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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상계동 수락산 대형 산불…발생 3시간 되도록 진화 안돼

    서울 상계동 수락산 대형 산불…발생 3시간 되도록 진화 안돼

    1일 오후 9시 8분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3시간이 지난 2일 0시 9분 현재까지도 진화되지 않고 있다.불은 상계동 한신아파트 동남쪽에 있는 상계주공아파트 13∼14단지 뒤 귀임봉 밑 5부 능선에서 처음 발생해 정상 부근으로 향하며 띠를 형성했다. 서쪽에서 산을 바라보면 수락현대아파트 뒤 제2등산로와 한신아파트 뒤 제3등산로 사이 일대에서 불이 났다. 불은 5부 능선에서 처음 발생, 오후 10시 4분쯤 7∼8부 능선을 거쳐 10시 30분 9부 능선을 통과한 다음 11시에 정상까지 도달했다. 소방당국은 지금까지 산 6600㎡가 탔다고 추정했다.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수락산 안에 있는 14개 사찰에도 화재 상황이 전파됐다. 다만 화재와 사찰들 거리가 멀어 사찰 내 인원들을 대피시키지는 않았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소방당국은 차량 48대와 소방, 경찰, 군, 구청 직원 등 총인원 1078명을 투입해 진화 중이다. 고압 펌프 2대를 배치해 산 정상까지 호스를 올려 물을 뿌리고 있다. 현장에는 초속 5m의 북서풍이 불고 있어 진화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야간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는 투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신아파트 인근 수락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안전처는 오후 9시 30분쯤 인근 주민과 야간등산객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노원구청은 전 직원 동원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동일로 242길 노원구 상계동 인근 지역 교통이 화재진압 작업으로 혼잡하니 우회하라는 안내를 트위터에 올렸다. 화재로 연기 냄새가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노원구 한 주민은 “불타는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계속 번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 그간 워낙 가뭄이 심했다”고 우려하며 “불이 내려오지 않고 위쪽으로 향하는데 그쪽은 민가 쪽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퇴근 시간 막바지 발생한 산불과 진화작업으로 노원역에서 수락산역 사이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수락산은 서울 상계동과 경기도 의정부시, 남양주시 경계에 있다. 수락산에선 3월에도 의정부시 쪽에서 등산객 실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1시간 40여분 만에 약 5000㎡가 탄 적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상계동 수락산 대형 산불…“아파트 가까운 곳까지 내려와”

    서울 상계동 수락산 대형 산불…“아파트 가까운 곳까지 내려와”

    1일 오후 9시 8분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 대형 산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에 나섰다.불은 상계동 한신아파트 동남쪽에 있는 상계주공아파트 13∼14단지 뒤 귀인봉 밑 7부 능선에서 정상 부근으로 향하며 100m 길이의 띠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신아파트 인근 수락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안전처는 오후 9시 30분쯤 인근 주민과 야간등산객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노원구청은 전 직원 동원령을 내렸다. 서울시는 동이로 242길 노원구 상계동 인근 지역 교통이 화재진압 작업으로 혼잡하니 우회하라는 안내를 트위터에 올렸다. 상계주공 14단지 한 주민은 “타는 냄새가 많이 나고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어서 최초에 본 것보다 불길이 더욱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규모가 큰 편”이라고 밝혔다. 오후 10시께 차량 27대가 투입돼 진화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말빛 발견] ‘집다’와 ‘짚다’ 구별하기/이경우 어문팀장

    ‘구분’(區分)과 ‘구별’(區別)은 비슷한 데가 있다. 둘 다 ‘나누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렇지만 구별된다. 구별된다는 건 차이가 있다는 뜻이 된다. ‘구별’에는 ‘나누다’에 이 ‘차이’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차이를 알려면 쪼개 보고 헤아려도 봐야 한다. 그래야 대상을 알 수 있고 나눌 수 있다. 공과 사를 구별하는 일도 뭔가를 알아야 된다. ‘구분’에는 단지 대상을 나눈다는 의미만 있다. 구분과 구별은 이렇게 갈라진다. ‘집다’와 ‘짚다’는 ‘구별’된다. 세밀하게 확대하면 차이가 꽤 보인다. ‘집다’에는 ‘손’이, ‘짚다’에는 ‘더듬이’가 있다고 하면 좋을 듯하다. 그러니 ‘구슬을 집다’가 된다.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을’ 때도 손을 사용한다. ‘가리키다’라는 추상적 의미로 ‘집다’를 쓰는 것도 손으로 가리키는 데서 비롯한다. ‘그를 범인으로 집었다.’ 이렇게 ‘집다’는 손과 관련이 깊다. 개미는 더듬이가 두 개 있다. 이 더듬이를 먹이에 대 보고 더듬는다. 그러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한다. 더듬이는 냄새를 맡는 능력도 뛰어나서 이동하는 방향을 잡는 데도 쓰인다. ‘짚다’에는 이 더듬이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땅을 ‘짚고’, 벽을 ‘짚는다’고 한다. 목발을 짚을 때도 마찬가지다. 모두 바닥에 대는 일이다. 대거나 더듬는 데는 손보다 더듬이가 더 섬세하다. 그러니 이마를 ‘짚는다’. 상황을 헤아리거나 짐작하는 일도 ‘짚다’가 된다. ‘속내를 짚어 보다’라고 한다. 시비를 가리는 일은 ‘짚고 넘어가다’이다.
  • 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서울시민청서 참여행사

    서울시치과의사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후원하는 ‘제2회 서울시민 구강보건의 날’ 행사가 다음달 9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지하 서울시민청에서 열린다. 치과의사회는 지난해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구강보건의 날’(6월 9일)을 기념하고 서울시민에게 구강보건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이번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서울시청 인근 청계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하는 홍보부스는 무료 구강검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구강 세균검사와 입 냄새 검사, 이갈이·코골이 상담, 치아사랑 배지만들기, 치과의사 체험 포토존도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인터넷 홈페이지(www.sda.or.kr)에서는 치아사랑 UCC 공모전, 치아사랑 키즈대잔치, 내가 치아의 날 행보대사 등의 이벤트도 운영한다. 치아사랑 UCC 공모전은 ‘구강건강은 OOO이다’를 주제로 20초 이상 3분 이내의 애니메이션, 영화, 다큐멘터리, 광고, 뉴스 등 모든 형식의 UCC면 응모가 가능하다.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팀이나 개인에게는 상금 50만원을, 2위는 30만원을 시상한다. 응모자 중 50명을 추첨해 3만원 상당의 커피상품권도 준다. 치아사랑 온라인 퀴즈대잔치는 7문항을 모두 맞춘 정답자 333명을 추첨해 1만원 상당 커피상품권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치아의 날 홍보대사 이벤트에 참여한 200명에게는 5000원 상당의 커피상품권을 증정한다. 서울지역 치과와 초·중학교에 배포한 플래카드를 찍은 다음 서울시치과의사회 페이스북 구강보건의 날 홍보대사 이벤트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에 사진을 업로드하면 된다. 치아사랑 온라인 퀴즈대잔치와 플래카드 이벤트는 다음달 9일까지이며, 결과는 오는 19일 발표한다. 다음달 8일 경희대치과병원에서는 건치아동선발대회가 진행된다. 25개구 1차 예심을 거친 건치아동 50명을 대상으로 최종 입상자를 선발해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시상한다. 이상복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은 “구강건강은 정기적인 점검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다음달 9일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운영하는 만큼 시민들이 참여해 구강건강의 중요성과 관심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섶에서] 장터/최광숙 논설위원

    어릴 적 어머니가 시장 보러 나가면 얼른 따라나섰다. 어머니 치마꼬리 잡고 시장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맛난 것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것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았다. 이제는 어머니 조르는 재미도 없건만 여전히 시장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한다. 깔끔하고 잘 차려진 마트보다는 사람 냄새가 나는 소박한 장터가 좋다. 여행을 가도 제일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이 시장이다. 아침 일찍 번개시장이 열려 밭에서 바로 따온 농산물을 만날 수 있으면 운 좋은 날이다. 어느 겨울 기차역 앞 시장 국밥집에서 먹던 따뜻한 순댓국밥도 추억이 된다. 요즘 먼 길을 떠나지 못해도 서울 도심에서 장터를 만날 수 있다. 얼마 전 청계광장에 선 장터에서는 시골에서 국산 콩으로 직접 만든 청국장 등을 잔뜩 샀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장터에서 한 할머니가 만든 조각 이불을 건졌다. 조각 천을 이어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불인데 할머니 품값도 안 될 1만원이다. 얇아서 여름에 덮으면 딱 좋을 듯해 구입했다. 먹을거리, 볼거리에 열심히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장터 아닐까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 변색 없고 냄새 배지 않는 ‘자기 냉장고’ 첫선

    변색 없고 냄새 배지 않는 ‘자기 냉장고’ 첫선

    삼성전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포슬린(백자) 소재를 사용한 냉장고 ‘셰프컬렉션 포슬린’을 선보였다. 포슬린 소재는 표면에 기공이 없어 양념, 소스, 국물 등이 흘러도 변색하거나 냄새가 스며들지 않는다. 간단히 물로 닦기만 해도 미생물이 100% 제거된다고 삼성전자는 소개했다. 삼성전자 개발팀과 디자인팀은 약 2년 동안 7개국을 돌며 수백 가지 테스트를 거쳐 포슬린 소재를 선정, 냉장고 내부에 적용했다. 셰프컬렉션 포슬린은 원료를 빚어 초벌·재벌로 2번 구운 뒤 보강재를 입히고 연마하는 단계를 거쳐 제작된다. 여기에 방탄복에 쓰이는 섬유 소재인 아라미드가 보강돼 500g의 금속 구를 약 1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강도를 갖추게 된다. 약 40일 동안 총 27단계 공정을 분야별 전문가들이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중국, 영국 등에서 선정한 포슬린 소재 원료는 일본에서 굽고, 한국 광주공장에서 최종 조립된다. 915ℓ용량에 출고가는 1499만원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박근혜 졸음’ 보도에 신동욱 “생리현상마저 공격…비열정치 극치”

    ‘박근혜 졸음’ 보도에 신동욱 “생리현상마저 공격…비열정치 극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 중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였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비열정치의 극치 꼴”이라고 30일 말했다.신 총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재판 중 꾸벅꾸벅 졸아, 갑론을박’ 생리현상마저도 공격하는 것은 비열정치의 극치 꼴이고 인민공화국 흉내 낸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재판 중 꾸벅꾸벅 졸다가 목운동도 하고 지지자에게 미소를 보낸 것은 가장 인간다운 모습 격이고 사람 냄새 풍기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2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재판이 길어지자 오후 8시부터 20분가량 자리에 앉아 조는 모습을 보였다. 잠에서 깬 박 전 대통령은 졸음을 쫓으려는 듯 목 운동을 하기도 했다. 재판이 끝난 뒤애는 방청석의 시민 4명이 자신을 향해 “진실이 승리한다는 걸 보여주세요”라고 외치자 이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 해수부 장관 “노무현은 나쁜 남자, 문재인은 교회 오빠 스타일”

    전 해수부 장관 “노무현은 나쁜 남자, 문재인은 교회 오빠 스타일”

    “노무현은 나쁜 남자 같았고, 문재인은 착한 교회 오빠 같았다.”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차관을 지낸 최낙정 전 장관이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스타일을 비교했다.최 전 장관은 최근 발간한 서적 ‘너무 다른, 너무 같은 두 남자 이야기’에서 “두 사람은 철학과 원칙은 공유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스타일이 너무 대조적이었다”며 이같이 평했다. 1975년 해운항만청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2008년 8월 해수부 장관에 임명될 당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이었다. 그는 2003년 3월 참여정부 출범과 동시에 해수부 차관으로 승진했고, 불과 6개월 뒤 해수부 장관으로 발탁됐으나 ‘설화’에 휘말려 14일 만에 옷을 벗어야 했다. 최 전 장관은 ‘두 남자 이야기’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추억, 문 대통령과 작년 7월 2박3일 일정으로 함께 독도·울릉도를 여행했던 기억을 담았다. 최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토론을 즐겼으며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던 ‘진정한 보스’라고 기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출신 지역이나 대학에 대한 편견이 없고, 그냥 일 잘하면 누구나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 “노무현은 문재인을 친구라고 했지만, 문재인은 노무현을 공손하게 상관으로 모셨다”며 “둘은 정말 대조적이면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환상적인 콤비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

    [이재무의 오솔길]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

    평상이 없다/예비군복과 기저귀가 없다/새댁의 나이아가라 파마가 없다/상추와 풋고추가 없다 줄넘기 소리가 없다/쌍절봉이 없다 씨멘트 역기와 통기타가 없다/골목길 멀리 내뱉던 수박씨가 없다/항아리가 없다 항아리 뚜껑 위에 감꽃이 없다/모기장이 없다 모기를 잡던 박수소리가 없다/모기장을 묶어 매던 돌덩어리 네 개가 없다/고무신이 없다 고무신 속 빗물 한 모금이 없다/안테나가 없다 안테나를 돌리는 작은 손이 없다/잘 나와? 잘 나오냐고? 안마당에 내려놓던 고함이 없다/우리 집은 잘 나오는디 염장을 지르던 옆집 아저씨의/ 늘어진 런닝구가 없다 (중략)/근데, 이 많은 것들이 언제 내 머릿속에 처박혔나?(이정록, 시 ‘옥상이 논다’ 부분)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우리 생활 주변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다. 살다 보면 사라져 가는 것들이 불쑥 애틋하게 눈에 밟혀 오는 때가 있다. 그중 생각나는 목록 몇 가지를 순서 없이 떠올려 본다. 골목길, 공중전화, 이발소, 정미소 등등. 한때 요긴했으나 지금은 기억에서 멀어진 생활의 세목들이 새록새록 눈에 밟혀 온다.미로처럼 어지러운 좁은 골목길은 생활에 다소 불편을 초래했지만 얼마나 많은 인정을 꽃을 피웠던가. 키 작은 처마와 처마가 연달아 맞닿아 있어 한낮에도 짙게 그늘이 고여 있던 질척한 골목길. 이쪽 집 창문을 열고 저쪽 집 열린 창문을 향해 갓 쪄낸 고구마나 옥수수, 밀개떡 등을 건네기도 하고, 송이눈이 내리는 겨울밤 술 취한 홀아비의 코 고는 소리가 낮은 블록 담을 넘어가 낯가림 없이 과부댁으로 성큼 걸어 들어가고 가는 비 오는 어느 여름날 저녁 이웃집 고등어구이 냄새가 배고픈 남매의 공복 위로 스멀스멀 기어오르기도 했던 골목길. 늦은 저녁 나이 어린 누이와 함께 집 앞에 쭈그려 앉은 채 저쪽 끝에서 빈 도시락 주머니를 흔들며 돌아올 어머니를 기다리던 골목길. 새벽마다 두부장수 방울 소리가 창문을 흔들고, 조간을 돌리는 고학생의 성급한 발자국 소리가 아침잠을 깨워 흔들어 대던 골목길. 백내장 앓아 대던 가등 아래 서로 더운 숨을 탐하던 늦은 밤의 연인들 실루엣이며, 이집 저집에서 흘러나온, 온갖 소리의 넝쿨들과 온갖 색깔 범벅의 냄새들이 주인 몰래 저희끼리 희희낙락 짝짓기하던 우리 한때의 자궁이었던 그곳, 그 골목길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없다. 모던의 상징이었던 공중전화. 뜨겁고 짜고 싱겁고 차갑던 사연들을 분주히 실어 날았던 공중전화.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뜻 모를 그리움이 까닭 없이 마음의 우물에 가득 차 출렁이던 공중전화. 영하의 매서운 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 저녁 길게 늘어선 줄이 빨리 줄어들기를 기다리며 언 발을 동동 구르면서 차갑게 식은 청색의 손을 호호 불어 대던 추억의 공중전화. 한 시절 시쳇말로 뭇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잘나가던 모던 보이, 모던 걸들이 이제 늙은 창부처럼 누군가 덜커덕 떨어뜨린 마음 한 조각을 허겁지겁 삼키고 있는 공중전화가 우리 시대 낡은 서정시같이 잘 보이지 않거나 후미진 곳에 함부로 방치돼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로 시작되는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시 ‘삶’이 무채색 벽면에 걸려 있던 천장 낮은 이발소. 장 프랑수아 밀레의 부부가 기도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만종’이 걸려 있던, 금성 라디오에서 구성진 유행가 가락이 흘러나오던, 국수 내기 장기 놀이가 자주 벌어지던, 늘 서울이 그리운 늙다리 총각들이 무나 참외를 깎아 먹으며 음담패설을 주고받던,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겨운 장삼이사들이 모여 앉아 가뭄 얘기, 조합 빚 얘기, 자꾸만 그리운 서울 얘기 등으로 까닭 없이 흥미진진하던 곳, 정겨운 이발소가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눈에 띌 뿐 멸종 신세로 전락해 가고 있다. 어찌 이뿐이랴. 정미소, 떡 방앗간, 하꼬방, 연탄구이 집, 지하다방, 작부 집 등속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추억의 목록들이 이름만 남긴 채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다. 시편 ‘옥상이 논다’는 이제 이곳 현실 속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지난 연대의 살가운 풍경이다. 다 해진 런닝구를 입고 염장을 지르던 이웃 아저씨가 간절하게 그리워지는 여름날이다.
  • [역사속 공무원] 담배 1태면 감찰자리도 샀다

    [역사속 공무원] 담배 1태면 감찰자리도 샀다

    누워서 흡연하면 잡아서 신문 재배지 늘자 금지 상소 빗발쳐 “범법자 양산” 금연법 결국 좌초 담배는 광해 8년인 1616년 일본에서 들어왔으며, 급격히 확산돼 60여년 뒤에는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 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은 일본에서 재배되던 풀인데 잎이 큰 것은 7, 8촌(寸)으로 가늘게 썰어 대나무나 은으로 만든 통에 넣어 피우는데 맛은 쓰고 매우며, 가래 치료와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담배에 대해 설명했다. 또 오래 피우면 간을 상하게 하고 눈을 어둡게 한다고 했다.숙종실록 8권 1679년 7월 12일자에는 집사(執事)들에게 향소에서는 예를 갖추도록 지시했으나, 기대거나 누워 담배를 피웠다며 임금이 이들을 모두 잡아 신문하고, 보고하지 않은 감찰관도 함께 신문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임금이 승지와 집사들에게 왕실 제사 때는 담배를 피우지 말 것을 직접 지시한 기록이 실록 여러 곳에 있다. 담배가 부정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정조 1년인 1777년이다. 임금은 “술과 냄새나는 채소를 먹지 말라는 조항은 있지만,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조항은 없다. 공연히 담배를 못 피우게 해 시끄러운 일만 야기되었다. 담배는 기호품인데 제사를 지내는 날이라고 생각이 안 나겠는가. 앞으로는 술만 금하도록 하라”고 명했다. 18세기 초에는 담배 재배면적이 급격히 늘어 금지를 요청하는 상소가 잇따랐다. 영조실록 39권 1734년 11월 5일자는 장령 윤지원의 상소로 “담배의 해독은 술보다 더욱 심하니 과조(科?)를 엄격히 제정하여 시골에서는 심지 못하게 하고 점포에서는 판매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60여년 뒤에 담배의 재배면적은 더욱 늘어났다. 호남 위영사 서영보는 “고구마는 번식력이 좋아 10년이 지나지 않아 지금의 담배나 수박처럼 전국 어디서나 물과 불처럼 흔하게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1797년 정조는 사복사 제조 이병모와 농정 전반에 관해 논의하던 중 “남초를 심은 전지에 모두 곡식을 심게 하면 몇만 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하자 이병모 역시 “기름진 토지에 다 남초를 심으니 이것이 가장 애석합니다”라며 담배 재배금지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보고했다. 담배 금지 상소가 잇따를 만큼 담배 재배면적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당연히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주요 뇌물수단이 될 정도로 가격이 좋았다. 숙종실록 6권 1677년 12월 4일자는 무인 서치가 담배 1태(?·말 한 마리에 실을 수 있는 양)를 이조판서의 사위에게 뇌물로 주고 감찰에 제수되었으며, 집의(執義) 안의석은 금을 주고 관직을 구했으니 삭탈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1870년 12월에는 보은군수가 뇌물을 받아 처벌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고장의 수령이 담배 100근을 또 뇌물로 받아 고종이 노발대발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식량공급에 문제가 될 정도로 담배의 경지 잠식이 심각했지만, 역대 임금들이 금연령 또는 재배금지령을 미룬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순조 8년인 1808년 11월 19일 보문각에서 열린 역대군감 강론에서 임금은 “이른바 남초가 위와 담을 치료하는 데는 유효하다 하지만, 과연 그런지는 의문이다. 근래 들어서는 세속의 풍습이 이미 고질화되어 젖먹이만 면하면 긴대에 담배를 피운다. 속습이 이 지경인데 금지할 수 없겠는가?”했다. 각신 박종훈은 “몸에 이익이 없는데도 좋아하는 것이 여기에 이르렀으니 만약 이를 법으로 금지시킨다면 범법자를 양산할 것입니다”라며 금연법을 반대했다. 임금은 슬그머니 화재를 술의 폐해로 돌렸고 끝내 금연법은 제정되지 못했다. 최중기 명예기자(국가기록원 홍보팀장)
  • [公슐랭 가이드] ‘맛강 힐링’…고생한 나를 위한 주말 ‘테이스티 로드’

    [公슐랭 가이드] ‘맛강 힐링’…고생한 나를 위한 주말 ‘테이스티 로드’

    사람들은 하루에 얼마나 값어치 있는 식사를 할까? 값어치 있는 식사는 단순히 비싼 음식이 아니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맛과 양, 그리고 영양이 함께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바쁜 일상에 치여 단순히 끼니만을 때우는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에 일주일 중 하루는 나를 위한 식사, 만족스러운 식사를 권한다. 먹고 또 먹고 싶어서 일상에 녹아든 삼시세끼, 주말 내가 찾는 맛집 일정을 소개한다.# 오전 10시 30분 대전 둔산동 ‘모루’ 늦은 아침 브런치는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를 찾는 느낌이다. 브런치 첫 경험지로,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이 사람을 굉장히 너그럽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반드시 시키는 메뉴는 ‘훈제연어 에그베네딕트’다. 맨 아래 빵이 있고, 위에 훈제연어, 베이컨 그리고 톡 터지는 노른자가 매력인 수란에 옅은 노란색의 소스로 마무리된다. 조심스러운 칼질로 한입 물면 부드러움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다른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시켰다 강렬한 연어의 비린 맛 때문에 포크가 당황한 적이 있다. 입이 즐거워져 매우 만족스러운 아침을 맞을 수 있다.# 오후 2시 공주 금흥동 ‘고향손칼국수’ 바람도 쐴 겸 대전 근교로 나갔다. 대전 근교인 충남 공주에는 아주 진한 들깨 국물에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수제비집’이 있다. 점심시간에는 주차 공간이 없고 기다려야 하기에 늦은 점심을 선택했다. 칼국수와 수육, 만두 등 메뉴가 다양하지만 들깨수제비가 최고 인기메뉴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항아리에 담긴 겉절이를 정성스레 잘라주는데 입에 침이 고인다. 들깨수제비를 먹을 땐 간장에 절인 고추 양념장을 곁들이는 것이 비법이다. 앞 접시에 덜어 놓은 수제비에 고추 양념장을 취향에 맞게 섞으면 중간에 씹히는 고추의 아삭함과 짭조름한 맛이 입안에 퍼져 한입, 한입이 즐거워진다. 수제비와 찰떡궁합인 겉절이를 얹어 먹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오후 8시 대전 둔산동 ‘제주똥돼지오겹살’ 테이블이 10개 정도인 자그마한 식당. 이 집에서 고기를 맛보기 전까지는 고기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 초벌구이를 한 고기가 나오면서 친절한 설명이 뒤따른다. 고기와 맛에 대한 자부심이다. 초벌 구이 때문인지 고기가 쫄깃하고 육즙이 가득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 밑반찬도 매우 정갈하고 고기와 잘 어울린다. 깻잎절임·명이나물·백김치 등 취향에 따라 쌈을 싸 먹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언제나 양이 부족해 손님들이 바닥까지 긁어 먹는다는 청국장도 일품이다. 특유의 불쾌한 냄새도 없고 계속 숟가락을 끌어당기는 맛에 결국 뚝배기 바닥이 드러났다. 고기를 먹고 느끼하다면 후식은 청국장이다.오혜령 명예기자(관세청 대변인실 웹디자이너)
  • FOOD, 과학 만나니 더 맛있네

    FOOD, 과학 만나니 더 맛있네

    “새로운 요리를 발견한다는 것은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보다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미식가로 유명했던 19세기 프랑스 법관 장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의 이 말은 방송 채널을 몇 번 돌리다 보면 금세 만고불변의 진리임을 깨닫게 된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가릴 것 없이 ‘쿡방’(요리하는 방송), ‘먹방’(먹는 방송)이 넘쳐난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비쳐지는 출연자들의 ‘먹부림’(먹는 것을 과도하게 자랑하는 조어)은 지상 최대의 행복감이 저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전국 방방곡곡은 말할 것 없고 지구촌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유명 맛집을 찾아 소개한다. 별별 형태로 요리 대결을 벌이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이런 먹방 신드롬은 ‘요리사’를 초등학생 장래희망 3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사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음식들은 과일과 채소 같은 식물계열과 생선, 육류, 유제품 같은 동물 계열의 식재료를 먹기 좋게 변형시키고 섞는 화학적, 물리적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들이다. 주방과 음식 속에는 어떤 과학적 현상들이 숨어 있을까. 만약 요리의 과학을 조금 깊이 있게 이해한다면 레스토랑에서 이런 식의 재미있는 주문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진상’ 취급을 받을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말이다. “사카로스와 안토시안이 고농도로 함유된 그물구조의 다당류와 에어로젤 상태의 글루텐 덩어리를 주세요.” → “블루베리 잼과 비스코트(두 번 구워 딱딱하고 바삭한 빵)를 주세요.”●분자요리학 = 조리과학 + 식품과학 ‘분자요리’라고 하면 흔히 요리사들이 주방을 스포이트나 피펫, 사이펀 같은 실험기구로 가득 채워 놓고 이상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생각한다. 분자요리학은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자 니컬러스 커티와 프랑스 국립농학연구소(INRA) 화학자 에르베 디스가 처음 주창한 개념으로, 음식의 질감과 조직 그리고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 등을 좀더 과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음식의 다양성과 조리방식에 변화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렇지만 요리 자체가 열로 단백질 분자를 응고시키거나 물질을 혼합해 이온화시키는 전형적인 물리적, 화학적 변화 과정이기 때문에 분자요리는 인류가 불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해 먹기 시작한 때부터 시작됐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요리를 할 때 시간과 온도, 압력을 고려하는 이유도 식재료 속에 포함된 수분의 분포와 양을 조절하기 위한 과학적 과정이라는 설명이다.●어려서 먹은 음식이 기억나는 이유는 우리가 맛을 느끼는 것은 맛 분자가 혀의 미뢰(맛을 인식하는 감각세포), 입천장, 뺨 안쪽 벽, 목구멍 안쪽의 수용체를 자극하면 그 정보를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음식에서 향을 풍기는 분자는 바로 콧속 후각세포를 자극해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입으로 들어간 뒤 목으로 삼켜지는 과정에서 코로 전달되는 ‘역(逆)후각’ 과정을 통해 전달되기도 한다. 포도주 맛을 음미할 때 한 모금 머금은 다음에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려 보는 것도 역후각을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어려서 처음 맛본 음식에 대한 기억이 강렬한 이유도 이렇게 전달받은 다양한 자극이 뇌에 이미지와 감정, 감각의 형태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요리의 대가들이 음식에 대한 강렬한 자극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달걀 삶기는 누워서 떡 먹기? No! 과학자들은 달걀을 삶는 과정은 분자요리의 방식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입을 모은다. 달걀을 잘 삶으려면 시간과 온도를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생각만큼 쉽지 않다. 대개는 펄펄 끓는 섭씨 100도의 물에다 10분 이상 삶는데, 이래선 과학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섭씨 72도로 10~12분 정도 익혀 주는 것이 최적의 달걀 삶기라는 것이다. 만약 달걀을 지나치게 익히면 황화철이 생겨 노른자 표면이 푸르스름하게 변하거나 수분이 완전히 빠져나가 퍽퍽해져 식감이 떨어진다. 게다가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황화수소가 발생해 달걀 특유의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다. 달걀을 삶거나 프라이를 하는 것은 모두 열을 이용해 노른자와 흰자를 굳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익힌다’는 것을 ‘단백질 응고’라는 개념으로 확장할 경우 일반 상온에서도 달걀을 익힐 수 있다. 독한 술이나 에탄올을 날달걀의 흰자나 노른자에 붓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열에 익힌 것처럼 굳게 된다. 실제로 분자요리사들은 이런 응고현상을 이용해 독주로 달걀을 요리하는 경우도 많다.●육즙이 살아 있는 고기를 먹으려면 고기를 조리하면 고기의 향과 영양성분이 포함된 액체, 소위 육즙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스테이크나 꽃등심구이가 가장 맛있을 때는 씹었을 때 입안에 육즙의 일부가 나와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맛있는 향이 느껴지는 ‘육즙이 살아 있는’ 때다. 육즙의 양은 고기 근육을 이루는 섬유질 조직이 수분을 얼마나 잡아둘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62도가 넘어가면 동식물의 세포질과 조직에 존재하는 수용성 단백질인 알부민이 그물 구조를 이루면서 수분을 가둔다. 그러나 68도가 넘어가면 고기 자체 단백질이 응고하면서 수분이 완전히 빠져나가 딱딱해지게 된다. 따라서 고기를 맛있게 굽는 방법은 너무 바싹 굽지 않는 것이다. 고기의 맛과 색을 내기 위해서는 일단 센 불에서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구워 ‘마이야르 반응’이라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마이야르 반응은 단백질과 당분이 포함된 식품이 열을 만나면 갈색으로 변하면서 맛과 향이 풍부해지는 화학반응으로, ‘캐러멜화 반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이야르 반응이 나타나면 곧바로 7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원하는 상태로 서서히 구우면 된다.●향신료나 허브 언제 넣어야 할까 음식의 맛과 향을 더해 주는 향신료는 요리를 시작할 때 넣어야 할까, 아니면 요리 중간에 넣어야 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요리가 끝날 무렵에 넣어야 할까. 음식의 맛을 더해 주는 보조재료일 뿐인 만큼 언제 넣어도 상관없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넣는 순서에 따라 그 효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이유는 식물이 주원료인 향신료에는 고유의 휘발성 기름성분(에센셜 오일) 때문이다. 간 것이나 분말 상태의 향신료는 너무 일찍 넣으면 에센셜 오일이 빨리 증발한다. 따라서 요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넣는 것이 음식을 더 향기롭게 만들 수 있다. 통후추처럼 과립 형태로 된 향신료는 에센셜 오일을 천천히 내놓기 때문에 조리를 시작할 때 넣는 것이 좋다. 에센셜 오일은 휘발성이 강해 오래 그리고 높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향이 금방 사라진다. 때문에 향신료는 필요할 때마다 사서 쓰는 것이 좋고 오래 보관해야 할 경우는 시원하고 그늘진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채소를 익혀서 먹는 이유는? 육류에 있는 콜라겐은 고기의 구조를 형성하고 지탱하는데, 채소의 경우 셀룰로오스라는 세포벽이 콜라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식물의 세포벽을 이루는 셀룰로오스 분자들은 판데르발스의 힘과 수소결합으로 미세섬유를 형성하고 이것들이 다시 모여 거대섬유 단계를 거쳐 섬유질 그리고 세포벽을 만드는 것이다. 채소의 영양분을 쉽게 흡수하기 위해서는 셀룰로오스로 형성된 세포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좋다. 채소를 익히는 것은 복잡하게 짜여 있는 구조를 느슨하게 해 벽을 쉽게 무너뜨리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셀룰로오스는 수소결합으로 강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수산화이온이 들어 있는 염기성 용액을 사용하면 좀더 쉽게 익힐 수 있다. 채소를 데치거나 익힐 때 천연탄산수를 넣으면 탄산이온이 나오면서 낮은 온도에서 더 짧은 시간에 익힐 수 있다. 열에 의해 영양소가 파괴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채소의 향과 비타민을 더 많이 보존하면서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말린 채소는 셀룰로오스 조직이 경화돼 조리시간이 길어지는데 이때 탄산수를 넣고 익히면 조리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역대 FA 최고액의 뒤안…/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역대 FA 최고액의 뒤안…/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그제 프로농구 역대 자유계약(FA) 선수 최고액 계약을 전하며 달콤쌉싸래한 느낌을 곱씹어야 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이 커다란 영광과 결실로 돌아온 당사자에게 축하를 보낼 일이다. 공교롭게도 한날 다른 동료는 그의 연간 보수 총액에 26분의1밖에 안 되는 계약을, 그것도 1년만 유지하게 됐으니 감사하고 축하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리그 전체 사정을 돌아보면 마냥 기꺼워할 순 없다. 우선 역대 최고 몸값을 ‘내지르며’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 구단에 보상 선수 1명과 그의 지난 시즌 보수 총액 3억 6000만원의 절반인 1억 8000만원을 내줘야 한다. 원 소속 구단이 보상 선수를 원하지 않으면 보상금은 곱절인 7억 2000만원으로 뛴다. 그러면서도 구단에 부여된 샐러리캡 23억원을 맞춰야 한다. 한 선수에게 9억 2000만원을 지급하고 원 소속 구단 보상도 하고 나면 이 구단의 나머지 16명이 7억~10억원의 돈을 갈라야 한다. 선수를 내보내거나 연봉을 깎는 게 불가피해진다. 문제는 이런 FA 제도의 허점이 매년 지적됐지만 고쳐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렇게 가혹한 보상을 강요받는 건 해당 선수가 지난 시즌 보수 순위 30위 안에 든다는 이유 하나만이다. 샐러리캡이 23억원으로 너무 빡빡한 것도 문제다. 어려운 구단 사정 때문이라지만 매년 조금씩 현실화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는데 한국농구연맹(KBL)은 요지부동이다. 2차 협상 이전에 다른 구단과의 사전 접촉이 의심된다는 풍문이 늘 있지만 한 차례도 적발된 사례가 없는 것은 차라리 애교에 가까울 수 있다. 그러고 보면 KBL엔 더 심각한 난제들이 쌓였다. 지난 시즌 관중 동원에 철저히 실패했다. 이전 2015~16시즌보다 관중이 늘어난 곳은 삼성이 유일했다. 2.8% 줄어든 구단부터, 가장 심한 곳은 36%나 빠졌다. 전체 10개 구단 평균 11.2%가 감소했다. 좌석점유율은 28%에 그친 구단도 있었고 평균 56%에 머물렀다. 팀당 54경기씩 전체 270경기에 든 관중수는 여기 차마 적을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물론 KBL은 무료 관중을 도려내고 객단가를 높이는 과정에서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이번 시즌 새해 맞이 카운트다운 경기, 금요일 밤 8시 경기, 열차 타고 선수와 함께 이동하는 부산 올스타전 같은 혁신적인 시도로 긍정적인 몸짓도 있었지만 철저히 ‘마니아 스포츠’로 전락하지 않나 두려워진다. 그런데도 KBL이나 각 구단에서는 관중 감소에 대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시즌 결산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휘부가 너무 안이하다는 KBL 출입 기자단의 탄식 소리만 드높다. 그러고 보면 김영기 총재가 진즉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는데도 구단이나 KBL 이사회는 차기 집행부에 대한 고민을 차일피일 미뤄 왔다. 정치권 인사가 냄새를 맡는다는 소식에 화들짝 놀라 김 총재가 일단 재임하고 구단들이 돌아가며 맡는다는 원칙에 의거, 빠른 시일에 차기 총재를 선출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제발 농구인들이 현실을 냉철히 인식해 시즌을 돌아보고 10년 뒤를 내다보는 마스터플랜을 짜는 대오각성을 했으면 한다. bsnim@seoul.co.kr
  • 블랙야크 땀 냄새 없는 티셔츠

    블랙야크 땀 냄새 없는 티셔츠

    블랙야크가 여름을 맞아 자체 개발한 기능성 소재에 땀 냄새를 제거해 주는 ‘야크프레시’ 기능을 추가한 ‘야크아이스’ 티셔츠를 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블랙야크가 개발한 야크아이스 소재는 자일리톨과 에리스리톨 같은 당 알코올을 이용한 용해가공법으로 수분과 만나면 흡열반응을 일으켜 피부 접촉 시 시원함을 생성하는 원리를 활용했다. 여기에 소취 원사를 사용해 땀에 의해 발생하는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박정훈 블랙야크 상품기획부 이사는 “야크아이스 티셔츠 시리즈는 더위를 느끼는 일상 어느 때에도 맵시를 살리면서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냉감기술 적용 범위를 넓힌 제품”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제발, 한입만’…눈빛, 몸짓으로 말하는 견공들

    ‘제발, 한입만’…눈빛, 몸짓으로 말하는 견공들

    얼마나 잘 훈련이 돼 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항상 자기 밥을 다 먹어도 주인이 먹는 음식 냄새에 미치는 견공들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3일(현지시간) 주인이 뭔가를 먹을 때 조금이라도 얻어 먹으려고 애쓰는 반려견들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으로 소개했다. 이들 견공은 당신이 뭔가를 먹을 때 짖거나 낑낑대는 소리를 내는 대신 다른 공략법을 구사한다. 음식을 먹고 있는 주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리 사이로 불쑥 얼굴을 내미는 등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불쌍한 표정으로 주인의 마음을 흔들어놓기 위해 애를 쓴다. 주인이 먹는 음식을 탐내는 경우는 대부분이 반려견이겠지만, 데일리메일이 소개한 일련의 사진 중에는 반려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자, 당신과 함께 사는 반려동물은 다음 중 어떤 표정에 가까운가. 지금 한 번 확인해보자.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윤아, 새집엔 찬바람 대신 따스한 볕 들거야

    가윤아, 새집엔 찬바람 대신 따스한 볕 들거야

    “언니, 저는 벽에 있는 사자 그림이 제일 좋아요.” 지난겨울 43㎡(약 13평) 남짓한 콘크리트 가건물에서 시린 냉골 바닥과 매서운 외풍을 힘겹게 이겨내던 주거빈곤 아동 가윤(5·여·서울신문 1월 23일자 13면)이가 지난 20일 주변의 도움으로 경기 김포시 운양동의 한 임대아파트로 이사했다. 가윤이는 새집에 신이 난 듯 기자에게 전 세입자가 페인트로 그려 놓은 그림을 보여 주었다. 무지개 아래에서 한 소녀가 활짝 웃으며 사자와 그네를 타는 장면이었다.지난 겨울 가윤이는 경계성 지적장애가 있는 할아버지 김모(63)씨와 할머니 박모(47)씨, 그리고 지적장애인 이모 둘과 함께 김포시 하성면에 있는 15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지냈다. 1층 주택의 벽에는 곰팡이가 가득 슬어 퀴퀴한 냄새가 났고, 작게 난 창문은 찬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로 꽁꽁 싸맨 상태였다. 가족은 손바닥 2개 크기의 작은 난로 앞에서 추위에 떨었다. 방 3개, 화장실 2개가 딸린 79㎡(24평) 크기의 임대주택에서 만난 가윤이는 연신 거실을 뛰어다녔다. 할머니 박씨는 집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관계자와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제 첫째 딸(가윤이 생모)도 집에 들어와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적장애 3급인 가윤이의 생모(30)는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 상태다. 가윤이는 박씨를 ‘엄마’라고 부른다. 가윤이네 가족은 최근 4개월간 받은 많은 도움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국토부 담당자인 김종욱 사무관은 기사가 나간 다음날 가윤이네를 찾았다. 주거빈곤아동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한 그는 우선 정기적인 개인 후원을 약속했고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을 위해 관련 절차를 개정하겠다고 전했다. 한 개인 후원자는 세탁기와 냉장고를 기증했고, 다른 후원자는 소를 직접 잡았다며 소고기를 보냈다. 김포아이사랑센터 김포지역 자원봉사자들은 새로 이사하는 임대주택의 입주 청소를 맡았다. 가윤이네는 임대주택 입주 대상이었지만 그런 사실조차 몰랐고 스스로 신청을 할 여력도 없었다. 어린이재단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 지원 주택에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토지공사가 지원하는 주택 보증금의 95%를 제외하고 본인 부담금 5%(400만원)를 후원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10일 가윤이네 사례를 바탕으로 주거 지원이 필요한 데도 기회를 놓친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전세임대 즉시 지원’ 제도를 마련했다. 이 제도는 3주간의 행정입법 예고를 거쳐 지난 2일 확정됐다. 전세 임대 입주자 모집 시기, 본인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언제라도 주거 취약계층이 최장 20년간 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예전에는 모집 시기를 놓치면 다음 연간 공급 계획이 발표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어린이재단 경기북부지역본부 전경미 팀장은 “가윤이같이 곰팡이나 습기가 가득한 곳에 사는 주거빈곤 아동(12세 미만 아동) 수가 23만명에 이른다”며 “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구주택총조사(2010년)에 따르면 12세 미만 아동 1086만 2616명 가운데 11.9%인 128만 9335명이 국토부의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옥탑방, 지하방, 컨테이너방 등에 거주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5. ‘헬조선’ 직딩들의 연애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5. ‘헬조선’ 직딩들의 연애

    #1. 황금연휴를 꼬박 황금 출근으로 보낸 동대문성나정(29·여)은 간만에 일찍 퇴근했다. 나정은 이 기쁜 날을 기념하기 위해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치킨을 시켰다. 집에 내리자마자 걸려 온 상사의 전화. ‘지금 즉시’ 추가로 일을 하란 거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시 받은 일을 하는데 그 와중에 치킨은 도착하고… 일을 끝내고 나니 시간은 오후 10시를 훌쩍 넘겼다. “남친에게 ‘치킨 먹으면서 너무 슬펐어...’ 했더니 ‘식은 치킨 먹느라 고생했네’ 이러는거야. 뭐라고, 이 자식아????? 지금 고생한 포인트가 거기야?!?!?!?? 식은 치킨??????????? 하며 또 짜증냄…” #2. 회사원 A는 남자친구인 회사원 B와 이번에도 휴가를 맞출 수가 없었다. A의 회사에서, 특히나 A의 부서에서는 상사들이 먼저 휴가 날짜를 정하고, 그 다음 남는 날에 맞춰야 했다. 반면 B의 휴가는 6개월 전에 이미 정해져 있었다. B는 “휴가도 못 맞춰?” 했다. A는 속이 상하면서도 동시에 어리둥절했다. “아니, 누군 그러고 싶대?” ◆ ‘현재 진행형’ 활화산들의 연애 ‘헬조선’의 노동자들은 마음이 강퍅하다. OECD 최고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노동시간에, 층층시하 ‘사회생활’에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을 이끌고 퇴근한다. 그 얼마 남지 않은 여가시간을 쪼개 연인에게 마음을 쓰는 것,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당연히 일의 여파가 연애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학교 갔다 집에 돌아온 아이가 엄마한테 ‘조잘조잘’ 학교 얘기를 읊듯, 애인에게 ‘조잘조잘’ 회사 얘기를 읊고 싶은데 문제는 그도 나 못지 않은 ‘현재 진행형 활화산’이란 거다.쉬고싶다(32·여)는 “요새 내가 내 마음의 capa(capacity·수용력)가 없어…”라고 했다. “남자친구가 아침에 회사를 너무 가기 싫다고 카톡이 온 거야. 그래서 나도 ‘너무 힘들어 ㅠㅠ 왜 이렇게 힘든걸까 ㅠㅠ’ 했어. 근데 밤에 통화를 하는데 남친 목소리에 풀이 죽어 있는거야. 그래서 내가 ‘오빠 많이 화 났어? 내가 미워?’ 했는데 나한테 아니 그런게 아니고 너무 지쳐서 그렇대. 그래서 내 말을 들어줄 여유가 없대. 자기는 지쳐 있으면 안되녜 ㅠㅠ” 때로 나는 바쁘고, 너는 한가하거나 그 반대인 것도 문제가 된다. 때론 예기치 않게 남자친구를 앞에 두고 노트북을 펼쳐야 했던 나는 구겨진 남친의 얼굴을 보고 한 마디 했었다. “일인데 왜 이해를 못 해?”“네 일 때문에 내가 기분이 나쁜 것도 네가 이해를 해야 해”“아니, 일이라니까!”“네 일 때문에 나도 기분이 나쁘다고!” 의 무한반복. ‘쩨쩨하게’ 나는 바빠 죽겠는데 남친은 ‘탱자탱자’ 놀고 있는 것도 화딱지가 난다. 동대문성나정은 “나는 황금연휴 내내 일하는데 자기는 징검다리로 쉬면서 ‘내일 출근하기 싫어서 죽겠오...’ 하는데 이걸 그냥 확! 어휴!” 했다. 급히 ‘빡센’ 출장이 잡혀 짐을 싸는데 남친이 보낸 괌 현지에서 스노쿨링 하는 영상을 보고 한줄기 눈물을 또르르 흘린 나는 그 기분을 십분 이해한다.   ◆ “좋은 일만 나누려고 사귀는 것 아냐” vs “그걸 어떻게 얘기해~” 활화산 처럼 얘기하다 싸우게 되니까, 보통은 동료들에게 털어놓게 된다고 했다. 스트레스받고이슬기에게전화한여자(30)도 마찬가지다. 전화녀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한테 얘기해. 남친한텐 그냥 ‘힘들다’ 이 정도만. 얘기했다가 몇 번을 싸웠으니까. 이걸 얘한테 바라선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 아직결혼은아니야(30·남)는 “그래서 사내 연애들을 하는 건가…” 했다. 요즘 내 또래 여성들 사이에서 ‘사이다 드라마’로 통하는 KBS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변혜영(이유리)은 남자친구 차정환(류수영)에게 말한다. 극중 PD인 정환의 직장 동료에게서 프로그램 개편 소식을 전해들은 변혜영. “이번 개편에 변화가 있었다며. 무슨 일이든 나에게 말해라. 좋은 일은 물론이고, 나쁜 일도. 나 오피스 와이프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기분 더러워야 하냐”고 일갈했다. 이어지는 다음 말은 더 ‘사이다’였다. “좋은 일만 나누려고 사귀는 것 아니다. 부모님까지 속이면서 선배와 같이 있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행동 똑바르게 해 달라. 내 인내심의 한계는 오늘까지다.”이게 뭇 여자들의 심리라면 또 남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3년차 유부남 아놀드(36·남)는 한 마디 했다. “그걸 어떻게 얘기해~” 그러고 보면 아빠들도 집에 와서 회사에서 있었던 얘기엔 거의 입을 다무셨던 것 같다. 어느 날 아빠 입에서 회사 얘기가 나올라치면, 정말로 ‘큰 일’이었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긴장했다.   ◆ 바보야, 문제는 너와 내가 아니고 ‘헬조선’이야 한창 정신을 못 차리던 사회 초년생 시절, 나도 당시의 그에게 매번 활화산 같은 욕을 쏟아냈었다. 방점이 내 소중한 이에게 내 감정을 이해 받고 싶다는 것인지, 그냥 ‘아무말 대잔치’로 내 화풀이를 하고 싶다는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구분이 안됐다. 매번 받아주던 그도 나의 가난한 마음을 어느 시점인가부터는 눈치를 챘다. ‘응답하라 1994’에서 나정(고아라)과 윤진(민도희)는 남사친들에게 묻는다. “페인트칠을 했는데 냄새가 심해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문을 열면 매연 때문에 기침이 난다. 이럴 땐 어찌하냐.” “매연이 더 나쁘니까 문을 닫아야지~” 등의 의견이 횡행하는 가운데 오직 칠봉(유연석)만이 “너 괜찮냐”고 되물었다.바로 그거다.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 그는 내 ‘감정의 배설구’가 아님을 주지하는 것. 사랑하는 이에게 내 감정을 이해 받고 싶은 마음을 이해 하는 것과 혹시 나쁜 기운이 전가될까 말 못 하는 심정을 모두가 이해하는 것. ‘헬조선’에서는 연애도 품이 많이 든다.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투시기로 3~4초면 ‘해독’… 은박지 싼 밀수품 딱 걸렸어

    투시기로 3~4초면 ‘해독’… 은박지 싼 밀수품 딱 걸렸어

    하루 평균 500대 가까운 항공기가 쉬지 않고 뜨고 내리며 약 14만명이 이용하는 ‘동북아 허브’ 인천공항 보안구역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천공항 보안구역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곳으로 승객은 알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CIQ’(세관·출입국 관리·검역)를 직접 돌아봤다.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엑스레이로 입국 항공기의 짐을 살펴보는 ‘보안검색실’.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구역이다. 기자도 철저한 보안 검색을 거친 뒤에야 어렵사리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검색실 내부는 공항 관제탑을 연상케 했다. 검색 요원들이 각자 자신이 맡은 엑스레이 투시 모니터에 앉아 항공기에서 갓 나온 화물을 일일이 살폈다.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 인천공항을 통과하는 하루 평균 6만여개의 화물에서 무기류나 마약, 불법 반입된 동식물, 과세 대상 물품, 여행객이 모르고 사 온 현지 식품 등을 검사했다.때마침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온 비행기에서 짐이 쏟아졌다. 거의 모든 수하물에 보드카가 들어 있었다. 규정(한 사람당 1병)을 비웃듯 4~5병씩 담겨 있는 가방도 예사였다. 일부에선 무기류로 의심되는 빛나는 물체도 보였다. 그때마다 이들은 가방을 운반하는 현장 직원에게 “가방에 재검용 실을 붙여 달라”고 무전을 보냈다. 이렇게 실이 붙은 화물은 RFID 시스템을 통해 위치가 추적되고 폐쇄회로(CC)TV로 자동 감시된다. 이들이 엑스레이 투시기로 가방 하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3~4초 정도. 짐 속의 내용물은 단지 푸른색과 오렌지색으로만 보인다. 일반인은 ‘해독’이 불가능하다. 보안검색실을 진두지휘하는 한순남(58) 인천세관 공항감시과 팀장은 “수년간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엑스레이 색깔과 모양만으로도 위해 물품, 과세 대상, 검역 물품 여부를 정확히 찾아낸다. 이 분야는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다.‘21년차 베테랑’ 임영숙(53) 교관은 “24시간 항공기가 착륙해 수시로 일이 몰리다 보니 식사는 대부분 앉은 자리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한다”면서 “하루 종일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비타민D 영양제를 늘 먹는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짐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보려고 입국장 내 세관구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캐로셀(회전식 컨베이어벨트)이 둔탁한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세관신고서 제출대와 출구 사이에 설치된 대형 엑스선 검색기도 가동에 들어갔다. 마약 탐지견 ‘델라’(7·라브라도 리트리버)도 마약탐지팀 김기열 핸들러의 손에 이끌려 의심스러운 가방을 쉬지 않고 찾아다녔다. 델라가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는지 보려고 극미량의 마약(대마초)을 숨긴 테스트용 가방을 캐로셀 위에 올려 뒀다. 이곳저곳 가방 냄새를 맡던 델라는 곧바로 마약이 든 가방을 찾아내 그 자리에 앉았다 가방이 움직이면 다시 일어나 따라가길 반복했다. 마약 탐지 업무를 총괄하는 최동권 팀장은 “전 세계 대부분 공항에서 (우리처럼) 리트리버 종을 마약 탐지견으로 사용한다”면서 “친근하고 귀여운 외모 덕분에 승객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주인(핸들러)에 대한 충성심도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분쯤 지나자 입국 심사를 마친 승객이 하나둘 걸어 나왔다. 자신의 짐을 찾은 승객들이 세관신고서를 제출하자 세관 직원이 일부 승객을 별도의 검색대로 안내했다. 앞서 엑스레이 검색에서 재검용 실이 붙거나 국내 면세점 구매 이력 등을 분석해 고가 물품을 밀반입할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다. “휴대한 짐을 모두 검색대에 올려 달라”는 요청에 승객들은 손가방과 짐가방을 모두 열었다. 한 신혼부부의 짐에서 명품 시계와 가방이 나왔다. “세관에 신고할 물품이 없다”고 잡아떼던 이 여성은 결국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관세를 납부했다. 한 러시아 여성의 짐에서도 국내 반입이 금지된 농산물이 발견돼 압수 처리됐다. 특히 이날 검색에선 한 중국인 관광객 A씨의 가방에서 필로폰을 찾아내는 ‘쾌거’를 거뒀다. 개인용 약재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마약을 숨긴 사실을 검색 요원들이 직감적으로 알아낸 덕분이다. 수많은 관광객 가운에 어떻게 A씨를 검색 대상으로 지목할 수 있었는지를 묻자 박상철 관세청 주무관은 “과거 출입국 기록이나 이용 항공편, 물품 구매 이력 등을 종합해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조사 대상을 정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1층 유치품 보관창고에 들렀다. 앞서 검색 과정에서 압수한 밀반입 물품이 모두 이곳으로 모인다. 창고 선반에는 샤넬·구찌·프라다·루이뷔통 같은 수백만원대의 명품 가방이 즐비했다. 1000만원이 넘는 에르메스 가방이 유치되기도 한다고. 명품 가방의 경우 대부분 관세를 내고 찾아가지만 일부는 유치 기한(2개월)을 넘겨 경매에 부쳐진다. 모조품(일명 ‘짝퉁’)은 전량 폐기가 원칙이지만 상표권자가 허락할 경우 브랜드를 지운 뒤 제3국에 인도적 목적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가품을 밀반입하는 수법이 치밀해져 세관 직원들을 애먹이기도 한다. 명품 밀반입 적발 시 부부나 가족이 한결같이 “모르는 사람”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부에선 글자가 가득한 신문지로 밀수품을 포장하고 그 위를 은박지로 한 번 더 싸기도 한다. 엑스레이 검색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다. 마약류에는 향수 등을 뿌려 탐지견을 교란시키려고도 한다. 이 모든 것은 다 인터넷을 통해 익힌 나름의 노하우라는 것이 세관의 설명이다. 하변길 대변인은 “인터넷에 보면 ‘세관에 안 걸리는 요령’ 같은 정보가 떠돌아다니는데 다 의미 없고 부질없는 짓”이라면서 “여행객은 모를 수도 있지만 외국에서 오는 모든 우편물과 수하물은 세관에서 100% 다 검사되며, 승객이 생각해 볼 만한 모든 종류의 트릭은 이미 관세청에서 다 파악해 맞춤형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관 직원들은 ‘승객의 솔직한 답변’을 강조했다. 이미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검사를 하는 것인데 거짓말로 우겨 봐야 결국 세금만 더 내고 ‘블랙리스트’에도 오르기 때문이다. 지나친 비협조나 반항 등으로 세관의 여행자 정보 사전확인 시스템(APIS)에 따라 조사 대상자로 지정되면 해외여행 때마다 검색 대상으로 지목돼 평생 불이익을 받는다. 박상철 주무관은 “최근 태국에서 입국하던 한 관광객이 멸종위기종인 검은술마모셋 원숭이 1마리와 비단마모셋 원숭이 3마리를 가방에 담아 국내로 들어오려다 적발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공항에선 수시로 벌어진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거미 남자의 정석, 조정석과 결별? ‘조인성 정우성..착각은 자유지만’

    거미 남자의 정석, 조정석과 결별? ‘조인성 정우성..착각은 자유지만’

    가수 거미가 새앨범 수록곡 ‘남자의 정석’으로 불거진 연인 조정석과의 결별설에 대해 해명했다. 거미가 22일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남자의 정석’은 여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남성의 넘치는 행동을 비판한 곡이다. 특히 가사에는 ‘넌 여자를 몰라/넌 정말 몰라/뭐든지 늘 제일 아는 척/아는 사람 제일 많은 척’, ‘보고 들은 대로 하는데/네 속은 텅 비어 있어/조인성 정우성/네 착각은 자유지만/냄새나니까 그 담배 좀/제발 꺼줬으면 해’ 등의 직언들이 담겼다. 이 곡이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조정석을 암시하는 듯한 ’남자의 정석‘이라는 제목에 다소 거친 가사인 점을 미루어볼 때 공개연인인 거미와 조정석이 결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이에 거미 측 관계자는 “신곡과 거미의 연애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해당 음원의 작사를 맡은 보이비가 네이버 V라이브 ’그 노래가 알고싶다‘에서 “거미와 조정석은 헤어지지 않았다. 잘 지내고 있다”며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유럽, 버스·전철 내 햄버거 취식 금지되나

    유럽, 버스·전철 내 햄버거 취식 금지되나

    증가하는 성인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버스나 기차에서 버거류 섭취를 금지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정크푸드에 대한 억제가 과체중인 사람에게 드는 의료보험비용을 1년에 160억 파운드(약 232조 3979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17~20일 포르투갈 오포르토에서 열린 ‘비만에 관한 유럽 의회’(ECO2017·The European Congress on Obesity)에서 전문가들은 10년 전인 2007년 공공 장소에서의 흡연금지와 지난해 런던의 모든 교통수단에서 알콜 금지가 성공을 거둔 것을 지적했다. 제이슨 할포드 교수는 “비슷한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버스에서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만약 이를 먹을 수 없게 된다면 버스회사에도 음식물과 관련한 문제거리가 해소될 것이다. 또한 이를 시작으로 항상 몸에 해로운 식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 규범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국민 의료보험(NHS)에 따르면 영국 성인 4명 중 1명이 비만이라고 한다. 1970년대에는 성인 비만이 35명중 한 명 꼴이었다. 이에 대해 제이슨 교수는 “우리는 예전에 비해 언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것이 일상화 됐다. 그리고 많이 먹는 음식의 대부분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면서도 건강에 좋지 않은 종류들이다”며 비만의 증가 원인을 설명했다. 또한 국제 비만 포럼(the Nat­­ional Obesity Forum) 측 관계자인 탬 프라이는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버스나 열차에서 음식 냄새가 풍기는 것에 익숙해졌다. 기차 안에서 흡연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처럼 이제 음식을 섭취하는 장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런던 교통공사는 “우리는 고객들에게 정크푸드를 먹지 못하게 강요할 순 없지만 다른 승객들을 생각하라고 독려할 수는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사람들은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 “버스나 기차에서 버거를 입 안에 밀어넣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이들의 주장이 당황스럽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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