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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산별교섭 순항할까

    오늘 제조업 사상 처음으로 산별교섭이 시작된다.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산하 전국금속노조와 사용자 대표들이 만도,영창악기 등 96개 금속사업장 노사의 위임을 받아 공동교섭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참여정부가 노동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각종 법적 걸림돌을 제거하는 등 산별교섭을 유도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이번 교섭이 산별교섭의 정착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산별교섭에 대한 재계의 거부감과 대기업 노조의 시큰둥한 반응 등을 감안하면 정부와 노동계의 기대만큼 산별교섭이 쉽사리 뿌리내리지는 못할 것 같다. 산별교섭 추진 이유는 교섭 비용을 줄이고 동종 업종내 사업장 간의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금속노조의 단협안건처럼 비정규직 차별 철폐,근골격계 직업병 대책 등 동일 산업이나 업종에서 공동협의가 필요한 현안을 동시에 타결할 수 있다는 점도 산별교섭의 이점으로 꼽힌다.노동계는 특히 “산별교섭으로 가면 기업별 교섭에 비해 몸이 무겁기 때문에 함부로 움직이기도 힘들게 된다.”며 파업도 줄어든다고 단언한다. 정부와 노동계는 산별교섭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독일에서 추진 근거를 찾고 있다. 하지만 재계나 대기업 노조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재계는 노동계가 사상 최저 수준(12%)으로 떨어진 노조 조직률을 끌어올리려는 방편으로 산별교섭에 집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기업별 노조에서 따돌림 당하고 있는 비정규직이나 사용자가 없는 실업자를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지난해 노사분규의 55.6%가 산별노조에 의해 발생한 점을 들어 산별교섭은 동일 업종의 동시다발적인 대형 분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독일에서도 최근 산별교섭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개별 기업이 늘고 있다는 사실도 재계에 힘이 되고 있다.산별교섭에서 임금과 복지 부문까지 함께 다루는 독일과는 달리 산별에서는 제도적인 부문을 다루고 임금과 복지 부문은 개별교섭에 맡기는 ‘한국형’ 산별교섭은 이중교섭에 따른 비용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논리로 정부측을 압박하고 있다. 재계는 이러한 논리를 담은 단협지침을 일선 사업장에 배포하면서 노조의 산별교섭 요구에 응하지 말도록 독려하고 있다.상급단체 노조 간부들의 협상력이 프로 수준이라면 사업자 단체는 아마추어 수준이라는 현실적인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보다도 대기업 노조의 냉담한 반응이 산별교섭 추진에 보다 큰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다.금속노조의 교섭에서도 대표적인 금속사업장인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자동차가 빠져 있다.이들 사업장의 노조는 하향평준화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못 사는’ 이웃과 굳이 연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일 TV토론회에서 “대기업 노조들이 거리로 나설 때는 비정규직 문제를 들고 나오지만 실제 협상테이블에서 진지하게 고민했는지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질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노동계 상급단체들은 연맹 회비라는 돈줄을 쥔 단위사업장 노조의 눈치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최근 한국 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노조 조합장의 78%가 산별교섭에 반대했다. 따라서 노동계가 계획대로 2007년까지 6∼7개의 대산별노조 체계로 전환하려면 대기업 노조가 먼저 하청,재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을 한가족으로 보듬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대기업 노조의 한단계 성숙된 자세를 기대한다. 우 득 정 논설위원 djwootk@
  • [외교관 통신] 요르단국민 “친미외교 안도”

    이라크전이 사실상 끝났다.전쟁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예상보다 전쟁이 빨리 끝나 이곳 요르단 사람들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이라크 사태에 대한 요르단 정부의 공식입장은 이라크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이라크와 유엔이 평화적 수단·방법으로 해결해야 하고,미국주도의 대이라크 군사공격을 반대하며,미군의 요르단 주둔 내지 요르단 영공 통과는 절대 불허한다는 것이었다.요르단 국민들도 다른 아랍인들과 마찬가지로 한결같이 미국의 이라크 군사공격을 격렬히 규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요르단 정부는 ‘균형외교’의 모토 아래 대 미국 외교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요르단은 미국으로부터 연간 5억달러 이상의 원조를 받고 있고,연 15∼17회 미군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수백명의 요르단 군인이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미국은 요르단의 최대 교역국이며 지난해 요르단의 대미 수출은 80%증가했다.국왕은 99년 2월 취임 이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5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고,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도 수시로 만나는 등 미·영 양국지도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전쟁발발후 며칠간 반미시위 미국과의 이러한 특수관계로 전쟁이 가까워지자 미군의 요르단 기지 사용설,미군 주둔설이 국민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퍼져나갔고 정부의 공식반응은 ‘부인’으로 일관했다.이라크전이 발발하자 세계 모든 이목이 이라크 남부와 북부전선에 쏠리고 있는 사이 이라크 서부전선이 순식간에 연합군에 의해 장악되고,한밤의 암만 상공이 항공기의 굉음으로 가득차자,미군의 요르단 발진설,영공통과 허가설이 대두되었다.정부는 국왕까지 나서서 사실무근이며 절대 그러한 일은 없었다고 강력 부인했다. 그리고 며칠 후 미국은 이라크 전쟁으로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는 요르단을 구조하기 위해 10억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요르단의 2002년도 GDP가 9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의 지원이다. 중동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요르단은 국내 원유소비 전량을 이라크로부터 공급받아왔다.반은 무상으로,반은 국제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받아왔으나 이라크전이 발발하면 원유공급은 완전히 끊기게 된다.41세의 젊은 압둘라 국왕은 대체원유 확보를 위해 사우디,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을 뻔질나게 돌아다녔다.걸프전 당시 앙금이 가시지 않았던 이들 국가의 반응은 냉담했으나 결국 요르단에 원유를 공급해 주기로 약속했다.미국의 설득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추측이다. 전쟁 발발 후 며칠간 미국의 대이라크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전개되었다.그러나 시위는 공권력의 통제 범위 내에 있었고 예상보다 과격하지도 않았다.미군주둔설을 따지는 목소리도 그리 크지 않아 보였다.정부는 공식적인 논평을 가능한 한 자제하려 했고,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억제된 표현으로 주로 이라크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조하였다. ●정부선 이라크 외교관 3명 추방 전쟁 개시 3일 후 요르단 정부는 아랍국가로서는 최초로 암만에 주재하는 이라크 외교관 3명을 추방했다.미국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요르단·이라크 양국간 문제로 이들 3명이 외교관으로서의본연의 임무를 벗어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 정부설명이다. 요르단은 우리 남한만한 땅덩어리에 변변한 부존자원 하나 없이 이스라엘과 이라크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여있는 나라다.이들에게 외교는 생존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외교는 선택을 강요한다.걸프전 때 이라크를 선택해 서방국가,걸프국가와의 관계 복원에 힘들었던 요르단.이번 이라크전에서는 분명 다른 선택을 한 것 같다.요르단 국민들의 표정에서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금창록 駐요르단 1등서기관 ●금창록(琴昌祿·38)외시 25기.서울대 독문학과,기획조사과,국제기구과,중구과,주 독일 대사관 2등 서기관.
  • 내부공세 휩쓸린 與수뇌부

    “3대0으로 완패해 봐야 정신차릴 것이다.”“대통령이 우리 주장을 받아주지 않고 특검법을 공포,문제가 시작됐다.” 최근 호남소외론으로 4·24 재보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데다 특검법 협상도 진전을 보지 못하자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당내 압박수위가 거세지면서 청와대까지 겨냥하는 분위기다. ●동지애 발휘해달라 정대철 대표는 21일 오전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광주·전남지역 방문결과를 설명한 뒤 재보선에 대한 협조와 투표율 제고를 당부했다. 그는 “호남소외론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일부 부처 인사와 호남민심이 일치하지 않고 지역의 주요현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호남인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 같다.”면서 “이러한 서운함은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앞으로 당이 갈등요인을 없애는데 확실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재보선 전망과 관련,“상향식 공천 등에 따른 의원들의 귀향활동으로 대단히 어렵다.”면서 “동지애를 동원,열심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지도부,청와대 동시비판 그러나 구주류측의 한 당직자는 “이번 선거에서 3대0으로 완패해 봐야 (지도부가)정신차릴 것”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불만은 김상현 의원의 발언으로 더욱 더 구체화됐다. 김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당내 신주류는 물론 청와대까지 싸잡아 비판했다.한 당직자는 “의총장은 김 의원 발언에 호응하는 동료의원들로 뜨거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당인가,야당인가 분별하기 어렵다.”면서 “특검법과 관련,대통령이 우리 주장을 받아주지 않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꼬집었다.그는 “협상 당사자에겐 입지를 강화시켜 줬어야 했다.나중에 총장이 참석한 것은 혼선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또 “지난주 청남대 만찬은 알 수 없다.대통령이 여야지도부를 만날 때에는 사전조율을 해야 한다.사전 조율없이 만나 대통령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지도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다.”면서 “앞으로는 충분히 사전조율하는 작업과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천 최고위원도“한나라당식 특검법 개정이라면 이미 합의했다는 2개항은 개정없이도 가능하므로 선공포 후개정 약속을 지키는 모양새만 갖춰주는 꼴”이라며 “애초 특검을 하게 한 것이 최악의 선택이며,거부권없이 공포함으로써 칼자루를 한나라당이 쥐게 됐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표준정원제’ 도입에 지자체 부푼꿈

    정부가 ‘지방분권’의 첫 사례로 ‘표준정원제’를 도입키로 하면서 상당수 지자체들이 고질적인 인력난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다.(대한매일 4월18일자 1면 보도) 반면 조직 슬림화라는 정부의 기존방침이 무너졌다는 비판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표준정원제란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앙정부가 정한 범위 안에서 공무원 수와 기구를 자율적으로 정하는 제도이다. ●인력난에 ‘단비’ 표준정원제가 도입되면 앞으로 3년동안 1만 5000명의 지방공무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따라 국민의 정부 당시 단행된 구조조정으로 그동안 인력난에 시달리던 지자체들의 인력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 A시 관계자는 “그동안 지자체는 인구와 규모 등을 고려한 공무원인력 및 예산의 자율적 운영이 어려웠다.”면서 “인력증원에 대비,효율적 활용을 위한 조직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가 많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 대도시 등은 증원혜택이 큰 반면,중소도시나 농어촌지역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인원이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영호 충북 행정부지사는 “충북지역은 실제로 늘어나는 인원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돼 냉담한 분위기”라면서 “증원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삐 풀린 공무원정원 표준정원제는 국민의 정부에서 줄인 지방공무원(5만 6000여명)의 3분의1 정도가 원상회복되는 효과를 발휘한다.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던 정부의 기존 방침과는 동떨어진 것이다.특히 청와대를 비롯한 중앙행정기관들이 앞다퉈 정원을 늘리거나 직제를 신설하는 가운데,지자체마저 증원에 나설 경우 상당수 행정기관의 ‘비대화’가 우려된다. 또 특정업무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면 적정인원을 추가로 증원(보정인원)할 수 있는 비율(보정계수)을 지자체별로 차등적용하면,보정계수가 낮은 지자체의 불만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의 묘 살려야 명예퇴직과 구조조정 등으로 치열한 경쟁이 상존하는 민간영역에서는 공무원의 증원에 곱지 않은 시선이다. 따라서 일반행정직보다 복지 및 민원관련부서에 집중적으로 증원인력을 배치,행정서비스 향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300년 vs 100년 화성行宮 복원 대립/ 100년된 초등교 이전 거부… 2단계사업 불투명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의 행궁(行宮) 복원이 반쪽 복원에 그칠 우려를 낳고 있다. 옛 모습대로 완전 복원하기 위해서는 행궁에 인접한 신풍초등학교가 이전해야 하는데 학교측과 동문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와 문화재 전문가들은 “조선시대 행궁중 백미로 꼽히고 있는 화성행궁의 반쪽복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완전 복원을 주장하고 있다.반면 학교와 동문들은 “100년을 넘긴 초등학교도 소중한 교육문화 자산”이라며 대립하고 있다. ●봉수당등 1단계 복원 끝내 수원시는 지난 96년부터 1단계 복원사업에 나서 325억원을 들여 행궁의 본건물인 봉수당(奉壽堂)과 장락당(長樂堂) 등 주요 시설물 482칸을 원형대로 복원했다. 화성을 축성할 당시 행궁을 비롯한 건축물 모습과 특징까지 모두 기록해 놓은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시는 2단계사업으로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300억원을 들여 연회나 과거 시험 등이 있을 때 객사로 사용되던 우화관 등 건물 3동과 정원 등에 대한 복원사업을 추진한다.하지만 우화관 건물 위치가 학교 본관건물 자리여서 사업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원시 행궁계장 이병기(李炳基)씨는“신풍초등학교가 이전하지 않고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1차사업 추진 당시 학교측과 이전 문제를 협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도 교육청과 협의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市서 협의없이 일방적 추진” 수원시의 행궁복원 계획에 대해 학교측과 동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신풍초등학교 최진숙 교감은 “수원시가 협의나 의견수렴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300년된 화성도 중요하겠지만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학교의 소중한 가치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학교측은 “인근에 학교를 신축할 마땅한 공간이 없는 데다 학교 명칭 역시 지명을 붙인 것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수원시는 학교이전의 대안으로 인근에 교사를 신축하는 방법과 신설 학교에 신풍초등학교 명칭을 붙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청계천 신화’ 삼보컴퓨터 휘청,작년 4980억 손실

    1980년 7월,유난히 무더웠던 그해 여름 서울 청계천 4가 세운상가의 한 허름한 사무실에 7명의 ‘젊은이’가 의기투합해 자본금 1000만원 규모의 작은 벤처기업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2003년 3월,이 회사는 청계천을 벗어나 전세계 곳곳에 현지 법인을 갖춘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자본금 규모만 1만 1626배 뛰었다.이들의 성장스토리는 종종 ‘청계천 신화’로 불린다. 국내 개인용컴퓨터(PC) 기업의 효시인 삼보컴퓨터가 위기다.때맞춰 ‘개발시대’의 상징인 청계천 일대의 고가도로를 허물고,실개천이 흐르던 옛모습으로 복원하는 첫 삽이 7월에 떠질 판이다.‘청계천 신화’는 고가도로와 함께 무너질 것인가. ●IT 불황에 ‘흔들’ 위기는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삼보컴퓨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3670억원.2001년의 2조 6399억원에 비해 11% 하락했다. 순익 규모는 더욱 어렵다.2001년 매출 규모에 비해 미미한 63억 7000만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이마저 적자로 돌아서 4980억원의 엄청난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두루넷 등자회사 부실을 지분법 평가손실로 반영하고,장기 재고 등을 털어낸 것일 뿐 경영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사실 삼보컴퓨터의 위기는 이미 예견돼 왔다.세계적인 IT(정보기술) 시장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이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계 PC시장은 2000년 1억 3300여만대를 고비로 2001년 1억 2400만대,지난해 1억 2800여만대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국내 시장도 2000년 330여만대에서 2001년 265만대,지난해 260여만대로 지속적인 하락세다.중요한 것은 올해도 시장전망이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PC생산 및 수출(해외매출이 전체의 80%)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삼보컴퓨터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몇년째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성장기에 설립하거나 투자한 계열사들의 부실도 삼보컴퓨터의 ‘발목’을 잡고 있다.특히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전문업체인 두루넷은 업계의 치열한 경쟁속에 큰 손실을 입어 모회사인 삼보컴퓨터의 위기를 재촉했다.삼보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두루넷 매각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 했지만 하나로통신에 이어 데이콤과의 매각협상 결렬로 어려움에 빠진 상태다. ●2000년이 ‘분수령’ 삼보컴퓨터의 ‘청계천 신화’는 지난 23년간의 성장사에서 확연히 드러난다.80년 7월,당시 한국전자기술연구소 부소장으로 있던 이용태 박사(현 삼보컴퓨터 회장)를 비롯한 7명의 창립 멤버가 삼보컴퓨터의 전신인 삼보전자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81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PC를 생산했으며 그해 겨울 캐나다에 첫 수출했다.83년에는 전문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이듬해에는 국내 최초로 PC연구소를 세웠다. 격적인 성장은 86년 시작됐다.미국과 일본의 대형 유통업체에 대규모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 수출의 ‘물꼬’를 튼 것이다.89년에는 PC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하고,기업을공개하기도 했다.90년대말의 IT붐은 삼보컴퓨터를 대기업 반열에 올려 놓는 계기가 됐다.98년 미국 현지 판매법인 ‘이머신즈’와 일본 현지 판매법인 ‘소텍’을 세워 이듬해 미·일 시장점유율 1∼2위를 기록했다.계열사인 두루넷과 이머신즈 등의 나스닥 상장도 이때쯤이다.500만달러(60억원)라는 ‘거액’을 들여 코리아닷컴(www.korea.com) 사이트를 사들이는 등 계열사도 10여개 이상 확대했다. 그러나 ‘불행’은 소리없이 찾아왔다.2000년 말 시작된 IT 불황으로 나스닥에 상장된 계열사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결국 두루넷은 지난해 말 나스닥에서 퇴출됐다. ●다시 ‘초심’으로 삼보컴퓨터가 내세운 재기 카드는 ‘슬림화’.매각이 불발로 끝난 두루넷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한편 국내 안산공장 PC제조라인을 분사하는 등의 사업구조조정을 꾀하고 있다.안산공장의 메인보드 생산라인은 이미 지난 1월 분사했다.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제조라인 분사와 글로벌 생산라인 조정 등으로 연간 250억원 이상의 제조비용을 절감하게 된다.”면서 “이같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고도화 전략을 추진,지난해 보다 15% 늘어난 2조 7270억원의 매출과 경상이익 327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C업계 관계자는 “삼보컴퓨터가 국내 벤처기업의 효시답게 치열한근성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싶다.”면서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애거시 “여보 나좀 도와줘”아내 그라프에 佛오픈 혼복출전 제의

    꿈의 혼합복식조는 탄생할 것인가. ‘지존의 라켓’ 앤드리 애거시(미국)와 ‘테니스 여제’ 슈테피 그라프(독일) 부부(사진)의 혼합복식조 성사 여부가 팬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애거시는 지난달 호주오픈테니스 4강에 진출한 뒤 “우승하면 아내와 함께 5월 프랑스오픈 혼합복식에 출전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정작 그라프의 반응은 냉담하다.애거시의 발언 이후 그라프는 사전에 상의가 전혀 없었다는 이유로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해왔다.하지만 지난 99년 프랑스오픈에서 그라프와 인연을 맺은 애거시는 같은 대회에서 부부의 ‘막강 파워’를 뽐내려는 의지에 넘친다. 애거시는 6일 ATP(세계남자테니스협회)투어 시벨오픈 홍보 기자회견에서 “처음에는 칼로 찌를 듯이 격렬히 반대한 아내가 이제는 제안을 잠시 묻어두겠다고 했다.”면서 “상황이 진전되는 만큼 고비를 넘겨 동의를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나이로 보나,경력으로 보나 아내인 그라프가 애거시보다 한 수 위.지난 99년 윔블던대회에서 존 매켄로와 혼합복식에 출전,4강에 오르기도 한34세의 그라프는 같은 해 은퇴하기 전까지 그랜드슬램 타이틀만 22차례나 차지했다. 한살 아래의 애거시는 올 호주오픈을 포함,8차례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냈다.애거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연습경기에서 대부분 아내가 이기며 백핸드 기술은 아내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프랑스오픈 혼합복식에서 ‘찰떡 궁합’을 과시하려는 애거시가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산은 바로 연상의 아내 그라프임이 틀림없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雪國서 한국맛 알리는 ‘비빔밥 아줌마’日아오모리 교민 최명자씨 동계AG NHK공식통역 맡아

    “설국(雪國)에 한국의 맛을 확실히 알리고 싶어요.” 제5회 동계아시안게임이 막판 열기를 내뿜고 있는 일본 아오모리의 교민 최명자(사진·45)씨는 한국을 알리는 첨병으로 통한다.아오모리현 사상 처음으로 소학교(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한국어로 한국요리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30만명의 아오모리는 일본내에서도 오지중의 오지로 통한다.민단 소속 교포는 700여명에 불과하고 조총련까지 합쳐도 2000명이 채 안된다.교민들 사이의 왕래도 거의 없다. 최명자씨는 이런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꿋꿋하게 한국 아줌마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살던 최씨는 지난 90년 일본인과 결혼해 아오모리에 왔다.그러나 얼마 안돼 이혼했고 외로운 생활이 시작됐다.한국음식을 팔아볼 시도를 해봤지만 일본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아오모리현 소속 시청과 교육청에 자신이 직접 만든 비빕밥,잡채,지짐이 등을 수시로 돌렸다.공짜음식을 돌린 지 1년여가 흐른 지난 98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한국음식 강의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왔다.최씨는 흔쾌히 승낙했다.이 소문이 퍼지자 백화점 등에서 납품제의도 들어왔다. 강의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한국어로 된 설명서를 일일이 일본어로 번역하기 위해 꼬박 밤을 새우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그러나 피곤하진 않았다.일본 아줌마들을 상대로 한 강의에 요령이 붙자 이제는 강의를 한국어로 하기 시작했다.내친 김에 한국어도 가르쳐 주고 싶었다. 성실한 최씨의 태도에 교육청은 감명했고,마침내 학교에서의 수업을 부탁했다.지난해부터 아오모리 오하다소학교와 중학교에서 정규수업인 가정시간에 한국어로 한국요리 강의를 하고 있다.학생들의 반응은 열렬했고,특히 비빕밥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교육청은 ‘비빕밥 아줌마’의 공을 인정해 지난해 감사패까지 전달했다. 일본 생활 13년째.갖은 고생 끝에 안정을 찾았다.그럴듯한 집도 마련했고 현재 운영하는 한국음식 재료점도 잘 된다.그러나 최씨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그래서 고교생인 외아들을 몇년 전 한국 외할머니집(부천)에 보냈다.한국인으로 키우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이번 대회 기간 NHK 공식통역을 맡고 있는 최씨는 “한국음식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아오모리(일본) 박준석특파원 pjs@
  • 공직사회 인수위 평가 ‘글쎄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1개월 활동에 대한 공직사회의 평가는 부정적이다.설익거나 실현이 어려운 정책들이 터져나오는 데다 경인운하 백지화와 번복 등 정책 혼선으로 해당 부처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사회부처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지만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정책의 현실성을 따지기에 앞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너무 앞서나가는 것 같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위원회의 한 직원도 “인수위는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검토하는 수준에 그쳐야 하는데 마치 새 정책이 시행되는 것처럼 중구난방식 발표를 하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수위는 지난 28일 신설되는 청와대 인사보좌관이 중앙인사위 사무처장을 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인사보좌관이 차관급인데 비해 인사위 사무처장은 1급이어서 직급 조정이 먼저라는 점을 간과한 인수위의 단견임이 드러났다. 인수위가 같은 날 개최한 ‘공직인사시스템개혁을 위한 국민토론회’에서 제기된 1∼3급 고위 공직자 보장임기제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현실을 무시했다.”며 냉담한 분위기다. 사회 부처의 한 직원은 이에 대해 “모든 공직자들은 국장으로 승진하는 게 최대 희망인데 한 사람에게 2년 이상 보직을 보장하면 30년 공직생활 동안 불과 10여명만 국장을 하게 돼 심각한 인사적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앙부처 한 관계자는 “역대 모든 정권이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교육부장관 등에 대해 잦은 교체를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문제가 발생하면 경질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새 정부는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인수위가 공직인사 충원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50%를 수시채용으로 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정부가 내년부터 공직적성평가(PSAT)를 50% 도입해 2007년까지 전면 실시키로 한 상태에서 느닷없는 수시채용 발표는 또다른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방균등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재지역할당제 도입도 능력·성과 위주의 인사정책에 반하고,위헌소지마저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사회부처 관료들은 “인수위가 처음에는 못마땅했으나 최근에는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한 전문위원이 ‘보고할 자세가 돼 있지 않다.’며 보고회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인간적인 모멸감을 안겨줘 5공시절 국보위처럼 설쳐댄다는 비판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인수위가 해고를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화’ 입장을 보이면서 ‘이제야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경제 관련 부처는 인수위의 태도에 대체로 불만이 많다. 경제 관료들은 먼저 새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경제정책이 현재의 것과는 방향을 달리하는 내용들이 많아 재계가 확신을 갖고 투자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정경제부 한 고위공무원은 “인수위가 지나치게 개혁적이고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까지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처럼 불쑥불쑥 내놓은 것에 신뢰가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인수위 활동을 평가절하했다. 기획예산처도 재원 대책조차 없이 쏟아져 나오는 각종 정책들을 보며 난감해하고 있다.막대한 재정지원을 필요로 하는 공약사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각 부처의 업무보고 과정에서 걸러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인수위 정책들은 이들 공약을 대부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인수위가 추진하는 정책들을 모두 실현하려면 연간 20조∼40조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되지만 재원충당계획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재정건전성의 손상을 우려했다. 이종락기자 부처종합 jrlee@
  • “손발 묶는 조치” 재계 강력 반발

    6일 경제단체들은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의 평화방송 회견으로 증폭된 새 정부 인수위원회측과 재계의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고 나섰다. 차기 정부의 재벌정책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비쳐지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긴 까닭이다.그러나 인수위측의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규제 확대,출자총액한도 제한 방침 등 각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치고 빠지기? 손 부회장은 이날 “재계가 재벌정책을 놓고 차기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의도는 없으며,새 정부의 경제운용에 적극 협력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그는 “차기 정부의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재계가 대립하거나 갈등을 빚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는 곤란하다.”며 “재계는 당분간 정책방향을 지켜보고 경제활력 유지와 성장을 위해 정부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론에는 여전히 냉담 재계는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규제 확대,출자총액한도 제한 방침에 대해서는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한마디로 “기업활동의 수족을 묶는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삼성·LG·SK 등 대기업들은 이같은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상태여서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미래 국가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않을까 우려했다. 박홍환 김경두기자 stinger@
  • 리메이크드라마 시청률 낮다

    올들어 드라마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방송사들이 옛 인기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을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년전 인기를 끈 MBC ‘암행어사’를 리메이크 한 같은 방송사의 월화드라마 ‘어사 박문수’의 시청률은 8%(TNS미디어코리아 기준)안팎.옛 작품에서조연출을 한 정인 PD가 이번에 감독을 맡았고,주연인 유준상은 결혼까지 연기한 채 드라마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시청자 반응은 냉담하다. KBS2 수목드라마 ‘장희빈’의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갈등 구조가 뛰어나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이 이야기는 드라마로만 다섯번째 만들어진 것.하지만 현재 ‘장희빈’의 시청률은 17%대.스타도 캐스팅하지 않은 KBS1 아침드라마 ‘인생화보’시청률이 22%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그런데도 방송사들은 과거에 인기가 검증된 소재를 되살리는 드라마를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KBS2는 내년 1월6일부터 50부작 월화드라마 ‘아내’를 방송한다.지난 82년 한진희·김자옥·유지인 등이 나와 시청자들을 눈물바다로 빠뜨린 같은 제목의 드라마를 다시 만드는 것.유동근·김희애·엄정화 등 스타급 연기자가출동한다. KBS2는 또 80년대 스포츠신문에 연재돼 인기 높았던 강철수씨의 만화 ‘추억의 발바리’를 일일연속극 ‘헬로! 발바리’라는 이름으로 내년 1월1일부터 방영한다.‘발바리’는 만화 뿐만 아니라 연극·영화로도 제작돼 인기를끈 바 있다 한 방송사 간부는 “드라마 리메이크 열풍이 생겨난 것은 올들어 드라마 시청률이 너무 저조했기 때문”이라면서 “흥행작에 스타 시스템을 더해 시청자들을 쉽게 끌어들이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김두한을 주제로 만든 ‘야인시대’돌풍이 좋은 예라는 것. 그러나 경실련 미디어워치의 김태현 부장은 “리메이크 작품을 완성도 높게 각색하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에게 뻔한 드라마를 다시 보도록 강요하는 셈이 될 뿐”이라면서 “시청자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만큼 자칫하면 선정성과 폭력성 등으로 보충할 위험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주현진기자 jhj@
  • “참여없이 변화 바랄수야… 투표길 힘들어도 가슴 뿌듯”뇌성마비 장애인 오영철씨

    “다른 사람보다 힘들게 투표했지만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19일 오전 9시 서울 강북구 번3동 동사무소에 마련된 번3동 제1투표소에서투표를 마치고 나온 오영철(31)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가슴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인 오씨는 이날 집에서 200m쯤 떨어진 동사무소까지 휠체어를 타고 힘겹게 이동했지만 투표소에 들어서기도 전에 문제가 생겼다. 투표소 정문으로 이어진 장애인용 우회로의 경사가 30도에 가까워 도저히혼자 힘으로 올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씨는 몇 차례 시도하다 결국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고서야 투표소에 들어설 수 있었다. 투표소 안에서 휠체어를 직접 움직여가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오씨는 “그나마 제 힘으로 휠체어를 탈 수 있는 저에게도 투표가 힘겨운데 더 심한장애우들은 어떻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오씨는 “‘어렵게 투표해봤자 뭐가 달라지느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인 장애우들도 있다.”면서 “하지만참여없이 변화를 바랄 수 없다는 생각에 한 표를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反美확산 촉각… 대응은 자제

    *미국 입장 (워싱턴 백문일·박상숙기자) 미국은 한국내 반미 감정의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여중생 사망사건이 대선과 맞물려 전국적인 반미 시위로 확산되는 데 상당히 당황하는 기색이다.장차 한·미 동맹관계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감도 없지 않다. 미 국방장관이 지난 5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나마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며 재발방지를 다짐한 것은 부시 행정부내의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다.그러나 백악관과 국무부는 ‘반미감정’이라는 표현 자체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6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없이 주한미군과 한국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와수 차례 논의한 문제로 지금까지 잘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을 뿐 반미감정에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미국을 방문중인 범국민대책회의 방미투쟁단이 백악관에 항의서한을 접수시키려 해도 백악관은 이를 받으려 하지 않았다.하루에 백악관에 접수되는 민원서류는 적게는 수십통,많게는 수백건에 이른다.그러나 백악관은 경찰을 동원해 몸싸움까지 벌일지언정 투쟁단의 서한접수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서한을 받을 경우 백악관이 한국내 반미감정에 직접 휘말릴 소지가 있으며이후 대답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더 확산될 것으로 판단했는지 모른다.일일이 대응했다가는 공식적인 외교문제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무관심’으로 일관,시간이 지나면 잦아들기를 바라는 눈치다. 한국민이 SOFA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중생 사망사건과도 별개의 문제로 본다.일본이나 유럽연합(EU)과 맺은 미군의 지위협정도 SOFA와 다르지 않은데 굳이 한국에서만 개정할 이유는 없다는 것. 외국에서 미국인이 1명이라도 사망하면 요란스레 법석을 떠는 미 언론들도 여중생 사망사건에는 냉담하다.백악관 앞에서 방미 투쟁단이 혈서를 쓰고 강추위 속에 철야 단식농성과 삭발시위까지 벌여도 이에 대한 심층적 접근보다는 단순 사실보도로 일관하고 있다.뉴욕타임스가 미국의 고압적인 태도 때문에 한국에서 반미 감정이 일고 있다고 전했으나 대부분의 언론들은 반미 분위기와 이에 편승하는 대선 후보들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반미 감정이 대선을 앞두고 크게 확산된 점에대해 미국측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같은 정서가 한·미 동맹관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뜻을 여러 차례 전해왔다.”고 말했다.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 위원장이 방한을 전격 취소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미국의 기업과 보수계층을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한국의 지지가없을 경우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 문제에서 손을 떼고 미군을 철수,한국과 일본이 스스로 방어하는 방안을 소개했다.SCM에서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유지와 한국의 핵 보호대상을 재차 확인했음에도 일부 강경한 한반도 전문가들은 반미감정이 확산되면 주한미군 자체에 대한 재검토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mip@
  • [사설]폭로·비방전 안 통한다

    대통령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폭로·비방전이 도를 지나치고 있어 걱정스럽다.선거 초반부터 ‘도청 의혹’이 불거지더니 이제는 ‘부동산 투기’ ‘주가 조작’ ‘관권 선거’ 공방 등 끝간 데 모를 의혹들이 난무하고있다.지난 5일 하루에만도 폭로·비방에 뒤따르는 고소·고발이 5건에 이르는 웃지 못할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는6일 흑색선전과 폭로전의 중단을 선언했다.선거 전략의 하나인지,실천이 뒤따를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만 일단 자성의 뜻으로 받아들이며 환영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밑도 끝도 없이 의혹만 부풀리는 폭로와 비방전에 짜증을내고 있다.흑색선전은 말 그대로 ‘흑색’일 뿐이라는 것도 유권자들은 잘알고 있다.각 정당과 후보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폭로와 비방이 지지도상승이나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일 것이다.지난간 일,검증도 안 되는 사안들을 선거일에 임박해 들고 나오는 후보진영의 저의를 유권자들은 손바닥보듯이 알고 있다.아무리 흑백을 가리자며 고소·고발전을 펼쳐봐야 시간상 그 진실이 가려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중에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결과는 드러내놓지 못할지라도 각 후보측과 언론사 등의 여론조사및 판단에는 최근의 폭로와 비방이 지지율 상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오히려 폭로와 비방 등 네거티브 선거전략은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을 부추기고,투표를 외면하게 할 우려도 높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과거에 비해 군중동원 등 금권·타락선거,색깔 논쟁,지역주의등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긍정적인 측면도 상당히 많다.이처럼 유권자들이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폭로와 비방을 계속한다면 결국에는 냉담한 반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폭로,비방,흑색선전,고소,고발 등은 후유증만 남길 뿐 얻을 게 없다는 것은 지난 선거도 증명하고 있다.정당과 후보자들은 정책대결을 펼치는 데만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 미녀 톱스타 “아 옛날이여”/채시라.전도연.김혜수 드라마서 고전

    방송사들이 고민에 빠졌다.미녀 톱스타들에게 거액의 출연료를 주고 줄줄이 영입해 드라마를 만들었지만,시청률이 영 신통치 않은 데다 안티 팬들까지시비를 붙어 사면초가에 갇힌 형국이다. ●미끄러지는 스타들 MBC는 10월 말 시작한 주말극 ‘맹가네 전성시대’에서 ‘채시라 효과’를잔뜩 기대했다가 도리어 혼쭐이 났다.겨우 13%선을 들락거리는 저조한 시청률에,드라마 홈페이지에 폭주하는 ‘안티 채시라’팬들의 반발 때문.이에 따라 제작진은 11월 중순부터 아예 대본을 수정,당초 예정된 채씨의 출연분을절반이나 줄이는 강수를 택했다. SBS 수목극 ‘별을 쏘다’도 5년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전도연을 내세웠지만 시청자 반응은 냉담하다.전씨에게 회당 700만원의 개런티를 주느라 총 출연진을 7명으로 줄이는 등 다른 제작비를 대폭 삭감했지만 시청률은 14% 안팎으로 저조하기만 하다. KBS2 수목극 ‘장희빈’도 주연배우 김혜수의 섹시한 몸매를 최대한 활용,목욕 신 등을 삽입해 눈길을 끌려고 했으나 선정성 시비에만 휘말렸다.또 이미숙을 내세운 같은 방송사의 월화극 ‘고독’은 한자리 수 시청률을 면치못하는 형편이다. ●이름값, 시청률과 무관 홈페이지에 오른 팬들의 성토는 ‘배역이 어울리지 않는다.’란 게 대부분.30을 넘긴 배우들이 나이에 맞지 않게 ‘예쁜척’‘귀여운 척’하는 게 영보기 민망하다는 반응이다.나이에 맞는 배우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나이에 맞는 배역이 생기도록 드라마 소재가 풍부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방송사 PD는 “방송사상 스타 이름만으로 성공한 드라마는 전례가 없을정도”라면서 “이름값이란 그저 드라마 시작 전 관객들의 주의를 끄는 효과만 가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연기자의 고액 출연료로 드라마에 대한 시선이 곱지않은 만큼 특정 연예인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이를 반영하듯 ‘마징가’라는 아이디의 한 시청자는 “고액 스타에 연연하는 방송사들의안일한 행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현진기자
  • [밀레니엄]水素경제 지구촌 패러다임 바꾸나

    신세기 벽두에 전쟁 소문이 무성하다.테러리즘을 박멸하겠다고 부시가 나섰다.그러나 전략가들은 본심이 석유에 있다고 꼬집는다.‘자원전쟁’이 핵심이라는 이야기다.지구 온난화로 곧 재앙이 닥친다고도 한다.20세기 들어 지표면 온도가 화씨(℉)로 1도 이상 올랐다.킬리만자로 정상의 만년설도 75%나 녹았고,15년 내에 완전히 사라진다고 한다.북극의 빙하도 계속 녹고 있다. 정말 신세기는 어지럽다.그런데도 베스트셀러 저술가 제레미 리프킨은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모든 문제를 수소(水素)가 해결해 줄 것이라고 자신있게말한다. 수소경제는 중앙집권적 권력시스템과 에너지 갈등체계를 바꾼다. 에너지 전쟁은 사라지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다.발전도상국들에게도 경제적 기회가도래할 것이다.빈국과 부국의 경제적 격차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우선 기로에 선 화석연료 시대를 진단한다.첫째,화석연료의 시대가 종언(終焉)을 고하고 있다는 것이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원유의 매장량은 2010년쯤 벨 커브의 정점을 지난다.따라서 이 시점부터 유가는 급상승할 것이다.천연가스도 2020년쯤 정점을 통과한다.게다가 지금처럼 에너지를 소비하면 2040∼2060년 유정(油井)은 동이 난다.둘째,더욱 치명적인 것은 원유 매장량의 65%가 중동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이 지역은 이슬람근본주의가 기세를 더하고 있는 터여서 구미 각국의 이해와 관계없이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독재와 부패한 왕정이 지배하는 이 지역은 선거정치와 민주화가 진행된다고 해도 그것은 신정(神政)국가화를 위한 이행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구미 전략전문가들의 고민이다.이런 두가지 조건때문에 구미 각국이 당장이라도 쓰러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아직 석탄,중유,타르모래와 같은 ‘더러운 화석연료’는 충분히 있다.기름 대신 석탄으로 발전소를 돌리고,가스난방 대신에 구공탄을 때면 된다.하지만 문제는 지구가 견딜 수 없다는 데 있다. 번째 문제로 넘어가보자.리프킨은 20세기 인류의 최대 성취가 지구온도를 1도 이상 높인 것이라고 비꼰다.‘온실효과’로 일컬어지는 지구 온난화는 수만년 동안인류가 할 수 없었던 일을 100년 내에 완수한 쾌거라고 한다.빙하가 녹아서 수면도 10∼20㎝ 상승했고,기후대도 전체적으로 북상하고 있다.농업을 따지면 북반구는 이득이고 남반구는 손해지만,문제는 대지 ‘가이아’가 신음을 하고 있어,맘모스가 사라졌던 시절처럼 기상급변에 따른 재앙이초래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기로에 서있는 인류에게 전혀 해결책이 없는 것일까? 그는 ‘수소경제’야말로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비방(^^方)이라고주장한다.1874년 쥘 베른은 소설 ‘신비의 섬’에서 “석탄시대가 끝나면 물이 미래의 석탄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쓴 바 있다.수소와 산소의 결합체인 물을 분해해서 에너지로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다.석탄시대 다음에 석유시대가 왔으니 베른의 예견은 빗나갔지만,‘물의 시대’가 실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석유시대의 영웅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도 최근자신있게 “수소-연료전지가 내연기관이 지배한 100년의 역사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미 자동차 업계는 수소와 연료전지로 달리는 차세대 자동차의 시제품을 출하하며 개발경쟁에 돌입했다.수소와 연료전지로 에너지체계를 다시 짤 경우 이득은 막대하다.수소는 무한정 널려 있기 때문에 공급 애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클린에너지이므로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걱정도 필요없다.그렇지만 현 단계의 애로사항은 수소 생산가격과 수소경제로 이행하는데 소요되는 인프라 구축비용이리라. 현재 수소를 생산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천연가스에 증기를 쏘는 것이다.이보다 깨끗한 방법은 전기분해법이다.전기분해법을 수소 대량생산에 응용하려면 전기를 값싸게 공급해야 한다.이를 위해 대체에너지로 각광받는 풍력,태양광,수력,지열,바이오매스 등을 이용한 저렴한 전력생산 기술이 나와야 한다.아직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비용이 훨씬 싸다.하지만 유가가 오르고 매장량이 고갈될수록이 분야에 투자와 개발이 활기를 띨 것이고,생산비는 급속도로 떨어질 것이다. 프킨은 ‘수소 문제’는 ‘닭과 달걀의 문제’라고 요약한다.수소의 생산과분배 흐름을 담당할 인프라 구축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면 기업과 소비자들이 따라갈 것이라고 말한다.미국의 경우 1000억 달러가 소요될 인프라 구축에정부가 앞장서야만 한다.그러나 유럽과 달리 미국 정부는 냉담하다.자동차업체들도 수소경제의 미래가 불투명하므로,일단 하이브리드(혼합)형 자동차개발에 주력한다.거액을 투자해 순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생산해도 불편없이 이용할 인프라가 없다면 누가 사겠느냐고 반문한다.여기서 리프킨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그 다음 이야기는 수소경제가 도래하면 생길 수 있는천국의 풍경이기 때문이다.그래도 흥미로우니 계속 들어보자. 1999년에 아이슬랜드는 2020년을 목표로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대체에너지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실천에 옮기고 있다.하와이도,EU(유럽연합) 국가들도 대체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몇몇 나라는 조만간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리프킨이 주목하는 것은 수소경제가 화석연료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문명사적인 혁신 가능성이다.주지하다시피석탄과 철도,석유와 자동차는 놀랄만큼 시간과 공간을 압축시켰다.이 속에서 근대국가와 기업은 위에서 아래를 통제하고 지도하는 고도의 중앙집중적 권력장치로 자리잡았다.국민국가들은 문명의 밥줄이라고 할 수 있는 자원의 지배를 둘러싸고 각축을 벌였다.그것이 곧 전쟁으로 점철된 20세기,곧 ‘지정학의 시대’였다. 그러나 수소경제는 이런 중앙집권적 권력시스템과 에너지 갈등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수소와 연료전지를 결합한 자동차는 수송기기 개념을 넘어선‘달리는 발전소’이기도 하다.평균 20㎾를 생산하는 이 발전소는 중앙집중형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꾼다.사람들은 인터넷 월드와이드웹(WWW)처럼 자신이 생산한 전기를 주차중인 시간에 팔 수도 있고,집에 저장할 수도 있다.지구상의 자동차 7500만대가 모두 소형 발전소라고 생각해 보라.이를인터넷 WWW과 같이 수소에너지웹(HEW)에다 집어넣고 서로 교환한다고 해보자.끊어지지 않는 에너지는 정전의 위험을 없애 줄 것이고,지구온난화도 사라질 것이다.더 이상 중동 산유국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된다.에너지 전쟁은 사라지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다. 명의 패러다임도 바뀐다.HEW로 에너지를 상호교환,판매하는 민주적 체제가도래한다.소비자들은 자신에 맞는 에너지 생산 및 소비체계를 주문할 수 있을 것이고,전세계 에너지 시장을 농단하는 국제석유 메이저들이나 대형 발전회사들은 연료전지나 팔고 수소통이나 교환해 주는 서비스 업체로 전락할 것이다.수소의 생산비는 100년 내에 거의 제로수준에 도달할 것이라 한다.그렇다면 에너지 결핍에 허덕이던 발전도상국들에게도 훨씬 많은 경제적 기회가도래할 것이다.빈국과 부국의 경제적 격차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리프킨은 수소경제가 내부적으로는 아래로부터 위로 향한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고,대외적으로는 자원의 지배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을 종식시킬 것이라 본다.또 ‘바이오권력정치’(Biospherepolitics)의 시대가 도래하리라 예견한다. 리프킨은 석유전쟁에 나선 부시를 과거집착형이라고 비판하지만,아직까지‘지정학의 종언’은 슬로건에 불과하다.바이오권력정치는 바람직한 미래이지만,여전히 생산비용을 따지는경제논리가 우리를 잡아당긴다.다만 “수소는 새로운 에너지”라고 착각하지 말 일이다.수소는 에너지를 담는 그릇(Energy Carrier)일 뿐이라는 것이다. 리프킨이 그리는 ‘수소혁명’이 과연 20∼30년 내에 도래할까?자원과학자들은 회의적이다.그러나 2020년쯤이면 수소-연료전지,풍력 터빈,태양광 전지가 생산하는 에너지의 비중이 제법 높아져 있을 것이다.이 책은 현실과 갈망이 뒤섞인 분석이지만,탁월한 통찰력과 문명사적 비전 제시로 독자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이성형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제레미 리프킨/'엔트로피'등 저술 미래학자,경제학자,환경전문가,과학기술저술가,사회운동가,사상가 등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지구의 미래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위해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천착해온 그의 왕성한 활동 때문이다. 경제동향재단(The Foundation on Economic Trends·FOET)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다작(多作)으로도 유명하다.20여권의 저서중 대부분이 베스트셀러반열에 들었다. ‘엔트로피’ ‘노동의 종말’ ‘생명권 정치학’ ‘바이오테크 시대’ ‘소유의 종말’ ‘육식의 종말’ 등은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소유의 종말’에서 인터넷혁명으로 소유보다 접속이 더 중요한 시대로 바뀌고 있으며,이런 문화자본주의가 인간관계를 상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육식의 종말’에서는 육식이 가져오는 지구 황폐화를 경고했다.채식주의자인 그는 25년전부터 육류와 생선을 먹지않고 있다. 그의 저작과 연설은 항상 뜨거운 논쟁을 일으켜 왔다.평가도 극단적으로 엇갈린다.그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논리적 근거가 약하고,대안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급진적으로 대중을 선동한다고 말한다. 미래의 정보·과학 사회를 지나치게 잿빛으로 본다는 비난도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과학계에서 가장 증오받는 인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1945년생으로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등에서 경제학·국제관계학 등을 전공했으며 77년 FOET를 세웠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열린세상]승자보다 돋보인 패자

    정몽준 후보가 이겼다.정 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결과에 대한 승복이라는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여론조사 결과의 발표 후에 정 후보의 기자회견은노무현 후보의 그것보다 더 빨리,그리고 더 소략하게 이루어졌다.그동안 여러 차례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패배자들이 지저분하게 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정몽준 후보의 승리는 눈부시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여론조사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간지의 정치부 기자들은 단일화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에 패배자가 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이었다.당연히 단일화 협상 과정도 얼음장 위를 걷는 느낌을 주었다.그러나 정 후보는 자신이 합의한 게임의 규칙에 따라 노 후보의손을 들어주었다. 두 후보간의 단일화 과정은 승자를 가리는 것 자체보다도 패배한 당사자의승복이 더 어려웠다.그만큼 구경꾼 입장에서는 더 묘미가 있는 게임이었다.대다수 국민들이 즐기는 고스톱에서 종종 게임 룰과 관련해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지만,세 명이 하는 경우에 먼저 3점이 나는 사람이 이긴다는 룰은 어디서나 변함이 없는 승부 결정의 규칙이다.또 마찬가지로 게임의 진행에 관련해서 ‘낙장불입’과 같은 룰도 매우 엄격하게 지켜진다.모든 국민은 고스톱을 즐기려는 한 이런 룰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이것이 게임인 것이다. 여론조사로 승부를 결정짓는다고 할 때 지지율이 서로 엇비슷한 상황에서는 누구든지 내심으로는 승복하기 어려운 법이다.두 번의 여론조사에 의해서,그것도 오차범위 안에서의 결과일지라도 승복한다는 게임의 룰은 따지고 보면 결국 제비뽑기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그것은 축구 경기에서의 동전 던지기나 똑같다.무차별적이고 무작위적이다.그런 만큼,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라며 뭔가 시비를 걸면서 불복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다. 하지만 정 후보는 축구협회 회장답게 깨끗하게 자신이 합의한 룰에 따라서결과에 승복했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선거는 “Winner takes all.”인 게임이다.게임 자체에서 패배자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한다.그러나 게임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은아니다.그렇기 때문에 많은 게임의 고수들이 이구동성으로,안 되는 날에는적게 잃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다음의 게임이 있기때문이다. 항간에서는 이념적,정책적 배경과 정치적 성장과정이 다른 두 후보간의 단일화에 대해서 적지 않게 부정적이었다.한나라당은 한마디로 이번 후보 단일화 과정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고 주장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의 주장은 틀렸다.고스톱은 반드시 세 명이 하는 게임은 아니다. 대통령 선거라는 전체 게임의 중간 단계에서 결정된 것은 최종 승부의 형태를 이회창 후보 대 노무현 후보 사이의 소위 ‘맞고’로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맞고’ 역시 세 명이 하는 것 못지 않게 재미있다. 이번 게임은 이기는 것보다 승복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는 점에서 운 좋게턱걸이를 한 노 후보보다 깨끗하게 승복한 정 후보의 승리가 더 돋보인다.이번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나든간에 정 후보의 깨끗한 승복은 한국 정치의 귀중한 자산이자 빛나는 전통이 될 것이다.이미 정후보는 승리한 것이다. 이렇게 단일화를 이루어냈다는 것이 소위 3김의 구시대 정치와 다른 점이다. 노 후보나 정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두 후보에게 바라고 있었던 것도바로 이러한 새로운 정치다.이렇게 개혁적이고 젊은 정치야말로 두 후보간의 공통적 이념이고 최소한의 정책적 지향점이다.국민들의 정치적 무관심,냉담,환멸이란 사실 강렬한 정치적 기대의 역설적 표현에 불과하다.이 점은 지난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던 사실이다.단지 패배자들만이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인생의 다른 게임처럼 정치적 게임도 계속되기 마련이다. 새롭게 이루어질 다른 게임에서 정 후보의 선전을 기대한다.다시 한번 정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 이재현 문화평론가
  • 이익치씨 주장 내용 “鄭후보 주가조작 몰랐을리 없어”

    전 현대증권 회장 이익치씨가 24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1998년 현대전자 주가조작은 정몽준 후보를 포함한 정씨 일가의 내부자거래를 덮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과 당시 움직인 현대중공업의 자금이 1800억여원에 이르렀음에도 대주주인 정 후보가 몰랐을 리 없다는 ‘추측’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모두 99년 검찰수사 당시 무혐의처리된 부분이어서 새 물증이 없는 한 검찰 수사를 이끌어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익치씨 주장 내용 현대중공업은 98년 5월부터 11월까지 30억원 안팎의 자금을 수시로 투입,현대전자 주식을 사들였다.또 정 후보는 98년 6월 현대전자 유상증자에 참가,1만 4000여주를 주당 1만 1500원에 취득한 뒤 같은 해 9월말부터 10월말까지 보유하고 있던 현대전자 주식 8만여주를 주당 2만여원에 모두 처분해 20억여원대의 자금을 만들었다.이씨는 이런 식으로 이뤄진 정씨 일가의 내부자 거래 규모가 210여만주에 54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거래의 성격. 현대그룹측은 98년4월 금감원의 검찰 고발 직전 대책회의를 열어 검찰 수사가 ▲정씨 일가의 주식거래 시점 ▲현대전자 주가조작 시점을 비교,통정매매에 의한 내부자거래로 방향을 잡을 것을 우려했다. 이씨는 “주식거래 원인과는 별개로 결과적으로 내부자거래를 통해 시세차익을 남긴 사실이 있기 때문에 대책회의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 전망 현재 검찰은 민주노동당이 정 후보를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그러나 이씨 주장에 대한 반응은 냉담하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주장은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고 이미 클리어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99년 주가조작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관계자 역시 “주가조작에 지시·묵인 등의 방법으로 공모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은 이상 정 후보 등에 대한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99년 당시 정 후보를 포함한 정씨 일가가 현대전자 주가조작에 개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즉 주가조작으로 인한 단순 반사이익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씨조차도 98년 현대전자주가조작 당시 정씨 일가 및 계열사 지분 관계에 대해 “당시 진행 중이던 현대그룹의 계열분리 작업과 맞물려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주가조작이나 시세차익 주장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오늘의 눈] 中 엘리트체제 한계 벗어나야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린 8일부터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를 지도자로 뽑은 15일까지 중국 사회는 ‘2분법’의 사회였다. CCTV와 인민일보,광명일보 등 관영매체들은 연일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며 잔칫집 분위기를 만들어 갔지만 중국 인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했다.오히려 냉담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정치적 무관심은 5000여년의 전제주의와 격변기의 현대사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철학일 것이다.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중국 특유의 정치체제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중국은 공산당과 국가기관이 조직적·기능적으로 결합돼 있고 권력은 공산당과 소수 엘리트에 집중된 구조다.권력 승계도 소수의 정파가 모인 밀실에서 결정된다.국민의 참여가 배제된 정치구조에서 중국 국민들은 권력승계를 남의 일로 간주하기 쉽다.통치자가 국민의 불신에 직면하기 쉬운 취약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산당의 소수 엘리트들이 이끈 신중국은 근대화 100여년의 굴욕을 떨치고 중화(中華)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의 주요 강대국으로 변화시켰다. 중국의 경제적 번영은 국외자의 객관적 눈으로도 분명하다.서구식 정치 시스템으로 정도의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지는 자신할 수 없는 대목이다.그들의 표현대로 중국식 사회주의가 성공의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산주의건 자본주의건 국민들과 유리된 정치체제가 장기간 유지될수 없다는 것은 중국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13년 전 톈안먼(天安門) 시위가 철퇴를 맞은 이후 중국 인민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욕구를 안으로 삭이고 누적시키는 위험스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 농촌개혁을 지휘했던 후진타오 총서기는 촌장 민선화,촌민 자치위원회라는 획기적 발상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이제 대권을 거머쥔 그가 중국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시킬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오일만 베이징 특파원 oilman@
  • 책/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위기 봉착한 한국 민주주의 진단

    “이제 (한국에서)민주주의는 더 이상 사람들의 기대와 열정을 만들어 내는 단어가 아니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가 “민주화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질적으로 나빠졌다.”며 이같은 진단을 내놓았다.그의 위상으로 볼 때 이같은 진단이 학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중요한 ‘이슈’나 ‘발화성 담론’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최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서 “(민주화 이후)계급간 불평등 구조는 훨씬 빠른 속도로 심화돼 왔으며,과거 교육과 근면을 통해 가능했던 사회이동의 기회는 크게 줄었다.”며 ‘한국민주주의 위기론’을 개진했다.“오늘의 한국 현실만큼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서로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하는 것도 없다.”는 아픈 지적도 곁들였다. 그의 말은 계속된다.“국민은 물론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사람들조차 한국 민주주의의 현 상황에 대해 무관심하고,냉담하며 비판적이 되었다.민주주의를 통해 기대했던 것과 한국 민주주의가 실제로 가져온결과 사이의 격차가 만들어 낸 실망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책에서 자유주의와 공화정을 통해 기존의 보수독점적 양당 체제로 이미 그 한계를 노정한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구조를 엮어야 한다고 역설한다.오늘날의 민주적 전통을 형성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직접 민주제와 공화주의,자유주의를 아우르는 이념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냉전 반공주의에 기반을 둔 정당체제는 서민과 노동의 배제를 특징으로 한다.”고 지적하는 최 교수는 “한 사회의 중심집단의 이해와 요구를 (정치가)배제할 경우 정당체제의 편협성은 강화되고,그 결과 정당체제와 사회간 괴리가 증대하고 정치가 사회의 중심 이슈와 갈등을 포괄하지 못함으로써 정치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이 확대된다.”고 그는 결론 짓는다.후마니타스 1만 2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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