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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타령 흥겨운 뮤지컬 「고래사냥」(객석에서)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중인 우리 창작뮤지컬 「고래사냥」(극단 환퍼포먼스,연출 이윤택)은 자신도 모르게 어깻짓을 하게 만든다. 뮤지컬은 물건너온 장르이지만 「고래사냥」에서는 버터냄새를 전혀 맡을 수 없다.브로드웨이식 뮤지컬이 최첨단의 시설,화려한 의상과 무대로 관객에게 「서커스」같은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고래사냥」은 함께 노래부르고 박수치는 마당놀이의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2막 가운데 시골장터에서 장거지(장두이)가 부르는 각설이타령에 이어 병태(남경주)와 춘자(송채환)가 관람석으로 뛰어들어 구걸하는 대목은 영락없는 마당놀이다. 「고래사냥」이 우리 정서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장인」 이윤택의 연출솜씨 덕분임은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연기자의 뛰어난 연기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타고난 뮤지컬배우인 장두이와 남경주.이들의 「치고받는」 대사,온 무대를 휘감는 노래와 춤솜씨,익살맞은 표정연기만 보고 있어도 기운이 난다.84년 개봉작인 영화 「고래사냥」의 안성기와 김수철에 비해 장두이가표현한 거지는 더 교활하지만 철학적이고 남경주의 병태는 영리하면서도 순수성을 간직한 요즘 대학생이다. 이처럼 성공작이라 불릴 만한 「고래사냥」도 중간중간 아쉬운 부분을 갖고 있다.1막에서 고조된 극의 전개가 2막이 오른 후 장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느슨해져 관객의 호흡을 흐트러뜨린다.특히 2막에서 동해바다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대형스크린에 영상으로 처리해 오히려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버린 셈이 됐다. 또 하나 거리세트의 간판에 협찬사업체의 이름을 그대로 집어넣은 것은 주최측의 장삿속을 들여다 본것 같아 씁쓸해진다.9월4일까지 공연.
  • 「넘버원이지만 패자는 아니다」/로널드 스틸(해외논단)

    ◎미국의 신패권주의를 경계한다/세계 여러나라서 미의 의사 존중시대 끝나 최근 공화당을 중심으로 「미국 제일」(아메리카 넘버 원)을 내세우는 이른바 패권주의 움직임이 대두되자 이에 대한 반박이 미국내에서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이들중 권위있는 정치주간지 「뉴 리퍼블릭」이 최근호에 게재한 자사 논설위원 로널드 스틸의 「넘버원이지만 헤게몬(패자)은 아니다」라는 글을 소개한다. 선거철이 되자 미국 정치가들과 언론들은 세금이나 낙태,일자리 등 세속적인 이슈에 온통 정신들이 팔려있다.그러나 외교정책과 조금이라도 관계를 맺고있는 사람들에겐 미국이 어떻게 자기에게 주어진 「넘버원」이란 기분좋으면서도 짐스러운 타이틀을 소화해낼 것인가가 진짜 문제이다.세계를 움직이는 일의 이득과 비용을 진지하게 분석하는 세미나도 흔하고 계간지도 많다.벌써 미국 열광주의자들이 만들어낸 「지구의 헤게몬(패자)」이란 정치­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야릇한 레테르가 유행하고 있다. 헤게모니란 단어는 이제까지 미국 아닌 다른 나라를 지칭하는데 써왔고 특히 좋지 않은 냄새를 풍겼다.수십년 동안 소련은 동구를 억압하는 패권주의,헤게모니 때문에 질타당했다.그러나 공산주의의 몰락과 더불어 이 단어도 부정적인 암시의 굴레에서 벗어났다.보브 돌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외교정책 방향과 관련해 스탠더드 지의 발행인인 윌리엄 크리스톨은 포린 어페어즈지에다 미국은 「덕을 베푸는 전 지구적 패권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뉴 리퍼블릭 지의 논객인 찰스 레인 역시 미국을 리더로서 뿐 아니라 냉전이후의 「정통 헤게몬」이라고 불렀다. 이같은 헤게몬론은 미국정치 전 분야가 지금 겪고,앓고 있는 「미국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혼동에서 비롯된 것이다.과거 수십년 동안 미국의 외교정책은 북돋우고자 하는 것 보단 저지하고자 하는 것에 의해 성격지어졌다.공산주의가 퍼지지 못하도록 막아왔다. ○외교정책과 관련 그러나 냉전의 종언,소련의 몰락과 함께 이 모든 것도 무너졌다.번지지 못하도록 가둬두고 막아야할 것이 별로 남지 않았고 완강하게 반대해야 할 것도 별로없는 상황이다.자기와 비등한 거대 강국과 겨루었던 냉전 땐 국가,대통령 직무,군사·외교정책 등의 역할과 비중이 한껏 고양되었다.다른 때 같으면 정당화되기 어려웠을 남의 나라에 대한 국제적 간여가 정책 방안으로 서슴없이 논의되곤 했다.그래서 우방들도 미국정부의 뜻을 먼저 살피고 존중해 마지 않았다.현재 미국은 여러나라와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이지만 미국의 의사와 말이 존중되던 때는 지났다. ○정체성 혼돈서 비롯 최근 부상하고 있는 신 패권주의자들이 봉착하는 최대의 문제는 악하면서도 강력한 적의 부재,그것이다.쿠바,이란,북한이 그런 강력한 적일 수는 없다.그래서 미국인들은 보스니아,르완다,소말리아 등의 종족전쟁 참전을 통해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제국의 책임감」을 완수해야 한다는 마음이 도무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탈냉전으로 탈색 「덕을 베푸는 패권주의」는 다음 3가지 의문점을 제기한다.첫째, 이는 거의 전적으로 군사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걸프전의 무한 연장·확대를 생각하면 된다.그러나 앞으로 수십년간미국이 다루지 않으면 안될 난제들은 항공모함이나 최신예 폭탄으로 해결되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오히려 그것들은 지역적 종족분쟁,통상 파트너와의 경제적 싸움,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몰리는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이동,환경 대재난,국경선을 넘는 전염병의 창궐 등이 될 소지가 크다.바이러스,테러리스트,외국 상품에다 B­2 전폭기를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도전 자초하는 일 둘째, 모든 패권주의는 그와 같은 크기의 반작용을 초래한다.우리는 신 패권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세계를 이끌 책임이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그러나 이에 대한 이견도 있을 수 있으며,현재의 우방조차도 그럴 수 있다.헤게모니는 드골이 갈파했듯이 그것을 행하는 나라에겐 이상적 시스템으로 보인다.그러나 그런 생각에서 밀어붙이는 모든 행동은 저항의 연대 세력을 저절로 키우는 것이다. 셋째,헤게모니는 돈이 많이 든다.거대한 군사비,정기적인 전쟁은 궁극적으로 헤게몬의 경제력을 탕진시켜 도전을 자초하는 것이다.금세기 첫 10년기간의 영국이 그 좋은 예다.말 잘 듣는 우방,초대형 미사일,거창한 말 등 레이건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파워의 도구,경쟁의 룰이 달라진 지금 레이건은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 돼지꿈 꾸고서 복권들 샀다던데(박갑천 칼럼)

    꿈은 예나 이제나 신비롭다.과학만발한 요즘에도 신문에는 가끔씩 믿기 어려운 꿈얘기가 나온다.꿈에 신선(조상)이 나타나 일러준대로 가서 산삼을 캤다는 따위.얼마전 주택은행이 고액복권 당첨자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도 그게 보인다.꿈이 좋아 복권을 샀다는데 돼지꿈이 많다.미련하다면서 끙짜놓는 돼지가 꿈에는 왜 좋다는건지. 선인들의 글에도 꿈얘기는 많다.돌아간 조상이 추레하게 나타나 집이 불편하다고 호소해서 가보면 묘소가 허물어져있고 고치면 다시 나타나 고맙다고 인사까지 한다.엄발난 후손에게 닥쳐온 위험을 알려주는가하면 자신을 죽인 범인을 사또에게 에둘러주어 원한을 풀기도 한다.꿈에 역력히 가르쳐준대로 글을 지어 과거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이런건 우리만의 얘기도 아니다.베르그송의 「꿈과 철학」에는 18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 타르티니 얘기가 나온다.그가 소나타를 작곡하려다 잠이 든다.그런데 꿈속에서 악마가 그의 바이올린으로 그가 생각했던 곡을 연주한다.깨어나서 악보에 옮긴 것이 유명한 「악마의 소나타」라 한다.프로이트가 그의 「꿈의 해석」에서 『꿈의 본질은 소망충족이다』고 했던 까닭이 이런데 있었던 듯하다. 꿈을 꾸는 일상을 사는 인생은 이승의 삶 그자체가 꿈이 아닌가 생각할때가 있다.『인생은 한마당봄꿈(인생일장춘몽)』이라 탄식하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장자」(재물론)의 호접몽도 그맥락이다.­어느때 장주가 꿈을 꾼다.꿈속에서의 그는 한마리 호랑나비였다.문득 잠에서 깼다.장주가 호랑나비된 꿈을 꾼것일까,아니면 호랑나비가 장주된 꿈을 꾼것일까.여기서 출발하여 한단지몽이네 남가일몽이네 하는 말이 나온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못이루는것을 꿈에서나마 이루려한다.그러면서 꿈을 이상이란 뜻으로 쓰고있다.꿈을 좇으며 꿈을 먹고 사는 사람들.노발리스의 「푸른꽃」(하인리히 폰 오프터딩겐)도 그냄새를 풍긴다.독일 로망파 최고의 시인답게.주인공 하인리히는 꿈에서 푸른꽃을 본다.다가가니 꽃은 아름다운 얼굴로 바뀐다.나중에 알게된 여인 마틸데가 그얼굴임을 느낀다.꿈속에서 그여자는 푸른물속에 잠기고 꿈그대로 그 여자는 죽는다.「장자」의 호접몽을 생각게한다.푸른꽃은 사랑이자 시이며 신이기도한 꿈이며 이상이었다.꿈이 현실이던가.현실이 꿈이던가. 인생사 모두가 한마당 봄꿈인것을.너무들 걸쌈스럽고 감때사납게 안달복달하며 살고 있는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 하천오염은 어른들의 수치/안용현 서울 장안중 교사(발언대)

    서울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인 도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도봉동에 이사온 지 벌써 6년째 접어든다.처음 이사왔을 때만 해도 도봉산에서 흘러내리는 개울은 너무 맑아서 얼굴이 비칠 정도였다.그러나 불과 6년이 지난 지금은 발 담그기도 꺼림칙하다.맑은 물을 보면서 출퇴근하던 때가 엊그제인 것 같은데…. 내가 다니는 장안중학교는 중랑천을 끼고 있다.도봉동에서 상계동,묵동을 지나 악취로 유명한 중랑천을 보면서 출퇴근한다.도봉산 밑 개울도 중랑천으로 흐를텐데 아래쪽으로 갈수록 물이 시커매진다.신이문역에서 중화동으로 가려면 다리를 하나 건너는데 가끔 그 다리 밑을 들여다보면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쓰레기야 치우면 되지만 시궁창이 다 된 중랑천을 어떻게 다시 깨끗한 샛강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 기가 막힌다.지난해 있었던 이야기를 해야겠다.등교길에 중랑천에서 팔뚝만한 물고기 수십마리가 물위로 솟구치며 노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수업시간에 『중랑천에 물고기가 보이더라.너희들도 보았니』하고 물으니 아이들은 『미친 물고기들이에요,잡아도 먹지 못해요』라고 대답했다.잡아놓고 보면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한다. 지난 8일 서울신문사가 펼치고 있는 깨끗한 한강지키기 중랑천 현장캠페인에 인솔교사로 참가했었다.이 날은 공교롭게도 행사 전에 폭우가 쏟아졌다.담임선생님이라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중랑천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여서 비를 맞으며 강변을 돌아보았다.그곳은 우리 어른들의 얼굴을 닮아 외면하고 싶었다.먹고 마시고 쓰고는 그대로 버린 쓰레기들.곱게만 자랐을 아이들이 악취를 견디며 오물을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학생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에 앞서 서글픔을 느꼈다.저 아이들이 먹고 살아가야 할 물인데,어른들은 그 사실을 알고도 왜 저 지경으로 만들었을까.캠페인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턱도 없이 모자란 시간과 쓰레기봉투가 아쉽기만 했다.그래도 여전히 악취를 풍기고 있는 중랑천이 이런 캠페인까지 비웃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뒤돌아봐야 했다.
  • 의정부역 지하상가 “물난리”/상수도관 터져

    ◎점포 등 침수… 주민 대피 소동/어젯밤 2시간동안 【의정부=박성수 기자】 25일 하오 7시6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 2동 의정부역 지하상가 내에서 상수도관이 파열,지하주차장과 상가 일부가 침수됐다.또 지하상가의 전기공급이 중단됐고,가스냄새가 나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날 사고는 지하1층 주차장 입구 벽에 설치돼있던 2백㎜의 대형 상수도관의 이음장치가 풀리면서 상수도관이 터져 일어났다. 사고로 지하1층 주차장이 50㎝가량 침수됐고,지하 2층에 있는 3백여개의 점포가 지하 1층에서 내려온 물로 10∼20㎝정도 침수됐다.또 김화숙씨(25·여)가 배수작업도중 미끄러져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나자 의정부 소방서소속 펌프차 3대와 소방관 경찰 등 50여명이 출동,이날 하오 9시쯤 배수작업을 완료했다.
  • 「담배=마약」 공약과 클린턴의 용기/김재영 워싱턴(특파원 코너)

    담배의 니코틴을 중독성 마약으로 규정한 클린턴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두고 미국에서 칭찬도 많지만 뒷말도 무성하다.뒷말 중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깜짝쇼 류의 선거공약 냄새가 짙다는 것이다. 이런 비난과 연관돼 공화당 보브 돌 후보,민주당 클린턴 후보 간의 전당대회 관심끌기용 「대」공약이 서로 대비되고 있다.전당대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후보들은 각 당 대회를 임박해 세인의 주목을 사로잡고자 메가톤 뉴스를 터뜨리곤 한다.올해 돌 후보가 이 덕을 톡톡히 보았다. 돌 후보는 샌디에이고 전당대회 1주일전 대대적인 감세공약을 발표했고 이어 대회 이틀전 라이벌 잭 켐프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선정했다.이 두건의 전당대회 전야 대뉴스는 전당대회 자체의 성공과 함께 최근의 돌 인기 급상승 3총사로 꼽힌다.26일부터의 시카고 전당대회를 앞둔 클린턴 대통령은 부통령후보와 관련해 뉴스를 만들 여지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았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지난주 3일연속 거행한 법안 서명식은 메카톤급과는 거리가있었다.그는 주 마지막 근무일인 23일 「니코틴은 마약이다」고 선언했다. 분명 선거 냄새가 난다.그러나 폭발력에선 돌 후보의 감세공약과 맞먹는 클린턴의 담배공약은 질적으로 달라 보인다.돌의 감세 약속은 총 5천6백억달러에 이르는데 이중 전 납세자에게 소득세를 15%씩 일률삭감해주겠다는 것이 압권이다.구체적인 돈 계산에 앞서 돌 후보의 공약에 화를 낼 미국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모두가 좋아라 하며 돌 후보를 다시 보는 눈치다. 클린턴 대통령의 담배규제 공약에 박수치는 사람도 많지만 화를 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특히 담배회사들은 분을 삭이지 못한다.클린턴은 좋으라고 내놓은 선거공약을 통해 오히려 적을 만든 셈이다.적도 보통 적인가.미 담배기업은 업체수는 적지만 1년 총매출이 9백억달러로 한국 1년예산과 맞먹는다.막강한 의회 로비력을 갖춰 30여년내내 담배규제안을 번번이 무산시켰으며 담배회사를 상대로 이제까지 재판을 이긴 전례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담배는 마약」선언은 많은 사람의 허를 찌르는,이상하고 별난,그리고 용기있는 선거공약으로 보인다.
  • 국세청 조사국:1/만능의 해결사(테마가 있는 경제기행:32)

    ◎「세금 암행어사」… 세수확보의 기수/기업·개인의 세무조사… 무소불위의 막강한 파워/연 5천억 추징… 재정 확충·탈세예방 일등공신 『70년대 남북교류가 막 시작돼 북한 사람들이 내려왔을 때 정부는 서울시내 빌딩들에 밤새 불을 켜 놓도록 했다.서울 야경을 휘황찬란하게 만들어 북한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자는 뜻이었다.국세청 조사국은 빌딩 불켜기에 동참하지 않는 회사들을 체크하고 다니기도 했다』전 조사국 간부 Q씨의 회고다. 「무소불위」 조사국의 위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국세청 조사국은 두가지의 상으로 일반인들에게 투영된다.재정확보의 기수이며 사회기강확립의 선봉이 그 하나다.두번째는 기업과 개인의 명줄을 쥔 사자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남자를 여자로 만드는 것외에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조직.조사국은 세무조사의 권한을 갖는다.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 국세청 조사국은 따라서 만능의 조직일 수밖에 없다.사회가 민주화되고,규제가 완화될수록 조사국의 위상은 다른 권력기관들보다 상대적으로 강화된다. 올해 국세청의 세수규모는 59조원.우리나라 전체 세수의 90%이며 지난해 현대그룹 전계열사의 매출액과 맞먹는다.조사국은 엄청난 세금을 차질없이 거둬들이는 동력이자 칼이다. 조사국이 직접 세무조사를 벌이는 기업과 추징하는 세금은 사실 전체와 비교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세무조사 건수는 한해 5백∼7백건 가량이며 추징 세금은 5천억원 안팎.이는 국세청의 전체 조사규모와 전체 세수의 1%이하이다. 그러나 조사국의 끊임없는 정보수집,감시활동은 탈세를 막는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막대한 세금의 추징과 형사고발이 따르는 강력한 세무조사권도 탈세 예방의 효과를 가져온다.조사국은 재정 확보에 1등공신이다. 조사국은 제2차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되던 66년 발족됐다.경제개발계획에 필요한 재원확보가 목적.65년 4백21억원이었던 세수는 조사국이 발족하며 목표로 내세운 7백억원을 정확히 달성,66.5%의 세수증가를 기록했다. 당시 이낙선 청장은 7백억 세수달성을 위해 차번호를 「관700」으로 붙이고 다니며 조사요원들을 다그쳤다.조사국 창설요원들은 주판·볼펜·자에 철끈까지 52종이나 든 사찰용 007 가방을 들고 「냄새」나는 기업을 샅샅이 뒤졌다.고소득층·대기업 중심의 세무조사가 확립된 것도 이 때부터다. 조사국은 세수확보의 기수로서 국가재정확보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경제개발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재정은 해마다 큰 폭으로 불어났고 조사국은 「전가의 보도」,세무조사권을 앞세워 재정을 메웠다. 국세청 조사국장의 지휘를 받는 전국의 조사요원은 6백20여명.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 교육을 받은 정예요원들이다.본청 조사국은 기획업무만 맡고 실제 조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기업이나 돈많은 부유층에게 조사요원들은 두려움의 대상이다.특히 세무사찰로 불리는 범칙조사를 받는 기업은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막중한 세금 부담을 견디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그래서 범칙조사는 1년에 2∼3건으로 최소화하는 것이 보통이다. 조사국이 하는 일은 세무조사에 한정돼 있지 않다.사회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형사적으로 다스리기 어려울 때는 어김 없이 조사국이동원된다.부동산투기 단속은 당연업무이고 물가,사치 향락업소,매점매석,공해업소 단속 등에 조사국은 단골 「해결사」다. 과외를 엄격히 단속하던 5공때에는 과외교사를 단속하는 것은 물론 학부모의 기업까지 세무조사를 해 과외를 막으려 했던 적도 있다.
  • 9가지 냄새 구분 가능/미 「인조 코」개발/환경감시에 응용 추진

    최소한 9가지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인조 「코」가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매사추세츠주 메드포드에 있는 터프츠대학의 화학교수 토드 디킨슨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인간의 후각기능을 모방,벤젠,알코올 등 9가지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인조코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디킨슨 박사와 함께 이 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월트 박사는 인간의 후각체계는 교차반응하는 탐지장치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각 분자마다 특이한 복합후각신호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디킨슨 박사는 이 인조코는 병원에서의 의료모니터,환경오염감시 등 광범한 용도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불탄 학교시설보며 참담한 표정/김 대통령 시위현장·경찰병원 방문

    ◎“이런 쇠파이프로 맞으면 죽을수밖에”/“나라지키기 헌신하다…” 전경유족 위로 22일 상오 연세대 시위현장을 찾은 김영삼 대통령의 눈시울은 붉게 젖어드는 듯싶었다.아직 남은 최루탄연기 탓이겠지만 폐허의 현장에서 직접 느낀 참담함도 있었을 것이다. 현직대통령이 시위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대통령은 한총련 폭력시위를 막다가 사망한 전경을 조문하고 연세대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새벽 급작스레 결정했다.청와대 모든 수석들에게도 수행을 지시했다.연세대 사태를 일과성으로 끝내지 않고 친북 좌경폭력세력을 발본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읽을수 있다. ○…김대통령은 상오 8시55분쯤 가락동 경찰병원에 도착,폭력시위를 진압하다 숨진 김종희이경의 빈소를 찾아 헌화·분향하면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대통령은 『너무 억울하다』며 오열하는 김이경의 부모를 비롯한 유족들을 위로하면서 『국가를 위하고 국가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가 그렇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중·경상을 당해 15개 병동에 입원치료중인 83명의 전·의경 환자들의 상태를 일일이 살펴보며 위로했다.김대통령은 쇠파이프·화염병에 다쳐 골절상과 화상을 입은 전·의경들에게 『시간이 지나고 안정을 취하면 나을테니 자신감을 갖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로 3층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이진광 일경을 찾아 『뇌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니 곧 나을 것』이라며 『자신을 잃지 말고 용기를 갖도록 하라』고 격려했다.김대통령은 의료진에게 『모든 노력과 의료장비를 동원해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하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10시17분쯤 연세대 종합관 건물에 도착,안병영 교육부장관과 김병수 연세대총장의 안내를 받아 전쟁터를 방불케 할만큼 폐허가 된 건물안을 둘러보았다. 김대통령은 최루탄 냄새가 매캐하고 각종 기자재가 불타는 바람에 잿더미가 된 건물안을 걸어올라가면서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김대통령은 건물 5층 랩강의실에서 기자재가 여기저기 파손된 것을 보고 『이들이 교육용기자재를 철저히 부순 것을 보면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 것』이라며 『그들은 이미 학생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한총련 학생들이 점거한 채 진압경찰에 화염병과 투석으로 맞섰던 종합관 옥상도 직접 둘러보았다.김대통령은 옥상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쇠파이프를 손수 집어들고 이리저리 만져본 뒤 『이것은 살인무기다.이것으로 맞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비가 흩뿌리는 속에서 김대통령은 옥상 난간에 기대어 연세대 관계자로부터 당시 사태를 청취한 뒤 1층으로 내려와 『천번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한번 와보니 더 와닿는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종합관을 떠나기 직전 종합관 건물 외벽에 한총련 학생들이 스프레이로 써놓은 각종 투쟁구호들을 살펴본 뒤 『이북에서 매일 12시간씩 방송을 하는데 이북에서 방송하는 내용과 똑같다』고 말해 한총련 학생들의 「친북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온뒤 김광일 비서실장을 통해 『모든 비서관들도 틈나는대로 연세대 시위현장을 둘러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 연대찾은 대학총장들 “망연자실”

    ◎전쟁터인가… 상아탑인가…/“아…” 절망의 탄식/“폭력현장 보존… 산교육장 활용” 이구동성 백발의 총·학장들은 아무 말도 없었다.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했다.폐허처럼 변한 상아탑의 몰골에 넋을 잃은 듯했다.매캐한 최루가스냄새는 총·학장 3백여명 모두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 연세대의 시위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려고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현장에 다가서자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수십년을 대학에서 보냈지만 이번처럼 심각한 상황은 처음이라는 표정이었다. 본관 오른쪽에 있는 인문관주변은 불에 타다 남은 쓰레기잔해와 깡통,부서진 책·걸상 등으로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온전한 것은 없는 듯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탄식과 분노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연세대의 김준석 입학관리처장은 『학생들이 건물 안의 교수실을 부수고 자료를 모두 없애 교수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는 설명했다. 총·학장들은 『도덕과 윤리마저 저버린 상식이하의 행동』이라는 정도의 반응만 보일 뿐 누구 하나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인문관과 이웃한 종합관은 더욱 처참했다.현관은 불에 그을렸고 유리창은 대부분 깨진 상태였다.기둥에는 「결사항전」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화약고」로 불리던 과학관 방문은 취소됐다.더 보지 않더라도 상황파악은 충분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렇게 했다니…』 『동경대처럼 불에 탄 현장을 그대로 보존,산교육장으로 삼아야 합니다』 『학원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지 않으면 이같은 일은 또다시 벌어집니다』 현장방문에 이어 하오2시40분부터 연세대 1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총·학장회의에서는 폭력시위대책과 대학의 책임에 대한 발언이 잇따랐다. 대구 효성카톨릭대 김경환 총장은 『남의 대학을 이렇게 망쳐놓은 젊은이들이 학생인지를 묻고 싶다』고 흥분했다. 동신대 이상섭 총장은 『언론을 통해 듣던 것보다 너무도 엄청나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모든 대학이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연세대를 떠나는 총·학장들의 발걸음은 교내 곳곳에 완전무장상태로배치된 전경의 어깨만큼이나 무거워 보였다.
  • 소녀가장 집단 성폭행 세태 무대서 고발/김지숙씨 「로젤」 재공연

    ◎서울두레서 24일부터 새달 15일까지/초연서 드러난 번역극 냄새 없애려 다시 번안/김씨 “답답한 세상 대변하려 「분장실」 공연 미뤄 『소녀가장 집단성폭행 등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성폭행사건을 접하고 다시 한번 「로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지난 91년부터 2년동안 2천회이상 공연돼 60만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페미니즘 모노드라마 「로젤」의 히로인 김지숙의 말이다.그는 「분장실」이라는 연극을 올 가을 올리기 위해 연습하다가 최근 일련의 사건을 보고 「가슴이 답답해」 단원의 만류를 뿌리친 채 「분장실」공연을 미뤘다.그리고 「로젤」을 다시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오는 24일부터 9월15일까지 서울 대학로에 있는 문화예술관 서울두레에서. 독일작가 헤르트 뮐러 원작의 「로젤」은 극단 전설 제작으로 번역은 송경혜,연출은 김지숙 자신이 맡았다. 초연에서 드러난 번역극의 냄새를 지우기 위해 완벽한 번안과정을 거친 것이 이번 공연의 특색.주인공의 이름 로젤을 제외하고는 거리이름도 외국것을 모두 없앴다.마치 친구가 고백하듯이 친근함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계획이다.또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선동적이던 김지숙의 연기가 차분하게 목소리의 톤을 낮춰 「누이」처럼 인생살이를 말할 예정이다. 연극은 로젤이 두곳의 술집을 오가며 한 친구에게 파란 많은 자기 삶을 들려주는 고백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로젤은 권위주의적인 군의관 출신 아버지의 강요로 음악대학 진학을 포기한다.대신 호텔직업학교를 나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이미 자신의 꿈을 상실하고 권위와 체제에 길들여진 로젤은 남성에게서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그러나 그녀에게 다가오는 남자는 바람둥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뒤틀린 남자와의 관계에서 절망한 로젤은 자살도 시도해보지만 허사다.결국 자기 생계라도 꾸려나가기 위해 로젤은 술집 매춘부로 일하게 되지만 부러질 듯 약해진 그녀는 불량배로부터 윤간을 당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무대불이 하나둘씩 꺼지면서 로젤이 친구에게 건네는 마지막 대사는 『이것이 내 인생에 전부였던가.나도 다르게 살수 있었던 건 아닐까』 이 탄식은 인생을 수동적으로 살아왔거나 살고 있는 많은 여성에게 경종을 울릴 듯하다.
  • 폭력시위 엿새째… 「무법 천지」 현장르포

    ◎화염병·최루탄 잔해­불에 탄 책상/연대,전쟁 치른듯 폐허로/곳곳에 경찰저지용 기름통 즐비 매캐한 최루가스 냄새.화염병과 최루탄 잔해.널려진 돌멩이,불에 타다 만 책상과 걸상…. 시위의 현장,연세대는 더이상 「학문의 전당」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상처투성이였다.17일로 과격시위 엿새째를 맞으면서 흉물스런 모습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상오 11시 정문을 지나자 농구대와 책·걸상이 한데 뒤엉켜 불에 타다 말고 연기를 내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학생들이 설치한 1차 바리케이드로 경찰이 진입하자 불을 지른 것. 이어 백양로에 들어서자 다연발 최루탄의 탄피와 돌조각,깨진 유리병 등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부리에 채였다.학생들이 행사 기간동안 내걸었던 플래카드가 찢겨진 채 나무에 걸려 바람에 휘날렸다. 도로는 최루탄 가루를 뒤집어 써 희끗희끗하게 얼룩져 있었다.본관으로 향하는 잔디밭에는 「사수대」들이 사용한 손수건과 마스크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낮 12시쯤 연세대 동문.이곳 역시 몇차례 「전쟁」을 치른 탓인지돌멩이가 사방에 뒹굴었다.이정표와 나무로 쌓아놓은 바리케이드도 설치돼 있었다.주변 숲속에는 경찰의 진압작전 때 미처 챙기지 못한 쇠파이프와 장갑이 이곳저곳에 널려 있었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시위 학생들의 「마지노선」인 이과대 과학관. 과학관으로 통하는 길 3곳에는 불에 타다만 바리케이드가 앞을 가로 막았다.드럼통과 책·걸상,칠판이 검게 그을린 채 방치돼 있었고 수십개의 쓰레기 더미가 그 위에 쌓여 있었다. 보도블록은 학생들이 깨트려 경찰에 던지느라 군데군데 바닥을 드러냈다.주변 화단은 화염에 몇차례 휩싸인 듯 검게 그을린 곳이 많았고 경찰헬기에서 뿌린 형광액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층계마다 기름통도 서너개씩 비치돼 있었다.경찰이 진입하면 기름을 뿌려 막겠다는 것이 학생들의 계획이다. 옥상 가건물에는 돌을 담은 상자가 수십개 쌓여 있었고 소화기,난로,전투경찰의 방석모,진압봉 등이 한곳에 모아져 있었다.
  • 제주 천지연폭포 악취/관광객 환불요구 소동(조약돌)

    ○…8일 하오 2시30분쯤 제주도 서귀포시 천지연폭포에서 심한 악취가 풍기면서 관광객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등 한때 소동. 이날 하오 소나기가 쏟아진 직후 1시간여동안 폭포수에서 썩은 하수 냄새가 풍겨 입장객 5백여명이 되돌아 나왔으며 김분식씨(42·여·경남 울산시 남구 무거동 833) 등 일행 11명은 관리사무소측에 항의,입장료를 환불받기도.
  • 시장분석·기획·마케팅 구슬땀/히트상품의 주역들

    ◎히트상품 만들기는 “산고”/냉장고 「독립만세」­김치냄새 불만 해소… 환경마인드 살려 고객 공략/레저용 차 「싼타모」­승용차모양 고정관념 깨고 다목적용 부각 주효 「히트상품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히트상품은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다고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하나의 히트상품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사람의 「손」이 간다. 소비자의 욕구와 소비형태,시장의 흐름에 따른 분석을 기초로 새 제품을 기획한다.상품기획팀의 일이다.상품기획팀에서 내놓은 아이디어를 실용화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는지,가까운 시일 안에 개발이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한다.기술개발팀 또는 기술연구소의 몫이다.새롭게 개발된 상품에 이름을 붙이고 판매 및 광고전략을 세워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선다.상품기획팀과 마케팅 담당자의 역할이다.히트상품의 제조는 그때부터 본격 시작이다.팔려나간 제품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를 철저히 실시,소비자만족도를 높여 「입선전」의 효과를 올릴 때 급한 불은 끈 셈이다.국내 기업이 상품기획의 중요성을 인식,영업기획부서 안에 있던 상품기획파트를 독립시켜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5∼6년밖에 안된다.최근에는 신상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기획과 마케팅·연구등 관련부서가 활동을 같이 하면서 끊임없이 보완해나간다.서울신문사가 선정한 히트상품의 탄생과정을 주역들로부터 들어본다. ◇삼성전자 독립만세 냉장고를 개발한 김정욱 상품기획차장=독립만세의 성공은 고객의 욕구와 기술력이 맞아떨어진 결과다.소비자설문과정에서 냉동실의 얼음에서 냉장실에 보관중인 김치나 다른 반찬냄새가 난다는 불만을 들었다.여기에 착안,냉동실과 냉장실은 분리하면서 친환경적인 제품은 없을까 고민했다.그 결과 나온 것이 독립만세다.브랜드명도 기능을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골랐다. 프레온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냉장고로 환경과 변화하는 국제무역환경을 염두에 뒀다.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삼성이 품질뿐 아니라 환경에 대한 인식에서도 앞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Non­CFC 냉장고를 주력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HM사이클이라는 절전핵심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Non­CFC 냉장고는 에너지효율이 90%수준에 머물러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는 단점도 해결했다.그러나 가격은 1만원정도밖에 차이가 안나는 것도 히트상품이 된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싼타모를 궤도에 올린 현대자동차서비스의 백효흠 판촉부장=「승용차는 세단형이어야 한다」는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을 최우선목표로 삼았다.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고 자동차문화도 따라서 달라지고 있다. 평상시에는 업무용으로,주말에는 가족·이웃과 함께 야외로 놀러나갈 수 있는 레저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자동차에 대한 요구도 함께 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맞벌이부부가 증가하고 있고 3대가 함께 사는 가정도 적지 않은데 온 가족이 외출을 하려면 차 한대 갖고는 어림도 없다. 이런 점에 착안,7인승 미니밴을 내놓았다.다목적자동차는 최근열린 외국의 모터쇼에서 나타났듯이 하나의 뚜렷한 추세로 자리잡았다.지난 1월 시판 첫달 9백15대밖에 팔리지 않던 것이 5월에는 2천5백대로 월평균 33%의 신장률을 보였다. 다목적자동차에 대한 국내의 잠재적인 수요는 크다고 본다.싼타모(Santamo)라는 이름도 안전하고 기능이 다양한 자동차의 합성어(safe and talented motor)로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핵가족시대의 가족주의차임을 전파시켜나갈 계획이다. ◇LG전자의 심포니 타워를 개발한 고진석 선임연구원,아트비전의 산파역 이재천 연구원=심포니 타워는 멀티미디어기능과 최근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인터넷을 겨냥한 신제품이다. 6배속 CD­ROM드라이브와 사운드 카드·팩스모뎀 등 멀티미디어와 컴퓨터통신 및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사양을 갖추되 필요없는 부품은 과감히 없애 가격을 그만큼 낮췄다. 한 가정에라도 더 가계의 부담을 줄이면서 컴퓨터를 들여놓을 수 있도록 한 보급형 멀티미디어 퍼스널 컴퓨터다. 아트비전 와이드TV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적의 화면인 16대9 규모의 화면을 제공한다.위성방송시대를 겨냥,한발 앞서 개발된 제품으로 위성방송시대의 개막과 함께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화질과 음질의 생동감에 비중을 둔,한마디로 기본원리에 충실한 제품.아직까지는 4대3 비율의 방송이 주류여서 화면크기변환을 통해 왜곡을 줄이는 기능을 중점적으로 개발했다. ◇OB라거를 만들어낸 OB맥주 마케팅부=카프리가 틈새시장확보에 성공했다면 OB라거는 적자에서 허덕이던 OB맥주의 옛 명성을 회복시켜준 효자.이런 효자를 양산한 곳은 바로 마케팅부다. 우창균 마케팅 과장은 OB라거의 성공원인으로 소비자욕구와 광고전략을 꼽았다.「맥주 본래의 맛」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적기에 공략했다는 것이다. 요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볍고 약한 맛」의 맥주가 아니라 쌉쌀한 옛맛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30대 남자소비자를 겨냥한 것이 대히트를 거뒀다.〈김균미 기자〉
  • 김치와 일본인(외언내언)

    『요즘 일본사람도 제법 매운 음식을 즐겨 먹고 있다.특히 젊은 세대는 매운것을 즐겨 먹는 사람이 꽤 많다.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역시 김치가 보급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94년 서울신문사가 국내 처음 마련한 「한국김치대축제」의 한 행사 「외국인김치글짓기대회」에서 준장원을 차지한 일본인 후세 겐이찌씨의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그의 글을 좀더 읽어 보자.『일본의 여러 도시나 지방의 식료품점을 들여다 보면 김치 없는곳이 없다.작은 가게에도 꼭 한두가지가 놓여 있고 슈퍼마켓 같은 곳이라면 몇가지나 놓여 있다.그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것이 한국에서 수입된 것이다』 겐이찌씨는 한국김치가 인기있는 이유로 다음 3가지를 든다.첫째는 맛.일본의 「가짜김치」(기무치)와 한국의 「진짜김치」맛은 비교가 안된다는것.둘째는 자연재료를 사용해 건강에 좋다는것.인공양념과 조미료를 사용하는 일본김치보다 값이 비싼데도 한국김치를 즐겨 사먹는 이유다.셋째는 김치가 건강뿐 아니라 미용에도 좋다는것.고춧가루에 몸의 지방을 분해하는 성분이 있고 김치의 섬유질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한다.한국여성의 피부가 아름다운 이유는 김치를 즐겨먹기 때문이라고 김치 먹는 일본인들은 생각한다는것. 농촌진흥청 농촌생활연구소가 한국인과 일본인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김치 기호도」조사결과 일본인들이 김치를 더 좋아하는것으로 나타났다.맛 냄새 색 질감등 김치에 대한 항목별 기호도에서 평균 7.7점(만점 9점)으로 한국인들의 6.3점보다 더 높았다는것.반면 한국의 남자어린이 10.4%와 도시 여대생 5.8%는 아예 김치를 먹지 않으며 매끼 김치를 먹는 여대생은 31.7%에 불과했다. 이러다가 김치종주국의 위치를 일본에 넘겨줄까 겁난다.지난 93년 한국방문에 앞서 일본에 들른 클린턴 미국대통령부부에게 김치를 대접한 일본은 94년 한국에 앞서 김치의 국제규격화를 시도한 바도 있다.세계 김치시장의 70%는 일본의 「기무치」가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일본인들이 한국김치를 좋아하는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우리가 김치를 외면하고 김치의 지적소유권을 잃는것은 어리석은 일이다.〈임영숙 논설위원〉
  • 홈쇼핑 히트상품

    ◎마케팅이나 브랜드 지명도 보다 상품의 질·개성이 판매 좌우 마케팅이나 브랜드 지명도보다는 상품의 품질이나 개성이 판매를 좌우하는 홈쇼핑의 히트상품은 어떤 것들일까.케이블 TV 홈쇼핑 채널인 하이쇼핑(채널 45)의 올 상반기 히트상품은 가정 가전용품 자동차용품 등이 주류를 이뤘다. 상반기 판매한 1만여 품목중 판매량기준으로 선정한 히트상품 10선에는 가정용품 4종,자동차 용품 3종,가전제품,스포츠 용품,유아용품이 각각 1종씩 뽑혔다. 1위는 유리코팅제,차체 보호도장제,김·성에방지제,차표면 코팅광택제 4가지로 구성된 「자동차코팅세트」.방송중 물건이 동날만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자동차 코팅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3만6천원. 2위는 해외에서 먼저 알아준 원적외선 만능 조리기인 「원적외선 오븐 조리기」.영양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도 최단 시간내에 통닭,피자 등을 척척 만든다.삶거나 데치는 것도 가능하다.중소기업인 이멕스가 제조,소비자가의 절반값인 14만원에 시판중이다. 요리의 기본은 채썰기.「만능슬라이서」가 히트상품 3위에 올랐다.세가지 굵기의 슬라이서와 양면부품을 사용,어떤 형태의 채도 썰수있다.옵션 포함해서 4만3천원. 강력한 음이온을 발생,에어컨과 히터 냄새를 없애주는 「플라잉 음이온공기정화기」가 4위 상품에 뽑혔다.승용차내의 담배연기,먼지,찌든냄새를 없애고 신선하고 쾌적한 공기를 채워준다.3만5천원. 5위는 천천히 밟아만 주면 근력이 생기는 「미니스테퍼」.높낮이와 운동량 조절이 가능해 걷기운동으로 심폐지구력과 하체근력을 키워준다.4만3천원. 불쾌한 정전기는 이제 그만.히트상품 6위에 선정된 정전기 흡수·제거기능을 가진 「펜텔 정전기 제거 키홀더」.승용차 문,TV·PC 모니터 등을 만지기전에 대고 있거나 몸에 지니고 있으면 1∼2초만에 정전기를 없애준다.야간에 자동차 도어키를 비춰주는 라이트기능도 있다.2만5천6백원. 막힌 곳은 내가.7위에 오른 순관 배수관 세척제 「매직 펀치」.수압을 이용,순간적으로 막힌 곳을 뚫기 때문에 배수관 교체필요가 없다.캔은 반복사용할 수 있으며 6회 사용분 2개가 한세트다.3만2천원. 엄마도 좋고 아기도 좋아.8위에 오른 「뉴본스 아기 기저귀」의 선전문구다.두께가 얇지만 2중 흡수층과 샘방지 처리가 된 팬티형 기저귀로 2백개들이로 판매한다.다른 제품에 비해 개당 50원은 싸다는 평. 9위 상품은 기저귀가 아무리 많아도 널 수 있는 「실용세탁건조대」.40벌 이상의 세탁물을 동시에 말릴 수 있다.녹색과 핑크색 2종이 있으며 값은 2만8천원. 건강한 눈을 위한 자연의 빛을 제공하는 「하이눈 인버터 스탠드」가 마지막을 장식했다.자연광에 가까운 3파장 램프와 인버터형 회로를 채택한 시력보호영 스탠드로 원적외선을 방출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고 선전된다.명성전자 제품으로 6만2천원.〈박희준 기자〉
  • 축농증/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전문의 건강칼럼)

    ◎초기엔 누런 콧물·이상한 냄새… 머리 무거워/치료해도 재발 잦아… 술·기름진 음식 피해야 축농증에 걸리면 초기에 누런 콧물이 나오고 항상 코가 막힌 느낌과 코멘 목소리를 낸다.또 머리가 무겁고 이상한 냄새가 떠나지 않는다.눈이 아프고 시력이 떨어지기도 하며 치통과 같은 얼굴부위의 뻐근한 통증을 경험하기도 한다.증상이 심해지면 코가 완전히 막혀 참기 힘든 통증이 동반되고 코피가 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축농증의 원인을 크게 세가지로 나눈다.먼저 기름진 음식이나 술,스트레스등으로 만들어진 탁하고 더운 기운인 담열과 습열이 뇌와 얼굴등 몸의 위쪽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두번째는 감기,폐렴,결핵 등 각종 세균의 감염으로 만들어지는 풍열에 의한 것이다.세번째로 알레르기나 흡연등으로 호흡기와 폐의 기운이 떨어진 폐기허약도 축농증의 원인이 된다. 이런 축농증은 고개를 오랜 시간 숙여 일하는 작업자나 학생,알레르기성 질환을 오래 앓은 경우,소화기나 호흡기에 열이 많은 청소년,잦은 호흡기질환을 앓는 경우나 결핵을앓고 있는 경우에도 잘 나타난다. 축농증은 그 특성이 만성적이고 치료를 해도 재발이 잦다는 것이다. 한의학적인 치료는 먼저 습열,풍열,담열 등을 없애는 약물요법을 시행한다.또 코 주변 경혈에 침구요법을 함께 시행하여 약의 기운을 코 부위로 이끌고 농의 배출을 도운다.농이 많고 통증이 심할때는 점비약을 활용하기도 한다. 축농증을 예방하려면 먼저 술과 커피 그리고 개인의 체질에 따라 습열을 만드는 음식을 삼가야 한다.실내가 덥고 건조하거나 반대로 춥고 습기가 많은 환경은 축농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담배는 많은 알레르기 유발인자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담배연기가 많은 환경도 피해야 한다.점비제를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치료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 “징계” 목소리 크지만…/「여야 맞제소」 윤리위 처리 전망

    ◎“유야무야” 불보듯/특위 생긴뒤 9건 제출… 징계 전무/표결해도 여 과반넘어 부결 확실 신한국당 이신범,국민회의 유재건·한화갑,자민련 박철언의원 등이 여야로부터 16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맞제소됐다.「의제외 발언의 금지」(국회법 102조)와 「모욕 등 발언의 금지」(국회법 146조)등이 사유다. 국회의장은 징계요구서를 제출받은 날로부터 3일내에 윤리특위로 회부해야 하며 특위는 심사회부가 있은 날로부터 3개월이내에 심사를 마쳐야 한다.특위에서 징계요구가 가결되더라도 본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징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또는 사과 ▲30일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이 있다.그러나 윤리특위에 회부됐다 하더라도 본회의에서 확정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지난 91년5월 13대국회 후반기에 윤리특위가 생긴 뒤 징계요구서는 총 9건이 제출됐으나 6건은 본회의에서 철회됐으며 3건만이 윤리특위에 회부됐다.이 또한 이부영·반형식 의원건은 심사전에 철회됐으며 자동차보험의 금품수수와 관련된 김말용 의원건은 94년5월 심사기간을 넘겨 폐기됐다. 이번의 징계요구도 철회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15대 윤리특위는 위원장 변정일 의원(신한국당)을 포함해 신한국당 8명,야당 7명으로 구성,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여당이 반대하는 한 이신범의원의 징계는 불가능하며 야당의원의 징계도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가능할지 모르나 정치적 부담 때문에 자동폐기되는 쪽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신범 의원은 15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이솝우화의 「늑대와 소년」에 비유하며 『선거에 진 책임을 회피하고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헌법기관의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비난했으며 자민련 김종필총재에 대해서도 「인권유린자」,「헌정파괴자」로 몰아세웠었다. 유재건 부총재는 지난 11일 정당대표연설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거국내각제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노씨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고 말했으며 한화갑의원은 15일 『김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1조원의 돈을 썼다』고 발언했다. 박철언 의원은 15일 『김대통령은 인민재판식 강권정치를 통해 절대권력자로 군림했다.과거 냄새나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일에만 몰두,오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잊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의원에 대한 징계심사는 5대국회까지는 징계자격위원회에서,13대 전반까지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담당했으며 14대까지 본회의에 제출된 징계요구안은 52건이었다.이 가운데 본회의에서 의결된 것은 지난 79년10월 당시 신민당 김영삼 총재의 의원직 제명등 5건뿐이다.〈백문일 기자〉
  • 그룹 대변인:1(테마가 있는 경제기행:1)

    ◎그룹·회장 이미지 관리 총괄… 여론의 초병/부정적 보도엔 몸바쳐 방패구실… 밤샘 다반사/PCS 등 굵직한 사업엔 사운 걸머지고 홍보전 서울신문은 16일부터 새 시리즈물 「테마가 있는 경제기행」을 싣는다.테마 경제기행은 주요 경제주체와 이슈들을 심층적이면서,따뜻한 읽을 거리로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관행적 보도방식을 넘어서고 금기시돼온 영역도 시리즈의 테마로 삼을 예정이다.제1편 「그룹대변인」은 이 기행의 시작이다.언론과 가까이 있으면서 사각지대에 놓여온 그룹홍보실의 실상을 알리려는 기획이다.그룹대변인편에 이어 경제부처와 정책,기업과 경영등을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시리즈물이 실린다. 재벌그룹 대변인. 여론에 대해 회장을 책임지며,그룹의 주요사업 홍보를 관장한다.그룹과 회장을 위해 최전방에 배치된 「초병」이자 얼굴들.변화무쌍한 정치·경제적 격변속에 살아온 한국기업의 대변인들은 다른 나라에서 찾기 힘든 특이한 위상과 기능을 가졌다.그들은 누구인가. 영업과 판매가 정규군끼리의 싸움이라면 홍보는 여론(언론)이라는 비정규군과의 유격전이다.마당발은 기본이다.특정사안에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이기도 하다.최근 이들이 치른 대표적 격전이 개인휴대통신(PCS)사업이다.재벌들이 사운을 걸었던 PCS는 엄청난 광고물량공세와 함께 총력체제로 싸운 한바탕의 「재계 팀스피리트」였다. 거대그룹마다 그룹홍보회의를 운영한다.여기서 공동홍보전략을 짜고 업무협조를 논의한다.그룹의 회장실 또는 기조실소속 홍보임원이 이 회의를 주재한다.때문에 그룹의 대변인은 이들 회장실의 홍보임원들이다.삼성은 승용차사업에 진출할때 이 회의를 풀 가동했다.삼성계열사 홍보임원들이 승용차사업진출당위성을 똑같은 소리로 내게 한 배경이다.PCS사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얼마전 대그룹 홍보실에서는 「LG를 배워라」가 유행한 적이 있다.씨프린스호의 기름유출사고에다 이를 무마하려는 뇌물사건이 터졌음에도 그룹이미지에 큰 손상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대여론관리 노하우를 배우자는 거였다.LG에 대한 벤치마킹이면서 대그룹중 LG가 이미지면에서「평판이 좋다」는데 기인한 것이었다.벤치마킹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추측들은 있었다.회장의 격의없는 스타일,호유해운에서 LG냄새가 나지 않아서 그랬다는 것들이 부각됐다. 삼성그룹 홍보팀들은 이건희 회장의 아들이 에스원주식을 「정당하게」인수했음에도 이 기사가 보도되자 기사방향을 고쳐보려고 밤새 고생해야 했다.「부의 세습」을 시사하는 듯한 이 기사가 그룹이미지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룹대변인들은 회장지시를 기다리지 않는다.보도가 회장심기를 건드리거나 그룹이미지에 부정적이라고 판단되면 모든 수단을 투입한다.언론사에서 밤을 새우고 언론사 간부집 앞에서 지켜서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여기에 이들의 애환도 있다.남들이 자는 시간에도 그들은 회장과 회사를 위해 불을 밝힌다.술상무는 기본이고 신문가판에 「잘못된 기사」(제대로 된 기사라도 그룹에 불리하면 잘못된 기사)라도 나는 날은 밤샘이다. 회장의 이미지와 「안위」를 위해 각계각층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관리하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그들에겐 대신총수의 사무실 문이 늘 열려 있다.비자금사건때 검찰청사로 들어가던 총수들은 모두 그룹의 대변인을 대동했었다.이들의 그룹내 위상을 상징하는 사례다.때문에 고속승진의 길도 열려있다.그러나 여론상대가 본업인지라 「잘해야 본전」인 경우가 많다.백번 잘해도 한번 잘못되면 끝이다.페놀사건이 대표적이다. 휴가를 제때 가면 제대로 된 대변인이 아니다.그들에겐 정해진 퇴근시간이 없다.일을 하다 몸을 사르는 것도 이들이다.〈권혁찬 기자〉
  • 인간이 살수없는 여천공단 주변마을(심층취재)

    ◎땅은 중금속·하늘은 매연·바다는 폐유로…/주민 대부분 환경질환·농작물 고사 속출/공장시설 낡아 대형사고 노이로제까지/사고피해 3천8백억… “국가 공단” 이유 시선 속수무책 지난 72년 중화학 공업입국의 기치아래 가동된 여천 석유·화학국가공단(5백83만평)은 현재 66개업체(근로자 1만2천1백여명)가 입주,올해 매출액 13조원을 기대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유화공단이다.그러나 공단의 특성상 사용연료(연간 무연탄 1백69만여t·벙커C유 5만여t)와 제품화 단계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고 있다.이같은 환경속에서 20년 이상을 살아온 공단안팎 10개동주민 1만5천2백여명이 겪는 고통을 알아보고 이들이 왜 「집단이주」를 주장하는지 알아봤다. 12일 상오 9시쯤 공단안 중흥동 두암마을. 마을뒤편으로 한전 여수화력발전소·LG·삼남석유 등 수십개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흐린 날씨탓인지 매캐한 냄새가 심해지면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아침상을 물리고 밤새 마루에 쌓인 시커먼 먼지를 닦아내던 김종균씨(63)는 『지독한 냄새로 한동안 머리가 아프더니 최근에는 코가 헐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진전이 없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 시간 인근 골목에서 또래들끼리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던 몇몇 아이들의 손과 얼굴 등에서도 좁쌀크기의 두드러기와 하얀 반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들 반점투성이 대림산업·한화종합화학·한국화인케미칼·금호미쓰이도아스 등 대규모 플랜트와철조망 하나를 담장으로 둔 월하동 월성마을 1백50m는 됨직한 H화학 글자가 새겨진 굴뚝이 넘어지면 온동네의 지붕을 덮칠 정도의 근거리다.량재승씨(35)는 지난 4월초에 이 굴뚝에서 불기둥이(50m정도) 천둥소리를 내면서 온종일 치솟을 당시를 회상하며 진저리를 쳤다.『당시 방문이 덜커덩거리고 유리창이 깨질정도로 시끄러워 나가보니 몸이 뜨거울 정도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며 『1㎞정도 떨어진 중흥초등·삼일중학교는 이 때문에 수업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쯤 인근 평여동 남수마을 고추밭에서 고추모종을 하던 박은자씨(45)는 『잘 자라다가도 이유없이 이렇게 말라죽는다』고 비쩍 마른 줄기를 뽑아서 보여줬다. 『5∼6년전 산 너머에 합성수지 공장이 들어선 뒤 팥과 콩 등이 여물지 않아 대부분의 주민들이 공해에 강한 들깨나 옥수수만 심고 있습니다』 지난 해 공단주변 농작물 피해보상 용역을 책임졌던 전남대 환경연구소(소장 이정전 교수)는 『공단주변의 보리·복숭아 등 농작물과 과수의 고사 및 낙과 등의 피해보상으로 4억2천4백여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화치어촌계장을 맡고 있는 주갑식씨(38)는 『10년전만 해도 마을앞 광양만에서 농어·숭어·전복 등을 얼마든지 잡았으나 지난 해 위판고(20억원정도)는 당시의 30%수준도 안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날 하오 묘도마을 포구는 일렁이는 파도사이로 시뻘건 기름덩이가 흘러다니고 있었다.이 섬은 여천공단과 광양제철에서 직선거리로 2.5㎞ 각각 떨어져 양쪽에서 이중으로 오염피해를 보는 곳.황금어장으로 한때 「광양만의 진주」라고 불렸으나 지금은 주민 절반이 떠나고 1천7백여명이 살고 있다. ○두통약 많이 팔려 가게앞 평상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김익준씨(77) 등 촌로들이 지적한대로 뻘속을 한삽 깊이로 팠더니 시커먼 기름이 모래와 자갈속에서 줄줄 스며 나왔다.이 뻘에서 「낙지가 지천으로 잡혔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들렸다. 수은이나 카드뮴·페놀 등 중금속 물질보다 주민들이 피부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유독물질 공장들의 돌발사고 가능성이다. 공단 관계자는 『가동업체 66개중 10년이상 된 곳이 22곳이며 20년이상만도 5곳』이라며 시설 노후화에 따른 대형사고 가능성을 내비췄다. 공단입구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남자약사는 『냄새로 인한 두통 때문인지「사고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많은지 유달리 「두통약」이 많이 팔린다』고 지적했다. 전남대 예방의학과 김양옥교수는 『대기와 수질 뿐만 아니라 농작물과 수산물 등의 중금속 오염정도를 조사하고 주민과 공단근로자들은 정부지원으로 정밀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해까지 공단에서 발생한 사고는 1백9건이다.사망 58명·부상 82명.가스중독을 피해 달아난 대피자는 6백87명,재산피해는 3천8백79억여원이다. ○유해물 저장시설 엉망 현재 생산공정에서 위험성이 높은 물질을 다루는 업체는 43개로 이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잠재적인 위해성 물질은 1백여종.이중 규모가 큰 15개 화학공장에서만 생산하는 유독성 및 인화성 물질은 29종에 연간 5백59만여t이다.특히 피해반경이 엄청나다는 클로린이 22만t·염소 20만t·에틸렌 7만여t을 생산하고 있다.에틸렌은 이외에 저장량만 연간 1백여만t을 넘고 있다.사용량은 합성수지원료인 VCM(45만t)이 가장 많고 벤젠(33만여t)·페놀(10만t) 등도 적지 않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최근 자료발표 결과,중흥동에 있는 H석유화학 공장에서 에틸렌 1t이 유출될 경우를 피해범위는 반경 1.6㎞이내인 중흥동과 평여동 일부 해당된다.또 월하동의 H종합화학에서 클로린 10㎏이 누출되면 반경 0.9㎞,1t은 반경 9.6㎞까지 확산돼 사실상 공단 자체가 복구불능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같은 유독물질은 고압과 인화성이 강해 저장방법에도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다.공단내 43곳에 나눠져 특수용기 2천여개(추정)에저장되고 있는 유독물질은 줄잡아 수백만t이다.그러나 안전거리 및 차막시설 등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 거대한 화약고나 다름없다.또 이를 수송하는 해상교통과 도로의 현실여건도 열악해 사고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광양항은 1일 1백여척의 선박이 드나들 정도로 붐비고 있다.지난 90년부터 94년까지 이 해역에서는 1백13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유출된 기름도 1천t이상이다.공단도로라고 불리는 유일한 왕복 2차선도로는 주거지역과 화물터미널을 관통해 달린다. 특히 한국수자원공사는 안전대책도 없이 7천여억원을 들여 현재 공단뒤편 해안을 매립해(2백40여만평) 공단 확장공사를 벌일 계획으로 현재 주민 보상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안전과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여천시는 여천 국가공단에 대해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것이 문제다.현재 정부 재투자기관인 서남지역공업기지 관리공단이 공단의 공장입주 사전 선별권을 행사하고 있다.때문에 시로서는 공해다량배출 업체나 부적격업체를 사전에 배제할 권리가 원천봉쇄돼 있다. 시청 관계자는 『의무만 있지 권리가 없는 시는 일만 터지면 시청에 몰려와 항의하는 주민들의 등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주외엔 대책 없어 사고 예방의 지름길은 근본적으로 마을 집단이주를 하루빨리 추진하는 것이다.지금껏 81년까지 5년에 걸쳐 남해화학 인근인 낙포마을 2백33가구를 집단이주하는데 그쳤다. 정채호 시장은 『97년부터 99년까지 3개년 계획으로 10개동 마을을 점진적으로 이주시켜 가겠다』며 『내년에 당장 이주재원 2천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주대책비로 6천8백65억원을 어림잡고 있다.국가가 토지 및 건물보상비로 6천1백37억원을 지원해주고 입주업체가 5백97억원을 낼 경우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정시장은 『여천공단 입주업체가 지난해 법인세 등으로 국가에 납부한 세금은 1조3천억∼1조5천억원인 반면 시세 1백19억원과 도세 53억원을 내는데 그쳤다』며 이 문제에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여수·여천환경운동본부 신장호본부장은 『주민들로 이뤄진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이주대책을 추진하겠지만 정부가 여천공단을 환경특별 대책지역으로 조기지정해 환경오염물질을 총량적으로 엄격히 규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여천=남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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