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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작 “육아 정보 나누고 이웃 정 느껴요”

    동작 “육아 정보 나누고 이웃 정 느껴요”

    도시에서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적이 많다. 예전처럼 이웃 간 정이 끈끈하지 않다 보니 힘을 합쳐 아이를 돌보거나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품앗이 육아’가 어렵기 때문이다. 동작구가 지역 부모들의 이런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해 동네별로 ‘보육 사랑방’을 만들기로 했다.31일 동작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2일 흑석동 주민센터 2층에 맘스하트카페 1호점을 개점해 운영하고 있다. 36㎡(약 11평) 규모의 이 공간에서는 부모들이 모여 육아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가가 진행하는 보육 프로그램도 들을 수 있다. 주민센터 건물 내 북카페와도 연결된다. 구 관계자는 “엄마들이 아기를 데리고 모일 수 있는 공간은 민간 키즈카페 정도뿐이었다”면서 “자조 모임 등을 할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많아 맘스하트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맘스하트카페 특히 가정양육(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대신 집에서 돌보는 방식)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이다. 집에서 아기를 돌보다 보면 ‘아이를 데리고 나가봐야 고생’이라는 생각에 집에만 있으려고 하는데 육아친화적인 공간이 생기면 부모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동작구의 가정양육 아동은 모두 약 1만명 있다. 구는 흑석동의 1호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상도·노량진, 대방·신대방, 사당 등 권역별 1개씩 총 4곳에 맘스하트카페를 만들 계획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권역별로 조성할 맘스하트카페를 지역 공보육 강화의 거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 디벨로퍼가 이끈다] 다닥다닥 붙은 낡은 주택, 10개씩 묶어 ‘10분 동네’ 만든다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 디벨로퍼가 이끈다] 다닥다닥 붙은 낡은 주택, 10개씩 묶어 ‘10분 동네’ 만든다

    # 서울의 대표적인 단독주택 밀집 지역인 A동. A동에는 108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지은 지 30~40년이 넘어 낡고 색이 바랬다. 벽체 곳곳에 금이 갔고 지붕이 내려앉은 집도 있었다. 골목길 폭도 2m가 안 될 정도로 비좁고,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맹지(盲地)라 재건축을 하겠다고 뛰어드는 사업자가 없었다.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빈집도 늘었다. 도심 속 슬럼가로 전락한 A동 개발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나섰다. 18가구씩 6개 구역으로 나눠 기존 건물들을 모두 허물고 4층 49가구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세웠다. 양방향으로 차가 다닐 수 있도록 6m 도로도 냈다. 구역마다 주차장, 도서관, 어린이집, 빨래방, 경로당, 마트 등 생활편의시설도 갖췄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각 구역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가 형성됐다. SH공사가 2년여의 연구 끝에 내놓은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의 청사진이다. 서울의 저층 주거지 주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전대미문의 실험으로, 소규모 저층주택 정비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은 4층 이하 저층 주거지인 단독·다세대주택을 소규모로 묶어 아파트 수준의 생활편의시설을 갖춘 주택단지로 개발하는 도시재생 사업이다. 소규모 저층주택 정비 사업은 2012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이 도입되면서 추진됐다. ‘전면철거,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이 어려워지면서 뉴타운 대안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법 시행 5년이 됐지만 개선 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 도정법상 소규모 정비 사업은 ‘가로주택정비사업’밖에 없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1만㎡ 미만 규모 내의 단독·다세대주택 20가구 이상을 한 구역으로 묶어 7층 이하의 저층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구역의 한 면이 6m 이상 도로에 접해 있어야 개발할 수 있다. 이원철 SH공사 저층주거지사업부장은 “당초 4개 면이 모두 6m 이상 도로에 면해 있어야 한다는 데서 완화되긴 했지만 이마저도 조건을 충족하는 지역이 많은 편은 아니다. 사업성이 있는 곳은 비교적 가로가 잘 정비돼 있는 강남 지역에 많다. 사업성, 사업여건, 주민인식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SH공사는 주거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대체할 모델로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을 만들었다. 가로주택정비사업보다 규모가 더 작다. 10필지(1200~1500㎡) 내외의 단독·다세대주택 20가구 미만을 하나로 묶어 평균 20~49가구 규모의 다세대·연립주택 등을 짓는다. 새 주택에는 기존 주민들이 100%로 입주하고, 나머지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SH공사는 오랜 비교 연구 끝에 ‘10필지’를 소규모 정비 사업의 최적 조건으로 산출했다. 저층 주거지 밀집 지역은 보통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재개발·재건축 때 최대 용적률은 200%인데, 10필지는 200%를 다 확보할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사업비 규모도 중요한데 10필지면 사업비가 20억~30억원 정도 든다. 이 정도는 돼야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건설사들이 관심을 갖는다”고 했다. 아파트 수준의 편의시설을 갖춘 ‘10분 동네’ 구축이 목표다. 한 구역을 개발할 때마다 편의시설이 하나씩 생기는데, 어느 구역에서든 걸어서 10분 안에 각 편의시설에 도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주요 내용이다. 사업 기간도 짧다. 1만㎡ 이상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은 평균 8년 6개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평균 2~3년 걸리는 데 반해 건축 인허가 후 1년 이내면 준공된다. 100% 주민 합의로 사업이 진행돼 정비사업 추진위원회나 조합 설립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주민 주도가 원칙이지만 SH공사의 역할이 크다.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사업성 검토, 설계,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전반 총괄 지원은 기본이다. 준공 뒤에도 시설관리, 하자보수 등을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사업 여건을 조성하는 점이다. 노후 저층주택 밀집 지역은 대부분 맹지다. 골목길 폭도 보통 2m 이내다. 골목길 폭이 최소 4m는 돼야 신축 사업을 할 수 있다. 주민들이 4m 이상 스스로 도로를 확보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나설 수밖에 없다. 일반 분양분을 임대주택으로 선매입해 미분양 리스크도 없앤다. 이주 기간이 1년 안팎이어서 전세 구하기가 힘든 점을 감안, 원주민들에게 준공 전까지 임대주택을 임시 거처로 제공한다. 서울의 주거 지역 면적은 총 313㎢이다. 뉴타운·정비구역 해제 지역 10.9㎢를 포함해 관리가 필요한 저층 주거지 면적은 111㎢다. 이 가운데 도시재생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9.7%(2.56㎢)에 불과하다. SH공사는 20~3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밀집해 있는 동작구 상도동 단독주택과 구로구 가리봉동 연립주택, 용산구 서계동 다세대주택, 은평구 불광동 수리마을 등지를 시범사업 대상지로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 정책’이 본격 가동되고 내년 2월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빈집 특례법)이 시행되면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은 매년 10조원대의 공적 재원을 투입해 500곳의 구도심과 노후 저층 주거지를 되살리는 게 핵심이다. SH공사의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 실험이 성공해 저층 주거지 재생 모델이 정립되면 문 대통령 대선 공약 구현의 ‘선도 모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빈집 특례법’은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의 추진 동력이 될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의 한 방법으로 적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헌승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입법 전부터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 모델을 자체 개발했고, 입법 과정에서 국회를 찾아 SH공사의 모델을 설명하기도 했다”며 “법이 시행되면 지방공사도 현재의 관리 대행에서 벗어나 공동시행자로 참가할 수 있다”고 했다. 지역 내 시범사업 대상지를 발굴하고 있는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은 미분양 위험 없이 주민 숙원인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원주민 이탈이 없어 지역공동체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조준배 SH공사 재생사업기획처장은 “저층 주거지 재생에는 공공기관의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서울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은 서울에만 국한된 모델이 아니라 국가에서 지원하면 전국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홈런 때리고 밟아야 할 길/송한수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홈런 때리고 밟아야 할 길/송한수 체육부장

    당신, 오늘 어디에서든 홈런을 때렸는가. 그러나 기쁨을 아끼는 게 좋다. 너무 지나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 먼저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그라운드에 ‘나’만 존재하진 않는다. 홈런을 맞은 쪽에선 고개를 숙이기 마련이다. 상대방을 응원하는 관중은 또 어떤가. 달아오른 쪽이나 가라앉은 쪽 모두에게 금세 찬물을 끼얹는 꼴이다. 사례는 적잖다. 최근 대학야구에선 희한한 풍경이 벌어졌다. 만루 기회에 친 공이 담장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타자는 울 뻔했지 뭔가. 규정을 어긴 죄(?)로 아웃 판정이 돌아왔다. 하도 좋아서 앞선 주자를 추월하고 말았다. 어언 35년 역사를 뽐내는, 내로라하는 프로에서도 몇 차례 나온 광경이다. 제1호는 1999년 4월 21일 충북 청주구장에서 탄생했다. 한화-쌍방울 경기 때였다. 홈팀 송지만(44·현 넥센 코치)이 6회말 투런 아치를 그렸다. 그러나 들뜬 나머지 홈 베이스를 스치지도 않았다. 판세를 굳힐 태세로 흥분한 그는 덕아웃에 뛰어들어 박수를 받았지만 곧장 아웃 통보에 몸을 떨었다. ‘동네 야구’도 아닌 ‘진짜 선수’들이 규정을 어긴다. 다른 이들의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어쩔 수 없다. 경기에 넘치게 몰두한 뒤탈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렇다. 홈런을 친 다음을 생각하자. 반드시 절차를 거쳐 홈으로 들어와야 한다. 먼저, 차례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선행 주자를 존중할 책임을 진다. 더구나 90피트(27.4m) 간격으로 놓인 베이스를 단 하나라도 밟지 않으면 허사다. 어기면 아웃 선언과 더불어 홈런을 취소한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치기 위해선 홈까지 4개 베이스, 최소한 110m를 달려야 하는 것이다. 며칠 전 프로야구 관계자를 만났다. 야구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후배와 함께였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날짜와 숫자를 두루두루 꿰뚫고 있는 예의 전문가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는 “야구계 내부 이기주의도 스포츠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라며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또 “이런 모순이 바깥에서 퍼붓는 터무니없는 비난에 맞서는 움직임까지 무색하게 만든다”며 다시금 한탄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들에 나가도 샌다’는 속담을 떠올렸다. 국민 건강과 행복을 도맡아야 하는 게 스포츠의 역할인데, 내외부에서 한꺼번에 닥친 입김 탓으로 최선을 다할 수 없게 됐다는 말이다. 미국에서 꽤 오래 지낸 후배는 이렇게 되물었다. “관람료로 치면 메이저리그에 견주지도 못하도록 아주 낮지 않으냐. 그런데 왜 관중석을 채울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됐느냐”는 얘기였다. “외국인 선수를 제한해 재미를 반감시킨다”고 덧붙였다. 돌아온 대답이 “선수 단체에서 반대한다”였다. 선수 2세를 둔 야구인도 한몫한단다. 스포츠의 생명을 ‘질서와 공존’으로 줄일 수 있다. 이로써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한다. 존재의 이유다. 규칙을 잘 지키는 게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페어플레이’를 외친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스포츠를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난 ‘평화의 마당’으로 여기는 것이다. 정치권이나 반사회적 무리들이 이런 특징을 악용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야구, 스포츠로 그치지 않는다. 세상에 지름길은 숱하다. 어느 부문도 마찬가지다. 때론 슬기롭게 선택할 일이다. 그러나 룰(rule)을 깨면서 가도 괜찮은 지름길은 어디에도 없다. 홈런을 치고도 베이스를 밟지 않거나, 동료를 추월하는 강타자처럼 못난 처지를 곱씹을 뿐이다. 환영받지 못할뿐더러 물까지 흐린다. onekor@seoul.co.kr
  • 에베레스트도 사람 사는 동네, 살려고 산소통 절도 늘어 골치

    에베레스트도 사람 사는 동네, 살려고 산소통 절도 늘어 골치

    하늘과 가장 가까운 그곳에서도 도둑질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모양이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등반가와 세르파들이 베이스캠프 위의 캠프들에서 갈수록 산소통 절도가 늘어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희박한 공기 속에서 정상 도전을 이어가고 안전한 하산을 도모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산소통을 훔쳐가는 건 다른 이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다음달 몬순이 시작하기 전 등정을 마무리하려고 100명 정도가 조바심을 내며 좋은 날씨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네팔 당국으로부터 400명 가까이 등정 허가를 받아 대략 300명 정도 성공했다. 이런 판국에 경험이 부족한 등반가와 자격 없는 가이드들이 몰려 절도 걱정까지 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상에서 금방 돌아온 가이드 니마 텐지 셰르파는 “거기 위에서는 점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산소통이 사라진다는 얘기를 여러 원정대로부터 들었다. 오를 때나 정상에 오르기 전 바닥 나는 일도 있고, 하산할 때 쓰려고 남겨둔 것까지 훔쳐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힐러리 스텝’이 사라졌다고 처음 주장했던 영국 산악인 팀 모스데일은 페이스북에 “우리 보급품 중 또다른 7개의 산소통이 사라졌다”며 “사우스콜(캠프4, 정상에 이르기 전 마지막 캠프로 해발고도 7900m)에 다가갈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펨바(세르파나 가이드인 듯)가 전날 로체를 등정한 뒤 사우스콜까지 올 힘이 충분했기 때문에 그곳에 들러 보급품을 먼저 점검한 뒤 우리에게 알려줘 미리 알 수 있었다”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도 산 위에 붙들려 있어야 했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에 그는 로체에서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글을 올린 일이 있다. 모스데일은 “산소를 다 써버린 걸 안다면 재보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갑자기 알게 되면 정상 등정에 차질이 빚어질 뿐만 아니라 애먼 산악인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고 개탄했다. 푸르바 남걀 세르파 네팔국립산악가이드연맹(NNMGA) 사무총장은 “텐트 자물쇠를 깨버리고 산소통과 음식, 심지어 취사연료를 훔쳐간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묻고 “이런 사고 때문에 등반가들은 정상을 포기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오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니마 텐지 세르파는 2012년에도 고객이 산소통을 잃어버려 자신의 것을 내주고 위험한 하산을 했던 일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NNMGA에 따르면 등정할 때와 하산할 때 일곱 통씩을 쓴다. 한 통에는 4000㏄의 산소가 들어간다. 저마다 산소를 마시는 양이 달라 획일적으로 계산할 수 없지만 대략 아주 많은 양을 들이마시면 5시간쯤이면 산소가 바닥 난다. 보통 캠프3에서부터 산소통을 쓰지만 마지막 정상 구간을 남겨놓고 고지 적응을 위해 오르내리게 돼 더욱 많은 산소를 쓰는 일도 빈번하다. 이에 따라 위쪽 캠프에서 훔쳐온 산소통을 베이스캠프에서 암암리에 매매하는 일까지 빚어진다고 니마 텐지 셰르파는 말했다. 정부 관리도 이를 알고 있다. 해서 충분한 음식과 산소통, 약품을 갖춘 이들에게만 등정 허가를 내주는 방안을 내각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름을 밝히길 극도로 꺼린 관광부 관리는 “잦은 정부 교체로 몇개월에 한 번씩 장관이 바뀌어 이런 문제를 거론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온몸 ‘물고기 비늘’ 남성, 사람들 속으로 걸음 내딛다

    온몸 ‘물고기 비늘’ 남성, 사람들 속으로 걸음 내딛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하지만 타인의 생각이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본인이 원치 않더라도 혼자 고립될 수 밖에 없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희귀한 피부 질환을 가진 필리핀 남성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가차없이 괴롭힘을 당한 후 스스로 은둔생활을 택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아클란주의 외딴 마을에서 자란 안토니오 레로흐(26). 그는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에 심각한 어린선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린선은 피부가 건조해 마치 물고기 비늘처럼 피부 각질이 일어나는 증상으로 케라틴의 과다생성이나 정체 또는 케라틴 분자의 결함으로 생긴 각질층 비후가 원인이다. 유전 질환이므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안토니오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어린선이 얼굴 가득 퍼지면서 피부가 점점 두껍고 딱딱해졌고, 많이 움직일수록 쓰라리고 고통스럽다. 시력까지 나빠지기 시작했다. 안토니오는 이미 심적 고통에도 익숙하다. 그의 아빠는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사라졌고, 엄마 역시 아들이 12살 때 떠났다. 할머니 손에서 큰 안토니오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가거나 동네 시장에 들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이웃 주민들이 그를 ‘저주 받은 악령’이라고 낙인 찍은 후부터 하루종일 나무 오두막에 숨어지낸다. 그는 “어렸을 땐 밖으로 나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그렇지만 그들이 나를 악마라고 부른 뒤부터 집에 있는 게 오히려 편하다. 밖에 나가고 싶지 않다”며 “다시 건강해져서 직업을 갖고 싶다. 전기 기술자로 일하는 게 내 꿈이다. 사람들이 나도 그들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한편 그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공영 방송은 그의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록했고, 착한 시민들은 발 벗고 나서서 그를 큰 병원이 있는 마닐라로 데려갔다. 덕분에 치료차 마을을 처음으로 떠나게 된 안토니오에게 아주 작은 희망이 생겼다. 의료진들은 안토니오가 겪고 있는 어린선의 유형을 진단한 후, 치료법을 찾을 예정이다. 안토니오의 사촌 제셀린은 “무지한 지역 주민들이 그를 유령이나 괴물이라 불렀지만 안토니오도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사람이다. 그가 학교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사람들도 그에게 친절히 대했으면, 안토니오가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언급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손석희 “노무현 전 대통령 표정과 말투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손석희 “노무현 전 대통령 표정과 말투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손석희 앵커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손 앵커는 담담한 말투로 비교적 또렷하게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손석희 앵커는 23일 JTBC뉴스 소셜라이브 코너에서 참여정부 출범 200일 때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했던 노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아는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라면 이라크 파병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왜 하느냐”는 질문에 흔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다른 이야기를 하다 “미안하지만 아까 저 선생님의 질문에 다시 답변해도 되겠느냐”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중국 명장 한신의 이야기를 비유해 그 질문에 답을 했다. 동네에서 질 나쁜 사람을 만난 한신은 ‘날 죽이든가 바짓가랑이 사이로 기어가라’는 요구에 결국 바짓가랑이 밑을 지나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신은 나중에 천하 통일의 위업을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손 앵커는 이 이야기에서 “상대는 미국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상대방의 바짓가랑이 밑을 지나가지만, 나중에 크게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손 앵커는 유시민 작가의 말을 인용해 “(노 전 대통령이) 임기 1년 반을 남겨둔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을 욕하는 것이 국민 스포츠였다. ‘모든 것을 노무현 탓’이라는 말이 세간에서 나왔다”고 말했다.손 앵커는 “노 전 대통령도 이러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제작진에게 ‘내가 잘 못 해서 미안하다’ ‘ 대통령으로서 잘 못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었다”며 “그때 표정과 말투가 굉장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마당]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출판사와 서점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아 온 지혜씨가 신촌에 자그마한 책방을 차렸다.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이곳의 이름은 사적인 서점, 메인 서비스는 책 처방 프로그램이다. 예약자가 책방을 방문해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가면 열흘 뒤에 오직 한 사람을 생각하며 고른 책을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 적힌 소개 글은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을 위한 큐레이션 책방,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일부 전문가들과 미술 관련 종사자들의 전유물처럼 쓰이던 ‘큐레이션’이 언제부터인가 이곳 출판 동네에서도 자주 거론되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서점을 운영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출간되는 책의 종수를 더할 게 아니라 출간된 책의 가치를 발견하는 작업을 통해 성장할 수 있겠다고 여긴 이들이 동네 어귀에 책방을 차리며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듯하다. ‘보살피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한 큐레이션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의미가 변해 왔다. ‘과감하게 덜어 내는 힘, 큐레이션’의 저자 마이클 바스카에 따르면 각 도시에서 획득한 전리품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루브르박물관의 책임자인 드농이 다수의 소장품을 무작정 전시하지 않고 연대순, 학파별로 정리했는데 이를 계기로 ‘목적을 가지고 분류하는 작업’의 의미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큐레이션은 어떻게 쓰이는가. 이전의 경제학 이론에서는 대상의 선택 범위가 많을수록 사람들이 더 많이 구매할 거라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의문을 품은 스탠퍼드대학의 아이예거 교수는 어느 마트에 두 개의 테이블을 설치하고 빵에 발라 먹는 잼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한다. 사람들은 A테이블에서 6개의 잼을, B테이블에서 24개의 잼을 시식할 수 있으며 모든 잼은 즉석에서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확실히 A테이블보다 B테이블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하지만 시식 후 구매 패턴은 정반대였다. A테이블에서는 시식 고객의 30퍼센트가 잼을 구매한 데 반해 B테이블은 단지 3퍼센트에 불과했다. 선택의 범위가 넓을 경우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실험 결과를 읽으며 나는 도서전을 떠올렸다. 지금까지의 각종 도서전은 대개 주체들이 가급적 많은 책을 죽 늘어놓고 판매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안타까움과 ‘적어도 참가비는 건져야 한다’는 절박함이 맞물린 결과였으리라.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큐레이션적 관점으로 보면 오히려 덜어 냄으로써 책의 가치가 돋보일 수 있음은 물론 판매가 향상될 여지도 다분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올봄에 서울국제도서전의 준비팀이 꾸려졌고 나도 말석에 포함된 김에 그동안 했던 생각을 구체화해 보았다. 그리하여 20개의 동네 책방과 50개의 초청 출판사들이 각자의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는 책을 5종(책방), 7종(출판사)씩 선별하고 새롭게 조합해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사적인 서점과 함께 도서전 기간 동안만 운영하는 큐레이션 서점(과학 서점, 장르문학 서점, 글쓰기 서점)에서는 21명의 과학, 장르문학, 글쓰기 전문가들이 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책을 처방해 준다.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잔뜩 있지만 지면 관계상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의 모토는 자그마치 ‘변신’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짓 말고 그냥 싸게 팔아라, 정가제나 없애라”는 분들도 일단은 한 번쯤 방문해 주시길, 부디.
  • ‘숲&쉼’ 여름의 시작 6월… 뜨거운 태양 피해 시원한 휴양림으로 떠날 시간

    ‘숲&쉼’ 여름의 시작 6월… 뜨거운 태양 피해 시원한 휴양림으로 떠날 시간

    여름의 초입 유월이 코앞이다. 뜨거워진 태양을 피해 숲으로 들 시간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휴양림 숲길 체험’을 주제로 6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강원의 첩첩 산골부터 전남의 난대림까지 두루 아울렀다.1. 사계절 보약 같은 ‘치유의 숲’-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나무는 울창한 그늘을 만들고, 숲은 끝자락에 길을 내 사람에게 손길을 내민다. 경기 양평의 산음자연휴양림 숲길이 그렇다. 휴양림은 사계절 내내 마음을 다독이는 치유의 숲을 품었다. 산림청 1호 ‘치유의 숲’으로 지정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단연 인기다. 산림치유지도사가 상주하며 이용객을 대상으로 명상, 숲속 체조 등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약하지 않아도 당일 5인 이상이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다. 휴양림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LOVE 포토 존’과 생태연못 등이 나온다. 산음약수터는 야영객은 물론 먼 곳에서 물맛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의 목을 적셔 준다. 여기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자연정화 공원 세미원,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의 수숫단 오솔길 등 자연과 어우러진 모든 길이 양평으로 나 있다. 양평군 관광기획팀 (031)770-2068.2. 은둔의 유토피아를 찾아서 - 양양 미천골자연휴양림 백두대간 구룡령 아래 자리한 미천골자연휴양림은 은둔하기 좋은 곳이다. 불바라기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에 발 담그면 골치 아픈 세상사는 저만큼 사라지고 만다. 강원 양양의 미천골자연휴양림은 가는 길 자체가 여행이다. 지름길은 인제 진동리에서 조침령 터널 쪽으로 열려 있지만, 다소 돌더라도 홍천에서 구룡령을 넘는 게 낫다. 구불구불 이어진 구룡령 꼭대기에 오르면 백두대간이 파도처럼 물결친다. 미천골에 들면 반질반질한 암반이 펼쳐진 수려한 계곡 덕에 신비의 땅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미천골 1㎞ 위는 선림원지다. 10세기 전후엔 대가람이었던 곳. 이 절집에서 공양을 위해 씻은 쌀뜨물이 계곡을 희게 물들인다 해서 계곡 이름도 ‘미천’(米川)이다. 불바라기약수까지는 5.7㎞ 거리다. 경사가 완만해 3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해담마을에서 수륙양용 자동차를 타고, 송천떡마을에서 전통 떡도 맛볼 수 있다. 양양군 문화관광과 (033)670-2229.3. 싱그러운 초여름의 숲 - 홍성 용봉산자연휴양림 충남 홍성의 용봉산은 해발 381m로 야트막하고, 기슭에 자연휴양림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체험 공간도 갖췄다. 숲해설가가 동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늘 예약이 꽉 찰 만큼 반응이 좋다. 등산로는 2시간 코스부터 3시간 30분이 걸리는 종주 코스까지 3개가 있다. 가볍게 산책하고 싶다면 산림휴양관을 둘러싼 숲길이 좋다. 홍성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문화 유적이 많다. 조선 시대에 축성한 홍주읍성은 옛 성벽 1772m 가운데 약 800m가 그대로 남아 있다. 성의 동문인 조양문을 비롯, 성 안의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 등도 여전하다. 여하정과 연못의 고목이 녹음에 물들 때 특히 아름답다. 안회당은 10월 말까지(공휴일 제외) 차 마시는 공간으로 개방된다. 아울러 한용운 선생 생가터, 한국 현대미술의 거목 이응노 기념관, 천수만 권역의 속동전망대와 궁리포구 등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겠다. 홍성군 문화관광과 (041)630-1255.4. 힐링과 모험 ‘마법의 숲’ - 보성 제암산자연휴양림 전남 보성의 제암산(807m)은 정상에 임금 제(帝) 자를 닮은 바위가 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휴양림 안에 숲속의 집 등 숙박 시설과 계곡 물놀이장, 야영장, 산책로, 모험 시설 등을 갖췄다. 대표적인 힐링 주자는 더늠길이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무장애 산악 트레킹 코스다. 5.8㎞ 전 구간이 평평한 데크로 만들어졌다. 초록빛 세상을 따라 바람과 새소리가 흐르는 힐링 로드다. 쭉쭉 뻗은 나무 위를 걷듯 편백 군락지를 지나면 해발 500m인 ‘HAPPY500’ 지점에 닿는다. 임금바위, 요강바위 등 기암괴석이 장관을 펼쳐 낸다. 스릴 넘치는 집라인과 에코 어드벤처도 인기 있는 체험 시설이다. 봇재는 보성 최고의 볼거리인 차밭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득량역에 조성된 ‘추억의 거리’는 197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광주 이씨 집성촌인 강골마을은 돌담을 따라 산책하기 좋다. 최근 문을 연 비봉공룡공원과 홍암나철기념관도 인상적이다. 제암산자연휴양림 (061)852-4434.5. 우리나라 치대 난대림을 걷다 - 완도 수목원 전남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이자 국내 유일의 난대 수목원이다. 사철 푸른 붉가시나무 등 상록수가 주를 이루고, 완도를 대표하는 완도호랑가시가 자란다.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중앙관찰로를 따라 아열대온실과 산림박물관을 거쳐 내려오는 구간이다. 아열대온실엔 열대, 아열대식물 500여종이 전시돼 있다. 원시의 숲을 걷고 싶다면 ‘푸른 까끔길’이 좋다. 까끔은 ‘동네 앞의 나지막한 산’을 뜻하는 사투리다. 주민들이 땔감과 숯을 지고 완도 읍내에 팔러 가던 옛길로, 계곡을 따라 1㎞ 정도 완만하게 이어져 있다. 해가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이 빽빽해 산책 삼아 걷기 좋다. 완도의 상징인 완도타워에 최근 모노레일이 들어섰다. 사방이 유리창이어서 다도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완도는 해상왕 장보고의 섬이다. 약 1200년 전 동아시아의 바다를 주름잡은 신라인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았다. 완도군 관광정책과 (061)550-5410.6. 다도해 옆 편백 피톤치드 바다 -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경남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227㏊에 이르는 편백과 삼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힐링을 약속하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아름다운 남해를 품고 하늘로 솟은 편백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매표소에서 맑은 계곡을 따라 400m가량 산책로가 이어진다.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는 어린아이도 쉽게 걸을 수 있을 만큼 야트막하다. 산책로 입구의 목공예체험장에서는 예쁜 나무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산책로를 지나면 멀리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이 보이는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해오름예술촌은 폐교를 예술 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문항어촌체험마을에서는 썰물 때 바닷길이 S자로 갈라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너른 갯벌에서 바지락과 쏙 등 해산물을 캘 수 있다. 마을 체험센터에서 장화와 호미를 빌려준다. 상주은모래비치, 이순신 장군의 가묘가 있는 남해 충렬사 등도 명소다. 편백자연휴양림 (055)867-7881.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현지인처럼… 서로 부대끼며 진짜 힐링타임

    현지인처럼… 서로 부대끼며 진짜 힐링타임

    최근 방송가에 현지에서 체험하고 살아보는 일명 ‘살아보기 예능’ 열풍이 불고 있다. 한곳에 머물면서 휴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스테이+베케이션) 트렌드가 방송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는 것. 머물다(stay)와 휴가(vacation)를 합성한 신조어인 스테이케이션은 본래 집이나 집 근방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여행 중 한곳에 머물며 현지인처럼 살면서 현지의 문화를 만끽하는 것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스테이케이션이 방송가의 키워드로 떠오른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삶의 양식을 보고 느끼면서 찬찬히 나를 돌아보려는 욕구와 맞아떨어진 결과다. 목표 지향적인 한국 사회에서 속도보다 방향성을 중시하는 느리게 살기나 한 번뿐인 인생에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자는 욜로 열풍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윤식당, 새로운 힐링방식에 시즌2 요구 봇물 살아보기 예능의 대표주자는 방송계에 파란을 일으킨 tvN ‘윤식당’이다. 8회 내내 평균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한 ‘윤식당’은 나영석 PD가 제작한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삼시세끼-어촌편’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인도네시아의 한적한 섬에서 살면서 일도 하고 휴양을 즐기는 여유를 통한 대리만족과 더불어 한식을 매개로 세계 각국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그들의 반응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일상의 힐링이 된다. 혼자 밥먹기 심심할 때 보면 외롭지 않고 좋다”, “전 세계에 한식을 알리기 위해서도 시즌2는 필요하다”, “시즌2나 3에서는 장소의 변화도 좋지만 푸드트럭으로 손님을 찾아가는 것은 어떠냐“는 등 시청자들의 요청과 제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섬총사, 우이도서 펼치는 소소한 일상 인기 지난 22일 첫방송한 올리브 TV의 ‘섬총사’는 천혜의 섬 우이도를 배경으로 한 스테이케이션을 콘셉트로 삼았다. 우이도는 바람이 만든 모래언덕인 풍성사구가 있고 1.5㎞에 달하는 해변으로 각종 CF, 영화에 등장했지만 예능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목포에서 배로 4시간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쉽게 올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강호동, 김희선, 정용화는 섬마을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들이 그동안 진짜 하고 싶은 일들을 해 보는 욜로족으로 변신했다. 강호동은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기타를 배웠고, 김희선은 갈고닦은 목공예 실력으로 섬 어르신들에게 선물할 의자를 만들었다. 정용화는 동네 강아지들을 모아 자전거로 해변을 산책하며 자연을 만끽했다. 제작진은 예능이 아닌 다큐의 시선으로 드론 및 수중 촬영을 통해 자연을 담고, 섬마을 사람들과 출연자들의 교감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효리네 민박, 제주 신혼집 민박체험 핫이슈 다음달 중순 방송 예정인 JTBC ‘효리네 민박’은 국내에서 스테이케이션 선호지 1위로 꼽히는 제주도에서 일찌감치 욜로족의 삶을 살고 있는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제주도 신혼집에서 살아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민박을 희망하는 사연 접수만 1만 9000건에 달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효리·이상순뿐만 아니라 가수 아이유가 직접 민박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천천히 나를 돌아보는 욜로 열풍과 맞닿아 방송 관계자들은 스테이케이션이 예능의 새로운 키워드가 된 것은 시청자들이 무작정 달려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진정한 자아를 찾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섬총사’의 연출을 맡고 있는 박상혁 CJ E&M CP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스케줄에 맞춰 여러 곳의 관광지와 맛집을 탐방하는 데 의의를 두는 여행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체험하며 천천히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스테이케이션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연예인의 신변잡기보다는 도시살이에 지친 시청자들이 간접적으로나마 현지인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일상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고, 그 속에서 대리만족을 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팍팍한 현실을 잊게 해 주는 느리게 살기를 통해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동네 공기’가 나빠서 잠 못 드는 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동네 공기’가 나빠서 잠 못 드는 밤

    이산화질소·초미세먼지 영향 오염물질 혈액에 녹아 잠 방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쓴 고대 그리스 작가 호메로스(?~BC 750)는 “잠은 눈꺼풀을 덮어 선한 것, 악한 것, 모든 것을 잊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돈키호테를 쓴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1547~1616)는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라고 했습니다.잠은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고갈된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활발한 뇌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뇌과학의 발달로 잠이 우리 신체와 뇌에 미치는 영향이 속속 규명되고 있지만 아직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이 때문에 생물학자들은 “만약 잠이 우리 몸에 정말로 중요한 기능을 하지 않는다면 진화가 만들어 낸 가장 큰 실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삶의 3분의1 정도 되는 시간을 ‘잠’으로 보냅니다. 그렇지만 각종 스트레스와 밤에도 대낮처럼 환한 빛공해 때문에 불면증과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는 400만명에 이르며 이 중 80% 이상은 수면장애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돼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도 합니다. 스트레스와 조명뿐만 아니라 깨끗하지 못한 공기도 수면장애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이 발표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흉부학회(ATS) 국제연례콘퍼런스에서 발표됐습니다. 연구팀은 연구에 참여한 1863가구의 집 주변을 포함해 미국 내 6개 대도시의 지난 5년간 이산화질소와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를 조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실험 참가자들이 살고 있는 집 안의 이산화질소 같은 공기오염물질과 초미세먼지 농도를 추정했다고 합니다. 초미세먼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입자가 작아 코점막에 걸러지지 않고 폐의 세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폐질환을 일으키고, 고농도의 이산화질소는 눈과 코점막을 자극해 만성기관지염, 폐렴, 폐출혈, 폐수종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손목시계 형태의 수면측정기를 착용하게 하고 1주일 동안 잠을 자는 시간과 깨어 있는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분석 과정에서 연구팀은 대기오염이 수면 시간과 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나이와 흡연 여부, 수면 무호흡증 같은 요인들은 배제했습니다. 그 결과 대기오염이 심한 곳에 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숙면을 취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은 곳에 사는 경우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보다 수면의 질이 60% 가까이 떨어지고, 미세먼지가 심하면 50%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마사 빌링스 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코와 비강, 후두는 모두 공기오염물질에 자극받을 수 있으며 혈액에 녹아들면서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호흡 문제뿐만 아니라 수면장애까지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기오염이 수면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인지, 차량 소음 같은 다른 요인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많은 과학자는 대기오염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춘곤증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공기오염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봄철 한반도를 휩쓰는 중국발 황사와 대기오염물질이 밤잠을 빼앗아 낮에 꾸벅꾸벅 졸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대기오염이 우리의 낮뿐만 아니라 밤까지 빼앗아 가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edmondy@seoul.co.kr
  • 벼룩시장서 산 1만원 장신구, 알고보니 5억원 다이아

    벼룩시장서 산 1만원 장신구, 알고보니 5억원 다이아

    이제 인생역전의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이 로또가 아닌 중고 물품을 사기 위해 동네장터로 몰릴지도 모르겠다. 영국 미러는 21일(이하 현지시간) 30년 전 어느 일요일 동네 벼룩시장에서 단 돈 10파운드(약 1만 5000원)에 구입한 반지가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35만 파운드(약 5억 818만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보석 주인은 1980년대 영국 런던 서부 아이워스지역의 중고품 매매시장에서 평소 의상에 어울릴만한 악세서리 제품을 찾다가 ‘다이아몬드처럼 보이는 장신구’를 하나 샀다. 그 당시 예외적인 크기의 보석들은 오늘날의 보석처럼 광택을 내기 위해 따로 세공과정을 거치지 않았기에 진짜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를 구매한 여성도 실제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여성은 다이아몬드의 진정한 가치를 몰랐기에 항상 착용하고 다녔고, 그러다 30년이 지나서 한 보석전문가가 ‘당신의 보석이 실질적 가치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고 일러준 후 소더비 경매회사를 찾아갔다. 그녀를 맞이했던 소더비 런던의 보석 경매 담당자 제시카 윈덤은 “우리는 그녀가 가져온 보석을 보고 단번에 값비싼 다이아몬드임을 알아차렸다. 보다 정확한 감정을 위해 미국보석감정협회(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 GIA)에서 검사를 받은 후, 상당한 액수에 거래 될 수 있단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전했다. 30년 전 싸구려 장신구가 중량 26.27캐럿의 백색 다이아몬드였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어 “19세기 다이아몬드 커팅 방식이 현대 스타일보다 약간 더 단조로운 편이라 사람들은 이것이 진품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과거 세공사들은 보석의 중량을 원석과 동일하게 유지하려고 광택을 내기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추구했다. 오래된 보석이 오히려 고유의 개성을 지니고 있어 다른 방식으로 빛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보석 소유주는 “골동품이나 다이아몬드를 모아본 적이 없다. 뜻밖의 행운을 발견해 매우 흥분된다”며 “누구든 삶을 통째로 변화시킬 만큼 많은 액수의 돈을 갖게 되는 입장에 처하면 그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다이아몬드는 어떤 경로를 통해 중고 매매시장까지 오게 됐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7월7일 소더비 런던의 보석 경매에 오를 예정이다. 사진=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나태주 풀꽃 편지] 우리 집 자장가

    [나태주 풀꽃 편지] 우리 집 자장가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도 잠을 자고 꼬꼬닭도 잠을 잔다/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야 짖지 마라 꼬꼬닭아 울지 마라.’ 이것은 내가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나를 등에 업고 손으로 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밤마다 불러 주시던 자장가다. 그 자장가 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의 나라를 찾아가곤 했다. 거기다가 한 가락을 더 붙인다면 이런 자장가가 되기도 한다. ‘자장자장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우리 애기/ 복일랑은 석순이 복을 명일랑은 동박삭이 명을/ 은자동아 금자동아 자장자장 잘도 잔다/ 금을 준들 너를 사랴 은을 준들 너를 사랴.’ 나는 외할머니가 불러 주시던 자장가 소리의 내용이나 의미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 자장가의 가사와 곡조를 그만 외워 버리고 말았다. 말하자면 그것은 나의 체질의 일부가 되어 버렸고 정서의 바탕이 된 것이다. 그렇게 자라서 나도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어렵사리 아들과 딸아이 하나씩을 낳아 키우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아이 키우는 아내를 도와 우리 집 아이들을 등에 업는 날이 많았다. 차라리 나는 아이들 업어 주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어떤 날은 아예 아이를 둘러업고 동네 큰길까지 스스럼없이 나가곤 했고 아내가 빨래하러 개울에 나가거나 시장 길에서 늦을 때는 아이를 둘러업고 대문간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아내가 찔끔했지만 나는 전혀 괘념치 않았다. 오히려 나는 아이들을 지금 업어 주지 않으면 언제 업어 주겠느냐 항변하곤 했다. 그러면서 가끔은 업은 아이의 궁둥이를 두드리며 자장가를 불러 주기도 했다. 내가 어려서 외할머니로부터 들었던 바로 그 자장가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스르르 잠이 들기도 했다. 하나의 마력 같다고나 할까. 외할머니는 비록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나의 자장가 속에 분명히 살아서 숨 쉬고 계셨고 그 자장가를 통해 우리 집 아이들을 편안하게 잠의 나라로 안내해 주시곤 했다. 이것도 하나의 생명의 강물이라 그럴까. 그렇게 자란 우리 집 아이들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 아들아이는 40살이 되었고 딸아이는 30대 후반이 되었다. 이른바 중년의 나이들이다. 물론 그들도 제각기 배필을 맞아 자식들을 낳아 기르는 부모가 되었다. 얼마 전의 일이다. 아들아이가 새롭게 집을 얻어 들었다기에 아내와 함께 아들아이네 집을 찾은 적이 있다.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한 손자아이다. 그 손자아이를 등에 업고 아들아이가 자장가를 불러 주고 있었다.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도 잠을 자고 꼬꼬닭도 잠을 잔다…’ 어라! 저 노래는 내가 외할머니한테 들어서 배웠고 또 우리 집 아이들, 그러니까 지금 저의 아이를 업고 있는 아들아이 어렸을 적에 저를 위해 불러 주었던 바로 그 자장가가 아닌가. 나는 적이 놀라는 마음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외할머니의 자장가는 나를 통해서 아들아이에게 전해지고 또 손자아이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이 얼마나 놀라운 문화적 계승인가. 어쩌면 손자아이도 저 자장가를 외워 두었다가 이담에 제가 부모가 되었을 때 저의 아이 재울 때 불러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야말로 자장가의 내림이고 목숨의 강물이 멀리까지 흘러서 넘침이다. 하나의 자장가를 통해서 지금 나의 손자아이는 얼굴도 보지 못한 나의 외할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고 있고 그분의 자애로운 마음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아, 지극히도 아름답고도 고마우신 사랑의 강물이여. 더욱 오래 멀리까지 흘러 넘쳐 그침이 없으시라.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도 잠을 자고 꼬꼬닭도 잠을 잔다/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애기 잘도 잔다/ 멍멍개야 짖지 마라 꼬꼬닭아 울지 마라.’ 그 노래는 그만 우리 집 내림의 자장가가 되어 버렸다.
  • 서울 장안평·성수 등 도시재생 속도 낼 듯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후보 당시 내놨던 지역개발·부동산 공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은 ‘시장’보다 ‘복지’에 중심이 맞춰져 있지만, 도시재생사업과 교통망 확충계획은 대상이 되는 지역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시재생 뉴딜정책’ 초미의 관심 도시개발 공약에선 ‘도시재생 뉴딜사업’ 활성화가 가장 주목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낡고 쇠퇴한 도시를 변모시키기 위해 기존 동네를 완전히 철거하는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기존 모습은 유지하면서 낙후된 도심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문 대통령은 매년 10조원의 공적 재원을 투입해 도심 내 뉴타운 해제지역과 재개발사업이 중단된 저층 노후주거지 등을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의 뉴타운 해제지역이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에선 현재 종로구 창신·숭인을 비롯해 13곳이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장안평과 성수동, 세운상가 일대, 가리봉, 해방촌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광역교통망이 개선되는 지역도 관심이다. 바로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진한 이 사업을 빠른 시일 안에 현실화하겠다면서 순환철도와 기존 철도의 급행화, 수도권 지상전철 지하화 추진 기본계획 수립도 약속했다. 현재 GTX A노선(킨텍스~삼성~동탄·75.9㎞)만 확정됐고, B노선(송도∼청량리·48.7㎞)과 C노선(의정부∼금정·45.8㎞)은 예비타당성 재조사 중이거나 경제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GTX A노선 사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면서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개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기관의 추가 이전을 약속한 세종시도 관심 대상이다. 문 대통령은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정자치부도 조기에 옮기겠다”며 점진적 행정수도 완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세종고속도로 조기 완공도 약속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행자부 등이 내려오면 이와 관련된 연구기관 등도 추가적으로 내려오게 될 것”이라며 “아파트 등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도시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대전이나 청주 등에서 사람들이 이사 오는 이른바 ‘빨대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유세 인상 여부’도 예의 주시해야 이번 대선에서 제시된 보유세 강화도 진행 상황을 챙겨 봐야 한다. 부동산 보유세 강화가 대선 공약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0.78%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종부세를 도입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강력한 반발을 겪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겠지만, 어쨌든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사랑을 가르쳐주고 간 내 오랜 친구, 백희

    [김유민의 노견일기] 사랑을 가르쳐주고 간 내 오랜 친구, 백희

    반려동물 천만시대라고 합니다. 작고 귀엽고 어린 강아지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반면 나이들고 지친, 시간이라는 강을 우리와 함께 건넌 강아지들의 이야기는 아직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가장 좋은 친구는 오래된 친구라는 말처럼 내 곁을 항상 지켜주는 노견들을, 처음 만난 그날처럼 끝까지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백희와의 이야기를 꺼내봅니다.우리 강아지 백희는 1995년 저희 집으로 왔습니다. 하얀 백(白) 여자아이 희(姬) 라는 뜻으로 이전 주인이 지어준 이름이었습니다. 당시 녀석이 세살이었고 15년을 저희와 살다가 2011년 12월 11일에 떠났으니 열여덟해 동안 지구별 여행을 한 셈입니다. 백희가 저희에게 왔을 때 초등학생이던 저와 동생이 이제는 어엿한 어른이 되어 결혼도 하고 동생은 아이까지 낳았으니 우리 백희를 빼고는 저희의 어린시절을 이야기 할 수가 없지요. 유난히 하얗고 반짝이던 털에 까만 코, 귀여운 발바닥과 그 고소한 냄새까지 하루하루 백희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가족은 성장했습니다. 힘들 때나 기쁠 때 백희와 이야기하면 백희는 늘 잘 들어주고 제가 눈물을 보이면 곁에서 위로해주곤 하였지요. 그렇게 15년 동안 이사도 세번이나 하고, 저와 동생은 초등학생에서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눈 옆과 배 쪽에 종양이 있던 백희의 자궁에는 또 다른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너무 놀라 울며 달려간 동네 병원에서는 대학병원으로 갈 것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그때 백희는 이미 10살이 넘었고 마취를 오래 할 수 없었기에 시간이 허락하는 정도로만 배의 종양들을 제거하였습니다. 그 즈음부터 백희는 조금씩 뛰는 것도 힘들어하고 자주 누워 있기만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려운 수술을 잘 이겨낸 백희는 언제나 가장 친한 친구로 남아주었답니다. 시간이 흘러 저와 동생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백희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지 못할 때 즈음 백희에게 호흡기 질환이 왔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심한 기침에 가족들이 돌아가며 곁을 지켰지만 내성이 생겨서인지 점점 약도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떠나기 몇달 전부터는 다리 힘이 없어 스스로 일어설 수조차 없었던 백희. 항상 가족들이 곁에서 백희를 돌봤습니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집에 아무도 없어서 오전부터 제가 퇴근하는 7시까지 백희가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했던 날도 있었습니다.스스로 일어나보려다 바닥에 살이 긁혀 손발이 온통 까지면서도, 그래서 피가 나는지도 모르고 계속 일어서려 했던 백희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납니다. 백희는 더이상 방향을 감지할 수도, 똑바로 걸을 수도 없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동생이 말했습니다. “이제 백희 보내줘야 할 것 같아.” 달려가 백희를 보는데 그 작은 몸이 서서히 굳어가고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이제 백희를 집에서 돌보는 것은 힘들다고 했습니다. 수액을 맞추며 계속 상태를 봐야한다고 말이죠. 저희는 자신이 없었어요. 결코 외부적인 이유로 백희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병원비 등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강아지의 상황이 더 나아질 수는 없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후 저희 가족은 무엇이 백희에게 가장 좋은 결정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고통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수액으로 하루하루 백희를 살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백희의 고통을 연장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백희는 편안히 떠났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백희의 작은 몸을 화장하여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몇 년이 지나도 백희를 보내줄 용기가 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머리맡에 항상 가지고 있다가 얼마 전, 백희와 자주 가던 나무 아래 백희를 묻었습니다. 봄이면 새싹이 돋고 여름이면 파랗게 풍성한 잎을 키우고 가을에는 붉게 단장하고 겨울에는 다시 새로운 생명을 품을 준비를 하는 아름다운 나무 아래에요. 백희는 저희와 함께 자랐어요. 지금도 저는 눈을 감으면 그 시절로 자주 돌아가곤 합니다. 순수했던 그때로, 백희가 있던 그때로 말이죠. 세 살 때 우리에게 와서 세 마리의 새끼를 낳고 생로병사를, 사랑을 가르쳐 준 나의 강아지. 백희야, 여전히 우리는 너를 그리워하고 기억하고 사랑하고 있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동화처럼 아름다운 곳에서 행복하렴. 사랑해. 백희 가족으로부터.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김유민의 노견일기]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자치단체장 25시] 복지 허브 된 동사무소… 사람 향기 밴 도시재생 모델 서대문

    [자치단체장 25시] 복지 허브 된 동사무소… 사람 향기 밴 도시재생 모델 서대문

    “사람이 중심인 동네, 사람 향기가 나는 도시재생의 본보기가 되는 서대문구를 만들겠습니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경영학을 전공한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그러나 문 구청장은 ‘효율’보다 ‘사람’을 앞세우는 따뜻한 가슴을 가졌다. 민선 6기 재선인 그의 구정 철학 역시 “주민 복지를 향상시키지 못하는 정책은 그 어떤 것도 합리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최대 구정 성과로 ‘동복지 허브화’를 꼽은 것도 같은 줄기다.“전국에서 처음으로 동사무소를 복지 중심으로 바꾸는 동복지 허브화 사업을 2011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동사무소 행정업무를 구로 옮긴 대신, 보건소 방문간호사를 동복지센터로 전진배치하고 복지 공무원들이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취약계층을 발굴해 사각지대를 줄이자는 아이디어였죠.” 책상머리에서 서류만 들여다보는 복지 공무원은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하기 이미 2년여 전이었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동을 ‘행정복지센터’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지방정부 복지행정을 중앙이 벤치마킹하면서 ‘지방이 중앙을 바꾼 첫 사례’라고들 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복지는 적선도 구제도 아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일, 그 자체”라는 게 문 구청장의 신념이다. 복지방문 지도사업은 지역의 사각지대 가정으로 꼽힌 1500가구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800여 가구를 집중 관리대상으로 뽑았다. 이를 기본삼아 지난해 취약계층 5476가구를 1만 1938회 방문, 5300여건의 복지 요구를 해결했다. 복지방문 지도사업은 2015년 행정자치부 생활불편사례 대통령상을, 지난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주최하고 행자부가 후원한 제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을 받았다. 한국관광공사의 ‘봄맞이 걷기 좋은 길’에 선정된 안산자락길에도 ‘사람 우선’ 사연이 숨어 있다. 목재 데크로 꾸며 누구나 산책할 수 있는 5.31㎞의 무장애 숲길은 당초 예산 부족으로 미완성길로 남을 뻔했었다. 빡빡한 재정 사정으로 서울시에 손을 빌려 1.69㎞는 조성했지만, 15억원이 부족해 나머지 구간은 막막했던 것. 그러던 차 숲길에서 마주친 한 장애인 주민은 문 구청장에게 “내 힘으로 휠체어를 굴려 숲에 들어와 본 게 생전 처음”이라며 손을 잡고 울었다고 한다. 그는 “사업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더라”고 했다. 결국 어렵게 돈을 끌어모아 자락길은 빛을 보게 됐다.1955년생 베이비붐 세대로 전형적인 ‘낀 세대’인 그가 강박관념에 가까우리만큼 복지에 집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착실한 행정가형 스타일이지만, ‘지방분권 개헌 전도사’이기도 하다. 지방분권 얘기만 나오면 ‘투사’로 변신하는 그다. 재선하는 동안 구청장의 한계를 여실히 느낀 탓이리라. 서울구청장협의회장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특별위원장을 겸임한다. 문 구청장은 “지역 특색을 반영한 행정과 재정 분권이 모두 이뤄져야 제대로 된 지방분권”이라며 “현재의 지방자치는 진정한 자치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지방정부 권한에 사실상 족쇄가 채워졌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장이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청년수당을 주겠다고 하는데,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게 무슨 지방자치냐”면서 “서울 청년과 부산 청년이 항상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되는 건 아니다. 지역 특색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자치단체’라는 용어만 보더라도 중앙이 지방을 종속적인 하부 행정기관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돼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헌법에 지방분권국가를 명시하고 지방정부라는 명칭을 써야 한다. 주민자치권도 헌법에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지방자치교육이 실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월 문 구청장은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 분권 실현의 첫 걸음으로 국세인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지방세로 이양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분권개헌 촉구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지난해까지 서대문구의 구정 성과로는 사회적 경제센터 개소, 백련 근린공원 등 자연·사람이 공존하는 녹지 조성, 협동조합형 청년주택 ‘이와일가’ 등이 눈에 띈다. 올해 7대 역점사업으로는 4대 역세권(신촌, 아현·서대문, 홍제, 가좌) 재생·정비사업, 일자리 확충과 사회적경제 육성, 전통시장 개선, 복지 사각지대 해소, 숲 복지·건강 프로젝트가 꼽힌다.특히 ‘사람을 중심에 놓는’ 도시 재생·정비에 문 구청장은 심혈을 기울인다. 안산자락마을은 서울시로부터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올해 선정돼 2021년까지 5년간 1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저층 주거지 위주로 역사·문화·자연자원을 활용한 재생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문 구청장은 “1970~80년대 대학문화를 선도했지만 쇠퇴해가는 신촌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문화를 살리는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총 100억원을 들여 창작놀이센터, 원스톱 복합문화공간이 될 문화발전소, 청년창업주거공간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청·이화여대와 손잡고 청년몰 조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그는 “1년 남짓 남은 임기 동안 청년중심 도시, 협치 도시를 완성하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서대문구에 있는 대학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9개인 만큼 신촌과 이화여대 52번가를 중심으로 청년들이 일자리, 즐길자리, 살자리를 동시에 찾을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청년 일자리 정책으로 지역의 기업체 숫자가 서울시 최하위권인 점을 감안, 명지전문대 등과 손잡고 직업교육 후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장년층 사회공헌활동 사업인 ‘5060 마에스트로’는 은퇴 기로에 놓인 장년층 세대와 사회공헌을 연결한 신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총 220여명이 활동할 예정이다. “협치 분야는 주민이 ‘참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스로 행정의 주체가 되는 ‘서대문구식’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회적경제마을센터 개소, 연희동 면세점 갈등 해결 등이 모두 지역사회의 협치로 풀어낸 사례들”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으로 그는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따뜻한 지역공동체 만들기에 애정이 각별하다. ‘100가정 보듬기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도움이 절실하나 공적지원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지역사회가 한 가정씩 보듬는 게 핵심이다. 저소득 가정은 종교단체, 기업, 개인 독지가들과 자발적인 1대1 결연을 통해 매월 후원금을 지원받는다. 현재까지 가정 437곳에 약 23억원의 후원금을 연계했다. 문 구청장이 직접 결연을 주선하면서 그의 별명은 ‘키다리 아저씨’가 됐다는 후문이다. 재선 임기가 시작된 2014년 7월 1일, 문 구청장은 국장급 간부 직원들과 함께 소외계층 주민과 어르신들의 발을 씻겨 드렸다. 그는 “초선 때도, 재선 때도 주민들 세족식으로 시작했다”면서 “주민이 부르시면 언제 어디든 달려가 소통하고 귀담아듣는 일을 임기 끝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전통 알고 세계 느끼고… 5월 강원은 축제 삼매경

    전통 알고 세계 느끼고… 5월 강원은 축제 삼매경

    ‘몸짓의 향연’ 춘천마임축제, ‘천년의 종이’ 원주한지문화제가 다채롭게 열린다.강원 춘천시와 원주시는 18일 마임축제와 한지문화제를 각각 오는 21일과 25일부터 펼친다고 밝혔다. 올해로 29회째를 맞는 춘천마임축제는 생명력을 상징하는 물·봄·불을 주제로 21~28일 몸짓극장과 도심 곳곳에서 선보인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 6개국 50개 단체 500여명의 공연자가 참여한다. ㈔춘천마임축제가 주최하는 마임축제는 ‘물의 도시: 아! 수(水)라장’, ‘봄의 도시: 나의 봄, 모두의 봄’, ‘불의 도시: 도깨비 난장’ 등 3개 분야로 나뉘어 펼쳐진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물의 도시: 아! 水라장’은 21일 오후 1시부터 강원일보사 앞~중앙로터리 도로 한복판에서 진행된다. 물총싸움과 도로가 스케치북이 되는 컬러링 로드, 비눗방울이 가득한 버블 로드 등의 다양한 이색 프로그램이 열린다. ‘봄의 도시: 나의 봄, 모두의 봄’은 22~25일 극장 공연과 함께 도심 곳곳을 찾아가는 공연으로 펼쳐진다. 실제 프랑스 아베롱 숲의 네발로 걷는 소년 이야기를 극화한 ‘야생 소년 빅터’ 공연이 22~23일 오후 7시 30분 몸짓극장 무대에 오른다. 찾아가는 공연 ‘우리동네 좋은 날’은 24~25일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등에서 열린다. 마임축제의 하이라이트 ‘불의 도시: 도깨비 난장’은 25~28일 춘천 수변공원에서 펼쳐진다. 높게 솟구치는 200개의 화염 머신이 축제장 전역에 불기둥을 만들어 내고 불의 도시를 건설한다.19회째를 맞는 원주한지문화제도 25~28일 원주 한지공원길 한지테마파크 일대에서 열린다. 이미 지난 2일 골판지 등으로 만든 ‘한지마을 궁금한 놀이터’를 개장하면서 문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행사장에는 ‘한지마을 한지하우스’를 설치, 다양한 한지 관련 상품 판매와 체험이 이뤄진다. 이곳에는 모두 27개 공방과 업체가 입주해 관람객들을 맞는다. 특히 행사장 내 한지테마파크는 전체가 전시장으로 탈바꿈한다. 1층 역사실에는 한지와 종이의 역사와 한지 유물 전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일본 미노화지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대한민국한지대전 수상작품전과 국제종이조형작가협회(IAPMA) 작가 작품도 선보인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한지패션쇼를 비롯해 한지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 체험 행사가 열리는 원주한지문화제에서 우리의 소중한 한지 문화를 접하며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강북구 상가·학교 주차장 야간엔 이웃 주민에 개방

    서울 강북구가 비교적 활용도가 낮은 주민 사유 공간을 이용해 동네 주차장을 마련한다고 17일 밝혔다. 골목 주차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 관계자는 “상가나 교회, 학교 등 건축물의 부설주차장을 야간에 이웃 주민들에게 개방하면 주차시설을 만들어 주고 주차요금 수익도 배분해 준다”고 설명했다. 사업 대상은 상가·학교·아파트 등 민간 건축물로 주차장 5면 이상을 2년 이상 개방해야 한다. 건물주는 주차장 시설개선 공사비로 최대 2500만원까지 지원받고 이후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수익금도 지급받는다.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그린파킹’ 사업도 진행 중이다. 좁은 골목길에 있는 내 집의 담장을 없애 주차장을 공유하는 것이다. 구청에 신청만 하면 무료로 담장을 허물고 주차공간에 보안시설, 정원까지 꾸며준다. 가구당 주차장 1면 기준 850만원, 2면은 1000만원을 지원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현장 행정] ‘효사랑’ 성동구…노인을 위한 區는 있다

    [현장 행정] ‘효사랑’ 성동구…노인을 위한 區는 있다

    17일 서울 성동구 고산자로8길 ‘방문자미용실’에서는 이색적인 현판식이 열렸다. 날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미풍양속인 효(孝) 문화 확산을 위한 ‘효사랑 멋집’ 현판식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직접 미용실 앞에 ‘마음담은 효사랑 멋집’ 현판을 달았다. 정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헤어스타일이 멋지고 외모가 깔끔한 동네가 다른 곳보다 더 행복하다”며 “어르신이 멋진 행복한 성동구의 토대가 굳건하게 다져지고 있다”고 했다.성동구의 ‘효행 장려 지원 사업’이 지역 내 식당, 미용실, 목욕탕 등 여러 업소의 자발적 참여로 빛을 발하고 있다. ‘효사랑 맛집’에 이어 ‘효사랑 멋집’까지 가동되면서 노년층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성동구는 2015년 9월 효사랑 맛집을 지정하면서 효행 장려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효사랑 맛집은 만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음식값을 20% 할인해 주는 사업이다. 현재 한식·중식·양식 등 74개 업소가 참가하고 있다. 효사랑 멋집도 만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이발, 목욕 등 공중위생요금을 15% 정도 할인해 주는 사업이다. 지난 2월 참여 업소 모집을 시작, 이날 기준 관내 미용실·이용원·목욕탕 등 37곳이 동참했다. 구 관계자는 “영업 이익을 떠나 지역 사회에 어른을 공경하는 기풍을 만들자는 취지에 공감한 업소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며 “지역 내 효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현판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구는 이날 효사랑 멋집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구청 7층 전략회의실에서 대한노인회 성동구지회, 미용·목욕업협회 성동구지회와 업무 협약도 맺었다. 구 홈페이지와 소식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업소 명단을 수시로 안내해 주민들이 효 실천 업소임을 한눈에 알아보고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구는 대학생봉사단과 연계한 재가노인 말벗 및 체험활동, 독거노인을 위한 난청검사·공연관람·생일잔치 개최 등 다양한 효행 실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 노인들은 “정 구청장은 효자로 소문나 있다”며 “시골에 계시는 홀어머니를 지극히 모시는 효심이 지역 내 노인들도 제 부모처럼 세심하게 살피게 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정 구청장은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고향인 전남 여수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정 구청장은 “독거노인 고독사, 노인 학대 등 노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효를 장려하기 위해 효행 장려 지원 사업을 하게 됐다”며 “이 사업을 통해 세대 간에 화합·소통하고 경로효친의 문화가 뿌리를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區 예산·사업결정권 주민 손에…마을민주주의 꽃피는 금천

    [자치단체장 25시] 區 예산·사업결정권 주민 손에…마을민주주의 꽃피는 금천

    “가장 작은 행정단위인 동(洞·마을)부터 살기 좋게 바꾸고 싶어 구청장이 됐습니다. 각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면 그 마을들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생겨 종국에는 전 국민들의 삶도 윤택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차성수(60) 서울 금천구청장의 정치 철학이다. 차 구청장은 2010년 7월 민선 5기 구청장 취임 이후 그의 신념을 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낮에 길을 걸을 때면 어떻게 하면 걷기 좋은 깨끗한 동네를 만들지, 밤길을 걸을 때면 어떻게 하면 안전한 동네를 만들지 늘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지난 16일 금천구청에서 만난 차 구청장은 “현장에 나가면 여러 숙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주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인데, 그 숙제를 푸는 게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했다. 차 구청장의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하며, 그를 시민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 리더’의 대명사로 통하게 했다. 마을 혁신의 백미는 마을민주주의다. 차 구청장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마을민주주의 시대를 열었다. 동 주민들에게 구 예산과 사업 결정권을 줘 주민들이 직접 마을 문제를 해결하는 전대미문의 실험이 지역 곳곳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마을민주주의 구현의 핵심은 지난해 시작된 ‘마을총회와 동 특성화 사업’이다. 동 주민들이 마을총회에서 제안한 아이디어 중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해 동 특성화 사업으로 추진한다. 구는 지역 내 10개 동당 2500만원씩 총 2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우리나라에서 동 주민들에게 예산을 주고 주민들 스스로 사업 기획부터 실행까지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건 우리 구가 처음입니다. 그동안 주민들은 주차장이나 쓰레기 문제가 불거지면 민원만 제기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마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주차장이 필요하면 어디에 어떤 식으로 마련하면 좋을지 직접 장소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공공기관은 주민들을 지원해 민간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뒷받침해 주면 됩니다. 이게 바로 진정한 민주주의이고 협치입니다.” 그는 지난 6년간 ‘주민에게 힘을 줄수록 지역이 발전한다’는 신념 아래 주민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며 마을민주주의 실현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금천구 주민들은 행정기관의 사업 수혜자에서 벗어나 사업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참여자가 돼 가고 있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구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상의하고 힘이 돼 줄 주민들이 있다는 건 정말 축복입니다. 마을민주주의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래를 위해 꼭 실현해야 합니다. 우리 구는 마을민주주의와 마을공동체가 가장 잘 뿌리 내린 자치구라고 자부합니다.” 서울시 최초로 추진한 독거노인 맞춤형 공공원룸주택인 ‘보린주택’도 빼놓을 수 없다. 보린주택이 토대가 돼 최근 호평을 받고 있는 젊은 창업인 임대주택인 도전숙(宿), 예술인 임대주택 등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차 구청장은 틈날 때마다 지역 내 반지하 거주 독거노인들을 찾곤 한다. 인간다운 삶을 포기한 채 습기 찬 방에서 겨우 연명만 하고 있는 노인들의 삶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떻게 해서든 노인들에게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었다. 고심 끝에 생각해 낸 게 월 임대료 9만원 선의 보린주택이다. 2013년 반지하에 사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보린주택 4채를 지었다. 주택당 15명, 60명의 노인들이 새 보금자리를 갖게 됐다. “홀몸 어르신들은 해당 지역에서 30년 넘게 살아오셨습니다. 다른 지역에 지어진 임대주택으로 옮겨서 살도록 할 게 아니라 그분들이 살아오신 동네에 주거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태어나고 자란 동네에서 생을 마치는 것,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요. 열다섯 분이 한 곳에 모여 사시니 서로 말동무도 되고 의지도 돼 고독사도 막을 수 있습니다. 지역 내 반지하에 살고 계시는 홀몸 어르신들이 350~400명 정도 되는데, 보린주택 10채만 지으면 그분들의 삶의 질을 확 바꿀 수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혁신교육지구’도 선도했다. 차 구청장은 2012년 서울시교육청에 아동·청소년 문제를 학교와 마을이 공동으로 해결하는 ‘혁신교육지구’를 제안, 교육 패러다임을 바꿨다. “아이들 문제는 학교에만 맡겨 둬서는 안 됩니다. 수업이 끝나고 교문을 나서면 마을 문제가 됩니다. 교사, 학부모, 마을 주민이 힘을 모아야 복잡한 교육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교육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동안 마을공동체도 복원되고 참여와 협력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도 강화됩니다. 복지,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 구가 처음 시작한 걸 다른 자치구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는 게 많습니다. 정말 가슴 뿌듯합니다.” ‘재활용정거장’ 도입으로 단독주택 밀집 지역의 쓰레기 문제도 해소했다. 재활용정거장은 주민들이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마을 주요 지점에 설치한 분리수거 거치대를 말한다. 주민들이 집 앞에 재활용품을 내놓으면 가져가는 문전 수거에서 아파트처럼 지정 장소에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면 수거해 가는 방식으로 전면 전환한 것이다. 2013년 시흥3동에 처음 설치된 이후 안정적으로 정착되면서 지난해 6월 독산4동으로 확대됐다. 현재 독산4동에는 58곳의 재활용정거장이 마련돼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3~9시 운영한다. 각 정거장에는 ‘도시 광부’라고 불리는 자원관리사가 배치돼 주민들이 올바르게 배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소득층 어르신 등으로 구성된 도시 광부들은 우리 동네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없이는 하기 힘듭니다. 약간의 수고비는 주지만 자원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민들이 자신들의 동네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걸 보면 코끝이 찡해집니다.” 차 구청장은 요즘 저층 주거지 주민들의 삶을 좀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들 방법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지역에 저층 주거지가 많습니다. 저층 주거지는 미래의 가장 이상적 형태의 주거지입니다. 대문을 나섰을 때 탁 트인 하늘이 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고급 주택가는 모두 저층 주거지입니다.” 그는 저층 주거지 개선의 하나로 ‘골목길 관리사무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아파트 거주민들은 관리사무소가 있어 편하다. 전기, 하수도 등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관리사무소에 연락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단독주택은 그런 체계가 없어 무엇이든 입주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단독주택 거주민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습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직접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200~300가구를 묶어 관리사무소를 둔다면 단독주택 거주민들의 삶도 편안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차 구청장에 대해 “동네 아저씨 같은 소박한 구청장”이라며 “언제 어디에서 보든 편하고 친근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마도 꾸밈이나 가식이 없어 그렇게 여기시는 게 아닐까 싶네요. 복지관에 가면 어르신들이 맘 편하게 대해 주시며 엄청 좋아하세요. ‘아이돌’ 수준의 인기입니다. 주민들에게 ‘갑질’하지 않고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조직을 만들어 왔는데, 주민들께서 그런 노력을 인정해 주시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낍니다. 마을민주주의를 완전히 정착시켜 ‘주민 우선 사람 중심의 금천’을 만들겠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길섶에서] 이별 연습/황수정 논설위원

    출퇴근길에 작은 마을을 지난다. 구부러져 더딘 길목의 오래된 동네. 도심에서는 볼 수 없어진 정취가 숨은 그림처럼 스며 있다. 이 도로는 신작로였을 길. 아스팔트로 포장됐지만, 차가 지나면 아직도 꽁무니에 뽀얀 흙먼지가 뭉실뭉실 따라붙을 것같다. 길가 집들은 뚝딱뚝딱 단장해 새뜻한 식당으로 더러 간판도 건다. 그래봤자 내 눈은 못 속인다. 건물 뒤로 삐져나온 낡은 슬레이트 지붕, 골목 안쪽의 구부정한 전봇대가 오래된 이야기를 대신하고 있다. 가고 오는 계절을 감각으로 알아채는 곳도 이 길목 언저리다. 꼬리꼬리한 봄 거름 냄새가 풍기면 3월, 헤실헤실한 감자꽃에 땅내 맡느라 노랗게 질린 고추 모종이 보이면 보나마나 5월. 이 별천지에 기어이 올 것이 와 있다. 내 땅 절대 수용 불가! 동네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 빨간 격문이 동네 어디에나 나붙었다. 누구든 알고 있다. 아파트의 진격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 누군가의 안식이었을 저 늙은 팽나무가 전설이 되고 만다는 것. 아침저녁 짝사랑한 동네를 어떻게 떠나보낼지. 이별 연습을 얼마나 해야 할지 날마다 아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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