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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 듣고 즐기세요] 클래식

    ●드레스덴필하모니소년소녀합창단 내한공연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16일 오후 2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유럽 정상급 어린이합창단의 첫 내한공연. 슈베르트 ‘세레나데’, 멘델스존 ‘눈을 높이 들어 저 산을 바라보라’ 등. 1만~10만원. (02)3991-700, 548-4480. ●서울시향의 명협주곡시리즈Ⅲ 21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2004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자인 제임스 개피건(루체른 심포니 상임 지휘자)이 지휘하고 네덜란드의 미녀 바이올리니스트 시모네 람스마가 협연한다. 1만~5만원. 1588-1210.
  • COOL vs HOT…양대 록페스티벌 비교 분석

    COOL vs HOT…양대 록페스티벌 비교 분석

    1999년, 한국에서 록페스티벌이 첫걸음을 뗐다. 처음부터 가시밭길. 인천 송도에서 열린 트라이포트 록페스티벌은 기록적인 폭우와 준비 부실이 겹쳐 일정의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채 끝났다. 2006년 펜타포트 록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꾸고 7년 만에 부활했다. 하지만 2009년 내부 알력 탓에 둘로 나뉘었다. 그해 펜타포트와 신생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이하 지산)은 같은 날 열렸다. ‘제 살 파먹기’ 경쟁의 폐해를 깨달은 것인지 지난해부터는 1주일 간격을 두고 열리고 있다. 지금껏 펜타포트는 ‘과격한 오빠들을 위한 하드록’, 지산은 ‘시크한 강남 언니들이 즐기는 브릿팝·모던록 축제’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올해 출연진을 보면 이런 구분은 무의미하다. 과거 록페스티벌의 기준과는 어울리지 않은 아이돌·댄스 가수도 상당수 포함된 것. 그렇다고 색안경을 쓰고 볼 일은 아니다. 지난달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는 비욘세가 헤드라이너(당일 무대의 대표가수)로 섰다. 새달 일본의 서머소닉에는 소녀시대와 보아가 오른다. 덩치가 커진 록페스티벌의 대중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셈이다. 출연진 논란에도 불구하고 두 페스티벌 모두 지난해보다 30%쯤 관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홈런타자 없는 지산 경기 이천 지산리조트에 둥지를 튼 후발주자 지산(29~31일)의 걸음마는 놀라웠다. 첫해 6만명, 지난해 7만 9000명이 찾았다. 펜타포트의 외국가수 섭외를 맡았던 기획사(나인 엔터테인먼트)와 대기업(CJ)의 결합이 시너지를 발휘한 것. 2009년 오아시스, 위저, 패티 스미스에 이어 지난해 뮤즈와 매시브 어택, 펫샵 보이스가 지산의 여름밤을 달궜다. 올해는 관록의 일렉트로닉 듀오 케미컬 브러더스와 단기간에 정상급으로 도약한 영국 밴드 악틱 몽키스(위), 원조 브릿팝 밴드 스웨이드가 29~31일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하드코어 테크노밴드 아타리 틴에이지 라이엇과 인큐버스,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프리실라 안도 끌리는 카드다. 국내 가수는 장기하와 얼굴들, 델리 스파이스, 자우림, 국카스텐, 몽니 등이 합류한다. 야구로 치면 타율 3할대의 교타자들이 수두룩한 라인업이다. 그런데 뮤즈나 오아시스 급의 ‘4번 타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슈퍼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설이 무성했기 때문에 상실감이 더 큰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김완선과 DJ DOC, 정진운(2AM 멤버)이 포함된 데 대해 일부 팬의 심기도 불편하다. 이재향 CJ E&M 공연사업부문 대리는 “라인업 논란은 무대를 보고 평가해 주기바란다.”면서 “DJ DOC의 라이브와 퍼포먼스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고, 김완선은 심야시간의 신설 무대에 오른다. 정진운은 남들이 꺼리는 낮 12시를 배정받고도 밴드에 대한 열정으로 자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산의 히든카드는 하이프 스테이지다. 메인 무대 공연이 끝나는 밤 11시 이후 캠핑족들의 놀거리가 마땅치 않았던 점을 보완한 것. 펑크와 힙합, R&B, 레게, 일렉트로닉, 팝, 댄스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무대를 밤 11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이어간다. 김완선 등 11개 팀이 오른다. 입장료는 3일권 22만원, 1일권 11만원. ●펜타포트 축제 강렬함 흐려져 2006년 스트록스·플라시보·블랙아이드피스, 2007년 케미컬브러더스·라르크앙시엘·뮤즈, 2008년의 트래비스·카사비안 등 매력적인 밴드를 올렸던 펜타포트의 지난 2년은 밍밍했다. 후발주자 지산에 밀리는 모양새였다. 관객도 2009년 4만명, 지난해 5만여명에 그쳤다. 올해 펜타포트(8월 5~7일)의 화두는 명예회복이다. 확실한 ‘4번타자’인 미국 메탈밴드 콘을 영입해 라인업의 중량감을 높였다. 둘째날(8월 6일) 헤드라이너로 서는 콘은 힙합의 그루브에 묵직한 기타 사운드를 더해 공격성을 한껏 드러내는 만큼 펜타포트의 색깔과도 잘 어울린다. 마지막날의 헤드라이너는 데뷔 10년 만에 처음 내한하는 캐나다의 5인조 펑크록밴드 심플플랜(아래). 이외에도 네온트리스나 마마스 건, 팅팅스 등이 뒤를 받친다. 부활과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베테랑 밴드부터 드렁큰타이거, 노브레인, 검정치마, 라이너스의 담요, W&WHALE, 가리온까지 국내 라인업도 탄탄하다. 출연자로 홍역을 앓기는 펜타포트도 마찬가지. 논란의 가수들은 페스티벌 첫날 일본 기업 도요타가 후원하는 ‘슈퍼트렉스 스페셜 스테이지’에 집중됐다. 헤드라이너 비오비(B.o.B)는 물론, 빅뱅의 지디&탑(GD&TOP), 태양 등이 오른다. 비오비는 그래미어워즈 올해의 음반상 후보에 오른 실력파 뮤지션이지만, 펜타포트와는 어울린다. 영국의 혼성 2인조 팅팅스는 오히려 지산에 더 어울린다. 주관사인 예스컴의 이진영 실장은 “록페스티벌이라 해도 음악시장 흐름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건 무의미하다. 예컨대 주류 팝 시장을 지배하는 브릿팝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펜타포트는 지난해부터 인천 검암동 드림파크로 둥지를 옮겼다. 더 이상 진흙탕의 기억은 잊어도 좋다. 1일권 8만 8000원, 2일권 13만 2000원, 3일권 16만 5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평창, 꿈을 이루다] 워싱턴포스트 1면 대서특필

    [평창, 꿈을 이루다] 워싱턴포스트 1면 대서특필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7일 자 1면 머리기사로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사진을 실었다. 사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 도시로 발표되는 순간 이명박 대통령과 동계 올림픽 유치위원회 대표단이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신문은 세 번째 도전 끝에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점을 염두에 두고 ‘올림픽을 향한 한국의 집념이 보상받았다’라는 제목과 함께 가로 5단에 걸치는 통단에 가까운 사진으로 이 뉴스를 보도했다. 신문은 사진 설명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 대표단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도시로 선정되자 감격해 환호하고 있다.”면서 사진에 등장하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조양호 평창유치위원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피겨 여왕 김연아, 한국계 미국 올림픽 스키 대표 선수 토비 도슨 등의 이름을 일일이 소개했다. 신문은 1면 사진 기사에 이어 스포츠 면에 ‘2018년의 매력-한국이 올림픽을 얻어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그래픽으로 북한까지 포함한 한반도 지도를 그려놓고 ‘평창’(Pyeongchang)과 ‘평양’(Pyeongyang)을 적시함으로써 미국인 독자들이 둘을 혼동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신문은 “결과가 발표된 순간 한국 대표단은 펄쩍펄쩍 뛰고, 태극기를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서로를 얼싸안았다.”면서 “평창의 두 차례 실패에 이은 세 번째 연속 도전은 (올림픽의) 관습을 벗어난 것이었다.”고 했다. 또 뉴욕타임스도 “참을성과 인내가 승리했다.”는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발언 등을 토대로 “평창이 인내한 덕에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편, 독일의 ‘히든카드’로 나서 뮌헨의 동계 올림픽 유치를 도왔다가 실패한 ‘축구 영웅’ 프란츠 베켄바워는 “유럽국들이 이기심 탓에 뮌헨과 (프랑스) 안시에 표를 주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유럽국 출신 IOC 위원들이 훗날 자국이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비유럽국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평창에 몰표를 줬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문화마당] 유럽에 상륙한 한류/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유럽에 상륙한 한류/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유럽에서 들려오는 한류 열풍 소식은 아직 작지만 놀라운 일이다. 비틀스를 탄생시킨 영국에서, 샹송을 대표하는 프랑스에서 K팝이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형성해 가고 있다는 소식은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반향의 중심에는 ‘과대 포장’이라는 의혹과 ‘올 것이 왔다.’는 기대가 공존한다. 과대 포장이라는 주장은 유럽 전역에서 K팝의 영향력이 아직은 미미하기 그지없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유럽 음악 차트에서 이들의 음악이 언론에서 말하는 유럽에서의 열기를 뒷받침할 만한 성적은 없다. 더구나 유튜브를 통한 음악듣기 다운로드 수가 다른 해외 가수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수치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것이 왔다.’는 주장에는 그 전조가 심상치 않다는 근거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10~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가 ‘제니트 드 파리’에서 열렸다. 입장권이 매진돼 팬들의 요청으로 추가 공연이 열렸고, 1만 4000명에 이르는 관객이 이 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공연 전 300여명의 팬들이 우리 가수들의 노래와 춤을 공연장 앞에서 따라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공연 실황 중계를 보더라도 관객 모두가 유럽 현지의 젊은이라는 점도 놀라운 일이다.  관객 1만명 이상을 동원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연 때 관객을 1만명 동원하는 뮤지션은 손에 꼽힌다. 내한 공연을 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공연도 1만명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은 관계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결국 1만명은 뮤지션의 음악적 성취도나 팬들의 충성도가 탄탄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수치란 것이다.    영국에서도 아이돌 그룹 샤이니를 보기 위해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 앞으로 팬 1000여명이 운집했다고 한다. 스튜디오 안 공연장에선 언론과 음반 관계자 등만 참석하는 비공개 쇼케이스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팬들이 이렇게 몰린 일은 전무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현상은 유럽 내 한류 열풍이 결코 거품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콘텐츠의 경쟁력 없이는 몇 천, 몇 만명이 한 장소로 모이는 일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그 경쟁력은 어디서 왔을까?  지난 10여년간 우리 대중음악 시장은 아이돌 음악을 노골적일 만큼 편향적으로 밀어왔다. 장르 간 균형 감각을 상실했다는 비판 속에서도 미디어의 지원을 아낌없이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역설적이지만 가요 시장을 교란한 대가로 아이돌 음악은 비주얼 측면에서 세계적인 눈높이에 도달했다. 이미 일본을 공략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제 유럽을 노리고 있다.  가슴보다는 몸을 파고드는 음악과 비주얼에서 혁혁한 성취를 이룩한 것이다. 그룹의 멤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역동성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안무, 그리고 전체적인 스타일은 동시대의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그 경쟁력은 무궁하다.  프랑스의 언론들은 이제 K팝의 실체를 인지하고 콘텐츠와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 꼬집기에 나섰다. 아이돌 스타들이 수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치는 동안 인격권과 학습권을 박탈당하고, 노예와 다름없는 계약을 한다는 등의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는 명백히 지나친 폄하다. 현재의 아이돌 시스템이 그런 문제를 온전히 비켜갈 수는 없지만 10여년간 다져진 노하우는 결코 폄하당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성과로 입증된 사실이다.  유럽에서의 K팝 열풍 성과는 아직 축배를 들 만큼의 결과물이 아니다. 하지만 유럽으로 가는 교두보를 탄착시킨 것만은 틀림없다.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언어와 인종의 장벽도 높다. 그러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타 뮤지션의 출현은 그 험난한 여정을 종식시킨다. 이것은 세계 시장을 석권한 콘텐츠가 가진 불변의 법칙이었다.
  • 풍요·생명력 넘치는 美 오리건주를 가다

    풍요·생명력 넘치는 美 오리건주를 가다

    ‘미국 오리건주 한 바퀴를 돌면 세계 일주를 한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오리건주가 여행하며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요소들을 모두 갖고 있다는 의미다. 눈 덮인 산과 아름다운 기암절벽, 유장한 강과 장대한 폭포수, 울창한 원시림과 넘실대는 태평양, 아름다운 장미들과 개척 시대의 유물들, 그리고 순박한 오리건 사람들까지…. EBS가 매일 밤 8시 50분에 방영하는 ‘세계테마기행’은 5~7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과 그것을 지키고 보호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6월의 장미만큼이나 풍요로운 마음이 있는 곳, 미국 북서부의 녹색 지대 오리건 주로 시청자를 안내한다. 제작진은 미국의 33번째 주 오리건에서 자연환경만큼이나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곳곳에 숨어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여행 큐레이터 이훈복 교수와 함께 떠난다. 5일 방송에서는 서부 개척의 통로, 오리건 트레일을 찾아간다. 오리건 트레일은 서부 개척 시대, 땅과 금을 찾아 미지의 땅 서쪽으로 향했던 사람들이 오리건으로 찾아 들어온 약 3200㎞의 길을 말한다. 제작진은 미지의 땅을 찾아 오리건 트레일을 밟았던 미국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1840년대 초 골드러시 당시, 금광을 찾아 떠났던 이들의 역사가 남아 있는 베이커 시티에 정착해 5대째 뿌리내리고 사는 카우보이 가족을 만나 그들의 선조와 삶의 터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 고산도시 시스터스에서 열린 로데오 경기를 관람하며 뜨겁고 열정적인 카우보이 문화를 직접 느껴보는 시간도 갖는다. 6일엔 미국 서부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르는 캐스케이드 산맥에 대해 방송된다. 세계적인 임업 지대이자 자연 생태의 보고인 캐스케이드 산맥에 위치한 HJ 앤드루스의 연습림에서 숲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만나 미국의 대자연과 숲을 보존하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깊은 호수, 크레이터 레이크의 만년설이 쌓인 길을 걸으며 순백색 세상의 정취를 맛본다. 7일 방송은 태평양과 맞닿은 오리건의 해안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생명력이 넘치는 오리건 해안에서 특별한 이야기들을 만나본다. 오리건의 와일드 사파리에서는 멸종 위기 생물인 치타를 보호하고 번식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뉴포트의 바닷가에는 바다사자들이 평화롭게 노닌다. 바다와 더불어 사는 오리건 사람들에게 바다는 천혜의 자원이자 그들이 소중히 지켜야 하는 대상이다. 그래서 그들은 낚시할 때 크기를 살펴 작은 것과 암컷은 반드시 놓아주어야 하는 규정을 철저히 지킨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종로 ‘골목길 해설사’ 모집

    서울 한복판인 종로구 안에서 일부 관광객들이 소음을 일으키거나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사자 지역 안내를 겸해 관광 행동 양식을 알리기 위한 ‘골목길 해설사’들이 나선다. 종로구는 28일 골목길 구석구석에 산재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소개할 교육 대상자를 다음 달 8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구에 주민등록을 둔 만 20세 이상 65세 이하의 주민으로, 지역 역사·문화·관광에 대한 기본 소양만 갖추면 된다. 서류 전형과 면접시험을 통과한 최종 합격자는 7~9월 해설사 신규 양성교육을 받으며, 교육을 수료하면 실무 수습을 거쳐 골목길 해설사로 위촉된다. 이들은 600년 역사가 숨 쉬는 20개의 골목길 관광코스를 안내한다. 구에서 추진하는 공정여행 관광상품의 가이드로 일하며 일정 금액의 자원봉사 활동비를 보조받는다. 희망자는 지원 신청서 등을 구비해 관광산업과(731-1835)로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돈의 가치 아는 현명한 여성이 내 디자인 모델”

    “돈의 가치 아는 현명한 여성이 내 디자인 모델”

    “부드러운 악어가죽과 꼼꼼하고 정교한 바느질을 보세요. 이 가방을 한국에서 만든다고 했을 때 이탈리아에서는 반신반의했지만 저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믿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신사동 LF갤러리에서 만난 이탈리아 디자이너 로베르토 프랑코(49)는 살짝 뜰떠 있었다. 너무 만족스러워 흥분한 듯 보였다. 6개월 전 LG패션의 ‘헤지스 액세서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그는 디자인 협의차 최근 내한했다. 한국 디자이너들을 지휘해 만들어 낸 가방의 품질이 무척 만족스러운 듯했다. 그는 자신이 디자인한 가방을 ‘꿈’이자 ‘아기’라고 불렀다. 이탈리아 디자인이 왜 세계적으로 사랑받느냐는 질문에 프랑코는 “문화와 이야기가 있는 로마나 베네치아 같은 도시에 가보세요. 고층 아파트를 보고 자라는 아이와 태어나자마자 찬란한 문화유산에 둘러싸인 아이는 서로 다른 감각을 가지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여성들과 이탈리아 여성들은 비슷한 면이 아주 많습니다. 한국인들은 질, 가격, 스타일을 동시에 보고 가방을 삽니다. 아주 안목이 높죠.”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탈리아 가죽 장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이탈리아의 고급 가방 브랜드 발렉스트라의 디자이너였다. 자연스럽게 패션계에 발을 디딘 그가 그동안 함께 일한 브랜드의 이름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7년간 영국 브랜드 ‘폴 스미스’에서 일했고, 5년간 미국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의 디자인을 맡았다. 지안프랑코 페레, 베르사체, 모스키노, 장폴 고티에 등에도 디자인 자문을 했다. 유럽의 전통과 대륙의 실용적인 감각을 한데 아우른 디자인이 강점이다. 그가 가을·겨울에 대비해 내놓은 가방의 특징은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손에 들고 다니는 토트백이 가방의 입구 부분을 접어 넣으면 어깨에 멜 수 있는 크로스백이 된다. 특히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자비에게 헌정한 가방은 원래 장방형이지만 양쪽 날개 부분의 지퍼를 잠그면 우아한 입체 삼각형이 된다. 손잡이 가죽도 체인으로 연결해 색깔을 바꿀 수 있다. “소비 지향적인 여성을 위해 가방을 디자인하지 않습니다. 돈의 가치를 아는 현명하고 똑똑한 여성의 스타일을 항상 머릿속에 그리며 디자인을 합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강조한 것은 전통적인 가방 디자인에 가미된 변형이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깔깔깔]

    ●서울 여자·남자 vs 경상도 여자·남자 2 서울 여자:자기, 저 별이 더 예뻐, 내가 더 예뻐? 서울 남자:자기가 더 예쁘지. 경상도 여자:보소, 저 별이 더 예쁜교, 내가 더 예쁜교? 경상도 남자:와? 저 별이 니한테 머라카드나? 서울 여자:(목욕 후 향수를 뿌리고 나서) 자기야, 나한테서 무슨 냄새 안 나요? 서울 남자:응,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군. 경상도 여자:보소, 내한테서 무슨 냄새 안 나는교? 경상도 남자:와? 니 방구 뀌었나? 서울 여자:(출근하는 남자를 잡으며) 자기 뭐 잊은 거 없어? 서울 남자:아, 뽀뽀를 안 했네! 경상도 여자:보소, 뭐 잊은 거 엄능교? 경상도 남자:있다. 용돈 도.
  • 청춘을 ‘플레이’하다

    청춘을 ‘플레이’하다

    2009년 1월 음악영화 ‘원스’로 유명해진 프로젝트 밴드 ‘스웰시즌’의 내한공연이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로비에서 버스킹(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관객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공연)을 펼친 무명 밴드가 ‘스웰시즌’의 글렌 핸서드 눈에 띄어 즉흥적으로 특별출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이 된 것. 그리고 그 얘기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무명 밴드의 영화 같은 첫 무대까지의 이야기 3인조 모던록 밴드 ‘메이트’의 결성 이전부터 데뷔까지를 담은 음악영화 ‘플레이’(23일 개봉)는 그렇게 시작됐다. 2009년 10월쯤 제작사의 제안을 받은 남다정(31) 감독은 연습실과 공연장으로 멤버들을 쫓아다니며 시나리오를 세공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청춘들이 속을 다 내보이기엔 길지 않은 시간. 6개월 만에 나온 첫 시나리오는 그들의 얘기를 온전히 담지 못해 폐기했다. 1년이 지나고 비로소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영화에 극적 사건이나 아찔한 반전은 없다. 주인공들은 청춘의 동의어처럼 박제화된 패기나 열정과도 거리가 멀다. 사랑도, 인간관계도 미숙한 탓에 끊임없이 머뭇거린다. 모든 걸 설명하지도 않는다. 여백을 채우는 건 그들의 음악이다. 남 감독과 두 주연배우 정준일(28·건반 보컬), 이현재(23·드럼)를 지난 13일 서울 계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또 다른 멤버 임헌일(28·기타 보컬)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를 한 남 감독은 “영화사 제안을 받기 1주일 전에 한 TV프로그램에서 이들을 처음 봤다. 언젠가 음악영화를 한 편 하고 싶었던 데다 또래의 고민을 담을 수 있어 더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한 남 감독은 3년간 시나리오를 쓰고 공모에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자신의 삶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숱한 밤을 지새운 ‘메이트’의 고민이 다르지 않다고 느낀 것. 처음 영화 얘기를 들었을 때 정작 ‘메이트’는 시큰둥했다. 정준일은 “처음에는 동의를 안 했다. 무명시절을 딛고 앨범을 막 냈던 터라 음악에 충실하고 싶었다. 뭔가를 얻으면 다른 일은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현재 역시 “우리 같은 신인 밴드를 영화로 만들어 뭐 하느냐는 생각도 들었고 다음 앨범을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즈음은 ‘좋아서 만든 영화’(2009),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2010), ‘조금만 더 가까이’(2010) 등 인디음악 뮤지션을 내세운 영화가 쏟아져 나오던 때였다. 정준일은 “보통 음악영화라면서도 음악은 곁가지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공감하기 어렵다.”면서 “가난한 밴드 지망생들이 배를 곯고 밴드를 결성하고, 구성원들이 갈등을 겪다 결국 성공한다는 식의 판에 박은 기승전결은 피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비전문 배우와 신인감독의 조합이라 우여곡절도 많았다. 정준일은 “내가 첫 촬영이었는데 전혀 준비를 안 했다. 의상 정도만 준비했다.”면서 “뭣 모르고 과도하게 설정하면 영화에 방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아찔한 반전·극적인 기승전결은 없어 가장 열심히 준비한 이는 임헌일이라는 게 감독과 동료들의 증언이다. 이현재는 “헌일이 형은 상대 여배우(정은채)와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면서 “상대가 전문 배우라고 해도 너무 밀리면 자존심이 상하니까 그랬던 것 같다.”고 대변했다. 임헌일은 유일하게 수줍은 키스신을 찍은 ‘배우’다. 막상 완성품을 보고난 뒤에는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남 감독은 “되게 부끄럽다. 발가벗고 무대 위에 혼자 선 느낌”이라면서도 “이 친구들의 모습을 오롯이 담은 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정준일은 “재밌었고 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내 연기를 보면 왜 저것밖에 못했을까 싶기도 하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재는 “지금은 어색하고 창피하지만 영화를 생각하면 언제든 초심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거의 2년을 아옹다옹(?)했으니 정도 든 눈치다. 남 감독이 “언니(영화평론가 남다은)가 영화를 보더니 ‘니가 그렇게 낭만적인 사람인지 몰랐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자, 내내 말을 아끼던 시니컬한 이미지의 정준일이 치고 들어왔다. “쓱 보면 감독님 외모가 미녀는 아니고, 시크한 프랑스 여자 같은데 술 마시면 낭만적이고 소녀 같은 면도 있다.” 남 감독은 “쉽게 친해지는 성격들은 아닌데 지금 보면 흐뭇하다.”며 ‘수습’에 나섰다. 인생의 출발점에 선 것은 남 감독이나 ‘메이트’나 마찬가지일 터. 남 감독은 “1930년대 신여성의 치명적 사랑을 다룬 본격 치정영화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면서 “나중에 결혼하면 힘들 테니까 지금 찍어야 한다.”며 웃었다. 정준일은 “‘메이트’의 음악에서 록의 색깔을 덜어낸 솔로 앨범이 늦어도 가을에는 나올 것 같다.”면서 “내 음악을 제일 잘 아는 (이)소라 누나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앨범 나오고 공연 몇 번 하다가 연말쯤 군대에 가야 한다. 더는 연기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조각 같은 외모(미국인 할아버지를 둔 혼혈 3세)로 데뷔 전부터 모델 생활을 병행했던 이현재는 “재즈 세션도 하고 모델도 좀 할 것 같다.”면서 “연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란 게 뻔하지 않겠나.”라며 고개를 젓는다. 멤버들의 군 복무로 3년쯤은 ‘메이트’ 활동이 어렵다. 팬들은 이후가 궁금할 법하다. 정준일은 “연인관계도 그런데 하물며 밴드 멤버끼리 영원을 약속하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팀을 유지하려고 음악을 하는 게 아니고 음악을 위해 팀이 존재한다. 열정이 있다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재도 “각자 영역을 터치하지는 않는다. 메이트로는 언제든 뭉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꽃미남 피아니스트 낭만의 선율 채운다

    꽃미남 피아니스트 낭만의 선율 채운다

    1990년 어느날, 독일 코블렌츠의 한 피아노 악기점이 문을 닫아 반값 세일을 한다는 신문광고가 나왔다. 5살 때부터 취미삼아 피아노를 배우던 소년은 그 길로 부모를 졸라 피아노를 들여놓았다. 그는 “토요일 아침 신문의 광고를 안 봤어도 피아니스트가 됐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2002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바흐 국제콩쿠르. 어느새 청년으로 자란 그는 1988년 이래 1위 수상자를 내놓지 않은 깐깐한 콩쿠르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듬해 발표한 데뷔앨범의 레퍼토리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그때부터 그에게는 ‘바흐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녔다. 독일 피아니스트 마르틴 슈타트펠트(31)가 오는 2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187㎝의 껑충한 키에 남다른 미모(?)를 뽐내는 슈타트펠트는 2009년 첫 내한공연 당시 특별한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팬들은 등받이가 없는 보통 피아노 의자 대신 쿠션이 없고 낮은 강의실용 의자에 앉아 신들린 듯 건반을 훑는 그의 모습을 이번에도 기대할 터. 독특한 의자나 간간이 흥얼대는 허밍, 건반 속으로 들어갈 듯한 묘한 자세는 괴짜 피아니스트이자 바흐 전문가인 글렌 굴드(1932~1982)를 떠올리게 한다. 슈타트펠트는 이번에 바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다. 음악적 뿌리인 바흐의 곡들(‘영국모음곡’, 라흐마니노프 편곡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3번 프렐류드’)은 물론, 감성이 충만한 낭만주의 곡들(리스트의 ‘바흐 동기에 의한 변주곡’,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이졸데 사랑의 죽음’, 라흐마니노프의 ‘6개의 악흥의 순간’) 등을 선보인다. 3만~7만원. (02)599-574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홍콩 ‘食神’ 차이란 내한

    ‘식신’(食神)으로 불리는 홍콩의 세계적 음식 평론가 차이란(蔡瀾)이 20일부터 닷새간 한국을 방문한다. 올해 70세인 차이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초청으로 방한, 서울 지역 10곳 이상 고급 한식당과 관광전문 식당을 방문해 한정식, 삼계탕, 웰빙약선음식 등을 체험할 예정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19일 “차이란을 초청한 것은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관광 시장 공략을 위해 한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홍보하고, 중화권 관광객을 위한 식단의 개발을 제안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란은 오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지하 1층 상영관에서 한식에 대해 강연하고, 방한 기간에 체험한 한식에 대해 품평할 예정이다. 그의 방한에는 홍콩의 ‘봉황TV’와 관광전문잡지인 ‘위크엔드 위클리’ 등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살아나는 궁궐/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살아나는 궁궐/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수줍은 듯 구름에 얼굴을 묻은 채 새하얀 살갗만 살포시 내밀며, 구중궁궐 창덕궁을 포근하게 감싼다. 달빛 받은 박석, 궁궐 전각의 기왓장이 빛의 반은 머금고, 남은 절반은 뱉어내 찬란한 음영으로 어둠 속 궁궐의 경이로움을 연출한다. 찬란한 음영은 궁궐의 밤의 신비로운 기운을 깨우며, ‘궁인’이 된 손님들을 궁궐의 이야기 속으로 안내한다. 600년 전 돌로 만들어진 금천교를 지나면 진선문이 백성들의 ‘원성’을 북으로 알렸던 신문고의 잔영을 들려주고, 원성의 ‘소리받이’로 국가의 공식적인 행사를 치렀던 인정전으로 왕도는 이어진다. 나는 듯한 유려한 곡선과 위엄 어린 직선이 조화를 이룬 정전(正殿) 인정전은 구중심처의 수백년 흥망성쇠, 곧 백성들의 고락의 내력이 달빛에 실려 도란도란 전해 오는 듯하다. 한 왕조의 흥망성쇠를 배태했던 임금의 집무실 선정전과 침전으로 사용됐던 희정당을 지나면 왕실이라기엔 너무도 소박한 ‘별궁’ 낙선재가 관람객을 맞는다. 전각은 소박하나 달빛 속에 빛나는 섬세한 문양의 문살과 담장은 고혹적인 아름다움으로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낙선재 뒤뜰의 화계를 천천히 올라 머리를 낮추고, 작은 문을 통과하면 창덕궁의 비경이 담긴 후원이 손을 내밀어 관람객의 가슴에 얹으며, ‘달빛기행’ 감동의 절정을 이룬다. 은은한 달빛에 의지해 고갯길을 천천히 오르면 후원의 백미인 부용지의 그림 같은 풍경이 환상을 자아내고, 영화당에서 달빛 속에 빚어내는 대금소리가 가슴을 파고든다. 1시간여 이어진 관람의 행렬이 사대부집을 모방해 아흔아홉 칸 한옥으로 지은 연경당에 이르러 발품을 잠시 내려놓으면 그 사이 ‘달빛풍류’가 찾아든다. 효명세자가 어머니 40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정재(궁중무용) ‘춘앵전’의 춤사위에 애간장을 녹이는 듯한 해금산조, 2010년 유네스코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된 가곡 한 수가 고요한 궁궐의 후원에 달빛과 함께 녹아들며 정점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창덕궁 달빛기행은 올해 들어 프로그램 내용의 격을 높여, 한국 궁궐의 명품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야간 궁궐 관광문화를 창출해 내고 있다. 작년에 이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매달 음력 보름을 앞뒤로 3~5일 진행되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예약 시작 불과 몇 십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동료와 함께 신청하고 일본에서, 중국에서, 동남아시아에서 온 관광객이 찾아 든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궁궐의 건축미와 역사 속의 이야기를 엮어 만든 대표적인 고궁 활용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도, 고종임금이 커피를 즐겨 마시던 곳, 덕수궁 정관헌에서는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관객과 하나가 되어 펼치는 전통공연 ‘덕수궁 풍류’, 지난해 11월 주요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냈던 경복궁 야간 개장도 지난 5월에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하여 큰 호응을 받았다. 경복궁 야간 개방은 오는 10월 한 번 더 운영되어 가을밤 경복궁의 아름다운 야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외국 사신들을 위한 궁중연회가 베풀어졌던 경회루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린 ‘경회루 연회’도 더해져 대표 궁궐로서 경복궁의 다양한 모습과 감동을 보여줄 계획이다. 궁궐 속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유·무형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경제적으로도 큰 자산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살아 숨쉬는 궁궐문화’ 프로그램들이 한 시대 문화수준의 정점이었던 왕실문화의 정수를 조금이라도 훼손하거나 단순한 볼거리, 즐길거리로만 전락시키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검토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궁궐 전각의 배치와 그 쓰임새에 깃든 철학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 당대의 문화수준을 깊게 이해하고 짚어 보며, 오늘 우리가 창출하고 형성해 가는 ‘우리시대의 궁궐텐츠’가 미래세대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기여해야 한다는 소명의식과 자세로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혼과 정성을 들여 격조 있게 꾸며야 할 것이다.
  • Jazz 전설 론 카터 첫 내한공연

    Jazz 전설 론 카터 첫 내한공연

    열살 때부터 첼로를 연주했다. 그가 자란 곳은 인종차별이 심한 미국 디트로이트. 흑인 클래식 연주자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 덕(?)에 그는 재즈로 ‘전향’했다. 1961년 첫 앨범 녹음 이후 참여한 레코딩만 3500장에 이른다. 연평균 70장 꼴이니 웬만한 뮤지션들이 평생 남길 녹음을 해마다 또박또박 해치운 것. 클래식팬은 유망한 첼로 연주자를 잃었지만, 재즈계는 걸출한 베이시스트를 얻은 셈이다. 재즈 베이시스트 론 카터(왼쪽·74)에 대한 얘기다. 카터는 1963년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5명의 연주자로 구성)에 합류해 허비 행코크, 웨인 쇼터, 토니 윌리엄스 등 쟁쟁한 연주자들과 협연했다. 이후 정통 재즈와 퓨전 재즈, 클래식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1998년 색소폰 연주자 이정식의 앨범에 참여하는 등 국내 재즈 연주자들과도 교류해왔다. 카터가 이끄는 ‘골든 스트라이커 트리오’가 21일 저녁 8시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트리오의 이름에 론 카터를 넣지 않은 데서 짐작하듯 두 명의 동료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실력파다. 기타리스트 러셀 말론(가운데·48)은 1999년 다이애나 크롤 트리오의 멤버로 그래미상 최우수 재즈보컬 퍼포먼스상을 받은 실력파다. 1980년대 중반부터 토니 윌리엄스 퀸텟의 멤버로 활약한 피아니스트 멀그루 밀러(오른쪽·56)는 재즈 전문 웹사이트 ‘올 어바웃 재즈’에서 “짧은 시간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창의적이고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란 극찬을 받았다. ‘골든 스트라이커 트리오’의 공연은 일반적인 재즈 트리오 편성과 달리 드럼을 빼고 기타·피아노·베이스만으로 연출된다. 8만 8000~13만 2000원. (02)3143-515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22일 개관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22일 개관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 문을 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의 올림픽홀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오는 22일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으로 개관한다고 16일 밝혔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은 이날 가칭 ‘한국 대중문화예술의 진흥 및 글로벌 확산 방안‘도 발표한다. 올림픽홀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1만 1826㎡(약 3600평) 규모다. 대공연장(고정 2452석, 스탠딩 700석)과 인디밴드 양성의 장으로 활용될 소공연장(240석), 대중음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기획전시관, 노래강습 등 대중음악을 체험할 수 있는 뮤직 아카데미 등 다양한 공간을 갖췄다. 또 공연장 로비 등에 한국 대중음악의 시대별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유물 쇼케이스가 상설 전시된다. 개관 축하공연과 기념공연도 줄을 잇는다. 개관일 오후 7시~9시 30분엔 반야월, 패티김, 남진, 송대관, 인순이, 김건모, 백지영, 슈퍼주니어, 2PM, 포미닛 등 원로가수부터 아이돌 그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말까지는 아코디언의 거장 심성락(74) 헌정 공연, R-16 Korea 2011 비보이 세계대회, 세시봉 친구들 콘서트, 투애니원 1st 콘서트, 십센티(10㎝) 콘서트 등 기념공연이 진행된다. 남진, 정엽, 그랜드민트페스티벌, YB(윤도현 밴드) 등의 기획공연과 에어서플라이 내한공연, 김범수 콘서트, 씨엔블루 콘서트 등 국내외 스타들의 공연도 예정됐다. 아울러 소공연장에서는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한상원밴드, 김종진, 이정선, 엄인호, 말로밴드와 박주원, 옥상달빛, 몽구스, 이승렬, 안녕바다, 장필순, 오소영, 김두수, 레프트이펙트 등의 콘서트가 이어진다. 또 7~10월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엔 인디 뮤지션(헬로 루키) 공개 오디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첫 내한 강연 “집안일 노하우는 돈 버는 아이디어”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첫 내한 강연 “집안일 노하우는 돈 버는 아이디어”

    “마흔이나 쉰 살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결코 늦은 때가 아닙니다. 저는 마흔 살에 ‘엔터테이닝’이란 첫 책을 썼고, 쉰 살에 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을 창간했습니다.” ‘살림의 여왕’이라 불리며 전 세계 주부들에게 꿈을 제시한 미국인 마사 스튜어트(70)가 14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슈퍼 토크-당신의 인생을 바꾸라’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폴란드계 이민자의 6남매 가운데 큰딸로 태어난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요리와 바느질에 대한 열정은 어머니로부터, 정원 일은 아버지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스튜어트는 여러 직업을 거쳤다. 첫 번째 일은 대학 학비를 충당했던 모델 활동이었다. 모델 일로 자신감을 갖게 됐으며 대학을 졸업하고는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일했다. 육아를 위해 증권회사를 그만둔 스튜어트는 파이를 만들어 파는 출장 요리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가정살림에 대한 지혜와 비법을 집대성한 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에미상을 여섯 차례나 받은 TV쇼를 시작할 때는 많은 이들이 잡지가 더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기우와 달리 잡지 구독자와 TV 시청자는 서로 달랐고,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고 스튜어트는 당시를 회고했다. 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은 아이패드로 읽는 전자잡지로도 발행된다. 스튜어트는 “디지털은 미디어 환경을 바꾸고 있다. 앞으로 5년 안에 전자잡지냐, 종이잡지냐가 결정될 것”이라며 “나는 하루에 단지 5분만 트위터에 투자한다. 디지털 기술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료는 물론 페인트, 집까지 만들어내는 그는 ‘마사 스튜어트’라는 브랜드가 문화 차이에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이웃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어느 날 ‘마사, 당신은 평범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 집안일을 잡일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바꾸어 놓았소’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로는 주식 부당거래 때문에 5개월간 교도소에서 살았던 때를 떠올렸다. 하지만 마사 스튜어트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떠나지 않았기에 오히려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스튜어트는 강연회 청중의 대부분을 차지한 한국 여성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는 것이 성공적인 사업가가 되는 길”이라며 “나는 여전히 정원 일을 하고 매일 새로운 책을 읽고 배운다. 사람들이 어떻게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느냐고 묻지만 나에겐 일이 곧 삶”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공공자전거 이용 10만건 넘어섰다

    공공자전거 이용 10만건 넘어섰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언제든 자전거를 빌릴 수 있어 참 편리합니다.” 14일 오전 10시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만난 박모(46)씨는 서울시의 공공자전거 스테이션에서 단돈 1000원에 자전거를 빌려 타며 “여의도까지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는 기분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서울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자전거를 빌려 타고 시내를 이동할 수 있는 공공자전거 시스템이 시범운영 7개월만에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도입한 공공자전거 이용자가 지난 12일 기준으로 11만 559명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VELIB)와 캐나다 몬트리올의 ‘빅시’(BIXI) 등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공공자전거는 교통카드, 신용카드 등으로 요금을 내고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여의도 지역 43개 스테이션에 440대가 운영되고 있다. 주말에는 한강 망원지구와 여의도 요트마리나에 자전거를 싣고 탈 수 있는 페리도 왕복 14회 운영 중이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지난 2월 이전 359명에서 5월 이후 612명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 품질 조사에서도 이용시민의 85%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했고, 확대 설치에 찬성하는 의견도 93%에 달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는 ▲시민신고와 불편사례별 개선책 마련 ▲폐쇄회로(CC)TV 및 스피커 설치 ▲통합운영센터 가동 ▲기업체와의 제휴로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혜택 제공 ▲공공자전거 이용문화 정착 캠페인 등 ‘공공자전거 업그레이드 5대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부 거치대에서 자전거가 빠지지 않는 일이 없도록 조작법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대여번호를 발송할 때도 안내 문구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을 때는 거치대에 설치된 CCTV로 현장을 확인해 스피커나 전화로 조치 사항을 안내한다. 시민의 불편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 인력을 11명에서 21명으로 늘린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토끼와 리저드(KBS1 밤 1시 10분) 메이는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친엄마와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홀로 서울에 온 입양아다. 희귀한 심장병 민히제스틴 증후군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택시 기사 은설을 만난 메이. 입양 기록부에 적혀 있는 주소로 찾아가지만 친부모가 아닌 고모가 그녀를 맞이하고, 친부모는 어렸을 적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VJ 특공대(KBS2 밤 9시 55분) 대한민국 가계빚 1000조원 시대.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사람부터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까지 다양하다. 대한민국에서는 꽁꽁 숨어버린 돈을 ‘받아내기’ 위한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떼인 돈부터 탈세까지, 2011년 숨은 돈을 찾아내기 위한 이들의 고군분투를 VJ 카메라가 따라가 본다. ●슈퍼블로거(MBC 밤 1시 25분) 고양이 작가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을 아는지…. 길고양이 애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칼럼이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고양이가 인연이 돼 수많은 길고양이 사진과 고양이들의 희로애락을 전해주는 고 작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길고양이는 모두 잊으라고 주문한다. 우리가 모르던 길고양이의 세계로 안내한다. ●달콤한 고향 나들이 달고나(SBS 밤 9시 55분)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톱배우 박신양과 최근 대세로 불리는 가수 아이유가 고향 나들이에 나섰다. 박신양의 지인으로는 드라마 ‘싸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사이코 패스로 열연했던 황선희와 대학동기들이 출연한다. 아이유의 지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았던 사촌언니와 학창 시절 ‘절친’들이 나온다. ●인생후반전(EBS 밤 11시 30분) 외환위기 시절 18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진에 도전한 장호순씨. 홀로 50년 넘게 생선 장사를 하는 어머니가 생각나서 사진을 찍었다. 어머니의 생선 비린내는 향기라고 말하는 남자. 딸에게 만화책을 사주며 부드러운 사춘기를 부탁한다는 즐겁고 유쾌한 남자. 유쾌한 사진작가의 인생후반전을 만난다. ●콘서트 울림(OBS 밤 10시) 매주 초대손님과 함께 꾸미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뮤지션 정원영이 출연한다. 그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교수이다.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만든 ‘정원영밴드’의 리더이기도 하다. 그간 음악이라는 단어를 동사로 살아낸 정원영의 다채로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힘찬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 [보고 듣고 즐기세요] 국악·클래식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 내한 공연 1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1982)와 영국 리즈 콩쿠르(1987)에서 모두 우승한 세계 유일의 피아니스트가 리스트 탄생 20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친다. 4만~15만원.(02)580-1300, 1544-1555·6399. ●김남윤 바이올린 독주회 1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클라라 주미 강 등을 키워낸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모처럼 독주회를 갖는다. 피아노 협연자는 강충모 한예종 교수. 2만~5만원.(02)541-2513.
  • 소박하지만 맛깔스런 재즈…10일부터 피아니스트 3인 공연

    소박하지만 맛깔스런 재즈…10일부터 피아니스트 3인 공연

    1000석이 넘는 대형 공연장이 언제나 최선은 아니다. 장르에 따라 소규모 공연장이 맛깔스러울 때도 있다. 관객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270석 규모의 올림푸스홀이 ‘재즈 포트레이트’(Jazz Portrait)란 제목으로 재즈 피아니스트 3명을 잇따라 초대하는 것도 같은 까닭이다. 이 공연은 젊고 실험적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통해 재즈의 현주소를 짚어보자는 취지다. 10~11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시작되는 ‘재즈 포트레이트’의 첫 번째 주자는 인도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비제이 아이어다. 인도 타밀족 이민자의 아들인 아이어는 세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으로 정통 클래식 교육을 받았다. 고교 때부터 재즈에 관심을 둔 아이어는 클래식과 록, 힙합을 아우르며 다양한 장르와 교감하는 뮤지션으로 꼽힌다. 아르메니아의 재즈 피아니스트 티그랑 하마시안은 9월 3일 무대에 오른다. 최근 내한공연을 했던 재즈 피아니스트의 전설 허비 행콕이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주목할 만한 후배 뮤지션으로 꼽았던 하마시안은 재즈 뮤지션의 등용문 격인 미국 델로니어스 몽크 컴피티션에서 2006년 우승한 실력파다. 아르메니아 민속 음악에 재즈의 스윙과 즉흥연주를 가미한 독특한 스타일로 명성을 쌓고 있다. 수차례 내한공연으로 단단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조반니 미라바시는 12월 3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유러피언 재즈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미라바시는 1996년 프랑스 아비뇽 재즈 콩쿠르에서 최우수 연주자로 선정됐고 2001년 첫 솔로 앨범 ‘아반티’(Avanti)로 프랑스 그래미상인 ‘음악의 승리상’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오리지날사운드트랙(OST)을 편곡한 레퍼토리로 한국과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다. 4만 4000~5만 5000원. (02)6255-327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34) 경남 하동 축지리 문암송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34) 경남 하동 축지리 문암송

    한 톨의 솔씨가 바람을 타고 섬진강을 따라 지리산 자락으로 올랐다. 수백 년을 살아가야 할 아늑한 보금자리를 찾느라 기력을 다한 솔씨는 햇살 따스하게 내리쬐는 양지 바른 곳에 내려앉았다. 한 줌의 포근한 흙에 묻혀 솔씨는 천년의 영화를 꿈꾸며 평안한 잠에 들었다. 그러나 그가 오랜 망설임 끝에 겨우 찾아내 잠든 곳은 얄궂게도 큰 바위 위에 포슬포슬 얹힌 한 줌의 흙이었다. 이미 1000년을 살아온 바위 위의 한줌 흙만으로 산다는 건, 애당초 견디기 힘든 고통이 뒤따르거나 불가능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어린 솔씨는 애면글면 바위 틈을 파고들어 뿌리를 내렸고 가끔은 강철같이 단단한 바위를 쪼개기도 했다. ●물 한 모금 없는 곳에 터 잡은 나무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큰 소나무로 자라는 고난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산 아래에는 사람들이 들어왔다. 어린 솔씨처럼 사람들도 황무지 위에 논밭을 일구고 생명을 키우며 풍요로운 농촌을 이뤘다. 경상남도 하동 악양면 축지리 대축마을이다. “그 큰 바위 덩어리 위에서 나무가 어떻게 그리 오래도록 크게 자랐는지. 만날 보는 나무지만 볼 때마다 신기하다니까. 그런 거 보면, 나무가 힘이 좋은 거야. 바위까지 뚫고 자랐으니 말이야.” 마을 입구의 한적한 버스 정류장 앞 점방을 지키는 조분수(77) 노파는 뒷동산 큰 바위 위에 서 있는 한 그루의 소나무를 바위보다 강한 나무라고 이야기한다. 나무를 ‘문암송’이라고 부르고 나무를 떠받치고 있는 바위는 문암, 혹은 문바위라고 부른다. 나무와 바위는 모두 대축마을 사람들에게 경외의 대상이다. 누구는 이 소나무의 나이를 300년이 됐다고 하고, 또 누구는 600년도 넘었다고 한다. 나무의 나이를 정확히 가늠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무로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물 한 모금 스며들지 않는 바위 위는 문암송에게 최악의 조건이다. 문암송의 나이를 비옥한 땅에 터 잡은 여느 소나무들의 크기와 비교해 짐작할 수 없는 이유다. 나무가 자라려면 어쩔 수 없이 바위를 쪼개고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데, 바위가 쪼개지면 나무는 보금자리를 잃게 된다. 문암송이 여느 나무들처럼 자랐다면 바위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나무도 생명을 잃었을지 모른다. 하여 문암송은 사람도 바위도 전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조금씩 그것도 아주 천천히 자랐다. 그게 애당초 문암송에게 주어진 숙명이었다. ●지리산 선비들 음풍농월 즐기던 곳 “내가 시집온 게 열일곱 살 땐데,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아. 더 자라지도 않고, 부러지거나 시들지도 않고, 그때 그대로야. 외려 나무 밑에 있는 바위가 조금 더 갈라졌지. 그건 알 수 있어.” 조 할머니는 처음 시집왔을 때 보았던 나무를 또렷이 기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무도 자람의 숙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생명이거늘 어찌 60년 동안 변하지 않았겠는가. 다만 사람들의 눈으로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천천히 자란 것이다. 문암송도 봄이면 송홧가루를 날리고 가을에는 솔방울을 맺으면서, 차갑고 견고한 바위 위에서 제 몸을 키웠다. 12m의 키, 줄기 둘레 3m의 훤칠한 소나무가 됐다. 살아남기 위해 나무는 바위를 파고들었지만, 바위가 바스라지지 않도록 조금씩 자라야 했다. 다른 소나무가 한 아름 자라는 동안 이 나무는 고작 한 뼘쯤 자라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또 나무의 보금자리인 바위가 부서지지 않도록 나무는 바깥으로 낸 뿌리로 바위를 감싸 안았다. 가운데에서는 바위를 쪼개고 바깥에서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도록 붙들어 안으며 나무는 긴 세월 동안 변증의 생명을 살았다. “우리 마을에는 문암계라는 게 있어. 대축마을하고, 저 아래 소축마을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계야. 해마다 7월 백중에 계원들이 문암송 앞에 모여서 잔치를 벌이지. 나무 앞에 정자 있잖아. 그게 문암정이야. 그래서 그 나무도 문암송이라고 불러. 우리는 그냥 ‘문바위 나무’ 라고 부르곤 해.” 문암송이 자리 잡은 곳은 멀리 악양들녘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경관 좋은 자리여서, 옛날에는 문인들이 모여 자주 시회(詩會)를 열곤 했다. 사람이 지은 정자는 필요 없었다. 바위를 뚫고 솟아오른 신비로운 나무 한 그루가 드리우는 상큼한 그늘이면 너끈했다. 문암송이 드리우는 그늘은 곧 하늘이 지은 정자였다. 천연의 소나무 정자에는 오랫동안 지리산 자락에 흩어져 사는 문인 선비들이 모여들어 호연지기를 익히며 음풍농월의 흥취를 즐겼다. 맑은 바람 밝은 달을 노래하기에 나무 그늘만큼 알맞춤한 자리가 또 어디 있겠는가. ●고통·풍요 조화 이룬 생명의 변증법 “문암송 곁에 있는 한 그루 나무 또 봤수? 그건 서어나문데, 기가 막히게 그 나무도 바위에 뿌리를 내렸잖아. 큰 바위는 아니지만, 쪼개고 감싸면서 자라 오르는 건 똑같아. 우리 동네 나무들이 죄다 힘이 좋다는 이야기지 뭐. 허허.” 나무가 바위 위에서도 잘 자랄 수 있을 만큼 건강하고 활기찬 마을이라는 게 조 할머니의 자랑이다. 한평생 농촌 마을에서 잔뼈가 굵은 조 할머니의 건강한 웃음에는 간단없이 부닥쳐 온 농촌 살림의 모든 고통을 감내한 관록이 배어 있다. 이곳 사람들이 조 할머니처럼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건 어쩌면 사람보다 먼저 바위를 뚫고 생명을 키운 한 그루의 소나무가 있는 탓인지도 모른다. 살림살이가 어려울 때마다 사람들은 마을 뒷동산에 서 있는 문암송의 고통과 강인한 생명력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격려했던 것이다. 바위를 뚫고 솟아오른 문암송!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거친 바위 표면에 생살이 찢기는 아픔을 삼키며 바위 틈을 조금씩 벌리면서 뿌리를 밀어 넣는다. 뿌리가 파고들수록 차츰 벌어지는 바위를 꽁꽁 붙들어 안아야 하는 바깥쪽 뿌리의 아픔은 더 커지기만 한다. 애처로운 운명의 문암송이 펼쳐 보이는 생명의 변증법이다. 글 사진 하동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남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산83-1. 하동에 가려면,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국도 17호선을 타고 가는 맛이 일품이지만, 최근 개통한 순천~완주 간 고속국도를 이용하면 빠르게 갈 수 있다. 속도를 얻을 것인가, 풍경을 즐길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리라. 어느 길을 선택하든 하동 축지리에 가려면 구례를 거쳐야 한다. 구례에서 하동 방면으로 20여㎞를 가면 악양면에 이른다. 악양면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1.5㎞를 더 가면 대축마을 버스정류장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난 마을 길을 따라 800m쯤 산으로 올라가면 마을 끝에서 문암송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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