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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 빚 무횬데…” “진짜요?”

    “성매매를 근절하려면 집창촌은 없어져야 하는 겁니다.” “그럼 우린 뭘 먹고 살죠?” 27일 밤 8시,경기 파주시 연풍리의 ‘용주골’.경찰과 의사,변호사,외교관 등 75명의 ‘성매매 여성 인권 점검단’이 들이닥쳤다.정부가 오는 2006년부터 점진적으로 집창촌을 폐쇄하기로 발표하는 등 성매매 근절 대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고,성매매 여성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알려주기 위해 경찰청이 마련한 자리였다. 같은 시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미아리 텍사스’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입구쪽 서너 곳 정도만 문을 열어놓고 있었을 뿐이었다.성매매 업주와 여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용주골의 한 성매매 여성은 “여기가 없어지면 더 외진 시골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말했고,“차라리 합법화시키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목소리도 들렸다.미아리에 감금 등 인권유린은 없냐고 점검단원들이 묻자 구석에서 담배를 피던 한 아가씨는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어쩌려고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미아리의 한 40대 여성업주가 “우리가 죄 지은 거 있냐.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어쩌라는 거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도 없지 않았다.용주골에서는 한 여성이 “매달 월세 명목으로 70만원을 업주에게 준다.”고 밝혀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감금용으로 보이는 쇠창살 2개가 발견돼 경찰이 뜯어냈다.경찰이 ‘성매매를 조건으로 한 빚이나 선불금은 무효입니다.’는 내용의 스티커를 업소 주변에 붙이자 성매매 여성들이 “사실이냐.”고 물으면서 관심을 보였다.미아리에서 시민단체 ‘다시함께 센터’가 연락처를 적은 라이터 500여개를 나눠주자 여성들이 서로 먼저 받으려고 몰려들었다.용주골에서 일하는 김모(22·여)씨는 “여기 여성 대부분이 앞으로 강요에 의한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간주하는 등의 내용으로 법이 개정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점검은 부산 ‘완월동’,대구 ‘자갈마당’,인천 ‘옐로 하우스’ 등 전국 12곳의 집창촌을 대상으로 일제히 이뤄졌다.경찰관 150명과 시민단체 등 관계자 107명,변호사 19명,의사 26명,주한 미국·필리핀 외교관 4명 등 352명이 동행했다. 김효섭 이재훈기자 newworld@˝
  • 다가온 춘투 강경? 온건?

    총선투쟁에 나섰던 노동계가 앞으로 춘투(春鬪)에 진력할 것으로 보여 춘투 수위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동계의 주요 이슈인 비정규직 차별철폐 문제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임단협 투쟁 등이 5∼6월에 집중돼 있어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민주노동당의 기반인 민주노총이 민노당의 원내 진입 성공에 따라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형성해 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지난 달 올해의 임금·단체협약 요구 계획을 마련한데 이어 최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상반기 투쟁계획을 확정했다.한국노총도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교섭과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두자릿수 임금인상안과 비정규직 차별철폐,임금피크제 도입 반대,퇴직금 전사업장 적용 및 사회임금 확대 등이 올해 노동계의 핵심 요구안이다. 민주노총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사업장별로 교섭을 벌인 뒤 원활치 않을 경우 6월 중순 이후 공동 집중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민주노총은 23일 중앙집행위원 회의를 열어 세부 투쟁계획을 논의할 방침이다. 경영계는 그러나 노동계의 임금인상 및 비정규직 차별철폐 요구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타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민주노총 이수봉 교육선전실장은 “일단 올해 임단협은 긴장과 협력이라는 기본원칙에서 진행되겠지만 근로시간 단축이나 비정규직 보호대책 등 갈등요인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투쟁방식이 과격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노당의 원내 진입에 따라 노조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민주노총의 신임 지도부가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는 등 리더십에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시론] 청년실업 눈높이를 맞춰라/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

    엊그제 미국과 우리나라의 증권사 객장이 환해졌다.미국 고용사정이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어느 나라나 실업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다.먹고 사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기업 3곳 중 2곳이 올해 채용계획이 없다고 한다.상황이 2001년 4·4분기 이후 가장 나쁘다.그러나 깊은 수렁에 빠진 고용문제를 쉽게 해결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먼저,흔히 반기업정서라고 일컫는 악화된 경영환경을 서둘러 바꿔야 한다.기업들도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경영자들을 비난하는 사람 중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몇 안 된다.일부 문제를 갖고 모두를 매도하는 구태는 이제 버려야 한다. 실패도 마찬가지다.실패책임은 경영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직원이나 노조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선 어떤 의사결정도 영원한 효자가 되기 힘들다.어제의 효자가 오늘은 불효자가 되는 것이 다반사다. 경영자는 총알이 날아드는 전쟁터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많은 기업인들이 경영을 포기하려고 한다.최소한 기업인들이 자신감만은 잃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해서 안 되는 것은 투명하게 제시하고,나머지는 자유롭게 함으로써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둘째,지금도 그렇지만 기업들은 경영혁신과 기술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므로 ‘고용없는 성장’은 필연적이다.전국적으로 사람을 기다리는 일자리가 10만개에 이른다.중소기업들은 인력을 못 구해 아우성인데,다른 한쪽에선 청년실업을 걱정하고 있다. 이제 대학 졸업자들도 용기를 내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안락의자 같은 대기업만 바라보지 말고 중소기업에서 일을 배우고,경력을 쌓고,자신의 상품성을 키워 원하는 기업으로 옮겨야 한다.호황시절의 착각에서 벗어나 현실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셋째,경기가 좋아지면 고용사정도 일정 부분 나아지겠지만 청년실업 문제는 계속 남을 것이다.요즘 기업들은 당장 활용가능한 인재를 찾는다.따라서 대학생들은 1·2학년부터 인턴제도를 활용해 현장을 배우고 기업이 원하는 사람으로 변신해야 한다.인턴과정은 일도 배우지만 신뢰를 검증받는 과정이다.어느 기업이 검증된 사람들을 선택하지,새로운 사람들을 찾겠는가.대학도 현장과 연계된 교육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기업들은 대학 교육을 신뢰하지 않는다.대학이 기업만큼만 변하면 세상은 더욱 달라질 것이다. 노조도 변해야 한다.임금을 삭감하더라도 고용을 지키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근로조건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기업 경쟁력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거나 규제완화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도 높여야 한다. 현장과 밀착된 실학(實學)정책이 필요한 세상이다.꿈같은 얘기는 이제 필요없다. “짐을 잔뜩 실은 수레를 끌고 언덕을 올라가는 일꾼이 있었다.학자가 다가가서 말했다.‘언덕의 각도가 몇도이니 힘의 방향을 몇도로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수레는 별 진전이 없었다.두번째로 온 정치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하며 열변을 토했다.그러나 사람들은 냉담했다.뒤늦게 온 언론인은 정치가가 사람동원에 성공하는지,학자의 견해는 어떤지 취재하기에 바빴다. 그때 팔을 걷어붙이고 수레를 힘껏 미는 이가 있었다. 경영자였다. 수레는 힘차게 언덕을 올라갔다.” 얼마 전 책에서 본 뼈있는 이야기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
  • [문화마당] 문익환과 큰 인물/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문학평론가

    우리 독서 시장에서 인기있는 장르 가운데 하나가 바로 평전(評傳)이다.평전은 문제적 개인의 일대기를 사실적으로 재구하면서도 거기에 평전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하는 ‘사실적 허구’의 양식이다.또한 평전은 평전 작가의 비평적 해석과 평가가 매개될 수밖에 없는 인물 비평 양식이기도 하다.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전태일 평전’이나 ‘이광수와 그의 시대’,‘체 게바라 평전’ 등은 이러한 속성을 잘 구현한 사례로서 이미 독서 시장의 고전이 된 지 오래이다.대중들은 이처럼 잘 씌어진 평전을 통해 한 시대의 사상·철학·역사를 접할 수 있고,한 인물에 대한 작가의 날카로운 비평안(眼)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선보인 ‘문익환 평전’(실천문학사)은 문제적 개인의 삶을 통해 한 시대를 전체적으로 통찰하게 하는 평전 문학의 속성을 잘 보여주는 노작이다.시인이자 평론가인 김형수씨가 5년여의 자료 섭렵과 취재를 통해 공들여 펴낸 이 책은,문익환(1918∼1994) 목사의 일대기를 시간 순서대로 밟아가면서,그것을 20세기라는 야만의 시대와 때로는 결합하고 때로는 병치하면서 재구성하고 있다.시인이자 성직자이자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었던 문 목사의 삶은,작가의 실증적 노력과 활달한 상상력에 의해 20세기와 치열하게 맞선 예언자적 삶으로 재구성된다.특별히 작가는,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어 여러 차례 투옥되고 오랜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고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투쟁의 현장에 있었던 문 목사의 실천적 삶의 저류(底流)에,젊은 날의 오랜 모색의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밝히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작가는 문 목사가 히브리 수난사 속에서 한민족의 그것을 유추했다고 본다.문 목사의 몸에 밴 ‘기독교 민족주의’가 구약의 예언자들을 한국적 상황 속에서 발견하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예언은 심판의 이미지가 아니라 섬김과 사랑의 말씀으로 작동했다는 것이 작가의 해석이다.그 과정에서 1980년대말에 역사적으로 결행한 그의 방북(訪北)은 통일 운동의 정점으로 평가받게 된다.당시 그의 방북을 두고 소영웅주의적 행동이라고 매도했던 이 나라 주류 언론들은 한결같이 그의 의지와 실천이 가지는 진정성에 대해서는 냉담했고 침묵했다.하지만 그는 미움보다는 사랑,분열보다는 화해,원한보다는 믿음과 화합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임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문 목사의 “정서적 조국은 고구려였으며,영혼적 혈통은 유목민”이었다고 말한다.민족 통합과 민주주의 성취를 위해 밤낮으로 뛰었던 그의 생애를 잘 요약한 표현이 아닌가 한다.‘문익환 평전’은 남루했던 우리 20세기 정신사에서 이처럼 거대한 자취를 남긴 한 거인의 삶을,그리고 범접하기 힘든 진정성과 뜨거움으로 살아간 청년 문익환의 초상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우리 시대가 큰 인물이 부재한 시대라고 믿고 있다.그 한 원인이 우리 사회가 인물을 키우기보다는 클 만하면 흠집 드러내기를 통해 거꾸러뜨리는 사디즘(sadism)의 정치 관행에 익숙해 있다는 데 있다.아마 김구 선생이 살아온다 해도 지금의 정치 상황에서 존경받기는 어려울 것이다.또한 우리는 너무도 쉽게 지난날을 잊고 현실적 이해 관계나 이미지 정치에 의해 거대한 망각 속에 빠진다.문 목사의 사유와 실천을 새삼 바라보면서,이 같은 역사적 망각과 싸우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문학평론가˝
  • “또 왔구먼…” 썰렁한 민심

    “당선되면 다시 오지 않을 사람을 반겨봐야 뭐하겠소.정치판만 배불렀지 서민들이야 하루 살기도 힘들어.” 17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서울 중구 황학동 중앙시장의 과일상 위명순(54·여)씨는 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들을 보고도 시큰둥한 표정이었다.이날 오전 1시간30분 남짓 시차를 두고 잇따라 방문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후보를 본 위씨는 “또 왔구먼.”이라고 툭 내뱉고는 하던 일을 계속 했다.전통적인 단골유세장으로 꼽히는 재래시장은 경제난과 정치 혐오증이 겹치면서 냉담한 분위기였다.선거법이 엄격해지면서 서민들이 모인 쪽방촌과 양로원 등 복지시설은 ‘선거대목’과 거리가 멀어졌다. ●냉소 속에 가라앉은 유세 분위기 재래시장 상인들은 달라진 선거 문화를 몸으로 실감한다고 입을 모았다.중앙시장 야채상인 김모(58)씨는 “2000년 총선까지만 해도 돈봉투도 받고 술자리도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냉소는 여전했다.후보들과 건성으로 악수를 나누고 가게로 들어가거나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상인이 태반이었다.10년 동안 중앙시장에서 김을 팔아온 이정훈(38)씨는 “싸움질하고,비리나 저지르지 말고 서민이 먹고 살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형식적인 인사나 위로는 필요없다.”고 꼬집었다. 30년 동안 떡집을 운영한 김춘식(71)씨는 “전에는 후보들이 골목길을 누비고 다니면 ‘어느 당 누구를 찍겠다.’는 상인간의 입씨름이 곳곳에 벌어졌는데 요즘은 관심 밖”이라면서 “경기가 좋지 않아 정치나 선거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털어놨다.과일상 최모(68·여)씨는 “상인들에게는 시장환경 개선이 가장 큰 공약이지만 항상 말뿐이지 실행한 후보는 없었다.”면서 “16대 국회에서 이뤄진 게 없는데 뭘 기대하겠느냐.”고 반문했다.쌀집을 운영하는 이천수(44)씨는 “선거철에 후보들이 찾아오면 상인에게 밥 한끼라도 대접해 하루 매상도 2배씩 늘곤 했지만 이번에는 기대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복지시설 선거대목은 ‘옛말’ 종전 선거때 후보들의 단골 방문지이던 양로원과 쪽방촌 등은 썰렁한 분위기였다.강동구 고덕동 서울시립양로원 관계자는 “지난 총선 때만 하더라도 서너명씩 찾아오더니 이번에는 조용하다.”라면서 “양로원을 찾아 손이라도 한번씩 잡아주면 노인들이 좋아하는데,후보들이 눈치를 보느라 오지 않는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종로구 청운동의 한 양로원 관계자는 “과거 선거철은 후원금이 수천만원씩 들어오는 대목이었다.”라면서 “이번에는 찾아오겠다고 연락하는 후보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마포구 신공덕동의 노인복지시설 ‘사랑의 전화 복지재단’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엄영수(32)씨는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후보들이 부쩍 줄고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용산구 후암동 쪽방촌에서 만난 강재원(47·상업)씨는 “지난 16대 총선 때는 높으신 분들이 몇명씩 대낮부터 찾아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거의 없다.”면서 “와서 해주는 건 없어도 그렇게 한번 언론에 나가면 딱한 사정 보고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나서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다.”고 했다. ●‘직각 인사’와 ‘세 과시’ 자취 감춰 후보자를 포함해 6인 이상 무리지어 다니거나 후보자를 연호할 수 없도록 한 개정선거법에 따라 대규모 수행원의 연호 속에 세를 과시하던 후보의 모습도 사라졌다.유권자에게 90도로 건네는 ‘직각 인사’도 볼 수 없었다.주로 어깨띠를 걸친 후보가 수행원 2∼3명과 돌아다니며 ‘눈도장’을 찍는 맨투맨 작전을 구사했다.서울의 한 야당 후보는 “이번 선거는 후보 혼자서 얼굴을 알리고 표심을 잡아야 하는 체력전 양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쯤 황학동 중앙시장을 찾은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총무와 당원 등 20여명은 상인들이 정동영 의장의 ‘60∼70대 유권자 폄하’발언을 문제삼아 “열린우리당에서는 60세가 넘으면 다 집에서 쉬느냐.”며 항의하는 바람에 황급히 자리를 뜨는 등 곤욕을 치렀다.김 총무가 사과를 하며 악수를 청했지만 이길수(67)씨 등 상인들은 “돌아가라.”며 악수를 거부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총선 D-12] 정동영 우리당 의장-유세 취소… 노인단체 찾아 머리숙여

    기세등등하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2일 공식선거운동 돌입에 맞춰 첫 행선지로 잡았던 부산·경남권 유세는 전면 취소됐다.대신 오전 내내 대한노인회 등 노인관련 단체를 찾아 다니며 대표들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자신의 ‘60∼70대 유권자 폄하’ 발언 때문이었다. 정 의장은 낮 12시 10분쯤 서울 정동 세실 레스토랑을 찾았다.김근태 원내대표도 함께 했다.기다리고 있던 전국노인복지단체협의회 등 4개 노인단체 대표 앞에서 정 의장은 덮석 엎드려 절했다.성난 ‘노심(老心)’을 달래기 위해 노인복지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의 표정은 냉담했다.김정규 노인권익보호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전화가 오고 난리다.노인들이 왜 물러나야 하나.분명히 답하시오.”라고 외쳐,두 정치인은 진땀을 흘렸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오전에는 시내 모처에서 안필준 대한노인회장과 차흥봉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 연합회장을 만나 용서를 구했다.당사에서는 사과 기자회견도 가졌다. 정 의장은 “저도 올해 83세 되신 노모를 모시고 있다.오늘도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노모의 당부를 지키지 못한 것을 통탄한다.”고 자책한 뒤,“잘못을 저지르고 난 뒤 무릎꿇고 용서를 빌며 품에 파고드는 자식이 있다.”며 넓은 아량을 구했다.회견문을 읽는 동안 그의 얼굴은 창백해 보이기까지했다.자신의 발언에 대한 따가운 눈총에 큰 충격을 받은 듯 기자회견 뒤 바로 자리를 떴다. 당 지지도 1등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정동영 의장의 실언(失言)에 당 소속 후보자는 물론 일반 당직자들도 할말을 잊는 등 근심이 많은 표정들이다.이날 당사에는 “나도 60대인데 투표하러 가지 말아야겠구먼.못쓰겠어 정동영….” 등 항의전화가 쇄도했고 1인 노인시위도 있었다.한 당직자는 전화받기가 두렵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 저녁 노인단체에서 규탄성명 발표를 유보하고 정 의장 사죄를 수용한다는 소식에 당직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원유가 고공행진 멈추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각료회의에서 4월1일부터 감산하기로 한 당초 결정을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회원국들간 막후 협상이 활발하다.사우디 아라비아와 알제리 등 감산 강행을 주장하는 회원국들은 감산 재고를 주장하는 다른 회원국들과 옵서버로 참석하는 비(非)OPEC 산유국들을 상대로 감산 참여를 설득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외신들이 내부 인사의 말을 인용,전했다. 29일 국제유가는 OPEC이 감산 결정을 재고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소폭 하락했다.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5월 인도분이 배럴당 28센트 떨어진 35.45달러에 거래됐고,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25센트 내려간 31.74달러로 마감했다. ●러시아 등 非OPEC 산유국들 비협조적 31일 각료회의를 앞둔 29일까지도 회원국들간에 감산 강행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열쇠를 쥐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리 알 누아이미 석유장관은 29일 빈 도착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감산이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고 말했다.누아이미 석유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앞서 나온 OPEC의장의 감산 연기 가능성 시사와 배치된다.OPEC의장인 프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인도네시아 석유장관은 앞서 “OPEC은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OPEC은 통상 회동에 앞서 시장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는데 이번처럼 모호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그만큼 이견이 심하다는 얘기다. 러시아와 멕시코,오만,노르웨이,앙골라 등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OPEC과 공조해왔던 비(非)OPEC회원국들이 이번에는 OPEC의 감산 참여 요청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非)OPEC 산유국인 멕시코는 사우디의 설득에도 불구,31일 회의에서 감산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멕시코의 이같은 입장은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미국으로부터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사우디와 최대 원유 생산국 자리를 놓고 경쟁중인 러시아 역시 OPEC의 감산 결정에 불만을 표시,감산에 동참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따라서 현재로서는 감산 재고 결정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미 의회, 전략비축유 방출 압박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은 휘발유 가격의 상승이 표심에 미칠 영향을 우려,산유국들에 감산에 동참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다. 휘발유가격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미 의회 지도자들은 휘발유값 안정을 위해 부시 행정부에 전략비축유(SPR)에 대한 석유공급을 중단하거나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이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거듭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이라크 남부지방으로 “6월까지 파병”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로 파병될 예정이던 한국군 자이툰부대가 한·미 협의 결과 한국측의 요구가 반영돼 늦어도 6월까지 이라크 남부지역으로 파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은 22일 “정부는 자이툰부대의 파병지로 물자보급에 큰 애로가 없고 좀 더 안전한 이라크 남부지역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미국측과 협의가 상당히 진행돼 남쪽으로 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회에서 조영길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통일·외교·안보관계 정책정례회의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키르쿠크보다 북쪽으로 가는 것은 보급선이 길어지고 인종분쟁 등으로 상대적으로 불안정해 고려사항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파병시기와 관련,“이라크에 과도정부가 들어설 예정인 오는 6월30일 이후로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키르쿠크에 파견했던 한국군 연락장교 3명을 최근 서희·제마 부대가 주둔중인 남부 나시리야로 철수한 상태이다.현재 국방부는 나시리야와 그 인근 나자프 지역으로 파병지역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중인데,나자프 등 현지 주민들은 한국군 파병에 대해 냉담과 환영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테러로 사망한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모하메드 바키르 알 하킴의 아들 사딕 알 하킴은 “군복을 입고 오는 이상 어떤 나라 군대가 어떤 임무를 갖고 오든지 상관없이 반대한다.”며 “미국의 압력과 같은 정치적 이유로 인해 한국군이 나자프에 파병된다면 막을 수는 없지만 주둔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할리우드는 매춘부를 좋아해

    지난 1일 시상식을 가진 7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의 영예는 ‘몬스터’에서 애처로운 매춘부 역할을 한 샤를리즈 테론이 차지했다.매춘부는 역대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심심찮게 여우 주연상을 안겨준 캐릭터였다. 그렇다면 왜 영화계는 ‘거리의 여인’에게 유독 관심을 보내고 있을까. 타임지의 저명 영화 칼럼니스트 리처드 콜리스는 해석했다.“인생 막장을 살고 있는 그녀들의 삶은 관객들에게 동정 어린 눈물샘을 자극시켜 최루성 드라마의 묘미를 만끽시켜 주고 동시에 남성들이 행한 은밀하고 추악한 행태에 대해 영화속에서나마 속죄하고 싶은 욕구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매춘부역으로 아카데미 수상의 첫 테이프를 끊은 주인공은 60년대 은막의 미녀 엘리자베스 테일러.어려서 부친을 여의고 13세 때 성적 폭행을 당한 글로리아.생계를 위해 콜걸로 나선다. 그러다 아내와 불화를 겪고 있는 변호사 웨스턴(로렌스 하비)과 만나 생에서 처음 남자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기쁨을 느낀다.그러나 그것도 잠시.어느 날부터 냉담해진 웨스턴의 태도를 보고 버림받았다고 생각해 자동차에 몸을 던진다.이같은 내용의 ‘버터플라이 8’은 테일러에게 1961년 여우상을 안겨 준다. 비록 수상의 영예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줄리아 로버츠를 1991년 아카데미 여우상 후보로 등극시켜 준 작품이 ‘귀여운 여인’.뉴욕 월스트리트에서 기업 인수 합병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냉혹한 사업가 에드워드(리처드 기어).그는 환락의 도시 LA에서 우연히 만난 창녀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에게 1주일 동안 사업 동반 파트너로 계약한다.하지만 만날수록 비비안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 에드워드는 자신의 물적인 풍요를 적극 활용해 그녀를 기품있고 세련된 여성으로 환골탈태시켜 사랑의 포로로 만들어 버린다.신데렐라 스토리를 담아 남녀 모든 관객들의 절찬을 받았다. 스웨덴 출신 그레타 가르보를 1938년 여우상 후보로 진입 시켜준 작품이 ‘춘희’.농부의 딸로 태어난 마가리타는 후견인의 꼬임에 빠져 화류계에 진출했다가 아만드(로버트 테일러)를 만나 뜨겁게 사랑하게 되지만 불치병에 걸려 그만 목숨을 잃게 된다. 남아공 출신의 샤를리즈 테론을 할리우드 톱 스타 반열에 올려준 ‘몬스터’는 플로리다 고속도로 주변에서 매춘에 나섰던 에이린이 결국 사형수로 전락한 비극적 사연을 담은 실화극. 평상시와 같이 20달러를 벌기 위해 한 남자의 차에 동승해 어두운 숲속으로 들어간다.그곳에서 변태적인 남자 손님에게 죽음에 가까운 린치를 당하자 살아 남기 위해 차안에 있던 권총을 이용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이후 그동안 누적됐던 남자에 대한 분노감이 폭발,성적 유혹에 걸려든 남자를 차례로 살해한다.이렇게 해서 희생된 이가 모두 7명.에이린은 결국 2002년 9월 처형된다. 교수대로 향하는 그녀는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고 주장한다.생계를 위해 남성에게 값싼 웃음과 몸을 팔았던 중년 여인 에이린.처형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는 고개를 돌린다.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간 장본인은 바로 객석의 남성이라고 질타하는 것처럼.˝
  • 여야 탄핵 내분 총선 전략 비상

    ‘탄핵소추 철회 설문조사 소동,비상지도부 구성 요구,공천 뒤집기 및 탈당·공천 반납‘.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이후 야당측이 강력한 역풍(逆風)을 맞은 데 이어 각 정당에 2차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탄핵정국’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에서조차 공천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4·15총선이 채 한달도 남지 않았으나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각 당 모두 기본 총선전략을 전면 재수정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에서는 17일 소장파를 중심으로 ‘탄핵소추 철회 연판장’이 돌 조짐을 보이다가 지도부의 강력한 제재로 주춤해졌다.안상수(경기 과천·의왕) 의원은 이날 노 대통령 사과를 전제로 탄핵소추안 철회를 주장했다.그는 당 공천자들에게 탄핵 철회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설문지를 돌렸고 일부 공천자들은 이에 동조했다.그러나 영남권을 중심으로 당내 전반적인 기류는 냉담했고 결국 지도부 경고로 설문조사는 중단됐다.민주당은 강현욱 전북지사,박태영 전남지사 등 호남권 단체장들의 잇따른 탈당에다 조성준 의원과 이용범 춘천시 후보의 탈당 및 공천 반납 등으로 혼미한 상황이다.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압도적 총선승리를 목표로 한 열린우리당은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러나 지역구 및 비례대표 공천 등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심상치 않다. 인천 중·동·옹진군에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됐던 한광원 후보가 다시 공천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안산 단원을의 경우,유선호 전 의원이 공천에 반발해 탈당하면서 제종길 후보로 선정됐는데,유 전 의원이 복당하면서 다시 유 후보로 정해졌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기고] ‘한국의 책 100’이 뜻하는 것/황지우 시인·‘한국의책 100’선정위원장

    이 글은,일부 언론이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대비 ‘한국의 책 100’ 선정에 관해 비판적으로 보도한 데 대한 응답 내지는 반론으로 쓴다.‘한국의 책 100’ 선정위원장으로서 나는 지난 8일 출판문화회관에서 이번 선정과 관련하여 기자간담회를 가졌고,다음날 몇몇 신문의 보도를 보고는 목하 펜의 권력,그 폭력성이 얼마나 막강한가를 새삼 절감하면서,나도 그들에게 한 마디는 해야 하지 않나 하는 갈증 같은 것을 문득 느끼게 되었다. 간담회 머리에서 나는 굳이 ‘한국의 책 100’으로 명명된 이 특집 부스의 성격과 목표에 대해 분명히 말했었다.이것은 2700여 평이나 되는 주빈국관 공간에 설치될 여러 부스 가운데 하나로서,한국을 대표하는 명저 100권 혹은 베스트셀러 100권이라기보다는 우리 문화를 외국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잘 알릴 수 있는,말하자면 ‘문화홍보’ 도서들이라는 걸 말이다.그런데 일부 신문은 저명한 문인이 빠졌다는 이유로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나는 분명히 밝혔었다.문학 분야에서 이번 100선에 포함되지 않은,주요 작가의 작품들은 이미 여러 언어권으로 상당수 번역,출판되어 있다.박경리의 경우 5개 언어로 21 작품이,고은은 6개 언어로 20 시집이 옮겨졌다.이문열 최인훈 박완서 서정주 이청준 이호철 조세희 황석영 황순원 조정래 등의 작품이 많게는 12개,적게는 3개 언어로,8∼35 작품씩 영어·불어·독어·스페인어·일어 등 전파력이 큰 주요 언어권으로 들어가 있다.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은 희귀 언어권이 아니면 더 이상 번역할 언어가 없을 정도다.그래서 신규 번역 지원 사업의 성격을 갖는 이번 ‘한국의 책 100’에는 그동안 일정한 평가를 받은 스테디셀러 가운데 해외에 소개될 만한데 아직 번역이 안 되었거나 덜된 작가의 작품을 주로 넣기로 선정위가 결정한 것이다.대신 ‘한국문학 대표작가관’과 ‘오늘의 젊은작가관’을 만들어 우리의 주요 작가를 구미 독자들에게 시청각적으로 집중 부각시키는 작가 브랜드화 전략을 마련해 두고 있다.그리고 이것이 프랑크푸르트 주빈국 책잔치에서 ‘한국의 책 100’ 부스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줄 것을 조직위 측에 전달했다. 지난달 11일 있었던 문화관광부 정례 브리핑 내용을 선정위원들도 알고 있었다.그러나 8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본 선정위원들은 ‘한국의 책 100’ 부스에 놓여 있는 두가지 목표,즉 한국문화 홍보와 한국문학대표작가 브랜드화 전략이 서로 부딪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2차 회의에서 이번 100선의 주된 목표를 우리 문화 알리기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했다.그것이 일관성과 효력을 높일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일부 신문은,비교적 외국어 복이 많은 몇몇 작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100선의 대표성 여부에만 표적을 두고 구타하고 있다.도대체 ‘대표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아마도 그 대표성은 인간이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시간이 하는 것이리라. 다만 한 기자가 말한 것처럼 “프랑크푸르트는 아직 너무 멀리 있다.”는 공감대를 우리 모두 나눌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남은 일정 앞에 우리 한국인의 그 불가사의한 순발력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나의 자조 속에는 우리 선정위원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 막중한 행사를 미리 사회적 의제로 띄우지 않은 우리 언론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예측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회,누군가 말했듯이 오직 악 가운데 좀 덜한 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세계에 우리가 있을 따름이다. 책이란 우리 마음 깊은 데서 새어나오는 내면의 램프이다.‘한국의 책 100’은 우리 문화를 모르고 낯설어하는,혹은 냉담하기까지 한 외국인에게 책이라는 램프로 우리 문화에 이끌리게 하고,기웃거리게 하고,호기심과 매혹을 갖게 하여 우리 문화의 역장(力場)안으로 쑤욱 들어오게 하는 입구이며 그 문지방이다.그 자리에 우리는 원효의 ‘대승기신론소’에서부터 고우영의 ‘일지매’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의 다채색 스펙트럼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황지우 시인·‘한국의책 100’선정위원장˝
  • [데스크시각] 마스터스와 미셸 위/곽영완 체육부 차장

    “미셸 위(15)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9)보다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다.” 미국의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들은 한국계 천재 소녀골퍼인 미셸 위가 프로가 된다면 우즈를 가볍게 추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우즈는 스포츠스타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선수다.지난해에만 1000만달러가 넘는 돈을 벌었다.그런 우즈를 능가할 잠재력을 지녔다니 정말 엄청난 소녀임에 틀림없다. 전문가들은 “그녀가 갖춘 다양성과 외모,카리스마를 감안하면 훌륭한 브랜드가 될 소지가 크다.”며 “어린 나이에 이만한 잠재력을 인정받은 선수는 없었다.”고 평가한다.이들의 시각으로 보면 미셸 위는 간혹 남자대회에 출전해 남자보다 긴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뿜어내는 신기를 보인 덕에 돈방석 위에 앉을 것처럼 보이는 소녀일 것이다.하지만 다른 어떤 시각에서 보더라도 미셸 위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건 틀림없다. 미셸 위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그 것은 도전 정신이다. 골퍼로서 미셸 위의 꿈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이다.지난 1934년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오거스타내셔널CC에서 시작돼 매년 4월 개막하는 마스터스는 전세계의 모든 골퍼들이 우승은 제쳐놓고 출전이라도 한번 해보고 싶어하는 대회다.US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 등 다른 메이저대회에 견줘 연륜은 짧지만 출전 자격을 갖추기가 까다롭고,매년 코스가 바뀌는 다른 메이저대회와 달리 유일하게 한 골프장에서만 치러지는 탓에 권위에서는 최고를 자랑한다. 거액의 상금도 그렇지만,오거스타는 골프장 관리를 위해 연간 5개월가량을 문을 닫을 정도로 운영이나 관리가 완벽하고,미국내에서도 이름난 부호와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회원들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 지고 있다.그러나 미셸 위가 이 대회에 출전하고자 하는 데는 귄위보다 차별에 대한 도전의 뜻이 담겨 있다.오거스타는 여성에게 회원 자격을 주지 않는다.아직까지 오거스타 코스를 밟아본 여성은 없다는 말이다.21세기에도 여전히 성차별을 실천하고 있는 곳이 바로 오거스타다.흑인도 90년에야 회원 가입이 허용됐을 정도로 인종차별에서 탈피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이런 차별의 장막을 15세의 소녀가 허물기는 여전히 벅차 보인다.오거스타는 그녀의 목소리에 냉담할 뿐이다.하지만 인종 차별이 무너졌듯 성차별도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라는 희망을 미셸 위는 잃지 않고 있다.우즈가 마스터스를 제패한 첫번째 흑인이었듯 가장 먼저 마스터스에 출전한 여성은 자신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나 박세리가 그저 ‘한번 겨뤄보기 위해’ 남자대회에 출전했다면 미셸 위는 남자를 이기기 위해 남자대회에 출전한다. 지난 1월 소니오픈에 초청받아 1타차로 컷오프됐듯이 여전히 그녀에게 PGA의 벽은 높지만 그녀는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그녀의 기량이라면 여자대회에서는 얼마든지 정상을 넘볼 수 있다.그녀는 18일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에서 치러지는 올시즌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번째 대회인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에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바라보는 곳은 PGA의 마스터스다.어려운 도전이지만 언젠가는 마스터스에서 미셸 위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곽영완 체육부 차장˝
  • [깔깔깔]

    ●첫 남편이 해준 것 바람기 많은 한 여자가 남편이 죽은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재혼했다.새 남편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다해주는데도 여자 태도는 항상 냉담했다. 하루는 남편이 여자에게 따졌다. “도대체 무슨 불만이 있기에 그렇게 쌀쌀맞은 거요?” 여자는 냉랭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불만 없어요.하지만 당신은 첫 남편이 나에게 해준 것을 아직 해주지 않고 있어요.” “아니,그게 뭔데?” 여자는 남편을 한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유산 많이 남겨놓고 일찍 죽는 거요!” ●인구폭발 두 인구학자가 인구폭발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대로 인구가 증가하면 지구엔 사람 서 있을 자리밖에 남지 않겠는걸.” 그러자 그의 동료가 말했다. “그 지경이 되면 출생률은 급속도로 떨어질 걸세!”˝
  • [세상에 이런일이] 꽃잎이 떨어질때…

    |뉴욕 연합|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는지,아니면 관심이라도 있는지 애타는 마음을 속시원히 해결해줄 발명품이 나왔다. 미국 뉴욕의 한 기업은 이스라엘에서 나온 거짓말 탐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목소리를 분석,대화 상대에 대한 호감도를 -1∼5까지 7단계로 측정하는 ‘러브 디텍터(Love Detector)’를 최근 개발했다고 밝혔다.최고치인 5는 로미오와 줄리엣도 저리가라 할 만큼 뜨거운 사랑이고,최저치인 -1은 차라리 조각상이 더 따뜻하다 할 정도의 냉담한 상태를 의미한다. 사용 방법은 매우 간단해 이 장치가 작동되고 있는 컴퓨터에 전화기를 연결한 후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과 통화를 시작하면 ‘러브 디텍터’가 상대방의 음성을 분석,그 결과를 컴퓨터 화면에 데이지 꽃잎으로 나타낸다. 꽃잎이 많을수록 열정이 뜨거운 것이고,만약 측정치가 마이너스일 경우 꽃잎이 시들게 된다. 개발업체인 ‘V 엔터테인먼트’는 러브 디텍터가 매개 변수인 16종류의 감정을 구분하기 위해 수학 공식 8000개를 운용하며 문화와 상관없이 96%의 정확도로 작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 전화 통화시 당황 정도나 집중도에 대한 측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이 장치의 가격은 약 50달러(5만 8000원)이며 사용을 위해서는 15달러(1만 7000원)짜리 특수 전화연결 장치가 별도로 필요하다.˝
  • 사교육대책 학부모·교사 반응

    교육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교사들은 “과외를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교육방송(EBS) 강화 방안에는 기대가 많았지만 과거의 보충수업과 비슷한 ‘수준별 보충학습’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학부모,“자질부족 교원 퇴출 등 보완책 필요” 학부모들은 이번 대책으로 일부 학생들을 학교로 끌어들일 수는 있겠지만,학벌중시 풍토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사교육의 비중이 결코 가벼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둘째 아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이경자(48·여)씨는 “아이들이 너무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학부모가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보내는 측면도 있다.”면서 “수준별 보충학습이 시행되면 학부모가 학교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고,사교육비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송환웅(57)씨는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학벌주의를 타파하기 전에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한달에 100만원씩 학원비를 내는 현실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3,중1에 진학하는 두 자녀를 둔 고진광(49)씨는 “서울 강남의 이른바 명문고가 주요대학 합격자를 많이 내는 것은 학교와 교사의 질적 차이 때문”이라고 말했다.‘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자질이 부족한 교원을 퇴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등 보완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또다른 과외 걱정” 학생들의 반응도 엇갈렸지만,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더 많았다.세문고 2학년 방준석(17)군은 “요즘 인터넷 강의가 유행하고 있는데 EBS e-learning이 정착된다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일여고 2학년에 올라가는 정연희(18)양은 “EBS에서 수능문제가 많이 나온다면 수업 부담이 적은 재수생이 더욱 유리해진다.”면서 “앞으로는 학교교육과 EBS에다가 학원까지 다녀야 할 것”이라고 푸념했다.문영여고 조혜진(17)양도 “EBS 방송 내용을 가르치는 과외가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사,“현실 반영 못해” 일선 교사의 반응은 냉담했다.이번 대책이 일선 실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배문고 김세환(50) 연구부장은 “그래도 남보다 앞서려는 학생은 학원을 기웃거릴 것”이라고 말했다.서울 S고 김모(42) 교사는 “상위권 학생은 어차피 학교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고,최하위권 학생은 공부를 하지 않으니 결국 중위권 학생을 나눠 보충학습을 하라는 얘기인데 이렇게 되면 반편성 자체를 할 수 없다.”면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아닌데 교사에게 인내심을 갖고 이런저런 수업을 다하라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한국교총,“미봉책”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하병수 사무국장은 “입시개혁과 대학서열 해소라는 사교육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단기적인 처방”이라고 비판했다.한국교총 한재갑 대변인도 “학교교육 정상화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미봉책으로 흐른 것 같다.”고 말했다.반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학교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잡은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환영했다. ●대학,“내신 객관성 확보 방안이 선행돼야” 대학들은 내신의 변별력 확보가 이번 대책의 관건이라고 평가했다.학생부 성적이 학교 규모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일선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평어 방식은 변별력이 떨어지고 석차는 학교 규모나 수준에 따라 들쭉날쭉해 현재의 내신은 객관적인 평가기준으로 볼 수 없다.”면서 “내신 비율을 높이려면 성적 부풀리기 등의 맹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객관성 확보 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려대 입학관리실측은 “입시가 자율화되는 추세인데 학생부 반영비율을 높이겠다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고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간의 차이가 무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연 김효섭기자 anne02@˝
  • 시칠리아축제 그랑프리 수상 이길주 교수

    “이탈리아 시민들이 월드컵때의 한국과 이탈리아간의 축구시합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그 앙금을 풀어주고 한국의 전통예술이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지요.” 지난 2∼8일까지 ‘마피아’의 원조로 알려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남부 해안가 고도(古都) 아구아젠토에서 열린 ‘제49회 시칠리아국제민속페스티벌’에서 당당히 그랑프리(황금신전상)를 차지하고 12일 귀국한 이길주(52·이길주 무용단 대표) 원광대 교수.그는 현지에 도착 직후 시민·네티즌들의 냉담한 시선 때문에 무척 당황했다고 말했다.다름 아닌 지난 2002한·일 월드컵때 한국과 이탈리아전에서 이탈리아 선수의 퇴장과 함께 연장전 끝에 2대1로 패한 사실을 계속 들먹였다는 것.때문에 처음에는 네티즌들의 인기투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특히 시칠리아는 광적인 축구팬들이 많아 주최측에서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에 마치 한국·이탈리아전을 분풀이하듯 비아냥거리는 글도 계속 올라왔다.이 교수는 “페스티벌 심사위원들이 바로 네티즌이었기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페스티벌에는 영국·프랑스 등 모두 27개국이 참가했다.이 교수가 선보인 작품은 ‘소리와 사위’로 18개의 북과 소고 등이 어우러진 전통 ‘북춤’이었다. 김문기자 km@
  • 대도시 근무수당 신설 쟁점화

    서울시와 서울시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이 대도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위한 ‘대도시 근무수당’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 적지 않은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물론 대도시에 근무처가 있는 중앙부처는 “서울시가 도입하면 우리도 한다.”며 내심 반기고 있다.하지만 중소도시를 비롯한 지방공무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일반시민들의 기류도 엇비슷하다. 현재 행정자치부는 교통이 불편하고 문화·교육여건이 열악한 곳에서 근무할 경우 4단계로 나눠 2만∼5만원의 ‘특수지 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따라서 서울시 공직협 등의 주장은 이른바 ‘오지(奧地)수당’처럼 대도시 근무자에게도 혜택을 달라는 것이다. 서울시 공직협 하재오 회장은 8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다른 지방보다 주택구입비,생계비,교통비 등이 많이 든다.”고 설명하면서 “대도시근무수당을 신설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그는 중앙인사위원회도 방문,이같은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는 진급 때문에 대도시를 선호했지만,이제는 대도시에 근무한다고 해서 진급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는 수당 규모와 관련,매달 10만원가량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미국의 주요 도시와 도쿄·런던 등지에서 (대도시근무수당을) 시행 중”이라며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 중앙부처와 협의,시행하겠다.”고 밝혔다.관계자는 “지방에서 서울로 파견근무할 때도 별도 수당을 주고 있다.”면서 “외교통상부도 재외공관 지역별로 수당을 달리 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도시근무수당 신설은 정부가 일률적으로 수당 규정을 개정하거나,각 지자체가 수당 신설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후자일 경우 서울시는 시의회에서 조례를 마련,시행한다는 복안이다. 중앙인사위도 전체적으론 긍정쪽이다.이미 외국에서 시행 중인 곳이 많은 만큼 우리도 시행할 필요가 있는지 스크린하겠다는 입장이다.물론 서울시가 앞장서줄 것을 기대한다.하지만 행자부는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부정적이다.중소도시를 비롯한 지방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시비를 염두에 둔 듯하다.결과적으로 일반기업의 봉급인상만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비슷한 맥락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강삼재 ‘安風’ 폭로]安風 항소심공판 스케치

    “국민과 역사만 바라보며 진실을 고백합니다.” 강삼재 의원은 6일 ‘폭탄선언’을 준비한 듯 비장한 표정으로 법원을 찾았다.법정에 들어서자마자 강 의원은 수모를 당했다.방청석에 앉아 있던 40대 여성이 느닷없이 뛰쳐나와 ‘철새 같은 놈’이라며 뺨을 때렸다.이 여성은 강 의원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사람으로 최근 강 의원 행보에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는 YS의 측근으로 같은 죄로 기소된 강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이 서로 냉담하게 맞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강 의원이 940억원을 YS에게서 받은 돈이라고 진술했지만 왼쪽에 앉은 김 전 차장은 “계좌추적 결과 다 나온 돈을 두고 강 의원 변호인들이 대선잔금이면 벌을 받지 않을 것 같으니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조로 말했다.김 전 차장은 자신은 벌을 받더라도 YS는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다음은 강 의원 진술 요지. 1심에서 진실을 고백하지 않은 것은 내가 굳이 밝히지 않더라도 계좌추적 등을 통해 무죄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난해 9월24일 1심 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5선 의원으로서 마산 지역구민에게 면목이 없었고 국민에게도 낯을 들 수가 없었다.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은퇴까지 한 것은 재판 결과에 승복할 수 없지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국회의원이라는 프리미엄없이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재판을 받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지난 3년간 1심 공판 29차례, 2심 공판 5차례를 받으며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극단적 표현 같지만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나 안상영 부산시장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정치적 도의나 인간적 신의를 지킨다는 것이 국민과 역사 앞에 엄청난 배신이라 괴로웠다. 피할 수 있다면 오늘 이런 순간을 정말 피하고 싶었다.정말 많은 날을 잠못 이루며 고민했다.그리고 결심했다. 단지 나 홀로 무죄를 받을 목적으로 오늘 진실을 밝힌 것이 아니다.국민들이 정치권에 보내는 냉혹한 시선을 감내하며 다신 이런 불행한 과거가 되풀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설 계기로 본 ‘총선민심’/4·15 ‘바꿔 열풍’… 지역구도는 여전

    “정치개혁에의 열망이 지역중심의 정당 구도를 흔들 조짐은 아직 감지되지 않지만 새 인물,새 정치에 대한 갈증은 어느 때보다 높다.” 설 연휴 기간,서울신문 기자들이 전국 각지의 ‘귀향 사랑방’에서 채집한 4·15 총선에 대한 민심은 이처럼 요약된다. ●호남,“정당보다 인물” 광주·전남의 경우 50대 이상은 여전히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이고 있지만,20∼40대는 우리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그러나 우리당에 표를 줄 경우 민주당이 ‘꼬마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아 결국 정당보다 인물 중심의 투표 성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남기성(40·전남 장흥군 장평면)씨는 “이제는 당을 떠나 젊은 인물로 바꿔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북지역은 정동영 의원(전주 덕진)이 우리당 당의장에 선출된 데 이어 최근 장성원 민주당 정책위의장(김제시)이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해 민주당의 입지는 위축되는 반면 우리당의 지지도는 높아가고 있다.송모(67·전주 덕진구)씨는 “민주당 지지도가 아직은 앞서 있지만 우리당이 참신한 인물을 공천할 경우 총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경쟁이 결국 정치개혁을 이끌어갈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영남,“대폭적 물갈이를” 부산에서는 대선 불법 선거자금 모금 등 정치권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에 대해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이같은 변화가 총선에서 ‘표심’으로 구체화될지는 미지수다. B대학 명예교수인 이동우(67)씨는 “한나라당이 부산을 위해서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당 국회의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자갈치시장에서 가게를 하는 윤재웅(47)씨는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한나라당을 찍겠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경남지역 민심은 중·동부와 서부지역으로 확연하게 구분된다.하지만 총선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창원·마산·김해 등 중·동부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가는 게 눈에 띌정도다.특히 김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우리당 지지자가 확산되고 있다.반면 진주·밀양·창녕 등 서부는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어 다른 당 공천 신청자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이다.강동현(42·진주시 상대동)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은 확실하지만,일부 현역 의원들에 대한 공천물갈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심은 하루 아침에 떠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대구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시험 무대가 된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고민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지역 정서다.박천용(44·수성구 범물동)씨는 “지역주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볼 때가 됐으며 대구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경북 문경시 모전동 박주만(67)씨는 “한나라당의 돈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번 한번만이라도 한나라당을 찍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으나,일부 주민들은 “호남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 다른 대안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보였다. ●수도권,“정치개혁 필요” 수도권 시민들 상당수는 정치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특히 이번 총선이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문제와 연결되는 형국인 만큼 과거 총선과는 분명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황은숙(48·여·인천시 연수구)씨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당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개혁적이거나 참신한 인물을 내세우지 않는다면 크게 고전할 것”이라면서 “결국 총선은 정당보다 인물 중심의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장세훈기자 shjang@
  • 증권사 “개미들 모셔라”

    “개인 투자자들이 자꾸 떨어져 나가니 유인책을 마련해야지 어쩌겠습니까? 개인이 지금 증시에 들어오지 못하면 외국인 기세에 눌려 계속 소외될지도 모릅니다.”(A증권사 이모 팀장) 새해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세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국내 개미투자자는 냉담하기만 하다.올들어 개인들은 1조 2000억원이나 순매도했고,지난달 10조 2000억원에 육박했던 고객예탁금도 최근 9조원대로 떨어졌다.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이 수수료 면제 등 각종 행사를 통해 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은행 금리보다 2배 이상 높은 고금리 투자상품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대신·굿모닝신한·동양종금·한투·동부·브릿지·겟모어증권 등이 신규 고객에 대한 수수료 면제·마일리지 적립 등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대우증권은 이달 말까지 은행연계계좌 ‘뱅크넷’을 개설하는 고객에게 한달간 매매수수료를 받지 않는다.한투증권은 3월 말까지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45일간 온라인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추첨을 통해 김치냉장고 등 경품도 준다.대신증권은 지난해 말까지 5만점 이상 포인트를 적립한 개인고객에게 홈시어터·승용차 등 50여가지 경품을 제공하는 행사를 16일까지 진행한다. 증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자산관리강좌나 실전투자대회도 이어지고 있다.LG투자증권은 27∼29일 서울 마포 고객교육센터에서 종합 자산관리에 대한 일반인 강좌를 실시한다.대우증권은 다음달 2일부터 4월23일까지 총 2억 1200만원의 상금과 경품을 내건 ‘제2회 실전투자대회’를 개최한다. 주가지수 상승에 따라 최대 연 10%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가지수연계증권(ELS) 및 고수익 펀드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굿모닝신한증권은 원금이 보존되면서 3개월 단위로 여덟차례 주어지는 조기상환 기회를 통해 연 1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해피엔드 ELS 8타임즈’를 16일까지 공모한다.대우증권은 대표종목 20개를 선별,자체적으로 지수화한 ‘대표기업지수(KLCI)’에 30%를 투자해 고수익을 올리는 랩어카운트 상품 ‘KLCI 혼합30’을 판매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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