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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시대/충청권 ‘행정수도 부푼 꿈’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충청지역 주민들의 ‘행정수도 꿈’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자치단체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특히 유력한 후보지의 하나로 거론되는 충남 공주시 장기면 주민들은 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정영일 공주시개발위원장(62)은 “행정수도가 옮겨오는 것을 전 주민들이 반기고 있다.”며 “조만간 민간 차원에서 행정수도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기면 송문리 이장 이용운(61)씨는 “장기면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검토했던 지역이어서 이번 선거에 관심이 부쩍 높았다.”며 “동네 주민은 수도 이전 얘기로 시간 가는줄 모른다.”고 말했다. 도로변을 중심으로 부동산 값도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도계리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이상연(49)씨는 “아직은 땅을 보러 오거나 문의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노 대통령 당선자의 행정수도 이전 의지가 확고해 조만간 부동산 거래도 활발해지고 땅값등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자치단체도 발벗고 나서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과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는20일 각각 간부회의를 통해 “행정수도를 유치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긴급 지시했다.충남도는 이날 행정수도 유치기획단을 가동했다. 염 시장은 행정수도의 대전 근교 이전에 따른 경제·사회·문화·토지이용계획 등의 변화를 대전발전연구원에 용역의뢰,빠른 시일 내에 분석하도록 주문했다.대전시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호남고속철도 대전분기점 당위성설명회’를 다음달 서울에서 가질 계획이다. 충북도는 중앙 부처의 움직임과 대전·충남 등 충청지역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행정수도 이전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면 학계와 시민단체 등 각계 인사로 구성된 ‘행정수도 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충남도도 두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는 이날 직원들에게 “3개 시·도가 싸우는 건 보기가 좋지 않다.”며 자치단체간 과열경쟁을 우려했다. 이들 3개 시·도는현재 자기 고장으로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을 유치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최지영(33·주부)씨는 “과연 행정수도를 옮길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도 많다.”며 “행정수도가 이전해 온다면 어느 곳이든 충청지역은 상당한 지역개발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선택2002/노무현, 그는 누구인가...소탈한 인간미… 소신 꺾지않는 승부사

    ‘원칙’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盧武鉉)을 이처럼 간단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아마 없을 것이다.그가 뚜벅뚜벅 걸어온 길은 ‘원칙’을 지키는 일이었다.가난한 어린시절,힘겨웠던 청춘은 그가 원칙을 만들어가는 꾸준한 여정이었다.고비마다 그를 지켜준 것도 원칙이었고,때때로 그를 눈물짓게 한 것도 원칙이었다. ◆‘당돌한 돌콩’ 그의 어린 시절 별명은 ‘돌콩’이었다.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작아 얻은 별명이었지만 그의 행동은 그의 작은 키만큼이나 ‘튀었다’. 경남 진영에서 10리쯤 떨어진 작은 농가.1946년 볼을 간질이는 가을 햇살이 한여름 뙤약볕을 대신할 무렵 작은 농사꾼의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작고 누런 것이 형제 가운데 가장 볼품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힐 줄 아는 아이였다. 1960년 진영중 1학년.3·15부정선거가 한창일 때였다.수업시간에 ‘우리 이승만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하라는 선생님의 ‘지시’에 그는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당시 중학생들만 해도 ‘이승만 독재’라는 말에 모두 익숙했던 터였다. 돌콩 노무현은 “야,이거 선거운동이다.전부 쓰지 말자.”며 친구들을 설득,모두 백지를 냈다.이른바 ‘백지동맹’이었다.결국 그는 이 일로 교무실에서 벌을 받으며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어린 시절,가난에 대한 그의 열등감은 매우 컸다.환갑이 넘도록 고구마순과 딸기를 이고 30∼40리 길인 마산까지 내다 파셨던 어머니.그는 지금도 “우리 동네는 까마귀가 와도 먹을 것이 없어 울고 간다.”는 어머니의 말을 되뇌며 당시를 회고하곤 한다. 이런 그에게 자신감을 키워준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었다.가난한데다 키까지 작아 항상 위축돼 있던 ‘꼬마 노무현’을 선생님은 아끼고 다독거렸다. 그는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했다.“작은 고추가 더 맵심더.”라며 호소한 것이 통했을까.그는 무난히 회장에 당선됐고,이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공사판의 고시준비생 가난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학비 전액을 지급해주는 부산상고에 진학했다. 졸업하면 곧바로 취직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교 시절 공부에재미를 붙이지는 못했지만 주산2급,부기2급 자격증도 땄다. 그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1966년 ‘삼해공업’이라는 어망회사에서였다. 당시 한 달 일해서 받은 월급은 하숙비도 채 안되는 2700원.그는 사장의 만류를 뿌리치고 한달 반치 월급을 모아 헌 법률책 몇 권과 기타를 사들고 고향 진영으로 돌아왔다.“고시를 해보겠다.”는 각오였다.“첫 직장에서 얄팍한 월급 봉투를 보면서 고시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신분상승이라는 욕구도 있었죠.” 그러나 역시 그를 따라다닌 것은 가난이었다.사시 예비(자격)시험은 다가오는데 책 살 돈이 없었다.결국 그는 다시 일터로 향했다.이번에는 울산의 공사판이었다.일당 180원짜리였지만 그마저도 공치는 날이 많아 밥값도 모자랄 지경이었다.공사판 ‘함바’에서 가마니를 깔고 자며 주경야독하는 생활이이어졌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발이 큰 못에 찔려 공사일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그는 결국 밀린 밥값 2000원을 놔두고 몰래고향으로 야반도주했다.그는 “그 때는 나중에 꼭 갚는다고 했는데 지금도 못 갚았어요.”라며 지금까지 아쉬워한다. 예비시험을 치자마자 그는 다시 공사판으로 달려갔다.야간작업까지 하면 일당 280원을 받는 생활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목재에 얼굴을 맞아 이 3개가 부러지는 불의의 사고를당해 그만둬야 했다.그의 입가에는 아직도 그 때의 상처가 남아있다. 그는 ‘박박 긴다.’는 표현을 곧잘 쓴다.군번 51053545.1968년 3월 스물셋의 나이로 입대했다.강원도 원통 을지부대 GP에서 철야 정보상황병과 대대장 당번병으로 복무하면서 ‘박박 기는’ 힘든 생활이었지만 가난보다는 나았다.그는 34개월만에 만기제대했지만 월남에 파병된 동료들이 무더기로 병장이 되는 바람에 진급 티오(TO)가 없어 상병으로 제대했다. ◆인권변호사 ‘노변’ 그가 본격적으로 고시 공부에 전념하게 된 것은 군을 제대한 후인 1971년부터다.고향 농사일을 도우며 공부한지 4년째,1975년 17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예비 법조인으로서의 그의 꿈은 전문변호사였다. 그러나1981년 10월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은 것이었다.부림사건은 부산지역 학생과 재야운동권 인사 20여명이 독서클럽을결성,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토론하다가 계엄포고령으로 구속된 시국사건이었다. 당시 부산 지역 최고의 인권변호사였던 김광일 변호사를 대신해 시작한 변호는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다. 변호인 자격으로 교도소에서 만난 한 학생은 ‘변호사 노무현’을 ‘인간노무현’으로 ‘변신’시켰다.“57일간 구금돼 구타·고문을 받았다며 보여준 온 몸은 시퍼랬습니다.겁에 질린 눈은 초점이 없었습니다.우리 아들도 머지 않아 대학에 가는데 이런 사회는 안된다는 생각이 번뜩 스쳐갔습니다.” 이후 그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바르게 살아야겠다.비겁하게 살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대학생들과 취미로 즐기던 요트도 그만뒀다.잘 나가던 조세전문가의 길도 접었다.그는 인권변호사 ‘노변’(노무현 변호사)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구속된 변호사 인권변호사로서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평소 맡아왔던 조세·회계 분야 변론 등 돈이 될 만한 변론도 뚝 끊겼다.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옳은길을 간다고 스스로 굳게 믿었다. ‘노변’으로서의 그의 활동은 눈부셨다.그의 활동무대는 이미 변호사 사무실과 재판정을 훨씬 벗어나고 있었다. 87년 6월 시민항쟁 부산거리에서,대우조선 파업 현장에서,88년 현대중공업파업 현장에서,98년 현대자동차 파업 현장에서,그가 서있는 곳은 항상 약자의 편이었다. 87년 9월 대우조선 이석규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최루탄을 맞고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그는 임금협상과 보상 등의 문제로 노동자측에서 상담을 해준것이 문제가 돼 장례식 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제3자 개입금지 조항에걸린 것이었다.다행히 23일만에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변호사를그만둬야 했다. 당시 그는 ‘잘못했다고 하면 불구속시킬 수 있다.’는 검사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억압”이라며 따르지 않았다.‘노변’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마포구,“동네 할아버지에 한문·예절배워요”

    할아버지로부터 천자문과 예절을 배운다.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18일 겨울방학을 맞는 관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자 및 예절교실’을 운영하기로 했다.지역내 교사 출신의 할아버지 5명을강사로 선발해 보람있는 사회봉사의 기회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강좌과목은 한자의 기초와 소학,명심보감 등 고전과 전통예절이며 수강료는 무료다. 장소는 아현3동·도화1동·신수동·성산2동 사무소와 노인복지회관 등 5곳이며 강좌는 내년 1월6∼21일 12일간 하루 2시간씩 펼쳐진다. 강서구도 내년 1월2∼27일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문화의 집(30명·2601-1014),양천향교(30명·658-9988),가양3동(100명·668-0251),청소년회관(35명·3664-2456) 등에서 무료로 한문과 예절 교실을 연다. 이동구·류길상기자
  • 마지막 주민 독거노인 50명 “연말 강제철거 어디로 가나”

    겨울의 난곡은 유난히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짙은 안개 속에 겨울비가추적추적 내리던 16일 오후.철거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서울 마지막 달동네서울 관악구 신림7동 난곡 마을은 부서진 장롱 등 가재도구와 콘크리트 더미,동강난 전봇대가 흉물스럽게 널브러져 마치 전쟁터 같았다. 철거가 시작되면서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당국과 맞서던 주민들도 대부분살 곳을 찾아 떠나고 오갈 데 없는 주민 50여명이 마지막까지 마을을 지키며 겨울을 힘겹게 나고 있었다. 대부분 생계 능력이 없는 60,70대의 독거 노인인 ‘최후의 주민’들에게는하루하루가 삶의 투쟁이다.참으로 연탄 한장,쌀 한톨이 아쉽다. “겨울이 한참 남았는데 어떻게 날지 걱정이야.갈 곳도 없고,창문을 뚫고들어오는 칼바람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 간신히 삶을 이어가고 있는 주공금(72)씨는 근처에서 들려오는 포클레인의굉음을 들으며 마른 눈물부터 삼켰다.얼음장 같은 오막살이마저도 이달 말까지 비우지 않으면 강제 철거당할 처지다. ‘냉동실’ 같은 1평 남짓 공간에는 때묻은 이불 한 장만 한기를 막고 있었다.끼니는 반신불수 장애인인 이웃 윤복남(71·여)씨가 남부노인복지관에서제공받는 하루 두 끼 도시락을 나눠먹는 것으로 해결한다.온풍기가 있지만전기값 걱정에 켜지도 못한다. 주씨는 “자식들과 소식이 끊긴 지 오래”라면서 “이주 보상비 몇 푼을 받았지만 다른 곳으로 옮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때마침 도시락을 들고 주씨 집을 찾은 윤씨는 “이곳 주민은 대부분 카드빚이 쌓여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라 은행 대출은 꿈도 꾸지 못한다.”면서 “양로원에갈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대통령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골목 어디에도 흔한 선거포스터 하나 찾을 수 없었다.강아지 서너마리만이 쓰레기더미를 뒤지며 골목길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80년대 중반 최대 6000여가구가 대규모 달동네를 형성하고 있었다.재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젊은 사람들은 하나 둘 난곡을 떠났고 노인들만 남았다. 거동이 불편하고 나이가 많아 일거리를 구할 수도 없고 일을 할 수도 없다.이들은 “올해 말까지집을 떠나라.”는 최후의 통보를 받은 상태다. 33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박모(64)씨는 “난곡에서 조용히 눈을 감는 것이 마지막 남은 소원”이라고 고개를 떨궜다.연탄 한 장 살 돈이 없다며 두꺼운 이불이라도 한 장 구할 수 없겠느냐고 하소연했다.이웃 김모(72)씨는“누군가 화장실 문을 고철로 팔기 위해 떼어갔다.”면서 “죽지 않으려고악으로 버텼는데 이젠 희망의 촛불이 점차 꺼져가는 듯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백발 할머니는 허리를 구부린 채 폐허 속에서 고물상에 내다 팔 고철과빈 병을 줍고 있었다.30여년을 이곳에서 살았다는 이 할머니는 “이곳 사람은 사람 취급도 못받는다.”면서 “선거 포스터도,유세하러 오는 후보도 없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모닥불로 추위를 피하고 있던 고복수(70)·김세명(41)씨는 “끼니와 추위 걱정에 선거엔 관심도 없다.”면서 “선거 비용의 1만분의1이라도 이곳 주민을 위해 쓰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언덕배기에는 달동네 마지막 재래시장이 형태만 남아 있었다.20년 남짓 대폿집을 운영해온 문순심(57·여)씨는 얼어 터진 수도관을 고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문씨는 “대포 한 잔에 달동네 사람의 애환을 달래주곤 했었는데 이젠 찾는 사람도,대접할 술도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 “이젠 연탄도 다 떨어져서 큰일”이라고 말했다. 난곡에서 17년째 집배원 일을 해온 전모(52)씨는 “요즘 이곳에 배달되는우편물이란 선거공보와 카드고지서 20여개가 고작”이라면서 “힘들게 동네꼭대기에 올라 편지를 배달하고 어르신들께 얻어먹는 냉수 한 잔의 맛은 이제 옛추억이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저녁 무렵 땅거미가 내리자 반짝이는 10여개의 가로등만이 아직 난곡이 사람사는 마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쓰레기 함부로 버리면 큰 코 다쳐요”노우너구’쓰레기몰카’설치후 도로변 ‘버려진 양심’사라져

    노원구 상계3동 당고개역 조금 못미친 도로변.지하철 7호선 교각과 도로변으로 산더미처럼 쌓이던 쓰레기가 자취를 감췄다.쓰레기 불법 투기를 근절키 위해 이곳에 무인감시카메라가 설치되자 ‘버려진 양심’이 사라진 것이다. 이곳에서 유리가게를 하는 강화숙(50·여)는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기 이전에는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각종 쓰레기로 넘쳐나는 곳이었다.”며 “카메라 약발이 세긴 센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쓰레기 불법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노원구가 고육책으로 도입한 무인감시카메라 설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구는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무단투기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자 지난 1일 일반주택가 12곳에 무인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경각심을 주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총 2700만원을 들여 설치한 카메라 효과가 쓰레기처리 예산절약은 물론 깨끗한 동네 만들기에 큰 성과를 내고 있는 것. 이기재 구청장은 “앞으로 카메라를 무단투기가 심한 지역에 수시로 이동설치하는 등 탄력적으로운영하고 상습적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주민은 반드시 찾아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 뮤지컬/키르멘 外

    ■ 카르멘 13∼26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3시·6시(월 쉼)문화일보홀(02)762-0810.고선웅 작,양정웅 연출.순진한 병사 돈 호세와 유혹의 화신 카르멘을 새롭게 해석한 창작뮤지컬.극단 갖가지. ■ 춘풍야화 29일까지 화∼토 오후5시30분,일 오후3시 삼청각 일화당(02)399-1111.송인현 작,박종선 연출.기생에게 매혹된 양반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다룬 전통 가무악극.삼청각. ■ 풋 루스 19일∼3월2일 화·목 오후7시30분,수·금·토·일 오후 4시·7시30분 연강홀(02)766-8551.딘 피치포드 작,이종훈 연출.춤을 사랑하는 한 고교생이 보수적인 시골마을에서 화합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그린 브로드웨이흥행작.초·중·고생 50% 할인.뮤지컬컴퍼니 대중. ■ 록키호러 쇼 3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7시(월 쉼)폴리미디어씨어터(02)516-1501.리처드 오브라이언 작,이지나 연출.외계인 양성애자의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 컬트쇼.루트원. ■ 렌트 1월5일까지 화·목·금 오후7시30분,수·토·일 오후 3시30분·7시30분(1월1일 쉼)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조너선 라슨 작,한진섭 연출.가난한 예술가들의 동네인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꿈과 갈등을 그린 브로드웨이산 뮤지컬.신시뮤지컬컴퍼니. ■ 사랑은 비를 타고 1월12일까지 월·수·목 오후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 알과핵소극장(02)552-2035.오은희 작,배해일 연출.상처를 주면서도 서로 보듬어 안는 가족의 사랑.오디뮤지컬컴퍼니.
  • 여성운전자 하룻밤 82명 적발 영업車 “반주 딱 한잔…” 읍소

    “아니 영업용도 단속하나요.” 5일 밤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학동로.강남경찰서 음주운전 단속반원들과 택시운전사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경찰은 일반 차량은 물론이고 택시와 여성운전 차량도 이날 예외없이 단속했다. 밤 11시30분쯤 단속에 걸린 택시운전사 이모(48·중랑구 상봉동)씨는 “반주로 딱 한잔했다.면허정지가 되면 가족들이 굶어야 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측정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가 단속기준인 0.05%보다 낮은 0.007%로 나오자 이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성운전자 7명도 적발됐다.서모(23·성동구 성수동)씨 등 4명이 면허취소,송모(37·양천구 신정동)씨 등 3명이 100일간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여성운전자들이 부는 흉내만 내자 단속 경관은 “다섯 살배기도 불 수 있다”며‘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계속 측정을 거부하던 한 여성운전자는 “30분안에 응하지 않으면 면허취소에 벌금형을 받는다.”는 경고를 받고서야 풍선을 불었다. 만취 상태로 음주측정을 한 뒤 경찰 몰래 어딘가로 사라진 운전자를 수색하는일도 벌어졌다.기준보다 약간 높은 혈중알코올 농도 0.052%로 100일간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우모(64·강남구 청담동)씨는 진술조서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서도 단속반이 다른 운전자를 측정하느라 부산한 틈을 타 몰래 사라졌다. “음주단속 때문에 시끄러워 집에 가지 못하겠다.”며 단속경관에게 시비를 거는 동네 주민도 있었다. 경찰청은 연말까지 매주 목요일을 ‘음주운전 집중단속의 날’로 정하고 영업용 차량과 여성 운전자도 빠짐없이 단속하고 있다(대한매일 12월3일 30면보도).이날 첫 집중단속에서는 전국에서 1272명이 적발돼 739명이 100일간면허정지,533명이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다.이 가운데 택시운전사 30명과 여성운전사 82명도 들어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
  • 30대 여성연출가 3人 국립극장 무용·연극 실험무대

    30대 여성 예술가들의 섬세하고도 톡톡 튀는 상상력이 펼쳐질 무용·연극의 실험무대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 오른다.이번 공연을 아우르는 줄기는 인간에 관한 탐구.때로는 몸짓으로,때로는 테크놀러지로 표현될 3인3색의 무대다. ● 통일,멀티미디어 퍼포먼스 태초에 인간은 하나였다.하지만 질투를 느낀 신은 둘로 쪼갰고,인간은 다른 반쪽을 찾아 방황하기 시작한다.오는 5일까지 공연될 Dan-Cross Project의‘퍼포먼스 제로Ⅱ’는 이 소외된 인간의 통일을 그려낸 멀티미디어 퍼포먼스.플라톤의 ‘향연’이 주 모티브다. 무용을 전공한 연출가 김경미는 음악·영상·몸짓으로 반쪽찾기의 여행을풀어낸다.분리된 인간을 상징하고자 프랑스 무대와 인터넷으로 연결해 영상으로 중계하는 형식을 택했다. ● 관계,테크놀러지+무용 인간의 원초적 몸짓에서 출발하는 무용은 어떻게 기술문명과 결합할 수 있을까.7∼8일에 선보이는 On&Off무용단의 ‘그때 그사람’은 다양한 매체가무용,더 나아가 인간과 맺는 관계의 그물망을 탐색한다. 안무를 맡은 김은정은 한국무용을 전공한 뒤 이 무용단을 창단해 장르의 경계를 넘는 실험을 선보여왔다.이번 공연은 1970년대를 풍미한 심수봉의 노래가 흐르는 노래방을 배경으로 영상·음악·춤이 한데 어우러지는 난장을 선사한다. ● 내면의 두려움,연극 잠근 문을 열번도 넘게 확인하고,버스를 잘못 내려 낯선 동네의 담장을 넘고….등장인물 7명이 현재 일상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표현한다.극단 백수광부의 ‘내 안의 검은 물소리’는 인간 내면의 두려움을 응시하는 창작극.11∼15일. 7명은 서로 다른 두려움을 연기하지만 결국 ‘나’의 모습이 확대된 ‘나들’일뿐.진정한 자아란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연출가 홍은지는 극단 백수광부의 상임연출가. 공연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4시30분.(02)325-8150. 김소연기자
  • 연극 ‘두 여자’ 로 돌아온 서갑숙 “다시 무대에 설수 있어 기뻐요”

    “무대에 서는 기회를 얻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이번 작품을 시작으로본격적인 연기인생을 살 생각입니다.” 서갑숙(41)이 연극 ‘두 여자’로 8년만에 무대에 돌아왔다.‘두 여 자’는 대종상영화제에서 6개 부문상을 받은 이정국 감독의 영화 ‘두 여자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서갑숙은 애를 못 낳는 영순(김지숙)대신 애를 낳으러 후처로 들어와 끝내 버림받는,한 많은 여인 경자를 연기한다. “경자는 철은 없지만,사랑을 갈구하고 삶에 열정을 지닌 인물입니다.제가생각하는 어머니를 표현하다 보니 경자가 영순처럼 되더라고요.경자를 육화(肉化)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네요.” 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5학년의 두 아이를 둔 ‘억척 엄마’로 3년의 시간을 보낸 그녀.요즘 하루 8시간의 연습으로 몸은 고되지만,아이들이 공연 때 꽃다발을 사가지고 온다는 말에 부쩍 힘이 난다는 그녀는 천상 평범한 어머니다. 3년전 책 ‘나는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로 화제의 중심에 섰지만,연기자로서 잃은 것도 많지 않았을까.“100만명 정도가그 책을 읽었어요.나쁜 평이든 좋은 평이든 에너지를 한꺼번에 받으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던 건 사실이에요.하지만 좌절하거나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죠.” 당시 화제의 중심이던 무렵 성인 인터넷방송이나 에로영화 등의 출연 섭외가 많이 들어왔단다.“그걸 하면 섹슈얼한 이미지로 굳어질 것 같았죠.그런 관심은 금방 식게 마련인데,2∼3년만 반짝하고 말 짓을 제가 뭣하러 하겠어요?” 대신 “3년동안 힘을 축적했다.”고 말했다.음식점을 내서 생활인으로 기반을 닦고,동네 아줌마들과 목욕탕에서 수다도 떨면서 ‘지금’선 자리에서 “온 몸으로 살았다.”는 그녀.“애도 키워놓고 돈도 적당히 벌었으니 이제는 하고 싶은 연기만 할 수 있어 오히려 잘된 일 같아요.” 연기는 영화·연극·TV드라마 등 어떤 장르든 상관없단다.“중요한 것은 역할입니다.어떤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연구할 게 많은 역이 좋아요.좋은작품이 있으면 저 좀 캐스팅해 주세요.(웃음)” 그래도 연극무대는 고향같다고 했다.“드라마나 영화는 컷을 잘라 이을 수 있지만 연극은 서로 호흡을주고받으면서 연기해야 하죠.실시간으로 한 편을 쭉 연기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지요.” 그녀는 연기뿐만 아니라 “호기심이 많아서”관심사가 다양하다.본능적으로 상대방을 느끼게 하는 냄새의 정체가 궁금해,유럽을 돌아다니며 향기를 공부하기도 했다.이번 공연을 마치면 사랑을 소재로 한 희곡을 써 볼 계획이다.“욕심만 안 내면 돼요.기본적인 생활만 가능하다면 더 근사한 삶을 꿈꾸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아야죠.” 불혹의 나이를 넘겼지만 하고 싶은 일은 해내고야 마는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김소연기자 purple@
  • 책/ 서울 에세이 - 파편화된 서울, 일그러진 근대화

    미국의 비판적 도시학자 존 로건과 하비 몰로치는 현대도시를 움직이는 힘을 돈과 권력의 연합체인 ‘성장기계(growth machine)’라고 지적했다.시청광장과 신세계광장을 잇는 서울의 소공로야말로 그 성장기계의 산물로 어정쩡한 도로가 된 대표적인 예다.20m의 좁은 길이면서도 강북과 강남을 잇는 대동맥의 길목이 됐고,그런 길목이면서도 을지로나 남대문로, 심지어 북창길에 건물의 얼굴을 빼앗기고 있다.이처럼 소공로가 엉거주춤하고 불편한 거리가 된 것은 격자형으로 짜여진 서울 도심의 다른 길들과는 달리 블록의 모서리와 모서리를 대각선으로 잇는 방사형으로 이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가 겪어온 근대화의 과정은 어떠한 형태로 서울의 곳곳에 자취를 남겼을까.우리가 극복해야 할 시대의 덫은 무엇이고 지켜야 할 유산은 무엇인가.‘서울 에세이’(강홍빈 지음,주명덕 사진,열화당 펴냄)는 서울의 ‘신주작대로(新朱雀大路)’라 할 만한 길들을 대상으로 이런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그 해답을 찾는다. 저자(서울시립대 교수,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는 문화적·인문적·환경적시각을 도시관리에 접목시키는 데 진력해온 도시설계 전문가.그는 서울의 길을 종단하며 구간마다 펼쳐지는 도시풍경을 음미하고,그러한 풍경을 유지 또는 변화시키는 ‘구조화의 힘’과 그에 저항하는 ‘관성의 힘’을 살핀다.프랑스의 아날학파 역사학자 마르크 블로크는 “현재는 저지된 과거이고 미래는 실현되지 않은 현재이다.”라고 했다.그렇다면 어떠한 과거가 저지되고 어떠한 과거가 용인되었는가를 아는 것은 곧 현재를 아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도시공간을 시대적 연원을 달리하는 여러지층들이 뒤섞여 만들어낸 혼합체로 간주한다. 저자에 따르면 서울의 거리에는 역사적 연원을 달리하는 세 지층이 존재한다.근대 이전 조선조가 남긴 지층과 일제강점기 식민지 근대화 속에서 형성된 지층,그리고 광복 뒤 산업근대화 과정에서 이룩된 지층이다.세종로에는 이 세 지층이 다 겹쳐 있지만 태평로나 소공로는 그보다 덜하고,남산 이남의 반포로는 최근 지층만이 두드러져 보인다.오늘의 서울 거리는 먼저 있던 지층에 새 지층이 겹쳐지면서 이전 것을 선별적으로 지우고 대체하는 가운데 만들어졌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광복과 함께 일제에 의해 왜곡된 서울의 공간구조는 그대로 대물림됐다.식민통치의 거점은 군정과 한국정부가 물려받았고,소공동·명동·남대문에는 군정때 적산불하로 등장하기 시작한 대기업들이 자리잡았다.일본인 거주지는 월남민과 피난민의 주거지로 변했다.1960년대 이후 경제성장 드라이브가 펼쳐지는 가운데 세종로는 산업근대화를 부추기는 ‘민족중흥’의 동원장으로 재단장됐다.특히 서울 600년,근대사 100년 동안 나라의 중심이었던 세종로의 변천사는 거듭된 과거부정의 역사였다.교보빌딩 자리가 조선시대 육조와 한성부,사헌부,장예원의 옛터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자의 눈에 비친 근대화된 서울의 도시풍경은 파편화된 모자이크다.우리의 ‘압축적이고 외생적인’ 근대화가 이전 시대의 지층을 이어받아 진화시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것을 변증법적으로 청산,극복하지도 못한 채 여러시대의 지층들이 뒤섞여 있는 난맥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의 풍경이 처음부터 혼란스러웠던 것만은 아니다.그 한 예가 회현동(會賢洞)이다.조선시대 회현동은 이름 그대로 선비들이 많이 살던 동네였다.경복궁까지 글읽는 소리가 들려 임금이 가끔 잠행을 하기도 했다는 동네다.도성 반대쪽의 북촌 가회동처럼 현직 세도가들이 아니라,‘원님 하나내지 못하지만 뗄 힘은 있는’ 재야 선비들이 많았던 곳이다.‘북촌에는 떡,남촌에는 술’이라는 말도 그래서 생겼다.지금도 동네 어귀에 남아 있는 유서깊은 보호수와,아파트 단지 뒤 바위에 새겨진 정자의 이름 등에서 ‘남산골 샌님’들의 거주지 남촌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저자는 회현동을,미래를위한 도심속 휴경지(休耕地)로 규정한다. 저자는 서울기행을 통해 우리의 일그러진 근대화 궤도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함을 일깨워준다.그것은 시민사회의 성숙화,상호소통적인 합리성의 회복,공공영역의 확장,생활세계의 존중,절차적 정의의 실현 등으로 요약된다.도시는 시민이 만든다.그래서 도시는 시민을닮는다.급조된 거대도시,‘초신성의 단계’에 이른 서울을 건강하고 풍요로운 미래형 도시로 일궈내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市·區의원 초대석/ 이연구의원 강서구 행정재무위원장

    “제가 일일이 뛰어다니지 않아도 아픈 사람은 치료받을 수 있고,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공부할 수 있는 강서구가 되길 바랍니다.” 강서구의회 이연구(李蓮求·49) 행정재무위원장은 ‘타고난 구의원’이라는 평가다.29살 때부터 청소년선도위원,방범위원,장학사업 등 지역 봉사활동에 뛰어든 그는 개인 신분의 활동이 한계에 부딪히자 구청과 동사무소로부터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 위해 구의원에 나섰다고 한다. 구의원에 당선되자마자 5년째 골수암을 앓으면서도 병원에 가보지 못한 40대 주부를 보라매병원에 입원시키는 등 왕성한 활동을 폈다. 지역구인 가양3동에 대형할인점이 들어설 당시에는 업체관계자와 담판을 짓고 지역주민 40명을 의무 채용토록 했다.그렇게 취직을 알선한 사람이 지금까지 80여명에 이른다. 재선으로 행정재무위원장을 맡게 된 이 의원은 요즘 동료의원들의 서명을받고 있다.이달 말 임시회에서 이명박 시장에게 ‘재정지원 확대 및 복지비부담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기 위해서다. 그는 “서울시 전체 임대아파트의 32.5%인 1만 5000여가구가 강서구에 몰려 있어 복지예산이 한해 560억원에 달하지만 다른 구와 마찬가지로 구비 25%를 부담하고 있다.”면서 “시에서 강서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한해 100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해주고 장기적으로는 구의 재정부담률을 낮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77년 공항동에 태권도 도장을 내면서 강서와 인연을 맺은 이 의원은 “강서는 서울에서 드물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 서로 나눠 먹는 정이 살아 있는 동네”라며 ‘강서 예찬론’을 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고맙다 아들아, 고마워요 아버지”경찰관 윤승원씨 수필집 ‘부자유친’ 펴내

    대전북부경찰서에 근무하는 윤승원(尹昇遠·50) 경사가 두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얘기를 책으로 펴냈다. 이 수필집 제목은 ‘부자유친(父子有親·제3의 문학)’으로 ‘고맙다 아들아! 고마워요 아버지!’란 부제가 붙어 있다.한 집안의 가장으로서,또 경찰로서 두 아들과 글로 나눴던 따뜻한 가족사랑 얘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대학의 문학동아리에서 문집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큰아들 준섭(峻燮·21)씨가 신세대 취향으로 편집을 했고,미대 지망생으로 고3인 둘째아들 종운(鍾運·19)군이 삽화를 중간 중간에 그려 넣었다. 종운군은 책이 나오기 전에도 아버지가 글을 쓰면 삽화를 그려서 인터넷에 올려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292쪽의 이 책자에는 월드컵 경비근무 중 아들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경기내용을 주고받던 일,큰아들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에 놀라 글로 금연을 호소한 일,인터넷을 통해 동료 경찰관의 ‘칭찬 릴레이’를 이어간 사연 등이 솔직담백하게 담겨 있다. 윤 경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수필 사이트에 올려진 네티즌의 소감과 자신에 대한 신문기사까지 덧붙여 놓았다.윤 경사는 지난 79년 경찰에 입문,충남경찰청에서 20여년간 근무하면서 90년 한국문학이 주최한 백일장으로 등단해 ‘삶을 가슴으로 느끼며’ ‘덕담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우리동네 교장선생님’ 등 산문집을 펴낸 수필가이기도 하다. 그는 “아들들이 1차 독자로 내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했다.”면서 “자식들과 함께 책을 꾸미고 만들다 보니 지금까지 발간한 어떤 책보다도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백건우 독주회엔 불황이 없다

    불황이 시작됐는지는 공연기획자에게 물어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불황기에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공연관람료를 비롯한 문화비이기 때문이다.불행하게도 기획자들은 공연계가 이미 불황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21일부터 새달 6일까지 전국 7곳에서 9차례 열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독주회다.공연시장의 불모지로 치부되는 중소 지방도시로 범위를 넓히며 전석매진을 기대할 만큼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백건우 독주회는 지역문화 향수층의 폭을 두껍게 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서울·대구·인천 등 대도시에 분당·안양 등 수도권 도시,여기에 천안·통영시에서는 두차례씩이다.제 아무리 유명한 음악가라도 중소도시에서 두차례나 객석을 채운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이틀에 걸친 독주회는 서울에서도 어렵다. 백건우의 음악적 성숙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나이들수록 기량이 쇠퇴하기는 커녕 깊이를 더한다.항상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학구적인 자세는 이미 국제적인 평가를 받았다. 내한연주회에 임하는 백건우의 자세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해외에서 활동하는 몇몇 연주자는 한해에 한차례쯤 한국을 찾아 어렵지 않게 ‘한몫’을 챙겨간다.백건우는 그러나 서울에서는 서울 수준의 연주료를 받지만 지방에선 ‘지방 실정’에 만족한다.더구나 이번 서울 독주회는 수익금 전액을 수재민에게 기탁하는 자선연주회이기도 하다. 상업 매지니먼트가 아닌 공공성 있는 기관들이 나선 것도 백건우 선풍에 큰 몫을 한다.대구를 제외하면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세운 문화공간이 주관한다.대구에서도 한 극단이 작품제작비 마련을 위해 뛰어들었다.상업 매니지먼트 만큼 수익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그 결과 백건우 독주회는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관람료를 최고 3만원에서 최저 1만원 정도로 싸게 매길 수 있었다.지방도시민들,특히 청소년층까지도 큰 부담없이 백건우의 실제 연주를 들을 수 있다.‘우리 동네’까지 찾아오는 세계적인 스타를 놓칠 이유가 없다.‘백건우 케이스’는 불황이 깊어질수록 음악계가 더욱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을까. 백건우는 순회독주회에서 부조니가 편곡한 모차르트의 안단티노와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쇼팽의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그랜드 폴로네이즈 등을 연주한다. 연주일정은 ▲21일 분당 요한성당 ▲23·24일 천안 문예회관 ▲27·28일 통영시민회관 ▲30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12월3일 대구시민회관 ▲5일 서울 명동성당 ▲6일 안양문예회관.모두 오후 7시에 시작한다.(031)396-9336. 서동철기자 dcsuh@
  • ‘개구리소년’ 진상 제보 1억 현상금

    ‘개구리소년의 사망 진상을 알고 계시는 분에게 1억원을 드립니다.’ 인터넷 쇼핑몰 개발업체인 ㈜우리동네(www.wrdn.co.kr·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411-2)가 개구리소년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사건에 대한 결정적인 자료를 제시하거나 제보하는 사람에게 거액을 제시하고 나서 화제다. ㈜우리동네 이철(32) 기획실장은 8일 “부모들은 소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진상이라도 알고 싶은데,현재 경찰 수사로는 사건 관련자가 자수하지 않는 이상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아 이같은 기획을 했다.”고 밝혔다. 우리동네측은 자신들이 5000만원을 내놓고 내년 2월 말까지 다른 기업이나 시민들로부터도 기부를 받아 1억원을 모을 계획이다.사건 제보자가 6개월 내에 나타나지 않으면 형편이 어려운 개구리소년 유족에게 지급하거나 위령비제작,미아 찾기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개구리소년 사인과 관련,경북대 법의학팀은 오는 12일 정밀감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대선후보 이사람이 좋다/ 정몽준-권영길 후보

    ■정몽준 후보는 - ‘깨끗한 정치' 전도사 이번에 나온 정몽준(鄭夢準·MJ) 의원의 책 ‘꿈은 이루어진다’를 읽다가 뜻밖의 구절을 발견하고 어,이런 걸 왜? 하고 조금은 당혹스러웠다.“아내는 아이들이 성장하자,뜻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옛’것을 ‘올’바로 알리자는 ‘예올회’를 만들어 문화재 보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예올회라는 이름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소설가 윤후명 씨가 지어주었다).”이렇게 내 이름이 소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의 아내의 일로 그와 연결되어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 된다.내가 ‘예올’의 이름을 지은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그러나 나는 ‘예올’에 대해서도,MJ에 대해서도 그리 소상하게 알고 있는 편은 아니다.나는 그와 불과 몇 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 언젠가 MJ가 어느 모임에서 일부러 내게 다가와 “이제 뵙는군요.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하고 내 술잔을 채운 적이 있었다.자유스러운 모임이어서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오가며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나는 “아,예.” 하고 뭐 별달리 할 말이 없었다.그의 키가 보통보다 큰 데다 나는 보통보다 작아서 유난히 비교되는 게 좀 거북했을까.그러자 그는 “언제 한잔하지요.” 하고 말했다.그런데 그 호의에 대해서도 나는 “전 막걸리만 마십니다.” 하고 퉁명스럽게 받았다.이 무슨 매너인가.더군다나 나는 맥주를 주로 마시지 않는가.하기야 평생 백면서생 야인으로 살아온 나는 그런 자리에서는 말 그대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내 대답에 그는 머쓱한 표정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남들에게는 대단치 않은 일이겠지만,그 첫 만남은 내게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서의 매너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또 그에게 뭔가 부담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그에게 부담감을 갖는다는 건,그 무렵 그가 대선에 나오려는 눈치인것 같아 은근히 내 마음이 마뜩찮아 한 데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내 생각으로는 모든 정치인들은,대선 주자들은 ‘정쟁’만 일삼고 ‘정권 야욕’에만 물불 못 가리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그 심정이 애꿎게 MJ에게 그대로 향했던 것이다.그의 말마따나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이 정치까지? 나는 비관적이었다.정치가 왜 그렇게 국민이 외면하고 질타하는 대표적인 장(場)이 되었는가.다른 사람의 말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표현을 직접 빌려본다. “정치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여러 집단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다.싸움을 말리고 얽힌 사태를 푸는 것이 정치의 본디 역할이다.그런데 한국 정치인들은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자기들끼리 싸움판을 벌이는 데 주력하는 형국이다.” 그가 말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 정도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 뿐이다.그런데도 지켜지지 않고,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나는 그가 대통령직에 연연한 사람이기보다 우리나라 문화를 위해 무엇인가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를 진정 바랐다.현재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이 부박하고 실망스러운 삶의 형태는 경제가 문화를 도외시한 채 저 혼자 질주하는 ‘돈이 최고’의 슬로건에 근거한다고 보았던 것이다.그러므로 우리 경제를 이끈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문화적 소명의식을 가질 때가 되었다고 보았던 것이다.정치고 경제고,무엇이고 간에 그것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게 아니던가.그래서 그의 아내가 그런 일을 한다고 했을 때,나는 쌍수를 들어 공감을 표시했었다. 그런데 그는 월드컵의 성공과 함께 얼마 뒤 자연스럽게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여기서 또 지난 6월의 월드컵을 다시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그의 표현대로 “내 이름자 ‘몽’은 한자로 꿈 몽(夢)자이고 ‘준’은 영어로 6월(june)이니까,꿈 같은 6월을 보낸” 것이었다.그는 지금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우리의 ‘4강 신화’를 매우 자랑스러워하지만,그 과정을 통해 전달받은 여론의 향배 또한 거절할 수 없게 된 것이었다.“내가 이번 대선에 나가는 것을 포기한다면,그 많은 요구들을 외면한다면,나는 나 자신에 대해 이기적이고 비겁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는 당당하게 출마했다.그리고 대통령 후보로서 언론매체에 등장한 그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웅변조로 목청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국민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저의 꿈은 깨끗한 정부,국민 통합,그리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뤄내는 것입니다.이것은 모든 국민들의 염원이라고 믿습니다.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 합니다.” 그의 말에서 그의 ‘깨끗한’ 이미지가 떠올랐다.내가 보기에 그는 상당히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기업경영자이자 정치가요,또한 스포츠맨이어서가 아니다.그는 활달하면서도 세심하고,외향적이면서도 내성적이다.불같이 달려들면서도 물같이 흐른다.상반된 성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람이다.특히 다른 사람의 말을 겸허하게 들어줄 줄도 알고 그의 말을 조리있게 들려줄 줄도 안다는 건 여간한 장점이 아니다.그런 가운데 그는 어려서부터 ‘부잣집 아들’ 티를 내지 않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중학교 때 학우가 “너희 집 뭐하니?” 하고 물으면 “잘 모른다.”고 했다든가,대학교 때 학우에게 “MIT로 옮기기 위해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양복이 없다.”고그제서야 백화점에 같이 가자고 했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그 점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나를 가리켜 재벌 2세,또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부족함이 없이 자란 아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하지만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나는 스스로 부자라고 느낀 적이 없다.그리고 나는 부 자체가 사회적 질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문제는 부의 편중과 부의 과시와 부의 남용일 것이다.” 그의 말을 믿는다.그는 여행을 가면 팬티,양말을 직접 빨아 입는다고 한다.나도 그렇다.그러니 나 같은 백면서생은 동류항으로서의 위안을 받는다.그리고 식당에 가서도 냅킨은 꼭 한 장만 쓰고,음식을 남기는 건 질색이라는 점도 나와 같으며,어렸을 때 수레에서 파는 해삼을 이쑤시개로 찍어 먹길 좋아했고 지금도 여차하면 청진동 해장국집으로 달려가곤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그래서,그를 향한 친화력은 더욱 공고해지는지도 모른다. 한번은 어느 모임에서 그를 만났는데,헤어질 무렵 그가 장인어른의 뒤를 따르면서 “저 때문에 마음 고생 많으시죠.” 하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장면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무엇을두고 그러는지는 내가 알 바가 아니었다.다만 그의 태도가 너무도 성심스러워서 나를 감탄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그가 매사에 철두철미하다고 듣고 있었던 나는 그 모습에서 오히려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그의 가정주의와 가족 사랑은 잘 알려져 있는바,그것에 바탕을 두고 정치를 향하고 있는 자세는 우선 보기부터가 좋다.이것이‘삶을 위한 정치’의 기본이 아니고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정치는 ‘닫힌’ 공간의 대표적인 상징처럼 보인다.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이 아닌 어떤 특수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그러나정치는 공동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우리 모두의 즐거운 정신행위여야 한다.사람과 삶을 위한 정치가 실종된 지금,국민들은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의 장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그리고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의 제시는 물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제시하는 ‘정직하고 능력 있는 젊은 정치’의 비전이자 버전이다.그렇다면 그 내용은 무엇이 알맹이가 되어야 할까.나는그것이 문화라고 생각한다.이것이야말로 이 새로운 세기의 ‘사람과 삶을 위한’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그는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내 집 옆길로 해서 북한산에 가끔 오른다고 한다.어느날 나도 그와 함께 산행을 해보리라 마음먹는다.그리고 나로서는 그가 무엇보다도 문화주의 대통령,환경주의 대통령에 더 애착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 싶다.지금 이 정권도 문화를 앞세웠지만,한낱 허사(虛辭)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저는 국민 모두가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꿈(夢),그대는 우리에게 정녕 그러할 것이오.한 소설가는 믿고 있소이다.왜냐하면 꿈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윤후명 소설가 ■권영길 후보는 - ‘진보의 꽃' 피울 밀알 ◆진보의 이름으로 나는 권영길을 잘 모른다.몇 차례 파리와 서울에서 만나 대화를 나눠보았지만 난 아직 그를 잘 모른다.나에게 그는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보단 남의 의견을 주로 듣는 사람이었다.적어도 내가 아는 부분에서 그는 먼저 행하고자하는 일을 행한 후에 말을하는 사람이다.산골소년으로 태어나 어려운 청소년기를 거쳐 노동자들의 대표가 된 사람,내가 아는 대목에서 그는 분단과 전쟁의 소용돌이가 할퀴고 간 가족의 고통을 성숙으로 승화시킨 몇 안 되는 사람중의 하나다. 왜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권영길을 오늘 말하려 하는가? 지금부터 30년 전,20대 청년이었던 나는 이렇게 자문하며 처연해 한 적이 있었다.“과연 살아 생전에 합법적 진보정당에 참여하여 활동할 날이 올 수 있을까.”라고. 내가 오늘 권영길을 말하려 함은 무엇보다 진보의 이름으로 그를 예우하기 위함이다.특히 기존정당의 후보들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마음껏 홍보할 수 있는 현실에 비해,그는 군소정당의 후보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 한국 언론의 잘못이다.가령 프랑스의 ‘르몽드’는 96∼97년 겨울의 노동자 대파업 당시 권영길과 가진 인터뷰 기사를 크게 실었다.내가 아는 한 ‘르몽드’에 그만한 비중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던 한국인은 김대중 대통령뿐이다. 그리하여,진보의이름으로 권영길을 말한다.그것은 곧 ‘단 한 사람이라도 불행한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고 믿는’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말 없이 말하는 그 파리에서 처음 만난 때부터 그는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한국노동운동의 기관차를 몰던 때에도 그는 예상외로 수줍음 많고,과묵한 사람이었다.상대방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놓지 않는 그를 보면서 나는 ‘말많은 조직’을 이끄는 자가 가져야 하는 덕목을 보았다.96∼97년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통과에 항의하여 총파업을 주도한 강철의 노동운동가는 도무지 찾을 수 없고,앞자리에는 한 신중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말의 향연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달변인 사람들이 넘쳐나는 오늘날,권영길의 과묵은 더욱 이채로웠다. 술자리에서 몇 순배의 술이 돌아가도 그는 말이 많아지지 않았다.다만,노동현안에 대해선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이를테면 그의 말없음은 해야 할 말은 꼭 하고 마는,단호함을 위한 것이었다. 97년 대선에 관해 누군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몹시도 죄스러운 표정을 역력히 지었다.민주노총이라는 거대조직의 선거참여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결과를 낳았다는 자책이 그를 부끄럽게 하는 것 같았다.그날 그는 말이 없었으되 무표정하지는 않았다.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년기와 청년기를 거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서의 공유였을까.백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한 가지 표정으로 나타낼 수 있는 그는,말 없이 말하는 사람이었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정치 그의 아버지는 빨치산이다.아버지에 대한 몇 가지 기억만을 간직하고 있는 그는 아버지의 삶과 생애에 대해 이웃과 친지들의 증언으로 대략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그러나 헤어진 아버지를 몇 년만에 주검으로 마주한 일은 어린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충격으로 각인되어 있다.‘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주위의 칭송이 자자하던 아버지가 ‘무시무시한 빨갱이’였다니…. 농민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사회의식을 키우던 고등학생 때에서야 비로소 아버지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그는 말한다.광신적인 반공주의국가에서 좌익의 지아비를 둔 어머니는 행여 자식들의 앞길에 먹구름이낄까 아직도 입을 닫는다며 말을 흐렸다.어느새 그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그가 정치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은 이런 가족사뿐만 아니라 어려웠던 학창시절에 힘입은 바 크다.돈이 없어 며칠을 굶기도 하고,잘 곳이 없이 노숙을 하기도 했던 어린 권영길에게 세상은 한번도 적의를 거두지 않았다.세상의 비참을 몸소 체험한 그가 다른 사람들의 비참을 묵과할 수 없었으리라. 정치는 ‘인격적 권리의 창출’이라고 믿는 그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 속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 날이 올까.아마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본디 약한 이웃들을 위한 정치를 꿈꾸는 자에게 세상의 강고한 벽은 이미 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많은 사람 그가 고등학교 때 이미 야학을 결성하여 나름의 사회참여를 시작했다는 사실에서,언론노련 시절 절대 술을 먹지 말라는 의사의 경고를 뿌리치고 괴로워하는 동료들을 위해 함께 밤새 술자리를 지킨 일에서,어려운 사람을 보면가슴 아파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쓰는 면에서 그는 분명 정이 많은 사람이다.그의 다정(多情)이 이 사회에서 슬픔과 분노를 잉태시켰음을 여기서다시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가 45살이라는 나이에 늦깎이 노동운동가가 된 것도,언론노련과 민주노총을 거쳐 마침내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가 된 이유도 결국은 서러운 사람들에 대한 그의 안쓰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본디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인간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다.그연민 위에서만 이념과 사상이 제대로 꽃필 수 있다.그동안 우리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전제되어 있지 않은 이념과 사상을 너무도 많이 봐왔다.그의 맘씀씀이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미련한 사람 권영길은 미련하다.97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그가 또다시 대선 출마를 하고 나선 것이다.오늘의 상황은 97년과 많이 다르지만 또한 어떤 점에선 같다. 6·13 지방선거에서 일약 제3당으로 부상한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다른 점이라면,한나라당과 특정 유력신문으로 대표되는 극우세력이 헤게모니를 쥔 채 엄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비단 서구사회를 비교대상으로 삼지 않더라도 한국사회의 사회적 진보는 매우 더디다. 후발 자본주의 국가로서 한국과 유사한 역사적 발전과정을 거친 브라질에서 좌파후보 룰라의 당선은 우리 진보정당운동이 헤쳐나가야 할 일이 산적해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올 대선에서 권영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승부가 예견된 싸움을 굳이 하려드는 그는 미련한 사람이다.그러나 그의 미련함은 비단 그만의 것이 아니다.마침내 세상을 변화시키고야 마는 사람들은 모두 승산이 없다고 믿었던 대상과 지난하게 투쟁해온 ‘미련한 사람들’이 아니던가.병든 시대를 온몸으로 아파하며 맞서 싸우는 권영길,그는 올해도 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러나 분명 그 싸움은 하나의 밀알이 되어 이 땅에 진보의 꽃을 피울 것이다. ◆보론-우리는 모두 노동자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뉜 계급사회다.이것은 시민적 상식이다.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이 존재한다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도 존재해야 한다.그것이 공화국이요,민주주의다.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선 노동자의 정당이 없었다.유권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와 농민,그리고 서민 대중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은 없었던 것이다.한국사회를 지배한 레드 콤플렉스가 ‘노동자’가 ‘빨갱이 예비군’이나 되는 양 기피하도록 한 탓이 크다.그러나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노동자다. 민주노동당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계를 꿈꾼다.또한 민주노동당은 차이가 차별을 낳는 세상을 반대한다.민주노동당은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갈 수 없는 사회를,돈이 없어서 대학에 갈 수 없는 사회를 반대한다. 당신은 노동자인가.그럼 당신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당신은 농민이고 서민인가.당신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당신은 당신이 사회경제적 처지에 걸맞은 정치의식을 가져야 한다.사회구성원들 각자가 자신의 사회경제적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따라 정당을 선택할 수 있을때 한국사회는 비로소 하나의 ‘사회’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홍세화 자유기고가
  • [기고] 의사 왜 존경 못받나

    얼마 전에 영국 BBC 라디오 방송사가 ‘가장 존경받는 직업은 무엇일까?'라는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조사결과 영국 국민들은 의사를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로 꼽았다.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는 의료인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인으로 손꼽힌다.이러한 외국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인은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업을 선택하라고 하면 여지없이 의사를 손꼽는다.이는 올 대입 1학기 수시모집에서 의예과 경쟁률이 무려 80대1까지 치솟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의사라는 직업은 우리 청소년들이 가장 되고 싶어하기도 하고 우리사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실제 조사를 해보면 의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인으로 손꼽힐 것 같지는 않다.왜 그럴까.그 이유를 의사들의 집단이기와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외국에서 한번이라도 병원 치료 경험이 있는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그들이 얼마나 환자를 편안하고 따뜻하게 대하는가를.마치 친근한 홈닥터 같이 환자의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속까지 파고 들어가 깊은 신뢰감을 심어 놓는다.그리고 나서 치료를 시작한다.선진국의 의사들은 환자를 그렇게 인간적으로 감동시켜 치료하기 때문에 가장 존경받는 직업인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의약분업이후 과잉진료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의사들의 환자에 대한 진료 태도도 문제다.필자 동네의 두 의사를 예로 들어보자.한 곳은 소위 명문 의과대학 출신이 경영하는 병원이다.그 곳의 의사는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지를 않는다.물어보는 것에 대해서만 아주 간단하게 대답할 뿐 병과 관련하여 원인,치료내용,주의사항 등에 대해서는 일일이 설명하려고 하지를 않는다.진료는 길어야 2분 안에 끝난다.이웃의 다른 병원은 비 명문대학 출신이 원장이다.그곳에 가면 의사는 무척 반갑게 환자를 맞이한다.그러고는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진료행위도 그렇게 다정하고 따뜻할 수가 없다.그래서 한번 진료를 받으러 들어가면 평균 10분이상씩 걸린다.병의 증세,원인,치료방법,주의사항 등에 대하여 의학 책을 펼쳐가며 일일이 설명해준다.간호사들도 그렇게 정성스러울 수가 없다. 전자는 권위적 의사이고 후자는 민주적 의사라고 할 수 있다.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로는 우리 주변엔 민주적 의사보다는 환자를 그저 환자로만 대하려는 권위적 의사가 더 많은 것 같다.의사의 권위는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학기술의 전문성에서만 찾아져야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의사들도 바뀌어야 한다.의과대학 학생들은 졸업할 때 소위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라는 것을 한다.그 옛날 히포크라테스가 여러 신들 앞에서 ‘환자에 대한 의무'를 굳게 선서하였던 것처럼 그 거룩한 행위를 후배 의학도들도 지금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그때의 그 감동과 그 결심으로 환자들을 늘 대한다면 의사는 ‘가장 존경받는 직업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 한스 게오르그 가다머는 현대 의술에 대하여 “환자는 사례로서 다루어 질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이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라고 강조하였다.가다머의 말대로 우리나라 의사들이 환자를 ‘의학적 사례'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고 ‘인간적 이해'의 대상으로 돌볼 때에 비로소 영국의 의사처럼 국민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직업인이 될수 있을 것 같다. 백형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교육학
  • ‘서울市政 4개년 계획’ 분야별 구상/ 시민 ‘삶의 質’ 대폭 업그레이드

    서울시가 28일 발표한 ‘서울시정 4개년 계획’은 2006년 서울의 미래상을 ‘주거환경이 안정되고 대중교통에 불편함이 없으며 어린이·노인·장애인이 걱정없이 살 수 있는 도시’로 그리고 있다. ◆임대주택 평형 확대 시는 우선 저소득 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2003년까지 국민임대 2만 4000,재개발임대 1만 4000,다가구 주택매입 2800 등 4만여 가구를 건설하고 2단계로 2006년까지 6만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자치구 주민간의 위화감과 슬럼화를 막기 위해 자치구간 임대주택 공급 비율도 조정할 방침이다.또 종전 7∼15평 규모의 소형평수 위주에서 15∼25.7평까지 임대주택 규모를 늘려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입주대상자를 기초생활보장법상의 차상위계층까지로 확대한다. ◆노약자 시설 증설 장애인 사망사고때마다 설치 필요성이 제기된 지하철역 엘리베이터도 현재 168대에서 797대로 늘린다.내년부터 휠체어를 탄 채 승차할 수 있는 저상버스가 단계적으로 도입되며 연말부터 휠체어리프트가 장착된 장애인 콜택시 100대가 운영된다.시설보호가필요한 저소득 중증 치매노인이 4000명인데 비해 보호중인 노인은 1300여명에 불과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상도동,중계동,삼전동,망우동에 무료 요양시설 4곳(수용정원 350명)을 추가로 건립한다.일반시민이 실비로 이용할 수 있는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를 2005년 개원하고 서부지역에도 1곳 더 짓는다. ◆영유아시설 확충 맞벌이 부부의 육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유아보육시설을 9개에서 128개로,야간 보육시설도 83개에서 529개로 늘릴 방침이다.신도수 3000명이상 대형 종교시설이 남는 공간에 보육시설을 지을 경우 교사인건비를 지원하고 소규모 종교시설에는 시설비와 운영비를 지원한다.녹지 100만평 확보 사업으로 동네마다 조성될 공원에도 민간 보육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대중교통 이용률 제고 대중교통 체계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버스 수송분담률은 현재 27.6%에서 35.0%로,지하철은 36.5%에서 40.0%로 끌어올린다.이를 위해 버스노선은 외곽에서 도심까지 급행 운행하는 간선과 교통권역내를 돌며 수송을 담당하는 지선 체계로 개편되고버스종합사령실(BMS)에서 실시간 운행정보를 제공한다. 오는 12월부터 지하철이 오전 1시까지 연장 운행되고 내년부터 버스와 지하철의 요금이 시간대별,거리별로 달라지고 정차역을 건너뛰는 급행열차가 시범 운행된다.지하철 9호선(김포공항∼반포),3호선 수서∼오금동 구간이 2008년 개통되고 제2성산대교와 암사대교,강남도시순환고속도로가 같은해 완공된다. ◆재원 15조원 소요 이들 사업을 위해 내년 3조 8323억원 등 오는 2006년까지 14조 9305억원의 사업비가 드는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이중 ‘대중교통 전면혁신’에 가장 많은 4조 7683억원이 투입된다.다음으로 ‘지하철 건설부채 절감’에 3조 3667억원,‘임대주택 10만가구 건설’에 1조 6468억원이 쓰인다.이 시장은 “4개년 계획추진에는 약 24조원의 예산이 들지만 낭비성 예산을 없애고 경영기법과 신기술을 도입하면 14조 9305억원이면 가능하다.”면서 “시민에게 더이상의 부담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렇지만 아무리 낭비성 예산을 줄이고 경영기법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4년간10조원을 줄이는 것은 어려우며 따라서 중점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부문에서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고건 전 시장때도 지하철부채 탕감에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했고 청계천 복원 등에 의외로 예산이 많이 들 수도 있어 치밀한 계획수립과 지속적인 노력없이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조덕현 류길상기자 hyoun@
  • 환경정의시민연대 곽현 국장 “열성적인 회원 많아야 조직 탄탄”

    “비록 마이너 단체지만,회원들의 열의는 유명 단체 못지 않습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곽현(郭賢·34) 시민사업팀 국장은 28일 “영업사원 뺨치는 적극성으로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단체의 회원수는 2300여명.녹색연합이나 환경운동연합 등 회원수 1만명 안팎의 쟁쟁한 환경단체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그러나 99년 경실련에서 독립,발족할 당시 회원수 350명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한해 동안에만 1400여명의 회원을 끌어들였다. 10년이 지나도 회원수가 1000명이 넘지 못하는 소규모 시민단체가 많은 현실을 감안하면 환경정의시민연대의 회원 확장은 모범사례로 통한다. 창립 멤버인 곽 국장은 “발족 당시 활동비는 고사하고 사무실 임대료도 내기 힘들었다.”면서 “회원 사업에 참고할 만한 자료나 매뉴얼도 없어 무작정 거리에 나섰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 단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온·오프라인 모금을 벌였고,기업이나 동네 조기회팀과 축구경기도 가졌다.경기직후 뒤풀이 자리에서 환경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회원확보에 힘썼다. “1년 정도 지나면서 상근활동가도 20여명에 이르고,회원 규모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원칙을 지켜야 할 시민단체가 지나치게 몸집키우기에 급급해 한다는 비판도 제기했지만 “회원 확충이 조직 강화로 직결된다.”는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그는 “회원을 확보하는 사업이 단순히 재정상황을 호전시키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열성적인 회원을 중심으로 조직을 확대하는 것이 사업을 탄탄히 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곽 국장은 특히 규모가 적은 시민단체일수록 과감한 변화와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실천시민연대가 2000년초 회원확보를 위해 상근 활동가의 3분의 1인 5명을 회원 관련 부서인 시민사업팀으로 전진 배치한 것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곽 국장은 “마이너 생활 3년 만에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회원 대상자로 보이는 직업병(?)까지 얻었다.”고 활짝 웃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연극 리뷰/ 극단 차이무 ‘거기’

    술집에서의 잡담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만으로 연극이 될 수 있을까.극단 차이무의 ‘거기’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술자리가 무대이지만,그 평범함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지는 연극이다. 억지스러운 연기 때문에 연극을 멀리한 관객이라면,극사실주의 작품 ‘거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무대는 강원도의 바닷가 마을.해질 녘 동네 노총각들이 하나 둘 술집에 모인다.맥주 한모금에 주절주절 떠드는 그네들의 모습은 남의 술자리를 엿듣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일상적이고 사실적이다. 이 이야기판에 사연이 있는 젊은 여인이 끼어들고,노총각들이 앞다투어 귀신이야기를 꺼내면서 흥미진진해진다.귀신 다니는 길에 세워진 집,어려서부터 예뻐하던 아이를 찾아온 아줌마 귀신,사고로 잃은 딸이 걸어온 전화,노총각의 가슴 아픈 첫사랑 이야기…. 때로는 오싹하고 때로는 뭉클한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어린시절 할머니로부터 듣던 귀신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초자연적인 것을 믿지 않을 정도로 약삭빠르게 변했다 해도,극이 진행되는 동안 만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기울이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처럼 펼쳐지는 ‘거기’는 소중한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오로지 술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만을 하는데도,온갖 상상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진정 언어가 가진 힘일 듯 싶다. 하지만 술의 힘을 빌려 겨우 상처를 끄집어내 보였다가도 다음날 머쓱해지는 것처럼,이들의 대화가 달갑지만은 않다.다시 지속되어야만 하는 삶의 무게란 한번의 술자리가 감당해 내기에는 너무 무겁다.또한 향수를 느낄 만한 나이가 안된 젊은 관객에게 ‘거기’의 풍경은 그냥 보통의 술자리나 다름없을 수도 있다.가까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별 차별성이 없는 무대는 한번 스쳐 지나가는 술자리처럼 가벼울지도 모른다. 원작은 아일랜드 작가 코너 맥퍼슨의 ‘더 위어(The Weir)’.‘둑’이란 의미의 작품을 연출가 이상우가 번안했다.‘∼래요.’라는 강릉 사투리를 감칠맛나게 연기하는 정원중,김승욱,이대연 등 TV화면으로 익숙한 배우들을 무대에서 볼 수 있다.12월29일까지.화∼금오후 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4시30분.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김소연기자 purple@
  • [대선후보 프리즘] 건강관리법

    대선 후보들의 건강과 체력은 놀랄 만큼 대단하다.기자들이나 젊은 수행원들조차 따라다니기가 버거울 만큼의 일정을 거의 매일 거뜬히 소화해낸다.근본적으로 건강체질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어려울 정도다.당사자들은 역시 “타고난 것 같다.”고들 한다. ◆이회창 후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타고난 건강체질로 꼽힌다.작은 키에 아담한 체형으로 보이지만,셔츠차림의 모습에서는 근육질의 실루엣을 느낄 수가 있다.학창시절 권투 등으로 다져진 몸이라고 한다.정치입문 6년간 바쁜 일정 탓에 따로 즐기는 스포츠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대신 아침에 체조를 하고 밤에 자택에서 러닝머신으로 뜀뛰기를 한다.흡연을 하지 않고 아무 것이나 잘 먹는 것도 비결이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차안에서의 토막잠’의 명수이기도 하다.수행원조차 눈치채지 못하게 꼿꼿한 모습으로 짬짬이 눈을 붙인다고 한다. ◆노무현 후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역시 타고난 건강체질이라고 한다.의료보험카드를 거의 사용해본 적이 없다는전언이다.그는 아침을 거르지 않는다.가리는 음식도 없다고 한다.집에서는 물 대신 홍삼과 대추를 끓여 우려내 마신다.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30분씩 요가책을 보며 나름대로 개발한 스트레칭을 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학창 시절에는 동네 체육관에서 몇 달간 권투를 배우기도 했다.골프 실력은 90타 수준.지난 2000년 4·13총선에서 낙선한 뒤 배웠지만 즐기지는 않는다. ◆정몽준 의원 만능 스포츠맨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운동이 건강관리법이다.하프 마라톤을 완주하고,축구를 2∼3 게임은 가볍게 소화할 정도의 지구력을 지녔다고 한다.승용차에 축구화를 싣고 다니며 지방 출장 때 지역민들과 조기축구를 즐긴다.요즘에는 운동 시간도 줄어 지방을 가면 지지자들과 함께 등산을 한다.골프는 105타 수준.그는 피로를 느낄 때면 온천 사우나를 종종 찾는데,유권자들과 접촉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다. ◆권영길 후보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기자시절부터 ‘강골’에 ‘말술’로 통했다.요즘 술은 많이 줄였다.이따금 산책과 등산을 하고,온탕에서 서서 목욕을 하는 족욕(足浴)을 즐긴다.아무거나 잘 먹지만 부산에서 자란 탓에 해산물계통의 음식을 특히 좋아한다. 이지운 김재천 박정경기자 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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