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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구청장 새꿈 새구정]고재득 성동구청장 “교육·보육 천국… 행복한 區로”

    [서울 구청장 새꿈 새구정]고재득 성동구청장 “교육·보육 천국… 행복한 區로”

    “12년간의 구정 경험을 바탕으로 성동구를 교육과 보육 천국으로 만들겠다.” 고재득(63) 서울 성동구청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육과 보육’ 사업 확충을 통해 모든 주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 구청장은 “주민들이 행복한 도시는 바로 구청 직원들이 친절하고 깨끗한 도시이며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전국 최다 4선 ‘맏형’ 구청장 그는 전국 최다인 4선 민선구청장이다. 1995년부터 민선 1~3기 성동구청장을 역임한 뒤 ‘3선 연임 제한’ 때문에 2006년 지방선거에 입후보하지 않았다. 4년이 지난 올해 6·2지방선거에서 다시 성동구청장으로 입성했다. 4선 구청장에 대한 소감을 묻자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구정을 펴겠다.”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저의 모든 역량을 모아 세계 최고의 도시 성동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25개 서울구청장협의회 회장도 겸한다. 맞형 구청장답게 “여당 시장과 야당 구청장들이 반목하거나 불신하지 않도록 중간고리 역할을 하겠다.”면서 “시민과 주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데는 여와 야가 없는 만큼 오직 ‘주민을 위한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선 구청장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도 했다. “구정은 구청 직원 1200여명과 함께 꾸려가는 것이지 단체장 마음대로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면서 “개혁을 하고 싶다면 성황에 맞게 서서히 변화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청 직원에게도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세월이 변했다고 해도 지금의 구청장이나 공무원들이 추구해야 할 최상의 선은 ‘청렴’”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행정의 눈높이를 주민에게 맞추고 현장 중심의 깨끗한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감사관을 외부 인사로 뽑겠다고 말했다. “감사 기능이 살아야 ‘투명하고 객관적인 행정, 주민에게 신뢰를 주는 행정’을 이룰 수 있다.”면서 “앞으로 감사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공모뿐 아니라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구청장은 평준화 교육과 수월성 교육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과 같은 평준화교육으로는 제2의 김연아, 박태환이 나올 수 없다.”면서 “평준화 교육은 하되 교육의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공립 특수목적고’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부족한 명문 인문계고를 유치, 성동구를 교육특구로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립 어린이집 확충계획도 있다. 그가 15년 전 구청장으로 첫발을 내디딜 당시 성동구의 20개 동에 구립어린이집은 17곳 뿐이었다. 재임하는 동안 28곳으로 늘렸다. 각 동에 2곳 이상씩 더 짓는다는 게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구청에 보육지원과를 신설할 방침이다. ●고층건물 자제… 재개발은 그대로 추진 그는 지역개발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성동구를 ‘시골 정서가 묻어나는 사람 사는 동네’로 만들고 싶단다. 고 구청장은 건물을 짓더라도 14층 이상은 짓지 못하도록 할 생각이다. 때문에 전임 구청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110층짜리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립은 전문가와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등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십층 높이로 사람을 압도하는 건물은 위화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각종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누가 봐도 편안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29개 지구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한다. 그는 “방만하게 운영되는 재개발, 재건축 등 7~8곳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재검토하고 주민과 의견을 나누는 등 원만히 처리할 생각”이라면서 “민선 1~3기 때 33곳의 재개발 사업을 무리 없이 추진한 경험으로 차질 없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그는 청년일자리 확충, 경로시설 예산지원 확대, 무상급식 지원 등으로 복지성동의 이미지도 굳힌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고 구청장은 “지난 3선 구정운영 경험과 대학에서 연구하던 지방자치를 접목, 제2의 획기적인 성동 발전을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고재득 성동구청장 민주당 사무총장과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으며 1995~2006년 민선 1~3기 성동구청장을 역임한 정치·행정가이다. ‘친밀감’이 장점인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성동 30여만 주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월간 ‘문학세계’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수상하기도 했으며 한양대학교 행정자치대학원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데이트]한국 뮤지컬 배우 1세대 남경읍

    [주말 데이트]한국 뮤지컬 배우 1세대 남경읍

    →제자가 많으니 무대에 같이 서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뮤지컬 ‘코러스 라인’에서는 제자가 몇 분이나 나오시나요. -이번에는 4명이더군요. 그런데 조금 특이해요. 예전엔 그냥 같은 무대에 서는 거였는데, 이번엔 제자 임철형이 오디션 감독 잭 역할에 더블캐스팅됐습니다. 제자와 같은 역에 캐스팅된 건 처음입니다. →그러면 내가 늙었구나 하는 생각은 안 드세요? -거꾸로죠. 철형이가 참 늙었구나 싶죠. 제자인데 저하고 같은 역할 하잖아요. 하하. 지난 5일 서울 남현동 예장연기연극학원 사무실에서 만난 뮤지컬 배우 남경읍(52)은 여전히 뜨거운 배우였다. 화려한 손동작이 주는 느낌이 그랬다. 인터뷰하다 보면 누구나 이런저런 손동작을 하게 마련. 그런데 오랜 배우생활과 혹독한 연습 때문이었을까. 말의 톤과 속도에 따라 마치 무대에서처럼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해 내는 손동작이 무척 눈길을 끌었다. 생각난 김에 물었다. →요즘도 연습실에 맨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합니까(남경읍은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못해 악명 높다). -그럼요. 정식 연습시간은 오전 10시인데, 전 8시 반에 출근합니다. 문 닫고 나오는 건 이번엔 못 했어요. 다른 작품 하느라고(최근까지 ‘레인맨’에 출연했다). →부지런한 상사는 부하들의 영원한 적인데요. -안 그래도 그 생각 했습니다. 혹시 나 때문에 후배들이 불편해하는 게 아닌가, 내가 유별난 게 아닌가. 그런데 저도 무대에 서는 배우입니다. 배우인 이상 최선을 다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남경읍은 뮤지컬 스타 남경주의 친형이자 한국 뮤지컬 1세대로 꼽히는 배우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딴따라라 불리던 연극배우들마저 ‘너희들이 진짜 딴따라’라며 취급해 주지도 않던 뮤지컬”에만 30년을 바쳤다. 최근 배우인생을 정리한 ‘쟁이’라는 책을 펴냈다. 책에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동네 아이들 모아다가 연극을 했던 이야기며, 성악과 춤과 피아노를 공부해 가며 배우의 기본기를 다져 가던 얘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요즘 들어 배우 생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재미난 게요, 지금 하고 있는 ‘코러스 라인’이 뮤지컬 배우 얘기잖아요. 그래선지 감정 이입이 심하게 돼요. 잭이 다시는 무대에서 춤을 못 추면 어쩌나 걱정하는 대사를 해요. 그때마다 제작진도 훌쩍대고, 저도 코끝이 찡해지더라고요.” 남경읍은 앞으로 뮤지컬 배우를 더 할 수 있는 시간을 10년 정도로 보고 있다. 그때까지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작품으로는 피아노 연주가 극을 이끌어 가는 뮤지컬 작품을 꼽았다. 직접 써볼까도 생각 중이다. 그런데 얘기를 하다 보니 이 리스트가 자꾸 늘어만 간다. “사실 ‘돈키호테’ 같은 거야말로 지금 제 나이에 소화하기 딱 적당한 작품이에요. 그리고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나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어요. ‘아가씨와 건달들’에서는 ‘스카이’ 역을 꼭 해보고 싶어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운이 안 닿아서 해보질 못했어요.” 배우생활 가운데 쌓은 남경읍의 가장 든든한 재산은 제자들. 계원예고, 부산예전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조승우, 박건형, 오만석, 황정민, 강필석, 이하나 등 숱한 배우들을 길러 냈다. 학창 시절 그들에게 매질도 해가면서 ‘18정신’을 주입한 얘기를 풀어 놓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안 그래도 승우에게 책을 줬더니 전화가 왔더군요. 잘 보고 있다고.” 그런데 그 이상의 자세한 얘기는 꺼렸다. 잘나가는 제자들을 ‘팔아먹는 것’처럼 보이기 싫어서다. 마지막으로 뮤지컬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했다. “뮤지컬 배우는 노래, 춤, 연기를 잘해야 한다? 아닙니다. 그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기본입니다. 그것보다는 무대에 대해 뜨거운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분명해야 자신이 행복할 수 있고, 그래야 관객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천희, ‘천데렐라’서 ‘조폭’으로 ‘완벽변신’

    이천희, ‘천데렐라’서 ‘조폭’으로 ‘완벽변신’

    배우 이천희가 ‘천데렐라’ 이미지를 벗고 ‘3류 조폭’으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천희는 배두나와 함께 주연을 맡은 MBC 새 주말드라마 ‘글로리아’에서 저돌적인 3류 조폭으로 변신한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 6일 공개된 스틸 사진에는 거칠고 저돌적인 3류 조폭 하동아 역을 맡은 이천희의 촬영 모습이 담겼다. 특히 헝클어뜨린 머리와 아무렇게나 소매를 접어 올린 티셔츠와 찢어진 청바지의 옷차림은 전작 ‘그대 웃어요’의 귀엽고 순수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마초적인 냄새를 풍긴다. 지난 주말 인천 남구에서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글로리아’의 첫 촬영이 진행됐다. 어릴 적부터 한 동네에 사는 오랜 소꿉친구인 두 주인공 하동아와 나진진(배두나 분)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최상의 팀워크를 과시했다. 이천희는 나진진과 매일 툭탁거리지만 그녀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발 벗고 나서서 도움을 주는 자상한 ‘의리남’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해내 기대감을 높였다. 첫 촬영을 마친 이천희는 “상대역인 배두나와는 극중에서처럼 동갑이라 그런지 호흡도 잘 맞고 현장에서의 분위기도 좋다.”며 “드라마에서 첫 주연을 맡은 만큼 최선을 다해 연기자로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새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글로리아’는 ‘내조의 여왕’,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김민식 감독 작품으로 이천희, 배두나 외에 소이현, 서지석 등이 함께 출연한다.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밝고 경쾌한 시선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사진 = 엔오에이 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홍은희, DJ데뷔에 유준상-권오중 남편들 응원

    홍은희, DJ데뷔에 유준상-권오중 남편들 응원

    데뷔 후 처음으로 라디오 DJ에 도전한 홍은희를 위해 남편들이 응원에 나섰다.홍은희는 지난 5일 MBC 라디오 ‘홍은희의 음악동네’ 방송을 하던 중 반가운 목소리를 들었다. 바로 남편 배우 유준상과 아들의 “여보 힘내요.”, “사랑해요.” 등 다정한 응원 메시지가 나온 것. 이에 홍은희는 “전혀 몰랐다. 감동이다.”고 말하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또 MBC 드라마 ‘살맛납니다’에서 남편으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권오중은 생방송 내내 라디오 게시판에 머물며 여러 차례 메시지를 남기고 청취자와 함께 대화하는 등 홍은희에게 확실히 힘을 불어 넣어줬다. 홍은희는 실제 남편과 극중 남편의 응원을 듣고는 “양쪽 남편이 모두 응원을 해주네요.”라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이외에도 홍은희와 친분이 있는 톱스타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배우 문근영은 “자주 청취하겠다. 내 이름도 자주 불러달라”고 깜찍한 부탁을 했고 배우 김주혁은 “팔방미인 은희 형수가 이제는 라디오 DJ가지 도전하는 것이냐. 음악동네라는 이름처럼 소소하면서도 친근한 방송 이끌어 달라”고 전했다.한편 생애 처음 라디오 DJ가 된 홍은희는 방송초반 “라디오 DJ로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것은 연기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며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자 점점 방송에 적응해가며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해 DJ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첫 DJ 신고식을 치른 홍은희는 “청취자와 함께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것이 참 매력 있다. 라디오에 푹 빠질 것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사진 = MBC서울신문NTN 강서정 인턴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객원칼럼] 누구 맘대로 할 수 있는 나라/김동률 KDI 연구위원

    [객원칼럼] 누구 맘대로 할 수 있는 나라/김동률 KDI 연구위원

    딸아이가 재수생, 아들이 고2까지 큰 지금까지 난 단 한 번도 용돈을 줘 본 적이 없다. 할아버지께 받은 세뱃돈을 어떻게 썼는지 물어 본 적도 물론 없다. 아내가 따로 용돈을 준 것도 아니다. 흔히 크레덴자로 불리는 조그만 탁자가 마루 끝에 있고 그 탁자에 작은 서랍이 있다. 서랍 속에는 늘 만원권 서너 장, 천원권 서너 장, 그리고 동전들이 담겨져 있다. 수시로 확인해 보고 서랍이 비게 되면 채워 넣는 것은 아내의 일이다. 아이들은 돈이 필요하면 꺼내어 쓴다. 물론 사전 허락을 받거나 사후 보고를 할 필요는 없다. 또 아내와 내가 캐묻지도 않는다. 자신들이 알아서 돈을 가져다 쓰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리 집만의 용돈 관리는 그동안 서너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다. 서랍 속의 돈은 아들에게는 제 또래 동네 친구들의 군것질용으로는 충분했다. 아내와 나는 짐짓 모른 체 보고만 있었다. 군것질 돈이라는 게 그래봐야 얼마나 되겠는가. 문제는 딸아이였다. 용돈을 무절제하게 쓰는 두 살 아래 동생을 호되게 나무라는 게 보통이 아니다. 아이들 간의 긴장국면은 열흘간이나 계속됐다가 조용해졌다. 서랍 속의 돈을 맘대로 쓰던 아들이 생각을 바꿨음은 물론이다. 몇 년이 흘렀다. 아내의 생일이 다가오자 아이들이 내게 항의해 왔다. 용돈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다. 용돈을 받고 또 그것을 절약, 선물을 해야 뭔가 의미가 있고 그럴듯해 보이는데 서랍 속의 (부모가 넣어둔) 돈으로 선물사기가 영 맘이 켕긴다는 것이다. 얼핏 그럴듯해 보이기는 하지만 나는 지금의 시스템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커서 결혼해서 그때 네 가족한테는 너희들만의 좋은 방식을 한번 만들어 보라고 당부하면서. 간단한 얘기이지만 이처럼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하는 자유와 자율은 현실에서는 그리 쉽지가 않다. 특히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규제와 감시에 익숙해져 온 우리로서는 자율이 어색할 때가 종종 있다. 교통량이 뜸한 교외 길에도 유턴 허용 표지가 없으면 어디 후미진 곳에 가서 억지로 돌려 오거나 아니면 딱지 뗄 각오를 하고 맘 졸이며 방향을 튼다. 지시나 허용해 주지 않으면 쉽게 뭘 하기가 망설여진다. 군대서 ‘빳따’로 두들겨 맞으며 가장 많이 듣던 말 중의 하나가 바로 “누구 맘대로”가 아니던가. 그러나 “누구 맘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선진국이 된다. 미국의 경우 좌회전, 유턴 등등은 금지 표시가 달리 없으면 맘대로 할 수 있다. 운전뿐만 아니다. 하지 말라는 규정만 없으면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 이른바 네거티브 시스템이다. 원래 무역 용어로 수출입 자율화가 인정된 제도에서 특정 품목에 대해서만 수출입을 제한하는 방식, 지금은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쓰이는 말이다. 특별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은 개인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사회구성원의 양식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전제로 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도 이제 많이 변했다. 좁아지는 도로에서 교차 진입이 정착되고 있으며, 수백만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서도 사고 소식은 없다. 사회가 몰라볼 정도로 성숙했다는 좋은 증거다. 문제는 정부다. 개인과 사회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예전 그대로다. 기름값이 오르니 5부제를 하고, 위반하는 차는 공용주차장에는 얼씬도 말라. 에어컨은 몇 도까지 올라가면 틀어라 등등 기업과 국민들을 유치원생 쯤으로 여기는 강압성 대책들은 여전히 튀어 나온다. 일찍이 일제가 지배전략으로 전파한 ‘조선인은 스스로는 안 된다.’는 비하의식이 이 정부 주변에는 여전히 유효한가 보다. 물론 네거티브 시스템에는 일정부분 부작용이 따른다. 그러나 부작용이 없는 이치란 세상에 없다. 썩은 가지를 일일이 쳐내는 것보다 나무 전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하여 더 좋은 열매(사회)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숙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제발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 가맹점 카드수수료 어떻게 매길까요

    가맹점 카드수수료 어떻게 매길까요

    대형마트에서 신용카드로 10만원어치의 장을 봤다. 같은 카드로 동네 슈퍼마켓에서 쓴다면 카드사에 내야 할 수수료는 얼마일까. 언뜻 생각하면 대기업이 거느리는 대형마트가 더 낼 것 같지만 대형마트는 최저 1600원에서 최대 2700원을, 소규모인 동네 슈퍼는 1850~3300원을 지급해야 한다. 가맹점과 카드사 간의 수수료율 분쟁은 정부가 올초 한 차례 요율 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다. 최저 0%에서 최고 4.5%까지, 여전히 천차만별인 수수료율. 이런 격차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4.5%의 ‘호된’ 수수료율을 무는 곳은 유흥주점, 성인오락실, 무도장 등 유흥·사치업종이다. 반면 수수료율 0%의 수혜를 받는 항목은 아파트관리비와 지방세 등 공공요금. 일부 은행계 카드사들은 대학교등록금에도 0%의 요율을 적용한다. 미래 고객의 확보 차원에서다. 업종별 수수료율은 어떻게 정해질까.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업무 원가에 수익을 얻기 위한 프리미엄을 붙이고, 경쟁사 수준까지 고려해 수수료율을 매긴다. 업무 원가는 카드를 팔고 관리하는 데 드는 총비용으로, 마케팅비 등 간접비와 건물임대료 등 직접비, 대손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산출된 수수료율은 각 가맹점과의 개별 협상으로 결정된다. 협상력도 중요한 요인이다. 최근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에 보험료 결제 계약을 해지한 예에서 보듯 대형사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중소 가맹점들의 힘의 차이는 확연하다. 같은 인하 요구라도 보험사나 외국 자동차회사 등 대형사는 개별사별로, 중소상인들은 단체로 협상을 벌이는 이유다. 김병수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지원실 과장은 “카드사도, 정부도 원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협상력으로 수수료율을 결정하기 때문에 대형사와 중소업체 간 차별이 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수료율을 둘러싼 카드사와 업계 간 공방은 십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음식료, 여행·관광, 보험, 개인택시, 주유소 등 각 업계가 저마다 요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으로 정작 새우등 터지는 쪽은 소비자들이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서로 소비자 이익을 내세우지만 결국 자사 이익이 주목적”이라면서 “업계와 카드사 간 제휴 마케팅에 따른 이면계약도 많고 수수료율 문제는 언제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처럼 가맹점 계약 해지가 어려운 나라에서는 수수료 격차를 완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한다. 육태우 강원대 법대 교수는 “미국, 호주처럼 가맹점 거래은행(매출전표 매입기관)을 도입, 경쟁을 통해 수수료율을 인하하거나 주유소, 놀이공원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가맹점과 상관 없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오후 11시30분) 충남 청양군. 배흥섭씨 가족은 지난해 전기 합선 화재로 집을 잃고 지인의 도움으로 시골의 작은 집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집도 곧 비워 줘야 한다. 저렴한 월세라도 알아봐야 하지만 10여년 전 외환위기 때 진 빚 7000만원의 이자를 갚기도 빠듯한 상황. 설상가상 화재 뒤 흥섭씨는 건강이 점점 나빠져 가고 있다. ●TV 미술관(KBS2 밤 12시35분) 1990년에 개관한 모란미술관이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국내 유일의 조각전문미술관으로 개관 이래 다양한 주제로 기획된 전시를 통해 한국미술계, 특히 한국 현대 조각의 중요한 흐름을 반영함으로써 입지를 굳건히 지켜 왔다. 모란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 ‘사이와 긴장전’을 만나 본다. ●로드 넘버 원(MBC 오후 9시55분) 장우는 수희와 마주치게 되고 수연의 거처를 알게 된다. 장우는 수연과 시내에서 쇼핑도 즐기고 화구도 사며 재회의 기쁨을 누리지만 태호의 추격으로 쫓기다 솜틀집에 몸을 숨긴다. 집합 시간도 잊은 채 수연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장우는 수연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그 사이 수연은 모습을 감추고 마는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0분) 충남 부여에 오로지 사람만 보면 밥그릇을 물어 버리는 별난 개가 있다. 밥그릇을 향한 끊임없는 애정공세에 얽힌 사연을 들어 본다. 온 동네를 휩쓸고 다니는 살아 있는 진공청소기가 있다. 쓰레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출동, 불편한 몸으로 마을 청소를 하는 서동표씨를 소개한다. ●세계의 교육현장(EBS 밤 12시) 맥주로 유명한 독일을 제치고 세계 맥주 소비량 1위를 차지한 체코. 체코 4편에서는 맥주를 사랑하고 즐기는 맥주양조학교를 찾아가 그들의 교육 현장을 살펴본다. 체코 내에만 크고 작은 맥주공장이 120개가 넘지만 체계적으로 맥주 양조에 관해 가르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기 때문에 학교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토크 황금마이크(OBS 오후 11시) ‘봄 여름 가을 겨울’, 데뷔한 지 20년이 넘은 장수밴드로서 오랜 시간을 함께해 왔을 두 사람. 당연히 사이가 각별할 듯한데 실제로 두 사람은 성격이 정반대라고 한다. 김종진, 전태관이 밝히는 폭탄 발언을 들어 본다. 특별무대 코너에서는 ‘미인’, ‘어떤 이의 꿈’ 등 히트곡을 라이브로 공연한다.
  • ‘제빵탁구’ 윤시윤 누드 효과? 시청률 33.6%

    ‘제빵탁구’ 윤시윤 누드 효과? 시청률 33.6%

    KBS ‘제빵왕 김탁구’(극본 강은경 연출 이정섭)가 1위 자리를 지켰다. 30일 방송된 ‘제빵왕 김탁구’ 7회의 시청률(TNmS미디어)은 전국기준 33.4%, 서울수도권 기준 33.6%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선 12년이 흘러 성인이 된 탁구(윤시윤 분)와 마준(주원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탁구는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엄마 김미순(전미선 분)을 찾았다. 엄마를 데려간 사내의 팔목에 바람개비 문신이 있다는 정보만으로 충청북도와 경기도 일대를 이 잡듯 뒤졌다. 우여곡절 끝에 바람개비 문신의 사내가 팔봉제빵점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탁구는 사내를 만나기 위해 인천으로 향했다. 동네 양아치들과 격한 다툼 끝에 피투성이가 된 탁구는 팔봉제빵점 앞에 쓰러졌다. 팔봉선생(장항선 분)의 손녀 양미순(이영아 분)은 쓰러진 탁구를 정성껏 돌봐주었다. 미순의 부드러운 손길에 탁구는 엄마 꿈을 꾸고, 두 사람의 코믹한 첫 만남이 그려졌다. 잠에서 깬 탁구는 “너 누구야? 여기가 어디야!”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순은 “여긴 우리 집이고 저는 이 집 딸인데요”라고 소개를 했다. 이어 미순은 “그냥두면 금방 죽을 것 같아서 데려왔다”고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홀로 12년의 세월을 살아온 탁구는 미순의 따뜻한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지만 톡쏘아댔다. “남이야 괜찮든 말든 죽든 말든 버려지든 말든” 탁구의 나지막한 대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탁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팬티바람으로 미순 앞에 섰다. 미순이 고개를 홱 돌리자 탁구는 그제야 자신이 벗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탁구는 아랫도리를 이불로 두르며 “내가 왜 다 벗고 있어. 나한테 무슨 짓 한 거야?”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미순은 “상상이 과하십니다. 나 그쪽한테 별짓 안했거든요. 그쪽 옷이 하도 드럽길래 빨아주려고”라며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탁구와 미순의 코믹한 첫 만남은 윤시윤의 상반신 노출과 함께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마준은 아버지 일중의 스승 팔봉선생에게 빵을 배우기 위해 ‘서태조’라는 가명으로 팔봉제빵점을 찾았다. 팔봉제빵점에서 12년 만에 다시 만난 탁구와 마준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제빵왕 김탁구’ 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
  • [문화마당] 문자의 죽음/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문자의 죽음/신동호 시인

    결국 담임선생님이 아이를 포기했다. 2학기부터는 특수반에서 문자를 깨우쳐야 한다. 애초부터 글자 배우기에 도통 관심이 없는 초등학교 1학년 막내딸 얘기다. 저학년 평교사로 정년퇴임한 외할머니도 손을 들었으니 주위에서 ‘바보 아니야?’라는 소리를 들을 만도 하다. 누구는 5학년이 되어서야 한글을 읽었더라는 말도 들었다. 속상함을 달래주려는 말이겠지만 의외로 더디게 글과 친해지는 아이들이 적지 않은가 보다. 하기야 인류가 문자를 가지고 산 기간은 그리 오래지 않다. 이야기나 노래가 훨씬 유용한, 사냥하고 채집하던 시절에 남겨진 버릇이 그리 빨리 사라질 리는 없다. 문자야말로 인류 최대의 발명이라 여기던 날이 있었다. 수메르의 쐐기문자로부터 중국의 갑골, 마야의 그림문자까지 호기심을 가지고 순례한 일도 있었다. 지식의 보고이며, 문명의 튼튼한 노둣돌이었다는 걸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문자화되지 못한 모든 이야기와 지식은 하찮은 것이라 여겼다. 가난하던 날들, 동네 뒷골목을 걸으며 두런두런 나누던 이야기는 큰아이에서 막내로 내려오는 동안 그럴싸한 포장의 동화책으로 바뀌었다. 조악했지만 행복했던, 나의 이야기는 사라지고 문자의 권위에 나 또한 굴복해 버렸다.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어머니로부터 듣는 모든 이야기를 언제부턴가 귓전으로 흘리고 교과서에 실린 문자에 안주했다. 지식이 권력이 되면서 문자는 하나의 상징으로 삶을 옥죈다. 죄가 먼저냐 법이 먼저냐 하는 논쟁은, 법조문이 규정해 놓은 기호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재단하는가를 보여준다. 가령 그 어떤 사악한 행위도 법조문에 담겨 있지 않다면 처벌할 수 없다. 문자시대의 한 단면이다. 또, 말 혹은 음성이 문자로 안착하면서 그 미묘한 감성의 표현과 현장성, 생명력이 사라졌다. 문자를 통해 우리는 상대방을 빼도 박도 못하게 단정시켜 버리기도 한다. 평론가 이명원과 강준만 교수의 책에서 마초 시인이라 적힌 나는 마초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그들과 나는 일면식도 없다. 마초가 아니라는 나의 변명은 그들보다 더 권위 있는 문자를 적어낼 때만 통할 게다. 근자에 서울시 교육청과 서울시가 초·중·고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전쟁 시나리오’를 보면서 그런 끔찍한 기분이 다시 들었다. ‘현대전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 시나리오’를 적어내라는 것이다. 전쟁을 상정한 이 공모는 문자를 통한 적대의식의 각인이다. ‘전쟁’을 문자화한 아이와 ‘평화’를 문자화한 아이는 스스로를 다르게 규정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를 나눌 땐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겠지만 ‘전쟁’을 문자로 적는 순간 전쟁은 아이의 삶을 지배한다. 아차! 글을 깨우치지 못한 막내의 더딘 성장은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희망적인 건, 문자의 위대함을 존치시키면서 동시에 되살린 구술시대의 장점들이다. 인터넷과 정보화시대의 기술은 무수한 해석과 참견, 집단적 창작의 문화를 부활시켰다. 트위터는 문자를 이용하지만 구술시대의 회귀 같다. 생각과 생각이 실시간으로 교차되고 검증되며 적당한 것이 확산된다. 권위를 부여하지 않고 폭력적으로 각인하지 않는다. 신재효 이전의 판소리가 그랬다. 마을의 감성과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취급했던 판소리는 마당이 벌어질 때마다 풍부해졌다. 문자로 정리되면서 그 기능을 잃기 전까지 말이다. 얼마 전 곽지균 감독의 죽음에서 문자의 죽음을 보았다. 시대와 교감하던 사랑이야기를 다시 보지 못한다는 안타까움만큼 변화하는 세계를 느꼈다. 그의 방에는 얼마나 많은 소설책과 시집이 뒹굴었을까. 영상세대로 자란 젊은 감독들과 달리 그는 문자세대였다. 최인호 원작의 ‘겨울 나그네’나 이문열 원작의 ‘젊은 날의 초상’을 찍기 위해 그는 또 얼마나 오래 문자 안에서 헤매었을까. 문자시대와 곽 감독에게, 그리고 여전히 시를 쓰는 나에게도 애도를 보낸다. 더불어 글을 깨우치지 못한 모든 초등학생들에게는 용기를!
  • 교원평가·교장공모…교사징계·무상급식 ‘대격돌 예고’

    교원평가·교장공모…교사징계·무상급식 ‘대격돌 예고’

    MB 교육정책 실현에 비상이 걸렸다. 7월1일 민선 교육감들이 일제히 취임하기 때문이다. 16개 시·도 민선 교육감 가운데에는 진보 교육감이 6명이다. 이들은 무상급식, 혁신학교 설립, 학생인권조례 제정, 정당 가입 교사에 대한 경징계 방침 등 공통 의견을 갖고 있다. 보수 교육감 당선자들과는 다른 정책이 예상된다. 교과부는 진보 교육감뿐 아니라 보수 교육감과도 일전을 치러야 할 상황에 처했다. 그동안 반대를 무릅쓰고 드라이브를 걸어 온 교원평가·교장공모제에 대해 보수 측에서도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역 현장의 목소리와 여론을 의식하는 교육감들이 교과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 등에 대해 제3의 방법론을 찾을 수도 있다. 당장 교육청 내 인사배치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교과부로서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7월부터 본격화될 16개 시·도 교육청의 현안을 정리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교과부 vs 교육감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 교육청 직원들의 여름휴가가 늦어질 전망이다. 민선 교육감들이 취임하면서 두 기관이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큰 정책들이 잇따라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인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교과부의 정책수립 기능과 교육청의 정책집행 기능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①교원평가제·교장공모제 실시 현재 교과부와 교육감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견을 드러내는 부분이 교원평가제와 교장공모제 실시 방법에 관한 것이다. 교과부는 올해 두 제도를 모두 현장에 뿌리내리게 한다는 방침이지만, 두 제도 모두 국회 법제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두 제도를 집행하는 교육감들이 재량을 발휘할 여지가 한층 커졌다. 이를 둘러싼 이견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터져 나온다. 교직 사회의 지지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교육감 당선자들이 교육계 내부 반발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교원평가제와 교장공모제 실시 방안과 관련해서는 전국교직원노조뿐 아니라 한국교직원총연합회에서도 반대 입장이 선명하다. 교과부는 28일 “1학기에 전국 학교의 99.5%가 1학기 말까지 학생 및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라면서 “일부 지역 교육감이 제기하고 있는 모형 개선 논의는 현 시점에서 오히려 학교 현장의 혼란만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의 곽노현 당선자를 비롯해 새 교육감 당선자들은 이번 평가 결과를 심사한 뒤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②학력격차 해소방안 교과부와 교육청이 ‘동상이몽’일 때 가장 큰 혼란을 겪게 될 곳은 학교 현장이다. 이런 가운데 한정된 예산을 어떤 학교에 지원할지를 놓고 교과부와 교육감의 시각차가 벌써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교과부가 이명박 정권 전반기에 입안한 자율형사립고·마이스터고 설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고교 다양화 300 정책 완성, 일반고 수월성 교육 강화 등의 정착에 주력하려는 반면 교육감들은 지역 내 학력격차를 줄여 다음 선거에서 재당선되는 쪽에 관심을 보이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 서울만 해도 교과부가 가장 최근에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고교 교육력 제고 시범학교들과 곽 교육감 당선자가 서울형 혁신학교로 변모시키겠다고 한 학교들 사이에는 격차가 존재한다.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기초·심화 과정을 가르치는 고교 교육력 제고 시범학교에는 학교당 평균 1억여원이 지원된다. 명단을 보면 경기고·경복고·대진고·서초고·여의도고·한가람고 등과 같이 기존 명문고나 강남·목동에 위치한 학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반면 곽 당선자는 “낙후된 지역 학교에 창의력·인성·적성·진로 요소를 구현해 최고 학교를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 동네 학교가 최고 수준이 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구 우동기 당선자, 인천 나근형 당선자, 부산 임혜경 당선자 등 보수 성향의 교육감 당선자들도 주요 공약에 지역별 학력격차 해소를 모두 포함시켰다. MB 정권 후반기 동안 고교 다양화 정책 등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교과부로서는 교육감들의 공약 실천에 따라 지역 수준에서 예산과 관심이 분산되는 상황을 맞게 된 셈이다. ③교육청 인사 개혁 예산 운영폭이 제한돼 있는 상태에서 시·도 교육감들이 가장 먼저 전권을 행사할 부분은 교육청 내부 인사와 조직개편이 될 전망이다. 특히 6·2지방선거 직전 서울시교육청의 공정택 전 교육감 비리가 터지면서 교육청 개혁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 측이 모두 공감하고 있어 인사 및 조직개편은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다. 첫 신호탄은 경기도교육청에서 나왔다. 이 교육청은 오는 9월부터 지역교육청을 학생·학부모·학교를 지원하는 교육 수요자 지원체제로 개편한다면서 동시에 ‘학교혁신과’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교육청을 수요자 지원체제로 개편하겠다는 교과부 방침에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지만 동시에 김상곤 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혁신학교 확산을 위한 장치로도 해석된다. 진보 교육감 대부분이 민주진영 단일화 후보였기 때문에 후보 시절 캠프 소속 인사나 인수위 관계자들이 얼마나 해당 교육청에 자리를 잡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보수 교육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공약을 정책으로 일관되게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선거 캠프에 있던 인사들을 교육청에 끌어들여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역으로 그동안 부교육감 등을 교육청에 파견하던 교과부로서는 교육청 내 ‘자리’와 ‘소통 창구’를 찾는 데 애를 먹게 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과부와 교육청이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면 두 조직 간 소통이 줄어 결국 피해자는 학생과 학부모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감 vs 교육감 민선 교육감 16명 가운데 진보 성향 인사는 6명. 절대 과반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장악하면서 진보 교육감의 영향력이 어떻게 발휘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진보 교육감과 교육과학기술부의 행보에 공감하는 보수 교육감들이 서로 다른 정책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도별 교육감이 어느 정도로 정책 드라이브를 거느냐에 따라 학교 풍경과 학생 생활상에서 ‘지역색’이 두드러지게 대비될 수도 있다. ①당비 납부 교사 징계 교육감의 성향은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를 받는 교사들에 대한 징계수위에서 가장 먼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이 교과부의 중징계 권고를 받고 징계 절차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로 당선된 교육감이 가장 먼저 처리할 업무 가운데 하나가 정당 가입 혐의를 받는 전국교직원노조 교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일이다. 현재 유일한 진보 교육감인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징계위에 회부된 전교조 교사 18명에 대해 경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서울의 곽노현 교육감 당선자는 징계위원 9명 가운데 과반이 넘는 인원을 교육청 관계자가 차지한 현재의 구조를 바꾸겠다고 천명했다. 이들 진보 교육감은 사법부의 판결이 나온 뒤 징계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결정 자체가 검찰이 혐의를 물어 기소한 사실 자체를 중징계 사유로 제시한 교과부 방침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여기에 징계시효 2년이 지났다는 전교조 주장에 따라 광주교육청은 민노당에 내용증명을 발송, 확인 절차를 밟고 있기도 하다.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교과부 권고대로 업무를 처리하던 ‘관습’까지 감안한다면 이들 지역에서는 전교조 교사들에게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별로 서로 다른 징계수위가 결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②무상급식 실현 여부 전국의 시·도 교육감 당선자 가운데 선거운동 기간 중 무상급식 자체를 전면 부정한 사람은 없었다. 당선 직후 실시를 외친 당선자도 없었다. 무상급식 이슈가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표심을 자극한 소재였지만, 실제로 실시하기에는 예산 등 현실적인 고려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시·도별 무상급식 전면실시 여부는 교육감의 성향보다 시·도 교육청과 지방정부의 재정 상태에 영향받는 측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어느 때보다 교육감 당선자의 정책 조율능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국·과장들은 지난주 곽 당선자 측에 무상급식 도입과 장애인 예산 확충 등의 공약을 이행하면 다른 사업의 예산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건의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곽 당선자의 공약대로 2011년부터 전체 초등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려면 30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확보해야 해 현재보다 1300억~1400억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시교육청 예산 6조 3158억원 가운데 인건비 등을 제외한 예산이 1조 3500억원인데, 이 가운데에서도 곽 당선자가 재량을 발휘해 쓸 수 있는 예산은 6500억원에 불과하다. 무상급식 전면 실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진보 교육감들은 시·도 교육감 협의회를 통해 지자체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새롭게 확보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결국 무상급식 실시에 필요한 공은 교육청을 떠나 지자체와 시·도의회의 몫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③학생인권조례 경기도의 김 교육감과 서울의 곽 당선자가 가장 처음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이다. 전북 김승환 교육감 당선자도 이 정책에 공감을 표시하는 등 진보 교육감 측에서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앞서 추진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에서는 교육활동 선택권, 두발자유화, 사생활 보호권 등이 포함됐다. 특히 곽 당선자는 강제적인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 폐지, 0교시 수업 자율적 운영, 학내외 행사 참석 강요 금지, 장애학생·다문화 가정 학생·미혼모 등에 대한 학습권 보장 등을 주장했다. 이런 다소 선언적인 내용보다 학생들에게 더 확실하게 각인된 정책이 바로 복장 및 두발 자유화 조치다. 지금까지 교과부와 보수 교육감들은 학생보다 학부모의 요구에 맞춰 정책을 수립해 왔다. 교육을 ‘교사가 훌륭한 시민으로 학생을 키워 내는 일’로 보는 진보 측과 ‘학부모의 수요에 맞춰 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보는 보수 측의 인식 차이가 시·도별 학생들의 복장과 생활방식 등에서 어떤 차이를 보일지 주목된다.
  • 위험할땐 CCTV 비상벨 누르세요

    위험할땐 CCTV 비상벨 누르세요

    서울 성동구의 방범 폐쇄회로(CC)TV 안전체험학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조두순, 김길태 사건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어린이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8일 성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구청 5층 통합관제센터에 문을 연 방범 안전체험장에 5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찾아 교육을 받았다. 이상국 기획예산과장은 “최근 잇단 아동범죄로 인해 교육장을 찾는 어린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구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분이 길을 가다가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 근처 방범용 CCTV 밑에 달려있는 비상벨을 누르면 여기 통합관제센터 경찰관 아저씨하고 얘기를 할 수 있어요. 차례대로 눌러 보세요.” 28일 성동통합관제센터내 학습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모형 벨을 눌러보며 경찰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또 우리 동네에 CCTV는 어디에 있나 살펴보기도 했다. 성동구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지난해 1월부터 방범기능의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관제센터 내에 방범체험을 할 수 있는 학습장을 만들었다. 이 학습장에서는 꼬마 방범용 CCTV비상벨을 직접 누르고 관제실 요원과 통화 연습을 할 수 있고 상황실 CCTV 조작체험을 한다. 또 위급상황 시 어른들에게 알리는 방법, 비상용 호각 부는 요령 등 어린이들이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구 청사 5층 205㎡ 규모의 통합관제센터는 18개의 50인치 멀티큐브 대형화면을 갖춘 통합관제실, 대책회의실, 조정실, 장비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센터는 CCTV 351대를 경찰과 공무원 등 모두 17명이 24시간 합동 근무하며 치안예방 연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따라서 범죄예방, 불법주정차 단속, 하천수위감지, 재난대책, 청사관리, 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단속, 예방하고 있다. 구는 CCTV와 보안등을 한적한 골목길과 학교주변 등 어린이와 여성들의 통행이 많은 지역에 중점 설치하고 통합 관제센터에서 24시간 감시체제로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또 올해 뉴타운 철거지역 등 우범지역의 범죄예방을 위해 CCTV 20대를 추가설치하기로 했다. 박희준 자치행정과장은 “성동 통합관제센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범죄 대처 요령뿐 아니라 24시간 감시체제를 구축, 주민들을 만일의 사고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CCTV 확대와 관련 기관 통합 운영 등을 통해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CEO 칼럼]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CEO 칼럼]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드디어 기다리던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전 세계인이 440g의 축구공이 펼치는 마법의 향연에 빠져들고, 우리도 태극전사들의 플레이에 열광하고 한마음이 되어 폭발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자랑스러운 우리 대표팀. 유럽 챔피언까지 올랐던 거구의 그리스 선수들을 때로는 요령있게, 때로는 강하게 몰아붙이며 제압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우리 팀도 세계 무대에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실력자로 성장했음을 느꼈다. 비록 세계 최강인 아르헨티나에 패했지만 예전처럼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한국 축구의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그 가운데 박지성 선수를 비롯해 해외에서 선진기술을 익혀온 해외파 선수들을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스무살 남짓의 어린 선수들이 오직 ‘성공’이라는 목표를 찾아 낯선 땅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새로운 환경에서 느낀 두려움은 대단했을 것이다. 주변에서는 그 누구도 성공을 쉽사리 예견하지 않았다. 현지의 텃세와 냉대, 축구 후진국에서 온 동양인에 대한 편견, 향수병, 불편한 언어소통 등 매 순간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늘 혼자였다. 외로움 속에서 자기 한계에 직면할 때마다 도전을 계속할 것인지, 이 정도의 실력이면 이쯤에서 그만두고 고국에 돌아가서 좋은 대접받으며 편하게 지낼 것인지 수없이 갈등했겠지만 그때마다 그들은 계속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인내심을 불태우며 정진했다. 그랬기에 최고의 선수가 되어 나라를 빛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계’란 부정적인 마음이 만들어내는 ‘금지선(線)’이다. 패배자들은 미리부터 실패를 기다리며 자기 한계를 설정한다. “할 수 없다.”는 부정적 마음에서 출발해서 결국 자기 합리화로 그 한계를 인정하고, 다시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마음을 닫고 있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반대로 한계를 극복하는 사람들은 높은 벽을 만났을 때 오히려 용기를 갖고 도전한다. 1970년대에 세계 최고의 무대인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던 차범근 선수는 거구의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식사 때마다 입에 맞지도 않은 스테이크를 억지로 두 장씩 먹으며 몸을 키웠다고 한다. 이 일화는 꿈이 있기에 현실의 고통을 묵묵히 이겨내며 한계에 도전하는 선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회사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04년 백두대간을 종주하기로 결심했을 때 ‘과연 전 직원이 전 구간을 종주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회의적인 반응도 많았지만 일단 지리산 종주부터 시작했다. 2박3일간 직접 밥을 해 먹고 텐트나 대피소에서 비좁은 잠을 자면서 자신과의 싸움 속에 100리 길을 완주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부정적인 고정관념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 이렇게 6년에 걸쳐 백두대간 전 구간 종주를 성공한 후 우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지레 겁먹고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다. 지난해 설악산에서는 안경이 날아갈 정도인 초속 30m의 강풍 속에 대피소 직원들의 우려를 뒤로한 채 바위를 붙잡고 기다시피 하여 대청봉 정상에 올랐고, 그 길로 백두대간에서 가장 험하다는, 산악인들조차 컨디션이 좋을 때만 오른다는 공룡능선을 넘었다. 비바람 속에 늠름하게 줄지어 능선을 넘는 대열을 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이처럼 우리 앞을 가로막는 것은 높은 산이 아니라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이다. 이를 떨쳐내고 모험과 도전, 승부근성 같은 야성을 통해 외부환경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만이 무한경쟁 시대에 앞서나갈 수 있는 경쟁력인 것이다. 모든 해답은 외부가 아니라 자기 내부에 있다. 힘든 산길에서건, 치열한 경쟁에서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자신의 한계에 끝없이 도전하자. 정상은 반드시 나온다.
  • 英 소형서점 성장 이유 있었네!

    “계관시인 캐롤 앤 더피는 웨스트서섹스의 작은 서점 ‘스티어닝’에 오늘 등장한다. 로맨스 소설의 여왕 케이티 포르데는 타운톤의 ‘브랜던’을 내일 방문하고, 마이클 몰푸고는 에든버러의 서점가에서 이번 주말 만날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소형서점으로 살아남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영국의 작은 서점들이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하는 ‘소형서점축제’를 소개했다. 가디언은 “영국에는 현재 1200여개의 소형서점만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희망적인 통계도 있다. 소형서점 연합회의 메릴 홀스는 “지난해 전체 도서시장은 1%가량 줄어들었지만 소형서점의 매출은 오히려 1%가 늘어났다.”면서 “이는 소형서점들이 프로의식을 갖고 그들만의 영역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이들의 성공비결로 ‘빠른 의사결정’을 들었다. 대형서점에 비해 고객들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마다 열리는 ‘독립서점축제’는 이들의 유연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250여곳의 소형서점들이 연합해 진행하는 축제에는 유명작가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고객들의 투표를 통해 ‘소형서점 도서상’도 뽑는다. 올해 후보에 오른 작가 애니타 브루크너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동네의 서점을 일주일에 한번씩 찾는 것은 삶의 즐거움”이라며 “소형서점에 대한 내 선호는 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도봉구, 건물·간판 동시 심의

    서울 도봉구가 서울시 처음으로 건축물과 간판을 함께 심의하는 시스템을 갖춰 눈길을 끌고 있다. 도봉구는 새동네·안골 지구단위계획 내 간판이 설치되는 건축물에 대해 건축물과 광고물을 함께 심의해 ‘웰빙 마을’로 가꾸는 ‘건축·광고물 통합심의’를 시행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통합심의는 도시경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건축물의 간판이 사용승인 이후 설치됨으로써 오는 미관상 폐해 등을 사전에 막기위한 것이다. 또 친환경적이고 멋진 간판 유형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디자인 전문가의 자문과 타구 우수사례 조사, 서울시 가이드라인 등을 참고한 ‘도봉구 간판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간판의 기능과 건축물 개성이 최대한 표현될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이번 정책을 통해 새동네·안골지역을 도봉산의 자연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마을로 가꿀 예정이다. 새동네·안골 지역은 2006년 3월 개발제한구역 해제 이후 고품격 전원형 주거단지와 등산객들이 머물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제1종지구단위계획 지역으로 지난해 12월31일 고시됐다. 올해 1월부터는 새동네·안골의 무분별한 건축행위를 방지하고 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3층 이하 건축물 허가건에 대해서도 사전 건축위원회 자문을 받도록 심의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서울의 지역별 정보보도 강화를/박동숙 이화여대 언론영상홍보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서울의 지역별 정보보도 강화를/박동숙 이화여대 언론영상홍보학 교수

    대학에 다닐 때 친한 친구가 압구정동이란 곳의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고 하여 그 허허벌판에 어떻게 살겠냐며 불쌍해했었으니 그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서울’에 대한 심리적 경계가 어떠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그 시절에는 서울은 그저 ‘서울’ 하나의 지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 서울은 너무 넓다. 그래서 이제는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읽어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소식은 통 얻을 수가 없다. 물론 서울신문에는 ‘서울in’, ‘서울in 메트로’, ‘자치뉴스’ 등의 면들이 특히 잘 다루어진다. 그러나 이 넓은 서울에 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지역 정보를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서울 근교의 신도시에서 지금 살고 있는 서울의 강북지역으로 이사를 온 지가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그래서 모처럼 서울시에서 지방선거를 하게 되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참으로 복잡했다. 한 번에 여덟 표를 행사해야 했던 만큼 유권자로서의 힘도 느껴졌지만 그 권리와 의무를 어찌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도 비례하여 컸다. 교육의원, 지역구 광역의원, 기초의원, 비례대표 등 용어조차도 익숙하지 않은 우리의 대표를 뽑는 일이었으니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당연하다. 선거기간 동안 서울신문도 많이 애써 주었다. 지방선거까지의 D데이를 카운트해 가며 매일 주요한 선거 관련 분석과 정보를 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4회에 걸친 ‘지방선거 요점정리’는 피부에 와 닿는 선거 관련 정보였다. 특히 3회 기사였던 ‘투표장에 서울신문 들고 가세요’는 8개 기표란 별로 시각적인 이해와 함께 각 투표가 어떠한 일꾼을 선출하는 것인지에 대해 상세히 안내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각 기표란 별로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있었으나 내 지역의 후보자들에 대해서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얻을 길이 막막했다.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후보자들의 명함이나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집으로 배달되는 선거 공보물로는 충분한 정보가 되지 못했음을 아마도 모두 느꼈을 것이다. 시끄럽게 소음만 내고 다니는 선거유세차량 역시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래서 서울에도 매일매일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지역뉴스를 얻을 수 있는 신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절실하게 떠올랐다. 내가 하루하루의 구체적 삶을 살고 있는 지역의 구청장과 구의원들을 선출하여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내 이웃을 위해 무슨 일을, 어떠한 소신을 가지고 해줄 사람인지에 대해 잘 알고 내 투표권을 행사하고 싶었다. 홍보물이 아니라, 언론처럼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평가해주는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향후 각 지역의 일꾼을 뽑는 일에 진정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선거가 되게 하려면,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와 평가·분석 등을 언론에서 상세히 해주는 작업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서울신문 국제 면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뉴욕 지역판을 새롭게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의 대표적인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와 전면 도전을 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본지와 함께 뉴욕 지역에는 별지 ‘뉴욕메트로섹션’을 구성하여 발간하는 방식을 택하였고 향후 미국 내 4개 지역에서도 이러한 별지 발간의 방식을 통해 지역판 발행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우리도 서울에서 지역판 신문을 본격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일부 언론에서 지역판을 시도하고 있으나 좀더 본격적으로 되어야 한다. 지역의 뉴스를 통해 평상시에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으며 향후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선거철이 되어서 누가 우리를 위해 일해 줄 진정한 일꾼일지를 고민하는 일이 이번처럼 당황스럽지는 않을 것이 아닌가?
  • 장동민, 서울역 광장서 “영림아 사랑해” 벌칙수행

    장동민, 서울역 광장서 “영림아 사랑해” 벌칙수행

    개그맨 장동민이 서울역 광장에서 빨간 내복을 입고 “영림아 사랑해”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장동민은 최근 케이블채널 온게임넷 ‘유상무 장동민의 양민이 뿔났다’ 녹화에서 시청자와의 내기 대결 벌칙을 수행하기 위해 빨간 내복을 입고 길거리로 나섰다. 이번 벌칙은 장동민이 시청자 이영림 씨와 내기 게임에 패하며 성사됐다. 장동민은 게임 실패에 따른 벌칙으로 서울역 광장 한복판에서 빨간 내복을 입은 채 “영림아 사랑해”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 서 있는 벌칙과 시청자의 동네로 찾아가 저녁식사 데이트를 즐기는 벌칙을 진행했다. ‘유상무 장동민의 양민이 뿔났다’의 연출을 맡고 있는 박용진 PD는 “시청자와 실력이 비슷한 출연진이 공감대를 형성해 시청자들의 대결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는 것에 대해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유상무 장동민의 양민이 뿔났다’는 장동민 유상무가 인터넷 방송 BJ 인트마스터와 함께 배틀넷에서 유저들과 함께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장동민의 벌칙 장면은 오는 15일 오후 4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ongamenet 서울신문NTN 서은혜 기자 eu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권 뒤집기… 소수자를 환대하라

    우리 동네 골목길에서 내 친구가 옆 동네 아이에게 맞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우선은 친구 편부터 들 것이고, 나아가 힘을 합쳐 이 ‘이방인’을 ‘우리 골목’에서 쫓아내려 할 것이다. 이 골목길을 국가로 확대해 보면, 이런 반응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다. 주권은 한 국가가 의사를 결정 할 때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을 자주성을 뜻한다. 특히 근대 국민국가가 형성된 20세기에서 주권은 반드시 보호해야 할 절대 가치로 여겨졌다. 그런데 반대로 불문곡직하고 쫓겨난 옆 동네 아이 입장은 어떨까. ‘우리 골목’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앞뒤 사정도 모르는 녀석들에게 몰매를 맞은 아이는 말할 수 없는 억울함을 느낄 것이다. 이런 예는 국가가 주권을 행사할 때도 종종 일어난다. 국가는 주권을 수호해 국민의 행복을 보장하려 하지만, 반대로 그 범주에 들지 않는 ‘손님’에게는 예와 같은 심각한 폭력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손님’은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우카이 사토시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원 교수는 신간 ‘주권의 너머에서’(신지영 옮김, 그린비 펴냄)에서 이런 주권의 폐해를 지적하며 새로운 공동체 논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는 주권 폐해의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점점 국민의 범주 바깥으로 내몰리고 있는 노숙자들이 그렇고, 국적을 박탈 당한 팔레스타인 난민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지만 늘 외인(外人)으로 분류되는 이주노동자가 그런 예다. 주권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결국 국가의 우경화나 패권주의를 낳으며, 비참한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우카이 교수가 내놓은 공동체 논리는 소수자에 대한 ‘환대(歡待)의 사유’다. 환대는 단순히 보면 “손님을 반갑게 맞으라.”는 의미다. 하지만 누구든 고국이 아닌 곳에서 ‘손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인간 존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안이다. 환대의 사유가 퍼질 때, 소수자는 ‘이질성’이 아닌 ‘다양성’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우카이 교수는 말한다. 또 폭력적인 방법으로 다수가 제거하고 흡수해버린 다양한 역사가 복원되는 길도 열릴 것이라고 한다. 2만 2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 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전북 완주군 안덕영농조합법인

    [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 지역경제 활로 찾는다] 전북 완주군 안덕영농조합법인

    처음엔 모두 반신반의했다. “괜히 돈만 버리지.”하고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다. 시골에서 1억원이 넘는 돈을 모으기는 더욱 쉽지 않았다. 모악산 자락 4개 마을이 뜻을 모아 만든 ‘안덕영농조합법인’은 그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 이 영농법인은 매월 7000만원의 순익을 내는 알짜기업이 됐다. 주변 주민들도 이젠 못 들어와서 안달이다. 지역의 고유 자산을 특화시킨 마을 공동체 사업이 인기다. 전북 완주군(군수 임정엽)은 전국 최초로 지역 공동체 단위의 커뮤니티 비즈니스(지역공동체 사업) 일자리 창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관내 13개 읍·면의 자연생태를 비롯해 역사문화, 경제공동체, 인적자원을 고려한 66개 사업을 선정, 주민 위주의 자립마을 모델을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이 가운데 20개 마을은 자립 마을로 위치를 잡아가고 있다. 일부 성공적인 마을 공동체 사업은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의 방문도 줄을 잇는다. ●1억 3000만원 투자… 참여 문의 잇따라 4개 마을 53명이 의기투합해 지난해 10월 출자금 1억 3000만원으로 시작한 안덕영농조합법인은 관내에서 가장 탄탄한 경제적 자립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안덕리는 4개 마을로 총 278명의 주민이 산다. 계곡을 따라 길쭉하게 형성된 마을은 논은 찾아보기 어렵고 산기슭을 일궈 만든 밭들만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단순한 농촌 체험마을에서 민속한의원과 연계한 ‘건강힐링 체험마을’로 탈바꿈했다. 민속한의원 원장인 박천수(52)·자연요법연구가 이상호(52)씨는 이 마을 출신으로 요양시설을 갖추고 암환자를 비롯, 각종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건강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주민들과 함께 열고 있는 ‘건강체험 교실’은 인기 만점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건강웰빙 식당과 토속 한증막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은 자연요법연구가인 이씨가 세운 것으로 마을사람들이 임대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촌장 유영배(43)씨는 먼저 토속 건강 음식점으로 안내했다. 식단은 지역에서 나오는 푸성귀와 나물을 비롯, 옻닭 등 건강식 위주로 짜여졌다. 음식 마련과 손님맞이는 주민들이 번갈아가며 한다. 유씨는 “처음 마을 공동체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시큰둥해했던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은 누구랄 것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게 됐다.”면서 “오히려 타지인들까지 사업에 동참할 수 없겠느냐고 문의해온다.”고 자랑했다. 식당 옆에는 황토만으로 지어진 한증막이 자리 잡고 있다. 한증막 뒤편으로는 일제 강점기에 금광을 채굴하던 동굴을 냉탕 겸 휴식터로 만들었다. 동굴에 들어서면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만큼 차가운데다 깊은 곳에서 흐르는 물은 피부질환 치료에 그만이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 주민은 물론 타지역 사람들도 몰린다. 주말에는 외지인들로 마을입구까지 차량이 빼곡하다. 자연히 마을 사람들에게 고정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마을 노인들이 모여 담근 간장·된장 등은 마을의 특산물이 됐다. 직판장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손을 끌고 가더니 장독을 열어 보이며 굳이 간장맛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노인들이 할 일이 있다는 게 고맙고 용돈도 생겨 좋다.”면서 “한 번 먹어 본 사람은 꼭 다시 와서 사간다.”고 귀띔했다. 한증막에서 일하는 박옥희(42 ·여)씨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마을 공동사업을 돕고 월급도 받을 수 있게 돼 도시에 사는 사람들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안덕마을이 공동체 자립마을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주민들의 철저한 업무분담과 희생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마을 휴경지를 무상으로 임대해 유기농 텃밭으로 활용하고, 4개 마을에서 생산하는 죽염김치·간장·된장과 감효소 등 농·특산물을 통합 판매하고 있다. 마을의 고택을 개조해 마을도서관과 세미나실, 전통문화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민박시설도 운영 중이다. 운영위원장인 조성진(43)씨는 “현재는 월 7000만원 정도 순이익이 발생한다.”면서 “앞으로 회원을 100명 가까이 늘리고 주변 산책로 복원사업이 끝나면 마을 소득이 더욱 높아질 것 같다.”고 밝혔다. ●죽염김치·간장·된장 등 마을 특산물로 완주군은 안덕마을처럼 2014년까지 35억원을 들여 50곳의 자립형 마을을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는 20개 테마를 선정해 공동체 마을을 조성 중이다. 이서면 대문안 마을은 방치된 마을저수지를 공동양어장으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화산 하고성 마을도 부녀회원 20명이 주축이 돼 공동체 로컬푸드 사업단을 만들어 지역 특산물을 직거래 판매하고, 계약재배를 통해 연 7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완주군청 기획관리실 박병윤(42) 계장은 “자립형 마을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동네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아이템과 리더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주민들의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완주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남편도 못 알아봐” 24시간 기억력 가진 불운한 여인

    매일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전날의 기억이 몽땅 사라진다면 세상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영국인 미셸 필포츠(47)는 20년 째 이런 증상을 겪고 있다. 매일 남편과 나란히 잠자리에 들지만 눈을 뜨면 전날의 기억을 모두 잃어 남편은커녕 결혼을 했다는 사실 조차 잊어버린다. 그녀의 남편 이안은 당황하는 부인에게 13년 전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그래도 믿지 않는 날에는 결혼식 사진이나 반지를 보여준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소개된 미셸은 전향성 기억상실(anterograde amnesia)을 앓는다. 1990년 교통사고를 당한 뒤 뇌를 크게 다쳐 기억력이 24시간이 채 되지 않는 것. 미셸의 안타까운 사연은 2004년 개봉한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와 거의 같다. 교통사고 이전의 기억은 하지만 이후의 기억은 24시간을 패턴으로 계속 지워진다. 미셸은 작은 메모지 수백 장에 그날 겪은 일들에 대해 빠짐없이 써놓는다. 집을 잘 잃어버리기 때문에 동네를 산책할 때에도 내비게이션을 손에 든 채 집을 나선다. 미셸은 “매일 눈을 뜨면 새로 태어나는 느낌이다. 친구나 이웃들도 다 처음 만난 사람들처럼 생소하다. 기억을 잃고 싶지 않아서 매일 일기를 쓴다.”고 말했다. 남편 이안 필포츠(46)는 “우리의 결혼생활 비결은 인내심이다. 어느 날은 그녀가 결혼한 사실을 믿지 않아 굉장히 좌절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난 계속 이해하고 인내한다.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가 기억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안은 부인이 사고로 기억을 잃기 전에 만나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 부부는 25년 전 만나 사랑을 키웠는데, 미셸이 결혼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긴 하지만 사랑했던 사이라는 기억을 잊지 않아줘서 고맙다는 것. 그는 “미셸이 가끔 기억하지 못해 섭섭할 때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장점도 있다.”면서 “내가 같은 농담을 하는데도 할 때마다 웃어주고 드라마 재방송을 볼 때도 늘 새롭다고 좋아한다. 또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매일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며 사랑에 빠지는 것도 즐겁다.”고 부인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리뷰] ‘베스트 키드’

    [영화리뷰] ‘베스트 키드’

    1980년대 인기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가 또 개봉한다. 10일 스크린에 걸리는 ‘베스트 키드’다. 원작은 1984년 첫선을 보였다. 주변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약골 고등학생 다니엘이 우연한 기회에 일본 무술인 가라테를 배워 역경을 이겨내고, 무술 대회에서도 우승한다는 이야기다. 23세 나이에 주인공 캐릭터를 맡아 최강 동안을 뽐낸 랠프 마치오는 이 영화로 스타덤에 올랐다. 가라테 스승 역을 맡은 팻 모리타는 미국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원래 제목은 ‘가라테 키드’였는데, 국내 개봉 당시 왜색을 의식해서인지 ‘베스트 키드’로 바꿨다. 폭발적인 인기 덕택에 1986년과 1989년 2편, 3편이 각각 만들어졌다. 팝 밴드 시카고 출신 피터 세트라가 부른 2편 주제가 ‘글로리 오브 러브’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1994년에는 마치오 대신 힐러리 스웽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자매 영화 ‘넥스트 가라테 키드’가 나왔다. 2010년판 ‘베스트 키드’는 원작의 골격만 유지한 채 모두 달라졌다. 주인공이 백인에서 레게 머리를 한 흑인 꼬마로 바뀌고, 무대도 미국 소도시에서 광활한 중국으로 변했다. 원작의 다니엘처럼 드레(제이든 스미스)도 어머니가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이사하게 되는데, 가는 곳이 중국 베이징이다. 드레는 쿵푸를 전문적으로 연마하는 동네 아이들의 텃세에 시달린다. 혼자 저항하는 용기도 발휘하지만 역부족. 마침 아파트 관리인 미스터 한(청룽)과 인연을 맺고 쿵후를 배우게 된다. 청룽이 슬픈 가족사를 지닌 은둔형 무술 고수로 나오는 점이 가장 흥미롭다. 이제 그도 자신의 젊은 시절 영화 속 스승인 소화자(원소전) 역할을 해야 할 나이에 접어든 것이다. 원작에서 모리타가 다니엘에게 허드렛일을 시키며 간접적으로 가라테를 가르쳤던 것처럼, 청룽도 드레에게 옷걸이에 옷을 걸어놓는 동작을 반복하게 하며 쿵후를 습득하게 만든다. 원작에서 동양 무술의 신비로움을 부각시키려고 했는지 모리타가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는 장면이 있다. 2010년판에서는 이를 코믹하게 패러디한다. 청룽이 젓가락으로 파리를 잡을 것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파리채로 때려잡는 것. 원작을 모르더라도 영화를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전형적인 스토리를 매끄럽게 다듬어 놨기 때문에 딱 그만큼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할리우드 화질에 담긴 현대화된 중국의 모습도 볼 만하다. 제이든 스미스는 할리우드 톱스타이자 이 영화의 제작자 윌 스미스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후광을 입었다고 하지만, 이미 아버지와 함께 ‘행복을 찾아서’(2006), 키아누 리브스와 함께 ‘지구가 멈추는 날’(2008)에 출연한 경력이 있는 터라 연기력이 제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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