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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기아차 美서 190만대 리콜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190만여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이며 주요 차종이 모두 망라돼 있어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리콜 사태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난 아반떼·쏘울 등 16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하지만 2009년 일본 토요타 대규모 리콜 사태와 달리 안전과는 직결되지 않은 결함이라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여대를 브레이크등 스위치나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리콜되는 차량은 2007~2011년 생산된 제네시스 쿠페와 산타페, 쏘나타, 투싼, 베라크루즈 등의 현대차 모델과 옵티마, 쏘렌토, 쏘울, 스포티지 등의 기아차 모델이다. 리콜 차량 대수는 현대차가 105만 9824대, 기아차가 62만 3658대 등이다. 리콜 이유는 브레이크등 스위치 결함 때문이다. 이들 차종은 브레이크등 스위치가 작동 불량을 일으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도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크루즈 컨트롤(정속주행장치) 기능이 해제돼야 하나 이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기아차 측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 이를 차량 내 전자시스템에 알리는 스위치를 교체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면서 “6월부터 무상 교환을 시작할 것임을 해당 소비자들에게 알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2011년부터 2013년식 엘란트라 19만대가 에어백 문제로 리콜을 명령받았다. 이는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해 9월부터 조사한 내용의 결과로, 해당 차량의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터질 때 에어백 지지대가 느슨해져 사람이 다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朴대통령 방미 전까지 원자력협정 타결 희망”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달 초 미국 방문 이전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타결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한국 측 대표단은 다음 주쯤 미국을 방문해 미국 측과 협정 개정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무장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윤 장관과) 원자력협정에 대해 좋은 논의를 했고 아이디어를 교환했다”면서 “1주일 뒤 서울을 방문해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박 대통령의 방미 이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 “방미 이전에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강하게 갖고 있으며 윤 장관도 그런 기대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협정이 적절한 형식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여 미국 측 주장이 관철돼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은 국제 의무를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가 한·미 양국의 공동 목표라고 강조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관련 발언 수위는 예상보다 적극적이다. 케리 장관이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실무진의 협상을 지켜보자’는 식의 회피성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당초 추측이 어긋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양국이 동맹 관계를 크게 훼손시킬 만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쪽으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담이 임박한 다음 주쯤 한국 측 협상 대표단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양측의 협상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 굳이 정상회담에 부담이 될 만한 시점에 공개적으로 협상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선 미국이 여전히 한국의 핵폐기물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정상회담 전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케리 장관의 이날 “정상회담 전 타결 기대” 언급은 외교적 수사(레토릭)일 뿐이라는 얘기다. 실제 케리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협정은 계속돼야 하지만 적절한 형식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말해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협정이 개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반면 윤 장관은 회견에서 “협정 개정은 호혜적이고 시의적절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케리 장관에게 강조했다”고 말해 달라진 현실에 맞게 협정을 고쳐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건 아닌지/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건 아닌지/이갑수 INR 대표

    많은 빌딩을 드나들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을 보는 경우가 너무 많다.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탓이다. 주위에는 공공의식 부족으로 발생하는 현상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차적으로는 가정과 학교 교육의 문제일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인성·도덕·윤리가 멀어진 지는 오래다. 왕따(집단따돌림)와 폭력은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나 감정 절제법과 같은 것들을 과연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는가? 얼마 전 페이스북의 친구가 프랑스의 고교 졸업 자격시험 문제라며 올린 것을 보았다.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꿈은 필요한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획일적인 정답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은 이런 문제에 무슨 답을 쓸 것인가. 페이스북에는 예상대로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우리 중·고교생들이 4지선다형 교육으로 경쟁을 벌일 때 프랑스의 학생들은 인간과 삶에 대해 고뇌하며 철학과 인문학을 오가는 교육으로 인성의 기초를 쌓아가고 있다. 참 심각하다. 인성교육의 부재가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라는 사회적 공감대는 있으나 그 해결책은 요원한 듯하다. 그런데 인성 교육의 최일선에서 최고 수준의 윤리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교육 수장들의 낯 뜨거운 비리가 보도된 2월 20일 자 서울신문의 기사를 보고는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교육감 17명 가운데 5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런 부패 교육감과 공범관계로 얽힌 교직자들에게 아이들의 교육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왜 교육감들의 비리와 선거 부정은 끝이 없는 것일까? 연간 수조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권력의 자리이니 너도나도 덤벼들고 선거 과정에서 쓰여진 엄청난 비용을 만회하려니 비리에 손을 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교육감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방안이나 직선제의 폐지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우리나라같이 교육감을 선거로 선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최근 개선책의 하나로 도지사 후보와 러닝메이트제로 뽑자는 대안이 나오는 것 같은데, 동시에 뽑는다고 비리가 사라질까? 같은 날짜에 소위 있는 집의 부모들이 자녀의 부정입학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눈살 찌푸리게 하는 뉴스도 가관이었다. 속이 어찌되었든 멋진 스펙으로 포장된 자식을 원하는 부모야말로 이런 부정행위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벌이나 스펙 이상으로 인성을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으로 삼는 기업들이 늘고 있음을 이런 부모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비리투성이의 교육자들이 한국 교육을 책임지는 한, 책임이 두려워 왕따나 학교 폭력을 모른 척 넘기는 교사들이 존재하는 한, 한국은 무늬만 선진국이지 윤리의식은 2류 국가로 남게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대안을 촉구해 줄 주체로 언론이 더 나서 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신문에 기대를 걸어본다. 얼마 전 교육 격차 해소 특집기사인 ‘개천에서 용이 사라졌어요’도 좋았지만 한국의 교육위기를 다시 짚어보는 특집 기사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 女 대통령시대 열렸지만… 女 고용률은 악화

    女 대통령시대 열렸지만… 女 고용률은 악화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렸지만, 여성의 고용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28일 “지난 1월 여성 고용률이 46.3%로 최근 5년 동안의 연 평균 고용률(48.1%)을 밑돌았고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47.8%로 낮았다”고 밝혔다. 15~64세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를 나타내는 경제활동참가율과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수를 표시하는 고용률이 모두 낮다는 것은 여성의 고용 활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여성 고용률은 2009년 47.7%에서 2010년 47.8%, 2011년 48.1%로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49.1%를 기록한 뒤 11월 48.8%, 12월 47.3% 등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1월까지 2.8% 포인트가 떨어졌다. 남성 고용률도 떨어졌지만 낙폭(2.5% 포인트)이 여성보다 작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비슷하다. 2009년 49.2%이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0년 49.4%, 2011년 49.7%로 회복세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50.4%에서 11월 50.0%, 12월 48.5%로 다시 50% 밑으로 떨어졌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가뜩이나 낮은데 더 떨어진 것이다. 정보공개센터는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는 22.5% 포인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7% 포인트를 크게 넘어 조사 대상 30개국 중 28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새 정부가 여성 일자리 문제에 소홀하다는 비판은 여성계에서도 나왔다. 지난 21일 발표된 국정과제 140개 중 여성 관련 항목은 ‘여성 경제활동 확대 및 양성평등 확산’ 1개에 불과하다. 주요 내용은 공직·교직·공공기관 등의 여성 관리자 목표제를 도입하고 정부위원회에 여성 참여를 늘린다는 것이다. 고위직 여성 중심 정책이라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여성계 시각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개선되었다는 착시 효과는 여성의 빈곤화나 여성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둔감하게 한다”면서 “여성 고용률을 높이고 여성 빈곤율을 줄일 종합적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생명의 窓] 누구에게나 공평한 생명 창조의 경이/김진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생명의 窓] 누구에게나 공평한 생명 창조의 경이/김진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미혼 직장인들은 가족들이 모이는 설날에 “결혼은 언제 할래? 애인은 있어?”라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한단다. 기혼 직장인들은 “애는 언제 가질래? 빨리 낳아야지?”를 꼽았다고 한다.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빨리 가질 생각을 안 하며, 갖는다 해도 하나만 갖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저출산은 이제 가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와 나라의 미래에 영향을 주는 이슈가 되어버렸다. 삶의 목적과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생물학적 개념으로 보면 모든 생명체의 근본적인 목적 중의 하나는 종(species)의 존속이다. 사람의 몸은 다음 세대를 이어갈 준비를 생각보다 훨씬 일찍 시작한다. 정자 또는 난자가 될 원기종자세포는 수정 4주에 접어들면 나타난다. 이 무렵이면 2.0~3.5㎜로 자란 배아는 눈·귀·손·발이 형태도 갖추지 않았지만 원시 심장의 미세한 박동이 막 시작된다. 하지만 심장 박동의 시작과 함께 배아는 후손을 준비하기 위한 정자·난자가 될 세포를 만든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생김새와 성격 등이 서로 다르다. 같은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자식들도 부모와 닮기는 해도 똑같지는 않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 신비는 정자와 난자가 형성될 때 거치는 감수분열이라는 생물학적 과정에서 일어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을 형성하는데, 정자와 난자가 체세포와 같이 46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면 수정란은 92개의 염색체를 갖는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염색체의 수는 배가 된다. 따라서 몇 번의 세대를 거치면 몇 백만 개나 되는 염색체가 생긴다. 이런 방법으로는 세대가 이어지지 않는다. 정자와 난자는 체세포가 가진 염색체 수의 ‘절반’만 갖는 감수분열을 해야 한다. 정자가 가진 23개의 염색체와 난자가 가진 23개의 염색체가 합쳐져 수정란은 체세포와 같은 46개의 염색체만 갖는다. 흥미로운 일은 감수분열 때 염색체가 ‘뒤섞인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수정란에서 성장할 자손의 유전적 다양성이 창출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해서 태어날 아이는 이런 유전적 다양성 속에서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즉, 하나하나가 역사상 ‘유일한’ 사람인 것이다. 흔히 ‘나는 재능이 없어 나를 통해 태어날 아이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태어날 아이가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없다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그래서 아이는 한 가정의 미래이자 희망이기도 하지만, 넓게는 인류의 미래와 희망이기도 한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 위해 생명 탄생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모든 과정을 우리 몸이 척척 알아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나도, 세상의 그 어떤 석학도 생명의 탄생에 대해서는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어쩌면 그 부분은 종교와 철학의 몫으로 영원히 남을 신비로운 미지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을 닮은, 그러나 결코 똑같지 않은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할 수 있는 유일한 과정이다. 젊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남녀들이 부디 결혼이 내포한 소중한 의미를 새겨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열려 있는 ‘경이로운 생명 창조의 과정’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 기성세대는 결혼 적령기의 남녀에게 사회적 여건을 마련해 주고, 정부는 육아와 교육 부담을 줄여주는 복지정책을 통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자.
  • [北 3차 핵실험] 美, 한국 핵무장론·전술핵 재반입 차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 12일(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핵우산 제공을 약속한 것은 기존 한·미 방위공약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3차 핵실험 성공으로 사실상 핵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상황이 과거에 비해 크게 변한 점에 유념한다면, 이번 핵우산 공약에는 뭔가 다른 의미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령 북한이 핵을 보유했더라도 미국이 핵우산으로 방어해줄 테니 행여 북한과 똑같이 핵을 보유하겠다는 생각은 접으라고 한국에 미리 주의를 환기시키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실제 13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정몽준 전 대표 등이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한국 내에서 핵무장론이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 못지않게 한국의 핵 보유도 우려한다”며 “미국이 한국에 사용후 핵 폐기물 재처리 권리를 주지 않으려는 배경에는 한국의 핵 보유 가능성을 경계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핵 확산에 매우 민감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연설을 통해 “핵 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한 이후 러시아와 새로운 핵무기 감축협정을 조인하고 핵안보정상회의를 창설하는 등 핵 확산 방지를 주요 외교적 치적으로 공들여 왔다. 이런 오바마에게 북한에 이어 한국, 일본이 핵무장에 나서면서 동북아가 핵의 화약고로 치닫는 그림은 재앙과도 같을 것이다. 이런 ‘핵 도미노’가 현실화할 경우 이란의 핵 보유를 막을 명분도 약해진다. 지난해 한국 내 일각에서 주장했던 전술핵 재반입을 오바마 정부가 일축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오바마 행정부의 핵우산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 정부는 2010년 핵태세 검토보고서(NPR)에서 전략핵 자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을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핵무기는 전술핵에 비해 살상반경이 너무 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에서 운용하는 AGM-86 순항미사일 정도가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것은 폭격기에 장착하고 사시사철 공중에 떠 있지 않는 이상 즉각적인 공격이 어렵다는 점에서 역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외교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오늘 국정연설에서 북핵 관련 ‘확산 방지’를 강조하고, 척 헤이글 국방장관 내정자가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을 ‘실질적 핵 파워’라고 규정하는 등 최근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확산 방지로 선회하는 경향마저 감지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과연 기존의 핵우산 정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위원회로 격상해야/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교수·한국산학연합회 회장

    [열린세상]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위원회로 격상해야/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교수·한국산학연합회 회장

    박근혜 당선인은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당선 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했고, 인수위 보고 첫 번째 부서로 중소기업청을 선택했다. 새 대통령의 의지가 5년 동안 변함없다면 대기업 중심의 대한민국이 중소기업 근무자도 기를 펴고 사는 사회로 어느 정도 바뀔 것 같다. 그러나 중기청이 현재의 위상과 같은 청(차관급) 단위로 지속된다면 대통령이 언제까지 중기청을 감싸며 갈 수 있을까? 우리나라 정부조직 운영상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국회 논의 및 승인절차가 아직 남아 있으니 중기청을 미국 SMBA 형태의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위원회(장관급)로 격상하여 시스템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할 것을 제안한다. 격상된 중소기업위원회가 되면 관련 법안 제출도 직접 가능하고 중소기업에 의한, 중소기업을 위한, 중소기업의 정책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대기업을 포함한 국가혁신 미래 정책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주도한다면, 중소기업위원회는 같은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지역혁신 미래 정책 수립과 운영을 총괄하면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국가혁신과 지역혁신을 상호 보완해 국가경제 전체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다. 자금과 인력, 고가 시설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지방자치단체·기업·대학·연구소와 협력하는 풀뿌리 산학연 프로그램의 연계를 통해 일자리 창출, 융복합화, 기술혁신, 글로벌화로 상향식 개방형 정부혁신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게 된다. 각 부서의 현안 문제에 매몰되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중소기업정책은 대통령 주제 각료회의에 항상 제안이 가능하게 된다.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위원회로의 격상은 중소기업정책을 국정의 중심에 놓고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는 박 당선인의 철학과도 부합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은 잘 구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9988(중소기업체 수 99%, 고용인력 88%)에 해당되는 우리 중소기업은 고용 창출과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국가의 매우 중요한 허리이다. 중소기업은 생산액 및 부가가치 규모에서도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국에 분포되어 있어 국가 균형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한민국만큼 중소기업 관련 지원 정책이 잘되어 있는 나라가 없다 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의 중소기업 관련 통계 및 현장에서는 벤처·강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건전한 기술창업 생태계 조성이 미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지식재산권 보호문제 대두, 한 번 실패하면 평생 망하는 구조, 기업가 정신의 결여, 산학연 연계 활성화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특히 우수한 인력의 대기업 선호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대기업의 폐쇄적인 계열화, 중소기업 전용 연구 개발(R&D) 예산의 부족, 기업 자체 자금 조달 부족, 소상공인의 골목상권 문제, R&D 사업화의 성공률 저조, 하향식 성장 로드맵에 따른 창의성 부족 등은 중소기업위원회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다. 한정적인 국가자원의 활용 또한 국가지도자가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성과의 차이는 크게 달라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기업 지원과 새마을운동 등 산업화와 경제자립에 중점을 두면서 ‘한강의 기적’을 연출하는 데 기여했다. 박근혜 당선인 또한 어디에 국가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5년 후 그 성과가 결정날 것이다. 새 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에서 경제부총리제의 도입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함으로써 ‘창의적 지식’을 통한 사회적 혁신으로 국가의 어려운 경제 환경을 극복하겠다고 한다. 총론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각론에서 부족했던 점이 중기청이 독립 법안 발의권이 없는 현재 수준으로 머물게 되었다는 것이다. 창의적 지식의 중소기업 확산과 활용의 중요도가 저평가된 것이다. 인수위원회는 앞으로 국회의원들과의 협의 과정에서 중소기업정책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중기청을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위원회로 격상시켜 주기 바란다. 혁신적인 중소기업 정책에 따른 성과를 통해 역사에 남는 박근혜 정부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대규모 정전사태 등 ‘X사건’이 발생한다면…

    수학자 출신으로 복잡성 과학을 적용한 미래예측연구에 주력하는 존 캐스티(70) 박사는 2010년 자신의 저서 ‘대중의 직관’에서 “대중이 만들어내는 전체의 분위기(소셜무드)가 미래를 예측한다”는 주장을 폈다. 대중에게는 합리성과 효율성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내포돼 있고, 이것을 분석해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캐스티 박사는 이런 사회적 트렌드와 더불어 갑작스러운 극적인 사건(Extreme Event), 재조직화가 순환하는 것이 역사의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 흐름의 두 번째 단계인 ‘극적인 사건’을 설명한 책이 ‘X이벤트’(이현주 옮김, 반비 펴냄)다. X이벤트(X사건)은 “매우 드물고, 놀라우면서, 사회적 파급 효과가 아주 큰” 사건이다. 저자는 X사건의 원인을 미국 건축가 브라이언 버그가 만든 ‘카드로 지은 집’에 빗대 설명한다. 카드와 카드가 서로 기대어 있듯, 현대사회는 하나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 위에 의존하고 쌓이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구조물이다. 인터넷이 전력망에, 전력망은 석유·석탄·핵발전에, 또 발전소는 또 다른 에너지에 의존하는 식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회에서는 고리가 하나만 끊어져도 체제는 연쇄적으로 무너진다. 저자가 X사건 후보 중 하나로 꼽은 ‘정전’이 대표적이다. 정전뿐만 아니라 인터넷 오류로 인한 디지털 암흑, 식량 부족에 따른 세계적 재난, 유럽연합 몰락이 부르는 세계화 붕괴 등 11가지를 X사건 후보로 꼽았다. 이들 사건의 과정과 발생을 모의실험하면서 우리 생활 방식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다. 저자는 “책의 진짜 테마는 ‘전에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어떻게 위험을 규정하고 측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데 있다”고 밝힌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2007년에 쓴 ‘블랙 스완’과 비슷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다. X사건은 복잡성의 과부하·부조화가 원인이 되므로 시스템의 복잡성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안한다. 해결책은 다소 막연하지만, 세계에서 일어나는 파괴력 있는 사건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데는 유용하다. 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이 책의 해제에서 X사건을 보충 설명하고, 한국에서 일어날 만한 X사건을 소개했다. 전면적 인터넷 단절, 동북아원전사고 등이다. 1만 7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인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승진 <3급>△기획재정담당관 유근호<4급>△권진섭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승진△국제본부장 정기영<부장>△보도 박달화△경기운영2 조흥근△방송지원 최동진◇전보 <부장>△개폐회식 김영원△미디어지원 김배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실장△감사 신동철△경영관리 조병일△고객경영 권석원◇단장△재무전략 장충모△매입전세사업 추교영△신사옥건설 류신현◇처장△보금자리계획 배재국△택지설계 전영근△녹색경관 김선미△신도시사업 김원태△세종혁신도시 박현영△도시설계 우명수△주거복지 고해진△임대공급운영 장옥선△임대자산관리 김동준△도시재생사업 조명현△주택사업1 유병열△주택사업2 노동선△주택디자인 조성학△토지은행기획 이명혁△해외사업 이일상△경제자유구역사업 심종래△인사관리 남창현△재무 김상엽△조달계약 송태호△경영정보 이창훈△보상기획 김수종△금융사업 조성순△국토주택정보 조대현△건설관리 이윤재△연구지원 윤석총◇부산울산지역본부△본부장 이명호△부본부장 윤귀석◇인천지역본부△부본부장 노성화△루원사업단장 한병홍◇경기지역본부△개발사업처장 신맹돈△주택사업〃 이도근◇강원지역본부△본부장 이호원△부본부장 신우식◇충북지역본부△본부장 박희만△부본부장 이상호◇대전충남지역본부△본부장 유영균△부본부장 추성두◇광주전남지역본부△본부장 박용철△부본부장 유대진◇대구경북지역본부△본부장 이차관△부본부장 전상철◇지역본부장△전북 신정근△경남 신홍기△제주 김용태◇세종사업본부△본부장 박인서△건설관리처장 소병로◇위례사업본부△사업처장 유효열◇동탄사업본부△보상판매처장 이민휘△건설사업〃 권문택◇미군기지사업본부△본부장 김종섭△미군기지건설사업처장 김종우◇하남사업본부△보상판매처장 김경기△주택사업〃 구본익◇청라영종사업본부△청라사업단장 신인철◇파주사업본부△본부장 윤기욱△보상판매단장 이익수◇광명시흥사업본부△보상판매단장 허동준△건설사업〃 유희재◇고양사업본부△본부장 이경민△보상판매단장 서동근△건설사업〃 김종길◇직할사업단장△강남 이준혁△아산 윤재각△오산 백운해△평택 박종곤△성남재생 박달식△대구남부 문윤태△내포 성광식△남양주 김형모 ■교통안전공단 ◇처장△미래전략 배종문△재정회계 조경수△안전평가 이용길△자격관리 김영만△교통복지 주영수△검사기준 백안선△CNG검사 김승일◇자동차안전연구원△연구기획실장 김규현△성능평가〃 강병도◇교통안전교육센터△교육운영처장 김종경◇안전관리처장△서울본부 오종배△경인본부 김성배△중부본부 서승환△대구경북본부 이상훈◇안전지원처장△서울본부 김석문△경인본부 박상언△대구경북본부 송인길△부산경남본부 천현종△호남본부 조시영◇지사장△인천 김도환△울산 주종갑△전북 김용한 ■한국시설안전공단 △부이사장(경영본부장 겸임) 김상기 ■서울대 △경영대학장(경영전문대학원장 겸임) 김병도 ■성균관대 △성균어학원장 김원중◇본부장△산학협력 최재붕△연구지원 이순원
  • 2300억 들인 충남 내포 신청사 빗물 줄줄

    개청한 지 한달도 안 된 충남도 내포 신청사에서 빗물이 새고 있다. 건축비만 2300억원이 투입된 최첨단 건물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하면서 부실 공사 논란도 터져 나오고 있다. 비가 내린 21일 충남 홍성군과 예산군 경계 지역에 조성된 내포신도시 내 도청 신청사 본관 5층 통로 창문 틈새를 통해 건물 내부로 빗물이 흘러들었다. 창문 2~3곳의 틈새로 물이 샜고 천장에 빗물 자국이 선명했다. 2층 통로에는 창문으로 스며든 비가 통로로 흘러내려 양동이까지 받쳐 놓았다. 1층 통로 2곳도 흘러드는 빗물을 막기 위해 걸레를 받쳐 놓은 모습이다. 이 신청사는 개청 직후 본청과 별관, 의회동, 문예회관 등 4개 동에서 모두 40여건의 하자가 발생해 부실 공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누수 현상은 물론 출입구 유리 및 계단 파손 등이 발견됐으나 한달이 다 되도록 고쳐지지 않고 있다. 신청사 하자·보수 문제는 시공사인 계룡건설이 2~8년간 책임지도록 돼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계룡건설 측에 보수를 요구했다. 날씨가 좋아지는 대로 즉각 고치게 하겠다”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오바마 집권 2기 개막] 자원봉사로 1기 마무리… 2기는 경제회생 ‘제2 클린턴’ 꿈꾼다

    [오바마 집권 2기 개막] 자원봉사로 1기 마무리… 2기는 경제회생 ‘제2 클린턴’ 꿈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 낮 12시(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블루룸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4년간의 2기 임기를 시작했다. 이로써 오바마는 첫 흑인 대통령에 이어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대통령 재선 임기에 진입하는 전인미답의 길을 걷게 됐다. 다만 이날이 일요일이라 취임식은 21일 열린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지난 60여년간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경우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둘뿐이다. 그만큼 오바마로서는 역사적 책임감을 무겁게 느낄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그는, 재임 중 역대 최고의 경제 호황과 흑자 예산을 실현해 퇴임 후에도 높은 사랑을 받고 있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능가하는 인기로 4년 뒤 백악관을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설득력 있는 시각이다. 따라서 오바마의 2기 임기는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가 지난 연말 공화당과의 힘겨루기 끝에 부자 증세를 관철하고 다음 달 채무한도 인상 협상에서도 단호하게 나가겠다고 거듭 천명한 배경에는 4년이란 시간이 결코 길지 않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같은 맥락에서 오바마는 2기 임기에 전쟁을 최대한 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비를 줄여 재정적자를 해소하려는 마당에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재정을 파탄으로 몰고 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상황은 클린턴 정부 때보다 훨씬 좋지 않다. 국가채무가 사상 최고치인 16조 달러(약 1경 6912조원)를 넘어선 데다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대외 환경도 열악한 상황이다. 이란 핵과 시리아 문제는 물론 최근의 말리 사태에서 보듯 아슬아슬한 중동 정세는 언제든 전쟁 발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외교 분야에서 오바마는 전임자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치적을 쌓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재선 승리 직후 첫 해외 순방지로 미얀마를 택한 게 단적인 예다. 수십년간 협상과 실패를 반복해 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나 북핵 문제 등의 해결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섣불리 달려들어 또 한번의 실패 사례로 기록되는 길은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바마는 1기 임기 마지막 날을 자원봉사로 마무리했다. 지난 19일 부인 미셸과 함께 워싱턴 시내 버빌 초등학교를 찾아가 학교 건물 수리 등을 도왔다. 그는 행사에 참가한 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남을 도와주는 행동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4년 전 임기를 자원봉사로 시작했다. 2009년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탄생 기념일(1월 21일) 직전인 1월 19일을 ‘자원봉사의 날’로 지정한 이후 매년 이날 자원봉사에 참여해 왔다. 그는 당시 “미국은 ‘우리만’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 ‘우리 함께’를 위한 나라”라면서 “앞으로 미국 대통령은 자원봉사로 임기를 시작하고 끝맺는 게 전통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솔선수범하자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도 이날 응급환자용 구급약품 포장을 돕는 자원봉사에 참가했다. 캘리포니아 등 전국 50개주에서도 수많은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다양한 자원봉사 행사가 열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토성 타이탄의 빙산, 우주 생명체 비밀 밝힐까?

    토성 타이탄의 빙산, 우주 생명체 비밀 밝힐까?

    토성의 최대위성인 타이탄의 호수와 바다에 탄화수소로 만들어진 얼음 조각(또는 빙산)이 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가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토성 탐사선인 카시니(Cassini)호가 타이탄의 호수 표면에서 포착한 반짝이는 반사체의 정체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빙산의 구성요소인 에탄과 메탄이 생체분자(생물체를 구성하는 또는 생물의 기능을 담당하는 특수 분자)이므로 이 빙산에 생명체가 탄생하는데 필요한 화학성분의 구성요소가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에탄과 메탄으로 이뤄진 거대한 탄화수소 호수 또는 바다 위의 빙산이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형태의 새로운 생명체의 비밀을 내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영국 콘웰대학교의 조나단 루나인 박사는 “타이탄의 호수와 바다와 관련된 가장 흥미로운 의문 중 하나는 과연 이 호수와 바다가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를 품고 있는 숙주 역할을 했는지 여부”라며 “타이탄의 강 표면에 얼어버린 고체 탄화수소가 둥둥 떠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것으로부터 우주 생명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타이탄은 표면에서 액체가 움직이는 지구 외의 유일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구의 물 순환처럼 타이탄에도 표면과 대기에서 순환하는 에탄과 메탄의 기상 현상이 존재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소고기 사먹나?…마트안 호랑이 등 야생동물 화제

    소고기 사먹나?…마트안 호랑이 등 야생동물 화제

    소고기라도 사먹으려는 것일까. 마트안 정육점 코너 앞에서 촬영자를 노려보는 호랑이부터 채소와 과일 코너를 살피는 사슴과 얼룩말까지 진열대에 나타난 야생동물 사진 시리즈가 인터넷상에서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 인터넷매체 아이오나인 등에는 인도네시아의 사진작가 아간 하라합이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물론 공개된 사진은 그가 별도로 촬영한 야생동물들과 식료품점 코너를 정교하게 합성한 것이다. ‘가든 프레쉬’(Garden Fresh)라는 주제로 공개된 이들 사진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바로 인간과 동물의 공존 문제로, 야생동물들이 슈퍼마켓에 가게 될 정도로 점점 서식지가 부족해져 가는 오늘날 생태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의미는 야생동물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박탈당하고 패러디와 풍자, 우화 등의 인간 드라마의 풍부한 이미지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는 우리 스스로 어떻게 판단할지를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한편 하라합의 다른 작품들은 디자인 사이트 비핸스(Behance)의 갤러리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그는 기존에 미국 코믹북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들을 과거 전쟁 등의 역사 사진과 합성하면서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 영감을 준 바 있다. 사진=페타픽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책에 빠진 어린이 ‘초절정 엄친딸’ 되다

    아메리칸발레학교에서 발레리나를 꿈꾸다 줄리어드 예비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영재학교 헌터스쿨을 나와 예일대에서 프랑스문학을 공부했고, 영국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돌연 법의 매력에 빠져 하버드 법대에서 법을 공부한 뒤, 미국 대법원의 법률서기와 뉴욕 맨해튼검찰청 검사를 거쳐 한국계 최초로 하버드대 법대 교수에 임용됐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숨이 찬다. 이후 하버드 교수단 심사를 만장일치로 통과,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에 선출됐다. 미국 아시아태평양 변호사협회 본부에선 ‘40세 미만 최고의 변호사’ 중 한 명으로, 미국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에선 ‘2010년 가장 스타일리시한 25인의 보스턴인’ 중 한 사람으로 각각 꼽았다. 최고의 예술가 등에게 수여하는 ‘구겐하임 펠로십’, 뛰어난 법률서적에 수여하는 ‘허버트 제이콥’ 상 등을 받았고 2011년엔 ‘자랑스러운 한국인’ 상까지 거머쥐었다. 이 모두가 한 여성을 수식하는 표현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초절정 엄친딸’ 석지영(40·미국명 지니 석) 교수 얘기다. 여섯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그가 열정과 끈기로 자신의 꿈을 이뤄내기까지 겪었던 일들을 책으로 녹여냈다.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북하우스 펴냄)다. 책은 팩트 위주로 간결하게 전개된다. 미간 찌푸리며 행간의 뜻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저자 스스로 밝혔듯 책엔 불완전성도 내포돼 있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들은 실제 일어났던 일들이라기보다 어린아이가 받았던 인상에 더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실제 비중에 견줘 과장됐을 개연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익숙하되 울림이 큰 두 가지 지적으로 독자의 가슴을 찌른다. 먼저 저자가 주장하는 삶의 원칙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놀이처럼 즐길 것, 언제나 새로운 일을 시도하되 위험을 감수할 것, 적절한 시점에 일을 멈추고 휴식하며 스스로에게 상을 줄 것” 등이다. 늘 주변에서 듣던 경구다. 그러나 저자의 부모가 진작에 불화를 겪고 이민을 결심했듯, 대한민국 사회에선 늘, 그리고 여전히 실행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둘째는 책읽기다. 저자는 책읽기가 “나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고 했다. “늘 책에 푹 빠져 산 덕택에 상상력과 문화적 감수성, 그리고 보편적 교양을 얻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원동력이 탄탄한 인문학적 소양이었던 셈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입만 열면 닮아야 한다고 외치는 게 한국의 교육열인데, 저자는 되레 이를 부정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저자는 오는 18일 서울 숭실대 한경직 기념관에서 강연회를 연다. 1만 4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신화가 된 남자 만화로 만난다

    역사소설가 에드워드 베르는 “햇빛에 비추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비추면 신화가 된다”라고 말했다. 한 인간의 생애를 들여다볼 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미처 인식하지 못한 많은 의미들이 내포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2년 전인 2001년 3월 21일, 인간 정주영은 너무나 많은 신화와 전설을 간직한 채, 또 대한민국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사라졌다. 하여 딱히 어떤 인물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굳이 설명한다면 그가 남긴 어록 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낙관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장애란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엎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 나가면 된다.” 소 한 마리 판 돈으로 굴지의 대기업 현대그룹을 일으킨 고(故) 정주영 회장이 남긴 말들에는 그의 철학과 기업가 정신이 오롯이 배어 있다. 때로는 소탈하면서도 때로는 강인한 신념을 엿보게 한다. 한국경제의 거목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는 “나는 확고한 신념과 불굴의 노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전에 입버릇처럼 말했다. 신간 ‘만화 정주영’(백무현 글·그림, 서울신문사 펴냄)은 정주영 회장의 철학과 일대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정주영 회장과 관련된 책은 여러 권 출간된 적이 있으나 이례적으로 만평 작가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린 만화라 눈길을 끈다. 두 권짜리 ‘만화 정주영’은 제1권 ‘담대한 도전자’ 편에서 고향인 강원도 통천의 어린 시절을 시작으로 ‘신용으로 넘겨받은 쌀집’ ‘현대의 태동과 한국전쟁’ ‘박정희와 5·16’ ‘경부고속도로와 조선대국의 신화’ 등 인간적인 면모와 불굴의 의지,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 등을 흥미진진하게 버무리고 있다. 제2권 ‘민족의 이름으로’ 편에서는 20세기 최대 공사로 일컬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산업항 공사 수주의 막전 막후를 시작으로 시련기라고 할 수 있는 ‘10·26과 5·17’ ‘삼성과의 광고전쟁’ ‘기업통폐합’ ‘정치보복’, 그리고 ‘올림픽 유치’와 ‘통일 대통령의 꿈’ 등을 많은 자료와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눈으로 정주영을 보고자 했고, 국민의 눈으로, 언론인의 눈으로 관찰하고자 했다. 따라서 정주영의 일대기에 기대기보다 박정희,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들의 통치 사료는 물론 등장하는 인물들의 방대한 저작물들을 두루 섭렵해야만 했다”고 집필 과정을 설명한다. 소 판 돈을 훔쳐 집을 나온 소년, 28개 대기업을 키우고 거느렸던 재벌 총수, 전경련 회장, 전 세계 37대 부호, 세계 제1의 조선소를 지은 인물, 소떼 방북 드라마의 주인공, 대규모 간척사업, 한국 경제사를 새로 썼던 역사의 인물 등이라는 많은 수식어와 함께 8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파노라마처럼 흥미롭게 펼쳐진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국제질서 속 좌절된 자력독립 ‘혁명의 러시아’를 희망 삼다

    국제질서 속 좌절된 자력독립 ‘혁명의 러시아’를 희망 삼다

    ‘일요일 도착 예정. 만남에 필요한 조치 요망. 박철환.’ 죽산 조봉암(1899∼1959)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925년 6월 17일 모스크바로 보낸 전보다. 식민지 조선의 출판인이자 지식인이었던 27살의 조봉암은 왜 박철환(朴鐵丸)이라는 가명을 썼으며, 모스크바로 갔던 것일까. 성균관대 임경석 사학과 교수가 최근 쓴 ‘모스크바 밀사’(푸른역사 펴냄)는 조봉암을 주인공으로 ‘1925~1926년 조선공산당의 코민테른 가입 경위와 여정을 담은 실화’다. 누구도 연구하지 않았던 영역에 도전한 성과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세세한 자료까지 꼼꼼히 챙겼다. 일본 경찰의 추적과 이를 피하려는 조선 독립운동가들의 피 말리는 활동은 탐정소설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조봉암은 1925년 5월 말쯤 조선공산당의 전권대표 조동호의 보좌역이자 고려공산청년회의 대표 자격으로 모스크바로 파견됐다. 박철환이란 가명은 ‘쇠로 만든 총알과 대포알’이란 뜻으로 조선의 혁명을 가로막는 장벽이 있다면 깨뜨리는 선구자가 되겠다는 조봉암의 결심이 내포된 것이다. 조봉암의 모스크바 파견은 전보를 치기 2개월 전인 4월 17일의 조선공산당 창당과 관련 있다. 이날 서울 시내 황금정 1정목에 위치한 중국요리점 아서원에서는 인텔리풍의 청장년 19명이 모여 ‘제1차 당대표회 비밀결사’를 했다. 19명은 조선의 마르크스 혁명가 130명을 대표하는 사람들이었다. 또 19명 중 11명은 3·1만세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최소 9개월에서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살고 나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형기를 모두 합치면 20년가량 됐다. 임 교수가 “3·1만세운동은 조선사회주의 운동의 모태다. 이 운동이 없었으면 조선사회주의 운동은 존재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이유다. 하루 뒤인 4월 18일 밤 12시에는 박헌영(1900~1955)의 살림집이 있던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고려공산청년회 창립대표회’가 결성됐다. 이들은 “조선공산당의 지도에 복종하며 국제공청에 가입할 것”을 결정했다. 1925년 4월 창당한 조선공산당은 조선 사회주의운동의 중심이 간도와 연해주, 만주, 러시아 등으로 망명했거나 이민해 활동하고 있던 해외 독립운동가에서 조선 내부로 들어왔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명망가 중심의 운동에서 대중운동 단계로 넘어가는 것으로 임 교수는 판단했다. 조봉암처럼 1920년대 조선의 20~30대 젊은 지식인들은 사회주의 이론에 급속히 빨려 들어간다. 왜 그랬을까. 임 교수는 “3·1만세운동은 고종이 승하한 1919년 1월이 계기였지만, 시선을 넓히면 1919년 세계 1차대전이 끝난 뒤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조선의 독립을 서구 열강에 촉구하는 시위였다. 그런데 전후 세계질서를 재편하는 국제회의, 즉 파리강화회의(1919년 1월 18일)나 워싱턴회의(1921년 11월)를 거치면서 국제정치질서 안에서 조선의 독립은 완전히 좌절된다. 러일전쟁까지 이긴 일본과 싸워 조선이 자력으로 독립을 취할 수 없는 절망적 상황에서 희망을 준 세력이 있으니 1917년 혁명으로 새롭게 태어난 러시아(소련)였다”고 했다. 파리강화회의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표로 김규식(1881~1950)이, 워싱턴회의에는 이승만(875~1965)이 참가했지만, 외교적 성과는 없었다. 미국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1918년 민족자결주의 원칙을 발표했지만 1차대전 승전국에는 영국의 동맹국인 일본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조선 강제 점령 문제는 묵인됐다. 이때 신성처럼 나타난 소련이 식민지로 신음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민족해방운동을 정치적·경제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섰으니, 절망을 뚫는 희망의 돌파구가 필요했던 젊은 독립운동가들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임 교수는 ‘모스크바 밀사’가 기존 역사학계의 통설을 정정하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통설은 코민테른은 조선 문제의 의사결정에서 조선 대표자를 배제한 채 권위주의적으로 결정했고, 조선공산당이 코민테른에 종속적이었다는 주장들이다. 1925~26년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코민테른은 조선공산당의 가입에 조건부 승인을 하는 ‘9월 결정서’를 내놓았다. 당 강령, 규약, 결정과 관련한 서류를 제시할 때까지 가입은 유보했지만, 조선공산당의 지위는 인정했고, 유학생 파견 등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노선으로 해방된 조선의 미래로 소비에트공화국을 제시하자 조봉암이 조선의 실정을 무시한 급진적이고 좌경적인 목표라고 지적하며 민주공화국 설립 안을 내놓았다. 또 1925년 조선공산당이 진행한 ‘반종교·반기독교운동’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 요구는 1926년부터 실현됐다. ‘모스크바 밀사’는 역사 전문 출판사 푸른역사가 올바른 역사의 해석과 대중화를 위해 한국역사연구회(1988년 설립)와 함께 기획한 문고판형 한국사 시리즈 100권의 첫 간행물로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한국역사연구회 역사 책장’이란 시리즈의 1권은 ‘고려의 부곡인, 경제인으로 살다’(박종기 글), 2권은 ‘고구려 고분 벽화 연구 여행’(전호태 글)이다. 박혜숙 푸른역사 대표는 “고민하지 않는 사회, 사유하지 않는 사회와 국가에는 미래가 없다. 입시에 시달리는 중고등학생과 스펙 쌓기에 열 올리는 대학생, 연봉과 승진에 목을 매는 직장인들에게 역사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전국플러스] 충남도 내포신도시 첫 시무식

    충남도가 2일 내포신도시 신청사에서 첫 시무식을 갖고 내포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안희정 지사는 시무식에서 “충남도의 새 시대가 열린 내포는 환황해권으로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행복한 시대의 출발점”이라며 “새로운 충남이 우리나라 새 역사를 써나갈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 [씨줄날줄] 참배정치/함혜리 논설위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007년 4월 유럽연합(EU) 순번의장 자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했을 당시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을 찾았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국기가 달린 조화를 바치고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한 뒤 방명록에 “인간성은 과거를 책임지는 것에서 싹튼다”고 적었다. 가해국인 독일의 지도자로서 진정한 참회와 함께 향후 외교정책 방향을 모두 내포하는 이 글은 국제사회에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치 지도자들의 참배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파장이 크게 달라진다. 누가 누구의 묘역을 참배했는지, 그곳에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조문을 했는지에 따라 정치적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이 종전기념일이나 새해에 태평양 전쟁 때 A급 전범들이 일반 전몰자들과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이 참배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정치인들은 참배라는 의식을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른바 ‘참배정치’다. 대통령선거라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해 참배정치가 자주 화제가 됐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의 행보와 메시지가 극명하게 엇갈렸기 때문이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박근혜 후보는 국립현충원의 이승만·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한 데 이어 경남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했다. 대선후보로서 공식일정의 하나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를 아는지라 국민대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동일하게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경우 현충원을 찾았지만 김대중 묘역만을 참배한 채 이승만·박정희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고 “가해자 측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이 끝나고 계사년 새해는 밝았다. 1일 첫 일정으로, 박 당선인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엔 “국민 열망에 부응한 새 희망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새해 첫날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런 엇갈린 행보로는 진정한 화해와 통합이 힘들어 보인다. 국민들은 이 기시감을 언제까지 느껴야 할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인사]

    ■법무부 △수원구치소장 최덕△법무부 유병철(국방대 파견 예정) 윤재흥(통일교육원 파견 예정)△순천교도소장 구지서△대전지방교정청 보안과장 김남규△대구교도소 분류심사과장 박광채 ■관세청 ◇부이사관△평택세관장 김광호△관세청 서정일 강태일◇서기관△외환조사과장 손성수△국제조사팀장 최재관△관세평가분류원장 이상운△관세청 이근후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 이종호△수치자료응용과장 주상원△지진감시〃 남효원△국립기상연구소 연구기획운영과장 조진현△지구환경시스템연구과장 최영진△응용기상연구〃 정현숙△부산지방기상청 기후과장 이종하△수원기상대장 류상범△인천기상대장 전준항 ■법제처 △사회문화법제국 법제관 김은영△법령해석정보국 법제교육팀장 강신구◇과장급 파견△KOTRA 외국인투자지원센터 윤길준△KDI 금창섭 ■우정사업본부 ◇3급△금융총괄과장 박성용△홍보담당관 전성무◇4급△재정기획과장 송관호△소포사업팀장 김홍재△준법위험관리팀장 김태완<서울지방우정청>△우정사업국장 하동용△사업지원국장 김철수[우체국장]△서울중앙 최병태△서대문 정인지△서울은평 김영철△서울강동 김성환△서울용산 송세범△서울노원 송청금△서울중랑 정지찬<경인지방우정청>△우정사업국장 우상익[우체국장]△안산 문희본△성남 유승록△성남분당 김곤배△부천 이재찬△용인수지 정광화△평택 류웅규[우편집중국장]△수원 유해수△성남 배준호<부산지방우정청>△사업지원국장 박경호[우체국장]△동래 조기도△북부산 이계양△진주 조정근<충청지방우정청>△우정사업국장 이완직△사업지원국장 유천균[우체국장]△서대전 오충근△아산 정순영[우편집중국장]△청주 박상태<전남지방우정청>△사업지원국장 이진섭[우체국장]△북광주 유재은△서광주 박노직<경북지방우정청>△우정사업국장 최무열△사업지원국장 박성호[우체국장]△대구 김용진△동대구 이병학△대구달서 김진우△대구수성 남병호△경주 윤선혁△안동 허남선△구미 강순철△경산 김종환<강원지방우정청>△사업지원국장 이중현△원주우체국장 정한성 ■소방재난본부 △종합방재센터 소장 윤영철<소방재난본부>△소방행정과장 진준호△예방과장 이상구△안전지원과장 이종순△소방감사반장 이일<소방학교>△인재개발과장 권혁민△교육지원과장 최정열<소방서장>△동작 박세식△종로 우병호△구로 유건철△관악 김선영△도봉 남문현△마포 조선호 ■소방방재청 ◇승진 <소방준감>△소방정책국 소방산업과 이창화<소방정>△중앙119구조단 김경호◇전보△119구조구급국 구조과장 윤순중<소방정>△119구조구급국 구조과 김성수△중앙소방학교 행정지원과장 김종근△인천시 소방안전학교장 엄준욱 ■충남도 ◇3급 전보△복지보건국장 김영인△환경녹지〃 이필영△서산시 추한철△당진시 조이현△세종연구소 교육파견 채호규△지방행정연수원 〃 공범석△행정안전부 이용석 김찬선△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파견 정무설◇3급 승진△농수산국장 박범인△내포신도시건설지원본부장 한금동△정책기획관 김갑연△지방행정연수원 교육파견 정병희◇4급 전보△혁신관리담당관 조원갑△외교통상부 김석필△내포신도시건설지원본부 신도시정책과장 김영범△총무과장 정효영△여성가족정책관 홍석우△의회사무처 의사담당관 김주찬△입법정책담당관 전승규△총무〃 최운현△전문위원 강경원 장영수 홍성목△청양군 정송△홍보협력관 맹부영△지방행정연수원 교육파견 강준배△공무원교육원 교수 장두환△충청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파견 송석권△백제문화단지관리사업소장 하광학△국방대 교육파견 조한영 신동헌△보령시 김창헌△황해경제자유구역청 개발2과장 오건환△총무과 서종호△공로연수파견 조은하 오수남 이홍집 전윤수<과장>△자치행정 이상영△문화예술 김돈곤△일자리경제정책 오세현△기업지원 류순구△문화산업 현달순△재난민방위 김정호△환경정책 조경연△농업정책 손권배△사회복지 김상기△도로교통 안병량△농촌개발 한동화△환경관리 김종인△수질관리 이재중◇4급 승진△황해경제자유구역청 투자2과장 김광태△국립외교원 교육파견(직무대리) 백낙흥△지방행정연수원 〃 방선엽△통일교육원 교육파견 신동희△지방행정연수원 〃 이계성△충남테크노파크 파견(직무대리) 박용권△내포신도시건설지원본부 신도시개발지원과장 조항민△의회사무처 전문위원(직무대리) 정석완△수산관리소장 김종응△지방행정연수원 교육파견 권남옥△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장 장도환△당진시 송기철 ■경북도 ◇담당관△법무통계 정준교△예산 김상동△정보통신 유성근◇과장△물산업 김병찬△독도정책 정무호△안전정책 추교훈△신성장산업 한상균△에너지정책 황옥성△체육진흥 이동열△녹색환경 강철구△사회복지 김원석△노인복지 허춘정△도시계획 안효영△총괄지원 김경원△신도시지원 이희열△자치행정 민인기△인재양성 이원열◇보건환경연구원△총무과장 윤택균△연구부장 김성환△북부지원장 차상덕◇원·단장△산림자원개발원 황형우△일자리창출단 장상길△경마장건설지원단 노순홍△산림환경연구원 한명구◇전국시도지사협의회△기획관리국장 김재광◇파견△국외훈련 강상기 이경곤△교육 박홍열 신은숙 오도창 최병호 조남월 김동룡 이태식 권영길◇직무대리△FTA농식품유통과장 최영숙△농업기술원 총무과장 이제신△교육원 교육운영과장 류시창△경북도립대 행정지원국장 임성희◇지사장△서울 서원◇전출△상주시 조병섭◇4급△동북아시아지역자치단체연합사무국 김동성△경제자유구역청 김상길△(재)문화엑스포 박창수△대경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사무국 김교일 ■강원도 ◇국장급 전보·승진△총무과(교육 입교) 조광수 김남수 최형규 윤순근△도의회 사무처장 박용훈△원주 부시장 김영범△인재개발원장 한만수△글로벌사업단장 이욱재△문화관광체육국장 최광철△기획관 최중훈△의사관 전용수△비서실장 최명규△태백 부시장 정용기△속초 〃 함재식△철원 부군수 조용건△화천 〃 최문순△양구 〃 윤태용△자치행정국 총무과 조장현 서경원 김두식△정선 부군수 전정환△도 전입 김선협 ■영상물등급위원회 △사무국장 김무환 ■코트라 ◇1직급 승진△홍보실장 김종춘△기획팀장 송유황△투자총괄팀장 최문석◇2직급 승진△베이징무역관 장병송△방갈로르무역관 신승훈△고객미래전략실 김관묵△런던무역관 박근형<무역관장>△자그레브 한정희△산토도밍고 김종원△노보시비르스크 이금하 ■서울시설공단 △공사관리본부장 허명선△강남공사관리처장 이청한△청계천관리〃 정용화△서울월드컵경기장장 손병일△감사실장 전기성△서울어린이대공원장 박상규△서울추모공원장 고동기△도로관리처장 민병찬△도로환경〃 이효재△강북공사관리〃 이장희△상수도공사관리〃 정종석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장 김응택◇일반직 1급 승진△글로벌숙련기술진흥센터장 전화익△숙련기술진흥국장 우봉우△베트남 EPS센터장 최병기△본부 김태성 김록환 이재길◇일반직 1급 상당 전보△정보화지원국장 권영진△해외취업〃 이연복△기술자격출제실장 이한구△전문자격출제〃 이지영<지사장>△경북 김우현△포항 박찬섭△성남 유헌기△경기북부 김병주△전북 진해강△충남 추경현△강릉 신재우△목포 이용호△제주 류숭기<팀장>△기계전자기준 김재해△일반기계 유춘△응용공학 박계영△생활과학 한두교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지원본부장 오혁△경영지원〃 김원기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 김의열△진흥〃 김동수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무이사 승진△진흥본부장 박준영△기술교육원장 김휘◇자본재공제조합 <상무이사 승진>△공제본부장 강수길 ■동아일보 ◇임원△주필 전무 배인준△미디어전략담당 상무 임채청△마케팅·사업담당〃 김상영△재경담당〃 이희준△논설주간 이사대우 황호택△논설위원실장 이사대우 심규선◇본부장△AD 허엽△마케팅 전종현△문화사업 이인철◇부국장△편집국 박제균◇부국장급△편집국 산업부 전문기자 조성하△논설위원 신연수◇부·팀장△편집국 정치부장 박성원△〃 문화부장 이철희△출판국 출판팀장 이기숙△〃 신동아팀장 이형삼△경영전략실 역량강화팀장 윤종구(채널A 역량강화팀장 겸직)◇부장급△편집국 편집1부 선임기자 조창래△〃 정치부 선임기자 김창혁△〃 문화부 선임기자 유윤종△〃 산업부 차장 정경준△〃 교육복지부 차장 이진△출판국 전략기획팀 기획위원 안영배△논설위원 송평인 최영해△AD본부 영업1팀 산업파트장 김의섭△마케팅본부 지방동부팀 대구경북파트장 박해기△경영지원국 건설팀 최종진◇차장△편집국 정치부 부형권 조수진△〃 경제부 하임숙△〃 사회부 서정보△〃 스포츠부 이현두 ■KBS N △부사장 배재성 ■나라신용정보 ◇임원 선임△상무 박정완◇부서장 전보△채권관리3부장 신영태△전략채권부장 정진연△경영지원실장(대행) 정찬주△감사실장 김주석<지사장>△강남 이충일△광주 최찬△전남 조성복△대구 김대준△인천(대행) 박희석△대구중앙 이훈 ■나라대부금융 ◇임원 선임△대표이사 한택진△사장 장병국 ■동아원그룹 ◇전무 승진△동아원 제분BU BU장 노동환△미래전략본부 비서실장(경영지원실장 겸임) 오용균△동아원 생산총괄관리본부장 전무 정건희◇상무 승진△동아원 제분BU 영업2본부장 김남식 ■한국교직원공제회 △경영지원 이사 윤병윤 ■현대해상 ◇임원 승진△감사실장 안경호△장기손사지원부장 이경식△기업보험4〃 백철현
  •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나를 치유해준 숲길, 이젠 내가 치유해야 할 길

    “백두대간 종주니 지리산 종주의 헉헉 앞사람 발뒤꿈치만 보이는 길 잠시 버리고 어머니 시집올 때 울며 넘던 시오리 고갯길, 장보러 간 아버지 술에 취해 휘청거리던 숲길… 그 잊혀진 길들을 걷고 걸어 그대에게 갑니다.”(이원규의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연말연시 징검다리 휴가를 이용해 숲길 걷기가 열풍이다. 눈이 살포시 쌓인 숲길을 걷는 호젓함은 등산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숲길은 산림에 조성된 길과 이와 연결된 산림 밖의 길을 통칭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수직 형태의 길이 ‘등산로’라면 마루금을 지나지 않고 산자락을 잇는 수평한 길이 ‘트레킹길’이다. 등산의 매력이 ‘도전과 정복’이라면, 트레킹은 ‘사색’이다.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숲이 잘 조성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세계적인 음악가와 철학자가 많이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숲길 조성 확산은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사업에 매몰돼 ‘짝퉁’ 숲길을 양산하고, 부실 관리로 산림 훼손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경제적 이익을 노린 상업적 투자가 발생하는 등 ‘불편한 진실’도 현실화되고 있다. 숲길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과 함께 이용자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 착한 공정, 책임 여행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주민까지 살린 지리산 둘레길 국내 첫 장거리 도보 숲길이자 트레킹의 진원지가 된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274㎞)이 지난 5월 25일 완성됐다. 2007년부터 조성에 나서 2008년 4월 27일 함양~남원(21㎞) 첫 구간이 개통된 뒤 5년 만에 하나로 이어졌다. 지리산 숲길은 지리산국립공원 외곽 5개 시·군(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산청·함양군)의 20개 읍·면, 117개 마을에 걸쳐 있다. 정상을 오르내리는 길이 아니라 임도,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고갯길 등을 복원했다. 새로 만든 길이 전체 5%도 안 되는, 산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길이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올해 지리산 둘레길을 찾은 사람은 40여만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50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둘레길은 단절된 마을을 잇는 가교 역할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라진 5일장이 다시 등장하고, 오지에 버스 노선이 생기는 변화를 이뤄냈다. 트레킹길에 5만명이 방문하면 인근 지역에 45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3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6월 이용객(300명)과 주민(52가구) 대상 조사 결과 주민들은 민박과 특산물 판매를 통해 연간 307만원의 추가 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 둘레길은 숲길의 ‘모델’이다. 길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완성됐고, 유지에도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숲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주민이 스스로 숲길 ‘지킴이’가 되면서 산림을 보호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용객들의 수요에 맞춰 길도 변화한다. 운봉~인월 구간 농로에는 가로수가 조성됐다. 그늘을 원하는 탐방객들의 요구를 주민들이 수용했다. 오미~방광 구간은 주민들의 요구로 두 갈래길이 생기는 등 ‘살아 있는 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숲길의 이기원 사무국장은 “둘레길은 관광이나 정복을 위한 산행이 아닌 개인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순례길로 설계됐다.”면서 “속도와 경쟁의 일상에서 탈출해 여유를 느끼고, 소외된 농촌사회의 속 모습을 보며 함께 고민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산림청, 5대 명산 둘레길 구축 산행이 건강 중심에서 가족 중심의 체재·체험형 활동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숲길은 숲에서 생태와 역사를 배우고 문화 체험 등이 가능한, 새로운 트레킹 문화를 상징한다. 등산 인구 증가로 등산로 훼손이 심각한 점을 감안, 등산로에 집중된 이용객을 분산해 산림을 보호한다는 정책적 목적도 뚜렷하다. 숲길은 ‘철학’을 담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이용·보전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 활력 증진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 기존 길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원지역은 피하며, 전체 노선의 50% 이상은 숲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성 원칙도 만들어졌다. 산림청은 향후 2021년까지 1조 3000억원을 들여 전국 숲길을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숲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가 트레킹길(5600㎞)과 지역트레킹길(2000㎞)를 조성하고, 등산로(1만 2300㎞)를 정비하기로 했다. 국가 숲길은 백두대간·비무장지대(DMZ)·서부종단·남부종단·낙동정맥 등 5대 트레일과 설악산·속리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 등 5대 명산 둘레길이 기본 축이다. 지역 숲길은 큰 틀인 국가 숲길과 연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조성한다. 내포문화숲길과 서울둘레길, 남도오백리역사숲길 등이 대표적인 지역 숲길이다. 둘레길은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않기에 ‘종주’나 ‘완주’의 개념이 없다. 길은 끝나지 않기에 오늘 선 자리가 언제나 시작점이다. 순위를 따지는 ‘대회’ 대신 ‘축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간 구분을 마을 이름으로 표시한 것은 탐방객들이 지역을 더 많이 알게 하자는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이준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숲길은 길만 내서는 안 되고 운영 관리까지 고려한 착한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지역활성화에 기여하고 산림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등 한국적 숲길이 추구하는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택가 ‘짝퉁 숲길’ 등 문제도 우리나라는 주변에 산이 많은, 천혜의 인프라를 보유해 작은 노력으로 숲길을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숲길은 산림 훼손을 줄일 수 있고, 장애인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 환경·복지와 연계가 가능해 효과는 배가 된다. 국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 숲길을 선보이고 있다. 둘레길·자락길·누리길·탐방로 등 명칭뿐 아니라 역사와 자연을 연계한 스토리텔링, 힐링 숲길 등 모습도 다양하다. 숲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건강과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하는 동시에 이용자는 최소 비용을 부담하면서 건강과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처럼 숲길이 전국에 걸쳐 ‘우후죽순’으로 조성되면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즉흥적이고 단기적 추진에 숲길의 일관성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도심 숲길의 상당 구간이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과하고, 등산로와 구분이 안 되는 짝퉁 숲길이 등장해 불쾌감을 준다. 운영관리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즉각적인 보수가 이뤄지지 못해 이용에 불편을 주면서 오히려 인식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용객의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지난 7월 한달간 5600㎏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에서 장사꾼이 몰려들고, 단체 관광객의 음주와 고성방가,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작물 훼손도 끊이질 않아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가 하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제적 이익을 노린 투자 움직임이 일고 있다. 펜션이 들어서는가 하면 편리하고 시설 좋은 민박으로 바꾸는 곳이 생겨났다. 자율이 제 역할을 못하면 제약이 뒤따른다. 리플릿의 유료화, 쓰레기 봉투 구매 등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고,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예약제 등이 고려될 수도 있다. 이기원 사무국장은 “지역민의 이기심과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고착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처음 같은 길’을 만들겠다는 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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