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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달라이 라마가 ‘추악한 폭도’일까/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열린세상] 달라이 라마가 ‘추악한 폭도’일까/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베이징 올림픽을 5개월 앞둔 중국은 라싸에서 오래 전 톈안먼에서 그랬듯이 가차없이 사람들에게 총을 겨눴고, 발포했다. 사망자 수를 축소하며 서방의 눈치를 보던 중국은 서방이 “올림픽과 티베트 유혈사태는 분리해 봐야 할 것이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듯하자 이번 사태의 배후 세력으로 다람살라의 14대 달라이 라마를 겨냥, 그를 폭도로 몰아가고 있다.17일 자정 투항시한까지 100여명의 티베트인들이 투항했다는 소식 이후, 티베트 고원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메신저이기도 한 여행자들과 외신기자들을 중국 정부가 내쫓았기 때문이다. 1959년 포탈라성 폭격으로 중국을 탈출한 이래 14대 달라이 라마는 세계가 인정하듯 비폭력 평화외교로 분리독립을 호소하고, 주장하고, 설득해 왔다. 그러나 중국이 난공불락으로 막강해지면서 달라이 라마는 정치적 지배권은 중국에 양보하면서 고토(故土)에서 예전처럼 티베트인들이 신앙만 지키고 유지할 수 있는 자치정부를 요구했다. 자치정부라 해봐야 군대도 없는 종교공동체일 뿐이다. 그런 소박한 요구는 그러나 늘 가차 없이 묵살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 백만의 사람들이 죽어갔다.50여년간 일관되게 비폭력을 주창해 온 달라이 라마로서는 악의에 찬 중국의 비방과 비폭력 노선으로 인한 내부 비판으로 견디기 힘든 슬픔에 빠져 있을 것이다. 이미 희생된 이들이나 17일 이후의 대학살을 우려한 달라이 라마는 결국,“이번 유혈사태가 통제불능 상태라면 망명정부 수반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여기까지가 현재 세계가 추이를 주목하고 있는 티베트 사태다. 1999년, 나는 내한을 원하는 달라이 라마를 중국의 눈 밖에 날까봐 우리 정부가 쉽게 허락하지 못하자 거리에서 ‘프리 티베트 운동’을 하는 이들과 외쳤다.“달라이 라마 내한 금지로 얻을 국익을 사양하겠다.”고. 국가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세계적인 지성이 한 불자로서 오래된 불국(佛國)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데 그 간단한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우리 정부의 옹졸함이 딱할 만큼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 전후로 나는 히말라야 산군에서 적잖은 티베탄(티베트인)들을 만났다. 다람살라는 물론 올드델리에서는 칠십줄에 들어선 티베트 전사들도 만났고, 북인도 마날리와 네팔 포카라의 티베트 난민촌에도 여러 차례 찾아갔다. 늙은 티베트 전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지금 다시 20대로 돌아가도 나는 우리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다시 총을 잡을 것이다.”라고.50년대 말 유혈사태 때 무려 120만명이 학살당하던 그 즈음 가족을 잃자 승복을 벗고 중국군의 총을 빼앗아 봉기했던 전사들이었다. 다람살라에서 만났던 한 젊은이는 “로마도 결국 역사에서 사라졌다. 중국은 지금 말할 수 없이 강하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과 독립을 원하는 소망은 그보다 더 강하고 오래 갈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식계층인 승려가 아닌 평범한 티베탄 중의 하나였다. 그의 소망은 대개 약자들이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가망 없는 꿈에 불과할까. 한족과 위그르족이 다르듯 중국과 티베트는 융화될 수 없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 차이를 갖고 있다. 베이징에서 라싸까지 열차를 개통하고, 그들이 원치 않는 ‘근대’를 안착시키고, 강제로 한족과 피를 섞게 하고, 그들에게는 신적인 존재인 달라이 라마를 위한 기도도 금지하고, 승려들에게 살상을 강요하는 인간성 파괴를 획책해도, 티베탄들은 쉽게 굴할 것 같지 않다. 짐작되는 앞날이 매우 어둡긴 하지만,“세계는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중국이 깨닫도록 촉구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는 달라이 라마의 말은 언제나처럼 깊은 울림을 담고 있다. 티베트 사태, 다른 일도 그렇듯이 남의 일이 아니다. 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 이 무지치 ‘사계’에 홀리다

    이 무지치 ‘사계’에 홀리다

    이탈리아의 이 무지치(I Musici) 실내악단이 지금 전국을 순회하며 연주회를 갖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에서 시작하여 새달 6일 부산에서 끝난다. 지난 12일 입국하여 새달 7일 돌아가기까지 12차례 연주회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해외의 유명 연주단체가 거의 한 달에 가까운 기간 우리나라 전역을 돌며 순회 연주회를 갖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전국적으로 이 많은 연주회의 객석을 채울 만큼 팬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면 불가능하다. 실제로 이 무지치는 고양아람누리와 18일 광주문화예술회관,20일 대전예술의전당,21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 모두 1000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았다. 작곡된 시기의 연주법과 악기를 쓰는 이른바 정격연주가 일반화된 요즈음 이 무지치의 ‘현대적인’ 연주는 오히려 낡은 스타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무지치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음악칼럼니스트인 이지영 성남아트센터 과장은 “이 무지치의 힘은 곧 ‘사계(四季)’의 힘”이라고 단언했다. 비발디의 ‘사계’는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무엇인지를 묻는 국내의 각종 조사에서 수십년째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한 1970년대 이후 “‘사계’는 이 무지치”라는 이미지가 굳게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의 ‘사계’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모았고, 장영주도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각 방송국에서 ‘사계’가 필요할 때는 여전히 이 무지치의 음반을 고르고 있다고 이 과장은 설명했다. 친숙하지만, 내한할 때마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도 팬들을 이끄는 요인의 하나가 된다. 이 무지치를 초청한 공연기획사 아카디아의 김재연씨는 “티켓을 예매하는 음악팬 가운데는 이 무지치의 ‘사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무지치는 이번 내한에 앞서 2003년부터 악장을 맡고 있는 안토니오 살바토레가 독주자로 나선 ‘사계’ 음반을 새로 내놓았다. 초대 악장 펠릭스 아요와 로베르토 미켈루치, 피나 카르미렐리, 페데리코 아고스티니, 마리아나 시르부를 잇는 여섯번째 사계 음반이다.1995년 시르부 이후 13년만의 새로운 녹음이기도 하다. 이번 내한에서도 물론 안토니오 살바토레가 독주자로 ‘사계’의 활을 잡는다. 이 무지치가 이번에 준비한 프로그램은 3가지. 모차르트와 차이콥스키, 요한 슈트라우스, 파야, 피아졸라의 소품에 우리동요 ‘우리 집에 왜 왔니?’ 등 소품으로 꾸민 ‘프로그램 A’와 제미니아니와 타르티니, 리스트로 구성한 ‘프로그램 B’, 그리고 모차르트와 로시니, 파가니니로 이루어진 ‘프로그램 C’가 있다. 하지만 세 프로그램 모두 피날레는 비발디의 ‘사계’가 장식한다. 이 무지치의 내한 연주회에 ‘사계’가 빠지는 날은 좀처럼 오지 않을 것 같다. 남은 일정은 ▲22일 전주 소리문화의전당 ▲23일 순천문화예술회관 ▲24일 천안시청 봉서홀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28∼29일 서울 예술의전당 ▲4월 1일 성남아트센터 ▲6일 부산문화회관.(031)932-8370∼2.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오는 사람은 계속 온다! 한물 가면 온다?

    오는 사람은 계속 온다! 한물 가면 온다?

    캐서린 제타존스, 키아누 리브스, 유덕화, 여명, 홍금보, 매기 큐, 진혜림…. 3∼4월 세계적 스크린 스타들의 내한 행렬이 줄을 잇는다. 올 초 충무로 신작들이 기대만큼의 힘을 못 쓰는 약세장을 틈타 외화의 스타 주인공들이 공격적 흥행몰이에 나서는 분위기이다. 스타들의 내한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어떤´ 스타들이 ‘왜´ 올까. 또 어떤 스타들은 왜 좀처럼 한국행에 합류하지 않는 걸까. 스타 방한의 이면을 문답으로 엿본다. ▶ 내한 할리우드 스타, 왜 부쩍 늘었나요? 스타급 영화배우들의 국내 행보는 2000년 이후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쇼박스의 박진위 홍보팀장은 “2000년 초 멀티플렉스극장이 본격 확산되고 직배사 마케팅이 강화되면서 영화시장이 커져 방한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북미권과 유럽, 일본을 제외하면 전세계 7∼8위권에 드는 영화시장. 20세기폭스코리아의 이영리 마케팅부장은 “5년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내한을)요청도 할 수 없는 입장이었으나 2∼3년 전부터 대부분의 블록버스터가 내한을 추진하고 열 건 중 세 건 정도가 성사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소니픽처스 마케팅팀 허인실 과장은 이에 대해 “해외 블록버스터 수익 중 우리나라가 전세계 5위 안에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일본에서는 쇼프로에도 많이 나오는데, 우린 왜 TV에선 보기 어렵나요? 우리나라 영화시장의 3배 규모인 일본은 아시아권 최고의 홍보국. 올해 ‘스위니 토드´의 조니 뎁, 작년 ‘다이하드4´의 브루스 윌리스가 일본을 찾으면서 끝내 우리나라는 들르지 않았다. 그들이 소화하는 일정도 다르다. 한국에선 시사회 무대인사, 기자회견 등 기본 스케줄에 그치는 반면, 일본에서는 여러 쇼 프로그램에서 ‘망가지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체류시간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스타를 바라보는 방문국의 문화 차이도 크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일본의 ‘만담문화´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일본은 특유의 만담문화 때문에 버라이어티쇼, 토크쇼 등 해외연예인들이 출연할 방송이 많고 TV프로그램이 일본문화 진출의 주요창구가 된다. 프로모션을 할 때도 방송출연을 선조건으로 내걸고, 방송국들도 누가 온다 하면 섭외가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세기폭스코리아의 이영리 부장은 “최근에 생긴 ‘무한도전´외에는 외국스타들이 나갈 만한 프로그램도 마땅치 않고 영화홍보라는 시각이 강해 방송국 측에서도 적극적인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 스타내한에 법칙이 있다? # ‘친한파´-오는 사람은 계속 온다? 청룽, 류더화, 천커신 감독 등 아시아권의 배우·감독들은 ‘내한´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주 한국을 찾는다. 한국소니픽처스의 허인실 과장은 “이들은 영화 한 편의 홍보보다, 오랜 세월 쌓아온 두꺼운 팬층이 있고 이들이 스케줄 관리까지 하는 등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방한을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 ‘한물 가면´ 온다? 키아누 리브스가 스타로 급부상한 작품은 1994년 ‘스피드´. 그로부터 14년이 지나, 다음달 그는 뒤늦게 액션물 ‘스트리트 킹´을 홍보하러 서울에 온다. 캐서린 제타 존스도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하기는 마찬가지. 전성기를 넘긴 그녀는 26일 ‘데스 디파잉´ 홍보차 첫 내한한다. # ‘국내용´ 스타 따로 있다? 린제이 로한, 잭 에프론 등 요즘 한창 상종가를 치는 할리우드 배우가 내한한다면? 영화 관계자들은 “아무리 할리우드 톱스타라도 나라마다 선호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홍보대행사 영화인의 최은영 마케팅팀장은 “우리나라는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이 선호하거나 80·90년대 인기를 모은 과거의 스타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 어떤 스타를 또 만날 수 있나요? 4월 말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아이언맨´의 홍보사 측은 기네스 팰트로의 내한을 협의 중이다. 에이미 로섬, GOD출신 박준형이 출연하는 ‘드래곤 볼´도 일본·한국에서 대규모 행사를 기획 중이다. 6년 전 내한한 윌 스미스도 7월 ‘행콕´ 개봉을 앞두고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 나가사키 시장 5월 내한…피폭자 가족에 사과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나가사키시의 다우에 도미히사 시장이 오는 5월 부산을 방문, 원폭 피해자의 건강관리 수당을 지급해 달라는 소송에서 나가사키시에 승소한 최계월(84)씨 유족에게 사죄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앞서 일본 최고재판소는 지난달 18일 판결에서 후쿠오카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 청구권의 시효를 내세워 건강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나가사키시에 최씨 유족에게 83만엔(약 824만원)의 밀린 수당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나가사키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뒤 귀국한 최씨는 1980년 5월 치료차 일본을 방문, 피폭자 건강수첩을 발부받고 다음달치인 6월분 수당을 타냈으나, 이후 귀국했다는 이유로 수당이 끊기자 2004년 시를 상대로 미지급 수당 지급을 요청하는 소송을 냈었다. hkpark@seoul.co.kr
  • “재즈 진수 선보일 것”

    “재즈 진수 선보일 것”

    “재즈는 한폭의 그림처럼 편안한 음악이에요. 눈을 감고 느끼는 감정 그대로 편안하게 즐기세요.” 13년만에 내한 공연을 펼치는 미국의 가수 겸 배우 해리코닉 주니어(41)가 귀띔한 ‘재즈 제대로 즐기는 법´ 이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삽입곡 ‘잇 해드 투비 유’(It Had To Be You)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그는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다시 한국을 찾게 돼 무척 기쁩니다. 이번 공연은 재즈를 기본으로 뉴올리언스 음악들을 제대로 선보이는 자리가 될 거예요.12인조 빅밴드와 함께하는 만큼 지난번 내한공연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겁니다.” 이메일로 바다 건너 진행된 인터뷰지만,“이번에 한국에 가면 김치 말고도 다양한 문화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한국 공연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해리코닉 주니어는 ‘대부3’‘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등의 영화음악 작업뿐 아니라 ‘인디펜던스 데이’‘카피캣’‘P.S 아이러브유’ 등의 영화에도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그가 꼽는 최고의 작품은 과연 뭘까.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음악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관심을 받은 만큼 그 작품이 가장 아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죠. 출연작은 코미디와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꼭 한 작품만 꼽기는 어렵네요.” 요즈음 음악적으로 재즈 이외에도 리듬앤드블루스 등의 장르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그가 불혹의 나이에도 시대에 뒤지지 않는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저는 그동안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표현해 왔어요. 제 자신을 만족시키면서도 많은 사람과 공감하려고 늘 노력하죠. 나이는 음악을 비롯한 예술적 감각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게 저의 철학이에요.” 최근 해리코닉 주니어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오바마 후보진영에 선거자금을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별히 정치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선거활동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잖아요. 오바마는 그동안 좋은 일을 많이 해온,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라는 생각이 들어 기부하게 됐어요.” 초보자들에게 권해줄 만한 재즈로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악을 꼽은 해리코닉 주니어. 가수와 연기자로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그에게 두 길 중에 하나만 가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둘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는 것은 어렵지만 꼭 해야 한다면 전 가수를 택하겠어요. 제겐 뮤지션으로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길섶에서] 기다림의 세월/ 육철수 논설위원

    중학교 3학년이 된 막내가 그날 따라 무척 일찍 일어났다. 출근을 서두르는데 막내가 눈을 비비면서 거실로 들어섰다. 아침잠이 많아 늘 등교시간에 쫓기던 아이라 웬일인가 싶었다. 막내는 대뜸 “어젯밤 새벽 2시까지 공부했어.”라고 한다. 순간, 아내와 나는 눈길이 마주쳤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구, 기특해라.”하면서 박수를 쳐주었다. 그러니까 3년 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짜리 막내한테 영어공부 좀 시켜보려고 외국에 몇달 보냈다. 문제는 갔다 와서 생겼다. 막내는 그곳의 생활이 맘에 들었던지, 이따금 그 추억을 떠올렸다. 귀국해서는 학업에 흥미를 잃고 펀펀 놀기만 했다. 아무리 달래고 을러도 백무소용이었다. 그러던 아이가 공부를 하겠다니, 세상에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더 지켜봐야겠지만 학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만으로 일단 청신호다. 돌이켜보니 지난 몇년동안 막내로 인해 속이 참 많이 상했다. 남들은 뭘 그런 걸 고민하느냐 하지만 내겐 기다림의 세월이었다. 그날 출근길은 발걸음이 왜 그리 가볍던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비틀스·아바 음악 재창조 영광”

    “비틀스·아바 음악 재창조 영광”

    “비틀스와 아바의 음악을 재창조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죠.” 비틀스와 아바의 트리뷰트(헌정) 밴드인 ‘이매진 더 비틀스’와 ‘아바걸스’가 내한해 서울 대흥동의 한 녹음실에서 4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매진 더 비틀스’는 1991년 결성된 영국의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 비틀스가 쓰던 것과 똑같은 악기로 연주하는 이들은 지오프리 라제트(30·존 레넌), 로버트 이안 심슨(47·폴 매카트니), 니젤 쿠크(37·링고스타), 제임스 헨더(42·조지 해리슨)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함께 ‘아바! 비틀스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울산(5~6일), 서울 KBS홀(8일), 경기 분당(9일) 등을 돌며 내한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베컴이 떴다!” 광장 팬미팅 ‘난리’

    내한중인 ‘프리킥의 마술사’ 데이비드 베컴(33·LA갤럭시)이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국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베컴은 자신의 사진 2008개로 만들어진 대형 모자이크를 배경으로 팬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50여명의 유소년 축구단 어린이들을 만나 조언을 전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시간을 보냈다. 또 직접 선보인 3번의 프리킥 시범을 멋지게 성공시키며 주위에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베컴과 팬들의 기념촬영 도중 안전사고를 우려한 메니지먼트사의 요청으로 촬영이 중단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 베컴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했다. 한편 베컴의 소속팀 LA갤럭시는 3월 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의 친선경기를 갖는다. 베컴과 LA갤럭시는 3월2일 출국한다. ▶ [관련동영상]베컴 “프리킥 마술은 노력의 산물” ▶ [관련동영상]꽃미남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입국 서울신문 나우뉴스TV 박성조기자 ·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남·북을 적신 ‘평화의 아리랑’

    남·북을 적신 ‘평화의 아리랑’

    서울에서도 피날레는 아리랑이었다. 상임지휘자 로린 마젤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북에서 남으로 이어진 이번 ‘드라마’를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감동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이날 정규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인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이 끝난 뒤 박수와 환호가 쏟아지는 가운데 뉴욕 필하모닉의 하피스트 낸시 알렌은 조용히 뒷자리에 가서 앉았다. 하지만 첫번째 앙코르 곡인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에서도, 두번째 앙코르 곡이자 평양 공연의 첫번째 앙코르 곡이었던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가운데 ‘파란도르’에서도 하피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알렌이 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마젤이 세번째 앙코르를 위하여 지휘대 위에 서자, 곧 이어 북한의 개량악기인 장새납을 대신한 민디 커먼의 피콜로와 알렌의 하프가 북한 작곡가 최성한이 편곡한 ‘아리랑’의 멜로디를 울리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 필하모닉의 서울 공연이 28일 오후 1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2500석의 티켓이 매진된 가운데,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이 시간에 이처럼 붐빈 것은 예술의전당 20년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말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 뉴욕필은 이날 무대에 오르자마자 우리 ‘애국가’와 미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pangled Banner)’를 연주했다. 서울 공연이 북한의 ‘애국가’와 미국국가를 연주한 평양 공연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첫곡인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기다리던 관람객들은 갑작스러운 ‘애국가’에 조금은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사실 1980년대 초반까지도 외국 교향악단의 내한 연주회에서는 두 나라 국가를 연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애국가 연주가 없어졌듯 어느 사이엔가 연주회장에서의 국가 연주도 사라졌다. 나이든 관람객들에게는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뉴욕필의 서울 공연은 그러나 지난 26일의 평양 공연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평양 공연에서는 동평양대극장의 객석 조명을 모두 밝혀놓았던 데 반해 이번에는 여느 음악회처럼 불을 모두 끈 것도 달랐다. 평양에서는 공연에 참석한 북한 주민이 닫혀 있던 북한과 미국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열어가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공연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손열음이 협연한 피아노협주곡 2번, 교향곡 5번으로 짜여졌다. 모든 프로그램을 베토벤의 작품으로 구성한 것도 거장 로린 마젤과 뉴욕필에 대한 한국팬들의 음악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이날 뉴욕필의 서울 공연이 평양 공연만큼이나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기립박수로 환호하는 관람객들에게 손키스를 날리며 즐거워하는 로린 마젤과, 콘서트홀을 나서는 관람객들의 만족스러운 표정에서 두루 확인할 수 있었다. 마젤과 뉴욕필 단원들은 타이베이와 상하이, 홍콩, 베이징, 평양, 서울을 거친 ‘2008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한 이날 예술의전당 연주회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짐을 챙겼고, 오후 8시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뉴욕으로 돌아갔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베컴, 26일 방한

    베컴, 26일 방한

    ‘프리킥의 마술사’ 데이비드 베컴(33·LA갤럭시)이 26일 서울에 온다. 3월1일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소속팀과 함께 내한하는 베컴은 26일 오후 4시40분 인천공항에 도착, 팬들의 환영을 받게 된다. 베컴이 한국을 찾는 것은 한·일월드컵 직전 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으로 서귀포를 찾은 지 6년 만이지만 당시는 부상으로 뛰지 않아 국내 그라운드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투어 계약에 따라 그는 최소 50분 이상은 뛸 예정이다. 베컴은 27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28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의 훈련 모습도 공개할 예정이다.29일에는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위 아 스트롱 위드 베컴’ 이벤트에 참석하고 스폰서인 아디다스 홍보의 일환으로 명동에 출현할 예정이다. 한편 세뇰 귀네슈(56) FC서울 감독은 2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열린 팀과 아디다스 코리아의 파트너십 조인식에서 “최고의 선수를 뽑아 베컴이 있는 특별한 팀을 상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지훈련에서 아킬레스건을 다쳐 목발을 짚고 나타난 귀네슈 감독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장 이을용과 공격수 정조국, 수비수 김진규, 미드필더 이청용, 기성용, 외국인 스트라이커 데얀 등을 비롯해 베스트 11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런던 필하모닉 새달 내한 공연 감상포인트

    런던 필하모닉 새달 내한 공연 감상포인트

    젊은 거장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가 이끄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새달 11일과 12일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13일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 협연자는 11일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12∼13일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이다. 런던 필하모닉의 내한은 2005년 10월 이후 3년만이다. 당시는 거장 쿠르트 마주어가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와 함께 찾아왔다. 이번 연주회는 그때와는 상당히 달라진 색깔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를 살펴본다. ●지휘계의 떠오르는 샛별 유로프스키는 1972년생이니 올해 36세이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음악공부를 시작한 뒤 독일로 이주하여 지휘와 성악을 배웠다.1995년 영국의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베르디의 ‘나부코’로 성공을 거둔 것이 겨우 23세 때의 이야기이다. 2003년 런던 필하모닉의 수석객원지휘자로 위촉된 데 이어 2006년 9월 12번째 상임지휘자로 취임했다. 런던 필하모닉은 1932년 토마스 비첨에 의해 창단된 이후 애드리언 볼트, 게오르그 솔티, 버나드 하이팅크, 클라우스 텐슈테트, 마주어로 지휘봉이 이어졌다. 유로프스키도 이 거장군(群)의 반열에 당당히 오른 셈이다. 2005년에는 러시아 국립 교향악단의 수석객원지휘자를 역임한 유로프스키는 ‘당연히’ 러시아 음악에 정통하여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의 곡들을 음반으로 펴냈다. 올해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을 지휘한다. ●‘듣고 싶은 음악’과 ‘들려주고 싶은 음악’의 조화 해외 유명 교향악단의 내한 공연은 프로그램을 짜는 데 ‘모험’을 하기가 쉽지 않다. 투자액을 회수하려면 귀에 익은 고전과 낭만시대 작품이 주류를 이룰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다. 11일 이 교향악단의 상임 작곡가인 마크-앤서니 터니지의 ‘저녁 노래’와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5번이다.2005년 내한 당시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차이콥스키로 이어진 마주어의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젊은 기운이 물씬 풍긴다. 12∼13일은 터니지의 ‘한스를 위한 자장가’와 헨체의 ‘두번째 현악 소나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2번. 한국팬들이 ‘듣고 싶은 음악’이기도 하지만, 연주자들이 장기로 삼아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기도 하다.‘러시아 연주자들보다도 더 완벽하게 프로코피예프를 이해한다.’는 찬사를 받는 백선우가 1993년 낙소스 레이블로 내놓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집은 명반의 반열에 올라 있다. 이런 프로그램이 가능한 것은 ‘한국시장’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표가 팔리지 않는 선곡이라면 공연기획자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비올라, 독주악기로 완전히 자리잡다 한국의 음악팬들에게 비올라의 매력을 새롭게 깨닫게 한 것은 순전히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로라고 해도 좋다. 해외 유명 교향악단의 내한 연주회에 비올리스트가 협연한 기억이 나지 않으니 이번 연주회는 한국 비올라의 역사에 기록해 두어야 할 일이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줄리어드음악학교의 아티스트 디플롬 과정에 들어간 최초의 비올리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그동안의 ‘가능성 있는 연주자’에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가진 음악인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여기에 ‘눈물’이라거나,‘겨울여행’이라는 감상적인 제목을 가진 음반이 잇따라 대성공을 거두며 이제는 한국에서도 비올라를 대중적인 악기로 탈바꿈시켰다. 11∼12일은 오후 7시30분,13일은 오후 8시.5만∼20만원.1577-5266.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곽태휘에 거는 기대

    곽태휘가 떴다. 중국전 막판의 결승골로 곽태휘라는 이름 석자는 지금 짜릿했던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인 허정무 감독이나 박주영보다 더 많이 입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내한했던 당시 맨유 선수들은 ‘투어’라는 별칭의 친선경기임에도 불구하고 100년 전통의 축구 역사를 증명하려는 듯 결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았던 FC서울은 너무 일찍 주눅이 들었고, 상대들의 눈에 보이는 반칙에도 항의조차 제대로 못했다. 그럼에도 간간이 곽태휘가 버텼다. 그의 맞상대는 웨인 루니. 팀 동료 리오 퍼디낸드가 “90분 내내 공격을 하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잊었다.”고 농담조로 격찬한, 바로 그 루니는 친선경기장을 흡사 격발장치를 벗어난 총알처럼 거침없이 달렸다. 그를 곽태휘가 맡았다.‘공은 놓쳐도 선수는 놓치지 말라.’는 한국형 수비의 오랜 명제를 이따금 실천했다.그러자 루니는 거칠게 신경질을 냈다. 그때 곽태휘는 두세 차례 루니의 등을 돌려세웠다. 서로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두 선수는 성난 소리를 주고받았다. 며칠 전 우리가 지켜봤던 ‘전국구 스타’ 곽태휘는 바로 그런 근성의 소유자다. 근성 축구의 대명사인 허정무 감독이 지난해 하반기 김진규까지 내주면서 곽태휘를 전남으로 불러들여 FA컵 우승을 도모했고, 지금은 충칭의 신화를 절반쯤 써나가고 있다. 중요한 건 그의 위치가 박주영과 패스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골키퍼 정성룡을 안심시켜야 하는 중앙 수비수라는 점이다. 이 점에서 ‘공격수는 감각으로 뛰고 수비수는 머리로 뛴다.’는 명제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혜롭게 공을 차는 건 어느 포지션에나 해당되는 것이지만, 특히 수비수는 냉철하게 전체를 조율하면서 위기의 순간을 현명하게 처리해내는 ‘머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격수는 열에 아홉 번 실수해도 단 한번 골을 터트리면 되지만, 수비수는 단 한 차례의 실수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탈리아의 전설 말디니처럼 위대한 수비수는 언제나 천재였다.중국이 공격수 한 명만 남기고 수비로 일관하자 곽태휘는 조용형과 곽희주에게 뒷일을 부탁하고 최전방으로 올라가서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다. 위험했지만, 승리를 위한 최후의 현명한 판단이었다. 그리고 ‘전국구 스타’가 됐다. 그는 이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그는 중앙 수비수다. 견고하고 아름다운 수비 축구로 우선 대성하기를 바란다. 골을 넣는 위치가 아니라 골을 막는 위치에서 ‘제2의 홍명보’,‘아시아의 말디니’로 성장하길 바란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7) 일 하다 먹는 ‘들밥’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7) 일 하다 먹는 ‘들밥’

    장정이 7명, 젖먹이 어린애가 한 명, 더벅머리 꼬마가 한 명, 그리고 젖을 먹이는 아낙이 한 명이다. 뙤약볕에서 일을 했는지 장정 다섯은 웃저고리를 벗고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큼지막한 밥사발을 들거나 앞에 놓고 먹고 있는데, 가난한 살림이라는 것은 절로 짐작이 간다. 김홍도 그림 ‘들밥’의 왼쪽을 보면 두 사내가 한창 밥을 먹고 있는데, 반찬 그릇은 오직 하나다. 그림 중앙의 사내는 아예 반찬 그릇조차 없다. 모든 밥은 아낙네의 앞에 놓인 보자기를 덮은 방구리에서 나온 것이다. 장정 일곱의 밥이 방구리 하나에서 나오다니, 좀 쓸쓸하다. 방구리는 한쪽이 열려 있는데, 조심스럽게 보면 그릇을 담은 것이 아니라, 단일한 품목의 물건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데, 내 눈에는 보리밥으로 보인다. 아닌가. 하기야 들밥에 무슨 음식의 종류가 있을까. 보리밥에 풋고추와 된장이면 족할 것이다. 하지만 빠질 수 없는 것이 막걸리가 아닌가. 그래서 새참은 동시에 ‘술참’이 된다. ●김 매는 노동뒤에 배불리 먹는 포만감 흔히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하지만, 사실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 편안하고 쾌적한 사무실에서 깔끔한 복장으로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업무를 보고 월급을 받는 것과, 저 땅 속에서 비지땀을 흘려가며 석탄가루를 뒤집어쓰고 석탄을 캐는 노동으로 대가를 받는 것이 선택사항이라면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양반들은 언필칭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곧 농민이 가장 고귀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량은 인간의 필수적 생존조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농사가 가장 중요한 것일 뿐, 뙤약볕에 몸을 내맡기고 허리가 끊어져라 김을 매는 노동은 사실상 선택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실 농사일은 엄청난 중노동이다. 농업의 기계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농사는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이 인간의 손끝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노동의 강도는 대단히 높고, 칼로리의 소모도 엄청난 것이다. 그 소모되는 칼로리를 공급하는 것이 들밥이고 새참이 것이다. 강희맹이란 분이 있는데, 한국한문학사에 꽤나 이름이 높은 분이다. 그 분의 저술에 ‘금양잡록(衿陽雜錄)’이란 책이 있는데, 농사일에 관한 책이다. 금양은 지금의 과천인데, 그는 한때 과천에서 씨를 뿌리고 채소를 가꾸고 나무를 심는 등 직접 농사일을 하여, 농사 제반에 대해 제법 알게 되었다. 강희맹은 먹물이었으니, 그는 또 먹물답게 거기서 얻은 지식을 ‘금양잡록’이란 책으로 엮는다. 책의 내용은 곡식의 종류, 농사짓는 법, 농민과의 대화 등등이지만, 뜻밖의 것도 있다. 농민들이 농사를 지을 때 노래를 부르는데 듣고 보니, 괜찮다. 그래서 한시로 옮긴다. 이것이 ‘농구(農謳)’ 14편이다. 말이 길었지만, 여기에 ‘들밥을 기다리며’란 시가 있는 것이다.(‘농구’는 모두 14수다. 그 중 여덟 번째 작품이 ‘들밥을 기다리며’이다). 작품을 읽어보자. 큰 며느리 절구질 서둘러 작은 며느리 부엌으로 들어가자 푸른 연기 모락모락 피어나고 주린 창자에선 우레 소리 울린다 들밥 기다릴 때는 호미 들 힘조차 안 남았네 남자들이 들에 나가서 김을 매고 있을 때 집안에서 부녀들은 들밥 준비에 바쁘다. 고된 노동을 하면서 오로지 들밥만을 기다릴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한 끼 밥을 즐겁게 먹기 위해 오전의 노동을 견디고, 한 끼 저녁밥을 즐겁게 먹기 위해 오후의 노동을 감내한다. 농사일은 강도 높은 노동이다. 새벽에 나와서 허리를 꼬부리고 계속 일을 하다가 정오 때가 되면 뱃속에서는 우레 소리가 울리고 호미 들 힘조차 남지 않는다. 드디어 들밥이 오고, 배불리 먹는다. 그 다음은 ‘배를 두드리며’란 작품이 이어진다. 광주리 향기로운 보리밥 아욱국 달디 달아 숟갈에 매끄럽게 흐르네. 어른 젊은이 차례로 둘러앉아 왁자지껄 밥 먹는 소리 요란하다. 달게 포식하매 속이 든든하니 배를 북처럼 두드리고 그저 흡족할 뿐 어떤가, 힘든 노동 끝에 배불리 먹고 흡족해 하는 농민의 심정을 느낄 수 있으신지. 전근대 사회는 농업사회이니 당연히 농사에 관한 한시가 많이 남아 있다. 그런 한시 중에서 들밥을 내 가는 여성은 단골로 등장하는 제재다. 성종 때 관료로서 시인으로서 대제학 벼슬까지 했던 서거정의 ‘전가(田家)’란 시를 보자. 고사리나물을 반찬삼아 밥을 먹고 농담을 하며 웃음소리가 낭자하다. 봄비도 넉넉히 내렸다. 굳이 두레박으로 논물을 퍼 올리지 않아도 된다. 여유 있는 풍경이다. 한데 들밥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고려 말 시인인 안축이 삼척 죽서루를 읊은 8수의 한시 중 ‘밭이랑에 들밥을 내어가는 아낙네’란 시를 보자. 아낙은 들밥 차리느라 자기 밥도 아니 먹고 새벽부터 마음이 논밭에 가 있네 점심나절 밭이랑으로 걸음을 재촉하여 남편을 배불리 먹인 뒤 신이 나서 돌아오네. 남편은 꼭두새벽에 들로 나갔다. 한여름의 농사일은 너무나 고되다. 아내는 그 남편이 너무나 안쓰럽다. 그것을 생각하고 서둘러 밥을 지으며 정작 자신의 식사는 잊어버린다. 정오가 되어 서둘러 들로 나가 남편이 배 불리 먹는 것을 보고는 그제서야 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앞서 들었던 서거정의 시보다는 현실에 훨씬 더 가깝다. 김홍도의 그림도 그렇다. 김홍도의 그림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여성의 표정을 보라. 자식에 대한 따스한 눈길을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무언가를 먹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먹이는 것은 인간의 생명의지를 충족시켜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남편 배불리면 굶어도 흐뭇한 아낙 그런데 이 시에 꼭 맞는 그림이 남아 있다. 역시 김홍도가 그린 ‘들밥 내가는 아낙네’라는 그림이다. 논에서 농부들이 김을 매고 있고, 그 아래에 아낙네가 머리에 밥을 담은 광주리를 이고 있다. 그 앞의 사내는 지게를 지고 있는데, 역시 먹을 것이 담겨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조선후기 가사체 농서인 ‘농가월령가’를 보자.‘농가월령가’는 월령이란 말대로 달마다 농사꾼이 해야 할 일을 열거한다.6월령의 점심 먹는 부분을 인용해 보자.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 막히고 맥 빠진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다 정자나무 그늘 밑에 앉을 자리 정한 뒤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단술 먼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채운 뒤에 맑은 바람 배부르니 낮잠이 맛있구나 농부야 근심 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아마 이 부분은 김홍도의 그림과 흡사할 것이다. 점심밥의 내용물은 무엇인가.5월령을 보면,“보리밥 찬국에 고추장 상추쌈을, 식구들 헤아리니 넉넉히 준비하소”라고 했으니, 보리밥에 찬국에 고추장과 상추쌈이었던가 보다. 논문 실적이 개인 능력에 대한 야박한 평가가 된 요즘, 원고를 내놓으라는 독촉에 시달리며, 뜬금없이 다시 태어나면 들밥을 먹으며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근골을 움직여 나와 내 가족이 먹을 정도로만 수확을 얻는다면, 나머지 시간은 그냥 놀다가 늙어지면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런 삶 말이다. 욕심이 너무 과한가. 한국의 농업이 무너지고, 수천㎞ 바다를 건너온 식량에 목을 매고 사는 이 시대를 생각하면 그런 생각 더욱 간절하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보건소 진료 일찍 오세요”

    “보건소 진료 일찍 오세요”

    용산·광진구 등 자치구 보건소 18곳이 이달부터 평일 진료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토요일엔 아토피 교실 등 특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들 보건소는 노인들의 진료 및 혈액검사를 위해 평일 진료시간을 1시간 앞당겨 오전 8시부터 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토요일에는 임산부 산전관리와 영유아 예방접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장 임신여성 건강의 날’ 프로그램,‘토요 아토피‘ 프로그램, 직장인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증진 특화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휴일엔 건강 관련 동호회나 의료 봉사활동 등을 위해 보건소 시설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한편 시는 ‘120 다산콜센터’와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를 통해 민간 의료기관의 야간 및 휴일진료, 휴일 개원약국 현황 등을 24시간 안내한다. 현재 주2회 시행하는 보건소 토요 진료를 매주 시행하는 계획을 자치구 실정에 맞게 수립해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보건소 진료 일찍 오세요”

    “보건소 진료 일찍 오세요”

    용산·광진구 등 자치구 보건소 18곳이 이달부터 평일 진료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토요일엔 아토피 교실 등 특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들 보건소는 노인들의 진료 및 혈액검사를 위해 평일 진료시간을 1시간 앞당겨 오전 8시부터 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토요일에는 임산부 산전관리와 영유아 예방접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장 임신여성 건강의 날’ 프로그램,‘토요 아토피‘ 프로그램, 직장인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증진 특화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휴일엔 건강 관련 동호회나 의료 봉사활동 등을 위해 보건소 시설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한편 시는 ‘120 다산콜센터’와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를 통해 민간 의료기관의 야간 및 휴일진료, 휴일 개원약국 현황 등을 24시간 안내한다. 현재 주2회 시행하는 보건소 토요 진료를 매주 시행하는 계획을 자치구 실정에 맞게 수립해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깔깔깔]

    ●초보운전 남편이 운전면허를 딴 뒤 차를 샀다. 며칠 운전을 해보니 자신감이 생겨 퇴근 때 처음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그런데 모든 차들이 거꾸로 운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렵게 운전하고 있는데 아내한테서 전화가 왔다. “여보, 고속도로에 어떤 정신나간 차 한대가 역주행하니 조심하세요.” 그러자 남편이 아내에게 말하길, “한대가 아니야, 수백대가 넘어.”●조련사 한 기자가 서커스의 맹수 다루기 달인과 인터뷰를 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가 어째서 달려들지 않죠? 당신처럼 자그마하고 여윈 분에게….” 조련사가 이렇게 말했다. “아, 그건 이유가 있겠죠. 내가 통통하게 살이 오르길 기다리는 거죠 뭐.”
  • ‘네 손’의 화음

    ‘네 손’의 화음

    카티아 라베크와 마리엘 라베크 자매의 데뷔 음반이 미국 작곡가 조지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라는 것은 상징적이다. 재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곡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일종의 협주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음반은 ‘필립스’ 레이블로 발매되자마자 ‘골든 디스크’상을 받았을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로부터 30년 남짓한 세월이 흘러 50대 후반에 접어든 자매는 요즘도 “우리의 피아노는 하나의 오케스트라에 해당한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런 자부심이 결코 자화자찬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데뷔 음반에서부터 증명된 셈이다. ‘네 손’으로 세계를 평정한 라베크 자매가 한국에 온다. 두 사람은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번째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프랑스 사람인 자매의 성격은 정반대이다. 언니인 카티아가 조금은 차갑고 계산적이라면 동생인 마리엘은 부드럽고 낙천적이다. 언니는 피아노가 한 대일 때는 높은 음역, 두 대일 때는 제1 피아노를 맡는다. 카티아가 기교적이고 화려하게만 흐르지 않도록 마리엘이 낮은 음역, 혹은 제2 피아노에서 그윽하고 안정적으로 받쳐준다. 라베크 자매를 ‘세계 최고의 듀오’로 평가하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두 사람은 최근 자신들의 이름을 딴 ‘KLM’이라는 독립음반 레이블을 만들었다. 지난해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작품으로만 이루어진 첫 음반을 발표했고, 이어 스트라빈스키와 드뷔시,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 공연의 레퍼토리도 자매가 가진 최근의 관심 영역을 잘 보여준다. 2만∼7만원.(02)580-1300.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북한 사람 마음 움직여야 北문제 해결”

    “북한 사람 마음 움직여야 北문제 해결”

    “북한문제 해결에도 군사·경제력과 같은 ‘하드 파워’뿐 아니라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프트 파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제정치계에서 전통적인 하드 파워에 문화·정치외교적 가치 등 소프트 파워를 접목시켜 ‘스마트 파워’론을 주창한 세계적인 석학 조지프 나이(71)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12일 북한문제 해결 및 한국의 대외정책 방향 등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한국 ‘스마트 파워´ 잠재력 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임성준)과 동아시아연구원(이사장 이홍구) 초청으로 방한한 나이 교수는 이날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강연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북한에 대한 소프트 파워 적용 가능성과 관련,“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하드 파워와 함께 북한 사람들이 억압 체제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만드는 소프트 파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경제적 압박 등 하드 파워는 중국이, 소프트 파워는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 교수는 또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국과 중국이 긴밀히 협력해 북한문제에 대응하고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의 차기 정부도 대북정책 등에 대해 조율, 협력과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등 강대국이 아닌 한국형 소프트 파워에 대해서는 “중동 등에서 평화유지자 역할을 해 온 노르웨이나 위성방송 ‘알 자지라’를 통해 대외적 매력을 높인 카타르 등을 볼 때 한국도 충분히 소프트 파워를 강화해 동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바탕으로 ‘한류’ 등 문화적 가치까지 접목시킬 수 있어 한국의 스마트 파워는 잠재력이 크고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 교수는 “중국과 일본도 소프트 파워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은 언론·표현의 검열 문제를 넘어서야 하고 일본은 과거에 대한 반성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드 파워´ 치중 美 대외정책 바꿔야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그는 “미국 대외정책은 9·11테러 이후 하드 파워에 치중해 힘을 과시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제 미국도 공공외교와 에너지안보, 기후변화, 경제통합 등에 보다 집중해 스마트 파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 교수는 카터 행정부 시절 국무차관보 등을,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차관보 등을 맡았던 외교안보 전문가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제국의 패러독스’‘소프트 파워’‘국제분쟁의 이해’‘정부를 불신하는 이유’‘더러운 손’ 등이 있다. 글 김미경 사진 이호정기자 chaplin7@seoul.co.kr
  • 반갑다! 비욘세·밥 딜런

    반갑다! 비욘세·밥 딜런

    팝스타 비욘세와 밥 딜런이 설연휴를 맞아 한국의 안방극장을 찾는다.5일 밤 12시55분 KBS 2TV ‘설 특선 빅 콘서트’에서는 비욘세 공연 실황을 방송한다. 화려한 외모와 시원한 가창력으로 그래미상을 열 차례나 수상한 비욘세는 지난해 11월 처음 한국을 찾아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5일 방송분은 2007년 9월2일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공연 실황으로 비욘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드림걸스’의 수록곡뿐 아니라 여성3인조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 시절의 히트곡 등 내한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도 포함돼 있다. 비욘세는 이 공연에서 발라드곡 ‘Flaws And All’을 비롯해 1집 히트곡 ‘Speechless’, 펑키한 리듬의 ‘Suga Mama’ 등 35곡을 열창한다. 이어 6일 밤 1시20분에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팝의 신화’ 밥 딜런의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 공연 실황이 방송된다. 지난 1963년∼65년 ‘The Other Side Of Mirror’라는 제목으로 열린 페스티벌 가운데 밥 딜런 출연 장면만 담은 이 흑백 영상은 그의 출발점과 전성기를 엿보게 한다. 특히 65년 밥 딜런이 전자 기타를 들고 나와 포크를 록 스타일로 연주하는 장면은 포크 록을 탄생시킨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이 공연 실황이 온전한 모습으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두 80분에 걸친 공연 실황은 아카데미를 수상한 바 있는 유명 감독 머리 러너가 기록 필름의 일부로 제작한 것. 포크 음악의 선두 주자인 조앤 바에즈, 자니 캐시 등도 출연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古음악’이 몰려온다

    ‘古음악’이 몰려온다

    올해 음악계의 최대 화두는 고(古)음악이다. 작곡된 당시의 이른바 원전악기로, 당시의 연주법을 구사하는 음악가와 단체가 대거 내한한다. 세계적 명성을 지닌 대표급이 망라되어 있어 음악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2008년 고음악 붐을 선도하는 단체는 영국의 계몽시대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Age of Enlightenment). 클레어 칼리지 합창단과 내한해 마크 패드모어의 지휘로 27일 예술의전당에서 바흐의 ‘요한수난곡’을 들려준다. 바로크 바이올린의 선주주자인 영국의 존 홀러웨이는 새달 2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 이어 24일에는 통영국제음악제에 참여하여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바흐의 파르티타 2번 등을 연주한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새달 25일 통영시민문화회관과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이다. 리더인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지휘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바흐로,‘오보에와 바이올린, 현악오케스트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등이 들어있다. 솔로이스트의 한 사람인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은 이달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연주회에도 출연한다. 영국의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5월4일 예술의전당이다. 헨델이 태어난 할레에서 헨델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단체로, 단원들은 모두 슈타츠카펠레 할레 소속. 슈테츠카펠레에서는 현대악기, 헨델 페스티벌에서는 고악기로 연주한다. 소프라노 신영옥이 협연한다. 원전연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이 이끄는 라 프티트 방드는 같은 달 21일 같은 장소이다. 최근에 녹음한 비발디의 ‘사계’와 ‘라 폴리아’ 등을 들려준다. 영국의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앤드루 맨지와 하프시코디스트 리처드 이가는 6월14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1984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만난 뒤 악보와 연주기법을 함께 연구하며 아무나 넘볼 수 없는 파트너십을 이루었다. 맨지는 트레버 피노크에 이어 잉글리시 콘소트(English Consort)를 이끌고, 이가는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의 후임으로 고음악 아카데미(Academy of Ancient Music)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10월에는 바로 리처드 이가가 고음악 아카데미를 이끌고 다시 내한하여 23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29일에는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같은 장소에서 비발디의 ‘사계’ 등을 연주한다. 11월 2일엔 ‘사계’의 혁신적인 해석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끈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2004년에 이어 다시 찾아온다.LG아트센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첼로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비올라 다 감바 연주의 거장인 호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나시옹은 12월 21일 예술의전당에서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퍼셀의 ‘요정의 여왕’,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등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마련한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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