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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TPP 폐기는 기회… 中 주도 RCEP 협상키 잡아야

    美 TPP 폐기는 기회… 中 주도 RCEP 협상키 잡아야

    中 입김 센 RCEP 급부상은 부담 “낮은 개방화로 들러리 전락 우려” “조속한 타결… 우위 선점해야”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빠지면서 우리나라의 통상 정책도 중대기로에 섰다. 경쟁 상대인 일본과 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TPP의 와해는 참여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로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해 52개국과 체결한 양자 FTA의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향후 새로운 통상질서 개편에 시의적절하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TPP의 대척점으로 거론됐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거세지면서 교역을 빌미로 정치·군사적인 요구 사항이 많아질 수 있어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14일 “미국의 TPP 폐기는 한·미 FTA를 체결한 우리나라에 일본과 중국보다 유리한 수출 환경을 조성한다”면서 “다만 앞으로 TPP 대신 RCEP, 한·중·일 FTA, 일대일로(중국의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같이 중국 중심의 세계 통상질서가 강화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를 비롯해 16개국 간 다자 FTA로 연결된 RCEP는 소비 시장만 35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48.5%)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22조 4000억 달러)은 TPP보다 낮지만 교역 규모는 9조 5000억 달러로 TPP(8조 7000억 달러)보다 높다. 이 때문에 정부는 TPP 참여에 실기한 점을 고려해 RCEP의 조속한 협상 타결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불법어선 조업 등으로 한·중 간 군사적·정치적·지정학적인 불편한 관계를 감안하면 중국 주도의 RCEP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중국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수단으로 RCEP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중국이 ‘무늬만 FTA’인 매우 낮은 수준의 개방화로 RCEP를 묶어 놓아 우리나라가 가입할 경우 경제적 실익은 없고 중국의 정치·경제적 위상을 높이는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RCEP의 개방 수준을 높이고 현안을 광범위하게 다루자고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세계 3위의 FTA 발효국(전 세계 GDP 비중의 77%)인 우리나라로서는 다른 나라가 메가 FTA를 체결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며 “새로운 형태의 판을 벌이기보다 선점 효과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제1회 대미통상 실무작업반 출범식을 열고 미국 차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대응 방향과 업계 영향을 논의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다급한 아베 “TPP 조기 발효 日이 주도해야”… 美 빼고 가나

    다급한 아베 “TPP 조기 발효 日이 주도해야”… 美 빼고 가나

    “TPP 무산 위기에 中 RCEP 속도” 아베, 17일 트럼프 만나 강조할 듯 아베 신조(얼굴) 총리와 일본 정부가 좌초 위기에 처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살리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오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의 뉴욕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TPP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설득전에 나설 계획이다. 도쿄의 외교소식통들도 14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정권인수위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확대하면서 설득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TPP의 경제적 이점뿐 아니라 안보·전략적 차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TPP 특별위원회에서 “솔직히 TPP 발효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정권 교체기인 만큼 일본이 조기 발효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TPP 의회 비준이 무산되면 멕시코와 페루 일부 참가국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끼리 발효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미국을 제외한 러시아와 중국을 추가하는 방안도 언급하고 있다. 일본 측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에게 미·일 안보의 중요성과 함께 TPP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기회로 삼겠다는 자세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전날 NHK에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미·일 동맹 등 일본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을 트럼프에게 주입시키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가와이 가쓰유키 외교 담당 총리보좌관과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심의관(차관보) 등은 회담 선발대로 이날 미국에 갔다. 뉴욕과 워싱턴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을 만나 차기 미국 정부의 정책을 탐색하며 회담을 준비한다. 미국 주도의 TPP의 무산 가능성에 중국이 추진해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을 일본 측은 트럼프 측에게 강조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도 지난 3일 “TPP가 좌초되면 RCEP가 TPP의 공백을 메우며 무역 중심의 전이로 엄청난 경제 손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일 군사정보협정 오늘 가서명···김종대 “최순실 표 국정의 완결판”

    한일 군사정보협정 오늘 가서명···김종대 “최순실 표 국정의 완결판”

    한일 양국의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졸속 추진’ 논란 속에 가서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이 “이 협정은 한일 군사정보 교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의 포괄 협정”이라면서 “아예 나라를 통째로 미국과 일본에게 갖다 바치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 “지금의 협정 체결 강행이 정부와 새누리당이 말하는 중단 없는 헌정 사태의 일환이라면 박근혜 정부가 지금 당장 퇴진해야 할 이유가 한층 더 명확해졌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정 체결에 대해 “아예 나라를 통째로 미국과 일본에 갖다 바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아무런 공론화 과정도 없이 협정을 몰래 추진하다가 신속하게 서명을 하는 이 졸속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비판하면서 “외교·안보까지 최순실에게 넘긴 마당에 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최순실 국정의 완결판이 아니고 무엇입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한반도 안보에 시혜를 베푼다고 인식하는 미국과 일본은 중환자실에서 연명하는 박근혜 정부로부터 마지막 채권을 회수하려고 협정 체결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도덕적 권위와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부는 대한민국을 강대국의 부속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100년 전의 조선이 했던 것과 똑같은 작태입니다. 이 협정이 강행된다면 우리는 그 때와 같은 촛불 의병으로 국권을 수호하는 명예혁명을 추진할 것입니다. 만일 정부가 역사의 준엄함을 안다면 이제 협정 강행은 중단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룰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가서명이 끝나고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이전에 야3당이 협의하여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GSOMIA는 한일간 군사정보의 비밀 등급 분류, 보호 원칙, 정보 열람권자 범위, 정보 전달과 파기 방법, 분실 훼손 시 대책, 분쟁 해결 원칙 등을 담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 의원은 “이 협정은 미군의 전략적 구상대로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하는 중차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공조는 작전의 공조로 나아갈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한·미·일 미사일방어 통합 군사 지휘체계를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갈 것입니다”라면서 이 협정이 동북아 지역의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트럼프 시대 ‘경제삼국지’ 판도는

    트럼프 시대 ‘경제삼국지’ 판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의 등장이 한국·중국·일본의 ‘경제 삼국지’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 나라 모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에 일정 수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17일 트럼프 당선자와 뉴욕 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런 우려도 깔려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자가 ‘무역 보복’을 언급한 중국은 예상과 달리 오히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코트라(KOTRA) 각국 무역관이 파악해 13일 내놓은 ‘미국 대선 이후 주요국 반응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 나라 중 일본의 불안감이 표면적으로는 가장 커 보인다. ‘엔고’(엔화가치 상승) 전환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은 엔화 가치 상승으로 현재 달러당 105엔대인 엔화 환율이 앞으로 90엔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엔저를 통해 수출 확대를 꾀하는 ‘아베노믹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까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일본 상장기업 100개사 가운데 72.3%는 향후 1년간 가장 위험한 미국경제 시나리오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꼽았다. 여기에다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규모에서 한국 등에 비해 열세인 것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한 TPP도 미국이 빠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통상정책의 기조 전환을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중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고율의 보복관세 부과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신경보는 “트럼프 집권 후 상당 기간 미·중 간 경제·무역 관계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중국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등이 양국 간 첨예한 통상마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사회과학원은 “트럼프의 정책은 국내 발전에 주력하는 고립주의로, 남중국해 등에서 미국 간섭이 약화하면 중국에 유리할 점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미국의 내수 회복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TPP 대척점에 있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불확실성이 증대된 가운데 일본의 엔고와 TPP 추진 난항은 우리나라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오바마·아베의 TPP 앞날 ‘캄캄’… 시진핑만 웃는다

    中주도 16개국 무역협정 ‘RCEP’ 탄력 무산땐 아베 치명타… 트럼프 설득 총력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추진됐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백지화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에 불리하다며 폐기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체제의 등장으로 TPP의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시행할 정책집인 ‘유권자와의 약속’에서 TPP 철수를 명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중국이 TPP의 폐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새로운 무역협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한 TPP는 중국을 조준한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올해 초 TPP 협상을 타결하고 각국 의회 비준 절차만이 남은 상태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9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의회에서 연내 TPP 심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TPP나 다른 무역협정에 관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자국 주도 아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인도 등 모두 16개국이 참가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리바오둥(李保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오는 19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새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아·태지역은 성장모멘텀 약화 현상에 직면했다”며 “중국은 재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자유무역지대 구축을 위한 초기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전에도 APEC에서 새 무역협정을 제안하려 했지만 TPP를 우선 순위에 둔 미국의 반발에 부딪혔다.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의 모멘텀이 약해진 틈을 적절하게 활용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의도다. FT는 버락 오바마 정부도 앞서 TPP가 실패로 끝나면 중국이 자체 무역협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마이크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예상했던 시나리오가 실제로 펼쳐지고 있다”며 “TPP가 성사되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새 무역협정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이날 중의원에서 야당이 퇴장한 가운데 자민·공명 연립 여당과 일본유신회 소속 의원들이 TPP 협상안을 비준 처리했다. 연립 여당은 오는 30일 끝나는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해서라도 연내에 의회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TPP는 발효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TPP를 자국 경제 회생의 핵심으로 삼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베 정부는 트럼프의 마음을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17일 트럼프와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트럼프가 돈 풀든, 옥죄든…韓 살길은 선제적 구조개혁뿐”

    “트럼프가 돈 풀든, 옥죄든…韓 살길은 선제적 구조개혁뿐”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세계 경제가 시계(視界) 제로에 빠졌다. 금융시장은 하루는 ‘트럼패닉’(트럼프+공포)에, 하루는 ‘기대감’에 널을 뛰고 있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 공백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는 트럼프 불확실성까지 겹쳐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시대를 맞는 우리 경제의 앞날과 해법을 대표적인 싱크탱크 수장 4명에게 들어 봤다. 이들은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찾아온다”고 입을 모았다. 김준경 원장 “韓 경제 상당 기간 고전할 듯… 규제개혁 등 체질개선 시급”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돈을 더 풀든, 아니면 거둬들이든 우리 경제는 상당 기간 고전할 것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제적인 구조개혁뿐입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트럼프 당선자가 사회간접자본(SOC)에 약 1150조원을 투자하는 등 재정지출을 늘리고 감세정책으로 경기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는데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5%”라며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와 반(反)이민주의를 앞세운 일자리 정책은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은 꺾일 수밖에 없다”는 김 원장은 “우리 경제의 앞날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와 재정정책에 의존해 왔다”며 “구조개혁이 뒤로 밀리면서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대응책은 ‘선제적 구조개혁’이라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그중에서도 ‘규제 개혁’을 첫 번째로 꼽았다. 김 원장은 “우버택시(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가 전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이미 도입됐지만 우리나라는 불법으로 규정짓고 있다”면서 “세계 도처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규제에 발목이 잡혀 큰 흐름에 올라타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전기·전자, 철강 등 취약요인이 있는 산업분야의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성과 중심의 노동개혁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탈락한 노동자의 전직(轉職) 지원과 재교육 시스템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현정택 원장 “경제사령탑 공백 없다는 시그널, 세계 시장에 확실히 줘야” “국제무대에서 경제 공조는 쇼트트랙 경기와 같아요. 레이스 도중 엉덩이가 살짝만 밀려나도 반 바퀴씩 처지게 됩니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동아시아 경제 협력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최순실 사태로 당장 다음달 열리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참석 여부조차 불투명합니다. 상당히 우려되는 지점이죠.”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트럼프 시대를 맞아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무엇보다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우리는 (일관성은 차치하고) 사령탑 부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나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공백 없이 경제 정책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확실히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부적으로는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자동차·전자 등 제조업 중심의 수출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상마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중·미 관계에서의 ‘유연한 정부 대응’도 주문했다. 현 원장은 “우리 경제는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중 사이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 실리외교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일단 한·미 FTA 재협상의 경우, 이 FTA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늘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악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대(對)중국 관계에 대해서는 “경제와 안보 문제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하며 한국의 자본 투자와 핵심 부품 공급이 중국 경제·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을 근거로 경제협력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신(新)고립주의와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한국 및 중국 등 16개 나라가 속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기존 틀 안에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정규돈 원장 “美도 계산기 두드릴 것… 외화유동성 확보·중장기 전략 짜야”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트럼프가 다소 과격한 공약들을 내세웠지만 실제 실현되는 정책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이단아로 불리는 트럼프의 공약이 기존의 미국 공화당 정책 기조와도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실현시키는 데에도 보호무역주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정 원장은 공약만 놓고 방향을 설정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중·장기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는 어떤 시나리오가 주어지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생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는 경제 위기를 수출로 극복했는데 수출 장벽이 높아질 경우 이를 뚫을 수 있는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 물건에 대한 수요와 생산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유나 원자재 수입을 위한 외화 유동성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무역 통상에 있어 방어뿐만 아니라 공격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요구 사항을 더 높게 제시할 수 있다”면서 “흥정을 위한 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정 원장은 “향후 4년 동안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국내 경제의 유불리 전망을 따지기는 어렵다”면서도 “트럼프의 공약이 전부 이행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알셉(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등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면 동맹과의 경제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보호무역 조치를 고수하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도 계산기를 두드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신성환 원장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 美와 소통·발 빠른 정보 수집으로 맞서라” 미국의 대선 이후 국내 금융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트럼프와 관련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미국의 정책 결정과 우리나라의 대응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하기 힘들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이런 점에서 “발 빠른 정보 수집과 미국과의 소통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대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트럼프의 경제 참모와 핵심 구성원들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트럼프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차기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사람을 보내 정보를 축적한 다음 중·장기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작업들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과잉 반응이 나타나고 있어 정책 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내외적으로 안정화 조치에 대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보호무역주의는 우리나라가 첫 번째 과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그동안 중국에 대한 언급이 많았지만 중국을 직접 압박하기는 미국으로서도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흑자에 대한 (미국의) 문제 제기를 많이 받아 왔기 때문에 이를 줄여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가스 수입 등은 미국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의 정책 기조는 미국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충격을 줄여 주는 요소다. 신 원장은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미국이 곧바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가계부채나 구조조정 등 국내 산적한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자금 흐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SSEN초점] 이수지·김민교·김현숙...‘최순실 게이트’ 패러디 속 숨은 의미는?

    [SSEN초점] 이수지·김민교·김현숙...‘최순실 게이트’ 패러디 속 숨은 의미는?

    “실세? 저 그 사람 아니에요~”,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돼요” 개그맨들의 ‘최순실 게이트’ 패러디가 연일 화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현실 같지 않은 현실에 헛웃음만 짓고 있다. 웃을 일 없는 요즘, 이런 사태를 풍자하는 개그맨들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웃었던 걸까? 많은 사람들이 개그맨들의 ‘최순실 게이트’ 패러디를 반가워하고 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 그리고 그녀의 딸 정유라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 이들을 패러디한 개그맨들의 모습을 짚어 봤다. ▶ 개콘 이수지 “실세? 저 그 사람 아니에요~” ‘개그콘서트’의 대표 개그우먼 이수지는 역대급 패러디를 선보인 동시에 높은 싱크로율로 큰 화제를 모았다. “저 독일에서 안 넘어왔어요”, “실세? 저 그런 능력도 없어요. 저 그 사람 아니라니까요?”, “이대? 왜 제 앞에서 이대 얘기를 해요?” 등 적재적소에 들어간 멘트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그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던 이수지가 마지막에 남긴 것은 신발 한 짝. 최순실이 검찰 수사를 위해 건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남긴 신발 한 짝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영상 : http://stv.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1107500036 ▶ SNL 김민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SNL에 출연 중인 배우 김민교는 최순실이 검찰 출두했을 당시의 멘트를 언급했다. 당시 최순실은 입을 가리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끊임 없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못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검찰 조사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는 등 반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민교는 이 부분을 포착해 제대로 패러디했다. 막무가내로 집세를 올리는 집주인으로 등장한 김민교는 “해도 해도 너무하시네요”라는 세입자의 말에 “너무해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한 뒤 태연하게 집을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 막돼먹은 영애씨 “말 타고 ‘이대’로 가면 안돼요” 최순실 패러디 못지 않게 그녀의 딸 정유라 양에 대한 패러디도 봇물이 터졌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가 대표적이다. 사업차 내려간 제주도에서 사기를 당한 영애(김현숙 분)는 우연히 승마장에서 사기꾼을 발견하고는 말을 타고 추적한다. 영애의 모습과 함께 “영애씨 말타고 ‘이대’로 가면 안 돼요”라는 자막이 뜬다. 또한 이날 방송분에는 “말 좀 타셨나 봐요? 리포트 제출 안 해도 B학점 이상”이라는 자막이 공개되면서 정유라의 특혜 의혹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한 개인이 국가의 주요 권한 및 정책을 좌지우지한 의혹이 있는 충격적인 사안이다. 이러한 패러디들은 유머로만 끝나진 않을 기세다. 아마도 시청자들은 웃음으로 기막힌 현실을 곱씹으며, 유머에 내포된 의미를 잊지 않고 이 사태의 결말을 끝까지 지켜볼 듯하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한국 정부, 美싱크탱크와 네트워크 강화를”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모두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미국 대통령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정부가 긴급 민관통상회의를 열고 다각도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자국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하는 미국 싱크탱크 등과의 네트워크 강화 등을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서울에서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를 열고 미국 대선 이후 통상정책 방향과 대응 등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위원장인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경제4단체 부회장, 연구기관 등 민간위원 25명이 참석했다.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전 세계적으로 교역과 성장이 둔화하고 미국 대선 등 정치 이벤트가 겹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와 국내 제도의 선진화 등을 위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적극 검토해 온 만큼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은 최근 한국산 철강,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매긴 바 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되더라도 보호무역주의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연방 정부는 물론 주 정부, 싱크탱크와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에 이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수출국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체 수출의 13.3%인 698억 달러어치를 미국에 팔아 258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냈다. 참석자들은 미국 주도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TPP 참여 시기를 놓친 만큼 한·중·일 FTA,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중미 6개국·에콰도르·이스라엘 등 신흥시장과의 FTA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기재부 1급 간부회의를 열고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등 리스크 확대에 따른 수출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거시경제금융회의와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직접 만든 ‘암살 부대’ 찾아간 김정은

    정부 “北, 추가 도발 의지 표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청와대와 한국 정부·군 요직자들을 제거한다는 목표 아래 직접 조직한 특수작전대대를 시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조선인민군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를 김정은이 직접 조직했다며 “청와대와 괴뢰정부, 군부 요직에 틀고 앉아 천추에 용서 못 할 만고대역죄를 저지르고 있는 인간추물들을 제거해 버리는 것을 기본 전투 임무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 동지가 특별히 중시하며 제일 믿는 전투단위”라면서 “적의 심장부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고 등허리를 분질러 놓아야 할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525군부대는 총참모부 작전국의 부대명으로, 기존 작전국은 올해 초 작전총국으로 승격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보통 대남 도발은 정찰총국에서 하는데, 위기 시 게릴라전 등을 할 때 이런 특수부대에서 작전상 모종의 역할이 있을 듯하다”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참수 작전 등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이 제525군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를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도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라고 본다”며 “군에 대한 독려 측면도 있고, 특수부대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군사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도 같이 내포돼 있다”고 평가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팔 잘리고 집단 따돌림당하고…色 달라서 고통받는 인간·동물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특징을 개성(個性)이라고 일컬으며 찬사를 보내는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존재인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나와 다른 것’에 부정적인 인식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차별로 이어지는데, 특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해지는 고된 차별은 전 세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계에서도 안타까운 사연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프리카 알비노 환자, 신체 잘려 모두가 흑인인 나라에서 피부 색소가 거의 없는 백지장 같은 피부의 알비노(선천성 색소결핍증)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모자라,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 강제로 매매하거나 빼앗는 사례가 많다. 알비노 환자인 마노낭게라는 남성은 10살 때 친구들과 하교하던 길에 남자 2명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몸부림치는 마노낭게의 왼쪽 팔을 그 자리에서 자른 뒤 사라졌다. 마노낭게는 “나는 도살되는 염소처럼 길바닥에 누워 있어야 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한 남성은 알비노증을 앓는 아내(39)가 자는 사이 다른 남성 4명과 함께 침실로 들어가 그녀의 팔을 잘랐다. 당시 8살이었던 그녀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팔을 잘라 가는 모습을 선 채로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것이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의 신체가 부를 가져다준다는 잘못된 미신 때문이다. 알비노를 향한 차별은 인종차별과는 또 다른 아픔을 낳는다. 알비노 환자의 수가 백인들로부터 차별받는 유색인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데다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흑인 위주의 사회에서는 알비노가 더욱 극심한 편견과 차별, 악습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동물도 털 색깔 따라 질병 등 시달려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를 차별하는 행위는 비단 인간 집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알비노 때문에 완전히 다른 외형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다. 사람들의 눈에 알비노 동물은 눈처럼 새하얀 털과 오묘한 빛깔의 눈동자를 가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명체일 뿐이겠지만, 알비노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알비노 동물들의 삶 역시 순탄치는 못하다. 알비노는 어류부터 파충류, 포유류 등 종(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전적 결함으로 시각장애가 있다. 홍채에 색소가 없어서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한 데다 감광성(빛에 반응하는 성질)이 높아 강한 햇빛 아래에서는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무리와 다른 생김새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버림받거나 집단에서 따돌림당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신히 가족의 품 안에서 살게 된다 해도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생존율이 매우 낮다. 인형과도 같은 아름다운 외모 뒤에는 피부색이나 털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차별과 아픔이 있다. 알비노와는 별개로 인종차별을 연상케 하는 ‘털색 차별’도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검은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에 비해 입양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한사코 검은 고양이 입양을 원치 않는 것은 검은 고양이가 악마나 불운, 사악한 주술 등과 연관 있다고 믿고 집에 들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동물계의 ‘인종’차별과 다르지 않은데, 이러한 미신 때문에 새끼를 포함한 검은색 유기 고양이들은 새로운 주인과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보호센터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차별도 진화… ‘학습된 폭언’ AI 등장 동물계에 ‘털색 차별’이 있다면 인간계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종차별이 있다. 인종차별의 심각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최근에는 이 인종차별도 진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자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이 인종차별을 옹호하거나 페미니즘을 저주하는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놓은 AI 채팅봇 ‘테이’. 테이는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학습 능력을 자랑하는데, 일부 사용자들이 테이가 차별적인 발언을 하도록 ‘가르치자’ 이내 부적절한 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예컨대 테이는 “너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네가 멕시코인이니까 그렇지”라고 답했고, “대량 학살을 지지하는가?”라는 물음에도 “정말로 지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곧장 테이의 운영을 중단했다. 테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16시간 만의 결정이었다. ‘색이 다르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때로는 국가의 이미지부터 개인의 신념까지 단 하나의 색으로 표현하거나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종을 구분짓는 피부색이나 질환으로 인한 알비노는 경우가 다르다. 누구도 질환의 유무와 피부색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없으며, ‘색이 다르다’는 것이 ‘차별받을 만하다’로 이어질 근거도 없다. ‘다른 것’을 ‘틀렸다’고 보는 관점의 색은 대체 무엇인지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huimin0217@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최순실 왕래” 발언…靑출입 의혹 인정 논란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최순실 왕래” 발언…靑출입 의혹 인정 논란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와의 관계를 설명한 부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씨와 ‘왕래’하게 됐다고 밝힌 부분을 놓고 최씨가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했다는 의혹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와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씨가 청와대를 실제로 드나들었다는 뜻이 아니며, 단순한 친분 관계를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대통령의 논란이 된 발언은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해 가족 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며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고 말한 부분이다. 최 씨가 검문·검색을 받지 않고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왕래하게 됐다”는 대목이 이런 의혹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몇몇 언론은 최 씨가 당시 제2부속실 소속이었던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거나 본인이 직접 운전해 청와대를 자주 드나들었으며, 심지어 관저에서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잔 적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줬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것도 ‘심리적 경계’를 풀었다는 뜻은 물론 ‘청와대의 문턱’을 낮췄다는 의미까지 내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를 통해 “대통령 말씀은 최 씨가 실제로 청와대에 드나들었다는 뜻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은 친분관계를 ‘왕래’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자세히 해명하면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비판을 받을까 봐 답답함을 참으면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 청와대 출입 의혹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인정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인종차별부터 알비노까지…色이 달라 힘든 삶

    [송혜민의 월드why] 인종차별부터 알비노까지…色이 달라 힘든 삶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특징을 개성(個性)이라고 일컬으며 찬사를 보내는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동물인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나와 다른 것’에 부정적인 인식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차별로 이어지는데, 특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행해지는 고된 차별은 전 세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계에서도 안타까운 사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도 사람입니다” 탄자니아 알비노人의 절규 모두가 흑인인 나라에서 피부 색소가 거의 없는 백짓장 같은 피부의 알비노(선천성 색소결핍증)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는 것도 모자라,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 강제로 매매하거나 빼앗는 사례가 많다. 알비노 환자인 마노낭게라는 남성은 10살 때 친구들과 하교하던 길에 남자 2명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몸부림치는 마노낭게의 왼쪽 팔을 그 자리에서 자른 뒤 사라졌다. 마노낭게는 “나는 도살되는 염소처럼 길바닥에 누워있어야 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한 남성은 알비노증을 앓는 아내(39)가 자는 사이, 다른 남성 4명과 함께 침실로 들어가 그녀의 팔을 잘랐다. 당시 8살이었던 그녀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팔을 잘라 가는 모습을 선 채로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것이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의 신체가 부를 가져다준다는 잘못된 미신 때문이다. 알비노를 향한 차별은 인종차별과는 또 다른 아픔을 낳는다. 알비노 환자의 수가 백인들로부터 차별받는 유색인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데다,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흑인 위주의 사회에서는 알비노가 더욱 극심한 편견과 차별, 악습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알비노부터 미신까지…피부·털색이 달라서 슬픈 동물들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를 차별하는 행위는 비단 인간 집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알비노 때문에 완전히 다른 외형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다. 사람들의 눈에 알비노 동물은 눈처럼 새하얀 털과 오묘한 빛깔의 눈동자를 가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명체일 뿐이겠지만, 알비노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알비노 동물들의 삶 역시 순탄치는 못하다. 알비노는 어류부터 파충류, 포유류 등 종(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전적 결함으로 시각장애가 있다. 홍채에 색소가 없어서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한데다 감광성(빛에 반응하는 성질)이 높아 강한 햇빛 아래에서는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무리와 다름 생김새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버림받거나 집단에서 따돌림 당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신히 가족의 품 안에서 살게 된다 해도,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야생에서의 생존율이 매우 낮다. 인형과도 같은 아름다운 외모 뒤에는 피부색이나 털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차별과 아픔이 있다. 알비노와는 별개로 인종차별을 연상케 하는 ‘털색 차별’도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검은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에 비해 입양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이하 RSPCA)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한사코 검은 고양이의 입양을 원치 않는 것은, 검은 고양이가 악마나 불운, 사악한 주술 등과 연관이 있다고 믿고 집에 들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동물계의 ‘인종’차별과 다르지 않는데, 이러한 미신 때문에 새끼를 포함한 검은색 유기고양이들은 새로운 주인과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보호센터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인종차별 동물계에 ‘털색 차별’이 있다면, 인간계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종차별이 있다. 인종차별의 심각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최근에는 이 인종차별도 진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자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이하 AI)이 인종차별을 옹호하거나 페미니즘을 저주하는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놓은 AI 채팅봇 ‘테이’(Tay). 테이는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학습능력을 자랑하는데, 일부 사용자들이 테이가 차별적인 발언을 하도록 ‘가르치자’ 이내 부적절한 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예컨대 테이는 “너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네가 멕시코인이니까 그렇지”라고 답했고, “대량학살을 지지하는가?”라는 물음에도 “정말로 지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곧장 테이의 운영을 중단했다. 테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16시간만의 결정이었다. ‘색이 다르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때로는 국가의 이미지부터 개인의 신념까지, 단 하나의 색으로 표현하거나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종을 구분짓는 피부색이나 질환으로 인한 알비노는 그 경우가 다르다. 누구도 질환의 유무와 피부색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없으며, ‘색이 다르다’는 것이 ‘차별받을 만하다’로 이어질 근거도 없다. ‘다른 것’을 ‘틀렸다’고 보는 관점의 색은 대체 무엇인지,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추미애 “제2차 최순실 내각…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추미애 “제2차 최순실 내각…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각 발표에 대해 “최순실 내각을 정리하라고 했더니 또 2차 최순실 내각을 만든 느낌”이라면서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그런 느낌이 드는 순간”이라고 질타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국정공백 진공상태를 만들고 또 쪽지 내려 보내서 총리인사를 발표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또한 “이런 방식, 이런 꼼수로 정말 이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보나. 야당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보나. 틀렸다”라고 분노했다. 그는 ”이렇게 상황을 안일하게 보고 자신의 국정 주도권만 고민하는 저 독선적인 대통령에게 정말 절망을 느낀다. 앞으로 박 대통령은 더 큰 시련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 대표는 앞서 정치검찰 대명사인 최재경 민정수석을 임명된 것을 두고 “엄청난 의미를 내포했다. 검찰을 여전히 손아귀에 쥐고 놓지 않겠다, 최순실을 사수하라 그런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한 일은 바로 그 코드에 맞춰서 총리를 즉각 임명한 것이다. 어제까지는 부역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거국 내각 쇼를 벌이다가 안 되니까 오늘은 그 쇼도 사실은 이런 일을 하려고 짜 맞춘 시나리오 각본이 있었지 않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이는 아직도 정신 못 차린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는 더욱더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국민과 함께 싸워야할 시간이 멀고도 험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또한 “이런 방식, 이런 꼼수로 정말 이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보나. 야당 협조를 받을 수 있다고 보나. 틀렸다”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이 엄청난 국정게이트에 묶여 동력을 상실한 국정이 살아날 수 없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청 “火葬 허용… 유해 뿌리거나 집안 보관은 안돼”

    교황청이 화장(火葬)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매장을 선호하긴 하지만 화장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교황청은 25일(현지시간) “화장을 금지하지 않지만 사망자의 유해가 공중이나 땅, 바다에 뿌려지거나 가정 내에 보관돼서는 안 된다”며 “적법한 이유로 망자의 화장이 결정되면 유해는 교회가 정한 신성한 장소나 묘지에 안치돼야 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이번 지침은 세상을 떠난 이들은 기억하는 11월 ‘위령성월’을 앞두고 마련됐다. 교황청의 이번 지침은 경제적인 이유와 환경보호 차원에서 화장이 확산되는 조짐에 따른 것이다. 지침은 화장된 유해를 망자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품이나 장식품 일부로 바꾸는 행위도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교황청은 만일 유가족이 유해를 뿌리기 원하면 천주교식 장례가 거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루드비히 뮐러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은 “시신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며 하나님과 하나님 백성의 것”이라며 “매장이야말로 인간 육신에 대한 존엄과 존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승인했다. 가톨릭은 화장이 최후의 심판 때 육신이 부활한다고 믿는 교리와 충돌한다며 수 세기 동안 화장을 금지해 왔다. 하지만 1963년 부활에 대한 믿음을 부정하지 않을 때에만 화장을 허용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교황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화장은 자연스러운 절차가 아니며 그 속성상 야만성이 내포돼 있다”며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재로 만드는 화장을 할 경우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와우! 과학] 뇌에 칩 심은 ‘슈퍼 인간’? “쥐·원숭이 실험 성공”

    [와우! 과학] 뇌에 칩 심은 ‘슈퍼 인간’? “쥐·원숭이 실험 성공”

    중요한 기억은 ‘저장’ 버튼을 눌러 영구 보존하고, 필요 없는 기억은 ‘삭제’ 버튼을 이용해 바로바로 지울 수 있는 세상이 온다? 뇌에 이식하는 일명 ‘브레인 칩’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기억력과 정보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이 연구중인 이것은 공상과학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획기적인 기술을 내포한다. 작은 칩을 뇌에 이식하면 특정 정보를 영구 기억하거나 삭제하는 것이 가능하며,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처럼 특정 기술에 대한 정보를 뇌에 ‘다운로드’하는 것 역시 가능해진다. ‘브레인 칩’은 이미 쥐와 원숭이 등을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성공적인 결과를 보인 상태. 기억력과 정보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칩을 뇌에 이식하고 이를 통해 '슈퍼 휴먼'(Super Human)이 탄생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연구를 이끌고 있는 티어더르 베르거 박사는 지난 20년 간 뇌에 삽입하는 인공기관 연구에 매달려 왔다. 이중 하나인 ‘브레인 칩’은 컴퓨터와 연결돼 있으며, 특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기억이 지속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기 위해, 뇌에 이식된 칩은 전자기적 신호를 보낸다. 우리 뇌가 이 신호를 받으면 장기 기억과 관련한 뇌 작용이 시작되면서 기억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이미 쥐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브레인 칩’ 실험을 실시했고, 그 결과 기억력이 강화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현재는 간질 환자를 대상으로 인체 실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최종 목적은 브레인 칩을 상업화해 많은 환자들의 치료용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우리가 기억력을 잃게 된 뒤에 기억을 재생시키거나 강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동수 민생프리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그 이면의 불편한 진실

    [김동수 민생프리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그 이면의 불편한 진실

    일반적으로 숫자 7은 행운을 상징하는 매직 넘버(러키세븐)로 통한다. 지난 8월 갤럭시노트7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삼성전자 역시 내심 이런 기대감을 가졌을지 모른다. 사실 제품 출시 초기만 하더라도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니 7이라는 숫자의 마법이 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도 안 돼 종국에는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초유의 운명을 맞이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필자가 관심을 뒀던 부분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삼성이 취했던 리콜이나 단종과 같은 조치들이 아니다. 탁월한 기술력과 자금력, 브랜드파워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기실 삼성은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 시스템 내에 잠복해 있는 위기 요소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아서 자못 씁쓸하다. 바로 ‘갤럭시 리스크’로 통칭되고 있는 대기업 집중 현상이다. 갤럭시노트라는 제품 하나의 하자가 한 개별 기업의 어려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적인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들의 흥망성쇠야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한 기업의 위기가 곧 국가 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현실은 분명히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 생각된다. 한 기업의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4%에 이르고 더 나아가 특정 브랜드의 매출액이 또 그 절반에 이른다면 제품이나 기업에 대한 자부심과는 별개로 그 안에 내포돼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와중에서 한국은행 총재가 “삼성전자의 경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 때 이를 고려한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면 ‘갤럭시 리스크’라는 말이 그저 기우로 그칠 수는 없을 것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애플의 매출액이나 순이익이 제아무리 크다고 한들 전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그러니 ‘아이폰 리스크’라는 말이 나올 여지가 없다. 얼마 전 필자는 미국의 한 공영방송에서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한국인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깊이 있게 각인돼 있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전달하는 서울발 보도 기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한국 언론들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특파원은 한국 언론들은 조심스럽게 취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자기검열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총평했다. 물론 이런 보도들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계기로 삼성이라는 한국의 대표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의 의도적 때리기일 가능성도 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불편한 진실, 곧 삼성과 같은 대기업의 위기가 국가의 위기와 동일하게 인식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식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지난해 우리는 이미 목도한 바 있다. 바로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이 주주이익 극대화를 명분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계획에 반대하면서 삼성,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너 일가의 지배 체제에 도전했던 일이다. 그때 삼성은 탐욕스런 외국의 투기 펀드로부터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을 지켜 달라는 이른바 애국심 마케팅을 전개했다. 한편으로는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다면서 오너 일가의 지배 구조를 지키기 위해 애국심에 호소하는 접근 방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앞으로도 이런 상황들이 반복된다면 머지않아 ‘삼성과 같은 대기업은 곧 국가’라는 등식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 같은 해석이 부담스럽다면 삼성을 비롯한 우리 대기업들은 이제부터라도 지배 구조를 새롭게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기업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국심을 자극하고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기관마저 호응하는 일은 한 번으로 족하다. 또한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계기로 더 늦기 전에 우리 산업구조 그 이면에 자리한 불편한 진실에 모두가 깊이 고민하고 슬기를 모아야 할 때라고 본다.
  •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우주 궁금증 ‘TOP 5’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우주 궁금증 ‘TOP 5’

    5. 우주는 어떻게 끝날까? 많은 이론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언젠가 종말에 이를 것이며, 그 과정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다. 우주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3개의 시나리오를 뽑아놓고 있다. 이른바 대함몰(big crunch), 대파열(big rip), 대동결(big freeze) 시나리오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주는 결국 스스로 붕괴를 일으켜 완전히 소멸하거나, 우주 팽창 속도가 가속됨에 따라 결국엔 은하를 비롯한 천체들과 원자, 아원자 입자 등 모든 물질이 찢겨져 종말을 맞을 것이라 한다. '대파열' 시나리오에 따르면, 강력해진 암흑 에너지가 우주의 구조를 뒤틀어 처음에는 은하들을 갈가리 찢고, 블랙홀과 행성, 별들을 차례로 찢을 것이다. 이러한 대파열은 우주를 팽창시키는 힘이 은하를 결속시키는 중력보다 더 세질 때 일어나는 파국이다. 그 결과 우주는 무엇에도 결합되지 않은 입자들만 캄캄한 우주 공간을 떠도는 적막한 무덤이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또 다른 종말 시나리오는 '대함몰'이다. 이것은 우주가 팽창을 계속하다가 점점 힘이 부쳐 속도가 떨어지면, 어느 순간 팽창하는 힘보다 중력의 힘 쪽으로 무게의 추가 기울어져 우주는 수축으로 되돌아서게 된다. 수축 속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빨라져 은하와 별, 블랙홀들이 충돌하고 마침내 빅뱅의 한 점이었던 태초의 우주로 대함몰하게 된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열사망'으로도 불리는 '대동결'이다. 이것이 현대 물리학적 지식으로 볼 때 가장 가능성 높은 우주 임종의 모습이다. 대동결설에 따르면, 우주 팽창에 따라 물질이 서서히 복사하여 소멸의 길을 걷게 되는데, 별들은 차츰 빛을 잃어 희미하게 깜빡이다가 하나둘씩 스러지고, 약 1조 년 후면 블랙홀과 은하 등 우주의 모든 물질이 사라지게 된다. 심지어 원자까지도 붕괴를 피할 길이 없다. 그러면 어떠한 에너지도 운동도 존재하지 않게 되어 우주는 하나의 완벽한 무덤이 된다. 이것을 '열사망'이라 한다. 4. 우리가 사는 우주 너머 다른 우주가 있나? 우리가 사는 우주가 수많은 우주 중에서 하나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바로 다중 우주론이다. 다중 우주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는 빅뱅 이후에 시작된 ‘영구적인 인플레이션(Eternal Inflation)’ 과정에 있다고 본다. 다중 우주론을 배태시킨 인플레이션 우주론은 우주가 밀도가 무한한 한 공간에서 시작됐으며, 초창기에 우주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설명하는 인플레이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이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우주 안팎에 각각 다른 물리법칙들이 지배하는 새끼 우주들이 계속 생겨났다는 것이다. 다중우주론자들은 우주의 지평선 너머에 우리 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밤하늘 별처럼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한다는 가설을 내놓고 있다. 그들은 우리 우주도 하나의 거품 형태로 존재한다고 보며, 그런 거품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우주는 따로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물리법칙은 엇비슷하다고 가정한다. 이 같은 다중우주론은 그동안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아직까지 순전한 가설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우주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으며, 어떠한 소통과 관측도 불가능한 이상, ‘관측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다중우주론자들은 우주배경복사에서 우주 충돌의 단서를 열심히 찾고 있고, 또한 찾았다고 주장하지만, 증명까지 성공한 것은 아니다. 다중우주론이 신의 존재 증명처럼 영원히 증명할 수 없는 가설로 끝날지, 아니면 어떤 단서가 밝혀질지 현재로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3. 내가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 블랙홀이란 엄청난 중력으로 주위의 모든 물질을 집어삼키며, 일단 여기에 한번 끌려들면 빛조차도 탈출할 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존재다. 우주 속의 다양한 천체들 중에서 블랙홀만큼 흥미로운 대상도 없을 것이다. 얼마 전 블랙홀의 충돌로 빚어진 중력파를 역사상 최초로 검출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블랙홀은 다시 한번 지구 행성인들에게 주목받는 존재가 되었다. 블랙홀에 관해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점은 만약 내가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다. 무시무시한 상상이긴 하지만, 이 문제는 변함없이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먼저 당신의 발이 블랙홀로 접근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블랙홀의 가공스러운 중력이 머리보다는 발 쪽에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발끝과 머리에 가해지는 조석력의 차이는 이윽고 지구의 총중력과 동일하게 된다. 이 상황은 마치 두 대의 크레인이 당신의 머리와 발을 잡고 힘껏 끌어당기는 형국이나 비슷하다.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 당신은 블랙홀 중심에 이르기 전에 국수가락처럼 한정없이 늘어지다가 마침내는 낱낱의 원자 단위로 분해되고 말 것이다. 이것이 바로 블랙홀의 '스파게티화(spaghettification)'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일단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면 외롭겠지만, 당신은 스파게티가 되어 한정없이 블랙홀의 중심, 특이점으로 떨어져내릴 것이다. 그것을 멈출 수 있는 존재는 우주 안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당신이 블랙홀 안에서 낱낱이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겨우 10분의 1초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2. 빅뱅은 왜 일어났는가? 빅뱅은 왜 일어났는가?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 ​위의 두 질문보다 과학자들을 골치 아프게 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첫째 질문에 대한 과학자들의 모범 답안은 이렇다. "과학은 '왜'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라는 물음에 답하는 학문이다." ​요컨대 빅뱅이 왜 일어났는가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일어났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과학이라는 주장이다. 일견 맞는 말인 듯하지만, 그래도 어쩐지 개운치는 않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모범 답안은 "빅뱅과 함께 시간과 공간이 창조되었으므로, 그 전이란 말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북극점에 서서 북쪽이 어디인가를 묻는 것과 같다." 이 답안은 상상은 잘 안 되지만, 반론을 펴기도 만만찮은 게 사실이다. ​어쨌든 빅뱅이 왜 일어났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보다 진전된 답안을 작성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우주는 에너지가 무한대의 밀도로 응축된 초고온의 ​극미점(極微點), 곧 특이점에서 시작되었다. 그 특이점 역시 '무(無)'에서 나타났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니까 우주가 무에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극미의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은 양자론인데, 양자론에서 볼 때 '무'의 상태란 있을 수가 없다. 아무리 빈 공간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불확정성 원리에 따른 양자 요동, 곧 가상입자들이 끊임없이 쌍생성과 쌍소멸을 하는 들끓는 곳이다. 실제로 진공 속에 금속판 2장의 마주 보게 두면 진공 에너지를 검출할 수 있다. 이것이 카시미르 효과라는 현상이다. ​또 극미 세계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에 입자가 확률적으로 에너지 벽을 뚫을 수 있는데 이를 터널 효과라 한다. 호킹에 의하면, 유한한 우주가 시간도 공간도, 에너지도 0인 '무'의 상태에서 이 터널 효과로 에너지의 벽을 뚫고서 돌연 태어났다고 한다. 따라서 빅뱅은 왜 일어났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현시점까지 작성된 모범 답안은 이렇다. ​"빅뱅은 무에서 양자 요동과 터널 효과에 의해 돌연 일어났다. 빅뱅은 모든 것의 기원이므로 그 이전의 과거 따위는 없다. 즉 우주가 시작된 방법을 파악할 '원인'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 1. 우주는 끝이 있을까? 사람들이 우주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우주는 과연 끝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것은 인류의 두뇌를 아주 오랫동안 괴롭혀온 질문이다. 무릇 끝이란 말은 시작이 있다는 뜻이며, 그 끝에서 또 다른 무엇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그리고 우리가 체험하는 모든 사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즉 유한하다는 말이다. 무한이란 상상 속에 존재하는 관념일 뿐이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무한이 실재하지 않은 것임을 이렇게 명쾌히 증명했다. -무한이라 해도 결국 유한한 것들의 집합일 뿐이다. 그런데 유한한 것들은 아무리 모아봐야 유한하다. 고로 무한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주란 과연 어떤가? 우주는 유한하지 않고 끝이 있을까? 우선 우리의 경험칙으로 볼 때, 우주에 끝이 있다는 것도 모순이요, 끝이 없다는 것도 모순으로 보인다. 또한 끝이 없다는 상태는 상상하기 어렵다. 끝이 있다면 또 그 바깥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 우주라는 시공간이 시작된 것이 약 138억 년 전이라는 계산서는 이미 나와 있다. 138억 년 전 ‘원시의 알’이 대폭발을 일으켰고, 그것이 팽창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이른바 빅뱅 우주론이다. 여기에 딴죽을 거는 과학자들은 거의 없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지만, 초창기에는 빛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공간이 팽창했기 때문에 지금 우주의 지름은 약 940억 광년에 이른다. 여기서 당연히 이런 의문이 고개를 들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도 유한하다는 얘기네. 그렇다. 현대천문학은 우주의 구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주는 유한하지만, 그 끝은 없다. 이게 무슨 뜻인가? 우주의 지름이 940억 광년으로 유한하지만, 그 경계는 딱히 없다는 뜻이다. 곧, 아무리 가더라도 그 끝에 닿을 수가 없다. 왜? 우주는 거대한 스케일로 휘어져 있어 가장자리란 게 존재하지 않으니까. 이런 얘기를 들으면, 누구나 ‘어찌 그럴 수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현대 우주론자들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우주는 3차원 공간에 시간 1차원이 더해진 4차원의 시공간으로 휘어져 있어 중심도 경계도 없다. 2차원 구면이 중심이나 경계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뫼비우스 띠만 해도 그렇다. ​종이 띠를 한 바퀴 비튼 후 이어붙이면 뫼비우스의 띠가 된다. 개미가 뫼비우스의 띠를 따라 표면을 이동하면 경계를 넘지 않고도 반대면에 이를 수 있다. 우주는 3차원의 뫼비우스 띠 같은 구조라는 것이다. 이처럼 우주의 시공간은 휘어져 있기 때문에 무한 사정거리의 총을 발사하면 그 총알은 우주를 한 바퀴 돌아 쏜 사람의 뒤통수를 때린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그때까지 살아 있기만 한다면 말이다. 우주 공간이 평탄하게 보이는 것은 3차원의 존재인 우리가 휘어져 있는 4차원 시공간을 감득치 못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이처럼 우주는 중심도 가장자리도 없는 4차원 시공간이다. 내가 있는 이 공간이 우주의 중심이래도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공간 속의 모든 지점은 동등하다. 신 앞에 모든 것은 공평하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인지도 모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문근영 박정민,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10대의 불같은 사랑 “섹슈얼+몽환적”

    문근영 박정민,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10대의 불같은 사랑 “섹슈얼+몽환적”

    배우 박정민과 문근영이 역대 가장 섹슈얼한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변신한다. 2016년 새롭게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특별하고 이색적인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충무로 대세배우로 자리매김한 박정민과 18년 경력의 연기내공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소유한 배우 문근영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영화 ‘동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받은 충무로의 블루칩인 배우 박정민은 희곡 원작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깊이 있는 해석으로 더욱 새롭고 입체적인 로미오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넓은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18년 경력의 대한민국 톱 배우 문근영은 2010년 연극 ‘클로저’ 이후 6년 만에 무대로 복귀하는 가운데, 사랑을 지키기 위해 집안의 반대와 사회적 굴레를 뛰어넘어 죽음까지 불사하는 섬세하고도 맹목적이며 강직한 내면을 표현하는 순수하고도 매혹적인 줄리엣으로 변신하여 연기열정을 불태울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로미오와 줄리엣의 캐릭터 포스터는 10대의 불 같이 뜨거운 사랑, 그 순수하고도 맹목적인 느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섹슈얼하고도 몽환적인 이미지를 담았다. 특히 라이징 스타로 주목 받고 있는 배우 박정민과 수식어가 필요없는 대체불가 배우 문근영의 원캐스팅 소식은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만큼 두 주연배우들이 그 무게와 부담감을 오롯이 견뎌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내포되어 있어 공연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알고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파격적이고 신선하며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박정민 문근영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울광장] 허언증 감염 사회/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허언증 감염 사회/임창용 논설위원

    얼마 전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유명 대학병원 의사 행세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놀라운 것은 그의 부인이 남편에게 속아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고, 6년 동안 함께 살면서도 감쪽같이 속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병원에도 한번 안 가 봤나’ 같은 의문을 던지며 혀를 찼다. 하지만 속은 사람은 부인만이 아니었다. 그는 변호사나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많은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려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다. 이 영업사원은 요즘 번지고 있다는 허언증 환자인 듯하다. 영업활동을 하면서 의사 세계를 동경했고, 결국 스스로 의사 행세를 하면서 만족을 느꼈던 것 같다. 여자를 속여 결혼까지 하고부터는 실제로 의사가 된 것 같은 착각까지 했을 수 있다. 허언증은 상습적으로 거짓을 진실인 양 포장해 말하는 증상이다. 심한 경우 실제로 진짜라고 믿는다. 몇 달 전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에 동시 합격해 구애를 받고 있다고 SNS에 올려 화제에 올랐다가 거짓임이 들통난 김모양, 여러 대학에서 신입생 행세를 했던 김모군 사례도 비슷하다. 실제로 갖거나 이루지 못한 무언가를 가진 것처럼 포장하는 게 하나의 현상이 되다 보니,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허언증 갤러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허언증은 누군가 믿어 주거나 믿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거짓말을 하는 본인은 물론 이를 믿는 이들까지 반대급부를 바랄 때가 많다. 의사 부인은 정말로 6년간 남편이 이상한 점을 한번도 못 느꼈을까? 수상한 점이 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애써 자기최면을 걸지는 않았을까? 의사 부인으로서 받는 주변의 부러움이 사라질까 두려워 진실 파헤치기를 주저하진 않았을까? 명문대 동시 합격을 가장한 김양에겐 ‘천재 소녀’라는 칭송이, 대학 신입생 행세를 한 김군에겐 주변의 관심이 반대급부가 됐다. 반대급부는 자신을 속이는 자기기만의 모티브가 된다. 장폴 사르트르가 ‘존재와 무’에서 논한 내용이다. 그는 자기기만의 구조를 ‘내숭 떠는 여자’를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한 남자가 여자에게 말을 건다. 여자는 그가 자신의 육체에 관심이 있음을 안다. 여자도 그가 맘에 든다. 하지만 쉽사리 결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욕구에 민감하지만 이를 수치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탈출구를 찾는다. 남자의 그럴듯한 ‘작업 멘트’를 진실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육체란 진실로 믿는 가치를 위한 수동적 대상에 불과한 것이라고 애써 믿으면서 말이다. 여자는 이렇게 반대급부(쾌락)를 챙긴다. 우리 주변에도 반대급부가 감춰진 허언증과 자기기만 현상은 많다. 특히 권력 주변에서 많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임 때 입만 열면 정의 구현을 들먹였다. 그러나 그 자신과 주변의 비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악취가 심했다. ‘보통사람’을 자처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선 축하금과 기업들로부터 거둔 수천억원을 비자금으로 챙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가족들이 단돈 100만원만 받아도 구속시키겠다고 했지만, 차남 현철씨가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들이 내세웠던 그럴듯한 가치는 결국 허언이 됐다. 아니 처음부터 허언인데, 자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들 주변에는 손뼉치면서 거짓이 내포된 가치 정당화에 나섰던 이들이 즐비했다. 그 뒤엔 물론 권력에서 스며 나온 단물, 즉 반대급부가 있었다. 이들은 보스가 내세운 가치를 자신의 가치와 동일시하고 자신을 정당화·합리화하면서 반대급부를 은닉했다. 마치 사르트르의 ‘내숭 떠는 여자’가 정욕을 감추려 한 것처럼. 이들은 보스의 허언증에 감염됐고, 또 다른 반대급부를 미끼로 자기 주변을 감염시켰다. ‘인간은 마음속에서 양립할 수 없는 사고가 대립하면 자신의 믿음에 맞춰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행동에 맞춰 마음을 조정한다.’ 사회심리학자 엘리엇 에런슨과 캐럴 태브리스는 ‘거짓말의 진화’라는 저서에서 자기 정당화의 메커니즘을 이렇게 설명했다. 2016년 가을이다. 작금의 권력이 앞세운 가치는 ‘민생’과 ‘창조’다. ‘국가안위’도 자주 등장한다. 이들 가치에 대한 무수한 외침이 후일 진정 국민과 국가를 위한 몸짓으로 평가받았으면 한다. 반대급부에 목맨 허언증 환자들의 자기 정당화 몸부림은 진저리가 난다. sdragon@seoul.co.kr
  • 스키니 진 입어도 성폭행당한다…1심 무죄서 2심 징역형

    스키니 진을 입은 여성도 성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합의에 따른 성관계’를 주장,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40대 사장에게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다. 자영업자 L(49)씨는 2013년 10월 중순 여직원 A씨와 단둘이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차 안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L씨는 “A씨와 합의해 성관계했고 업무상 위력을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입었던 스키니 진이 특성에 비춰볼 때 차량 조수석에서 벗기기 쉽지 않고 A씨의 옷이 늘어나거나 단추가 떨어지는 등 손괴 흔적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L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원심이 피해자의 진술을 배척했고 사실을 오인했다”며 항소했다. 1심과 달리 항소심은 L씨가 피해자에게 사죄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점 등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피감독자간음 혐의로 기소된 L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가 이같이 판단한 것은 L씨가 보낸 문자메시지가 결정적이었다. L씨는 사건 후 “안정 잘 취해라. 못난 놈이 부탁한다. 무릎 꿇고 사죄할 기회 좀 주라” 등의 문자메시지를 A씨에게 보냈다. 또 A씨의 진술을 분석한 행동·진술 전문가는 “피해자는 자신에게 일어난 성폭력에 대해 스스로 비난하고 있으며 이는 가해자의 업무상 지위 때문에 고용상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심리적으로 내포하고 있다”며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과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문자메시지 내용과 피해자 진술, 전문가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 운영자인 피고인이 직원인 피해자와 단둘이 회식을 하던 중 피해자가 명백히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밀쳐냈는데도 위력을 행사해 성폭행했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봤는데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가 오히려 성관계에 적극적으로 응했다고 주장하면서 변명으로 일관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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