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냄새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웰빙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 10cm
    2026-07-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406
  • 올해도 ‘30t 쓰레기 폭탄’ 맞은 불꽃축제

    올해도 ‘30t 쓰레기 폭탄’ 맞은 불꽃축제

    “불꽃축제를 하고 나면 청소 인원을 2배 이상 늘려도 12시간은 치워야 합니다. 쓰레기는 널브러져 있는데 신기하게 쓰레기통은 얼마 차지 않아요. 놀고 난 자리에 두고 가면 당연히 치울 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죠.” 9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박영길(69)씨는 기온이 8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맨손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어제저녁부터 쌀쌀해져서 그런지 컵라면 쓰레기가 많네요. 계속 치우다 보면 언젠가 끝이 나지 않겠어요.” 그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오전 6시, 한강공원에 새벽 운동을 나온 시민들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검은 비닐봉지 수십개가 바람에 날려 굴러다니고, 잔디밭에는 먹다 남은 맥주 페트병, 피자박스, 일회용 젓가락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내용물이 그대로 남은 라면 용기와 치킨박스, 사람들에게 밟혔는지 짓뭉개져 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물, 잔디에 뿌려진 음료수 때문에 퀴퀴한 냄새가 바람에 실려 돌아다녔다. 전날 오후 7시부터 1시 30분가량 열린 불꽃축제에는 100만명이 몰렸다. ‘쓰레기 되가져가기’ 클린캠페인이 열렸고, 행사를 주최한 한화에서도 자원봉사단을 꾸렸지만 공원에 버려지는 양심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침 운동을 하러 나온 김모(42)씨는 혀를 차며 “불꽃놀이 사진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수없이 올라왔던데 그보다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올리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하룻밤에 이렇게 많이 먹고 또 그걸 이렇게 막 버릴 수 있다니 놀랍죠. 이런 사달이 날 줄 알고 대형 쓰레기망을 54개나 설치했는데 소용이 없네요. 숨바꼭질하듯 화단 여기저기를 샅샅이 뒤져 쓰레기를 찾아내는 수밖에요.” 미화원 김필성(66)씨가 손으로 화단 잡목 사이에 숨겨 놓듯 버린 음료수 캔과 치킨 다리를 꺼내며 말했다. 특히 담배꽁초는 사람들의 발에 밟혀 흙 속에 박혀 있는 경우가 많아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 김씨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집게차로 한꺼번에 집어낼 수 있도록 한군데에 모아 놓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 있어 환경미화원들이 하나하나 허리를 굽혀 손으로 집어내야 했다. 화장실 변기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많았다. 박모(54·여)씨는 악취를 견디다 못해 마스크를 썼다. “남들에겐 축제지만, 우리는 두세 배로 일하는 날이에요. 평소 주말엔 화장실 하나에 100ℓ 쓰레기봉투 2~3개면 되는데 오늘은 7개를 쓰네요.” 이날 여의도와 이촌지구 청소에는 30명의 기존 환경미화원뿐 아니라 다른 지구에서 근무하는 미화원 50명까지 동원됐다. 집게차도 1대에서 3대로 늘렸지만 ‘원효대교 남단~국회의사당’ 구간을 청소하는 데만 12시간이 넘게 걸렸다. 통상 30명이 9시간이면 마치는 일인 것을 감안하면 노동력과 시간이 3~4배는 더 투입된 셈이다. 이날 미화원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30t으로 평소 주말(10t)의 3배였다. “청소를 다 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에요. 재활용센터에서 음식물, 재활용, 일반 쓰레기로 일일이 분리해야 합니다. 최소 3~4일은 걸리죠. 누군가는 깨끗하게 하는 일을 해야 하지만 시민들도 조금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환경미화원 장모(58·여)씨가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XX를 움켜쥐고, 뭐든 할 수 있다”…트럼프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

    “XX를 움켜쥐고, 뭐든 할 수 있다”…트럼프 ‘음담패설’ 녹음파일 파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7일(현지시간) 폭로됐다. 해당 파일에는 트럼프가 여성의 신체 부위를 저속한 표현으로 언급하거나,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경험담을 적나라하게 공개해 여성 비하 파문이 일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와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빌리 부시가 과거 버스 안에서 나눈 지극히 외설적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녹음파일은 트럼프가 2005년 1월 지금의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몇 개월 후인 그해 10월 녹음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59세인 트럼프는 드라마 ‘우리 삶의 나날들’의 카메오 출연을 위해 녹화장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버스 안에는 트럼프와 부시 이외에도 몇 명이 더 있었다. 현재 NBC 방송의 투데이쇼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부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사촌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녹음파일 속 트럼프는 과거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경험담을 상스러운 표현까지 동원해 부시에게 설명한다. 트럼프는 해당 유부녀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은 채 “그녀한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솔직히 인정한다”, “시도했다. XX하려고 (그런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말한다. 또 “내가 그녀에게 세게 접근했다. 그녀가 가구를 원해 가구쇼핑도 데리고 갔다”면서 “그녀에게 엄청나게 세게 대시했는데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다. 그녀는 결혼한 여자였다”고 언급한다. 그러면서 “어느 날 갑자기 그녀를 보니깐 커다란 가짜 가슴에 얼굴도 완전히 바뀌었더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와 부시는 녹화장에 도착할 무렵 마중 나와 있던 여배우 아리안 저커를 목격한 후 음담패설을 계속 이어간다. 트럼프는 “와”라는 감탄사를 내뱉은 뒤 “혹시 키스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를 경우에 대비해 (입냄새 제거용 사탕인) ‘틱택’을 좀 써야겠다”면서 “나는 자동으로 미인한테 끌린다. 그냥 바로 키스를 하게 된다. 마치 자석과 같다. 그냥 키스한다. 기다릴 수가 없다”고 자랑한다. 이어 “당신이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게 허용한다”고 주장하자 부시는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맞장구를 치고, 이에 트럼프는 다시 한 번 “XX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며 받아친다. 이번 음담패설 녹음파일은 안 그래도 여성차별 등 막말을 일삼아 온 트럼프의 대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좀처럼 사과를 하지 않는 트럼프도 대선판에 미칠 파장을 의식한 듯 “개인적 농담이었다”며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트럼프는 “이것은 탈의실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농담이고 오래전에 있었던 사적이 대화다.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은 골프장에서 내게 훨씬 심한 말도 했고, 나는 거기에 미치지도 못한다”면서 “다만 누군가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후회하는 말과 행동을 했었고, 오늘 공개된 10여 년 전 영상이 그중 하나”라며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말이 현재의 나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바보 같은 말을 했다”면서도 “말과 행동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빌 클린턴은 실제로 여성을 성폭행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고통받았고 수치심을 느꼈으며 희생자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며칠 안에 이 문제를 더 논의할 것”이라며 9일 토론회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제기할 것임을 예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 여자랑 결혼하면 사람이 죽어요 사람이 …”

    “그 여자랑 결혼하면 사람이 죽어요 사람이 …”

    2013년 8월 여름 언저리. 포천에 살던 44세 주부 노모씨가 얼큰하게 끓인 김치찌개를 숟가락으로 휘휘 저었다. 언뜻보면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죽음의 농약’으로 불리던 ‘그라목손’을 한 방울, 한 방울 떨어뜨린 것 빼고는 …. 맹독성 제초제인 그라목손은 생선 썩은 듯한 퀘퀘한 냄새가 난다. 거기다 눈에 띄게 초록색빛이다. 냄새와 색깔을 감추기엔 김치찌개만한 게 없다. 이미 전 남편과 시어머니, 두 명이나 그라목손으로 살해한 그녀다. 사람을 자꾸 죽이다보니 ‘기술’이 느는 걸까. 노씨는 이번엔 그라목손 양을 줄였다. ‘한 방’이 아니라, ‘시간차’를 택했다. 그라목손은 한번에 마시면 식도까지 화상을 입을 정도다. 하지만 소량씩 섭취하면 장기가 조금씩 망가진다. 노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서서히 남편을 죽여갔다. 그러기를 수 주. 같은 달 16일, 두번째 남편인 이모(사망당시 43세) 쓰러졌다. 결국 남편은 비특이성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다. 노씨가 눈물을 짜냈다. 3개 보험사가 속아넘어갔다. 이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한살배기 아들이 보험수익자라 그녀가 대리 수령했다. 5억 3000만원이란 사망보험금이 ‘턱’ 계좌에 꽂혔다. 노씨의 ‘세번째 살인’이었다. 노씨의 첫 살인은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결혼한 남편 김모(사망당시 45세)씨가 무능하다는 이유로 2008년 갈라섰다. 이혼 후 “돈 좀 구해달라”며 연락하던 에 “오냐, 너를 죽여서 돈을 마련하겠다”고 살의를 품었다. 노씨는 2011년 5월 2일 김씨를 찾아갔다. 마실 것 좀 사왔다며 ‘알로에’ 음료수 병에 그라목손을 섞어 냉장고에 넣어뒀다. 제초제 넣은 티를 숨기려고 같은 녹색빛깔병의 음료수를 고를만큼 치밀했다. 일주일이 지났다. 술이 덜깬 김씨는 음료수로 착각하고 이 죽음의 음료수를 들이켰다가 얼마 뒤 사망했다. 사인은 폐렴이었다. 노씨는 김씨의 핏줄인 미성년자인 아들을 대리해 4억 5000만원을 챙겼다. 두번째 살인은 재혼한 이씨의 모친이었다. 보험금이 아닌 감정적 이유였다. 처음부터 자신을 무시해 거슬렸던 게 살인의 이유였다. 이씨를 죽이기 7개월 전인 2013년 1월, 그라목손이 든 박카스를 시어머니에게 권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첫 남편인 김씨의 모친도 노렸으나 불발로 돌아갔다. 2011년, 2013년 세 명을 죽인 노씨의 다음 범행 대상은 제 친딸이었다.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갓 스무살짜리였다. 2014년 7월 그라목손을 음식물에 섞어 딸을 세번이나 쓰러지게 만들었다. 입원보험금으로 700만원을 받아챙겼다. 두 남편과 시어머니를 죽이고 딸을 죽일 뻔해서 번 돈은 10억원. 백화점 쇼핑에, 스키에, 2000만원짜리 고급 자전거를 싸는데 썼다. 그러다 꼬리를 잡혔다. 피해자 지인이 “이 여자와 결혼하면 가족들이 죽는다”고 경찰에 제보했다. 제초제에 대한 전문가의 소견, 보험금 납입현황,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마침내 지난해 범행이 드러났다. 그라목손은 쌀가루에 섞인 유리용기에 담겨있었다. 검찰은 1심에서 사형을 구형했고 법원은 무기징역형을 내렸다. 노씨는 “과하다”며 항소했다. 올 1월, 2심 항소심에서도 노씨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한때 ‘가족’이라 불리던 사람 다섯 중 세 명을 죽인 그녀. 이 연쇄살인범은 “형량이 무겁다”고 볼멘소리를 할만큼 제 목숨. 제 인생 귀한지는 알고 있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포천 제초제 살인사건’이다. 보험사기 사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보험금을 노린 범죄 가운데에는 이처럼 영화보다 더 잔혹한 ‘실제상황’이 많다. 때마침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9월 30일 본격 시행됐다. 법안에 따라 상습 보험 사기범은 3년 이상 징역형에 사기금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이 강화됐다. 기존엔 보험사기를 일반사기와 동일한 법 조항으로 처벌할만큼 형벌이 약했다. 하지만 지금도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기 건수와 피해 규모는 엄청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는 ▲2013년 5190건 ▲2014년 5997건 ▲2015년 6549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3480건이 적발됐다. 드라마를 방불케 한 ‘기상천외’한 보험사기 사건은 이뿐이 아니다. 올 1월엔 ‘가공인물’을 만들어 보험금을 타내려던 50대 남성 강모씨가 붙잡혔다. 사업에 실패한 강씨는 2013년 10월 목포시에서 중국으로 밀항했다. 현지 브로커에게 돈을 쥐어주고 허위로 중국 국적 ‘A’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중국 선양영사관에서 A 이름으로 된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로 입국한 그는 9개 보험사의 고액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같은 얼굴이지만 세상에 강씨와 A, 두 명이 존재했던 것이다. 32세인 딸과 딸의 연인인 보험설계사 정모(34)씨가 옆에서 보험금 타내는 법을 ‘코치’했다. 다시 중국으로 건너 간 이들 일행은 중국 현지에서 사망을 위장하기 위해 중국 의사와 목격자, 구급차, 장례식장 등을 ‘섭외’했다. 이후 그럴듯한 사망신고 서류를 받아낸 뒤 보험사에 16억 5000만원이라는 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 자체 조사과정 중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위 사망임이 드러나 쇠고랑을 찼다. ‘한 건물, 두 병원’으로 수익을 올린 병원장과 이에 공조한 환자들도 있다. 서울 모처에서 정형외과를 운영 중인 한 병원장은 다른 층에 비의료시설인 ‘자세교정치료센터’를 동시에 열었다. 병원 사무장은 장기 입원 환자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접근했다. 같은 건물 안에 자세교정치료센터가 있는데 비급여인 ‘운동치료’를 받아도 실손의료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꾀었다. 진료 영수증을 같은 건물 정형외과로 발급해준다고 한 것이다. 교정치료센터의 대표는 심지어 의사면허도 없었다. 손님을 끌어모으던 이 사무장이 병원장 대리 행세를 했던 것이다. 공짜 치료를 받으려던 환자도, 환자 한명당 두번 진료비 청구로 ‘일타 쌍피’를 노렸던 병원 관계자도, 철창 신세가 됐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까지 나선 것은 보험사기가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상승시키고, 추가 범죄를 유발하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가입자들의 인식 전환과 사회적 경감심이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3년 5189억원에서 2014년 5997억원으로 늘어난 후 지난해 역대 최고 규모인 654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480억원으로 전년동기(3105억원) 대비 12.1% 증가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다른 보험 가입자들이 더 내야 하는 보험료는 가구당 20만원 가량이나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네 아이 아빠, 좌충우돌 한컷 육아] 라면

    [네 아이 아빠, 좌충우돌 한컷 육아] 라면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반찬을 해주시는 분이 오시지만 반찬이 다 떨어지면 가장 간단한 요리는 라면이다.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라면을 많이 먹으면 안되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매일 외식을 할수도 없고 식당에서 까부느라 통제가 되질 않는다. 배달시켜도 그게 그 음식이다. 설겆이 할 그릇들이 나오긴 하지만 나름 최선의 방법인듯 하다. 덕분이라 해야할까? 가끔 나혼자서 라면을 끓일때면 귀신같이 냄새를 맡고 달려와 몇 줄 빼앗아 간다.
  • [MLB] 108년 최악 저주 vs 103승 최강 컵스

    [MLB] 108년 최악 저주 vs 103승 최강 컵스

    지긋지긋한 ‘염소의 저주’가 이번에는 풀릴까. 올 시즌 ‘왕중왕’을 가리는 미국프로야구(MLB) 포스트시즌(PS)이 열린다. 개막전은 4일(현지시간) 캐나다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토론토-볼티모어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전(단판)이다. 볼티모어 김현수(28)의 활약이 기대된다. 세계의 관심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 팀 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 한풀이에 성공할지에 온통 쏠려 있다. 염소의 저주는 1945년 컵스의 열성팬 빌리 시아니스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디트로이트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린 리글리필드에 ‘머피’라는 이름의 염소를 끌고 왔다가 냄새에 항의한 관중 탓에 쫓겨났다. 이때 시아니스는 “망할 컵스는 더이상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고 공교롭게도 컵스는 이후 월드시리즈조차 나가지 못했다. 그동안 구단은 저주를 풀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아니스의 후손을 염소와 함께 야구장에 초청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PS에 앞서 ‘푸드 파이터’ 5명이 18㎏의 염소 고기를 먹어 치우기까지 했지만 허사였다. 하지만 컵스는 1908년 이후 108년 만인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 호기를 맞았다. 컵스는 양대 리그 중 유일하게 100승(103승)을 돌파한 팀이다. 승률에서도 유일한 6할대(.640)를 기록했다. 최강의 전력이라는 얘기다. 존 레스터(19승), 제이크 애리에타(18승), 카일 헨드릭스(16승), 제이슨 해멀(15승), 존 래키(11승) 등 선발 5명 전원이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헨드릭스(2.13)와 레스터(2.44)는 평균자책점 리그 1, 2위다. 39홈런 102타점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32홈런 109타점의 앤서니 리조를 중심으로 한 화력도 엄청났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컵스의 투타 조화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전했다. 컵스가 두려워하는 것은 ‘염소의 저주’뿐인 셈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는 피 말리는 WC 경쟁 끝에 PS 막차에 올라 ‘가을 바퀴벌레’임을 입증했다. 그러면서 ‘짝수해 매직’ 재연에 목마른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2010년에 이어 2012년과 2014년까지 3회 연속 짝수해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짝수해 매직’을 4회 연속으로 이어 갈 태세다. 게다가 ‘포스트시즌 에이스’로 불리는 매디슨 범가너가 건재하다. 범가너(15승9패)는 6일 뉴욕 메츠와의 리그 WC 결정전에서 노아 신더가드(14승9패)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쭉~ 늘어나는 임실치즈… 체험하는 재미도 쭉~ 늘어나요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쭉~ 늘어나는 임실치즈… 체험하는 재미도 쭉~ 늘어나요

    “치즈의 고장 전북 임실에서 ‘대한민국 원조 치즈’의 맛과 멋을 즐겨보세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치즈를 생산한 전북 임실군에서 ‘임실N치즈축제’가 개최된다. 오감만족 체험형 축제인 임실N치즈축제는 6일부터 9일까지 성수면 치즈테마파크와 치즈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임실치즈의 역사는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8년 전북 임실에 벨기에 출신 ‘파란 눈의 사제’ 가 선교사로 부임했다. 디디에 세스테벤스(85). 한글 이름도 지었다. 지정환 신부다. 그는 가난한 산촌 주민들을 위해 낙농업을 일으키기로 마음먹었다. 산이 많고 농경지가 적은 임실은 낙농 최적지라고 판단했다. 그는 산양 두 마리로 축산을 시작했다. 산양유를 생산했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지 신부는 남은 산양유를 이용해 치즈를 만들었다. 1967년 처음 생산한 치즈는 맛과 냄새가 생소하고 제조기술도 떨어져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나 지 신부는 실망하지 않았다. 지 신부는 프랑스로 건너가 치즈 제조 기술을 배워왔다. 1968년 국내 최초로 카망베르 치즈를 생산했다. 1970년에는 3개월 이상 보관 가능한 체다치즈를 만들어 조선호텔에 납품했다. 1976년부터 서울 명동 피자가게의 요청으로 모차렐라 치즈를 생산하며 국내 치즈 시장을 개척했다. 임실 치즈가 좋은 이유는 목장형 유가공 제품이기 때문이다. 목장형 유가공 제품은 새벽에 농가들이 직접 짠 가장 신선한 원유를 가공해 유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대기업에서 원유를 수집해 대량 생산하는 공장형 제품과 차별화했다. 임실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생태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건강한 청정 원유를 생산하고, 이것이 임실 치즈 품질을 결정한다. 또한 색소, 향료,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제품이다. 치즈연구소에서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제조기술을 향상시켜 수입품이나 대기업 제품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임실N치즈축제는 지역의 명물인 치즈와 전통문화가 어우러지고, 체험, 휴식, 교육, 경관, 산업, 관광 등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6차 산업의 대표 모델을 제시해 의미가 있다. 올 치츠축제에서는 보고, 먹고, 체험할 수 있는 6개 분야 63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아름다운 임실의 자연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치즈를 이용한 행사는 물론 흥겨운 농악공연, 다양한 공예체험, 각종 경연대회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치즈테마파크에는 형형색색의 국화 3만 그루를 전시해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최고의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치즈테마파크의 랜드마크인 치즈캐슬은 유럽의 성을 재현한 모습이다. 1층 250석 규모의 치즈전문식당 ‘프로마쥬 레스토랑’에서는 임실 치즈를 듬뿍 넣은 피자와 파스타 등 각종 치즈요리를 맛볼 수 있다. 2층 홍보관에서는 임실치즈의 탄생부터 대표 브랜드 성장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언덕 위에 우뚝 선 치즈모형의 전망대에서 오르면 테마파크와 치즈마을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관이 발아래 펼쳐진다. 전망대 주변 포토존은 가족과 연인들의 추억 만들기 장소로 최고 인기다. 푸른 잔디밭 위에서 펼쳐지는 썰매타기도 어린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임실N치즈축제는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1967년 지정환 신부가 국내 최초로 치즈를 생산한 것을 기념해 ‘1967! 토피어리 긴 피자만들기’, ‘1967! 치즈 떡볶이 나눔행사’가 열린다. 치즈고추장으로 만든 주먹밥으로 한우 모형을 완성하는 ‘임실N치즈&한우 모자이크’, 치즈를 쭉쭉 늘려보는 놀이 ‘가족대항 쭉쭉 늘~려, 내 치즈’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관광객들이 피자 재료를 직접 토핑한 후 화덕에 굽는 ‘와일드 화덕체험’도 잊을 수 없는 맛과 추억을 안겨준다. 임실N치즈축제 홍보대사인 최현석 셰프가 참여하는 ‘스타셰프 챌린지’는 9일 치즈캐슬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다. 다양한 레시피로 푸드트럭 치즈요리를 선보인다. 축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임실군 읍·면 생활개선회원들이 발굴한 향토음식 12종과 부메뉴 39종도 향토음식관에서 맛볼 수 있다. 고품질 임실 한우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치즈축제에서는 각종 문화행사도 무대에 오른다. 지역주민 참여 공연인 뮤지컬 동자바위 전설, 필봉농악 중뱅이골 공연, 35사단 군악대 퍼레이드가 열린다. 경연 행사인 복면가왕! 전국청소년뮤직페스티벌, 임실N치즈 UCC공모전, 치즈경매 이벤트도 진행된다. 전국의 치즈 매니아와 공예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치즈조각 공연대회, 전국 어린이 창작동요제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치즈가든파티, 나만의 피자 만들기, 크림치즈체험, 벨기에 먹거리 체험, 향교문화체험, 병영문화체험, 두부 만들기, 대형 캐릭터 연날리기, 낙농체험 등 참여행사와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임실치즈테마파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치즈를 테마로 한 체험형 관광지다. 치즈의 모든 것을 살펴보고 만들고 맛볼 수 있는 복합관광 명소다. 치즈테마파크는 2011년 임실군 성수면 도인리 일대에 조성됐다. 14만 8000㎡(축구장 20개)의 드넓은 부지에 스위스풍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건립했다. 이곳에는 치즈체험장, 치즈과학연구소, 유가공공장, 홍보관, 판매장 등을 집적화해 치즈 종합특구 기능을 하고 있다. 치즈 생산, 연구개발, 체험학습, 판매, 축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테마파크에서 하고 있다. 스위스 아펜젤 마을 풍경을 재현한 이곳은 전북도 1시군 1대표 관광지로 선정돼 임실군 관광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올 한 해 유료 관람객이 임실군 인구(3만명)의 5배인 15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즈마을’은 한국 치즈의 원조 임실치즈의 뿌리를 가진 마을이다. 느티나무가 많아 느티마을로 불리다가 마을 총회에서 치즈마을로 개칭했다. 80농가 155명의 주민들이 합심하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치즈마을’을 가꾸고 있다. 임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The Best 시티] 관악이 이뤄가는 생태도시 ‘쉼’·청년도시 ‘꿈’

    [The Best 시티] 관악이 이뤄가는 생태도시 ‘쉼’·청년도시 ‘꿈’

    ‘고시촌 1번지’이자 ‘전국 최대 1인 가구 거주지’로 서울의 대표적인 주거밀집지역인 관악구가 관악산 입구와 도림천 재정비 등을 통해 문화생태도시로 거듭난다. 사법고시 폐지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걷는 고시촌은 전국 최대 20~30대 인구비율을 자랑하는 청년도시 관악구답게 ‘청년드림센터’ 조성을 통해 부활을 꿈꾼다. 전국에서 고시생들이 몰려들어 입신양명의 용꿈을 키웠던 관악구는 사법고시 폐지가 합헌이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고시촌’이란 간판은 떼어내게 생겼다. 하지만, 청년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사는 청년도시로서 청년들의 또 다른 꿈을 지지하는 진정한 청년도시란 새로운 간판을 막 달려는 참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교통] 강남도시고속도로 7월 개통…1시간 걸리던 양재~금천 7분이면 통과 서울 관악구 면적의 38%를 차지하는 관악산은 구의 대표적인 자산이다. 서울대를 감싼 관악산은 과천정부청사가 있는 과천시, 안양시, 금천구에 걸쳐 있는데 조순 전 서울시장을 비롯해 많은 공무원이 한때 관악산을 넘어 과천정부청사로 아침마다 등산 출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년 700만명이 찾는 관악산 등산로 입구는 한때 계곡 주변의 불법 노점상과 식당들로 시민들에게 불쾌함까지 안겼다. 20년간 휴게소와 주차장이 있지만, 건물은 낡고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개통, 신림경전철 착공 등 변화하는 교통 여건을 반영하지 못했다. 지난 7월 개통한 강남도시고속도로는 ‘텔레포트’(공간이동)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관악구의 교통을 확 바꿔 놓았다. 양재에서 금천까지 1시간 이상 걸리던 길을 최단시간 7분이면 통과할 수 있다. 양재나들목에서 금천나들목까지 이용하면 통행료 3200원이 들긴 하지만 사당에서 서울대입구까지는 무료다. 덕분에 항상 정체에 시달리던 남부순환도로의 교통상황이 한결 나아졌다. 대부분 지하 터널로 구성된 강남도시고속도로의 2단계 공사까지 완료되어 양재나들목은 수서까지, 금천나들목은 L자 모양으로 서부간선도로와 월드컵대교까지 이어지면 관악구는 더욱 사통팔달의 교통요지가 된다. 2021년 8월 완공 예정인 신림경전철은 관악구민들의 발에 날개를 달아 줄 전망이다. [휴식] 관악산 입구·도림천 재정비… 생태학습장·도서관 등 주민 위한 공간 변신 관악구는 관악산 입구에 서울대 미대와 협력한 조각공원과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종영, 최종태, 오윤, 권진규 등 서울대 미대의 빛나는 조각가들의 작품을 관악산 입구에서 만나게 될 수도 있다. 구는 이미 마을텃밭을 조성해 활발하게 도시농업을 벌이고 있다. 도시농업공원은 천혜의 생태학습장인 관악산이 제공하는 자산을 더욱 풍부하게 누릴 수 있는 터전이 될 전망이다. 관악산에는 시(詩)도서관, 숲속도서관 등의 작은도서관이 조성되어 등산객들에게 정신적 휴식까지 안겨준다. 관악구의 젖줄인 도림천도 냄새 나던 실개천에서 주민들이 사랑하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구를 관통하며 6.7㎞ 구간이 흐르는 도림천은 테마공원①으로 바뀌었다. 휠체어를 타고 쉽게 도림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하고 자전거도로와 체육시설, 문화공간, 벽화 등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컨테이너로 만든 ‘도림천에서 용나는 작은 도서관’에는 실제로 용 모양 조형물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올여름 도림천 물놀이장에서는 많은 아이가 물장구를 치며 무더위를 이겨냈다. 동심의 눈높이에 맞춘 기린벤치, 야자수 물양동이 등을 조성해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했다. 트릭아트를 활용한 도림천변의 벽화는 캥거루, 판다, 학, 코끼리 등 동물을 소재로 해 도림천 테마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찍는 인기 포토존이다. [청년] 1인가구 전국 최다… 고시촌 부활 상징 랜드마크 ‘청년드림센터’ 설립 39%로 전국에서 최대 20~30대 인구 비율을 자랑하는 관악구에는 혼자 사는 사람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마트에서 1인 가구를 위해 바나나를 2개씩 담은 일인분 포장과일을 파는 것도 고시촌에서는 일상이다. 고시원에서 여전히 꿈을 좇는 청춘들을 위해 고시촌 지역 유휴공간인 옛 289번 버스종점 부지에 4211㎡(1274평) 면적의 ‘청년드림센터’②가 들어선다. 최고의 청년도시에 걸맞은 랜드마크를 세운다는 목표로 지하 2층, 지상 3층의 청년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청년 창업·문화·교육 복합시설 및 공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청년드림센터가 들어서는 곳은 고시촌의 중심부로 관악구 청년들이 모이기 쉬운 위치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청년드림센터는 관악의 청년들이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자 고시촌의 새로운 부활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일자리, 문화, 교육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복합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청년도시 관악의 오아시스로 청년들이 여기서 오아시스처럼 갈증 나면 목도 축이고 쉬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는 생산적인 공간으로 디자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6살 입양 딸 암매장’ 양부 “미안하다는 말 밖에…”

    ‘6살 입양 딸 암매장’ 양부 “미안하다는 말 밖에…”

    6살 난 입양 딸을 불태워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A(47)씨가 3일 정오쯤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의 한 야산에서 이뤄진 현장조사에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정확한 유기 장소를 찾기 위해 주범으로 지목된 양부 A씨를 현장조사에 동행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조사에 앞서 “딸을 왜 살해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죽은 딸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고 했다. 그는 “딸이 죽음에 이를 정도로 학대한 것이냐” 등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조사가 실시된 곳은 공장이 밀집한 지역 바로 인근 야산으로, A씨가 일하던 직장 근처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조사를 지켜본 주민 박모(66)씨는 “이곳은 밤이 되면 불빛도 없고 사람 한 명 다니지 않는 곳”이라며 “그래도 사람을 태웠으면 냄새가 심하게 났을 텐데 그런 기미는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약 30분 가량 현장조사한 뒤 A씨 주거지로 이동, 조사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이날 오후 늦게 살인 및 사체 손괴·유기 혐의로 A씨와 양모 B(30)씨, 이 부부와 함께 사는 C(19·여)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29일 경기도 포천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D양(6)의 시신을 이튿날 밤 포천의 한 산으로 옮겨 태운 혐의를 인정했으나, 살해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람객은 예술의 생산자”… 뭘 느꼈나 그것이 예술이다

    “관람객은 예술의 생산자”… 뭘 느꼈나 그것이 예술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리움. 기획전시실 입구로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환풍기가 불규칙하게 회전하며 공간을 가로지르고 있다.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아이보리색 쿠션 같은 물질이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먼 곳에서 온 듯한 낯선 자연물에서는 익숙지 않은 특이한 냄새도 난다. 그 맞은편에는 천장에 수직으로 걸려 있는 두 개의 나선이 빙글빙글 돌면서 끝없이 위로 올라가는 것 같은 환영을 만들어 낸다. 그 옆방으로 이동하면 스테인리스스틸 거울로 된 마름모꼴 판으로 이뤄진 벽이 있다. 마치 만화경처럼 수많은 이미지가 무한 증식되지만 정작 나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폭포도 있고, 원인지 삼각형인지 구분이 안 가는 신기한 설치물이 찬란한 빛을 발하며 공중에 걸려 있다. 불가능한 것이 없어 보이는 신기한 세상이 펼쳐진다. ●90년대 초 작품 등 22점 전시 리움이 올 하반기 기획전으로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올라푸르 엘리아손(49)의 대규모 개인전을 마련했다. 아이슬란드계 덴마크 출신인 엘리아손은 시각 예술에 기반해 자연, 철학, 과학, 수학, 건축 등 여러 학문과 융합한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경험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 설명회에서 엘리아손은 “예술이란 우리 내면에 있지만 아직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믿는다”면서 “예술가는 그 감정을 이끌어낼 뿐이고,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바로 예술”이라고 말했다.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의 개인전은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란 제목을 달고 작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부터 최근의 대표 작품 22점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미술관이라는 인위적인 공간에 물, 바람, 이끼, 돌과 같은 자연요소를 들여오거나 기계로 만들어진 유사 자연현상, 빛과 움직임, 거울을 이용한 착시효과, 다양한 시각 실험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작품들은 오감을 자극하고 뜻밖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며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감상자의 경험을 작품 일부로 북부 아이슬란드의 순록 이끼를 설치해 미술관에서 낮선 자연환경을 접하게 만드는 ‘이끼 벽’(1994), 중력이라는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 자연과 문명의 미묘한 대립을 드러내는 ‘뒤집힌 폭포’(1998)가 그런 예다. 마름모꼴의 스테인리스스틸 판과 그것의 반영이 만들어내는 ‘자아가 사라지는 벽’(2015)은 엘리아손의 오랜 협력자였던 수학자 겸 건축가 아이너 톨스타인이 개발한 단위체 구조물에 기반한 작품이다. 철학적으로 현상학에 기반을 둔 엘리아손의 작품은 대상을 인식하는 주체에 따라 작품의 감상포인트가 달라지고, 그런 감상자의 경험을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검은 바탕에 1000여개의 유리 구슬을 박아 우주에서 관찰되는 성운을 연상하게 하는 작품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2016) 에 대해 엘리아손은 “잠시 불을 끄고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라고 주문하는 작품”이라며 “반짝이는 유리구슬 중에서 관람자 개인의 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연-예술 경계 허문 ‘무지개 집합’ 2016년 신작 ‘무지개 집합’은 자연현상을 예술로 끌어들여 새로운 감각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엘리아손의 예술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안개처럼 물방울이 분사되는 지름 13m에 달하는 원형구조물 안으로 들어가면 물방울과 천장의 조명기구에서 나오는 빛으로 만들어지는 무지개를 감상할 수 있다. 암실처럼 어두운 블랙박스 공간에서 물안개가 퍼지고 물방울이 빛과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무지개 띠는 마치 대기에서 춤을 추는 오로라를 보는 것처럼 신비롭다. 엘리아손은 “관람객이 움직이면 관점도 바뀌는데 이는 작품이나 세계가 결국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라며 “관람객은 예술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이고, 나는 무지개가 뜨는 기계를 만드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세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주체로서 예술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작품세계는 비단 미술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엔기후협약총회에 맞춰 옥외에 빙하 작품을 설치하고, 사회적 기업활동으로 태양전지로 가동되는 ‘작은 태양’을 만들어 에너지 빈국 사람들에게 빛을 선물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6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모델 박둘선의 영화 음식 이야기] 하정우 ‘먹방’의 주인공 탕수육

    [모델 박둘선의 영화 음식 이야기] 하정우 ‘먹방’의 주인공 탕수육

    영화배우 하정우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먹방’(먹는 방송)이 빠지지 않는다. 그의 먹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관객을 허기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하정우의 먹방이 화제가 된 영화 중 하나가 ‘범죄와의 전쟁’이다. 교도소에 면회 온 최익현(최민식 분) 앞에서 크림빵을 먹는 모습이나, 중국집에서 혼자 앉아 탕수육과 양장피를 먹는 모습이 하정우 먹방 목록에 꼭 꼽힌다. 중국집에 가면 시키는 요리의 첫 순위를 차지하는 탕수육을 집에서도 만들어 보자. 탕수육에는 야채가 빠지지 않는다. 당근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육각형 또는 오각형으로 만들어 꽃 모양으로 만들었다. ●아삭한 당근 위해 데치지 않고 물에 담가 둬요 서울요리학원의 김홍준 강사는 당근을 데치지 않고 최대한 얇게 썰어 물에 담가 두는 방법을 택했다. 아삭한 식감을 더 강조하기 위해서다. 물에 담가 두는 까닭은 수분이 사라지면서 모양이 오그라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양파는 하나씩 뜯어서 사선으로 잘라 두고 오이는 껍질의 색감을 살리기 위해 깨끗이 씻어 한 입 크기로 잘랐다. 야채 준비가 끝난 뒤에 고기를 썰었다. 김 강사는 집에서는 도마를 하나만 쓰는 경우가 많으니까 고기의 냄새와 기름이 배이지 않기 위해서는 고기를 맨 나중에 손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기를 채 썰 때는 고기 결을 따라 썰어야 모양이 잘 유지된다. 고기의 잡내는 소금과 후추, 생강즙을 넣어 버무려서 잡았다. 가정에서 고기를 쓸 때 냉동 상태의 고기를 잘라 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고기를 썰 때는 냉동 상태가 편하지만 간은 해동이 다 끝난 뒤 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야 간이 제대로 배일 수 있다. 튀김 옷을 만들 때 전분은 감자 전분과 옥수수 전분을 2대1의 비율로 섞었다. 감자 전분은 쫀득한 찹쌀의 느낌을, 옥수수 전분은 바삭한 느낌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물과 식용유를 약간 넣고 반죽은 크림 상태로 만들었다. 모델 박둘선씨는 “크림 상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종종 헷갈린다”고 털어놨다. ●소스 끓일 땐 밑바닥 타지 않게 저어줘야 해요 이제 탕수육 소스를 만들어야 한다. 집에서 만드는 소스는 음식점에서 만드는 소스보다 설탕을 적게 넣었다. 간장을 넣는 이유는 탕수육 소스의 색깔을 내기 위해서다. 소스를 끓일 때는 밑바닥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끔씩 저어줘야 한다. 식초는 기호에 따라 양을 조절해서 시큼한 맛을 조절하면 된다. 고기는 세 번가량 튀긴다. 처음 튀길 때보다 두 번째 튀길 때 온도가 더 높아야 더 바삭한 튀김이 된다. 두 번 튀긴 탕수육을 먹어보니 돼지고기 비린내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중국집에서 고기를 세 번 튀기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튀길 때는 중간중간 체를 사용해 공기가 맺히거나 엉키는 것을 풀어준다. ●야채는 끓이지 않고 그대로 먹으면 더 바삭해요 마지막으로 소스와 고기의 만남이다. 탕수육 소스에 튀긴 고기를 넣고 강한 불에서 치대도 되고 튀긴 고기에 소스를 뿌려 먹어도 된다. 탕수육 소스에 튀긴 고기를 넣고 치대는 경우를 골랐다면, 소스가 끓을 때 감자 전분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농도를 조절해준다. 박씨는 두 가지 방식이 아니라 소스에 찍어 먹는 방법을 선택했다. “탕수육 고기의 바삭한 맛이 좋아서”다. 아삭하고 바삭한 식감을 좋아한다면 야채를 소스에 넣고 끓이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별미다. 정리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기내식이 ‘보기보다’ 맛 없는 이유? 소음 때문”

    “기내식이 ‘보기보다’ 맛 없는 이유? 소음 때문”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여행의 ‘이벤트’ 중 하나는 단연 기내식이다. 지상에서는 돈을 줘도 사먹기 힘든 ‘메뉴’다 보니 기내식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막상 비행기 안에서 받아 본 기내식은 ‘보기보다’ 맛이 좋지 않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런던대학교 베리 스미스 교수는 영국 대표 민간항공사인 ‘영국항공’(브리티시에어웨이, British Airways)에 직접 탑승해 소음이 있는 상태와 없는 상태에서 같은 기내식을 시식했다. 스미스 교수는 소음이 없는 상태에서 기내식을 시식하기 위해 헤드폰을 착용했다. 그 결과 비행기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기내식을 먹었을 때, 음식을 혀로 느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음식과 재료 본연의 식감과 냄새까지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비행기를 탑승하면 느끼게 되는 저음의 윙윙거리는 소리와 진동은 고막을 자극하고, 이것이 혀가 단맛과 신맛, 짠맛 등을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스미스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비행기 내부의 건조한 공기와 고도-저기압의 환경에서, 낮게 윙윙거리는 백색소음은 단맛과 신맛을 구별하는 능력을 평소의 15% 가량 떨어뜨린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감칠맛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예컨대 맛이 강한 치즈나 조개류, 토마토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게 윙윙거리는 소음은 쓴맛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하며, 이것이 기내식의 본연의 맛을 완벽하게 느끼지 못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황화수소 추정…전남 영광서 악취 신고 “가스 냄새 난다”

    전남 영광에서 황화수소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30일 영광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0분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영광군 영광읍 모 연립주택 인근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120여건이나 접수됐다. 경찰, 소방당국, 영산강유역환경청 등 관계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당국은 이 주택 인근 하수도에서 악취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성분 분석 등에 나섰다. 영광군 관계자는 “하수도에서 황화수소가 검출됐다. 황화수소가 악취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근 화학물 취급 업체가 황화수소를 무단으로 버렸을 가능성이 있어 파악 중이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란법 가이드라인 정리 도움… 사회적 영향 지속 취재를”

    “김영란법 가이드라인 정리 도움… 사회적 영향 지속 취재를”

    제87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재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가 28일 오전 서울신문사 9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박 위원장을 비롯해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홍현익(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이상제(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다음은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제기된 지난 1개월간 서울신문 보도에 대한 의견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오늘 시행됐다. 그간 언론이 김영란법의 아리송한 상황이나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그려냈는데 이런 것보다 법 적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기관에도 청탁방지담당관이 생겼는데, 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사전보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사후보고 하면 되는지 문의했더니 모르겠다고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지면에 권익위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다시 한번 정리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 부분은 도움이 됐다. 기업들은 법상 언론사로 분류되지 않기 위해 사보를 없앴다. 향후 홍보인력이 줄어들 수 있고, 더 나아가 대학의 신문방송학과나 광고홍보학과의 경쟁률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교수들이 민간 기업의 세미나를 기피하는 경우 김영란법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김영란법이 사회의 각 부분에서 중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발생시키는지 앞으로 1년 정도는 별도 팀을 구성해서라도 꾸준히 취재해 주길 바란다. -주말판이 ‘주말엔 서울신문’으로 바뀌었는데 색다른 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부드럽고 재미있는 기사를 주로 담았고, 아기자기한 편집까지 더해져 주말에 가볍게 머리도 식힐 겸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주말판을 즐겁게 넘기다가 마지막 오피니언 페이지를 보면 다시 평일의 바쁜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피니언면의 경우 주말에도 평일의 지면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바꾸었으면 한다. 또 칼럼 등 오피니언면의 콘텐츠도 정치, 사회 등 시의성 있는 소재보다 문화, 예술, 먹거리, 영화, 문학, 여행 등에 대한 것을 섞어 보면 어떨까 싶다. -지난 8월 24일에 사회면 현장블로그 코너에 ‘고맙습니다, 고된 살림 힘이 된 수녀님 도시락’ 기사가 실렸다. 수녀님이 만들어 배달해 주는 도시락을 먹는 할아버지가 힘든 형편에 그 도시락을 먹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고 행복한지 편지로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이었다. 요즘 신문 지면에 드라마도 못 따라가는 험악한 얘기가 많은데 이렇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따뜻하고 인간 냄새가 나는 기사들이 더 많이 실리길 기대한다. 기사가 실린 것만으로 고마워할 만한 분위기인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이런 기사에 지면을 조금 더 할애해 주길 바란다. -지난 8월 26일 정책면에서 2~3년 내에 저출산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우려를 기사로 다룬 부분이 눈에 띄었다. 3개 기사를 함께 실었는데 현실문제를 부각시켜 독자들에게 알리고 정부에 관련 정책을 촉구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반면 저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동남아시아 등에서 사람들을 데려와야 하는 상황도 새롭게 벌어지고 있는데, 그런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는 기사도 있었으면 한다. -한진해운 물류대란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과 후폭풍을 미리 예견하고 기사나 사설에서 해법도 잘 제시했다. 특히 연관 산업 타격과 20조원 경제손실, 국가기간산업 중요성에 대해 피해 심각성을 잘 알려주었다. 지진 관련 보도에서는 기사 제목들이 좋았다. 지진재난경보체계의 허점을 보도하는데 ‘일본 20초 미국 49초 한국 9분’ 등 숫자 비교로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절묘한 제목을 만들었다. 사설에서도 대비책에 대해 기본부터 따져 보고 원전시설을 점검하고 매뉴얼을 새롭게 짜라고 잘 지적해 주었다. -서울신문에서 여는 정책포럼 1, 2회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게재됐다. 기사를 본 뒤 전문을 통해 각종 정보를 얻고 싶어 온라인을 찾았지만 요약본만 있었다. 향후 포럼이 계속된다면 온라인 전문 서비스도 받고 싶다.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 소통·신뢰·안전 3원칙… 님비 없이 ‘영원한 봉인’

    소통·신뢰·안전 3원칙… 님비 없이 ‘영원한 봉인’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남서쪽으로 3시간(240㎞)을 달리면 에우라요키시 올킬루오토 지역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 처분하는 ‘온칼로(ONKALO) 지하연구시설’이 나타난다. 핀란드 정부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이곳에 대한 영구처분 시설 건설을 승인했다. 2023년부터 지하연구시설에서 영구처분시설로 확장 전환돼 첫 가동에 들어간다. 지하연구시설은 처분시설의 안전성 실증과 인허가 자료 확보를 위해 처분 부지 지하 암반에 설치된다. 우리나라는 3년 뒤인 2019년 경주 월성 원전을 시작으로 영광 한빛·부산 고리(2024년) 원전 등 원전 내 고준위 방폐물 임시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가 된다. 지난 7월 고준위 방폐물 기본계획이 확정됐지만 입법(고준위 방폐물 관리절차법 제정)까지는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의 영구처분시설 가동 시점은 입법 이후 36년 후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높은 정부 신뢰를 바탕으로 발 빠르게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만들어 가는 핀란드, 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들의 움직임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20일 산소호흡기, 안전모, 고무장화, 손전등 등으로 무장하고 지하 437m에 위치한 온칼로 지하연구시설로 내려갔다. 차를 타고 내려가는 데만 15분이 걸렸다. 바깥과의 습도와 온도차 때문에 100여m 지점부터 안개가 끼어 있다. 최종 완성될 터널의 길이는 45㎞. 지금까지 5㎞ 정도를 뚫었다. 터널을 뚫는 데 쓰이는 폭발물과 시멘트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폭 3.5m 터널에는 핵폐기물을 밀봉한 캐니스터(보관통)가 10m 간격으로 놓여 있었다. 핀란드 방폐물 관리사업자인 포시바에서 12년째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지질학자 유하니 노로칼리오는 “향후 100년간 2600개의 캐니스터를 심을 계획인데 현재 16개 공간만 만들어진 상태”라며 “이곳은 실험시설을 넘어 최종 고준위 폐기물이 묻히는 장소인 만큼 암반을 뚫어 지형 성분을 조사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1983년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 부지선정에 대한 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해 17년이 지난 2001년 의회에서 올킬루오토를 영구처분 부지로 확정했다. 여기에는 9000t의 핵폐기물을 저장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핀란드의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은 1934t이다. 가동 중인 원전 4기는 핀란드 전체 전력 생산량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포시바의 모회사이자 원전을 운영하는 전력공기업 TVO 등이 추가로 3기를 다 건설하면 2020년 중반 핀란드 원전 비중은 60%로 높아진다. 핀란드에서 세계 첫 영구처분시설 인허가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데는 완전한 정보 개방을 통한 주민의사 확인, 정부에 대한 높은 신뢰, 안정적 에너지원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있었다. 주민 미카 라팔라(52)는 “모든 정보가 개방돼 있어 안전에 관한 한 정부를 믿는다”며 “신재생 못지않게 원전을 이용한 에너지 자립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쿠 바하산타넨 핀란드 지역개발 전문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실시된 2011년 3월 조사에서 국민 85%가 원자력이 절대 안전하다고 답했다”면서 “이는 원전 유치를 통해 2005~2011년 원전산업으로만 에우라요키에서 매년 평균 3000만 유로(368억원)의 세금이 걷히고 일자리가 느는 등 주민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킬루오토(핀란드)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영국에서 술 마시고 눈 떠보니 스페인? 현실판 ‘행오버’

    지독한 숙취를 느끼며 깨어나 보니,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영화 ‘행오버’ 시리즈에서는 과한 음주 이후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음주 후 황당한 일을 겪은 남성들의 사연을 소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런던 서부에 사는 요르단 아담스(33)라는 이름의 남성은 지난 해 어느 날 잠에서 깬 뒤 휴대전화도, 지갑도, 여권도 없는 상태에서 알 수 없는 장소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가 눈을 뜬 곳은 다름 아닌 장거리용 대형 버스의 화물칸이었고, 해당 버스는 뮌헨에서 200마일(약 320km)이나 떨어진 스위스 취리히에 멈춰 선 상태였다. 당시 이 남성은 동생이 있는 독일의 뮌헨을 방문 중이었는데, 전날 술을 과하게 마신 뒤 기억을 잃고 자신도 모르게 국경을 넘어 취리히로 가는 버스의 화물칸에서 잠이 든 것. 아담스는 자신이 묵었던 호텔도 기억하지 못한 탓에 결국 경찰을 찾아갔고, 그의 사정을 접한 경찰은 그가 기차를 타고 뮌헨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왔다. 또 다른 영국 남성인 알렉스는 잉글랜드 남동부의 에식스에서 친구들과 함께 거하게 술을 마셨다. 그리고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그가 있던 장소는 영국이 아닌 스페인 북동부의 바르셀로나였다. 그것도 위 남성처럼 버스도 아닌 비행기를 이용해 이동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당시 내가 어떻게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탑승까지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확실한 것은 내가 눈을 떠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스페인 특유의 냄새를 맡았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술을 마신 뒤 자신의 행적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흔히 ‘필름이 끊겼다’라고 말하는 증상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손상돼 나타나는 ‘블랙아웃’(BlackOut)이다. 알코올은 혈액을 통해 몸속으로 퍼져나가는데, 혈류 공급량이 많은 뇌의 경우 알코올로 인해 손상되기가 쉽다. 전문가들은 블랙아웃이 자주 반복될수록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커지며, 이 경우 전두엽이 손상돼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설치미술가 이불, 佛 공로훈장 받는다

    설치미술가 이불, 佛 공로훈장 받는다

    파리서 ‘새벽의 노래 Ⅲ’ 전시 등 한국 -프랑스 문화 교류에 협력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설치미술 작가 이불(52)이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예술 분야 협력을 이끈 공로로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받는다고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27일 밝혔다. 이불은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공식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파리의 팔레드도쿄 내 ‘명예의 공간’에서 대형 설치작품 ‘새벽의 노래 Ⅲ’를 전시했고, 북부도시 릴에서 열린 기획전시 ‘서울, 빨리빨리’전에 출품해 동시대 한국의 예술을 프랑스에 알렸다. 서훈식은 새달 7일 오후 서울 서소문로 주한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열린다. 그동안 국내 인사 가운데는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영화배우 윤정희·피아니스트 백건우 부부,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를 운영하는 전용준 태진인터내셔널 회장 등이 이 상을 받았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1980년대 말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불은 다양한 퍼포먼스와 설치, 오브제 작업을 통해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과 성 상품화 등을 비판했다. 1990년대 들어 과장된 신체와 괴물 형태의 조형물을 이용한 사이보그 시리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1997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 초대전에서는 날생선의 썩어 가는 냄새를 끌어들이는 파격적인 시도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에 이어 프랑스 퐁피두아트센터 등 주요 해외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다. 200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인류의 역사적 사건과 결합시켜 성찰과 비판의 시각을 제시하는 ‘나의 거대서사’ 시리즈를 이어 가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대진대학교, 매월 1회 ‘소외계층 주거환경개선사업’ 봉사활동

    대진대학교, 매월 1회 ‘소외계층 주거환경개선사업’ 봉사활동

    대진대학교가 27일 소외계층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행했다. 27일 오전 9시부터 실시된 이번 사업에는 대진대학교 자원봉사단 학생 및 교직원 그리고 대진국제자원봉사단(DIVA)가 참석했다. 소외계층 대상가구 선발은 포천시자원봉사센터의 추천으로 이뤄졌으며, 포천시 군내면의 대상가구 중 하나가 선정됐다. 이번 대상 가구는 기타 저소득가구로 알콜의존증이 있거나 허리 및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거동이 많이 불편한 주민들로, 오랜 시간 방치로 벽면이 더럽고 곰팡이 냄새가 심하며, 화장실과 주방 벽면이 공간 사이가 벌어져 바람이 많이 들어와 다가올 동절기 대비 난방과 대상자의 건강이 염려되는 경우가 많았다. 수리내용은 도배 및 장판교체, 주변환경정화 작업이었으며, DIVA의 도배, 장판 후원으로 교체 작업이 원활히 진행됐다. 한편 대진대학교가 진행하는 ‘소외계층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지난 4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매월 1회 진행되는 봉사활동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수암봉사단이 쓴 ‘노원구 양지마을의 희망일기’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수암봉사단이 쓴 ‘노원구 양지마을의 희망일기’

    서울의 동북쪽 노원구 끝자락에 동막골이 있고 그곳에는 양지마을과 희망촌, 그리고 합동마을이 있다. 40년 전부터 마을이 형성된 이곳은 옛 추억만 남아 있고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이 주인이 되어 있다. 양지마을과 희망촌, 그리고 합동마을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달동네로 남아 있으며 상계뉴타운 바람과 함께 투기의 대상이 되어 외지인들이 소유를 하고 있으며, 지금은 빈집으로 많이 남아 있어 마을은 빛을 잃고 흉가로 점점 변해 가고 있다. 이런 양지마을에 빛을 밝히고 기쁨과 희망을 안겨 주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광수 의원(국민의당, 노원5)은 수암사랑나눔이봉사단(단장 김갑수)과 함께 3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매주 일요일 마다 청소를 하고 어려운 가정을 찾아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양지마을은 쉽게 환경이 바뀌지는 않았다. 한쪽에서는 열심히 치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특히 음식물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려서 썩은 냄새는 차마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양지마을에 변화가 시작됐다. 마을 한 가운데에 100여평의 면적에 30~40년 된 묶은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나 어느 누구도 치울 것을 생각조차 못했다. 그러나 김 의원과 봉사단은 지난 3월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5일에 걸쳐 깨끗이 정비를 했다. 그리고 주민들은 마음에 변화가 생겨 더 이상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다. 이곳에서 처리한 양은 자그마치 1.5톤 트럭 3대와 대형 마대자루 280개가 되었다. 지금 그 자리에는 엄청난 노력과 정성을 쏟아 나무와 꽃이 자리를 잡았고 나비가 날아오고 새들이 지저귀는 나비정원이 조성됐다. 이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고 주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또 다른 고민이 있었다. 언덕으로 형성된 긴 골목길의 열악한 환경은 늘 고민거리였다. 또 다시 결심을 하고 엊그제 이틀(24일, 25일)동안에 팔을 걷어 올렸다. 우선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곳이 너무 지저분하고 관리가 안 되어 동네가 흉흉해 보이니 정비를 하겠습니다. 그러니 치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하고. 승낙을 받고 대략 200m 넘는 높은 언덕의 골목길에 있는 잡쓰레기와 지저분한 천막 등을 모두 철거하고 국화꽃을 놓아두니 밤이 되었고, 골목길은 마치 멋진 카페 거리와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24일 작업을 마쳤다. 25일은 10시부터 중요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사전에 흰색으로 칠을 한 벽면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화가가 와서 밑그림을 그려 주었고 봉사단원들은 붓을 들기 시작했다. 하나 둘씩 작품이 만들어졌다. 이곳저곳에서 웃음과 환호가 터졌다. 나비가 그려지고 꽃이 그려지고 참으로 신비로운 시간이었다. 주민들은 벽화를 보면서 “너무 좋아요. 정말 좋아요” 하며 어쩔 줄 몰랐다. 모든 벽면의 작업을 마치니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김 의원과 수암사랑나눔이봉사단은 마을에 빛을 밝혔으며, 지역 주민에게는 기쁨과 희망을 안겨 주었다. 주민들은 “힘이 들어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살맛나는 마을을 만들어 주니 너무나도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했다. 봉사단 김갑수 단장은 웃음을 띠며 함께 고생한 단원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으며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변할 줄은 몰랐다” 라고 했다. 일을 마친 김광수 시의원은 “지역주민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환한 모습을 보게 되어 무엇보다도 기쁘고, 마을 주민이 마음을 열고 함께 해 주어서 정말 감사하다“ 라고 했다. 한편 양지마을 나비정원에서는 28일 10시에 민간주도의 깨끗한 마을가꾸기 ‘행복 홀씨 입양사업’협약식이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변 녹회색 육중한 존재감… 1·2층 상가만 남고 사라진 터전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변 녹회색 육중한 존재감… 1·2층 상가만 남고 사라진 터전

    서울 구도심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전체적으로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다. 도성 안의 물 또한 지형을 따라 대체로 서쪽에서 동쪽을 따라 흐른다. 그 중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지금의 청계천이다. 상하수도가 없던 시절에는 물의 흐름이 곧 사회적 위계였다. 수원지에 가까운 인왕산, 북악산 기슭에는 궁궐과 세도가들의 주거지가 들어섰다. 하류로 갈수록, 즉 물의 오염도가 높아지는 것에 비례해서 거주민들의 삶은 팍팍해졌다. 청계천의 원래 이름은 ‘개천’(開川)이다. 문자 그대로는 ‘열린 하천’이지만 그 의미는 자연 하천이 아닌 ‘내를 파낸’ 하천이다. 경인 아라뱃길과 합류하는 굴포천의 또 다른 이름이 ‘판개울’인 것과 비슷하다. 도성의 젖줄이나 다름없어서 조선 시대부터 이 하천을 관리하는 것은 정부의 큰 관심사였다. 태종은 ‘개천도감’(開渠都監)이라는 전담 부서까지 마련할 정도였고, 조선 후기의 영조는 대대적인 준설 사업을 벌이고 호안 석축을 쌓아 구불구불하던 물길을 바로잡았다. 청계천(淸溪川)이라는, 상황의 묘사라기보다는 희망 사항에 불과한 이름이 붙은 것은 일제강점기다. 총독부의 사업으로 이 하천의 여러 지류가 복개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청계천 본류에 대한 다양한 복개 및 도로, 철도 계획까지 등장했다. 다만 실제로 실행에 옮겨진 것은 미미했다. 준설로도 청계천의 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1930년대 청계천 변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 바로 박태원의 ‘천변풍경’이다. 박태원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저자이며, 영화감독 봉준호의 외조부이기도 하다. 특히 ‘카메라 아이’(camera eye)로 일컬어지는 그의 소설 작법은 훗날의 명감독 외손자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아 흥미롭다. 1절 ‘청계천 빨래터’에서 시작해 50절 ‘천변풍경’으로 끝나는 이 소설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필원이네, 칠성 어멈 등을 위시한 동네 아낙들은 청계천 변에서 빨래를 하며 온갖 잡담을 나누는가 하면 ‘신전집 주인의 장구 대가리 처남’은 물지게를 지고 천변에 나온다. 그러나 그 물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마시기는커녕 빨래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빨래터가 사실은 개천가의 샘물이 솟는 곳에 있었으며, 심지어 유료였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 나머지 청계천의 물이 어떠했는지는 다음의 구절이 잘 말해 준다. ‘…그 불운한 중산모는 하필 고르디 골라, 새벽에 살얼음이 얼었다가 막 풀린 개천물 속에 빠졌다. 상판대기에 불에다 덴 자국이 있는 깍정이 놈이 다리 밑에서 뛰어나와 얼른 건졌으나, 시꺼먼 똥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코에다 갖다 대보지 않더라도 우선 냄새가 대단할 듯싶다….’ # 물길은 덮이고 찻길은 뚫리고 일제강점기인 1937년, 그리고 1955년에 무교동 인근 구간이 일부 복개된 것을 제외하면 저 ‘청계천 똥물’이 시민들의 시야에서 본격적으로 사라진 것은 개발시대에 들어서였다. 1958년부터 1977년의 기간 동안 광통교에서 시작해 중랑천 조금 못 미친 지점까지 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복개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와 거의 동시에 청계 고가도로가 놓이면서 청계천은 서울을 동서로 잇는 중요한 간선도로가 됐다. 그 물리적인 서쪽의 끝이 태평로였다면 동쪽 끝은 용두동 인근이었다. 하지만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의 저자인 손정목의 증언에 따르면 그 훨씬 너머 아차산 인근에 있던 ‘미군 위락 시설’ 워커힐 호텔이 청계천 고가도로의 궁극적인 목적지였다. 외화벌이 등을 목적으로 이미 1961년부터 추진돼 오던 국가적 사업이었다. 청계천이 복개되고 그 위에 고가도로가 놓이게 되면서 판잣집들이 즐비하던 천변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69년 세워진 삼일 아파트다. 7층 높이에 무려 24개동, 어마어마한 대규모 건물군이었다. 창신동과 숭인동, 그리고 청계천 맞은편의 황학동 일대를 가득 채운 빽빽한 빌딩의 숲이었다. 그 사이를 누비며 달리는 청계 고가도로, 그리고 마침 비슷한 시기인 1968~1971년 사이에 세워진 김중업의 삼일 빌딩과 함께 청계천 일대는 바야흐로 개발 시대 서울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올랐다. 아직 도시 구조상 한강이 사람들의 인식에 깊게 들어오기 전이었다. 청계천은 수도의 대동맥 같은 지위를 부여받았다. 복개된 상판 아래 저 어둠 속에는 도시의 온갖 오물을 담은 탁한 물이 여전히 흘러가고 있었지만, 그 위의 세상은 딴판이었다. 삼일 아파트는 흔히 청계천을 꽉 채우고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실상은 좀 달랐다. 총 24개 동 중 절반인 12개 동은 청계천 남쪽 황학동에 있었다. 그리고 북쪽의 나머지 12개 동도 6개동씩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창신동과 숭인동에 자리 잡았다. 이 두 그룹 사이는 민간 투자 부지로 그 길이가 무려 250m였다. 간단히 말해서 삼일 아파트는 청계천변 양쪽에 서로 멀리 떨어진 세 그룹으로 분산돼 지어졌던 것이다. 삼일 아파트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던 민간 투자 부지에 개발의 바람이 불면서 대형 건물 3개가 들어섰다. 그중 가장 동쪽에 있으면서 가장 큰 건물이 바로 현대건설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숭인 상가아파트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1979년 10월 22일 사용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오니 이 연재에서 다뤄 온 다른 건물들에 비해 건립 연대가 한참 늦다. 그 2년 전인 1977년 11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분양 사건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강남, 강북의 시대가 열리던 시점이었다. 이 건물이 지어지던 당시는 이미 청계천 복개 공사 및 청계천 고가도로 공사도 다 끝난 다음이었다. 삼일 아파트가 완공된 지는 무려 10년이 다 된 시점이었다. 다만 ‘숭인 상가아파트’로 검색되는 1970년대 초반 신문 기사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건립 연대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한 검증이 필요하다. # 숭인 상가아파트 두께 삼일 아파트 두 배 넘어 숭인 상가아파트는 중후장대한 건물이다. 길이가 81m에 달하며 지하 1층 지상 8층이다. 게다가 중복도형이라 건물의 두께가 이웃인 삼일 아파트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연면적은 무려 19920.99㎡에 달하고 246가구가 거주한다. 지금도 청계천 건너편에서 이 건물을 바라보면 그 존재감이 상당하다. 어지간한 광각 렌즈가 아니면 한 번에 잡히지도 않을 정도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최초의 아파트로 평가되는 충정 아파트를 연상케 하는 녹회색 타일(내지는 타일 위 도색)로 전면과 후면이 마감돼 있어 더욱 육중한 느낌이 든다. 3층까지는 점포와 사무실, 그 이상은 아파트로 돼 있어 주거와 상업의 복합 비율도 상당히 높다. 이 지역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을 상대로 하는 거대한 동대문시장 권역인 탓이겠지만, 상가의 업종은 보일러, 금속, 배관, 피혁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과는 무관하다. 그 점은 건물 인근의 신설동종합시장이나 동묘시장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워낙 다양한 시장이 주변에 많기 때문에 생필품 구입 등에 불편이 있을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황학동 삼일 아파트가 있던 곳에 세워진 거대 주상복합 단지 안에 대형 할인 매장도 들어가 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숭인 상가아파트는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아주 명확한 좌우 대칭의 구도를 갖고 있다. 좋게 말하면 질서정연하고 나쁘게 말하면 단조롭고 지루하다. 다만 발코니를 통해 저층부의 상가와 그 위의 공동주거 부분에 살짝 변화를 주려고 했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중복도 건물이라 당연히 주거 가구의 절반이 북향인데 이 역시 전면과 같은 디자인의 외관이다. 특이한 것은 주차장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계획된 듯한 넓은 주차장이 지하층에 있다. 자동차가 보급되고 있었던 당시의 시대상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이 정도 투자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과 제도의 강제력이 필요하다. 우연이었을까. 건축물 관리대장상 사용 승인을 받은 1979년은 주차장법이 제정된 해이기도 했다. 옥상에 올라보면 이 일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부분에서 청계천이 완만하게 꺾이기 때문에 시야가 더욱 넓게 느껴진다. 옥상에는 녹색 방수액이 칠해져 있고 빨래가 조금 널려 있으며 각종 장비가 놓여 있을 뿐 별다른 사용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우뚝우뚝 솟은 환기탑들이 마치 설치 예술 같은 느낌을 줄 뿐이다. # 새로운 ‘천변풍경’ 숭인 상가아파트 옥상에서 내려다본 청계천은 박태원이 ‘천변풍경’에서 묘사한, 그 똥물 흐르는 도시의 시궁창도 아니고, 고가도로 위로 자동차가 씽씽 달리던 개발시대의 그 모습도 아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청계천은 2003년 7월 1일부터 2005년 10월 1일까지 복개된 상판과 고가도로를 걷어 내면서 다시 햇빛을 보게 됐다. 전기 모터로 물을 순환하므로 더이상 자연하천이 아니고, 녹조 문제도 종종 일어나며, 무엇보다 졸속으로 무리하게 진행된 일이라 ‘복원’이라는 말을 붙일 수조차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수 관로가 별도로 설치돼 천연의 하수도 역할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 그러나 소위 합류식 구조의 한계로 큰비가 오면 오수가 유입돼 겨우 만들어진 생태계는 해마다 문제를 일으킨다. 다만 평소에는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고 각종 물고기, 심지어 새들도 많이 보인다. 이 주변은 현재 서울 시내에서 새로운 상가아파트가 가장 많이 지어지고 있는 곳의 하나이기도 하다. 청계천 일대는 주거와 상업의 복합지수가 높은 지역으로 계속 변신 중이다. 그 원조 격인 삼일 아파트는 어떻게 되었을까?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아직 남아 있다. 청계천 맞은편의 황학동 쪽은 완전히 없어졌으나 창신동과 숭인동 쪽은 그렇지 않다. 다만 구조안전진단, 그리고 주민과 상인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1, 2층의 상가만 남기고 그 위의 아파트는 완전히 철거돼 없어졌다. 박태원이 천변풍경을 1937년에 쓴 것을 감안하면 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중 재봉이와 창수, 그리고 이쁜이와 금순이는 중년의 나이가 됐을 때 삼일 아파트에 살면서 청계천이 복개되고 그 위에 고가도로가 놓이는 것을 바라보았을 수도 있다. 한때 삶의 터전이었던 청계천이 마치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어둠 속으로 유배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은 어떠했을까. 그러나 인간이 만드는 도시에 영원이란 없다. 그 청계천은 불과 30년 남짓한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때와는 또 다른 ‘천변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세상에 대한 인간의 온갖 욕망 또한 여전히 그 위에 떠내려간다.
  • 델타항공 여객기서 삼성 태블릿 발화…갤노트7과의 연관성은?

    델타항공 여객기서 삼성 태블릿 발화…갤노트7과의 연관성은?

    델타항공 여객기 내에 실린 삼성전자의 태블릿에서 연기가 나 항공기가 회항하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갤럭시노트7과의 연관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델타항공의 보잉 767-400 여객기가 기내에서 발생한 연기로 인해 영국 맨체스터로 긴급 회항했다. 해당 내용은 글로벌 항공산업 전문사이트인 ‘디 에비에이션 헤럴드’(The Aviation Herald)를 통해 알려졌다. 당시 탑승했던 승객들은 연기가 일등석 쪽에서 피어났고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전했다. 정비팀은 기내 좌석 밑에서 삼성전자 태블릿을 발견했다. 이 기기는 발열과 함께 연기가 나는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을 보였다. 해당 항공기는 맨체스터공항에 2시간 30분 동안 머물렀다가 예정된 시각보다 3시간 늦게 암스테르담에 착륙했다. ABC뉴스도 델타항공과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같은 내용을 보도했으며, 이 매체는 미 연방항공청(FAA)이 이번 사안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델타항공 관계자는 좌석 등받이를 뒤로 넘기거나 반대로 수직으로 세우는 과정에서 태플릿이 좌석 안쪽으로 떨어져 틈새에 끼인 것으로 보인다고 ABC뉴스에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경우는 외부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 노트7과 관계가 없으며 델타항공과 협조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