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내 동네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리스크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빌트인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취급액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 재개발
    2026-04-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853
  • [윤경희의 동네 서점에 숨다] 홍문당/문학평론가

    [윤경희의 동네 서점에 숨다] 홍문당/문학평론가

    나는 길눈이 어둡다. 수차례 오간 구역에서도 목적지까지 꺾어 도는 지점들을 기억하지 못해 헤매기 일쑤다. 지형지물의 변천에도 아둔하다. 한 동네에 오래 살아도 지나는 길목의 문득 빈 점포가 본래 어떤 용도였는지, 하루아침에 생긴 공사판 구덩이에 어제까지 무슨 건물이 솟아 있었는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산책하다 발견하는 매력적인 구석들, 가령 작약 화분이 층층이 놓인 좁은 골목의 시멘트 계단, 찔레가 우거진 숲길, 담장 없이 야생화가 아무렇게나 번진 뜰에 평상과 곱게 낡은 의자를 내놓은 집, 이런 것들을 눈여겨보며 나중에 또 오리라 마음먹지만, 그것들로 향하는 경로는 머릿속에서 희게 지워져 있다. 주변보다 조금 더 반짝이거나 그늘진 그것들과 다시 마주치려면 행운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미아가 되지 않으려는 방어적 심리에 어린 시절 혼자 외출을 감행하는 지리의 한계는 왕약국까지였다. 집에서 일단 큰길까지 나간 다음 대학교 방향으로 쭈욱 걸으면 나타나는 장소. 약국은 삼거리 모퉁이에 있었고, 삼거리로부터 골목들은 잘게 갈라져 어디로 뻗어 엮일지 아득했다. 그래서 그곳은 내게 혼돈과 미지의 시발점이자 차단 장치였다. 왕약국 바로 옆 삼거리 중 대학으로 향하는 길에 홍문당 서점이 있었다. 나는 대학 부설 중학교의 입학 통지서를 받았다. 길모퉁이를 돌자마자 곁에 있는 서점은 따라서 소심한 유년기의 빗장이 열려 풀리는 첫 번째 디딤돌이었고, 어지럽고 복잡할지라도 훨씬 환한 세상으로 자라나는 데 처음 인사하는 얼굴이 됐다. 우리는 하교 후 끝없이 재잘거리며 문구점, 분식집, 서점을 쏘다녔다. 홍문당은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사면 벽이 천장에 이르기까지 온통 책으로 빽빽했고, 계산대 옆 쪽문으로 엿보이는 어두운 곁방에도 책이 높다랗게 쌓여 있었다. 취급 서적의 상당량은 대학 교재였지만, 우리가 머물며 뒤적거릴 만큼 흥미로운 책도 모자라지 않았다. 서점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것은 목재 회전 책꽂이다. 서향 유리문 앞에 설치돼 오후에 들이치는 따뜻한 빛을 한껏 받아 냈다. 책꽂이에는 삼중당 문고, 포켓 팝송집, 이와사키 지히로와 나가타 모에의 삽화를 도용한 시선집처럼 아기자기한 책들이 비치됐다. 교재의 벽면에서 떨어져 빙글빙글 도는 예쁜 책기둥 섬에는 청소년의 마음을 홀리는 그림과 노래와 신비로운 이름의 시와 소설이 충만했다. 일학년의 어느 봄날 홍문당에서 나는 내 인생 처음으로 내 돈으로 내 마음대로 고른 책을 산다. 즉흥보다는 차분한 결의에 가까웠다. 이제 책 사는 걸 해볼래. 책꽂이를 돌리고 또 돌리며 고심하다 나는 마침내 해외 시선집, 김소월 시집, 그리고 삼중당 릴케 시선집을 고른다. 왜 시였을까. 전혀 모르겠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꽂이 앞에서 다리가 뻣뻣해지도록 끈질기게 페이지를 넘겨도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들 틈에 간혹 가을이 되면 집이 없는 사람은 더이상 집을 짓지 않는다고, 아하, 미광을 발하는 말이 있어, 나는 그것을 에워싼 광막한 미지까지 내 안에 들이고 싶었다.
  • ‘6시내고향’ 최장수 MC 근황 “개천에서…”

    ‘6시내고향’ 최장수 MC 근황 “개천에서…”

    박용호 전 아나운서가 ‘마이웨이’에 깜짝 등장했다. 8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박용호 전 아나운서 근황이 공개됐다. 이날 배우 신충식은 강화 라이프를 소개했다. 신충식은 갑작스레 이웃인 박용호 전 아나운서를 찾았다. 박용호 전 아나운서는 KBS ‘6시 내고향’ 최장기간 남자 MC다. 신충식은 박용호 전 아나운서에 대해 “강화에 이런 인물이 있나. 어려운 시절 서울 유학가 출세해 국회의원까지 다 했다. 아나운서계를 섭렵하고 국회를 섭렵하고 동네를 섭렵했다”고 언급했다. 박용호 전 아나운서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개천에서 용났다 그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충식은 “강화에 온 지 20년 됐다. 홍보대사도 했고, 지금도 한다”고 말했다.
  • 어린이 보행 사망자 10명 중 7명 일반도로서 사고당해

    어린이 보행 사망자 10명 중 7명 일반도로서 사고당해

    보행 중 교통사고로 다쳤거나 사망한 어린이 10명 중 9명은 어린이보호구역 밖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6~2020년 초등학생 보행 사상자는 1만 227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만 663명은 어린이보호구역 밖에서 사고를 당했다. 전체 사상자의 86.9%에 달한다. 특히 보행 사망자 62명 중 46명(74.2%)은 어린이보호구역 밖 일반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초등학생 보행 사상자는 2016년 361명에서 2020년 195명으로 약 45.9% 감소했다. 전체 어린이 보행 사상자도 같은 기간 3064명에서 1204명으로 60.7%가량 줄었다. 정부는 2020년 발표한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에서 2022년까지 어린이보호구역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제로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각종 시설 확충, 보행자 보호 의무 강화 조치를 추진해 왔다. 도로교통공단은 어린이 보행 사상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려면 일반도로에서도 어린이 교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노력으로 어린이들의 보행 안전이 확보되고 있는데 이를 일반도로까지 확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며 “동네 골목, 교차로, 아파트 단지 등 어린이들의 통행이 잦은 곳에서 안전 운전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 BTS 슈가도 못 살렸나… 싸이 9집에 쏟아진 혹평 세례 [넷만세]

    BTS 슈가도 못 살렸나… 싸이 9집에 쏟아진 혹평 세례 [넷만세]

    가수 겸 프로듀서 싸이(PSY)가 5년 만에 발매한 새 앨범 ‘싸다9’에 대중과 전문가들의 혹평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타이틀곡 ‘댓댓’(That That)은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참여하면서 음원 성적에서는 선방하고 있지만 앨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서는 싸이의 9번째 정규앨범에 대한 강일권 음악평론가의 혹평이 화제가 됐다. 강 평론가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심각할 정도로 너무 구리다. 기만 수준”이라며 싸이의 이번 앨범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싸이의 1집은 즐겁게 들을 수 있는 팝 랩 앨범으로 재평가할 만하며, 2집은 (일부 혐오성 표현이 불편하지만) 랩·힙합에 대한 그의 애정, 혹은 욕구가 탄탄한 음악으로 귀결된 작품이었다”고 적었다. 반면 3집 이후의 앨범에 대해서는 “특별히 논할만한 지점이 없는 평범한 대중음악 앨범이었지만, 몇몇 히트곡은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만나기 어려운 팝 랩 트랙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할 만했다”고 평했다. 특히 2012년 ‘강남스타일’은 “당대 트렌드와 싸이의 장기가 결합해서 제대로 폭발한 곡”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강 평론가는 이번 9집에 대해 “전곡의 프로덕션, 가사, 랩·보컬 퍼포먼스 전부 1초도 예외 없이 답습으로 일관하는데 가장 최근작이었던 8집으로부터만 따진다 해도 무려 5년의 간극이니 답습은 결국 퇴보했다는 소리”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싸이란 이름값이 있으니 이 앨범을 두고 연예 매체 비롯해서 다들 호들갑이지 이름값 떼고 보면 거론조차 되지 못하고 묻혔을 수준의 음악”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수백개의 댓글이 달린 더쿠에서도 이 같은 혹평에 동조하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싸이 음악 너무 좋아해서 매 앨범 찾아 듣는 사람이었는데 이번 앨범은 한번 싹 돌리고 나서 플레이리스트에 넣은 곡이 없다”, “여태까지는 다 싸이 노래 같아도 노래가 좋았는데 이번에는 싸이 노래 같으면서도 별로다” 등 댓글이 주를 이뤘다. 반면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음원 차트에서 잘 됐지” 등 소수 의견도 있었다.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의 혹평 역시 화제가 됐다. 정 평론가는 3일 트위터에 “실망스러운 앨범”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0여년간 그는 자신의 검증된 공식을 반복, 변형하는 식으로 디스코그래피를 채워왔다. 다만 그런 중에도 좋은 멜로디, 그만의 인상적인 화법이 있었다”며 “여기엔 둘 중 어느 것도 없다. 선율은 지루하고 가사는 뻔하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또 “7집과 8집에 혹평하긴 했지만, 적어도 몇 곡은 두고두고 들었다”면서 “이번엔 다르다. 신선하지 않은 건 차치하더라도, 통 끌리는 곡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처음으로 싸이의 감각을 의심케 한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클리앙에서는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예전 같은 재기발랄함이 안 느껴지더라”, “‘강남스타일’ 잊지 못해서 똑같은 버전으로 가는 거 같아 아쉽다” 등 반응이 나왔다. 반면 “뮤직비디오랑 보니 신나고 재미있다”, “평론가가 무슨 의미가 있나” 등 반박하는 댓글도 많았다. 슈가가 프로듀싱하고 피처링과 뮤직비디오 촬영에도 참여한 타이틀곡 ‘댓댓’도 혹평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정 평론가는 “싸이의 역대 리드 싱글 중 가장 따분한 노래”라며 “이도 저도 아닌 싸이 노래는 처음”이라고 했다. 더쿠에서는 “새로운 사람이랑 했는데도 새로움을 못 보여준 게 아쉽다”, “방탄소년단 효과 노리고 안일하게 고른 것 같다” 등 반응이 나왔다.수지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셀럽’(Celeb)은 일부 여초 커뮤니티에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다음 카페 우리동네목욕탕에는 섹시함을 앞세운 여성 연예인들이 출연했던 싸이의 그간 뮤직비디오와 이번 ‘셀럽’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면서 “트로피 역할 해줄 여자 없으면 뮤직비디오 못 찍나 싶다”는 비판 글이 올라왔다. 100개가 넘는 댓글들은 “본인은 꽁꽁 싸매고 여자는 헐벗겨 놓고”, “내용도 여혐 범벅”, “싸이 인지도 때문에 여자 연예인한테도 도움될 것 같지만 성상품화는 문제다” 등 의견을 내며 본문에 동감했다.이번 앨범에 대해 “자기복제”라는 대중의 비판과 달리 싸이는 “새 앨범은 ‘강남스타일’과의 결별을 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싸이는 2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댓댓’ 뮤직비디오에 자신이 파란 양복 차림의 ‘강남스타일 싸이’로 등장한 장면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슈가에게 따귀를 맞고는 자기 갈 길을 가는 장면이 ‘강남스타일과의 작별’이라는 숨은 주제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성공이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아주 커다란 일이었기 때문에 영원히 이를 의식하지 않기는 불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오랜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아주 자유롭고 편안하다. 그걸 의식하는 대신 나는 그게 선반 위에 놓인 가장 커다란 트로피라고 여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싸이는 새 앨범이 나오는 데 5년이나 걸린 이유에 대해 “내 음악이 준비되면 이를 들려주는 사람이 40∼50명 정도 된다. 그들이 모두 ‘이게 최고다’라고 말할 때까지 나는 맞는 노래를 찾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어린이 존중해주고 대화 많이 하지만, 함께 산책·나들이 부족해

    어린이 존중해주고 대화 많이 하지만, 함께 산책·나들이 부족해

    ‘산보와 원족(소풍) 가튼 것을 가끔가끔 시켜주시오.’ 방정환 선생이 1923년 제정한 ‘어린이선언’에서 어른들에게 부탁한 9가지 당부 가운데 하나다. 100년이 지난 지금 어른들은 이를 충분히 지키고 있을까. 교사 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실천교사)이 어린이들에게 물어보니 ‘우리를 존중하고 자주 대화하고 있지만, 충분한 수면이나 운동, 함께 산책하기 등은 부족하다’는 답이 나왔다. 실천교사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초·중·고교생 6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문항은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선언을 지금 표현으로 바꿨다. 예컨대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는 ‘내 주변의 어른들은 나를 존중해주신다’로, ‘어린이를 늘 가까이 하사 자주 이야기를 하여 주시오’는 ‘내 주변의 어른들은 나와 대화를 자주 나눈다’는 식이다. 초등학생들은 어른들이 자신을 존중하고(80.1%) 자주 대화한다(81.7%)고 답했다. 어린이가 성장해 좋은 시민이 될 것이라는 신뢰를 보여주는지, 용모 등을 비롯해 깨끗한 생활을 지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답이 각각 83.1%, 90.5%였다. 그러나 ‘충분한 수면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72.1%, ‘꾸준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64.7%로 다른 문항에 비해 낮게 나왔다. 어린이가 잘못했을 때 화를 내기보단 잘못한 점을 고칠 수 있게 해주는지에 대해서는 64.6%,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어른들과 동네 공원에 가거나 산책, 자전거 타기 등을 함께 한다는 57.3%에 그쳤다. 실천교사 측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서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면 부족을 비롯해 아동·청소년이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생활 변화도 함께 물었다. 코로나19 이후 평소 생활에 대한 걱정이 늘었는지 묻자 전체의 22.8%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설문 당시 51.2%에서 절반 이상 줄었다. 코로나 이후 학교 공부가 어려워졌는지에 대해서는 지난해 30.3%가 ‘그렇다’고 응답했지만, 올해에는 10.5%로 3분의1 정도로 줄었다. 꾸준한 등교에 대해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고(65.8%),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47.7%) 좋다고 답했다. 실천교사 측은 “안정적인 등교가 학생들의 학습과 정서적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 어린이 보행 중 사고, 10명 중 9명 ‘어린이보호구역 밖 사고’

    어린이 보행 중 사고, 10명 중 9명 ‘어린이보호구역 밖 사고’

    “일반 도로 어린이 교통안전 경각심 높여야” 보행 중 교통사고로 다쳤거나 사망한 어린이 10명 중 9명은 어린이보호구역 밖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6~2020년 초등학생 보행 사상자는 1만 227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만 663명은 어린이보호구역 밖에서 사고를 당했다. 전체 사상자의 86.9%에 달한다. 특히 보행 사망자 62명 중 46명(74.2%)은 어린이보호구역 밖 일반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초등학생 보행 사상자는 2016년 361명에서 2020년 195명으로 약 45.9% 감소했다. 전체 어린이 보행 사상자도 같은 기간 3064명에서 1204명으로 60.7%가량 줄었다. 정부는 2020년 발표한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에서 2022년까지 어린이보호구역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제로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각종 시설 확충, 보행자 보호 의무 강화 조치를 추진해 왔다. 도로교통공단은 어린이 보행 사상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려면 일반도로에서도 어린이 교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노력으로 어린이들의 보행 안전이 확보되고 있는데 이를 일반도로까지 확대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며 “동네 골목, 교차로, 아파트 단지 등 어린이들의 통행이 잦은 곳에서 안전 운전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 “시급 3천원, 아들 공부 감시 좀” 대치동 엄마 구인글

    “시급 3천원, 아들 공부 감시 좀” 대치동 엄마 구인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중고거래 플랫폼에 구인글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 대치동 엄마의 구인 글이 이목을 모으고 있다. 4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아르바이트 구인 글이 공유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올라온 구인 글에는 “스터디카페에서 고등학생 아들의 잠을 깨울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A씨는 “재수생, 고시생에게 최고인 아르바이트로 생각된다”면서 “아들인 고1 학생이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데 평일 2~4시간, 공휴일 6~8시간 카페를 이용하며 인터넷 강의를 보거나 문제를 푼다. 스터디카페에서 아이 옆자리에 앉아 졸면 깨워주고, 시간당 1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갖는지 확인해 달라. 10분이 지나면 공부해야 한다고 알려 달라”고 적었다. 조건도 상세하게 적었다. A씨는 아이보다 자주 일어나 돌아다니지 말 것, 컴퓨터 자판 소리 나는 작업은 아이 인터넷 강의 시청 시에만 하고 문제 푸는 시간에는 하지 말 것, 미디어 시청하지 말 것 등을 당부했다. A씨는 “꾸준히 매일 하실 분으로 우선 구해보지만 여러 사람 신청을 받아 요일을 다르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라며 현금은 당일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같이 공부하는 거면 나쁘지 않을 듯” “요즘 세상에 시급 3000원이 웬 말” “아들도 숨 막히겠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플랫폼 이용자 간 구인 공고 활발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 준수해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기 시작한 4월부터 지역 상권에서 일손을 구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당근마켓은 지역 내 구인, 구직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가까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나, 동네를 거점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근마켓 구인구직란에 글을 올릴 때 드는 비용은 따로 없다. 당근마켓은 현재 지역 광고 수수료만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단 구인 글쓰기를 올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확인 작업을 거쳐야 한다. 최저임금(시급 9160원), 근로기준법 준수 약속, 고용차별법 준수, 불법 파견 금지 등에 관해 동의하는 것이다. 당근마켓은 “이같은 내용을 확인 및 동의한 경우에 한 해 ‘근로기준법 준수를 약속한 업체’란 확인과 함께 최종 게시글을 올리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플랫폼 이용자 간 거래가 기본적으로 지역 내에서 대면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 ‘당근알바’ 카테고리 역시 중고 직거래 카테고리와 마찬가지로 게시글 사전 검수와 실시간 모니터링, 이용자 신고 제도, AI(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 키워드 정교화를 통한 필터링 등으로 문제 게시글을 걸러내고 있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지금, 이 순간/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지금, 이 순간/작가

    지난 3월 초 만두 에세이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가 나온지라 책에 수록된 전국 만둣집 35군데를 천천히 돌면서 책을 선물해 드리고 있다. 내 발로 직접 가서, 소위 말하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하면서 먹어 보고 느끼면서 한 편 한 편 쓴 글이기 때문에 어느 곳 하나 정이 안 가는 곳이 없었지만, 유독 마음이 쓰이는 곳이 한 군데 있었다. 그 집에 가면 늘 주방 맞은편 방에 한 할머니께서 단정하게 앉아 계셨는데, 할머니의 시어머님이 북에서 내려오셔서 동네 사람들에게 만둣국을 끓여 대접한 것을 시작으로 할머니가 받아서 운영하시고, 지금은 손녀가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둣국을 먹은 후 출간까지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책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도 문득문득 떠올랐다. 할머니는 여전히 건강하실지…. 따끈따끈한 신간을 들고 곧장 달려갔다. 잠깐 점심 장사만 하는 곳인데, 아주 조용하고 아늑하다. 혼자 와서 먹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 개운한 만둣국 맛은 어떻고! 혼자 조용히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어머님 세 분이 들어오신다. 워낙 조용한 가게인지라 세 친구분 나누는 대화가 저절로 들어와 꽂힌다. 이야기 소리가 들리자마자 이건 메모해 두어야 할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다. “오이를 이천원에 다섯 개 주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가? 오이소박이 좀 담그게 방법 좀 알려줘 봐요. 새우젓, 멸치액젓, 생강, 마늘… 또 뭐 넣어?” “생강은 안 넣어.” “아, 소금물 팔팔 끓여서 부은 다음 어떻게 해?” 오이소박이 담그는 법을 알려 달라 묻는 분은 이미 조리법을 다 알고 계신다. “그래서 또 뭐 넣어? 부추 넣어야지?” 부추 넣는 것까지 완벽하게 다 알고 계시면서 계속 묻는다. “그럼. 오이랑 부추는 궁합이 맞지.” “아 참, 오이는 십자형으로 썰어서 그 안에 양념 넣지 말고, 그냥 깍두기처럼 버무려 봐. 훨씬 쉬워.” 어느새 질문자에서 사회자로 변신한 오이소박이 어머님. 유쾌한 대화 속에 색다른 조리법까지 선물받으며 만둣국 점심 식사를 마쳤다. 나오는 길에 책을 드리면서 조금은 조마조마했던 질문을 했다. 늘 건넌방에 꼿꼿하게 앉아 계시던 할머니는 이제 가게에 나오시지는 않는단다. 그래도 여전히 정정하시다고 한다. 참 다행이다. 세상에 나오면 언젠가는 사라지는 시간과 공간으로 수렴하는 삶이다. 나 또한 지금은 이렇게 앉아서 글을 쓰고 있지만, 언젠가는 자리에 누울 테고, 그리 누운 채로 사라질, ‘확정’된 여정을 향해 간다. 한때는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사로잡혀 살다가 지친 적이 많았다. 뭐가 그리 불안한지…. 만둣국 한 그릇 먹으며 슬쩍 새로운 오이김치 조리법도 배우고, 할머니 여전히 잘 계신다는 안부도 전해 들었던 그날, 그리고 그 기억을 담는 오늘. 오늘에 깊이 머물러 하루하루 고이 매듭지어 나가려 한다.
  • “文, 광화문 시대 공약해 놓고 靑이전 비판?… 국민 기만했단 말인가”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文, 광화문 시대 공약해 놓고 靑이전 비판?… 국민 기만했단 말인가”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가치동맹 安, 지방선거 공천 지분 요구 안 해 檢이라는 칼 휘두른 文정부 5년 이젠 단죄 두렵다고 그 칼 없애나 ‘검수완박’으로 권력 수사 차질 20대 대선이 한창일 무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관련 보도에 어김없이 등장한 ‘인물’이 있다. 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다. ‘윤핵관’이라 쓰고 ‘실세’라 읽는 이 인물은 어느 날은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이기도 하고, 장제원(당선인 비서실장)이기도 하고, 윤한홍(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이전 TF 팀장)이기도 했다. 그런데 대선 이후 인수위 등 새로운 진용이 구축되면서 ‘신핵관’(새로운 핵심관계자), ‘유핵관’(유일한 핵심관계자)이 등장했다. 윤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맡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당 안팎의 표적이 된 윤핵관과 달리 이 신핵관은 별다른 ‘잡음’이 없다. 그만큼 조용하고 진중하게 당선인을 보좌한다는 얘기이고, 당선인의 신임이 두텁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을 수행하는 일이 많아 누구보다 그의 생각을 잘 헤아리고 있으나 입이 무거워 구설에 오르지 않는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으로 찾아가 만났다. -며칠 뒤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가 개방되고 용산 대통령 시대가 열린다. 그런데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비판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청와대에 들어가고 나서는 귀와 눈이 어두워지면서 결국 불통의 대통령이 됐다. 청와대라는 곳이 구조적으로 국민들과 유리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겠다는 건 국민들 속에 들어가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혼밥을 먹지 않겠다고 당선인이 하지 않았나. 누구보다 국민과 소통하는 걸 즐기는 분이다. 단순히 집무실을 청와대 밖으로 빼내는 게 아니다.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한 소통 대통령의 모습을 국민들께서 보시게 될 거다. 주말이면 대통령 부부가 함께 장 보는 모습도 보고, 지금처럼 동네 식당에서 일반 시민들 사이에 끼어 앉아 밥 먹는 모습도 종종 보게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 당시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스스로 공약을 파기하고는 이제 와서 청와대 이전을 반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시 헛공약으로 국민을 기만했다는 것인지 안타깝다.” -당선인 부부가 ‘청와대 터가 안 좋다’는 풍수지리가 얘기를 듣고 옮긴다는 비판도 있다. “신촌에 가면 대학생들이 자주 가는 점집들이 많다. 교회나 성당, 절에 다니는 분들도 찾는다. 그렇다고 이분들이 다 미신을 신봉한다고 하지는 않지 않느냐. 그런 무속 프레임을 씌우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렇게 따지면 지난 대선 때 무속인을 특보로 임명하고 상대 후보를 저주하는 형상을 만들어 굿을 한 후보가 누구냐. 청와대 개방은 당선인 혼자의 뜻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결정한 것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거취도 궁금하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일종의 가치동맹이다. 이 점에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선인은 안 위원장을 국정 파트너로서 존중한다. 만일 안 위원장이 총리를 맡으셨다면 새 정부 장관 인선 때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물들을 놓고 당선인이 협의해 결정했을 거다. 그런데 안 위원장이 총리를 고사하셨고,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게 됐다. 총리는 장관 제청권이 있지 않으냐. 그러니 마땅히 한 후보자께서 인수위가 검증한 후보군 가운데 적임자들을 추천하고 협의해 인선하게 된 것이다. (안 위원장 측근인) 이태규 의원 문제만 봐도 윤 당선인의 인사 원칙을 알 수 있다. 앞서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공정선거를 위해 정치인 출신 박범계 법무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런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의원을 행안부 장관으로 앉힌다면 ‘너희는 안 되지만 우리는 괜찮다’는 게 되지 않나. 우리가 지난 5년 지긋지긋하게 문재인 정부에서 봐 온 내로남불 아니겠나. 우리는 (현 정부처럼) 몰염치하지 않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 의원은 대선 직전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의 물밑 창구로, 인수위 핵심 자리인 기획조정분과 위원을 맡아 새 정부 국정운영 밑그림을 그리다 지난달 11일 “입각 의사가 없다”며 돌연 사퇴해 윤·안 공동정부 파기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자신을 포함해 국민의당 인사들의 새 정부 입각을 희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반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6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안 위원장은 일절 지분을 요구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얼마나 공천 요청을 많이 받았겠나. 하지만 안 위원장은 절대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고집을 부리는 분이 아니더라. 오로지 공정한 경쟁에 의한 공천이라는 원칙에 처음부터 동의하셨다.” -조각 인선에서 여성과 호남이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처음부터 보여주기식 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능력과 자질, 경륜을 우선하겠다는 것이었고 첫 내각은 국정 경험을 지닌 안정감 있는 인사를 발탁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대 청년, 30대 여성을 장관이나 수석에 앉히는 게 과연 전체 청년과 여성에게 긍지를 심어 줄 일인가, 국민에게 도움이 되겠나 싶다. 청년들에겐 기회를 더 넓혀 주는 게 중요하다. 여성의 경우 아직 차관급과 외청장 등 인사가 많이 남아 있다. 좀더 충원될 것이다.” -윤 당선인 인선과 관련해 ‘뒤에 이명박 전 대통령 최측근 P씨와 C씨가 있다’는 등의 말이 나온다. “사실무근, 낭설이다. 권성동, 윤한홍 이분들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비서관 등을 지내서 그런 말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P씨 등은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전화도 일절 받은 바 없다.” -결국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처리했다. “내가 경찰 출신이다. 경찰 수사권 독립론자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분점이다. 검찰과 경찰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 경찰이 독점하도록 한다면 이건 또 다른 독점권력을 낳는 거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간 검찰이라는 잘 드는 칼로 수많은 정치인과 공무원을 단죄했다. 그런데 이제 권력을 내려놓게 되니 그동안 국법질서를 파괴하고 무리하게 정치적으로 보복한 데 대한 단죄가 두려워 이 잘 드는 칼을 아예 없애겠다는 거다. 양향자 의원이 ‘20명이 감옥에 간다’는 민주당 의원 말을 폭로했는데, 민주당 스스로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알고 있다는 얘기 아니냐. 남에게 이런 칼을 들이댔으면 나도 그 칼을 맞아야 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는 거다. 이대로 가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나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등 현 정권 비리 의혹도 죄다 묻히게 된다. 나라의 틀을 바꾸는 법안을 며칠 만에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매우 안타깝지만 22대 국회가 구성돼 검수완박 법안을 다시 손질하기까지 2년간은 이런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죄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활동은 어떻게 되나. “내조에 전념하겠다고 한 만큼 이전 대통령 부인들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사회활동도 좀 줄이실 듯하고…. 하지만 대통령 배우자로서 해야 할 일을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전시기획사 코바나 운영의 경우 영리 목적의 사업은 재임 중 없을 것이다. 다만 공익 목적의 문화예술 전시기획 활동은 제한적으로나마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 목 아픈데 코로나19인가요?…‘집콕’이 부른 후두염일수도

    목 아픈데 코로나19인가요?…‘집콕’이 부른 후두염일수도

    “목이 너무 아픈데, 저 혹시 코로나19 아닌가요?” 직장인 김씨는 최근 심한 목 통증으로 동네 의원을 찾아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발열 등의 증상은 없었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된 지인이 자신과 똑같은 증상을 호소해 혹시 감염된 게 아닌지 털컥 겁이 났다. 다행히 신속항원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후두내시경 검사를 받은 김씨는 ‘역류성 인후두염’ 진단을 받았다. 인후통은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상이지만 인후염, 역류성 인후두염, 편도선염 등 다양한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목이 아프다고 코로나19로 속단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인후통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인후염이다. 인두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건조해지다가 음식을 삼키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생긴다. 고열, 전신권태, 식욕부진, 입냄새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후두에 염증이 번져 목소리가 쉬고 귀 아래 부분이 아프기도 하다. 인후염은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하긴 하지만, 코로나19와는 달리 맛을 느끼고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기침 증상이 약하거나 없고 전신 근육통, 두통, 오한, 숨가쁨 등의 증상도 드물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3일 “인후염은 코로나19와 증상이 매우 유사해 초기에는 구별이 쉽지 않으니 의심 증상이 있다면 검사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음성 판정을 받고 단순 인후염으로 진단되더라도 증상이 심하고 생활이 불편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집콕’ 생활로 ‘역류성 인후두염’이 생겨도 목이 아프다. 코로나19로 외출도 삼가고 자극적인 배달 음식을 시켜먹고 비스듬히 누워 생활하는 이들이 늘다보니 역류성 인후두염 환자가 증가했다고 한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를 통해 인두와 후두로 역류해 점막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강한 산성화 물질인 위산이 위 점막 이외의 점막, 특히 인후두 점막에 상당한 자극을 주어 염증을 유발한다. 목이 아프고 쓰리며 목소리가 잠기기도 하고 목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든다. 코로나19와 달리 발열이 없고, 다양한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다. 이밖에도 편도 내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편도선염’ 역시 인후통 증상으로 인해 코로나19로 착각하기 쉽다. 초기에는 목 건조감과 발열, 두통, 사지 통증과 요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편도가 부어 커진다. 음식을 삼키기가 힘들거나 통증이 느껴지는 연하통·연하곤란을 겪기도 한다. 급성편도염은 침도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아프고 열이 나며 몸이 춥고 떨리고 뼈 마디가 쑤신다. 두통, 귀 통증이 오기도 한다. 특히 일교차가 큰 요즘 날씨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편도염이 생기기 쉽다.
  •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주말 장 보는 대통령 부부 자주 보게 될 것...윤 대통령 혼밥 먹을 일 없어”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주말 장 보는 대통령 부부 자주 보게 될 것...윤 대통령 혼밥 먹을 일 없어”

    20대 대선이 한창일 무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관련 보도에 어김없이 등장한 ‘인물’이 있다. 윤 후보측 핵심 관계자다. ‘윤핵관’이라 쓰고 ‘실세’라 읽는 이 인물은 어느 날은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이기도 하고, 장제원(당선인 비서실장)이기도 하고, 윤한홍(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이전 TF 팀장)이기도 했다. 그런데 대선 이후 인수위 등 새로운 진용이 구축되면서 ‘신핵관’(새로운 핵심관계자) ‘유핵관’(유일한 핵심관계자)이 등장했다. 윤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맡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당 안팎의 표적이 된 윤핵관과 달리 이 신핵관은 별다른 ‘잡음’이 없다. 그만큼 조용하고 진중하게 당선인을 보좌한다는 얘기이고, 당선인의 신임이 두텁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을 수행하는 일이 많아 누구보다 그의 생각을 잘 헤아리고 있으나 입이 무거워 구설에 오르지 않는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2일 국회의원 회관으로 찾아가 만났다. - 며칠 뒤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가 개방되고 용산 대통령 시대가 열린다. 그런데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비판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과의 소통’ ‘국민과의 약속’을 누누이 강조하는데 논란이 큰 이 약속, 왜 했나. “전임 대통령 중에도 청와대에서 나오겠다고 약속한 분들이 있지 않았나. 거짓말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청와대에 들어가고 나니까 환경에 지배당하면서 불통의 대통령이 됐다. 청와대라는 곳이 구조적으로 국민들과 유리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겠다는 건 국민들 속에 들어가 함께 하겠다는 뜻이다.” -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용산 국방부 청사도 폐쇄된 공간이다. 공간의 문제보다는 대통령이 국민과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더 중요해 보인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역대 대통령들도 처음부터 불통과 권위의 DNA를 가진 분들은 아니었을 거다. 그런데 청와대라는 폐쇄된 공간에 갇히면서 귀도 어두워지고 눈도 멀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만 해 온 사람이라고 하지만 모르고 하는 소리다. 수많은 사건 속에서 국민 일상의 구석구석을 많이 봐온 분이다. 늘 피해자와 가해자, 강자와 약자의 모습을 보며 생활해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국민들의 아픔이 뭔지, 아쉬운 것이 뭔지 잘 안다.” “혼밥을 먹지 않겠다고 당선인이 하지 않았나. 지금 당선되고 두 달이 됐는데 벌써 시민사회단체와 언론계, 시장 상인, 기업인 등 숱하게 만났다. 누구보다 국민과 소통하는 걸 즐기는 분이다. 단순히 집무실을 청와대 밖으로 빼내는 게 아니다. 아마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한 소통 대통령의 모습을 국민들께서 보시게 될 거다. 주말이면 대통령 부부가 시장에서 함께 장 보는 모습도 보고, 지금처럼 동네 식당에서 일반 시민들 사이에 끼어앉아 밥 먹는 모습도 종종 보게 될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집무실 이전을 비판했다.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고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것은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 당시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지금의 청와대는 개방해서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다. 문 대통령께서 당선 이후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이유로 스스로 공약을 파기하면서 청와대 이전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지만, 청와대 이전의 필요성은 인식하셨던 것 아닌가. 반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당시 표를 노린 헛공약으로 국민을 기만한 것으로 비쳐져 안타깝다.” - 당선인 부부가 ‘청와대 터가 안 좋다’는 풍수지리가 얘기를 듣고 옮긴다는 비판도 있다. “신촌에 가면 대학생들이 자주 가는 점집들이 많다. 교회나 성당, 절에 다니는 분들도 찾는다. 그렇다고 이분들이 다 미신을 신봉한다고 하지는 않지 않느냐. 그런 무속 프레임을 씌우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렇게 따지면 지난 대선 때 무속인을 특보로 임명하고 상대 후보를 저주하는 형상을 만들어 굿을 한 후보가 누구냐. 청와대 개방은 당선인 혼자의 뜻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결정한 것이다.” - 대통령 취임식에 34억원이 책정된 것을 두고 호화 취임식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10년 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비용이 31억원이었다. 물가 인상을 감안하면 당시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국민축제인데, 호화롭다는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리고 34억원도 다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돈으로, 문재인 정부가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편성한 예산이다.”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거취도 궁금하다.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의 경우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하고 실제로 부처 장관을 나눠 꾸렸다. 그런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선 공동정부 구성 합의는 있었으나 조각(組閣)은 전적으로 윤 당선인이 했다. 며칠 뒤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안 위원장의 역할은 어떻게 되나.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일종의 가치동맹이다. 이 점에서 DJP 연합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당선인은 안 위원장을 국정 파트너로서 존중한다. 안 위원장이 국가 경영에 도움되는 분들을 추천하면 다 받아들인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안 위원장이 추천하신 분들이 인수위에 참여했던 거다. 내각 구성의 경우 만일 안 위원장이 총리를 맡으셨다면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물들을 놓고 당선인이 협의해 결정했을 거다. 그런데 안 위원장이 총리를 고사하셨고,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게 됐다. 총리는 장관 제청권이 있지 않으냐. 그러니 마땅히 한 후보자께서 인수위가 검증한 후보군 가운데 적임자들을 추천하고 협의해 인선하게 된 것이다.” “(안 위원장 측근인) 이태규 의원 문제만 봐도 윤 당선인의 인사 원칙을 알 수 있다. 앞서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공정선거를 위해 정치인 출신 박범계 법무장관과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런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의원을 행안부 장관으로 앉힌다면 ‘너희는 안 되지만 우리는 괜찮다’는 게 되지 않나. 우리가 지난 5년 지긋지긋하게 문재인 정부에서 봐 온 내로남불 아니겠나. 아무리 선의라 해도 국민들이 이해하겠나. 우리는 (현 정부처럼) 몰염치하지 않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은 대선 직전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의 물밑 창구로, 인수위 핵심 자리인 기획조정분과 위원을 맡아 새 정부 국정운영 밑그림을 그리다 지난 11일 “입각 의사가 없다”며 돌연 사퇴해 윤-안 공동정부 파기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자신을 포함해 국민의당 인사들의 새 정부 입각을 희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반발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당선인과 안 위원장과의 관계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안 위원장의 중도적 노선이 당의 정책으로 많이 반영될 거다. 합당 이후의 문제는 안 위원장의 정치력에 달렸다. 합당 이후 다른 분들과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면서 본인의 정치적 역량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 6월 지방선거에서의 공천 지분 안배는. “공천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일절 지분 안배 같은 게 없었다. 안 위원장으로선 내부적으로 얼마나 많은 공천 요청을 받았겠나. 그런데 안 위원장은 절대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고집을 부리는 분이 아니더라. 국민의당 당직자 고용 승계는 요청하셨지만 공천 문제는 그 어떤 요구도 없었다. 오로지 공정한 경쟁에 의한 공천이라는 원칙에 처음부터 동의하셨다.” “청년·여성 장관 발탁보다 이들을 위한 정책 발굴이 더 중요…차관 이하 인사 땐 비중 늘 것” - 조각 인선에서 여성과 호남이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처음부터 보여주기식 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능력과 자질, 경륜을 우선하겠다는 것이었고 특히 첫 내각은 국정 경험을 지닌 안정감 있는 인사를 발탁하는데 중점을 뒀다. 20대 청년, 30대 여성을 장관이나 수석에 앉히는 게 과연 전체 청년과 여성에게 긍지를 심어줄 일인가, 국민에게 도움이 되겠나 싶다. 청년들에겐 기회를 더 넓혀주는 게 중요하다. 여성의 경우 아직 차관급과 외청장 등 인사가 많이 남아 있다. 좀 더 충원될 것이다.” - 윤 당선인 인선에 대해 ‘이명박 정부 2기다’, ‘뒤에 이명박 전 대통령 최측근 P씨와 C씨가 있다’ 등의 말이 나온다. “사실무근, 낭설이다. 권성동, 윤한홍 이 분들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비서관 등을 지내서 그런 말이 나올 지 모르겠지만 이건 민주당도 마찬가지 아니냐. 당선인을 보면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그때 일했던 분들과도 아주 가깝다. 저도 인수위에 있으면서 인선 과정에 참여했는데 그 분들은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전화도 일절 받은 바 없다.” - 결국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을 처리했다. “내가 경찰 출신이다. 경찰수사권 독립론자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분점이다. 검찰과 경찰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해 경찰이 독점하도록 한다면 이건 또 다른 독점권력을 낳는 거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년 간 검찰이라는 잘 드는 칼로 수많은 정치인과 공무원을 단죄했다. 그런데 이제 권력을 내려놓게 되니 그동안 국법질서를 파괴하고 무리하게 정치적으로 보복한 데 대한 단죄가 두려워 이 잘 드는 칼을 아예 없애겠다는 거다. 양향자 의원이 ‘20명이 감옥에 간다’는 민주당 의원 말을 폭로했는데, 민주당 스스로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알고 있다는 얘기 아니냐. 남에게 이런 칼을 들이냈으면 나도 그 칼을 맞아야 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는 거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이대로 가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나,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등 현 정권 비리의혹도 죄다 묻히게 된다. 경찰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정보와 노하우라는 게 있는데 이런 게 다 사장되는 거다. 경찰이 새로 수사한다? 어떻게 되겠나. 나라의 틀을 바꾸는 법안을 며칠 만에 의석수로 밀어부치는 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매우 안타깝지만 22대 국회가 구성돼 검수완박 법안을 다시 손질하기까지 2년 간은 이런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죄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김건희 여사, 내조 힘쓰겠지만 공익 목적 문화예술 전시기획 활동도 할 것” -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부인 김건희 여사는 외부 활동을 하지 않나. “내조에 전념하겠다고 한 만큼 이전 대통령 부인들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싶다. 사회활동도 좀 줄이실 듯하고…. 하지만 대통령 배우자로서 해야 할 일을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법인카드로 생활비를 쓰고, 공금으로 옷 사입고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고 하는 일은 없을 거다.” - 전시기획사 코바나 대표로서 활동은. “대통령 배우자로서 영리 목적으로 전시기획사를 계속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문화예술 전시기획 분야에 있어서 굉장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 아니냐. 이런 전문성과 지식을 활용해 공익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은 제한적으로나마 할 수 있지 않나 싶고,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철규 당선인 총괄보좌역은 대선 직후인 지난 3월 말 이 보좌역은 자신의 정치 기반인 강원도의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윤 당선인과 자신의 관계를 ‘동지적 관계’라고 했다. 과거 정치 문법으로 보면 보좌하는 처지에서 쉽게 입에 담을 말이 아니다. 언뜻 불경(不敬)으로 비쳐질 수도 있겠다. - 당선인과 동지적 관계라고 한 말이 눈길을 끕니다. “문재인 정부를 겪으면서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켜낼 방법은 오로지 정권교체밖에 없다고 절감했습니다. 우리 아들딸, 손자손녀가 더 자유롭고 풍요롭게 살아갈 나라를 만드는 대장정을 시작하면서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로, 나는 그를 돕는 조력자로 나선 것이죠.” 언뜻 검사 시절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한 윤 당선인 발언을 연상케 하는 답변이다. 권력의 크기보다 역할이 강조되는 쪽으로, 아주 더디지만 정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인가 싶다. 이 보좌역이 윤 당선인과 공식적인 연(緣)을 맺은 건 지난해 8월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처럼 오랜 기간 동고동락해 온 검찰 인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짧은 인연이다. 과거 경찰 간부로 있으면서 ‘윤석열 검사’와도 친분을 가졌지만 가끔 전화나 문자를 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7월 중순, 이제 갓 정치를 시작한 윤 전 검찰총장의 전화로 두 사람의 공적 관계가 시작됐다. 국민의힘 입당 얘기가 나돌 즈음 국민의힘 재선의원인 이 보좌역에게 윤 당선인이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했고, 입당 이후 이 보좌역이 윤 후보 선거캠프의 조직본부장을 맡으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당선인이 특히 이 보좌역을 가까이 하는 이유가 뭡니까. “사실 자주 뵙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제가 해야할 게 있는 곳엔 늘 있으려고 했습니다.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고, 나아갈 곳과 나아가지 말아야 할 곳을 지키자는 게 제 공직관이기도 합니다. 사실 캠프 안에서 제가 나이가 가장 많습니다. 그만큼 스포트라이트도 받아봤고, 바닥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앞에 나서는 일보다는 이렇게 옆이나 뒤에서 갈등을 풀고 소외된 사람들 챙기고 하는 역할에 더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점을 당선인이 보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 행안부장관설도 나오고, 강원지사 공천설도 왔습니다만 결과는 다릅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어떤 역할을 맡으실까요. “즉각 이 자리(국회의원)로 돌아옵니다. 그동안 ‘윤핵관’이 정부 요직을 차지할 거라 많이들 얘기했습니다만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리를 맡았습니까,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자리를 맡았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대선에서 승리하고 새 정부가 성공적으로 출범할 때까지 역할을 다하자는 생각들 뿐이었습니다. 이제부턴 국회가 더 중요합니다.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을 적극 뒷받침하고 2년 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이 보좌역은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지낸 경찰공무원 출신으로, 2016년 4월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강원 동해·삼척 선거구에서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당선 이후 두 차례 선거구 조정이 이뤄져 지금은 동해·태백·삼척·정선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57년생, 강원 동해.
  • 왼 다리 의족으로 104일 연속 42.195㎞ 완주, 4390㎞ 놀라운 여정

    왼 다리 의족으로 104일 연속 42.195㎞ 완주, 4390㎞ 놀라운 여정

    한쪽 다리 밖에 없는 여성 마라토너가 104일 동안 매일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스물다섯 살 때 희소암인 유잉 육종에 걸려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했던 재키 헌트브로에스마(46)가 의족을 찬 채 달린 놀라운 여정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고 자라 네덜란드와 영국을 거쳐 지금은 미국 애리조나주 길버트에 살고 있는 헌트브로에스마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살스럽게 “휴식 첫 날, 연속 휴식일 세계기록에 도전 중”이라고 적었다. 간만에 일요일 느긋하게 잠에서 깨어난 그는 “내 일부는 이 일을 해냈다는 것을 완전히 기뻐했고, 다른 부분들은 내가 계속 달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단단해졌다고 느낀다”고 영국 BBC에 털어놓았다. 104일 동안 매일 하루 5시간 가량을 달리기에 바친 헌트브로에스마는 A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암 진단을 받은 뒤, 3주 만에 다리를 절단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처음 2년 동안은 달라진 삶에 적응하느라 힘겨웠다. 암에 걸렸다는 사실에 화를 냈고, 다른 취급을 받는 것에 당황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의족을 가리려 긴 바지를 입었다. 마흔이 될 때까지 가벼운 운동만 하던 헌트브로에스마는 6년 전 남편 에드윈을 따라 마라톤을 시작했다. 처음 남편의 장거리 달리기 대회를 응원 갔는데 그렇게 먼 거리를 달리는 사람들이 미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다. 자신이 마라톤에 빠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의사는 “의족으로 그렇게 멀리 뛰는 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만류했지만, 그는 곧 마라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5㎞,10㎞,하프 마라톤(21.0975㎞)으로 거리를 늘린 헌트브로에스마는 2020년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하루에 100마일(약 161㎞)을 달렸다. “난 ‘모 아니면 도’인 사람이다. 해서 스스로를 던져 버렸다. 난 한계를 밀어내길 좋아했고, 그것도 얼마나 빨리 밀어낼 수 있는지 보고 싶어했다.” 그 뒤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미국 버몬트주에 사는 알리사 아모스 클라크가 팬데믹에 적응하기 위해 시작해 달성한 여성 최다 연속 마라톤 풀코스 완주(95일) 경신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지난 17일부터 헌트브로에스마는 매일 42.195㎞를 달렸다. 보스턴 마라톤 등 참여할 수 있는 마라톤 대회에는 참여했지만 매일 열리는 것이 아니어서 시골 길, 동네 주변, 날씨가 좋지 않으면 트레드밀 위에서도 달렸다. 남성 연속 마라톤 풀코스 완주 기록은 엔조 카포라소(이탈리아)의 59일 밖에 안된다. 그런데 울트라 달림이 히카르도 아바드는 2012년에 607일 연속 기록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공인받지 못했다. 헌트브로에스마는 원래 100일 돌파를 목표로 했는데 도전 중에 케이트 제이든(영국)이 101일 연속 마라톤 완주 기록을 세우자 상향 조정했다. 클라크와 제이든, 카포라소, 아바드 모두 비장애인이다.지난달 30일 104일째 완주에 성공한 헌트브로에스마는 ‘휴식’을 선언했고 SNS에 ‘104일의 기록’을 다양한 숫자로 남겼다. 104일 동안 4390㎞를 달렸고, 10족의 신발을 신었다. 하지만 그의 왼쪽 다리를 지탱한 의족은 하나로 충분했다. 영양제 400개와 피로회복제 45개, 땅콩버터와 젤리 샌드위치 100개, 200개의 삶은 감자, 208ℓ의 물, 200개의 젤리, 피자 20판, 여러 개의 도넛으로 몸에 에너지를 공급했다. “나는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좌우명으로 살아온 헌트브로에스마는 104일 동안의 완주를 SNS로 중계하며 많은 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다. 절단 수술을 받은 이들에게 의족, 의수 등을 제공하기 위한 기금 6만 7000달러도 모금했다. 3개월 정도 뒤에는 헌트브로에스마의 기록이 ‘공인’될 전망이다. 기네스 월드 레코드 대변인 어맨다 마커스는 “그의 도전에 대해 알고 있다. 기록을 확인하고 공인하는 데 12∼15주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며 교양 강연 등을 하는 그의 다음 목표는 오는 10월 386㎞의 모하비 사막 마라톤 도전이다.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배려의 정량적 한계/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배려의 정량적 한계/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집에서 차를 몰고 큰 도로로 나가려면 편도 2차선을 지나야 한다. 1차로는 좌회전과 직진, 2차로는 직진과 우회전용이다. 교통신호 대기 중 2차로가 비면 바로 나갈 수 있어 좋다. 반면 그 차로에 차가 있는 경우 직진 신호가 떨어져도 막히는 게 다반사다. 우회전 차량이 횡단보도의 보행 신호에 막혀 우회전을 못 하고 대기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보통 직진 차량이라면 1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2차로를 비워 주는 일종의 배려가 암묵적으로 있다. 얼마 전 길을 나서다 ‘나는 몇 대까지 견딜 수 있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만일 서너 대 정도가 1차로에 서 있다면 별 생각 없이 줄을 설 테지만 8대가 서 있다면 이번 신호에 넘어가지 못할 수 있으니. 공동체 안 배려의 한계를 숫자로 셀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기억을 확장해 보니 우측 차선이 잘 비는 곳은 지역에 매일 다니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 많다. 모르는 동네에서 실수로 우측 차선으로 가다 신호에 걸리면 왠지 모를 뜨거운 시선의 레이저를 뒤통수에서 느낀다. 경적 소리를 안 들으면 다행이고. 반면 인연 없는 차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는 직진 차들이 무심하게 줄을 선다. 첫 번째 차만 되지 않는다면 별 생각 없이 그 뒤로 붙게 된다. 작은 공동체에서라면 얼굴 볼 일 없지만 내 행동이 곧 되돌아온다는 걸 안다. 차 속에 있어 누가 누군지 모르니 괜찮겠지 하다 분위기가 무너져 버리면 나도 불편해질 걸 아는 덕분이다. 번화가에서는 매일 다니는 곳이라도 배려의 룰을 지킬 필요가 없는 사람이 훨씬 많다. 내가 안 지킨다고 다음에 손해를 보거나 응징당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매일 그 길로 다니는 사람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러니 왼쪽 차선 줄이 길다 싶으면 훌쩍 우측 차선으로 붙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어디를 가든 잘 지키는 사람과 빨리 가는 것이 최우선인 사람은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공동체의 따가운 시선과 나의 편리함 사이에서 가치관의 저울을 작동하는 것이다. 딱 한 번 가는 곳이라면 과감히 편의를 위하겠으나 매일 가는 곳이라면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의 배려를 할 것이다. 사회심리적 작동 원리가 작은 사거리에서도 정확하게 작동한다. 코로나 3년차라 그런지 구급차에 차선을 비켜 주는 것은 모세의 기적이란 말을 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러워졌다.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내라는 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배려일 때 기분도 좋아진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일이 많은 시간이다. 일상에서 덜 각박하고, 여유의 숨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런 시스템이 보이지 않게 작동할 때 같다. 내 행동이 돌고 돌아 결국 내게 돌아올 것이란 믿음이 필요하다. 남을 위하지만 결국 나를 위한 행동들이 모여서 여유와 편리가 만들어진다.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나니 지금까지 내 기준보다 어림짐작으로 한 대까지는 더 차선 변경을 하지 않고 참아 보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도심이나 모르는 지역도 내가 매일 다니는 곳이라 확장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모두의 여유는 하루의 출발에서 시작하게 될 테니.
  • 양복부터 기저귀까지… 이웃 위해 아낌없이 나눈다

    “나눔과 환경 보전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회사원 김모(29)씨는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나눔에 푹 빠졌다. 특히 취업준비생 시절 사용하던 영어수험서, 면접 의상 등을 인근 주민에게 나눠 줬다. 김씨는 “내게는 이제 쓸모없어진 구두, 양복 같은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값질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며 “그냥 두면 버릴 물건인데 나눔을 하면 환경 보호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2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따르면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남에게 기부하는 나눔은 해마다 2배 이상 늘고 있다. 2019년 41만 9640건이었던 나눔은 2020년 215만 8241건으로 폭증한 뒤 지난해 403만 8222건으로 또 늘었다. 이날만 해도 서울 강남구 인근에서 동네 주민 간 아기 의자, 블록 장난감, 기저귀, 여성용 청바지 등을 나누고 싶다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왔다. 유아도서 나눔에 나선 대치동 주민 차모(39)씨는 “아이들이 크면서 집안을 조금씩 정리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버리기 아까운 것은 이웃과 나누고 있다”며 “예전에는 필요 없어진 작은 테이블을 나눔했는데 한 아주머니가 공무원 준비하는 아들에게 딱 좋겠다고 말해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트램펄린 나눔에 나선 김모씨도 “한때 필요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어서 나눔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상 나눔은 직접 몸을 움직여 물품을 택배로 부치거나 상대방과 직거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금전 후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용자가 불편을 감수하고 물건을 직접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나눔이 봉사보다는 지역 연대로 평가받는 이유다. 나눔에 나선 이용자는 이웃을 돕는 기분이 들어 선뜻 나섰다고 말했다. 이용자를 지역별로 묶는 플랫폼의 노출 방식 덕이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나눔을 한다는 권모(30)씨는 “택배를 부치거나 상대방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선뜻 나서기 귀찮을 때가 있다”면서도 “같은 아파트, 이웃 주민이라는 생각이 들면 나눔하는 게 버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다시 몸을 움직인다”고 말했다. 나눔을 통해 품귀 현상인 물건을 공유하기도 한다. 지난해 품귀 현상을 겪었던 요소수도 그중 하나다. 당근마켓에는 ‘요소수 화물 종사자님께 나눔한다’는 무료 나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요소수 대란으로 화물차 운전하는 분들이 일을 못 한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요소수를 비록 10ℓ짜리 한 통이지만 나눔하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토익 책부터 면접 의상, 유모차까지…온라인서 펼쳐지는 동네 주민 간 소소한 기부 행렬

    토익 책부터 면접 의상, 유모차까지…온라인서 펼쳐지는 동네 주민 간 소소한 기부 행렬

    온라인 플랫폼서 수험서, 양복까지 나눔회사원 김모씨(28)는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나눔에 푹 빠졌다. 특히 취업준비생 시절 사용하던 영어수험서, 면접 의상 등을 인근 주민에게 나눠줬다. 김씨는 “내게는 이제 쓸모없어진 구두, 양복 같은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값질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며 “동시에 그냥 두면 버릴 물건인데 나눔을 하면 환경 보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일 중고거래 어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따르면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남에게 기부하는 나눔은 해마다 2배 이상씩 늘고 있다. 2019년 41만 9640건이었던 나눔은 2020년 215만 8241건으로 폭증한 뒤 지난해 403만 8222건으로 다시 늘었다. 이날만 해도 서울 강남구 인근에서 동네 주민 간 아기 의자, 블록 장난감, 기저귀, 여성용 청바지 등을 나누고 싶다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왔다. 유아도서 나눔에 나선 대치동 주민 차모씨(39)는 “아이들이 커가고 집안을 조금씩 정리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버리기 아까운 것은 이웃과 나누고 있다”며 “예전에는 필요 없어진 작은 테이블을 나눔 했는데 한 아주머니가 공무원 준비하는 아들에게 딱 좋겠다고 말해 뿌듯했던 기억도 있다”고 말했다. 트램펄린 나눔에 나선 김모씨도 “한 때 필요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어서 나눔 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상 나눔은 직접 몸을 움직여 물품을 택배로 부치거나 상대방과 직거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금전 후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용자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물건을 직접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나눔이 봉사보다는 지역연대로 평가받는 이유다. 나눔에 나선 이용자는 이웃을 돕는 기분이 들어 선뜻 나섰다고 말했다. 이용자를 지역별로 묶는 플랫폼의 노출 방식 덕분이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나눔을 한다는 권모씨(30)는 “택배를 부치거나 상대방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선뜻 나서기 귀찮아질 때가 있다”면서도 “같은 아파트, 이웃 주민이라는 생각이 들면 나눔하는 게 버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다시 몸을 움직인다”고 말했다. 나눔을 통해 품귀 현상인 물건을 공유하기도 한다. 지난해 품귀 현상을 겪었던 요소수도 그 중 하나였다. 당근마켓에는 ‘요소수 화물 종사자님께 나눔 한다’는 무료 나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요소수 대란으로 화물차 하시는 분들이 일을 못 한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요소수를 비록 10ℓ짜리 1통이지만 나눔 하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구독’과 ‘좋아요’를 낙점하시오...제주 추사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구독’과 ‘좋아요’를 낙점하시오...제주 추사관

    ‘겨울 추위가 오고서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구나.’(‘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 논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의 ‘세한도(歲寒圖)’는 조선시대판 페이스북이었고, 트위터였고, 인스타그램이었다. 1844년 새해를 앞두고 추사는 자신의 충직한 제자인 역관 이상적(李尙迪, 1803~1865)에게 띄운 그림 엽서같은 세화(歲畫)가 바로 ‘세한도(歲寒圖)’였다.이에 이상적은 ‘세한도’를 들고, 북경으로 들어가 청나라의 유명한 학자인 장악진(章岳鎭)을 비롯하여 청의 지식인 16명에게 세한도 그림의 찬시를 받아낸다. 한 마디로 ‘좋아요’와 ‘추천’의 글귀인 셈이다. 다시 조선으로 돌아온 세한도에는 수많은 찬시와 배관기(拜觀記:작품을 감상한 글을 그림에 붙은 한지에다가 적는 것)가 댓글처럼 붙는다. 김석준(金奭準)을 위시하여 오세창(吳世昌), 이시영(李始榮) 같은 당대의 명사들의 눈도장과 감상 글이 차곡차곡 세한도 두루마리의 꼬리를 키워 나간다. 그리하여 ‘세한도(歲寒圖)’는 1,469.5cm의 긴 두루마리로 남게 되었다. 거의 15미터나 되는 ‘댓글’과 ‘좋아요’와 ‘추천’의 글귀 가득한 ‘세한도(歲寒圖)’를 만든 추사의 마음을 만나러 제주도에 가 보자.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추사로 44번지. 바로 제주 추사관(秋史館)이 위치한 곳이다. 혹자들은 이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추사관(秋史館)을 두고 볼품없고 초라한 정미소 같은 건물 행색을 드러낸다고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애당초 제주 추사관(秋史館)은 과천의 추사박물관과는 궤를 조금은 달리하는 곳이다. 제주 추사관(秋史館)은 추사의 삶을 아는 이들에게는, 특히 1840년(헌종 6년), 55세에 제주도 척박한 땅에 위리안치(圍籬安置: 집 둘레에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를 돌리고 그 안에 사람을 가둠) 유배객 처지의 그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큰 공간이다.사실 추사의 집안은 금수저를 넘어서서 다이아몬드 수저급이다. 증조모가 영조의 둘째 딸인 화순옹주였으며 아버지 김노경은 병조판서를 지냈을 정도이니 그의 집안은 한양 내에서도 손꼽히던 경주김씨 정통 세도가였다. 하지만 안동김씨와 정치적 적대관계로 접어들게 되면서 그의 삶은 격랑을 맞이하였고 정치적으로 패퇴한 추사는 결국 제주도까지 귀양을 오게 된다.  더구나 당시 안동 김씨 문중에서는 끊임없이 추사에게 사약을 내려야한다는 장계를 조정에 올리고 있던 상황이었으니 추사의 사회적 삶은 거의 끝난 상태였다. 이즈음에 등장한 충직한 제자가 이상적이었던 것이다. 그는 역관으로 중국을 드나들며 귀하디 귀한 중국 서적들을 구해 스승인 추사에게 보냈고, 추사는 그의 제자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세한도(歲寒圖)’라는 그림 한 조각과 고마움을 담은 글귀가 전부였다. 하지만 스승의 마음을 받든 이상적은 감격하였고 ‘세한도(歲寒圖)’는 중국과 일본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찾게 된다.바로 이러하기에 제주의 추사관은 당시 유배객으로서의 추사를 그려내야 하였고, 오로지 정신만 남은 그의 시간을 담아야 했다. 삼각형의 단순한 박공지붕에 감자창고 같은 제주의 추사관은 2010년 이렇게 만들어진다. 황량하고 황폐하고 황무지 밭 가득한 서귀포 한구석에 남아있는 추사의 오롯한 마음을 드러내기에 제주 추사관은 더할 나위가 없다. 아귀가 딱 맞아떨어진다. 욕망의 군더더기라고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절망의 시대를 온몸으로 받아내어야 했던 추사의 혼이 느껴진다. 자, 이러하니 우리는 제주 추사관에서는 ‘세한도’ 그림 너머에 있던 소담하고 질박한 추사의 정신을 만나러 가자.   <제주 추사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5개 만점)  2. 누구와 함께?  - 혼자, 오롯이 혼자. 위기의 중년을 맞이한 50대. 삶의 짐을 지고있는 누구라도.   3. 가는 방법은?  - 자가운전은 제주시 출발 : 1135번 도로(평화로) → 안성교차로에서 우회전 서귀포시 출발 : 1132번 도로 → 안성교차로에서 직전   대중교통(1시간 20분 소요)은 제주공항 출발 : 151번 버스(보성초등학교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로 5분) 서귀포 구 터미널 출발 : 202번 버스(인성리 남문지앞사거리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로 5분)   4. 제주 추사관의 특징은?  - 정치적으로 패배한 조선시대 양반 유배지로서의 공간이다 보니 무얼 그리 볼 것이 많지는 않다. 다만, 당시 서귀포의 한 귀퉁이 망망한 추사의 삶의 궤적을 느낄 수 있다.   5. 방문 전 유의 사항은?  - 최소한 나무위키에서라도 추사의 삶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가자. 어차피 세한도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6. 제주 추사관에서 꼭 볼 곳은?  - 추사관 건축물 자체, 추사관 주변의 황량함!!(이게 추사관의 건립 목적임)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먹거리는?  - 추사관 바로 옆에 동네 밥집 몇 군데가 있다. 말 그대로 제주 동네 밥집이다. 학교나 관공서, 아파트 주변 동네 식당이나 동네 시장 주변 추천!! 이건 여행의 국룰이다. 그만 발 닿고 시간 멈추는 동네 식당에서 한 끼를 드시길. 제주 추사관 여행은 그러해야 한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jeju.go.kr/chusa/index.htm   9. 제주 추사관의 관람 안내는?  - 관람시간 : 오전 09:00~18:00(입장 마감시간 17:30)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관 람 료 : 무료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50대 중반인 서울 양반 추사의 고단한 제주에서의 삶. 세한도라는 그림을 통해서라도 그를 이해하면 좋을 듯 하다. 어느 시대에서나 위기의 삶은 존재했었고 추사는 그러한 삶을 살다가 갔다.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그때도 그러했다.  
  • [사진] 사랑에 빠진 犬, 로미오와 줄리엣...밤마다 몰래 담벼락 키스

    [사진] 사랑에 빠진 犬, 로미오와 줄리엣...밤마다 몰래 담벼락 키스

    세상이 잠든 사이 밀회를 즐기는 반려견 커플의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페루의 한 여성이 최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한 영상은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에 1마리 개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개는 한 주택의 창문 앞에 다소곳이 앉더니 꼬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마치 누군가 창밖을 내다봐주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잠시 후 개가 기다리던 주인공이 창문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거리에 앉은 개가 기다리던 건 이 집의 반려견이었다.  두 마리 개는 서로 마주보게 되자 보고 싶었다는 듯 서로 가까이 하려 한다. 길에 앉아 있던 개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앞발을 벽에 딛고 몸을 일으키고, 집안에 있는 개도 상대 개가 너무 그리웠다는 듯 창살 사이로 머리를 내민다.  그리고 두 마리 개는 얼굴을 비벼대며 애정행각(?)을 서슴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두 마리 개는 마치 키스를 하는 듯한 명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상을 공유한 여성에 따르면 한밤에 남의 집 창문을 찾아간 개는 수컷, 창살 사이로 머리를 내민 개는 암컷이다. 한 동네에 사는 두 마리 개는 서로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다.  수컷 개는 견주가 자유롭게 외출을 허락해 언제든 혼자 세상구경을 하지만 암컷 개는 꽤나 엄한 견주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반려견에게 자유로운 외출을 허락하지 않는다.  암컷이 외출을 하지 못해 데이트가 불가능한 두 마리 개는 언제나 수컷이 찾아가 밀회를 즐긴다. 수컷은 여자친구와의 만남에 방해를 받기 싫다는 듯 인적이 드문 밤이나 새벽에 암컷의 집을 찾아간다.  창문 앞에 조용히 앉아 꼬리를 흔들고 있으면 어떻게 아는지 암컷은 곧 창문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영상을 촬영한 여성은 "두 마리 개가 어떻게 만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매일 아무도 모르게 밀회를 즐기며 애틋한 사랑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영상은 중남미 전역에서 큰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나보다 더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것 같다. 저런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게 부럽다" "소설이나 웹툰 소재로도 손색이 없겠다" "동물세계 로미오와 줄리엣이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사랑에 빠진 개 커플을 '도그미오(도그와 로미오의 합성어)와 줄리엣'으로 불러주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 4시간 동안 마포 다 보여 주는 ‘만원버스’

    4시간 동안 마포 다 보여 주는 ‘만원버스’

    “단돈 1만원으로 마포의 맛과 멋을 즐기세요.”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2시만 되면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는 보라색 대형 버스가 정차한다. 마포시티투어 버스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마포구가 야심 차게 기획한 관광 상품이다. 홍대입구역에서 하늘공원, 문화비축기지, 망원시장 등 마포의 ‘알짜 명소’를 4시간 동안 둘러볼 수 있다. 각 관광지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관광해설사가 동행하는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지난달 27일 버스에서 만난 이민정 관광해설사는 첫 행선지인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으로 이동하는 동안 출발지이자 젊은이들의 명소인 홍대 주변 지역에 대한 이야기로 여행의 문을 열었다. 이윽고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에 이르자 여행에 참여한 일부 관광객으로부터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이곳은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쓰레기 매립지인 난지도였다가 2002년 대규모 생태공원으로 변신했다. 예전에 난지도 인근에 살았다는 김모(78)씨는 “바람만 불면 쓰레기 더미에서 실려 온 냄새 때문에 도통 참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공원으로 바뀌고 난 다음에는 처음 와 봤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심란했는데 동네 명소를 관광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이어 버스는 석유를 보관하는 저장 탱크가 있던 곳에서 문화 공원으로 변신한 문화비축기지에 다다랐다. 40여년간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었던 1급 보안 시설이었지만 이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이후 자리를 옮겨 도착한 한국영화박물관에서는 한국 영화의 100년 역사를 보여 주는 전시도 감상했다.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도락도 즐길 수 있다. 관광객들은 망원시장에서 40분간 시장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닭강정, 크로켓, 전, 손칼국수 등 ‘맛집’의 대표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다. 시장 인근 ‘망리단길’(‘망원동’과 이태원 ‘경리단길’을 합친 말)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어 망원한강공원 내 자리한 함상테마파크 서울함공원과 전·족발 골목이 조성된 공덕시장을 둘러보면 여행은 마무리된다. 이용 요금 1만원 안에 교통비, 해설비, 관광지 입장료까지 모두 포함돼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마포의 야경을 즐기고 싶은 이들은 야간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용료 5000원으로 오후 7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하늘공원, 서울함공원, 경의선숲길, 공덕시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즐길 수 있다. 마포시티투어 버스는 오는 9월 30일까지 운행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마포구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알찬 여행 코스를 구성한 만큼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신나는 동네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신영 “내가 살찐 이유는 가난 때문…저장 강박 심했다”

    김신영 “내가 살찐 이유는 가난 때문…저장 강박 심했다”

    ‘빼고파’ 김신영과 배고픈 언니들의 건강한 다이어트가 시작됐다. 4월30일 오후 처음 방송된 KBS 2TV ‘빼고파’는 연예계 대표 유지어터 김신영과 다이어트에 지친 언니들이 함께하는 건강한 몸만들기 프로젝트다. 수치적 감량을 위해 출연자들을 극단적으로 몰아세우는 대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켜주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예고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베일 벗은 ‘빼고파’는 깜짝 놀랄 정도로 솔직하고 유쾌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신영과 하재숙, 배윤정, 고은아, 유정(브레이브걸스), 김주연(일주어터), 박문치 여섯 멤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각양각색 캐릭터를 지닌 멤버들이 만남은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또 눈에 띈 것은 김신영과 멤버들의 솔직함이었다. 고은아는 지방 흡입 시술, 소주 다이어트 경험을 고백했다. 배윤정은 출산과 육아로 인해 안무가로서 경력이 단절되고 체중이 증가해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고 털어놨다. 유정과 박문치는 과거 극단적 다이어트로 건강이 악화됐던 경험을 밝혔다. 김주연은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극단적 체중감량을 하는 것에 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재숙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체중 감량 경험을 밝히며 ‘빼고파’ 출연 제의를 거절했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김신영의 고백이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신영은 “처음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가 살찐 이유는 가난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 판자촌에 살았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밥을 주셨다. 오빠가 얻어온 햄버거 반 개로 이틀을 먹었다. 진짜로 서러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신영은 “한 번에 폭식을 했다.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저장 강박 식으로 먹었다. 그래서 살이 쪘다. 내게 살은 통한이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신영의 고백에 ‘빼고파’ 멤버들도 눈물을 보였다. 한편 ‘빼고파’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35분 방송된다.
  • 툇마루 오르니 봄 담은 수묵화… 한여름 꽃단장 얼마나 고울까

    툇마루 오르니 봄 담은 수묵화… 한여름 꽃단장 얼마나 고울까

    500여년 이어온 집성촌 한개마을정갈한 담장 따라 늘어선 고택들정선의 그림 빼닮은 한수헌 연못 윤동마을엔 단차 두고 선 사우당꽃잎 같은 돌계단 품은 덕천서원성밖숲엔 500년 된 왕버들 군무도경북에 고택이 많은 고을이 몇 곳 있다. 성주도 그중 하나다. 신록을 예찬해도 모자랄 이 계절에 거무튀튀한 고택이라니, 어림없는 여정이란 생각을 했다. 한데 착각이었다. 외면하려 할수록 옛집들은 발을 붙잡고 마음을 흔들었다. 급기야 기품 있게 늙은 것들을 찾아 여정 전체를 바꾸고야 말았다. ‘쌍도정도’(雙島亭圖)란 그림이 있다. 겸재 정선이 대구 인근의 하양군수로 재직 중일 때 그렸을 것으로 여겨지는 그림이다. 상상 속 장소를 그렸을 것 같았는데, 실제 배경이 있었다. 쌍도정은 조선시대 성주관아의 객사였던 백화헌 앞 연못의 정자다. 네모 형태의 연못 속에 석축으로 둘러싼 2개의 섬이 조성돼 쌍도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사라졌다. 듣자니 쌍도정의 축소판이라 할 아름다운 연못이 성주 한개마을에 남아 있단다. 지금 그 집을 찾아가는 중이다. 한개마을은 500여년을 이어 온 성산 이씨 집성촌이다. 동네 자체가 국가민속문화재다. 70여 호의 전통가옥 가운데 200~300년 된 열 곳의 고택은 따로 경북도에서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한개마을은 담장이 아름답다. 황토와 자연석을 번갈아 얹어 정갈하게 쌓았다. 비탈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담장의 전체 길이는 3㎞가 넘는다고 한다. 이 담장을 따라 고택들이 즐비하다.마을 끝자락에 한주종택이 있다. 고택 한편엔 한수헌(한주정사)이 날아갈 듯 서 있다. 둥치 굵은 소나무와 수양버들이 에워싼 자태에서 기품이 느껴진다. ‘정사’(精舍)란 학문을 가르치는 집을 말한다. 그러니까 한수헌은 학당과 정자의 기능을 함께 갖춘 공간인 셈이다. 한수헌 누마루 옆엔 연못이 있다. 바로 여기가 쌍도정과 닮았다는 곳이다. 정확히는 섬은 하나고 연못이 두 개다. 소나무가 있는 작은 섬과 위아래의 연못은 두 개의 돌다리로 연결돼 있다. 소나무가 자라는 작은 섬에 정자 하나 지어 올렸다면 쌍도정이라 여길 법도 하겠다. 고택과 어우러진 연못은 기품이 넘친다. 우리나라 정원의 연못은 대개 네모 형태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이른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세계관에 따라 조성됐기 때문이다. 연못 안엔 보통 한 개, 혹은 세 개의 인공섬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섬이 두 개였다는 쌍도정은 그런 점에서 독특하다. 한수헌의 연못엔 섬이 하나다. 전설 속 성지 봉래산을 상징한다. 계곡에서 흘러나온 물은 섬을 빙글 돌아 아래 연못에 잠깐 멈춘 뒤 담장 옆 고랑으로 빠져나간다. 관리상의 어려움 때문인지, 아쉽게도 연못에 물은 없었지만 당시 풍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릴 지경이다. 읍내 성주역사테마공원에도 쌍도정이 있다. 역사테마공원은 2020년 옛 성주 읍성의 일부를 복원해 조성한 곳이다. 이때 쌍도정도 원형에 대한 고증을 받아 함께 복원했다. 다만 시간의 깊이가 너무 얕아 고풍스런 느낌은 찾기 어렵다. 한개마을에선 ‘북비고택’이라 불리는 응와종택을 꼭 찾아봐야 한다. 북비(北扉)는 북쪽으로 낸 사립문이란 뜻이다. 사도세자 호위무관이었던 돈재 이석문(1713~1773)이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라는 영조의 명을 거역한 죄로 관직에서 쫓겨나 낙향했는데, 이후 북쪽으로 문을 내고는 사도세자의 묘를 향해 매일 새벽 절을 올렸다고 한다. 그 문이 여태 남아 지금도 북비고택이라고 불린다. 가야산 아래 수륜면 윤동마을엔 사우당 종택이 있다. 의성 김씨 종가다. 집은 평지에서 마을 뒷산까지 여러 채의 건물이 단차를 두고 길게 늘어서 있는 형태다. 평지에 넓게 펼쳐진 여느 종택들과 확연히 다른 구성이다. 집 뒤쪽의 가장 높은 곳엔 영모재가 있다. 이 건물 마루에 오르면 중첩된 기와지붕 너머로 성주의 유순한 들녘이 펼쳐진다. 그 모습에 외지를 방문했다는 긴장감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흙담장 여기저기엔 ‘선비 나무’라 불리는 배롱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한여름이면 붉은 꽃들이 후드득 피어날 텐데, 그때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윤동마을은 자체가 명당인 마을이다. 임진왜란 때 구원병으로 왔던 명나라 장수 이여송의 참모이자 풍수가였던 두사충이 성주 지역의 으뜸가는 길지로 꼽았다고 한다. 사우당 종택 외에도 덕천서원, 서계정, 첨모재, 원암재 등 기품 있는 고택들이 십여 채나 몰려 있다. 특히 꽃잎을 여러 개 겹쳐 놓은 듯한 덕천서원의 낭만적인 돌계단은 지금도 뇌리에 선연하다. 이 일대를 돌다 보면 한강(寒岡) 정구(1543~1620)라는 이름과 유난히 자주 마주하게 된다.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을 이어받은 이 지역 출신의 대학자다. 회연서원은 그가 후학들을 길러내던 초당 자리에 들어선 서원이다. 신록의 이파리로 객을 맞고 있는 앞마당의 400년 묵은 느티나무가 인상적이다. 서원 옆으로는 대가천이 흐른다. 한강은 이 물길을 따라 산재한 아홉 곳의 절경을 ‘무흘구곡’(武屹九曲)이라 불렀다. 중국 송나라 주자의 ‘무이구곡’에 빗대 지은 이름이다. 서원 뒤편 언덕의 제1곡 봉비암부터 한강대(2곡), 대가천을 오르내리는 배를 묶어 두었다는 배바위(3곡), 꼿꼿이 선 자세가 선비의 기개를 닮았다는 선바위(4곡), 찾는 사람마다 인연을 맺는다는 사인암(5곡) 등이 성주 쪽에 있다. 6~9곡은 김천시에 속했다. 대가천을 따라 느긋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며 아홉 경치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야산 동쪽 자락의 법수사 옛 절터도 느긋하게 찾을 만한 곳이다. 법수사는 한때 합천 해인사보다 더 위세가 당당했던 절집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삼층석탑과 옛터, 그리고 당간지주 등 유물 몇 점이 남았을 뿐이다.아, 읍내 성밖숲도 잊지 말고 찾아야 한다. 500년을 넘게 살았다는 왕버들 노거수 수십 그루가 군무를 추듯 늘어서 있다. 늙고 야윈 가지 위로 싱싱한 연둣빛 이파리를 내놓은 모습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성밖숲은 원래 밤나무 비보림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밤나무는 싹 베고 왕버들을 심었다고 한다. 왕버들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여행수첩→아소재(我蘇齋)는 ‘나를 살리는 집’이란 뜻의 고택이다. 평일엔 한옥 스테이로 쓰이다가 목~일요일엔 고택 카페로 변신한다. 수륜면 소재지에 있다. 읍내의 카페 옐롱은 참외 가공식품(사진)을 내는 집이다. 참외청으로 만든 달고 시원한 음료와 참외앙금으로 속을 채운 참외빵 등을 맛볼 수 있다. 성주할매국수는 국수를 전문으로 파는 집이다. 맛있는 칼국수, 잔치국수 등을 저렴한 가격에 듬뿍 내놓는다. 읍내에 있다. →성주하늘목장 팜0311은 이른바 ‘팜크닉’ 명소로 입소문 났다. 팜크닉은 영어 팜과 피크닉의 합성어다. 시골 목장에서 즐기는 소풍을 테마로 조성한 4만평 규모의 휴식공간이다. 지역 먹거리 키트를 팔고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텐트도 있지만 숙박은 안 되고, 한나절 머물다 갈 수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