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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담배도 ‘법률상 담배’ 금연구역서 피우면 범칙금

    전자담배가 법률상 담배로 규정돼 금연구역에서 흡연 시 범칙금 부과 등 규제를 받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전자담배를 담배로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담배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담배의 정의를 ‘연초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니코틴 성분이 함유된 액체를 수증기 상태로 흡입하는 전자담배도 담배로 규정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법제처 유권해석을 토대로 전자담배를 담배로 간주하고, 흡연 장소와 판매 대상을 규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어 단속 과정에서 분쟁이 생기는 등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담배 성분을 포함하지 않은 금연초 등 대용품은 약사법 등에 의약외품으로 지정돼 있어 담배사업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담배 소매인을 지정할 때는 거리 제한 등 지정불가 요건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허용해 주기로 했다. 담배 제조업체가 의무적으로 부담해온 공익사업 출연금은 자율 출연 제도로 바뀐다. 출연금의 주목적인 연초경작지원기금의 조성이 끝났기 때문이다. 총 4100억원 규모인 연초경작지원기금의 수익금은 국내 담배농가 지원에 쓰인다. 기금은 KT&G가 낸 부담금이 70%가량이며, 나머지는 외국 담배업체들이 분담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90살 할머니, 피살 당한 후 기르던 개에 그만…

    90살 할머니, 피살 당한 후 기르던 개에 그만…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할머니가 독거하던 자택에서 참혹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할머니가 기르던 개는 숨을 거둔 주인의 신체 일부를 뜯어먹었다. 끔찍한 사건은 최근 남미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인근 수크레에서 발생했다. 올해 90세가 된 할머니 마리아가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연락한 건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할머니는 이후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전화를 해도 할머니는 받지 않았다. 며칠째 연락이 두절된 할머니를 걱정한 가족들은 주말 첫 시간인 28일 오전 할머니의 집으로 달려갔다. 집의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이웃주민들은 “언젠가부터 할머니가 보이지 않더니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불길한 예감이 든 가족들은 소방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출동한 소방대는 지붕으로 올라가 내부로 통하는 통로를 발견, 집안으로 들어갔다. 독거하던 할머니는 자신의 침대에 숨진 채 누워있었다. 입에는 자갈이 물려져 있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침대에 묶여 있었다. 이미 시체는 부패가 진행돼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기르던 개들이 허기를 견디지 못해 주인의 몸을 뜯어먹은 듯 신체 일부는 뜯겨져 있었다. 현지 언론은 “할머니가 사망한 뒤 갇혀 있던 개들이 주인의 신체 일부를 먹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할머니가 매까지 맞은 흔적이 있다.”며 강도가 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울티마스노티시아스 손영식 해외통신원voniss@naver.com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코티분’ 시절

    어머니가 쓰시던 앞닫이 속에는 처녀 적에 찍은 바랜 흑백사진과 코티분통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게 앞닫이 속에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듣기로는 제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선물로 사다 주셨다는데, 제가 그걸 예닐곱살 때까지 봤으니 묵혀도 너무 오래 묵혔습니다. 아까워서 그랬는지, 바를 일이 없어 그랬는지 그 코티분은 항상 앞닫이 속 작은 서랍 안에 놓여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그걸 바른 모습을 두어 번 봤습니다. 국민학교 운동회 때였습니다. 나중에 찬합도시락을 챙겨 학교 운동장으로 오신 어머니 얼굴에 뽀얀 분가루가 발라져 있었습니다. 가만 보니 얼굴에 바른 분이 낯에 먹히지 않아 얼룩덜룩했고, 어떻게 그렸는지 눈썹은 짝짝이였습니다. 주변에 이 동네, 저 마을 사람들이 빼곡한 터에 내놓고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혹여 그 선생님이 다가오지나 않을까 저어했습니다. 고개를 꺾고 혼잣말로 “분 좀 잘 바르지….” 했는데, 그 말을 들으신 어머니가 넉살 좋게 “그래도 코티분 바른 사람은 나 뿐이네.”라며 손가락으로 꾹, 제 볼을 찌릅니다. 김밥에 아이스께끼도 사먹었고, 사이다도 마셨지만 왠지 분단장한 어머니 모습이 자꾸 밟혀 흥이 나질 않았습니다. 어린 제가 그 코티분이 어머니에게 무슨 의미인지를 알 턱이 없었지요. 그 뒤, 세월이 흘러 외국엘 다녀올 때 사다 준 화장품을 “아까워서 못 쓰겠네.”라며 만지작거리기만 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어머니를 봅니다. 아무리 농투산이란들 어머니도 여잔데 왜 안 예쁘고 싶었겠습니까만 평생을 속 시원하게 단장 한번 한 적 없고, 그럴 일이 있게 살지도 않았으니, 그러니 한 줌도 안 되는 코티분 한 통이 앞닫이 장롱 속에서 십년도 넘게 분냄새를 감추고 있었겠지요. 그날, 어머니가 바른 분이 아버지를 향한 은밀한 애모의 정이었는지, 아들 자식 기나 안 죽이려는 배려였는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어머니도 여자였으며, 가부장제의 이름 없는 희생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아버지가 사 주셨다는 그 코티분에서 어머니가 간직했던 분말 같은 여성성, 말하지 못했던 숭고를 읽습니다. jeshim@seoul.co.kr
  • [지방시대] 금남로, 녹색 옷을 입는다/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지방시대] 금남로, 녹색 옷을 입는다/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금남로는 광주와 5·18 민주화운동의 심장부다. ‘금남로’ 하면 사람들은 1980년 5월과 민주와 정의, 인권과 평화를 상기하고, 무고하게 학살된 영령들을 그린다. 그러기에 그곳 금남로와 옛 도청 앞 광장은 광주 시민에게 성소다. 그런데 역사의 현장이 새롭게 단장될 예정이다. 광주시는 그곳에 ‘민주 평화 녹색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광장과 맞닿아 있는 옛 도청 부지 일대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문화전당은 대부분 시설이 지하에 들어서고 지상에는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물론 옛 도청 건물을 비롯한 역사적 건축물도 보존되고 새롭게 단장될 예정이다. 금남로 녹색광장은 도청 앞 광장에서 금남공원 사거리까지 절묘하게도 518m가 조성된다. 현재 6차선의 자동차도로를 중앙차로 중심으로 두 개 차로에는 잔디를 깔고, 양쪽 인도 쪽 1개 차선만을 대중교통과 업무용 차량이 출입하도록 할 예정이다. 도청 앞 광장도 순수 잔디광장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더불어 이곳 일대에 실개천을 도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란다. 궁극적으로 ‘차 없는 거리’를 지향한다. 2~3년 후가 되면 광주와 5월의 심장부인 금남로와 옛 도청 앞 광장이 녹색으로 확 바뀐다. 그때 완공되는 문화전당과도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금남로 녹색광장 사업, 혹은 차 없는 거리 사업은 어느 때부터인지 자동차라는 괴물이 주인 노릇을 하는 거리에 사람과 자연을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시키자고 하는 획기적인 일일 것이다. 이곳 녹색광장에서 시민들은 자동차의 간섭 없이 즐거울 때는 축제며 공연을 즐기고, 분노할 만한 일이 있을 때는 집회나 시위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그곳 광장에서 만날 수도 있다. 봄이나 가을철에 금남로 꽃 축제라도 열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도심 교통의 혼잡을 걱정할 것이다. 또한 주민들은 금남 지하상가나 금남로 충장로 등 도심 상권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할 것이다. 이 일이 지역 주민들의 생계나 생활에 악영향을 주어서는 절대 안 된다. 충분히 협의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교통 우회나 주차 대책도 있어야 한다. 도심 교통량을 줄이는 정책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자동차를 내쫓고 사람과 자연, 그리고 문화를 그 자리에 채워 가기 때문에 도심은 지금보다 훨씬 사람들이 넘쳐날 것이며, 상권도 더 활성화될 것이다. 금남로 녹색광장 조성과 함께 주민들도 자신의 건물이나 가게 앞을 꽃 화분으로 단장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녹색도시, 평화도시 혹은 문화도시는 말로 이뤄지지 않는다. 자치단체가 구체적 정책을 펼쳐야 하며, 시민들이 그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녹색도시, 평화도시, 문화도시는 회색빛 콘크리트 빌딩에 자동차가 도심을 점거한 도시가 아니다. 사람 냄새가 나고 자연이 있으며, 소중한 사람과 자연의 공동체가 있는 도시다. 금남로, 518m ‘민주 평화 녹색의 광장’ 조성이 시민들이 꿈꾸는 녹색·평화·문화 도시의 이정표가 됐으면 한다.
  • [저자와 차 한 잔] ‘서초동 0.917’ 대표집필자 김희균

    [저자와 차 한 잔] ‘서초동 0.917’ 대표집필자 김희균

    “모르는 사람에게 법은 건조하다. 아무것도 아니다. 같은 법 밑에 살지만, 같은 혜택을 보는 게 아니다. 아는 사람만을 위한 법, 그게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거침없다. 마구 지른다. 이렇게 패대기쳐도 괜찮을까. 판·검사를 난도질해도 후환은 없을까. 대한민국 사법제도 개혁, 정말 가능하다고 믿는 건지. ●“사법부의 숨겨진 빙산 91.7% 깨부수자” ‘서초동 0.917’(책과함께 펴냄)은 김희균·노명선·오경식·정승환 등 법학전문대학원·법학부 교수 4명이 서초동으로 상징되는 법조계를 겨냥해 쓴 책이다. 부제 ‘빙산을 부수다, 사법개혁’이 의미하듯 최종 목적지는 사법개혁이다. 책을 대표집필한 김희균(46)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의 사법·교육·정치제도 아래에 빙산이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사법에 전관예우의 잘못이 있으면 정치, 교육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50년 이상 개혁을 얘기하고 있는데 안 되는 이유는 그 근저에 잘못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빙산의 아래에 감춰진 0.917을 깨부수자고 책을 기획했습니다.” 심층인터뷰와 세미나를 거쳤다고 한다. 취재도, 토론도 격렬히 한 냄새가 풀풀 풍긴다. 적절한 비유, 콕 집는 사례가 많다. 사법제도를 지탱하는 4개의 기둥인 법원과 검찰, 경찰, 변호사에 대한 고발이자, 훈계이자, 개혁을 위한 제안이다. 이런 식이다. 판사 항목의 2부에 나오는 한 대목. 밥이나 술자리의 자리배열이 엄격한 법조계에서 “판사가 무조건 상석이다. 그다음 검사, 그다음 교수, 그다음 변호사, 그다음 회사원인데(중략) 가끔 방송국PD라든가 시를 쓴다든가 하는 얘들만 분위기 파악 못하고 상석에 앉았다가 나중에 말석으로 슬슬 내려온다”, “그런데 몇몇 상석은 자리를 파할 때 비상식적인 결론을 유도해서 문제다. ‘참 오늘 돈은 누가 내지?’ 자기가 제일 많이 떠들어 놓고, 밥값은 다른 사람이 낼 때 이 점에서부터 무언가 비리가 시작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3부의 검사 항목에서도 가차 없다. “자칫 정치적 파장이 생길 만한 사건이 닥쳐오면 사건 자체를 보기보다 사건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먼저 생각한다. 정치인 사건이 배당되면 1년도 더 남은 총선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고, 기업인 관련 사건이 배당되면 세계 금융위기로 침체된 국내 경제를 걱정한다. 이게 바로 검사들 생각이다. 하지만 국민은 생각이 전혀 다르다. 그냥 ‘법대로 처리하세요!’” ●법원·검·경·변호사 향한 고발 및 훈계 김 교수는 오해는 하지 말라고 한다. 특정 기관을 꼬집을 의도로 쓴 건 아니라고. “사법제도 전반이 잘못 굴러가고 있고 각자가 자기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차원입니다. 대검이 해서는 안 될 수사를 하고 있으니, 법원행정처가 무소불위가 되고 있으니, 자기 위치에 서서 돌아보면 좋겠다. 바깥에서 이렇게 보고 있으니, 안에 있는 분들이 한번 생각해 보시라는 뜻입니다.” 12월의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출판인 만큼 타깃이 정치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건 아니라고 했다. “가장 읽어 주면 하는 게 갓 법조에 들어간 젊은 판·검사이고 두 번째가 법학도들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일반 시민들이고요. 정치권을 염두에 두고 쓴 건 아닙니다.” 4명의 원고를 김희균 교수가 전체 톤의 일관성을 고려해 ‘가볍고 재밌게’ 다시 썼다고 한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기 전부터 “고시공부가 싫어 딴짓을 많이 했던” 그는 극단, 출판사 근무에 파리8대학(불문학 학사, 석사, 박사),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로스쿨(법학박사)까지 다양한 경험을 누렸다. 글솜씨도 웬만한 논객 뺨친다.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경제민주화가 대선의 초점이 될 것 같지만 사법개혁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야 한다.”는 그는 “재량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법으로만 해결하는 법치주의를 실천하겠다는 대선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인터뷰를 맺었다. 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대학교수, 밥값 안내려는 판사에 열받아 결국…

    대학교수, 밥값 안내려는 판사에 열받아 결국…

    “모르는 사람에게 법은 건조하다. 아무것도 아니다. 같은 법 밑에 살지만, 같은 혜택을 보는 게 아니다. 아는 사람만을 위한 법, 그게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거침없다. 마구 지른다. 이렇게 패대기쳐도 괜찮을까. 판·검사를 난도질해도 후환은 없을까. 대한민국 사법제도 개혁, 정말 가능하다고 믿는 건지. ●“사법부의 숨겨진 빙산 91.7% 깨부수자” ‘서초동 0.917’(책과함께 펴냄)은 김희균·노명선·오경식·정승환 등 법학전문대학원·법학부 교수 4명이 서초동으로 상징되는 법조계를 겨냥해 쓴 책이다. 부제 ‘빙산을 부수다, 사법개혁’이 의미하듯 최종 목적지는 사법개혁이다. 책을 대표집필한 김희균(46)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의 사법·교육·정치제도 아래에 빙산이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사법에 전관예우의 잘못이 있으면 정치, 교육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50년 이상 개혁을 얘기하고 있는데 안 되는 이유는 그 근저에 잘못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빙산의 아래에 감춰진 0.917을 깨부수자고 책을 기획했습니다.” 심층인터뷰와 세미나를 거쳤다고 한다. 취재도, 토론도 격렬히 한 냄새가 풀풀 풍긴다. 적절한 비유, 콕 집는 사례가 많다. 사법제도를 지탱하는 4개의 기둥인 법원과 검찰, 경찰, 변호사에 대한 고발이자, 훈계이자, 개혁을 위한 제안이다. 이런 식이다. 판사 항목의 2부에 나오는 한 대목. 밥이나 술자리의 자리배열이 엄격한 법조계에서 “판사가 무조건 상석이다. 그다음 검사, 그다음 교수, 그다음 변호사, 그다음 회사원인데(중략) 가끔 방송국PD라든가 시를 쓴다든가 하는 얘들만 분위기 파악 못하고 상석에 앉았다가 나중에 말석으로 슬슬 내려온다”, “그런데 몇몇 상석은 자리를 파할 때 비상식적인 결론을 유도해서 문제다. ‘참 오늘 돈은 누가 내지?’ 자기가 제일 많이 떠들어 놓고, 밥값은 다른 사람이 낼 때 이 점에서부터 무언가 비리가 시작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3부의 검사 항목에서도 가차 없다. “자칫 정치적 파장이 생길 만한 사건이 닥쳐오면 사건 자체를 보기보다 사건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먼저 생각한다. 정치인 사건이 배당되면 1년도 더 남은 총선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고, 기업인 관련 사건이 배당되면 세계 금융위기로 침체된 국내 경제를 걱정한다. 이게 바로 검사들 생각이다. 하지만 국민은 생각이 전혀 다르다. 그냥 ‘법대로 처리하세요!’” ●법원·검·경·변호사 향한 고발 및 훈계 김 교수는 오해는 하지 말라고 한다. 특정 기관을 꼬집을 의도로 쓴 건 아니라고. “사법제도 전반이 잘못 굴러가고 있고 각자가 자기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차원입니다. 대검이 해서는 안 될 수사를 하고 있으니, 법원행정처가 무소불위가 되고 있으니, 자기 위치에 서서 돌아보면 좋겠다. 바깥에서 이렇게 보고 있으니, 안에 있는 분들이 한번 생각해 보시라는 뜻입니다.” 12월의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출판인 만큼 타깃이 정치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건 아니라고 했다. “가장 읽어 주면 하는 게 갓 법조에 들어간 젊은 판·검사이고 두 번째가 법학도들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일반 시민들이고요. 정치권을 염두에 두고 쓴 건 아닙니다.” 4명의 원고를 김희균 교수가 전체 톤의 일관성을 고려해 ‘가볍고 재밌게’ 다시 썼다고 한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기 전부터 “고시공부가 싫어 딴짓을 많이 했던” 그는 극단, 출판사 근무에 파리8대학(불문학 학사, 석사, 박사),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로스쿨(법학박사)까지 다양한 경험을 누렸다. 글솜씨도 웬만한 논객 뺨친다.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경제민주화가 대선의 초점이 될 것 같지만 사법개혁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야 한다.”는 그는 “재량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법으로만 해결하는 법치주의를 실천하겠다는 대선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인터뷰를 맺었다. 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문화마당] 커피전문점에서 길을 잃다/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커피전문점에서 길을 잃다/주원규 소설가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겐 부득이하게 마감이란 벽에 부딪힐 때가 다반사다. 마감에 쫓겨 원고를 송고해야 하는 일간지나 정기 간행물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때론 프리랜서를 표방하며 자신만의 글쓰기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마감은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출판사에 보내야 할 원고를 미루고 미루다 마감을 코앞에 두고 만 적이 있었다. 그것도 매우 긴박하게 원고지 매수로 환산해 800장 가까이 되는 분량을 나흘 안에 끝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필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커피 그리고 커피전문점이었다. 금연 이후 필자에게 커피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최상의 기호품이었기에 자연스레 커피 음용을 생활화했고, 그러다 보니 과부하가 예상되는 작업을 앞두고 커피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24시간 커피전문점을 임시 집필실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월요일 오전 6시에 노트북과 원고 뭉치를 잔뜩 챙긴 가방을 둘러메고 홍대에 있는 커피전문점을 찾았을 때만 해도 사실 필자는 일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 목요일 오전까지 꼬박 나흘간 그곳에 틀어박힌 필자의 탁자 위에 쌓이는 머그컵만큼이나 필자의 눈에 비친 커피전문점의 풍경은 1인 코피스족, 또는 프리랜서들의 전용 공간으로 봐도 지나치지 않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커피의 미학은 단연 휴식, 잠시 멈춰 서는 여유에 집중되어 있다. 에스프레소의 진한 향기에서 우리는 일상의 정지를 경험하고, 캐러멜 라테의 달콤함에서 여유를 느낀다. 하지만, 커피의 또 다른 미학은 여유와 일이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여유와 일, 두 개념은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사회에선 썩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런데 커피는 우리에게 여유와 함께 일의 동거를 허락해 준다. 일을 하면서도 쉼을 느끼고 쉬면서도 일을 지속하는 이 묘한 동거가 많은 프리랜서를 커피전문점으로 찾아오게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경우 커피는 여유와 일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 울타리 안에 가두고 사육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다. 커피는 여유와 일 모두를 풀어준다. 한 마디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때, 길의 상실을 마냥 부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강요해 온 길은 다양성이 압살되고 개성이 거세된 하나의 목표만을 제시해 왔다. 또 그 목표를 성취하고자 가장 빠른 지름길만 찾아다니는 것이 최상의 가치로 인정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 경우 명확하게 제시된 획일적 목표와 그 목표를 위해 내달리는 길은 다양성이 혼재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선 어딘가 모르게 미심쩍은 미숙함을 체질적으로 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미숙한 체질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게 하는 것, 여유와 일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또 한편으로 지금까지 우리에게 강요해 온 단선적 편견에서 비롯된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는 것, 이른바 자발적 길 잃기를 독려하는 곳이 바로 커피 향기를 머금은 커피전문점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유감스러운 건 길 잃기를 가능케 하는 커피의 미학을 담아내야 하는 커피전문점이 ‘빨리빨리’의 목표의식에 너무나 충실히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원하는 커피전문점은 대규모 마케팅과 엄청난 물량공세가 빚어낸 몇몇 상표를 소비하는 장소가 결코 아니다. 이렇듯 팽창에 팽창을 거듭하는 가맹점 커피전문점에서 또 다른 경쟁논리만 남아버린 것 같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부디 부탁이니 커피마저도 줄 세우지 마시기를. 진하디 진한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담은 공간만큼은 그냥 내버려 두시기를. 길을 잃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 살지 말라고 다그치지 마시기를 제안한다. 그것이 커피예찬론자 중의 한 명인 필자가 원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 덩치만 크네…고양이에 쫓기는 흑곰 포착

    덩치만 크네…고양이에 쫓기는 흑곰 포착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에 깜짝 놀라 도망치는 흑곰이 포착됐다. ▶해당 흑곰 굴욕 영상 보러가기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영상을 보면 덩치가 큰 곰도 깜짝 놀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당 영상을 보면 흑곰 한 마리가 초원 위를 어슬렁거리며 지나던 중 뭔가 기척을 느낀 듯 오른쪽 수풀에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는다. 이때 갑자기 고양이 한 마리가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덤빌 듯이 뛰쳐 나오자 곰은 깜짝 놀라 달아난다. 이어 고양이가 뒤를 쫓지만 영상은 이내 끝이 나 이후 상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 겁 많은 곰을 끝까지 추적하진 않았을 듯하다. 목숨이 하나라면 말이다. 영상 속 흑곰은 미국흑곰으로 야생에 사는 곰 중에서도 공격적인 성향이 적은 편이지만 깜짝 놀라거나 화가 나면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몸무게가 적게는 80kg부터 많게는 300kg까지 나가는 이들 곰은 북미 지역에서 가장 흔하며 약 50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 영상은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미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홈비디오’의 제작자들이 올 초 결성한 온라인 동물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인 ‘펫사미’가 지난 5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게시한 것이다. 사진=유튜브/펫사미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밥상 108년 5대 변천사] ‘한국의 맛과 멋’은 지키고 방식은 현지화… 세계를 삼킨다

    [밥상 108년 5대 변천사] ‘한국의 맛과 멋’은 지키고 방식은 현지화… 세계를 삼킨다

    “세계 5대 음식(태국,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이 세계의 입을 20년간 지배했습니다. 커피가 명함을 내밀었지만 기호식품 정도였습니다. 세계는 20년 만에 한국 음식이라는 분출구를 찾았습니다. 단시간의 유행이 아니라 세계 6대 음식에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원을 받아 세계화에 나선 ‘꽁돈삼겹살’의 전영민(46) 위두 대표는 한식 세계화의 핵심은 외국인의 눈과 코를 사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맛을 보기 전에 눈과 코로 먼저 접해 음식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맛은 기본이다. 외국인들이 삼겹살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돼지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전 대표는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돼지고기에 허브향 파우더를 바르고 초벌구이를 한 뒤 식탁에 내놓는다. 삼겹살이 두꺼워 씹기 힘들다는 외국인들의 조언에 따라 돼지고기의 힘줄을 자르고 소시지를 구울 때처럼 칼집을 넣었다. 전 대표는 한식 재료와 조리 노하우 자체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짰다. 직영점을 해외에 직접 내기보다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한식 재료와 조리사를 공급하는 것이다. 싱가포르, 베트남,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 등에 이미 수출했거나 수출을 앞두고 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갈매기살이나 가브리살 등 돼지고기의 특수 부위를 좋아한다. 도가니탕 등 곰탕류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미국에서는 삼계탕이나 고기를 구워 먹은 다음 공기밥을 볶아먹는 철판볶음밥이 인기다. 일본은 된장찌개를 즐기고 김치찌개에는 손도 안 대는 반면 중국에서는 김치찌개와 시큼한 김치찜이 최고의 인기다. 반면 된장찌개는 거의 먹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냉면이나 김치말이국수, 잔치국수 등이 인기다. 러시아 사람들은 부대찌개를 비롯해 기름진 음식을 특히 선호한다. 우리나라에서 삼겹살 1인분(180g)은 7000원 정도로 g당 39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1인분(250g)에 21~23달러로 g당 90원 정도에 팔린다. 싱가포르도 g당 75원으로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비싸다. 꽁돈삼겹살이 중소기업 가운데 한식 세계화의 벤치마킹 모델로 거론된다면 CJ의 글로벌 한식 전문 브랜드 ‘비비고’는 대기업이 직영하는 형태의 성공 모델이다. 2010년 국내 론칭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UCLA 웨스트우드점과 사우스 베벌리힐스점, 중국 동방신천지점, 싱가포르 래플스시티점 등 4개국 핵심 상권에 진출했다. 영국 런던올림픽에 맞춰 런던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비비고는 전통의 비빔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지화에 성공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불고기 토핑 등을 넣고 전병에 말아서 먹는 비빔밥 랩 메뉴를 내놓았고 중국에서는 닭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식성에 착안해 닭고기가 들어간 메뉴를 선보였다. 현지의 인기 메뉴가 거꾸로 한국에 적용되기도 한다. 화이트 치킨이 대표적이다. 매운 맛을 좋아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식성을 감안해 고추장 양념의 레드 치킨 외에 화이트 치킨을 추가로 개발했는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요식업계는 이 같은 한국 음식(K푸드) 열풍에 대해 K팝의 영향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식에는 세계 5대 음식의 특성이 모두 녹아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했다. 한 종사자는 “고기를 함께 구워 먹고 같은 찌개를 그릇에 덜어 먹는 훈훈한 한식 문화에 외국인들이 빠지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수많은 음식을 어떻게 단순화시켜 내놓느냐가 K푸드 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여름방학에 만나는 우리 문화

    여름방학에 만나는 우리 문화

    요즘 여름방학이 예전만큼 길지는 않다. ‘주5일 수업’이 정착하면서 방학기간이 한 달 남짓하다. 그렇다고 방학동안 학원만 다닐 수는 없는 법. 문화예술을 배우는 예술학교에서 우리 문화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좋겠다. 국립극장은 31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 남산 국립극장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름방학 어린이 예술학교’를 연다. 예술교육단체인 ‘이야기꾼의 책공연’이 준비한 ‘국립극장 이야기 해결단’은 책읽기의 확장판. 책을 읽는 것에서 더 나아가 책을 들려주고, 냄새를 맡고, 상상하게 하는 공연이다. 통합문화예술연구소 ‘넘나들이’의 ‘랩(RAP)소리난다-헬로, 미스터 래빗!’은 ‘수궁가’ 속 토끼의 상황을 자신의 현실에 비추어 생각하고, 엠싱(가사를 쓰고 랩을 하는 것)과 그래피티(낙서화)로 풀어낸다. 아이들이 힙합으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수궁가인 셈이다. ‘아츠리퍼블릭’의 ‘예술로 만나는 세계사 여행-리틀 유네스코’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이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토론·음악·의상제작을 한데 섞어 공연을 만들고 발표하면서 소통 능력과 창의성을 키운다.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수강료 12만원(재료비 포함). (02)2280-5820. 국립극장은 아울러 ‘국립극장, 고고고(보고 듣고 즐기고)’의 신작 뮤지컬 ‘소나기’를 지역 문화예술회관에서 무료로 올린다.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국악과 희곡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해 공연을 쉽고 가까이 느끼도록 한 ‘국립극장, 고고고’는, 올해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실린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바탕으로 국악과 뮤지컬을 버무렸다. 국립극장 문화예술인턴으로 구성된 예술단 ‘미르’가 1부에서 첫사랑을 주제로 한 국악을 연주하고, 2부에서 뮤지컬 ‘소나기’를 선보인다. 17일에는 충남 태안문화예술회관을 찾고, 21일에는 전북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25일에는 강원 태백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 (02)2280-4114~6. 국립국악원은 이달 말부터 2주에 걸쳐 초등학교 1년생부터 중학교 3년생이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국악강좌’를 서울 도봉구와 노원구에서 진행한다. 청소년 국악강좌에는 해금·가야금·단소 등 국악기를 배우는 시간과 국악원의 국악교육 전문가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강의하는 ‘어린이 사물북’, ‘장구와 전래동요’ 등이 준비돼 있다. 30일부터 다음 달 3일에는 도봉구 창5동 주민센터에서 열고, 6~10일에는 노원구 중계본동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1주일 동안 이어진다. 강좌가 끝나는 날에는 무대 위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낼 수 있다. 현재 2차 접수(노원)를 하고 있다. (02)580-339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내가 당했으니 너도…” 학교 폭력의 대물림

    중학생 소년들은 떨리는 손으로 가위바위보를 했다. 진 사람은 그 자리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야 했다. 한 학년 위인 ‘일진’ 선배들의 지시였다. 딱딱하게 굳은 땅이 잘 파지지 않자 A(15)군 등 일진 5명은 물을 부으라고 명령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B(14)군이 자신이 직접 파낸 구덩이로 들어갔다. 선배들은 B군의 얼굴만 남기고 몸 위에 흙을 덮었다. B군이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얼굴 위에 소변과 물을 뿌리며 낄낄댔다. 공포에 질린 B군의 입에 냄새 나는 은행과 모과, 꽃 등을 마구 집어넣었다. 곧바로 B군을 완전히 파묻기라도 할 듯한 분위기에 운 좋게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B군의 친구들도 극도의 공포감에 떨었다. 나머지 학생 4명은 무릎을 꿇고 선배들의 소변을 손으로 받아냈다. 지난해 겨울, 인적이 드문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학교와는 불과 걸어서 5분여의 지척이었다. ●피해 학생 15명… 10여명 입건해 수사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나 벌어질 구타와 폭력, 가혹행위가 지난해 가을부터 연말까지 중학생들에게 이어졌다. 돈을 빼앗기는 것도 일상이었다. 피해·가해 학생들은 동대문구의 한 중학교 선후배 사이였다. 이미 갈취 행위 등이 학교에 적발돼 A군 등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상태였지만 폭력은 그치지 않았다. 다시 학교로 찾아와 못된 짓을 계속했다. 중랑천에 야구공을 던지고는 건져 오라고 강제로 떠밀거나 담뱃불로 몸을 지지기도 했다. 피해 학생만 15명에 이른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학교폭력팀은 지난 4월 “학생이 납치된 것 같다. 누가 끌고갔다.”는 신고를 받고 A군 등 10명을 공동폭행, 공갈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A군 등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던 것. 기자와 만난 한 가해 학생은 “우리도 선배들한테 당한 대로 한 건데….”라며 어렵게 입을 뗐다. 폭력이 학교 내에서 ‘대물림’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들은 “왜 후배들을 괴롭혔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도 비슷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고등학생인 선배들에게 끌려가 똑같이 땅에 묻히고 소변을 받아내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경찰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자 갑자기 입을 닫았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을 두려워한 학생들이 갑자기 진술하지 않겠다고 태도를 바꿔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다단계처럼 꼬리에 꼬리… 악순환 심각 긴 설득 끝에 ‘폭력 대물림’ 정황을 파악한 경찰은 A군 등을 폭행한 C(17)군 등 5명을 이달 초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학교폭력이 다단계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면서 “대물림된 폭력은 범죄 학습효과와 군중심리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더 심각한 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민경·배경헌기자 white@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현실/리민용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현실/리민용

    현실/리민용 우리가 모여 사는 도시에서 대형 토목공사로 건축한 것이 감옥이었다 오염이란 이름으로 우리는 벽에다 정치 바이러스를 찬양했고 권력의 폐단을 전파했다 깃발은 여전히 휘날리고 관청에서 설치한 깃대에서 부패한 냄새가 나는 게 마치 피의 흔적이 마른 붕대에 퍼지는 것 같았다 매장된 생의 의지 우리는 진열된 질서의 가상 속에서 가장 좋은 시간이 비춰지길 기다리고 있다
  • ‘노동권 사각지대’ 열악한 출판계

    지난 4월 중순 서울의 한 유명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취업했던 A(26·여)씨는 입사 한 달 만에 해고 통지를 받았다. 출판사 측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사정이 달라졌으니 나가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관행에 따라 계약서는 쓰지 않는다.”는 회사 말만 믿었던 A씨는 항의 한마디 못 하고 그만둬야 했다. A씨는 “출판계가 좁아 신분이 밝혀지면 다른 일도 못 할 수 있다.”며 하소연조차 제대로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탓했다. 최근 출판계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판계 근로자들이 자주 찾는 한 웹사이트에는 A씨와 비슷한 사연을 담은 글이 매달 70~80건씩 올라오고 있다. B(34)씨는 2년 전 사회과학 분야의 유명 출판사에 취직했다가 “술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사장이 “사우나에 다녀오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다 3개월 만에 B씨를 해고했다.”면서 “직원이 5명밖에 안 되는 회사라 사장이 왕처럼 군림했다.”고 주장했다. 출판계는 소규모 사업장이 대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1 콘텐츠산업 통계’에 따르면 전체 출판업계 종사자가 2005년 9만 3902명에서 2010년 15만 3901명으로 64% 늘어나는 동안 1~4인 사업장 종사자는 9400명에서 2만 7522명으로 193%, 5~9인 사업장 종사자는 5374명에서 2만 7380명으로 무려 409%나 증가했다. 4인 이하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의 일부만 적용되는 문제가 있다. 강변구 출판노동자협의회 대표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우리끼리 왜 이래’라는 식으로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일이 많다.”면서 “출판 노조 등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권리를 찾아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사우나에서 씻고와!” 사장 지시 거부했더니…

    “사우나에서 씻고와!” 사장 지시 거부했더니…

    지난 4월 중순 서울의 한 유명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취업했던 A(26·여)씨는 입사 한 달 만에 해고 통지를 받았다. 출판사 측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사정이 달라졌으니 나가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관행에 따라 계약서는 쓰지 않는다.”는 회사 말만 믿었던 A씨는 항의 한마디 못 하고 그만둬야 했다. A씨는 “출판계가 좁아 신분이 밝혀지면 다른 일도 못 할 수 있다.”며 하소연조차 제대로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탓했다. 최근 출판계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판계 근로자들이 자주 찾는 한 웹사이트에는 A씨와 비슷한 사연을 담은 글이 매달 70~80건씩 올라오고 있다. B(34)씨는 2년 전 사회과학 분야의 유명 출판사에 취직했다가 “술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사장이 “사우나에 다녀오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다 3개월 만에 B씨를 해고했다.”면서 “직원이 5명밖에 안 되는 회사라 사장이 왕처럼 군림했다.”고 주장했다. 출판계는 소규모 사업장이 대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1 콘텐츠산업 통계’에 따르면 전체 출판업계 종사자가 2005년 9만 3902명에서 2010년 15만 3901명으로 64% 늘어나는 동안 1~4인 사업장 종사자는 9400명에서 2만 7522명으로 193%, 5~9인 사업장 종사자는 5374명에서 2만 7380명으로 무려 409%나 증가했다. 4인 이하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의 일부만 적용되는 문제가 있다. 강변구 출판노동자협의회 대표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우리끼리 왜 이래’라는 식으로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일이 많다.”면서 “출판 노조 등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권리를 찾아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맥주이야기③]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맥주를 음미하라’

    [맥주이야기③] 맥주연구소 소장이 들려주는 ‘맥주를 음미하라’

    사람들 마다 좋아하는 맥주가 다르고, 그 맥주를 왜 좋아하는지 그 이유도 다양하다. 부드러워서, 보리 맛이 느껴져서, 목 넘김이 좋아서, 향이 좋아서라는 이유도 있겠고, 남과 다르게 차별화되는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떤 특정 브랜드가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출 수 없듯이, 사람마다 맥주를 마시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맥주라도 입맛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오늘은 맥주를 맛있게 음미하는 방법과 맥주에 있는 여러가지 성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입과 코로 느끼면서 마시자 맥주를 마실 때, 먼저 눈으로 잔에 따른 맥주의 외관을 살펴보게 된다. 시각으로 본 맥주의 색도, 거품, 탄산, 혼탁 유무에 대한 정보가 뇌에 전달되어, 맥주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다음 후각을 이용해 향을 느낀다. 그리고 나서, 코, 혀, 목의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입으로 한 모금 마신다. 맥주의 향은 직접 코로 맡기도 하지만,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갈 때 입 속으로 퍼지는 향을 코로 맡기도 한다. 맥주를 마실 때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향은 에스테르향과 호프향이다. 바나나와 사과 향과 같은 에스테르류의 향은 맥주 제조 과정 중 발효 시 생성되는 것으로, 사용하는 효모의 종류에 따라 향의 특성과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맥주에서 느끼는 향긋한 호프 향은 장미와 같은 꽃 향기와 감귤 같은 과일향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호프 향은, 맥주의 쓴 맛을 부여하는 비터호프와 달리, 아로마 호프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그 품종에 따라 따른 특징을 나타낸다.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아로마 호프로는 미국산 Cascade, 체코산 Saaz, 독일산 Hallertau Tradition품종 등이 있다. 맥주에는 좋은 향도 있지만, 맥주 품질을 저하하는 이취가 발생하기도 한다. 맥주의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발냄새와 유사한 ‘다이어세틸’이라는 이취가 느껴지고, 오래된 맥주의 경우에는 산화과정을 통해 오래된 종이박스 냄새와 유사한 이취가 느껴지게 된다. 또, 맥주 병이 갈색인 이유는 햇빛 특히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함인데, 투명병이나 녹색병의 맥주제품에서는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스컹크 향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일광취’가 발생한다. 따라서, 맥주는 가급적 햇빛에 노출되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여 신선한 제품을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향을 맡은 후에는 혀에서 느끼는 맛과 함께 목 넘김까지 느껴봐야 한다. 최근에 국내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맥주 맛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부드러운 맛과 깨끗하고 상쾌한 맛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소비자가 선호하는 맥주는 이취, 이미가 없이 과일 향과 호프 향이 적절하게 느껴지면서, 목넘김이 부드럽고 뒷맛이 시원하며, 떫은 맛이나 잡미가 남지 않는 맥주라고 하겠다. 여러분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맥주를 천천히 마시면서 입과 코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과 함께 오감으로 음미하고 평가해 보자. 하이트진로㈜의 경우, 맥주맛을 평가할 때 이화학적 분석 이외에 여전히 관능 검사를 중요시한다. 최근 과학적 계측장비가 상당히 진보되었으나 물리, 화학적 측정만으로는 종합적인 평가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제품 개발과 최고의 품질관리를 위해 관능에 참여하는 연구원은 전문 관능 훈련을 받고, 정기적으로 평가를 통해 선발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선발된 관능 요원은 관능 검사 2시간 전에는 최고의 후각과 미각을 유지하기 위해 물 이외에 다른 음식을 먹거나 마시지 않고, 스킨로션, 향수 등도 관능의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일절 사용할 수 없다. 그 어떤 기계보다도 최고의 분석장비는 우리의 몸이기 때문이다. 적당히 마시면 몸에도 좋은 술 요즘 건강에 좋은 성분도 많고 맛을 음미하기에는 와인이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맥주는 더운 여름철 갈증을 풀어주는 대표적인 주류이면서, 와인 보다 쉽게 찾아 마실 수도 있고 건강에도 와인 이상으로 유익한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보통 알코올 3~6%(v/v)의 맥주는 주로 알코올에서 유래하는 칼로리와 함께 비타민과 미네랄 비교적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또 미량이기는 하지만 소화되기 쉬운 단백질도 포함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맥주는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영양학적으로도 식품으로서 섭취될 수 있는 훌륭한 음료라 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맥주 칼로리의 대부분은 빵이나 쌀 등의 탄수화물 칼로리와는 달리 혈액순환의 촉진이나 체온상승 등에 소비되기 때문에 글리코겐이나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에 축적되는 일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또 맥주 내에 존재하는 엽산은 혈관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알코올중독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와인 보다 맥주를 주로 음용하는 사람의 심장병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세계에서 맥주 소비량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체코의 필센 주민 543명(35-65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사람이 혈중 엽산이 가장 높은 반면 혈관질환의 위험 인자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치매에 관하여 연구한 영국 왕립 리버풀 대학의 앤더슨 박사 연구팀은 ‘맥주 속의 실리콘 성분이 치매에 관계된 알루미늄을 제거한다’고 발표해 흥미를 끌고 있다. 그 이외에 맥주는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며 이뇨작용으로 체내의 노폐물 배설을 촉진하고, 호프의 상쾌한 쓴맛은 소화를 돕는다고 한다. 또한, 포르투칼 포르투대학팀은 맥주에 함유된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들이 유방암 발병률을 크게 낮추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스라엘의 한 연구팀은 “하루 한잔의 맥주 음용을 통해 심장마비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듯 맥주에 많은 유용한 물질이 상당히 존재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지만, 모든 일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과도한 음주는 반드시 삼가해야 함은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온도와 음용 조건 이렇게 다양한 풍미와 향 그리고 영양성분을 가진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음용조건에 대해서 알아보자. 많은 맥주 애호가들이 살얼음이 생길 정도로 차가운 맥주를 좋아한다. 과연 언 맥주가 혹은 얼 정도로 차가운 맥주가 맛있을까? 지나치게 차가운 맥주는 오히려 혀를 마비시켜 맛을 싱겁게 느끼게 한다. 마시기 가장 좋은 맥주 온도로 여름철은 4~8℃, 겨울철은 6~10℃를 추천한다. 맥주가 이 온도가 되면 탄산가스가 제대로 살아나 거품이 넉넉하게 생길 뿐만 아니라 맥주 특유의 향과 상쾌한 청량감이 가장 좋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겠지만,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배려한다면 오늘 저녁 친구들과, 동료들과, 가족들과 같이하는 맥주 한잔이 그 무엇보다도 더 맛나고 값진 보약이 되지 않을까? 사진제공 = 하이트진로
  • [씨줄날줄] 부모 역할/주병철 논설위원

    우리 속담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부모는 자식이 못나도 끊임없이 사랑하지만, 자식은 그러지 않을 때가 많다. 물론 치사랑이 없는 건 아니다. 어느 노()배우가 종교 방송에 나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낼 때 정말 냄새가 구수했다.”며 울면서 말했다. 그러고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어머니가 저를 낳아 대소변을 받아낼 때 너무 구수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떠올랐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역할은 어떻게 하면 잘하는 걸까. 한도 끝도 없는 얘기지만 1962년 미국 심리학자 토머스 고든이 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7명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부모를 위한 훈련프로그램인 ‘효과적인 부모 역할 훈련’이 해답의 출구가 될지 모르겠다. 이 프로그램은 책으로도 나왔는데, 고든은 ‘부모 역할 대화법’이라는 주제를 통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 하나가 되기보다 ‘함께’하라. 적극적인 듣기로 말문을 열어라.” 등을 제시했다. 옛 성현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황은 ‘퇴계집’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대개 집안의 자식은 부모가 미리 가르치고 억제하지 않으면 반드시 방자하게 되고, 이어 끝없이 방자하다가 혹 어미를 꾸짖는 데까지 이르나, 이것은 자식도 물론 자식의 도리를 못한 것이지만 자식을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한 부모 또한 잘못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철학’에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이 가치가 있다는 것은, 주로 그것이 다른 어떤 애정보다도 믿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한테 부모가 가장 의지가 되는 것은 불행한 때이다. 이를테면 병에 걸렸 때 같은. 만일 올바른 부모라면 자식이 죄에 빠졌을 때도 그러하다.” 얼마 전 정부가 지적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퇴직교사, 사회복지사, 법무사, 변호사 등을 이들의 성년후견인으로 위촉해 ‘부모 역할’을 대신해 주는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발달장애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가 보호해 주겠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은 전국적으로 18만 3000명가량인데, 10명 중 9명은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후견인들이 정말 친(親)부모처럼 역할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 정부는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이들의 자립에 필요한 대책 등을 더 챙기고, 후견인제 악용 사례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중국통신] 4년간 씻지 않은 박사 남편에 이혼 소송

    박사학위를 가진 ‘고학력’의 남성이 씻지 않은 죄로 결국 부인과의 이혼 위기에 처했다.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 9일자 보도에 따르면 타이완에 사는 야오(姚)씨의 부인은 “남편이 지난 4년간 한번도 샤워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옷도 갈아입은 적이 없다.”며 자신의 더러운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이혼 소송에서 “무좀이 있어도 치료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온 몸에서 악취가 난다.”고 주장한 야오의 부인은 “냄새때문에 환기라도 하려고 창문을 열라하면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이 때문에 우울증까지 생겼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부인은 이와 함께 “박사 출신의 고학력이면서도 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나에게 전가했다.”며 더이상은 부부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인의 갑작스런 이혼 소송에 남편 측 또한 ‘공식 입장’을 밝히며 부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야오는 “20년 전 무좀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재발한 것”이라며 아내에게 욕설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11년 전 실직을 한 뒤 모든 일에 흥미를 잃어 씻지 않고 옷을 안갈아 입은 것은 사실”이라고 아내 진술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냄새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것. 한편 사건이 ‘오리무중(?)’으로 흘러가 공은 야오 부부의 딸에게로 넘어갔다 부부의 딸은 “아빠가 씻거나 옷을 갈아입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냄새가 참기 힘들었다.”고 야오 부인의 진술에 힘을 실어줬다. 사건을 맡은 법원은 “고학력 소지자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아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씻지 않는 등의 행동으로 아내를 절망감에 빠뜨렸다.”며 두 사람의 이혼 허가 판결을 내렸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만화는 내 사랑] (11)만화 비평서 냈던 시인 함성호

    [만화는 내 사랑] (11)만화 비평서 냈던 시인 함성호

    만화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집이나 사무실로 찾아가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면 책장에 어떤 만화책이 꽂혀 있나 눈길을 주게 된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함성호(49) 시인의 집이자 사무실인 소소재(素昭齋)를 찾았을 때도 그랬다. 그런데 웬걸, 서재에서 만화책을 찾아보기 힘든 게 아닌가. “만화는 만화당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냄새 퀴퀴한 소파, 라면 끓이는 냄새와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책들이 가득 꽂혀 있는 이중 책장, 복작복작한 분위기에서 봐야 제맛이죠.” 그런데 만화당이라니? 그가 나고 자란 강원도 속초에서는 만화가게를 만화당으로 불렀다고 했다. 함 시인의 추억도 이곳에서 출발한다. 만화를 좋아하는 아버지 덕에 만화책을 뒤적이다 저절로 한글을 깨우쳤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약주를 드신 아버지가 늦게 귀가해 만화책을 빌려 오라고 하면 밤길을 달려 만화당에 갔어요. 영업이 끝난 가게 문을 두드려 주인을 깨우곤 했죠. 하도 꼼꼼하게 고르다 보니 집에 돌아오면 식구들이 모두 잠들어 있던 적도 많아요.” 그는 어린 시절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아버지가 특히 좋아했던 김기태 작가의 칼싸움 만화와 제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이근철 작가의 전쟁 만화를 꼽았다. “당시에는 만화가들의 그림체가 지금보다 더 개성 넘치고 다양했어요. 이근철 작가는 인물 얼굴을 길쭉하게 그리는 모딜리아니나 뒤뷔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정말 독특한 그림을 보여줬죠.” 함 시인은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로 허영만 작가를 꼽았다. 기본적으로 깊이가 있고 독자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도록 취재가 잘된 작품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전세훈·전인호 작가의 관상 만화 ‘신의 가면’을 좋은 작품으로 추천했다. “사실 초등학교 교과서는 만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옛날에는 만화가 황당무계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요즘에는 만화만 봐도 웬만한 교양을 다 습득할 수 있잖아요.” 그는 젊은 세대 못지않게 웹툰도 많이 본다. 새로운 표현 방법과 만날 때마다 열광한다고. 그는 정병식 작가의 ‘가족 사진’에 대해서는 스크롤에 따라 변화하는 시선 처리에 정말 감탄했고 난다 작가의 ‘어쿠스틱 라이프’의 경우 처음엔 몰랐던 감동이 해가 갈수록 서서히 생겨나게 하는 진정성이 엿보인다고 소개했다. “요즘 한국 만화는 일본과는 다른 범주로 다양하게 나가고 있어요. 한국만의 독특한 게 있지요. 우리 만화는 한국인의 삶을 기록하는 데 아주 탁월하다고 봐요. 기록화적인 역할을 하는 거죠. 김홍도의 풍속화를 보고 당시 삶을 가늠하듯 요즘 우리 만화가 나중에 대단한 자료가 될 수 있어요. 지금 순수미술이 하지 못하는 일이죠.” 그는 창작에는 비평이 따라 줘야 하는데 우리 만화에 대한 비평이 활발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함 시인은 만화 비평서를 낸 얼마 되지 않는 국내 글쟁이 중 한 명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회화적인 시각에서 만화를 바라본 ‘만화당 인생’을 2002년에 냈다. 우리 만화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일본, 말레이시아 작품까지 다뤘다. 잘 안 팔려 ‘저주받은 걸작’이 됐다고 하는 그에게 비평서를 또 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부정적인 반응이다. “평생 즐겁게 만화를 봤는데 만화 보는 자체가 일이 되니까 가끔 짜증도 나더라고요. 올 초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일주일에 한 번 만화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파업으로 중단하게 되니 너무 좋은 거 있죠. 허허허.” 그 대신 ‘페이퍼’ 등 대중잡지에 그렸던 카툰을 모아 작품집을 하나 낸다고 슬며시 말을 꺼낸다. 어쨌든 역시 만화 사랑 인생이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미주통신] 바람난 남편 알아맞히는 21가지 방법

    [미주통신] 바람난 남편 알아맞히는 21가지 방법

    바람난 남편은 어떤 행동의 변화를 보일까? 미국 인터넷 신문 ‘허핑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각)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바람난 남편의 행동 변화 21가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바람난 남편이 취할 수 있는 21가지 행동의 변화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몰래 딴방에서 사적인 통화를 한다. 2) 수시로 통화나 문자기록을 삭제한다. 3) 여러 개의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다. 4) 가족 간의 행사나 모임에 늦거나 피하려 한다. 5) 갑자기 일을 핑계로 다른 여성 동료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 6) 동료나 다른 사람에게 값비싼 선물을 자주 한다. 7) 남편에게서 다른 냄새가 나는 것을 느낀다. 8) 전처럼 많이 애무하지 않는다. 9) 옷을 자주 바꾸어 입거나 갑자기 차를 자주 세차한다. 10) 산책 운동을 핑계로 장시간 멀리 간다. 11) 이러한 문제로 자주 다툼을 한다. 12) 누구랑 통화하는지도 말하지 않는 등 점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13) 감정적인 관계에 변화가 있음이 직감된다. 14) 이전과는 다르게 갑자기 극도의 화를 자주 낸다. 15) 회사일 등의 핑계로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한다. 16) 평소와 다르게 외모에 많은 신경을 쓴다. 17) 너무 지나치게 자기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 18) 보수적인 옷만 입던 사람이 갑자기 캐주얼한 옷을 찾는 등 외향이 변화한다. 19) 평소와 다르게 일 때문에 늦어진다는 등 행동이 변화한다. 20) 평소와 다르게 싱글벙글하는 등 갑자기 지나치게 잘 대해주려고 한다. 21) 함께하는 ‘우리들의 시간’을 강조하던 사람이 이제는 ‘자신만의 시간’을 점점 강조한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청주 광역소각시설, 국제 견학지 부상

    청주 광역소각시설, 국제 견학지 부상

    청주권 광역소각시설이 국제 견학지로 부상하고 있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시 상·하수관리공단 기술이사 등 관계자 5명은 5일 벤치마킹을 위해 청주권 광역소각시설을 방문했다. 이들은 소각시설 처리 과정 동영상을 시청한 뒤 주민편의시설로 갖춰진 수영장과 헬스장, 찜질방, 사우나 등을 둘러봤다. 외국인의 시설방문은 네 번째다. 지난달 11일에는 이집트 환경부 담당국장이 다녀갔고, 지난 4월에는 중국 우한시 공무원 8명이 시설을 견학했다. 지난 3월에는 폴란드 국립환경관리공단 이사장과 시장단 일행 9명이 방문했다. 국내외를 모두 포함하면 2009년 3월 준공 후 지금까지 다녀간 방문객은 7000여명이 넘는다. 청주권 광역소각시설이 주목을 받는 것은 최첨단 시설로 인해 쓰레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데다 열병합 발전시설을 갖춰 소각 시 발생하는 전기와 열을 한국전력과 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해 연간 24억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서다. 또한 다양한 주민편의시설을 갖춰 하루에 1000여명이 이용하는 등 혐오시설로 인식되던 쓰레기소각장이 주민 쉼터로 활용되고 있는 점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청주권 광역소각시설은 829억원이 투입돼 건립됐으며 하루 200t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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