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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어공주’ 물오른 연기 박해일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이 뜨더라도 그는 그럴 것이다.군중 속에 섞여버리면 찾아내지 못할 것 같은 사람. 일상성의 이미지를 박해일(27)만큼 찬찬히 구현해낼 배우가 얼마나 될까.평범해서 낯설지 않고,평범하되 긴장을 잃지 않는 그의 묘한 일상성에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차례로 반해 왔다. 이번엔 박흥식 감독이다.‘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로 검증됐듯 흐르는 일상을 치열하게 묘사하기로 정평난 감독.30일 개봉하는 ‘인어공주’(제작 나우필름·유니코리아)에서 그는 또 착한 남자다.“남자주인공 진국의 캐릭터는 이름대로 진국이에요.우유부단하지만 무슨 일에든 쉽게 내색하지 않고,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을 본의 아니게 괴롭히는….”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인어공주’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팬터지 멜로.20대의 여주인공 나영(전도연)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무식하고 그악스러운 엄마(고두심)의 순수했던 첫사랑을 엿보게 되는 드라마다.영화에서 그는 추억의 시간대를 메운다.스무살 해녀인 엄마와 풋내 나는 첫사랑을 엮는 바닷가 마을의 우체부이자,미래의 나영 아버지 김진국. “튀지 않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건 사실입니다.기자시사회날의 의상(공무원을 연상시키는 흰 와이셔츠,정장바지)도 그랬고요.무대인사 뒤 곧바로 화면이 열릴 텐데,말쑥한 정장이 감상의 맥을 끊어놓을 것 같더라고요.” 무슨 질문에든 장황히 답하는 법이 없다.대답하는 시간보다 뜸들이는 시간이 번번이 더 길다.‘질투는 나의 힘’‘국화꽃 향기’에 이어 멜로를 잇달아 찍는 의도가 있냐는 물음에도 “드라마에 충실한 작품이 좋아서”라고만 말한다. 올해로 영화계 데뷔 3년.달변보다는 눌변,기민한 재치보다는 한 박자 늦게 따라갈 듯한 어눌함.발아하기 직전의 심상찮은 연기력을 발견한 건 눈밝은 감독들이었다. “대학로에서 한창 연극무대에 재미를 붙이고 있을 무렵이었어요.제겐 출세작이랄 수 있는 연극 ‘청춘예찬’을 보러 젊은 감독님들이 찾아오신 거죠.봉준호,임순례,박찬옥 감독이 그때 작품출연을 제의해 줬어요.운이 좋은 배우죠.좋은 감독님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준 셈이니까.” 대학(남서울대 영어과) 1학년을 마치고 휴학계를 냈다.어려운 가정형편에 아르바이트로 대든 일이 어린이 뮤지컬.연기는 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어린이용 무대라면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았다.그렇게 인연이 닿은 사람이 잘 나가는 연극연출가 박근형씨였다.그의 작품 4편에 내리 출연했다.그에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안긴 ‘청춘예찬’도 그중 한편이었다.연극무대를 향한 채무의식은 그래서 늘 따라다닌다.하지만 10월에 있을 ‘청춘예찬’의 앙코르무대에는 서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포스터를 직접 붙여가며 무대에 섰던 그때의 치열함을 당장 되살릴 수가 없을 것같다.”는 그다. 연기력이 유난히 ‘센’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해서일까.“자만하려야 할 수 없도록 (선배들이)만들어 주더라.”고 말한다.애드리브를 배우의 순발력.‘인어공주’에서 애드립을 얼마나 했냐고 물었더니 “내공이 모자라 단 한줄도 못했다.”며 웃는다.“구름,바람소리 때문에 수없이 NG가 난 일명 ‘오라이,오라이 장면’(연순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며 호감을 드러내는 대목)에서 의외로 시사회장의 폭소가 터져나와 기쁘다.”고 한다. ‘프로’라는 소리가 스스로 자연스러울 때까지 스크린 연기에만 매달릴 작정이다.“TV에서 한우물을 파던 고두심 선배님이 모처럼 스크린에 진출한 자태가 멋져 보인다.”고 말한다. 케빈 스페이시를 끊임없이 훔쳐본다.‘세븐’‘유주얼 서스펙트’ 등에서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한 묘한 존재감을 벤치마킹하고 싶다.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이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비누냄새 나는 변태’라고.뉘앙스가 많은 덕담일 것이다.“얼음이 되기 직전의 냉기와 끓어오르기 직전의 화기(火氣)를 골고루 떠안고 싶은” 욕심 많은 배우.조금은 심심해 뵈는 그의 지금 모습은,형질이 최종변경되기 전의 탐색과정인지도 모른다. 늦은 점심으로 주문한 샌드위치를 집어들며 그가 말한다.“…시간은 충분하니까요.” ■그가 그였다 내친김에 박해일을 요모조모 ‘감상’해 보자! 영화 데뷔작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부터.주인공 성우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얼굴이 바로 그다. ‘질투는 나의 힘’(2002년)에서는 부쩍 성숙해졌다.문성근·배종옥 등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한 영화에서는 직장 상사에게 두 번이나 애인을 뺏기고도 반항 한번 못하는 소극남 원상 역.“누나,그 사람이랑 자지 마요.나도 잘해요.” 좋아하는 연상의 여자가 멀어질까봐 전전긍긍하며 내뱉은 극중 대사는 압권이다. 장진영과 찍은 최루성 멜로 ‘국화꽃 향기’(2003년)에서도 연상의 여자에게 순애보를 바친다.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여자가 “왜 날 사랑하니?” 묻자 그 말간 눈빛으로 “당신이니까요.”라고 답하던 장면에선 여성팬들의 점수를 꽤 많이 땄을 것이다. ‘배우 박해일’의 이미지를 가장 강렬하게 인화해낸 작품은 ‘살인의 추억’(2003년)이다.살인용의자 현규 역.형사들의 압박속에서 눈곱만큼의 동요도 보이지 않는 차갑고 치밀한 표정연기를 사람들은 잊지 못한다. 깜짝출연도 했다.멜로 ‘후아유’(2002년)에 여주인공 이나영의 첫사랑으로 그의 사진이 나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어공주’ 물오른 연기 박해일

    ‘인어공주’ 물오른 연기 박해일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이 뜨더라도 그는 그럴 것이다.군중 속에 섞여버리면 찾아내지 못할 것 같은 사람. 일상성의 이미지를 박해일(27)만큼 찬찬히 구현해낼 배우가 얼마나 될까.평범해서 낯설지 않고,평범하되 긴장을 잃지 않는 그의 묘한 일상성에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차례로 반해 왔다. 이번엔 박흥식 감독이다.‘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로 검증됐듯 흐르는 일상을 치열하게 묘사하기로 정평난 감독.30일 개봉하는 ‘인어공주’(제작 나우필름·유니코리아)에서 그는 또 착한 남자다.“남자주인공 진국의 캐릭터는 이름대로 진국이에요.우유부단하지만 무슨 일에든 쉽게 내색하지 않고,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을 본의 아니게 괴롭히는….”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인어공주’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팬터지 멜로.20대의 여주인공 나영(전도연)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무식하고 그악스러운 엄마(고두심)의 순수했던 첫사랑을 엿보게 되는 드라마다.영화에서 그는 추억의 시간대를 메운다.스무살 해녀인 엄마와 풋내 나는 첫사랑을 엮는 바닷가 마을의 우체부이자,미래의 나영 아버지 김진국. “튀지 않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건 사실입니다.기자시사회날의 의상(공무원을 연상시키는 흰 와이셔츠,정장바지)도 그랬고요.무대인사 뒤 곧바로 화면이 열릴 텐데,말쑥한 정장이 감상의 맥을 끊어놓을 것 같더라고요.” 무슨 질문에든 장황히 답하는 법이 없다.대답하는 시간보다 뜸들이는 시간이 번번이 더 길다.‘질투는 나의 힘’‘국화꽃 향기’에 이어 멜로를 잇달아 찍는 의도가 있냐는 물음에도 “드라마에 충실한 작품이 좋아서”라고만 말한다. 올해로 영화계 데뷔 3년.달변보다는 눌변,기민한 재치보다는 한 박자 늦게 따라갈 듯한 어눌함.발아하기 직전의 심상찮은 연기력을 발견한 건 눈밝은 감독들이었다. “대학로에서 한창 연극무대에 재미를 붙이고 있을 무렵이었어요.제겐 출세작이랄 수 있는 연극 ‘청춘예찬’을 보러 젊은 감독님들이 찾아오신 거죠.봉준호,임순례,박찬옥 감독이 그때 작품출연을 제의해 줬어요.운이 좋은 배우죠.좋은 감독님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준 셈이니까.” 대학(남서울대 영어과) 1학년을 마치고 휴학계를 냈다.어려운 가정형편에 아르바이트로 대든 일이 어린이 뮤지컬.연기는 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어린이용 무대라면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았다.그렇게 인연이 닿은 사람이 잘 나가는 연극연출가 박근형씨였다.그의 작품 4편에 내리 출연했다.그에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안긴 ‘청춘예찬’도 그중 한편이었다.연극무대를 향한 채무의식은 그래서 늘 따라다닌다.하지만 10월에 있을 ‘청춘예찬’의 앙코르무대에는 서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포스터를 직접 붙여가며 무대에 섰던 그때의 치열함을 당장 되살릴 수가 없을 것같다.”는 그다. 연기력이 유난히 ‘센’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해서일까.“자만하려야 할 수 없도록 (선배들이)만들어 주더라.”고 말한다.애드리브를 배우의 순발력.‘인어공주’에서 애드립을 얼마나 했냐고 물었더니 “내공이 모자라 단 한줄도 못했다.”며 웃는다.“구름,바람소리 때문에 수없이 NG가 난 일명 ‘오라이,오라이 장면’(연순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며 호감을 드러내는 대목)에서 의외로 시사회장의 폭소가 터져나와 기쁘다.”고 한다. ‘프로’라는 소리가 스스로 자연스러울 때까지 스크린 연기에만 매달릴 작정이다.“TV에서 한우물을 파던 고두심 선배님이 모처럼 스크린에 진출한 자태가 멋져 보인다.”고 말한다. 케빈 스페이시를 끊임없이 훔쳐본다.‘세븐’‘유주얼 서스펙트’ 등에서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한 묘한 존재감을 벤치마킹하고 싶다.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이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비누냄새 나는 변태’라고.뉘앙스가 많은 덕담일 것이다.“얼음이 되기 직전의 냉기와 끓어오르기 직전의 화기(火氣)를 골고루 떠안고 싶은” 욕심 많은 배우.조금은 심심해 뵈는 그의 지금 모습은,형질이 최종변경되기 전의 탐색과정인지도 모른다. 늦은 점심으로 주문한 샌드위치를 집어들며 그가 말한다.“…시간은 충분하니까요.” ■그가 그였다 내친김에 박해일을 요모조모 ‘감상’해 보자! 영화 데뷔작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부터.주인공 성우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얼굴이 바로 그다. ‘질투는 나의 힘’(2002년)에서는 부쩍 성숙해졌다.문성근·배종옥 등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한 영화에서는 직장 상사에게 두 번이나 애인을 뺏기고도 반항 한번 못하는 소극남 원상 역.“누나,그 사람이랑 자지 마요.나도 잘해요.” 좋아하는 연상의 여자가 멀어질까봐 전전긍긍하며 내뱉은 극중 대사는 압권이다. 장진영과 찍은 최루성 멜로 ‘국화꽃 향기’(2003년)에서도 연상의 여자에게 순애보를 바친다.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여자가 “왜 날 사랑하니?” 묻자 그 말간 눈빛으로 “당신이니까요.”라고 답하던 장면에선 여성팬들의 점수를 꽤 많이 땄을 것이다. ‘배우 박해일’의 이미지를 가장 강렬하게 인화해낸 작품은 ‘살인의 추억’(2003년)이다.살인용의자 현규 역.형사들의 압박속에서 눈곱만큼의 동요도 보이지 않는 차갑고 치밀한 표정연기를 사람들은 잊지 못한다. 깜짝출연도 했다.멜로 ‘후아유’(2002년)에 여주인공 이나영의 첫사랑으로 그의 사진이 나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여성 & 남성] ‘음주 6단’의 여성들

    소개팅에서 만난 20대 여성이 “소주나 한잔….”이라는 상대 남자의 제안에 냉큼 따라나서기는 했지만,그야말로 소주 한잔을 앞에 놓고 두시간이 넘도록 ‘경건’한 자세로 ‘제사’를 지내고 있다면?그것은 술을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앞에 앉은 남자가 알딸딸한 기분이 되어 ‘본색’을 드러내기까지 맨정신으로 기다려 보겠다는 ‘깊은 뜻’을 담고 있음이 분명하다.서울신문 여성팀은 지난 11∼12일 자신을 이 시대의 표준형이라 생각하는 20대 여성 15명과 직격 인터뷰를 했다.그 결과 평균 주량이 소주 1병이 넘는 것은 물론 1.5∼2병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고,심지어 “나의 주량에는 한계가 없다.”고 큰소리치는 주당도 있었다. ■ 20대 15명 직격 인터뷰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인 시인 조지훈(1920∼1968)은 ‘술은 인정이라’는 수필에서 “술마시는데도 엄연히 등급이 있다.”며 주도유단론(酒道有段論)을 폈다.술을 마셔보면 그 사람의 인품과 직업은 물론 술을 가까이한 연륜까지 그 자리에서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뷰 결과 우리나라 20대 여성들이 술을 즐기는 품격은 남성들의 그것보다 휠씬 높게 평가해야 마땅한 것으로 나타났다.“좋은 사람들과 즐기기 위해서….”라는 우리 여성들의 음주관은 조지훈 선생에 따르면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낀다는 6단 석주(惜酒)에 해당한다. 물론 술꾼의 마지막 단계로,술 때문에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9단 폐주(廢酒)의 수준에는 당연히 못미친다. 하지만 기껏 취미로 술을 마시는 1단 애주(愛酒)에서 술에 미쳐가는 4단 폭주(暴酒)에 머무르는 남성들보다는 훨씬 단수가 높다. ‘나이가 들어’ 몸이 잘 안따라주어서 그렇지 주량이라는 말을 모를 만큼 한계가 없다는 회사원 배인혜(27)씨는 ‘주로 누구와 술을 마시느냐.’는 질문에 “좋은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했다.소주 한병에 맥주 3000㏄가 주량이라고 밝힌 학원강사 박서연(26)씨는 “좋은 사람과 술자리를 한다면 술값,시간,나아가 내 몸하나 아끼지 않는다.”는 다소 ‘과격한’표현도 서슴지않았다. 20대 여성들은 사회생활 과정에서 수반되는 술자리를 굳이 피하지는 않지만,‘내숭’을 떨지않아도 되는 여자들만의 술자리에서 훨씬 더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회사원 조윤주(26)씨는 여자들끼리 마시는 술자리의 장점은 “무엇보다 예쁜 척 안해도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박미우(25)씨는 “여자들끼리라면 취했을 때도 믿을 수 있고 안심이 된다.”고 했다.역시 대학원생인 이수진(26)씨는 “억지로 마시거나,지나치게 마시지 않아도 된다.”면서 “한마디로 편하다.”고 공감했다. 남자들은 여자를 술집으로 이끌 때 특히 안주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도 이번 인터뷰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여자들은 좋아하는 술로 소주와 요즘 유행을 타는 약주류를 들었다.남성들의 술취향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여자들은 술을 고르기보다는 분위기와 안주를 보고 술집을 선택했다. 사무직 황미란(26)씨는 “여자끼리 술집에 가면 한마디로 먹고 싶은 안주를 많이 시켜서 실컷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남자들과 마시면 술만 많이 마시고 안주에 굶주린다는 것이다.박서연씨는 “장시간 수다를 떨려면 편안한 소파가 있고,안주가 맛깔스러우면서,인테리어가 깔끔해야 한다.”고 술집선택 취향을 설명했다.정부투자기관의 일본주재원인 송은경(29)씨는 “여자들은 삼겹살처럼 옷에 냄새가 배는 안주보다는 깔끔한 음식을 고른다.”면서 “그렇지만 많이 마시고 싶은 날 여자들은 일찍 도망가려고 해 재미없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여자들끼리는 무슨 얘기를 나눌까.대학원생 전지현(23)씨와 회사원 이성희(27)씨 등 많은 이들이 “그저 편하게 수다를 떤다.”고 입을 모았다.대학원생 곽영진(26)씨와 배인혜씨는 “어떤 남자친구를 만나야하고,결혼은 어떻게 하고 등 미래에 관한 얘기가 주요 화제”라면서 “아마 많은 여자들의 공통된 화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그런가하면 회사원 이신혜(29)씨는 “살아가는 소소한 것에 대해 얘기한다.”고 말한 반면 황미란씨는 ‘사회적인 문제에 침 튀기며 토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성들은 ‘음주철학’도 건전했다.황미란씨는 ‘한 말을 마셔도 취한 척 하지 말고 집으로 가 곧바로 쓰러지자.’,회사원 이진선(24)씨와 송은경씨는 “꼭 식사를 한 다음 기분좋게 마신다.’,직장인 한은정(29)씨는 ‘술마시고 깽판쳐서 분위기 깨지 말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었다.특히 ‘술을 즐기되 사람부터 즐긴다.어디서든 분위기 맞출 만큼은 마신다.’는 회사원 오주혜(24)씨의 음주철학은 교과서에 실어도 될 수준이다. 여성들은 술이 훌륭한 ‘중매장이’의 역할을 했음을 숨기지 않았다.박미우씨는 “그리 가깝지 않았던 사람과 소주 2병반을 마시고 집까지 걸어오면서 한 얘기 또하고,한 얘기 또하고 주정부리면서 친해졌다.”고 남자친구를 만든 과정을 공개했다.“사랑과 우정 사이의 애매한 인연은 술의 힘으로 솔직해진다.”는 송은경씨의 ‘격언’은 많은 이들에게 똑같이 적용됐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판국에,아무리 여성이 음주 6단이라도 실수는 피할 수 없는 법.이수진씨는 “친구랑 과실주 10병을 마시고 나오는 길에 미끄러져 대자로 뻗은 적이 있다.”면서 “온 몸에 멍이든 것보다 무지하게 X팔렸다.”고 기억했다.황미란씨는 “귀여운 친구하나가 아이스크림가게가 자기 집인 것처럼 신발까지 벗고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알고보니 신발과 가방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 자고 있었다.”고 어이없어 했다. 한은정씨는 “친구집에서 마신 술이 지나쳐 화장실 문을 잠그고 1시간 넘게 잔 적이 있다.”고 털어놓고는 “볼일이 급했다는 친구의 남편은 지금도 나를 볼 때마다 술 좀 그만마시라고 놀린다.”고 얼굴을 붉혔다. 그런가하면 오주혜씨는 “어느날 술자리에서 ‘야자타임(반말대화)’을 하자고 하길래 그대로 믿고 선배에게 막말을 했다가 석달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이후 어떤 감언이설에도 넘어가지 않고 예의를 지킨다.”고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얄룽캉 등정 사진전 개최하는 가수 이문세

    “좋은 산행은 천천히 걸으며 보약 같은 나무 냄새들을 온 몸으로 느껴야 합니다.뭐든지 그렇지만 특히 연예활동에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지요.” 가수 이문세(45)씨는 요즘 오히려 산악인으로 불린다.워낙 산을 좋아한다는 소문 때문이다.산행 때는 히말라야 15좌를 정복한 국민 산악인 엄홍길(44)씨가 대부분 함께 한다.벌써 5년째다.지난달에는 엄씨의 히말라야 등정에 맞춰 얄룽캉 베이스캠프(해발 5500m)에서 산상 음악회까지 열어 화제가 됐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 위치한 이씨의 음악 연습실(SUN MUSIC)을 찾았다.10여평 공간에서 이씨는 악기 조율에 여념이 없었다.오는 26일 강원도 봉평 흥정계곡의 ‘허브나라’에서 열리는 ‘숲속 음악회’가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숲속 음악회는 이달 초 광고가 나가자 곧 매진(관람 한정인원 500명)됐다고 했다. 그는 아직도 히말라야의 태양에 그을린 얼굴 그대로였다.이씨는 “(얼굴 피부가)한꺼풀이 벗겨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그에게 산악인 엄씨와 도대체 어떤 인연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5년 전 술자리에서 절친한 친구인 건축가 김명길씨 소개로 만났다.”고 말했다.이씨는 그 자리에서 엄씨에게 “우리 같이 산이나 한번 갑시다.”라고 말한 것이 끈끈한 인연이 됐다고 했다.그러면서 엄씨에 대해 “일본에도 없고,미국에도 없는 히말라야 15좌를 정복한 대 한국의 산악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다음달 2∼9일 서울 동숭동 쇳대박물관 갤러리에서 ‘엄홍길-이문세 히말라야 얄룽캉 사진전’을 개최하는 것도 엄씨의 히말라야 최후의 16좌 등정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올 가을 엄씨가 히말라야를 다시 등정합니다.이번만큼은 온 국민의 힘을 모아 격려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요즘 실업이니 뭐니 하면서 사회가 많이 어렵습니다. 그 어려운 사연들을 히말라야의 최고봉에서 시원하게 죄다 날려버리는 그런 극적인 연출도 필요합니다.한국은 그래도 악바리 정신이 있는 나라이지요.” 이번에 열리는 사진전은 이씨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대한산악연맹이 주최하고 엄씨가 다니는 한국외국어대가 주관했다.히말라야에서 생생하게 찍은 사진 50여점이 선보인다.두 사람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스카프·엽서·티셔츠 등도 즉석 판매한다.수익금은 히말라야 원정에서 사망한 산악인 가족을 위해 쓸 예정이다. 그는 “4년 전 물난리가 났을 때 엄씨와 설악산 진부령의 마장터 계곡을 갔다가 죽을 고비를 맞이한 적도 있었다.”면서 엄씨와는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밖에 없는 전생의 인연 같은 것이 있다며 웃었다. 초등학교때 아버지를 따라 등산을 시작했다는 그는 “당일 코스로는 도봉산이 으뜸이고 설악산은 언제 가도 세계 최고의 산”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일주일 가운데 이틀은 테니스,하루는 등산을 거르지 않는다고 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中國 쌀산업 대해부](중)도정·가공 시스템- ‘중국쌀의 경쟁력’ 두시각

    중국 쌀이 한국에 들어오면 어느정도 경쟁력을 가질까. 중국 쌀은 현재는 가공용으로만 일정량 수입되고 있다.국내 쌀 시장을 노리는 미국도 중국을 최대 라이벌로 보고 있어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중국은 그동안 인디카(장립종) 계열의 쌀을 주로 생산해오다 몇년 전부터 한국인과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자포니카(중단립종) 쌀 생산으로 방향을 확 틀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산과 같은 종류인 자포니카 쌀은 지린·헤이룽장·랴오닝 등 동북 3성에서 중국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 생산된다.‘동북 쌀’은 겉모양이 우리나라의 1등품 쌀보다 희고 곱다.우리나라 쌀은 도정(搗精) 비율이 72% 정도인데 반해 동북 쌀은 64%로 낮다. 껍질만 벗겨낸 현미의 도정비율이 80%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쌀은 아주 정밀하게 찧는 셈이다. 동북 쌀의 영양가는 차치하고 밥을 지으면 뽀얗다.보기가 좋다.특유의 밥 냄새도 좋은 편이다.한국 밥맛을 잘 알면서 중국 현지에서 여러해 살아온 쌀 전문가들은 “갓 지은 밥을 먹으면 한국의 1등품 쌀보다 맛이 있고 일본의 고급 쌀과는 비슷하다.”고 평가한다.게다가 가격이 한국 쌀의 5분의 1 수준이다.중국정부가 맛과 가격면에서 한국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산 쌀의 경쟁력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결정적인 약점이 있다는 얘기다. 갓 지은 밥은 맛이 좋지만 밥을 보온밥통에 보관한 뒤 몇시간만 지나면 밥맛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을 든다.주걱으로 밥을 푸면 밥알이 문드러지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홍성재(洪性在) 주중대사관 농무관은 “하루만 지나면 밥이 물러져 먹기 거북한 정도여서 중국 주재원들은 거의 매일 밥을 지어 먹는다.”고 말했다. 베이징 농업과학원에 파견근무중인 농촌진흥청 강충길(姜忠吉)박사는 “밥이 자꾸 물러져 국산 밥통을 3차례나 바꾸었으나 소용이 없었다.”면서 “우리나라 쌀도 시간이 지나면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지만 중국 쌀은 그 정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조선족인 상하이시 작물연구소 박종택(朴鍾澤)박사는 “종자 자체의 특성으로 추정되지만 끼니마다 밥을 해먹는 중국인들은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해 깊은 연구가 안돼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심야스페셜(밤 12시30분) 요즘 성미산 사람들의 큰 관심은 9월 개교할 대안학교다.그런데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 학교 부지를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들은 학교가 마을 안에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드디어 축제날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들이 이어지고,마을 주민들의 장기자랑도 펼쳐진다. ●세계 세계인(오전 10시40분)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의 인어 소식을 전한다.플로리다의 ‘위키 와치’에는 20여명의 인어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극장에서 수중쇼를 하는 ‘사람들’이다.물속에서 활동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인어들은 사람들이 자기의 연기를 지켜보면 진짜 인어가 된 듯한 느낌을 갖는다고 한다. ●문화센터(오전 11시) 카모마일은 알레르기,건성,아토피 피부에 큰 효능을 발휘한다.베이스오일에 카모마일 에센셜오일을 섞어서 피부에 꾸준히 바르면 갈라진 피부가 벗겨지고 새살이 보송보송 돋아난다.카모마일의 향기는 달콤한 사과향.자연 향으로 향수 만들기에 도전해보고,땀냄새를 없애는 스프레이워터도 만들어본다. ●실제상황(오후 10시50분) 많은 사람들이 모인 바다에서 일어난 황당한 사건들.노출이 많은 여름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는 음흉한 남자들,처음 만난 여자를 두고 벌인 그들의 혈투,새벽녘 바닷가를 서성이는 속옷 차림의 남자 등 과연 그들이 바다에 뿌리고 간 사연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오후 11시5분) 옥주현 송은이 대 황보 박명수의 맞수 노래대결을 펼친다.옥주현이 털어놓는 조각다리 노하우 공개,전화번호에 옥돼지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이유 등을 들어본다. 황보는 목욕은 안 하면서 화장만 짙게 하고 다니는 여자 연예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북경 내사랑(오후 9시50분) 연숙은 민국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잘못된 사랑으로 민국과 양설에게 상처를 주게 됐다는 죄책감에 사로 잡힌다.망가져가는 민국을 보며 실망한 봉수와 나라도 중국으로 돌아가고,민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괴로워 하던 양설은 민국에게 전화를 하지만,연숙이 전화를 받는다. ●생로병사의 비밀(오후 10시) 55세 최성월씨는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로 성장과 지능 발달이 안된 상태다.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갑상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여성 갑상선암은 7년사이 2배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유독 여성에게 갑상선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 [책꽂이]

    ●한국의 식민지 근대와 여성공간(태혜숙 등 지음,여이연 펴냄) 한국의 식민지 근대는 주로 제국주의나 민족,식민성 등을 중심으로 경제·사회·역사·문화적 시각에서 조명돼 왔다.이런 관점의 거대담론들은 종종 일상생활의 구체적 경험들을 소홀히 함으로써 관념적인 역사분석의 잘못을 범하곤 했다.이같은 관념론의 덫은 대개 남성을 역사의 주체로 가정하는 ‘젠더 맹목성’에서 기인한다.우리의 경우 식민지 근대는,여성이 가문이나 신분보다는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비로소 눈뜨기 시작한 시기라 할 수 있다.이 책은 여성을 식민지 근대 논의의 키워드로 끌어올린다.1만 5000원. ●원숭이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사쿠라이 히데노리 지음,김현희 옮김,씨앗을 뿌리는 사람 펴냄) 평민 출신에 ‘원숭이’라 불릴 정도로 초라한 외모를 지녔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그러나 그는 주인인 오다 노부나가의 짚신 담당으로 출발해 전국시대 최고의 권력자가 됐다.히데요시는 이 세상이 온통 ‘관계’로 성립돼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을 통해 보여준 진정한 리더였다.그의 인간경영 기술은 경영컨설턴트 피터 드러커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이제는 지위로 군림하는 시대는 지났다.인간적인 매력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추종자를 만들어내야 한다.” 히데요시의 철학을 살펴본다.1만원. ●행복을 찾아가는 나만의 삶,웰빙(맹한승 지음,행복한 마음 펴냄) 휴(休)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저자가 펼치는 체험적 웰빙론.저자는 웰빙은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아날로그적 삶의 태도이며 자유로움이며 개성이라고 말한다.왜곡된 웰빙 열풍에 대한 비판도 곁들인다.예컨대 몸짱 아줌마 신드롬 같은 것은 상업적 마케팅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는 것이다.1만원. ●달리,나는 천재다!(살바도르 달리 지음,최지영 옮김,다빈치 펴냄) 스페인의 천재화가 달리의 일상과 생각을 엿보게 하는 일기집.냄새를 줄이기 위해 귀에 재스민꽃을 꽂고 변기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나 정어리 기름을 머리에 뒤집어쓴 채 파리떼가 자신을 뒤덮기를 기다리는 모습 등을 보면 그가 천재인지 광인인지 구별할 수 없다.달리는 여전히 오만방자하고 자아도취적이다.진정한 초현실주의자는 자신밖에 없으며 ‘살바도르’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현대예술의 ‘구원자’로서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단언한다.1만 5000원. ●경영자 간디(요르크 치들라우 지음,한경희 옮김,21세기북스 펴냄) 평화와 비폭력의 상징 마하트마 간디.그는 날마다 물레를 돌리며 명상을 하고 걷기를 즐기며 맨발에 샌들을 신고 다닌 ‘몽상적인’ 사람으로 보이지만,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했다.“나는 몽상가가 아니라 현실적인 이상주의자다.” 간디의 리더십의 비결은 무엇일까.지독한 현실주의자 간디의 지배하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인간경영 지혜를 소개한다.1만 2000원.˝
  • [위협받는 식탁] ‘쓰레기만두’ 시민 반응

    [위협받는 식탁] ‘쓰레기만두’ 시민 반응

    서민들이 즐기는 만두에 이어 라면마저 불량식품 파동에 휩싸이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다 못해 허탈감에 빠졌다.“항상 소비자만 봉이냐.”,“도대체 뭘 먹으라는 거냐.”며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시민단체들은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며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맘놓고 먹지도 못하는 사회” 평소 김치라면과 만두를 즐겨먹던 신동석(26·회사원)씨는 “정말 이럴 수는 없다.가끔 속이 안 좋았는데 이게 다 불량 음식들 때문이라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처벌 기준도 너무 약하다.다른 건 몰라도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은 정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격분했다.이정운(27·회사원)씨도 “여태까지 만든 불량 만두를 해당 회사 자녀들에게 대물림하면서 먹으라고 하고 싶다.”면서 “먹을 것 하나 맘놓고 못 먹는 웃기는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일부 분식점에서 만들어 파는 만두에도 이번에 적발된 회사의 중국산 무말랭이가 사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시민들은 더욱 분개했다.한 분식점 주인은 익명을 전제로 “솔직히 남는 장사를 하기 위해 값싼 중국산 무말랭이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식점에서 문제의 회사에서 음식점용으로 파는 무말랭이를 고정 구입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홍원기(29·회사원)씨는 “아예 집에서 안전한 재료로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불량 재료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항의전화·서버 공격” 온라인에서도 네티즌의 분노가 들끓었다.불량 만두를 만든 회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폭주했다.인터넷 테러에 나서자는 주장도 줄을 이었다.포털사이트 다음 게시판에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 직후 수백건의 글이 올랐다.아이디 ‘sharpguy’라는 네티즌은 “쓰레기를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다.”면서 “유통기한과 상관없이 아예 안 먹을 테니 모조리 해당 회사 직원들에게 한 박스씩 선물로 쥐어 줘라.”고 적었다.‘쏘렝이’라는 네티즌은 “대기업도 만두 재료를 몰랐다고 하는데 냄새라도 한 번 맡아보면 다 아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네이버 게시판에서 ‘vicheo’라는 네티즌은 “일본이 한국 만두의 수입을 금지했다는데 정말 창피하다.”고 적었다. CJ㈜의 계열회사인 제일냉동식품을 비롯한 일부 업체의 게시판에는 항의전화와 서브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네티즌의 글이 속속 올랐다. ●시민단체,“정부 안이한 대처” 시민단체들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안이한 정부 대처를 비판했다.서울환경연합 오유신 간사 등 회원 10여명은 이날 식약청 앞에서 ‘대기업의 무책임과 식약청의 솜방망이 처벌’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불량 식품을 만든 회사는 최소 3년간 식품제조나 유통을 못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오 간사는 “이번에 적발된 한 업체는 과거 3차례에 걸쳐 64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얼마나 타격을 입겠느냐.”고 반문했다.이들은 오는 23일 은평구의 한 대형 할인매장 앞에서 불량 만두와 불량 라면첨가물을 성토하는 소비자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또 대형 매장이나 백화점 등에서 불매운동도 벌이기로 했다.서울 YMCA시민중계실의 김희경 간사는 “회사 명단만 발표할 게 아니라 어떤 제품에 어떤 원료가 사용됐고,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불량식품으로 챙긴 기업의 부당 이익을 회수하고 집단소송제를 조속히 도입,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보다 유통업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녹색소비자연대의 조윤미 사무처장은 “제조업체는 영세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는 물건을 살 때 유통업체의 이름을 본다.”면서 “유통업체가 회사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식품인 만큼 안전성을 지도관리하고 문제발생 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위협받는 식탁] ‘쓰레기만두’ 시민 반응

    서민들이 즐기는 만두에 이어 라면마저 불량식품 파동에 휩싸이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다 못해 허탈감에 빠졌다.“항상 소비자만 봉이냐.”,“도대체 뭘 먹으라는 거냐.”며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시민단체들은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며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맘놓고 먹지도 못하는 사회” 평소 김치라면과 만두를 즐겨먹던 신동석(26·회사원)씨는 “정말 이럴 수는 없다.가끔 속이 안 좋았는데 이게 다 불량 음식들 때문이라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처벌 기준도 너무 약하다.다른 건 몰라도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은 정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격분했다.이정운(27·회사원)씨도 “여태까지 만든 불량 만두를 해당 회사 자녀들에게 대물림하면서 먹으라고 하고 싶다.”면서 “먹을 것 하나 맘놓고 못 먹는 웃기는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일부 분식점에서 만들어 파는 만두에도 이번에 적발된 회사의 중국산 무말랭이가 사용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시민들은 더욱 분개했다.한 분식점 주인은 익명을 전제로 “솔직히 남는 장사를 하기 위해 값싼 중국산 무말랭이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식점에서 문제의 회사에서 음식점용으로 파는 무말랭이를 고정 구입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홍원기(29·회사원)씨는 “아예 집에서 안전한 재료로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불량 재료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항의전화·서버 공격” 온라인에서도 네티즌의 분노가 들끓었다.불량 만두를 만든 회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항의 글이 폭주했다.인터넷 테러에 나서자는 주장도 줄을 이었다.포털사이트 다음 게시판에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 직후 수백건의 글이 올랐다.아이디 ‘sharpguy’라는 네티즌은 “쓰레기를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다.”면서 “유통기한과 상관없이 아예 안 먹을 테니 모조리 해당 회사 직원들에게 한 박스씩 선물로 쥐어 줘라.”고 적었다.‘쏘렝이’라는 네티즌은 “대기업도 만두 재료를 몰랐다고 하는데 냄새라도 한 번 맡아보면 다 아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네이버 게시판에서 ‘vicheo’라는 네티즌은 “일본이 한국 만두의 수입을 금지했다는데 정말 창피하다.”고 적었다. CJ㈜의 계열회사인 제일냉동식품을 비롯한 일부 업체의 게시판에는 항의전화와 서브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네티즌의 글이 속속 올랐다. ●시민단체,“정부 안이한 대처” 시민단체들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안이한 정부 대처를 비판했다.서울환경연합 오유신 간사 등 회원 10여명은 이날 식약청 앞에서 ‘대기업의 무책임과 식약청의 솜방망이 처벌’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불량 식품을 만든 회사는 최소 3년간 식품제조나 유통을 못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오 간사는 “이번에 적발된 한 업체는 과거 3차례에 걸쳐 64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얼마나 타격을 입겠느냐.”고 반문했다.이들은 오는 23일 은평구의 한 대형 할인매장 앞에서 불량 만두와 불량 라면첨가물을 성토하는 소비자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또 대형 매장이나 백화점 등에서 불매운동도 벌이기로 했다.서울 YMCA시민중계실의 김희경 간사는 “회사 명단만 발표할 게 아니라 어떤 제품에 어떤 원료가 사용됐고,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불량식품으로 챙긴 기업의 부당 이익을 회수하고 집단소송제를 조속히 도입,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보다 유통업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녹색소비자연대의 조윤미 사무처장은 “제조업체는 영세하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는 물건을 살 때 유통업체의 이름을 본다.”면서 “유통업체가 회사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하는 식품인 만큼 안전성을 지도관리하고 문제발생 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식탁위의 녹색신호등 ‘그린푸드’

    푸드스타일리스트 김정민(39)씨는 “녹색은 기분을 좋게 해주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음식으로 만들면 신선하고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그는 깻잎 롤 스시와 녹차팥빙수,오이·아스파라거스 냉국,푸실리 콜드 파스타 샐러드를 만들어 보였다. 그린푸드는 사실 인류의 탄생과 더불어 먹어 왔다.인류의 가장 오랜 먹을거리인 그린푸드는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섭생연구원 허봉수(45) 박사는 “예전에는 필수 아미노산을 중심으로 한 단백질 보충이 관심사였다면 이젠 체내의 이물질과 독소 처리로 초점이 옮겨졌다.”며 “독소 처리에는 녹황색 채소 즉 그린푸드가 가장 적격”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제철 채소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풍부하고,야채의 섬유질이 장 운동을 도와 장내 이물질 배출을 원활하게 한다.”고 말했다. 요리연구가 윤민선(35)씨는 “녹황색의 산야초와 야채는 우리나라에선 나물류로 발달했고,서양에선 샐러드로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에 청량감을 주는 녹색 물을 들인 것은 무척 오래 됐다.김수인(32) 전남도립남도대학 호텔조리학과 교수는 “과거엔 산나물 종류인 수리취와 쑥·모시 잎으로 녹색 물을 들였다.”며 “데칠 때 소금을 넣으면 변색을 막을 수 있고,너무 오래 삶으면 엽록소가 파괴되니 살짝 데쳐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올해 특히 눈길을 끄는 그린푸드는 클로렐라와 녹차.클로렐라나 녹차는 이미 건강성이 입증됐다.세계 최장수국 일본에서 녹차와 클로렐라가 녹색바람을 주도하고 있다.‘꿈의 식품’으로 불리는 클로렐라는 5대 영양소가 가득한 천연 식품이고,녹차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카테틴 등과 함께 비타민C가 풍부해 성인병 예방이나 체질 개선 등에 효과가 높은 식품이다. 이런 녹차를 물에 우려 마시거나 클로렐라를 알약 형태로 먹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밀가루 반죽을 할 때 클로렐라나 녹차 가루를 뿌려 녹색을 내면서 양분도 함께 섭취한다.서울 구의동 옛당칼국수 김성호(37) 실장은 “클로렐라는 1% 미만의 극히 미량만 넣어도 색깔이 제대로 난다.”며 “원기소 비슷한 클로렐라의 맛과 색깔을 음식 재료와 조화를 내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녹차 가루는 백화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반면 클로렐라 가루는 제과·제빵재료상에서 살 수 있다.몸과 마음까지 청량감을 주는 그린푸드가 더운 여름에 딱 맞는 웰빙음식이다. ■ 강추!!! 그린음식점 서울 올림픽대교 북단 4거리에서 구의4거리 쪽으로 200여m쯤 가면 클로렐라 칼국수 전문점이 나온다.옛당칼국수(02-455-1345)는 서민 음식 칼국수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이 집의 가장 대표적인 점심 메뉴는 클로렐라 칼국수(6000원).밀가루 반죽에 클로렐라 가루를 섞은 것으로 색상이 녹색으로 진하면서 면발이 졸깃졸깃하게 살아 있다.칼국수 육수는 바지락·새우·미더덕 등을 넣어 시원하고 깔끔하다.또 저녁때는 클로렐라 돼지고기 수육(1만 2000·1만 8000원)도 인기메뉴다.돼지고기를 삶을 때 클로렐라 가루를 함께 넣은 것으로 돼지 특유의 잡냄새를 없애준다.어린이를 위한 클로렐라 돈가스(6000원)는 돈가스 튀김옷을 만들 때 클로렐라를 넣은 것이다.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2층의 이탈리아 식당 메짜루나(02-3783-0003)는 클로렐라를 응용한 음식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지난 4월부터 내놓은 클로렐라 음식은 모두 4가지.가장 인기가 높은 클로렐라 피자(1만 7000원)는 도를 반죽할 때 클로렐라 가루를 섞어 넣은 탓에 구워도 녹색을 낸다.위에 갑오징어·문어·홍합·새우·관자·전복·주꾸미 등의 해산물과 함께 양파·양송이,파마산 치즈 등을 넣고 구워낸 것.또 파스타 종류인 파파르 델리(1만 7000원)도 클로렐라를 섞어 면발 색상이 싱그럽다.우리의 만두와 비슷한 라비올리(1만 8000원),볶음밥인 리조토(1만 8000원)에도 클로렐라를 넣었다. 낙지로 유명한 무교동낙지(02-442-7711)도 최근 해초 수제비와 해초 칼국수를 각 5000원에 내놓았다.짙은 녹색의 수제비와 칼국수는 다시마와 미역의 엑기스를 뽑아 밀가루 반죽에 섞어 뽑은 것이다.권혁흔(44) 본부장은 “다른 기능성 칼국수는 분말 건조된 가루를 밀가루 반죽에 써지만 우린 엑기스를 뽑아 쓰기 때문에 영양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호텔들도 그린푸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JW메리어트서울의 중식당 만호(6282-6741)는 이달 말까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한 아스파라거스 프로모션을 연다.우리의 죽순처럼 서양에선 아스파라거스로 입맛을 돋운다.라마다호텔 카페 스타시오(6202-2033) 역시 이달 말까지 유기농 샐러드를 모은 ‘테이스트 오브 그린’을 9900원에 행사를 계속한다.아미가호텔 베이커리 아마도르(3440-8133)는 촉촉한 카스텔라에 클로렐라를 넣은 클로렐라 카스텔라(6000원)와 호두·건포도를 함께 넣은 클로렐라 파네토네(5000원)를 내놓았고,서울프라자호텔 델리프라자(310-7358)도 클로렐라 브레드·시금치 식빵 등을 판매한다. ■ 김정민의 그린푸드 요리조리 ●깻잎 롤 스시 재료 깻잎 12장,김 2장,밥 4공기,아보카도·오이 ½개씩,맛살 1개,날치알 약간,배합초(설탕·식초 4큰술씩,소금 1½큰술) 만드는 법 (1)밥은 고슬하게 지어 배합초에 잘 섞어 식힌다.(2)아보카도는 껍질을 벗겨 1㎝ 두께로 썰고,맛살은 반으로 가른다. 오이는 맛살과 같은 두께로 썬다.깻잎은 줄기 부분을 잘래 내는 것이 좋다.(3)도마 위에 발을 놓고 그위에 랩을 얹고 김을 깔아 놓은 후 밥을 펴서 전체에 얇게 깐다.(4)김 크기의 가운데 부분에 깻잎을 얹고 뒤집어 다시 김위에 밥을 얹은 후 재료를 잘 놓고 김밥 말듯이 돌돌 말아 썬다.랩으로 만 채 10∼20분간 두었다가 먹기 직전에 썰면 좋다. ●시금치 푸실리 콜드 파스타 샐러드 재료 시금치 푸실리 1컵,토마토 1개,리코타 치즈 적당량,말린 크렌베리 약간,드레싱(다진 샬럿 2큰술,식초 1½큰술,마늘 다진 것·설탕 1큰술,오렌지 주스 2큰술,올리브 오일 ¼컵,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시금치 푸실리는 끓는 물에 8∼10분 정도 삶아서 건져 올리브 오일에 버무린다.(2)토마토는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껍질과 씨를 제거한 후 잘게 썬다.(3)드레싱 소스를 만들어 (1)과 (2)와 버무린 다음 접시에 담아낸다. ●오이·아스파라거스 냉국 재료 오이 1개,아스파라거스 5줄기,얼음 약간,냉국(찬물 1½컵,설탕 1작은술,식초 1큰술,다진 마늘 약간,소금 ½작은술) 만드는 법 (1)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뒤 두께가 일정하도록 곱게 채를 썬다.(2)아스파라거스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후 채썬 오이와 비슷한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3)냉국은 식초에 다진 마늘을 담갔다가 체에 거른 뒤 마늘은 버리고 찬물에 설탕·식초·소금 등을 넣고 고루 섞어 차게 둔다.(4)오이와 아스파라거스에 차갑게 준비한 냉국을 붓고 고루 어우러지도록 섞은뒤 먹기 직전까지 냉장고에 두었다가 얼음을 띄워 낸다. 팁 오이 대신 무나 미역을 넣어도 맛이 싱그럽고 좋다. ●녹차 빙수 재료 얼음 적당량,빙수용 팥 4큰술,녹차가루 2큰술,연유·떡 약간씩 만드는 법 얼음을 빙수기에 갈아 볼에 담은 다음 연유를 뿌린 후 팥과 떡을 얹은 다음 녹차 가루를 뿌려낸다. ●빙수용 팥 재료 붉은 팥·설탕 ⅓씩,소금 약간 만드는 법 (1)팥은 돌없이 깨끗하게 씻어 냄비에 찬물과 팥을 5대 1의 비율로 넣고 팥이 물러질 때까지 푹 끓인다.(2)설탕과 소금 약간을 넣고 약한 불에서 물이 없을 때까지 졸인다.(3)(2)를 식힌다. ●김정민씨는 ‘푸드스타일링 사관학교’라는 스타일링큐브 아카데미의 푸드스타일링 학과장이다.1984∼92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대학원 등에서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요리를 즐겨왔고,먹는 것을 밝히는 까닭’에 98년 푸드스타일리스트로 돌아섰다.요리책과 식품 광고 등 스타일링을 도맡아 하고 있다.그는 “‘음식의 맛과 향에 멋을 더하는’ 푸드스타일링은 창조적인 식공간 예술”이라고 말했다.˝
  • 성동구 직원들 ‘새청사 증후군’

    서울 성동구(구청장 고재득) 직원들이 ‘새집 증후군’을 앓고 있다. 새청사로 이사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왠지 모르게 곳곳에서 새가구 냄새,페인트 냄새 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이에 따라 직원들은 하루종일 문을 활짝 열어놓고 일한다.여직원 등 민감한 직원들은 두통이나 가려움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청사 6층에 근무하는 김모(7급)씨는 “새청사 입주후 팔,다리,얼굴 등에 약한 가려움증과 반점 등이 생겨 피부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50대 직원은 “창문을 열어놓고 근무하지만 오후가 되면 머리가 자주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한영 성동구 부구청장은 “직원들을 상대로 실태를 파악한 후 적절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부드러워진 로커 서문탁 새앨범

    여성로커에 아마추어 복서.가수 서문탁(27)하면 강한 이미지가 떠오른다.그녀도 부정하는 건 아니다.단지 그런 이미지로 고정되는 것이 싫을 뿐.이제는 그녀 안에 숨쉬는 다양한 감정의 결에 귀 기울여주었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그래서일까.3년만에 발표한 4집 ‘Now Here’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다.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부드럽기보다는 편안해졌죠.지금까지는 긴장해서 힘이 많이 들어갔었나봐요.” 자연스러움.이번 앨범을 그녀는 그렇게 규정지었다.그녀가 처음으로 작곡한 ‘난 나보다 널’도 콧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만들었단다.꼭 뭘 보여주려고 작심하고 만드는 것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자신 안의 감정을 풀어냈다.그러다 보니 목소리에도 기교나 가식이 사라졌다. 이런 변화는 2002년 4월 무작정 일본으로 떠날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1999년 10월 1집의 록발라드 ‘사랑,결코 시들지 않는‘으로 빅히트를 기록한 뒤 해마다 앨범을 발표하며 쉼없이 달려왔던 그녀.가요계에서 여성 로커로서 입지를 굳힌 그녀가 그렇게 훌쩍 떠난 건 “나를 찾고 싶어서”였다. 처음 6개월동안은 보통의 유학생처럼 지냈다.지인도 연고도 없이 라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본어 학교에 입학해 언어를 배웠다.그저 사람 사는 냄새에 취해서 “나를 버리고”살았다.하지만 그녀는 “가만 놔두지 않더라.”며 웃었다.영화 ‘화산고’의 일본 시사회 때 보컬로 초청되면서 일본음악계에 알려졌고,일본 최고의 록페스티벌인 ‘하드록 서미트’에서 프로젝트 밴드의 보컬로 초청됐다.그 인연으로 지난해 4월과 10월에는 2장의 앨범을 발표했다.이번 4집은 그 때 발표한 앨범을 한국어로 다시 작업해 내놓은 것이다. 그녀가 일본 생활에서 배운 것이 바로 ‘자연스러움’이라고 했다.“하드록 뮤지션에게 로큰롤을 연주해 달라고 부탁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니라며 안 합니다.그들은 절대 억지로 꾸미지는 않아요.그냥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음악을 표현할 뿐이죠.” 그래서 이번 앨범에 그녀만의 자연스러움을 담아냈다. 굳이 록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듣기에 부담이 없는 곡들이 많지만,연주는 정통 헤비메탈에 가깝다.일본 최고의 메탈 밴드 라우드니스의 전 프로듀서가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게다가 일본의 이름있는 메탈 연주자들과 메가데스의 전 기타리스트 마티 프리드먼도 참여해 메탈 팬이라면 더더욱 ‘찜’해둘만한 가치가 있다. 11∼13일 대학로 질러홀에서는 콘서트도 갖는다.이번 콘서트를 위해 일본 연주자들과 밴드를 구성했다.“한국 여성 보컬과 일본 연주자,색다른 접목이지 않을까요?일본에서 배우고 느꼈던 것을 모두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마포 ‘소담집’

    ‘날치알 좋아하세요?’ 경쾌하게 톡톡 터지는 맛이 그만인 날치알.흔히 초밥이나 알밥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마포경찰서 근처 ‘소담집’에서는 날치알과 각종 야채가 조화를 이룬 ‘날치알쌈’을 맛볼 수 있다. 날치알쌈은 일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마키(세모 모양의 주먹김밥)를 응용해 사장 조태익(29)씨가 개발한 메뉴.김에 달콤한 땅콩버터와 와사비(고추냉이)를 바른 다음 오이,무순,양상추 등 야채를 날치알과 함께 넣어 먹는다.고소하면서 신선한 맛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질리지 않는 깔끔한 맛이 돋보이면서 건강에도 좋아 또 하나의 웰빙 음식이다. 흔한 알밥도 이 집에서는 특별하다.가쓰오와 날치알의 조화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지글지글 돌솥에 달걀과 함께 비벼 먹는 고소한 맛은 막 먹고 식당을 나서는 순간에도 또 생각날 정도.고급 일식집에서 먹는 알밥을 능가한다.1인분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아낌없이 재료를 쓰는 것에서 주인의 넉넉한 인심을 읽을 수 있다. 향삼겹살 역시 소담집의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생삼겹살에 한약재와 각종 과일 및 야채 등을 넣어 만든 ‘소담집표’ 소스를 뿌려 굽는다.상추 등 야채를 곁들여 먹지 않아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다.일반 삼겹살에 비해 냄새도 적다. 모든 요리에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기본.밑반찬이나 된장국,식사 후에 나오는 숭늉은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 집에서 먹는 듯한 기분이다. 맛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친절한 서비스 역시 소담집을 또 찾게 만든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김천 ‘고방골 가든’

    경북 김천의 ‘고방골가든’은 특이한 식당이다. 2001년 개업 당시만 해도 미니골프장인 감천 골프클럽의 그늘집이었던 곳이다.그러나 음식맛을 본 골퍼들이 한결같이 맛이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골프를 하기 위해 골프클럽을 찾는 사람보다 그늘집 음식을 먹기 위해 왔다가 시간이 나면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았다.전문 음식점으로 전환하라는 주위 권유가 잇따라 2002년 고방골가든이란 상호로 손님을 받게 되었다. 이 식당이 자랑하는 음식은 ‘허브 지례흑돼지고기’.지례 흑돼지는 예전부터 다른 품종의 돼지보다 맛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례 흑돼지고기를 5도에서 3일 동안 냉장 숙성시켜 육질을 부드럽게 한 것이 맛의 비결이다.돼지고기를 굽기 전에 허브가루를 뿌리는 것도 특이하다.뒷 야산에서 직접 재배한 곰취,곤달비,미역취,땅두릅,갯기름,,당귀 등 20여가지의 산나물도 함께 나와 쌈으로 먹는 즐거움도 있다. 식당 주인 박미혜(46)씨는 “돼지고기에 허브가루를 뿌리면 돼지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산야초 정식’도 인기 메뉴다.미역취,산마늘,두메부추 등 10여가지의 장아찌가 밑반찬으로 나온다.사과 배 등을 발효시킨 소스로 장아찌를 만들어 향과 맛이 독특하다.지례 흑돼지고기와 장어도 맛 볼 수 있다. 여름철에 많이 찾는 ‘한방 토종닭’은 한방약재를 모이로 해 키운 토종닭을 폭 고아 녹용과 인삼,천궁,당귀 등의 한방약재로 맛을 냈다.후식으로 나오는 칡주스,아카시아차,포도발효주스는 1년 동안 발효시켜 만들었다.식당 주변 4만여평 야산의 300여종의 야생초도 볼거리다. 2채의 황토방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1박 2식에 3만원.골프 한 라운딩(9골)이 무료다. 김천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우리 결혼해요]이경노(34·FC산업 자재과)·박성희(32)

    내키지 않은 소개팅에 나가게 되었다.내 나이 서른.그래도 자존심은 지키고 싶었다.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나 아니었다.깡마른 체구에 후줄근한 옷차림에 홀아비 냄새까지.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낭만의 ‘낭’자도 모를 것 같은 그가 영화와 음악에 관심이 많고 특히 재즈 음악에는 조예가 깊어 보였다.갑자기 그가 겉보기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남자처럼 느껴졌다. 내 나이 서른.자존심아! 어디로 갔니? 그가 “보고싶은 영화 있으면 전화하세요.”라며 명함을 주었다.하루 이틀 기다리다가 수줍은 듯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영화 보여준다면서요?’정말로 10초 만에 전화가 왔는데 수화기 속에서 천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그때부터 우린 거의 매일 만났다. 그 당시 난 조그만 옷가게를 하고 있었고 그이는 삼성전자 서비스 CS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는 무척 바빠서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고 자취 생활을 하다 보니 체중이 빠진 그가 안쓰럽게만 느껴졌다.그는 일이 끝나면 가게로 왔고 난 그가 오면 그와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물론 그런 이유로 체중이 5㎏이나 불었지만 그래도 그와 함께 식사를 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다. 내 나이 서른.우렁 각시. 가끔은 그의 자취집에 가서 청소도 해주고 반찬도 만들어주고 유니폼도 다려주고 결혼전에 이래도 되나 싶기도 했지만 이목이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진 않았다.퇴근 후에 그가 와서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면 행복하기까지 했다. 내 나이 서른 둘.2004.05.16 우리는 식구가 되었다.그이의 집안 형편이 갑자기 나빠져서 힘들게 결혼식을 했다.조그만 임대 아파트에 신혼 살림집을 꾸몄다.그이는 늘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지만 늘 열심히 사는 그가 고맙기만 하다.오늘 아침도 김치찌개 보글보글.그의 안과 겉을 살찌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친구들은 70년대식 사랑을 한다며 촌스럽다 놀리지만 지금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
  • 그대家 정원사

    눈도 즐겁고 공기까지 맑아지는 1석2조의 실내정원.조금만 부지런하다면 직접 재료를 구입해 만들어 볼 수 있다. ●미니바구니(80㎝×60㎝) 실내정원의 기본.좁은 공간에도 문제없이 설치할 수 있다.여러개를 만들어 놓으면 정원 분위기가 물씬 나면서 옮기기에도 편하다. 자재 바구니(8000원)+부직포(1000원)+배수판(2500원)+원예용토(2000원)+마사토(1000원)+바크(1000원) 식물 율마(3000원)+스파티필름(2500원)+무늬산호수(2000원)+아이비(2000원)+아젤리아(2500원)+시클라멘(1500원) ●아침사슴(1m×60㎝)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물분수 옆에 귀여운 사슴으로 산속의 작은 옹달샘 분위기로 변신. 자재 배수박스+자연석+깔망+부직포+투명호스(자연석세트·12만 9000원)+살균토양(1만 5000원)+옥돌(5000원)+생이끼(3000원)+물분수(9000원)+사슴 인형(1만 8000원)+수반(2만∼3만원) 식물 율마(大·1만 2000원,小×3·9000원)+마리안느(×2·7000원)+애란(×3·7500원)+금사철(×3·9000원) ●송오브인디아(2m×60㎝) 사계절 내내 발코니를 푸르게 장식하는 실내정원.쭉쭉 뻗은 식물이 시원함을 안겨준다. 자재 배수박스+자연석+깔망+부직포+투명호스(자연석세트)+살균토양(1만 5000원)+옥돌(5000원)+생이끼(3000원)+물분수(9000원)+수반(2만∼3만원)+꼬마상(4만원) 식물 송오브인디아(12만원선)+남천(7만원선)+세브리치야자(2만 5000원선)+초엽란,안스리움,호야,듀피,아디안텀,애란(각×3·개별 1만원선)+산호수(×2·2만원선) ●식물배치는 이렇게 분수 옆에는 물을 좋아하는 식물로 배치한다.아무리 작은 분수라도 물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거실에 배치한다면 공기 정화 효과가 뛰어난 아이비,산세베리아,스파티필름 등을 위주로 꾸민다.안방 발코니에는 화려한 관엽식물은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현관은 출입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고려해 낮은 곳에 식물을 배치한다.욕실이라면 암모니아 냄새를 빨아들이는 관음죽을 놓는 게 좋다. ●재료는 어디서 사나요 과천화훼집하장(구 남서울 화훼공판장·02-502-6835)이나 양재동 화훼공판장(02-579-8100)이 대표적.이밖에 남대문 대도상가 E동이나 강남고속버스 터미널 상가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도움말 하영그린 황선영,인터가든 윤정화˝
  • ‘흡연자들의 변명’ 의학적 진실은

    아직도 주변에는 의지와 달리 담배를 끊지 못한 사람이 많다.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서운 중독성,습관성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들에게 금연을 권하면 십중팔구는 스트레스나 변비,비만 등의 변명을 늘어놓기 일쑤지만 대개는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그 변명의 실체를 들여다 보자. ●소화가 안된다고? 애연가들이 꼽는 흡연의 첫째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스트레스를 받을 때 담배를 피우면 거짓말처럼 진정이 된다는 것.그러나 이는 니코틴중독 증상일 뿐 실제로는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위산으로부터 위를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라딘’의 분비를 억제해 위염과 위궤양 발생률을 2배 이상 높인다.또 흡연이 식도 하단의 괄약근을 약하게 해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되며,소화기 암은 물론 대·소장의 기능을 떨어뜨려 변비 설사 복통 복부팽만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변비가 생긴다고? 일부 애연가들은 ‘담배가 대장운동을 촉진시켜 변비를 없애준다.’고 믿지만,전문의들은 흡연과 대장운동과는 관계가 없으며 이런 생각은 조건반사일 뿐이라고 말한다.즉,화장실을 이용할 때 흡연하는 습관이 뇌에 인식돼 담배를 피워야만 변의가 느껴지도록 적응돼 있다는 것이다.금연 후의 변비는 인체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살이 찐다고? 아주대병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50세 흡연자의 허리둘레는 90.7㎝로 비흡연자의 87.7㎝보다 평균 3㎝나 컸다.또 복부 비만의 기준인 허리-엉덩이 둘레비도 흡연자(0.92)가 비흡연자(0.878)보다 현저하게 높았다.이는 흡연이 부신피질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복강내 지방축적을 유도하기 때문이다.즉,흡연은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체형을 올챙이배로 만드는 것.더러는 금연 중 니코틴의 지방분해 작용이 멈춰 살이 찌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식이요법 등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입담배는 낫겠지? 연기를 삼키지 않는 입담배도 해롭기는 마찬가지이다.입담배로 피워도 담배연기의 일정량은 체내로 흡수돼 기관지 점막을 마르게 하고,혈관을 수축시켜 결국 기관지를 손상시킨다. 또 입담배는 폐암 가능성을 구강암으로 바꿀 뿐 발생률은 비슷하다.또 입속 산소농도가 줄어 치주질환의 원인인 혐기성 세균의 증식을 초래,입냄새를 심하게 한다. ●순한 담배가 낫다고? 타르나 니코틴 함량이 적은 담배도 어차피 습관적으로 피우면 체내에 발암물질이 축적되기는 마찬가지다.일부는 시가나 파이프도 이용하지만 국제암연구기관(IARC)의 조사 결과를 보면 비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시가 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은 9배,파이프 담배 흡연자는 8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보통 시가 1대는 담배 2.5대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 도움말 강남서울외과 오소향 원장.강남 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 탱고] 최백호의 영일만친구

    포항 ‘영일만(迎日彎)’을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네 단어가 떠오른다.해맞이,철강산업,해병대,그리고 ‘영일만 친구’라는 노래이다. 바닷가에서 오두막 집을 짓고 사는 어릴적 내 친구/푸른 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갈매기 나래 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젊은 날 뛰는 가슴 안고 수평선까지 달려 나가는/돛을 높이 올리자/거친 바다를 달려라/영∼일만 친구야. 대한민국 남자치고 사나이의 거침없는 기상과 진취성을 넓은 영일만 바다에 펼쳐보이는 노랫말로 만든 ‘영일만 친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신치하 젊은이들의 희망메시지 노래가 워낙 유명세를 타다 보니 전국 어디서나 비릿한 바다 냄새가 묻어 있는 경상도 사투리로 고향이 ‘팡(포항의 발음이 워낙 짧아 ‘팡’으로 들린다.)’이라면 ‘영일만 친구’로 다 불릴 정도다. 그만큼 ‘포항=영일만 친구’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이 노래는 유신정권 말기인 1978년 최백호씨가 곡과 노랫말을 쓰고 직접 통기타를 치며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불렀으나 당시엔 별 반응이 없었다. 최씨는 “영일만 친구는 혹독한 유신정권 하에서 패배주의와 무력감,비애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한 메시지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것이 1980년부터 대학가에서 불려지기 시작하며 뒤늦게 뜨기 시작해 지금껏 애창되고 있다. 이 노래는 암울하고 살벌했던 유신독재가 붕괴된 뒤 민주화를 갈망하는 피끓는 젊은이들 사이에 ‘자유의 외침’쯤으로 여겨졌으니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밖에. 하지만 이 노래의 클라이맥스 대목인 ‘영∼일만 친구야’를 눈을 질끈 감고 목청 높여 불러보지만,정작 그 주인공(친구)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최씨의 절친했던 부산 고향친구로 울산문화방송 음악담당 프로듀서를 지낸 홍수진(97년 위암으로 작고)씨가 바로 그다. 홍씨는 ‘영일만 친구’가 만들어질 당시 영일만의 오두막 집에서 살면서 음악다방 DJ로 이름을 날렸다. 부산에서 주로 활동했던 그는 미술을 전공했고 자칭 개똥철학을 가진 괴짜 시인이었다. 하루는 이들이 영일만의 술집에서 만나 유신독재의 시대상에 울분을 토해내다 누군가 청년들을 암울한 시대로부터 탈출시킬 수 있는 노래를 만들자고 해 즉석에서 만든 게 ‘영일만 친구’다.최씨는 “활기찬 ‘영일만’이 배경이 되고,자유분방한 ‘홍수진’이 주인공이 됐다.”고 했다. 이런 ‘영일만 친구’에 대한 포항시민들의 애정은 남다르다. 1995년 영일만 들머리에 있는 등대박물관 앞에 ‘영일만 친구’ 노래비가 세워졌다. 포항시문화원 백낙구(64) 사무국장은 “이 노래는 포항인들의 화합과 지역 홍보에 엄청난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포항의 역사와 함께 영원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등대박물관등 관광지로 각광 영일만은 민선 이후 새로운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갯가의 호젓한 풍정을 더하던 오두막집과 돛단배는 자취를 감추었지만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인 영일만 호미곶에 해맞이광장이 조성됐고,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도 자리잡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봄이면 해안도로는 병아리꽃나무 군락이 피워내는 꽃으로 온통 하얗게 변하고,6월이면 세계적인 희귀종인 모감주나무의 황금빛 꽃이 비처럼 어져 내려 ‘사랑을 꽃피우는 명소’로 유명하다. 대형 횟집과 러브호텔이 이미 즐비하게 들어섰고, 신항만 건설과 포철공단 물류기지 공사가 한창인 영일만은 전형적인 항구의 풍경을 다소 잃기는 했지만 아직도 ‘영일만 친구’의 고향인 바다는 그대로다.갯바위를 부딪치는 파도소리와 파도 위를 나는 갈매기 울음소리, ‘영일만 친구’를 부르는 소리가 하나의 화음으로 들리는 영일만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열린세상] 굶주림과 웰빙/김철규 고려대 사회학 교수

    얼마 전 ‘굶주리는 세계’라는 책을 읽었다.책의 요지는 굶주림은 식량 절대량이 부족하거나 인구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잡지에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새삼 ‘먹는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한국 경제에 대한 ‘한강의 기적’이라는 칭찬에 우쭐했던 우리들에게 굶주림이나 식량부족은 남의 얘기로 여겨진다.그러기에 처음에는 굶주림에 관한 책을 나와 별 상관없는 일로 생각하고,부담없이 집어 들었었다. 그러나 풍요의 상징이라는 미국에서도 빈곤과 영양실조로 많은 아이들이 시달린다는 지적과 기아가 사회적 불평등의 결과라는 저자의 주장을 대하며,보다 진지한 태도로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시장이 굶주림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신자유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대목은 우리 현실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특히 IMF 이후 한국에서도 신자유주의가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적은 것이 아니었다. 1980년대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경험하고,월드컵 4강까지 진출한 ‘대한민국’에서는 굶주림을 남의 얘기라고 생각하기 쉽다.실감나지 않게 먼 곳,아프리카의 불모지나 혹은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진 북한에서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엄연한 현실로서의 굶주림 때문에 고통 받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있다.다만 잘 눈에 띄지 않고,사회적·정책적 관심이 적을 뿐이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점심 급식비를 지급하는 결식아동의 숫자가 약 30만명이다.한 추정치에 따르면,최대 117만명이 결식의 위협에 처해있다고 한다.절대 빈곤으로 시달리는 계층과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노숙자 가정의 증가 등을 생각하면 굶주림은 결코 아프리카의 문제가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은 줄었다고 하니 참 답답한 노릇이다. 다른 한편 현대인들은 영양 과잉과 비만으로 고민한다.소득증가에 따른 육류 소비량의 증가와 패스트푸드의 확산은 세계적으로 약 3억명의 비만인구를 낳았다.우리나라에서도 비만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어려운 시절 먹지 못한 한을 풀기라도 하듯,주말이면 음식점마다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다.곳곳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그렇게 배불리 먹고 나서는 살찐다고 걱정하고,다이어트를 위해 애쓴다.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다이어트 제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웰빙(well-being) 열풍이 뜨겁다.웰빙의 중요한 요소가 음식으로 유기농 식품의 소비를 강조한다.유기농산물은 일반 농산물에 비해 2∼3배나 비싼데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이에 따라 유기농 음식점과 유기농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특히 고소득 전문직과 교육수준이 높은 중산층 소비자들이 주요 고객이다.건강에 대한 관심과 돈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비싸도 문제가 될 것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하늘 아래,한국 땅에서 누구는 배고파서 울고,누구는 음식 과잉 섭취 때문에 신경 쓰고,어떤 사람은 건강에 좋은 비싼 음식만 골라먹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바람직하지 않다.의·식·주 가운데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특히 ‘식’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먹지 못하면 살 수 없는 것이다.먹을 것 없어 주린 창자를 달래는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면,내 입에 맛난 것 잘 들어가지 않는다.먹을 것의 불평등은 현재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어린이들의 굶주림은 그들의 육체는 물론 정신에도 큰 영향을 끼쳐,그들의 미래를 갉아먹는다.따라서 배고픈 아이들을 먹이는 일은 그들의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투자이다. 우리 사회에서 적어도 절대빈곤으로 굶주리고,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사람은 없도록 해야 한다.웰빙도 좋지만,그 웰빙이 끝 모르는 개인주의로 치닫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모든 사람들이 최소한의 먹을거리를 확보할 수 있고,그래서 더불어 먹을 때,내가 먹는 음식이 몸에 좋은 것 아닐까.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토대로 한 사회적 웰빙을 생각할 때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 교수˝
  • 남미식 군만두 엠파나다

    몸이 멀면 마음도 멀어진다? 몸은 멀어도 입맛만 맞으면 가깝다! 우리의 반대쪽인 남미,특히 칠레가 가까워지고 있다.칠레는 우리나라가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칠레에서 온 삼겹살,키위,홍어 등이 우리의 부엌으로 이미 들어왔다.칠레 와인도 혀끝을 간지럽히고 있다.먹을거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차원을 넘어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눈을 뜨게 하는 문화적 촉매제라던가. 델리야 로하스 주한 칠레영사 부인이 칠레 음식을 소개하겠다고 해서 서울 반포동의 한 주택을 찾아갔다.그가 음식을 만든 곳은 칠레 조각가 마르코 부스타만테(36)씨의 집.5월 초 한국으로 왔지만 미처 짐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하스 부인이 만들 요리는 엠파나다.“칠레 사람들이 우리의 명절 같은 독립기념일에 꼭 먹는 음식”이라며 부인과 친정어머니(69)는 부엌에 들어갔다.“엠파나다를 만드는 데 1시간 가량 걸린다.”고 통역을 맡은 김상헌(29)씨가 전해줬다. 4년째 한국에 살고 있다는 조각가 부스타만테씨는 “엠파나다는 칠레 사람들이 외국에서 생활할 때 가장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라고 말했다.“오늘은 향수를 달랠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부인이 프랑스인이라 칠레 음식 맛을 본 지 퍽 오래된다는 것이다. 부엌이 떠들썩해졌다.달걀을 깨서 물에 섞고,양파와 토마토를 톡톡 써는 칼질 소리….하지만 이들은 끊임없이 웃고 수다를 떨었다.남미인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다. 이들이 만드는 엠파나다는 우리의 만두와 조리법이 매우 비슷했다.밀가루 반죽을 해서 만두피를 만들듯이 엠파나다 껍질을 만들고,소고기나 꿩 등 각종 고기와 야채를 잘게 다져 만두 속을 채우듯이 소고기와 각종 야채·올리브와 달걀을 다져 넣는다.속을 넣고 엠파나다 껍질로 하나씩 감쌌다. 부엌의 수다 속에 50여분이 지나자 오븐에서 구수한 냄새가 났다.군만두와 비슷한 냄새였다.우리의 만두 3∼4배 크기인 엠파나다는 짭조름하고,양파와 피망이 많이 든 까닭에 우리 입맛에도 맞았다. 로하스 부인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된 탓인지 아직 한국음식을 먹어 보지 못했단다.“서울은 거대한 도시이고,아주 혼잡하지만 만족합니다.”한국 예찬을 하더니,“입국 심사대 공무원들이 고압적이며,입국이 까다롭고 힘들었어요.”라고 일침을 놓았다.한국 생활 4개월째란 곤살로 피게로아(35) 영사는 한국 음식에 입맛을 들이고 있단다.“불고기에 물김치가 함께 나왔어요.불고기도 좋았지만 시원한 물김치가 맛 있었어요.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서투른 한국말로 칭찬했다. 엠파나다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손님을 초대했을 때 내는 음식’이라고 영사가 설명했다.“엠파나다에는 샐러드와 와인만 있으면 된다.”며 레드 와인을 따랐다.칠레 와인이야말로 ‘세계 최고’라고 치켜세우는것도 잊지 않았다. 엠파나다는 사실 칠레에서만 먹을 수 있은 음식은 아니다.식민시대 스페인 음식에서 유래된 탓에 남미의 다른 나라에서도 맛볼 수 있다.하지만 칠레에서 가장 먹음직스럽게 발달했다는 것이 피게로아 영사의 주장이다.원주민 아이마라족의 말로 ‘땅이 끝나는 곳’이란 뜻의 칠레는 남북으로 5000여㎞(서울∼싱가포르)로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다.이런 이유로 사막·아열대·4계절이 있고,고도 6000여m의 안데스,수심 8000여m의 남태평양이 있어 농·수·축산물이 풍부하다. 우리의 만두와 조리법이 비슷한 엠파나다.엠파나다를 먹으며 남미가 부쩍 가까워진 것 같았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재료 달걀 1개,물 반 컵,밀가루 2컵,소금 (½)작은술,식용유 (½)컵,소 (식용유 (½)컵,다진 양파 2컵,다진 토마토 2개,다진 홍피망 1개,월계수잎 1장,간 쇠고기 800g,다진 마늘 (½)큰술,오레가노 (½)작은술,소금·후춧가루 약간씩,다진 올리브 10개,달걀 3개) 만드는 법 ●반죽하기 (1)작은 볼에 달걀을 넣어 푼 뒤,물을 섞는다.(2)다른 볼에 밀가루와 소금을 넣은 다음 식용유와 (1)을 서서히 부어 섞는다.(3)반죽이 탄력이 있을 때까지 10분 가량 치댄 다음,랩을 씌워 1시간 숙성한다.(4)오븐을 190℃로 예열해 둔다.●소 만들기 (1)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 달군 다음,양파를 넣고 살짝 볶는다.(2)양파가 익으면 토마토·피망을 넣어 볶는다.(3)피망이 연해지면 불을 줄이고 월계수잎과 간 쇠고기를 넣고 쇠고기가 살짝 익을 때까지 볶다가 오레가노·소금·후춧가루를 넣고 저어준 다음 불에서 내린다.(4)(3)을 식힌 다음 올리브와 달걀을 넣고 섞는다.●엠파나다 만들기 (1)도마위에 밀가루를 뿌리고 반죽을 달걀 크기로 떼 올려 밀대로 밀어 두께가 4㎜가 되도록 펼친다.(2)펼친 반죽 가운데에 소를 가득 올린 다음 반죽 가장자리에 물을 발라 반으로 접어 붙인다.반죽 가운데는 팽팽하게 늘리고,가장자리는 손가락을 눌러 봉한 다음 포크를 이용해 구불구불한 주름을 만든다.(3)(2)위에 달걀물을 바른다.(4)예열된 팬에 (3)의 엠파나다를 넣고 연갈색이 날 때까지 굽는다.15∼20분이면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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