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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대문구 무료 ‘어린이 난타교실’

    동대문구 ‘어린이 난타 교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 구에 따르면 건강한 학교 만들기 시범학교 학생 가운데 50명을 선발해 지난달 첫발을 뗐다. 사물놀이 악기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냄비나 빨래판 등으로 흥겨운 전통가락을 난타와 접목해 느껴보는 시간으로 구성했다. 아이들의 감수성과 근력을 길러주는 이번 프로그램은 이문초등학교에서는 주5일 수업제 실시에 맞춰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낮 12시, 장안3동 안평초등학교에서는 오후 2~3시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총 12회 과정으로 무료다. 유덕열 구청장은 “어린이 난타 교실은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의사결정과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부에 지친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효율적인 학교 건강증진 체계를 구축하는 데 큰 몫을 해낸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인생역전 비결은 동·서양 문화의 융합”

    “인생역전 비결은 동·서양 문화의 융합”

    공장에서 밥벌이를 하고 돼지를 기르며 흙바닥에서 자던 소녀들이 ‘뉴차이나’를 대변하는 파워우먼 4인방이 됐다. 여공에서 부동산 갑부로 인생역전을 이룬 장신(張欣·47) 소호차이나 최고경영자(CEO), 오드리 헵번과 오프라 윈프리를 합쳐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 토크쇼계의 거물 양란(楊瀾·44)양광미디어그룹 창립자, 요식업계 여왕인 장란(張蘭·55) 차오장난 회장, 중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당당닷컴의 창업자이자 CEO인 페기 유(47)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가부장적인 중국의 전통에 맞서 유산 한 푼 없이 스스로 성공을 일궜다. ‘타이거맘’의 저자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는 7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 자매지인 데일리비스트 기고를 통해 이들의 성공 비결을 소개했다. 추아 교수가 꼽은 비결은 바로 서양과 동양 문화의 융합이다. 추아 교수는 “동서양의 문화를 조합해 역동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이들처럼 중국도 막대한 경제적 잠재력과 전통적 가치, 서양의 혁신을 융합하는 데 성공한다면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공에서 부동산 갑부로 변신한 장신 46억 달러(약 5조 1500억원) 상당의 부동산개발업체 소호차이나를 이끄는 장신은 “나는 비참한 아이였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1954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14세 때부터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스무살 무렵 영어사전 하나와 웍(중국 냄비)만 달랑 들고 영국으로 떠난 여공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고 월가의 골드만삭스에 입성한다. 1994년 중국으로 돌아와 부동산업자이던 남편의 현장 감각과 자신이 익혀온 서구 건축의 혁신을 융합해 1990년대 중국 부동산 붐을 타고 대성공을 거뒀다. ●‘오드리 헵번+오프라 윈프리’ 양란 최근 지식 페스티벌인 테드(TED) 강연자로 전 세계 청중을 사로잡고 있는 양란은 21살 때 1000대1의 오디션 경쟁을 뚫고 중국 유명 토크쇼 진행자로 뽑혔다. 4년 만에 미련 없이 토크쇼를 그만두고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갔다. 1998년 중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2년 뒤 남편과 함께 루퍼트 머독의 스타TV와 겨룰 선TV를 출범시켰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중국에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TV프로그램이 없다는 데 착안해 만든 두 번째 시도, ‘그녀의 마을’은 달랐다. 이 프로그램으로 그녀는 11억 달러(약 1조 23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 최대의 미디어 황제가 됐다. ●돼지 키우며 흙바닥서 잠자던 장란 중국 전역에 40여개의 최고급 레스토랑을 거느린 자산 5억 달러(5600억원)를 보유한 장란 차오장난 회장의 어린 시절도 비루했다.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으로 어머니와 함께 후베이성의 한 수용소로 보내진 그녀는 돼지를 치고 흙바닥에서 잠을 자곤 했다. 젖먹이 아들까지 고국에 남겨두고 캐나다 토론토로 돈을 벌러 떠났다. 1990년 베이징으로 돌아온 그녀는 중국의 화이트칼라와 서양 손님들이 최고급 중국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을 탄생시켰다. ●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세운 페기 유 페기 유 당당닷컴 CEO는 1987년 미국으로 떠나 뉴욕대 스턴비즈니스스쿨에서 MBA를 마쳤다. 1995년 월가에서 일하며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성장을 목격하고 매료된다. 그녀는 1999년 ‘제2의 아마존’을 꿈꾸며 남편과 함께 세운 당당닷컴으로 개인 자산만 3300만 달러(약 3700억원)에 이르는 부자가 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다섯 수레의 책을 읽은 견공…인간 탐욕·이중성을 말하다

    다섯 수레의 책을 읽은 견공…인간 탐욕·이중성을 말하다

    2018년, 무술년 개띠를 몇 년 앞둔 2015년 충남 호구고을에서는 ‘개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줄여서 개인공세)을 주장하는 초개들이 등장한다. 초개란 인류를 구원하는 초인들이 홀연히 나타나듯이, 더운 여름날 한 그릇 보신탕으로 전락하는 개를 구원하고자 나타난 초월적인 개를 말한다. 초개는 인간의 언어를 읽고 쓰고, 인터넷을 사용할 줄도 안다. 똥개들의 무리를 이끌고 ‘학익진’과 진법을 펼친다. 특히 다섯 수레의 책을 읽은 초개 ‘혁명이’의 존재는 놀랍다. 개들이 평화시위 10여회를 해나가다 보면 인간들도 개들의 주장에 호응하고 동조해, 유토피아인 ‘개인공세’가 될 수 있다고 제갈공명 같은 초개 ‘빡사’는 강력히 주장한다. 초개를 중심으로 개들은 자신들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늘 그렇듯이 예상을 비켜가고,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1998년 등단해 이야기꾼의 면모를 보여 준 김종광이 써내려 간 이 같은 내용의 장편소설 ‘똥개 행진곡’(뿔 펴냄)은 막힘 없이 술술 읽힌다. 작가는 이 소설의 서술 시점을 미래인 2015년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배경은 2000년대 한국의 사회·정치판을 꼭 닮아 있어 다양한 연상작용을 일으킨다. ●국가보안법을 닮은 ‘개 특별 관리법’ 돈 봉투와 각종 이권에 개입한 여권 실세 국회의원 신천수와 그의 내연남이자 국회 보좌관인 조왕렬, 사랑했지만 아기는 원하지 않는다며 낙태를 권유하는 농민과 그의 애인 조해해의 모습도 그렇다. 21살 해해에게 탐욕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중년의 유부남들도 ‘삼촌부대’라는 이름으로 10대 연예인들을 소비하는 중년의 비루한 남자들과 닮았다. 또한 도시 한복판에 나이트클럽을 비롯해 터키탕, 대딸방, 키스방, 마사지업소, 단란주점, 노래방 등 업태도 다양한 유흥업체들이 가득 들어 찬 빌딩, 탄핵에서 생환한 대통령, 개 소탕 실적을 조작하기 위해 돈을 주고 개를 사서 죽이는 경찰의 부조리, 국가보안법을 닮은 개 특별관리법 등은 헛웃음이 나온다. ●‘개티즌’·‘보티즌’·‘박티즌’의 이전투구 김 작가의 입담에 휩쓸려 무협지 읽는 듯한 재미로 휙휙 책장을 넘기다가, 손짓을 멈칫하게 만드는 대목이 있다. 인터넷에서 ‘개인공세’를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 여론이 들끓는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개티즌’(개를 사랑하는 네티즌)과 ‘보티즌’(보신탕을 먹자는 네티즌), ‘박티즌’(박쥐 같은 네티즌) 등으로 갈려 이전투구식 논쟁에 돌입한다. 어떤 네티즌은 개를 사랑하는데 ‘보티즌’에 가입하기도 하고, 보신탕을 먹자고 하면서 ‘개티즌’에 가입하기도 한다.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중구난방으로 떠들어 대는 것이다. 이 냄비 근성은 신천수가 미국 의회 핵심 실세와 찍은 포르노성 동영상이 유포되자 개들은 다 잊어버리고 다시 신천수를 옹호하는 자인 ‘무티즌’과 비난하는 자인 ‘애티즌’, 양쪽을 다 옹호하고 비난하는 자인 ‘박티즌’으로 나뉘어 치고받고 싸우면서 극대화된다. 김 작가의 소설에서 네티즌 여론은 늘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열광했다가 한순간에 비난하기를 밥 먹듯 한다. 합리적·이성적으로 사고하지 않는 이런 막무가내 열정은 어찌 보면 파시즘이 자라날 수 있는 또 다른 토양에 불과하다. ●합리적 사고 하지 않는 막무가내 네티즌 요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비키니 시위를 둘러싼 논란은 ‘똥개 행진곡’의 네티즌을 연상하게 한다. 나꼼수가 발랄하게 보수적인 정치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환호하던 사람들도, 비키니 시위에 대한 훌쩍 앞서나간 나꼼수의 발언에 불쾌해한다. 경쾌·발랄한 발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때 사람들은 짜릿함을 느끼겠지만, 그 짜릿함은 적절한 책임감을 동반해야 한다. 상황이 바뀌면,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으니까. 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 48억 ‘역대 최고’

    올겨울 구세군 자선냄비의 최종 모금액이 사상 최고인 49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구세군은 지난달 31일까지 진행된 ‘2011년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통해 48억 8712만원을 모금했다고 2일 밝혔다. 구세군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의 집중 모금 기간을 마치면서 47억 3028만원을 모아 역대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고 이후 개인 및 기업 후원금 등을 합산해 최종 모금액을 확정했다. 구세군은 “1928년 시작된 자선냄비 모금 활동 사상 최고액”이라며 “우리 사회의 나눔문화 확산으로 개인과 기업의 후원 참여가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모금에는 지난해 12월 4일 1억 1000만원 수표 기부를 시작으로 90세 노부부가 기부한 2억원, 8년간 1천만원씩 후원한 얼굴 없는 천사 등 490만명이 참여했다. 전국 4만 5천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모금 활동을 도왔다. 한편 구세군은 지난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국내 긴급구호활동과 몽골, 캄보디아 등 해외 지원 사업을 위해 30억원을 목표로 모금 활동에 들어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연극리뷰] ‘돈키호테’

    [연극리뷰] ‘돈키호테’

    78세 노배우가 이렇게 깜찍하고 엉뚱해도 되는 걸까. 연극 ‘돈키호테’의 주연배우 이순재의 이야기다. 폭탄 머리에 양은냄비 모자를 쓴 채 천연덕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어느새 근엄한 표정으로 반전을 노리는 그는 145분가량의 공연 시간 내내 극을 이끌며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연극 ‘돈키호테’는 스페인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1605년 작 소설인 ‘돈키호테’를 원작에 가장 가깝게 각색한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을 바탕으로 했다. 극은 좌충우돌 세상과 맞서는 몽상가 알폰소의 이야기를 다뤘다. 알폰소는 책에 감염된 인간으로, 책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특히 기사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탓에 스스로 편력기사 ‘돈키호테 데 라 만차’라는 환상을 갖는다. 즉, 돈키호테는 알폰소가 스스로 만들어 낸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다. 사람들에게 소설의 세계는 허구이지만, 돈키호테에겐 현실의 일부다. 그래서인지 낭만적이고, 순수하다. 다소 엉뚱한 돈키호테의 캐릭터는 원작자인 세르반테스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냈다. 묘하게 얽히고설킨 사각 관계의 네 남녀와 돈키호테, 그리고 돈키호테를 따라 모험 여행에 나선 판사 산초가 우연히 마주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서로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바람둥이 기사 돈 페르난도(한윤춘 역)의 계략에 속아 헤어지게 된 훈남 기사 카데니오(최광일 역)와 루신다(김리나). 그리고 루신다를 빼앗아 기뻐하는 돈 페르난도와 자신을 버린 남편 돈 페르난도를 애타게 찾는 도로시아(김양지 역)의 관계 속에 돈키호테는 은근슬쩍 개입하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절망적인 상황의 네 남녀에게 돈키호테는 희망과 꿈을 안겨주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생명력을 불어준다. “지금 이 시대는 꿈과 희망이 사라지고, 절망과 고통 속에 온갖 술수와 거짓, 악덕이 판을 친다. 나, ‘슬픈 표정의 기사’ 돈키호테는 낭만과 꿈, 사랑과 정의를 찾아 영원히 방랑과 모험의 길을 떠나 이룰 수 없는 꿈을 위해, 열정을 위해, 사랑을 위해, 보이지 않는 소중함을 위해 온 마음과 온몸을 바칠 것이다. 가자 정의를 위해! ”라고 외치며 극을 마무리 짓는 돈키호테. 그는 정의 실현을 꿈꾸는 이상주의자 그 자체다. 언덕 위의 풍차를 보며 거인이라 우기고, 일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지만 고결한 마음만큼은 주변인들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그와 너무나도 다른 노선의 현실주의자 산초가 우직하게 그의 모험 길을 동행하는 이유이자 수백년이 지난 후세의 관객들마저 돈키호테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돈키호테 역에는 이순재, 한명구가 번갈아 맡아 연기하며 산초 역의 박용수, 오티즈 역의 정규수 등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도 볼 만하다. 2010년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연극 돈키호테는 22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2만~5만원. 1644-200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터키 겨울 식도락 여행…차가운 黑海 뜨거운 유혹 ‘함시’

    터키 겨울 식도락 여행…차가운 黑海 뜨거운 유혹 ‘함시’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흑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의 품에 갇힌 내해(內海)다. 그래도 남한 면적의 4.2배에 달하니 제법 큰 바다인 셈이다. 겨울철 흑해 연안의 항구에 가면 생선을 굽고 튀기는 냄새가 진동한다. 특히 흑해 연안의 도시 중 가장 번창한 트라브존 어디에서든 생선 좌판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불러들인다는 ‘가을 전어’의 터키 버전인 함시가 치명적 유혹의 주인공이다. ●튀기고… 굽고… 한국의 가을전어와 닮았다 지난해 12월 어느 아침. 트라브존 공항을 나선 순간 흑해의 바다 냄새가 먼저 코끝을 건드렸다. 비릿한 짠 내는 아니었다. 도나우강과 드네푸르강 등의 유입량이 많은 데다 강수량도 풍족해 염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른 건 여행 책자에서 미리 봤던 함시였다. 전 국토가 세계문화유산이나 다름없는 터키에서 음식 타령이 웬 말이냐 할지 모르겠다. 물론 동서양 문명이 교차하며 남긴 황홀한 유산을 보는 즐거움은 터키 여행의 최대 매력이다. 하지만 터키 요리가 중국, 프랑스, 태국과 더불어 세계 4대 요리로 꼽힌다는 점을 생각하면 식도락을 뺀 터키 여행은 동전의 앞만 보고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구나 겨울이라면. 함시는 멸치과 생선이라는데, 어시장에서 본 실물은 좀 달랐다. 굵기는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 정도, 길이는 그 두 배쯤 된다. 주산지인 트라브존 일대의 어시장에서 ㎏당 10리라(1리라=약 610원) 정도에 팔린다. 맛까지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함시에게 결례다. 고등어와 비슷한 풍미를 지닌 함시는 터키 서민들의 겨울 식탁을 지배하는 대표 어종인 동시에 케밥과 더불어 식당의 인기 메뉴다. 함시 타바(요리)와의 ‘운명적 조우’는 트라브존의 한 레스토랑에서 이뤄졌다. 서울 종로 일대의 생선 골목을 지날 때처럼 후각으로 먼저 다가왔다. 부챗살처럼 펼쳐 놓은 듯 노릇노릇 구워진 함시가 접시의 절반을 가득 메웠다. 눈대중으로 살피니 족히 20마리가 넘었다. 엄청난 양인데도 순식간에 흰 바닥을 드러냈다. 중독성이 강했다. 배와 머리는 포만감을 느끼는데 포크와 나이프는 계속 접시를 향했다. 1인분에 20~25리라선. 함시 타바와 환상의 짝패인 터키 대표 맥주 에페스까지 질펀하게 즐기더라도 부담 없는 가격이다. 다만 신앙심이 깊은 터키의 레스토랑 사장들은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를 아예 안 파는 경우도 있으니, 주문하기 전에 확인하는 게 좋다. 낯선 생선의 마법 같은 맛의 비결이 궁금했다. 우리나라 맛집이라면 꺼릴 법도 한데, 마음씨 좋은 터키인들은 주방을 선뜻 공개했다. 요리사들에게 물었더니 “함시 요리법은 한두 가지로 규정짓기 어렵다. 셰프마다 생선에 옷을 입히는 가루의 배합 비율부터 뼈를 제거할지, 튀길지, 구울지까지 제각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머리를 분리하고, 내장을 제거하는 1단계는 어느 곳이나 같았다. 그 다음이 관건이다. 트라브존의 레스토랑 셰프는 노란색 옥수수 가루에 소금으로 간을 한 뒤 함시를 앞뒤로 뒤집어 옷을 입혔다. 미리 달궈진 프라이팬에 함시를 먹음직스럽게 구워 냈다. 프라이팬을 썼지만 해바라기 기름을 충분히 둘러 튀김의 맛이 느껴지도록 했다. 뼈는 빼지 않았다. 주방장은 “뼈째 우적우적 씹어 먹어야 더 고소하고 맛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탄불의 명소 갈라타 다리 식당가에서 만난 셰프는 아예 뼈까지 발라냈다. 손질한 두 마리의 함시를 하나로 포개더니 밀가루에 옥수수 가루를 7대3 비율로 섞은 튀김옷을 입혔다. 옥수수 가루만 쓸 때보다 더 부드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라이팬을 쓰지 않았다. 대신 커다란 튀김 냄비에 5분 동안 튀겼다. 한식, 중식, 일식처럼 튀김옷을 두껍게 입히지 않기 때문에 함시 특유의 맛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고등어… 홍합… 케밥, 千의 얼굴을 가지다 한국 사람은 케밥 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꼬챙이에 꿴 양념을 한 소고기나 닭고기, 양고기를 주방장이 거대한 칼로 쓱쓱 긁어 내민 요리를 떠올릴 터다. 웬만한 유럽 대도시의 터미널이나 도심,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이크아웃식 케밥 집의 모습이 뇌리에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글빙글 회전한다’라는 의미의 ‘도네르’는 수없이 많은 케밥의 한 종류일 뿐이다. 세운 채로 서서히 굽기 때문에 기름기가 빠져나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도네르 케밥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케밥이란 본래 불에 굽는다는 뜻이다. 한식의 고등어구이, 갈치구이, 조기구이가 터키로 건너가면 고등어 케밥, 갈치 케밥, 조기 케밥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케밥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대략 200~300가지에 이른다. 도네르 케밥 외에도 닭고기를 꼬치에 꿰어 구어 낸 닭고기 시쉬 케밥이나 부드럽게 다진 양고기(혹은 소고기) 반죽에 매운 고춧가루와 향신료를 뿌린 뒤 널따란 꼬치에 꿰어 석쇠에 구워낸 아다나 케밥, 움푹 파인 철판에 토마토 소스와 소고기(또는 양고기), 고추, 가지, 감자 등을 넣고 자작자작하게 끓여 내고서 치즈를 얹어 먹는 키레미트 케밥, 도네르 케밥에 얇게 썬 터키 빵과 토마토 소스를 얹어 그릴에 구운 이스켄데르 케밥, 홍합에 익힌 쌀을 넣고 양념을 한 뒤 구워 내는 홍합 케밥 등이 대표적이다. 도네르 케밥조차 곁들이는 빵과 밥에 따라 세분화된다. 터키식 밥인 필라브와 한 접시에 내는 포르시욘, 얇은 빵에 싸서 먹는 두룸(다국적 패스트푸드점의 OO랩, OO트위스터 메뉴를 떠올리면 된다), 두툼한 빵에 넣어 먹는 피데 등으로 나뉜다. 두룸에 도네르 케밥만 넣어 먹는 것도 아니다. 터키 사람들은 미트볼과 유사한 쾨프테나 꼬치 요리인 시쉬를 두룸에 싸서 먹기도 한다. 터키 땅에 발을 디뎠다면 기회가 있는 대로 케밥을 먹어 볼 일이다. 지갑 사정이 빡빡한 배낭족이라면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을 필요도 없다. 바자(재래시장)는 물론 거리 곳곳에 소규모 케밥 전문점이 깔렸다. 터키에서 물가가 비싼 편인 이스탄불에서도 음료까지 합쳐 10리라면 너끈하게 케밥을 즐길 수 있다. 재료의 품질 차이는 있겠지만, 웬만한 미식가가 아니라면 맛에서는 고급 레스토랑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트라브존·이스탄불(터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도로명주소’ 사용률 높여라

    ‘도로명주소’ 사용률 높여라

    100년 만에 새로 도입된 주소체계인 ‘도로명주소’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법정주소로서의 효력을 갖게 됐다. 2014년부터는 기존의 지번 주소가 사라지고 도로명주소만 사용하게 되지만 아직 사용률은 미미하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도로명주소를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별도 예산을 배정하고 실질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이색 홍보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울산, 초중생에 새주소명 숙제로 11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도로명주소 홍보 예산은 총 21억 4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억 8000만원 줄었다. 또 예산의 상당액이 TV·신문 광고 등 미디어 홍보에 배정됐고 이 중 30% 수준인 6억 9000만원이 자치단체에 교부됐다. 이 돈은 서울시에는 4600만원, 나머지 15개 시·도에는 각각 4300만원씩 지원됐다. 여기에 각 지자체는 시·도비까지 더해 1억 4000만~1억 5000만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고 도로명주소 알리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당장 지금의 병행 사용 기간이 끝나고 나면 민원인과의 소통 문제 등 지자체의 직접적인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자체들은 기본적인 홍보책자 외에도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내는 각종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상대적으로 도로명주소에 대한 이해가 낮은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아파트 관리비 내역서에 도로명주소를 안내하는 방법으로 소요 예산을 아꼈다. 전북 무주군은 지난해부터 2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아파트를 제외한 전 가구에 아예 도로명주소가 표기된 우편함을 제작해 주고 있다. 울산시 등 다수 지자체는 교육청과 협조해 관내 초·중학생들에게 새주소 알아오기 숙제를 냈다. 학부모들이 숙제를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도로명주소를 익히게 한다는 취지다. 이색 홍보물도 많다. 전북 전주시는 도로명주소가 안내된 병따개를, 서울 송파구는 시계, 냄비받침, 장바구니, 마우스패드, 주방가위, 집게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나눠줬다. ●인지율 48%… 활용도는 9% 도로명주소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로 인지도는 높아졌으나 실제 사용하는 국민은 드물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한 ‘2011 국정감사 정책자료’에 따르면 도로명주소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율은 47.9%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활용도는 9.2%에 그쳤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는 공공기관에서 도로명주소를 적어 보낸 각종 우편물까지 포함한 수치라 실제 국민들이 직접 도로명주소를 사용해 본 비율은 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명주소 사업은 1996년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이 국민불편을 해소하고 물류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시하면서 추진됐다. 지난해까지 도로명주소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총 3694억원이다. 강병철기자·전국종합 bckang@seoul.co.kr
  • [사설] 아듀! 2011년

    다시 아쉬움 속에 한 해를 보낸다. 2011년, 우리는 그것을 파란의 역사로 기억한다. 나라 안팎으로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해가 달리 있었을까.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으로 촉발된 변화의 불길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독재정권을 줄줄이 잿더미로 만들었다. 30년 넘게 철권을 휘두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물러났고,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40년 절대독재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도저한 아랍의 봄도 동토의 왕국 북한의 ‘냉동정권’을 녹여내진 못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함께 들어선 김정은 3대 세습 체제는 한반도를 다시 한번 불확실성의 먹구름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언제 격랑에 휩쓸려 떠내려 갈지 모르는 일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 한 해 우리 정치·경제·사회 어디를 둘러봐도 속 시원한 구석은 하나도 없다. 해머에 최루탄까지 나뒹구는 폭력국회의 참상은 외신의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다. 저축은행의 부실사태는 서민의 피눈물을 뽑아냈다. 농협 전산망에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까지 전방위로 확산된 해킹사태는 그야말로 ‘디도스 노이로제’에 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우두망찰 저무는 해를 바라볼 수만은 없다. 우리 모두 ‘대각성’(Great Awakening) 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아직 희망의 빛이 남아 있다. 올해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4년을 끌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 또한 우리 경제영토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경제 양극화로 등골이 휠 대로 휜 서민·중산층에겐 빛 좋은 개살구일 수 있지만, 그것은 ‘축복’이다. 사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겐 소말리아 해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있고, 기부의 삶을 산 ‘철가방 천사’ 고(故) 김우수씨도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원이 넘는 돈을 슬그머니 넣은 익명의 손길도 있다. 그런 헌신과 희생의 정신을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렇다. ‘흔들리며 피는 꽃’을 노래한 시인의 말대로 올 한해의 어려움은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데 소중한 모퉁이 돌이 될 수 있다. 이제 가위눌림의 기억은 뒤로 하고 희망의 임진년, 새로운 해를 준비하자.
  • 연말정산·기부·감사인사 이제 스마트하게 하세요

    연말정산·기부·감사인사 이제 스마트하게 하세요

    올해 2000만명을 돌파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연말연시 무료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 활용하기 좋은 ‘머스트 해브’(must have) 앱을 추천한다. 직장인이라면 ‘13월 보너스’인 연말정산이 주요 관심사. 연말정산 용어도 낯선 데다 매년 달라지는 세법이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다. 아는 만큼 챙길 수 있는 연말정산. 국세청이 제공하는 ‘손안에 연말정산 2011’ 앱으로 성공적인 세테크를 해보자. ●국세청 ‘손안에 연말정산’ 국세청 앱은 사용자가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간편하게 계산해주고 스마트폰에 저장해 수시로 재계산을 할 수 있다. 환급 금액과 납부 세액을 미리 알 수 있어 1년 동안 받은 총급여액에서 비과세 소득을 뺀 금액만 입력하면 소득세와 추가 공제내역이 정리된다. 올해 개정된 내용을 안내하는 메뉴와 ‘세금절약 노하우’ 기능까지 담았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납세자연맹이 내놓은 ‘연말정산 절세계산기’는 신용카드·의료비·기부금 등 주요 공제 항목을 계산해주며 연금저축 환급액 정보도 제공한다. ‘초딩도 이해하는 연말정산’은 주요 용어부터 연말정산 상식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주는 앱이다. ●한파·폭설 정보제공 ‘서울 안전지키미’ 연말·연초에 잦은 한파와 폭설 정보는 서울시가 무료 제공하는 ‘서울 안전지키미’ 앱이 유용하다. 대설·한파 등 기상특보를 문자로 알려주며, 교통사고로 인한 돌발 도로 상황과 긴급재난, 단수 정보도 제공한다. 송년·신년 술자리에서 진땀 나게 하는 건배사도 앱만 있으면 센스쟁이가 된다. KTH가 선보인 ‘음주문화의 종결자, 당신멋져’ 앱은 짧고 인상적인 ‘건배사’ 예시들을 모아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행사 주제에 맞는 스토리형 건배사부터 다른 사용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나만의 건배사’ 기능도 있다. ●건배사 모음 ‘음주문화의 종결자, 당신멋져’ 직장 선후배들과 지인들에게 ‘모바일 연하장’(위)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자. 카카오가 출시한 ‘카카오 카드’는 크리스마스 카드 등 제공되는 서식에 사용자가 글을 적고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으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카드를 만들 수 있는 앱이다. 신년, 생일, 결혼 등 다양한 기념일과 행사와 연관된 카드 서식을 추가할 예정이다. 나눔의 기쁨도 스마트폰 앱으로 누리자. 구세군이 만든 ‘모바일 자선냄비’ 앱(아래)은 기부 기능뿐 아니라 모금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천사사랑나눔’ 앱은 현금뿐 아니라 ‘OK캐쉬백’으로도 후원할 수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올해도 찾아온 이름없는 기부 천사들] 익명의 90대 노부부, 구세군에 2억원 쾌척

    이달 초 익명의 신사가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 1000만원짜리 수표를 기부한 데 이어 20일 익명의 90대 노부부가 2억원의 후원금을 쾌척했다. 한국구세군은 20일 “오늘 낮 12시쯤 노부부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국구세군 본부에 찾아와 각각 1억원 수표 한 장씩 총 2억원의 후원금을 익명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1950년 6·25전쟁 때 남한으로 피란을 온 이 부부는 “아무도 모르게 해 달라.”며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을 돕는 데 써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진짜로 오늘 밤은 다리를 쭉 펴고 마음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돌아갔다고 구세군 관계자는 전했다. 부부의 고향은 북한 신의주와 정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가 구세군에 온정의 기부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구세군 관계자에 따르면 2009년 12월에도 이 부부가 서로 손을 꼭 잡고 구세군을 방문, 각각 5000만원씩 1억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당시 이 부부는 기부금을 전하면서 “북한을 돕는 데 사용해 달라.”고 전했다. 한국구세군 박만희 사령관은 “후원자의 뜻대로 노인들의 복지 향상과 장애 청소년의 자활 지원을 위해 사용하겠다.”면서 “어렵고 힘든 계절에 큰 사랑을 전해주시는 모든 자선냄비 후원자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4일에는 한 익명의 후원자가 서울 명동에 있는 자선냄비에 1억 1000만원의 후원금을 기부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메스 대신 멸치액젓 든 의사/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메스 대신 멸치액젓 든 의사/최광숙 논설위원

    멸치액젓의 쓰임새가 이리도 다양한 줄 미처 몰랐다. 한창 김장철이라 멸치액젓이 잘 팔리나 했더니만 그게 아닌가 보다. 김치 담글 때 쓰는 비릿한 액젓이 이젠 내 뜻과 다른 ‘패거리’들을 혼쭐낼 때 쓰는 요긴한 물건이 된 세상이다. 지난 10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 총회에서 경만호 회장 얼굴에 날아든 것도, 다음 날인 11일 야권통합을 놓고 폭력이 난무한 민주당 전당대회장에 투척된 것도 모두 멸치액젓이다. 국민 입장에선 내놓은 자식이나 마찬가지인 정치권이야 그렇다 해도 평소 하얀 가운 입고 ‘선생님’ 소릴 듣던 의사들의 회의장에 액젓이 등장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복잡한 사회에서 다양한 계층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 제각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뭐라 나무랄 수야 없다. 하지만 나서야 할 사람이 있고, 그러지 않아야 될 사람도 있는 법이다. 불경기 엄동설한에 다른 이들보다 등 따습고 배부르게 산다는 의사들마저 편이 갈려 ‘밥그릇’ 놓고 싸우는 꼴은 정말 볼썽사납다. 의사들까지 액젓 들고 치고받으면 우리 사회에서 들고 일어나지 않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고들 하지만, 올해 유난히 사회지도층의 탈선이 두드러졌다. 누구보다 깨끗해야 하지만 이런저런 구실로 검은돈을 받은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들, 저축은행으로부터 피 같은 서민의 돈을 받아 챙긴 감사원 감사위원, 친구인 변호사에게 사건을 몰아준 부장판사, 그랜저·벤츠 검사, 치정과 비리사건의 주인공 같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찰 정도다. 얼마 전 출근길에 만난 한 택시 운전기사가 “이 나라가 썩었어요. 병들었어요.” 하며 열을 올린 것도 다 이런 사회지도층에 대한 분개였다. 사회지도층의 일탈이 문제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위법행위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의 건전한 상식과 그들이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덕목을 배신했다. 어찌 보면 요행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살아가는 범부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주고, 선량한 시민들을 분노케 한 게 더 죄질이 나쁠 수 있다. 10·26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나 최근 20대 취업, 30대 보육, 40대 하우스 푸어와 같이 세대별로 쏟아져 나오는 현실의 어려움 역시 그들이 누려야 할 것들을 빼앗겨서가 아니다. 그들의 노력과 성실함·근면함이 제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 사회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깔려 있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가 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리더십, 고용, 경제 등 10가지를 거론한 바 있다. 그는 일본의 활력이 떨어진 원인을 고령화가 아닌 사회지도층의 정신적 자세에서 찾았다.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가 회복되지 않으면 일본은 다시 일어설 수 없다고 했다. 로마가 한니발과 싸울 때 전세가 불리했음에도 최전방에서 싸우다가 10여명이나 죽은 이들도 바로 로마의 지도층이었다. 요즘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걸 보면 꼭 일본 짝인 것 같다. 일부 사회지도층의 일탈이야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강부자 내각’이니 뭐니 하는 현 정부 들어 사회지도층의 도덕·윤리의식이 더 혼탁해진 게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에겐 희망을 주는 이들이 있다. 최근 화재 진압 중 순직한 두 소방관, 중국의 불법어선 단속 중 순직한 해경, 폐지를 모은 돈 1억원을 기부하고도 남은 재산을 다 기부하겠다는 위안부 할머니,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 1000만원을 기부한 익명의 독지가, 30년 모은 돈 1억원을 선뜻 내놓은 은퇴 샐러리맨. 이런 이들의 봉사와 희생, 선행을 보면 과연 누가 진정 우리 사회를 지켰고, 누가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게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사회지도층이라면 적어도 평범한 시민들의 희생과 노고를 결코 헛되이해서는 안 된다. 경제 위기, 고령화, 양극화 등과 같은 난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사회지도층은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재무장해야 한다. bori@seoul.co.kr
  • [살해당한 대한민국 해양주권] 정부, 中불법조업 ‘말로만’ 단호 대응

    [살해당한 대한민국 해양주권] 정부, 中불법조업 ‘말로만’ 단호 대응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인 선장이 우리 해경 특공대원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대응책을 내놨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있어 갈수록 흉포화하는 중국의 불법조업을 막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13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해경 함정과 단속 인력을 보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어업관리단 산하 어업지도선의 단속 기능을 확충, 해경과의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해경의 근무 여건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대응 방안은 유사 사건이 터질 때마다 되풀이돼 왔다. 지난 2008년 9월 25일 불법 조업을 단속 중이던 목포 해경대원이 중국인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진 사건이 터졌을 때도 정부는 단호한 대응을 강조했지만 중국의 외교적 압박에 밀려 구두선에 그쳤다.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불법어로 중국 어선 나포 때가 단적인 예다. 당시 목포 해경이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어선 3척을 나포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다음 날 공개적으로 법 집행 과정에서의 폭력 자제를 요구하며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자 우리 정부는 나포한 중국 선원들을 석방하기로 했다.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적 충돌을 우려해 불법 행위에 대해 ‘솜방망이’ 대응으로 일관한 것이 지금과 같은 불행한 사건이 되풀이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가 논란이 되는 점을 감안해 우리 정부도 중국 정부가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가 이날 유감을 표명했지만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중국 측의 재발 방지 약속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유감 표명을 넘어선 실질적 조치를 촉구했다. 조 대변인은 “불법 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관계기관의 강력한 법 집행과 함께 중국 어민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계도와 단속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 간 협의채널 구축 등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또 이달 마지막주 열릴 한·중 차관급 전략대화 등을 통해 중국 측에 재발 방지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계속 촉구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는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할 때만 중국 측에 항의하고, 관계부처 간 대책을 협의하다가 잊혀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냄비처럼 단기 대응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 대책을 세워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오전 국무회의에서 “특별예산을 편성해서라도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해양 경찰의 장비와 인원을 보강해 이런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정부가 납득할 만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내년 1월을 목표로 추진하던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김미경기자 sskim@seoul.co.kr
  • [단독인터뷰] “아무리 경제 어려워도 늘 자비로운 기부자들 있기에 우리의 겨울은 따뜻하죠”

    [단독인터뷰] “아무리 경제 어려워도 늘 자비로운 기부자들 있기에 우리의 겨울은 따뜻하죠”

    미국인들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사상 유례 없이 길게 이어지는 경기침체 때문이다. 그나마 사람들이 온기를 잃지 않는 건 도움의 손길이 몰리는 빨간 자선냄비가 있어서다. 서울 명동의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 1000만원짜리 수표가 쾌척됐다는 소식이 태평양을 건너온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시내에 있는 ‘미국 구세군 수도권사령부’를 찾아 켄 포사이스(47) 대외협력국장으로부터 미 구세군의 활동상을 들었다. 수도권사령부는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알링턴, 페어펙스 등 수도권의 11개 지부를 총괄한다. ●올 자선냄비 모금 목표 18억원 →경제위기로 미국인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혹시 기부가 줄지는 않을까.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지난해에도 경제가 안 좋았고, 올해는 도움을 청하는 가난한 가정들이 좀 더 늘었다. 집세, 전기세, 식료품은 물론 옷을 좀 도와 달라는 요청도 있다. 하지만 우리한테는 늘 자비로운 기부자들이 있어 든든하다. →올해 모금 목표는. -지난달 10일부터 오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때까지 자선냄비 모금을 하는데, 총 160만 달러(약 18억원)를 모으는 게 목표다. 지난 몇 년간 150만~160만 달러 목표액을 견지해 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어렵지만 당분간 기존 목표를 유지하기로 했다. ●각 지역서 모은 돈 모두 그 지역에 써 →모금 목표는 어떤 기준으로 정하나. -맡고 있는 지역에서 도움을 얼마만큼 필요로 하는지 먼저 조사한 뒤 정한다. →모금한 돈이 전국 본부(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로 가지 않고 각 지역에서 쓰인다는 말인가. -그렇다. 각 지역에서 모금한 돈은 모두 그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자선냄비를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기부할 수 있나.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자선냄비를 8년 전에 도입했다. 구세군 홈페이지에서 해당 지역 우편번호를 치고 돈을 납부하면 그 지역으로 돈이 간다. 그외 연중 온라인 기부와 오프라인 우편 기부 등도 열려 있다. →수도권에 얼마나 많은 자선냄비가 설치돼 있나. -275개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8시간씩 모금한다. →그런데 도심에서 자선냄비를 보기 힘들다. -지하철역 등 공공시설 인근에서는 모금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슈퍼마켓이나 은행, 커피숍 앞에서 모금을 한다. →자선냄비 모금은 사관들이 직접 하나. -아니다. 사관들은 토요일 오후에만 나가고 평일에는 유급 종사자나 자원봉사자들이 모금을 한다. 사관 수가 22명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어디에 돈을 주든 기부는 매우 중요” →한국에서는 최근 1억원이 넘는 수표를 자선냄비에 넣고 간 사람이 있어 화제다. 미국에도 그런 일이 있나. -올해는 아직 없지만 2년 전 페어펙스에서 누군가 1400달러(약 157만원)짜리 금화를 넣고 간 일이 있다. →한국인들에게 기부에 대해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기부해라. 기부해라. 기부해라. 어디에 돈을 주든 기부는 매우 중요하다. 운이 좋지 않은 사람을 도와 우리 옆에 이웃으로 서게 하는 일이다. 돈이 없는 사람도 남을 도울 수 있다. 시간을 내 자원봉사를 하면 된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구세군 자선냄비를 데워준 익명의 온정

    한 익명 시민의 온정이 초겨울 구들장처럼 찬기가 서린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 명동의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 1000만원을 쾌척하면서다. 이는 한국 구세군의 거리 모금 83년사에서 최고액이라고 한다. 이런 따뜻한 선행이 빨간색 자선냄비 하나를 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차디찬 윗목에 온기를 전하는 데 불쏘시개가 되어야 한다. 미담의 주인공은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으로, 이름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단지 “거동이 불편하고 소외된 어르신들한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짤막한 자필 편지만 수표와 함께 동봉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금언에 따라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은 순수한 선행이었다. 익명성을 지켜온 구세군의 기부원칙에 따라 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의 기부가 갈수록 메말라 가는 우리 사회에서 온정을 샘솟게 하는 마중물이 되게 해야 한다.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불우한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다가서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얘기다. 나눔을 실천하는 데는 부유층이 앞장서야겠지만, 보통 시민들도 동전 한닢이라도 구세군 냄비에 넣으면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돈이 없다면 가진 재능이라도 기부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양로원과 요양병원들을 돌며 이발 봉사를 하며 말기암을 극복한 춘천의 이원익씨 사례가 귀감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개인의 마음에 달렸겠지만, 기부문화가 제도적으로 튼실히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몫이다. 기부를 가로막는 세제 등 각종 불합리한 제도부터 정비하라는 뜻이다. 국가에 거액의 전 재산을 기부한 할머니가 중병을 앓으며 홀로 쪽방에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면 될 말인가. 여권이 거액기부자의 노후를 보장하는 내용의 명예기부자법(일명 김장훈법)을 추진 중이라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 1억1000만원 수표에 깜짝 놀란 구세군 냄비

    1억1000만원 수표에 깜짝 놀란 구세군 냄비

    1억 1000만원짜리 수표가 구세군 자선냄비에서 나왔다. 한국구세군이 거리모금을 시작한 1928년 이후 사상 최고액이다. 한국구세군 관계자는 “4일 오후 5시 20분 60대 초반 남성이 서울 중구 명동 우리은행 앞 자선냄비에 ‘좋은 곳에 써 주십시오’라며 봉투를 자선냄비에 넣었다.”며 “나중에 금액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1억 1000만원짜리 수표가 담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2005년 경기 일산에서 현금 3000만원이 든 봉투가 나왔고, 지난해 서울의 자선냄비에서 수표 4500만원이 나왔지만 1억원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60대 남성은 수표와 함께 “항상 좋은 일을 하시는 구세군께 존경을 표합니다. 제 작은 성의지만 거동이 불편하고 소외된 어르신들한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글을 넣었다. 한국구세군은 지난 5일 오전 이 후원금을 자선냄비모금통장에 입금했고, 복지사업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박만희 한국구세군 사령관은 “얼굴도 이름도 알리지 않고 1억 1000만원을 쾌척해주신 후원자의 마음을 모든 구세군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이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나눔과 버핏세/박홍기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나눔과 버핏세/박홍기 사회부장

    올해도 어김없이 광화문 네거리에 빨간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발길을 멈춘다. 성금 모금액만큼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도 세워졌다. 한해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물들이다. 온도탑은 불상사 탓에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랑의 온도는 5일 현재 7.8도를 가리켰다. 21억 8000만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가도록 장치돼 있어 매일 대충 모금액 계산이 가능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일 희망나눔캠페인을 시작하며 내년 1월까지 성금 목표액을 2180억원으로 내세웠다. 해마다 그렇듯 곳곳에서 경쟁하듯 ‘나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나눔, 정말 좋은 말이다. 춥고 팍팍한 겨울에 따뜻하고도 가슴 적시는 말이다. 평생 김밥을 팔아 번 재산 전부를 장학금으로 내놓은 할머니, 하루종일 중국집 배달로 번 돈을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기부한 철가방 아저씨, 평생 월급쟁이로 푼푼이 모은 1억원을 쾌척한 70대…. 미국의 자선단체인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의 슬로건은 ‘Think We, before Me’(나를 생각하기 전에 우리를 생각하자)다. 남을 생각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즉 자신이 속한 사회를 생각하자는 것이다. 공동체 사회에서 가져야 할 나눔의 마음가짐이다. 그러나 캠페인이 겨냥하는 것은 사회구성원의 온정과 선행이다. 순수하고 자발적인 나눔보다 나누도록 호소하는 격이다. 때문에 목표액이 덜 차면 각박해졌느니, 얄팍해졌느니 사설을 늘어놓는 게 요즘 세태다. 나눔, 우리말이다. 한자는 분배(分配), ‘몫몫이 나눔’이다. 같은 말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나눔과 분배의 차이는 크다. 나눔이 독차지라는 말의 반대 뜻을 지니고 있다면, 분배는 성장과 대칭이다. 나눔에는 무척 관대하다. 단체나 언론들의 나눔 캠페인을 떠나 정부 차원에서도 나눔 문화의 확산을 주요 과제로 삼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분배를 거론할라치면 상황은 다르다. 쌍심지를 켠다. 거부 반응이 적잖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눔은 사적 영역이고, 분배는 공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나눔은 베풂이지만 분배는 제도에 의한 강제성을 띤 탓이다. 정부는 분배가 아닌 나눔에다 사회의 빈부 격차와 갈등 해소, 사회 통합, 공동체의 결속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틀린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분명 국가의 몫이다. 문제는 나눔만으로는 사회적 난제를 푸는 데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나눔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본디 ‘귀족이 스스로 의무를 갖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귀족은 스스로 의무를 지지 않았다. 따라서 사회 지도층들이 사회적 책임이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지 않는 문제를 비판하는 부정적 뜻도 함축하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도록 견제하기 위해서다. 태평양 건너 사람들과 비교하기엔 마뜩잖지만 기업 CEO나 사회 지도층의 순수·자발적 기부는 미국에 비해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 사회 지도층의 ‘통 큰 기부’도 종종 있지만 그다지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우러난 나눔’이 아닌 ‘떠밀린 갚음’ 내지는 정치적 제스처로 비치는 까닭에서다. 정치권에선 부유층에 세금을 더 걷는 ‘버핏세’ 논란이 한창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부자와 중산층이 같은 세금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거들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현행 소득세 최고세율 35%를 들먹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견줘 반대하고 있다. 세수 확대의 효과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솔직히 보기 좋다. 찬반이 뜨거울수록 나름의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도 커서다. 세금을 제대로 걷어야 함은 당연하다. 세금을 내지 않고 혜택만 누리는 프리 라이더(Free Rider·무임승차자)도 없애야 한다. 조세 형평성의 신뢰를 되찾는 길이다. 사회 공공성과 사회 안전망도 구축할 수 있다. 폭 넓은 분배가 제도로 굳혀진 뒤 나눔으로 보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눔에 치중해 분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사랑의 온도탑 모토처럼 나눔이 보다 크게 사회 행복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hkpark@seoul.co.kr
  • 겨울에만 반짝 실적주의 성금

    겨울에만 반짝 실적주의 성금

    국내 최대 법정 전문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사랑의 온도탑’이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다. 지난해 성금 유용 파문에 사라졌던 탑이다. 2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모금회 측은 내년 1월까지 2180억원의 성금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1억 8000만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같은 날 서울광장에서 한국구세군 대한본영이 자선냄비 시종식을 가졌다. 올해 목표액을 45억원으로 잡았다. 국가지정 전문모금기관인 재단법인 ‘바보의나눔’도 올겨울 50억원의 성금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성금은 사회 구성원의 온정이자 선행이다. 그러나 이들 단체들의 모금 목표액 설정은 ‘실적주의’처럼 비쳐지고 있다. 사랑의 뜻을 어디에 어떻게 나눠줄지보다 일단 많이 모으고 보자는 데 더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왜 ‘겨울에만 반짝’ 성금 모금에 적극 나서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배분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이르러서야 본격적 모금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연중 기부문화 정착이 사회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날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모두 ‘2180억원 목표달성’만 언급했다. 지난해 연말에 터진 공동모금회 비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없었다. 투명한 배분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동건 공동모금회 회장은 “지난해 국민들의 온정이 부족해 94.2도(2112억원 모금)에 그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꼭 온정이 더 늘어나 100도를 채우길 바란다.”고만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0도가 넘어 온정이 펄펄 끓어 넘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는 이에 대해 “목표액을 설정한다는 것 자체가 모금의 목적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적은 액수의 기부라도 투명하게 적재적소에 유용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금 실적주의’ 때문에 자발적이어야 할 기부가 강제기부로 얼룩진 사례도 있었다. 지난 9월 대구시교육청은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대구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고 학생들에게 사랑나눔통장을 개설하도록 했다. 성금은 모두 공동모금회로 자동납부됐다.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성금유용 등 비리가 드러난 공동모금회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강제성 성금모금에 국민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다. 직장인 최모(26·여)씨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그들만의 실적 달성을 위해서 내는 성금이라면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공동모금회의 성금 유용 등 비리사태 이후 “성금모금 기관을 못 믿겠다.”는 기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공동모금회가 모금한 성금은 모두 1449억 50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인 1620억 3300만원보다 10.5% 줄었다. 성금 모금을 겨울에만 집중하는 것에 대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시점은 겨울인데 지금 모으는 성금은 빨라야 내년에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체 측은 “예전부터 관례상 그렇게 해왔고, 추운 겨울에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온정의 손길을 유도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진광 이사는 “12월, 1월에만 반짝하는 성금모 금보다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온기를 지필 수 있도록 꾸준히 기부하는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유통플러스]

    배스킨라빈스 ‘크크 모자’ 판매 배스킨라빈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와추원’ 등 아이스크림 케이크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크크 모자’를 3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크크 모자’는 니트 소재로 귀여운 디자인에 보온 기능까지 갖춰 선물용으로 좋다. BC카드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구매하면 크크 모자 하나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행사도 동시에 진행한다. 삼광유리 주방용품 ‘셰프토프’ 삼광유리가 주방용품 브랜드 ‘셰프토프’를 출시하고 첫 제품으로 세라믹코팅 냄비 ‘라 로제’ 4종을 선보였다.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제조한 이 제품은 열보전율과 열전도율이 높아 음식물 속까지 골고루 익혀 준다. ‘트와일라잇 브러쉬 세트’ 국내 헤어기기 유통업체 리빙스타가 영화 ‘트와일라잇’ 속 주인공들의 멋진 헤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트와일라잇 스파클 이온 브러쉬 세트’를 출시했다. 총 4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머리 모양에 따라 선택, 사용할 수 있다. 알루미늄 모판에 이온세라믹으로 코팅처리를 해 모발의 정전기와 엉킴 방지는 물론 윤기까지 더해 준다. 강강술래 갈비맛 쇠고기육포 외식업체 강강술래는 ‘강강술래 갈비맛 쇠고기육포’를 출시했다. 100% 소고기를 사용했고 방부제, 조미료, 변색방지제를 일체 넣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갓 조리한 듯 육질이 더욱 쫄깃하다. 50g 기준 6000원. 출시 기념으로 이달 말까지 30% 할인 판매한다. 삼양사 ‘큐원 BDlab’ 삼양사가 뷰티와 다이어트를 통합한 브랜드 ‘큐원 BDlab’을 출시하고 다이어트 제품인 ‘BDlab 1주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몸이 가볍게 채워지는 곡물시리얼’, ‘속이 든든한 곡물쉐이크믹스’, ‘속이 든든한 녹차쉐이크믹스’, ‘입이 즐거운 과일바’ 등 4종으로 구성돼 질리지 않고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출시를 기념해 25일까지 체험단을 모집한다. 홈페이지(www.qonebdlab.co.kr)와 큐원블로그(www.qone.co.kr) 참조.
  • 동창끼리만 결혼하는 이 학교 알고보니까…

    동창끼리만 결혼하는 이 학교 알고보니까…

    12월 하면 떠오르는 친숙한 광경이 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종소리다. 자선냄비 옆에서 군대식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딸랑딸랑 종소리를 울리면 “아, 또 한 해가 가는구나.” 하고 가는 세월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모진 추위와 맞서야 하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된다. 세밑 스산한 도심을 따뜻하게 만드는 정감 어린 풍경이다. ●대기업 사원·공무원 등 전직 화려함 뒤로하고… 구세군 하면 자선모금을 위해 일시적으로 모인 봉사조직쯤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구세군(The Salvation Army)은 1865년 영국 감리교 목사 윌리엄 부스가 창시한 엄연한 기독교의 한 교파다. 우리나라에는 1908년 개신교의 한 교단으로 도입됐다. 다른 교파처럼 교회와 교리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자선냄비와 같은 사회봉사 활동에 큰 역점을 두고 있어 교회이면서 동시에 사회봉사단체라고 볼 수 있다. 구세군의 가장 큰 특징은 군대의 조직 형태를 본뜬 사관학교 제도다. 기자가 찾아간 곳은 경기 과천시에 있는 구세군사관학교. 2년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신학대학을 졸업한 천주교 신부나 개신교 목사처럼 사제 자격을 받는다. “할렐루야!” 여기저기서 생도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오른손 검지를 들어 올리는 구세군식 인사를 한다. 짙은 감색 제복의 그들의 동작에 ‘군기’가 바짝 들어 있다. “과거 서울역 개찰구에서 차표 검사하는 승무원 같죠?” 농담을 건네는 1학년 최철호(39) 생도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이곳에 들어 왔다. “집안 어른 중 한 분인 구세군 사관에게 영향을 받았는데 처음엔 삶의 안락을 포기하는 데 고민이 많았어요.” 최 생도의 동기생들은 공무원,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졌다. 나이도 26세에서 45세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들은 사관학교 사택에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 기상 시간이 정해져 있고 소등 시간이나 외출 제한도 있다. 일요일에는 각자 배정받은 교회에 가서 목회 실습을 하며 수요일은 소그룹 모임과 봉사 활동을 한다. 학교에는 관리인이 따로 없다. 청소를 비롯한 사관학교 내 모든 일은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체 생활로 이뤄진다. 결혼을 하려면 반드시 사관 커플이어야 한다는 독특한 원칙도 있다. 10년 전 결혼해서 지난해 생도가 된 윤현충(38)씨와 김선화(38)씨는 “사관의 길은 가족이 아니면 감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평생을 헌신하며 청빈하게 살아 가야 한다는 것을 몸소 깨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세군 사관은 4인 가족 최저생계비 수준인 150만원 정도의 월급으로 한 달 생활을 한다. 청빈이 구호가 아닌 생활인 것이다. 생도들은 임관 후에 전국 250개 교회와 300여곳의 구세군 복지시설로 간다. 실제로 군대처럼 본영의 명령을 받으면 2주 안에 부임해야 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그리스도의 군병(軍兵)’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탐욕과 빈곤, 나태 등 신의 영광을 가로막는 사회악에 맞서 ‘영적인 전투’를 벌이는 군대처럼. ●임관후 전국 250개 교회·300여 복지시설로 일과를 마친 생도들이 12월 1일부터 거리 모금에 사용할 자선냄비를 손질하고 있다. “자선냄비 모금을 왜 12월에만 하느냐.”고 한 생도에게 물었다. 이 생도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인 만큼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기숙사 입구에 설치된 개인 사물함에 들어있는 후원물품을 살펴보고 있는 구세군 사관들 올해도 전국 76곳에서 315개의 자선냄비가 따뜻한 손길을 기다릴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어려운 이웃이 늘어날 것이란 걱정이 많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사랑으로 자선냄비가 펄펄 끓어 넘치길 기원한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 1000년 전 마야문명 때 사용하던 부엌 발견

    1000년 전 마야문명 때 사용하던 부엌 발견

    1000년 된 마야문명 때 부엌이 발견됐다. 멕시코 유타칸 주의 카바라는 마야문명 유적지에서 돌로 쌓아 만든 부엌이 발견됐다고 최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남아 있는 부엌은 길이 40m, 폭 14m 크기로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2개 구역에선 세라믹 용기류와 돌로 제작한 도구, 나머지 2개 구역에는 부뚜막 흔적 등이 남아 있었다. 멕시코 국립인류역사학연구소는 “부엌을 4개 방으로 나눠 용도를 구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음식을 준비하던 곳으로 추정되는 자리에선 세라믹 조각 약 3만 점, 도살한 동물을 토막내고 요리하는 데 사용하던 도구 70점 등이 발굴됐다. 세라믹 조각들은 깨진 냄비, 접시 등으로 지금까지 마야문명 유적에서 발견된 것도 비슷한 종류였다. 하지만 지름이 70cm에 달하는 등 크기는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던 것보다 훨씬 컸다. 부엌이 발견된 곳은 마야문명 귀족층이 살던 곳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많은 인원을 위해 대량으로 음식을 만들던 곳이라 그릇의 크기가 크고, 도구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뚜막이 있었던 구역에선 동물의 것으로 보이는 유기물 흔적이 발견됐다. 멕시코 국립인류역사학연구소는 부엌을 주후 750-950년 사이의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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