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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오른 정동영체제/전북 민심 르포

    전북지역에 ‘정동영 바람’ 얼마나 불까. 열린우리당 신임 의장에 전북 순창 출신 정동영(51) 의원이 선출되면서 4월 총선에서 전북지역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의 아성인 호남지역에서 열세를 인정하는 우리당은 정 의장 체제 출범을 계기로 ‘전북민심’이 어느 정도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지역구에서 우리당 지지율이 뜨지 않아 속태우던 현역 의원들은 때가 왔다고 보고 총 공세에 나설 움직임이다. 우리당 전북지부 박노훈 사무처장은 “정 의장 선출 이후 격려 전화와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2월쯤 가면 우리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우리당은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아 있지만 민주당은 악재는 있어도 상승요인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총선에서 전 의석을 석권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정 의장 바람은 그의 지역구인 전주 덕진구에 머물지는 몰라도 50년 정통 민주당의 아성을 깨뜨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애써 폄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동영 바람’이 민주당 정서를 잠식하지 못하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민주당과 우리당이 ‘정동영 효과’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반해 유권자들의 바닥 민심은 아직 냉담한 편이다.우선 정 의장 체제의 출범이 가져오는 의미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사업가 H씨는 “정 의장의 당선은 다음 총선에서 개인적인 효과는 크겠지만 전북 전체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도민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90%가 넘는 표를 몰아주었지만 전북은 정권출범 초기부터 숙원사업과 인사 등에서 홀대받았던 만큼,정 의원이 당의장이 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립대 교수 J씨는 “민주당이 지역정서만 기대할 뿐,이렇다 할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 의원이 당권을 쥐게 돼 지역정서가 우리당 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무원 K씨는 “정 의장의 당선으로 호남민심의 틀에 묶여 있던 전북도민들이 홀로서기 의식을 가지고 우리당 쪽으로 기울어질 명분을 얻었으나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돋보기/SBS 자숙하라

    관련자 중징계와 새 경기위원장 선임 등으로 일단락됐던 프로농구 ‘경기중단’ 사태가 엉뚱한 방향으로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한국농구연맹(KBL) 김영기 총재가 ‘경기중단’ 책임을 물어 SBS 구단에 내린 1억원의 제재금을 지난 6일 3000만원으로 경감시키면서 사태가 봉합되는 듯했다.그러나 SBS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태가 다시 꼬이고 있는 것.SBS 이충기 단장은 경감조치 이후 우발적인 사건인 만큼 구단에 제재금을 물리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는 논리를 폈다. 또 “과거에도 4∼5분씩 경기가 중단되는 사례가 있었지만 제재는 이처럼 크지 않았다.”면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하지만 SBS의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과정이야 어찌됐든 SBS의 보이콧으로 사상 첫 ‘경기중단’이라는 불상사가 빚어졌고,팬들은 큰 충격과 상처를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이것만으로도 SBS가 자숙에 자숙을 거듭해야 할 사유가 된다는 게 코트 주변의 중론이다. 다른 구단들의 반응도 냉담하다.한 구단 관계자는 “5000만원 정도로 경감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3000만원이면 많이 봐준 것 아니냐.”면서 SBS측의 ‘견강부회’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태로 두 시즌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SBS 단장이 앞장 서 제재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들먹이며 이러쿵저러쿵하는 모습은 볼썽 사납다는 목소리도 높다. 아무래도 SBS 구단이 지금 취해야 할 태도는 자숙 말고는 없는 것 같다.KBL 조치에 반발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권위와 도덕성을 떨어뜨리는 행동임을 곱씹어봐야 할 때다. SBS 농구단은 팬들의 사랑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프로구단이 아닌가. 박준석 기자
  • ‘공천문건’ 파문 확산일로/성토장 된 한나라 의총

    한나라당 의원들을 A∼E등급으로 분류,공천에 반영하려 했던 당무감사 문건 파문이 일파만파다.‘자료는 무효며 고의 유출이 아니다.’라는 지도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30일 국회 의원총회장은 의원들의 분노로 폭발했다. 특히 서청원 전 대표와 신경식·하순봉 의원 등은 대책모임을 갖고 최병렬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작업에 착수,주류와 비주류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최 대표는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 선에서 진화하려 했지만 C 이하 등급을 받아 언론에 ‘공천불확실’로 취급된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 해체를 거듭 요구했다. 권철현 의원은 “윗단계에서 조작된 흔적이 보이고 비주류·영남 물갈이의 냄새가 난다.”면서 ‘음모론’을 제기했다.박종웅 의원도 ‘살생부’‘정치적 학살행위’로 규정하며 “한나라당에 하나회 키우느냐.”고 쏘아붙였다. 불똥은 공천심사위로도 튀었다.하순봉 의원은 문건 유출 의혹을 받는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의 교체를 주장한 뒤 “사퇴하지 않으면 공천 신청을 않겠다.”고 압박했다.박원홍 의원은“‘이회창 전 총재 측근은 공천 않겠다.’고 해온 홍준표 공천심사위원도 물러나라.”고 가세했다. 불출마 선언을 한 김찬우 의원은 “죽은 놈한테 칼로 난도질해도 유분수”라며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박헌기 의원은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빗대어 “돌아서는 모습을 아름답게 해주지 못할망정 부관참시해서 되겠느냐.”고 거들면서도 “분을 삭이자.”고 달랬다.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공천 혁명이 좌초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남 의원은 “사고가 났다고 달려가는 기차를 멈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오 총장은 “5·6공 때 감옥 간 사람은 한나라당에 존재 못하느냐.”면서 “날 사퇴시키려면 당기위에 회부하라.”고 말했다.최 대표는 노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에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적전분열’ 양상을 표출한 데 대해 못내 아쉬운 듯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득했으나 의원들은 냉담했다.향후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당이 내분사태로 치달을 조짐마저 감지된다. 박정경기자 olive@
  • 국군포로 전용일씨 50년만에 귀환

    위조여권으로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던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72)씨가 억류 41일 만인 24일 오후 중국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전씨는 공항에서 “50년 전 한국을 위해 복무하다가 잡혔었다.무산 광산에서 일했으며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았지만 한시도 고향산천을 잊은 바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전쟁 중 북한군에 체포돼 전사·실종 처리된 뒤 50년4개월 만에 다시 고국의 품에 안기게 된 전씨 사례는 무뎌져 가고 있던 우리 정부와 사회의 국군포로에 대한 처우 및 의식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북한을 탈출,귀환한 국군포로는 모두 34명.북한에 있는 생존 국군포로는 500여명으로 추산된다.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귀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고 밝혔다. ●성의 보인 중국 전씨가 위조여권 소지 및 밀출입국 혐의로 중국 항저우 공항에서 체포된 것은 지난 11월13일.국방부 등 정부의 실책으로 전씨가 체포돼 북송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우리 정부는 뒤늦게 총력외교에 매달렸다.처음,북한과의 관계를 고려,“범법자일 뿐이다.”는 식으로 냉담하게 반응했던 중국은 시간이 가면서 상당히 성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정부도 전방위 외교노력을 펼쳤다.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국가는 마땅히 보호·지원할 책임 의무가 있다.”며 전 부처를 독려했다.중국도 전씨의 국내 실정법 위반 사실에도 불구,‘약식’사법처리했다.지난달 25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전씨의 신변 안전을 보장한다.”며 한국행을 시사했다.지난 16일에는 최종 송환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조용하게 일을 처리하자고 요구했고,전씨가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공개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탈북자를 도운 혐의로 중국에 수감중인 프리랜서 사진작가 석재현씨의 가석방을 요청하고 있다.정부 관계자는 “가석방 요건(형기의 반 이상 수감)이 되는 내년 1월 중순 이후 석씨도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전씨 송환 전말 전씨는 다른 탈북자 최응희(67)씨와 함께 한국에 왔다.전씨는 지난53년 7월 강원도 제암산 고지에서 국군 6사단 19연대 3대대 2중대 사병으로 근무 중 포로가 돼 실종·전사 처리됐다.북한탈출 직후엔 탈북 브로커에 의존,6월 우리 정부와 접촉했지만 국방부가 무시했다.함께 탈북한 아들이 북송된 뒤인 9월15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접촉했지만 그것도 정부의 직무유기와 주먹구구식 처리로 무산됐다.기다리다 못한 전씨는 탈북자 최씨와 위조여권을 갖고 독자 입국하려다 검거됐고,이 사실이 우리 시민단체를 통해 전해지면서 외교당국이 나서게 됐다. 김수정기자 crystal@ ■동생 전수일씨 기쁨의 눈물 “가슴이 마구 떨려 말을 못하겠어요.꿈에 그리던 형님을 50년 만에 만난다니….” 24일 오후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전용일(72)씨가 귀국한다는 소식을 접한 동생 수일(사진·64·경북 영천시 화산면 유성리)씨는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수일씨는 “방금 전 오전 10씨쯤 당국으로부터 형님이 돌아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이 기쁨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대구에 사는 누님(영록·77),동생(분희·58)과 함께 단숨에 서울로 달려가 형님을 뵙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는 “당국이 26일쯤 형님과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한시라도 빨리 상봉했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형님의 귀국을 위해 애써 준 정부와 민간단체,언론 등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전씨는 “서울에서 형님을 상봉한 뒤 곧바로 신령면 선산의 부모님 산소를 찾아 인사를 드리겠다.”며 “당분간 우리 집에서 형님을 편히 모신 뒤 여생에 대한 계획을 세우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영천 김상화기자 shkim@ ■전용일씨 어떤보상 받나 24일 귀국한 국군포로 전용일(72)씨는 정부로부터 어떤 보상을 받게 될까. 당국의 조사가 끝나야 보상금이 확정되겠지만 지원 근거인 국군포로 대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추산하면 정착지원금을 포함,최소 4억 2000만원은 받을 수 있다. 이 법률에 따르면 병사의 경우 연금지급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군 입대일로부터 3년이 지날 경우 하사로 특례임용,하사 4호봉의 보수와 군인연금을 받게 된다. 물론특별한 공적이 있을 경우 특별 진급도 가능해 중사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지난 53년 7월 강원도 김화지구 전투에서 일병 신분으로 북한군에 포로로 잡힌 그는 최소한 하사로 특진,하사 4호봉 기준의 봉급지원분 2억 2000여만원을 받게 된다. 퇴직연금 명목으로 일시금 9000여만원 또는 매월 60만원도 수령한다.또 20평형 규모의 아파트를 구매가격으로 환산한 주택지원금 1억 100만원을 지원받게 되는데 이는 향후 정착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밖에도 전씨가 제공하는 특별정보나 지참장비가 있을 경우 그 가치에 따라 특별지원금조로 최대 2억 500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전씨가 군 복무를 끝낸다는 의미의 면역(免役)행사와 서훈추서도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공개 행사가 전씨의 재북 가족에 대한 신변위협 요인이 될 수 있어 전씨의 소속부대였던 6사단에서 간소하게 치를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착 지원금과 면역식 등은 국가를 위해 싸우다 포로가 된 군인에 대해 여생을 편안하게 마칠 수 있도록 국가가책임을 진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중국어선 조업 피해는 정부책임”서해 5도서 어민 보상 요구

    인천시 옹진군 서해5도서 어민들이 정부가 중국어선의 싹쓸이 불법조업을 막지못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24일 백령어민들에 따르면 백령도의 주소득원으로 6∼7월에 잡는 까나리의 올 어획량은 모두 87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600여t의 14.5%에 머물렀다.꽃게의 경우도 지난해 어획량의 절반에 못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민들은 “올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중국어선들의 싹쓸이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이처럼 어획량이 줄면서 주민들의 빚이 늘어 서해5도서 어민들이 진 빚이 대략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서해교전으로 인해 조업을 못한 연평어민 41명은 지난해 22억원의 특별자금을 얻어 썼으나 대부분 갚을 방도가 없어 막막한 형편이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특별자금 지원과 부채상환기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관계기관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해양부는 꽃게잡이 연평어민들에게 특별자금 추가지원은 어렵고,상환기간도 50% 상환조건으로 1년을 연장한 적이 있어 추가 재연장은 타지역 어민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아 곤란하다는 입장이다.다만 특별자금을 지원받지 못한 서해5도서 어민에 대해선 지원 타당성과 필요성을 입증될 경우 지원방안을 검토한다는 수준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靑 “정치개혁안 구태” 비판 일색

    청와대는 22일 국회 정개특위에서 야 3당이 마련한 정치개혁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정치권이 시대변화를 거부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구태에 젖어 있다는 게 청와대의 생각이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아직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고 밝혔으나,청와대내에서는 야당 주도의 정치개혁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회의에서는 정치개혁법안을 표결 처리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윤태영 대변인은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에는 정치자금과 관련해 개선된 내용이 있었지만 이것이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야당이 마련한 정치개혁법안은 기득권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청와대는 후원회 합법화와 관련해 진전이 없어 현역의원들의 기득권이 유지되고,신인 정치지망생들의 정치를 불법화하는 불공정한 선거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당내 경선 준비자의 경우에도 (후원금)상한선을 열어놓지 않아 역시 불법화할 가능성도 짙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지역구도 해소책 마련에 정치권이 소극적인 점이 가장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박관용 국회의장과 각 정당 등 정치권을 향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하고,현행처럼 소선거구제를 유지한다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지역구도를 조금이라도 해소시켜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지역구도가 해소되는 쪽으로 선거법이 바뀌면 제1당에게 총리지명권을 준다는 뜻도 밝혔지만,야당의 반응은 아직 냉담한 셈이다. 시민단체들도 야당이 마련한 정치개혁법안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13개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실현을 촉구하는 제(諸)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개혁법안을 개악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핵폐기장 재검토’ 이후 부안/ “변한게 없다” 주민반응 냉담

    “다 소용없어.믿을 수가 있어야지.말하는 것도 장관,총리,대통령이 다 달라.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경찰 철수시키고 구속된 사람들도 풀어줘야 할 것 아냐.” 전북 부안읍에서 45년째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윤삼(72)씨.14일 현지에서 만난 그는 요즘의 분위기를 “희망 반 불안 반”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김씨는 “정부 입장은 군민 대책위와 논의를 거쳐 주민투표 시기를 결정하되 그 사이 다른 지역에서도 신청하면 받아주겠다는 것”이라면서 “도대체 지금까지 입장과 달라진 게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백지화' 아니므로 안심못해 지난 10일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의 ‘핵폐기장 후보지 원점 재검토’ 발언에도 불구하고 ‘부안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지난 13일 부안수협 앞에서 열린 ‘반핵·평화·생명을 위한 범국민대회’에는 1만명이 넘는 군민이 참석했다.김종성 군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장관의 사퇴를 “절반의 승리”라고 주장했다.정부측이 뒤늦게나마 절차상의 오류와 주민 시위의 정당성을 인정하긴 했지만 ‘전면 백지화’를 약속한 것이 아니므로 안심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주민들 역시 5개월 넘게 ‘반쪽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13일 부안읍 상가는 토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3분의2가 문을 닫았다.주말 관광객으로 분주해야 할 변산면과 격포면의 주민들 역시 일손을 놓고 집회참석을 위해 읍내로 향했다. 격포면 주민 곽승근(33)씨는 “정부와 군청이 자꾸 시간을 끌면서 다른 음모를 꾸미는 것 아니냐.”면서 “군민들이 더욱 세를 모아 찬성측 목소리가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찬성 움직임도 ‘꿈틀’ 반대측 기세에 눌려 변변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찬성측 주민들도 세를 규합하고 있다. 지난 12일 부안예술회관에서 열린 ‘2대 국책사업유치를 위한 범군민결의대회’에는 공무원과 핵폐기장 사업시행자인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주민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김명석 부안경제발전협의회장은 “군청과 협조해 찬성여론을 조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분위기로 봐 찬성측 목소리가 자리잡기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부안경찰서 관계자는 “군민대회 참석자 대부분이 공무원과 한수원 직원 가족,일부 건설업자들이었고 전주·김제 등 외부에서 동원된 사람도 적지 않았다.”면서 “지역정서상 찬성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공개석상에 얼굴을 드러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깊어가는 주민 갈등 주민들은 무엇보다 ‘지역공동체의 균열’을 우려하고 있다.이미 주민간 불신은 치유할 수 없는 수위에 이르렀다.반대측 주민들은 찬성측 주민들이 군수와 한수원에 ‘매수’당했다고,찬성측 주민들은 반대로 이들이 외부세력에 ‘세뇌’당했다고 주장한다. 찬성측 집회가 열린 12일 부안예술회관 앞에서는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찬성측 주민 일부는 행사장 안에서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주민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고,성난 반대측 주민들은 행사를 마치고 나가는 찬성측 주민들의 승용차를 향해 발길질을 퍼붓기도 했다.전북대 윤리교육과 이중호 교수는 “집단내 동질성이 강한 농촌사회의 특성상 사회갈등이 일어나면 쉽게 치유되기 힘들다.”면서 “백지화든,주민투표든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내리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부안 이세영기자 sylee@ 김명석 부안발전協 회장/ “반대많아 정상적토론 불가” 핵폐기장 유치에 찬성하는 김명석 부안경제발전협의회장은 14일 “격앙된 반대여론 때문에 지금으로선 정상적인 토론이 불가능하다.”며 투표시기를 늦출 것을 주장했다. 정부가 절차의 잘못을 인정했는데. -시간이 촉박해 김종규 군수가 욕심을 부린 건 인정하지만 법적 하자는 없었다.유치신청 직전 김 군수가 비공식적으로 군의원들의 의견을 물었을 때만 해도 8대5로 찬성이 우세했다. 주민투표는 군민대책위와 협의해 실시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반대하는 주민들도 알고 보면 지역 종교지도자들과 반핵단체가 퍼뜨린 정보에 세뇌된 사람들이다.불리한 입장이긴 하지만 민·관이 협조해 설득해 나간다면 전망이 어둡지만도 않다. 지역내 반목과 갈등이 심각한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부자간의 의견도 다를 수 있다.하지만 지금 부안은 감정적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문제다.찬반을 떠나 갈등 치유에 노력해야 한다.원래 주민들은 대단히 온순한 사람들이다.외지인들 때문에 사태가 악화된 만큼 그들만 떠나면 갈등은 해소될 것이라 본다. 원전수거물센터가 왜 필요한가. -원전센터만 들어오면 나도 반대한다.하지만 그것을 유치하면 양성자가속기 사업까지 들어온다.부안은 농어업 의존도가 높은데 이 산업만으로는 미래가 없다.양성자가속기가 들어오면 부설연구소와 산업시설이 들어오고,그러면 인구도 늘고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김진원 대책위 조직위원장/ “시간 끌다가 주민들만 피해” 핵폐기장의 부안 유치에 반대하고 있는 김진원 군민대책위 조직위원장은 14일 “주민투표 시기가 늦춰질수록 찬성측에서 관권과 금권을 동원한 부정선거를 획책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속한 투표 실시를 촉구했다. 정부가 추가신청을 받기로 했는데. -부안에서 발을 빼려는 수순인지,다른지역과 경쟁시켜 부안내 찬성론자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장관이 구체적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물러난 것은 유감이다. 연내 주민투표가 어렵게 됐는데. -정부가 시간만 끌다가 결국 부안주민만 피해를 떠안게 됐다.주민들은 조속히 문제를 결론짓고 생업으로 복귀하고 싶어한다. 주민갈등 등 후유증이 우려되는데. -갈등은 주민이 아니라 정부가 만든 것이다.빨리 투표를 실시하거나 백지화해 갈등 국면을 끝내야 한다.아직까지는 찬성측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눈에 띄는 갈등이나 충돌은 없었다.하지만 투표가 늦어지고 찬성측도 찬성운동에 본격 나선다면 심각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왜 원전센터 유치에 반대하는가. -어떤 전문가도 사용후 핵연료의 안전성을 장담하지 못한다.정부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떠들어도 지금까지 정부의 행태로 보아 이를 믿을 부안군민이 있겠는가.게다가 핵폐기장이 들어선다면 핵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대를 이어 농사짓고 장사해온 주민들은 떠날 수밖에 없다.
  • 이런 책 어때요

    스캔들,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허행량 지음 나남출판 펴냄 스캔들이란 말의 어원은 인도·게르만어 ‘스칸드(skand)’,즉 ‘뛰다' 또는 ‘솟다’라는 말에 있다.스캔들이란 용어는 16세기까지는 철저하게 종교계에서만 사용됐다.그러나 요즘은 유명인이기 때문에 스캔들화되고 비판을 받는 ‘유사 스캔들’까지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다.사회적 신뢰의 부도를 뜻하는 스캔들이 바이러스처럼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매체경제학을 전공한 저자(세종대 교수)는 대중이 스캔들에 대한 미디어의 평가에 의해 자신의 의견을 조율하는 메커니즘을 ‘제3자 효과이론’ ‘침묵의 나선이론’ ‘계발이론’ 등을 통해 설명한다.1만 2000원. 그리스미술 존 보드먼 지음 / 원형준 옮김 시공사 펴냄 그리스 미술의 의미를 당대인의 시각으로 살핀 그리스 미술 개설서.기하학기·동방화기·아르카익기·고전기·헬레니즘기로 나눠 설명한다.옥스퍼드 대학 애슈몰린 박물관 부관장을 지낸 그리스 전문가인 저자는 그리스 미술을 향한 향수어린 시선이나 찬양 일색의 분위기를 거둬낼 것을 주장한다.한 예로 고대 그리스인에게 신화를 다룬 서사적인 미술은 문학의 삽화 또는 문자언어의 상징적 대체물이라기보다는 생활용품의 디자인이나 영화장면처럼 구체적인 시각적 지시물로 봐야 한다는 것.크레타의 눈부신 미노아 문명을 다루지 않은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1만 5000원. 안데르센 자서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 이경식 옮김 휴먼&북스 펴냄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 새끼’ ‘벌거벗은 임금님’등 명작동화를 남긴 안데르센의 자서전.안데르센은 덴마크 오덴세에서 구두수선공인 아버지와 남의 집 빨래를 해주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이런 비천한 신분은 그에게 평생 열등감을 안겨줬다.이로 인해 신분상승 욕구가 남달리 강했던 안데르센을 비평가들은 명성이나 얻으려고 날뛰는 철부지 작가로 치부했다.안데르센은 자신의 작품이 주변 나라들에선 높이 평가되는 데 반해,유독 덴마크 비평가들로부터는 냉담한 반응을 얻자 자기 작품을 옹호하기 위해 자서전을 썼다고 한다.2만 7000원. 한국 CEO의 조건/ 이해익 지음 청림출판 펴냄 미국의 경영컨설턴트인 로버트 켈리는 과업성과가 높은 사람을 ‘스타 퍼포머’라고 정의했다.회사에 스타 퍼포머가 많으면 그런 회사는 잘 되게 마련이다.CEO는 그런 스타 퍼포머들을 지휘하고 또 만들어내야 한다.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지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요즘은 노하우가 아니라 누가 해낼 능력을 갖고 있는가가 중요한 ‘노후(know-who)’시대이기 때문이다.저자는 한나라 고조 유방이 자기보다 훌륭한 2인자들인 장량과 한신,소하를 둬 천하를 얻었듯이,CEO에게는 마땅히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1만 2000원. 역사가 이들을 무죄로 하리라/ 박원순 지음 두레 펴냄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인권변론의 역사를 정리.일제치하 법률가들은 대부분 민족의 수난은 아랑곳하지 않고 특권층으로서 부와 명예를 누렸다.하지만 김병로·이인·허헌 등은 ‘3인 변호사’로 불리며 독립운동가들의 변론을 위해 헌신했다.해방후 한국사회는 혼란과 갈등에 휩싸였고 인권변호사는 손꼽기 어려울 정도였다.이 책은 진보당 사건을 변론한 김춘봉,경향신문 폐간사건을 맡은 정구영 등을 ‘암흑사법’시대 인권을 위해 싸운 몇 안되는 변호사로 꼽는다.군사독재 시대 인권변호의 새 장을 연 이병린 변호사의 이야기도 소상하게 실렸다.2만 3800원.
  • “주민투표 늦추면 굶어죽을 판”/‘불안한 휴전’ 부안 르포

    모처럼 찾아온 부안의 평화는 채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30일 전북 부안읍에서는 촛불집회를 봉쇄하려는 경찰과 강행하려는 주민 사이에 밤늦도록 실랑이가 이어졌다.핵폐기장 문제의 해법을 두고 시민단체 중재단과 정부측의 막후협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29일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돼 ‘유화국면’이 이어지리라는 기대감이 싹트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경찰이 촛불집회를 불법 야간집회로 규정,집회장소인 부안수협앞 네거리를 원천봉쇄하면서 24시간 동안 이어진 불안한 ‘휴전상태’는 끝내 결렬됐다.경찰은 4개중대 4000여명을 집회장소 주변에 배치,행사를 강행하려던 군민대책위 김선곤 공동대표 등 30여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50대 여성 2명이 실신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던 이들은 한 사복경찰로부터 성적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듣고 흥분,상의를 벗은 상태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 실신했다.이를 지켜본 주민 100여명이 밤 11시가 넘도록 경찰에 격렬하게 항의하는 등 곳곳에서 대치상태가 빚어졌다.대책위는 경찰이 부안수협앞 촛불집회를 불허키로 하자 당분간 부안성당에서 촛불집회를 계속 열기로 했다.이에 따라 경찰도 당초 약속대로 경찰력을 단계적으로 철수키로 했으나 일정별 철수규모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민들 정부카드에 냉담 한편 주민들은 정부측의 ‘선 냉각기,후 주민투표’카드에 극도로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부안읍에서 20년째 국밥집을 운영해온 김종두(57)씨는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정부측 제안에 대해 “불리한 여론을 뒤집기 위해 시간을 벌려는 기만책”이라고 일축했다.김씨는 “공짜관광 보내주고 심지어 공청회에 참석하는 주민들에게 값비싼 선물세트를 돌리는 등 한수원의 행태를 보면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불신을 토로했다. 1개월전 한수원으로부터 일본여행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는 자영업자 김모(50)씨는 “한수원이 주민들을 지위와 재산에 따라 3등급으로 분류해 1등급은 유럽,2등급은 일본과 동남아,3등급은 동해안 관광을 보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주민들은 조급해 하고 있다.‘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지난 7월 김종규 부안군수의 핵폐기장 유치선언 이후 주민들은 유례없는 장기간의 투쟁을 통해 결속력과 자신감을 얻었지만 한편으로는 오랜 ‘외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5개월 동안 매일 저녁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건어물상 이정순(46·여)씨는 “절박감 때문에 매일 나가지만 솔직히 지치기도 하고 생계에도 타격이 막대하다.”고 털어놓았다.대책위 김진원 조직위원장은 “사태를 조기에 종결짓자는 주민 요구가 높다.”면서 “내년에 주민투표를 실시하자는 것은 그때까지 이들에게 생업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핵은 생태계뿐 아니라 인간성도 파괴” 사태해결이 해를 넘기면 주민 사이의 갈등과 반목이 커져 지역공동체의 균열이 심각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부안 제일교회 황진형(50) 목사는 “해결이 지연될수록 지역내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면서 “핵 폐기장이 환경뿐 아니라 인간성도 ‘기형’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실제 부안읍에서는 전경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업소 주인과 주민간 갈등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최근에는 한수원이 부안출신 대학졸업자들을 직원으로 특채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성인 자녀를 둔 주민들 사이에 적잖은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다. ●두차례 전국규모 집회 예정 대결과 협상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29일 부안수협앞 대규모 집회에는 부안군이 생긴 이래 최대 규모인 1만 3000여명의 군민이 참석했다.대책위는 결의문을 통해 사태해결이 지연되면 주민등록증 반납투쟁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또 12월 6일과 13일 전국 규모의 연대집회를 부안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안 이세영 유지혜기자 sylee@
  • 靑 “먼저 국회에 나와라”최대표 단식에 냉담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26일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및 최병렬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해 ‘다수당의 불법파업’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최 대표의 ‘1대1 토론’ 요청에 대해서도 ‘선 등원,후 대화’ 원칙을 견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전북지역 언론인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치적인 공격과 방어가 항상 있게 마련이지만 싸움은 헌법규정과 법에 따라 질서있게 경기규칙에 맞게 해야 된다.”면서 “대통령이 양보를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규칙의 범위 안에서 양보를 해야지 규칙에 없는 양보를 자꾸하면 결국 정치질서가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 수용에 대해 “내용이 부당했지만 적어도 절차가 지켜졌기 때문에 제가 안받을 권리가 있지만 수용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 후 한나라당이 대화하려는 노력이 있었어야 될 것 아닌가.”라고 반문,야당의 성의없음을 지적했다.노 대통령은 “계속 압박하고 이번처럼 너무 심하게 협박하면 정부가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이번에 결단했다.”고특검법을 거부한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을 피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감안한 듯 “검찰수사가 끝난 뒤 국회에서 보고 미진하다 싶으면 다시 하자.”면서 “제 뜻과 관계없이 3분의2 이상으로 재의를 의결하면 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통령의 권력뿐만 아니라 정당과 국회 권력으로부터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참여정부 출범 이후 악화된 검찰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태영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최 대표가 제안한 노 대통령과의 ‘1대1 토론’에 대해 “지금은 장외에서 1대1 토론을 하기에 앞서 국회에 돌아와 시급한 민생현안 처리에 임하는 것이 순서”라고 상기시켰다. 문소영기자 symun@
  • 어둠속의 1000명/밀입국 탈북자 국적취득 방법 몰라… 불법체류 단속피해 잠적

    “여기오니 온몸이 후들후들 떨립네다.저 진짜 잡혀가는 거 아니죠.” 20일 오전 서울 목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은 북한동포 최송죽(53·여)씨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으로부터 “절차를 밟아 북한동포라는 게 확인되면 한국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에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듯 질문을 반복했다.불법체류자 단속이 시작된 지난 17일 이후 북한동포로서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 국적회복을 신청하기는 최씨가 처음이다. 최씨는 지난 2001년 입국한뒤 “북한동포라도 불법체류자로 단속되면 보호소로 잡혀 간다.”는 소문에 2년 남짓 목동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숨어 살다시피 했다.최씨는 그러나 정부 단속이 본격 실시되자 수소문 끝에 ‘피랍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사무총장 도희윤)’를 알아내고 이날 상담을 받기 위해 도 사무총장을 만나 함께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았다.최씨는 “북한동포는 숨어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에 금세 힘을 얻는 듯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당시 3살이던 최씨는 할아버지를 따라 고향인 함경북도 김책시를 떠나 중국 옌볜(延邊)으로 건너가 ‘조선교포’로 생활했다.하지만 중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북한국적을 가져야만 했던 최씨에게 중국사회는 냉담했다.5년전 중국인 남편과 헤어진 뒤 돈을 벌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지만 비자 받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2001년 5월 여권브로커를 만난 최씨는 그에게 한화 1400만원을 주고 최양순(崔良順)이라는 가명으로 위조여권을 만들어 한국으로 들어왔다.최씨는 “한국에 온 뒤 줄곧 서울 동대문구 한 여관에서 청소 등을 하며 지냈지만 단속이 두려워 여관 밖엔 거의 나가지 못했다.”면서 “최근 집중단속이 시작된 이후엔 여관에만 머무르며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담 결과,최씨는 북한 국적을 지닌 조선교포나 탈북자는 우리나라 국적법상 한국인으로 인정돼 국정원 등의 확인절차만 거치면 국내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괜히 불안에 떠는 다른 북한동포들에게이런 사정을 얘기해 줘야겠다.”며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나섰다.최씨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자진 신고,국정원과 경찰 관계자로부터 입국 경위와 향후 계획을 조사받는 등 국적회복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고려대 북한학연구소 박현선 교수는 “위조여권을 이용해 입국한 탈북자의 수는 국내 탈북자 중 30∼40% 수준인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면서 “대부분 국적법 내용을 몰라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처럼 숨어 지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도 사무총장은 “탈북자도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열려 있는 만큼 정부 당국에서 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유지혜기자 whoami@
  • MK 지분 늘리기 왜 서두르나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지분율 올리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8월 이후 245만 2000주를 집중 매입했다.특히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연이어 사들였다. 현대차 주식은 지난 22일 종가기준으로 3만 6500원이었다.23일엔 3만 5600원,24일엔 3만 5900원으로 잠시 내렸다.그러다가 27일엔 3만 7800원,28일엔 3만 8400원으로 다시 올라갔다. 정 회장은 27일에 91만주를 샀다.28일과 29일에는 84만 2000주를 절반씩 나눠 매입했다.최근 일주일간 가장 비싼 시점이다.뭔가 서둘러야 할 이유가 생긴 게 아니냐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와 다임러측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최근 두 회사간에는 이상기류가 형성돼 왔다.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간의 독점계약 조항을 무시하고 다임러측이 베이징기차와 별도 합작 계약을 맺으면서 촉발됐다. 현대차측은 베이징기차와 다임러측에 계약 철회를 요구했지만 냉담한 반응만 되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고위 관계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같다.”고 말해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로인해 현대차와 다임러간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된 분위기다.마무리단계이던 전주 상용차 합작법인은 출범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지난 8월에는 현대차 북미법인 핀바 오닐 사장이 다임러의 산하인 미쓰비시법인으로 옮긴 것도 불편함을 더해주는 요인이다.특히 다임러측의 위르겐 허버트 사장이 지난 22일 도쿄모터쇼에서 “현대차 지분매입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다임러의 ‘잠재적인 공격’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해석한다.한 관계자는 “다임러측이 매입 의사가 없다면 사지 않겠다고 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임러측은 현재 10.46%의 현대차 지분을 갖고 있다.지난 달부터 현대측의 동의없이 5%를 더 살 수 있다.이 권한을 행사하면 제1주주로 올라서게 된다.외국인 지분은 50%를 웃돌 수 있게 된다.현대측이 긴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대출기자 dcpark@
  • 책 / 세대를 가로지르는 반역의 정신

    딕 파운틴 데이비드 로빈스 지음 이동연 옮김 /사람과 책 펴냄 스물넷의 나이에 요절한 반항아 제임스 딘,1960년대 미국 히피의 인생교과서였던 영화 ‘이지 라이더’에서 서부 사막을 모터사이클로 질주하던 데니스 호퍼,‘플라잉 하이 덩크슛’으로 팬들을 사로잡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젊고 자유로운 대통령의 상징 케네디와 클린턴….서로 다른 이력과 세대적 감수성을 지닌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결론은 모두 ‘쿨하다’는 것이다.질척거리지 않고 산뜻하고 세련된 감정 스타일인 ‘쿨(cool)’은 현대인의 이상적인 기질이자 행동 양식으로,또한 사회적 소통의 형식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세대를 가로지르는 반역의 정신’(딕 파운틴·데이비드 로빈스 지음,이동연 옮김,사람과 책 펴냄)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막연한 이미지로만 인식하고 있는 ‘쿨’의 연원과 의미를 문화·역사적 맥락에서 살핀다. 쿨은 어떤 면에선 일관성을 띤 역사적 신드롬이다.20세기 중반 미국적 문화현상으로 떠오르기 전에도 쿨은 여러 사회에서 다양한형태로 존재했다.이는 르네상스기 이탈리아 궁정귀족들이 선망한 냉담함의 미학,곧 ‘스프레차투라(천재의 방식)’나 영국 귀족사회의 전통적 행동양식,19세기 독일 낭만주의와 20세기 초 아방가르드의 조류 속에서도 감지된다. 하지만 현대적인 감정 스타일로서의 쿨은 고대 아프리카 문명에 젖줄을 대고 있다.저자들에 따르면 쿨의 기원은 고대 도시국가인 이페와 베닌을 건설한 서아프리카 요루바 문명의 종교윤리인 ‘이투투’에 있다.종교적으로 물을 상징하는 푸른 색과 연관이 있는 ‘이투투’는 분쟁을 해소하는 능력,친화력 있고 관대하며 우아한 성품을 뜻한다.요루바 사회에서는 전사들의 공격성을 누그러뜨리고 부족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이투투’를 종교적 규율로 삼았다. 이 아프리카의 쿨은 노예선을 타고 신세계로 옮겨왔다.쿨은 흑인들 사이에 인종차별과 부조리한 박해로부터 개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심리적 방어기제로 유효했다.흑인 정서는 블루스·비밥·재즈·힙합 음악의 형태를 빌려 정체된 백인사회를 휘저으며 대중문화 속으로 스며들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회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이고 염세적인 가치관을 퍼뜨리며 서양정신사의 지형을 바꿔놓았다.규율대로 살아가는 산업사회의 프로테스탄트 직업윤리를 부정하며 후기산업사회의 개인적 삶의 양식으로 쿨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비트·히피·펑크 등 각종 ‘족(族)’들의 반체체적이고 탈조직적인 포즈는 쿨의 전형으로 간주됐다. 흥미로운 것은 역설적이게도 1980년대에 집권한 레이건과 대처의 우익 보수정부가 쿨의 대중성을 북돋웠다는 점이다.이들 정권의 신자유주의 경제성향은 디오니소스적인 쾌락주의와 경쟁과 탐욕을 한껏 부추겼고,성공한 여피들은 세련된 차림으로 쾌락을 좇았다. 쿨한 사람이란 요컨대 실속 있게 처신하면서도 속물 티를 내지 않고,문명의 이기를 능란하게 다루면서도 초연해 보이고,쾌락을 좇으면서도 자기절제에 철저하고,냉소적이면서도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일상에 찌들지 않고 게임하듯 유연하게 삶을 꾸려가는 사람을 말한다.저자들은 쿨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청년문화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어떤 기질이나 취향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그것은 나르시시즘과 역설적인 초연함,그리고 쾌락주의다. 고대의 종교적 규율이 흑인 노예들의 심리적 방어기제를 거쳐 청년 하위문화를 가로지르는 코드로 설정되고 마침내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윤리가 된 쿨.현대인은 대중문화 속에서 끊임없이 주입되는 이 쿨의 이미지를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욕망의 언어’ 쿨은 이제 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까.9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시론] 그런 석고대죄 본적 없다

    하늘이 통곡하고 백성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대명천지에 부패정치가 나라를 온통 뒤흔들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부패정치 추문이라는 것이 한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니고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는 부패공화국이라지만,군사정권도 아닌 민주화와 개혁의 시대에 노골적인 정치부패 추문이 드러나고 있으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정말 경천동지할 일 아닌가. 부패를 자행한 축들이 오히려 너스레를 떠는 모양새는 더욱 기가 막힌다.SK가 조성한 100억원의 불법 비자금이 한나라당 대선자금으로 불법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그것도 한나라당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고의적인 불법 정치자금인데도 한나라당의 태도를 보면 가관이 아닐 수 없다.우리만 불법을 저질렀느냐,다른 정당들도 마찬가지다,검찰수사를 못 믿겠으니 특검을 하자는 태도인데 목불인견의 최상급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우리 선거사상 최초로 정당과 시민운동단체가 선거자금 투명성 협약을 맺고 대선자금을 공개한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불법이 자행되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각정당들은 대선유권자연대에 대선자금 공개를 약속하고 실사까지 받았다.물론 중앙선관위에도 대선자금을 신고했다.그러니 시민단체와 중앙선관위가 한나라당의 부패게임에 함께 놀아난 셈인데,국가기구의 법적 구속력과 전국 시민단체의 감시가 작동되지 않는 성역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더더욱 기가 찬 것은 백일하에 드러난 희대의 정치부패에 대한 국민적 비판과 저항이 제대로 조직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언론은 열심히 보도하고 일부 시민단체는 비판하고 있지만,정치권은 전반적으로 냉담할 뿐이고 국민들도 무관심하다.정치권 모두가 부패했기 때문이고 국민들의 반대를 조직할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이런 정도라면 최소한 부패 정치인들을 예외없이 구속하고,관련자들은 법적·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상황 아닌가? 정치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정치권 안팎의 문제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부패정치를 구조적으로 재생산하는 정치권 자체의 문제가 일차적인 요인이다.검은 자금을 요구하는 낡은 정치구조와 정치권의 부패 불감증이 근본 원인이며 정치와 재벌의 정경유착과 정당의 비민주적 운영방식이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정치권 바깥 측면은 통제의 문제이다.검은 정치자금의 수입을 묵인해주는 낡은 정치자금법을 폐지하고 중앙선관위의 감독기능을 강화하지 않는 한 부패정치를 막기는 어렵다. 사건 이후 한나라당과 최병렬 대표가 석고대죄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국민들 앞에 사죄하는 모양을 보면서 부패정치의 근절이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어떤 국민이 그것을 사죄로 받아들였을까? 게다가 다른 정당의 대선자금에 딴죽을 걸고 특검 요구에 집착한 나머지 석고대죄는 빛바랜 것이 되어 버렸다.수많은 사극 어디에서도 그렇게 방약무인한 석고대죄를 본 적은 없다.석고대죄라는 것이 그렇게 하는 것인지 묻고 싶은 마음이다. 결국,어떤 부패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정치권은 요지부동일 수밖에 없다.국민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가 현실화되지 않는 한 어떤 개혁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정치권에 정치개혁을 부탁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아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말이다.부패한 정치권이 입법권을 독점하고 있는 데다 부패정치권을 통제할 수 있는 방어기제가 없기 때문이다. 부패한 정치권을 국민의 힘으로 압박하는 국민운동을 벌이거나,부패정당을 대체할 새로운 정당을 만들거나,정치권 전체를 교체하는 정치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부패정치 청산은 공염불로 끝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이 시점에서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국민운동을 벌일 만도 하지 않은가. 정 대 화 상지대교수 정치학
  • ‘최돈웅 100억’ 파장 / 昌 향하는 ‘檢’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의 SK비자금 100억원 수수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결정적인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100억원 사용처와 관련,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 핵심 인물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0억원의 사용처 조사는 쉽지 않다.시기가 대선에 임박한 지난해 11월인데다 빼내 쓰기 쉽도록 현금 1억원 단위로 비닐봉투에 담겨 전달됐다.이는 계좌추적 등 다른 수사기법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사실상 봉쇄한 것이다.최 의원이 진술을 거부하면 수사는 우회를 거듭할 수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구멍뚫린 허술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검찰은 그러나 충분한 정황조사와 전방위 압박을 통해 최 의원의 입을 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최 의원의 운전사 등을 통한 비자금 전달 루트를 추적하거나 최 의원 본인과 주변인사들의 계좌추적 등으로 최 의원을 계속 죄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최 의원이 진술 안 한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놀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치밀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최 의원이 한나라당측에 SOS신호는 수차례 보냈으나 한나라당측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검찰에게 유리한 환경이다.한나라당으로서도 최 의원을 비호하거나 두둔할 수 없는 처지다.기껏해야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300억원 수수설을 제기하는 등 형평성있는 수사를 촉구하는 정도다.더 기댈 곳이 없는 최 의원으로서는 돈 받은 사실을 시인한 이상 사용처도 진술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손길승 SK그룹 회장 등의 탈세 혐의에 대한 서울지방국세청의 고발사건을 접수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검찰의 탈세사건 수사는 국세청의 고발이 있어야 이뤄진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탈세혐의를 포착,국세청에 고발절차를 밟으라고 통보한 뒤 고발을 받아 수사에 착수하는 경우가 많다.계속된 수사로 SK그룹 관련 자료들이 검찰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고발건도 사실상 검찰 작품으로 봐야 한다. 검찰이 국세청의 고발사건 수사에 착수한 것은 뇌물 혹은 정치자금 공여자 입장인 SK그룹에 대한 압박으로 보인다.SK가 100억원의 비자금을 한나라당에 전달한 뒤 당시 비자금의 최종 수령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확인했을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이다. 검찰이 규명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100억원의 사용처와 100억원 수수사실을 어느 선까지 알고 있었느냐이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cho1904@
  • “이라크軍 급속해체 문제 많아”/美국무부 보고서… “생활여건 조기정상화도 중요”

    미 국무부가 2002년 4월부터 1년 가까이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미군이 이라크를 통치하는데 있어 부닥칠 문제점들을 미리 예측한 보고서를 작성,최근 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는 500만달러를 투입,200명이 넘는 이라크 변호사,기업 지도자 및 전문가들을 17개 실무그룹으로 나누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이를 통해 전후 미군이 이라크에서 마주친 문제점들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고 있다.하지만 미 국방부가 보고서가 적시한 문제점들을 무시,큰 효과를 거두지 못해 더욱 아쉽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주 의회에 제출돼 알려진 ‘이라크 프로젝트의 미래’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기밀 문서’는 아니지만 관계자 외에는 열람을 금지시키고 있다.뉴욕타임스는 의원들의 도움으로 총 13권에 2000쪽이 넘는 이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후세인의 30년 독재를 거친 이라크를 법과 질서가 정착된 건전한 시민사회로 바꾸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라크 국민들이시민사회 건설보다는 근본적인 생활 여건 확보에 더 큰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보고서는 이라크의 전기 및 수도 공급체계가 비참할 정도로 황폐화됐음을 지적하고 이를 빠른 시일내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군은 이라크 국민들이 진짜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기준에만 맞춰 시민사회 건설이라는 추상적인 목표에 매달려 이라크 국민들로부터 냉담한 반응을 자초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이라크 군대가 너무 급속히 해체될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전직 이라크 군인들이 다국적군에 적대감을 갖지 않도록 이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고 제안했다.그러나 폴 브레머 최고 행정관은 이를 무시,이라크 군대를 급속히 해체시킴으로써 미군에 대한 적개심을 키웠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국가와 이슬람 종교간의 관계라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보고서는 이라크 국민들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어떤 제안도 내놓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그러나 실제로 이라크국민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기보다는 미국측 주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게 종전 이후 실정이다.기본생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가 지지부진한데 겹쳐 이같은 갈등은 미군에 대한 적개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문제는 미군을 겨냥한 이라크 내 저항세력들의 공격이 점점 더 고도화하고 조직화하고 있다는 점.지난 91년 1차 걸프전쟁 당시 미 국방정보국(DIA)의 중동 담당 수석책임자였던 월터 랑은 “이라크내 저항세력들이 크게 약화되지 않았으며 미군을 겨냥한 공격이 더욱 확산되고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세진기자 yujin@
  • 기고 / 교칙은 학생이 지켜야 할 기본의무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의 문예아카데미 김상봉 교장은 지난 9월29일자 대한매일 15면에 ‘학교 교칙의 파시즘’을 게재했다.인권에 대해 보다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그의 얘기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지나친 개인주의와 독선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사회를 성숙시키고 대안을 찾기에는 무리한 면이 많다. 그는 공동체를 해체,다시 복원할 수 있다는 소견이 강한 것 같다.이러한 발상은 그동안 합의된 내용을 놓고 너무도 쉽게 해체와 건설,와해와 갈등을 생각하는 주의·주장을 담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에 “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언급된 내용에 대해 그는 학생에 대한 엄포요,파시즘이라고 강하게 비난한다.그러나 이는 적절치 못하다.학생들에게 교칙 준수에 대한 강한 의미 전달이나 설명으로 이해해야 한다. 교칙 준수를 학생들에 대한 파시즘으로 생각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에는 문제점을 갖는다.학생들이 교칙을 반드시 지켜주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학생다움을 실천해 건전한 시민이 되기를 바라는마음인 것이다. 학교 교칙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고쳐질 수 없는 도그마라면,이는 학생에 대한 엄포요,파시즘이라 할 수도 있다.그러나 교칙 준수를 강조하는 학교도 변화하는 학생들을 생각하지 않고 교칙을 유지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교사들은 ‘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을 ‘교칙을 바꿀 수 없다.’고 이해하지는 않는다.따라서 교칙이 학생들에 대한 엄포와 파시즘이라는 김 교장의 관점은 지나치다. 분명 교칙은 학교와 학생 중심으로 개선되고 수정되며 전통으로 계승해야 한다.교칙이 학생들의 생활을 규제만 하는 것은 아니다.학생들은 교칙 준수를 통해 준법에 대한 인내력과 자율성을 배운다. 우리 사회가 학생 인권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교사,학부모,학생들은 학생 인권에 대한 새로운 인식들을 계속 보강하고 있다. 그 속도가 더디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학교 규칙은 파시즘’이라는 발상은 교칙에 대해 냉담과 부정적 감정을 갖는 것이다.학생들의 불만은 교사들도 알고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교칙에 대한 의미 있는 자기 책임까지 생각하고 자라주기를 바란다. 김 교장은 또 “한국의 수많은 학교에서 그렇게 법과 사회정의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일찍부터 가르치기 위해 제정한 교칙의 내용이…주로 용의 복장 규정들이라면서…억압적 규제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비판한다.하지만 그가 교과서에서 예로 든 내용은 ‘함께 하기’라는 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 교칙을 만들어 보는 한 학교의 사례를 보기로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 이러한 예를 참고로 학생들은 친구들과 논의하고,자율적인 공동 사고를 통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교칙을 스스로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것이 어찌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파시즘적 폭력…”이라고 매도할 일인가.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자신의 평소 관점과 편견에 얽매여 사실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그의 글은 교사들에 대한 적절치 못한 비난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권위주의나 획일주의 문화가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분명히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고쳐 나가야 한다. 하지만 부분적인 문제가 있다고 우리 사회의 권위 자체를 부정하거나 공동체 삶을 경시하는 태도는 ‘벼룩을 없애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어리석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박찬석 서울 가락고 교사
  • “내년 전용상영관 첫삽 떠요”/‘영화 마스터’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김동호 씨

    이제 그는 ‘영화 마스터’로 통한다.국제영화제에 해마다 15,16차례 심사위원이나 게스트로 초청받는다.영화제에서는 물론,용모나 사고 방식에서도 30년 관직생활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영화제가 끝난 뒤 부산 조선비치호텔에서 김동호(66)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만났다.“국제영화제로 비상하려면 아직 과제가 많지 않습니까?”라고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설명한다. “전용 상영관 확보와 재정 독립이라는 두 과제가 관건입니다.전용상영관이 없어 개막 일정이 오락가락해 ‘게릴라 영화제’란 오명도 얻었습니다.부산시에서도 ‘시네 포트’(CINE POR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다행히 올 국회예결위에서 ‘전용관 설계비’로 40억원의 예산을 추인했습니다.이 돈을 종자돈으로 내년에 전용 상영관 건립의 첫삽을 뜹니다.재정 독립은 해마다 예산을 따내느라 부대끼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인데,지금의 사단법인이 아니라 재단법인 형태로 바꾼 뒤 기금을 적립한다는 구상입니다.베를린이나 칸의 경우 국가에서 예산의 33%를지원하는데 이 역시 초기에 ‘투쟁 과정’을 거쳤지요.” 거침없는 현안 파악과 대안 제시는 ‘준비된’ 위원장임을 보여주었다.애초 물어보려던 ‘8년 독재’의 비결 등의 말은 쑤욱 들어갔다.“세계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제를 찾는 이유는 아시아의 새 영화를 보고 자기 영화제에 초청하려는 겁니다.이런 상품성에 걸맞은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으면 외면당합니다.내년 상반기에 공청회와 세미나 등을 통해 장기 발전 방향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그의 무기는 친화력과 자기관리다.경기중·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61년 문공부 주사보로 첫발을 디딘 뒤 1980년 기획관리실장까지 올랐다.8년 동안 ‘최장수 기획관리실장’ 기록을 세우며 이광표·이진희·이원홍씨 등 다섯명의 장관을 모셨다. 88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에 취임하자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영화감독협회가 반발했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영화인들을 매일 만나다시피해 고비를 넘겼다. “공무원 시절보다 2배는 더 바쁘지만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이어서 훨씬 재미있다.”는 그는 영화제 출범 당시의 고충을 들려주었다. 영진공 사장,예술의전당 초대사장,문화체육부 차관,공연윤리위원장을 거쳐 6개월 정도 쉬던 95년 8월 당시 김지석 부산문화예술대교수(현 프로그래머),이용관 경성대교수(현 부집행위원장·중앙대교수) 등이 찾아와 집행위원장직을 제의했다.만류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할 만한 일이라 생각해 뛰어들었다. “예산 22억원 중 부산시 지원금 3억원과 예상 입장료 4억원을 뺀 15억원을 구하러 다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인맥을 총동원하다시피했는데 D기업에서 3억원 지원한 것 빼고는 거의 냉담해 싸늘한 현실을 실감했지요.뒤늦게 언론의 호응을 얻어 일부 기업이 동참했지만 개막식 때 관객들이 몰린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부산영화제가 자리잡은 데 대해서는 ‘지원은 받되 운영은 자율’이라는 원칙을 고수한 덕분으로 돌린다.그 자신도 외압을 막고 기관의 협조를 구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일 외엔 간섭하지 않는다.내부 일은 감각이 앞서는 프로그래머들에게 맡긴다. “불가능한 일은 없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다.”는 그는 철저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하다.영진공 사장이 된 뒤 외국인과 자주 만날 것에 대비해 매일 출근 전에 학원에서 영어회화를 배웠다.또 ‘비전문가’ 이미지를 씻으려 매년 100여편의 영화를 보며 연구했다.부산영화제가 8년만에 국제영화축제로 자리잡은 데는 ‘김동호’라는 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이종수기자 vielee@
  • 데뷔 30년 “음악으로만 말해요”/‘추억의 가수’ 옥희 첫 단독콘서트 권인하·신효범등 실력파가수 출연

    “뒤늦게 웬 호들갑이냐고 면박을 줄 사람도 있을 거예요.그렇지만 노래를 부르고픈 욕망이 나이가 들수록 더 솟구치는 걸 어째요? 하나님이 목소리로 먹고 살라고 정해주셨으니 소명대로 살 겁니다.” ‘나는 몰라요’‘이웃사촌’‘눈으로만 말해요’ 등의 히트곡으로 1970년대 가요계의 한 부분을 장식했던 추억의 가수 옥희(49)가 예사롭지 않은 공연을 갖는다.오는 31일 오후 6시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여는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 그에겐 “눈물이 날 정도로” 각별한 무대다.그동안 밤무대나 미사리 라이브 카페를 돌며 짬짬이 마이크를 잡아오긴 했다.그러나 대형무대에서 이렇게 내놓고 ‘공고’를 한 채 노래 부르기는 데뷔 이후 처음이다. “한창 잘 나가던 데뷔 5년째에 스캔들이 나버렸잖아요.그때는 연예인들의 스캔들에 지금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냉담하게 반응했어요.젊은 시절 오랫동안 그 기억은 상처였죠.지금은 다 풀렸어요.아마 세상도 그걸 아련한 옛이야기로 접어뒀을 것 같아요.” 중학교 3학년때인 1968년 미국인 기획자의 눈에 띄어 도미(渡美),라스베이거스의 팝송무대에 처음 섰다.국내 가요계에 데뷔한 것은 그로부터 6년 뒤인 1974년.77년까지 방송 3사의 가수왕을 휩쓸며 최고 인기를 누리다 복서 홍수환씨와의 스캔들로 무대를 떠나야 했다.“작고 귀여운 체구여서 옛날엔 ‘키티 킴’이라고 불렸다.”는 그는 “한때는 파격적 옷차림을 히트시킨 패션리더이기도 했다.”며 좋았던 시절을 돌이키며 웃는다.통굽 구두에 통바지,반지를 서너개씩 끼고 치렁치렁 액세서리를 매다는 과감한 패션을 유행시킨 주인공이 그다. “디자이너 하용수씨의 격려와 도움으로 첫 개인콘서트를 열 엄두를 냈다.”는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옥희가 그렇게 초라하게 살진 않았다는 걸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신감이 넘칠 만하다.콘서트를 함께 꾸밀 얼굴들이 하나같이 쟁쟁한 후배가수들이다.권인하·박상민·신효범·박미경 등이 동참하고,사랑과 평화가 연주를 맡는다.“별명이 ‘까불이’였을 정도로 화려한 무대율동을 좋아한다.”는 그는 “재즈무용가 전미례씨에게 특별수업을 받으며 죽기살기로 ‘몸’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며 웃었다. 지난 5월 그는 소리소문없이 새 앨범을 발표했다.16년만에 내놓은 9집 음반이었다.“타이틀곡이 ‘소설같은 사랑’인데,라틴풍을 처음 시도했다.”며 “새 앨범의 재킷을 산뜻하게 단장해 공연에 맞춰 출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번 콘서트를 제2의 무대인생을 여는 열쇠로 삼을 작정이다.“내 주특기는 팝송인데,한창 활동하던 70년대엔 사회금기에 눌려 제대로 불러보지 못했다.”는 그다.오비스 캐빈 같은 명동의 음악살롱에서 잔뜩 주눅들어 선보였던 장기를 속시원히 펼쳐보이고 싶단다.‘Proud Mary’‘Crazy Love’‘Diana’등 추억의 팝송들을 연습하느라 요즘 여념이 없다. 대중앞에 다시 서는 날만 갈망하며 살았다.오죽했으면 그가 운영하던 방배동 갈비집 지하에 전용 노래방을 다 만들었을까. “무대를 기다리는 신인처럼 너무너무 떨립니다.나이 든 가수는 트로트나 불러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죠.록무대도 자신있어요.” 연륜과 음악적 깊이를 함께 더해간 프랭크 시내트라,토니 베닛.그가 누구보다 좋아하는 가수들이다.1544-1555. 황수정기자 sjh@
  • 하루 이혼 6.5명·자살 7명… 생계난… ‘우울한 노년’/자식에 버림받고 나라에 홀대받고

    2일 노인의 날을 맞았으나 노인들은 전혀 즐겁지 않다.젊은 시절 고속성장을 이끈 주역인 노인들이 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자녀의 외면에 따른 생계난,황혼이혼 등을 겪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속출한다.사회의 노인보호의식도 뒤떨어져 있어 안전사고로 숨지는 비율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다.그러나 정부와 사회단체의 노인부양 비중은 10%도 미치지 못하는 등 사회의 관심은 차갑기만 하다. ●‘생계 스스로 해결’은 고작 30% 통계청이 1일 내놓은 ‘2002년 고령자 통계’는 우리 노인의 현주소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노인을 부양하기 싫어하는 자녀들 만큼이나 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노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남에게 전혀 의지하지 않고 생계를 스스로 해결하는 노인(65세 이상)은 10명중 3명에 불과하다. ●“가족이 부모봉양해야” 19%P 급감 구체적으로 보면 ‘노부모를 누가 부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가족’이라는 응답이 70.7%로 나타났다. 4년 전인 1998년(89.9%)에 비해 19.2%포인트나 급감했다.대신 ▲‘가족과 정부 사회’(18.2%)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9.6%)는 응답이 부쩍 많아졌다.이같은 세태의 변화를 수용해서인지,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2명중 1명에 가까운 45.8%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명중 7명은 남에게 생계를 일부 또는 전부 지원받고 있다.또 손을 벌리는 대상의 대부분(88.5%)은 ‘자녀’였다.정부와 사회단체 의존율은 9.3%에 불과했다. ●노인 최대걱정은 건강과 경제 노인들이 꼽은 최대 근심거리는 ‘건강문제’(39.3%) ‘경제적 어려움’(36.4%) 순이었다. 노인들이 학대받는다고 가장 많이 느끼는 순간은 ‘자신의 말에 대해 가족이 무관심 또는 냉담한 반응을 보일 때’였다.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독거노인’도 1990년 100명당 9명에서 2000년에는 16명으로 10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 ●황혼이혼 하루 6.5명꼴 협의이혼을 포함,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이 2345명 이혼했다. 하루 6.5명 꼴로 10년전과 비교해 3.2배 늘었다.올해는 3000명이넘을 전망이다.황혼 이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황혼이혼은 부모의 재산을 하루 빨리 상속받으려는 자녀들의 종용이 상당 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혼 자살도 크게 늘어 지난해 노인들이 하루 7.5명꼴로 자살했다. ●노인 안전사고 최고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공동대표 이재연·윤선화)에 따르면 10만명 당 연령별 안전사고 사망자 숫자는 ▲65∼69세 139명 ▲70∼74세 182명 ▲75∼79세 263명 ▲80∼84세 403명 ▲85세 이상 65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9명에 불과한 10∼14세 안전사고 사망자 숫자보다 15배에서 많게는 7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청장년층은 전부 100명 미만이다. 고령자 안전사고의 원인별 사망률은 ▲교통사고 27% ▲자살 19% ▲추락사고 15% 등이었다. 10만명당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57.8명이나 돼 영국 7.3명,독일 9.8명,일본 17명,미국 19.1명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고령사회 진입…종합적인 노인대책 시급 강남대 이여봉 교수는 “자녀들에게 ‘경로효친’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평균수명 증가,이혼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가 중장기노인복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재관 박사는 “노인복지시설 요양비에 대한 소득공제 등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노인복지정책이 시행되도록 부처간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미현 정은주기자 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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