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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노 후보 전북TV토론/ ‘左右지간’ 매서운 색깔공방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대선후보 경선레이스를 재개한 뒤 28일 처음 열린 전북지역 TV 토론에서 이인제·노무현(盧武鉉) 후보는 각각의 사안에 대해 가시돋친 말을주고받으며 더욱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특히 이 후보가제기한 노 후보의 ‘이념성향’을 놓고 갑론을박(甲論乙駁)하는 등 매서운 설전이 펼쳐졌다. ●색깔 공방= 이 후보는 노 후보가 지난 88년 국회 대정부질문과 89년 현대중공업 파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자.”,“재벌총수와 일족의 주식을 정부가매수해 노동자들에게 분배하자.”고 주장했다는 자료를 제시하며,“시장을 부정하는 것은 공산주의 아니냐.노동자에게 분배하자는 게 되겠느냐.”고 노 후보의 정책노선을 ‘급진·과격’으로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지금의 내 생각과 같지 않다.”면서 “당시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억압받던 현실과 정부의자의적인 재벌 재편정책에 대한 비유적 상징 표현”이라고 일축했다.노 후보는 특히 “한두개 문구만 빼가지고 그후보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것은 한나라당이나 수구 언론이 써먹던 것인데,이 후보가 왜 이를 쓰느냐.”고 반격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국가보안법의 경우,당은 ‘점진적 개정’인데,노 후보는 전면철폐를 주장하고 있다.”며 “안보를 위협하는 국보법 전면철폐는 옳지 않다고 본다.”고주장했다.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는 주5일 근무제가 당론임에도 반대했고,북한상선이 영해를 침범했을 때 무력행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개별정책에서는 누구나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한편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색깔론은 낡은 개념이라고 본다.”며 이 후보에게 일침을 가했다. ●정계개편 배후론= 이 후보는 “노 후보가 난데없이 후보를 내던지고서라도 정계개편을 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매스컴 등에서 ‘일개 후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볼 때뭔가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파다하다.”면서 “연기가 있으면 불을 때는 것이고,그림자가 있으면 실체가 있는 것”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오래전부터 지역구도를 정책구도로 바꾸자고 말해 왔다.”고 일축한 뒤 “지난번 한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박지원(朴智元) 특보를 만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는 등 냄새만 피워놓고 싹 빠졌다.”며 “날짜만 짚어주면 알리바이를 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유종근 후보가 사퇴할 때 청와대 핵심실세의 협박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은 분명한 사실 아니냐.”고 주장한 데 대해선 노후보는 “근거가 없다면 근거를 조사하고,근거가 박약하면 박약하다고 말해야지,그것으로 국민을 선동해서야 되겠느냐.그것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자세냐.”고 역공을 취했다. 노 후보는 “연설에서나 토론에서 (이 후보가)공격하지않으면 경선 끝나고 난 뒤 (정계개편론을)제기하겠다.”며 이 후보에게 정계개편 논쟁 중단을 간접적으로 제의했으나,이 후보는 “(노 후보가)입장을 분명히 잘 정리하면 문제될 게 없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장외 공방= 두 후보는 TV토론이 끝난 뒤에도 기자들에게자신의 주장과 해명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가 너무 높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분이 국회에서,불법파업 현장에서 한 얘기를 그대로 한 것”이라며 “얼마나 무시무시한 내용이 들어있나.일개 국회의원이 그런 주장을 한다면 문제없지만,대통령 후보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노 후보는 “지금은 색깔로 이념 공세를 할 때가 아니다. 우리 당이 얼마나 색깔론으로 어려움을 겪었느냐.”며 이후보의 ‘색깔공세’를 비난했다.지난 88년 국회 대정부질문과 89년 현대중공업 파업 현장에서의 연설 내용에 대해선 “혈기방장한 초선시절 자유롭게 얘기한 것”이라며“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전주 홍원상기자 wshong@
  • 클로렐라 건강요리 맛보세요

    ‘녹색 피자·스파게티를 즐겨볼까?’ 건강식품 원료인 클로렐라가 신세대 인기 메뉴와 만났다. 클로렐라는 담수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건강보조식품 외에화장품·음료 등의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클로렐라를 넣어 맛과 색깔은 물론 건강까지 챙긴 요리들이 인기를 끌고있다.클로렐라 전문 음식점도 등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메뉴는 ‘클로렐라 케밥’.고대 터키·그리스에서 유래한 빈대떡 모양의 ‘또띠아’에 각종 야채와 고기,소스 등을 넣은 뒤 말아서 먹는 지중해식 요리다.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또띠아를 반죽할 때 클로렐라를 넣어 색깔과 맛을 더했다. 클로렐라를 넣어 밀가루 냄새를 없앤 ‘클로렐라 피자’도 인기다.‘클로렐라 스파게티’는 녹색의 쫄깃한 면발에 담백한 맛이 난다.이밖에 클로렐라를 첨가한 크레페(또띠아에 과일 등을 넣은 것)·아이스크림·음료수 등 20여가지 메뉴가 등장했다. ◆어디서 즐길까=서울 이화여대앞 패스트푸드점 ‘알리바바’는 유럽·중동 등에서 잘 알려진 케밥전문 프랜차이즈.케밥·스파케티·피자 등 10여가지가 넘는 클로렐라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특히 클로렐라 케밥은 양상추·토마토·브로콜리 등 10여가지 야채를 넣어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클로렐라 건강보조식품 전문업체인 ㈜대상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다.강대영 사장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케밥요리에 건강증진 효과가 있는 클로렐라를 접목시켰다. ”며 “간편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요리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02)393-1288. 김미경기자
  • 노무현후보 인터뷰/ “金자 냄새도 못맡았다”

    민주당 경선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2일 충남 당진에서 대한매일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이인제(李仁濟) 후보측이 제기하고 있는 ‘김심(金心·金大中 대통령의 의중) 음모론’과자질시비에 대해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라고 일축했다. 인터뷰는 민주당 당진 지구당사에서 서산으로 향하는 노 후보의 승용차 안에서 이뤄졌다. ■이인제 후보측이 ‘노무현 바람’의 배후에 김심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정치를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추한 얘기다.옛날에 당에서 자기(이 후보)를 도와줄 때는 당연한 것으로 이의제기도 안 해놓고 이제 와서….전혀 김심은 없다.‘김’자(字) 냄새도 못맡았다.없는 것을 들고 나와 주제로 삼는 것자체가 치사한 짓이다. ■이 후보가 김심 배후론 등 경선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중대결심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것 같다. 그 문제는 잘 모른다.아는 척도 하지 않겠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에 배후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정계개편은 오래전부터 한 얘기다.기자들 수첩에도 그대로 있을 것이다.자꾸 그런 얘기를 꺼내서왜곡하고쟁점화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지금은 노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했기 때문에 그때와는다른 뉘앙스로 해석되는 것 같다. 다르지 않다.내가 한 얘기를 식언(食言)할 생각도 없고,그렇다고 공방 재료로 삼고 싶은 생각도 없다. ■정계개편이 필요한 이유는. 국민의 정부가 어려워진 것은극심한 지역분열구도 아래서 몇몇 수구언론이 현 정부의 시책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졌기 때문이다.잘한 것은 하나도 없고 다 잘못했다는 식이니,어떤 정부가 배겨나겠나.그동안은나 혼자 그런 언론과 싸웠다.다른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회피하기에 급급했다.하지만 이제 혼자 힘으로는 안된다.그래서정계개편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 후보측이 노 후보의 재산문제 등과 관련,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해야 할 비판이 있고,하지 말아야 할 비판이 있다고 생각한다.품위를 유지해야 한다.지금 이 후보가 하는것은 정치적 자질이나 도덕성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근거 없는 색깔시비,인신공격이다.13대 총선에서 상대당 후보였던허삼수씨가 흑색선전한 자료를 토대로 공격하고있다.몇년전 주간조선에서 보도해 소송에서 내가 이긴 내용들이다. ■노 후보가 과거 변호사 시절 카센터 여사장과 스캔들이 있었다는 주장도 하는데. 허삼수씨가 얘기한 것과 같다. ■노 후보의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은 민주노동당 후보가 할법한 주장이라는 비판도 하고있다. 악의적인 쟁점화가 우려된다. ■노풍(盧風)이 거품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여러분이 더 잘알지 않느냐.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인정하고 있다.근거있는현상이다. 당진 김상연기자 carlos@
  • 황사 비상…전국 피해속출

    사상 유례없는 황사(黃砂)로 독감과 천식,폐렴 등 호흡기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국내선 항공기가 결항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서울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는 관측 사상 최악을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 경기, 충북, 대전, 충남, 경남지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대해 22일 하루 동안 휴교조치가 내려졌다. 전면 휴교조치가 내려진 곳은 서울·경기·충북·대전 등이며,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교하도록 한 지역은 충남과 경남 지역이다. 황사로 인해 휴교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황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휴교기간이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짙은 황사로 인해 시정(視程)거리는 서울 1.2㎞,강릉 0.2㎞,대관령 0.3㎞,목포 0.2㎞,울진 0.4㎞,포항 0.5㎞,광주 0.5㎞에 불과했다.때문에 부산·목포·속초·대구등 7개 지방공항과 김포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왕복 70여편이 결항됐다. 기상청은 “황사가 심해지면서 대기 중 규소나 철,알루미늄,카드뮴,납 성분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인체는 물론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고 항공기 엔진,반도체 등 정밀기계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황사는 올들어 중국 내륙지방에서 발생한 것 중 가장 강력하고,앞으로 2∼3일 이상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짙은 안개가낀 것처럼 대기가 뿌옇게 흐리고 먼지 냄새가 심하게 났다. 도심 행인이나 지하철 승객들은 “눈과 코, 목으로 먼지등 이물질이 낀다.”고 호소했다. 기상청은 “황사에 실려 한반도에 쌓이는 먼지는 15t짜리덤프트럭 4000대 이상 분량으로 4만 6000∼8만 6000t에 이른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내륙지역 삼림의 파괴와사막화가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 지역의 고온건조한 상태가몇년째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미치는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 중앙방송은 이날 “22일에도 황사가 예견되는만큼 호흡기 환자 등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가축질병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중앙방송은 “호흡기 환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건강관리에 특별히 관심을돌려야 하겠으며 축산부문에서는 집짐승들이 돼지역병을 비롯한 전염병이 생기지 않는가 잘감시하며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강조했다. 조현석 류길상 윤창수기자 hyun68@
  • [분필과 칠판] 청소년 금연 지도 사회 전체의 몫

    세계보건기구(WHO)는 얼마전 69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흡연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나아가 2003년부터는세계적으로 흡연의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담배통제 기본협약(FCTC)’이 발효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청소년 흡연율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어린 학생들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담배를 피기 시작해 몸 속에 끔찍한 독을 쌓고 있는 것이다. 담배에서는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2000여 가지나 검출되는 등 그 폐해가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이상이다.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세계에서 해마다 사망하는 사람은 400만명이나 된다. 책임은 어른들에게도 있다.사회가 청소년 흡연을 수수방관하는 사이에 아이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는 것이다.학생들이 학교 근처에서 삼삼오오 흡연을 해도 못본 척 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새해 들어 서울시교육청은 시내 모든 학교를 ‘절대금연지역’으로 선포했다.일선 학교에서는 비디오 교재,각종표어,포스터 등을 이용해 금연 교육을 하고 있다. 금연시범 연구학교로 지정된 우리 학교도 금연지도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하지만 주머니 검사를 하면 ‘인권 침해’,‘사랑의 매’로 다스리면 ‘구타’로치부하려는 경향이 있어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에서 흡연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또래 집단이다.상급생이 하급생에게 흡연을 강요해 소속감을 갖게 하거나 후배 학생에게 담배를 가져오도록 강요하기도 한다. 그래서 먼저 문제 학생의 또래 집단을 파악한 뒤 등하교시 소지품을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흡연 학생은 냄새를없애기 위해 반드시 껌,향수 등을 주머니에 준비하고 다닌다.라이터와 담배를 친구들끼리 나눠 갖고서 으슥한 학교구석이나 화장실에서 망을 보면서 담배를 피기도 한다. 학생들 중에는 아버지의 담배를 몰래 갖다 피우는 아이들도 있지만 정작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하면 까맣게 모르고있을 때가 많다. 청소년들의 금연 지도는 미취학 과정부터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흡연은 멋있는 게 아니라,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행위라는 생각이 뿌리내리도록 해야한다.어린 학생들을 담배 연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학교는 물론 사회가 힘을 합해야한다. 안청 서울 신림중 교감
  • 한강 취수장 3곳에 조류차단막

    서울시는 풍납·자양·구의취수장 등 한강 하류 3개 취수장에 조류차단막을 설치하고 분말활성탄 투입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봄가뭄으로 한강 수량이 줄어들고 수온이 높아짐에 따라조류 개체수가 증가해 수돗물 냄새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는 이에 따라 풍납·자양·구의취수장에 기존 오일펜스 외에 조류 유입을 막기 위한 차단막을 이달중 설치하는한편 여과보조제인 분말활성탄 투입량을 현재 5ppm에서 30∼50ppm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조류로 인한 냄새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간 염소투입시설을 따로 설치하고 2개반의 민·관 합동기술지원반을 구성,다음달부터 장마철까지 운영할 방침이다.기술지원반은 시설이 취약하거나 수질민원이 발생하는 정수장을 중심으로 현장진단 및 기술자문을 맡게 된다. 시 관계자는 “조류발생으로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면 끓여 마시고 욕실에서 샤워할 때는 환기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용규기자
  • 어른동화 들려주는 아버지와 딸

    부녀(父女)소설가 한승원(63)씨와 한강(32)씨의 어른을 위한 동화집이 나란히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한승원씨의 ‘우주 색칠하기’와 한강씨의 ‘내 이름은 태양꽃’.한승원씨가 어른 동화집을 펴내기는 지난 99년 ‘어린 별’에 이어 두번째이며,한강씨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기한 일이다.표제와 지은이를 미리 짝지어 살피지 않은 독자도 동화의 감수성만으로 예순 넘은 아버지의 글인지30대 딸의 글인지가 감잡히니 말이다.아버지의 ‘우주 색칠하기’는 멀찍이서 세상을 건너다보며 때로는 선문답처럼 삶의 이치를 귀띔해주는 여유가 넘친다.딸의 ‘내 이름은 태양꽃’은 또 다른 맛이다.생의 경이로움에 놀라는 청춘의 순수함이 대목대목에 배어 있다. “항상 가득 차 있기만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가득 차있기만 하면 썩는 법입니다.…채우는 일이 비우는 일이고비우는 일이 채우는 일입니다.”(‘우주 색칠하기’중) “땅속에서 눈을 뜨면,잠깐동안 보았던 세상의 기억이 얼마나 눈부신지 몰라.세상에는 바람이 있고,바람이 실어오는 숱한 냄새들이 있고,온갖 벌레들이 내는 소리들이 있고,별과 달이 있고,검고 깊은 밤하늘이 있잖아.”(‘내 이름은 태양꽃’중) ‘우주 색칠하기’는 별공주가 다도해에 있는 이별의 섬,침묵의 섬,수도자의 섬,우렁이의 섬 등을 돌며 여러 사람들과 뭇 생명들을 만나는 과정을 담았다. ‘내 이름은 태양꽃’은 작은 풀 한포기가 성장통을 앓으며 생의 경이로움에 눈떠가는 이야기. 두편 모두 사이사이 등장하는 담백한 삽화들이 동화를 곱씹는 재미를 더해준다. 황수정기자 sjh@
  • 남산·길동공원 자연체험교실

    싱그러운 새싹이 돋아나는 새봄을 맞아 자연을 체험·관찰할 수 있는 ‘특별학습 프로그램’이 시내 공원에서 펼쳐진다. 남산공원(753-5576)에서는 먹거나 약으로 쓰이는 식물 관찰,자생식물과 귀화식물의 구별법을 알아보는 남산 자생꽃 관찰교실을 다음달 13일부터 6월1일까지 매주 토요일(오후 2∼4시)마다 연다.여의도(761-4078∼9),보라매(832-0102),용산(792-5661)공원에서도 같은 기간동안 봄꽃 및 개구리 관찰교실을 마련한다. 또 길동자연생태공원(472-2770)은 지난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에 수질과 수서생물과의 관계,나무 열매의 쓰임새·맛·크기·냄새 등을 구별하는 오감체험교실,나비관찰교실,개구리체험교실 등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초등학생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며 전화나 인터넷(www.parks.seoul.kr) 등을 통해 예약해야한다. 교육비는 무료. 최용규기자 ykchoi@
  • 양화선씨 6년만에 개인전…조각으로 그린 자연의 풍경

    조각가 양화선(55)이 물과 나무,숲 등 풍경의 아름다움을묘사한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인다. 양화선은 13∼26일 서울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水ㆍ木-생명의 뿌리’전에 자연을 소재로 한 조각 24점을 내놓는다.‘풍경 조각’의 지평을 연 그가 1996년 이후 6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양화선은 80년대 후반,어린 시절의 고향 마을 산길과 흙담에 대한 기억이 서린 흙 냄새 물씬 풍기는 작품들을 보여주었고,90년대에는 산과 물,바람과 구름,물과 비 등 순환하는자연의 거대한 흐름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명의 근원인 물과 식물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회화의 중심에 있던 산수라는 개념을 조각적으로 재해석한 ‘산수기행’(山水紀行) 시리즈는 대상의 재현이라는 전통적 조각의 관심에서 벗어나 마음의 상태(心狀)를 묘사했다.특히 ‘산수기행-山上의 호수’는 “어린 시절 산을 몇 개 넘어 발치에 외갓집이 있는 동네가 보이는 산 중턱에서만나는 옹달샘은 내게 가장 맑고 달콤한 물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물에 대한 그의추억과 연결돼 있다. 양화선의 산수기행 시리즈는 현실의 공간을 탐험하거나 관조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과거의 분절적(分節的) 경험을 형상화한 것이다. 인류에게 상상력의 근원 가운데 하나가 돼온 ‘물’은 남편(조각가 전국광)의 생명을 앗아간 죽음의 이미지와도 연관되면서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다.양화선과 같은 길을 걸었던 남편은 1990년 8월 경기도 양평 한강에서 가족과 함께 물놀이하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번 출품작은 작가가 세월이라는 물결에 아픔을 씻고 일어서고 있음을 보여준다.‘조각으로 그려낸 풍경화’라는 평가에 걸맞게 신선한 자연의 이미지가 생동하는 봄기운과 함께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진다.(02)736-1020. 유상덕기자 youni@
  • 할머니와 손자의 귀막힌 동거 ‘집으로‘

    ‘미술관옆 동물원’을 연출했던 이정향 감독의 두번째 장편 ‘집으로…’(제작 튜브픽처스·4월5일 개봉)는 까맣게잊었던 향수(鄕愁)를 일깨우는 영화다. 어린 시절 시골 운동회날 까먹던 도시락 맛이 나는듯 싶다. 요란한 찬 얼마든지 곱씹을 맛을 내주던 소박한 도시락말이다.그리고 기어이 사람살이의 근본을 더듬게 만드는,그런 영화다. 본격적인 영화감상에 들어가기도 전에 여감독의 뚝심에 새삼 놀라워진다.77세 산골 할머니와 7세 소년이 주인공인 영화라니.충무로에 돈줄이 넘친다 한들 흥행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멀어뵈는 이야기 소재에 흔쾌히 뒷돈을 대겠다는 제작사가 있었을까도 싶다. ‘미술관 옆 동물원’이 그랬듯 이번 역시 감독은 시나리오까지 직접 썼다.사람사는 냄새를 오롯이 스크린속에 옮겨담기 위해 단 한명의 스타도 끌어들이지 않았다. 털털털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에 일곱살 상우(유승호)가 타고 있다.장에서 돌아오는 촌사람들의 왁자한 웃음바다 속에서 게임기를 열심히 두드리고 앉은 아이의 표정에는 짜증이역력하다.뭔 사정이 있는지 엄마는 혼자 사는 외할머니(김을분)에게 상우를 맡기러 가는 길이다. 영화는 보기 민망할 만큼 초라한 굴피집 한채를 주요공간으로 삼았다.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일흔일곱살의 할머니에게 상우의 첫 반응은 막돼먹었다 싶게 함부로다.“더러워.”“병신,귀머거리.” 할머니가 김치를 찢어 밥위에 올려주면 매몰차게 퍼내버리던 녀석이 한밤중 화장실이 급해질 땐 할머니가들이미는 요강에 뻔뻔하게 잘도 ‘볼 일’을 본다. 영화 포스터는 두사람의 만남을 ‘귀막힌(?)동거’라 표현했다.정말이지 소통이 잘 될 까닭이 없는 이들의 동거는 상우의 일방적인 까탈로 내내 불안하다.하지만 영화는 관객을불안하게 만들진 않는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야 반대편 꼭지점에 맞선 듯하지만,휴먼드라마의 ‘관성’상 끝내는 화해로 접점을 찾아갈 거란 것쯤 눈치못챌 리 없기 때문이다.게임기 배터리를 사겠다고 할머니의 은비녀를 몰래 뽑아 구멍가게를 전전하고 마루위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상우.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 먹고 싶다는손자에게 장대비를 맞아가며 생닭을 사와서는 닭백숙을 고아주고마는 할머니.도통 ‘사인’이 안맞는 동거를 보면서도 관객들은 걱정 대신 웃음을 퍼올릴 게 분명하다. 두사람의 관계는 70세의 나이차만큼이나 단절된 과거와 현재의 상징이다.상우의 롤러스케이트와 시골집 돌마당,켄터키 치킨과 닭백숙만큼이나 멀던 둘의 거리는 영화가 끝날 즈음 거짓말처럼 좁혀져 있다. 감독이 사랑을 풀어내는 방법에는 일관성이 있다.‘미술관옆 동물원’에서도 여주인공(심은하)은 이렇게 되뇌었었다. “한번에 푹 젖는 게 사랑인 줄 알았더니 서서히 젖는 거였구나”라고.상우도 그걸 알게 된다.그런데 그 사랑이란 게이번엔 막판에 홍수가 나도록 젖고만다. 할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도시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 상우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군다.시사회장에서 훌쩍거리는소리가 덩달아 들린 대목이기도 하다. 황수정기자 sjh@
  • 독자의 소리/ 배달음식 빈그릇 방치 보기 고약

    사무실이나 가정 등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음식을 먹고난 후 빈그릇의 처리 모습을 보면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릇을 설거지까지해 깔끔하게 내놓거나 최소한 음식물이 보이지 않도록 종이에 잘 싸서 내놓는 사람도 있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심지어는 그릇에 담뱃재와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이쑤시개를 잔반과 함께 배출하는사람도 있다. 그리고 빈그릇을 사무실 출입문 앞이나 대문밖에 두기 일쑤인데 음식점에서 회수해 갈 때까지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어 보기에도 좋지 않고 냄새까지 나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심지어 개,고양이,쥐들이 음식물을 뒤지는 경우까지 있어 위생에 문제가 많다.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자기가 편한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도 배려하는성숙한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송재하 [대구시 수성구 만촌1동]
  •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큰불

    11일 오후 6시30분쯤 충남 금산군 제원면 명암리 433 ㈜한국타이어 금산공장(대표이사 조충환·60)에서 불이 나밤새 화염을 내뿜었다. 불은 4개동의 공장건물 가운데 2동의 타이어 정제공장 2층 가열실에서 발생했다. 불을 처음 본 직원 이남수(32)씨는 “4층짜리 공장 건물의 2층 천장에서 고무타는 냄새와 함께 심한 연기와 불길이 솟구쳤다.”고 말했다. 이날 불로 건물 1층 고무 저장실과 2층 가열실 등 1만여㎡가 밤새 모두 탔으나 다행히 인근 2∼3m에 위치한 다른3개동의 공장건물에는 불길이 번지지 않았다. 이 불로 직원 손성근(36·현장반장)씨가 연기에 질식돼인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김환(27)씨와 박준보(39)씨 등 직원 2명도 진화과정에서 찰과상 등을 입었다. 불이 나자 대전과 금산 등지에서 펌프차 30대,특수차 10대 등 48대의 소방차와 소방관·경찰 300여명이 출동해 밤새 진화에 나섰으나 공장내에 저장된 고무 등 인화성 물질에서 발생하는 유독성 가스로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이날 불이 타이어 원료인 고무를 정제하는과정에서 고열의 고무원료가 주변의 인화성 물질로 옮겨 붙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공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금산 이천열기자 sky@
  • [건강칼럼] 여성을 괴롭히는 ‘병 아닌 병’

    언젠가 필자는 남성 노인들의 전립선 비대증에 대하여 글을 쓰면서 이런 말을 한 기억이 난다.“전립선 비대증은 질병이 아니며 일종의 노화 현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치료하는 이유는 배뇨곤란이라는 생활의 불편함 때문이지우리의 생명을 위협해서가 아니다.”라고 했다.이런 종류의질환 즉 우리의 건강에는 지장이 별로 없지만 생활에 불편을 줘 치료해야 하는 병같지 않은 여성들의 병이 ‘요실금’이다.요실금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하기 전 반드시 어떤 것인지 원인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방광 신경과 방광 근육이 아주 망가져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여 소변이 넘쳐 흐르는 것도 외형적으로는 요실금으로 나타나고,그반대로 방광 신경이 과도하게 긴장해 예민하게 된 경우도겉으로는 똑같은 요실금의 증상을 보인다. 이번에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실금은 어머니가 되기 위하여 필연적으로 거쳐야하는 ‘출산’이라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어쩔 수 없이 얻어지는 여성들의 ‘복압성 요실금’이다.하늘이 노랗게 되어야 아기를 낳을 수있다는 무서운 산고를 거쳐 옥동자나 귀여운 공주만을 얻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불행하게도 요실금이라는 원하지 않는 합병증도 함께 얻게 되는 것이다. 요실금이란 한마디로 본인의 의사와는 아무 관계없이 기침,재채기,운동,웃음 등으로 복압(아랫배에 힘이 들어 가는것)이 증가하면 소변이 저절로 새어 나와 팬티를 적시게 되는 것이다. 현대 생활이 복잡해지면서 그만큼 여성들의 사회 활동도많아졌다.건강 달리기,훌라후프,에어로빅 등은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지만 요실금 환자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부부성생활 중에도 요실금이 일어나서 부부 생활을 거부하기도하고 한 여름에도 패드를 차야하기 때문에 자기 몸에서 불결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여 여러 사람들과의 모임에 나가기를 꺼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성들에게 필자는 말하고 싶다.“그것은 여성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닙니다.어머니라는 위대한 훈장에 뒤따라온 영광의 상처입니다.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질병입니다.가족 그 어느누구에게라도 떳떳하게 말하고 치료받을수 있는 권리가 있는 병입니다.”하고 말이다. 치료는 요즈음 아주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아주 초기에는운동요법 등 보존적 방법으로 호전될 수 있다.초기가 아닐때는 역시 수술적인 치료법이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수술의기본적 원리는 방광과 요도가 연결되는 부위에 출산으로 없어진 문지방을 다시 만들어 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장성구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사라지는 것을 찾아] 소 쟁기질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소치는 아이놈은상기 아니 일었느냐.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봄을 맞는 농촌의 풍경을 노래한 조선 후기의 문신(文臣) 남구만의 시조다.여기서 보듯 밭갈이는 봄을 맞은 농촌의 대표적 풍경화였다.농부가 소몰이 쟁기질로 묵은 땅을 갈아 엎으면 어느새 나타났는지 노고지리(종달새)가 벌레를찾아 연신 깡총춤을 추며 우짓는 장면이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연출됐다. 하지만 이런 목가적인 풍경화도 이제는 기억속의 잔상으로만 이어질 뿐 실제로는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 원래 3월이 되면 소 치는 아이뿐 아니라 허리 굽은 촌로도 일찍 일어나야 했다.겨우내 차가운 날씨에 얼어붙은 논과 밭에서 돌멩이를 주워내며 슬슬 농사일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여섯살배기 누렁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광 속에 넣어둔 쟁기를 손질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쟁기는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았던 우리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없어서는 안될 농기구였다.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농촌 하면 소 쟁기질하는 농부가 연상됐고 이는 동양화에도 곧잘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다. “이랴 이랴,워어 워어” 신기하게도 소는 이 소리만 들어도 쟁기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고 멈췄다.겨우내 묵혔던땅은 쟁기질로 땅을 갈아엎어야 땅심이 살아난다.얼마 전만 해도 산 발꿈치 다락논에선 소를 앞세운 논갈이가 경운기보다 훨씬 나았다.밭에 콩과 팥을 심는 촌로도 호미질을 하기 전에 누렁이의 쟁기질을 필요로 했다. 소 쟁기를 많이 사용하던 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청량골에도 이제 쌀농사에는 경운기가 동원된다.기껏 콩·팥·고추 등을 심는 밭농사 정도가 소쟁기의 몫이다.그래서이 마을 50가구중 농사를 짓기 위해 소를 키우는 집은 손을 꼽을 정도다. 청량골 김장수(71) 할아버지도 40년 이상 소 쟁기로 농사를 지었으나 3년전에 소를 팔아버렸다.나이들어 소여물을챙기는 것도 여간 힘에 부치지 않는데다 2000평 남짓한 밭에 농사를 지어봐야 겨우 자신과 할머니 두 식구 먹고 살기에도 빠듯해서다. 김 할아버지는 “그래도 누렁이가 쟁기로 갈아 엎은 밭에서 나는 흙냄새를맡으며 봉초 담배 한대를 말아 피우던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며 지긋이 눈을 감는다. 한찬규기자 cghan@
  • [대한포럼] 주부들이여, 자린고비가 되자

    시어머니든 친정 어머니든 노소가 한 집에 살면서 겪는가장 많은 갈등은 냉장고 문제다.노인들은 남은 음식을 어지간하면 버리지 않아 먹다 남은 생선토막,옆집 이사 떡,하다 못해 아이들이 비벼 먹다 남긴 밥까지 냉장고속에 밀어 넣는다.이 때문에 주부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특히 상대가 시어머니인 경우는 더 하다.문이 잘 닫히지 않을 정도로 들어찬 올망졸망한 비닐봉지들 때문에정작 중요한 것을 넣으려 해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더질색인 것은 며칠이 됐는지도 모르는 찌개 냄비 때문에 냉장고에 밴 된장 냄새다. 젊은 주부들은 노인들의 이 자린고비 습성이 오히려 비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전기세 많이 나오고 냉장고 수명도짧아지고,거기다 음식이 상하기라도 하면 배보다 배꼽이더 커진다고 보는 것이다. 주부들의 이같은 생각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치임을 확인해 주는 정부발표가 나왔다.지난 한해 우리나라 국민이 먹다 버린 음식 쓰레기가 무려 404만 8000t이나 되고 이 음식 쓰레기로인한경제손실이 연간 8조원이니 15조원이니 하는 통계가그것이다.8조원이든 15조원이든 우리가 한 해 식량수입으로 지출하는 돈 9조 5420억원,자동차 수출액인 14조 5600억원과 비교하면 정말 아깝지 않은가.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음식 버리는 것을 금기로 알았다.그것은 내가 버리는 밥 한톨이 다른 사람의 입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가 아니라 밥알 하나에 들어간 농부의 피땀,쌀 한톨에 담긴 태양과 바람과 물,그리고 대지의 섭리를큰 은혜로 생각했다.그래서 밥알 하나 버리는 것을 배은으로 여겼다.물론 한 쪽에서 굶주리는 사람이 있는데 밥알하나라도 소홀히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도덕적 의무도 있다.행정자치부가 4000만 인구가 먹다 남긴 쓰레기가2000만 인구의 주식보다 많다며 북한의 주식 소비량 394만 9000t을 소개한 의도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그러나 북한의 주식량은 쌀·보리·감자·고구마 등 곡류만 집계한 것이며 부식은 포함시키지 않아 둘을 맞비교하는 것은 옳은대비법이 아니긴 하다. 남아 도는 쌀을 제공하는 것도 ‘퍼주기’ 시비가 많은판에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릴 필요도 없이 극내에서도 끼니를 걱정하는 인구가 16만명이나 되고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30%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음식 쓰레기는 이웃에대한 도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음식 쓰레기는 종류별로 채소류가 214만 5000t(53%),어육류 117만 4000t(29%),곡류 52만 6000t(13%),과일류 20만 3000t(5%) 등이다.그런데 채소나 생선 쓰레기 대부분은 조리 전에 버린 쓰레기다.김치를 담그면서 겉잎을 잘라낸다거나 생선 요리를 하면서 머리를 잘라 버리기 때문인데 이야말로 버리지 않아도 될 것들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다.그러나 행자부 통계에 의하면 음식 쓰레기는 사료(30.2%)·퇴비(26.4%) 등 재활용률이 56.6%에 그친다.나머지는 국민 세금으로 처리하는데 그 비용이 연간 4000억원이다. 그러나 재활용에는 한계가 있다.따라서 음식을 버릴 필요가 없는 음식문화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하루 음식 쓰레기는 250g으로 미국 230g,프랑스230g,독일 170g보다 월등히 높다.우리보다 소득이 높고 외식이 더 많은미국이나 프랑스보다 더 많은 음식을 버리면서 이를 소득의 증가에 따른 낭비성 식생활 습관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해결의 열쇠는 뭐니뭐니 해도 주부들의 손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 50%가 음식 쓰레기이고우리나라 음식 쓰레기 53%가 가정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는가.주부들이여,다른 건 몰라도 냉장고만은 노인들의 자린고비 정신을 배우자. 김재성 논설위원jskim@
  • [2002 길섶에서] 봄의 울력

    벌써 봄인가? 고궁의 인파 속에 반바지 차림이 보인다.그러고 보니 까칠까칠하던 나뭇가지에서 물기가 보인다.바람결에 봄 냄새가 묻어 난다.그래서 훈풍이라고 하나보다. 아침 밥상에 달큼한 냉이국이 올라왔다.노친네 말씀으로는벌써 재래시장에 (자연산)냉이가 나왔단다. 내일은 당신도소쿠리 들고 마석으로 가 친척도 만날 겸 냉이를 캐 올 참이란다. 언 땅을 헤치고 새싹이 나오는 이치는 아무리 봐도 경이롭다.함석헌 선생은 “봄을 기다리는 씨알의 꿈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래서 “죽은 것 같은 씨알은 실상은 자는것”이라 했고 “그냥 자는 것이 아니라 꿈꾸는 것”이라했다.그리고 그 꿈을 ‘꿈틀거림’으로 풀었다. 그런데 씨알의 꿈틀거림만으로 새싹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김훈이 자전거 여행중 어떤 촌부로부터 배운 바에 의하면“싹이 올라올 때가 되면 땅이 틈을 열어 준다.”는 것이다.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성글어지는 것인데,겨자씨 하나 싹틔우기 위해 벌이는 봄의 울력 앞에 머리가 숙여진다. 김재성 논설위원
  • 새 시집 ‘나무’출간…섬진강 시인의 천진한 언어들

    ‘섬진강 시인’ 김용택(54)씨가 ‘그 여자네 집’(1998년) 이후 4년만에 새 시집 ‘나무’(창작과 비평사 펴냄)를 냈다. 4년이란 세월에 시인은 변했을까.5년을 붙박이로 교편을 잡아온 전북 임실군 운암면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를 떠나,새학기부터 인근 덕치면의 덕치초등학교로 전근가는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 8번째인 새 시집에도 여전히 꾸밀 줄 모르는 순진한 그만의 언어들로 가득차 있다.모두 25편이 실린 이번 작품의 특징은 몇 쪽씩 이어지는 산문시들이 자주 눈에 띈다는 점이다. 방학을 맞아 찾아간 홀어머니의 시골집에서 방 구들을 벗삼아 써내린 시어들은 ‘세한도’라는 제목으로 엮였다.장장 13쪽 짜리다. 문학평론가 남진우씨의 평문처럼 그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때는 역시 천진한 언어로 농촌공동체의 훼손되지 않은삶을 그리는 대목들에서다.포크레인에 찍혀 앞산 소나무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면 시인의 속은 꺼멓게 탔다.‘너거들정말 그렇게 아무 곳이나 올라가 파고,뒤집고,자르고,산을부술래 이 염병 삼년에 땀도 못 나고뒈질 놈들아.’(‘세한도’에서) 그렇다고 섬진강 시인이 봄내 풀풀 피어나는 강변의 서정을 전해주지 않을 리도 없다.‘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서 있었지/봄이었어/나,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나무’에서) 유년의 속살같은 추억담도 고집스레 붙들고 있는 소재다.‘어머니는 동이 가득 남실거리는 물동이를 이고 서서 나를 불렀습니다/…용태가아,밥 안 묵을래/저 건너 강기슭에 산그늘이 막 닿고 있었습니다’(‘이 소 받아라’에서) 이내가 깔리는 시골마을의 해질녘,금방이라도 밥짓는 냄새가 코끝에 훅 끼쳐올 것만 같다. 황수정기자 sjh@
  • 泰 방콕서 한국인 토막시체

    [방콕 연합] 태국 방콕 시내에 있는 수티산 LA맨션에서 한국인 이동유(32)씨가 머리와 팔,다리가 토막난 상태로 소형 여행가방 3개에 나뉘어 담겨진 채 27일 오후 3시쯤 발견됐다. 수티산 경찰서에 따르면 이웃 주민이 이씨의 집에서 썩은냄새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지난 1월 25일 이 아파트에 대만여권을 제시하고세든 것으로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의사들의 임시검진 결과 3일전쯤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티산 경찰서는 “이씨가 죽기 전 아파트에서 여러차례 다투는 소리가 들렸으며, 태국 여성이 자주 들락거리는 것이 이웃에 의해 목격됐다.”고 밝혔다.
  • ‘생체 인식’ 21C 산업판도 바꿀 꿈의 기술

    국내 생체인식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일반인들에게는 생소했던 생체인식산업은 ‘패스21’(지문인식업체)사건이 터지면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하지만 기술력이 떨어지는 기업이 ‘로비’를 통해 사업을 확장했다고 해서 업계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퍼졌던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실상은 좀 다르다.미국 등 선두주자에 비해 출발은10년 가까이 늦었지만 현재 국내업계의 기술력은 선진국에 1∼2년 뒤지는 수준까지 쫓아갔다.원천기술을 지닌 업체도 날로 늘고 있고 수출비중도 절반 가까이나 된다.연평균 200%이상의 매출 성장세도 지속하고 있다. ■생체인식시스템이란?= 사람마다 고유한 신체의 특정부위를인식해 보안장치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별도의 암호를 외울 필요도 없고 신분증을 분실하거나 위·변조를 걱정하지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다.기업체의 출·퇴근관리 시스템,아파트의 도어록장치,온라인 뱅킹 등 실생활에 적용되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것이 지문인식이며,그밖에 얼굴,눈동자,손,혈관,음성인식을 비롯,냄새,체온 등 응용분야가 넓다. 최근에는 ‘지문+눈동자’,‘지문+음성’ 등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이 결합되는 추세다. ■선진국에 비해 기술은 뒤져= 국내 생체인식업체는 95년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현재 50여개사에 이른다.본격적으로 시장이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이며 업체별로 매출이나 기술력 차이가 크다.현재는 지문인식분야의 니트젠과휴노테크놀로지 등 4개 정도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문인식분야가 전체 국내 시장의 60%이상을 차지하며 세계적으로도 이 분야가 전체의 45%로 가장 많다. 생체인식분야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도지만,정맥인식 분야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생겨나고 있어 본격적으로 상용화에 들어가면 전망이 특히 밝다. ■매출 성장세 지속= 국내 업체는 연간 매출액 규모면에서 2배 이상의 성장을 해오고 있다.업체 평균 매출액은 98년 3억9000만원,99년 8억8000만원,2000년 18억9000만원으로 해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전체 매출액은 올해는 1835억원,내년은 3627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국내 비중보다 수출에 주력해 올해안에 수출비중이 50%를넘어설 전망이다. ■왜 뜨나?= 출입 통제,근태 관리를 비롯,컴퓨터 보안,원격교육,전자상거래,정보 보안 등과 같이 적용분야가 많다.이용자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앉자마자 얼굴인식 등을 통해 운전자에 맞추어 백 미러나 의자가 자동으로 조절된다거나,등록되지않은 사용자의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등 ‘도난방지’ 역할도 가능하다. 그동안은 도어록 등 출입통제 시스템과 관련된 물리적 보안에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부분에 적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98년 8%에 불과했던 컴퓨터 부분의 적용 비율은지난해 32%로 높아졌고 올해는 물리적 접근제어 분야를 앞설 것으로 예측된다. ■옥석가리기 필요= 유망한 분야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도새로 뛰어드는 업체들이 많이 늘었지만 반대로 한해에도 3∼4곳씩 문을 닫는 곳이 생기고 있다.업체별로 기술수준도 천차만별이라 수요자 입장에서는 시스템을 구입하려고 결심해도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패스21의 경우도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실제 매출은 늘지않아 업계에서는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였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업체마다 기술력에 대해 ‘세계 최초…’운운하며 ‘뻥튀기’가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원천기술도 밝히지 않는 상황이라 진위를 밝히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런 지적이 계속나오는 점을 감안해 올해안에 생체인식 업체들의 기술력수준을검사해 등급을 매기는 식으로 확실한 ‘옥석가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잠재 가능성은 높다= 생체인식업계는 2000년부터 붐이 일었고 지난해 미국 ‘9·11테러’로 보안의식이 높아지면서 호황을 기대했다.그러나,지난 연말 국내에서 터진 ‘윤태식게이트’ 파문으로 다소 위축된 상태다. 다만 올 들어서는 지문센서 등의 가격이 10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원천기술개발은 늦었지만 상용화기술에서는앞서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ETRI 생체인식 연구팀 정용화 팀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끈기있게 연구해야 하는 특성이 한국인의 기질에 잘 맞는 만큼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씨줄날줄] 일본 선술집

    우리나라의 선술집과 비슷한 일본의 서민형 술집은 이자카야(居酒屋)다.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 부근에 몰려 있는 이자카야앞에는 빨간 등(아카초칭)이 매달려 있고 문에는 노렌(暖簾)이 걸려 있다.빨간 등이 간들간들 흔들리고 생선이나꼬치를 굽는 냄새가 솔솔 풍기면 일 마치고 귀가하는 회사원과 서민들은 ‘딱 한 잔’이라며 서로 눈짓을 보내게 된다. 일본인들은 통상 맥주 한 잔을 같이 걸친 뒤에 소주든,정종이든,위스키든,맥주든 각자 먹고 싶은 술을 골라서 먹고 싶은 대로 마신다.잔을 돌리지 않고 다른 사람 잔이 줄어들면 첨잔해 준다.이자카야의 또 하나의 특징은 안주를 조금 준다는 점이다.대신 가격이 저렴하고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다.나올 때는 나눠내기(와리캉 割勘)를 한다.요즘은 김치나 김치볶음밥 지짐 등 한국 음식을 준비해 놓고 있는 이자카야도 늘고 있다.적당히 먹고 마시는 데 1인당 3000∼4000엔이면 중급 이자카야에서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처음에는 안주가 작은 접시에 나오면‘먹으라는 건지 보기만 하라는 건지.’라며 영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또 나눠내기의 어색함이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하지만 익숙해지면 서로 부담없이 ‘딱 한 잔’을 권할 수 있고,자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쓸 만한 관습이라는 생각이 든다.주인장이 특색있는 안주거리와 손님들관심을 끌 만한 대화거리를 준비해 놓고 있으면 금상첨화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자카야 안은 수수한 분위기 속에대화가 무르익어 가는 일종의 광장이 된다. 때문인지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여기저기 ‘이자카야’라는 이름을 붙인 술집들이 유행이다.지난해 중소기업연구원은 소자본 유망창업 아이템 10가지 가운데 일본식 주점이자카야를 선정했고 프랜차이즈 전문 컨설팅업체 체인정보도 2002년 유행할 프랜차이즈 업종에 이자카야를 포함시켰다. 일본을 방문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서민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고 해,환영만찬이 끝난 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총리 관저 부근의 이자카야에서 ‘2차’를 했다고 한다.좁은 자리에 덩치 큰 미국인들이 앉아있으려면 조금은 불편했겠지만 미·일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다짐하는 데는 안성맞춤의 장소였을 게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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