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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보고서도 패션시대 - 50여社 천편일률적 형태 탈피, 튀는제목·내용 시선끌기경쟁

    주식투자자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리포트)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시선을 끄는 제목,유머 넘치는 비유,발로 뛴냄새가 물씬한 탐방자료를 담는 등 천편일률적인 형태에서 탈피하고 있다. 50여개 증권사들이 매일 쏟아내는 보고서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선택될 수있도록 하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 싸움을 하고 있다.애널리스트들의 생존경쟁이기도 하다. 한양증권 서형석 애널리스트가 1일 낸 시황보고서 제목은 ‘반찬(우량주)은 많은데 입맛(매수세)이 없다’였다.요즘의 주가 횡보세를 ‘인기없는 식당’에 비유했다. 서씨가 진단한 입맛없는 이유로는 ①한식(종합주가지수)·양식(다우지수)·일식(니케이)의 퓨전(동조)화 ②음식물(기업) 부패 우려감 ③식도락가(기관·외국인)들의 다이어트(손절매) ④영양가(기업실적) 좋은 음식 중심의 식단(포트폴리오) 다시 짜기다. 이런 식당가에서 살아남으려면 ①별미(단기 급등주)를 조심하고 ②원조집(업종 대표주)을 선호하며 ③식품위생(기업 건전성)에 더욱 신경써 ④고른 영양섭취(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드컵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지난달 초 동양종금증권 이동수 애널리스트가 펴낸 보고서 제목은 ‘미드필드진 강화로 인구구조의 황금기에 진입한 한국경제’.중산층을 경제의 미드필드로 보고 이들의 증가와 한국경제 전망을 분석했다. 현대증권에서 증시의 건설 부문을 맡는 허문욱 과장의 스팟 보고서도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인기다.자주 엇나가는 시장을 바라보는 애널리스트들의 애타는 마음을 애교스럽게 묘사해 펀드매니저들에게 웃음을 제공한다.동양종금증권 반도체 담당 민후식차장은 용산전자,천안·구미공단에 대한 현장감 넘치는 탐방보고서로 유명하다. 손정숙기자
  • [CLEAN 3D] 개선된 근로환경/생산성 20%오르고 …이직률 제로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은 대한매일신보사와 함께 근로자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궁극적으로 구인난을 해소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9월 ‘클린 3D사업’을 시작했다.사업 이후 3D 사업장의 작업 환경과 근로자들의 일하는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2개 업체를 선정,현지 르포를 통해 알아본다. ◆동은개발진흥=1000호 클린 사업장으로 지정된 농업용 중장비 생산업체로 불과 한달 전만해도 전형적인 3D업체였다. 인천 남동구 고잔동에 자리잡은 300평 규모의 작업장은 통풍이 제대로 안돼 작업장 안은 늘 퀴퀴한 페인트 냄새가 진동했고 낮에도 햇볕이 들지 않아 전등을 켜야했다.1200개의 부품을 조립하는 예민한 작업이라 침침한 눈과 마비된 후각으로 근로자들의 건강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직원 구하기도 힘들었다.그나마 20명의 직원들 마저도 하나 둘씩 사업장을 떠나 ‘구멍’이 뚫리기 일쑤였다.하지만 열악한 작업환경은 ‘클린 사업’을 완료한 지난달 이후 바뀌기 시작했다. 이무렇게나 굴러다니던부품들은 종류별,크기별로 분류돼 새로 설치한 4층부품 선반대에 차곡차곡 정리됐다.기름과 페인트가 흥건하던 바닥은 특수 코팅된 고무로 단장했다.천장에 투명 플라스틱으로 된 자연 채광창을 만들어 낮에도 전등 없이 작업이 가능하게 됐다.작업환경개선에 투자된 돈은 모두 3600만원.이중 2000만원은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이 업체는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있다.지난달 방문한 미국 바이어가 깨끗한 작업장을 보고 바로 계약,처음으로 소형 굴삭기 140대를 해외로 수출하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내년 가계약물량만도 600대나 된다. 김진수(37)과장은 “클린 사업을 실시한 이후 하루 1대 반꼴이던 생산량이 3대로 두배로 늘어나고 불량률도 거의 제로 상태에 가깝다.”며 “깨끗한 환경으로 일하고 싶은 분위기가 조성돼 이직을 생각하는 직원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성덕공업사=인천시 부평구 청천동에 위치한 수도꼭지 연마 가공업체.먼지하나 없이 깔끔하게 마감된 초록색 바닥과 400룩스에 달하는밝은 조명의 작업장이 눈에 띄었다.공장이기보다는 조용한 독서실 분위기였다. 클린 사업을 실시하기전 이곳의 모습은 70년대 영세 공장을 연상시켰다.90여평에 이르는 작업장은 연마할때 나오는 쇳가루와 분진으로 가득찼고 피부병을 앓지 않는 근로자가 없을 정도였다.조명은 법적기준에 3분의 1에도 못미쳤다.근로자들은 신체조건에 맞지 않는 낮은 작업대와 의자로 항상 구부정한 자세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월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지원을 받아 클린사업장으로 변모하면서 모든 문제가 해소됐다.지붕엔 단열재를 덧붙여 삼복 더위속에서도 티셔츠를 입고 작업을 할 수 있게 됐고 보일러 시설을 새로 마련해 직업후 샤워도 24시간 가능해졌다.작업장이 최신식으로 변모하자 생산성이 20%나 향상됐고 직원들의 결근률도 5%이하로 떨어졌다. 무엇보다도 88년 창업 이후 매년 5∼6명씩 작업장을 떠나던 직원들의 이직률이 ‘0’상태로 변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지난해 8억 7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이 공장은 올 상반기에만 5억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얼마전 10여명의 신입 직원을 새로 뽑고 바로 옆에 50평 규모의 제2공장을 신축했다. 10년 근속사원 장세포(43)씨는 “깨끗한 곳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에 요즘 어깨를 쭉펴고 출근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인천 이영표기자 tomcat@ ■산재율 0.5% 도전 ‘산업 재해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잡아라.’ 한국산업안전공단이 2005년까지 산업 재해율을 선진국 수준(0.5%)까지 떨어뜨린다는 ‘이노비전 2005’ 계획을 31일 발표했다. ‘이노비전 2005’는 안전보건관리가 취약한 5인미만 3D 사업장 확산과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 증가등 급변하는 노동시장 환경에 대응,산업안전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또 공단은 ‘초일류 안전보건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식경영,혁신경영,고객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최고의 기술역량 발휘 ▲최상의 고객감동실천 ▲혁신적인 조직문화 창달을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추진된 산재예방 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와 평가를 통해산재 위험이 높은 사업장의 집중 관리와 안전기술의 업그레이드,산업안전 기준의 표준화 등 구체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3D업종이 집중돼 있는 소규모 사업장과 산재다발 사업장에 대해자금,기술,교육을 지원하는 등 ‘클린 3D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맞춤형’ 기술지원,종합기술 지원체계 구축을 통한 재해감소 효과를 가시화시킬 방침이다.또 산재취약 및 안전 소외계층에 대한 관리를 위해 ▲농·임·수산업종 안전보건관리 활동지원 ▲여성근로자 건강보호 안전보건 지원등 소외계층에 대한 특별안전 관리대책을 수립·시행키로 했다. 김용달(金容達)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은 “이번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2005년에는 산업안전 선진국으로 거듭 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 ■성시덕 성덕공업사 사장“구직난 말끔히 해소” “3D업체의 오명을 벗고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게 돼 속이 다 후련합니다.” 공장 설립 14년 만에 숙원을 이룬 성덕공업사 성시덕(46)사장은 얼마전까지도 직원들의 이직 걱정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한다. 아무리 대우를 잘 해줘도 좁은 작업공간과 낡은 설비 등 지저분한 작업장환경을 견디지 못한 직원들은 입사하자 마자 이내 사표를 던지기 일쑤였다.성사장 본인이 직접 빈 작업대를 채워가며 하루종일 수도꼭지 연마작업을 해야 했을 정도였다. 상심이 깊던 성사장에게 지난 2월 한국산업안전공단의 클린사업장 선정은 한마디로 사업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성사장은 “3D 업종이라는 이유로 직원들이 불편해하고 생산직 사원을 구하기도 어려워 클린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클린사업장으로 선정되고 난뒤 직원들의 구직신청이 몰려들고 생산성도 따라서 높아져 제2공장까지 신축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중국 진출 계획도 갖고있는 그는 “클린사업에 참여하고 싶어도 본인 부담 능력이 없어 포기하고마는 대부분의 영세업체 사업주들을 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당부했다. 이영표기자 ■지홍근 동은개발 신입사원 “깨끗한 작업장에 매료” “깨끗한 작업장속에서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찾았습니다.” 동은개발진흥 직원 지홍근(22·인천시 연수동)씨는 요즘 새로운 도전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일하고 있다.지씨는 지난달 14일 이 회사에 입사한 새내기직원.클린사업을 완료하자마자 이 작업장에 들어왔다. 이 회사에 오기 전 대기업체 S식품회사에서 1년간 근무하기도 했다.군대를 다녀온 뒤 같은 계통의 일을 찾던 지씨는 우연히 인터넷에 떠있는 이 회사의구인 광고를 보고 무작정 원서를 냈다. 인터넷에 떠있는 작업장의 깨끗한 모습에 매료됐기 때문이다.면접날 작업장환경과 동료 직원들이 신명나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결심을 더욱 굳히게 됐다. 지씨는 “이 정도의 깨끗한 작업장과 일할 분위기면 충분히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을거라 생각했다.”며 “새로운 기술을 배워 ‘엔진 조립’쪽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지씨는 “지저분한 주위 다른 사업장과 비교할 때 작업능률이 몇배는 높은 것 같다.”며 “정말 평생 내 회사라는 주인 의식을 갖게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영표기자
  • 책/ 성과학탐사 “性과 아름다움은 하나다”

    소설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서 육체적 사랑이 배제된 정신적 사랑이란 위선이라고 강변한 D H 로렌스는 “성(性)과 미(美)는 생명과 의식처럼 한개의 것이다.성을 미워하는 것은 미를 미워하는 것이다.살아 있는 미를 사랑하는 자는 성을 존중한다.”고 주장했다. 성을 터부시하면서도 남몰래 춘화도를 즐기던 유교적 관습이 잔존하는 사회에서 성을 공론화한 한국 과학자의 책 ‘성과학탐사’(생각의 나무)가 나왔다.저자 이인식씨는 과학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지난 15년간 과학관련 글을 써온 터라,성을 의학적·생물학적으로 접근할 뿐아니라 문화인류학·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했다.책에 펼쳐진 방대한 지식과 필력이 그렇다는 것이다.출판사는 1940년대 보고된 성관찰서인 ‘킨지 보고서’에 버금가는 충격과 파문을 던진다고 주장하지만,각종 담론에 흩어져 있는 성관련 지식을 체계적이고 총체적으로 점검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어 보인다.또 국내 과학자가 정리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이 책의 백미 몇가지를 요점 정리해 보자.인간이 가진 가장 큰 성기는? 의외지만 바로 뇌다.남녀가 느끼는 사랑은 ‘마음’이 아니라 뇌 시상하부에서 분출되는 화학물질에 의존한다.특히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사랑은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불륜이나 위험한 사랑에 빠질 때 더욱절실한 감정을 느끼는 원인은 이 페닐에틸아민이 뇌에서 더 많이 분비되기때문이다.남녀가 애착을 느끼는 단계로 넘어가면 엔도르핀이 흘러나온다. 미인대회는 스트립쇼처럼 남자들의 관음증을 해소해주는 사회적 장치일까.아니다.여성의 아름다움은 생존경쟁에서 이기고자 여성 스스로 진화한 ‘미인 생존’의 결과라는 주장이다.여성의 ‘배란 은폐’ 역시 성적 수용능력을 강화해 생존하기 위한 수단이다. 나폴레옹은 전쟁을 마치고 파리로 돌아갈 때 연인 조세핀에게 “내일 저녁파리에 도착할 테니 목욕을 하지 마오.”라고 전갈을 보냈다.영국 엘리자베스여왕 시대에는 연인들이 이른바 ‘사랑의 사과’를 교환했는데,여자들은 껍질을 벗긴 사과를 겨드랑이에 끼워두었다가 땀에 흠뻑 젖으면 꺼내서 애인에게 주어 냄새를 맡게했다.암내가 연인들을 황홀하게 한 것이다. 남자들은 왜 자주 수음을 할까.다른 수컷과 정자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항상 젊은 정자를 지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노쇠한 정자를 버리고 싱싱한 정자를 늘 갖추기 위해서는 도리가 없었다.진화를 통해 ‘길이 성장’을 해온남성의 성기 역시 정자 경쟁이 원인이라는 학설로 소개한다.이 책은 모두 6부로 정리됐다.1·2부는 진화생물학과 동물행동학 이론을 적용했고,3·4부는정자전쟁·오르가슴·키스·수음·나체 등 성행동에 관련된 기본적인 현상을 탐사했다.5부는 간통·동성애 등 성의 사회적 측면을,6부는 피임·인간복제 등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점검했다.2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우리區 청사진] 김충용 종로구청장/풍성한 문화자산 보호위주 육성

    “서울의 첫 동네 종로를 1등 동네로 만들 생각입니다.” ‘재수’끝에 종로구청에 입성한 김충용(金忠勇·63) 구청장은 25일 ‘준비된 구청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구정 운영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구청장이 30년간 살아온 종로는 ‘서울의 1번지’였다.그러나 이 간판을 슬그머니 강남구에 넘겨주고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그가 80년대 초 종로예식장 입구에서 약국을 운영할 때만해도 주변에 민정당사와 유명학원 등 굵직한 상징 건물들이 많았지만 모두 종로를 등졌다.또 경기·휘문·서울·숙명등 명문고들도 잇따라 강남으로 떠나면서 ‘교육특구’의 위상도 추락했다. 김 구청장은 “종로는 600년 전통의 목조문화가 살아 숨쉬고 정부기관·언론사·대기업본사 등 주요 기관이 모여있기 때문에 잘만 이끈다면 충분히 과거의 영화를 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키워준 조부모에게 효도 한번 못해본 게 평생의 한이라는 그는 관내 노인들의 여가,건강관리 등을 책임질 노인종합복지회관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평생의 꿈이었던 장학재단설립도 임기내에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이다.대학시절 영월 탄광에서 석탄을 캐고 기차에서 껌·연필 등을 팔아 등록금을 마련했던 터라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한다. 숭인동 주변에 아파트형 공장을 세워 영세 의류업체들의 자활을 돕고 주변주거 환경도 개선할 계획이다.공장에는 육아방을 마련,아이때문에 일을 못하는 부모들의 고민을 해결할 생각이다.육아 문제로 발을 동동 구르는 주위 맞벌이 부부들을 보고 진작부터 육아시설 확충에 관심이 많았단다. 인사동,북촌 한옥마을 등 종로구가 갖고 있는 풍성한 문화 자산은 개발보다 보호 위주로 육성할 계획이다.인사동은 문화지구로 지정된 만큼 취지를 살리고 가급적 4대문 안쪽은 과거의 냄새를 지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이를위해 해체됐던 문화관광국을 신설할 복안이다.환경이 파괴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북한산 자락에 고급 주택가를 만드는 것도 고려중이다. 김 구청장이 구상하고 있는 종로구의 모습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중심가,아파트형 공장 등으로 활력이 넘치는동대문 일대,쾌적한 주거 환경의 북한산자락으로 나눠진다.그는 “임기내에 모든 것을 이루겠다는 욕심보다는 주민들이 더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제가 주변에서 느낀 불편함이 곧 구민들의 불편함일 겁니다.구민들을 편하게 해주라고 구청이 있는 것 아닙니까.”김 구청장의 소박한 ‘행정 철학’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축제속으로/ 오묘한 비색 취하고 빚고

    본격 휴가철을 맞아 온 가족이 여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다채로운 축제가열린다.신비의 비취빛 청자의 멋에 빠져들거나 탁 트인 동해 바다로 달려 가보자.아니면 한여름밤 야외무대에서 연극의 감흥을 샤워해도 좋다. ■전남 강진 청자문화제 올해 문화관광부가 ‘최우수 축제’로 선정한 전남 강진 청자문화제는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으로 제격이다.오묘한 청자의 멋을 만끽하는 안복(眼福)의 연속이고 직접 물레를 밟으며 옛 도공이돼 보는 기회까지 가질 수 있다.‘흙,불 그리고 인간’을 주제로 27일부터 8월2일까지 대구면 사당리 고려청자 박물관과 도요지 일대에서 열린다. ◆알고 보면 재미가 두배-청자 자료박물관에는 비색을 자랑하는 국보급 청자 유물이 진열돼 있다.또 청자 제작과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모형 전시관도 있다. 강진청자 명품전에는 청자 2000여점이 전시된다.청자 그릇으로 차려진 밥상,광주·전남 8개 대학교 학생들의 도자기 작품전,중국 용천시에서 기증한 청자 10점과 보검 6점도 볼 만하다.특히 명품전 옆에서 500원부터 시작하는 청자 공매제에 참여하면 원하는 물건을 싼 값에 장만할 수 있다. 주행사장에는 김미숙(조선대) 교수의 도공들 생활상을 담은 ‘천년 비색’무용공연,국창 조상현과 안동 하회탈춤 초청공연이 열린다.행사장을 오가는 길옆 12곳에 청자 제작이나 민속놀이,흥부네집 등을 형상화한 허수아비가 설치돼 있어 추억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행사-30여대 수동 물레에서 직접 고령토로 청자를 빚을 수 있다.직접 빚어낸 접시나 꽃병을 7000원(택배비)만 내면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또 5000원을 내면 소형 완성품인 접시나 컵에다 자신이 좋아하는 문양을 넣고 이를 전기가마에 다시 구워(3∼4시간) 가져간다.고령토에 손이나 발 모양을 찍어보는 청자도판 만들기,전통옹기 전승자의 시연대로 옹기 만들어 보기,가마에서 구워낸 청자 중 불량품을 깬 조각으로 붙이는 동물모양 만들기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다. ◆주변 가볼 만한 곳-강진은 남도답사 1번지답게 들러볼 만한 곳이 많다.강진읍에 영랑 김윤식생가,도암면에 다산(정약용)초당과 백련사,성전면의 무위사(국보 13호인 극락보전)를 비롯해 월출산 자락 10만여평에 펼쳐진 녹차밭,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해 살았던 병영성이 있다.특히 축제장 인근은 강진만을 끼고 있어 싱싱한 횟감과 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061)430-3228. 강진 남기창기자 kcnam@ ■경북 영덕 해변축제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탁 트인 동해 바다가 피서객들을 부른다.‘해변의 고장’인 경북 영덕군이 마련한 2002 영덕 해변축제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고래불·대진·장사 등 3곳 해수욕장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몸에 달라붙지 않는 금빛모래가 빛나는 백사장에서 3일간씩 나뉘어 다양한 체험·문화·공연행사가 마련된다. 행사기간 내내 해수욕장의 물살을 가르며 시원하게 바다 위를 질주하게 될 바나나보트 무료 체험과 영화감상 기회가 주어진다. 또 일출·일몰때 연인 등과 함께 백사장을 걷는 추억만들기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축제의 절정은 체험행사.▲모래 조각경연대회 ▲조개줍기 ▲모래찜질 ▲영덕복숭아먹기 등과 같은 행사가 푸짐하다. 특히 28,29일 이틀동안 영덕 오십천에서는 강을 반짝거리며 수놓는 은어를 맨손으로 잡는 대회가 열려 즐거움은 두배가 된다.은어 요리대회·먹을거리장터도 열린다.잘 익은 수박 냄새처럼 향긋하고 깊은 맛은 피서객들을 취하게 한다. 또 전국 대학치어리더동아리 경연과 영화음악,국내외 민요·가곡 등의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지는 해변음악제도 마련된다.이밖에 신돌석 장군배 씨름왕선발대회,백사장 5인조 축구경기,해변 열린미술마당,해변노래자랑,페이스페인팅,수상스키쇼 등의 행사가 열린다.(054)730-6392. 영덕 김상화기자 shkim@ ■춘천 국제연극제 “‘연극의 바다’에 빠져 한여름 무더위를 잊어 보세요.” 연극의 묘미를 흠뻑 맛볼 수 있는 ‘2002 춘천국제연극제’가 강원도 춘천시 어린이회관 야외무대 등에서 24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3년마다 열리는 춘천국제연극제는 다양한 직업과 경력을 가진 해외 각국의 순수 아마추어 연극인이 만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공연예술축제. 24일 오후 2시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무대에 오르는 개막작 ‘정읍사’ 공연을 시작으로 독일,크로아티아,불가리아,러시아,프랑스,터키,방글라데시,중국등 12개국 29개 연극단체 200여명의 연극인들은 춘천문화예술회관과 봄내극장,야외공연장인 어린이회관 야외무대 3곳을 중심으로 29일까지 6일간 열정의 무대로 춘천을 뜨겁게 달구게 된다. 특히 어린이회관 숲 속의 한여름밤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연극 공연은 일상에 찌든 도시민들의 짜증을 훌훌 털어내는 색다른 장이다. 또 어린이를 위한 연극·인형극 워크숍이 25∼27일 오전 11∼12시까지 춘천국민생활관 체육관에서 마련돼 어린이들이 재미나게 공연 예술을 접할 수 있게 된다.방글라데시 연출가가 강사로 나서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연극과 놀아보는 상상력의 세계로 이끌게 된다.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2002춘천국제연극제 사무국 (033)241-4345,인터넷은 www.citf.or.kr.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제닝스 브라이언트 국제언론학회장 “커뮤니케이션 통한 화해 모색”

    지난 15일 개막해 19일까지의 일정으로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52차 세계언론학대회(ICA 2002 서울)가 기대 이상의 관심과 호응 속에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1500여명의 국내외 언론학자·언론인들이 참석한 이번 대회에서 임기 1년의 ICA(국제언론학회)회장에 공식 취임한 제닝스 브라이언트(57·미 앨라배마대 교수·언론학)씨를 18일 힐튼호텔에서 만났다.브라이언트회장은 “한국의 언론학 수준과 규모에 관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그 실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사회 발전에 한국 언론학이 더욱 실질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안을 구체화하는 학문적 과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언론학,특히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현대의 어느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갖는 학문 영역입니다. 이번 대회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언론학자들이 사회발전,특히 긴장과 갈등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찾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브라이언트 회장은 “호주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동시 입장을 보고 한국언론학회와 협의를 거쳐 이번 대회의 주제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화해’로 정했고,대회가 진행되면서 주제의 적합성을 거듭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간 갈등과 화해는 비단 한반도의 정치적인 상황에 국한되지 않습니다.이번 대회는 한국적 상황과 연결해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화해와 화합의 방법을 집중 모색하는 자리란 점에서 향후 대회와 언론학 연구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브라이언트 회장은 특히 개막식에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노벨평화상 수상자 자격으로 ICA가 요청한 것이었음을 밝히고 김대통령의 연설이,한국과 유사한 긴장상태에 있는 지구촌 곳곳의 화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제시한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앨라배마대에 유학중인 한국 학생들을 통해 한국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브라이언트 회장은 “현정부의 햇볕정책은 화해 형성의 차원에서 볼 때 개념적으로 훌륭한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면서 이 정책의 실천적 측면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차대함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몇몇 한국학자들의 발표를 통해 한국의 특수한 언론상황과 언론사간 경쟁,언론과 정치의 연관성,산업화에 관해 깊숙이 알게돼 반갑다.”면서 언론이 극단적인 입장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몇년전 미국의 대표적인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시미 스트리트’제작진에게 어린이들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긴장상태와 양쪽 양태를 보여주도록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할 것을 제안해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강력한 파워를 갖는 한국 언론의 특성상 과장되거나 선정적인 보도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위험성이 크다고 봅니다.” “개막식과 첫날 세션부터 연일 대회장이 가득 메워지는 모습을 보고 한국의 미디어와 언론의 위상을 실감했다.”는 그는 특히 “한국의 언론학이 주로 미디어 등 언론 자체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에서 탈피해 사회 전반의 정책을 아우룰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트 회장은 이번 대회의 성격을 이어받아 내년 5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릴 차기 대회의 주제도 ‘국경지대’로 정했다고 밝혔다.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대란 개최지의 성격상 한국적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화해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부각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17일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그는 향후 ICA의 운영방향에 관해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선 언론학자와 언론인의 역할이 크다.”면서 “앞으로 커뮤니케이션 연구결과가 각국 정부의 정책결정에 더욱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안을 집중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정한 국제화는 지금처럼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이루어집니다.언론학 수준에서 태평양 지역의 선도적인 입장에 있는 한국을 중심으로 동양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20개 분과 283개의 세션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브라이언트회장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으로 지난 87년부터 앨라배마대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지난해 2월 차기 ICA회장에 선출됐다. 김성호기자 kimus@梳沅瓚潔曺?맛揚?‘서울 다이어리' 제닝스 브라이언트 ICA 회장은 52차세계언론학대회의 공식 영문사이트(www.ica2002.or.kr)에 자신의 서울 체험을 적은 ‘서울 다이어리’(Seoul Diary)를 올려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이 글들은 지난 해 4월 엿새동안 대회 개최지사전답사차 서울을 찾은 바 있는 그가 이번 대회 참석자들을 위해 쓴 것으로 ‘쇼핑’등 5개 주제로 되어있다.이를 요약해 본다. ◆ 쇼핑 = 나는 쇼핑몰에 1년에 한번 이상 가는 일이 없으며 필요한 물건은 인터넷쇼핑이나 통신판매를 이용하는 쇼핑 문외한이다.그러나 서울은 쇼핑자들의 천국이며 쇼핑이 즐거워지는 곳이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쇼핑 나들이는 대회장인 힐튼호텔 부근 남대문시장에서부터 시작된다.남대문시장에 대한 기억은 후각과 청각으로 먼저 살아난다.음식골목의 구수한 냄새는 시식하고픈 욕망을 일으키며 식사를 하고 나온것을 후회하게 만들었다.시끌벅적한 시장 소리는 스타카토 심포니라 할 수 있다.이곳은 관광객이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곳이어서 물건도 기념품에서부터 옷,그릇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다.이어 명동은 백화점,상가등이 즐비한 도심 쇼핑가로서 패션상품들이 가득하다.인사동은 어디에나 예술품이 넘친다.양쪽 길을 꽉 채운 도자기제품과 가면수공예품,약장,수납장,동전 등은 나를 사로잡았다. 마지막날은 이태원을 찾았다.우리는 단지 윈도쇼핑이나 할 요량이었지만 멋진 양복들을 보고는 값이라도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점원과의 대화가 시작된지 불과 몇시간 만에 한벌의 맞춤 양복이 호텔방에 배달됐다면 믿을 수가 있겠는가.점원은 220달러로 저녁식사 전까지 옷을 배달하겠으며 만일 맞지 않는곳이 있으면 취침시간 전까지 고쳐다 놓겠다며 사이즈를 재기 시작했다.여기서 영국에서 왔다는 한 여성을 만났는데 그녀는 7∼8벌의 양복을 들고 있었다.10년이상 단골고객 같아 보였는데 이보다 더 확실한 고객만족 지표가 어디 있겠는가. ◆ 엔터테인먼트 = 서울은 한가롭고 느긋한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첫인상에서 알 수 있다.항상 분주하고 부산하다.엔터테인먼트 또한 강렬한 방식으로 행해지며심지어 골프까지도 열광적인 속도로 친다. 서울의 열광적인 엔터테인먼트산업에 참여하고 싶다면 신촌,압구정동,이태원등을 찾아가면 된다.반면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국립극장이나 한국전통식 극장식당을 찾아 보길 권한다.인사동 산천은 15가지 산채요리와 함께 전통무용,전통음악을 들을수 있는 가장 유명한 곳이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경험은 경복궁과 국립박물관을 가본 것이었다.나의 ‘박물관 인내지수’(MTT,‘지루한’박물관을 참관하는 한계시간)는 한시간 남짓이었고 따라서 이번에도 별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박물관 안에‘잉글리시 투어’란 안내판을 보고 그곳서 대기하고 있던 노인 한분을 따라 유물들을 자세히 관람한 결과 나의 MTT는 몇시간으로 확장되었다.그는 완벽한 영어와 풍부한 지식으로 우리 일행 셋을 안내했는데 알고보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역사학 박사로 클리블랜드대학에서 25년간 교수생활을 하고 은퇴해 한국에서 봉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나는 ‘교육과 오락의 결합’에 대한 오랜 지지자인데 이번처럼 훌륭한 ‘에듀테인먼트’는 일찌기 경험해 본적이 없었다. ◆ 문화차이 = 나는 시골출신으로 타향살이를 해서 문화차이에 대해 관심이 많다.한국에서도 이런 사례를 알기 위해 안내책자들을 검토해 봤으나 실용적이 못돼 실망했다.예를들면 ‘밥을 먹을 때 밥그릇에 젓가락을 꽂지 말아라,이는 죽은 사람에게 제사지낼 때 하는 의식.’이란 설명이 있었다.하지만 밥은 주로 숫가락으로 먹게 되고,백동 젓가락은 무거워 일부러 꽂기도 어려워 이런 설명은 하나마나한 것이다.그래서 한국대학원생들에게 외국인이 알아둬야할 한국 문화에 대해 직접 물어 보았다. 여기서 안 것은 한국인들은 유교의 영향으로 위아래 구분이 엄격하며 인사를 할때 머리숙이는 각도가 존경심의 정도를 반영한다는 것,눈을 직접 마주치는 인사는 무례한 것이라는 것 등이다.또한 한국인들은 사람 사이의 간격(퍼스널 스페이스)을 매우 좁게 잡고 생활하는 것도 알 수 있었다.매우 가깝게 서있고 심지어 몸을 부딪치는 일도 잦은데 이럴때 미국식으로 ‘실례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면 오히려이상한 사람이 된다. 신연숙기자 yshin@
  • [CLEAN 3D] 구인난 몸살 시화·반월공단 르포

    “처음엔 기대를 갖고 구인광고도 내봤지만 이젠 신규인력 채용은 아예 포기한 상태입니다.” 입구부터 매캐한 화공약품 냄새가 코를 찌르는 도금업체 S사의 10평짜리 작업장.이 회사 김명수(50) 이사는 “일하겠다는 사람도 거의 없고 어렵게 사람을 구해도 2,3일을 버텨내는 이들이 없다.”며 영세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하소연했다. 자신과 사장을 제외한 6명의 직원 모두가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라는 그의 말에서 인력난을 절감할 수 있다.시화·반월공단 내 10여개 도금단지는 물론 전국 587개 사업장의 사정이 대부분 비슷하다.경인금속 협동화 단지 정양남(44) 차장은 “내년 3월로 예정된 외국인 출국 조치로 외국인이 빠진다면 도금산업 전체가 마비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교적 작업환경이 양호하다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반월공단에서는 규모가 제법 큰 ‘파스코’는 조립라인 인력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오는 10월까지 미국에 납품해야 할 석유난로는 15만대지만 7월초까지 4만대밖에 만들지 못했다.사람을 뽑아도 며칠하다가 ‘도망’가기가 일쑤다.강임중(42) 인사팀장은 “얼마 동안 일할 것인지가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근 실업계 고교 연수생들이 실습을 와 숨통을 터주지만 정작 남아서 일하겠다는 학생은 없었다고 한다.이 때문에 구인을 둘러싼 ‘스카우트 전쟁’도 치열하다.최근 시화공단의 한 전자제품 조립업체가 인천 남동공단에서 10여만원의 월급을 올려주는 조건으로 라인 조립공 50여명을 빼오는 등 업체간 ‘인력 뺏기’도 심각한 양상이다. 파스코의 최영호 사장은 “하루에 생산라인 종사자의 15%인 70여명이 나간 경우도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출퇴근 문제도 중소기업 구인난을 가중시키고 있다.주물업체 Y사의 최익천(43)씨는 “3D 업종은 옛말이고 요즘은 출퇴근 거리(distance)를 포함,4D라는 표현을 쓴다.”고 귀띔했다.공단 내부까지 다니는 일반 버스가 없기 때문이다.수도권을 벗어난 공장지대의 경우 교통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 때문에 안산지역에선 주변 회사들이 돈을 모아 통근 버스를 운영하는 사례가늘고 있다.아예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들을 위해 기숙사를 새로 짓거나 확장하는 경우도 있다. 파스코사는 최근 4억여원을 들여 기숙사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한달 기숙사비는 1만5000원으로 싸지만 그나마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반월·시화공단 오일만 유영규기자 oilman@ ■구인난 원인과 대책 / 클린 3D사업' 통해 작업개선 추진 산업 현장의 인력난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과 함께 중소기업들이 인력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만성적인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은 개선될 조짐이 없다.구인을 원하는 중소 제조업체 가운데 3분의 2가 ‘원하는 만큼 사람을 구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나마 산업연수생 제도가 3D업체 구인난을 덜어줬지만 전체 중소기업 차원에서는 역부족이다. 산업기능 요원(병역특례 대상자)도 현장 수요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중소기업들이 인력부족을 메우기 위해 불법체류자,일용근로자 등 비정규직인력을 활용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노동시장의 왜곡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인난 실태-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중소제조업체 40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응답 업체의 82.5%가 채용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채용계획이 있는 업체 중 희망인원을 전부 채용할 수 있을 것이란 응답은31.6%에 불과했다.일부 채용이 가능하다고 답한 업체는 56.1%,채용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말한 업체도 5.2%나 됐다.설상가상으로 선거철을 맞아 손쉬운 선거판으로 사람들이 빠져나가 중소기업 구인난 전망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인-중소기업들은 인력확보 애로 요인으로 ▲해당지역의 채용 대상 근로자 부족·지방근무 기피(21.6%) ▲상대적 저임금(20.9%) ▲열악한 작업환경(13.1%) ▲중소기업에 대한 왜곡된 인식(12.7%) 등을 꼽았다. ◇정부 대책-정부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보이는 효과는 없는 듯하다.구조적 문제가 중첩돼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최근 8만명 쿼터의 산업연수생 숫자를 대폭 확대하고 제조업 이외에 건설업,서비스업으로 연수생 배분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동부를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국내 근로자에 준하는 권리를 부여,수급문제와 인권시비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질 높은 고용안정 서비스’를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고용안정정보망(Work-Net) 기능개선 ▲클린 3D사업을 통한 작업개선 ▲적극적인 동행면접 실시 ▲중소기업 취업시 조기 재취직 수당지급 상향조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오일만기자 ■인력난 中企 돕는 ‘고용보험' 고용보험이 지난 95년 7월 도입된 이후 7년만에 우리 사회의 주요 ‘사회안전망’으로 정착되고 있다. 96년 고용보험기금 운용규모는 9116억원이었으나 올해 2조 762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사업추진실적은 96년 334억원에서 지난해 1조 5000억원으로 45배 가까이 늘었다.근로자 및 사업주가 받는 고용보험 수혜규모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보험은 최근에는 영세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지원하기 위해 직업능력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업주를 위해선 ▲유급휴가 훈련 ▲직업능력개발 훈련시설과 장비자금대부및 지원을,근로자를 위해선 ▲실업자 재취직훈련 ▲수강 장려금 지원 ▲근로자 학자금 대부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용보험 적용확대- 시행 초기 실업급여는 30인 이상 사업장이 적용대상이었으나 98년 10월부터 1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됐다.영세사업장의 근로자·사업주에게 고용보험을 통한 고용안정 및 직업능력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또 지난해 11월부터 근로여성의 모성을 보호하기 위해 30일분의 출산급여 및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육아휴직급여 지급으로 고용보험 업무가 확대됐다. ◇고용보험의 내실화- 1개월 미만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도 고용보험의 수혜를 받도록 고용보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현재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심의중이다. 중소기업의 직업능력 활성화 등 고용보험 시행령 개정과 4대 사회보험 통합 서식 마련 등도 추진 중이다. 오일만기자■하반기 인력시장 명암 ‘대기업 맑음,중소기업 흐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시장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대기업은 미래의 핵심역량이 ‘인재’에 있다고 보고 우수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전체적인 채용규모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필수인력조차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취업정보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상장 대기업 150여개 업체는 올 하반기에 모두 1만 5000여명을 신규로 채용할 계획이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에는 650여개 기업이 지난해 동기보다 18%가량 증가한 3만 6000여명을 채용했다.이같은 채용확대는 전기·전자,자동차,정보기술(IT),유통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 업종의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진데다 능력위주의 연봉제,수시채용이 확대되면서 우수인력들이 대거 몰리는 탓이다.특히 능력위주의 연봉제 확대는 취업대상자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선택하는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LG·SK·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연구개발(R&D)인력을 중심으로 해외유학파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또 핵심인력 빼내가기에 대비,기업들은 핵심인력 특별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까지 우수인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반면 중소기업 구인난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심화될 전망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지난달 중소 제조업체 401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인력채용 전망’을 조사한 결과,생산직은 11.5%,사무직은 8.0%가량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20명미만의 소규모 기업의 생산직 인력부족률은 19.3%로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일례로 공구제조업체인 ‘예스툴’은 지난해부터 생산직 인력 3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아직도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플라스틱 식품용기를 만드는 동진기업도 생산직 인력 80명중 15명가량이 부족한 실정이다.양원근 총무부장은 “신규 인력을 뽑으면 잠시 일하다 그만두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어 아예 중국 현지공장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을 데려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강충식 김경두기자 chungsik@
  • [기고] 생명공학기술 ‘미다스의 손’

    미국의 평범한 바이오 벤처에 불과했던 암젠사는 지난해 시가 총액이 삼성전자의 1.6배인 600억달러에 이르면서 세계 최대의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그 비결은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이라는 빈혈치료제를 만드는 유전자 특허권을 선점하고 경쟁사들과의 특허분쟁에서 승소한 덕분이다. 에리스로포이에틴은 1g에 70만달러를 호가하는 비싼 값으로 시장에 공급되는데 이는 1g당 11달러인 금값의 6만배 이상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수치이다. 바이오기술(BT)은 이제 정보화기술(IT),초미세 나노기술(NT) 등 다른 기술분야와 융합하면서 기존의 산업구조와 기업의 체질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BT와 IT가 결합된 DNA 컴퓨터의 개발이 진전되면서 휴대폰 크기의 슈퍼 컴퓨터나 맛과 냄새를 인식할 수 있는 심부름 로봇과 같이 공상 과학영화에서나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날 날이 멀지 않은 느낌이다. 인류가 그리는 생명연장의 꿈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사람 혈관의 직경보다 작은 미세한 입자에 암세포에 대한 센서기능을 부여하고 항암제를 넣어 혈관에 투입시키면 이 입자가 혈관을 누비며 지뢰를 탐지하듯 암세포를 찾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된다.각종 암뿐만 아니라 AIDS 등 불치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약물전달 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인류가 각종 병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는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에서는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현재 1.4%인 한국 바이오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2010년까지 10%,14위인 기술경쟁력을 7위로 각각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이를 추진중에 있다.또한 오는 9월25일부터 한달간 충북 청주시에서 개최되는 ‘2002 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는 우리 인류가 농경시대에서 산업화시대로,다시 지식정보화시대를 거쳐 이제는 바이오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21세기 국가 핵심 전략산업인 바이오 산업육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고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박찬호·박세리에 이어 안정환·황선홍 등 세계적인 스타들에게는 엄청난 부가 따르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연봉이 수십억원,수백억원에 달하는 연구·발명가의 이름은 아직 들은 바가 없다. 유전공학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권으로 2억 5000만달러의 로열티 수입을 거둔 스탠퍼드대학은 발명가들에게 이 로열티의 15%에 해당하는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발명가들은 연구만으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손에 넣은 이른바 ‘스타 연구원’인 셈이다. 작금의 우리나라 과학자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우리나라도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갖는 스타 연구·발명가를 만들어 보자. 이는 최근 이공계를 기피하는 사회현상을 개선하는 확실한 길이 될 것이다. 김광림/ 특허청장
  • 한나라 공세 강화/ “DJ 親政내각 관권선거 의도”

    7·11 개각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가 갈수록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이번 개각을 ‘DJ 친정체제 강화 내각' ‘관권선거강화 내각' 으로 규정하고 있다.개각을 둘러싼 압력·로비설 등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12일엔 당직자들이 대거 나서 이번 개각의 문제점을 여러모로 지적하고 나섰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이번 개각은 친정체제를 구축,비리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사로 채워졌고,일부장관의 경질은 보복적 성격이 짙다.”면서 송정호(宋正鎬) 전 법무·이태복(李泰馥) 전 보건복지장관의 교체 배경을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또 장상(張裳) 총리서리에 대해서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토록 독려하고 “이근식(李根植) 행자장관이 8·8재보선과 대선을 중립적으로 치를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해방 이후 첫 여성 총리 임명은 신선한 충격을 위한 깜짝쇼에 불과한데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민심을 모르는 불감증 인사”라며 “이중국적 문제가 있는 대학총장을 총리로 지명함에 따라 인사청문회가 시끄러울 것 같다.”고 강도높은 추궁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연희(崔鉛熙) 제1정조위원장은 “송 전 법무장관의 업무 수행중 외압이 있었는지 법사위에서 철저히 밝힐 것이고 운영위에서도 청와대 외압 여부를 국감때 밝히겠다.”고 말했고,허태열(許泰烈) 기획위원장은 “장관 4명이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 신안 출신”이라며 “국정 운영을 위한 개각인지,‘동네 개각’인지 인식이 한심스럽다.”고 비난했다. 한편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거 주무부처인 법무·행자 장관이 모두 지극히 편향적인 인사로,재·보선과 대선의 공정관리 기대는 아예 접어야 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그는 또 “전면적인 중립내각이 어렵다면 실정의 책임이 큰 사람들만이라도 추려 퇴출시켜야 한다.”면서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과 신건(辛建) 국정원장,이기호(李起浩)·임동원(林東源) 청와대 특보 등을 겨냥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오수…악취…청계천은 死川이었다/이명박시장-학계전문가 2시간 1.7㎞ 현장 르포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 청계천은 매캐한 냄새로 가득찬 사천(死川)이었다.환기구를 통해 햇살이 자리잡은 곳엔 새싹이 자라고 있어 빛이 있는 곳에 생명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우기도 했다.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11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45분까지 2시간여동안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청계천 복개도로 지하 1.7㎞구간을 둘러봤다. 청계천 복원을 공약으로 내세운 이 시장의 취임후 첫 방문이다. 현장 점검은 청계 3가 대림상가 부근 복개구조물 보수공사장 지하입구에서 시작됐다.조흥은행 본점 옆 광교까지 1㎞를 걸어갔다가 되돌아와 청계 7가의 또다른 보수공사 현장까지 둘러보는 것으로 진행됐다. 복개도로밑 청계천은 시에서 미리 준비해둔 손전등이 없었더라면 한발 내딛기가 힘들 정도로 ‘암흑’자체였다.매캐한 악취도 가득했다. 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얼마전 내린 비로 지금은 그나마 나은 상태”라며“평소에는 청계천일대 상인들이 몰래 내다버린 생활쓰레기 악취로 숨쉬기가 힘들 정도지만 메탄가스 등 유독가스는 없다.”고 말했다.바닥 양쪽에는 종로·중구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를 중랑 하수처리장으로 모으는 하수관거가 놓여 있다.가운데에는 상수도관이 묻혀 있다.바닥은 의외로 깨끗했고 젖은 모래와 작은 돌들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광교쪽으로 올라갈수록 콘크리트 더미와 큼직한 돌덩어리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어 발걸음을 더디게했다.호우때 굴러 내려온 것들이었다.호우때는 폭 12∼80m,높이 3m의 복개구조물 안이 생활하수와 빗물로 가득 찬다고 한다. 총연장 5.48㎞인 복개 구조물은 당장 무너질만한 큰 결함은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었다.하지만 보수·보강한 흔적이 곳곳에 보여 손상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계 6∼8가의 경우 가장 늦은 1970년대에 건설됐음에도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자리엔 녹슨 철근이 여기저기 드러났다.현장점검에 나선 한국교원대의 정동양 교수는 “청계 6∼8가가 시공기법 등 안전상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시에서는 이 구간에 대한 보수를 연말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현장점검을 마친 이 시장은 “앞으로도 여러 차례 찾을 것이며 복원에 대한 국민적 합의 등 복원 결정이 이뤄질 때까지는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청계천 복개 역사 청계천의 발원은 북한산이다.세검정을 지나 세종문화회관 뒷길로 흘러든 물과 삼청동길을 따라 종로구청 옆을 스친 물줄기가 광교에서 만나 중랑천으로 흐르는 개천을 말한다.동에서 서로 흐르는 한강과는 반대쪽으로 흐른다.지금도 삼청동 총리공관뒤에 가면 맨얼굴을 내민 청계천을 만날 수 있다. 청계천에 햇빛이 차단된 건 1958∼59년 광교∼청계4가 구간 1370m를 시멘트로 덮으면서부터다.이후 60∼69년 청계8가까지 2374m를 다시 덮었고 70∼79년 청계8가에서 마장철교까지 남은 부분을 빠짐없이 메우면서 청계천 복개로는 5480m에 이르게 됐다. 66∼76년은 남산1호터널부터 마장동까지 폭 16m,총연장 5864m의 고가차도까지 건설됐다.서울 도심의 주요 교통축 기능을 해왔다.하루평균 12만대의 차량이 이용한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차량 통행이 많아지자 주변에 소규모 상가가 몰려들었다.현재 주변건물만 1만6500여동,상인은 수만명에 이른다.한때 가발,의류산업의 메카로 불렸던 청계천 상가는 이후 상권으로서 매력을 잃으며 지금은 건축보조자재,조명기구 등 영세 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복원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복개구조물 및 고가차도의 안전을 문제삼고 있다.실제로 고가차도는 97년 이후 승용차이외 차량은 통행이 금지됐고 복개구조물도 94년부터 올해까지 200여억원을 들여 보수해왔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대한포럼] 토요일의 正體, 일요일의 비밀

    토,일요일을 한꺼번에 쉬는 주5일 근무제가 근로자의 땀냄새 못지 않는 삶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공무원들의 월1회 시범 실시에 이어 지난 주말 은행이 정례 토요휴무를 시작했다.물론 주말 이틀 휴일을 즐긴 금융권 종사자는 1300만 임금근로자의 50분의 1도 되지 않으며,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9일 무기한 연기 결정이 내려지긴 했지만 경제5단체는 상근부회장 간담회를 통해 토요휴무 은행과의 거래를 끊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었다.그러나 재계 역시 주5일 근무제가 한국 근로 현실의 대세가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대 고용주인 재계는 그렇다치고,2300만 취업자와 그 가족,즉 일반 국민들은 주5일 근무·주말 연휴제에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을까.‘토요일 삶’의 극히 작은 부분이었던 은행 볼일보기가 중지된 데 따른 불편과 불쾌감,이것을 애끓지 않고 다스릴 정도면 잘 준비된 것인가.아니다.공공기관,기업 그리고 학교가 참여하는 전면적 실시는 적어도 2년이 남아 있지만,주5일 근무제를 이렇게 옆집 이야기하듯 수동적으로 대하면 자기만손해일 것이다. 반공일이 온공일이 되는 데 지나지 않고,더 쉬게 되면 그냥 따라 더 쉬면 되지 벌써부터 수선떨 게 무엇인가하고 반박할 수 있겠다.그러나 우리의 심성을 스스로 망각하고서 한 소리일 것이다.주5일 근무제,즉 정례적인 주말연휴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될 때 늘어난 휴일 시간을 맘 편히 집안에서 보낼 한국인이 몇 사람이나 될까. 한국인이 밖에 나돌아 다니길 좋아하고,구경하기를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다.주식 및 부동산 회전율이 세계 최고이고,대화문화가 결코 발달됐다고 할 수 없는데도 인구당 핸드폰 통화량이 세계 최대며,극히 편향된 가운데 인터넷접속률이 세계 제일인 나라에서,나돌아 다니지 않고 차분히 휴식을 취하며 토요일 오전의 새 자유를 구가하는 것은 보통 사람으로선 하기 어려운 선택이다.뭔가 손해보고 있다는 느낌,자기가 가질 것을 남들이 가로채는 건 아닌가 하는 초조감으로 무조건 밖으로 나가지 않을까.우르르 차를 몰고 온 국민이 길에 나선다.각종 레저 현장에서 인파에 치일 때 사람들은 토요일 닫힌 은행 문 앞에처음 섰을 때보다 더 처치 곤란한 실망감과 분통을 느낄 것이다. 그래 단순 관광이 몰취미해 보이고 통속적으로 여겨지면서 대신,이를테면 프로축구 경기관람이나 미술관 순회 취미로 돌아선다.그러나 시간이 있다고 해서 프로축구 취미가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다.자동차하고 저돌성만 있으면 되는 레저 관광과는 달리 문화적인 취미에는 보통의 것이 크게 보이는 아름다운 착각,즉 애정이 필요하다.월드컵 4강 수준에 달한 눈에 국내 프로축구가 예뻐 보이고,거기서 관심거리를 찾아내려면 물리적 이동 노력을 웃도는 정신적 이동의 노력이 요구된다.여기엔 시간의 축적이 필수적이다.주5일 근무제에 대한 준비는 이처럼 당일치기론 안되는 것이다. 지금 프로축구나 미술관에 눈을 돌리는 것이 쉽지 않다면,더 근본적으로 ‘반공일,일요일 휴일을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쉬어 왔나’하는 성찰 정도는 쉽게 해볼 수 있다.되돌아보면 주말 휴일은 언제나 고마웠지만,모든 주말이 ‘실패’로 끝난 것 같지는 않는가. 일 하는 도중의 기능적 휴식이 아니라,우리는 거의종교적인 부활,재생에의 기대를 안고 반공일 오후에 이르곤 한다.그래서 일요일 늦은 오후만 되면 이같은 기대가 무모했던 것이란 사실을 언제나 깨닫게 되는 것이다.반공일이 온공일이 되어 주 이틀을 연거푸 쉬더라도 우리는 같은 패배감 앞에 놓일지 모른다.그러나 월요일의 그림자 앞에서 충만감보다는 허탈감이 우세한 지금의 휴일 메커니즘의 맥을 짚다 보면,그 패배감을 다르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내 토요일의 정체와 일요일의 비밀과 좀 더 친해질 때,나의 주5일제는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김재영 논설위원kjykjy@
  • “관사 주민께 돌려드립니다”홍성군.제천시등 지자체장 잇따라 반납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관사를 반납,주민복지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충남 홍성군은 홍성읍 오관리에 있는 부지 221평,건평 45평 규모의 군수 관사를 ‘장애아동 어린이집’으로 바꿔 오는 9월초 개관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채현병 군수의 공약 이행 차원에서 이뤄졌다. 군은 계단을 경사로로 바꾸고 거실을 놀이방으로 개조하며,장애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와 교재도 들여놓고,장애 어린이를 실어나를 차량 등도 구입하기로 했다.저소득층,모자·부자가정 등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자녀 위주로 12세 이하 장애어린이 30명을 무료 수용한다.보육·특수 교사 등 12명이 배치돼 이들을 돌본다. 군은 교육비 등 모두 2억 2000만원의 운영비 중 75%는 정부와 충남도로부터 지원받을 계획이다. 홍성군 관계자는 “관사 주변에 보건소와 장애인 종합복지관이 있어 장애아동이 재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적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엄태영 제천시장은 청전동 관사를 매각,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이 지역출신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인 ‘제천학사’ 건립비로 충당할 방침이다. 조충훈 전남 순천시장은 저전동 시장 관사를 맞벌이 여직원을 위한 ‘영유아 보육시설’로 개조할 계획이다. 서삼석 전남 무안군수는 관사를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군수전용차량의 ‘전남54가 1000’번호를 바꿔 시의 의전행사 때만 사용하고 관내 출장이나 행사 때는 자신의 지프를 이용하기로 했다. 염홍철 대전시장도 1300여평의 관사를 반납하고 자비로 49평짜리 아파트를 임대,입주했다.종전 관사는 주민복지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휘동 경북 안동시장은 “관사는 관료적 냄새를 풍기는 관선단체장시대의 유산”이라면서 “민선시대에는 주민과 함께 애환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한데다 어려운 시 재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관사를 반납,매각하거나 달리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류종수 강원 춘천시장은 혈동리 쓰레기매립장 부근에 지어진 관사 입주와 관련,“관사는 관선시대의 산물이며 시내에 집이 있는데 관사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주민들의 복지시설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당초 쓰레기매립장을 조성할 때 매립장 인근에 관사를 지어 시장이 관사를 이용하기로 주민들과 약속한 만큼 지켜야 한다.”면서“시장이 관사를 이용하지 않으면 쓰레기 반입도 힘들어 질 것”이라고 강경입장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전남 목포시는 최근 신임 전태홍 시장의 자택에 49인치 최신형 TV와 에어컨 등 집기류를 시예산으로 구입,빈축을 사고 있다. 목포시 관계자는 “시장이 자택을 관사로 이용하는 데다 집이 크고 찾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접견실에 이들 비품을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전국종합·정리 홍성 이천열기자 sky@
  • 인체의 신비전/ 관람객 40만 돌파 “”난 커서 술.담배 안할래요””

    “아,이럴 수가!”“너무 엽기적이다.”“코페루니쿠스적 혁명이다.” 7일 오후 3시.서울 혜화동 창경궁 옆 국립 서울과학관 특별 전시장(1000여평)을 찾은 500여 관람객들은 ‘죽은 자와 산 자’의 거룩한 만남 앞에 저마다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한마디씩 내뱉았다. 조용히 해달라는 안내원의 거듭된 당부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펼쳐지는 인체의 경이로움에 그저 ‘아!’하는 탄성이 멈추질 않았다.구전으로만 전해들었던 ‘인체의 신비-한국 순회전’은 그렇게 휴일의 많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과음과 흡연 등으로 검게 변해버린 폐와 간의 장기를 관찰하던 몇몇 초등학생들이 목소리를 높여 어른들에게 한마디씩 던지는 광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초등학생1= 아빠,담배 피우지 마세요.(폐를 가리키며)이렇게 까맣잖아요.난커서 절대 안피울거야. ▲초등학생2= 엄마,술 많이 마시면 (정상간보다 부풀고 쭈글쭈글한 지방간을 가리키며)간이 이렇게 못생겨지는 거야? ‘죽은 자’의 메세지는 계속됐다.대부분의 20대 여성들은 태아의 성장과정을 차례로 전시해 놓은 진열대에 가장 많이 몰려 있었고,40,50대 남자들은 동맥경화와 간경변,그리고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관절염을 앓았던 사체 전시물 앞에 저마다 고개를 쑥 내밀어 관찰하다가 자신의 무릎을 만져보기도 했다. 임신 5개월째에 사망한 산모와 산모의 배를 절개해 드러난 자궁과 태아,사체에서 뼈와 근육 등을 완전 제거한 뒤 혈관만 남긴 모습 등은 가히 충격적이었다.특히 머리에서 다리까지 여러가지로 등분한 인체의 종단면,목이 잘린 여성의 몸통 등을 관찰하는 관람객들은 대부분 섬뜩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곳에 전시된 실제 사체(인체 표본)는 200여 점으로 ▲근육의 변화를 알수 있는 스포츠 선수의 몸체 ▲생각할 때 뇌세포의 움직임을 나태내는 머리속 구조 ▲잉태와 출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임신한 여인’의 표본 ▲간,대장,폐 등 정상 장기와 비정상 장기 비교▲핏줄과 신경조직의 변화에 따른 인체조직 등 다양했다.특히 이들은 특수 처리(프라스티네이션)를 통해 원형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관람객들을 더욱 신비의 경지로 빠져들게 했다. 초등학교 교사 이모(36·서울 서초동)씨는 “학생들을 인솔하고 왔지만 나자신이 더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다.어떤 책이나 영상물을 통해서도 이처럼 감동적으로 인체를 느끼게 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고 진지하게 소감을 피력했다.친구들과 같이 왔다는 중학생 김모(15·서울 녹번동)군은 “1시간동안 줄을 서서 봤다.나의 장래 희망과 연관지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너무 교육적이고 현실적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끼리 함께 관람나온 주부 임모(39·경기 수원)씨는 “인체의 내부에 있는 기관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알았다.가족들의 건강을 더욱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충격적인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소형 녹음기를 들고 와 일일이 녹음하며 표본을 관찰하는 의과대학생,스포츠 선수들의 근육을 메모지에 스케치하는 미술학도 등이 눈에 띄였고,무엇보다도 자녀에게 우리 몸의 이모저모를 설명해주는 부모들의 열기가 대단했다. 관람객 수도 이미 국내 전시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지난 4월17일 전시장을 연이래 7일까지 무려 40만명의 관람객이 찾아,97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폼페이 최후의 날 유물전’때의 최고 기록(39만명)을 두달반만에 경신했다. 전시회 관계자에 따르면 ▲전시회의 표본들은 모두 기증된 실제 인체인데다▲인간의 몸이 완벽하게 보존돼 있으며 ▲또 단순한 예술품이나 유물을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라,바로 내 자신의 몸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인체의 신비전은 지난 97년부터 영국,스위스,독일,벨기에,오스트리아 등 11개 도시에서 전시돼 850만명 이상이 관람했으며 미국,이탈리아,프랑스 등 세계 90여곳에서 전시를 기다리고 있다. 전시 기획자인 독일 관계자들은 한국 전시를 지켜보며 “한국 전시는 독일과 일본,스위스 등에 이은 여섯 번째로 ‘전시품’에 대한 한국인의 거부 반응이 제일 적은 게 첫째이고,요란한 관람 문화가 두번째의 특징이다.”라고말했다. ‘인체의 신비-한국 순회전’은 내년 3월2일까지 휴관일 없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개방한다.입장료는 성인 1만원,중고생 6000원,초등학생 5000원이다.문의=02-741-3913 김문기자 km@ ■사체 영구보존 어떻게 ‘인체의 신비-한국 순회전’을 관람한 대학생 이광표(24)씨는 “해부학실이 아닌 상온의 공공장소에서 완벽한 인체 표본을 볼 수 있으리라 꿈도 꾸지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사체(인체표본)를 보존했을까.일반적으로 대기조건에 노출되면 생물학의 표본은 부피가 상당히 줄어든다.그래서 해부학자들은 적절한 보존기술을 찾아내는 것이 큰 숙제였다.이중 독일의 군터 폰 하겐스 박사가 지난 78년 ‘플라스티네이션(Plastination)’을 처음 발명,이에 대한 해답을 도출해냈다. 이와 관련,하겐스 박사는 한국 전시 관계자들에게 “시신에서 물과 지방질을 제거하고 빈 공간을 실리콘이나 에폭시 등으로 채우는 방법이다.”면서“이는 미세한 조직의 모양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공기중에서 영구보존이 가능하다.”고 ‘플라스티네이션’ 보존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플라스티네이션은 유기체의 조직을 살아 있는 듯한 상태로 해부 표본화해서 영구히 보존하는 기술을 말한다. 플라스틱을 특수처리해 인체내에 주입하는 과정을 통해 생전의 인체특징을 완벽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핵심기술은 진공주입을 통해 인체조직 및 지방세포의 수분을 반응성 플라스틱,실리콘 고무,에폭시 수지,폴리에스터 등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플라스티네이션의 표본은 건조하고 냄새가 없고,영구적이며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인체세포와 미세한 피부 주름까지 생전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있다.현재 세계 350여개 연구소에서 연구되고 있다. 이번 전시 관계자는 “전시품들은 모두 본인 동의 아래 기증된 시신들이다.”면서 “하겐스 박사가 인체를 보존할 수 있는 특수 방법을 개발한 뒤 기증이 잇따랐으며 현재 세계 6500여명이 인체 기증을 희망한 상태다.”고 말했다. 김문기자
  • 신동엽 창작기금 받은 노동자 시인 최종천씨 “”시는 인간을 응시하고 보듬어야””

    그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사람이 젤 좋다고 했다.그래서 앞으로는 나무나 하늘같은 것 대신 사람 가운데서 사람을 그려내는 시를 쓰고 싶다고했다.그런 그에게서 사람 냄새가 물씬 묻어났다. 창작과 비평사가 주관하는 제20회 신동엽 창작기금 수혜자로 최근 선정된 시인 최종천(48)씨.그에게 사람들은 ‘노동자 시인’이라는 명찰을 붙여주었다. 그 자신 용접일로 하루하루 일터를 바꿔서 먹고 살아야 하는 일용직 노동자이기도 하거니와 “예술보다 노동이 좋다.”는 그이고 보면 그에게 이만한 명찰도 없을 듯 싶다. 중졸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70년대초에 무작정 가출해 구두닦이로,중국집 배달원으로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다.그런 그가 지난 88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지 14년만인 지난 3월 처녀시집 ‘눈물은 푸르다’(시와 시학사)를 펴냈다.시집을 펼치면 먼저 ‘사람'이 눈에 띈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은 그의 시집 속에서 끼리끼리 체온을 나누며 숨쉬고 있다. ‘그러면 나 멀리 안 나감세/쉬엄쉬엄 가세나/징검다리 건너 가다 보면/고개 중턱에 주막이 있네/그 집 주모 육자배기가 일품이라네/(중략)죽어도 못잊는다는 말은 빈말이고/영 섭섭하지 않게/조금은 잊어버리세/세상은 좁다네/누가 아나/술 취한 사람 벽에 기대듯/우리 서로 만날지’(친구를 묻으며)지난 82년 제정한 이래 이 기금을 받은 이문구 김성동 도종환 김남주 곽재구씨 등의 면면을 봐도 그의 시(詩)세계가 결코 녹녹찮음을 짐작할 수 있다.그를 만나 보았다. ◇ 먼저 신동엽 창작기금 받은 것을 축하한다.어렵게 시작활동을 하는 데 큰 격려가 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기금으로 1000만원을 받게 되는데 그 정도면 나같은 노동자가 1년 벌어야 하는 돈이다.억지 부리자면 일 안하고 6개월 정도는 시만 써도 되는 거액이다.(웃음)시를 쓰는 일에 대해 보람을 느꼈다. ◇ 무척 어려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아는데 언제,어떤 계기로 시를 쓰게 됐나. =계기라면 우습고….원래 낙서를 좋아해 낙서장에 이런 저런 글을 적으며 지냈는데 75년쯤 서울 봉천동 살 때 자취방을 찾은 친구가 우연히 그걸 보고는 시를 써보라고 해 그때 시작한 것같다. ◇ 습작기에 시를 따로 봐 준 사람이 있는가.시단에서 특별히 애정을 갖고 이끌어 준 사람은. =그런 사람 없다.당시 정음사에서 시리즈로 펴낸 시집을 읽으며 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시작은 지금도 혼자서 한다.어줍잖게 지식욕은 있어 시집을 손에서 놓지 않은 게 그나마 큰 도움이 됐다.김우창 선생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신다. ◇ 시인 가운데서 최시인에게 특별히 영향을 끼친 이는 누구인가.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누구나 그랬을 터인데,나 역시 김소월 김수영 박목월 서정주 민재식씨 등의 시적(詩的)영향력 아래 있었다.특히 김수영의 도발적인시와 민재식의 ‘속죄양’은 내게 많은 깨달음을 줬다.그 분들의 작품이 단순한 서정에 머물지 않고 이 사회를 향해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낸 까닭이다.그 시절엔 T.S.엘리어트도 좋아했다. ◇ 시가 본인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시작 자체가 개인적인 성찰의 계기일수도 있고 또 개인 혹은 사회사적 기록일 수도 있을 텐데…= 나에게는 주로 성찰의 기회였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평소 무관심하던 일도 일단 내 시작(詩作)의 영역에 들어오면 깊이 천착하게 되고,거기에서 미처 몰랐던 깨달음을 얻는 일이 많았다.개인적으로는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겪은 불화나 우리 역사의 아픔을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우리 사회에서 시가 ‘빵’이나 ‘칼’이 될 수 있다고 믿는가= ‘칼’도 아니고 ‘빵’도 아니어서 시 아니겠는가.시의 매력은 바로 ‘빵’도 아니고‘칼’도 아닌 점에 있지 않을까. 돈 잘 버는 소설가들 봐라.사람은 길드는 것이다.시가 ‘칼’이나 ‘빵’이 아닌 게 다행스럽고 그래서 할 만한 작업이라고 믿고 있다.내 경우 비록 현장 노동자지만 내가 시인이란 걸 아는 사람들은 나를 달리 본다.(웃음) 그것이 어쩌면 ‘칼’의 기능일지도 모르지. 내 경우 가능한한 시인이라는 사실을 숨긴다.사용자들이 대부분 시인이라는‘인간’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첫 시집을 낸 뒤 신문·방송을 타는 걸 보고 나더러 이제 노동 그만하고 들어앉아 시나 쓰라고 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다.시가 결코 ‘빵’이 아닌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서글퍼진다.◇ 개인의 시세계,이를 테면 기본적으로 시를 대하는 본인의 경향이나 추구하는 점,또 시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세상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언제부턴가 자연을 읊는 서정시가 싫어졌다.문제의식이 없다고 여겨져서다.시는 모름지기 인간을 응시하고 보듬는 것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 최 시인의 시가 지금까지의 노동시와는 달리 우리가 직면한 노동문제를 그다지 힘있게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 듯한데 =직접적인 투쟁도 필요하지만 나는 시를 통해 그 이면을 들여다 보고 싶을 뿐이다.노동자 권익도 그렇다.서로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내 시는 지금까지의 노동시와는 확실히 다르다.나더러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책을 읽으라고 말하겠다.권력은 지식에서 온다.노동자들이 지식기반을 마련해야 권익을 완전하게 획득하는 시대가 오지 않겠나. ◇ 시단이 공통으로 인식하는 문제 중 하나인데 요즘 세대를 가리지 않고 시를 읽지 않는다고들 한다.이런 현상은 어디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어려워도 시는 읽어야한다.더러 시가 어렵기도 하겠지만 원래 인간이 만든 문명자체가 어렵고 복잡한 것이다.OECD회원국 중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서 해독률이 가장 낮다고 들었다.시류가 어렵고 힘든 것을 회피하는 성향이어서 시를 읽지 않는 것은 아닐까. ◇ 우리 문단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는가.문단도 기성 사회조직처럼 지연·학연 등 연고주의나 엘리트주의 등에 빠져 있지는 않나= 내가 일일이 관여하지는 않으나 문제가 많다고 보고 있다.문단이 섹트화(파벌)해 연고없는 신인은 벽을 뚫기가 쉽지 않다.학연·지연도 엄존한다.신춘문예에서도 일부 그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나.오죽했으면 ‘문학권력’이라는 용어가 생겼겠는가.그동안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다들 모른 척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월드컵에서 거둔 축구대표팀의 선전과 상상을 초월한 응원열기에 잔뜩 고무돼 있다.이런 현상을 지켜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가=최대의 성과는 이른바 ‘빨갱이문화’의 청산이 아닐까 생각한다.지금도 노동현장에서 일부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을 향해 서슴없이 ‘빨갱이’운운한다. ‘빨갱이’는 우리 역사의 상흔이다.이런 민감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걸러낸 점이나 태극기에 대해 맹목적으로 외경심을 강요한 군사문화를 청산한 점도 기분좋았다. ◇ 첫 시집 ‘눈물은 푸르다’를 지난 3월에 낸 것으로 아는데 시집 내고 나서 금전적으로 손해는 보지 않았는가.얼마나 팔렸나=손해는 보지 않았으나 많이 팔지는 못했다.지금까지 처음 찍은 2000권도 다 팔지 못해 쌓여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두번째 시집도 준비 중일 텐데=두번째 시집은 아마 내후년 정도 나올 것 같다.나는 다작은 못한다.시집 너무 자주 내는 것은 좀 그렇더라.지금은 산문집을 준비 중이다.주제를 ‘노동’과 ‘예술’로 잡아놓았다. 심재억기자 jeshim@ ◇최종천 시인은 우리 나이로 마흔아홉인 그는 평생을 거친 밑바닥과 노동 현장에서 보낸 ‘시인답지 않은 시인’이다.놀라운 것은 그의 시가 이런 그의 개인사에도 불구하고 무척 섬세하고 인간지향적이라는 점이다. ‘거적때기에 싸인 영철이가/살냄새 땀냄새를 풀어 놓으며/썩어가던장마철내내/추석 상여금 얘기와/여자 얘기만 했을 뿐/아무도 영철이의 죽음을 그리워하지 않았다’(그 해 여름)에서 보듯 그는 삭막한 노동현장에서도 사람생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묻자 “자랑할 것은 없으나 감출 것도 없다.”며 살아온 내력을 풀어 놓는다.그는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마친 뒤 상경했다.그때가 1970년. 그 때 신설동과 왕십리 뚝방을 오가며 한 1년 구두닦이를 했다.당시에는 무척 거친 곳이어서 싸움도 많이 했다.그때 마침 청계천변 ‘나래비촌’에 큰불이 났다.이래저래 안되겠다 싶어 그 일 그만두고 중국집 배달일을 한 5∼6년 했다.마침 산업화 바람이 불어 용접기사 자격증 취득이 유행이었다.그때2급 용접기사 자격증을 따 지금까지 그 일을 해오고 있다. 심재억기자 날개 참을 먹고 올라가다가 그는 추락했다 의정부에서 인천까지 출근하는 그는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집에서 아내와 다투고 뻐스에서 전철로 다시 뻐스로 갈아타고 늦는다는 말을 들으면서 그의 날개는 먼 계절을 날아온다. 그는 무게를 날개에 걸고 있었다. 몇 개의 적금통장과 아파트가 그것이다. 그가 일하는 십층쯤의 높이에서 모르게 날개를 펴 보았을까 적금통장을 펴 보듯이 가뿐하게. 그의 날개가 깃털이 다 빠져 버린 것인지 나는 그의 날개를 본 일은 없다. 그러나 그가 십층까지 오르는데는 날개가 있었으리라. 그는 여러 개의 에치빔에 부딪치면서 떨어졌다. 그야말로 피 떡이 되었다. 이런 일은 자주 있는 일이다. 고사도 지내지 않던가 돼지머리로 말이다. 나는 태연하게 그의 살을 쓸어 모았다. 합판으로 덮어 놓았다.대부분은 모른다. 아무래도 이 지폐 몇 장이 그의 깃털일 것 같지는 않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날개와는 달리 욕망은 착륙하지 않는다는 것에 우리는 이미 합의한 바 있다는 사실이다.
  • [굄돌] 깨끗한 물을 위하여

    어느날 저녁 월드컵 응원의 열기가 가득한 상암동의 난지천 공원을 가 봤다.곳곳에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깃발과 리본 등 여러 가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그리고 그곳에는 이름을 알고 모르는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 지나는 사람들을 반겼다.얼마전까지만 해도 난지도 주변을 지나갈 때는 자동차 유리문을 닫아야만 할 정도로 쓰레기 썩는 냄새가 코를 쥐게 했는데,아름다운 자연 공원으로 변해 있었다. 공원의 아름다움과 쓰임새에 취해서 이리저리 걷다가 물가에 주저앉아 물끄러미 흐르는 강물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고요하게 달빛과 조명 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물을 바라보자니 어린 시절 냇가에서 얼음지치기를 하고 놀다가 배가 고프면 윗 쪽에 얼어 있는,물빛보다 하얀 얼음을 따서 우걱우걱 씹어먹던 시절의 추억이 아프게 밀려왔다.물은 빛깔도 향기도 맛도 없어서 정의(定義)할 수 없는 것이며,생명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라고 한 생텍쥐베리의 이야기처럼 물은 소중한 것이다. 어려서 늘 자랑스레 이야기하던 깨끗한 우리물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난다.선진국이라는 유럽이나 모래 속에서 석유를 파내서 돈이 많다는 중동의 나라들도 돈을 주어야만 콜라보다 비싼 물을 마신단다.그러나 아무 데서나 흐르는 물을 마실 수 있고,손으로 가랑잎 정도만 가려내면 입을 직접 대고 마셔도 좋은 나라는 우리 밖에 없다고 자랑스러워하던 기억이 어제 같은데 이제는 우리도 물을 사먹는 나라가 되어버렸다니. 그런데 며칠전 외신을 타고 홍콩 당국이 깨끗한 물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수돗물이 사먹는 생수보다 더 깨끗하고 미네랄 등 영양소도 더 많이 담은 물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온 것을 보고 한 편으로는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는 희소식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물의 성(性)은 본래 맑고 고요한 것이지만 흙모래가 섞이면 흐려지고 바람을 만나면 움직이는 것이다.그러나 흙모래가 섞인다고 물의 성까지 흐려지는것이 아니요,바람을 만난다고 물의 성까지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흙모래만 가라앉으면 맑아지고,바람만 자면 고요해지는 것이라고 만해 한용운선생이 갈파한 것처럼,우리의 생명 자체인 물 속에 든 흙모래와 바람을 가라앉히고 재워서 맑고 고요한 물을 얻는 그 날까지 관계 당국과 개인들이 수행자적 자세로 노력을 해 나갔으면 싶다.그래서 후손들에게 우리가 예전에 하던 우리의 물 예찬론을 다시 펼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장·법현스님
  • 김휘동 안동시장 당선자 43평 관사 사용 않기로

    김휘동(金暉東·57·한나라) 경북 안동시장 당선자가 시장관사를 사용않기로 했다. 김 당선자는 28일 “알뜰시정을 꾸려나가기 위해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현재 살고 있는 송현동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현재 시장관사로 사용되고 있는 안동시 법상동 43평 아파트를 매각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김 당선자는 “관사는 관료적 냄새를 풍기는 관선단체장시대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며 “민선시대에는 주민과 함께 애환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한데다 어려운 시의 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하기 위해 시장관사 반납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공약으로 관사 반납을 제시하기도 했다.관사의 현재 매매가는 1억 2000만원대에 이른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임영숙 칼럼] 꿈은 이루어진다

    서너살이나 됐을까.얼굴에 태극 문양을 그린 붉은악마 차림의 두 어린이가 뚫어지게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월드컵 준결승전 다음날인 26일 대한매일 1면 사진이다.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과 독일 경기 관람에 열중한 어린이들을 찍은 것이었다.신문 지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이 사진 밑에는 “꿈은 계속된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고,사진설명 제목은 “내일은 우리가…”였다. 나도 그 어린이들처럼 붉은악마 옷차림으로 상암동 경기장에서 월드컵 준결승전에 12번째 선수로 ‘참여’했다.경기가 끝나고도 응원석이 텅 빌 때까지 앉아 있다가 집에 돌아오니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고 아쉬움과 뿌듯함이 교차하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으로 잠자리에 들었다.그러나 아침 신문에서 이 사진을 보는 순간 한국이 독일에 0 대 1로 진 아쉬움을 가볍게 떨쳐낼 수 있었다.“그래 적절한 시점에서 잘 멈춘 거야.이번 경기도 연장전이나 승부차기까지 가고,그래서 우리가 이긴다 해도,다음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에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어.그동안 죽을 힘을 다해 몸이 부서져라 뛰었으니….한꺼번에 무리하게 이루는 것보다 4년 후를 기다리지 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스스로를 달랬던 심정으로 다시 돌아갔다. 사실 한국 축구의 폴란드전 첫 승만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결승 진출좌절을 아쉬워한 것은 우승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한국 선수들이 일본 요코하마 경기장에 서는 것을 보고 싶은 소망에서였다.“‘아시아의 긍지’가 된 한국 축구를 일본이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까.”하는 생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월드컵 대회에 남북한 단일팀이 뛰었다면 남북 통일은 훨씬 앞당겨질 텐데.”하는 꿈까지 가졌던 것이다. 동북아 질서의 재편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데서 온 아쉬움과 교차된 뿌듯함은 우리 선수들과 응원단이 안겨주었다.한국 선수와 응원단은 너무나 순수하고 평화스러웠다.거스 히딩크 감독은 지난 5월 “한국 선수들의 강한 열정과 순수함이 나를 들뜨게 한다.이들은 월드컵을 단순히 돈벌이로 여기는 유럽선수들과는 크게 다르다.”고 말한 바 있는데,6월 한달 내내 우리 선수들은 온 국민과 세계인에게 히딩크의 그 발언을 감동적으로 확인시켜 주었고 이날 준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붉은악마의 응원 모습을 먼 발치나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본 사람들에겐 그 거대한 에너지 분출과 일사불란함이 섬뜩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그러나 그 붉은 물결 속에 들어가 보면 평화로운 열정에 ‘생애 최고의 감동’(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플레이트)을 맛보게 된다.아직도 그 물결 속에 들어가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나는 3,4위전 때를 놓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준결승전이 끝나고 경기장 밖에서는 진기한 풍경이 벌어졌다.독일 응원복을 입은 한 독일인이 작은 나팔로 ‘대∼한민국’을 선창하고 붉은악마 차림의 한국인과 외국인들이 이를 따라 목청껏 연호하는 모습이었다.노약자와 어린이는 들어갈 수도 없을 만큼 축구 팬의 난동이 극심하다는 공포의 유럽 축구장에서 주최국이 패배했을 때 상상이나 할 수 있는 모습인가. 물론 한국의 놀라운 승리를 ‘음모론’으로깎아내리는 외국 언론도 없지 않다.인종차별의 냄새가 나는 그런 주장이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회에선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정부의 포스트 월드컵 대책이 발표됐지만 월드컵 경기장 사후 활용대책의 재점검도 필요하다.10개 개최도시가 이미 마련해 놓은 대책은 수익사업 위주이고 축구경기장으로서의 상시 활용계획은 미흡한 편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결승에 나가지 못했으나 세계에 자신들의 정신을 과시했다.”고 썼다.그렇다.우리는 월드컵 우승보다 더 값진 것을 얻었다.붉은악마의 준결승전 카드섹션대로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또 우리가 얼마나 아름답게 꿈을 이루는가를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우리는 꿈을 이루었고 앞으로도 이룰 것이다. 임영숙/ 미디어연구소장 ysi@
  • 새롭게 무대 오른 ‘사랑은 비를 타고’

    창작 뮤지컬로는 드물게 1995년 초연 이래 800회가 넘는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사랑은 비를 타고’가 6개월여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7년 만에 재회한 형 동욱과 동생 동현.이들의 집에 실수로 온 미리.이 셋은 신경협착증에 걸린 음악교사,손을 다친 피아니스트,하루만에 직장에서 쫓겨난 사회 초년생이다.이들은 모진 말로 상대에게 생채기를 내면서 한편으론 서로를 보듬는다.비록 꿈은 꺾였지만 사랑을 통해 다시 세상으로 용기있게 나가는 것. 창작물인 데다 소극장 공연이라는 한계에도 장기 흥행에 성공한 데는 보편적인 주제,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차별화한 아기자기한 구성,마음을 울리는 발라드풍 음악이 한몫했다.연출가 배해일은 “따뜻한 가족 이야기가 공감을 얻었다.”면서 “땀냄새와 거친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소극장 공연에 오히려 관객이 매료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 새 무대를 마련한 이번 공연은 유리창에 비가 내리는 장면등을 더욱 실감나게 표현한다.중극장에 맞춰 시각적 볼거리를 강조한 것.또 드라마적인 여백이 살아 있던 초연 당시의 대본을 여러 장면에서 끌어왔다.상세히 설명하기보다는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대사와 감정표현을 자제해 예술성을 강화했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867회의 공연에서 꾸준히 객석점유율 80%를 넘겼으며 96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녀주연상·인기상·작곡상을 받았다.이번에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으로 출연한 김장섭과 신인 박건형·양소민,그룹 ‘서클’에서 가수로 활동한 한보람이 새로 출연한다.김정민은 이달말까지 김장섭을 대신해 연기한다.새달 14일까지.(02)552-2035. 김소연기자 purple@
  • [월드컵 다시보기] (1)4강신화의 원동력

    열광과 연대.전국민을 뜨겁게 한마음으로 뭉치게 한 2002한·일월드컵대회가 한국대표팀의 4강신화를 일궈내고 종반을 맞고 있다.이번 월드컵은 경기성적은 물론 사회·문화·경제적 측면에서도 예상을 초월한 성공과 파급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각분야의 성과와 그에 이르기까지의 비결 및 과정,앞으로의 과제 등을 분석해 본다. ■‘붉은악마' 신화 창조 안팎 한국팀의 월드컵 신화 창조에는 ‘12번째 선수’로 불린 ‘붉은 응원단’이 큰 역할을 했다.그 원동력을 제공한 ‘붉은악마’는 거리로 쏟아져 나온 700만 국민들을 ‘마술처럼’하나로 묶어 전국을 신명나는 잔치 마당으로 바꿔놓았다. 이들의 열정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내재된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붉은악마의 성과는 초·중·고 교과서를 장식하게 됐고,각계 각층의 연구과제로 각광을 받는 등 이미 ‘포스트 월드컵’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최원기 연구위원은 “붉은악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민주적인 토론을 거치면서 영역을 넓혀 왔다.”면서 “이러한 자생력을 바탕으로 자칫 집단 감흥에 머물 수 있는 응원문화를 성숙한 시민의식의 장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붉은악마는 지난 95년 PC통신 축구동호회로 출발한 뒤 지부와 지회별로 모임을 확산, 13만여명의 회원을 가진 대규모 조직으로 성장했다.회원들은 붉은악마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모임의 방향을 토론하고,자율적인 응원 운동을 펼친다. 이들이 월드컵 기간중에 벌인 ‘Be The Reds 캠페인’은 지난해 12월 출발했다.반우용(30) 부회장은 “‘경기장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국가대표 유니폼과 같은 색깔인 붉은색 옷을 입고 응원을 하자.’는 취지였다.”면서 “그래서 캠페인 명칭도‘The Red Devils’가 아닌 ‘Be The Reds’로 정했다.”고 말했다. 월드컵 개막 이후 붉은악마가 시민들에게 나눠준 ‘Be The Reds’티셔츠가 10만여장이나 된다. 구혜영기자 koohy@ ■대표팀 승리 비결/ 철인 담금질·압박축구 대전환 한국 대표팀이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까지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은감독과 선수들의 피와 땀을 쏟은 준비,상대의 허점을 꿰뚫은 전략과 전술,협회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국민들의 폭발적 성원 등 네 박자가 정확히 들어맞은 결과다. -선수와 감독은 무얼 준비했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1월 선수들을 선발한 이후 기초부터 다시 가르쳤다.프로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히딩크 감독은 때론 설득하고,때론 강요하며 자신의 지도법을 밀고 나갔다.패싱력 등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경기중 대화,사고력을 증진시킬 것을 요구했다.선수들은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얘기할 법한 것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묵묵히 따랐다. -어떤 훈련을 했나- 히딩크 감독은 ‘한국팀은 체력은 있지만 기술이 모자란다.’는 일반적인 관점과 달리 “기술이 유럽선수의 80%라면 체력은 50% 수준”이라며 체력강화에 훈련의 초점을 맞췄다. 20m 구간을 21단계별로 나눠 왕복달리기를 하는 ‘셔틀 런’을 도입,선수들의 체력을 집중 보강했다.체력 강화의 효과는 연장전을 치른 이탈리아와의 16강전,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거푸 승리로 나타났다. -달라진 전략과 전술- 과거 한국축구는 긴 볼을 찬 뒤 포워드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제2선의 선수들이 득점기회를 노리는 게 전부였다.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상대 수비진과 정면 승부를 하며 다채로운 공격전술을 선보였다.수비에서도 공격진에서부터 수비진까지의 거리를 좁혀 상대를 좁은 공간에 몰아넣어 공을 빼내는 ‘압박전술’을 구사했다.또 선수들을 한 포지션에 고정시키지 않고 전술에 따라 변화를 꾀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키워 세계 축구계의 찬사를 받았다. -공로자는 누구인가 한국의 4강 진출에 가장 큰 공로자는 축구인 모두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공헌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정 회장은 히딩크 감독을 직접 영입한 것은 물론 지난해 대표팀이 프랑스와 체코에 잇따라 0-5로 져 감독 사퇴 압력이 거셌을 때 앞장서 비난여론을 막아 오늘의 영광을 있게 했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으뜸 공로자는 월드컵 기간 내내 용광로보다 뜨거운 성원을 한마음으로 보내준 붉은악마와 8000만 한민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종락기자 jrlee@ ■‘국민 열광원인' 전문가진단 “한국의 ‘붉은 응원’이 없었다면 월드컵의 재미는 반감됐을 것이다.” 한국이 ‘무적함대’스페인을 꺾고 4강 진출의 신화를 창조한 지난 22일 영국의 BBC방송은 길거리 응원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수확은 길거리 응원이었다.길거리 응원은 수백만명이 모여 질서정연한 응원을 했다는 단순한 현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한국인들은 길거리응원으로 답답한 일상의 갈증을 해소했고 세계에 ‘열정의 코리아’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우리 역사상 ‘정치’가 아닌 ‘놀이’를 화두로 세대·이념·지역·성별을 뛰어넘어 공동체에 대한 사랑·신명·열정을 표출한 잔치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엇이 이토록 신명나는 잔치판을 가능케 했을까.안동대 민속학과 임재해 교수는“잠재돼 있던 민족의 신명이 ‘월드컵’이라는 커다란 놀이판에서 ‘붉은악마’라는 불씨로 인해 발산됐다.”면서 “월드컵이라는 전 세계의잔치가 국민들을 하나로 끌어 모아 공동체를 형성했다.”고 해석했다.‘사이비 잔치’가 아닌 자발적이고 신명나는,진정한 잔치판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는 “한국인에게 월드컵은 근세사의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 형성됐던 집단 무의식을 한번에 상쇄할 만큼 큰 에너지를 지닌 긍정적인 사건”이라면서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느끼게 해줬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월드컵의 성공이 국운 융성과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근엄한 제안에 그칠지 모르지만 짜릿한 잔치의 경험과 공동체 체험은 한국인의 영원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심판 한국팀 도왔나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1라운드 한국·멕시코전.전반 초반 선제골을 터뜨린 하석주가 전반 중반 상대 선수를 백태클로 저지하다 심판으로부터 퇴장명령을 받았다.상승세를 타던 한국은 결국 10-11이라는 수적 열세 속에서 1-3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당시 한국에선 누구도 하석주의 퇴장이 부당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1라운드 한국·포르투갈전.이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전·후반 1명씩 2명이나 퇴장당한 끝에 0-1로 패해 결국 16강 진출이 좌절됐다.포르투갈은거세게 항의했다.“심판과 한국팀이 모종의 음모를 꾸몄다.”이어진 이탈리아·스페인전에서도 마찬가지 반응이 나왔다.이탈리아는 연장전 중 프란체스코 토티가 퇴장명령을 받은 뒤 1-2로 역전패했고 스페인 역시 한국에 유리한 판정 때문에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했다며 심판 판정과 관련한 음모론에 불을 댕겼다. 과연 심판 판정은 음모의 냄새가 날 만큼 한국에 우호적이고 편파적이었을까. 영국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지의 축구대기자 랍 휴즈가 해답을 제시한다.“그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데 대해 희생양을 찾아 헤매고 있다.과감하게 레드카드를 꺼낸 주심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이 대회 이전까지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4무10패로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그런 한국에 세계축구의 주류라고 주장하는 그들이 실력에서 뒤졌다고 자인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도저히 질 수 없는 팀’에게 당한 패배를 힐책하는 자국 국민들에게 변명도 해야 했다.판정 시비가 유독 한국전에서만 발생한 것도 아니다.독일이나 브라질도 판정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 경기에서의 판정이 문제시되는 건 오히려 개최국이라는 선입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한국도 피해자다. 그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4년전 한국선수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든 심판의 판정을 받아들여 패인을 내부에서 찾은 한국을 오히려 본받아야 한다. 곽영완기자 kwyoung@
  • 가전특집/다기능·패션·절전 에어컨 개성시대, 올여름 신제품의 3대 트렌드

    ‘쾌적하고 시원하다.작으면서도 귀엽다.그리고 저렴하다.’ 올 들어 출시된 에어컨의 제품 트렌드를 분석한 3가지 특징거리다.소비자들은 더이상 에어컨을 시원하게만 해주는 냉방기구쯤으로 여기지 않는다.건강을 고려하는것은 기본이다.집안의 분위기에도 맞아야 한다.물론 전기료는 적게 나와야 한다.에어컨도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올 여름을 주름잡을 기능성 에어컨은 어떤게 있을까? ◇집안에서 삼림욕이 가능하다.= 에어컨에서 산소가 나오는 ‘산소에어컨’이 잇따라 출시됐다.소비자들의 친(親)환경적 욕구가 가미된 제품들이다. LG전자는 아름드리 나무가 공급하는 산소량 이상의 고(高)순도 산소를 배출하는 에어컨(제품명 LP-257CDX)을 내놨다.수험생이 있는 가정이나 장시간 회의를 자주 갖는 사무실에 적합하다.에어컨에서 발생하는 산소는 머리를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 제품은 먼지제거와 냄새제거 기능을 분리했다.1차로 공기속의 먼지와 곰팡이·박테리아 등을 제거한 뒤냄새를 없애주는 다단계 효능을 자랑한다. 대우전자는 산소발생,방향효과,음이온 공기청정 기능을 동시에 갖춘 ‘삼림욕 에어컨(제품명 DP-136SA)’을 출시했다.기존의 산소발생기능에 고농축 솔향 모듈을 장착,공기를 통과시켜 주는 이른바 ‘아로마 테로피(향기 취료)’기능을 가미했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슬림형 에어컨에 산소발생 기능을 덧붙인 에어컨(제품명 AS-S680)을 내놨다. ◇집안 분위기를 산뜻하게= 과거에는 에어컨에 맞춰 다시 가구배치를 해야 했다.불룩하게 튀어나온 에어컨이 집안 분위기를 망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작고 얇으며 다양한 색깔을 지닌 ‘인테리어 에어컨’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에어컨의 두께를 줄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최근의 가전제품이 빌트인방식 및 벽걸이 형태로 나아가는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종전의 슬림형보다 두께를 4㎝ 이상 줄인 12.5㎝의 초박형(超薄形) 에어컨을 출시했다.색상도 체리색,골드,블루로 다양하게 꾸몄다. LG전자는 고급아파트 수요와 리모델링 활성화에 맞춘액자형 에어컨을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액자형 에어컨은 6,8평형 등 2개 모델로 고급 침실용에 국한돼 있다.하지만 이번에는 거실용 ‘액자형 와이드’와 ‘미러형’을 내놨다.액자형 와이드는 가로·세로 비율을 16:9 크기로 만들어 고급제품의 이미지를 살렸다. 미러형은 거울 재질을 사용,거실에서 인테리어 기능성을 높였다.색상도 우드,메탈,골드,블루 등으로 다양하게 했다. ◇전기료 걱정없다.= 여름철이면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자주보게 된다.그만큼 전력 사용량이 많다는 방증이다.일반 가정은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을 구입하고도 함부로 틀지 못하기도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삼성전자는 DESS시스템의 ‘초절전 에어컨’을 내놨다.18평형모델의 경우 전기료가 71.4%까지 절감된다.한국산업기술원(KTL)의 실험 결과 초절전 에어컨은 일반 에어컨보다 하루 평균 2시간을 더 사용해도 전기료는 최고 5만 1706원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절전 에어컨은 냉방속도와 설정온도 유지능력을 개선,내구성도 높였다. LG전자의 초절전 에어컨은 ‘트윈 파워 쿨링 시스템’을 채용했다.에어컨 작동 초기에는 압축기 2대를 모두 사용하다가 소비자가 입력한 설정가에 이르면 1대는 꺼지고 1대만 작동하게 했다.이 때문에 기존 제품보다 전력소비량을 35%까지 절감해준다. 또 LG전자는 여기에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절전형 인버터 모터 ‘SRM’을 채용했다.공기정화와 약풍·강풍 작동시 각각 70%,57%,20%의 모터 소비전력을 줄여 준다. 강충식기자 ch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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