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내홍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의전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연하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카드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19
  • [프로야구] 갈매기 타선 ‘펄펄’

    5회말 롯데 공격이었다. 잠잠하던 구장이 갑자기 술렁대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급변했다. 1사 1·3루 상황. 7번 타자 박종윤이 1루수 앞 땅볼을 때렸다. LG 1루수 박병호가 한번 공을 더듬은 사이 3루에 있던 가르시아가 홈으로 질주했다. 무리였다. 타이밍이 늦었다. 포수 김태군은 송구를 받아 홈에서 기다렸다. 문제장면은 거기서부터였다. 가르시아는 그대로 돌진했다. 어깨부터 들어가며 김태군을 튕겨냈다. 김태군 마스크가 날아갈 정도로 큰 충돌이었다. LG 투수 김광삼이 가르시아에게 소리질렀다. 너무한 것 아니냐는 의사표시였다. 박병호도 달려들었다. 가르시아는 안 지고 얼굴을 맞댔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해야 할 당연한 플레이라는 얘기였다. 두 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모두 뛰쳐나왔다. 시즌 1호 벤치 클리어링이었다. 야구는 분위기의 스포츠다. 한 차례 충돌 뒤 다음 플레이가 중요하다. 흐름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부의 추는 요동치게 마련이다. 분위기 잘 타고 불안요소 많은 두 팀 경기라 더욱 그랬다. 둘다 최근 분위기가 워낙 안 좋다. LG는 나쁜 성적에 선수단 내홍이 겹쳤다. 롯데는 수비불안에 시달리며 시즌 5연패를 경험했다. 양팀 선발은 1032일 만에 등판하는 LG 김광삼과 기복 심한 롯데 송승준.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을 가능성이 컸다. 일단 롯데가 좋았다. 다음 타자 김민성이 우중간 2루타를 날렸다. 2명 주자가 모두 들어왔다. 6-1로 앞섰다. 완연한 롯데 분위기였다. LG도 흐름을 놓지 않기 위해 안간힘 썼다. 이어진 6회초 공격. 이대형-정성훈의 연속안타 뒤 박용택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점수는 순식간에 6-4. 불펜과 수비에 약점이 있는 롯데 특성상 경기는 어디로 갈지 모르게 됐다. 6회말 롯데 공격이 중요했다. LG로선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하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반면 한 점이라도 내주면 후반이 힘들어진다. LG 교체 투수 김광수는 투아웃까진 잘 잡았다. 그러나 끝이 안 좋았다. 홍성흔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렸다. 7-4. 점수차는 불과 3점이지만 분위기가 롯데로 넘어갔다. 9회초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겼다. 결국 롯데가 6일 사직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0시즌 LG와 첫 경기에서 7-5로 이겼다. 홍성흔 홈런 포함 장단 10안타를 몰아쳤다. LG는 이날 벤치클리어링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헛심만 썼다. 잠실에선 두산이 한화를 3-2로 눌렀다. 대구에선 삼성이 넥센을 7-3으로, 문학에선 KIA가 SK를 3-1로 이겼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칼 뽑은 민주 비주류

    6월 지방선거 후보 공천과 당권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정동영·천정배·추미애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은 31일 오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수요모임(가칭)’을 갖고 “당내 소통과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이 사라졌다.”며 정세균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의원 21명이 직접 참석하고, 8명이 위임장을 보냈다. 비주류의 세를 과시한 셈이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모이기로 했다. 모임을 주도한 김영진·천정배·이석현 의원은 정 대표를 찾아가 당 운영 방식 쇄신과 당내 민주화를 요구했다. 비주류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문제삼은 것은 야권 연대와 전북지역 공천 문제였다. 이들은 “당권파가 야권연대라는 미명 아래 비주류 의원들의 지역구 내 기초단체장 후보를 다른 야당에 내주려 했고, 전북도당에서 정한 공천 원칙을 일방적으로 뒤집어 강봉균 도당위원장이 사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성토했다. 참석자들의 면면을 봐도 내분이 본격화됐음을 짐작케 한다. 지방선거 직후에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노리는 정동영·천정배·추미애 의원이 힘을 합쳐 정 대표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지원·이석현·김부겸 의원도 가세했다. 특히 손학규 전 대표의 ‘복심’으로 알려진 김부겸 의원이 회의에 참석하면서 ‘정세균-손학규’ 밀월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낳고 있다. 무엇보다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당권파는 “백의종군하겠다던 정 의원이 전북의 시골 군 의원까지 자기 사람으로 심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반면 정 의원 쪽은 “당 대표가 지방선거는 안중에 없고, 당권을 다시 거머쥐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맞선다. 둘의 갈등이 지방선거 승패와는 별 상관이 없는 전북지역 공천에서 비롯됐고, ‘메가톤급’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천안함 침몰 사태를 앞두고 내분만 격화되고 있어 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자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천안함’ 지방선거 새 뇌관으로

    ‘천안함’ 지방선거 새 뇌관으로

    천안함 침몰 사태가 6·2 지방선거 등 정치 현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군(軍)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정확한 진상규명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물론 야권도 정국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진상규명 과정에서 북한 관련설이 힘을 얻게 되면 자칫 이념갈등으로 비화돼 지방선거 판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우선 지방선거를 준비해 온 예비후보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출마자들은 대부분 유권자와의 접촉을 삼가고 있다. 한 광역단체장 후보는 30일 “국민들이 슬픔에 잠겼는데 표를 달라고 인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서 “실종자 수색이 어떻게 결론나든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예비후보자들의 활동이 위축되면서 ‘공격의 대상’인 현역 단체장들이 다소 호흡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다음달 4일로 예정됐던 경기지사 경선을 1주일 정도 연기하기로 했다. 당내 주류가 지지하는 김진표 최고위원과 비주류를 등에 업은 이종걸 의원이 그동안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기 때문에, 섣불리 경선을 치렀다간 과열 경쟁과 내홍으로 당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판을 달굴 것으로 보였던 세종시 수정안과 무상급식, 4대강 사업 등 굵직한 현안들도 천안함에 막혔다. ‘천안함 국면’이 뜨겁게 전개되면 이 현안들이 선거구도에서 다시 부상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고, 북한 관련설을 흘리며 불안감을 조성해 보수세력의 단결을 꾀하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주로 북한 관련설에 초점을 맞춰 질문하고, 야당 의원들은 초기대응이 미흡했다고 질타하며 통신기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단은 여권이 더 어렵게 됐다. 정부의 계속된 설득과 해명에도 의구심은 꼬리를 물고 있어 앞으로 안정적인 국정운영에도 어느 정도 부담을 안게 됐다. 침몰 원인이 외부 공격이냐 내부 문제냐에 상관없이 정부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국정운영의 핵심은 조속한 사태 수습인데, 사고 원인조차 장기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의 설명 자체를 믿지 않는 분위기를 타파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야권도 마냥 정치 공세를 강화할 처지는 아니다. 사상 최악의 군 참사를 정쟁(政爭)의 소재로 활용하려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엄청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컨설턴트 이경헌씨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야당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야당의 공격은 초기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동시에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선에서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민주 드높던 공천개혁 용두사미로

    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정세균 대표가 공천 개혁 카드로 뽑아들었던 시민참여배심원제가 용두사미로 끝날 전망이다. 배심원제는 외부 전문가와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전문 패널과 후보자의 토론을 지켜본 뒤 투표로 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지역에 자기 세력이 없는 정치 신인에게 유리한 제도다. 당초 민주당은 전체의 30%에 이르는 전략공천 범위 내에서 이 제도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려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배심원제가 확정된 곳은 대전·광주시장 등 광역 2곳과 서울 은평구·강서구, 경기 오산시·화성시, 인천 남구·연수구, 광주 남구, 전남 무안·여수, 전북 임실, 충북 음성 등 기초 11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은평구처럼 국회의원이 2명 이상인 복합선거구와 광주에서는 배심원제와 당원 전수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키로 했다. 대전은 선병렬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해 김원웅 전 의원만 남게 돼 경선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 텃밭인 호남에 집중적으로 배심원제를 적용,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겠다던 지도부의 의지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빛을 잃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원 경선의 폐해와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배심원제가 기득권자들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있다.”면서 “지도부가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비주류 의원들은 “열심히 지역을 관리해온 후보를 배척하는 게 공천 개혁은 아니다.”고 맞선다. 당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려 추가로 배심원제를 택할 지역은 사실상 없다.”면서 “그나마 광주에서 흥행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신경전도 심상치 않다. 두 사람은 23일 밤에 만나 두 시간 반 동안이나 입씨름을 했다. 지도부는 정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지난해 재·보선에서 자신을 돕지 않은 지역 인사들을 배척할 것으로 보고 전략공천을 고려했고, 이에 정 의원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정 의원이 포용력을 발휘한다는 선에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선 후보까지 지낸 중진과 당 대표가 지역의원 공천 문제로 격돌하는 양상은 민주당의 현재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정 의원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지만, 전주 덕진구 지역위원장은 계속 공석으로 남겨 놓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책진단] 무상급식 공방 대해부 (상)

    [정책진단] 무상급식 공방 대해부 (상)

    김상곤 교육감이 이끄는 경기도교육청이 제안한 무상급식 예산이 경기도 의회에서 번번이 삭감되며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6·2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첫 번째 쟁점으로 떠올랐다. 무상급식 관련 논의는 조례 개정 차원에서 법률 개정 차원으로 비약했다. 총선 등이 아니라 지방선거의 쟁점인 만큼 무상급식 공약이 갖는 파괴력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에 따라 정당 공천 대상도 아니고 교육 분야만 책임지는 시도교육감 선거가 정당이 개입하는 시·도지사 선거에 거꾸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엿보인다는 점은 주목된다. 야당이 주장하는 무상급식 공약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나라당과 정부는 지난 18일 무상급식 지원 대상자와 0~5세 보육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방안은 여야 간 무상급식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무상급식(야당)을 부자급식(여당)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마련하면 가능하다는 주장(야당)을 국가 재정균형을 무너뜨릴만한 사안(여당)으로 다르게 보던 여야 간의 시각차를 드러낸 정책으로 평가 받는다. 결국 무상급식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 차원에서의 논란은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직접 결정하는 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현재까지 진행된 논쟁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① 득표용? 여론 반영? 한나라당과 정부는 무상급식 공약을 대표적인 ‘포퓰리즘 공약’으로 규정했다. 2002년 대선에서의 수도이전(세종시) 공약과 같이 실현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빈약한데도 표를 얻기 위해 내놓은 공약이라는 주장이다. 세종시 정책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야 입장은 명확하게 갈린다. 해마다 급식비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무상급식 재정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여야 간 이견이 있다. 그렇지만 ‘포퓰리즘 공약’의 전제로 사람들이 이 정책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는 점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입증됐다. 민주노동당 소속 이수정 서울시의원이 지난 9~15일 시민 2179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8.9%인 1720명이 무상급식 실시에 찬성했다. 적극 찬성은 1200명으로 전체의 55.0%를 차지했다. 특히 무상급식의 직간접적인 영향권 안에 드는 10~40대에서는 찬성률이 80%를 넘어섰다. 이 연령대가 투표율이 낮은 연령대와 겹치는 점을 감안하면, 무상급식 이슈가 6·2지방선거를 달구면서 투표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곤 교육감 당선으로 무상급식 이슈에 더 빨리 노출된 경기도에서는 무상급식 찬성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난달 10~13일 경기도교육청 용역으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조흥식 교수가 경기도 내 215개 학교의 학부모 1756명, 교직원 1518명, 학생 1123명 등 4397명을 대상으로 설문지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가 그렇다. 이 조사에서 학부모의 89.6%, 교직원의 81.3%, 학생의 89.3%가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무상급식의 호응도는 여당 내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이 정책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하는 현상에서도 엿보였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이 문제는 이념문제가 아니고, 무상급식은 의무급식”이라며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무상급식에 대한 대응으로 당정이 내놓은 0~5세 보육지원 강화와 무상급식 지원범위 확대. 교과부 안병만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은 자녀가 식사하는 비용까지 대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논란을 정리했다. 현재 교과부가 무상급식 대상으로 정한 범위인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차차상위계층의 일부를 제외한 시민들을 한꺼번에 ‘부자’의 범주에 넣어 버렸다는데 여당의 딜레마가 있다. ② 소요예산 살펴보니 정부는 전국적으로 초·중학교에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소요될 예산을 1조 96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3600억원은 지금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된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려면 1조 6000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당은 교육 예산규모를 생각했을 때 적지 않은 돈이라고 했다. 그런데 무상급식 전국 실시를 주장하는 야당과 시민단체는 “재정 부담이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한다. 야당 등은 재원을 확보할 창구를 다른 측면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무상급식 실시율이 6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라북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원의 50%를 대고 있다.”고 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의 영향을 받는 예산인 시도교육청 교부금만으로 해결하려면 어마어마하게 큰 재원이지만, 지자체 예산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무상급식 재원의 대부분은 시도교육청 교부금으로 해결했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 전체 무상급식을 하려면 4311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시에서는 전체 학생의 25%가 무상급식 혜택을 받았는데, 재원의 대부분인 1570억여원을 서울시교육청이 지원했고, 서울시는 27억여원을 지원했다. 서울시 1년 예산은 21조원. 서울시민 가운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한강르네상스, 광화문 광장 행사 등에 사용하는 예산을 조금만 줄여도 정부 지원없이 급식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 경제 차원에서 무상급식의 효과를 계산하는 것은 다른 차원에서 관심을 받는다. 학생별로 지출하는 1년 평균 급식비는 30만 6000~45만원. 여당은 이 돈이 공짜로 되는 만큼 반대급부로 교육복지가 위축되고, 특히 중산층 가구가 한 달에 4만~5만원을 아끼기 위해 저소득층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산층 가계 입장에서도 이 돈이 내도 그만, 안 내도 그만한 돈일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 교과부가 사교육비 절감 정책을 통해 절감시킨 사교육비 통계와 비교해봤다. 교과부가 지난해 시도교육청을 통해 방과후학교에 들인 금액은 3501억원. 여기에 지자체 예산도 소요됐다. 이렇게 해서 정부는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보다 비참여 학생이 연 53만원의 사교육비를 추가로 지출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③ 누구 위한 복지인가 정당정치에서 여론을 선도하는 정당은 조금 더 최신의 개념을 내놓기 마련이다. 정보력을 갖춘 여당은 이런 개념을 먼저 내놓기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곤 한다. 그런데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이 ‘보편적 복지’의 개념을 먼저 제시하고, 여당과 정부가 대응논리를 내고 대안 정책을 펴는 모습이 연출됐다. 여기에서 보편적 복지란 사회의 인프라인 도로를 깔아 빈부격차에 관계없이 이용하게 해 전 사회 편의성을 증대시키는 것처럼 서비스 분야에서도 공공기관이 모두를 대상으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무상급식과 관련된 논의가 그 동안 여당과 야당이 주장하던 입장에서 180도 전환된 채 진행되는 점은 이채롭다. 그 동안 소수자와 저소득층을 겨냥한 복지를 주장해 온 야당이 ‘(여당의 말대로) 부자를 포함한 전원 무상급식’을 주장하고, 실용적인 노선에서 국민 골고루에게 혜택이 미치는 복지정책을 선호해 온 한나라당이 ‘부자에게 혜택을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이 지금까지 추구해 온 복지 정책 가운데에서는 소액을 다수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보편적 복지’에 부응할만한 정책들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인 2008년 고유가·고환율이 이어지자 실시한 유가 환급금 정책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2만~24만원씩 1인당 유가 환급금을 돌려주는 정책으로 근로소득자, 사업소득자 등 1650만명에게 3조 4150억원의 지급 예산이 책정됐다. 이 같은 정부 정책에 진보 정당들은 반대했었다. 진보신당측은 “유가 환급금은 정유사들의 폭리 구조를 개선하고,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이 아닌 엉뚱한 정책”이라면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일축했다. 요즘에는 여당이 이 논리로 무상급식을 제안한 야당을 비판하고 있다. 여당과 교과부는 “야당이 지적하는 4대강 소요 예산이나 한강르네상스 예산 등은 한정된 기간 동안 쓰는 예산이지만, 무상급식은 매년 새롭게 돈이 지출되는 예산”이라고 했다. 학교급식 운동본부는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인해 상처받은 학생들을 위해 사회가 지불해야 할 비용은 무상급식 전면 시행 예산을 압도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 봉은사 조계종 직영 반발… 불교계 내홍

    봉은사 조계종 직영 반발… 불교계 내홍

    법정 스님 추모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불교계가 내분에 휩싸였다. 서울 삼성동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겠다는 조계종 총무원의 결정에 봉은사와 신자들이 공개 반발하고 나섰다. 봉은사 측은 1000만 서명운동까지 벌이겠다며 강경하다. 15일 불교계에 따르면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전날 열린 일요법회에서 “신도들과 소통되지 않은 (총무원 직영사찰 전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스님은 “직영 전환 이유를 사찰의 주인인 신도들이 납득할 수 있게 총무원에서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다음 주까지 답변이 없으면 전국 사찰과 신도들을 대상으로 ‘봉은사 직영 폐지를 위한 1000만인 불자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못박았다. 발단은 지난 4일 총무원이 임시중앙종회에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안건을 상정하면서 불거졌다. 직영사찰은 총무원장이 당연직 주지를 맡는 사찰을 말한다. 재정·인사권이 총무원에 귀속되며, 기존 주지는 ‘재산관리인’ 역할만 맡는다. 총무원이 내세운 직영 전환 명분은 ‘수도권 포교 강화’. 하지만 봉은사 측은 “명진 스님이 주지로 취임한 이래 재정공개와 1000일 기도를 통해 포교가 강화되고 투명한 경영 풍토가 확립됐다.”며 “자율성 침해”라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이 안건은 11일 법정 스님 입적으로 혼란한 분위기 속에서 통과됐다. 봉은사는 ‘결사 항전’ 분위기다. 명진 스님은 “봉은사를 나간다면 뼈가 돼 나갈 것”이라며 결기에 찬 각오를 밝혔다. 신도들은 홈페이지(www.bongeunsa.org) 등에 총무원의 일방적 결정을 규탄하고 명진 스님 지지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신도 박기원씨는 “법정 스님 열반으로 심적으로 힘든 와중에 이렇게 눈뜨고 도적질 당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고 기가 찬다.”고 썼다. 총무원은 공식 대응을 피하고 있다. 총무원 관계자는 “봉은사 측에서 공개 질의서를 보내오면 그때 공식적인 입장을 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남의 중심 사찰인 봉은사를 두고 때마다 벌어지는 다툼에 불교계 안에서는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측은 “직영사찰 지정이 불가피하다면 총무원이 이에 대한 공론의 장을 먼저 만들었어야 옳다.”면서 “그것이 소통을 종책 기조로 삼은 현 총무원 기조에도 부합한다.”고 꼬집었다. 김종서 서울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이런 논란이 생긴다는 것은 조계종에서 주지를 중심으로 한 개별 사찰 포교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면서 “전체 조직 사업과 지역 포교 간의 긴장을 유지하고 적절한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방선거 노린 지역이기주의 ‘골치’

    지방선거 바람을 타고 ‘님비(NIMBY)현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민들이 지역 민원을 들고와 공약으로 채택해 주기를 은근히 압박하는 분위기라 입후보 예정자들도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14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님비현상이 도를 넘어섰다. 장사시설, 쓰레기·하수처리시설 등과 같은 기피·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던 주민들이 최근에는 해당 지역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시설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물류·산업기반시설은 물론 경전철, 차량등록사업소 등 교통시설과 사회복지시설마저 기피대상이 되어버렸다. 경기 김포 일부 주민들은 김포한강신도시~서울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을 잇는 경전철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경전철 고가 교각이 도시·주거환경파괴, 사생활침해, 조망·일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김포고가경전철반대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는 경전철 사업 찬반 주민투표를 거부한 김포시를 상대로 감사원 감사청구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고양 경전철 건설계획도 같은 이유로 차질을 빚고 있다. 열병합발전소도 기피시설로 전락했다. 청정연료인 LNG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오염 피해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근 주민들은 “생활환경 악화로 집값이 떨어진다.”며 반기지 않는다. 수원 호매실 택지지구, 파주교하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용인 기흥구 고매동에 조성 중인 열병합발전소도 내홍을 겪고 있다. 경기도는 갈등이 잇따르자 합리적인 입지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지형 신도시정책관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주민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극단적으로 치닫다 보니 공공정책사업마저 발목을 잡히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단 민원성 님비현상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여야 지방선거 공천전쟁 가속화] 한나라 친이·친박 기싸움 팽팽

    한나라당이 이르면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6개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의 구성을 의결한다. 이어 22일까지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자를 공모한다. 4월 말까지 공천심사와 경선 등을 통해 최종 입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선거일정에 들어가는 셈이다.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간헐적으로 떠올랐던 계파간 갈등이 더욱 적나라하게 표출될 전망이다. 친이계와 친박계가 맞붙는 지역에서는 생사를 건 혈전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리전으로 여겨지는 데다,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적 파급 효과가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싸움은 더욱 치열하다. 14일 현재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친박계인 이계진 의원과 친이계인 허천 의원이 맞서고 있고, 경북지사를 두고 친박 성향의 김관용 현 지사와 친이 성향의 정장식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대립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여전히 친이계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경쟁하는 틈새를 친박계 안홍준 의원 등이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비교적 약체로 구분되는 전남지사 선거에서는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정몽준 대표와 가까운 김문일 후보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또 다른 내홍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광역단체장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경선에서도 친이·친박으로 나뉘어 거의 전방위적인 공천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친이계 주류와 친박계는 공천 기준을 두고도 티격태격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연일 ‘도덕성’을 무엇보다 중시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중앙당 공심위에서도 지난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뇌물·불법 정치자금 수수, 경선 부정행위, 성범죄 등에 대해 벌금형 이상을 받았을 경우 공천을 배제하기로 정했다. 탈당 및 경선 불복, 중복 당적, 해당행위, 당적 이탈·변경 관련자 등의 공천을 배제할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친박계는 ‘공정성’과 ‘투명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친이계에 의한 ‘보복공천’ 사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쐐기를 박으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이 되지 않으면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내부 분열이 심각해져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된다.”면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보복공천에 따른 국민들의 심판을 거울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번엔 ‘서울시 공심위원장’ 격돌

    이번엔 ‘서울시 공심위원장’ 격돌

    한나라당 공천 내홍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11일 서울시당 공심위원장 선정 문제를 놓고 친이·친박이 끝내 격돌했다.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문제를 서둘러 덮었더니 서울시당으로 삐져나온 형국이다. 서울시당은 운영위원회에서 이종구(강남갑) 의원을 공심위원장으로 의결했다. 친이계는 중립성향의 권영세 시당위원장이 내정한 이 의원을 강력히 반대했으나, 친박의 지원을 받은 권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친이 강경파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회의를 강행했다. 서울시당 쪽은 운영위원 104명 가운데 참석 35명, 위임 22명 등 57명으로부터 이의가 없다는 의사를 확인했으므로 의결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공심위원으로는 친이계에서 정태근·강승규·이범래 의원, 친박인 구상찬 의원, 중립인 유일호·홍정욱 의원,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안순철 단국대 교수, 박상미 한국외대 교수 등을 선정했다. 그러나 친이계는 위임장을 제출한 의원 가운데 다수가 위임철회 의사를 밝혔으며 5명 이상이 위임의사를 철회하면 공심위 구성안은 무효라고 반발했다. 정태근·강승규 의원 등은 회의 도중 공심위원 사퇴의사를 밝혔다. 친이계는 “서울시당 공심위 구성안은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사항인 데다 공심위 구성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한 만큼 최고위에서 통과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갈등이 다시 중앙당으로 되돌아갈 조짐이다. 당초 친이계가 이종구 의원의 공심위원장 내정에 반대한 것은 강남구청장 공천문제를 놓고 공성진(강남을) 의원과 대립할 수 있어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강북에서 단독 지역구를 가진 의원이 공심위원장을 맡는 게 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친박계 진영(용산) 의원을 거론했다. 그러나 정작 친박계는 ‘같은 친박이라도 진 의원은 안 된다.’고 일축해 친이는 친박 의원을 밀고 친박은 같은 친박을 반대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공천권을 둘러싼 힘겨루기에 과거 감정의 앙금까지 뒤섞여 나타난 현상이다. 친이 주류 쪽에선 2006년 당 대표 경선에서 이종구 의원이 이재오 후보에 맞서 강재섭 후보 캠프에 참여한 것과 이듬해 이종구 의원이 사무부총장을 지내며 당시 이재오 최고위원과 사사건건 충돌한 것을 놓고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이에 친박계는 “친이계가 온건한 성격의 진 의원을 공심위원장으로 내세워 사실상 서울시당 공천권을 손안에 틀어쥐려는 의도”라며 권 위원장을 지지했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戰雲 감도는 6월공천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간 내홍이 오는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또다시 부각될 조짐이다. 기초단체장 공천이 관건이다.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의 지역구가 같은 기초단체장 선거구에 속해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같은 선거구는 서울 도봉갑(친이 신지호)-도봉을(친박 김선동), 서대문갑(친박 이성헌)-서대문을(친이 정두언), 강서갑(친박 구상찬)-강서을(친이 김성태), 서초갑(친박 이혜훈)-서초을(친이 고승덕), 강동갑(친박 김충환)-강동을(친이 윤석용)을 비롯, 전국적으로 10곳 안팎에 이른다. 한 당직자는 28일 “세종시 정국에 가려 있어서 그렇지, 벌써부터 해당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의원 간, 당협위원장과 현직 기초단체장 간 갈등과 잡음이 들려온다.”고 전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2012년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계파 간 ‘텃밭 다지기’ 성격도 띠고 있어, 공천 작업이 구체화하면서 친이계와 친박계가 정면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지난주 세종시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지난 18대 총선 공천 과정을 거론하며 ‘공천 학살’이라고 공언하는 등 한차례 앙금이 드러나기도 했다. 기초단체장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충돌 조짐은 최근 당헌·당규 개정작업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 지도부와 당내 당헌·당규개정특위가 국민공천배심원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친박계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중앙당 국민공천배심원단이 기초단체장 공천심사에 참여하도록 한 게 화근이 됐다. 친박계는 “시·도당의 공천 권한을 중앙당이 가로채기 위한 편법”이라고 비난했다. 당헌·당규개정특위에서는 친박계 의견을 감안, 기초단체장 공천 심사를 시·도당 배심원단에 맡기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정몽준 대표 등 지도부의 반대로 최초 개정안이 그대로 확정됐다. 대신 당협위원장의 의견 개진권을 보장하고, 전략공천 지역과 당협위원장간 의견이 엇갈릴 때만 중앙당 배심원단의 심사권을 유지하겠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명문화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시·도당 공천심사위에서 여론조사 등 확실한 원칙을 갖고 풀어가면 될 문제를 왜 중앙당 문제로 확대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의도를 감추기 위해 국민공천배심원제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라면 패자의 승복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공천 불복→무소속 출마→당선 뒤 복당’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산림청 산불 없는 설연휴에 안도

    코레일이 인사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산림청은 7년 만에 산불 없는 설을 보내 환호하고 있다. ●코레일 인사 속앓이 허준영 사장이 들어선 이후 “코레일에 참모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은 ‘11·26파업’ 참가 노조원에 대한 징계로 연말연시를 바쁘게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조직개편 당시 대기발령했던 간부들에 대한 처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7개 지사를 12개 지역본부로 개편하면서 보직을 잃은 지사장 등이 5개월째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보직을 잃은 간부는 1952~53년생들로 철도에서 38~40년을 근무했다. 이들은 명예퇴직도 신청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한 간부는 “후배들을 위한 용퇴라면 기꺼이 수용하겠지만 무능력한 선배로 낙인 찍혀 나가기는 싫다.”고 말했다. ●2003년 이후 7년 만에 산불 없어 설 명절을 보낸 산림청이 안도했다. 설은 봄철 산불조심기간의 첫 관문으로 그해 산불을 가늠하는 척도다. 올해는 2003년 이후 7년 만에 산불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선거가 있는 짝수해’에는 산불 피해가 심해 설을 앞두고 긴장했던 당국은 상서로운 징후로 받아들인다. 설날 산불은 최근 10년간 평균 6건, 지난해 7건이 발생했다. 앞서 산불이 없었던 2003년에는 봄철 산불이 평균대비 50%(271건), 피해면적은 36%(133㏊)로 산불이 적은 해로 기록됐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세종시 본격토론땐 갈등 재연 불가피

    설 연휴를 앞둔 12일 여권의 세종시 갈등이 일단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전날까지 ‘강도 논쟁’으로 친이계와 친박계에 청와대까지 나서서 충돌하며 최고조에 이르렀던 내홍이 잦아든 분위기다. ●친이 MB-박근혜 회동 긍정적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를 만난 자리에서 자제를 당부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정몽준 대표가 제안한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에 원론적 수준이지만 긍정적 의사를 내비친 것도 갈등 분위기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당 지도부와 중진들도 수습에 나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존중하고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모두의 할 일”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슬기롭게 이 혼란을 극복해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더욱 단결해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대통령의 발언을 잘못 이해하고 왜곡보도하는 일이 없도록 언론은 극히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참 송구스럽게 되었으나 국민들께서는 큰 걱정을 안 하셔도 된다.”면서 “세종시 법안과는 관련없는 일종의 접촉사고”라고 설명했다. 다만 홍 의원은 청와대 참모진에 대해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을 오도했던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가.”라면서 “1급 참모들 가운데 일부는 애를 많이 썼으니 일선 부처 같은 데 한 계급 영전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으로부터 좀 떼놔야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친이 쪽은 당분간 휴전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자제를 당부한 만큼 박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하기도 부담이 된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에도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김용태 의원은 “반드시 만남이 이뤄져야 하고 만약 대통령이 회동을 제안한다면 박 전 대표는 이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의원은 “물론 당장 만나는 것은 어렵다고 보지만, 오해가 있었던 만큼 만나서 푸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박 반응없이 상황 주시할 듯 친박계에서는 별다른 반응 없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기류가 흐른다. 그러나 설 연휴를 보낸 뒤 지역 민심을 바탕으로 세종시 토론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어 갈등과 내홍의 재연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많다. 홍준표 의원이 한 라디오에서 “박 전 대표가 대통령과 충돌로 정권을 창출한다면 큰 비극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박 전 대표를 바라보는 여권 주류의 기류가 여전히 강경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는 전날 오후 부친상을 당한 진영 의원의 상가에 혼자 조문을 다녀왔다. 빈소에는 김무성·허태열·이정현·구상찬 의원 등 친박계가 대거 찾았으나 박 전 대표는 조용히 조문을 마치고 진 의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뒤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하나銀 챔피언십 올해도 개최한다

    골프채 하나만으로 한국인 스타들을 줄줄이 배출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최근 몇 년간 경기 침체와 인기 하락이 맞물리면서 해마다 대회 수가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시즌 도중 커미셔너 교체 등 내홍까지 겪었다. 미국 본토에서 대회를 열었던 삼성월드챔피언십이 지난해 대회를 마지막으로 사라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투어 참여도 “이젠 물 건너 갔다.”는 비관론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삼성대회와 함께 한국에서 개최됐던 유일한 LPGA 투어인 하나은행챔피언십이 우여곡절 끝에 올해도 열린다. LPGA 인터넷 홈페이지는 9일 “하나금융그룹과 3년간 대회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연장했다.”면서 “대회는 오는 10월29일부터 3라운드, 총상금 180만달러 규모로 치러진다. 2011년과 이듬해에는 10월 둘째 주에 대회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회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당초 같은 기간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회는 스폰서를 잡지 못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회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LPGA 투어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지난해에는 최나연(23·SK텔레콤)이 마리아 요르트(스웨덴)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휘닉스LPGA인터내셔널대회를 후원하면서 본격적인 골프마케팅에 뛰어든 J-골프도 올해 아예 투어대회를 진행하기로 결정, 새달 총상금 180만달러의 LPGA클래식을 연다. 경비까지 포함하면 230만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4개 대회로 치러질 예정이던 올 시즌 LPGA 투어는 이로써 26개 대회로 약간 늘어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일 막오르는 6·2 지방선거… 3대 관전포인트

    2일 막오르는 6·2 지방선거… 3대 관전포인트

    2일부터 ‘6·2 지방선거’의 막이 오른다. 선거 120일 전인 2일에는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이 이뤄지며, 이때부터 제한적인 범위에서 지방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지방선거 관리체제로 전환한다.”면서 “금품선거에 대한 감시·단속 활동을 본격화하는 등 선거부정 예방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각 정당도 이번 주부터 사실상 지방선거 준비체제로 전환한다. 한나라당은 지방선거기획단을 조만간 띄울 계획이다. 2월 말~3월 초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경선 등을 거쳐 4월 말까지 후보자 공천을 완료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기획본부를 이미 구성했고, 내부적으로 3월 말까지 후보자 공천을 매듭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지방선거는 2008년 총선 이후 2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단위 선거이자, 2012년 총선·대선을 앞둔 마지막 전국 단위 선거이다. 동시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차기 대선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어 상당한 정치적 비중을 갖고 있다. 선거에는 ‘세종시’가 최대 핵심 이슈로 자리잡았다. 선거를 통해 세종시 문제가 확산·증폭되면서 역으로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상호작용 현상이 예상된다. 혁신·기업 도시 등의 역차별 문제가 얽히면서 적지 않은 지역이 ‘직접적 이해당사자’로 가세해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여당 견제 심리’가 얼마만큼 나타날 것인가도 관심사다. 앞서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대승을 거두며 2007년 대권 탈환의 발판을 조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등 야당도 정권 중간심판론을 내세우며 ‘견제론’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다.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이자 지난 10년간 지방정부를 장악한 한나라당 지방정치에 대한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장광근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시와는 정치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2년에는 김대중 정부 말기의 권력형 비리가 대량 폭로되던 시점이었고, 2006년은 노무현 정권 후반기의 각종 갈등으로 표심이 여권을 외면하던 시점이었다.”면서 “잘하는 여당과 대통령에게 일부러 패배를 안겨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주요 정당들의 적전(敵前) 분열 정도와 봉합의 수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에서는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친이·친박 간 내홍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역시 주류·비주류 간 갈등이 공천과정 등에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연대 가능성이 전력을 극대화할 요소로 남은 가운데 갈등을 얼마만큼 봉합하느냐가 숙제로 남겨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분위기와 월드컵 열기도 표심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이지운 유지혜기자 jj@seoul.co.kr
  • 숨고르기? 무기력증?

    정부가 세종시 수정법안을 입법예고하자, 한나라당이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세종시 관련 언급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3월 초 세종시 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당내 토론을 시작하겠다.”면서 “특별한 요구가 없는 한 토론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는 2월 임시국회에선 현안 처리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월 중 당론 변경을 시도하면 계파 간 충돌이 불가피하고, 그 후유증으로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아이티 평화유지군(PKO) 파병, 아프가니스탄 파병, 사법개혁 등 주요 현안이 난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정안 찬성 여론이 커질 것이란 여권 주류의 전망도 작용했다.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도 세종시 관련 논의를 계속 미루고 있다. 이달 들어 매주 정례회의 때마다 친박계 의원들이 불참하고 있는 데다, 친이계의 출석률도 저조한 탓이다. 중도파 모임인 중도와 실용은 지난 14일 친박계 의원 섭외 불발로 세종시 관련 토론회 개최가 무산되자 이번에는 정치인을 배제한 전문가 토론회를 추진하고 있다. ‘토론의 장’이 열리지 않는 가운데, 일부 의원은 계파 간 충돌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이계진 의원이 최근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를 주장한 데 이어 이한구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세종시 문제를) 토론해 봤자 서로 간에 이해하고 수정할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수정안이 국회에 넘어오면 (당론과 상관 없이 의원 개개인의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교차투표(크로스보팅)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이 내홍에 휩싸이면서 토지환매권, 계획존속청구권 등을 둘러싼 야당의 법리 공세에 집권 여당으로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의원이 외유중이어서 당의 목소리를 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환매청구권은 법에 명백하게 나와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여당이 침묵하는 것은 법적 정당성에 흠결이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민노총 낡은방식 혁신·통합 매진”

    “민노총 낡은방식 혁신·통합 매진”

    제6기 민주노총 위원장에 김영훈(42) 전 철도노조 위원장이 선출됐다. 민노총은 28일 서울 등촌동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제49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김 후보를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는 총 951명의 대의원 중 7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 52%(376표)를 득표했다. 김 당선자는 선거 직후 당선 확인을 거쳐 바로 직무를 시작하며, 임기는 3년이다. 사무총장에는 강승철 후보가 뽑혔고, 일반 부위원장에 정희성 전 민노총 광주전남지역 본부장과 정의헌 민노총 부위원장이, 여성 부위원장에는 정혜경 전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노우정 서비스연맹 조직부장이 각각 뽑혔다. 김 당선자는 온건 노선인 ‘범국민파’로 분류되며, 역대 최연소 위원장이기도 하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의 당선으로 비정규직 법안의 시행을 둘러싼 정부와의 입장차와 현장에서의 노사 갈등, 노조 전임자 문제 등 현안을 두고 민주노총이 향후 어떤 정책노선을 취할지 주목된다. ‘현장에서 준비된 승리하는 민주노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한 김 위원장은 공약으로 ▲중앙과 현장의 소통 강화 ▲지도위원회의 확대재편 ▲복수노조·전임자 야합안 무효화와 개정투쟁 총력집중 등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통합적 지도력을 구축하고 낡은 사업방식을 혁신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민노총은 지난 13일 임성규 위원장의 후보 사퇴에 이어 부위원장 후보 3명까지 연이어 사퇴한 가운데 일부에서 선거 보이콧 주장이 제기되는 등 새 집행부 구성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을 겪어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장광근 일단 “휴~”

    교체설에 휩싸이던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고비를 넘기는 분위기다. 세종시 내홍으로 당직개편설이 주춤하고 있다. 친이계 한 의원은 25일 “시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정몽준 대표와의 관계가 껄끄럽긴 하지만, 세종시 정국에서 ‘전투형’인 장 사무총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늦어도 2월 중에는 당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종시 문제로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논리다. 당직개편을 전제로 사무총장엔 정병국·정두언 의원이, 여성 대변인엔 정옥임·정미경·이두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인식혁명 없이 정당개혁 없다/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인식혁명 없이 정당개혁 없다/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정치학 원론에 나오는 정당과 현실의 정당은 왜 이렇게 다를까. 원론 교과서엔 정당의 기능이 길게 나열돼 있다.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의 정치참여를 북돋고, 유권자에게 판단의 길잡이가 된다고 한다. 또 정치 지도자를 양성하고, 사회 이익을 집성해 정책결정을 촉진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진다고 한다. 민주주의를 위해 정말 없어선 안 될 기능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원론적 기대라 해도 현실과 너무 다르다. 우리 현실에서 정당은 민주주의의 큰 걸림돌로 전락했다. 과장과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국민을 수동적 동원 대상으로 만들고, 유권자의 이성적 투표 판단을 방해한다. 또 정치적 이권이나 자리를 탐내는 무리를 만들고, 사회 갈등을 심화시켜 국정 거버넌스가 엉망진창이 되게 한다. 정당무용론, 심지어 정당폐지론이 공감을 살 만도 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제도 탓만 할 수는 없다. 그동안 수많은 선진제도를 도입, 시험해 보았지만 결과는 나아지지 않았다. 사람 탓만 할 수도 없다. 과거에 비해 개별 정치인의 자질은 훨씬 향상되었지만 정당정치의 현실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퇴보했다. 물론 제도 개선과 정치인 자질 향상이 계속돼야 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정당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서 더 큰 문제를 찾아 고쳐야 하지 않을까. 정당은 통일성 있는 균질한 조직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를 지배해 왔다. 균질한 정당이 명확한 기조를 세워 일관되게 추구하고 이를 통해 고유한 정체성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기존 인식이었다. 이런 인식하에 정당원은 당론을 따라야 하고 당론 불복은 해당행위로 제재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정당화되곤 했다. 사실 균질적 조직으로서의 정당은 사회가 비교적 단순했던 과거 산업시대에는 원론적 기능을 나름대로 수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중민주주의를 이끈 원동력이라고 칭송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상황이 바뀌었다. 기율 있게 움직이는 균질한 조직이 정책이슈를 다루며 전국적 공당(公黨)으로 기능하기에는 사회의 다양성, 복잡성, 가변성이 너무 커졌다. 당 내부 이견이 자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통일성, 균질성, 정체성을 강조하는 조직이라면 정당보다는 이익단체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늘날 무리해서 통일성을 기하려 해도 내분만 심화돼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은 계파 내홍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민주당이 실례(實例)로 보여 준다. 균질성을 고집할 경우 내부만 시끄러워지는 것이 아니다. 보다 심각하게, 경쟁 정당과의 대화가 불가능해진다. 각기 똘똘 뭉친 거대조직들끼리의 관계는 집단주의적 논리에 의한 경직성을 벗기 힘들다. 4대강 예산, 세종시 등의 현안은 각 정당이 일치된 당론을 고수할 경우 상대와의 대화를 통한 타협, 조정은 매우 힘들어진다는 점을 예시해 준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게 정당에 대한 낡은 인식을 혁명적으로 바꿀 때가 되었다. 정당을 단단한 조직이 아니라 유연한 네트워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유기체적 연대로 봐야지 일률적으로 움직이는 기계 덩어리로 봐선 곤란하다. 이익단체와 잘 구분되지 않는 군소정당은 차치하고, 전국정당을 자임하는 주요 정당이라면 더 이상 일사불란한 조직일 수 없다. 이렇게 정당이 획일적 집단주의에 빠지지 않은 존재로 인식될 때 오늘날 정당의 각종 병폐, 특히 집단적 대결에 따른 국정 황폐화를 피할 수 있다. 역사발전은 인식전환을 전제로 한다. 국가는 야경국가에서 복지국가로의 인식전환 덕에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개인 권리의 보호뿐 아니라 시민적 의무와 덕성의 함양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는 인식전환에 따라 더욱 성숙해 왔다. 기업도 사적 이윤뿐 아니라 사회적 공헌도 추구하는 것이라는 인식전환을 거치고 있다. 이제 정당이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인식전환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정치인뿐 아니라 유권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수 있는 어렵지만 시급한 숙제다.
  • 與당직개편설 반발 고조

    한나라당의 집안 싸움이 설상가상이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당직개편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다. 정몽준 대표가 사무총장과 대변인 등 일부 당직을 개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이계를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정 대표의 측근들을 향해 쓴소리를 냈던 장광근 사무총장이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장 사무총장은 13일 “여러 과정을 통해 결론이 내려진다면 결과에 따를 뿐”이라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불편하지만 잘 수습해서 이대로 간다면 따라가겠다.”는 설명이다. 안상수 원내대표 등 친이계와 친이재오계 등 당의 주류가 당직 개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장 사무총장에게 힘을 보태준다. 당초 장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정 대표에게 인사 통보를 받고 물러날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작별인사를 할 겸 기자간담회를 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친이계 등 일각에서 사무총장 교체에 반대하면서 장 사무총장의 입장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장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그가 당의 살림꾼으로서 청와대와 친이계의 입장을 대리하는 역할을 해온 점을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세종시 국면에서 계파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 당직개편 문제로 왈가왈부해서 되겠느냐.”면서 “당이 조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의지는 확고하다. 정 대표는 전날 “새해를 맞아 당의 새로운 분위기를 위해 당직개편을 생각하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당내 뿌리가 얕은 정 대표가 장 사무총장을 비롯한 친이계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또 한번 정치적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여야 물밑에선 당내 주도권싸움

    여야 물밑에선 당내 주도권싸움

    ‘찻잔 속 태풍인가, 격랑 속 암초인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두고 정치권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정작 물밑에서는 여야 모두 당내 주도권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양당의 내부 균열 양상이 ‘세종시 전쟁’에 밀려 잦아들지, 당력 분산으로 귀결될지 주목된다. 특히 무소속 정동영 의원이 12일 복당의사를 표명할 것이 확정되면서 민주당 지도 체제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통합과 실용’ 발족 독자세력화 한나라당 중도개혁 성향 의원들은 10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워크숍을 가졌다. 참석자는 7인 모임의 권영세·김기현·나경원·남경필·정두언·정진석·정태근 의원과 김정권·원희룡·진수희 의원 등 10명이었다. 정태근 의원은 “워크숍 형식으로 처음 마련된 자리인 만큼 주로 모임의 성격과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현 지도부에 대한 고민 등 당내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오고갔다. 이들은 모임 이름을 ‘통합과 실용’으로 정하고 “계파를 넘나들어 중도실용의 정신으로 고착화된 갈등구조를 타파하고 새로운 리더십 체제를 구축한다.”는 기치를 세웠다. 의원들 간에는 ‘계뚫(‘계파뚫자’)모임’이라는 내부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한 의원은 “앞으로 활동을 통해 당의 차기 미래 세력이 될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을 갖춰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21’도 이달 말쯤 조기 전대의 필요성을 공론화할 예정이다. 민본 21은 “현 지도부 체제로는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다.”며 조기 전대론의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친이계 주류가 조기 전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고, 친박계에서도 일단은 관망하고 있어 조기 전대론이 급속하게 세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동영, 유감표명 뒤 ‘백의종군’ 민주당 지도부를 둘러싼 고민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이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전북 지역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12일 복당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의 한 측근은 “정 의원이 당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하고,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지방선거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같은 내용을 회동에 참석했던 이강래 원내대표와 최규성 의원이 정세균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의 복당으로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조기 전대론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근, 지난 연말 예산안 처리 등 대여(對與) 투쟁에서 실패한 데 대한 지도부 책임론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민주연대, 국민모임 등 비주류 모임이 탄력을 받을지도 관심사다. 유지혜 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