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냄새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물류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사의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AI 정책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선동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421
  • 일제 만행 현장을 기록…美 노블여사 일기 요약

    고종 독살사건은 3·1운동을 촉발했다.미국 감리교 선교사로 한국에서 활동했던 마티 윌콕스 노블 여사의 일기는 당시의 만세 외침과 일제의 잔학행위를 생생하게 전달한다.다음은 그의 일기 요약. ■ 1919년 3월1일 오후 2시를 기하여 모든 학교,중학교 이상의 학교가 일제 지배에 항거해 수업을 거부했고,학생들은 거리를 행진하면서 손을 높이 들고 모자를 흔들며 만세를 외쳤다.거리의 사람들도 합류했고 그 기운찬 외침은 도시 전체에울려퍼졌다. 나는 창문으로 긴 행렬이 모퉁이를 돌아 궁궐담 주위를 행진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었다.정부가 운영하는 여학교 학생들도 행진했다.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이화학당 앞으로 가서 여학생들에게 나와 합류하라고 소리쳤다.여학생들이 몰려나오자 월터 양이 기모노 차림으로 나와 학당정문을 걸어 잠그고 여학생들을 가로막았으며,아펜젤러 씨와테일러 씨까지 나와서 막는 바람에 결국 합류하지 못했다. ■ 3월2일 조선국가협의회(The National Society of Korea)명의의 전단이 온 거리에 뿌려졌다.방금 뛰어나가서 가져와내용을 그대로 적는다. “오,황제는 참담한 심경으로 돌아가셨다.우리는 황제께서어째서 돌아가셨는지는 이해할 수 없지만 이제 200만명의 충성되고 한국을 사랑하는 형제들에게 황제께서 어떻게 죽음을당하셨는지 설명하려고 한다”■ 3월3∼4일 매일같이 거리에 전단이 뿌려진다.초기에 뿌려진 전단에서는 폭력시위가 계획된 바 없으며 폭력행위가 한국의 독립을 늦출 수도 있으니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어떤종류의 폭력도 사용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였다. ■ 4월16일 레이몬드 커티스 부영사와 호레이스 언더우드 씨,그리고 인터내셔널 뉴스 특파원인 테일러 씨가 제암리로 가서 직접 학살의 현장을 확인했다.그 마을은 남편 아서 노블의 수원구역 내에 있다.그들은 얘기로 듣던 것보다 훨씬 참혹한 현장을 목격했다.교회 터에는 재와 숯처럼 까맣게 타버린 시체뿐이었고,타들어간 시체의 냄새는 속을 메슥거리게할 정도였다.곡식창고와 가축들도 같이 타버렸다.일본 군인들은 집집마다 다니며 남자들을 불러모았고,사람들이 모이자교회에 불을 질러 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태워 죽였다. 도망치려는 사람은 총으로 쏴죽였다. ■ 4월19일 영국 대리공사인 로이드 씨는 사람들을 모아 불타버린 다른 마을로 갔다.모두 수원의 남양지역에 있었다.아서의 관할구역이었으므로 같이 가자고 했고,스미스 씨는 통역으로 갔다.테일러 씨도 동행했다.원래 그는 재판참석차 평양에 갈 예정이었으나 미국공사 베르골즈 씨가 평양보다는학살현장으로 가서 보고 나중에 본국에 기사를 전송해 달라고 요청했다.현지에 가니 사람들은 겁이 나서 그런지 환자들을 데려오려고 하지 않았다.돕다가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목숨까지 위태로울까 겁에 질려 있었다. 로이드 씨와 일행이 방문한 다섯 마을의 상황은 시체가 묻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암리와 다를 바 없었다.그들은근처에 16개 마을이 전멸되다시피했다고 말했다. 마을 양쪽끝의 몇 집을 빼고는 성한 집이 없었고 여자와 아이들이 그곳에 숨어지내고 있었다.산으로 도망쳐 풀뿌리나 나무뿌리를캐먹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 된장 냄새속 넘치는 이웃사랑

    ‘된장 냄새와 함께 무르익는 이웃사랑’ 서초구(구청장 趙南浩)는 23∼24일 이틀간 원지동 대원농장에서 공무원 부인 자원봉사단 주관으로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사랑의 된장 담그기’ 행사를 갖는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계층 150여명에게 전달될된장은 1인당 5㎏씩이며,서초구는 이를 위해 메주 5,000덩이를 구입했다. 담궈진 된장은 숙성과정을 거쳐 ‘가정의 달’인 오는 5월전달된다. 행사 참가를 원하는 주민은 대원농장(574-4187)에 연락하면된다. 문창동기자
  • 대우車 농성 진압 이모저모

    경찰은 19일 노·사 양측의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경찰력을 투입,노조와 큰 충돌없이 30여분만에 농성을 완전 진압했다. ■경찰은 이날 공장 정문으로 주력부대를 투입하기 10분전정문에서 북쪽으로 200m 가량 떨어진 차량 출고문을 통해 전경 500여명을 미리 들여보내는 등 양동작전을 폈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공장 안으로 도망가자 곧바로 수색에나섰으나 조립1∼2·프레스·엔진·차체1∼2공장 등 대형 공장만 11곳에 달해 4,0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하고도 노조원 수십명을 찾아내는데 그쳤다.경찰과 노조원들간 숨바꼭질은 20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경찰 투입 이후 노조원들의 농성장이던 공장내 조립사거리와 정문 등에는 깨진 보도블록이 흩어져 있고 타이어와 시너가 타며 내는 매캐한 냄새와 검은 연기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대우차 군산공장 노조(조합장 서동완)는 20일 오후 1∼3시2시간동안 부분 파업하고 이후 파업 여부는 노조 간부회의에서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국민차를 생산하는 대우차노조 창원지부도 20일부터 전 노조원이 주·야간 4시간씩 파업하는 등 1일 8시간 파업을 결정했다. 인천 김학준 군산 조승진기자 redtrain@
  • 장수프로 이것이 비법

    장수비결=시청률? 절대 아니다. MBC 농촌드라마 ‘전원일기’가 3월4일로 1,000회를 맞는다. 컬러화면이 아직 이물스럽던 80년 10월,‘박수칠 때 떠나라’로 막을 올린 뒤 강산이 두번 바뀐 셈.화끈한 인기는 사그라졌지만 이불 깔아둔 아랫목처럼 은근히 안방을 지켜왔다. 공중파엔 이만저만한 장수프로들이 뜻밖에 솔찮다.공영방송KBS는 20년짜리 ‘가족형 오락프로’들의 보고.80년 11월 첫 전파를 쏜 ‘전국노래자랑’,84년 무렵 마수걸이한 ‘가족오락관’‘가요무대’ 등은 온국민이 보고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닐 향수의 샘.‘대추나무 사랑걸렸네’도 어느덧 13년차로 접어들었다. 81년부터 5,000회를 넘기며 꿋꿋이 맥을 이어온 ‘뽀뽀뽀’는 MBC의 또다른 터줏대감.이밖에 88년 태어난 ‘일요일 일요일밤에’,90년생인 ‘PD수첩’ 등도 MBC 롱런프로 명단에이름을 올릴만하다. 10년 역사의 SBS에도 길다면 긴 그 세월을 고스란히 동고동락한 프로들이 있으니 ‘생방송,행복찾기’,그리고 두번씩이나 막내렸다 불사신처럼 되살아난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싶다’ 등이다.두 프로가 나란히 92년생이다. 시청률 칼날이 추상같은 방송현실에서 이들이 세월의 풍파에 맞서 마라톤레이스를 펼칠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무엇보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춤서비스를 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겠다.화려하거나 자극적 양념을 팍팍 친 유형은 별로 없다. 바로 우리들 얘기,별 내세울 것 없는 보통인생들의 정서를긁어주는,땀냄새가 공통비법이다.‘전국노래자랑’은 장돌뱅이마냥 팔도를 돌며 국민 노래방 노릇을 톡톡히 해냈고,‘가요무대’는 10대쇼에 밀려난 아버지들의 아쉬움을 풀어줬다. ‘전원일기’며 ‘대추…’역시 찐감자같은 이웃들의 고만고만한 살아가는 얘기를 담아 불길을 꺼뜨리지 않고 있다. 전파 소외지대의 유일한 등대노릇을 해온 프로들도 있다.‘뽀뽀뽀’는 MBC의 하나뿐인 유아프로로,‘생방송,행복찾기’는 드라마 시청층으로만 마케팅당해온 주부들에 살림의 파수꾼이란 자부심을 되돌려주며,내내 군불을 지펴왔다. 장수프로들은 냉엄한 시청률 정글에서 한두번씩 존폐의 기로를 오간 점도 유사하다.그럴 때마다 ‘살려야 한다’는 시청자 항의가 빗발쳐 편성관계자들의 칼쥔 팔을 슬그머니 내려뜨린 과정까지 어쩌면 그럴까 싶게 한결같다.장수의 비결은진정 시청률이 아니라 보통 시청자의 힘이었던 셈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vision 2001-우리구 새해살림 / 강남구

    ‘아셈지역과 테헤란 벤처밸리로 대표되는 번화한 강남구지만 대모산의 다람쥐가 양재천의 물을 마시러 오는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강남구는 올해 구정 목표를 ‘사이버행정과 환경행정’으로정했다.인터넷을 활용,주민들을 위한 사이버 행정을 펴나가면서 환경을 최대한 보호하는 정책을 펴나간다는 계획이다. ■구정의 사이버화. 행정업무의 전산화·인터넷화를 통해 온라인 및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행정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업무의 과감한 아웃소싱을 통해 고객감동 행정을 실천해 나간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강남구는 이미 지방세고지서 이메일 발송,버스전용차로 위반단속자료의 동영상 인터넷 서비스, 장기 미반환차량 인터넷공매 등 사이버 행정을 펴왔으며 올해도 관내 위치안내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로관리·통행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사이버행정 모델을 창안해낼 계획이다. 또 구룡마을 무허가건물 관리,불법유통 광고물 정비,공원녹지 보안관리,보건위생,청소 분야 등에도 업무의 아웃소싱을통해 한차원 높은 민간 행정서비스를제공하기로 했다. ■편리한 교통체계. 아셈지역의 상습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모노레일 등 신교통수단을 도입한다.올해 상반기 안에 신교통수단 법인설립에 관한 용역을 발주하고 출자여부를 결정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특히 오는 6월에 가동되는 강남교통관리센터(KTMC)를 통해각종 교통정보를 가공·분석,인터넷과 소형 입간판 및 가변전광판 등을 활용하여 종합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또 마을버스 도착안내 시스템을 민자유치로 도입하고구가 독자적으로 설치한 CCTV를 통해 수집한 각 지점의 교통상황을 교통방송에 제공한다. 이와 함께 주택가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도곡지구,경기여고지구 등 6개 지구를 지정,지구교통 개선사업을 펴고 신사동,논현2동 등 7곳에 주차장을 확충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30개 중소기업에 기업육성자금 30억원을지원하고 우수기업은 제품홍보 책자도 발간·배포해 준다.또수서동에 지하3층,지상8층 규모의 첨단산업센터를 민·관 합동의 제3섹터 방식으로 건립한다. 특히 압구정·청담동 일대패션전문점 100여곳을 묶어 패션거리로 활성화하고 논현동가구거리에도 지역특성에 맞는 다양한 축제를 개최, 관광객을유치하는 한편 상권을 부활시킬 계획이다. ■수준높은 교육환경 조성. 주민들의 교육수준이 높고 유학준비생들이 많은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국내에서 해외 현지와똑같은 어학연수를 할 수 있도록 미국 UCR대학 부설 구립 국제교육원을 설립,오는 6월 옛 구청 본관에서 문을 열 계획이다. 특히 테헤란 밸리에 집중돼 있는 벤처기업들의 정보통신 고급인력 수요를 해소해주고 주민들의 전문교육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한국정보통신대학 서울분교를 개설,다음달 입학식을 갖는다. 김용수기자 dragon@. *권문용 구청장 인터뷰. “인터넷망 구축과 다양한 전자행정 콘텐츠를 개발,시간과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행정서비스를 펼쳐 보이겠습니다.” 권문용(權文勇) 강남구청장은 테헤란 밸리를 끼고 있는 구의 특성을 활용,구정의 사이버화(cyber化)를 이뤄 주민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행정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특히 앞서가는 정보화 인프라를 활용,행정데이터를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주민이 구정 정보화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했다. 최근 침체의 늪에 빠진 테헤란 벤처밸리의 활성화 문제도중대현안임을 강조했다. “테헤란 밸리에는 서울의 벤처기업중 34.5%가 입주해 있습니다.이들 기업에 올해 운전자금 45억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역삼동에 벤처타워를 세워 유망 벤처기업들이 싼값으로사업공간을 임차,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벤처기업들이 사업설명회나 세미나 등 각종 행사를 벌일 때 사무실 임차부담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무료로 오피스 풀(Office Pool) 제도를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한편 권 구청장은 지방자치의 정착 및 발전과 관련, “지역의 독자성과 차별성이라는 지방자치의 근본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중앙정부나 광역 자치단체가 기초자치단체에 대해 수시로 간섭하는 지금의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수기자. *양재천 정화 복원된 생태계. 강남구는 관내를 동서로 관통하는 양재천을 도심속의 자연친화적인 생태하천으로 꾸며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있다.양재천 조성사업은 전국적으로 하천 개량사업의 이상적 모델이 되고 있으며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에 출품돼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강남구가 양재천에 수질정화시설을 갖춘 것은 지난 97년.그후 냄새나던 하천물이 깨끗한 물로 바뀌면서 왜가리가 날아들기 시작했다.뿐만 아니라 쏘가리,모래무지,얼룩동사리,피라미 등 26종의 물고기가 살 수 있게 됐다. 99년부터는 너구리가 수시로 출현하게 됐고 지난해 가을에는 수리부엉이도 찾아와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강남구는올해도 양재천과 대모산을 ‘바이오 파크(Bio-Park)’ 형태의 수준높은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속에서 여가를 즐기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올해 저습지에 부레옥잠,갈대 등 수생식물을많이 심어 조류와 곤충류의 서식처를 조성하기로 했다.또 자전거도로와는 별도로 양재천 전 구간에 하천 옆으로 생태학습탐방로를 따로 조성,산책하는 주민들이 물고기를 보면서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또한 양재천을 방문하는 주민들이 불편사항이나 건의사항이 있을 경우 사이버공간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양재천 인터넷 홈페이지도 개설한다.
  • [굄돌] 자극적 대조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가슴이 아팠다면 좀 어리둥절할까.형편이 어렵고 사정이 딱한 사람들의 집을 산뜻하게 고쳐주는 코너였다.예전엔 잘 안되는 식당을 고쳐 신장개업을 하게 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있더니,이번에는 집을 고쳐주어 사랑스런 가정을 되찾아 준다는 아이디어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모양이다.이런저런 사정으로 사랑과 웃음을 잃고 신산하게 사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른바 ‘러브 하우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선 아름답게 보였을 것이다. 아울러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에의해 개조된 집의 모양새가 흥미로운 볼거리였을 터이다. 내가 보기에도 그랬다.확실히 개조된 집은 새로운,그리고 화려한 탄생의 의미를 알게 했다.새로운 둥지를 마련하게 된가족들은 한결같이 감탄했고 기뻐하는 모습이었다.그런 장면을 보면서 그들의 새 출발을 마음껏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도자연스럽게 생겼다. 그러다 문득 마뜩찮은 생각이 들었다.다름아닌 자극적 대조어법 때문이었다. 개조 전후의 집 모습을 묘사하는 말들은 그야말로 너무나도지나친 대조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방(집)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너저분하고 칙칙했던 공간이 화사한 봄햇살 가득한 사랑의 화원으로 바뀌었다’는 식의 대조법이었다.그거리는 마치 지옥과 천국의 거리만큼 아득해 보였다. 정리되지 않은 가재 도구들로 어수선한 개조 이전의 방과,새로운 모습으로 산뜻하게 단장한 개조 이후의 방 사이의 대조는 어쩌면 자연스런 것인지도 모른다.그리고 그것은 프로그램의 의도에 빗나간 것도 아니다.그러나 새로 탄생한 ‘러브하우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이전의 집과 살림살이들이 그토록 매도되어도 좋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비록객관적인 척도로 재기에 누추하고 궁색해 보이더라도,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진실이 있지 않았을까.더구나 그 공간은 지금까지 거기 살았던 가족들의 삶의 숨결과 애환이 담긴 구체적 삶의 둥지가 아니었던가.그 공간을 아직 삶의 냄새를 피우지 않는 장식적 공간과 자극적으로 대조하여 격하하고 폄훼한다는 것은 좀 지나친 것은 아닐까. 한쪽을 추켜세우기위해 다른쪽을 심하게 깎아내리는 경우가흔하다. 전부(all)와 전무(nothing),O와 X 사이의 극단적 대조와 이분법이 여전하다.그런 분위기에서라면 삶은 종종 모독당하기 쉽다.질적인 측면에서 미세한 정도의 차이를 분별하여 어떤 경우라도 그만큼의 가치를 존중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요청된다. ■우찬제 서강대 교수문학비평가
  • [1950년대 지구촌 신익희선생 여행기](3)

    *유럽서 서남아시아로. 7월8일 터키(土耳其)의 이스탄불에 도착했다.이곳부터는 아시아(亞細亞)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유럽에서 볼 수 없었던 파리가 날아다녔다.진미(珍味)인 ‘라크’ 술도 맛보았다. 케말 파샤는 신(新)터키의 건국 영웅으로 전 국민이 숭배한다.파샤는 존칭이고 케말이 이름이다.평소 존경하던 분이라묘지를 참배하고 꽃다발을 바쳤다.묘지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터키는 소련과 흑해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고 있다.지중해진출을 노리는 소련이 언제 다다넬스 해협을 건너올지 몰라방비를 게을리할 수 없다.이 점이 한국과 흡사하다.흑해의저편으로 소련을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젖었다. 아프리카(亞弗利加)로 건너가 에티오피아를 찾았다.이 노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더운 지방이라 유행병인 황열병(黃熱病·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아야 했다.주사 효력이 나오려면 12일을 기다려야 하니 20여일이 훌쩍 지날 것이다.7월13일 수에즈 운하를 넘어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 도착했다.이집트의 새로운 영도자인 나기브 장군을 만났다.나기브장군은 오랜 왕조를 없애고 공화국 초대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세상은 그를 스트롱맨(strong man)이라고 부르나 만나 보니까 아주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다.그의 첫 인상에 매료돼손을 붙잡고 “이집트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하시고 세계 인류와 한국을 위해서도 일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그도 감격한 듯 “나도 아시아 사람이오”라고 말했다. 7월14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했다.공항에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 1세의 비서장인 워크가 마중나와국빈 초대소로 안내했다. 이튿날 황제를 만났다.우리를 환영하는 호의와 정성이 의의(意義)가 뜻깊게 생각되었다.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데황제는 이탈리아가 ‘아비시니아(에티오피아의 옛 국명)’를 침략했던 때부터 국제연맹에 가서 호소하다가 배척당한 이야기 등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한시를 한수 지었다. 兵家勝敗未可期 包羞忍恥是男兒 今日邂逅非遇然 兩人心事兩人知 “전쟁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은 정해지지 않았다.사내 대장부는 부끄러움과 인내,수치심을 가슴에 담았다.오늘 이렇게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두 사람이 서로의 심사를 느끼고있다”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둘러보니 황제 주변에 누런개(黃犬),검은개(黑犬),흰개(白犬) 등 5∼6마리의 작은 개들이 제멋대로 돌아다녔다.황제는 애견벽(愛犬癖)이 있는 듯하였다.이 나라에는 사자가 많다.나라의 상징도 사자다.황가(皇家)의 동물원에는 작은 놈,큰 놈 등 20여마리의 사자가 있다.제일 오랫동안 가두어 둔 놈이 12년인데 크기가 굉장했다.사자를 철창살로 가두고 창살 밖에 큰 도랑을 팠다.내가 그 앞을 지나가니 사자가 대들었는데 재미가 있었다.파키스탄의 수도 카라치에 도착한 것이 7월24일이었다.인도의 네루 수상도 현안인 카슈미르 문제(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북동부의 국경 카슈미르의 귀속을 둘러싼 양국의 분쟁)를 상의하기 위해 카라치를 방문했다. 네루의 환영 다과회에 참석했다.네루는 제2차 대전중에 중국 중경(重慶)에서 만난 일이 있다.네루 수상에게 “한국을원조하는 각 우방에 사의를 표하러 다니는 중”이라 말하니“여기서 그대를 만났으니 뉴델리에는 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네루는 언제나 전 아시아의 영도자를 자처하는 것 같다.소련 사람들이 국민혁명 전의 중국에 대해 “박테리아가 아무리 많아도 소독약 한방울이면 다 해결될 수 있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인구가 많다고 깝죽대고 돌아다니면서 백성은굶어죽거나 말거나 관심없이 헛된 말만을 늘어놓는 네루 선생을 보고 좀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카라치로부터 타일랜드(泰國)의 방콕으로 가는 길에 뉴델리를 지나기는 했으나 인도 당국자를 만나 볼 흥미조차 없었고 뉴델리 비행장에 내리자 너무 더워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그래서 막바로 타일랜드로 발길을 돌렸다. 정리 안동환기자 sunstory@
  • 조선일보 ‘미디어 면’ 급조 빈축

    조선일보가 ‘언론개혁’논쟁이 한창인 시점에 미디어면을신설,건전한 미디어비평보다는 ‘언론개혁’ 주장을 공격하기 위한 ‘무기’로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10일자 1면 하단에 ‘미디어면 신설’이라는 지면안내문안을 싣고는 이날자 5면을 ‘미디어’면으로꾸몄다.지면 신설의 경우 대개 1면 사고(社告)를 통해 사전에 독자들에게 알려온 신문사의 오랜 관행에 비춰볼 때 조선일보 ‘미디어’면은 급조된 느낌마저 준다.우선 조선일보‘미디어’면은 일반적 미디어비평 기사 대신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중앙일간지들이 낸 세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대한매일·한겨레 등 5개 언론사가 97∼99년 법인세 납부 ‘0’이라며,두 신문사를 큰 제목에서 눈에 띄게 뽑아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냄새를 풍겼다.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평소 매체간 비평에 나서지 않던 조선일보가 언론개혁 논쟁 와중에 자사방어적인 성격의 미디어면을신설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문화부 진성호 기자는 “과거 조선일보도 미디어면을 운용한 적이 있다”며 “앞으로 사안에 따라여러 부서의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미디어면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 구효서 ‘몌별’가벼운 만남과 헤어짐…

    구효서의 짧은 장편 ‘몌별’(세계사)은 사랑 이야기지만 좀색다른 사랑담이다. 소매 몌(袂)자에 나눌 별(別)자를 쓰는몌별은 소매를 ‘붙잡고’섭섭하게 이별한다는 뜻인데 작가는 소매만 ‘스치듯’섭섭히 작별하는 뜻으로 이 제목을 썼다고 스스로 해설하고 있다.현생에 우연히 소매만 스친 인연도 전생에 커다란 인연을 가진 표시라는 불교 이야기를 금방연상시키는 ‘소매’에다 이별을 갖다붙인 구효서식 조어로서의 제목인 것이다. 이처럼 헤어짐의 전체 인상보다는 소매의 인연 이미지에 집착하는 작가는 겉으로 보이는 인연의 가벼움으로 한층 절절해지는 어떤 이별,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야기한다.남녀 주인공은 두차례 만났을 뿐이나 6년후 여주인공은 이 가벼운 만남과 헤어짐이 불러온 엄청난 파장의 진실을 알게 된다.이만남으로 남자 주인공은 자살이란 선택을 한 것으로 짐작되는 것이다.소설은 영원히 묻혀질 이런 ‘순수한’사실이 드러나는 ‘통속적인’과정이며 사실을 알게된 만큼 여주인공은 이같은 앎을 충분히 반영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된다. 표면의 가벼움을 널뛰기 발판삼아 사랑과 만남의 무거움을높이 띄워 본 작품인 것이다.이 겉과 속의 탄력적인 대비가‘몌별’의 사랑을 일으키는 분비선인데 사랑의 진정성보다는 소매를 매개로 한 작가의 아이디어 냄새가 더 강하게 나곤 한다. 김재영기자
  • ‘자신감‘ 가두는 냄새…탈출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는 악취를 맡고 혹시 내게서도 입냄새가 나는 건 아닐까하고 걱정한 적은 없습니까’ 누구나 “입냄새가 나면 어떡하나”하고 불안해 했던 경험이 한두번은 있었을 것이다. 또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냄새가 난다는 핀잔을 듣고 기분이상한 것은 물론 상대방에게 냄새가 풍길까봐 조심스러워했던기억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서울대치과병원 정성창 교수(구강진단과)는 “입냄새는 공기가 폐로부터 입밖으로 나오기까지의 통로인 폐,기관지,인후부,비강,구강뿐만 아니라 소화기 등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면서 “그러나 입냄새의 90%는 구강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냄새는 성인의 절반이상이 겪는 흔한 문제”라고덧붙였다. 경희의료원 치과병원 홍정표 교수(구강내과)는 “입냄새의종류는 먹은 음식이나 앓고 있는 질환에 따라 다양하다”면서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아세톤 냄새가 나기도 하고 요독증인 경우 소변과 유사한 냄새가 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흡연량이 많은 사람들에게서도 특유의 냄새가 난다”면서 “입냄새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이유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입냄새가 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구취를 풍기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다른 사람이 직접 알려주거나 얼굴을 돌리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등 간접적인 행동을함으로써 눈치채게 된다. 전문가들은 입냄새의 종류를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첫째 구강및 신체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병적인 것이다. 둘째 아침에 일어난 직후 또는 뱃속이 비었을 때,월경기간중일 때,특정 음식물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생리적 입냄새’이다. 셋째는 주관적 입냄새이다.다시말해 실제 입냄새가 나지 않는데도 자신의 입뿐만 아니라 코나 귀 등 신체표면에서 악취가 난다고 스스로 느끼는 경우이다. 입냄새는 잇몸질환,충치,설태(혀의 뒷부분에 들러붙는 이끼 모양의 침착물),침분비 감소,구강내 궤양 등 주로 구강내원인으로부터 발생하므로 치료는 무엇보다 구강위생을 청결하게 하는 데서 시작된다. 특히 혀를 깨끗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혀를 청결히 하려면구토를 일으킬 수 있는 치솔보다 혀를 닦아내기에 적합하게고안된 ‘혀 세정기’가 바람직하다. 혀 세정기를 뒤쪽에서 앞쪽으로 3∼5회 쓸어내리는 방법으로 백태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구취를 발생하는 충치,잇몸질환,감염성 질환 등이 있을 경우 이를 없애야 한다. 식단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양파,마늘,파,고사리,달걀,무,겨자류,파래,고추냉이,아스파라거스,파슬리 등은 입냄새를 유발하는 식품이므로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단백,고지방식품들도 입냄새가 나게 하므로 필요량 이상 먹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대신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고 저지방 음식을 섭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침분비가 모자란다면 섬유질을 먹거나 무설탕껌을 씹는 등적절한 자극을 가하는 게 도움이 된다.침샘 기능에 이상이있다면 인공타액을 사용하면 된다. 구취의 원인이 소화기관 등 구강이 아니라면 관련 전문의의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유상덕기자 youni@. * 식사후 3분내에 꼭 칫솔질 해야. 식사후 반드시 3분이내에 치솔질을 하라. 당분이 입안에서 세균에 의해 젖산으로 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분30초에서 3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치솔질은 윗니를 닦을 때는 ‘위에서 아래로’,아랫니는 ‘아래서 위로’ 향하게 한다.칫솔모를 잇몸에 댄 뒤 잇몸부터이 방향으로 회전시키며 닦아 내린다. 같은 부위를 10∼20번반복해서 닦는다. 앞니 안쪽은 칫솔을 세워 닦는다. 씹는 면은 칫솔을 앞뒤로 움직이며 닦는다. 치아 구석구석과 혀,볼 안쪽을 충분히 닦는 데 보통 3분 이상이 필요하다. 최고의 충치예방책인 치솔질은 하루 세끼 식사 직후에 하고간식후에도 하는 게 좋다. 과일이나 채소 등 치아를 청소해주는 기능이 있는 섬유질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당분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치아 표면에 불소를 바르거나 불소용액으로 양치해도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김재승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치과 교수,백승호서울대 치과병원 보존과 교수〉유상덕기자 youni@. *“치아상실 원인 80% 차지”. 충치는 입안에 있는 뮤탄스균이라는 세균이 밥 등 탄수화물이나 설탕 등을 분해해 먹어치울 때 생기는 산에 의해 치아가 녹는 과정을 말한다. 앞니가 썩는 경우에는 눈에 잘 띄이지만 어금니는 소홀하기쉽다. 고려대 안암병원 권종진 교수(치과)는 “충치는 까맣게 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어금니를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홈과 구멍들이 많아서 이곳에 음식물이 끼이고 젖어있으면 충치를 식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치아를 상실하게 되는 원인의 80% 쯤이 충치”라면서 “최근에는 잇몸병에 의한 치아상실도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충치가 깊지 않아 신경까지 도달하지 않았을 때는 충치 부위와 치료비 부담 따라 아말감,금,레진,도재(도자기 재료의일종)등 가운데 선택하면 된다. 충치가 심해 신경조직까지 침범당한 경우는 신경조직 치료를 받은 뒤 금관(crown)을 씌워야 한다. 유상덕기자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23)제천 의림지 空魚축제

    아삭아삭 씹히며 입안 가득 감도는 향긋한 살냄새가 봄나물같은 공어회를 먹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북 제천 의림지에 가야 한다.입맛이 없는 사람들의 식욕을 돋우는데도 그만이다. 공어(空魚)는 30여년전까지만 해도 의림지에만 서식했다.수산자원 증식을 위해 80년대초 정책적으로 중국에서 수입돼대청호,충주호,소양호 등으로 이식,대량으로 잡히면서 빙어(氷魚)로 알려지게 됐다. 다른 곳의 다 자란 빙어는 15㎝나 돼 한 입에 먹기 부담스러운 반면 이곳 공어는 10㎝ 내외여서 횟감으로 제격이다.게다가 다른 지역보다 살이 더 투명해 뼈는 물론 내장까지 훤히 들여다 보인다. 공어는 2∼3월의 해빙기에 깊은 물속에서 수면 가까이 나와 자갈이나 모래,수초에 알을 낳는 일년생 물고기다.알을 낳은 어미는 죽고 알은 20∼40일이 지나 부화된다.그러나 4월이후로는 다시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좀처럼 구경하기 어렵다. 1년에 단 한번 공어회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10일 의림지일원에서 열린다.참가비는 없다.의림지는 교과서에도 소개된 것처럼 삼한시대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저수지다. 제천시와 제천 문화원(원장 宋晩培) 공동 주최로 6번째로열리는 의림지 공어축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이어진다.공어 낚시대회,공어 빨리먹기대회,공어 요리솜씨자랑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또 민속놀이 행사로 지신밟기,연 날리기,제기차기,윷놀이,널뛰기,투호놀이,지게 목발 걷기 등도 치러진다.청소년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이벤트 행사도 열린다.썰매타기와 퀴즈,청소년 댄스공연,모닥불 카페,페이스 페인팅…등등.이 가운데 모닥불 카페는 행사장 주변에 모닥불을 지펴놓고 고구마나 감자,밤 등을 자유롭게 구워먹을 수 있어 오손도손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끽할수 있다.오후 6시부터는 참가자들이 써놓은 소망문을 태우는 달집태우기 행사가 벌어진다. 제천 김동진기자 kdj@
  • 영덕 강구항 별미기행

    “자∼아∼아∼아아아” 먼동이 터오는 지난 3일 아침,경북 영덕의 강구항에 입찰시작을 알리는 경매인의 구호소리가 요란하다. 영덕 앞바다 왕돌잠에서 4시간을 달려온 대게잡이배 주변에 사람들이 그득하다.대게의 상품성을 열심히 훑는 장사꾼의눈썰미와 외지인들의 막연한 호기심이 교차한다. 다리 하나라도 잃을세라 조심스레 배에서 올린 대게를 포구 길바닥에 쫘악 펼쳐놓고 경매인이 왼쪽부터 가리킨다.“제일 큰 것 두마리” 경매에 응한 사람들은 행여 남들에게 들킬까봐 애써 감춘채 경매인에게 수신호를 보낸다. “6만5,000원.다음,좀 작은 것 열두마리”◆한마리 6만5,000원! 그 비싸다는 영덕대게가 6∼10월의 금어기를 거친 뒤,일년중 살이 가장 튼실하게 오른 제철을 맞았다.쫄깃한 속살은 물론,찬 밥을 넣어 10번은 비빌 수 있다는 게뚜껑밥은 군침을 흘리게 만든다.영덕대게가 대게 중의으뜸인 것은 역시 향.그윽한 뒷향이 입안에 오래 남아있다. 비싼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맨 오른쪽에 늘어 서있는 같은 모양의 대게는 달랑 3,000원.외지인들은 어안이 벙벙하다.소위 ‘물게’를 가려내는 경매인의 눈썰미가 대단하달 수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대게유통업자 이찬우씨는 “살이 꽉 찬 ‘박달대게’를 최상품으로 치는데 100마리 잡았을 때 2∼5마리 정도”라며 “그래서 ‘영덕대게 도소매해 돈 번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그는 곧바로 도소매업자조차 진품 영덕대게를제대로 가려내지 못해 속아 사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대게에 관한 진실과 거짓 대게는 흔히 ‘큰 대(大)’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게 아니다.이 게의 발이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에 주로 수출하는 걸로 대개 알고 있느나 왠걸,우리가되레 수입한다.흔히 ‘빵게’라 불리는 암게를 잡지 않는 일본인들의 준법정신에 새끼게 양식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그물 등 어구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도 큰 몫을 했단다.출어때 가지고 나간 그물은 비록 망가지더라도 바다에 버리지 않고 반드시 되가져 와야 한다.바다밑에 가라앉은 그물은 게등 어류의 서식지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대게만 1만5,000t을 포획한다.우리는 겨우 300t에그치고 있다.국내 수요를 대기도 급급하다. 지난 99년 한일어업협정으로 독도 근처의 대화퇴어장을 넘겨준 것이 결정타였다.그래서 금어기에는 대화퇴산을 수입해 먹는다. 쪄냈을 때 위아래가 모두 붉은 빛을 띠는 홍게에 비해 대게는 아래가 허연 빛깔을 띤다. 마침 포구에서 막쪄낸 홍게를 먹어보니 영덕대게와 맛차이가 별반 없다.향기는 조금 떨어졌다.식었을 때는 맛차이가확연하단다.이곳 사람들은 “막 쪄냈다면 굳이 뭐하러 대게먹느냐”고 한다. 대게의 뚜껑은 가로가 세로보다 더 긴 것으로 알고 있으나가로 세로가 신기하게도 똑같다.9㎝미만인 것을 포구로 들여오거나 빵게를 잡았다가는 그대로 ‘빵’(감옥)에 간다. ◆봄내 ‘물씬’ 해안도로 강구항은 일제때부터 영덕대게 집산지로 이름났다. 태백산맥과 똑같은 형태로 동해 바닷속 깊숙이 산맥같은 바위덩어리가 있고,이 가운데 영덕 앞바다 것을 왕돌잠이라 불렀다.이곳 깨끗한 모래바닥에 대게들이 산다.요즘 영덕대게와 한판 원조싸움을 벌이고 있는 울진대게역시 이곳에서 잡힌다 하니 ‘게들이 웃을 일’이다. 남획에다 그물 등 어구를 함부로 왕돌잠 부근에 버리고 오는 어민들 탓에 대게들이 독도쪽으로 많이 빠졌다.그래서 한때 이곳 경매장에선 1㎏짜리 대게가 7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단다.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로 뜬 이곳 강구항에는 갯내음 못지않게 돈냄새가 풀풀 난다.이곳의 다방만 60여곳.웬만한 도시 뺨치는 규모다.브라운관을 통해 보던 호젓한 포구를 그렸다가는 실망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조선시대부터 영덕대게를 드시고 싶어하는 임금님입맛을 맞추기 위해 벼슬아치들이 대게를 구하러 왔다갔다했다는 축산항과 강구항을 오가는 해안도로 21㎞를 훑는 재미는 쏠쏠하다.특히 영덕대게를 처음 진상했던 곳으로 알려진 차유마을 앞에 새로 만든 해상공원은 거친 바다와 봄기운,등대 등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손색없다. ◆‘대게만 있나’ 포항 구룡포와 함께 또하나의 원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게 과메기.옛날 선비들이 과거 보러갈 때 나뭇가지위에 던져놓았다가 낙방하면 내려와 술안주로 삼았다는청어 ‘숙성회’.찬 겨울바람에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만든이 안주감은 긴 겨울밤 출출한 속을 채우는 훌륭한 먹거리였다.과메기 생산 일성수산 (054)733-0600 청어가 요즘은 잘 안잡혀 주로 꽁치로 만든다.포항쪽이 기온이 올라가 과메기 산지로선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원조싸움의 골자.이밖에 오징어,물가자미,쥐치 등에 배와 야채를썰어넣은 뒤 육수와 초장을 부어 버무려낸 물회와 내장째 삶아낸 어린 오징어,흑산도 돌문어 등이 또한 입맛을 돋운다. 낚시터횟집 (054)732-5520 서울의 왕돌잠 광화문점(02-738-3331)과 여의도점,경기도성남시 분당점에서 영덕대게를 즐길 수 있다. ◆가는 길=두갈래 길을 생각할 수 있다.중부고속도로로 안동에 이른 뒤 진보를 통해 동해안 7번국도를 타는 것을 생각할 수 있지만 경부고속도로로 경주와 포항에 이른 뒤 영덕으로 빠지는 게 더 쉽다.둘다 6시간은 각오해야 한다.포항에서영덕가는 버스는 수시로 있고 포항공항에서도 강구행 버스가 있다. 포항의 또다른 자랑거리,내연산 입구에서 나와 강구항에들어서기 직전에 개인박물관으로선 꽤 규모가 큰 경보화석박물관이 있어 어린이와 함께 들를 만하다.(054)732-8655영덕 글 임병선기자 bsnim@
  • 서초 음식점 화장실 ‘3有3無 운동’

    서초구는 내년 월드컵 축구대회 등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관내 음식점을 대상으로 ‘3유3무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3유란 ‘화장지 비누 수건’의 상시 비치를,3무는 ‘미개방냄새 시설물고장’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서초구는 이같은 계획에 따라 우선 관내 민간건물중 다중이용 화장실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아울러 점검결과를 토대로 이 운동의 취지가 적힌 안내문을 배포하는 동시에 안내표지판을 영어 및 일본어,중국어 등 외국어로도 병기하도록 했다. 문창동기자 moon@
  • 눈길끄는 2권의 시집

    두 권의 시집이 눈길을 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장석주의 아홉번째 시집 ‘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세계사)은 자신의 삶에 대한 관찰과 기억을 일상의 구체적 풍경으로 그려내 보이는 변화를 보여준다.시인 스스로 “난삽하고 어려운 추상의 더께들을 털어내고 한결 쉽고 평이해진 언어들로 삶의 안쪽에 녹아 있는 삶의 비애를 그려내려”했다고 말한다. 솔기가 터진 옷 틈으로 비치는 맨살/너는 옷깃에 묻은 실밥 하나를말없이 떼어낸다/실로 아차하는 사이에 正品의 인생을 놓쳐버린 나는/작은 생의 기미에도/마음이 쓰라리다//오래 전에 저물어버린 등 시린 이 생을/용서하기로 한다/저 활엽의 잎들이 서둘러 노랗게 물든것은/누구에게나 용서가 힘들기 때문이다//(‘숲에서’의 부분)김광규의 시선 ‘누군가를 위하여’는 문학과지성사 시리즈 중의 하나로서 지난 75년 등단후 일곱권의 시집을 낸 시인의 88년부터 98년사이의 시편들을 묶었다.생활 속의 현실 체험을 쓴 시인의 ‘일상시’는 시의 쉬움 속에 사고의 복합성과 깊은 울림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빚 갚을 돈을 빌려주지도 못하고/승진 및 전보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아들딸 취직을 시켜주지도 못하고/오래 사귀어보았자 내가/별로쓸모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그는 오래 전에 깨달았고/나도 그것을 오래 전에 알아치렸다(…)만나면 그저 반가울 뿐/서로가 별로 쓸모없는친구로/어느새 마흔다섯 해 우리는/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쓸모없는 친구’)김재영기자
  • 현대여성의 자기정체성·욕망…

    재미있는 여성 소설 두 권이 나란히 나왔다. 여성의 개인으로서 자각과 결혼 제도 아래서의 자기정체성 문제 등을 다루는 여성소설은 현대소설의 기름진 텃밭이다.현대 여성의 상황이 문제점 투성이라기 보다는 여성으로서, 개인으로서의 자각이 전에없이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이청해의 ‘아비뇽의 여자들’(이룸)은 독자에게 여자들의 문제 있는 상황과 의식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를 준다.다섯 명의 여자를 그린피카소 그림에서 제목을 따온 이 소설은 2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에걸쳐 있는 다섯 여성의 삶을 이야기해준다. 이들은 서울 같은 동네에 살면서 수영 강습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는데 사연도 가지가지다. 20대 초반 예희는 공부에 소질이 없어 부모 사랑을 별로 받지 못하지만 밝고 건전한 성격으로 앞길을 헤쳐나간다. 29세 미조는 부모의헤어짐으로 원만하지 못한 성장기를 보내다 나쁜 운수까지 겹쳐 죄를 짓게 된다.자폐적인 상황에서 이해심 있는 남자를 만나는 행운을누린다. 36세 보인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활동적인 성격이나 아이가 없다.그러나 공허함에 짓눌리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사회활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47세 화서는 가정제일주의로 헌신하다 남편의 이중생활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삶에 절망한다.방황 끝에 개인으로서의 만족과 가정생활의 의무수행이 양립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를 실천한다. 53세 두자는 남편을 잃고 자식들도 품을 떠나고 폐경기에 처한다.남편·자식과 보낸 지난 생에 대한 회의가 심해지지만 건전한 여성으로서의 줏대를 잃지 않는다. 다수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만큼 피상적인 인상을 떨치지 못하고 제기된 문제가 적당한 선에 그쳐 쉽게 해결되곤 한다. 1948년생 여성작가의 여성소설은 통속의 냄새가 나지만 감상적이지않고,생각할 점이 적지 않으며,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힌다. 반면 한승원의 장편소설 ‘화사(花蛇)’(작가정신)는 경쾌함 대신둔중하고 불투명한 걸죽함을 선택하면서 묶임없이 사방을 휘젓는다. 첫 성 경험을 갈망하는 스물세살 여대생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인데,작가는 이야기의 야한 뼈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만 결코 천박하거나 경망스럽지 않다. 이 20대 여주인공의 갈망과 추구를 어떤 자유에의 본능,어떤 여성성의 육화(肉化)로 그리는 것이다. 39년생인 이 남성작가에게 줄곧 따라붙어온 ‘원시적이고 무의식적인 생명력을 샤머니즘적 의식을 통해 형상화한다,는 설명은 숨김이라곤 없는 주인공의 의식이나 간단치 않는 주변인물들의 언행과 잘 들어 맞는다. 작가의 입김과 주제의식이 소설 속에 너무 진하게 배어 있어 쉬운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겐 헤쳐나가기 힘들지만 성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으로 도덕과 파격 사이를 오가는 주인공의 방황과 열정은충분히 음미해 볼 만하다. 김재영기자 kjykjy@
  • [대한광장] 사람이 희망이다

    우리집은 마을버스가 다니는 동네에 있다.버스 정류장에서는 걸어서5분, 지하철에서는 10분 정도 거리인데 평지에 사는 친구에게는 그것도 고지대로 느껴지는지 그런 우리 동네를 산동네로 구분한다.새해를맞고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산동네를 오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부전시장을 다녀왔다.부전시장은 부산의 꽤 오래된 재래시장으로 우리 집에서 한 10정거장쯤 거쳐 오가는 마을버스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별다른 새해맞이도 없이 평소보다 좀 늦게 잠을 깬 설날 아침의 게으름 때문에 나는 새롭게 밝은 신사년에 큰 빚을 진 기분이었다.밤을꼬박 새우며 일출을 기다린 사람이나, 가족끼리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온 사람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성의 없이 새해를 맞이한 꼴인가.오랜만의 시장나들이는 그래서 이루어졌는데 새해 소망이나 다짐을 늘떠오르는 해에게 바치기보다는 내 정다운 이웃의 표정 위에 얹어 두는 것이 훨씬 합당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산동네 비탈길을 능란한 물고기처럼 헤엄쳐 가는 마을버스 운전기사는 택시와 노선버스 운전으로 젊은 날을 보낸 초로의 남자 분인데 좁은 골목길 급커브를 논스톱으로 달려가는 노련한 운전 솜씨도 그렇거니와 승객을 맞이하고 보내는 자세도 노장다운 데가 있었다.노인과시장 보러 가는 부녀자,학교를 오가는 학생으로 이루어진 단골 고객의 면면을 언제 다 익혔는지 한마디씩 꼭 말을 걸었다.그래서 10여명의 승객으로 이루어진 마을버스의 분위기는 다소 소란스러울 정도로활기에 넘쳤다. 이 마을버스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정류장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것은 제도권의 운행관습으로 보면 엄연한 규칙 위반이었다.구멍가게 앞에서 무슨 말인가를 노닥거리다가 그냥 지나쳐 가는차 뒤꽁무니를 따라오는 아낙네에게나,엉뚱한 곳에서 차를 세우는 노인네에게나 모두 관대해서 마을버스는 가끔 뒷걸음질을 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마을버스가 다니는, 경사와 굴곡이 많은 길은 산동네 사람들이 걸어온 생의 행로와도 흡사할 것인데 그 우여곡절의 시간들이 저런 왁자지껄한 날 것의 생명력을 선사했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그 사이에있으면 그 활력이내게로 전이되어 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중심이라고 믿던 평지의 일상에서 탕진한 에너지를 변방의 이 산동네 마을버스에서 충전받는 것이다.내일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고 여분이별로 없는 빠듯한 삶 때문에 오히려 그들의 삶은 아슬아슬한 박진감으로 충만하다. 부전시장은 오늘도 단돈 100원이라도 더 깎으려는 사람과 단돈 100원이라도 더 받으려는 사람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었다.언뜻 보면 시끌벅적한 예전의 난전 풍경이 사라진 한산한 모습이지만파는 이와 사는 이 사이의 억척스러운 실랑이는 여전했다.일사불란하게 가격표를 매겨 분류하고 판매하고 폐기처분하는 현대식 대형매장의 상품들에 비해 이곳의 상품은 자유롭고 여유있어 보였다. 생선을 이것저것 뒤적거려 놓기만 하고 그냥 가는 손님 뒷덜미에 대고 뭐라고 실컷 욕을 퍼붓는 50대쯤의 어물전 여자를 보며 나는 온몸이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그래 이것이야말로 사는 냄새가 아닌가.자신이 가진 것을 곱절로 부풀리려는 욕심 때문에 용쓰고 재간 부리는평지의 삶에 비해 이곳의 삶은 얼마나 생생한가.그리고 정직한가. 이 재래시장에서는 안치환의 노래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울긋불긋한 진열장에 내걸린 어떤 형형색색의 옷가지보다 사람의 표정이더 화사하며,잘 자라 윤기를 머금은 어떤 먹음직스러운 과일보다 사람의 체취가 더 달콤하다.맨살을 때리는 겨울바람을 이기고 있는 볼그레한 두 뺨은 새벽을 여는 태양보다 더 아름답고 위대하다.역시 사람이 희망이다. 최영철 시인
  • [오늘의 눈] 정치적 중립 훼손한 검찰

    96년 총선에서 안기부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받았던 정치인들을 조사하지 않겠다는 검찰의 ‘선언’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나’하는 비판과 자조적 푸념들이 검찰 안팎에서 들려온다. “아버지에게 용돈을 타면서 어디서 난 돈이냐고 묻는 아들도 있느냐”는 것이 수사 중단의 논리다.안기부 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이 자금의 출처를 몰랐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동안 오락가락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검찰은 4억∼5억원대의 거금을 받았거나 개인 용도로 쓴 사람은 최소한의 범위에서라도 조사하겠다고 공언했었다.그러다가 갑자기 180도 태도를 바꿨다.‘죄가 있다’가 ‘죄가 없다’로 된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움은 있다.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지않는 한 돈을 받은 현역 의원을 소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또현역 의원들은 제쳐둔 채 원외 인사나 전직 의원만 조사한다면 형평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사건의 핵심인 강삼재(姜三載) 의원의 체포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수감돼 있는 김기섭(金己燮) 전 안기부운영차장은 입을 여전히 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어려움 이외에 정치인 수사가 불러올 엄청난 파장을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처음부터 그같은 어려움을 상정하지 못했다는 것은이해할 수 없다.수사 초기에 철저한 진상 규명 의지를 피력한 것은다 허세였다는 말인가.더욱이 여론도 안기부 예산을 회수해야 한다는쪽이 우세했다. 정치인 수사 철회가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안기부 리스트에 나타나지 않은 여야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도 수사 포기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아직까지 정치인들의 명단이 들어있는 문건이 어디에서 유출됐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것은 정치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 뿐이다.수사 철회의 뒷면에서는 정치적 타협의 냄새가 풍긴다.그러나 검찰이 스스로 독립을 훼손하는 행동을 중단하지않는 한 검찰 바로서기는 요원하다. 이상록 사회팀 기자 myzodan@
  • [대한광장] 삼각산과 북한산

    ‘삼각산’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 본 것이 초등학교 때인가 싶다. 국어교과서에 실린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련마는/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라는 시조 때문이었다.병자호란 당시 굴욕적인 화의에 반대했다가 결국 청나라에 끌려가 곤욕을 치른 김상헌(1579∼1652년)이 지은 시조이다.김상헌이 포박되어 끌려가면서,서울쪽을 돌아보며 비통한 심정을 읊은것이다. 서울에서 청나라로 가려면 지금의 무악재를 넘어 구파발을 거치고,통일로를 따라 임진강을 건너 북상해야 한다.이 길에서 돌아보는 서울쪽 삼각산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웅장하다.하늘을 찌를 듯 또떠받칠 듯 솟아 있는 세 봉우리.백운봉·인수봉·만경봉이 있었기에,우리의 선조들은 이 산을 삼각산이라 불렀다.곧 서울을 지키는 진산(鎭山)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산 이름은 삼각산이었다.대부분의 서울 시민과 경기 일원 주민도 삼각산이라고 불렀다.70년대에는 삼각산과 북한산이 혼용되더니,80년대부터는 어느덧 북한산으로 통용된다.지금은어떤 등산객에게 물어도 ‘북한산 간다’하지 ‘삼각산 간다’고 하는 이는 드물다.본명은 사라지고 별명 또는 일명이 본명이 되어 버린꼴이다. 이것은 1983년 삼각산과 도봉산을 함께 묶어 ‘북한산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부터이다.삼각산의 역사와 지리적 배경을 도외시했거나,행정당국의 편의주의에 의해 산의 고유한 이름까지 달라진 결과를낳았다고 할 수 있다. 삼각산은 1,000여년 전인 고려 성종(993년)때에 이미‘삼각산’으로 정착되어 불렸다.그 이전 삼국시대에는 ‘부아악’이라고 했다.삼각산 기록이 처음으로 나오는 문헌은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이다.‘삼각산 이북도 또한 고구려의 옛땅입니다’라고 서희가 고려 성종에게 아뢴 말에서이다.또 목종9년(1006년)기사에도 ‘목종이 숭교사에 있던 현종을 삼각산 신혈사로 옮겨 살게 하였다’라는 구절이 나온다.뿐만아니라 고려 숙종때 만든 ‘삼각산 중흥사반자’명문,‘태고사 원증국사 탑비’의 비문,충혜왕5년(1344년)에 제조한‘중흥사청동누은향로’의 명문들에서 한결같이 삼각산으로 표기되어 있음을확인한다. 조선시대에 삼각산이라는 이름은 확고부동하게 정착된다.‘세종실록지리지’‘신증동국여지승람’‘동국여지지’‘여지도서’‘대동지지’등 역대 지리서와 ‘조선왕조실록’,여러 선비의 문집과 기행문에서 모두 삼각산으로 일관되게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본명이 돼버린 ‘북한산’은 어떤 역사적 근거로하여 이름붙은 것일까.‘비류와 온조가 한산(漢山)에 이르러 부아악에 올라가 살 만한 땅을 살펴보았다’라는 ‘삼국사기’백제기사의‘한산’이 그 효시가 된다.그러나 이 한산은 특정한 산이름이 아니라,백제 건국 당시의 ‘한강유역 일대’를 가리킨다는 것이 여러 사학자들의 설명이다.따라서 북한산은 한강이북 지역으로,남한산은 한강이남 지역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역사지리 연구가 김윤우씨는 그의 ‘북한산 역사지리’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백제 건국초에 고구려에서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남하한 비류와 온조등의 백제 건국집단이 한강유역 일대를 ‘한산’이라 일컫기 시작한 것으로…엄밀히 말해서 삼국사기의 북한산은 곧 ‘한강이북의한산지역’이란 의미의 말이다.’ 서울시가 펴낸 ‘서울의 산’에도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인다. ‘…한산이란 이름은 ‘삼국사기’‘고려사’‘세종실록지리지’등에 보이며,이는 한강·한수·한양·한성 등의 지명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서울의 옛이름은 한산·북한산·북한산성·북한성·한양등으로 기록되어 있다.북한산은 처음부터 산이름으로 붙여진 것이 아니라,서울지방 옛이름인 한산의 북쪽지역을 가리킨 지명에서 비롯된것임을 알 수 있다.’ ‘북한산’이라는 이름보다는 ‘삼각산’이라는 이름이 훨씬 더 정겹게 느껴진다.‘3개의 뿔로 된 산’이라는 뜻의 삼각산이,우리가 항상 바라보는 시각적 체험과 형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반면 ‘북한산’은 체험의 눈이 아닌 관념뿐이며,어딘가 사대주의적 냄새마저 풍긴다.도봉산에 등산하러 가면서도 ‘북한산에 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후세들이 행여 삼각산과 도봉산의 이름을 잃어버리지않을까 걱정된다. 이성부 시인
  • ‘냄새없는 김치’ 개발

    ‘종가집김치’ 생산업체인 ㈜두산식품BG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을 겨냥해 ‘냄새없는 김치’를 개발,특허출원했다고 11일 밝혔다. 회사측은 이 김치가 마늘,생강,파,고춧가루 등 기존의 양념을 사용하지만 ‘저발효취숙성법’이라는 새로운 발효공법을 통해 김치의 역한 냄새를 제거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또 기존 김치가 냉장 조건에서 보통 1개월 정도밖에 보존할 수 없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보존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5개월 동안 보존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두산측은 ‘냄새없는 김치’를 다음달부터 본격 생산,‘유산균이 살아 있는 건강식품’이란 컨셉으로 미국과 유럽등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문소영기자 symun@
  • 방학맞이 효과만점 요리교육

    “와! 신기하다.이건 뭐예요” “왜 오징어 눈이 다리에 있어요” 방학이면 으레 뒤떨어진 공부에 신경을 쓰느라 학원 등에 보내기 마련이지만 올 겨울에는 ‘요리’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부엌에는 불·칼 등 위험한 것들이 많아 꺼림칙하지만 엄마가 조금만 신경쓰면 어휘력 등 요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 10여년간 육아문제를 다뤄온 김은실씨(37·자유기고가)는 “초등학생 아들과 요리할 때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늘 아쉬워한다”면서“요리는 아이에게 대단한 흥미거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씨는 ‘일’인 요리와 ‘교육’을 위한 요리는 차이점이있으므로 요리를 통해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엄마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배추를 절일 때 “배추가 왜 쭈글쭈글하나요”라고 아이가질문하면 삼투압 원리를 설명해주고 깍두기를 썰면서 “기다란 무를자르니 원통형이 생기고,원통을 자르니 직육면체가 됐네”라고 말하면서 도형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또 연령별로 집중할 수 있는시간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한다.만3세는 5∼10분,만4∼5세는 15∼20분,만6∼8세는 30분 정도 집중할 수 있다.특히 3∼5세 때는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사용하고,6∼7세 때는 직접 손을 놀릴 수 있도록 해주며,8세이상은 의미와 과정을 설명해주라고 강조한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한다. ?팝콘튀기기 재료가 간단하고 방법이 쉽다.냄비에 버터를 넣고 녹으면 옥수수를 넣는다.노란 옥수수 알갱이가 하얀 팝콘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서 “양이 몇배로 많아졌을까” “어떤 냄새가 나지” 등의 질문을 던진다.이를 통해 옥수수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또 팝콘으로 공작놀이도 가능하다. ?찹쌀주먹밥 여러가지 모양을 빚으면서 절로 손의 근육이 발달하고창의성도 향상된다.요리가 완성된 후 자신이 만든 주먹밥의 특징이나 모양에 따라 이름을 붙이게 해본다. ?달걀찜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걀 요리중 하나다.달걀을 두어개 깨어넣고 아이에게 보여준다.그리고 흰자와 노른자가 완전히 풀어지도록저으려면 무엇으로 저어야하는지 묻는다.아이는 요리도구 중에서 젓가락,주걱,거품기 등을 선택할 것이다.각각의 도구로 젓게 하고 차이점을 말하게 한다. 또는 달걀을 깨 투명냄비에 넣고 불에 올려놓는다.응고되는 과정을지켜보게 하고,찜달걀 맛을 말하게 하거나 요리과정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게 한다.달걀찜은 고체와 액체의 차이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있게 해준다. 최근 ‘아주 특별한 교육,요리놀이 29가지’(리수출판사)라는 책을펴내기도 한 김씨는 “음식 맛을 볼 때 혀의 어느 부분에서 맛을 느끼는지를 실험해보거나 떡요리를 통해 떡의 역사를 설명하는 등 엄마의 노력에 따라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많아진다”면서 “주의할 점은 경단은 동글동글해야 한다거나 만두는 꽃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는등 고정관념을 주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