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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피를 위한 건강 밥상

    아토피를 위한 건강 밥상

    우리가 흔히 아토피라 부르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이제 국민 만성병이 되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4세 이하 영·유아의 18%가 각종 아토피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아토피는 암과 함께 현대 불치병 중 하나로 확산되고 있는 환경성 질환으로 새집증후군, 환경오염, 편중된 영양 섭취 등 원인이 다양합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양준모 교수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토피를 앓는 어린이의 30% 가량이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우유나 달걀, 콩류 등에 민감한 아이들은 이런 음식물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토피를 일으키는 여러 요인 중 특히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형성된 잘못된 식습관이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아토피 아이의 경우 균형 잡힌 식습관을 형성하기 어렵게 되고, 이러한 식습관은 성인이 되어 암, 고협압, 당뇨병, 비만 등 다른 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현대 아토피 치료법은 약물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보양식을 섭취하는 것보다 해가 되는 음식을 삼가는 것이 병을 치료하는 데는 더욱 효과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토피 환자들이 가장 멀리할 음식으로는 고추, 설탕, 육류와 유가공품, 카페인 식품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고추에 함유된 캅사이신은 소장 점막을 훼손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설탕은 위 점막을 보호해 줄 수는 있으나 조직활동 속도를 저하시키고, 당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단백질이 변형되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당이 많아지면 체온이 올라가고, 과민반응을 일으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과일을 너무 많이 먹거나 밥 대신 주식으로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청국장, 된장, 김치 같은 발효식품, 섬유질이 풍부한 현미, 잡곡, 채소 등은 소장을 튼튼하게 하는 식품들입니다. 특히 청국장은 장내의 젖산균을 도와 유익한 물질을 생성하며 장내 유용 미생물의 균형을 이루게 해주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은 해독 능력이 뛰어나며 유독물질을 흡착하여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기능을 해줍니다. 아토피를 퇴치하는 밥상의 기본 전략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이어야 합니다. 현대인의 먹을거리에는 농약으로 찌든 식재료, 식품첨가물, 중금속, 화학물질, 항생제 등으로 오염된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아토피 퇴치를 위해 지켜야 하는 밥상 수칙은 고추, 설탕, 육류 및 유가공품, 카페인 식품 같이 소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식품은 삼가며, 밥은 현미식을 기본으로 하고 청국장, 된장, 김치 같은 발효식품을 섭취하도록 합니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튀긴 음식, 화학조미료, 수입과일 등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아토피 퇴치의 해답은 각종 생리활성물질이 일반 재료보다 많은 유기농 식재료와 쌀의 영양이 가득한 현미밥, 세계인이 주목하는 건강음식인 발효식품 등 가장 한국적이며 자연적인 밥상에 있습니다. 아토피에 좋은 음식_ 배 냉채 ■ 재료: 배 1/4개, 파프리카 1/4개, 대추 2개, 검은깨 약간, 소금 약간,식초 1, 설탕 0.5 ■ 만드는 법 1. 배는 껍질을 벗겨 채를 썰고, 파프리카도 채를 썬다. 2. 대추는 젖은 면보로 닦은 후 돌려깎기해 씨를 발라내고 채를 썬다. 3. 소금 약간, 식초 1, 설탕 0.5큰술을 한데 섞은 후 준비한 재료와 무쳐 검은깨를 뿌린다. ■ Tip 배는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섬유질이 많아 장 운동을 도와주고, 알레르기 반응도 없어 아토피 환자에게 권장할 만한 과일이다. 사과와 배는 껍질을 벗겨서 레몬즙이나 식초에 잠깐 담갔다가 건지면 갈변을 방지한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건강 메뉴_ 오이장아찌 ■ 재료: 오이 2개, 고추 4개, 소금 약간, 간장 1/2컵, 물 1/4컵, 식초 1/4컵, 설탕 3큰술, 다시마 1장 ■ 만드는 법 1. 오이는 표면을 소금으로 문질러 씻은 후 4등분 한다. 2. 간장 1/2컵, 물 1/4컵, 식초 1/4컵, 설탕 3큰술, 다시마 1장을 넣어 끓인다. 3. 통에 오이, 고추를 담고 뜨거운 양념을 붓는다. 4. 이틀 정도 지나면 국물을 냄비에 따라서 다시 한번 끓여 식힌 다음 통에 붓는다. ■ Tip 오이는 조선오이를 이용하면 아삭해서 좋다. 오이 외에도 양파장아찌, 가을에는 무를 넣어 무장아찌를 해도 좋다. 담아 낼 때는 짠맛이 강하니까 너무 두껍지 않게 썰어 낸다. 그리고 국물도 촉촉하게 부어서 내면 더욱 좋다. 장아찌를 다 먹고 남은 양념은 다시 가열해 간을 더 하면 또 장아찌를 담을 수가 있다. 글 이미경 월간 쿠켄 요리연구소 소장, 블로그 http://blog.naver.com/poution       월간 <삶과꿈> 2008년 7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계로 뛰는 한국 대표기업] 농심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계로 뛰는 한국 대표기업] 농심

    “신라면과 새우깡 등 한국의 맛을 세계로….” 농심은 올해를 해외시장 공략 강화의 해로 정했다.70여개 국가에 라면과 스낵을 수출하고 있다. 현지 생산도 늘리고 있다. 해외부문(수출 및 현지 생산 포함) 매출은 지난해에는 1억 9500만달러였다. 올해 목표는 2억 5000만달러다. 라면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은 해외 진출의 전초기지다. 상하이에는 1996년 9월 첫번째 해외공장인 라면공장을 설립했다.98년에는 칭다오에 수프 생산을 하는 제2공장을 완공했다.2000년에는 선양지역에 라면과 스낵공장을 완공하는 등 중국 내에서 라면의 일괄 생산 체제를 갖췄다. 농심은 중국 내 신라면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99년부터 세계 유일의 국가 대항 바둑대회인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을 만들어 후원해 오고 있다. 다른 업체들은 모두 중국인의 입맛에 맞추고 있지만, 농심은 고유의 매운맛으로 중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소비층도 대도시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삼았다. 가격도 최고 수준이다. 농심의 이런 전략은 중국에서 서서히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라면은 대부분 컵라면처럼 끓는 물을 부어먹는 식이었지만 최근에는 농심 라면 등 한국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냄비에 끓여 먹는 라면이 점차 늘고 있다. 농심은 미국시장 공략도 활발히 하고있다.2005년 6월 55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라면공장을 가동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2억개나 된다. 농심은 71년부터 미국으로 라면을 수출해 판매망과 인지도도 탄탄하다. 농심은 81년 첫 해외사무소인 도쿄사무소를 설립하면서 라면의 종주국 일본 공략에도 나섰다.2004년 5월 일본 공중파방송인 도쿄TV는 농심의 신라면을 칭다오맥주 등과 함께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다섯가지 ‘보약밥’ 짓기

    다섯가지 ‘보약밥’ 짓기

    이틀 뒤면 초복, 한여름 더위에 지친 몸에 기운을 불어넣는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때다. 하지만 체력이 완전 바닥이라면 온갖 산해진미를 먹는다고 해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법.‘한국인의 힘은 밥심!밥이 보약!’이란 상투적인 소리를 다시 곱씹게 된다. 외부의 먹거리에 불안감이 높아가는 요즘 집에서 먹는 밥 한 그릇은 더욱 소중하다. 바쁘다고, 귀찮다고 대충 때우지 말고,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여름철 기운 불뚝 솟는 건강한 밥을 지어보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압력 밥솥이 나오니 밥짓는 수고로움도 예전보다 덜하지 않은가. 전기 압력밭솥 브랜드 ‘리홈’에서 제안한 여름철 건강 지키는 ‘보약밥’ 짓기를 소개한다. 모든 밥은 압력밥솥 계량컵 1인분(약 225g) 기준으로 4인분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장 튼튼!…보리밥 가난의 상징이던 보리밥의 위상은 달라졌다. 요즘 젊은층에게 다이어트와 건강식으로 각광 받고 있는 것. 보리는 쌀과 밀에 비해 지방의 함량은 떨어지지만 칼슘·철분 등과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B군의 함량이 월등해 다이어트 음식으로 제격이다. 보리밥의 섬유질은 먹으면 위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장으로 내려가 장의 기능을 촉진시켜 장염이나 대장암의 발병 인자를 제거한다. ▶재료 보리 4컵, 찹쌀+쌀 1/2컵. ▶조리법 보리와 찹쌀+쌀을 섞는 비율을 9:1로 하는 것이 좋다. 보리 4컵에 찹쌀과 쌀을 혼용해 반 컵 정도로 섞어야 밥알이 흩어지는 감이 없다. 보리와 쌀은 물에 넣어 1시간을 불리고 찹쌀은 30분을 불려 밥통에 안친다. 물은 보통(밭솥 눈금 4)보다 약간 적은 양을 넣는다. ■ 기운 불뚝!…오곡밥 정월 대보름의 절식인 오곡밥은 다섯 가지 곡식(찹쌀, 찰수수, 팥, 찰조, 콩)을 섞어 지은 밥이다.5가지 곡물의 영양분인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단백질이 풍부하다. 콩, 팥의 식이섬유 함량은 쌀보다 2배 이상 높아 변비를 없애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혈당 조절을 돕는다. ▶재료 팥 1/2컵, 찹쌀 1컵, 멥쌀 1컵, 콩 1/2컵, 수수 1/2컵, 찰조 1/2컵, 소금 1큰술, 물 5컵. ▶조리법 찹쌀과 멥쌀, 검은콩과 수수를 씻어서 불린다. 팥은 2번 삶는데 처음 삶은 물은 버리고 다시 물을 넉넉히 부어 푹 삶고 팥 삶은 물은 따로 보관한다. 냄비에 찹쌀, 멥쌀, 검은콩, 수수, 팥, 소금을 넣고 팥 삶은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 살 쏙!…현미밥 현미에는 지방분과 영양 성분이 풍부해 조금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음식물 분해와 소화 흡수를 도와 꾸준히 먹으면 다이어트 후 요요현상 없이 적당한 체중 유지를 할 수 있다. 발육에 꼭 필요한 성장촉진 인자 비타민B가 풍부한데 이 성분은 항산화 작용까지 해 피부를 튼튼하고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재료 현미 2컵, 현미찹쌀 1컵, 잡곡 1컵. ▶조리법 현미만 넣으면 먹기에 까칠하기 때문에 현미찹쌀 1컵, 잡곡 1컵을 섞어 짓는다. 현미는 물을 더디게 흡수하므로 5∼6시간 정도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리고, 백미보다 물을 30% 더 부어 밥을 짓는다. ■ 소화 싹!…인삼밥 인삼은 내장 기관의 양기를 돋우고 정신을 안정시켜준다. 인삼은 부위에 따라 효능이 다른데 싹이 나는 꼭지 부분은 가래가 차서 가슴이 답답할 때 먹으면 좋고 몸통 부분은 원기 부족이나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으며 뿌리는 기침이나 메스꺼움을 없애준다. 특히 부인과와 소아과 질환에 좋으므로 인삼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밥을 지어 먹이기 좋다. ▶재료쌀 4컵, 찹쌀 1/2컵, 인삼 2뿌리, 수삼물(2뿌리, 물 10컵) ▶조리법 쌀과 찹쌀을 30분 정도 불린다. 냄비에 수삼 2뿌리와 물 10컵을 넣고 물이 반(5컵)으로 줄 때까지 계속 끓여 수삼물을 만든다. 깨끗하게 씻은 인삼 2뿌리를 길이대로 가늘게 썬다. 밥솥에 불린 쌀과, 찹쌀, 인삼을 담는다. 끓인 수삼물을 밥솥에 넣고 취사를 하면, 건강식 인삼밥이 완성된다. ■ 키 쑥쑥!…콩나물밥 콩나물에는 성장을 촉진시키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하는 비타민B와 미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비타민C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매일 먹는 흰 쌀밥이 지겨울 때 가장 손쉽게 만들어 영양까지 보충할 수 있는 별식이다. 최근엔 콩나물밥 기능이 추가된 압력밥솥까지 선보여 한결 만만해졌다. ▶재료 쌀 4컵, 콩나물 200g, 양념장(간장 6큰술, 고추가루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다진 마늘, 파 약간). ▶조리법 쌀을 씻어 30분간 불리고 콩나물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밥통에 불린 쌀을 넣고 콩나물을 얹는다. 콩나물에서 수분이 나오므로 밥물의 양은 보통보다 약간 적게 넣는다. 물을 밥솥 내부 눈금 4에 약간 못미치게(약 3.8정도) 부어야 질어 지지 않는다.
  • 프라이팬·압력밥솥은 마술사? 과자도 케이크도 ‘뚝딱’

    프라이팬·압력밥솥은 마술사? 과자도 케이크도 ‘뚝딱’

    하루에도 수십권씩 신문사로 날아드는 신간 서적 가운데 요리책이 눈길을 받기란 여간해서 어렵다. 이 문구만 아니었다면 ‘숨은 고수’를 몰라볼 뻔했다.‘과자는 프라이팬에 케이크는 밥솥에’. 평소 과자 좀 구워 봤다는 이들을 혹하게 할 만하다. ●‘특별한 레시피´ 160여가지 담고있어 책 제목은 ‘콩지의 착한 베이킹(멘토 프레스 펴냄)’. 책장을 넘겨 보면서 “이게 정말 돼?”라는 감탄이 나온다. 책은 ‘달콤한 보물’이다. 평범한 프라이팬과 압력 밭솥에 꼭 맞춘 아주 특별한 레시피 160여개가 담겨 있다. 오븐이 없다는 핑계도, 왕초보라는 두려움도 이 책 앞에서는 맥을 못춘다. 요즘같이 먹거리가 불안한 시대에 가족을 위한 간식거리를 직접, 쉽게 챙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이다. 베이킹을 만만하게 만든 이는 박현진(사진 왼쪽)씨,31살의 미혼 여성이다. 매인 몸도 아닌 그녀가 베이킹에 심취한 이유는 책 제목처럼 아주 ‘착하다’. 편찮은 할머니에게 맛나면서 해롭지 않은 간식거리를 해드리기 위해서였다.“할머니(오른쪽)가 몸이 좀 좋아지면서 빵을 찾으시더라고요. 우유, 버터, 첨가물 등 가려야 할 것이 많아서 내가 한번 해보자 했죠.” 처음엔 의외로 성공. 두 번째, 세 번째 번번이 떡이 되면서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밀가루, 계란, 버터와의 씨름이 시작됐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니 서서히 눈이 떠졌다. 나중을 생각해 기록해둘 요량으로 2년 전 ‘콩지의 음식발기(blog.naver.com/ohmytotoro)’라는 블로그를 열었다. 그런데 이게 일을 냈다. 진한 체험에서 나온 그녀의 ‘생활 밀착형 레서피’에 이웃 블로거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책을 출판한 멘토 프레스 대표의 딸도 그녀의 열혈 팬으로 이번 책이 나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펀지 케이크의 기본이 되는 머랭(계란 흰자를 거품 내어 생크림처럼 단단하게 만든 것)을 단 5분 만에 완성하는 방법이나 종이컵을 계량컵으로 활용하는 방법, 다 쓰고난 랩이나 위생비닐의 심을 밀대로, 케이크를 식히는 데는 전용 식힘망보다 둥근 체가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 등 그녀의 발견은 사소하지만 재치가 번뜩인다. 움푹 파인 밥솥에서 작은 냄비 뚜껑과 둥근 체만을 이용해 케이크를 흠집 없이 꺼내는 방법은 ‘히트 아이디어’다. 그녀의 좁은 부엌 한쪽에는 10인용,6인용 2개의 압력 밥솥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설문을 해봤더니 10인용 밥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더라고요. 그래서 10인용짜리를 하나 더 구입하고 모든 레서피를 여기에 맞췄어요.” 대각선 맞은편은 조리대 겸 촬영 공간이다. 책에 담긴 모든 사진과 글은 모두 그녀가 작업한 것이다. 뜨개질, 그림에도 재주가 있지만 베이킹처럼 가슴 뛰게 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녀의 발견은 사소하지만 재치가 번뜩 7분 만에 당근·아몬드 케이크 반죽을 만들어 압력 밭솥에 넣었다. 메뉴를 찜기능에 놓고 타이머를 50분에 맞춘다. 그러더니 눈 깜짝할 새 초코칩 쿠키 반죽을 빚어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떠 7개를 놓았다. 가스레인지의 불꽃 모양으로 온도를 가늠한다.“점화 손잡이를 약불과 중간불 사이에 놓아야 해요.” 그녀가 말하는 ‘2분의1 약불’이다. 잠시 후 집안은 온통 고소한 냄새로 가득 찼다. 흐뭇해진 건 먹음직스런 결과물 때문만은 아니었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방 두 칸짜리 좁은 집(서울 봉천동)도 궁전처럼 여기고, 자신이 만든 과자를 열심히 먹어줘 계속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준 동생, 직장 동료들이 오히려 고맙다고 말하는 그녀는 행복을 빚는 귀한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반죽을 빚다 말고 할머니 기저귀를 갈아 드렸고 일을 하면서 방 안에서 나오는 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문득 ‘콩지’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대놓고 ‘콩쥐’라고 하기가 뭣해서였을까? 고향 광주에 어머니가 계신데도 7년 전 할머니가 쓰러졌을 때 모실 사람은 “바로 나”라며 손을 번쩍 들고 다니던 직장도 관둔 그녀다.“주변 분들이 제가 할머니를 너무 좋아한다고 무슨 콩깍지가 껴서 그러느냐고 해요. 거기서 가운데 글자만 뺀 거예요.” 한창 나이인 스물 다섯에 직장에서 나와 할머니 곁에 머무는 그녀를 보고 남들은 때론 걱정으로, 때론 한심하게 쳐다봤다. 이 책은 그러한 주변의 시선을 한번에 날려버리는 무기다.“할머니가 제 발목을 잡고 있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어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이 증명해 준 거죠. 할머니 때문에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은 거니까요. 제가 할머니를 도운 게 아니라 할머니가 저를 도왔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해요.”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6년 내내 내 목엔 쇠사슬이… 잠은 매일 찬 땅바닥에서 자”

    “반군은 사람도 아니었어요.6년 내내 제 목에 쇠사슬을 채웠습니다.”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혁명군(FARC)에 억류됐다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풀려난 잉그리드 베탕쿠르(46)는 이렇게 말했다. 4일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베탕쿠르는 “FARC 지도부가 (콜롬비아와 함께 이중으로 된) 내 국적이 프랑스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 뒤엔 (프랑스) 정부가 있다는 점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베탕쿠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감옥보다도 못한 억류생활에 대해 또렷또렷 증언했다. 반군들이 행군할 때를 제외하고는 인질 목에 쇠사슬을 묶어 줄곧 나무 기둥에 사슬을 매놓았다고 덧붙였다. 또 “반군은 무자비한 사람들이었다.”면서 “동물, 심지어 식물이라도 그렇게 취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내가 100살까지 살아 머리카락이 모두 희어져도 억류생활 중 맞닥뜨린 광경에 깜짝깜짝 놀라며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어젯밤 가족들과 얘기하느라 꼬박 지새웠다.”고 운을 뗀 베탕쿠르는 “포로생활 내내 차가운 땅바닥에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감시병이 붙은 채 강(江)에서 목욕했다고 한다. 반군을 인간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도 보탰다. “속옷이 모자라 고생했으며 밥도 뚜껑 없는 찌그러진 냄비에 담아 먹었다. 과일이나 채소라곤 구경도 못했다.”고 떠올렸다. 피랍 뒤 처음으로 재작년 공개된 비디오에서 건강이 나빠 보였던 사연도 곁들였다. 당시 상상을 뛰어넘는 열악한 대우로 뼈만 남은 듯 마른 체구로 국민들 걱정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베탕쿠르는 “간(肝)이 나빠져 눈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었다.”고 회고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피랍 때인 2002년 대선후보였던 베탕쿠르가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FARC 기지에 아직 억류된 피랍자 석방을 위한 일에 당장 뛰어들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반군이 정치적 이유로 억류한 사람만 적어도 25명이며, 평범한 콜롬비아 국민도 수백명에 이른다고 했다. 베탕쿠르는 프랑스에서 석방소식을 듣고 보고타로 온 딸 멜라니(22), 아들 로렌조(19)와 손을 맞잡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은 너희들 생각 때문”이라면서 “너희는 내 자존심이자 빛이요, 별이야.”라며 웃었다. 로이터 통신은 몇달 전까지만 해도 반군을 만나 인질들이 풀려나도록 하겠다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번 구출작전 성공으로 망신을 샀다고 전했다. 통신은 15명 석방소식이 들린 지 24시간이 넘은 4일, 차베스가 “기쁘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바티칸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베탕쿠르를 곧 만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교황은 베탕쿠르의 구출 소식을 듣고 매우 기쁘다는 내용의 전보를 보냈으며 가능한 한 빨리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농심 짜파게티서 쌀벌레 나방

    농심 라면의 대표상품인 ‘짜파게티’에서 쌀벌레로 보이는 나방이 나왔다.2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충남 서산시 동문동의 주부 김모씨는 지난 21일 짜파게티를 개봉한 뒤 냄비에 집어넣는 순간 면 부분에 나방집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김씨는 남편에게 이를 알리고 농심 관계자의 확인을 받았다. 농심 관계자는 “유통과정에서 쌀나방이 포장봉지를 뚫고 들어갔거나, 운반 도중 구멍이 뚫려 애벌레가 들어갈 수도 있으며, 포장과정에서 제대로 접합이 안 돼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쌀벌레의 경우 폴리염화비닐(PVC)도 뚫는 위력이 입증돼 라면 봉지쯤은 쉽게 뚫고 들어갈 수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라면 봉지를 개발해야 하지만 개발비가 많이 들어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덧붙였다.짜파게티 면에 붙어 있던 애벌레집, 부화한 나방 등은 이날 서산시 보건소가 수거해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농심은 김씨의 신고와 관련 23일 식약청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이천열 정현용기자 sky@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美쇠고기’ 이제 논의의 장을 열자/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학년

    [옴부즈맨 칼럼] ‘美쇠고기’ 이제 논의의 장을 열자/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학년

    집회현장에서 시민들이 주고받던, 될 때까지 모이자던 다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주 토요일 또다시 6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모였고 명박산성에 맞서 국민토성을 쌓아올렸다. 이쯤 되면 한국인의 특성 중 하나로 냄비근성을 꼽던 논의가 무색해질 법도 하다. 하지만, 아직 알 수 없다. 문제상황을 해결하지 못한 채 식어버린다는 사실, 그 하나가 냄비근성이라는 딱지의 충분조건이다. 냄비근성은 한국만의 특수한 국민성이 아니다. 해결방법의 부재가 가져오는 필연적 결과물일 따름이다. 언론의 역할은 사회현상의 분석에서 해결방법의 제시까지 걸쳐 있다. 냄비근성이 국민성으로 여겨지는 현실에 대한 책임에서 언론도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가 마지막 승부수로 띄워 올린 추가협상의 결과물은 재협상이 사태해결의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신문 6월21일자 ‘SRM 차단 합의한 듯’이라는 제목의 앞선 보도를 반박하는 의견이 아직도 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뇌, 눈, 척수, 머리뼈 등 4개 부위를 제외한 혀, 내장, 등뼈, 사골, 꼬리뼈 등은 제대로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으며,4개 부위에 대해서도 ‘극소한 머리뼈의 조각 또는 미량의 척수 잔여 조직’이 발견되는 경우 제대로 반송조치를 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폈다. 송기호 변호사는 QSA를 통해 검역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검역 민영화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끝내 재협상에 나서지 않으며 내세우는 논리는 무엇인가. 재협상이 국가신인도의 하락과 무역보복조치를 불러오리라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6월12일자 ‘쇠고기 재협상 못하는 이유 설명하라’라는 사설을 통해 정부 측에 재협상이 불러올 구체적인 손해의 내용을 놓고 국민 설득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추가협상결과가 발표된 지금까지도 손해에 대한 정부측의 구체적인 해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재협상을 하면 잃게 된다는 ‘엄청난 국익’은 아직도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반면,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으로 잃게 될 국민건강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추가협상이 진정한 대안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본다. 집회일수는 어느덧 50일을 넘겼다. 언론의 역할은 분명하다. 재협상이 가능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검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기사의 내용에서 해결방법 모색을 위한 노력은 그리 치열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한 주는 추가협상을 두고 찾아온 소강 국면이었기에 추가협상의 과정을 따라다니는 보도가 많이 나왔음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추가협상단이 파견되기 이전의 보도에서도 상황은 다를 바 없다. 서울신문의 지면에서는 정부와 국민 간 의사소통의 부족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거나 새로운 집회형식의 출현에 얼떨떨해하는 표정이 잡힐 뿐이다.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는다거나, 해결책을 만들어내기 위한 활발한 논의의 장이 되려는 움직임이 잘 감지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가능성을 목도하고 있다. 가능성이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또 다른 냄비근성의 발효로 기억되어 냉소주의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곤란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정부측의 설명이 미흡하다면 재협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와 같은 상황에 서울신문은 과연 성실하게 응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차례다. 정부만 쳐다볼 것이 아니다. 국제통상 사례들을 정리해서 재협상의 실질적인 가능성을 모색하자. 또 한가지, 국내정치상황에서 재협상을 이끌어낼 실마리가 어디에 있는지 검토하자. 실질적인 논의진전의 장을 서울신문이 열어젖히길 기대한다. 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학년
  • ‘아는 만큼 아낄 수 있다’ 고유가시대 전기료 절약 지혜

    ‘아는 만큼 아낄 수 있다’ 고유가시대 전기료 절약 지혜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고, 빨래와 다림질은 모아서 하는 것 외에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노하우는 없을까. 절전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단골로 언급되는 이 요령들은 이제 웬만한 소비자들은 다 아는 상식이 됐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의외로 돈이 새는 곳이 많다.‘아는 만큼 아낄 수 있는’ 생활 속 전기요금 절약 지혜를 소개한다. ●TV 볼륨을 낮춰라 TV 소리만 줄여도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볼륨이나 화면 밝기는 전력 소비와 비례한다는 게 에너지관리공단의 설명이다. 볼륨을 20% 낮추면 한달에 0.8를 줄일 수 있다. 통상 1가 100원이니 돈으로 환산하면 80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른 절전요령도 하나씩 떼놓으면 푼돈에 지나지 않아 ‘티끌 모아 태산’의 자세가 필요하다. TV는 꺼져 있을 때도 리모컨 신호를 받기 위해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전력 소모가 일어난다. 채널은 리모컨으로 바꾸더라도 켜고 끄는 것만은 플러그로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냉동실은 다닥다닥, 냉장실은 띄엄띄엄 채워라 냉장고는 24시간 켜놓는 탓에 집안의 ‘전기먹는 하마’이다. 음식물 넣는 요령도 전기요금과 직결된다. 냉동실은 전도로 냉기가 전달되기 때문에 내용물을 가급적 간격이 없게 넣는 것이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거꾸로 냉장실은 차가운 공기가 골고루 퍼져야 효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간격을 두고 음식물을 넣는 것이 좋다. 냉장실의 60%만 채우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빼곡히 채우면 공기 순환이 잘 안 돼 전력 소비가 늘어난다. 따뜻한 음식을 곧바로 넣어도 식히는 데 그만큼 에너지가 들어 전기요금이 올라간다. ●에어컨 켤 때는 커튼을 쳐라 에어컨 1대의 전력 소모량은 선풍기 30대와 맞먹는다. 에어컨이든 선풍기든 약풍보다 강풍으로 틀면 전기가 더 든다. 에어컨을 ‘약’으로 놓고 선풍기를 같이 틀면 ‘강’으로 가동하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 커튼이나 발 등으로 햇빛을 차단하면 더 효과적이다. 적정 냉방온도는 26∼28℃. 에어컨 온도를 집집마다 1℃만 올려도 나라 전체로는 연간 270억원이 절약된다. 에어컨 필터나 진공청소기는 자주 청소해줘야 전기를 덜 먹는다. ●선풍기는 창문을 등지고 선풍기는 가급적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 즉 창문을 등지고 켜야 효과적이다. ●컴퓨터·오디오의 CD를 빼라 컴퓨터나 오디오에 CD를 넣은 상태에서 켜게 되면 CD가 작동, 전기가 더 소비된다. ●모니터는 부팅 1분 후에 켜라 컴퓨터를 켤 때 본체와 모니터 전원을 동시에 누르는 소비자가 많은데 1분 시차를 두고 모니터를 켜는 것이 좋다. 부팅하는 동안 모니터가 부팅 진행과정을 표시하면서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모니터를 1분만 늦게 켜도 0.23를 줄일 수 있다. ●비데 뚜껑은 덮어라 비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덮개를 내려놓는 것이 대기전력 낭비를 줄여준다. ●플러그를 뽑아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절전 노하우의 ‘지존’이다.TV, 에어컨, 비디오 등 가구당 주요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을 모두 합하면 57W이다. 빈 방에 형광등(32W) 2개를 24시간 켜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1년이면 306, 누진요금을 감안하지 않아도 3만 600원이다.4인 기준 일반 가정의 한달 전력 사용량이 286(2만 8600원)이니 플러그만 열심히 뽑아도 한달 전기요금은 공짜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휴대전화 충전 뒤 플러그 뽑기 충전시간은 짧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대기전력으로 소비되는 만큼 전원을 꺼놓는 것이 좋다.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도 쓰는 시간보다 대기시간이 많은 대표적 가전제품이다. ●전기장판 처음엔 높은 온도로 일단 높은 온도로 빨리 예열한 뒤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낮추는 것이 전기요금이 덜 든다. 자동차 에어컨을 처음에 세게 틀었다가 낮추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야채는 전자레인지로 야채를 가스레인지 대신 전자레인지로 살짝 데치면 한달에 34.8나 절약된다. ●냄비 바닥이 젖은 채로 가스레인지에 올리지 마라 그릇 바닥이 젖어 있으면 물을 증발시키느라 추가 에너지가 들어간다.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또 냄비 옆으로 불꽃이 많이 새나가는 만큼 밑바닥이 넓은 조리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세탁기 빨랫감은 너무 적어도 탈 빨랫감이 너무 많거나 적어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헹굼 코스 전에 탈수를 한번 하고 나서 헹구면 시간과 물도 절약된다. 탈수시간은 3분이면 충분하다. 물 온도는 60℃가 넘어가면 차이가 없어 30∼40℃면 충분하다. 찬물에 그대로 세탁하는 것도 좋다. ●스팀다리미 물은 온수로 찬물을 부으면 데우는 데 에너지가 들어가므로 처음부터 뜨거운 물을 붓는 것이 좋다. 얇은 옷(예열시)→두꺼운 옷(예열후)→얇은 옷(남은 열) 순서로 다리고, 남은 스팀으로 장난감·방석·베개 등을 소독하는 것도 살림의 지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72시간 촛불시위’…함께 맞은 아침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 이틀째인 6일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예비군, 중고생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 첫 아침을 맞았다. 참가자들은 새벽 6시까지 세종로에서 집회를 가진 뒤 날이 밝고 나서야 서울 시청 주변 천막들과 각자 준비한 소형 텐트 등에서 휴식을 취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준비한 텐트에 ‘광우병 쇠고기 반대’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릴레이 집회가 철야 강행군으로 진행되는 만큼 참여의 폭이 대학생들과 시민단체 회원들로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릴레이 집회가 진행될 수록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이번 릴레이 집회에 참가한 다음 커뮤니티 ‘엽기 혹은 진실’ 회원들은 “아직도 ‘냄비근성’이라는 말을 믿으며 열이 식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인터넷을 통해 시위대는 점점 더 커지고 구성도 다양해 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2일 TV 하이라이트]

    ●가요무대(KBS1 오후 10시)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며 행복한 가정의 근간이 되는 부부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태진아의 ‘동반자’, 원로가수 안다성이 부르는 ‘청실홍실’ 등을 들으며 부부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또 지나온 시간들의 회한이 밀려드는 노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송대관의 열창으로 들어 본다.   ●스페이스 공감(EBS 밤 12시10분) 스페이스 공감 1000회 공연 기념 특집으로 마련된 ‘EBS 스페이스 공감 최고의 공연’. 홈페이지를 통해 1000회 공연 중 스페이스 공감 회원들이 추천한 최고의 뮤지션으로 선정된 공연들과 지금까지의 페스티벌들을 간추렸다. 나윤선, 이승환, 자우림, 장사익, 권진원, 신영옥 등의 무대를 다시 만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보디가드계에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사업가들 사이에 여성 보디가드를 고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모임이나 사업 협상을 할 때도 여성 보디가드를 대동할 수 있다. 여성 보디가드들은 여성 의뢰인들에게 거부감을 덜 주고, 더 친근하게 다가간다.   ●흔들리지마(MBC 오전 7시50분) 강필의 작업실을 찾아온 수현은 작업실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지 못한다. 수현은 주차장에서 강필이 민정을 태우고 나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수현은 열쇠수리공을 불러 작업실에 들어가고 강필의 이중생활을 알게 된다. 민정을 만난 수현은 무조건 민정이 일하는 작곡가 사무실에서 나오라고 윽박지른다.   ●사랑해(SBS 오후 9시55분) 캠핑카에서 식탁을 차리던 영희는 영희B에게 요즘은 입덧을 하는지 묻는다. 자신의 뱃속에 있는 아이는 조용하게 효도한다고 말하자 영희B는 그런 영희를 부러운 듯 바라본다. 집으로 돌아온 영희B는 병호가 그동안 무절제한 생활을 해왔다는 걸 깨닫고는 앞으로 하루에 용돈 2만원씩만 받아서 쓰라고 말한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오후 8시55분) 식당에서 생선 조림을 할 때, 혹은 집에서 라면을 끓일 때 사용하는 양은냄비에서 중금속이 나온다면? 최근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양은냄비 속 중금속의 실체를 밝힌다. 장시간 콘센트나 가전제품 속의 먼지를 청소하지 않았다는 가정. 얼마나 큰 화재가 날 수 있는지 실제 실험을 통해 알아본다.
  • [4·9 총선 이후] 주식·환율시장 영향은

    여대야소로 ‘MB노믹스’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섣불리 정부 말만 믿고 달려들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10일 중국 위안화의 강세로 아시아권 통화가 강세를 나타냈지만 원·달러환율은 보합이었다. 기업은행 김성순 차장은 “여대야소로 기획재정부의 환율정책(원화약세)이 힘을 받아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달러 수급상황이나 대외여건을 볼 때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출 상승세는 환율보다는 수출 대상국의 경기에 따라 움직였다는 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율부양이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ABN암로 김인근 이사는 “ 환율이 정부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기에는 외환시장이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증시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시장친화적인 정책이 우호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는 지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서장은 “정말 중요한 것은 기업의 실적이나 글로벌 요인”이라면서 “정책 변화에 따른 환경은 시간을 두고 서서히 반영되는 법인데, 이벤트 위주로, 냄비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은 “한·미FTA 타결이나 금산분리 완화, 부동산 경기 활성화, 규제 완화 등이 적극 시행된다면 당연히 증시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고 장기적으로 서서히 증시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총선 결과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무역수지 악화로 유연한 통화정책도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소영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열린세상] 신정부 노동정책 전략적 사고 긴요하다/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장

    [열린세상] 신정부 노동정책 전략적 사고 긴요하다/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장

    최근 신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무작정 퍼주기 식에서 탈피해 주고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 교환논리를 표방한다. 따라서 받는 것이 체질화된 북한 당국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에 대해 군사적 대응 방침까지 천명하고 나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상호 호혜적 남북관계 전환을 실현하려는 신정부가 암초를 만난 셈이다. 필자는 이같은 문제가 노동정책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한다. 신정부는 비타협적 노조운동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 대처하고, 반면에 온건 합리적 그룹을 포용하려는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승복하지 않는 일부 노동계는 총파업을 단행할 것을 예고했다. 따라서 신정부의 노동정책은 대북정책에서 직면한 것과 똑같은 딜레마에 처해 있는 듯이 보인다. 즉 강경그룹이 교환논리에 따라서 상호 호혜적으로 나아간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고 강력투쟁을 선택한다면 노사관계는 향후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정부가 이번 기회에 법과 원칙을 내세워 노사관계를 확 바꾸고자 한다면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다. 하나는 법과 원칙을 앞세워 강경기조를 견지,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꾸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일거에 노사관계 개혁을 이루어내는 것은 후유증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연착륙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가지 방법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고 본다. 전자는 단기에 성과를 낼 수는 있으나 엄청난 저항과 혼란을 감내해야 한다. 지금까지 역대 정부가 처음에 전자의 방안을 시도했다가 슬그머니 주저앉아 버린 것은 반발 여론에 못 이겨 타협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번째 연착륙 시도의 개혁은 비록 더디긴 하지만 후유증은 크지 않아 역대정부가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노사관계 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난 것은 모두가 후자의 방법을 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신정부의 노동정책은 두가지 중에 첫번째 방법에 가깝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법과 원칙에 의한 노사개혁이 성공을 이루어 내려면 다음과 같은 전략적 사고가 긴요하다. 첫째, 아무리 법과 원칙을 내세운다고 해도 대화는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과도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하는데 노동계라고 대화로 풀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려면 지금의 노사민정 대화채널은 근본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민주노총을 참여시키기 위한 대화 전개를 포함해 전방위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노동계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긴요하다. 기업친화적인,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정책이 기업을 무작정 감싸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실천해 보여야 한다. 귀한 자식일수록 매를 아끼지 않는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기업에도 사랑의 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셋째,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 예컨대 한국노총이 대기업 임금인상 자제를 선언했다면 재계에서 이에 상응한 화답이 나와야 한다. 민주노총이 강경투쟁을 선언한다면 이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 법과 원칙은 중요한 잣대가 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끝으로 노사개혁은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한다. 흔들림 없는 법과 원칙을 고수하고 설사 이로 인해 노사 불안정과 민생 불편이 따른다고 해도 이를 감내해야 한다. 조금만 불편해도 호들갑을 떠는 냄비 근성으로는 노사관계 선진화를 이루어낼 수 없다. 미국의 항공관제사 파업과 뉴욕 지하철 파업시 엄청난 민생고와 경제적 타격을 입었음에도, 이를 감내한 미국 시민이 있었기에 오늘날 법치가 살아 있는 미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장
  • 잔인한 봄손님 ‘알레르기’

    잔인한 봄손님 ‘알레르기’

    “알레르기 때문에 미칠 지경입니다. 해결책이 없다면 정말 무슨 일을 저지를지도 모르겠어요.”(서울 마포구 K씨) “피부염 때문에 자살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웃어 넘겼지만 내가 막상 그 지경에 처하게 되니 이해가 되더군요.”(부산 금정구 L씨) 봄철 ‘알레르기’의 대공습이 시작됐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이 외부 물질과 접촉했을 때 일어나는 이상반응을 뜻하는데, 주로 봄철에 집중된다. 몸이 가렵고 울긋불긋하게 반점이 생기는가 하면, 비염으로 냄새를 맡지 못할 정도로 코가 완전히 막히기도 한다. 결국 이런 저런 민간요법을 써보지만 여간해서는 낫지 않는다. 증상이 심해지면 자살 충동까지도 일으키는 알레르기. 알레르기 질환의 대처법을 우리 생활속에서 찾아보자. ●코가 맹맹하면 감기? 비염?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감기약을 먹으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지기 때문에 코감기로 오인하는 수가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주로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포자, 동물 털 때문에 생긴다. 특히 집먼지 진드기는 피부조각을 먹고 사는 작은 거미과 동물로, 크기가 0.2㎜에 불과해 육안으로는 찾을 수 없다. 고양이 털은 항원성이 강해 알레르기 질환을 자주 일으킨다. 우리나라 인구의 20%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유사 질환을 갖고 있다. 코안이 발작적으로 가려우면서 연속적으로 재채기를 하고, 맑은 콧물이 쉴새없이 나오다가 코가 막혀 숨이 답답해지면 병원을 찾아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단받았다면 원인을 파악한 뒤 원인물질 회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상책이다. 집먼지 진드기를 피하려면 담요, 양탄자, 천으로 된 소파, 봉제인형 등을 멀리하고 고온 다습한 환경에 주의해야 한다. 침대 매트리스나 베개는 먼지를 통과할 수 없는 특수 커버로 싼 뒤 천으로 덮는 것이 좋다. 동물의 털로 인한 알레르기는 동물을 격리시킨 뒤 몇주일이 지나야 억제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민경업 교수는 “찬 공기나 급격한 온도변화, 담배연기, 방향제나 스프레이는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며 “음식을 조리할 때는 냄비 뚜껑을 닫고 환풍기를 가동해서 태우는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볼품없는 나무를 피하라 나무의 꽃가루가 원인이 된다고 하면 흔히 아름답고 향기도 좋은 꽃, 예를 들면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장미, 목련 같은 꽃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꽃은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를 날라 주는 ‘충매화’이기 때문에 꽃가루가 잘 날리지 않는다. 반면 ‘풍매화’는 바람 불 때 꽃가루가 날리는 꽃들인데, 공중으로 날린 꽃가루는 코와 기관지로 들어와 알레르기성 호흡기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봄철에 이런 종류의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는 오리나무, 소나무, 느릅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일본삼나무 등이 있다. 이런 나무의 꽃은 볼품이 없고 향기도 나지 않는다. ●예방이 곧 치료다 알레르기 질환은 예방이 중요하다. 황사나 꽃가루, 안개가 심할 때와 오존주의보가 발령됐을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 꼭 외출을 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천식 환자는 천식예방용 흡입제를 미리 사용하고 외출하는 것이 좋다. 피부나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수분이 많아지면 천식환자의 경우 가래가 시원하게 배출되고, 기침이 줄어든다. 아토피 환자의 피부건조 증상도 완화된다.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균형있는 영양섭취로 기초체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새집에 입주할 때는 미리 ‘버닝 아웃’(난방을 하루 8시간 이상,1주일간 유지하는 것)을 하거나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CEO칼럼] ‘빨리빨리’의 경제학/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

    [CEO칼럼] ‘빨리빨리’의 경제학/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

    요즘 우리나라가 전세계 다국적기업들의 테스트베드(Test Bed)로 각광받고 있다. 최첨단의 휴대전화에서부터 자동차와 화장품, 의류, 커피 등에 이르기까지 신제품들의 경연장으로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국소비자들이 유행에 민감하고 디자인과 품질에 대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기반으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신상품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촉수(觸鬚)로서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MS와 IBM은 국내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고, 이베이와 모토롤라는 한국지사의 지위를 격상시켰다.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중국, 일본을 제쳐두고 한국을 우선 협상국으로 FTA를 추진하는 것도 테스트베드로서의 중요성이 작용했다고 한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 스스로가 냄비근성이라 했던 급한 성격과 허례라 했던 과시욕망이 지금은 한발 앞선 미래 트렌드를 점치는 좋은 토양이 되어 오히려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빨리빨리’를 외치는 급한 성향은 스피드 경쟁력으로, 허례에 찬 까다로움은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가장 역동적이고 이례(異例)적인 한국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세계인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 바야흐로 21세기는 지식창조의 시대라고 한다. 집약된 지식의 질과 수준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20세기 산업사회가 부존자원 활용도 제고를 위한 경쟁이었다면 21세기 지식사회는 톡톡 튀는 창의적이고 이례적인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세계 다국적기업들의 테스트베드로서 각광받는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그런 인재를 말이다. 일찍이 칭기즈칸은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멸망하고 끊임없이 교류하고 이동하는 자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변화의 기회를 움켜잡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첫째, 세계화이다. 다국적기업들은 중국이나 인도, 아세안과 같은 거대 시장의 거점으로 적절한 시장규모와 잘 갖춰진 사회적 인프라, 탁월한 소비자가 있는 한국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제수준의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활발한 투자유치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고 우리 경제도 활력을 찾게 될 것이다. 두번째는 융합(Convergence)이다. 요즘 창조의 개념은 무에서 유보다는 만들어진 것을 남보다 먼저 융합시키는 것을 말한다. 미래사회는 IT를 바탕으로 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문화콘텐츠기술(CT)·환경공학기술(ET)·우주항공기술(ST) 등을 융합시키는 기술, 즉 FT(Fusion Technology)가 세계경제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타고난 두뇌와 재빠름을 가지고 있는 우리민족은 그 어느 민족보다 가능성이 높다. 특히 IT와 CT가 결합하는 문화산업에서 5000년이라는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은 무한하다. 우리에겐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그 잠재력을 얼마나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단점이라고 여겼던 ‘빨리빨리’ 성격이 21세기가 요구하는 능력으로 연결이 될지 그 누가 상상했으랴. 이것이 창조가 아닐까? 글로벌 환경변화 속에서 우리에게 찾아온 이 기회를 잘 활용하여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원걸 한국전력공사 사장
  • [31일 TV 하이라이트]

    ●코끼리(MBC 오후 8시20분) 첫사랑을 닮은 해영 앞에만 서면 가슴이 설레는 영수. 그런데, 해영도 영수에게 넥타이를 고쳐주는 등 관심을 보여온다. 한편, 주가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운 음식을 혼자만 못 먹는 상엽. 평소 좋아하던 채아가 매운 음식 마니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끙끙거리면서도 앞장서 매운 음식을 찾아 다닌다.   ●부부 솔루션 미안해 사랑해(SBS 오전 9시)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만 하는 남편을 신뢰할 수 없다는 아내의 제보전화. 남편은 신혼 초부터 도박에 빠져 월급을 모두 탕진하는가 하면, 회사 공금횡령에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 요즘에는 컴퓨터 도박에 빠져 툭하면 PC방에서 외박을 일삼는다. 이 젊은 부부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다큐 여자(EBS 오후 7시45분) 엄마는 딸 윤주의 유학을 앞두고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먼저 윤주의 건강상태부터 체크하기로 했는데 4개월 만에 들른 치과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윤주의 부주의로 그 사이 충치가 배로 늘었다는 것이다. 화가 난 엄마는 또다시 윤주에게 소리를 지르고 만다.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결혼 후 4년 만에 소중한 보물 선채를 낳은 나란투야씨 부부. 하지만 행복도 잠시 세살배기 선채에게 재생불량성 빈혈증이란 시련이 찾아왔다. 슬픔과 절망을 뒤로한 채 선채를 위해 마음을 다잡은 나란투야씨 부부. 집 근처에 몽골 식당을 열어 수시로 선채의 건강을 살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꿈을 이루다(YTN 낮 12시35분) 학생수가 200명인 파라과이의 작은 한국 학교 학생들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오랜 소원이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꿈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꿈이 지난해 이뤄졌다.YTN 방송으로 사연이 소개됐고, 현대증권이 경비 전액을 지원했다. 파라과이 한인 학생들의 10일간의 일정을 함께해 본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식빵 굽는 시간’‘국자이야기’ 등에서 신작 ‘혀’에 이르기까지, 요리를 좋아하는 작가 조경란이 꾸미는 낭독 무대. 싱크대 위 가지런한 양념통, 보글보글 냄비 가득 끓고 있는 스튜 등을 배경으로 리듬감 넘치는 도마 난타와 그림자 마임이 펼쳐진다.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의 선율이 달콤하게 무대를 장식한다.
  • [설 선물] 밀양본차이나

    [설 선물] 밀양본차이나

    고품질 본차이나 제품 생산의 외길을 걸어온 밀양본차이나는 이번 설 선물로 와:인(Y-IN)의 라프레르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와:인(Y-IN)은 밀양본차이나가 지난해 만든 새로운 프리미엄급 브랜드다. 라프레르는 와:인의 최신 제품이다. 밀양차이나의 기존 제품은 40∼50대 고객층을 주 타깃으로 했다. 이에 반해 와:인(Y-IN)은 밀양의 지방색에서 벗어나 보다 신세대 감각에 걸맞은 브랜드로 탈바꿈하기 위해 나온 브랜드다. 대부분 본차이나 재질로 출시된다. 최고급 본차이나 제품의 은은함과 고객이 요구하는 새로운 경향의 디자인과 컬러로 제품 구성을 만들겠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와:인(Y-IN)의 최신 제품인 라프레르 세트에는 우리나라 전체에 퍼져 있는 자연의 꽃이 입혀져 있기 때문에 음식과 어우러져 싱그럽고 맛깔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설 고품격 선물로 제격이라는 게 회사측의 얘기다. 실제 꽃 색상에 가까워 생동감이 넘친다는 것이다. 홈세트 57만 9000원, 공기 5500원, 대접 6300원, 커피잔 2개 2만 7200원, 내열냄비(대) 3만 5200원, 애플머그 2개 1만 1600원, 애플뚜껑머그 4개 1만 6400원이다. 밀양본차이나의 전신은 밀양도자기. 지난 1939년 설립돼 도자기 제조 기업으로는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080)595-5959
  • 아버지의 장화 발자국

    아버지의 장화 발자국

    칠흑같이 어두운 겨울밤, ‘삐걱’ 하고 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단잠을 주무시던 어머니는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에 벌떡 일어나 “이제 오는교?”라며 마중했다. 방문을 열자 눈은 마당을 하얗게 덮었고 아버지의 장화 발자국만 또렷이 남아 있었다. “아이고! 또 넘어졌는교? 괜찮은교?” “실산 모퉁이를 돌아오는데 길이 안 보이는 바람에 그만….” 아버지의 무릎과 어깨 언저리에는 아직도 눈길에 넘어진 자국이 남아 있었다. “아, 눈 올 때는 그냥 맨몸으로 오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디, 다리도 옳지 않은 사람이….” 아버지가 퇴근하실 때는 항상 시커먼 얼굴에, 동발 서너 개가 어깨에 실려 있었고 손에는 도시락 보자기가 들려 있었다. 그것은 당시 우리에겐 낯설지 않은 가장 친근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지고 오신 동발은 막장에서 쓰다 남은 나무토막으로 유일한 우리 집 땔감이었다. 아버지는 막장에서 채탄 작업을 하시는 광부였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 일을 했다고 하니 30년은 훨씬 넘게 하신 모양이다. 집에서 20리 남짓 떨어진 곳으로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하셨고 야간 일이 돈이 더 된다며 밤을 낮 삼아 일하셨다. 몸이 피곤하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면 약 대신 흑설탕을 양은 냄비에 타서 훌훌 마시는 것이 전부였다. 오늘도 어머니가 타주신 흑설탕물을 드셨고 나도 아버지가 드시다 남은 달콤한 설탕물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 동지가 지난 이튿날, 밤 10시가 넘었을 무렵 이웃집 아저씨로부터 전갈이 왔다. 아버지는 아직 일이 좀 남아 있어 내일 아침에 퇴근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급히 밤참 도시락을 쌌고 몸이 불편하여 못 가니 나보고 다녀오라고 하셨다. 어두컴컴한 밤, 신작로에는 아직 간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어제 내린 눈이 얼어붙어 발을 옮기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꽁꽁 얼어붙은 타이어 자국을 뽀드득 뽀드득 밟으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오구니재를 지나 청벽에 다다르자 전봇대 사이로 ‘휘휘’ 하며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소리가 귀신의 휘파람 소리 같아 발걸음을 더듬거리게 했고 절벽에서 간간이 돌이 굴러 떨어질 때면 머리끝이 하늘로 치솟았다. 한 시간 남짓 걸었을까? 저 멀리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작업장에 도착해보니 모두가 시커먼 얼굴에 똑같은 헬멧을 쓰고 있어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었다. 한참을 기다리자 삐그덕 삐그덕 레일 소리가 들리더니 석탄을 싣고 나오는 활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너 명이 함께 밀고 있었는데, 다리를 절고 있는 사람도 보였다. 분명 아버지였다. 막장에서 무너진 돌에 맞아 다리가 골절되어 늘 절고 다니셨고 눈이라도 오면 곧잘 넘어지셨던 아버지. 그래도 왼쪽이 다쳐 천만다행이라며 하루도 일을 빠지시는 날이 없었다. “아버지!” 부르며 가까이 가자 “추운데 여까지 우에 왔노? 집에 가서 묵으면 되는데. 빨리 가그라” 하며 도시락을 받아 드셨다. 뒤돌아선 아버지의 등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나는 멀찍이 떨어진 전등불 아래서 시커먼 얼굴로 도시락을 드시는 아버지를 보았다. 다른 몇몇 사람들은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난로에 끓여 먹는데 아버지는 한쪽 귀퉁이에서 온기가 가신 찬밥에 김치 몇 조각으로 식사를 하셨다. 내가 볼까 애써 감추려 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에 눈물이 핑 돌아 한참 동안 허공만 바라보았다. 그날 밤 아버지 얼굴을 떠올리며, 달그락 달그락 밤길을 걸어오니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체구도 키도 작은 우리 아버지, 남을 탓할 줄도 시기할 줄도 모르고 동네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셨던 아버지는 동네에서 늘 부지런함의 표상이었다. 아버지의 삶의 공간은 우리 동네와 일하던 막장, 읍내 시장이 전부였다. 학교에서 아버지 직업을 조사하면 ‘광부’라고 써가는 것이 싫었고, 시커먼 얼굴로 동네 앞을 지나실 때 꼬마들이 돌을 던지며 놀리는 것도 싫었다. 그러나 이젠 잔소리도 들을 수 없고 그 모습도 볼 수 없게 되었다. 불혹이 넘은 지금, 눈 내리는 겨울밤이 오면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 우리 집 대문이 ‘삐걱’하고 열리며 동발을 한 아름 메고 들어오실 것만 같다. 그 작업장으로 달려가 힘껏 안아보고 싶다. 아버지 팔짱을 끼고 하얀 눈길을 따라 밤새껏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밤길을 따라 굽이굽이 새겨진 장화 발자국은 저 눈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아버지의 인생이었다. 2008년 1월
  • [병자호란 다시 읽기] (54) 후금,조선에 배(船)를 요구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54) 후금,조선에 배(船)를 요구하다

    정묘호란이 끝난 뒤부터 병자호란이 일어날 때까지 조선과 후금의 관계는 아슬아슬했다. 조선은 후금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바로 명과 가도라는 바깥 변수 때문이었다. 유흥치가 피살된 뒤, 가도를 탈출하여 후금으로 귀순한 자들 가운데는 홍타이지에게 가도를 빼앗을 기회가 왔다고 부추기는 자들이 있었다. 홍타이지는 그럴듯하게 여겼고 그 파장은 곧바로 조선으로 밀려들었다. 1631년(인조 9) 6월8일, 평안병사 유림(柳琳)이 보낸 장계가 조정에 도착했다. 호차(胡差) 중남(仲男)과 아지호(阿之好) 등이 군사 1만명을 거느리고 압록강을 건너와 가산(嘉山)의 서쪽 지역을 차단했다는 소식이었다. 같은 날 도착한 장계에서 평안감사 민성휘(閔聖徽)는 ‘호인들이 조선에서 배를 빌려 가도를 습격하려 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주변 고을의 수령들과 장수들을 불러모아 방어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보고했다. 소식을 접한 비변사는 ‘부원수 정충신(鄭忠信)을 평안도로 보내고 금군(禁軍)과 포수(砲手)를 평양으로 파견하고 황해도의 병력도 동원하라.’고 건의했다. 정묘호란 이후, 이렇게 많은 수의 후금군이 압록강을 건너온 적은 없었다. 그것은 사실상 침략이었다. 다만 그들은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배를 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인조는 황급히 비변사 신료들을 불러모았다. 영의정 오윤겸(吳允謙)은, 후금군이 배를 빌려 가도를 습격하려는 목적에서 침략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명에 대한 의리를 고려할 때 배를 빌려줄 수는 없다며 속히 황해도를 비롯한 각도의 군사들을 동원하라고 촉구했다. 최명길의 분석은 좀 달랐다. 그는 후금군이 쳐들어 온 것은 조정을 협박하여 식량을 구하려는 수작이라고 보았다. 최명길은 후금군이 깊숙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군사 징발 때문에 민심을 소란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6월10일 호차 중남이 홍타이지가 보낸 국서를 갖고 서울로 올라왔다. 홍타이지가 보낸 편지는 조선에 대한 불만과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홍타이지는 먼저 ‘조선이 양곡을 주는 바람에 가도가 존속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조선이 용천, 철산 지역의 땅을 가도 주민들에게 경작지로 제공하고 있는 것을 비난했다. 그는 정묘호란 당시 서울 이북 지역을 차지할 수 있었음에도 반환했음을 상기시킨 뒤 조선은 그럼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홍타이지는 ‘잘못을 사과하는 차원에서 배를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배를 빌려주기 않으면 의주와 철산을 점령하겠다고 위협했다. 중남이 입경한 그날, 명에서 온 사절도 서울로 들어왔다. 등래순무 손원화(孫元化)가 보낸 도사(都司) 왕순신(王舜臣)과 이매(李梅) 두 사람이었다. 그들은 인조를 만났을 때 조총, 구리 냄비와 배 100척을 구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명 사절들도 배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당시 손원화는 바람 잘날 없는 가도의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배가 필요했다. 그는 조선에서 배를 구입하여 섬 안에 있는 인원과 전마(戰馬), 군수 물자 등을 등래(登萊) 지역으로 수송하려고 했던 것이다. 손원화의 요구는 조선에게 무척 버거운 것이었다.100척이나 되는 배를 새로 건조하기도 어렵고, 각 지역의 화물선들을 갑자기 차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또 섣불리 배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가 후금이 알게 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조선 조정은 결국 배를 제공하라는 요구는 완곡히 거부했다. 대신 조총 500자루와 구리 냄비 100개를 보내겠다고 확약했다. 명에 대해서는 참으로 충성스런 조선이었다. 청북 지역에 후금군 1만명이 주둔해 있고, 호차가 서울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명 사절들에게 조총 500자루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분명 아슬아슬한 모험이었다. 조정은 실제로 왕순신 등이 중남과 조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심초사해야 했다. 중남 또한 배를 빌려줄지 여부를 빨리 밝히라고 닦달했다. 조정은 중남에게 ‘명은 우리의 부모 나라이므로 너희에게 배를 빌려주는 것은 천륜을 저버리는 것이다. 부자(父子) 사이에 차마 못할 짓을 할 경우 형제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잔인하게 명을 저버리면 뒷날 너의 나라로부터도 의심을 받을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의리와 천륜을 강조하여 중남의 ‘심금을 울려 보려는’ 의도였다. 그러면서 후금군의 침략을 비난하고,‘형제 사이의 의리를 생각해서 며칠분의 군량을 제공할 것이니 빨리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배를 빌려줄 수 없다고 하자 중남 일행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조정은 접대하는 신료를 보내 그들을 달래서 다시 데리고 들어왔다. 그들에게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회유했지만 중남 등은 배를 빌려 달라는 요구를 접지 않았다. 조선 측이 다시 거부하자 중남 일행은 다시 일어나 귀국하겠다고 나가버렸다. 조정은 다시 사람을 보내 이미 녹번동까지 가 있던 중남 일행을 달래야만 했다. 후금은 왜 배를 빌려달라고 요구했을까? 당시까지 후금은 바다에서 작전할 수 있는 수군 전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요하(遼河)와 같은 내륙 지역의 강에서 운항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배들은 있었지만 그것을 갖고 바다로 나가기는 어려웠다. 무엇보다 바다에서 배를 조종하고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수군 병력이 없었다. 후금에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들의 육군은 철기(鐵騎)라 불릴 정도로 막강했지만 바다나 수군과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철산의 바로 코앞에 있는 가도에서 모문룡이 ‘발호’를 해도 수군이 없는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모문룡은 바로 그 같은 후금의 약점을 파고들어 8년 가까이 ‘해외 천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후금은 조선의 수군과 항해술에 대해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홍타이지는 심지어 ‘조선 수군이 명 수군보다 강하다.’라고 인식했다. 따라서 조선에서 배와 수군을 빌리면 자신들의 전력은 배가될 수 있다고 보았다. 수군만 있으면 코앞에 있는 가도를 점령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후금의 서쪽을 철옹성처럼 막아 버티고 있는 산해관도 해로로 공격할 수 있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수군이 강한 나라’로 인식되었다. 왜란 초반 조선 육군은 연전연패했지만 수군은 달랐다. 일본군의 서해 진출을 막아 그들의 수륙병진(水陸竝進) 전략을 좌절시킴으로써 궁극에는 명의 안보까지도 지켜낸 것이 조선 수군이었다. 이순신(李舜臣)의 탁월한 영도와 거북선 등 조선 전함들의 활약상은 명 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626년 조선에 왔던 명사 강왈광(姜曰廣)은 ‘조선 사람들이 배를 조종하는 것은 빠르기가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다. 만일 그들이 오랑캐에게 넘어가 오랑캐들이 조선 수군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면 산동이나 강남 지방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명청 교체기 명 관인들이 조선의 향배와 관련하여 가장 크게 우려했던 대목이 바로 수군이었다. 조선 또한 명과 후금의 대결 상황에서 ‘수군 문제’가 갖는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후금의 강요대로 배나 수군을 제공할 경우, 가도가 곧바로 위험에 처하고 산해관을 비롯한 명의 내지까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후금에 배를 넘겨주는 것은 ‘부모의 나라’에 비수를 꽂는 것이었다.1631년 6월, 배 때문에 명과 후금 모두로부터 ‘코너에 몰려야 했던’ 조선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이춘성의 건강칼럼] 중년이 되면 왜 허리가 굽을까

    [이춘성의 건강칼럼] 중년이 되면 왜 허리가 굽을까

    활동력이 왕성한 40∼50대 중년의 나이에 허리가 굽어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요부 변성 후만증’이란 병 때문이다. 생소하게 느껴지는 병이지만 우리나라 시골 어디에 가든 이 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대부분 여성이며,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것이 보편화된 동양권에서만 발견된다. 사실 이 병만큼 동양과 서양의 지역적 차이가 큰 병은 별로 없다. 이 병은 1996년 우리나라 학계에 처음 보고되었다. 그 이전에도 환자가 많았지만 의사들이 병의 존재 자체를 잘 몰랐기 때문에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으로 오진하기도 했다. 이 병의 증상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잘 걷지 못한다. 둘째, 냄비나 화분 등 조금이라도 무거운 물건은 들지 못한다. 셋째, 평지보다 계단이나 언덕길에서 걸을 때 더 힘이 든다. 넷째, 주방에서 설거지를 할 때 팔꿈치를 싱크대에 받치고 일을 하므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팔꿈치에 굳은 살을 가지고 있다. 허리를 지지해주는 근육은 크게 허리를 앞으로 굽혀주는 ‘복근’과, 허리를 펴거나 뒤로 젖혀주는 ‘신전근’ 등의 두 가지가 있다.‘요부 변성 후만증’은 오랜 기간 논밭이나 방바닥에서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습관 때문에 허리 뒤쪽의 신전근이 점점 망가지면서 발생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굽은 허리를 펴주는 교정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수술 시간이 7∼8시간 이상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수술 후 재발도 많다. 따라서 병이 발생한 뒤 고생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젊어서부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은 생활습관을 살짝 바꿈으로써 가능하다.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습관을 버리고 가급적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쪼그리고 앉아서 일을 해야 한다면 15∼20분에 한 번씩 일어나서 허리를 쭉 펴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허리 근육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운동을 하루에 10분 정도 해주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지금이라도 시골에 계신 부모님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간식도 DIY 열풍

    이 겨울 출출함을 달래줄 간식에도 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 트렌스지방과 당도를 줄일 수 있도록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조리 기구나 웰빙 성분 등 영양을 강조하는 간식 제품들이 많이 나온다. 간식에도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인기있는 간식 관련 제품들은 기름에 튀기지 않는 점을 강조하는 제품이 많다. ●붕어빵부터 고구마 직화구이까지 28일 인터넷 쇼핑몰인 인터파크에 따르면 최근 기름이나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고구마, 옥수수, 가래떡, 쥐포, 밤 등을 조리할 수 있는 직화구이 냄비(4000∼10만원)가 잘 팔린다. 이달 들어 27일까지 인터파크내 이 제품의 판매량은 전달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어났다. 칩메이커(8800∼1만 8000원)도 인기다. 기름을 두르지 않고 감자나 고구마를 얇게 잘라 기구에 꽂고 레인지에 4∼6분만 돌리면 감자칩, 고구마칩 등을 만들 수 있다. 붕어빵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2008년형 뉴샌드위치맨(5만 9800원)도 있다. 붕어빵 틀에 기름을 살짝 바르고 반죽을 반 정도 부은 후 팥앙금 등 소 재료를 넣고 다시 반죽을 부은 뒤 10∼15분가량 있으면 붕어빵이 나온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 플레이트를 바꾸면 와플, 샌드위치도 만들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핫도그를 만들 수 있는 매직 핫도그 틀(7000원), 남은 밥을 이용해 누룽지 과자를 만들 수 있는 누룽지제과기(8만 3000원), 채소, 과일, 육류 등을 건조해 영양과 맛을 보존한 간식을 만들 수 있는 식품건조기(3만 9800원)도 있다. ●호떡·호빵도 웰빙 변신 겨울철 최고의 별미인 호떡도 기존의 찹쌀 호떡믹스 외에 녹차, 단호박 등 웰빙 재료를 표방하는 제품이 인기다. 삼양사는 국산 녹차 분말과 클로렐라를 넣은 큐원 녹차 호떡 믹스와 국내산 단호박 분말을 넣은 큐원 단호박 호떡 믹스를 팔고 있다. 잼믹스와 이스트가 포함되어 있어 집에서 반죽한 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구우면 된다. 가격은 2800원이다. 호떡믹스 1개로 10개의 호떡을 만들 수 있다. CJ제일제당에서도 백설 찹쌀 호떡믹스 녹차맛이 나온다. 백설 찹쌀 호떡믹스 녹차맛 두 개와 기존의 일반 찹쌀 호떡믹스 2개를 묶어 9800원에 할인판매(www.cjshop.co.kr)한다. 기린은 단호박 소와 고구마 소로 맛을 낸 단호박 호빵과 고구마 호빵을 내놓았다. 흑미를 첨가한 흑미 호빵도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린측은 “맛과 영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반응이 좋다.”면서 ”호빵 성수기인 12월에 판매량이 늘어 내년 2월까지 매출액은 당초 목표인 100억원이 넘는 120억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양 만점 3분 조리 간식 대상과 매일유업은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즉석 영양 수프를 내놓았다. 분말 형태인 대상의 수프타임은 그릇에 붓고 따뜻한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다. 브로콜리 치즈, 콘크림 맛 두 가지다. 두 가지 모두 해조칼슘과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고 인공 식품첨가물인 MSG와 합성착색료를 넣지 않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매일유업의 수프로굿모닝은 캔 뚜껑을 따고 마시면 된다. 뜨거운 물에 30초간 담가두면 따뜻하게 마실 수 있다. 옥수수가 25% 함유돼 있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도 느낄 수 있다는 게 매일유업측의 얘기다. 농심에선 컵 스타일의 으깬 감자 제품이 나온다. 뜨거운 물을 부은 뒤 30초간 골고루 저어주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다. 짭짤한 맛(오리지널)과 달콤한 맛(스위트) 두 가지다. 칼로리가 개당 110∼115㎉ 수준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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