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설레는 무용팬들/볼쇼이등 세계적 무용단 방한 잇따라
‘무용 팬들이여,기뻐하라.그들이 온다.’
겨울잠에 빠져 있던 무용계가 ‘손님’ 맞을 채비에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3월 새 봄의 시작과 함께 세계적인 무용단의 방한이 줄을 잇는 것.10년만에 한국을 찾는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에서부터 매튜 본의 신작 댄스뮤지컬,스페인산 정통 플라멩코를 선보일 호아킨 코르테스 발레단의 첫 내한공연까지.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최고의 춤꾼들이 올 상반기 내내 서울로,서울로 날아든다.어떤 무용단이 무슨 작품으로 한국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지 미리 엿본다.
●유럽 현대 무용의 이단아,벨기에 ‘세 드 라 베’ 무용단
3월11∼13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세 드 라 베’ 무용단은 무용수뿐만 아니라 가수,배우,심지어 일반인까지 공연에 참여시키는 독창성과 진보적인 표현방식으로 주목받는 실험적인 젊은 단체이다.지난해 내한한 빔 반데키부스의 ‘울티바 베즈’ 무용단,내년에 서울에 오는 안느 테레사의 ‘로사스’ 무용단과 함께 벨기에 현대무용 3인방으로 불리기도 한다.이번에 공연할 작품은 지난해초연한 ‘믿음’.9·11테러를 모티프로 삼은 황폐화된 무대 위에 애크러배틱한 춤,다양한 언어의 노래와 대사로 혼란스러운 현대 사회의 자회상을 담아낸다.
●러시아 전통 발레의 진수,볼쇼이 발레단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발레의 명가 ‘볼쇼이 발레단’이 지난 95년 내한 공연 이후 오랜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작품은 고전 중의 고전 ‘백조의 호수’.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버전으로,지난 2001년과 2003년 국립발레단에 의해 국내에도 소개돼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바 있다.폴란드 무희역으로 출연하는 한국인 무용수 배주윤의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다.4월21∼24일 세종문화회관.
●바흐 음악과 춤의 혼연일체,나초 두아토&스페인 국립무용단
2002년 첫 내한공연을 가졌던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이번엔 ‘멀티플리시티’로 한국 팬들을 만난다.나초 두아토는 세계적인 안무가 지리 킬리안의 후계자로 34세의 젊은 나이에 조국 스페인의 국립무용단에 입성,세계 무용계를 선도하고 있는 정상급 안무가이다.‘멀티플리시티’는 지난 2001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초연한 작품으로,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바흐의 음악과 삶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됐다.바흐 음악을 배경으로 연출되는 에로틱한 분위기가 묘한 긴장감과 전율을 선사한다.4월30일∼5월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댄스 뮤지컬의 개척자,매튜 본의 ‘호두까기 인형’
지난해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됐던 ‘백조의 호수’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 영국인 안무가의 신작이 무척이나 반가울 것이다.고전을 재해석해 혁신적으로 재탄생시키는 매튜 본의 작업은 춤의 대중화를 확실히 이끌어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중산층 가정의 화려한 파티 장면 대신 춥고 음울한 고아원에서 시작하는 첫 장면은 매튜 본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여준다.5월8∼30일 LG아트센터.
●현대 무용의 신화,지리 킬리안과 네덜란드댄스시어터Ⅲ
1999년과 2002년 두차례 공연에서 절제와 파격의 이미지로 관객을 압도시켰던 지리 킬리안이 네덜란드댄스시어터(NDT)의 3개 단체 중 40세 이상 베테랑 무용수들로 구성된 ‘NDTⅢ’를 이끌고 내한한다.공연작은 지리 킬리안이직접 안무한 ‘버스데이(생일)’와 ‘시간이 시간을 필요로 할 때’,그리고 상임안무가 한스 반 마넨의 ‘두 개의 얼굴’ 등 3편.지리 킬리안의 두 작품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삶의 다양한 표정을 그려낸다.6월2∼5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열정의 플라멩코,호아킨 코르테스 발레단
6월23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호아킨 코르테스는 스페인 민속무용인 플라멩코를 예술성과 상업성 양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탁월한 무용수이다.패션모델로 활동할 만큼 완벽한 외모와 능숙한 무대매너로 전세계 여성팬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슈퍼모델 나오미 캠벨과의 염문,가수 제니퍼 로페스와의 공연 등 타고난 스타성으로도 유명하다.공연작 ‘집시열정’은 재즈와 쿠바 음악,클래식 발레와 플라멩코의 퓨전을 추구하는 그의 춤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무대이다.
이순녀기자 co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