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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1TV 개혁실천특별기획 ‘5·18 광주항쟁’

    ◎돋보인 성역없는 보도·비판 KBS 1TV가 지난 18일 하오 10시에 60분간 방영한 ‘개혁실천특별기획 5.18 광주민중항쟁’은 두가지 점에서 시사적이다. 우선 KBS 노사가 방영문제를 놓고 산고를 거듭한 끝에 세상밖으로 내놓은첫 출산아라는 점을 들 수 있다.방송개혁의 기치를 들고 나섰던 특별기획 시리즈가 언론 내부로의 비판을 금기시한 풍토로 하마터면 창고에 묻힐뻔한 운명 직전에 극적으로 햇빛을 보게된 결실이라는 점에서 방영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다음으로 광주항쟁을 바라보는 시각의 확대를 들 수 있다.지금까지 전파매체에서 학살의 주역으로 신군부를 거론한 적은 많았다.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기존의 머뭇거림을 과감히 탈피했다.확대된 학살의 공범으로 미국이나 KBS를 포함한 언론을 포함시킨 점은 파격적 편성이었다.광주를 역사의 화석으로 남기지 않고 현재형으로 되살리려는 야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의도는 처음과 마지막 장면에 생존 시민군 김영철(50)씨를 등장시킨 구성에서 확연히 드러난다.그는 80년 5월에갇혀 있는 인물이다.의식의 흐름이 18년전에 멈춰버린 그의 상처를 오버랩시키며 광주학살과 민주 항쟁이 지금도 움직이는 시계임을 주장한다.또 산술적 시계추는 열흘간 움직였으나 그 역사적 폭과 자장은 수치화 할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긴박했던 열흘을 추적하면서 동원된 자료나 증언담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배려의 흔적이 배어 있었다. 하루하루의 사건을 추적하며 전문가의 견해나 실제 참가자들의 증언을 적절히 배치,리얼리티를 높이는데 성공했다.그 결과 차분한 시선으로 사건을 이끌고 나갔다. 그러나 여러가지 성공요소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성역없는 비판에 있는 듯하다.누가 뭐래도 가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광주의 한을 달래는 처방이다.눈가리고 아웅식의 적당주의론 통하지 않는다.더구나 지난 85년 KBS가 제작한 특별기획을 예로 들며 언론의 냉담과 외면에 메스를 댄 장면은 제작의 기본정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김철수 기획팀장은 “이번 작품의 주안점은 항쟁과 학살이었다.그를 통해 부당한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폭력의 진상을 말하고 싶었다”며 “앞으로 계속될 시리즈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성역없는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다 ”라고 덧붙였다. 한편 계엄군의 도청진압을 저지하기 위한 수습대책위원회의 ‘죽음의 행진’장면이나 도청사수대의 상징 윤상원의 사후 모습은 사료적 가치도 지녀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를 더 빛내주는 조연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재경부에 다시 힘이 실린다

    ◎金 대통령 “李 장관 중심 경제정책 집행을”/혼선 빚던 시책 교통정리… ‘경제 총수’ 인정 재정경제부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옛 재정경제원 만큼은 못하지만 IMF체제 직후 환란(換亂)의 주범으로 몰릴 때에 비하면 완전히 달라졌다. 金大中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李揆成 재경부장관을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집행하라”고 지시했다.金대통령 취임 이후 중구난방(衆口難防)격으로 경제정책이 발표된 데 대한 ‘질책’이자 앞으로 혼선을 빚어서는 안된다는 ‘교통정리’ 차원이다.李장관은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공개되지 않은 경제간담회를 이번 달에만 4차례나 가졌다”고 덧붙였다.이번 주에는 민간경제연구소 및 학계와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새 정부의 경제 ‘5인방’‘6인방’의 한사람으로 격하된 것 같지만 사실상 ‘경제총수’로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이다. 새 정부는 경제대책조정회의를 신설했다.과거 경제부총리가 경제장관간담회로 정책을 조율하던 것과 달리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다.재경부 장관의 위상은 그만큼 떨어졌고 상대적으로 경제장관들의 목소리는 세졌다.청와대 康奉均 정책기획수석과 金泰東 경제수석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 陳稔 기획예산위원장 柳鍾根 대통령 경제특보 등이 실세로 군웅할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산자부의 무역금융 확대 방침에 재경부는 ‘검토된 바 없다’고 냉담한 태도를 보였는가 하면 금감위의 대기업 부채비율 200% 이내 감축 방침에 청와대는 기업별로 차등을 둬야 한다고 제목소리를 냈다.금감위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으나 결국 재경부는 감축한다고 밝혔다.양도세 폐지문제도 건설교통부가 앞서가다가 제동이 걸렸고 예금자보호는 이자를 전액 보장한다는 금감위와 제한하겠다는 재경부의 입장이 혼선을 빚기도 했다. 李장관의 ‘버티기 전략’도 주효했다는 지적이다.다른 경제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들이 자기 행보를 고집한 데 반해 李장관은 말을 삼갔다.주변에서는 ‘고삐 풀린 망아지가 돌아올 곳은 마굿간 뿐’이라는 논리로 李장관의 침묵을 설명했다.어쨌든 겉보기에는 각 부처 장관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 같으나 이면에는 李장관이 거중 조정하고 있다.은행권의 금리 수신경쟁도 李장관의 요청에 따라 금감위와 한은이 조사에 나섰던 사안이다.
  • 한국 오페라 ‘개점 휴업’/기업협찬 줄고 정부지원도 미미

    ◎50돌 맞았지만 축제 분위기 실종/‘시장’ 기능 되찾아 관객 모을때 한국 땅에서 오페라는 공룡이 될까. 한국 오페라가 반백살이 돼 음악인들은 기념축제 갈라 콘서트(18일·서울세종문화회관 대강당)를 비롯,주섬주섬 이벤트를 꾸리고 있다.하지만 ‘축제’란 명칭에 걸맞지 않게 내심 구름이 잔뜩 낀 표정이다.축제란 모름지기 축하 하객이 있어야 빛이 나는 법.잔칫집에 자축,자찬만으로 꾸미자니 웬지 계면쩍은 것이다. 오페라에 관객이 없다.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돈줄이 마른 IMF시대에 그 한계는 치명적이다.하기 좋은 말로 오페라 멸종론까지 나온다. 올해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엔 상반기에 고작 오페라 두편이 오른다.경제한파에 놀란 가슴들이 상황을 지켜보자며 스케줄을 모두 뒤로 미뤄버렸기 때문.한해 합쳐 9편이지만 하반기에나마 살아남을지 유동적이다.우리 민간 오페라단의 수가 서울에만 16개,전국적으로 38개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문패만 걸어놓고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더 많다는 얘기다. 그나마 상반기 오페라들도 축소하거나 프로를 바꿨다.기업협찬이 안 붙는 상황에서 제작비 압력을 견디다 못한 궁여지책.관객에게 표를 못팔고 협찬 변수에 종속된 한국 오페라는 더이상 자생력이 없다.이번 기념축제 준비위원회에서도 여기저기 손을 벌려봤지만 자금이 턱없이 부족해 갹출,무상출연 등 성악가끼리 출혈을 자청해야 했다. 성악가들은 정부의 무관심이 원망스럽다.불황을 맞아 출판과 영화에 거액을 지원한 정부가 오페라엔 너무 냉담한 것 아니냐는 불평.하지만 주변에선 한국 오페라가 살아남으려면 내부의 체질개선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는다.“한국에도 프로 오페라 가수가 필요하다.저마다 교수자리를 꿰차고 앉아 멋으로 노래하는 한국 오페라는 공연현장과 따로 노는 ‘박제품’에 불과하다”(한 성악인의 지적).뮤지컬이나 연극처럼 ‘팔리는 작품’이 나오려면 ‘오페라가 실패하면 오페라인도 배고픈’ 시장논리가 적용돼야 한다는 것. 한 공연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간 한국에서 오페라는 교과서의 유물로 전락하기 십상”이라면서 “오페라 ‘시장’이 기능을찾아야 하지만 워낙 악순환이 고질적이라 언제 그런 날이 올지 요원하다”고 우려했다.
  • 아편전쟁과 黑船의 교훈/宋一 외국어대 교수·경영학(時論)

    ○이이제이와 화혼양재 열강의 자본주의 봇물이 터지던 19세기의 아시아 개방과정과 20세기말 글로벌화 과정은 유사성이 많다.영국은 아편전쟁(1939∼1942년)을 일으켜 통상을 거부해 온 청(淸)을 굴복시켰다.중국인의 기호에 맞는 인도산 아편을 투입해서 중독된 아편소비자를 이용해 교역의 물꼬를 트려는 교활한 제국주의적 책략이다.청은 영국에 패한 후 프랑스,독일,러시아 등을 불러들여 열강의 상호견제를 통해 영국의 독주를 막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외교원칙으로 맞서나갔다. 일본은 1853년 미국의 페리제독이 이끈 흑선(黑船)의 위압에 무릎을 꿇고 개항(開港)했다.그러나 제국주의의 희생양이 된 근린제국(近隣諸國)과는 달리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한 유일한 아시아 국가로 변신했다.그 성공비결은 서양을 배워 서양을 이기자는 ‘부국강병책(富國强兵策)’과 서양의 문명은 배우되 일본의 혼은 지킨다는 ‘화혼양재(和魂洋才)’정신에 뼈를 둔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의 사상성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7년간의 장기불황과 아시아 경제위기에 휘말리고있는 일본의 무력증을 놓고 일본모델의 몰락이 자주 거론되고 있으나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적했듯이 ‘새로운 기적의 모색’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글로벌메카니즘에 대한 탐색전과 열도개혁에 관한 신중한 실험이 진행중인 정중동(靜中動)의 잠복기에 있다는 견해이다. 일본의 지한파(知韓派) 오기(大城裕二) 교수는 IMF체제 하의 한국을 “미국보다 더 미국적” 이라며 국산품 애용운동,수출장려운동,심지어는 금모으기운동같은 애국심까지 반(反)글로벌화로 규정하려는 한국의 일부 지식인들의 편견을 꼬집었다.주식회사‘한국’이나 주식회사 ‘일본’의 추락이 유교자본주의의 병폐 때문인지,미국의 천하통일 시대에 지구촌을 파죽지세로 공략해가고 있는 미국식 자본주의 파괴력 때문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글로벌화는‘아편’적 미혹(迷惑)과 ‘흑선’적 압력이 결합한 미국의 쇼비니즘으로 귀착되가는 경향이 강하다. ○미 문화·기업의 파급력 이와같은 미국화가 영구히 지속될 질서이며 유일한 지구촌의 존립방식인지,아니면 자본주의의새로운 위기를 몰고올 태풍의 눈인 지는 더 두고 봐야할 일이다. 세계화가 수반한 ‘아편’적 요소는 우리 생활을 압도하는 미국의 대중문화의 위력이 잘 지적해주고 있다.지금 전세계 극장의 90% 이상이 헐리우드영화를 상영하고 있으며 세계인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음악의 80%는 미국의 팝송이다.‘타이태닉’ 한편의 영화가 벌어들인 이익은 우리가 금을 모아 수출한 7억달러의 2배가 된다.세계는 지금 부지불식간에 미국문화 증후군에 중독되어가고 있다.햄버거에서 인터넷 그리고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몇십개에 불과한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지구촌의 상권과 기업생리를 지배한다.이들 다국적 기업들이 바로 무한경쟁,규제철폐,다운사이징 등 카우보이식 자본주의계율이 입력된 그들의 경영논리를 바이블로 만들어가는 글로벌 십자군이다. ○대미 경제종속 탈피해야 글로벌 체제의 최대 모순과 약점은 미국독주에 당위성을 실어주는 달러독점적 통화시스템이다.발권국의 지위에 있는 미국은 글로벌 경제에 공급할 돈줄을 쥐고 있지만 달러통화정책의 우선순위는글로벌 경제의 이익이 아닌 미국의 로컬 경제이다.자연히 세계 금융시스템은 미국 경제에 종속될 수밖에 없고 미국이 ‘흑선’적인 권력을 누리는 메커니즘을 제공한다.예컨데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엔화강세­달러약세가 절실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나 미국은 이 문제에 냉담하다.또한 일본이 책임을 떠맡기로 한 아시아통화기금(AMF)의 구상을 미국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내년부터 출범할 유러단일통화에 거는 기대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한국혼 담은 세계화 모색 ‘흑선’의 출현과 아편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역사적 교훈은 적지않다.우선 흑선의 압력으로 문호를 연 일본이 개방화에 성공한 것은 고유의 것과 서양의 것을 융합한 화혼양재(和魂洋才)의 정신 때문이다.세계화는 미국이 경쟁력을 갖는 미국식 경기다.농구나 미식축구에서 우리가 미국을 제압할 수 없음이 명약관화한 것처럼 한국혼과 한국토양을 담지못한 세계화는 백전백패다. 한편 아편전쟁 이후 중국이 구사한 ‘이이제이’의 외교통상 전략은 한국적 글로벌화의 활로를 암시하는시금석이 될 수 있다.미국 편중의 사고를 벗어나 유럽,일본,중국,동남아등 이해관계국 상호간의 역학함수를 도출해 글로벌 최적화의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러 한반도 평화정착 의무있다/예브게니 바자노프(地球村 칼럼)

    최근 제네바 4자회담 결과를 보면 한반도에서의 분쟁해결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북한은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할 것을 계속 요구하면서 미국과 양자회담을 주장한다. 북한의 고집은 설명이 가능하다고 본다.金正日 정권은 역대 정권중 가장 취약하다.그는 북한의 안보가 실제 취약한 것을 우려한다.金正日은 미국이 공격할 가능성을 항상 걱정하며 동시에 북한의 개방이 ‘견고한 주체사상’을 엎어버릴 것이라고 늘상 생각한다.金正日 정권은 따라서 4자회담의 진전에 실제 아무런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봐야 한다.한편으로 그는 자신을 능가하는 ‘내부의 적’을 계속 경계하고 두려워 한다. ○북,미의 공격가능성 우려 이러한 상황이라면 평양정부가 보다 유연해지고 건설적인 자세를 갖도록 ‘새로운 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그 가운데 하나가 러시아가 활발하게 분쟁해결에 뛰어드는 일이다.러시아는 유엔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국가일 뿐만 아니라 아직도 미국과 견줄 수 있는 군사강국이다.북한정권을 탄생시켰으며 수십년동안 북한의 동맹국이었다. 러시아가 참여하면 북한은 좀더 의기양양 해질수 있고 그들이 생각하는 ‘가상적국’으로부터의 위협에도 덜 걱정하게 될 것이다.또 평양정부는 보다 유연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과거 소련과는 다른 현재의 민주적인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단지 남과 북이 가깝게 만드는 식의 건설적인 목적에만 사용할 것이다. 모스크바의 ‘개입’은 남과 북의 경제협력도 한층 촉진시킬 것이다.이 틈에 러시아도 남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더욱 진전시켜 나갈 것이다.현재 한국에서의 금융위기(고비는 넘겼지만)를 비춰볼 때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시장을 필요로 할 것이고 경제회복기에 접어든 러시아는 한국의 공산품을 더 많이 수입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북한의 입장에서는 산업회생에 필요불가결한 러시아의 원자재가 활발히 유입될 것이다.러시아가 분쟁해결에 참여한다면 북한은 러시아의 천연자원에 당장 큰 관심을 보일 것이다. 러시아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러시아가 분쟁해결에 참여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통일 자체를 지향하여야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실제로 평화정착과정의 마지막단계에서 러시아는 지금보다 훨씬 ‘쓸모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왜 그런가.우선 러시아는 한반도 주변국가 가운데 진정 통일을 바라는 유일한 이웃이다.장담하건데 한반도가 통일되면 통일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란 국제무대에서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는 세력으로 성장할 것이며 이것이 러시아 국익과도 일치한다. ○한반도 통일 러 국익과 일치 반면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 냉담할 것이다.통일한국이 많은 부문에서 경쟁의 대상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중국은 대체로 이데올로기 동반자 하나를 잃은 꼴이 돼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반도 통일을 진정원하는 당사자는 아닐 것으로 본다.사실 베이징정부는 한반도에서 사회주의가 끝장나는데 대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미국도 한반도통일로 ‘잃은자’가 될 것이다.통일한국은 현재보다 미국에 덜 의존할 것이며 통일한국은 한반도에서 미군이 가급적 떠나 줄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한·미,미·일 상호방위조약은 변화할 것이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는 이같이 다르지만 통일한국 시대는 머잖은 장래에 올 것이다.그 과정에서 러시아의 유용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통일로의 이행시기에서 보면 북한인들은 새 경제체제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즉 통일직후 북한의 모든 기업의 공장들은 즉각 효용성을 잃고 문을 닫아야할 운명에 직면한다.러시아는 이러한 공장들을 현대화하는데 한 몫 거들 수 있다.대부분의 시설은 소련시대 유산이어서 북한지역경제 회복의 관건은 러시아가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생산된 제품은 러시아가 다시 수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통일한국 발전 도움줄것 동시에 통일직후 쏟아질 북한의 실업·유휴인력을 유일하게 감당할 수 있는 국가 또한 러시아다.수백만의 북한인들은 현재도 미래에도 러시아지역으로 적당한 일거리를 찾아들 것이다.극동지역 러시아는 이러한 상황에도 대처해야 한다. 러시아는 또한 북한쪽 기업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에서 보면 러시아의 가스나 석유는 세계에서 가장 값이 싸다.다만 현재의 북한은 현금이 없어서 못살 뿐이지만 통일한국은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통일한국은 러시아와 할일이 너무 많다.러시아자원의 공동조사,북한측 노동자들의 재교육,무기의 현대화,농업생산물의 교환,특별경제구역의 개발,통일한국이 중국 혹은 일본과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러시아의 지원등등. 이제 한반도 평화정착과정에 러시아가 왜 필요한가는 어느정도 ‘증명’됐다.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잠재력을 이용하면 할수록 한반도는 더욱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다.더욱이 러시아는 한국과 국경을 접한 이웃이다.러시아 극동지역의 경제발전은 그대로 한반도 상황과 직결되는 상호연관성을 갖는다.러시아가 한반도 평화과정에 참여해야하는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다.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냉전시대 제공자이며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원칙에서 통일을 앞당겨야할 의무가 있다.
  • 금융사 채권 회수 압박 ‘도화선’/미도파 최종 부도 안팎

    ◎채권단 협조융자 거부로 171억 조달 실패/IMF 겹쳐 매출 내리막 길… 회생 불투명 대농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상화의 길을 걸어온 미도파백화점이 18일 IMF 체제하의 고금리와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다.미도파는 이날 임원들이 총동원돼 전날 막지 못한 1백71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으나 금융기관들의 냉담한 반응 앞에 맥없이 좌초하고 말았다. 미도파는 지난 1월14일에도 32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냈었다.이튿날 상오 가까스로 막기는 했으나 (주)미도파의 별도 법인인 춘천미도파는 최종 부도처리됐으며 이후 계속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 미도파 관계자는 “대농과 대농중공업,메트로프로덕트 등 법정관리나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대농 계열사의 채권 금융기관 가운데 담보를 챙기지 못한 종금사 등이 미도파에 지급보증분 해소를 요구하면서 자금 압박이 가중됐다”며 “백화점 자체의 영업은 건실한 편이어서 화의가 받아들여지면 회생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IMF이후 최악의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의 현실을 감안할때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실제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상계점 메트로점 청량리점 등 3개점의 매출액은 8백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1백70억원에 비해 20%가 줄었다.게다가 지난 연말부터 입점업체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메트로점의 경우 총 30% 가량의 브랜드가 매장에서 철수한 상태이다. 미도파는 화의를 신청할 경우 일단 상계동 본점과 메트로점만 남기고 청량리점과 현재 화의신청중인 춘천미도파 등은 매각할 방침이다.그러나 6천3백억원의 부채와 9천억원의 지급보증을 안고 있는 미도파의 화의신청을 서울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이 동의할 지의 여부는 불투명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신청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IMF 불안심리 생각보다 깊다/“3년내 경제회복” 절반뿐

    ◎구조조정 보다 절약 강조 기댈 곳 없는 보통 국민들은 주한 외국기업인과 국내의 경제전문가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해 몹시 두려워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설 국민경제교육연구소가 15일 주한 외국기업인 104명,국내의 교수,연구원 등 경제전문가 349명,보통(일반)국민 1천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IMF파고를 극복해 한국경제가 정상화되는데 필요한 기간에 대해서도 일반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3년 이내에 정상화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58.8%에 불과했다.주한 외국기업인(70.2%)와 국내 경제전문가(70.8%)를 훨씬 밑돌았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경제의 신인도를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에 대해 일반 국민들중에는 범 국민적인 절약운동이라고 꼽은 비율이 38.0%로 가장 높았다.
  • 4자회담 큰 성과… 경제외교는 낙관/97년 외교·남북관계 결산

    ◎외교분야­황장엽 망명·한·일 어업 현상 핫이슈/남북관계­경직 불구 경수로 부지 역사적 착공 올해 우리의 외교 및 남북관계는 겉으로는 큰 변화가 없는 속에서도 앞으로 많은 변화를 예상케 하는 움직임이 그 어느때보다 활발했던 것으로 평가된다.남북관계는 아직도 경직된 대결 국면 속에서도 내면적으로는 경제협력 확대 등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됐다.외교적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4자회담 본회담을 개최하는 성과를 얻었고 연말의 금융위기로 인해 통상외교에 대한 노력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외교분야◁ 97년 우리 외교분야의 이슈는 크게 4자회담과 한일 어업협정 개정,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망명 처리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지난해 4월 김영삼 대통령과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공동제안한 남북한 미국 중국간의 4자회담은 첫해를 아무 성과없이 넘겼다.따라서 올들어 북한에 대한 4자회담 설명회를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의 중단없는 4자회담 추진이 계속됐다. 이는 북한측의 냉담한 반응으로 좀처럼 열릴 기미가보이지 않았으나 식량난에 몰린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대미관계 개선을 의식해 전격수용함으로써 8월 1차 예비회담을 시작으로 12월 본회담 개최에까지 이르렀다. 4자 본회담은 43년만에 한반도 전쟁 당사자인 4자가 한자리에 모인 역사적 이벤트를 마련했다.하지만 그 상징성을 제외하면 내실은 찾기 힘들다.연내무조건 본회담을 열고 보자는 한·미의 의지와 본회담에 참가만해서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자는 북한의 의도가 맞물려 본회담이 형식적으로 열렸다는 의견이 많다. ○독도 영유권 문제 쟁점 또 일본의 한국어선 나포로 현해탄을 떠들썩하게 한 한일 어업협정 개정협상도 97년 마지막날까지 이어졌다.지난 65년 체결된 양국 어업협정은 94년 유엔해양법체제 출범이후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해부터 양국간 어업회담이 시작됐다. 어업협정은 단순히 어업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독도 영유권문제가 끼어들면서 양국간에 난제로 자리잡았다.일본 정계와 어민들의 압력으로 코너에 몰린 일본과,일본과의 어업협상을 언제까지 미룰 수만 없다는 한국이 막판에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때까지 잠정수역체제로 합의함으로써 의견이 어느정도 모아졌으나 아직도 양국의 이해가 첨예해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와 함께 97년 새해 벽두를 울린 황장엽 망명사건은 그동안 북한 망명인사중 최고위급이라는 점에서 세계적 사건으로 부상했다.또 8월에는 장승길 주 이집트 북한대사 형제가 함께 미국으로 망명해 북한 고위급의 도미노 망명을 예고하기도 했다. ○대만 핵쓰레기 저지 반면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이전계획에 대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은 성공적이라 할만하다.아직까지 대만측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으나 외무부의 각 국제기구를 통한 호소와 민간 환경단체들의 운동이 대만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올해 막바지에 이르러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를 관리하는 상황이 닥치면서 무방비상태였던 우리 경제·통상외교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그동안 경제·통상외교에서 통상산업부 재경원 외무부 등이 일치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과 미국 일본 등과의 통상협상에서일방적으로 수세입장을 취한 우리 외교행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IMF체제를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통상외교력 향상이 시급한 실정이다. ▷남북관계◁ 지난해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는 먼저 북한의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하는 것으로 해빙무드가 조성됐다.북한이 1월에 4자회담 설명회 개최문제를 검토하겠다고 제의했고 이어 통일원이 북한당국이 원한다면 대북식량 지원을 하겠다고 화답했다.국제기구를 통한 정부의 지원,적십자를 통한 민간차원의 식량지원이 12월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져 남북 사이의 신뢰회복의 물꼬를 텄다.2월에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가 한국에 망명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로 인해 북한이 극단적으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제스쳐는 취하지 않았다.다만 황비서를 배신자로 몰아붙여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았을 뿐이었다. 또 북한의 핵동결을 막기 위해 시작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경수로사업도 역사적인 진전을 보았다.지난 4월 KEDO 실무대표단의 북한 방문을 시작으로 건설에 필요한 의정서들이 체결됐다.이어 부지조사단의 10여차례 방북과 건설장비 및 물자의 동해항로 개설 등 실질적인 경수로 건설사업을 착수했다.이어 8월19일 북한 함남 신포지국에 한국과 미국 일본,북한의 KEDO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부지착공식이 열렸다.이때부터 우리 정부대표와 2백여명의 한국 근로자들이 신포지구에 상주하게 되었고 남북 직통 통신망도 개설됐다.10월에 북한측이 우리측 근로자들의 노동신문 훼손사건을 트집잡아 한때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곧 막후협상을 통해 해결됐다. 새해초 한·미·일 3국과 지난 9월에 KEDO에 가입한 유럽연합간에 경수로비용분담에 대한 협상이 끝나면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일 대남정책 불변 북한의 가장 큰 변화로는 10월 8일 김정일이 노동당총비서로 공식추대됐다.김일성이 사망한지 3년3개월만에 김정일이 최고위직을 승계한 것이다. 김정일이 당총비서에 취임했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북한의 대남정책은 현재까지 변화가 없다.11월에검거된 남파 부부간첩 및 고영복씨 고정간첩사건은 북한의 대남공작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북한의 경제난으로 인해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국제적인 지원을 얻기 위한 대미·대일 수교 교섭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북한은 일본에 대한 화해제스쳐로 일부 북송 일본인처의 고국방문을 허용했고 4자회담에 나섬으로서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유연한 모습을 보여줬다. 새해의 남북관계는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북한도 우리측의 새정부가 들어서면 당국간 대화에 나서리라는 분석이 우세해 민간차원의 교류확대와 함께 당국간의 대화도 재개되리라는 전망이다.
  • 일 은행 대한 차입금 만기 연장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 선진국의 1백억달러 조기지원 발표직후 그동안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일본계 은행들이 국내 은행들의 차입금에 대해 만기를 연장해 주고 있다.일본계 은행들은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부터 우선 만기를 연장해 주고 있으며 내년 초 만기분에 대해서도 연장해 줄 수 있다는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본 농림중앙금고는 당초 회수할 예정이었던 기업은행의 29일 만기 도래분 1천만달러를,일본 도쿄미쓰비시은행은 25일 주택은행의 1개월물 10억엔을 각각 연장해 줬다.
  • 조기지원 대가는 비싸다(사설)

    국가부도라는 극단적인 사태로 치닫던 외환위기가 일단 최대의 고비를 넘기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선진7개국(G7)이 한국의 외환위기 해소를 위해 1백억달러를 조기에 지원키로 한 결정은 어려운 고비를 넘는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IMF나 G7의 조기지원은 그 자체로서 우리의 외환보유고의 확대나 외채상환능력을 키운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국제경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기구나 선진국들이 한국에 대한 신뢰를 보내게 됐다는 점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신뢰가 대한채권국이나 채권은행에 대해서는 중요한 채무보증이나 다름없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추락했던 한국의 대외신뢰도가 회복될 수 있는 커다란 전기가 될 수도있다. 그러나 외채상환스케줄이나 우리의 외환보유고를 감안한다면 IMF의 조기지원금으로 한두달 정도는 더 지탱할지 모르되 지금과 같은 상환압력에서는 외환위기가 근본적으로 해소될 사안은 아니다. 따라서 IMF의 조기지원은 외환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는 만기상환연장의 거부를 획기적으로 반전시키는데 유효하게 작용토록 해야 한다. 임창렬 부총리는 외국은행들의 상환연기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새해 1월말의 가용외환보유고를 1백50억달러로 잡은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당초 대한 지원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루빈 미재무장관은 1백억달러 조기지원문제와 관련,한국의 외환시장안정은 미국의 국가안보상 대단히 중요하며 김대중 당선자가 시장지향적 경제개혁을 단행하겠다고 확약한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IBRD)의 브라운부총재도 한국의 거시경제적 관리는 모범적 수준이며 세계은행의 자금지원이 국제사회에 한국을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가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여건이 이처럼 성숙되고 있으나 냉정한 의미에서 이번 기회가 위기를 넘길수 있도록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첫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을 뿐 위기의 본질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혹여 심리적 이완을 가져올 판단오류가 있어서는 문제를 그르칠수 있다. 잠시 안도의 숨은 쉴수 있을지 모르지만더 큰 고통을 겪어내야 한다는 각오가 흐트러져서는 안된다. 조기지원으로 우리가 치러야 되는 대가는 대단히 비싸다. 노동시장의 유연성확보,외환규제 철폐,자본시장의 조기개방,금융산업의 구조조정,수입선다변화 조기철폐등 우리경제의 취약부문을 모두 세계시장에 내주게 됐다. 이렇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얻어낸 기회다. 둘째로 이러한 모든 약속들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IMF요구를 앞당겨 이행하는것도 조속한 신인도 회복에 기여하리라고 본다. 셋째로 지원조건의 이행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해집단의 마찰과 갈등을 경계한다. 내년 1월중에 경제주체간 고통분담을 위한 합의문을 작성토록 약속되어 있다. 정리해고제의 조기도입이 주축이 될것으로 보이나 정부·기업·가계가 뼈를 깎는 고통분담이 불가피함을 예고하고 있다. 고통분담의 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되고 약속이행의 신뢰를 무너뜨린다면 비싼 대가만 치르고위기탈출의 기회는 상실되고 만다는 것을 다같이 명심해야 한다.
  • 외국자본 국공채도 ‘외면’/채권 개방 첫날

    ◎자금시장 불안 문의 없어 정부가 23일부터 국·공채 및 특수채(금융채 포함),단기 회사채 시장을 개방했으나 외국인들의 반응은 비정할 정도로 냉담했다. 지난 12일 중장기 회사채시장 개방 첫날에는 12억2천만원이라도 들어왔으나 이날은 한푼의 돈도 들어오지 않았다. 증권사 채권담당자들은 “거래는 고사하고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았다”며 이날의 썰렁한 분위기를 전했다. 외국인들의 이같은 냉담한 반응은 현 국내 경제상황을 놓고 볼때 당연하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삼성증권 문병대 채권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2천원대에 육박하는 등 환율이 불안한데 아무리 20∼30%의 높은 이자를 준다해도 누가 들어오겠느냐”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 한 채권시장 개방은 당장의 급박한 자금유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국가 신용도 자체가 ‘정크본드’ 취급을 받게 됨에 따라 특수채와 단기회사채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안전하다는 국공채마저 자금유입을 자신할 수 없게 돼 채권시장 개방의 효과는단기적으로 미미할 전망이다.
  • 서울/경제정책­TV토론이 판세 좌우(권역별 판세점검:7·끝)

    ◎DJ ‘IMF 재협상’ 영향 약보합세로 반전/이회창 후보 선두다툼… 이인제 후보 추격/경제위기 결정적… 병역문제·건강 핫이슈 못돼 “나라가 절딴날 판에 선거는 무슨 선거…” 서울 유권자들의 표심은 의외로 냉담하다.선거열기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선거운동방식의 대전환에 기인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제위기심리가 결정적인 것 같다. 만나는 유권자들 마다 ‘국가부도사태’에 대한 걱정으로 일관했다.“상황이 이런데 고생길이 훤한 대통령을 하겠다고 그 난리들이냐”는 힐난도 적지 않았다.선거가 오히려 경제난국 돌파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느껴진다. 때문에 서울 판세의 지렛대는 역시 경제위기 공방과 한번 더 남은 후보들의 TV토론등이 될 전망이다.미디어 선거라는 용어가 실감나게 상당수의 부동층 유권자들은 “마지막 토론을 지켜본 뒤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말하고 있다.선거 전문가들은 선거전 종반에 접어들면서 후보진영간의 폭로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서울지역의 판세는 전체적으론 IMF관리체제 직후 지지도가 올랐던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의 상승세가 약보합세로 돌아섰고,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김후보의 IMF재협상 주장에 따른 금융대란의 심각성을 타고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게 정설이다.그러나 병역문제나 건강은 상대적으로 이슈화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체적인 판세는 이회창 후보와 김대중 후보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두 후보를 뒤쫓는 형국이다.또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선거 열기와는 관계없이 부동층이 현격히 줄어드는 모양새다. 증권사 대리 한경훈씨(29)는 “IMF재협상 주장으로 금융·외환위기가 가속화되고 있고,IMF의 자금지원 중단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라면서 “환율폭등으로 매일 12조원의 빚이 늘고 있다”고 김후보를 꼬집었다.한씨는 “세후보중 안정 이미지의 이회창 후보를 찍겠다”고 덧붙였다.상계동의 윤경자씨(58·주부)는 “나라가 어려울수록 건강하고 믿음을 주는 후보를 선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회창 후보 지지의사를 피력했다. 택시기사인 김시한씨(35)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말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것 같다”고 ‘거리민심’을 전하면서 “이번에는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회사원 강대균씨(34)도 “지식이나 외교력,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이는 김대중 후보를 마음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조래현씨(33·회사원)은 “근대화를 주도했던 박정희 대통령 이후 우리사회의 구심점이 없어졌다”면서 “새로운 세대가 나서 21세기를 여는 국가지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세대교체론을 지지했다.불광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박도형씨(37)는 “다음 대통령은 세일즈맨이 되어야 하고,그런 점에서 젊고 역동적인 이인제 후보가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결국 서울은 누가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느냐에 따라 판세가 좌우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쟁점­서울표 특징/정치의식 높아 어설픈 공약 안통해/원색적인 상대 흠집내기는 역효과/주요변수·지역 바람없는 ‘무풍지대’ 수도 서울은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을 점하는 최대 표밭이다.전국의 지역민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거대한 용광로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른지역과는 극명하게 다른 대선 표밭으로서의 특징을 지닌다.역대선거의 주요변수였던 거센 지역바람도 여기에선 풍향을 가늠키 어렵다. 물론 서울 유권자 개개인은 지역바람을 탈 수도 있다.다만 이들의 총화인 서울표밭은 무풍지대에 가깝다. 특히 서울은 대선흐름을 포함한 각종 여론과 정보가 창출,집산되는 주요공간이다.나아가 이를 전국에 전파시키는 진앙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각 후보진영은 ‘서울 압승=대권고지 등정”이라는 등식에 사활을 걸어왔다.우선 후보들의 유세빈도도 서울이 가장 잦았다.‘새물결’(한나라당),‘파랑새’(국민회의),‘모래시계’(국민신당)등 유세단들도 연일 서울거리 구석구석을 훑다시피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에선 어설픈 지역공약은 통하지 않는다.한나라당의 한 정책관계자는 “강남에 대단위 유통단지 건설을 공약한댔자 강북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진단했다. 국민회의 선거기획본부 이해찬 부본부장은 “서울에선 구태에 물든 인사나 실업자를 선거운동원으로 동원하면 오히려 표를 깎아 먹는다”고 귀띔했다.유권자들의 평균적 정치의식이 높다는 지적이다.원색적인 상대 흠집내기 따위가 역효과를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민신당의 한 인사는 “경제 쟁점이 수도권에서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서울표밭이 갖고 있는 복합적 성격때문에 단발적 폭로전이나 인기영합성 ‘깜짝쇼’ 등이 그다지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각 후보진영도 처음부터 이 점에 착안했다.5년내 3백만개 일자리 창출(이회창 후보),2천10년대 경제5강(김대중 후보),2002년까지 1가구1주택(이인제 후보) 등 저마다 거창한 공약을 내건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치면서 경제문제를 이슈로 한 공방전은 더욱 가열됐다.한때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이 공세의 고삐를 잡았다.대통령의 탈당전까지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책임론으로 이회창 후보를 압박한 것이다. 이후 김대중 후보가 IMF와의 재협상 발언으로 인해 거꾸로 몰리고 있다.한국의 국제신인도를 떨어뜨려 외환위기를 가중시키다는 비판론 때문이다. 그러나 IMF태풍에 나부끼는 서울 ‘표심’을 사로잡는 것은 네탓이오 공방보다는 경제회생능력이라는 지적이다.정치권의 영일없는 정쟁도 경제위기를 부른 한 요인이라는데 공감하는 서울 시민도 많은 까닭이다.
  • 원칙에 밀린 독 정치 편법/최철호 국제부 기자(오늘의 눈)

    독일 법원은 10일 집권 기민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는 자민당(FDP)에 대해 지난해 선거가 끝난뒤 마감시한을 넘겨 신청했음에도 편법으로 받은 국고보조금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렇게 간단하고 당연한 판결이지만 문제는 아주 복잡하게 돼있다.연정의 막내랄 수 있는 자민당은 선거득표수에 따라 국가로부터 받게 돼 있는 보조금 수령을 위한 신청서를 직원의 실수로 마감시한 이후에 제출했으나 집권당 소속의 하원의장인 쥐스무트는 정당의 예산이 고갈된 연정파트너 FDP의 딱한 사정을 감안,직권으로 1천2백만마르크(약 1백억원정도)보조금을 지급토록 했던 것. 자민당은 현재 정당예산이 6백만마르크 밖에 남지 않아 이를 갚을 능력도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법원은 추상같은 판결을 내려 아무리 직권이 있는 하원의장이라도 이제는 어쩔 도리가 없게 됐다.게다가 법원은 상위법원에서 최종심판이 있기전이라도 이를 갚으라고 못박았다.퇴로마저 막아버린 것이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말들 한다.타협에 따라 하원의장의 직권이 동원돼 돈을 받았던 것이다.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 내에서나 할 수 있는 말이다.이들은 법적 시한이라는 원칙을 어겼다.원칙을 벗어난 뒤에는 타협이 아니라 불법이요 편법인 것을 이 판결은 잘 보여준다. 법을 만들고 룰에 따라 이뤄지는 정치인들이 법적 시한을 어겨 제출한 보조금 신청서류에 따라 돈을 지급한 것은 불법이요 편법이라는 것을 정치인들의 머리속에 분명히 심어준 것이다.자칫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흐르기 쉬운 정치인들의 행태는 이같은 원칙에 의해 바로 잡아져야 함을 보여준다. 국내 정치는 어떤가.종반에 접어든 정치판에 “저사람은 원칙을 안 지켰다” “흠이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너무도 많이 들린다.그러나 누가 누구를 욕할 자격이나 있는지 의아해 하는 유권자들은 그저 냉담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 서울지하철 분실물센터 고가품 수두룩

    ◎바이올린·비파·노트북 등 1,300점 보관/주인찾아 연락하면 “버린것” 반응 냉담 바이올린,비파,휠체어,노트북 컴퓨터,핸드폰,소형 카세트,시계,목걸이,금반지…. 서울지하철 분실물센터에는 승객들이 놓고 내리거나 버린 고가품들이 수두룩하다. 한푼이라도 아끼자는 경제살리기 운동이 확산되고있는 요즘에도 이곳은 무풍지대다.제 물건을 찾아가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 지하철 2호선시청역 유실물센터는 잡화상점이나 다름 없다.옷이나 신발,가방 등은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아 큰 부대에 담겨 있다. 이곳에는 올들어 지금까지 8천7백여점의 유실물이 접수됐다.그러나 아직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것만도 1천3백여점이나 된다. 충무로역 유실물센터에도 접수된 1만여점 가운데 2천4백여점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5호선 왕십리역,국철 1호선 구로역 유실물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상당수는 각 지하철역에서 분실자를 찾아내 잃어버린 물건을 돌려주지만 분실자 신원을 확인할만한 것이 없는 것들만 이곳으로 흘러든다. 유실물센터 직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어렵사리 주인을 찾아내 물품을 가져가라고 통보를 했는데도 찾아가지 않는 경우이다.유실물법 규정대로 6개월간 보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시청역 권오채 역장(45)은 “열차에서 주운 가방 신발 옷 등의 주인을 찾아 연락을 해보면 정작 주인은 ‘버린 것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고 총리 ‘냉담한 민심’ 실감

    ◎공항 가던길 지하철 탔다가 “금융위기” 시민질책 쏟아져/일부 승객들은 대화조차 기피 고건 국무총리는 5일 아침 민심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김포공항역)을 탔다.전남 광양 컨테이너 준공식 참석을 위해 비행기를 타려고 김포공항에 가던 길이었다. 고총리를 알아본 승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금융위기를 만든 정부에 대한불만이 고총리에게 쏟아졌다.30대 초반의 시민은 “나라를 이 꼴로 만든 사람들이로구먼”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아파트 야간경비 근무를 마치고 돌아 가던 이우*씨(64)는 고총리가 다가서 경제위기 등에 대한 의견을 묻자 불만을 쏟아부었다.이씨는 “수천억원을 축재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반성해야 한다.위에서 해먹으니까 밑에서도 다 먹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고총리가 “정부도 반성하고 있다”며 사죄하고 “뭐가 제일 걱정되느냐”고 묻자 이씨의 대답은 “직장을 잃는 것”이라고 말해 국민들의 ‘실업공포증’을 반영했다. 다른 승객들은 아예 고총리와 대화를 가지려 들지도 않았다.
  • ‘부실금융기관 처리’이견 못좁혀/IMF 금융지원­막판 진통 이유

    ◎정부­합병 등 추진 3∼6개월 시간 필요/IMF­즉각 폐쇄… 성장률도 2.8% 내외로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은 1일 하오까지 막바지 진통이 계속됐다.부실한 금융기관의 폐쇄폭에 대한 견해차와 경제성장률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 임창렬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일 하오 몇 번에 걸쳐 ‘아세안 및 6개국’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에 도착한 미셸 캉드쉬 IMF 총재와 긴급 전화통화를 가졌으나 캉드쉬 총재의 ‘최종 사인’을 받는데 실패했다.캉드쉬 총재는 부실한 종금사 12개를 즉각 폐쇄할 것을 요구한 방한중인 IMF 협의단의 주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임부총리는 “부실정도가 심한 일부의 종금사에 대해서는 청산을 위한 절차를 밟겠다”면서도 “나머지 부실 종금사에 대해서는 3∼6개월간 합병 및 제3자 인수,영업양도 등 시정조치를 명령한 뒤 개선되지 않은 종금사에 대해 폐쇄조치를 내리겠다”고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려 했다. 또 IMF는 부실은 은행도 일부 곧 폐쇄시키는 조치를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금융계 뿐 아니라 전체 경제계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해 정부의 당초 일정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정부는 은행에 대해서는 내년 3월까지 실사를 마친뒤 재무구조와 실적이 나쁜 은행은 내년 6월까지 합병 등의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IMF는 부실 금융기관을 빨리 처리하도록 촉구했으나 정부는 당초의 일정대로 부실한 은행과 종금사를 합병시키는 등의 조치를 내리겠다는 얘기다. 정부가 이처럼 금융기관 폐쇄에대해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금융구조상 대규모 기업의 연쇄도산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도 대표적으로 이견이 심한 부분이었다.임부총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3%대의 성장률을 캉드쉬 총재에게 밝혔지만 캉드쉬 총재는 ‘실력에 맞는 2.8% 안팎’의 성장률을 받아들이라는 완강한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캉드쉬 총재는 이날 콸라룸푸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정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면서 “한국은 IMF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한국의 외환사정이 급하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캉드쉬 총재는 “종금사 문제에 대해 이견이 있다”면서 “이번주에 협상이 끝내기를 희망한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외환보유고가 거의 바닥이 나 파산위기에 놓였기 때문에 결국은 IMF의 무리한 요구조건을 대폭 수용할 수 밖에 없는 형국으로 점점 기울어지고 있다.
  • IMF 협상조건 불이익없게(사설)

    정부가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외환시장 불안해소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금융지원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앞으로 관심은 협정 이행조건에 모아지고 있다.정부가 그동안 IMF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지 않고 해외국채발행과 한국은행차입으로 외화난을 해결하려 했던 것도 바로 IMF의까다로운 이행조건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금융시장안정 및 금융산업구조조정을 위한 종합대책에 대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냉담한 반응을 나타낸 것은 정부간금융지원의 경우 까다로운 이행조건을 요구하기가 어려운데다 몇개 국가가 거액의 금융지원을 하는데 따른 위험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IMF는 최근 통화위기를 겪고 있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금융지원을 해주면서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IMF는 금융기관 통합·폐쇄 등 부실금융기관의 과감한 정리를 비롯하여 세율인상·정부지출 삭감·공기업민영화 등 재정긴축을 실시하는 것을 협정의 이행조건에 포함시켰다. 특히인도네시아는 국민차사업 재조정과 정부가 전담해온 농산물 수입권을 포기토록하고 외국인투자업체의 내수판매허용 등 내정간섭적인 조건을제시,이를 관철시켰다. IMF는 한국과의 협상에서 성장률·물가·경상수지 등 거시경제지표의 수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또 부실금융기관 정리는 물론이고 시장개방과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그러므로 정부는 IMF와의 협상에서 한국의 경우 실물경제가 동남아 국가보다 아주 양호하고 경제력이 세계 11위 국가인 점을 이해시켜 과도한 이행조건이 제시되지 않게끔 협상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바란다. 정부는 이번 금융지원이 IMF의 유동성 조정자금(Stand-By Credit)이외에 미국·일본 등 선진국이 참여하여 지원하는 긴급차입제도(Emergency FinancialMechanism)가 포함되어 있는 점을 감안,관련국과 별도의 경제외교를 펴 협정체결 때 불리한 이행조건이 포함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시장 개방·주세 인하·공기업 민영화·자동차 및 철강 등 일부산업의 구조조정과 같은 국가경제주권에 속하는 사항을양보해서는 안된다.
  • 경선불과서 대선후보 되기까지·이인제씨 정치역정

    ◎3월24일­신한국내 첫 경선출마 선언/5월∼7월­TV토론회뒤 지지도 급상승/9월13일­경선결과 불복 독자출마 선언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는 지난 3월24일 신한국당에서 처음으로 경선출마를 선언했다.당시 이인제 후보는 일간지 여론조사 대상에서 제외될 정도로 푸대접을 받았다.하지만 출마선언 직후 지지도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탔다.출마선언전 2∼3%에서 4월초 8.9%로 올랐다.언론사들의 앞다툰 TV토론회는 지지도를 급상승시켰다.5월 중순 MBC토론회 직후 13%,KBS토론회 직후인 6월 20일 조사에는 22%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7월초에는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를 제외시킨 조사에서 당내 경선후보 6명 가운데 최고인 36%를 기록했다. 7월21일 실시된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와 2차투표에 올랐으나 6천920표 대 4천622표로 고배를 마셨다.경선직후 이후보는 “경기도정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두 아들의 병역면제시비에 휘말린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최측근을 중심으로 독자출마가 준비됐다.신한국당 비주류 일각에서 제기된 후보교체론도 독자출마를 부추켰다.9월 8일 도지사직 사퇴의사를 밝힌 이후보는 출마와 출마포기 사이를 오갔다.김영삼 대통령 등 여권 수뇌부의 집요한 만류와 경선불복의 비난여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고심끝에 9월 13일 독자출마를 선언한다.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냉담했고 지지도도 떨어졌다.세력화도 미흡해 신한국당 원외위원장 13명만이 그를 따랐다.10월 13일 장을병의원이 가세,원내의석이 확보되면서 창당준비를 가속화시켰다.10월 14일 창당준비위원회 결성대회를 거쳐 31개 지구당 창당을 마치고 대선의 대장정에 올랐다. □이인제씨 정치역정 ▲48년=충남 논산 출생 ▲68년=경복고 졸업 ▲72년=서울 법대 졸업 ▲81∼83년=대전지법 판사(사시 21회) ▲88년=13대 국회의원 당선(통일민주당 안양갑) ▲92년=14대 국회의원 당선(민자당) ▲93년=노동부 장관 ▲95∼97년=경기도지사 ▲97년 3월24일=신한국당 경선출마 선언 ▲7월21일=경선 결선투표서 이회창 후보에 6천920표 대 4천622표로 낙선. ▲8월27일=김영삼 대통령 청와대 오찬회동서 독자출마 만류 ▲9월8일=경기도지사직 사퇴의사 표명 ▲9월13일=대선 독자출마선언 및 신한국당 탈당 ▲9월18일=경기도지사직 사퇴 ▲10월7일=신당 창당발기인대회(부산) ▲10월13일=무소속 장을병 의원 입당 ▲10월14일=가칭 국민신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대회(대구) ▲10월28일=신한국당 이만섭 고문 탈당 ▲10월30일=신한국당 김운환 한이헌 의원 입당 ▲11월3일=신한국당 박범진 이용삼 김학원 원유철 의원 입당 ▲11월4일=중앙당 창당 및 전당대회서 대선후보로 선출
  • 외국인 ‘쌀쌀한 눈길’ 여전/6차 투자한도확대 첫날 증시 표정

    ◎한도소진된 핵심우량주 한종목도 없어/“매도세 멈춰 비관수준 아니다” 분석도 6차 외국인 투자한도확대 시행 첫날인 3일 외국인들은 이전 한도확대때에 비해 매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주까지의 대규모 매도세를 감안하면 그다지 비관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SK텔레콤과 포철,삼성전자 등 핵심 우량주 3개 종목 가운데 한 종목도 한도 확대분을 소진시키지 못했다.이가운데 SK텔레콤은 개장전 예비주문을 통해 71.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나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이 팔자물량을 내놓지 않아 결국 9만7천주의 투자여유수량을 남겨놓게 됐다.포철은 68만주의 투자여유수량으로 한도에 거의 접근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한도확대를 통해 신규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겨우 2천억원 가량으로 지난 5월 5차한도확대때의 6천억여원보다 크게 줄어들었을뿐 아니라 증권 당국의 예상액 3천5백억원에도 훨씬 못미쳤다.특히 외국인들이 이날 한전 등을 매도하는 바람에 순매수 규모는 1천1백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감안해 이번 한도확대에 그다지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으나 막상 증시에 유입된 자금이 역대 한도확대사상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우려를 금치 못했다.현대증권 손영보 상무는 “장외시장에서 포철 등 핵심우량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거의 소멸된 상태에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대거 들어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며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LG증권 리서치센타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해외에 투자할 때 주요한 투자지침이 되고 있는 MSCI(모건 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날)지수상의 아시아 주식시장 투자비중이 10월 현재 19%로 96년초의 29%에 비해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됐으며 한국주식시장 투자비중은 0.39%로 96년초의 1.1%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급감됐다. 대우증권 강창희 상무는 그러나 최근 외국인의 동향으로 봤을때 2천억원의 자금유입이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라고 지적한다.그는 “업계에서는 SK텔레콤만소진될 것으로 보고 1천억원 정도가 신규자금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포철과 삼성전자 등의 한도가 소진된 걸로 봐서 그리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애 진출 서양음악 프로모터 고전

    ◎클래식·재즈·하드록 팝 청중외면 흥행실패/애 배경 오페라대작 ‘아이다’도 객식구 취급 고대문명의 나라 이집트에 진출한 서양음악 프로모션업체들이 청중들의 외면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위대한 고대유산을 지닌 이집트인들의 ‘자부심’탓일까. 이집트인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클래식 음악뿐아니라 재즈,그리고 하드록 팝에 이르기까지 서양음악 전반에 대해서다. ○죽은 여 가수 음률 선호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지오세페 베르디의 대작 오페라 ‘아이다’도 마찬가지다.1871년 수에즈운하 개통과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이집트 정부가 오페라의 거장 작곡가 이탈리아의 베르디에게 위촉해 만든 ‘아이다’는 광대한 스케일과 이집트 고대 역사를 장엄하게 읽어낸 서사물로 몇 손가락안에 꼽히는 수작 오페라.서양 뿐아니라 우리나라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의 대형 오페라단들이 거액을 들여 한번쯤 무대에 올리고 싶어하는 작품.그러나 정작 고향 이집트에선 여전히 객식구 취급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전설적인 고대 이집트왕 투탕카멘의 무덤 발견 75주년을 기념해 이집트 남부도시 룩소의 핫셉수트 여왕 신전 특설무대에 올려진 아이다 공연도 신전 자체의 극적인 무대효과에도 불구,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순회공연 때마다 수십만 단위의 관중을 모으는 세계적인 팝의 왕 마이클 잭슨도 이곳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이집트 젊은이들은 여전히 2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이집트의 최고 여가수 옴 칼숨의 늘쩍지근하고 우울한 음률을 더 즐기고 있다. 하킴이라는 가수를 발굴,최근 이집트에서 ‘잘 나가는’인기 가수로 키워낸 프로듀서 하니 사베트씨는 ‘어쩔수 없는 유전적인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84년까지 서양음악 제작을 하다 채산성이 없어 아랍음악으로 돌아섰다는 사베트씨는 “이집트 젊은이들은 하드록이나 테크노 리듬보다는 동양적인 1과2분의1 박자 리듬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통 아랍리듬에 재즈를 소화한 작곡자 파티 살라마씨는 “이집트인들이 다른 음악을 감상할 줄 모르는게 아니다”면서 그러나 가슴에 다가오지 않는 음악을 어떻게 좋아하겠느냐며 반문한다.그자신도 자신의 작품을 이집트 음반시장에 내놓으려 노력하다 결국 포기하고 스위스 음반회사와 계약을 체결,타깃을 유럽으로 돌렸다고 푸념했다. ○마이클 잭슨도 실패 클래식음악의 경우 연주회에서 청중이 객석의 반만 차면 성공으로 인식되는데 이나마도 초대관객에 의지한다.그 자신 테너이자 오페라하우스의 고문인 하산 카미씨는 클래식음악의 경우 카이로에서 오페라가 처음공연된 1869년 이후 나세르 정권이 들어선 1952년까지 100여년 동안 이집트인들에게 어느 정도는 친숙해졌었다고 말한다.나세르의 혁명 이후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던 돈많은 유태인들과 아르메니아인들이 떠났고 그 뒤로는 서양 클래식 음악은 이집트인들로부터 멀어졌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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