점이 성행했다. 이 노점에서 국수에 국물을 붓고 고기 절편 등 고명을 얹어 먹었다. 이 시기인 (통일)신라 또는 고려 초 한반도에도 국수가 전해진다. 그러나 우리 땅에선 밀가루가 귀한 식재료였다. 따라서 조선 시대 때까지도 결혼식, 회갑연, 제례일 등 특별한 날에만 국수를 맛볼 수 있었다. 이는 요즘 결혼식장에서 잔치국수를 내놓고 제사상에 삶은 국수를 올리는 전통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국수 요리는 크게 냉면, 비빔국수, 국수장국(온면), 제물칼국수로 나뉜다. 이 4종에서 무려 60여 가지의 국수 음식이 탄생한다. 우리는 메밀이나 녹두 가루도 국수 재료로 썼다. 경북 안동의 건진국수는 일종의 칼국수이긴 한데, 이를 다시 온면 방식으로 국수를 건져 육수를 붓는 정성을 더 들였다. ●이슬람 세력이 유럽 전파… 소스 이용 동양에선 국물과 함께 먹는 국수 음식이 발달된 반면 서양에선 국물 없이 소스를 이용한 국수를 선호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뒤 중동에선 신흥 이슬람 세력이 힘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슬람 세력은 중앙아시아도 손에 넣으며 현지 음식인 국수를 받아들인다. 그들은 유럽으로 진출하는 교두보인 시칠리아마저 정복한다. 827년 이슬람군 1만명이 시칠리아 섬에 상륙해 200여년 동안 지배하면서 중앙아시아에서 배운 국수 요리를 처음 유럽 땅에 전파한다. 유럽 남부의 지중해 근처에는 흰 경질밀보다 노란 듀럼밀이 흔했다. 듀럼밀은 단단하고 거칠지만 접착력과 탄력성이 좋다. 우리가 아는 파스타의 노란색 국수 원료다. 스파게티는 300여종에 이른다는 파스타의 한 종류일 뿐이다. 이슬람인들은 듀럼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이게 이탈리아 본토인 나폴리 등을 거쳐 오늘날 세상에 퍼진 파스타가 된다. ●포크로 사용하기 편하게 모양 변형 긴 가닥의 국수가 마카로니 등처럼 짧고 도톰한 모양의 파스타로 바뀐 것일까. 동양에서는 고대 시절부터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했다. 젓가락은 길고 미끌미끌한 국수 가닥 한 올까지 잘 잡을 수 있다. 반면 서양인은 포크를 쓴다. 일반 백성은 대부분 손이나 작은 칼을 썼다. 가느다란 국수 가닥을 잡기에는 불편했을 것이다. 따라서 더 굵거나 또는 나사 모양으로 돌돌 감은 국수를 파스타의 재료로 사용했다. kkwoon@seoul.co.kr
  • “입맛 서로 다른 직장인들 여러 맛집 음식 한자리서”

    “입맛 서로 다른 직장인들 여러 맛집 음식 한자리서”

    “어제 과음한 김 대리는 해장을 하고 싶은데 이 과장은 파스타를 먹고 싶어 하고 박 부장은 집밥 같은 밥을 먹고 싶어 하는데 오늘 점심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직장인이라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점심시간에 이런 고민을 한 번쯤 해 봤을 듯하다. 이런 직장인의 고민을 덜어 줄 ‘셀렉 다이닝’이 요즘 식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셀렉 다이닝이란 말 그대로 원하는 음식을 각 가게에서 고른 뒤 한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최근 서울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 지하에 문을 연 ‘식탁愛행복’, 지난해 3월 강남역 인근 효성해링턴타워 지하 1층에서 영업을 시작한 ‘킵유어포크’, 지난해 10월 서울역 인근 메트로타워에 문을 연 ‘빌앤쿡’ 등이 대표적인 셀렉 다이닝 콘셉트의 공간이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광화문 D타워에서 만난 오버더디쉬의 손창현(39) 대표와 사공훈(34) 이사는 2014년 국내에 셀렉 다이닝을 처음으로 만든 이들이다. 손 대표는 “코스 요리가 발달한 서양이나 가족끼리도 각자 반찬을 따로 먹는 일본과 달리 한국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음식을 시켜서 나눠 먹는 독특한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이런 한국인의 독특한 음식 문화를 살려 점심에 다양한 음식을 즐겁게 먹어 보자는 의미에서 셀렉 다이닝 공간인 ‘오버더디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셀렉 다이닝은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기존의 푸드코트와는 다른 방식이다. 사공 이사는 “푸드코트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식자재업체에서 한식, 양식, 일식 등 음식을 분야별로 파는 것이라면 셀렉 다이닝의 특징은 전국 각지의 맛집을 섭외해 모아 놨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버더디쉬는 2014년 7월 건대 인근 더샵스타시티에서 개점한 것을 시작으로 시청점, 홍대점, 타임스퀘어점과 인천, 울산 등 전국 각지에 7개 지점을 냈다. 또 광화문 D타워에서 인근 직장인들에게 명소로 꼽힌 ‘파워플랜트’와 ‘헤븐온탑’ 등을 셀렉 다이닝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오버더디쉬에는 전국 5대 짬뽕의 하나로 꼽히는 ‘교동짬뽕’을 비롯해 이태원에서 수제 버거로 유명한 바토스의 창업자가 만든 수제 버거집 ‘시드버거’ 등 10여개의 유명 맛집이 모여 있다. 헤븐온탑은 이태원의 ‘글래머러스 펭귄’ 등 유명 디저트 전문점의 디저트와 커피, 차 등을 한곳에서 맛볼 수 있는 카페다. 파워플랜트에서는 다양한 수제 맥주와 함께 이태원에서 유명한 ‘부자피자’, 가로수길의 맛집 ‘랍스터쉑’ 등 맥주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파워플랜트는 손님이 직접 주문한 음식을 가져가는 방식과 음식값의 10%를 봉사료로 받고 서빙을 해 주는 방식 등 두 가지의 독특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은 요식업과 관련된 전공이나 업무를 한 경험이 없이 아이디어로 승부를 봤다. 손 대표는 서울시립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AK플라자, 삼성물산 등을 거쳐 오버더디쉬를 창업했다. 사공 이사는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AK플라자에 입사해 당시 팀장이었던 손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손 대표는 누구나 셀렉 다이닝 공간을 따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이를 잘 운영하는 일이 훨씬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버더디쉬의 성공으로 여러 곳에서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지만 결국 우리의 아이디어를 베끼기만 하고 계약은 불발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입점한 가게들은 오버더디쉬에 매출 수수료를 내고 입점한다. 매출 수수료율은 가게별 매출 등에 따라 달리 책정된다. 사공 이사는 “가게마다 똑같이 매출 수수료를 부과하면 냉면집이 가장 잘된다고 했을 때 모두 냉면집으로 바꿀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그런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관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입점한 가게들은 모두 각 지역에서 입소문을 타서 성장하고 있는 조그마한 곳으로 그들이 어려워하는 사업 확대를 우리가 적은 예산으로 간편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버더디쉬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셀렉 다이닝을 넘어서 실력 있는 셰프들과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는 5월 초에 광화문 D타워에서 문을 열 레스토랑인 ‘소년서커스’다. 건대 근처에서 소년상회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유명 요리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경력의 채낙영 셰프와 오버더디쉬가 뭉쳤다. 손 대표는 “요리 방송이 인기 있는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걸 넘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스토랑의 절반 정도를 개방형 키친으로 만들어 내가 먹는 음식을 셰프가 어떻게 만드는지 지켜볼 수 있도록 하고, 셰프가 직접 요리를 가지고 와서 맛있게 먹는 법을 설명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가장 큰 목표는 한국만의 셀렉 다이닝 문화를 해외로 전파해 국내의 다양한 맛집이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길을 터 주는 일이다. 두 사람은 “실력 있지만 자본력이 약해 알려지지 않은 신진 셰프들을 오버더디쉬가 세계 무대로 소개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싶다. 철저히 준비해 내년에는 해외 진출에 나서는 것이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노점상·마을버스가 싫다는 신축아파트

    노점상·마을버스가 싫다는 신축아파트

    단지 지난다고 버스 운행도 반대 서울역선 노숙자 쉼터 논란 지속 고급아파트-인근주민 갈등 심화 “여기서 노점을 연 지 20년이 넘었어요. 고가 아파트 단지가 새로 들어섰다고 하루아침에 나가라는 게 말이 됩니까.” 16일 서울 마포구 아현초등학교 후문의 굴레방로를 따라 늘어선 노점상에서 만난 이모(69·여)씨는 “여기에서 냉면, 팥죽, 녹두죽 팔아서 애들 다 키웠는데, 이제 어딜 가라는 말이냐”고 한숨지었다. 이씨는 “매년 구청에 40만~50만원씩 점유 사용료를 내며 생계를 꾸리는 동안 한 번도 문제가 없었다”며 “그런데 새로 들어온 아파트 주민들이 싫어한다고 갑자기 우리더러 가게를 비우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7년째 붕어빵을 만들어 팔고 있는 임모(59·여)씨는 “아직 애들이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다른 곳에 가게를 낼 돈도 없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채소, 생선, 잡곡, 잡화, 분식 등을 파는 노점 30여곳이 일렬로 붙어 있다. 그 아래쪽에는 포장마차도 있다. 1960년대 하천 복개 공사로 생긴 이 도로의 한쪽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한 곳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바로 앞 아파트의 주민 입주가 끝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아파트 주민들은 불법 노점을 없애라고 마포구청에 민원을 넣고 시위를 시작했다. 결국 구청은 지난 1월 노점상들에게 오는 6월까지 자진 퇴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이 아파트 주민 30여명은 “아이들과 노인이 위험하다, 마을버스 결사반대”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구청이 2009년부터 이 아파트의 재개발 기간 동안 통행을 중단했던 마을버스를 다시 운행하려 하자 주민들이 반대에 나선 것이다. 아파트 주민 장모(42·여)씨는 “아파트 가운데 뚫려 있는 도로는 인근 아현시장 점포에 물건을 납품하는 화물차, 학원 차, 자가용 등으로 너무 붐빈다”며 “특히 아이들의 등교 시간이 출근 시간대와 겹치기 때문에 마을버스까지 운행하면 아이들의 교통사고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에 살던 주민들은 자택에서 지하철 2호선 아현역까지 가기 위해 마을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개발, 재건축으로 들어선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과 인근에 사는 원주민들 간의 갈등은 최근 들어 심화되는 추세다.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요인이 되거나 미관상 좋지 않은 시설에 대해 적극적으로 철거나 이전을 요구한다. 하지만 생계가 걸린 노점 등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형국’이라며 반발한다. 서울역 인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서울역 앞에 고가 아파트가 연이어 생기면서 노숙자 시설에 대한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서울시 노숙자 급식소 ‘따스한 채움터’에는 배식받기 위해 노숙자들이 줄을 선 모습이 보기 싫다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시는 2014년 말 급식소에 노숙자 대기소를 설치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예 시설을 이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서울역 13, 14번 출구 사이의 관목과 나무 때문에 노숙자들이 소변 등을 본다며 나무를 심지 말아 달라는 민원도 있고, 노숙자들이 자기 눈에 띄지 않게 해 달라는 민원도 있다”며 “그저 노숙자에게 주의를 주고 잘 관리하겠다고 응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새 입주민들은 원주민들이 가꿔 온 공동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양자의 갈등을 자발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갈등 요소를 협의, 조정할 수 있는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스타뷰] 상명대 출신 첫 신인왕 품은 ‘농구 흙수저’ LG 정성우

    [스타뷰] 상명대 출신 첫 신인왕 품은 ‘농구 흙수저’ LG 정성우

    “대학 후배와 친구로부터 휴대전화 메시지가 200개나 왔어요.” 정성우(23·LG)는 지금 생각해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이 신인 선수상 수상자로 호명되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지난달 22일 있었던 2015~16 프로농구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상명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신인 선수상을 수상했다. 상명대는 2009년에 창단돼 역사가 아직 길지 않고 프로무대에서 뛰고 있는 상명대 출신 선수도 아직 10명이 채 안 된다. ‘농구 흙수저’인 정성우가 농구 명문대 출신 선수들을 제치고 평생에 단 한 번뿐인 신인 선수상을 차지한 것이다. 그는 당시 수상 소감을 묻자 “제가 상명대 출신이기도 하고…”라고 말한 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명대는 신생팀이지만 열심히 하면 이런 상을 탈 수 있다는 희망을 후배들에게 준 것 같다. 길을 터놓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후배들도 고려대나 연세대에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규리그가 끝나고 휴식기에 접어들었지만 그는 지난달 26일 경기 서수원칠보체육관을 찾아 MBC전국대학농구대회에 출전한 후배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농구 변방’인 상명대에서 선후배들과 어렵게 운동을 했기 때문인지 그의 학교 사랑은 남달랐다. 정규시즌을 마치고 휴식기인 요즘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싶기도 할 텐데 그는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시에 있는 모교를 방문해 후배 선수들과 하룻밤을 보낸 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졸업을 했음에도 상명대 선수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도 수시로 들어가 잡담을 나누기도 한다. 이날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 도중 그는 주변을 지나가는 후배 선수 부모님들과 수차례 인사를 나누며 상명대 팀에 대한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그도 상명대 입학을 앞두고는 고민이 많았었다. 정성우는 “고등학교 때 감독님이 어떤 대학교를 가길 원하냐고 물으신 적이 있다. 그때 저는 프로선수로 진출을 잘 할 수 있는 대학이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감독님이 상명대가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좀 의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상명대에서 프로로 진출한 선수가 별로 없어서, 이 대학으로 가라고 하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며 “하지만 감독님은 ‘프로에 진출하는 것은 팀의 성적으로 가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능력으로 가는 것이고, 상명대에 가면 출전시간을 많이 보장받아 경험도 금방 쌓일 것이다. 용 꼬리보다 뱀 머리가 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상명대 진학 뒤에도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그는 “1학년 때까지는 적응이 안 됐다. 고등학교(용산고) 때는 거의 모든 경기를 다 이기는 팀에 속했다가 갑자기 대부분의 게임을 지는 팀에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명대는 정성우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인 2012년 대학리그에서 3승19패로 12개 학교 중 11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2년 7월 남녀 프로농구 사령탑 경험이 있는 이상윤(54)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 성적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부임 첫해 상명대는 농구대잔치 4강에 올랐고, 2013년에는 MBC배 대학농구대회 6강의 성적을 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정성우는 “당시 감독님이 바뀌시고 전술적인 면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며 “이후 상명대가 좋은 성적을 유지하다 보니 프로팀과의 연습게임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실력이 늘어났고 자신감도 더 붙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대 상명대 출신으로는 가장 높은 신인 드래프트 6순위로 LG에 입단하고, 신인왕까지 거머쥐며 잊을 수 없는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는 확실한 활약을 보여준 신인 선수가 거의 없어 ‘올해는 신인 선수상을 안 뽑고 건너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이런 평가 속에 상을 받은 정성우도 수상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 적응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학교와 프로의 차이가 너무 컸다. 중간에 입단해 이미 짜인 틀 안에 들어가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대학교 때 보여준 실력을 100% 다 발휘한 신인 선수가 없었다. 팀에 좀더 적응을 해서 다음 시즌에는 100%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루키들이 너무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동료 신인 선수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이번 시즌 신인들의 수준이 다른 때보다 낮다는 것을 저희들도 알고 있었다. 어차피 별달리 받을 사람이 없으면 내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서로 농담하며 넘겼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다사다난했던 데뷔 시즌을 끝마치고 팀의 훈련이 다시 시작되는 3월 말까지 휴식기를 갖고 있다.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거냐고 묻자 “여자친구나 대학 애들을 많이 만날 계획”이라며 “사실 평소 쉴 때는 맛집을 즐겨 찾아다니는데 고기랑 면을 좋아한다. 이 둘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육쌈냉면이 최고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아예 놀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집 근처 헬스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대학교 후배들과 운동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는 갑자기 눈을 반짝였다. 그는 “아무래도 이번 시즌 팀의 성적이 8위로 좋았다고 할 수는 없는데, 새 시즌에는 저도 잘하고 팀도 잘했으면 좋겠다”며 “또 다음 시즌 말쯤에 저의 롤모델인 김시래(27·LG) 선배가 돌아오면 어깨너머로 저의 부족한 점을 많이 배우고 연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는 “농구팬들에게 정성우라는 이름을 말하면 ‘아, 그 선수 농구 잘하지’라는 대답이 되돌아올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항상 수줍게 웃는 표정을 짓다가도 농구 이야기만 나오면 진지해지는 정성우. 대학 이름과 상관없이 농구 실력 하나만큼은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을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글 사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정성우는 ▲1993년 8월 17일 서울 출생 ▲대방초-대경중-용산고-상명대 ▲178㎝, 79㎏ ▲2014 대학농구리그 어시스트상 ▲2015 대학농구리그 어시스트상·스틸상 ▲2016 프로농구 정규리그 신인선수상
  • 막차로 떠난 ‘40대 기수’…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 별세

    막차로 떠난 ‘40대 기수’…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 별세

    고인 유지 따라 가족장으로 1970년대 고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과 함께 ‘40대 기수론’을 주창했으며 정계 은퇴 이후 보수 원로로 활동했던 소석(素石)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헌정회 원로위원회 의장)가 지난 27일 별세했다. 94세. 전주고와 고려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46년 반탁전국학생총연맹 중앙위원장과 전국학생총연맹 대표의장으로서 신탁통치반대운동 및 반공운동을 주도했다. 1954년 제3대 총선 당시 전주에서 무소속으로 등원했고 4·5·8·9·10·12대까지 7선 의원을 지냈다. 1954년 이른바 ‘사사오입 개헌’ 때 개헌에 반대해 국회 부의장 멱살을 잡고 항의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1955년 민주당 창당을 주도했고 국회 국방분과위원장(1960년), 국회부의장(1973년), 신민당 대표최고위원(1976년)을 지내는 등 제3·4 공화국 시절 야권 거물로 활동했다. 특히 1970년 신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YS, DJ와 함께 ‘40대 기수론’의 한 축을 이뤄 경쟁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YS와 단일화를 이뤘으나 1차 투표에서 YS가 과반 득표에 실패하자 2차 투표에서는 DJ 지지로 돌아서 DJ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전 대표는 제1야당인 신민당 대표 시절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며 초당적 외교를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정희 정권과의 타협에 기반한 중도통합론을 주장했을 때는 ‘사쿠라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12대 국회에선 민정당의 내각제 개헌 주장에 동조해 야권의 반발을 샀다. 정계 은퇴 이후에는 자유민주총연맹 총재(1987년),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1994년) 등 보수 원로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달 초 얻은 감기 증세가 악화돼 입원하면서 북핵 문제를 두고 “세월이 하 수상하다”고 걱정했고, 죽음을 직감했을 때도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러 달라”고 주위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의 소원 두 가지는 “평양에 가서 냉면을 먹고, 평창올림픽을 보는 것”이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28일에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장례 형식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창희 여사와 아들 이동우 전 호남대 교수, 딸 이양희 유엔 미얀마인권보호관, 사위 김택기 전 의원이 있다. 발인은 다음달 2일이며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맥적과 ‘3양’ 불고기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맥적과 ‘3양’ 불고기

    서양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적어도 한 끼니는 불고기를 먹을 것이다. 육식이 주식인 그들이 새삼스럽게 소고기구이에 이토록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뭘까. 맛의 비밀은 양념에 있다. ●맥적, 된장에 양념… 꼬챙이 꿰어 직화구이 날씨가 쌀쌀해지면 빨갛게 고추장 양념을 한 제육볶음이 생각난다. 제육볶음은 도톰하게 썬 돼지고기 목살을 고추장과 설탕, 파, 마늘, 생강, 후춧가루, 깨소금, 참기름 등을 넣은 양념에 재웠다가 불판에 구워 먹는다. 고기의 부드럽고 고소한 육질 맛과 매콤·새콤·달콤한 양념 맛, 그윽한 불의 향이 어우러져 푸짐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돼지고기 볶음 구이는 본래 고추장이 아닌 된장으로 양념한 뒤 꼬챙이에 꿰어서 직화 구이를 했던 우리의 옛 음식 맥적(貊炙)에서 유래했다. 고대 중국은 동북방의 ‘맥족’이 먹던 이 돼지고기구이를 신기하게 여겼으며, 맛이 좋다는 기록을 남겼다. 맥족은 고구려인의 선조로 한(韓)족, 예(濊)족 등과 함께 선사시대에 한국인의 형질을 구성하는 사람들로 알려졌다. 고구려 병사들이 막강한 수나라나 당나라와의 전쟁에서 적군을 궤멸시킨 데에는 밤에 불가에 모여 맥적으로 회식을 하면서 사기를 북돋은 저력도 있지 않을까. ●고기 저며 양념해 구운 너비아니가 불고기로 소고기 불고기의 원형은 전통 음식인 너비아니에 있다. 너비아니란 고기가 얇아서 바람에 나부낄 정도로 너붓너붓한 데서 붙여진 말이라고 한다. 가늘게 저민 살코기를 간장과 꿀, 참기름, 깨소금, 파, 마늘 등으로 재운 뒤 석쇠에 구운 고기다. 조선에 이르러 농사가 국가 정책으로 장려되면서 소의 도축을 함부로 하지 못했다. 소가 늙어서 죽거나 다쳤을 때나 관아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했다. 그러나 왕가에서나 양반은 눈 내리는 겨울에 설하멱(雪下覓)이라고 해서 남몰래 맛보았다. 남자 하인이 굽는다고 해서 방자구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는 소고기의 39가지 부위를 여러 가지 요리법을 통해 먹을 줄 알았다. ●불판에 육수 부은 ‘한양식’ 日 야키니쿠로 불고기는 ‘3양(陽) 불고기’가 유명하다. 우선 누리끼리한 청동 불판에 각종 양념을 한 불고기를 넣고 달짝지근한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 먹는 한양식(서울식) 불고기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소고기 사육이 늘면서 당시 경성에서 양념 솜씨가 발휘된 불고기다. 이때 우리의 불고기는 일본으로 전해져 야키니쿠가 된다. 야키니쿠는 구운 고기를 양념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한양식 불고기는 서울 종로에서 강남 압구정로로 본점을 옮긴 76년 전통의 고깃집 H점이나 창경궁로에서 65년째 영업하고 있는 평양냉면 전문 W점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언양식’은 육수 없이 고기 다져 석쇠에 구워 울산의 언양식 불고기가 3양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룬다. 육수가 없는 ‘바싹 불고기’다. 소고기를 배즙에 재웠다가 국간장, 설탕 등 양념으로 버무린 뒤 잘게 다져 석쇠에서 굽는다. 고기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 양념이 강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광양식’은 양념에 매실… 살짝 구워 냠냠나머지 하나는 광양식 불고기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불에 굽기 직전에 양념을 부어 빠르게 살짝 구워 먹는 불고기다. 양념에는 그 주변에 흔한 매실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1980년대 광양제철소가 건설될 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근로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불고기다. 결국 불고기는 궁해서 통할 수밖에 없었던 혼이 담긴 음식이다. 넉넉한 서양을 부러워하기만 할 수 없었던 우리식 먹거리다. kkwoon@seoul.co.kr
  • [서울 핫 플레이스] 노가리·호프·순대·삼계탕·서울식 양념불고기… 을지로엔 없는 게 없답니다

    [서울 핫 플레이스] 노가리·호프·순대·삼계탕·서울식 양념불고기… 을지로엔 없는 게 없답니다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 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걸어가다가 왼쪽 골목으로 획 돌면 맥줏집이 즐비한 거리를 맞닥뜨린다. 뮌헨·만선·초원·명동·우리 호프 등 13개 호프집이 모여 있는 이곳은 ‘노가리 호프 거리’로 유명하다. 매년 5월에 맥주를 1000원에 즐기는 ‘을지로 노가리 축제’가 열린다. 또 을지로에는 ‘을지면옥’과 ‘평래옥’ 등 ‘서울 5대 냉면집’으로 꼽히는 냉면집과 대창 전문점 ‘양미옥’ 등 잘 알려진 식당이 많다. 골목 곳곳에 수십 년 터를 다진 맛의 고수들도 즐비하다. 특히 ‘전통아바이순대’는 꽤 많은 상인이 ‘맛집’으로 꼽는 식당이다. 청계천 세운교와 배오개다리 중간쯤에 있는 서울주차장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만난다. 뒷골목인데도 점심·저녁 식사 시간이면 주변 상인들이 몰리고, 소문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선지 없이 만든 순대로 끓인 순대국밥이라 국물이 뽀얗고 부드럽다. 국에 얹어주는 고기가 푸짐해 양적인 만족도도 높다. 너무나 유명한 맛집이 옆에 있어서 지나쳤던 식당도 되돌아볼 일이다. ‘평래옥’ 옆에 있는 ‘서울삼계탕’은 고소한 국물이 일품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닭모래집볶음은 잡내 없이 쫄깃하고 깍두기와 갓김치는 삼계탕과 함께 먹기 좋을 정도로 잘 익었다. 실내장식이 멋들어진 ‘석산정’은 서울식 양념 불고기로 이름을 떨쳤다. 이제는 곱창전골로 인기가 높다. 국물에 양념이 세지 않아 자극이 덜하다. 곱창과 두부, 채소가 푸지게 나온다. 남은 국물로 볶은 밥은 풍미가 있고 누룽지로 느끼함을 없애면 다음 끼니는 건너뛰어도 될 만큼 든든하다. 감성돔 전문점 ‘갯마을 횟집’도 뒷골목에 자리했지만, 점심 저녁 모두 손님이 바글거린다. 차진 감성돔을 김에 싸서, 초장에 찍어서, 쌈장을 발라서, 고추냉이를 얹어서 등등 다양하게 즐긴다. 매운탕은 선택. 군만두로 유명한 ‘오구반점’도 추천 맛집이다. 기름진 만두피가 부드러우면서도 파삭거리는 덕분에 인기가 높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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