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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꽂이]

    보이지 않는다면(차이자오룬 지음·그림, 심봉희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나는 보이지 않아요”로 시작하는 사방이 캄캄한 그림책. 한 아이가 눈을 가리고 집에서 공원까지 가는 짧은 여정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보이지 않는 세상’을 경험해 본다.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어지는 그림책의 마지막, 가린 눈을 떴을 때 쏟아지는 풍경이 찬란하다. 1만 1000원. 우리들의 비밀 놀이터(벌리 도허티 지음, 로빈 벨 코필드 그림, 김지은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영국도서관협회에서 선정하는 카네기 메달을 두 차례 수상한 영국 동화작가 벌리 도허티의 대표작. 떠돌이 개 피에로를 키우기 위해 뭉친 아이들의 아름다운 여름나기가 펼쳐진다. 참나무의 달콤한 습기와 냄새, 갖가지 들꽃에 대한 묘사와 수채화풍의 서정적인 그림이 향수를 자극한다. 1만 1000원. 두근두근 변신 이야기(김경연 엮음, 이광익 그림, 한겨레아이들 펴냄) 내가 아닌 다른 것으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면? 한번쯤 상상해 봤을 물음에서 출발하는 ‘세계의 옛이야기’ 변신 편이다. 염소로 변해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염소 엄마, 두꺼비로 변신해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 복수하려는 지라 이야까지. 누군가를 위해,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세계 민담 9편을 담았다. 1만원. 잊지 마, 넌 호랑이야(날개달린연필 지음, 박정은·강재이·이한솔 그림, 샘터 펴냄) 시베리아호랑이지만 고향에 가 본 적 없는 천둥이. 평생의 짝 갑순이를 동물원의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 때문에 잃은 갑돌이.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과연 안전하고 행복한 곳일지, 동물의 눈과 입으로 낯설게 바라본다. 1만원.
  • [생명의 窓] 시각장애인들과 그림 그리기/길은영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생명의 窓] 시각장애인들과 그림 그리기/길은영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매월 마지막 금요일이면 연구원들과 미술재료를 잔뜩 싣고 가는 곳이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시설이다. 16년을 이런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왔지만 이날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몸과 마음이 더 분주해진다. 미술재료도 사야 하고, 이를 그분들이 사용하기 좋게 미리 나눠놓기도 해야 한다. 바나나와 콜라를 가방에 넣고 잠을 설치는, 소풍 가기 전날의 아이처럼 사뭇 들뜬다. 사람들은 묻는다.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미술을 할 수 있어요? 나는 대답 대신 긍정의 미소로 답한다. 준비가 필요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 여행의 출발은 우리 마음이 시각적이라는 인식에 있다. 가령, 아버지를 떠올리라고 하면 난 곧바로 인자한 미소로 현관 앞에서 ‘이제 왔니?’ 하고 묻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다. 이렇듯 마음의 상은 시각적이다. 그 순간 상상의 내용은 심상이 될 수 있고, 실제로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심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시각적 심상 때문에 우리의 눈이 얼마나 많은 유혹에 시달리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미지들이 마치 진실의 모든 것인 양 인식되는지 생각하게 되면 아예 눈을 감고 싶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각을 가장 지배적인 감각으로 사용해 세상을 그린다. 그런데 이 눈이 함정이 될 수 있다. 너무 많이 보면 넘쳐나는 이미지 속에서 정작 마음이 길을 잃게 된다. 마음의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다. 마음의 눈이 멀어 가는 처지로, 깨끗하고 맑은 마음의 눈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니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우리가 그들에게 시력을 줄 수 없음은 명백하다. 대신 감각의 세계를 탐색하고 즐길 방법을 제공한다. “이것은 종이이고, 이것은 빨간색이며, 이것은 사과색과 같고, 어쩌면 태양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 그들은 다양한 재료를 손끝으로 보면서 아픔과 혼란스러움을 얘기하기도 하고, 맛있는 사과를 떠올리며 따스한 햇살의 느낌을 손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물론 이분들은 자신의 ‘작품’을 눈으로 보지 못한다. 대신 마음으로, 온몸으로 본다. 소리와 냄새, 그리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촉감이 그의 미각까지 자극하고, 그렇게 ‘오감’(五感)을 통해 만들어진 세계가 그의 마음속에 펼쳐지는 것이다. 한낱 우리의 눈으로 보는 그의 작품이 뭘 뜻하는지는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작품을 만들며 만나는 세계, 그 공명(共鳴)의 세계가 먼저다. 눈 먼 자와 눈 뜬 자들이 만나, 누가 눈을 뜨고 감은 것인지 모를 ‘공감의 장’이 펼쳐진다. 보지 못하는 이들이 보는 우리보다 길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먹고, 입고, 걷는 데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할지언정 이미지에 현혹된 적이 없기에 비로소 보이는 진실과 공감각의 세계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재료를 매만지고 느낌을 이야기하고 만들어 가면서 보이지 않는 세상을 진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의 경험을 이동하는 능력이 생긴다. 이 순환과정으로 치유가 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정작 미술재료를 들고 간 우리들이다. 그들과 떠나는 마음의 여행에서 볼 수 있는가, 없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친구 사이도, 부부와 부모자녀 간에도 이런 영혼의 들숨과 날숨의 순환이 필요하다. 정말 우리는 무엇을 만지고 보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를 보고 있는 걸까.
  •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커버스토리] 2030 공시생 늘자 원룸 품귀 vs 사시생 줄어들자 썰렁한 苦시촌

    고시(高試) 하면 떠오르는 두 곳,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과 관악구 신림동은 국내 고시촌계의 양대 산맥이다. 7, 9급 국가공무원 및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노량진동에 밀집해 있다. 사법시험과 일명 ‘행정고시’(5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 합격을 바라는 수험생들은 신림동에 모여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고시촌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노량진 고시촌 주변은 갈수록 늘어나는 수험생들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은 2017년 사법시험 폐지가 예정된 탓에 ‘사시생’이 감소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점점 잃어 가고 있다. 신림동 주변 상권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20년 가까이 머물러 있는 상인들은 격세지감을 토로한다. 한가위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뒤섞인 행렬이 역 계단을 뒤덮었다. 역에서 나오자마자 육교 너머로 유명 공무원 시험 학원이 눈에 들어왔다. 휴일이었지만 가벼운 반팔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가방을 멘 채 길을 걷는 수험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육교에서 동작경찰서가 위치한 길로 내려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니 각양각색의 수험생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로 자리 잡은 포장마차 컵밥집 중 세 군데가 문을 연 가운데 컵밥집 주변에는 서 있거나 앉은 자세로 컵밥을 먹는 수험생들이 가득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한 손에는 포장된 컵밥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다른 한 손에는 병 커피 두 개를 들고 이동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수험생 중 일부는 캐리어를 끌고 원룸과 고시원이 밀집한 노량진동 노량진로14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휴학생 이모(26)씨는 2년 전부터 지방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직렬 중 검찰사무직 시험 과목을 공부하다가 지난달 말 노량진 고시촌으로 왔다. 현재는 노량진동의 한 공무원 시험 학원에 다닌다. 이씨는 “올해와 달리 다음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이 내년 4월에 실시될 예정이라 유명 강사 수업을 듣기 위해 노량진동에 원룸을 하나 얻었다”면서 “필수 과목, 특히 한국사 과목 수업은 한 반에 수험생 약 200명이 수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량진 고시촌 일대가 조용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머물러 보니 주변에 PC방, 만화방, 노래방 등 수험생들을 유혹하는 시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이 많은 탓이었다. 이씨는 “학원 근처에 고깃집, 호프집 등 놀 곳이 많다”면서 “공부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학원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언덕길에 있는 방을 구했다”고 전했다. 이씨처럼 시험일을 7개월 정도 앞두고 방을 구하러 부동산 공인중개소를 찾는 수험생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 오모(59)씨는 “올 초 정부에서 경찰공무원을 2만명 증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한동안 원룸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면서 “이곳에서 중개업을 한 지금까지 2년 동안 20~30대 청년층 수험생 방문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룸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지난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받던 15㎡ 규모의 풀옵션 원룸이 올해는 월세가 5만원 더 올랐다. 오씨는 “공무원 시험 연령 제한이 폐지되면서 50대 장년층이 고시촌 방을 구하러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수요가 늘다 보니 기존 다가구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해서 원룸으로 만드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노량진 고시촌을 서성이다가 신림동에 살면서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모형석(32·가명)씨를 만났다. 그는 현재 국가직 7,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모씨가 신림동 독서실에서 공부하지 않고 굳이 노량진까지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독서실을 다니면서 우울증 증세까지 겪었어요.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칸막이가 놓여 있는 독서실 책상에서 2년 동안 공부하다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스트레스도 심했고요. 그렇다고 아는 사람이 많아서 노량진에 오는 건 아니에요. 이곳에 있는 학원의 개방된 자습실에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요. 정신적으로 풍요롭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람 냄새가 그립다 보니 여기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는 것 같습니다.” 모씨의 말은 신림동 고시촌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23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오후 2시쯤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 입구’ 정거장에 도착했다. 정거장 인근에는 과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주된 모임 장소이자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비치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서점 ‘그날이 오면’(1988년 개점)이 있었다. 서점을 운영하는 김동운 대표는 “비록 우리 서점에 고시용 수험서는 없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장시간 법전을 보다 잠깐 쉬는 차원에서 이곳을 방문해 책을 고르는 고시생도 더러 있었다”면서 “지금도 인근 서울대 학생들이 꾸준히 서점을 찾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 주변의 고시생 수는 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러면서 대학동 고시촌 풍경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는 단순히 고시생 수 감소에서만 비롯된 일은 아니고 사회 운동에 앞장섰던 1980년대 말 당시 학생들이 갖던 문화와 지금의 학생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달라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경숙(66·여)씨는 대학동의 ‘녹두거리’에서 20년 가까이 빈대떡 장사를 해 오고 있다.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전씨 역시 대학동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본 ‘산증인’인 셈이다. “1990년대만 해도 식당에 들어오는 손님의 90%가 고시생이랑 서울대생이었어요. 특히 고시생이 많았죠. 게다가 1990년대 초 심야 영업 규제가 적용되던 시절 이곳 녹두거리 술집은 사실상 규제를 받지 않는 곳이었어요. 그렇다 보니 고시촌에 살지 않는 외부 사람들까지 야간에 모여드는 바람에 녹두거리 주변은 문전성시를 이뤘죠.”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고시생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씨의 이야기다. 대학동 고시촌의 변화는 사법시험 학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수험생은 “학원 강사들도 수업 중에 ‘예전보다 수강생 수가 확실히 많이 줄었다’고 얘기한다”면서 “사시생이 많았을 때는 반을 나눴었는데 지금은 합반을 할 정도”라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천 母子’ 장남 토막시신으로 발견

    ‘인천 母子’ 장남 토막시신으로 발견

    인천 남구 용현동 모자(母子) 실종자 중 나머지 1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된 데 이어 용의자로 지목된 차남은 범행을 실토했다. 모자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남부경찰서는 24일 오전 7시 50분쯤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서 김애숙(58)씨의 장남 정화석(32)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범행을 극구 부인하던 김씨 차남 정모(29)씨가 이날 새벽 범행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정씨와 함께 울진으로 가 시신을 발굴했다. 묵비권을 행사해 왔던 정씨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형의 시신을 찾아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비닐에 싸인 채 매장된 시신을 수습해 보니 3등분으로 절단돼 있었다”며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가 모자 실종 당일인 지난달 13일이나 다음 날인 14일 인천 남구 용현동 김씨 집에서 어머니와 형을 차례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김씨 집을 방문했을 때 락스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면서 “정씨가 범행 뒤 혈흔을 남기지 않기 위해 흔적을 모두 지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날 존속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다큐 공감(KBS1 밤 10시 50분)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 사거리에선 늘 맛있는 냄새가 난다. 8㎡(2.5평) 남짓한 ‘맛있는 잔치 국수’ 집이 그 주인공이다. 인심 후하고 사람 좋기로 소문난 김순남 할머니는 15년째 이곳에서 국수장사를 하고 있다. 8명이 겨우 앉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이지만 단돈 3000원이면 배가 부를 때까지 몇 그릇이고 양껏 국수를 먹을 수 있는 가게인데…. ■꼬마신선 타오 2(KSS2 오후 5시) 키키가 만들어 준 알람 시계를 박살 내고 늦잠을 잔 타오와 무무. 타오는 키키에게 미안해하지만, 키키는 오히려 더 좋은 알람 시계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한다. 이때 슈잉이 끼어들며 자신의 최신형 전자시계를 자랑하는데, 약이 오른 키키는 더 좋은 알람 시계를 만들려다가 그만 실수로 완성되지 않은 시계를 작동시키고 만다.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3년 만에 열릴 예정이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북한의 일방적인 연기 발표로 난관에 부딪혔다. 갑작스러운 상봉 연기 소식을 접한 상봉 예정자들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2만 9035명 가운데 44%인 5만 6544명은 이미 세상을 떠난 상황이다. 프로그램은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작은 충격에도 물집이 생기고 상처가 나는 다섯 살 도영이의 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 도영이가 이토록 고통스러운 건 수포성 표피박리증이라는 희귀질환 때문이다. 피부를 만드는 단백질의 이상으로 작은 자극에도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도영이의 병으로 인해 아빠, 엄마의 신경은 항상 곤두서 있다. ■명의의 건강 비결(EBS 밤 8시 20분) 대장암의 모든 것에 대해 소개한다. 우리나라에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의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대장암의 검진 주기를 알려주는 등 정확한 내용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 ‘대장암의 진단 및 치료법’을 통해선 대장암 증상이 의심되거나 암이 발견되었을 때 진단 및 치료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가족(OBS 밤 11시 5분) 우리 사회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따뜻한 시선으로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이자 희망인 가족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그들의 희로애락을 통해 이 시대 가족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또한 상처의 극복으로 더 깊은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려냄으로써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재발견한다.
  • 어느 뮤지컬 스태프의 비극

    어느 뮤지컬 스태프의 비극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시의 대형 공연장에서 무대 전환을 담당하는 스태프 임유정(29)씨의 머리 위로 10m 높이에 설치됐던 15㎏짜리 금속 덩어리가 떨어졌다. 임씨는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전두엽의 일부를 잃었다. 임씨는 냄새를 맡을 수 없고 왼쪽 팔과 다리에 힘을 쓸 수 없어 현재도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로 임씨가 잃은 것은 후각뿐만이 아니다. 가난으로 배우의 꿈을 접었고, 스태프를 하며 세웠던 목표인 무대 감독마저 더 이상 꿈꿀 수 없게 된 것이다. 임씨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군 제대 뒤,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시험을 다시 준비했다. 그는 2006년 대진대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배우의 꿈을 접어야 했다. 임씨는 17일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도 아니고 연극배우의 수입만으로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해 배우 생활을 접고 스태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년간 ‘삼총사’, ‘광화문연가’, ‘마법천자문’ 등 많은 뮤지컬 무대 제작에 스태프로 참여했다. 경력이 쌓이면서 베테랑 소리도 들었다. 배우의 길을 접고 목표로 삼았던 무대 감독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5일 도르래로 움직이는 막의 반대쪽에 매달려 무게 중심을 잡아주던 추 두 개가 떨어지면서 그 중 하나가 임씨의 오른쪽 이마를 강타했다. 악몽의 시작이었다. 수술 이후 눈을 뜨기까지 4주 가까이 걸렸고, 휠체어에 앉는 데 140일이 걸렸다. 반면 이마는 푹 꺼졌고, 한때 배우를 꿈꿨던 외모는 온데간데없어졌다. 임씨는 산업재해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뮤지컬 기획사인 ‘오디뮤지컬컴퍼니’(오디뮤지컬)와 자유 계약자(프리랜서)로 된 계약관계 탓이다. 임씨 측 변호사는 “오디뮤지컬이 임씨를 근로자가 아니라고 해서 보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 4월 18일 서울행정법원에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최초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또 6월 25일에는 수원지법에 제작사와 기술감독의 안전관리 소홀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오디뮤지컬 관계자는 “임씨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고, 임씨가 소송을 시작한 이상 회사는 소송 결과에 따라 최대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디뮤지컬 측은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추락한 무게추를 직접 설치하고 사용한 임씨의 부주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면서 “기술감독이 무게추의 설치 상태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술감독의 책임은 최소한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술감독도 오디뮤지컬의 직원이 아닌 자유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기술감독의 과실이 있었다고 해도 회사에 사용자 배상 책임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임씨는 “오디뮤지컬이 보상은커녕 오히려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자신의 사연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고, 이 글은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네티즌의 비난이 일자 오디뮤지컬 측은 지난 10일 “임씨에게 최초 수술비를 지급했고 가입한 상해보험을 통해 임씨의 치료비를 내고 있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하지만 임씨는 이에 대해서도 “최초 수술비를 제외한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씨줄날줄] 고향의 의미/손성진 수석논설위원

    4만㎞가 넘는 거리를 헤엄쳐서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모천(母川) 회귀 본능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태어난 강의 자기장(磁氣場)에 관한 기억을 이용해 돌아온다는 가설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또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강의 냄새를 기억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연어의 모천과 같은 곳이 고향이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나자마자 처음 눕혀진 땅이므로 고향은 어머니와 같은 의미다. 고향은 산으로 들로 뛰어놀며 자란, 우리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고향 집이 있고 고향 사람이 있고 고향 마을이 있다. 그래서 갈 수 없는 고향은 그립고 안타깝고 아련한 존재다. 이런 감정이 깊어지면 향수병(鄕愁病)이 된다. 20세기 이전 이주가 활발하지 않았을 때는 벼슬 등을 얻어 출향(出鄕)하지 않으면 선조의 묘가 있는 고향을 평생 지키며 살았다. 그러나 6·25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수많은 사람이 북에서 내려와 고향을 잃었다. 북이 고향인 실향민은 300만명이 넘는다. 북한 인구의 4분의1이다. 남한에서 살던 사람들도 먹고살기가 힘들어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몰려들었다. 서울의 인구는 1955년에 157만여명이던 게 1965년에 347만여 명, 1975년에 688만여명, 1985년에 963만명으로 급팽창했다. 올림픽을 치렀던 1988년에 1000만명을 돌파한 서울 인구는 그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였다. 서울 시민 10명 중 8명은 고향을 떠나온 사람과 그 자손들이라고 볼 수 있다. 타향살이를 하는 사람들에게 고향은 늘 가고픈 곳이다. 연어가 사력을 다해 모천을 거슬러 올라가듯 명절 때면 귀성 전쟁이 벌어진다. 기차와 버스에 짐짝처럼 실려도 귀향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 열 몇 시간씩 차를 운전하고 가야 하는 고통도 감내한다. 오로지 고향의 냄새를 맡고 싶은 본능적 행동이다. 민족 대이동은 올해도 변함없다. 올 추석 연휴 동안 전국의 추정 이동 인원은 지난해보다 4.9% 늘어난 3513만명이다. 이동 인원이므로 귀성객 수는 그 절반쯤으로 보면 된다. 1950년대 이후 상경해서 서울에 자리 잡은 1세대 이주자에게 고향은 뚜렷하다. 그러나 그 자손들의 고향은 어디일까. 당연히 서울로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명절이라도 귀향할 필요가 없다. 도로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태어나 수도권에 사는 30~50대는 1990년에 262만명으로 수도권 전체의 39%였지만, 2010년엔 523만명으로 46%로 급증했다. 몇십 년 후 1세대 상경 이주자들이 대부분 사망하고 거의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만 남는다면 귀성 전쟁도 사라질 게 틀림없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공연리뷰]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공연리뷰]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50년을 같이 살았어도 당신한테 할 말이 많은데….” 죽음을 앞둔 아버지도, 아버지를 지켜보는 어머니도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가슴속 구구절절한 말들을 대신하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곁을 지켜주는 툇마루에서 조용히 잠을 청했다. 무대 위 배우들은 덤덤하지만 객석에서는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10일 막을 올린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사실적인 이야기의 힘이 빛나는 작품이다. 78세에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신구)를 지켜보는 가족의 이야기로, 극 전반을 지배하는 절제미로 ‘눈물짜기’를 비껴간다. 간성 혼수로 정신이 온전치 않은 아버지는 이랬다 저랬다 변덕을 부리고 알아듣기 힘든 말을 힘겹게 내뱉는다. 어머니(손숙)와 둘째 아들(정승길)은 겉으로는 답답해하지만 속은 타들어간다. 작품은 가족의 일상을 덤덤하고 섬세하게 묘사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마주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는 극적인 슬픔 대신 잔잔한 울림을 준다. 작품 속 아버지의 죽음은 슬픔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가족들은 아버지를 붙잡고 통곡하는 대신 그동안 쌓아온 갈등과 오해를 털어내며 이별을 준비한다. 곳곳에 숨어 있는 유머는 애잔한 감동을 더한다. 가족들이 아버지를 돌보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소소한 웃음을 끌어낸다. 슬픔에 잠길 듯하면 산통을 깨는 이웃 정씨(이호성)와 며느리(서은경)는 밉지 않은 감초 역할을 한다. 지난해 제6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다.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간성혼수 상태에서 뱉었던 ‘굿을 해달라’는 한마디에서 발아한 이야기인 것. 김 작가는 “죽은 이가 우리에게 주는 유일한 의미는 살아있을 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는 연민 같다”면서 “이 무대는 우리의 아버지들에게 연극인인 내가 올리는 위로의 굿”이라고 설명했다. 김철리 연출은 “거대담론에만 휩쓸리는 이 시대에 어떻게 하면 살 냄새 나는 무대를 만들어 삶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연기 인생 50년을 맞이한 배우 신구와 손숙은 존재감만으로도 빛을 발한다. 신구는 거친 호흡과 손끝의 떨림, 숨을 쉬는 배의 움직임만으로도 간암 말기 환자를 절묘하게 표현한다. 그는 “사람이 산다는 건 떠나가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듯, 살아 생전에 계획한 것을 다 이루고 떠나면 행복한 것임을 이 작품을 하면서 느끼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구와 부부로 호흡을 맞춰 투박하지만 정겨운 어머니로 분한 손숙은 “2주 전에 사랑하는 후배의 임종을 보고 생사의 경계가 별 게 아니라는 생각에 괴로웠다”면서 “삶이 곧 연극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 삶의 한 자락 같은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 3만~5만원.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식물의 색감으로 펼치는 대지의 예술 ‘가든 디자인’ 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식물의 색감으로 펼치는 대지의 예술 ‘가든 디자인’ 현장을 가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어릴 적 살던 한옥집 마당엔 작은 꽃밭이 있었다. 초가을 이맘때면 채송화의 꽃씨를 받아 말리며 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으로 가옥의 형태가 바뀌면서 꽃밭이 들어설 마당이 있는 집이 드물다. 하지만 도시생활이 편리해진 만큼 속도와 스펙터클에 지친 사람들은 자연의 숨결을 그리워한다. 누구나 집에 나무를 심고 꽃을 가꿀 수 있는 ‘정원’(庭園)을 꿈꾼다. 최근 집안을 꾸미듯 정원에 나무와 꽃을 계획적으로 배치해 아름답고 실용적인 공간을 만드는 ‘가든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영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상업화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든 디자이너’로 활약 중인 임춘화(아이디얼가든 대표)씨는 가든 디자인을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대지 위에 식물의 색감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예술”이라고 설명한다. 정원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름(林春花)이 예사롭지 않은 그는 “장소와 필요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야 한다”며 디자인의 ‘디테일’을 강조한다. 정원의 기능은 과거 관상 위주에서 휴식과 치유, 소통 공간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끊임없이 변하는 식물의 특성과 4계절 동안의 라이프 사이클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가든 디자이너는 식물의 식재(植栽)까지 완벽하게 꿰고 있어야 한다.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은 경기도농림재단과 함께 조경가든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조경관리대학 5기생들의 식재과정 교육 시간. 교육생들은 미래의 가든 디자이너를 꿈꾸는 전업주부에서부터 귀촌을 희망하는 퇴직자들까지 다양하다. 서수현 강사는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조경기술을 체계적으로 알려 주는 과정이 우선”이라며 식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든 디자인의 좋은 소재 중 하나로 ‘도시농업’을 들 수 있다. 도시농업은 시민들이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면서 살아 있는 식물과 교감하는 인간 중심의 생산적인 여가 활동이다. 가꾸는 기쁨과 건강한 먹거리를 이웃이나 가족들과 나누는 즐거움이 큰 매력이다. 작은 공간에서도 가능하다. 빌딩이나 주택의 옥상 또는 가로변의 유휴지에서도 도심 속 텃밭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승원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연구사는 “정원에 텃밭을 넣을 때 이왕이면 보기에도 예쁜 채소를 꽃들과 함께 배치한다면 더욱 싱싱하고 살아 있는 정원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상자텃밭, 옥상텃밭, 벽면텃밭, 이동식텃밭 등 ‘텃밭정원’의 변신은 다양하다. 이 외에도 도시농업은 마을공동체를 부활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한 연구사는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내 정원처럼 매만지는 손길이 늘어나면서 우리를 생각할 줄 아는 공동체 문화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류는 자연과 더불어 사색하면서 발전해 왔다. 미래의 도시 개발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숲과 정원을 모티브로 그려 낸 풍부한 녹지공간에서 자연을 가까이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되찾을 수 있다. 가든 디자인은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소중한 일이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눈과 코’ 없이 태어난 희귀병 소녀의 사연

    ‘눈과 코’ 없이 태어난 희귀병 소녀의 사연

    눈과 코가 없이 태어났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소녀의 사연이 알려졌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사는 올해 17세의 케시디 후퍼(19). 현재 지역 내 특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케시디는 눈과 코가 없어 시력은 물론 후각도 제대로 맡지 못한다. 그녀가 기형의 모습으로 태어난 것은 희귀한 출생장애 때문으로 지금까지 총 11번의 외과수술을 받았을 만큼 절망적인 삶을 살았다. 보통사람 같으면 자신의 처지에 절망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케시디는 특유의 쾌활함을 잃지 않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다. 특히 오는 18일(현지시간)에는 인공 코를 만드는 수술을 앞두고 있어 설레임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 케시디는 “이제 남들같은 코를 갖게됐다. 코를 통해 냄새도 맡고 숨도 쉴 수 있을 것” 이라며 기뻐했다.   케시디가 수많은 수술을 받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거의 보험이 되지 않아 막대한 비용을 가족들이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그러나 케시디 학교 친구들의 모금과 지역사회의 도움이 소녀를 다시 수술대 위에 눕게했다.  아빠 애론(48)은 “내 딸은 11살 이후 수많은 수술을 받아왔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않는 용감한 아이”라면서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대림2동 다문화공동체 조성 노력 주목한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은 전체 주민 1만 7097명 가운데 외국 국적 주민이 절반을 넘나든다. 이 가운데서도 중국동포와 중국인이 7000명 넘게 살고 있다니 한국 속의 작은 중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로 이 동네의 상가 골목엔 중국어로 적힌 간판이 넘쳐나고, 중국 음식 냄새가 끊이지 않고 풍겨나와 ‘중국 명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동포와 중국인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주민 사이의 갈등 또한 깊어졌다. 외국인이 연관된 강력사건이 종종 신문지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이 동네의 다국적 주민들은 일찍부터 한데 모여 소통하며 마을 현안을 풀어가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마을이 서울시의 첫 다문화 마을공동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것도 이 같은 주민 스스로의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울시는 그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대림2동 일대를 주거환경관리사업 지원대상으로 선정했다. 쉽게 말하면 이 지역을 재개발하되 그동안의 전면 철거식 정비가 아니라 주민공동 이용시설과 기반시설을 확충해 주거여건을 개선하는 형태로 저층주거지를 유지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업을 다문화 마을에 적용함으로써 도시 정비와 다문화 소통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제시한 사업계획을 서울시가 대부분 그대로 반영한 것은 일방통행 행정에서 벗어난 바람직한 변화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앞서 마을의 다국적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주민협의체는 13차례에 걸친 마라톤 워크숍에서 도출한 마을 발전 방안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원주민과 중국 출신 주민이 어울리는 마을사랑방 건립과 마을잔치 개최도 주민들의 요구였다고 한다. 다문화 사회로 가는 것은 이제 움직일 수 없는 대세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외국인만 해도 2008년에는 26만 1900명이던 것이 2012년에는 40만 6293명으로 늘었다. 2030년에는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른 지역보다 앞서 다문화 갈등을 경험한 마을의 사례는 그래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대림2동의 다문화공동체 조성사업이 성공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다른 마을에서 벤치마킹하는 모범사례로 자리잡기 바란다.
  • 음주기마도 불법? 말 타고 여행 나섰다가 술먹고…

    자신의 애마를 타고 무려 965km에 이르는 여행에 나섰던 미국의 한 남성이 음주 기마를 한 혐의로 체포되었다고 미 언론들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주(州)에 사는 패트릭 슈마커(45)는 지난 9일 965km나 떨어진 미국 유타주(州)에서 열리는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고자 자신이 기르던 말을 타고 여행길에 나섰다. 하지만 90여km가 지나 콜로라도대학 근처에 도달했을 때, 그의 애마가 말을 듣지 않아 그만 교통 체증을 유발했다. 이에 슈마커는 채찍으로 그의 애마를 때렸고 이를 본 목격자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말았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말의 안장에서 애완견과 함께 많은 맥주 캔과 작은 권총 등을 발견했고 술 냄새가 나는 그에게 똑바로 걷게 하는 음주 테스트를 했으나 그는 실패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 경찰 역사상 아마 음주 기마 혐의로 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매우 흔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슈마커는 음주 기마, 동물 학대, 총기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다음 달 1일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묵은 슈마커는 다음 날 동승했던 애완견과 함께 애마의 등에 올라타며 다시 유타주까지 유랑길에 나섰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슈마커는 “애마의 머리에 않은 파리를 쫓으려고 채찍을 사용했을 뿐”이라며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분실해서 말을 이용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애마를 타고 여행길에 나서는 슈마커와 애완견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 danielkim.ok@gmail.com
  • 15일째 버스 홀로 타는 견공…대체 무슨 사연이?

    15일째 버스 홀로 타는 견공…대체 무슨 사연이?

    15일째 버스에 홀로 타던 견공의 슬픈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는 잃어버린 주인을 찾기 위해 매일 같이 버스에 올랐던 것. 중국 지역지 화시 메트로폴리스데일리가 현지 청두시에서 본의 아니게 유명해진 한 견공의 소식을 전했다. 사람들로부터 ‘황황’으로 불리는 이 견공은 시내 광양사 앞 주차장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매일 같이 버스에 올라타 하나하나 좌석을 살피며 주인의 냄새라도 찾으려고 안타까운 행보를 되풀이 중이다. 하지만 이런 극진한 노력에도 그는 여전히 주인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 견공은 다른 승객들과 함께 차분하게 버스를 기다리다가도 버스 올라타면 좌석을 살피면서 흐느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 노선을 운행 중인 버스 기사들은 그 견공이 해가 질 때까지 10시간 정도 버스를 오르내리며 주인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양’이란 이름의 한 티켓 판매원은 “매일 다섯 차례 광양사에 가는 데 그 개는 항상 내가 타고 있던 버스에 올라탔다”면서 “처음엔 그저 먹이를 찾는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서야 주인을 찾고 있단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황황의 모습은 한 승객이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상에 올렸고 지금은 청두 지역의 유명한 개가 됐다. ‘펑’이란 이름의 한 버스 안내원은 “한 달 전쯤 그 정류장에서 황황이 주인과 서 있는 것을 봤었지만 이후 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황황을 데려다 키우고 싶지만 혹시나 주인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 더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 충성스런 개를 누가 주겠느냐?”고 되물으며 “하루빨리 황황이 주인과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웨이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아침마당(KBS1 오전 8시 25분) 1972년 적도기니의 초대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의 막내딸로 태어난 모니카 마시아스. 그의 아버지는 아프리카 최초로 스페인 식민통치를 벗어나면서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강경한 탈식민주의 정치를 펼친다. 하지만 사촌이자 국방장관의 쿠데타로 모니카의 형제들은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김일성 주석의 도움을 받게 된다. ■초한지(KBS2 밤 12시 40분) 초군의 공격에 도주하던 유방과 그의 수하들은 초군 장수 정공 부대의 공격을 받아 위험에 빠지게 된다. 죽음의 위기까지 놓인 유방은 가까스로 탈출해 패잔병들을 끌고 패현으로 도주한다. 한편 팽성을 향해 가던 여치와 그 일행은 팽성이 초군에 함락되자 패주하는 한군의 무리 속에 휩싸여 아들, 딸과 헤어진 채 패현으로 몸을 피한다.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달콤한 신혼생활에 빠진 인도네시아댁 라하증 빨루삐 웨닝티야스. 우연히 한국 노래를 듣게 된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고,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에 왔다. 그리고 3년 전, 처음 취직한 회사에서 남편 신용섭씨를 만났다. 라한증은 작은 것 하나도 빼놓지 않고 챙겨주는 용섭씨의 다정한 모습에 반해 결혼을 결심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구급차가 병원 응급센터 앞으로 들어선다.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다급히 병원을 찾은 아이는 다행히 소아전용 응급실에서 빠른 응급 처치를 받은 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처럼 호흡곤란 아이부터 물건을 삼켜 병원에 실려 오는 아이까지 소아전용 응급실은 24시간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세계의 눈(EBS 밤 11시 15분) 후투티는 새 중에서는 별종에 속한다. 취한 것처럼 휘청휘청 날고, 자신의 둥지에 냄새가 고약한 배설물을 싸놓는다 해서 ‘악취 나는 새’라는 별명도 붙어 있다. 하지만 사실 후투티는 그 작은 몸으로 알프스를 넘어 아프리카의 겨울 서식지와 중부 유럽의 번식지를 오가는 당찬 새다. 그런데 최근 후투티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가족(OBS 밤 11시 5분) 강원도 양구 작은 마을에 장수부부로 소문난 연상연하 커플 손순복·윤해운씨가 산다. 11살, 13살에 만나 어려운 지난 세월을 살아가다 보니 함께 산 지가 벌써 80여년이나 흘렀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겨주는 큰누나 같은 자상한 아내는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한시라도 떨어지지 않고 서로 찾으며 깨소금이 쏟아진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中 ‘악어 통구이’ 등장, 관광객 경악

    중국에 악어를 통째로 요리한 음식이 등장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광시(廣西)성 좡(壯)족 자치구 난닝(南寧)시에서 개최된 음식축제에 악어 통구이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고 중국 매체 첸잔왕(前瞻網)이 전했다. 이 악어 통구이는 “음식축제에 동남아시아 느낌이 나는 요리를 제공해보자”라는 생각에서 계획됐다. 악어고기는 영양이 풍부하다고 알려졌으며, 고기가 익을 때 나는 냄새가 좋아 음식축제에 참여한 많은 관광객들이 흥미를 가졌다. 가격은 한 덩어리에 50위안 정도. 악어 통구이를 맛본 관광객들은 “고기가 의외로 맛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관광객들은 “머리와 다리 4개가 그대로 붙어있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못 먹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씹을수록 좋다

    어려서는 늘 밥상머리에서 아버지의 지청구를 들었습니다. 머리 처박고 아귀아귀 밥을 떠넣노라면 여지없이 “이눔이, 어디다 불 질러놓고 왔나”라며 호된 꾸중이 날아들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늘상 ‘어떻게 먹든 배 채우는 건 다 똑같은데, 괜히’라는 볼멘소리를 밥으로 가득 채운 입안에서 웅얼거리곤 했습니다. 늘상 배가 부른 요즘 애들과 달리 끼니로만 버텨야 했던 예전에는 밥이 반가워 그럴 법도 했습니다. 그때 미처 몰랐던 ‘씹어먹는 맛’을 이제야 조금 느낍니다. 음식은 오감으로 먹는다는데, 오감이란 조리 형태와 냄새, 모양 등을 일별한 뒤 입에 넣어 씹고 삼키는 일련의 과정을 아우르는 말이겠지요. 이 중에서도 특히 씹기를 강조하는 것은 이 과정이 음식의 감춰진 진미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일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기 때문입니다. 하기야 외국에 나가 세상에 없는 명승이나 걸작도 현장에서 즐기지 못하고 일단 사진기에 담아 와 두고두고 손바닥만 한 사진으로 음미하는 급하고도 격조 없는 우리의 취향을 고려하면 ‘꼭꼭’ 씹어먹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 터이지요. 그러나 그렇게 좋다는 음식을, 그렇게 많이 먹으면서도 스스로 건강을 확신하지 못한다면 먹는 습관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일입니다. 터무니없이 살이 찌거나 먹는 게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음식을 먹고 나서 15분 정도가 지나야 비로소 만복중추가 작동해 ‘이제 배가 찼다’는 신호를 보내는데, 그 15분 안에 음식을 다 해치워 버리니 될 일이 아니지요. 그렇다고 사람에게 사료 먹이듯 음식 정량제를 적용할 수도 없는 일이니, 만복중추가 작동하기를 기다리며 천천히, 꼭꼭 씹어먹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먹는 양을 줄이면서도 먹음의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고, 덤으로 먹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으니까요. 약간의 시간만 더 할애한다면 뜻밖에 많은 것을 얻는 일이 바로 음식을 잘 씹어먹는 일인데, 아직도 “뭘 더 씹으라는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속는 셈 치고 한번 시도나 해 보시지요. 어떻든 손해볼 일은 아닐 테니. jeshim@seoul.co.kr
  • 낙동강 창녕함안보 또 조류경보

    낙동강 경남 창녕함안보에 조류 경보가 다시 발령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6일 창녕함안보에 발령된 ‘조류 출현 알림’ 단계를 지난 5일 오후부터 ‘조류 경보’로 한 단계 높였다고 밝혔다. 지난 2일과 4일 수질을 분석한 결과 창녕함안보의 남조류 세포수와 클로로필-a 농도가 상승해 경보에 해당하는 기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조류 경보는 2회 연속 클로로필-a 농도가 ㎥당 25㎎ 이상이고 ㎖당 남조류 세포 수가 5000개 이상일 때 발령된다. 2일 창녕함안보의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 수는 각각 48.0㎎, 2만 364개였다. 4일에는 각각 41.9㎎, 9856개로 나타났다. 환경청은 지난 2일 창원 칠서정수장 정수에서 수돗물의 불쾌한 냄새 원인 물질인 2-메틸이소브로네올(2-MIB)이 ℓ당 0.007㎍이 검출되는 등 일부 정수장의 원·정수에서 냄새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지만 먹는 물 권고 기준(0.02㎍) 이하 수준이며 식수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커버스토리] 외교관들의 눈으로 본 의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주변 소음에 민감해 해외 순방 때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스타일이었다. 숙소 객실 온도의 경우 추위를 잘 타는 김 전 대통령은 섭씨 27도를 편안하게 여겼지만 부인 이희호 여사는 비교적 선선한 24도를 선호했다. 의전 담당자는 김 전 대통령 내외가 함께 객실에 머물 때면 실내 온도를 맞추느라 곤욕을 치르곤 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다섯 명의 대통령을 경호했던 염상국 전 청와대 경호실장이 회고하는 의전 담당자의 고충이다. 물론 의전이 권위주의의 산물은 아니다. 우리 대통령이든 상대 정상이든 존중과 배려를 통해 그 나라의 품격을 보여주는 외교 매너다. 그래서 의전은 ‘디테일의 미학’이라 불리기도 한다. 외교관들에게 의전은 고된 업무다. 정부 의전을 총괄하는 외교부 의전장실은 격무 부서로 꼽힌다. 다른 정무·경제 파트와 달리 의전장실 근무자는 1년이면 대부분 교체된다. 연중 대통령 해외 순방이 이뤄지는 탓에 의전장실은 한밤중에도 사무실 불이 꺼지지 않는다. ‘말쑥하게 양복을 입은 채 땀 냄새를 풀풀 풍기는 노가다’라는 푸념도 있다. 그럼에도 의전은 외교관들에게 ‘출세 코스’로 통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의전비서관을 거쳐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외교부 장관에서 유엔 사무총장에까지 올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의전비서관이었던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도 외교안보수석, 주중 대사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외교부 최종현 의전장은 의전에 대해 “수학에 비유하자면 미분(잘게 쪼개는)의 미학”이라고 정의했다.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의 경우 사전 체크리스트에 오른 의전 사안만 500여개에 달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회담 동선, 좌석 배치와 초대 인사, 오·만찬, 이동 경로 등 행사 시작과 끝의 모든 디테일이 포함된다. 예를 들면 청와대를 방문한 해외 정상을 영접하는 우리 대통령의 보폭과 시간, 악수 타이밍도 사전 리허설을 할 정도로 계산된다. 대통령 의전 사항은 2급 이상 기밀로, 보안 유지도 필수다. 완벽하게 사전 준비를 해도 돌발 상황이 일어나는 게 의전이다. 이 때문에 의전의 세계에서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이 자연스럽다. 반 총장과 김 전 장관이 의전비서관 시절 생리 현상을 참기 위해 물도 잘 마시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외교가에서 꼽는 최악의 의전 상대는 누구일까. 주인공은 지난 5일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다. 그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회담에 늦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뿐 아니라 한국의 대통령까지, 피해자(?)도 여럿 있다. 2012년 정상회담 상대인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3시간이나 기다리게 해 세계 외교가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6월 멕시코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 양자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40분이나 기다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한·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45분간 기다린 일화가 있고, 2008년에는 한·러 정상회담에서 당시 총리였던 푸틴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40분 동안 기다리게 해 ‘외교 결례’라는 눈총을 샀다. 당시 김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의전을 담당했던 우리 측 인사들은 푸틴의 지각에 적잖은 정신적 충격을 경험해야 했다. 푸틴 대통령은 통상 아침에는 늦잠을 자기 때문에 가급적 오전 행사는 준비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측 의전 담당자들에게 전해져 오는 ‘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빛+연기 뿜어내는 ‘미스터리 돌’ 정체는?

    빛+연기 뿜어내는 ‘미스터리 돌’ 정체는?

    최근 멕시코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빛을 내는 ‘미스터리 돌’이 발견돼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3일 보도했다. 이 미스터리한 돌은 멕시코 북서부의 소노라주(州)에서 발견한 것으로, 가축 우리에서 나는 오묘한 냄새를 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특징은 수증기를 내뿜고 있다는 것과 옅은 빛을 발한다는 것. 현지 전문가들이 이 돌을 수거해 정밀 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조사를 맡은 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곳 광물 채굴 전문업체의 종사자까지 동원해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돌의 정확한 성질을 알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돌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성질로 인해 빛을 발하거나 연기를 뿜어내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가운데, 주민들은 이 돌이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까 불안에 떨고 있다. 한 주민은 “이 지역을 지나는 트럭에서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돌이 뿜어내는 가스다. 독성이나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을까봐 매우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일부에서는 지구가 아닌 먼 우주나 다른 행성에서 떨어진 것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한다. 지금은 주민 모두가 정밀 분석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규슈에서 걷는 올레길

    규슈에서 걷는 올레길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올레. 제주의 올레길이 단순한 길이 아니듯이 규슈의 올레도 길 이상의 것을 담고 있었다. 규슈 올레란? 사단법인 제주 올레와 규슈 운수국, 규슈 관광추진기구가 협정을 맺어 규슈의 매력적인 걷는 길을 ‘규슈 올레’로 선정하였다. 현재 총 길이 106.4km에 이르는 8개의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규슈 올레 걷기 TIP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파란색과 붉은색 리본, 나무 화살표, 간세(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한 모양)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파란색과 붉은색 리본은 나뭇가지 등에, 나무 화살표는 길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데 파란색 화살표가 정방향, 붉은색 화살표는 역방향을 뜻한다. 출발과 도착 지점, 관광 명소에 배치되어 있는 간세를 만나면 머리가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자. 숲의 정령이 함께하는 다케오 올레 코스 규슈 사가현에 위치한 다케오는 나지막한 산 속에 자리잡고 있다. 1,300년 이상 된 온천과 400년을 이어 온 도자기 공방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라 해서 지루할 것이라 생각하면 금물. 30대 후반의 히와타시 게이스케 시장이 부임하면서 공격적인 행정을 펼쳐 젊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다케오 올레 코스는 다케오 온천역에서부터 시작된다. 후쿠오카 국제공항에서 JR로 1시간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제8회 규슈역 도시락 대회에서 1등을 한 ‘사가규 스키야키 벤토’를 가방에 넣고 나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길의 끝에 온천이 있다는 희망에 발걸음도 가볍다. 평일 차분한 도시의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지막한 산의 입구에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이라고 하나 잘 정비되어 있어 발걸음이 무겁진 않다. 조금 힘이 든다 싶을 때마다 쉼터가 나와 주어 평화로운 다케오를 감상하며 땀을 식힐 수 있다. 대나무가 병풍이 되어 길을 안내해 주고, 시원한 바람에 조용히 몸을 흔들어 사각사각 소리를 더해 준다. 시원한 녹색에 눈이 편안해지고 대나무의 응원에 귀마저도 안락해진다. 물 한 모금이 필요할 때 즈음 기묘지 절이 나타난다. 친절하게도 한 아주머니께서 녹차를 대접해 주신다. 주위를 둘러보니 빨간 모자를 쓴 조그만 석상들이 가득하다. 세상에 태어나 보지 못한 애기들을 위해 석상을 세우고 추울까 봐 빨간 모자와 이불을 덮어 준 것이라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룡뇽과 반딧불 사가현 현립 우주과학관까지 내달렸다. A, B코스 분기점 푯말이 나타난다. 안내 팸플릿을 보니 A코스가 ‘상급자’를 위한 길이다. 마음 같아선 ‘일반’ 코스인 B코스로 유유히 걸어가고 싶지만 몸은 이미 A코스를 걷고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오기가 발동한 까닭이다. 조금 걷다 보니 필자의 선택을 환영하는 도룡뇽 한 마리가 나타났다. 맑은 물이 흘러야만 산다는 도룡뇽을 보니 청정지역이 분명하다. 평소보다 한숨한숨 깊게 들이쉬고 내쉰다. 길에 집중하려는 찰나 ‘반딧불의 못’이라는 작은 연못 하나가 눈앞에 펼쳐진다. 밤 늦게 다시 찾아와 반딧불이 그려내는 빛의 선을 눈에 담고 싶지만 일정상 그러하지 못함이 아쉽기만 하다. 아쉬움이 가시기도 전에 곧 바로 거대한 삼나무가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됨을 알려준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삼나무의 위용에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끝을 바라본다. 삼나무의 높이만큼이나 다케오 코스도 태고의 코스로 접어든다. 삼나무 길 다음엔 본격적인 오르막 코스가 시작된다. 약 100m 정도를 거의 수직으로 오르게 되는데 상급자 코스의 클라이맥스다. 턱밑까지 숨이 차 오른 바로 그 순간, 다케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정상이 나타난다. 다케오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미후네야마를 왼편으로 작고 정겨운 도시가 그림같이 펼쳐진다. 장마철로 접어드는 시즌이라 청명한 하늘을 볼 수는 없었지만 고된 산행 뒤 정상에서만 누릴 수 있는 시원한 바람과 멋진 풍경만으로도 올레길은 충분히 즐거워진다. 다케오 코스의 상급자 코스를 정복했다고 자만할 때쯤 다시 수직에 가까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제주 올레팀의 지적에 따라 다케오시는 편한 길을 새로 내어 둘러갈 수 있게 했고 로프도 설치해 두었다. 수령 3,000년의 녹나무 이제 다케오 코스의 정점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힘을 실어 본다. 다케오 시립도서관과 다케오 신사의 큰 녹나무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다케오 코스의 진수 중 하나다. 사전적 의미의 ‘길’로서만 평가하라면 감히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좋은 길이란 비단 길로서의 조건뿐만 아니라 길 위에서 사람과 소통하고 역사와 문화에 흡수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케오 시민의 열망을 담아 일본 제1의 도서관으로 재탄생한 시립도서관과 3,000년의 역사를 가진 큰 녹나무를 볼 수 있는 이 코스는 감히 최고의 길이라 불릴 만하다.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을 리모델링하여 시민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일본 소프트웨어 렌탈 업체인 ‘츠타야’와 함께 도서관과 서점의 개념을 융합해 운영하고 있다. 하얀 패널의 책장에는 판매용 책들을, 검은 패널 책장에는 대여용 책들을 비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립 도서관 최초로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으니 올레꾼들에겐 흡족한 쉼터가 되어 줄 것이다. 다케오 신사로 들어서니 세월의 흔적이 짙게 밴 토리이鳥居가 굳건히 서 있다. 신사를 지나 녹나무를 대면하려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른쪽엔 대나무, 왼쪽엔 삼나무가 곧게 서 있다. 그 길 끝에 3,000여 년을 버텨 온 녹나무가 그 웅장함을 드러낸다. 일본인들에게 녹나무는 영험함이 서린 ‘신물’과 같은 존재다. 모두 한순간 말을 잊는다. 순간 여행객 중 한 명의 독백이 들려왔다. “비워야 견디는구나.” 다케오 시청을 지나 자리한 온천 마을에는 1,300년 동안 이어 온 유서 깊은 온천들이 가득하다. 온천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쿠라야마 공원에서 온천 마을을 내려다본다. 크게 힘들지 않은 길을 천천히 돌아나오면 다케오 올레길의 종착점인 다케오 온천 로몬이 나오는데 이 건물 안에 온천 박물관도 개방되어 있으니 과거 온천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면 들러 봄 직하다. 초원 너머 숲속으로 히라도 올레 코스 히라도는 규슈의 7개의 현 중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항구도시이다. 1,500년 전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와 상교역을 시작한 곳으로 ‘니시노미야코’ 즉, 서쪽의 도읍이라 불릴 만큼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번성하였다. 도시 곳곳에 네덜란드의 흔적이 고스란히 잘 보존되어 있어 올레를 걸으며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진홍색의 히라도 대교는 이 다리를 건너면 히라도가 시작되니 엄연히 히라도의 관문이라 하겠다. 희뿌연 하늘이 불안 불안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옷을 주섬주섬 꺼내 입고 잘 정비된 마을을 빠져나와 사이쿄지 절을 지나 마을 이곳저곳을 걷다 보면 어느새 좁다란 숲길이 시작된다. 숲길이 끝났다 싶을 때 초록빛의 이끼가 비단처럼 깔린 길이 나타난다. 양탄자 위를 걷듯이 푹신푹신한 느낌에 절로 신이 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찍는 여행에서 걷는 여행으로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히라도 코스의 절정인 ‘가와치토우게’ 초원이 펼쳐진다. 언덕 위에서 보는 풍경이 궁금하여 한달음에 내달리고 싶지만 아직 걸어야 할 길이 10km 이상 남았다. 단시간 내 많은 것을 봐야 한다는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래에서 목을 축인 후 언덕 위에 오르니 과연 절정이라 불릴 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를 건너 언덕을 타고 온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얼마나 서 있었을까. 한참을 앞서간 일행의 뒷모습이 손톱만하다. 서둘러 언덕을 내려와 다시 숲으로 몸을 숨긴다. 이 숲길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길이라고 하기엔 어설퍼 보인다. 몇몇 곳은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나무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고르다 보니 어느샌가 마을로 들어섰다. 잘 정비된 아카사카 야구장을 지나고 아스팔트길이 시작된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마을은 평온하기 그지없고 혹시나 꼬여 있는 리본을 누군가 보지 못할까 까치발로 고쳐 매는 올레꾼의 정성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멀리서만 보였던 자비에르 기념교회는 멀리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이 교회는 히라도에 가톨릭을 전한 프란시스코 자비에르를 기념하기 위해 1931년에 세워졌다. 교회를 지나 아름다운 담장을 두른 사원으로 향한다. 길만으로도 아름다운 이 사원길 끝에서 반드시 뒤를 돌아보자. 사원의 담장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사원과 자비에르 교회가 묘하게 겹쳐 보인다. 마을을 지나가다 보면 수령 400년 된 거대한 소철나무를 만나게 된다. 에도 시대 초기, 활발한 해외무역이 시작되는 시기에 뿌리를 내려 지금까지 히라도와 함께 성장한 상징적인 나무다. 어느새 히라도 올레길의 종착점인 우데유 아시유 족탕에 도착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방석까지 준비되어 있다. 뜨거운 열기에 금세 피로가 녹아 버린다. 히라도의 역사와 사람냄새 나는 마을, 그리고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올레길이었지만 히라도 어디서나 보인다는 히라도의 상징 ‘히라도 성’이 코스에서 빠진 것은 못내 아쉬웠다. 아쉬워하는 필자를 위해 규슈 관광추진기구 측에서 이키스키섬에 함께 갈 것을 제안했다. 히라도섬과 이키스키섬을 잇는 이키스키 대교를 지나니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보이고 사오다와라 절벽 앞에는 기암괴석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장대한 예술 작품이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바에 등대가 위치하고 있다. 80m의 오바에 절벽에 위치한 이 등대에서 바라보는 전망 또한 일품이다. 시간이 촉박하여 이키스키섬의 멋진 관광명소를 모두 가보진 못했지만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천천히 길을 걸으며 해풍을 느낄 수 있는 올레길이 어서 빨리 탄생하길 기대한다. 대자연과 역사 속을 거니는 아마쿠사 올레 코스 아마쿠사는 구마모토현 남서부에 위치해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여러 개의 섬, 그 섬을 잇는 다양한 다리들, 그리고 이 모두를 감싸 안은 웅장한 산까지 아마쿠사는 대자연이 펼쳐놓은 작품이다. 온난한 기후를 살린 농업과 풍요로운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도시다. 머금고 있던 빗물을 쏟아낼 것같이 흐린 날씨다.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아마쿠사 올레로 향하는 길은 짧지 않았다. 하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수묵화 같은 절경에 연신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거무스름하고 비옥한 토양이 나오다가, 잘 정돈된 채소밭이 싱그럽게 스친다. 이윽고 고요한 바다가 펼쳐지고 이국적인 장면들이 쉼 없이 연출된다. 코스의 시작점인 치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왜가리 한 마리가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가 쏟아지고 시야가 어두워진다. 강과 바다가 교차하는 치쥬해안길을 따라 거친 돌을 밟아 나간다. 빗소리만이 가득한 길이 어느새 어두운 산 속을 향해 있다. 가파르진 않지만 만만하지도 않다. 우비 속이 뜨거워질 때 즈음 거대한 바위가 산 위에 박혀 있는 ‘센겐노모리다케’에 도착한다. 몸에서도 하얀 열기가, 산에서도 하얀 안개가 피어나고 있다. 현립 아마쿠사 청년의 집. 잘 정비된 캠핑장과 체육 시설이 눈에 띈다. 비를 피해 체육관에서 열심히 수업중인 아이들이 보인다. 수업에 방해될까 가던 길을 다시 재촉했다. 코스는 센간잔으로 이어진다. 아마쿠사 시마바라의 난이 일어났을 때 16세 소년이었던 아마쿠사 시로가 연회을 열고 술잔을 돌렸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아름다운 수국을 따라 걸음을 옮기니 센간잔에 도착했다. 쏟아지는 비 사이로 렌즈를 만져 보니 나름의 운치가 짙게 배여 나온다. 숲 속에 느긋이 자리잡은 마을들도 멋진 그림이 된다. 센간잔에서 내려와 거대한 돌들의 무덤에 다다른다. 거대한 돌덩이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와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샌가 ‘용의 족탕’이 반겨 준다. 아마쿠사 5호 다리를 감상하여 뜨거운 족탕에서 피로를 녹인다. 아마쿠사 코스는 11.1km라는 비교적 짧은 길이지만 편한 길은 아니다. 편하지 않았기에 고통을 느꼈고 고통이 있었기에 ‘내 다리도 꽤 쓸 만하구나’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기현 취재협조 규슈운수국, 규슈관광추진기구 www.welcomekyush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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