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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보기의 책보기] 독자에 대한 책의 예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최보기의 책보기] 독자에 대한 책의 예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갈수록 책이 안 팔려 출판사들이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국민 1인당 독서량이 바닥을 헤매는 것은 사실이다. ‘유튜브, 탄핵, 조기대선’이라는 흥미진진한 영화가 있는데 굳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기도 하고, 1년이면 신간만 수만 권씩 쏟아지는 판에 한 권을 읽으나 백 권을 읽으나 새 발의 피이기는 마찬가지다. 분명한 사실은 이 와중에도 팔릴 책을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팔리는 책의 공통점을 억지로라도 하나를 찾는다면 아마도 ‘독자가 읽기에 재미가 있는 책’이리라. 세상의 모든 강의와 책은 일단 재미가 있어야 졸리지 않는 법이니까. 『1964년, 그날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는 무엇보다 집필의 발상 전환이 돋보인다. 1964년생 저자가 본인이 태어난 그해 1년 동안 세계는 무슨 큰일을 겪었는지 1월부터 12월까지 국내외 주요 사건을 뽑아 현재 시점과 관점으로 쓴 산문집이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한 저자는 현대상선에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봉래호(금강산 관광) 근무와 북한, 이란 등에 비즈니스 방문이 잦았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 개인적으로 서울-부산 자전거 종주, 통영 철인 3종 올림픽,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등 활력 왕성한 일상을 즐긴다. 『1964년, 그날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출판 동력은 거기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책에서도 에너지가 넘친다. 1964년 1월 13일 핵폭탄 2발을 장착하고 고공 비행 중이던 미국의 B-29 폭격기가 메릴랜드 상공에서 태풍을 만나 추락했다. 이때 만약 핵폭탄이 터졌으면 메릴랜드가 초토화될 뻔했지만 다행히 터지지 않았다. 여기서 저자는 북한의 핵무장과 남한의 안보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런데 상당히 들어줄 만한 의견이다. 2.6일에는 서울시장이 서울 인구의 급증을 막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를 하려면 양쪽 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자’는 폭탄발언을 하는 바람에 난리가 났다. 6월 3일에는 박정희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해 한일국교정상화 반대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했고,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이 1966년 권력장악을 위해 꾸몄던 ‘문화혁명-홍위병’의 비극을 잉태한 『마오쩌둥 어록』이 출판됐다. 저자는 당시 국방장관이던 린바오였다. 문화혁명을 주도했던 그는 후에 마오쩌둥과 권력투쟁에서 패하면서 소련으로 탈출하다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 『돈 밝히는 세계사』는 책 제목에 이미 재미가 붙어있다. ‘돈을 밝히는 세계사’와 ‘돈이 밝혀주는 세계사’라는 두 가지 뜻을 담았다. 저자는 한국은행에서 37년 6개월 근무한 ‘베테랑 한은맨’인데 경제뿐만 아니라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적 지식을 섭렵한 통섭 저자다. 한국은행의 뿌리는 벨기에 중앙은행이다. 금융이 뒤졌던 일본이 같은 농업국가인 벨기에의 ‘관치금융’ 모델을 도입했고, 조선은행은 일본을 따라 했다. 일본은행 본점 건물은 건축가 다쓰노 긴코가 벨기에 중앙은행 건물을 베낀 것인데 조선은행 본점(현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건물 역시 다쓰노 긴코가 일본은행 본점을 토대로 설계했다. 저자는 ‘농업국가를 탈피한 지금 벨기에 냄새는 좀 지워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 “귀지 색깔 잘 확인하세요” 당장 병원 가봐야 한다는 ‘귀지 색’은?

    “귀지 색깔 잘 확인하세요” 당장 병원 가봐야 한다는 ‘귀지 색’은?

    많은 사람들은 귀지가 그저 불편하고, 가렵고, 보기 흉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귀지는 단순한 이물질이 아니라 귀 건강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의 청력 관리 센터 ‘The Hearing Care Partnership’의 청력사 아시쉬 샤는 최근 영국 대중지 ‘더선’에 “귀지의 색이나 질감, 냄새 등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귀지는 귀 깊숙한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보여주므로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아시쉬에 따르면 귀지의 색은 노란색, 밝은 갈색, 진한 갈색, 붉은색, 초록색 등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귀 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귀지의 색은 노란색 또는 연한 갈색이다. 이러한 색의 귀지는 귀가 건강하게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귀지가 진한 갈색일 경우, 오랫동안 귀 안에서 쌓여 있었던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귀지 과다 생산, 장시간 이어폰 사용 등으로 귀지가 쌓일 수 있으며, 이 경우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안전하게 청소하는 것이 좋다. 붉은색 귀지는 귀 안에 출혈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보통 면봉 사용으로 인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피나 고름 등의 빨간 귀지가 나온다면 외이도염이나 중이염이 있을 수 있어 병원에 방문해 검사받는 것이 좋다. 특히 외이도염이나 중이염 시에는 귀 통증과 함께 귀 진물, 귀 먹먹함 등의 증상이 동반되니 귀지 색과 함께 이상 증상이 있다면 빨리 치료받아야 청력이 손상되지 않는다. 귀지에서 냄새가 나면서 녹색 혹은 하얀색의 진물이 분비된다면 곰팡이나 세균에 감염의 징후일 수 있다.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이비인후과에 내원해 귀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건조하거나 얇은 귀지는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가려움, 염증, 통증 또는 청력 상실 등의 증상이 있다면 습진이나 감염의 징후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최상의 귀지관리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귀지는 ‘외이도귀지샘’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외이도(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관)와 고막을 보호한다. 천연보호막인 귀지는 외부 이물질로부터 귀를 보호할 뿐 아니라 산성을 띠고 항균물질을 함유해 세균침입도 막는다. 귀지는 자연탈락하기 때문에 억지로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간혹 샤워하다가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면봉으로 물기를 제거하려 하는데, 자연스레 배출되고 마르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귀에 물기가 들어가서 나오지 않을 경우 가볍게 털어내거나 차가운 바람에 말리는 것이 좋다. 최상의 귀지관리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단 활동이 적은 ▲소아 ▲노인 ▲누워지내는 환자 ▲외이도염·중이도염환자 등은 외이도를 막을 수 있어 이비인후과에서 안전하게 귀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 술 한잔 마셨다가 사망 ‘충격’…동남아 ‘가짜 술’ 구분법은?

    술 한잔 마셨다가 사망 ‘충격’…동남아 ‘가짜 술’ 구분법은?

    최근 동남아에서 메탄올로 만든 술을 마신 관광객들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주의가 필요한 가운데, ‘가짜 술’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공개돼 화제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의 주류업체 ‘위스키 마스터스’의 설립자인 우플랜드는 메탄올이나 이물질이 들어갔는지 식별할 수 있는 방법을 공개했다. 무색의 액체로 술과 냄새가 비슷해 속기 쉬운 메탄올은 조금만 마셔도 급성중독을 일으키며 두통·현기증·구토·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엔 혼수상태·시력 상실·영구적인 실명뿐만 아니라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플랜드에 따르면 가짜 술병에는 품질이 좋지 않은 라벨, 철자 오류 또는 흐릿한 문구가 있을 수 있다. 병의 밀봉 부분이 파손됐거나 긁힌 흔적 등이 있는 경우도 의심해야 한다. 화학 약품과 같은 수상한 냄새가 난다면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거품이 나는 술도 피해야 한다. 와인 등 대부분의 술은 전혀 거품이 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이물질이 관찰되거나 가격이 극단적으로 낮다면 의심해야 한다. 이어 그는 술에 메탄올이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흥미로운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의심이 드는 술을 숟가락에 붓고 성냥이나 라이터를 사용해 불을 붙이는 것이다. 그는 “불꽃의 색깔에 따라 술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실제 술에 함유된 에탄올은 깨끗하고 거의 보이지 않는 푸른 불꽃으로 연소하는 반면, 종종 높은 수준의 뷰틸알코올과 프로필알코올을 함유한 가짜 술은 더 밝은 주황색 불꽃으로 연소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알 수 있으며 항상 신뢰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눈으로 직접 술이 따라지는 것을 지켜보고 밀봉되지 않은 병을 피해야 하며, 낯선 사람이 주는 공짜 술을 절대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남아서 ‘가짜 술’ 사망 사고 잇따라“칵테일 등 여러 음료 섞은 술 피해야”최근 동남아에서는 ‘가짜 술’을 마신 관광객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유명 관광지 호이안에서 메탄올로 만든 술을 마신 외국인 관광객 2명이 사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베트남 인접 국가와 라오스의 유명 관광지 방비엥에서 메탄올을 탄 술을 마신 외국인 관광객 6명이 숨지기도 했다. 국제 의료 자선 단체 MSF에 따르면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메탄올 중독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와 관련해 서방 국가들은 최근 영사관 및 자국의 여행 관련 홈페이지를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는 자국민들을 향해 이러한 가짜 음료를 마시지 말라고 당부했다. 칵테일 등 여러 종류의 술과 음료를 섞은 술이나 이미 개봉한 병 또는 캔에 담긴 음료 등은 메탄올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어 피해야 한다고 서방 국가들은 경고한다.
  • 尹측, “김건희가 계엄 지시” 박지원 민주당 의원 고발…“대통령 흠집 내기”

    尹측, “김건희가 계엄 지시” 박지원 민주당 의원 고발…“대통령 흠집 내기”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김건희 여사의 지시로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주장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나올 때 술 냄새가 났다고 발언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을 고발했다. 18일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박 의원과 김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상계엄 배경에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있다며 “‘설 지나면 운이 좋다’는 무속인 말을 믿었고, 계엄 한 달 전인 11월 4일 명태균 게이트 수사 보고서를 받은 영부인이 ‘이것 터지면 다 죽어, 빨리 계엄 해’라고 지시해 계엄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방송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 대통령실에서 큰 반박 못 하더라”며 “만약 내가 틀렸으면 고소를 좋아하는 저 사람들이 (고소) 했을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무속과 결부시키고 대통령이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이 있는 듯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이 지난 2023년 4월 대통령과 김 여사가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질 바이든 여사가 걸그룹 블랙핑크 공연을 원했는데 김 여사가 무시했다고 한 데 대해선 “국가 정상의 만찬에서 영부인이 특정 가수의 공연을 막았다는 것 역시 전혀 근거가 없다”며 “오로지 대통령에 대한 흠집 내기”라고 일축했다. 또한 윤 대통령 측은 김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심사숙고한 끝에 결정한 것이 아니라 술김에 우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이러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허위 발언과 대통령에 대한 비하와 모욕이 선을 넘었다”며 “대통령이 세세한 사실에 대해 다투지 않고 억울함을 피력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지위에 근거한 최대한의 감수와 용인의 표현인데 이를 악용해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인격적 모욕을 하는 이들에게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농협전남본부, 청정축산환경 조성 캠페인

    농협전남본부, 청정축산환경 조성 캠페인

    농협전남지역본부와 장흥축협은 17일 장흥군 관산읍 소재 우수농장에서 깨끗하고 냄새 없는 청정축산환경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이번 캠페인은 축산농가 스스로 축사 환경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실천으로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 전남농협과 장흥축협 임직원들은 축사 내외부 청소와 폐기물 수거, 재해 예방을 위한 배수로 정비, 가축질병 예방을 위한 소독 방역을 실시했다. 이광일 본부장은 “축사 냄새로 인해 생기는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매월 지역축협과 축산환경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4월부터는 냄새 확산 방지를 위해 축사 주변 방취림 조성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은 조합장은 “가축의 사육환경 개선과 분뇨의 적정 처리로 악취를 줄여나가 지역주민과 공존할 수 있는 축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판타지서 풍기는 짠내 나는 현실… ‘봉테일’이 그려낸 SF 우화[영화 프리뷰]

    판타지서 풍기는 짠내 나는 현실… ‘봉테일’이 그려낸 SF 우화[영화 프리뷰]

    전작들처럼 ‘반자본주의’ 메시지생체 프린팅·눈 덮인 행성 등 매혹코믹·기괴·강렬… 다채로움 ‘감탄’봉감독, 베를린 영화제서 첫 공개“구멍 난 양말 신은 캐릭터의 향연” 웃기고 기괴하다. 화려하면서도 짠하고, 강렬하다. 2시간 넘는 상영시간 동안 빈틈도, 지루함도 없다. ‘역시 봉준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봉 감독 신작 ‘미키 17’은 자본주의에 대한 우화이자 밑바닥 청년의 성장기를 SF 형식을 빌려 펼쳐낸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기생충’(2019)으로 오스카 4관왕을 차지했던 봉 감독의 6년 만의 복귀작이자 여덟 번째 장편이다. 영화는 마카롱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지고 사채업자를 피해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얼음으로 덮인 니플하임 행성으로 가는 원정대에 ‘익스펜더블’로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익스펜더블은 방사성물질 노출, 바이러스 흡입 같은 위험한 임무에 투입하는, 한마디로 ‘죽는 게 일’인 인간이다. 죽으면 신체를 새롭게 출력하는 ‘생체 프린팅’으로 되살아난다. 기억과 경험은 그대로 복사해 신체에 넣는 식이다. 어느 날 미키 17이 죽을 위기를 겪은 뒤 돌아와 보니 괴팍한 성격의 미키 18이 프린트돼 있다. 행성당 1명만 허용하는 익스펜더블이 둘이 되면서 ‘멀티플’ 상황에 놓이게 된다. 1억 2000만 달러(약 1729억원)에 달하는 할리우드 자본이 들어간 만큼 봉 감독이 그려 낸 2054년의 미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생체 프린팅 기술을 비롯해 우주선 내외부와 각종 무기, 눈 덮인 행성, 독특한 외형의 외계 괴물 ‘크리퍼’ 등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런데 여느 SF와 달리 화려함보다 ‘짠함’이 강하게 느껴진다. 봉 감독이 “발 냄새가 나는 SF 영화”라고 밝혔듯, ‘설국열차’(2013)나 ‘기생충’처럼 밑바닥 인생들의 향취가 진하게 배었다. 사채업자에게 쫓겨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미키의 사정이라든가, 돈을 주었기 때문에 미키를 물건 다루듯 하는 모습에서 영락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힘없는 노동자를 읽어 낼 수 있다.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잇속을 챙기는 정치인 마셜(마르 러팔로)과 그에게 기대어 호가호위하는 기득권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씁쓸하다. 봉 감독은 최근 ‘미키 17’이 최초 공개된 베를린 영화제의 기자회견에서 “이야기가 우주를 배경으로 전개되지만, 현실 속 인간 군상을 그리고 싶었다. 우주선이나 광선검 같은 것보다는 오히려 구멍 난 양말을 신은 캐릭터들의 향연이 되길 바랐다”면서 “판타지 같지만 우리 얘기라는 게 SF 영화를 만드는 매력이자 이유”라고 소개했다. 16차례나 죽음을 겪었지만 여전히 죽음이 두려운 미키 17은 나샤(나오미 아키에)를 만나 성장하고, 미키 18과 함께 ‘체제 전복’이라는 희망의 한 발을 내디딘다. 인류가 정착하고자 크리퍼를 몰살하려는 마셜 일당과 이에 반대하는 미키와 나샤, 그리고 지원군의 싸움 결과가 던지는 메시지 역시 진득하게 다가온다. SF로 책장을 펼친 뒤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따라가다 ‘반(反)자본주의 우화’로 책장을 덮게 된다. 137분. 15세 이상 관람가.
  • 판타지서 풍기는 짠내 나는 현실...‘봉테일’이 그려낸 SF우화 ‘미키17’[영화프리뷰]

    판타지서 풍기는 짠내 나는 현실...‘봉테일’이 그려낸 SF우화 ‘미키17’[영화프리뷰]

    웃기고 기괴하다. 화려하면서도 짠하고, 강렬하다. 2시간 넘는 상영시간 동안 빈틈도, 지루함도 없다. ‘역시 봉준호!’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봉 감독 신작 ‘미키 17’은 자본주의에 대한 우화이자 밑바닥 청년의 성장기를 SF 형식을 빌려 펼쳐낸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기생충’(2019)으로 오스카 4관왕을 차지했던 봉 감독의 6년 만의 복귀작이자 8번째 장편이다. 영화는 마카롱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지고 사채업자를 피해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얼음으로 덮인 니플하임 행성으로 가는 원정대에 ‘익스펜더블’로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익스펜더블은 방사성 물질 노출, 바이러스 흡입 같은 위험한 임무에 투입하는, 한 마디로 ‘죽는 게 일’인 인간이다. 죽으면 신체를 새롭게 출력하는 ‘생체 프린팅’으로 되살아난다. 기억과 경험은 그대로 복사해 신체에 넣는 식이다. 어느 날 미키 17이 죽을 위기를 겪은 뒤 돌아와 보니 괴팍한 성격의 미키 18이 프린트 돼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하는 익스펜더블이 둘이 되면서 ‘멀티플’ 상황에 놓이게 된다. 1억 2000만 달러(약 1729억원)에 달하는 할리우드 자본이 들어간 만큼 봉 감독이 그려낸 2054년 미래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생체 프린팅 기술을 비롯해 우주선 내외부와 각종 무기, 눈 덮인 행성, 독특한 외형의 외계 괴물 ‘크리퍼’ 등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런데 여느 SF와 달리 화려함보다 ‘짠함’이 강하게 느껴진다. 봉 감독이 “발 냄새 나는 SF 영화”라고 밝혔듯, ‘설국열차’(2013)나 ‘기생충’처럼 밑바닥 인생들의 향취가 진하게 배었다. 사채에 쫓겨서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미키의 사정이라든가, 돈을 주었기 때문에 미키를 물건 다루듯 하는 모습에서 영락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힘 없는 노동자를 읽어낼 수 있다.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잇속을 챙기는 정치인 마셜(마르 러팔로)과 그를 업고 호가호위하는 기득권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씁쓸하다. 봉 감독은 최근 ‘미키 17’이 최초 공개된 베를린 영화제의 기자회견에서 “이야기가 우주를 배경으로 전개되지만, 현실 속 인간 군상을 그리고 싶었다. 우주선이나 광선검 같은 것보다는 오히려 구멍 난 양말을 신은 캐릭터들의 향연이 되길 바랐다”면서 “판타지 같지만 우리 얘기라는 게 SF 영화를 만드는 매력이자 이유”라고 소개했다. 16차례나 죽음을 겪었지만 여전히 죽음이 두려운 미키 17은 나샤(나오미 아키에)를 만나 성장하고, 미키 18과 함께 ‘체제 전복’이라는 희망의 한 발을 내디딘다. 인류가 정착하고자 크리퍼를 몰살하려는 마셜 일당과 이에 반대하는 미키와 나샤, 그리고 지원군의 싸움 결과가 던지는 메시지 역시 진득하게 다가온다. SF로 책장을 펼친 뒤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따라가다 ‘반(反)자본주의 우화’로 책장을 덮게 된다. 137분. 15세 이상 관람가.
  • 세스코 마이랩, ‘발 냄새 잡는’ 항균 풋샴푸 프로모션 진행

    세스코 마이랩, ‘발 냄새 잡는’ 항균 풋샴푸 프로모션 진행

    거품 스프레이 타입으로 허리를 숙이지 않고 간편하게 사용 가능밀착력 우수한 조밀 미세 거품으로 각질 세정, 발 냄새 제거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대표이사 회장 전찬혁)는 발 냄새 98% 탈취 효과와 함께 각질 제거, 항균, 보습을 한번에 해결해 주는 ‘세스코 마이랩(CESCO Mylab) 항균 풋샴푸’를 자사몰 단독 특가 프로모션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풋샴푸는 거품 스프레이 타입으로, 허리를 숙이지 않고 간편하게 발에 뿌린 다음 양발을 비비고 씻어내면 된다. 발에 손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허리를 숙이기 힘든 임산부, 꼼꼼한 세정이 어려운 어린이, 발 냄새가 고민인 이들에게 적합하다. 특히 수영장이나 목욕탕처럼 맨발로 다니는 다중 이용 시설에서도 유용하다. 세스코 과학연구소 관계자는 “탁월한 발 세정력의 노하우는 바로 세스코만의 거품 기술에 있다.” 며 밀착력이 우수한 조밀한 미세 거품이 특징이며, “트리플 각질케어 성분(AHA, LHA, PHA)에 상쾌한 그린허브 향을 담아 피지와 각질부터, 발 냄새까지 효과적으로 닦아낸다”고 전했다 또한 “고품질 코코넛 유래 세정 성분을 함유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했으며, 특허받은 냄새 제거 성분(징크리시놀에이트, 특허 제10-1914500호)을 함유해 암모니아 탈취 효과(가스검지관법, 시험기관 : KATRI시험연구원) 및 유해 세균 인체항균력(인체세정용 시험 : 대장균99.8% 항균(균 세정), 황색포도상구균 99.8% 항균(균 세정), 시험기관 : P&K 피부임상연구센타)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알레르기 유발 성분 25종을 비롯하여 파라벤류 방부제 7종, 가습기 살균제이슈 성분 및 유해물질 4종까지 모두 불검출 인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스코 마이랩 항균 풋샴푸 제품 1개를 구매 시 100원이 환경 기부금으로 적립되며, 적립금은 WWF(세계자연기금)에 전달돼 지구 환경 보전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세스코 마이랩은 세스코 과학연구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환경위생용품 브랜드로, 곡물 발효 살균소독제, 모기 기피제, 기름때 세정제, 주방 세제, 배수구 클리너 등을 선보이고 있다.
  • 대구 서구 가스 시설서 부취제 누출…40분 만에 차단

    대구 서구 가스 시설서 부취제 누출…40분 만에 차단

    대구의 한 가스 정제 시설에서 부취제가 누출돼 관련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17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16일) 오후 2시 26분쯤 대구 서구 상리동의 한 가스 정제 시설에서 부취제가 누출됐다. 부취제는 무색무취인 가스 누출 여부를 냄새로 감지할 수 있도록 첨가하는 물질이다. ‘가스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자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가스탱크 배관에서 부취제 누출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업체는 같은 날 오후 3시8분쯤 차단을 완료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관련 기관이 현장에 출동해 조치했다”며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 공덕역 내부서 연기 발생…공항철도 무정차 통과 중

    공덕역 내부서 연기 발생…공항철도 무정차 통과 중

    17일 오전 9시 26분쯤 서울 마포구 공덕역 내부에서 연기가 발생해 공항철도 열차가 무정차 통과 중이다. 공항철도 측은 이날 오전 9시 52분쯤 “공항철도 공덕역에서 타는 냄새가 발생해 무정차 통과 중”이라며 “5호선과 6호선은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역 내부 변전실에서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 ‘현실적 우향우’ 외치는 이재명… 그는 과연 실용주의자인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현실적 우향우’ 외치는 이재명… 그는 과연 실용주의자인가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실용주의 발전과 핵심 사상퍼스, 서양철학 관념론에 반기 들어확인 가능한 유용한 경험 탐구 주장제임스·듀이도 도구로서 지식 강조실험 통한 검증으로 진리 발견·확인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실용’기본소득 실험은 유럽·미주서 실패긍정 효과 믿는 것은 관념론자 입장‘지역화폐 지급’ 추경 주장도 非실용‘흑묘백묘 질문’ 동일률 무시엔 실망 “그런데 국민 여러분,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 주지 않습니다.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겠습니까? 탈이념, 탈진영,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입니다.” 지난달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계속 미끄러지다가 급기야 국민의힘에 역전당하는 결과가 나오던 무렵이었다. 이 기자회견의 여파는 작지 않았다. 이념적 선명성에 바탕을 둔 강력한 팬덤을 무기로 삼고 있는 이 대표가 ‘우향우’를 외치고 있었다. 민주당은 대내외적 혼란에 빠졌다. 주 52시간 근무에서 반도체 분야를 적용해야 할지, 상속세를 유지할지 완화할지, 한미동맹 강화라는 큰 외교 안보적 흐름 속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얼마나 개선해야 할지, 심지어 이 대표의 상징적 공약이라 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계속 추구해야 할지, 갑자기 모든 것이 불투명해진다는 뜻이니 말이다. “정치 철학이 너무 빨리 바뀐 것 아니냐”는 질문이 즉석에서 제기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후로도 이 대표는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고 있다. 물론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국내 언론과 외신을 막론하고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실용주의’ 네 글자를 힘주어 되풀이하고 있다. 문득 궁금해진다. 실용주의란 무엇일까. 이 대표에게 아무리 물어봐도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 외에 다른 설명을 듣기는 어려울 듯하다. 우리 사회에 통용되고 있는 관념 역시 마찬가지다. 이념보다 실익을 꾀한다, 고집부리지 않고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정도로만 이해되고 있으니 말이다. 실용주의란 그런 것이 아니다. 역사가 있고 흐름이 있으며 엄연히 존재하는 철학의 한 분야다. 우리는 무엇이 실용주의인지 말할 수 있고, 또 반대로 무엇이 실용주의가 아닌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 실용주의(實用主義·Pragmatism)의 기원은 18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단초를 제시한 사람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미국 연안측량부에서 일하던 찰스 샌더스 퍼스였다. 괴팍한 성격의 천재였던 그는 학계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꾸준히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비롯한 철학 서적을 읽고 연구하며 동료들과 의견을 나눴다. 퍼스는 1878년 ‘포퓰러 사이언스 먼슬리’에 “관념을 명석하게 하는 방법”(How to Make Our Ideas Clear)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 속에는 실용주의의 요체라 할 수 있는 준칙이 담겨 있었다. “우리의 개념(conception)은 대상을 지닐 것인데, 그 대상은 개념으로 파악 가능한 실제적 영향을 지닐 것이고, 그 영향의 결과에 대해 고찰해 보자. 그 결과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 대상에 대한 우리의 개념 전체다.” 무슨 소리냐고? 우리의 눈앞에 사과가 하나 있다고 해 보자. 그것은 왜 사과인가? 플라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저 관념의 세계 속에는 모든 사과의 모범이 될 만한 완벽한 사과가 있다. 그것을 우리는 사과의 ‘이데아’라고 부른다. 현실에 있는 사과는 비록 불완전할지언정 바로 그 이데아를 닮았다. 그러므로 그것은 사과다. 이상한 소리처럼 들릴 테지만 바로 이것이 서양 철학을 천 년 넘도록 지배한 플라톤의 이데아론이다. 퍼스는 그 사고방식에 반기를 들었다. 앞서 인용한 난해한 문장을 다시 살펴보자. 사과라는 대상은 빨갛고 둥글고 향기롭다. 그 각각의 속성은 우리의 눈에 빨갛게 보이고, 만졌을 때 둥글고, 냄새를 맡을 때 향기롭다. 현실 속에서 실제적 영향을 지닌다. 게다가 우리가 사과를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결과를 낳기까지 한다. 그 모든 결과에 대한 개념, 그것이 우리가 사과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개념의 전부다. 사과의 이데아 같은 것은 없다. 이러한 태도는 두 가지 영향을 낳는다. 첫째, 관념론의 추방. 우리가 대상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대상과 개념이 낳는 결과에 대한 개념뿐이다. 그런데 그 결과란 실질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퍼스의 철학적 태도 속에서 우리에게는 실질적인 논의만이 허용된다. 사과의 이데아를 두고 토론하는 대신 어떤 사과가 더 빨간지 사과가 얼마나 빨갛게 익어야 더 맛있는지 등을 토론하게 된다는 뜻이다. 둘째, 과학과 실험, 학술 공동체의 가치가 높아진다. 퍼스에 따르면 진리란 우리가 대상을 관찰하고 실험해 얻어내는 개념의 총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진리가 경험에 의존한다면 그 경험의 오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퍼스의 답은 확고했다. 무한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한다면 학자들은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그것이 진리다. 다만 우리는 유한한 존재이기에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할 뿐이다. 그래도 현실 속에서 과학적으로 합의 가능한 진리가 존재한다. 우리는 경험으로 확인할 수 없는 관념을 붙들고 머리 싸매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대신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현실적으로 유용한 경험의 세계를 탐구해야 한다. 퍼스의 주장은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퍼스의 친구이자 하버드대 교수였던 윌리엄 제임스가 바통을 이어받아 실용주의를 더욱 확장했다. 지식이 경험에 기반해야 함은 물론이고 현금 가치(cash value)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돈의 성질에 대해 생각해 보자. 돈은 그 자체로는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다만 의식주를 비롯해 모든 가치 있는 것을 구입할 수 있는 교환의 매개체일 뿐이다. 제임스는 지식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그저 쌓아 두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은 어리석은 탐욕일 뿐이듯, 지식 역시 그것을 통해 다른 쓸모 있는 것을 얻어낼 때 비로소 가치를 지닌다. 제임스의 뒤를 이은 실용주의 철학자 존 듀이는 지식이 ‘도구’로서 쓸모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관념과 지식은 경험을 통해 획득되며 확인된다. 경험으로 확인할 수 없는 관념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실험을 통해,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개방적 토론을 거쳐 지식을 쌓아 나가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지식은 우리에게 유익한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마치 돈처럼. 혹은 우리의 손에 착 달라붙는 도구처럼. 이것이 바로 실용주의다. 실용주의란 경험을 통해 진리를 발견하고 확인하는 철학적 태도다. 실험을 통해 검증되고 반박당한 것,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을, 실용주의자는 결코 진리로 인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관념론자는 경험으로 확인되지 않거나 경험과 어긋나더라도 관념을 진리로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 대표는 실용주의자일까? 애석하지만 그렇게 보기 어렵다. 몇 년간 올곧게 주장하고 있던 그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만 해도 그렇다. 기본소득은 2010년대 중반부터 핀란드, 네덜란드, 스위스, 캐나다 그리고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 시험적으로 도입됐다. 기본소득 실험은 실패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원한 오픈리서치(OpenResearch)의 연구에 따르면 그렇다. 기본소득을 제공받은 저소득층의 건강은 딱히 좋아지지 않았고, 대신 근로 의지는 확실히 꺾였다. 기본소득으로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는 발생하지 않았고, 그럴 리 없다던 부정적 효과는 분명히 확인된 셈이다. 실용주의자는 실험 결과 앞에서 겸허한 사람이다. 기본소득은 올바른 정책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진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본소득을 주면 아무튼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놓지 않는 것은 관념론자의 태도일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실패한 실험을 왜 이 땅에서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해야 한단 말인가. 신년 기자회견 당시만 해도 한발 물러선 듯하다가, 추경 예산에 지역화폐로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또 말을 바꾼 이 대표를 실용주의자라 부르기 어려운 이유다. 실용주의의 또 다른 특징은 논리를 강조하는 것이다. 경험을 통해 지식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실용주의의 기본 태도이며, 학술의 언어는 수학과 논리를 근간에 두고 있으니 이 또한 당연한 일. 그 점에서 이 대표는 또 한 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논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동일률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일률이란 모든 사물(명제)은 그 자신과 동일하며, 다른 사물(명제)과는 다르다는 원리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며 사과는 사과라는, 우리가 아는 일상의 보편 법칙이기도 하다. 그런데 신년 기자회견 당시 이 대표는 뭐라고 했던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냐더니, 그것이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아니냐는 현장 질문에 대해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흑묘’는 ‘검은 고양이’와 같은 말이고 ‘백묘’는 ‘흰 고양이’라는 뜻이다. 언어표현의 의미와 지시 대상이 동일해야 한다는 동일률이 단박에 무시당하고 있다. 논리도 없고 일관성도 없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같은 허무개그다. 정치인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때로는 지도자가 현실에 맞춰 입장을 바꿔야 할 때도 있고, 기존 관념만을 고수하는 지도자가 국민에게 더 큰 해를 끼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미 실험으로 반박된 정책을 고집하면서,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호떡 뒤집듯 말을 바꾸는 행태는 실용주의와 거리가 멀다. 그런 정치적 태도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기회주의라 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전한길에 맞서 광주 집회 나선 황현필 “尹 복귀하면 공정하게 선거 치르겠느냐”

    전한길에 맞서 광주 집회 나선 황현필 “尹 복귀하면 공정하게 선거 치르겠느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광주 집회에 참석한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은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향후 2년간 비상계엄의 공포에서 살아야 하며, 2년 뒤 대선도 공정 선거를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황현필 소장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선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강하게 비판한 인물이다. 15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주최 측 추산 2만명 이상)에서 연단에 오른 황현필 소장은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에 다시 앉게 되면 국방부 장관, 방첩대 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다 풀려난다”면서 “우린 비상계엄 공포 속에 살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령 (윤 대통령이) 2년 동안 눈치 보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하지 않는다고 치더라도 2년 후 만약 정권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갈 것 같으면 윤석열과 그 일당들이 공정하게 선거를 치르겠느냐”라면서 “정권이 넘어갈 것 같으면 그들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도 대통령이 탄핵되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오겠다는 거냐”라면서 “전쟁을 일으키고도 남을 자라는 게 이번에 여러 가지 정황상 다 드러났다”고 말했다. 황현필 소장은 어린 시절 광주를 회상하며 ‘5·18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윤상원 열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제가 졸업한 광주 살레시오고등학교에서는 5월이면 향냄새가 진동한다”며 “바로 고등학교 선배였던 윤상원 열사를 기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0년 5월 27일 도청에서 돌아가신 윤 열사를 포함해 금남로에서 많은 민주 투사가 쓰러졌고 돌아가셨기에 우리는 이들을 존경한다”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 피가 뿌려진 금남로에서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내란 수괴를 지지하고, 학살을 동조하는 자들이 집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현필 소장은 “광주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 누구든, 전 세계인들도 이곳 광주에 와서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해도 되는 곳”이라면서도 “최소한 광주에서 내란 수괴를 옹호하고 비상계엄을 지지하는 집회를 하는 것은 홀로코스트가 행해진 곳에서 독일의 나치 추종자들이 집회한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친일 매국세력이고 자학사관에 빠져서 조선의 역사를 비하하고 세종대왕을 공격하고 식민지근대화론을 옹호하는 세력”이라며 “저들을 부를 수 잇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짜 극우라고 불러야 할까. 너무 약하다. 저들은 아무리 죽이려고 해도 죽지 않는 매국좀비다”라고 강조했다.
  • 건물 불났는데 이웃 주민들 “웃음이 자꾸 나와”…태국서 무슨 일이

    건물 불났는데 이웃 주민들 “웃음이 자꾸 나와”…태국서 무슨 일이

    태국 파타야의 한 상업용 건물에서 불이 난 가운데 연기를 들이마신 인근 주민들이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등 이상 증세를 겪었다. 불이 난 곳이 대마초를 재배하는 실내 농장이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태국 매체 마티콘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 파타야 도심의 4층짜리 상가 2층에서 불이 났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및 경찰 당국은 짙은 연기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30여분 만에 진압됐다. 당국은 약 20만밧(약 858만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곳은 실내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대마 농장으로, 시설 관계자는 대마 재배를 위한 조명 기구에서 합선이 일어나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인근 주민과 관광객 일부가 화재 연기의 영향을 받았다. 화재가 발생한 지역 골목은 대마의 강한 냄새로 가득 찼다고 매체는 전했다. 연기를 마신 주민 가운데 일부는 두통이나 현기증을 겪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유 없이 웃음을 참지 못하거나 눈이 충혈되는 증상을 호소했다. 대마초를 흡입하면 어지럼증과 갈증, 허기를 느끼게 된다. 자꾸 웃음이 새어 나와 통제할 수 없는 것도 대마초 흡입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 전국 호스트바 돌며 여성 물색…280GB에 담긴 성범죄 기록

    전국 호스트바 돌며 여성 물색…280GB에 담긴 성범죄 기록

    6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여성 20명을 마약으로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까지 한 30대 남성 2명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주 형사1부(부장 이재신)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등)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와 B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3년 10월 16일 제주시의 한 원룸에서 피해자와 술을 마시던 중, 전자담배에 향정신성의약품인 액상형 합성 대마를 섞어 건넸다. 피해자가 이를 흡입한 후 기절하자 집단 성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피해자는 깨어난 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나흘 만에 이들을 검거했다. 이후 진행된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 이들이 6년 동안 전국의 유흥업소를 돌며 동일한 수법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7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수면제나 액상형 합성 대마를 사용해 여성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후 성폭행하고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은 무려 280GB에 달했다. 피해자는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부터 옛 연인까지 다양했으며, 일부 피해자는 경찰 조사를 통해서야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처음에는 수면제를 사용하다가 이후 신종 마약으로 불리는 액상형 합성 대마를 사용했다. 마약이 전자담배에 섞여 있는 줄 모르고 흡입한 여성들은 기절하거나 심한 환각 증세로 인해 저항하지 못했고, 일부는 사건 후에도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이 포함된 전자담배를 피운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피해자가 추가로 있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 1심보다 형량 상향…“피해 회복 미흡”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4년, B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추가 범행이 밝혀지면서 형량이 각각 7년으로 늘어났다. 재판부는 “장기간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계획적이고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으며, 일부 피해자는 아직도 신원을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범행의 파장이 크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합성 대마를 이용한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은영 한국마약범죄연구소 소장은 “액상형 합성 대마는 냄새가 적고 사용 방식이 전자담배와 비슷해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음료나 흡연기기를 건네받을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 마약 유통 경로를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 홍장원, ‘딱 보니 술’ 尹 발언에 “혀 꼬일 정도로 마실 상황 아냐” 반박

    홍장원, ‘딱 보니 술’ 尹 발언에 “혀 꼬일 정도로 마실 상황 아냐” 반박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홍 전 차장과의 통화에서 “딱 보니 술을 마셨더라”고 발언한 데 대해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은 14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술을 먹은 사람을 만나면 술 냄새라도 나지만 그냥 전화 통화로 한잔한 것 같구나 하면 혀가 꼬였다는 얘긴데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인 13일 탄핵 심판 8차 변론 기일에서 비상계엄 당시 조태용 국정원장의 소재 파악으로 인해 홍 전 차장과 연락을 했는데 홍 전 차장이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홍 전 차장에게 전화가 왔지만 술을 마신 것 같아 ‘조 원장 부재 중이니 국정원을 잘 챙겨라’고 당부만 하고 끊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 전 차장은 “선후 좌우를 혼동한 것 같다”며 “당시 저보다 연장자 어른, 55~56년생이니까 거의 칠순 되신 분들과 식사를 했다. 폭탄주를 하겠나, 과음을 하겠나. 그렇게 들렸다면 송구하지만, 음주해서 혀가 꼬인 정도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은 자신이 적은 메모와 관련 조 원장이 4가지 버전이 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서도 “결국은 체포 대상자 명단”이라며 “저 혼자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정원, 방첩사, 경찰 3개 기관에서 크로스 체크가 된 내용으로 상당 부분 팩트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번에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체포 대상자 명단 관련 여러 부분에 있어 진술의 최종점이 윤 대통령과 연결되는 유일한 접점이기 때문에 홍장원이 죽어야 산다는 생각으로 저에 대해 집중포화를 가하고 있구나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자신의 메모를 들어 보이며 “별도의 종이는 없다. 3장이 똑같은 내용이고 제가 더해서 기억나는 부분을 몇 개 추가로 메모했다는 것이 어떻게 4종류의 메모가 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조 원장은 전날 탄핵 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홍 전 차장 본인이 작성한 포스트잇 메모, 이를 보좌관이 정서한 메모, 홍 전 차장의 요구에 보좌관이 다시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메모, 이를 가필한 메모 등 총 4가지 종류의 메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메모를 작성했다는 시간에 사무실에 있었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홍 전 차장은 “왜 저한테만 AI(인공지능)의 기억력을 요구하시냐”면서 “(CCTV에 기록된) 제 동선을 다 한 번 열어보자. 초 단위로 알고 싶다”고 맞받았다. 조 원장이 자신의 발언에 신빙성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홍 전 차장은 조 원장이야말로 “생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조 원장이 자신의 정치인 체포 보고에 대해 말 바꾸기를 수차례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원장이 작년 12월 6일 국회 정보위원장실 앞 기자회견에서 홍 전 차장의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했고 곧이어 전 직원에게도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서신을 보냈지만,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는 보고를 받긴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홍 전 차장은 오는 20일 윤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추가 증인에 채택된 데 대해선 “이 상태에서 제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라며 참석 의지를 밝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홍 전 차장에 대한 추가 변론 기일을 20일로 잡았다. 홍 전 처장은 지난 4일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윤 대통령 측이 진술 신빙성을 이유로 증인으로 추가 신청했다.
  • 썩은 냄새 아닌 꽃향기가?…고대 이집트 미라 냄새 맡아보니 [핵잼 사이언스]

    썩은 냄새 아닌 꽃향기가?…고대 이집트 미라 냄새 맡아보니 [핵잼 사이언스]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등 공동연구팀은 고대 이집트 미라의 냄새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최신호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미라는 영화와 책 등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되며 그 냄새 또한 썩은 시체가 떠올라 역겨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이같은 예상을 보기좋게 빗나간다. 연구팀은 미라 냄새는 어떨까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해 이를 과학적으로 접근했다. 이를위해 이집트 박물관에 보관된 최대 5000년 된 미라 9구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이 미라 냄새를 분석하는 방법은 과학적인 방법과 함께 실제 냄새를 맡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향은 인간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화학분자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가스크로마토그래피(gas chromatography)와 질량분석법(mass spectrometry)으로 미라에서 방출하는 화학분자의 성분을 측정하고 식별해 분석했다. 또한 전문적으로 향을 맡는 후각 전문가들을 동원해 미라 냄새의 질, 강도, 기분을 측정했다. 그 결과 미라에서는 썩은 곰팡이 같은 냄새가 아닌 나무 냄새, 매콤한 냄새, 달콤한 냄새 등 기분 좋은 향이 났으며 특히 일부 꽃향기도 감지됐다. 이에대해 연구팀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기분 좋은 냄새는 신성함과 순수함, 나쁜 냄새는 부패와 쇠퇴를 상징하기 때문에 미라를 좋은 냄새로 만들었을 것으로 봤다. 논문의 주요저자인 UCL 세실리아 벰비브레 박사는 “미라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은 소나무 수지와 천연수지 몰약 등이 방부처리에 사용됐기 때문”이라면서 “냄새를 통해 미라에 대한 정보와 고대 방부 처리 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 알리 압델할림 관장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미라화는 오일, 왁스 등을 사용해 고인을 방부처리하는 장례 의식으로 사후세계를 위해 몸과 영혼을 깨끗하게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 되~게, 가고 싶다… 기차 타고 대게 먹으러

    되~게, 가고 싶다… 기차 타고 대게 먹으러

    ‘등허리 긁어 손 안 닿는 곳’이 경북 울진이랬다. 단순히 멀다는 뜻이 아니다. 이 표현엔 수도권을 기준으로 어떤 도로를 타고 가도 시원하게, 단박에 가 닿을 방법이 없다는 뉘앙스가 담겼다. 차 이외엔 접근할 방법이 없는 답답한 교통 여건도 한몫했다. ‘그’ 울진에 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생겼다. 기차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 어떤 철길도 닿지 않는 곳이 있었다. 거기가 울진이다. 지난 1월 1일 동해선 철길이 전 구간 개통하면서 울진에도 마침내 ‘역’이 생겼다. 기차라는 문명의 이기가 한반도에 들어온 지 꼬박 136년 만의 일이다. 마침 시절은 대게철. 사라진 입맛이 다시 돌고, 상쾌한 눈맛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살맛 나는 여행이다. 한국의 철도 역사는 1889년 경인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어지간한 시골까지 철길이 깔렸지만 울진은 예외였다. 바로 위 강원 삼척까지, 아래로 경북 영덕까지 기차가 오갔어도 유독 울진만큼은 기차와 인연이 없었다. ●운전 필요 없이 맛있는 ‘기적 소리’ ‘철길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선 사실 약간의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엄밀하게 말하면 일제강점기 때 아주 짧은 철길이 울진 후포항에 있었다. 물론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정어리 등 해산물 수탈을 위해 조성한 철길이다. ‘사람이나 물자의 수송을 위해 궤도 위를 달리는 차’라는 기차(열차)의 사전적 의미에 비춰 보면 울진에도 기차는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역이 있고,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차량이 있는 일반적 관점에서 보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에 개통된 건 동해중부선 삼척~포항(166.3㎞) 구간이다. 강릉~삼척 구간은 관광 열차인 ‘바다열차’가 이미 오가고 있었고, 1년 정도 운행이 중단되긴 했으나 포항~영덕 구간 역시 일반 여객열차가 오가고 있었다. 이 사이 이빨 빠진 구간을 잇는 게 동해중부선이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서 국토의 등뼈에 해당하는 강원 강릉과 부산 부전역 사이 모든 철길이 하나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는 수도권 사람들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수고 없이도 기차 타고 울진까지 대게를 먹으러 올 수 있는 ‘기적’을 불러왔다. ●2~3월께 살 올라… 대게 지금이 딱! 울진, 죽변, 후포 등 역 주변에 렌터카나 전기자전거 같은 공유 이동 장치들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여전히 불편하긴 해도 택시나 군내버스를 이용하면 그런대로 돌아볼 만하다. 울진군에서 군내버스를 무료화하는 등 개선책을 준비하고 있다니 기대해 볼 일이다. 멀리서 희미하게 대게 향이 나기 시작한 건 강릉을 떠난 동해선 기차가 울진에 접어들 무렵이었다. 비릿하면서 달큰한 향기.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피 냄새를 맡은 드라큘라의 전율이 이랬을까. 후각으로 세상을 봤던 ‘장바티스트 그르누이’(벤 위쇼 분, 영화 ‘향수’·2007)의 편집광적 환희가 이랬을까. 예부터 우리 선조들도 이렇게 표현했다. ‘소는 한 마리를 다 먹어도 흔적이 안 남지만, 대게는 작은 놈 한 마리만 먹어도 숨길 수가 없다’고. 대게의 향기는 그만큼 짙고 오래간다. 이 계절의 대게찜은 정말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그 향기, 그 촉감, 짭짤 쌉쌀 달큰 고소한 맛. 과연 겨울 식도락의 정수다. 대게는 찬바람이 불면서 여물기 시작한다. 2~3월께부터는 다리마다 살이 포실하게 들어찬다. 향도 짙어진다. 해마다 울진에서 이맘때 대게 관련 축제를 여는 건 이 때문이다. ●대게 다리 쪄서 말리는 ‘해각포’ 일품 울진 최남단의 후포항. 국내 최대 대게잡이 항구 중 하나다. 아침이면 대게를 경매하느라 부산스럽다. 큼직한 대게들이 아침 햇살 받으며 어판장 바닥에 깔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대게의 발이 얼마나 고운지는 햇빛을 마주하고 봐야 안다. 싱싱한 주황빛이다. 매니큐어로 멋을 낸 여인의 손끝인들 저리 고울 순 없다. 대게 경매가 끝나면 곧바로 붉은대게 경매가 이어진다. 흔히 ‘홍게’라 불리는 녀석이다. 한때 홍게는 값싼 게의 대명사였다. 다리가 잘려 경매에 오르지 못한 홍게를 거저나 다름없는 헐값에 사서 도회지 사람들에게 팔았기 때문이다. 한데 이는 정상적인 홍게와 한참 다르다. 홍게도 대게처럼 북풍에 맛이 든다. 살점도 포실해진다. 이맘때 홍게 다리를 보면 대게 못잖게 ‘꿀벅지’다. 홍게는 대게보다 깊은 수심층에 서식한다. 대게보다 홍게가 더 짭조름한 건 이 때문이다. 일부 현지인은 깊은 바다향이 묻어난다며 비싼 대게 대신 저렴한 홍게를 선호하기도 한다. 붉은대게가 제 값어치를 인정받는 건 물론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유명해지면 단박에 몸값부터 뛰니, 소시민으로선 그게 걱정이다. 해각포도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다. 해각포는 대게 다리를 쪄서 햇볕에 사나흘 말린 것이다. 말린 대게 다리는 주전부리나 반찬으로 주로 먹는다. 멸치처럼 육수를 낼 때 쓰기도 한다. 술꾼들에게는 안주로 제격이다. 말린 오징어처럼 짭조름한 맛과 꾸덕꾸덕한 식감은 소주 한잔과 ‘찰진’ 궁합을 이룬다. 이 계절에 맛봐야 할 또 하나의 별미가 곰치국이다. 정식 명칭은 꼼치다. 뱀장어목의 사냥꾼 곰치와 혼동을 피하기 위한 이름이다. 하지만 강원, 경북 등 바닷가 지역에선 거의 ‘곰치’라 불린다. 귀한 대게를 통째 삼켜대는 대단한 폭식가다. ‘곰치’는 보통 칼칼한 묵은지 등과 함께 매운탕식으로 끓여낸다. 한데 후포항 인근에선 맑은탕(지리)으로 낸다. 국물엔 곰치 살코기보다 껍질이 월등히 많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현지인들은 맛과 영양 면에서 살점보다 껍질에 점수를 더 많이 준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껍질을 많이 주는 게 제대로 된 손님 대접인 셈이다. 곰치 살점도 그렇지만 껍질은 훨씬 더 물컹거린다. 씹는 맛이라곤 찾을 수 없다. 후포에서 곰치국을 먹을 요량이라면 이 점을 미리 알고 가는 게 좋다. ●금강송 군락지에 체류형 산림휴양시설 이제 울진의 볼거리 이야기다. 요즘 울진군에서 홍보에 열을 올리는 곳이 금강송 에코리움이다. 금강송 군락지에 조성된 체류형 산림휴양시설이다. ‘체류형’은 숙박자에 한해 각종 체험과 치유 프로그램, 식사 등이 제공된다는 의미다. 숙박 시설은 단독 주택 형태다. 실내는 솔향이 가득하고, 누우면 천장의 창을 통해 별을 볼 수 있는 객실도 있다. 객실에 어지간한 가전용품은 다 있지만, TV는 없다. 가족 간 대화나 사유의 시간을 가지란 뜻일 터다. 3월엔 ‘지관서가’도 문을 연다. 지관서가는 일련의 도서공간 조성사업을 이르는 이름이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한 유휴 공간에, SK가 재원을 기부해 조성한다. ●덕구온천서 여행 피로 싹~ 덕구온천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곳이다. 향긋한 솔향과 함께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오래돼 낡았지만 외려 이를 빈티지로 여기는 MZ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꾸준히 찾는 스테디셀러다. 죽변항에서 후정해변까지 왕복 4.8㎞ 구간을 오간다. 새로 기차역이 생긴 이후 죽변면에선 군내버스 노선을 변경해 죽변역과 울진해양과학관, 해안스카이레일 등 관내 관광지를 연결해 운행하고 있다. 후정해변에 있는 국립해양과학관은 축구장 15개 면적에 각종 해양 전시 체험시설이 가득한 곳이다. 특히 인상적인 건 바닷속에 조성된 해중전망대다. 길이 393m의 해상보행교를 건너야 한다.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후포항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바다 위에 높이 20m, 길이 135m 규모로 조성됐다. 스카이워크 끝자락 57m 구간은 바닥이 강화유리여서 스릴이 넘친다. 스카이워크 뒤편의 등기산도 공원처럼 꾸몄다. 불영사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 중 하나로 꼽히는 불영계곡(명승 6호) 안에 터를 잡은 절집이다. 경내 불영지에 부처(佛)의 그림자(影)가 비친다 해서 불영사다. 불영사엔 의상대사와 선묘룡 이야기 등 많은 전설이 담겼다. 내용을 듣고 나면 절집과 계곡 둘러보는 맛이 한층 깊어진다. 망양정(望洋亭)은 동해안의 경승지를 대표하는 ‘관동팔경’의 하나다.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이 즐겨 쓰고 읊조렸던 ‘관동제일루’가 바로 여기다. 망양정까지는 ‘바람소리길’을 따라간다. [여행수첩] -‘2025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가 28일~3월 3일 후포항 일대에서 열린다. 울진 대게 경매, 붉은대게 낚시 등 독특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버스킹 공연과 버블매직쇼 등도 행사 기간 내내 이어진다. 붉은대게는 흔히 가공식품으로도 많이 판매된다. 붉은대게를 재료로 만든 다양한 가공식품 무료 시식회가 축제 기간에 진행된다. -축제 기간 외에 울진을 방문할 경우 후포항 인근의 ‘왕돌회수산’을 추천한다. 대게와 붉은대게찜, 문어 등 겨울 진미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시장통’은 선술집에 가까운 횟집이다. 후포항 번화가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 드물게 혼획된 고래 고기도 맛볼 수 있다. 곰치국은 후포항 앞 ‘호암회대게수산’이 잘한다. 맑은탕(지리)으로 낸다. 대부분의 집에서 곰치국은 시가로 받는다. ‘곰치’ 경매가에 변동이 커서다. 1인분에 보통 1만 8000~2만원, ‘곰치’가 금값일 때는 3만원대 가격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망양정해물칼국수’는 칼국수가 맛있는 집이다. 칼국수의 양이 적게 느껴질 정도로 가리비 등의 해산물을 듬뿍 넣는다. 죽변항에 있다. -동해선은 차창 밖 풍경에 차이가 크다. 한쪽은 오션뷰, 다른 한쪽은 대체로 ‘뒷산뷰’(혹은 ‘절벽뷰’)다. 강릉에서 부전행은 진행 방향의 왼쪽, 그러니까 A와 B석, 반대로 강릉행은 오른쪽 C·D석이 오션뷰다. -코레일관광개발이 울진대게 축제를 돌아볼 수 있는 4종의 기차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 울산 등 여러 지역의 여행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구성했다.
  • 반복된 스트레스, 베토벤처럼 청력 잃게 만든다[달콤한 사이언스]

    반복된 스트레스, 베토벤처럼 청력 잃게 만든다[달콤한 사이언스]

    악성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청력을 잃고도 위대한 작품들을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역경을 극복한 인물을 이야기할 때 손꼽히는 위인이다. 그런데, 만약 베토벤의 청력 상실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각 개인의 역치를 넘어선 스트레스가 반복적으로 지속된다면 심각한 정신적 문제는 물론 신체적 기능에도 이상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반복적 스트레스는 청력 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대 생명과학과, 뇌 과학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반복적인 스트레스는 청각 장애를 일으키고, 심할 경우 청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2월 11일 자에 실렸다. 반복적 스트레스는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켜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거나 땀을 비 오듯 쏟아낸다거나 냄새나 빛, 소리 등 작은 자극에도 쉽게 짜증을 내는 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반복적 스트레스가 감각 정보 처리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생쥐들을 일주일 동안 매일 30분씩 몸을 거의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좁은 공간에 가둬, 스트레스를 가했다. 그 다음 생쥐에게 다양한 높낮이의 음을 들려주면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극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된 일주일 후, 청각 뇌간에서 측정한 청각 능력은 정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관찰됐다. 청각 피질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은 동물의 자발적 신경 활동이 더 높게 나타났다. 즉,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는 소리를 크게, 부드럽거나 조용하게 구분해 내는 행동 과제에서 더 큰 소리를 조용한 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컸다. 이는 소리에 대한 인식이 줄어들었음을 나타낸다. 이번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결과는 반복적 스트레스가 동물이 주변 세계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레스닉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복적 스트레스가 학습이나 기억 같은 복잡한 작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중립적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 “누가 봐도 사탕인데”…입에 넣고 씹었더니 ‘펑’ 폭죽이었다

    “누가 봐도 사탕인데”…입에 넣고 씹었더니 ‘펑’ 폭죽이었다

    중국의 한 여성이 작은 폭죽을 사탕으로 오인해 입에 넣었다가 입 안에서 폭죽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청두에 사는 우모씨는 사탕과 유사한 포장 디자인의 폭죽을 입에 넣었다가 부상을 당했다. 우씨는 “집에서 거실 조명이 꺼진 상태로 TV를 보고 있었다. 동생이 한 봉지 가득 간식을 사 왔는데, 그 중에 어릴 때 먹던 우유 사탕처럼 생긴 게 있었다”며 “하나를 꺼내 입에 넣고 씹었는데 갑자기 폭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순간 너무 당황해서 멍해졌다. 솔직히 처음에는 아픈 줄도 몰랐다”며 “입 안 가득 화약 냄새가 퍼지는 것만 느껴졌다”고 전했다. 다행히 우씨의 입 안이 조금 까진 것 외에 별다른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해당 폭죽은 포장이 캔디류와 매우 흡사했다. ‘솽파오’라 불리는 이 제품은 어린이용 폭죽으로 많이 사용되며 보통 비닐로 감싸 판매되지만, 최근 일부 제품들은 방습 및 보호 목적으로 사탕 포장과 비슷한 개별 포장을 하고 있다. 이 폭죽은 불을 붙이지 않아도 던지거나 일정한 충격을 받으면 폭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지 매체들은 ▲반드시 가족들에게 해당 제품이 폭죽임을 알리기 ▲판매 허가를 받은 공식 매장에서 구매하기 ▲어린이는 보호자의 감독하에만 사용 등의 유의 사항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 [길섶에서] 섬초처럼, 기적처럼

    [길섶에서] 섬초처럼, 기적처럼

    겨울의 제맛은 뭐니 뭐니 해도 칼바람이다. 겨우 삼십육도쯤의 체온으로 혹한을 무사히 건너고 있다는 것. 이만하면 기적이지, 가만히 덧창을 여민다. 내게 이 계절의 묘미는 밥상 위에 있다. 엄동에 푸른빛으로 버티고 있는 기적들을 쓱쓱 비벼 먹는다. 비금도 섬초, 남해초, 포항초. 겨울 시금치들은 어째서 제 살았던 동네의 이름까지 온몸으로 품었을까. 바닷가 성긴 볕을 어떻게 움켜 삼켰길래 뿌리 끝까지 속속들이 달큰할까. 섬초를 다듬고 있으면 한 번 가본 적 없는 비금도가 궁금해서 안달이 난다. 비금도는 햇볕이 달겠지. 봄이 오면 비금도에 가야지. 해풍에 맞서지 않고 그저 품어버려서 섬초는 구석구석 단물. 갯바람에 덤비지 않고 차라리 삼켜버려서 새파란 세발나물은 마디마디 흥건한 갯내음. 뜨건 물에 살짝 스쳐도 해삼, 멍게 냄새를 풀어낸다. 제 앉았던 자리에서 먼 바다의 무늬들까지 쓸어안았다. 덤비지 않고 버티는 삶은 섬초 뿌리 같아질까. 그렇게 달큰해질 수 있다면, 어디 한번 섬초처럼. 그렇게 넉넉해질 수 있다면, 나도 한번 세발나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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