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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정계 무르익는 2차재편/정치개혁법 주의원 통과이후

    ◎여야 구심력 상실 “헤쳐모여” 불가피/“보수세력 강화” 표방,양당제 구체화 「일본정계 2차 재편의 서곡」.일본언론들이 18일 정치개혁법안의 중의원통과를 전하면서 붙인 헤드라인이다. 일본정계는 자민당의 분열과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총리의 등장으로 전후 자민당 장기지배가 막을 내리는 구조적 대전환을 했다. 이러한 1차 개편이 이루어진 일본정계에 정치개혁법안의 중의원 통과는 2차 재편의 동인을 내포한 것이어서 앞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계 2차개편을 알리는 신호는 정치개혁법안에 대한 투표가 실시된 중의원으로부터 나왔다.18일 자민당의원중 일부가 당의 방침에 따르지 않고 정치개혁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는가 하면 거꾸로 연립여당의 사회당의원중 일부는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당의 방침에 따르지 않은 이탈자는 자민당 13명,사회당 5명이었다.자민당의원중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전총리등 7명의 개혁파의원들과 사회당 1명은 기권했다. 아직까지 자민당 이탈자중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의원은 없다.그러나 이들은 때가 되면 구심력을 잃은 자민당을 떠날 「탈당 예비군」들이라 할 수 있으며 그 규모는 30여명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이들은 빠르면 정치개혁법안의 참의원통과 직후나 늦어도 새 선거제도에 의한 소선거구획정이 결정된 후 당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 자민당의 제2분열은 불을보듯 뻔하다는게 정치평론가들의 분석이다.사회당내에도 「호헌신당」을 모색하는 좌파와 중간·우파의 2대 조류로의 분해과정이 선명해지고 있다. 일본정계는 정치개혁법안이 성립될 경우 새로운 소선거구·비례대표 병행제에 의한 다음 선거를 계기로 재편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새 선거제도는 기본적으로 큰 정당에 유리하기 때문에 연립여당은 거대 야당인 자민당에 대항하기 위해 통일후보의 조정이나 합당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등의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정치구도가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신생당대표간사가 추진하는 보수 2대정당으로 재편될지 아니면 호소카와총리가 추구하는 「완만한 다당제」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오자와는 신생당·공명당·민사당·사회당 일부및 자민당 탈당자를 모아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해 물밑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오자와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연립정부내의 사회당과 신당 사키가케등은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사회당위원장은 「완만한 다당제」를 선호하고 있으며 오자와와 대립관계에 있는 다케무라 마사요시(무촌정의)신당 사키가케대표는 자민당 개혁파와의 연대를 구상하고 있다.이 때문에 자민당 「탈당 예비군」을 둘러싼 신생당과 신당 사키가케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일본의 정계구도가 2대정당제로 바뀌든 완만한 다당제로 정착되든 분명한 것은 보수세력의 강화다.오자와는 보수 양당제를 통해 일본의 정치·군사대국화를 막는 거치장스러운 낡은 좌파를 제거하고 냉전후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의 기동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 일본:2(세계의 개혁현장:25)

    ◎경단연의 결단 “정치헌금 폐지”/호소카와개혁 맞춰 「일본개조」 공감대 일본 경제계의 원로 히라이와 가이시(평암외사·79)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연)회장이다.일본에서는 경단연회장을 「재계의 총리」라고 부른다.재계총리인 히라이와회장이 연립정권 탄생 10여일 후인 지난 8월19일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총리를 방문했다. 총리가 바뀐 후 경제계 대표가 신임 총리를 방문하는 것은 늘 있어온 일이다.그러나 히라이와회장의 호소카와 방문은 과거의 의례적인 취임축하인사와는 달랐다.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변화도 물론 있었지만 히라이와회장은 단순히 축하인사만 한게 아니었다.두 지도자는 첫 대면의 자리서 역사적 전환기의 일본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그 미래를 설계했다. 히라이와회장이 호소카와총리를 방문한 2주일후인 지난 9월2일 경단연은 착 가라않은 분위기속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히라이와회장과 12명의 부회장 전원이 참석했다. 일본경제신화창조의 주역을 맡았던 경제계 원로들이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히라이와회장이무거운 침묵을 깼다.그는 7분간의 연설을 통해 경단연의 정치헌금 알선폐지라는 폭탄선언을 했다.일부 부회장의 반대도 물론 있었다.그러나 경단연은 이날 정치헌금 폐지를 결정했다. 경제계 원로들은 중대한 전환기에 자신들의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었다.일본개조를 위한 경제계의 첫 작품.그것은 경제계의 「혁명적」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정치헌금 폐지였다.그러나 그같은 결정이 쉽게 도출된 것은 아니었다.지금까지 정치헌금을 통해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경단연이 입안의 엿가락을 선뜻 내놓는다는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치헌금이 부패구조의 원흉이라는 비판이 점고되자 경단연은 「최대의 이권」을 과감히 버리기로 한 것이다. 호소카와정부의 정치개혁안도 정치인 개인에 대한 기업의 정치헌금을 금지하고 있다.정당에 대한 기업헌금도 5년후 개선하도록 되어있다.정치개혁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오랫동안 축적된 일본의 부패구조가 당장 깨끗해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일본의 이른바 정치·관료·재계의 3각유착에 의한 부패구조는 그 뿌리가 매우 깊다.정치와 경제계는 난마처럼 얽혀 있고 「리크루트 사건」,「가네마루 사건」류의 정치자금 스캔들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변화의 흐름이다. 경단연의 정치자금알선 폐지선언 후 정치헌금을 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마루베니(환홍)종합상사는 이미 정치헌금을 중지했다.미쓰비시(삼릉)종합상사와 히타치(일립)도 정치헌금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업계의 단체 가운데서는 일본체인스토어협회와 일본철강연맹이 정치헌금 폐지의사를 맨먼저 밝히고 나섰다.요미우리(독매)신문이 주요 대기업 2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83%가 경단연의 정치헌금폐지 결정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정경유착 건설업계 「메스」/수주뇌물 가사·업자등 25명 구속 일본의 대표적인 정경유착의 하나가 건설업계 비리다.그 건설업계 비리가 지금 도쿄지검 특수부에 의해 양파껍질 벗겨지듯 파헤쳐지고 있다.최근 일본신문의 많은 지면은 종합건설업체의 공사수주를 위한 뇌물사건 관련 기사로 채워지고 있다. 지사2명을 비롯,요시노 데루조 일본건설업단체연합회 회장및 주요 종합건설회사 중역등 25명 이상이 이미 쇠고랑을 찼다.사정의 칼을 빼든 도쿄지검 특수부는 「오직 열도」라고 불릴만큼 만연된 건설업계의 비리수사를 위해 베테랑 검사 40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를 투입하고 있다.일본의 뿌리깊은 부패의 환부가 도려내지고 있는 것이다. 부패구조를 청산해야 한다는 일본국민들의 개혁열망은 매우 뜨겁다.그것은 「책임있는 변혁」을 주창하는 호소카와총리에 대한 높은 지지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79%의 지지율. 김영삼대통령의 지지율보다는 낮지만 일본정치 사상 최고의 지지율이다.현재 호소카와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의 원동력도 김영삼대통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에서 나오고 있다. 호소카와내각에 대한 이같은 높은 지지율은 연립정부가 이념의 차이와 많은 정책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로 놀라운 것이 아닐 수 없다.호소카와내각은 극우에서 극좌까지 8개당·파로 짜여진 연립정부다.수많은 불협화음과 불안요소를 원천적으로 안고 있는 호소카와내각이지만 지금 호소카와호는 국민들의 높은 지지속에 「일본개조」목표를 향해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이념의 차이도,정책적 모순도 일본개조라는 큰 흐름에 모두 용해되고 있는 것이다.언론도 연립정권의 정책적 모순에는 눈을 감고 있다. 국가개조를 위해 이념과 정책의 차이를 초월해 꽁꽁 뭉치는 나라.일본의 무서운 저력은 바로 여기서 나오고 있다고 봐야 한다.서양문명의 충격속에 일본을 근대화시킨 명치유신도,전후 고도경제성장의 신화를 이룩한 원동력도 이같은 무서운 단결력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전환기에 처한 일본.그 일본이 새로운 신화 창조를 위해 다시 힘을 모으고 있음을 본다.
  • “공산주위에도 「진실의 씨앗」”/교황 요한 바오르2세,회견서 강조

    ◎「공동체에대한 관심」 긍정 평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일 방종한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공산주의가 많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면과 보존돼야할 「진실의 씨앗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 보도된 이탈리아 토리노의 라 스탐파지와 기자회견에서 전체주의가 인간의 정신과 창의력, 시민으로서 책임의식같은 것들을 파괴시켰으며 『그것이 사회주의든 공산주의든 불의한 전체주의 체제에 맞서 싸우는 것은 정당한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사회주의가 「일부 진실의 씨앗들」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들 씨앗들이 파괴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교황은 『자본주의가 개인주의에 치우치는 반면 공산주의에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서 그러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이같은 관심은 국민생활의 많은 분야가 퇴보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많은 국가들이 노동자들의 보호를 위해 사회적 안전망을 도입했기 때문에 19세기말과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아직도 몇몇국가들은 19세기말과 거의 비슷한 정도로 「원시적인 자본주의」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늘날 보다 인간적인 자본주의는 「상당부분 사회주의적 사고」와 노조의 투쟁 덕분에 발전해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89년 조국 폴란드의 공산주의 몰락에도 큰 영향을 끼쳤던 교황은 또 동구권국가들이 발전되고 물질주의적인 서구와 접촉함으로써 생길 득실에 대해 『주저없이 손해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 이유로 『동구권 국가들은 전체주의체제를 거치면서 쌓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주체성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주체성이 공산주의를 통해 완성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히려 자위와 마르크스 전체주의에 대한 투쟁을 통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교황은 이어 『극단적 자본주의 신봉자들은 공산주의가 이룩한 좋은 것과 실업에대한 투쟁,가난한 사람에 대한 관심을 어떤 형태로든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 진정한 권위와 억지 권위/김기수(일요일 아침에)

    영어로는 「인그로운 토우네일」이라고 한다.한국에서는 이것을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발톱 끝이 살속을 파고 들어서 몹시 아프고 간혹 출혈도 본다.큰 애가 어려서 이것 때문에 고생을 한적이 있다.어찌나 혼이 났던지 그 후로는 아예 발톱을 길게하고 다닌다. 그런데 이번에는 십수년만에 둘째가 이 증상을 앓았다.이 녀석은 평소 발톱이건 손톱이건 짧게 깎아 버리는 습관이 있는데 십수년만에 모처럼 고국방문을 하였다가 그만 오지게 당한 셈이다.아이들을 데리고 먼저 서울에 가있던 아내가 즉각 외과의한테 데리고 가서 수술을 받도록 조치했다. ○외과의사의 호통 내가 서울에 당도하니 두 발가락에 붕대를 칭칭 감고있는 이 녀석을 가리키면서 아내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수술을 받고 난다음 단둘이 있는 기회에 그동안 아이의 행동이 어쩐지 못마땅하다고 여긴 아내가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그러나 둘째는 역정을 부리면서 『이 사람들을 믿을수가 없단 말야』하고 말했다.마침 지나가다가 이 말을 들은 외과의가 이 녀석을 단단히 야단쳤다.그요지인즉 『너도 한국사람인데 한국사람이 한국사람을 믿지 않으면 되느냐』는 것이었다 한다.아내는 아이가 한국말을 잘못하는 것도 부끄러운데 이런 실수까지 저질러 놨으니 송구스럽기 짝이 없었다.고두사죄하고 아이한테도 사과를 종용했다. 이야기를 듣고 난 나는 아이를 나무라지 않았다.고2의 의과대학 지망생으로서 평소에 온순하고 생각이 깊은 이 놈이 그런 짓을 했다면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설사 그런 행동이 잘못이었다 치더라도 이미 꾸중을 듣고난 터다.그렇다면 일사는 불재이할 것 아닌가.나에겐 오히려 그 의사의 반응에 납득이 안가는 점들이 있었다.하나는 모자간에 주고받는 말을 설사 옆에서 들었다 치더라도 우정 참견을 하여 아이를 야단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어째서 한국사람은 한국사람을 믿어야 하는가 였다. 전자에는 환자의 불평을 봉쇄하고 의사로서의 권위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지 않았던가.후자는 분명 잘못된 말이었다.일상 거짓말을 좋은 뜻 나쁜 뜻으로 무수히 하는 한국사람들 간에는 사실 믿어서 곤란한 사람이 적지 않은 터다. 나는 그후 진료비와 약값에 대하여 별도의 영수증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하러 그 외과의한테 갔다가 둘째가 『이 사람들을 믿을수 없다』고 한 이유를 짐작하게 되었다.무엇보다도 복잡한 상가2층에 자리한 이 외과의원은 병을 고치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만원의 대기실은 조그만 에어컨이 사력을 다해서 작동하고 있었건만 한없이 무더웠다.이 밀폐된 공간에는 창문을 여는 것말고는 환기를 할 방도가 없었다.그렇다고 공기정화기가 장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있는 병이 낫기는 커녕 오히려 새 병을 얻어가기 십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종사원들은 아예 친절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들 같았다.입원실이 딸려있는 이 외과의원의 벽에는 각종 예방주사와 병리검사,심지어는 임신판별검사의 수가를 알리는 쪽지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과연 한사람의 외과의가 이 모든 일들을 성실하게 해낼수 있겠는가 싶었다. ○시설 엉망인 병원 그러나 둘째가 화를 낸 큰 이유는 다른데 있는 듯했다.캐나다에서는 이런 간단한 수술후 주사는 커녕 알약 하나 주지 않는다.수술자리가 저절로 아물게 내버려 둔다.그런데 이 아이는 주사를 연거푸 두대나 맞았는데 그중 하나는 하필이면 젊은 간호원한테 그것도 궁둥이에다 맞았던 모양이다.뿐만 아니라 앞으로 하루걸러 한번씩 그 간호원한테 역시 궁둥이에다 똑같은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었다.영어에서는 궁둥이라는 말이 욕이라는 것,동성애가 심한 나라의 감수성 예민한 고등학생 간에는 이것이 욕중의 욕이라는 것을 아는 분들은 아마 이 아이가 느낀 수모감을 이해하리라 믿는다. 수술을 받은 두 발가락 가운데 하나는 며칠만에 나았으나 다른 하나는 두주일이 지나도록 아물지를 않았다.간호원 출신의 이모가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외과의사한테 둘째를 데리고 갔다.아니나 다를까,먼저 외과의가 실수로 발톱 한 조각을 살 속에 남겨두었더라는 것이다. ○참된 권위의 의미 전문가임을 자처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나로서는 이런 일이 남의 일같지 않았다.교수인 나도 권위를 가지고 학생들을 대한다.그래서 야단도 치고 골탕도 먹인다.만약 나의 학생들이 『이 사람 믿을수가 없단 말야』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물론 나의 교수경력은 그걸로 끝이다. 의사나 매한가지로 교수의 권위는 학위나 연구업적 같은 외형적인 징표에 의해서 입증이 된다.그러나 진정한 권위는 학생 스스로가 그의 교수로서의 직분수행능력을 믿고 따르는 데서 생긴다.권위를 앞세워 나를 따르라고 강요하지 않으리라.오히려 내 할일을 빈틈없이 함으로써 내 분야에 관한 한 내가 믿어도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시키리라고 다짐해 본다.앞세워진 권위는 무능을 은폐하거나 조장하는 구실을 하기 쉬우니까.
  • 내무위/“원외인사 선거운동 왜 방치하나(국감초점)

    ◎지정기탁금제 문제점 개선 하겠다/답변 내무위의 중앙선관위에 대한 감사에서는 선거법 개정,지정기탁금제도의 존속여부에 대한 질문이 대종을 이루었다.금융실명제의 실시로 정치자금 조달이 더욱 어렵게 된 야당의원들은 현재 여당에 편중되고 있는 지정기탁금제도의 폐지 대목에서 특히 목소리를 높였다. 박상천의원(민주)은 금품선거 방지차원에서 통합선거법에 선거운동기간중 당원단합대회 금지를 명문화 할 것을 요구했다.박의원은 당원단합대회를 금지해야 하는 이유로 「당원만 참석시킨다」는 구실아래 타당 인사들의 출입을 봉쇄하고 금품을 제공하는 기회로 활용될 가능성을 지적했다.또 정당추천을 받지 못한 무소속 입후보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했다. 무소속으로 어렵게 원내에 진출한 김상구의원(민자)은 원외 정치지망생들의 사전선거운동을 제지할 수 있는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김의원은 『현역의원들에 대해서는 제한을 가하면서도 원외인사들의 평상시 선거운동을 방치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앞으로 선거에서 여당의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벌써부터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는 원외인사들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 유인태·이 협의원(이상 민주)은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 법을 위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정치자금법상의 지정기탁금제도의 폐지를 들고나왔다.유의원은 『실명화시대와 문민정부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야당에 후원금을 내도 정권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국민들이 믿는 세상이 오기 전까지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도 야당에 돈을 줄 수 있도록 무기명 쿠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민주당의 당론을 역설했다.이의원은 최근 3년간 연도별·기탁자의 업종별 내역을 분석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한양 삼익주택 라이프주택 진흥기업등 결손기업들의 정치자금 기탁에 따른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김석수선관위원장은 이에대해 『지정기탁금제도가 여러 불합리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합리적으로 개선해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이밖에 『선거연수원을 설치하고 전산화를 앞당겨야 한다』(하순봉·민자)『선거의식개혁차원에서 초·중·고 교과서에 공명선거에 대한 내용을 삽입해야 한다』(배명국·민자)『유권자의 연령하한선을 18세로 하향조정하자』(김충조·민주)『시·구의 선관위원을 지역연고가 없는 주변지역의 덕망있는 인사중에서 위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또 당원단합대회 금지건을 둘러싸고 박상천의원과 박희부의원(민자)간에 「돈봉투」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 “큰 정치 지향” 여·야 정책 조타수의 국회대책

    문민정부 출범후 첫 국정감사와 예산심의를 앞두고 여야는 금융실명제보완대책및 정치관계법처리,과거청산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첨예한 정책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민자당의 김종호,민주당의 김병오 정책위의장으로부터 양당의 정책적 입장을 들어본다. ◎김종호 민자정책위의장/“이제부턴 경제회생 전념”/개혁 입법으로 정치혁신 『기명 장기채권 발행으로 금융실명제의 보완대책이 어느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봅니다』 기명 장기채권 발행조치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정부를 설득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끝내 이를 관철시킨 민자당의 김종호정책위의장은 26일 『이제는 경제를 살리는데 전념할 때』라고 강조했다.김의장은 이번 조치가 『금융실명제의 실시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경제를 살리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주당과의 대화를 통해 개혁입법 추진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차원에서 야당과의 협조계획은. ▲양당이 추석연휴가지난뒤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할 법률안을 교환키로 했다.창구를 정치·사회와 경제 분야로 나눴으니 자주 만나 자기 당의 입장을 설명하고 의견을 충분히 나눌 것이다. ­과표 양성화로 세부담이 늘어난 중소 영세업체들에 대한 대책은. ▲과거 무자료 거래 관행이 없어지면서 늘어난 영세업자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세제원칙은 이미 서있다.다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금융실명제 정착과정을 철저히 분석,감면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 ­각종 정치관계법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기존의 선거나 정치풍토를 전제로 해서는 안된다.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정치관계법은 종전의 관념과는 다른 차원에서 출발하고 있다.김대통령의 일대 정치혁신 의지에 따라 여당에 다소 불리하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갈 것이다. ­정책입안 과정에 대해 당내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데. ▲개혁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모든게 소속 의원 개개인의 관심사항이기 때문이다.일단 초안이 되면 당무회의라는 형식적 절차를 벗어나 의총을 열어 의원 모두의 의견을 충분히수렴한뒤 처리할 것이다. ­경부고속철도의 지상화 계획을 수정할 의사는. ▲현재로서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그렇다고 해서 대구지역 주민의 불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새정부 출범 7개월동안 민자당이 YS의 개혁정책을 어느 정도 뒷받침했다고 평가하나. ▲완벽하게 보필하지는 못했지만 충직한 자세로 최선을 다한 나날이었다고 자신한다. ­최근분위기를 보아 김영삼대통령의 정책이 미래쪽으로 전환했다고 보나. ▲전환이란 표현을 구태여 쓸 필요는 없다.개혁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과 되지 않는 양면이 있다. 전통내무 관료출신에다가 성균관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정책9단」「김소평」이라는 별명과 아울러 평소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치인은 일어서고 앉을 때를 현명하게 판단하는게 중요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김병오 민주정책위의장/“실명제 보완에 당력 집중”/3대 의혹 규명 지속 추진 민주당의 김병오정책위의장은 26일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치관계법 개정,금융실명제 대체입법,군부독재시대에 제정된 악법 철폐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김의장은 『공평과세와 분배정의 실현을 통한 민생안정에도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민주당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 23일 여야정책위의장단회의에서 합의된 수시연락체제는 잘 가동되고 있나. ▲서상목의원과 김원길의원이 경제분야,강삼재의원과 김원웅의원이 정치·사회분야를 맡아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이슈로 부각될 사안을 지적한다면. ▲우리당은 정치관계법 통과와 현재 당론을 수렴중인 금융실명제 보완책 마련및 대체입법,군부독재시대의 상징적 악법인 국가보안법·안기부법·도청및 우편 검열에 관한 법률폐지를 적극 요구할 방침이다. ­민생문제에 대한 대책은. ▲김영삼정권의 존망은 경제의 성패 여부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금융실명제 실시로 인한 중소기업 도산,기업인들의 의욕상실을 치유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특히 그동안 사채에 의존하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정부가 24일 내놓은 보완책은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공평과세와 분배정의 실현이라는 실명제 본래의 취지에 위배된다.정부와 민자당은 땜질이 아닌 근본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현실론과 원칙론이 맞서 보완책의 방향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공평과세와 분배정의 실현이라는 실명제의 대전제가 무너져서는 안된다. 이와함께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방안도 병행해 강구돼야 한다. ­12·12,율곡사업,평화의 댐등 3대 의혹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국정감사에서 또다시 요구할 계획인가. ▲계속해서 밀고나갈 예정이다.하지만 이를 고리로 정기국회 본연의 업무가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주장은 하되 민자당이 끝내 반대할 때에는 국정감사후로 미룰 방침이다. ­민주당이 너무 과거에 집착한다는 비난이 또 쏟아질텐데. ▲과거에 얽매여 미래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과거청산없이는 미래지향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우리당은 오래전에 10대 청산과제와 개혁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미래지향과 개혁은 민주당의확고한 당론이다. ­예·결산 대책은. ▲민생관련 예산의 충분한 확보에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또 대형국책사업의 투자순위 재조정,지역간 개발격차 해소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사실 예산보다 더 중요한 결산에도 당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시간이 별로 많지않아 의도한 만큼의 내실있는 결산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시된다.
  • 기로에 선 공직자/김행수(데스크시각)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가 시작될 무렵이면 의원들은 연중 최대의 호황을 맞게 되고 특히 추석이 임박해서는 엄청난 떡값이 오가는 등 흥청망청이었다. 그뿐이랴.예산심의와 연계하여 갖가지 이권에 개입하기 일쑤였고 속된말로 한건씩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되면 한밑천 잡는다고 생각해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당선에만 열을 올렸다. ○좋은시절 옛애기로 이같은 정치풍토속에서 공직이 곧 치부라는 등식이 생겨나 사회는 부정부패로 얼룩졌으며 정치인을 비롯한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불신풍조는 날로 더해 갔다. 이는 먼옛날의 얘기가 아니다.불과 1년전 아니 몇개월전의 일이다. 그 좋은 시절(?)이 이젠 꿈도 꿀수없는 상상의 시간으로 묻혀가고 있다. 공직자의 재산등록과 공개,실명제실시,그리고 정치관계법 개정이 전공직사회의 흐트러지고 비뚤어진 의식과 행동을 다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의 윤리를 바로세우고 깨끗한 공직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실시된 공직자 재산공개를 재산형성과정의 부도덕성이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노출되기 시작하고 있다.서울의 강남은 물론 제주나 용인등 투기지역에 왜 그토록 많은 공직자가 땅을 갖고 있는지 떳떳하지 못한 재산을 축소하기 위해 급매하는 공직자는 왜 그리 많은지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한다. 정확한 실사결과가 나와보아야 알겠지만 많은 의원들이나 행정·사법부의 상당수 공직자들이 징계등의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산누락등으로 이미 민자당의원 2명이 거의 쫓겨나듯 당을 떠났고 상당수의원이 경고를 받았는가 하면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과 검찰총수가 옷을 벗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또 20일에는 경찰청장이 돌연 사의를 표하기도 해 곧 닥칠 공직사정의 예고편을 보는 듯 하다. 벌써부터 관·정가에선 상당수의원과 차관급 공직자가 어떤 형태로든 사퇴 등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여 그 윤곽이 드러나는 월말부턴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재산공개로 인한 도덕성에 곁들여 실명제실시로 의원들의 활동과 의식은 크게 제약을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정치권의 돈흐름이 유리그릇을 보듯 할터이니 감히 검은 돈이 유입될리 없을 것이다.설사 검은 돈을 만지는 경우가 있다 해도 후환이 두려워 함부로 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적고 많음의 차이는 있어도 의원들의 월평균 지출액은 1천여만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자금이란 이름으로 청탁구별없이 끌어들여 사용해온 정치인들이 이제 어떻게 처신하고 어떻게 선거구를 관리해야 하는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한마디로 실명제에 체질화하지 못하면 정치를 폐업할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공직사정의 예고편 지금 국회는 정치관계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선거비용이 법정한도액을 최고 20배이상 초과하는 정치풍토하에서 진정한 선거문화가 정착될수 없다는 취지에서 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됐을 경우 가차없이 당선무효시켜 과거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생각을 분명히 고쳐놓겠다는 강한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 공직자의 재산공개,실명제실시,정치관계법개정등 청렴정치를 위한 좋은 제도를 마련한다 해도 거듭나고자 하는 정치인의 의식전환이 없이는 소기의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돈만드는 기술자」「투기의 명수」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를 떼내고 깨끗한 정치인상을 확립할 때만이 진정 부정부패로 얼룩진 이땅의 정치풍토는 개혁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땅의 전공직자는 분명 선택의 시점에 서 있다. ○깨끗한 정치 계기로 비록 가난하지만 명예를 위해 깨끗한 공직의 길을 걸을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지난날을 반성,공직사회를 떠날것인지 둘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다산 정약용은 그의 저서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목민관의 본무며 모든 선의 근원이며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수 없다』고 갈파했다. 공직자들의 재산공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 그 의미가 다시 한번 되새겨진다.
  • 정기국회 공전 유감/문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정기국회가 벽두부터 파행이다.국회의 순항을 가로막는 암초는 국정조사기간 연장과 두 전직대통령의 국회출석증언을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때문에 13일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김영삼대통령의 국회 국정연설이 무산됐다.대정부질문과 상임위활동,국정감사등 앞으로의 의사일정에 관한 합의도 당분간 불투명하다.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힘겨루기치고는 지나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대통령연설이 무산되고 또 국회가 겉돌고 있는데 대한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하자면 당연히 민주당쪽으로 추가 기운다.근원이 있을 수 있겠으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쪽은 민주당이다.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쪽 역시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13일 대통령연설이 무산된데 대해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자 앞서의 두가지 요구는 접어두겠다며 2선으로의 후퇴를 일단 선언했다.그러나 책임이 없다는 주장은 고수하고 있다.민주당은 대통령연설이 여야간의 합의사항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대통령의 초법적 권한이 인정되는 한편 이와 비례해 국회의 위상이격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김대식민주당총무는 『대통령의 일정에 따라 국회의 일정을 잡아야 하느냐』면서 『민주당은 대통령의 연설을 국회운영과 연계시키려고 한적이 없다』고 말했다.대통령의 국회연설 일정은 청와대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론은 곳곳에 또다른 반론의 여지를 내포하고 있다.우선 국회의 위상을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대통령의 위상도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더구나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오래전부터 민주당이 요구해온 것이다.이번 대통령연설은 정치개혁을 그 테마로 하고 있다.국민정서 또한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쪽이지 듣기도 전에 문제를 삼자는 쪽이 아니다. 민주당의 동기가 순수한 것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고집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융통성없는 태도 때문에 대통령의 국회연설과 국회운영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제나라 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하는 나라의 국회,당리당략 때문에 때가 돼도 열리지 못하는 국회에서 연설하는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할지 창피하지 않을 수 없다.『상시국회를 가동하자』,그리고 『정치가 있고 국회가 있음을 보여주자』는 이기택대표의 지론이 무색하다.
  • 감사원법 개정안 정치권·행정부처 반응

    ◎예상밖 강한 반발… 법안 확정 진통 예상/검찰,「특별조사권」 비밀누설 우려/각부처선 “공무원 사기저하” 불만/정치권도 행정편의주의 비난… 입법과정 추적 태세 공직자에 대한 예금계좌 추적조사권 부여등을 골자로 한 감사원법 개정안이 알려지자 관련부처는 물론 정치권이 일제히 반발,정부입법으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정치권은 여야를 떠나 행정편의주의와 사정 독점의 여지가 있다며 입법과정에서 철저히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자세다.관련부처의 반발 이유는 다른 부처의 고유 영역을 침범할 우려가 높다는 것으로 압축된다.즉 헌법에 규정된 국가기관간의 역할과 권한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치권을 비롯,관련부처및 검찰·은행감독원등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조항은 「특별조사권 신설」항.감사원은 직무감찰대상자의 비위사실을 조사·확인하기 위해 관계자의 은행계좌및 금융기관의 대여금고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검찰은 이를 『감사원 설치 목적과 상당히 동떨어진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조항은 세입 세출에 대한 감사와 직무감찰 활동을 통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것이 주 목적인 감사원이 비리조사 기관으로 가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계좌 추적을 영장없이 하려는 것도 모든 국민에 대한 영장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헌법의 입장에서 일부 공무원만을 예외로 하는 것은 헌법규정과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감사원법 개정시안이 헌법의 본질과 배치된다는 것이 검찰내의 지배적 시각이다. 은행감독원의 공식 입장은 『아직 시안인 만큼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태도다.그러면서도 『지금은 예금자 비밀보호 정착에 더 신경을 써야할 때』라는 반대 입장이 우세하다. 한 금융계 인사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어느 누구의 예금비밀도 볼 수 있다는 얘기』라며 『행정편의주의식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공직자 비리가 만연되어있는 현 시점에서 볼때 과도기적으로 계좌조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인사들도 있다.비록 소수지만 이들은 비리척결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을 감사원에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련부처의 반발은 검찰이나 은행감독원과 차원이 다르며 훨씬 구체성을 띠고있다.대부분 공식 논평은 자제하고 있으나 그 반대 강도는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우선 사정및 재산등록·공개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공무원의사기를 땅에 떨어뜨릴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조항은 「초법적」 내용을 담고있음에도 불구,부처간 의견수렴절차를 생략한 채 단독으로 시안을 내놓은 것은 너무 시류에 편승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여기에 국·실설치에 관한 국무회의와 협의조항 삭제,감사원예산에 예비금 설치,직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징계위원회 설치,직원의 봉급·수당등에 관해 별도의 감사원 규칙 마련등의 조항은 현행 정부조직법을 무시한 위험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헌법재판소·선거관리위원회등 헌법기관도 적용하지않고 있는 조항을 신설한다는 것은 또다른 「성역」의 기도가 엿보인다는 주장이다.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전체 국가경영이나조직을 생각하지 않은 자기중심적 개정시안』이라고 노골적 불만을 서슴지않고 있다.그러면서 개정시안을 그대로 정부입법으로 하는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감사원은 예상외로 반발이 거세자 개정안에 부정방지위의 기능을 넣었다는 내용의 입법 취지를 재차 설명하는등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그러나 반발을 수그러뜨릴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특별조사권 신설 뿐아니라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현안을 일시에 해결하려는 이기적 의도가 짙게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 한·일관계 대전환 지금이 적기다/한승주 외무부장관(특별기고)

    한·일 양국은 다른 어느 두나라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미묘한 관계를 갖고 있다.그것은 갈등의 역사와 함께 숙명적으로 협력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 관계를 흔히 프랑스­독일 관계나 폴란드­러시아 관계와 비교하기도 한다.그러나 우리 민족과 역사가 입은 상처와 피해가 일방적이라는 점에서 한·일 관계의 특수성이 있다.비록 역사가 그러하지만 이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를 지향할 때가 되었다. 여기서 한가지 강조되어야 할 것이 있다.미래 지향적 자세가 결코 과거사를 잊는다는 것이 아니다.반대로 일본이 역사를 올바로 인식하고 평가할 때 비로소 과거사가 정리될 수 있다는 것이며,그 기초 위에 양국관계가 미래 지향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올바른 인식과 평가라는 문제가 한두 가지 사건의 해결이나 정책의 선언으로 매듭지어질 사안은 아니다.그러나 일본측이 이를 위해서 기울이고 있는 노력이 있다면 이를 평가하고 고무해야 할 것이다.최근 정신대의 강제성 인정이라든가 호소카와 신임 총리의 침략전쟁 자인같은 것이 그것이다.우리는 일본의 노력이 지속되어 일본 국민이 역사에 대해 올바른 인식과 평가를 할 것을 기대한다. 과거사 문제가 중요하기는 하나 이것이 한·일 관계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한·일 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며,경제면에서 또 국제 정치면에서 숙명적으로 서로를 필요로 하고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갖고 있다.실제로 양국간에는 경제통상,한반도,지역문제,국제무대 등 제분야에서 기본적으로 호혜적인 협력 관계가 구축되어 가고 있다.우리 자신의 국익을 위하여도 한·일 관계를 합리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있다.여기에 한·일 관계가 과거사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양국간의 관계에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지금이 바로 그러한 시점이다.한국과 일본이 바뀌고 있고 또 주변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30여년 만에 마침내 문민시대가 도래하여 내정과 외교에 일대 혁신을 기하고 있다.일본도 40년에 가까운 자민당의 장기 집권이 끝나고 전후세대가 주류를 이루는 새로운 정치인들이 나서서 개혁을 모색하고 있다.그뿐 아니라 한·일 양국의 주변질서도 본질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화해와 협력의 국제 조류와 함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확산되고 국가간 상호 의존성이 증대되고 있다. 변화는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우리가 모색하여야 할 바람직한 한·일 관계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유럽국가들의 관계처럼 상호 대응하고,지역 및 국제문제에 있어서 협력해 나가는 관계로 되는 것이다.물론 일본의 경제력이 우리보다 몇배나 크고 또 풀기 어려운 무역역조 문제가 있기는 하다.그러나 우리도 GNP 세계 15위,아·태지역의 중견국가로 성장했다.우리는 이제 사회 응집력 강화와 국내 경제력 배양을 통하여 당당한 위치를 확보함으로써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과 대등한 관계를 설정해 나가야 한다. 한·일 양자관계를 넘어 그밖의 세계로 눈을 돌려 볼때 국제공조 차원에서 양국간에는 서로 돕고,서로에게 이득을 주는 관계가 설정되고 있다.현재 한반도문제나 북한 핵문제 뿐만 아니라 UN,G­7,UR,APEC 등 지역적,국제적 차원에서 양국간의 협력은 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한·일 양국간의 국제 공조체제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상정해 볼때 일본의 정치군사적 역할증대가 문제점으로 거론되기도 한다.그러나 우리는 막연히 걱정하는 차원을 넘어 현실속에서 대처해야 한다. 일본이 강력한 경제력을 유지 발전시키는 한 우리의 선호에 상관없이 앞으로 일본의 국제적 위상과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그러나 이는 동시에 일본이 국제질서에 깊이 연루되어 국제질서로 부터 그만큼 크게 제어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우리로서는 증대될 일본의 정치외교적 역할에 대하여 부정적이고 수세적인 자세만을 취할 것이 아니라 이를 우리에게 이롭게 하겠다는 용기와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한·일 양국이 바뀌고 세계가 변화함으로써 한·일 관계는 피해를 주고 받는 영합(zero­sum)의 관계라기 보다 호혜적인 협력의 관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본의 힘이 커질 것이나 우리의 힘도 또한 커질 것이다.우리로서는 호혜적인 국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한·일 양국은 모두 한세대에 해당하는 기간동안 지속되었던 정치체제가 전환되는 역사적 시점에 도달해 있다.두나라 사회는 모두 빠른 속도로 국제화되고 있다.양국에 모두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양국관계도 바뀌어 가고 있다.한·일 양국민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우리가 일본을 동등한 상대로 생각하고 또 일본도 우리를 동등한 상대로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김대중씨 「생환20주」 기념강연 요지

    ◎“해방 50주년까지 1단계통일 가능” ▷독일통일의 교훈과 한국통일의 방향◁ 나는 이미 20여년전부터 평화공존,평화교류,평화통일등 3원칙과 국가연합단계,연방제단계,완전통일단계등 3단계 통일방안을 제시했다.현단계에서 우리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평화통일이라는 원칙아래 제1단계로 국가연합방식에 의해 남북통일을 실현시키는 것이다.국가연합이란 구체적으로 말해 ▲남북 양측이 현재와 같은 독립국가로 외교·국방·내정에 관한 권한을 그대로 갖고 ▲남북 양측에서 동수의 대표가 나와 서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장일치제를 채택하며▲군비축소 상호감시등 평화공존체제를 통해 완전한 신뢰를 구축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분야의 교류를 촉진시켜 민족동질성을 회복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경제면에서 우리가 북한경제를 최대한 지원하는 가운데 북한경제는 필연적으로 개방과 시장경제의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것이고 이같이 되면 북한내의 민주화경향이 힘차게 일어날 것이다.이같은 상태가 10년쯤 유지되면 다음 단계인연방제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주변국가와 세계여론의 지지도 매우 중요하다.나는 해방 50주년까지는 제1단계 통일이 가능하며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95년은 역사적인 공화국연합제 통일의 해가 될 것이다. ▷북한핵문제에 대한 대책◁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의 가장 큰 원인은 절망적인 공포감이다.김일성이 살아있는 동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북한내 온건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주어야 한다. 북한과의 수교는 우리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북한은 중국의 예에서 사회주의체제를 바꾸지 않고도 경제발전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따라서 일괄타결방식으로 추진한다면 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남북관계의 타결 가능성은 매우 크다.대북 경제제재는 의미가 없고 군사제재는 남북 공멸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일괄타결을 추구하면 북한의 강경파를 누르고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지금 미국은 그길로 나가고 있다.3단계 미·북회담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남아있다.성급한 제재론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
  • 감사원/전·노 전대통령 조사할까/평화의댐·율곡특감의“뜨거운감자”로

    ◎최고결정자 진술필수적… 조사 시사/노 전대통령/통치행위 논란소지로 결정 못한듯/전 전대통령 율곡사업및 평화의 댐 감사의 「휴화산」이던 전두환·노태우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문제가 조금씩 요동을 하기시작했다. 감사원은 잠시 보류해뒀던 차세대전투기사업을 포함한 율곡사업에 대한 보완감사에 착수,오는 10일까지는 마무리할 방침이어서 노전대통령에 대한 조사여부의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또 평화의 댐 감사도 장세동전안기부장에 대한 조사까지 마친 상태여서 전전대통령에 대한 조사여부가 가장 큰 현안이 되고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여전히 『두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만 되풀이 하고있어 사안의 민감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감사원은 노태우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어느정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율곡사업중에서 가장 큰 의혹을 받고있는 차세대전투기사업의 기종 선정및 변경과정에 대해서는 최고결정권자의 진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노대통령측에서는 감사원의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바있다. 따라서 감사원이 조사를 강행할 경우다소간의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전두환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사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 사실인 것같다. 평화의 댐 건설은 율곡사업과는 또달라 통치행위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어려움 때문에 감사원은 최근 전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않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방안이 결정될 경우 『공사감독이나 하고 말려면 애초에 감사를 뭐하러 시작했느냐』는 국민여론에 부딪힐까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전대통령측에서는 『감사원이 조사방침을 굳히고 서면으로 질의할 경우 이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바 있다. 전씨측이 이처럼 다소 적극적인 입장인 것은 그동안 감사원의 의중을 타진한 결과 차츰 조사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감사원은 가급적 두 전직대통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싶은게 솔직한심정인 것같다. 그것이 이회창원장이 천명해온 「성역없는 감사」의 원칙에도 맞고 실제 감사의 정확도를 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그룹의 해체와 관련,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통치행위도 법테두리내에서 이루어져야한다』는 결정을 내려 감사원을 고무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에 따라 국제그룹측이 전씨에 대한 소송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나 12·12사태등과 관련해 정치권이 두전직대통령에 대한 국정조사권발동을 요구하는 것등은 단순히 감사차원의 조사만 하고 싶은 감사원의 입장을 거북스럽게 하고있다. 특히 감사 차원이 아니라 국정운영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보는 청와대로서는 더욱 그럴 수 밖에 없을 것같다. 이처럼 전두환·노태우 두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감사원의 방침만으로 결정되기는 어려운 여러가지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다만 감사원은 지난 9일의 율곡감사결과 발표와 그에 대한 축소은폐의혹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며 이것이 두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여부를 결정하는데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보인다.
  • 신문 무휴발행­조·석간 부활주도/타계한 장강재 한국일보회장

    ◎체육·문화계서도 다양한 활동/30대에 사장… 5개일간지 운영 2일 타계한 고 장강재 한국일보사회장은 언론뿐 아니라 사회 여러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사이다.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서울경제신문,일간스포츠,소년한국일보등 그가 운영해온 일간신문만 해도 5가지.대한체육회이사,외무부 정책자문위원,국제신문협회 한국위원회이사,자연보호중앙협의회이사,스위스 로잔의 IOC박물관창립위원등 다양한 경력을 가졌다. 장회장은 지난 77년 창업주인 부친 장기영 전부총리의 타계후 33세의 젊은 나이에 경영권을 인수받아 16년간 한국일보와 그 자매지를 운영해왔다.특히 최근 전국동시인쇄실현,월요일자신문발행,조·석간제부활등 한국신문산업에 있어 새로운 시도를 과감히 도입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장회장은 45년 장 전부총리의 장남으로 서울에서 출생,서울고와 한양대를 졸업했다.63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기획관리실장,부사장,사장등을 거치며 신문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았다.부친 장 전부총리와 마찬가지로 신문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간암투병중 휠체어를 타고 회사에 출근,사원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기자·직원들과 두주불사로 자주 어울린 것이 건강을 악화시켰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 폭넓은 사회활동에 걸맞게 국민훈장 무궁화장등 국내포상뿐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올림픽훈장도 받았다. 미망인은 인기여배우출신 이순임여사(예명 문희)로 결혼당시 상당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 무분별한 외화홍보… 외화낭비 심하다(건널목)

    ◎외국감독·배우 잇단 초청… 6·7월 10여명 다녀가/“작품성 땜질” 비판속 일부언론 과잉경쟁도 문제 ○…요즘 영화가의 새로운 현상 가운데 하나는 영화 홍보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신문이나 방송등에만 의존하지 않고 영화와 동명의 소설과 음반의 출간·발매는 물론 출연 배우들의 캐릭터가 그려진 문구류,의류,스포츠용품등의 판매가 일반화되고 있다.일부 영화사에서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선보인 점보트론,즉 이동차량 전광판과 24시간 편의점에서의 광고등을 통해 영화 알리기에 총력전을 펼치기도 한다. 이같은 홍보는 관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또 흥행을 우선시하는 영화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홍보전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작품의 질보다는 홍보에만 신경을 쓴다든가,국산 영화의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든가 하는 지적들이 그것이다. 특히 최근 영화가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은 외국감독과 배우를 초청하는 예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이 문제는 예전에도 제기된 것이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더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서울을 다녀간 외국배우와 감독들을 살펴보면 프랑스 영화 「비지터」의 감독 장 마리 프와레와 배우 크리스티앙 클라비에,마리안 샤젤,「클리프 행어」의 감독 「레니 할렌」,「슈퍼 마리오」에 출연한 보브 호스킨스,인조 공룡 굼바와 조종인원 3명,홍콩영화 「동방불패Ⅱ」의 임청하,왕조현등 10여명에 이른다. 또한 연기력은 떨어지지만 오스트리아식 「촌뜨기」영어와 근육질의 몸매로 「터미네이터」에서 「기계인간」의 전형을 보여줬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도 미국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한 「마지막 액션 히어로」를 홍보하기 위해 방한할 계획으로 알려졌었으나 일정이 바빠 일본에서 체류하다 돌아갔다. ○…조금만 생각하면 이같은 외국배우등의 방한은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단적으로 말하자면 외화를 홍보하는데 그토록 열심이어야 하는가라는 점이다.우리 영화계가위기상황이라는 것은 영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현실에서 홍보목적의 외국영화인 유치를 위해 거액의 외화를 낭비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그들의 방한이 무슨 대단한 얘기거리인양 경쟁적으로 취급하는 일부 언론사와 방송사에도 책임이 있다.일부 외국배우등은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방송에 등장,자신들이 출연한 영화 선전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물론 CF를 통해 수입을 챙기기도 한다. ○…감독이나 배우를 막론하고 결국은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볼때 이같은 문제들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최고의 광고는 영화의 질일 수 밖에 없다.작품의 질은 홍보가 아니라 관객들의 심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 뜻있는 영화인들의 지적이다.
  • 총체안보와 경제/김동성 중앙대교수(정경문화포럼)

    ◎군사방어 아닌 「국가발전의 틀」 인식을/산업현장이 전선… 고통분담 되새길때 최근 새로운 국가건설을 위한 정상화의 노력에 역행하는 「불안과 불신심이」가 고개를 들고 있다.아마도 기득권 수구세력과 대기업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경제회생」관련 불안감 조성과 이에 따른 각종 집단 이기주의 발생이 그 원인인 것 같다. 이러한 부정적 사조가 등장하고 있음은 아직도 지난 날의 권위주의체제의 유산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독재체제 하에서 대기업들은 정경유착이라는 「효률적 방법」을 통해 부를 축척하기가 쉬웠다.그리고 군사정권은 정권유지를 위해서 특정 사회부분에만 특혜를 주고 돌보곤 했다.따라서 새로운 정부의 개혁정책이 경제정의를 중시하게 되니 기업들로서는 「과거의 좋았던 시절」이 정말 그리울 것이다.그리고 「투자기피」를 무기로 삼고 버티면서 오히려 「사정한파」를 탓한다.자립경험이 일천하고 자립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은 중소기업들도 신정부의 엄청난 배려에도 불구하고 이들 대기업의 동향에 눈치보면서 그냥 따른다.그 결과는 「투자심리위축」현상을 낳고 있다. 더욱 문제를 가중시키는 것은 신 경제계획을 맡고 있는 고위참모와 많은 사람이 정부와 기업간의 타협(?)만이 「경제회복」의 지름길이라고 믿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경제지표와 성장수치의 단기적 상승만이 현 정부의 인기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국가경제의 중·장기적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고통을 참아야 한다는 정치·경제철학적 신념부족이 눈앞의 실적을 위해 미래를 저버리는 결과를 낳는다면 이는 분명 국가안위와 관련된 문제이다. 사회의 각 부문과 노사관계에 있어서의 노동계의 입장 또한 문제이다.「생산력」보다는 「정치력」을 신장시켜 놓고 보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자본·기술·투자,그리고 국제적 비교우위 상품개발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우리의 경제상황에서 사회 각 부문이 눈앞의 사익에 집착하고 국가전체의 공익을 저버린다면 이는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문제가 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개혁이 성공하고 신 한국이 건설되려면 우리 경제정책이 단순한 「경제회복」에 달린 문제라기 보다는 「국가안보」의 한 부문이 되어야 한다.즉,이제 안보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군사방어 개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발전의 틀」속에서 총체적으로 인식되고,경제는 그 한 부문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은 80년대 초부터 「총합안보」개념을 내놓고 군사력 중심에서 경제와 과학기술영역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미국에서는 대통령직속으로 「경제안보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확대된 안보개념 즉 「방위와 발전」의 개념으로 국가 안보를 이해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특히 탈냉전의 신 국제질서는 주변국가들의 이기주의경향을 낳고 있다.그리고 우리처럼 이데올로기적 균열과 가치관의 혼돈이 지속되어온 상황하에서 국민통합과 자발적 동원을 가능케 하려면 「종합적」안보개념의 확립과 그 설파가 필요하다.안보영역이 다원화되고 있는 만큼 군만이 안보의 주체일 수 없고,오히려 산업현장이 보이지 않는 경제안보의 전선인 것이다.그리고 이러한 산업전선의 건실화를 위해서는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대기업들과 기득권세력의 계속적인 고통분담과 새로운 국가안보관의 주입이 요구된다.그리고 그러한 의식의 개혁은 일정부문의 제도적·사정적 작업을 병행시켜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대상일지 모른다. 군부독재시절 안보의식의 과잉이 문제였다면 오늘의 문제는 안보의식의 결핍과 방황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최근 북한의 핵개발 문제와 「노동1호」의 발사성공 보도에 접하면서도 국민들이 강건너 불구경 하고 있는듯 한다면 이는 정말 문제이다. 과거 정권에서의 「안보논리」가 「통일논리」를 억눌러 왔다고,지금도 「민족」과 「국가안보」를 대립적 개념으로 인식 혹은 활용한다면 이는 큰 잘못이다.민족적 가치란 곧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의 이상과 건실한 자본주의 가치를 실현하고 보존시킬 수 있을때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보수세력이든 진보세력이든 간에 「민족」개념의 오용과 남용은 궁극적인 통일이상과 국가목표에 역행할 뿐이다. 현실 당면과제는 신 한국 건설과 그 속에 내포된보편적 가치에 대한 「발전관」과 「안보관」의 확립이며,이를 위해서는 하루빨리 새 시대에 맞는 종합적 국가 안보정책이 정치지도자에 의해 천명·설파되어야 한다.그리고 눈앞의 경제문제는 이러한 종합안보의 틀속에서 접근되어져야 만하는 복잡한 복선을 깔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때이다.
  • 통상마찰 우회… 불씨는 여전/미·일 무역협정 타결 속사정

    ◎양국정상 국내정치배려 가시성과 집착/「객관기준」 애매… 협상앞길 험난할듯 미·일의 10일의 「경제협의 합의」는 무역불균형등 심각한 통상마찰의 악화를 일단 진정시킬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그러나 최대 초점이었던 시장개방을 측정하는 「객관적 기준」의 도입은 애매한 점이 있어 또다른 마찰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일의 이번 합의는 더욱이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해결을 위한 출발에 불과하다.양국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대규모 무역불균형 개선을 위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하지만 구체적인 사항에서는 적지않은 마찰이 예상되며 5백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일무역적자가 개선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일양국은 무역불균형 시정이 목적인 「포괄경제협의의 틀」을 통해 앞으로 경제·통상문제를 협의하게 된다.이는 부시대통령 당시의 미·일구조협의(SII)등을 대신하는 새로운 미·일 협의체이다. 일본과 미국은 지난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협의기관의 설치를 약속했다.양국은 구체적인 협의를 위해 6월에 두차례의 회담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지난 6일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합의에 실패했다. 미국은 일본의 무역흑자를 국내총생산(GDP)의 1∼2%로 줄이는 등 거시경제에 구체적인 「수치목표설정」을 요구한 반면 일본은 이같은 수치설정은 「관리무역」이라며 반대했다.그러나 미야자와총리는 「참고지표」라는 타협안을 제시하는등 대폭적인 양보의 「정치적 결단」을 배경으로 미국측과 적극적인 협상을 벌여 합의에 도달했다. 전후 대미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고 자부하는 미야자와총리는 양국관계를 악화된채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생각과 총선을 앞둔 정치적 배려로 협상타결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클린턴대통령도 최우선 과제인 국내경기 활성화와 고용창출을 위해 일본과의 협상에서 가시적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갖고 있었다.클린턴대통령은 일본의 양보로 첫 외유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쪽에서 볼때도 이번 합의가 모두 만족스러운 것만은아니다.클린턴대통령도 강력히 주장해온 거시경제,분야별 협의의 구체적인 수치목표설정을 양보,결과적으로 「객관적 기준」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이에따라 일본은 구체적인 수치설정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되었다.그러나 무역흑자삭감 진전상황을 연2회의 정상회담등에서 감시하기로 함에 따라 정책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되었다. 미국은 이번 협상으로 자동차·컴퓨터·통신·위성·의료장비·금융서비스·보험분야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그러나 폐쇄적인 일본시장과 구조적 문제로 증가하고 있는 무역적자가 쉽게 감소될지는 의문이다. 일본은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해서는 우선 미국이 재정적자를 감소하고 상품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 국내최대 탄전이 불모의 땅으로/“생활고해결”상경시위 마을 현지르포

    ◎태백 폐광지역을 가다/텅빈 광원사택촌 마치 “유령마을”/정부지원 2조… 채광장비 녹슬어/주민들 “선대체산업 유치 후폐광” 요구… 대책 절실/긴급진단 「검은 노다지 땅」 강원도의 탄전지대가 「버려진 땅」으로 변해버렸다.불과 4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석탄의 보고였던 태백,삼척,정선등 국내 최대의 탄전지대가 잇따른 폐광으로 불모의 대지로 전락해 가고 있는 것이다어디를 가나 북적대던 인파며,밤이면 불야성을 이룬채 흥청대던 탄광촌야화는 어느새 전설속으로 묻혀버린지 오래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주탄종유」에서 「주유종탄」으로 바뀌며 폐광이 잇따르고 막장에서 삶을 캐내던 많은 광원들이 갈 곳을 잃어 버렸다. 대한석탄공사의 장성광업소를 비롯,함태,황지,강원,한성,연화등 내로라하는 탄광들이 즐비한 태백시의 상주인구는 12만명에서 지난 89년이후 불과 4년사이에 7만여명으로 썰물 빠지듯 줄어 버렸다.최근 폐광된 강원과 함태탄광이 오는 8월말까지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청산하고 나면 그나마 더 줄어들게 된다. 함백탄광을비롯,동원·삼척탄좌를 생활 터전삼아 5만5천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정선군 사북읍은 현재 인구가 3만명선으로,절반가량이 줄었다.이로인해 산하나를 두고 이마를 맞대고 있는 태백,정선등 탄전지대일대에는 태백시의 속칭 돌구지촌의 1천5백채를 비롯,광원과 그 가족들이 살다 떠난 빈집 6천여채가 함부로 방치되어 있어 을씨년스런 모습 그대로였다. ○인구 5만명 줄어 국가경제를 지탱해주는 에너지원으로 국내 석탄 생산량의 74%를 감당해온 태백탄전지대가 쇠락의 길로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 80년대들어 원유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데 반해 석탄은 생산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경쟁력을 상실하자 급기야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가 마련됐다. 89년부터 오는 96년까지 8년간에 걸쳐 가격 경쟁력이 약한 탄광을 폐광시키고 그대신 탄전지대에 대체산업을 육성시킨다는게 그 주요 내용.한마디로 석탄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중단하겠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조치가 시행되면서 「선 대체산업육성 후 폐광」이라는 합리적인 수순과 폐광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결여되어 결과적으로 탄광촌의 쇠락을 부채질한 꼴이 돼버렸다.70년대 이후 2조원이 넘는 돈이 국고에서 지원됐다는데 어느 갱구로 스며들었는지 지금의 폐광촌에는 흔적도 없다. 실제로 정선군의 44개 탄광가운데 39개가 폐광된 것을 비롯,강원도내 1백68개의 크고 작은 탄광가운데 83%인 1백39개가 폐광됐고 올해안에 10여개가 더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도내 광원수도 4만4천1백74명이던것이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2만1천94명으로 줄었다.특히 국내 석탄산업의 메카였던 태백시의 경우 국내 굴지의 함태,한성,강원,황지,연화등이 잇달아 폐광되면서 광원은 물론 탄광경기에 의존해온 시민들이 생존권이 위협받게 되자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더구나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에는 폐광이나 채광장비들의 재활용방안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엄청난 고가의 채광장비를 고스란히 방치해 결과적으로 국가재정만 축내는 셈이 돼버렸다. ○도내 83% 문닫아 국가기간산업의 디딤돌이었던 수천억원에 달하는 각종시설물이 지하에 수장 되거나 매설돼 고철로서의 가치마저 잃고 있다.특히 수갱(수갱) 시설을 보유하고 있던 대형 탄광들의 내부를 아는 사람이면 한마디로 『이건 무언가 잘못됐다』는 충격을 받게 마련이다. 태백시의 한성광업소,강원탄광,함태탄광,황지광업소가운데 황지광업소를 제외한 3개 탄광은 수갱시설까지 갖춘 탄광인데도 국고와 자부담등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각종 중장비며 시설물이 그대로 땅속에 묻혀 썩고 있다.지난 91년 2월13일 폐광된 한성광업소(태백시 황지2동)의 경우 70년6월 당시 40억원이상의 국고보조를 받아 6년6개월만에 완공된 독일제 권양기와 승강시설,광차등 수십억원대의 아까운 수갱 시설이 15년간 활용되다 40m 지하에 수장되고 말았다.당시 이 광업소 노조(위원장 이인환·38)는 광원들이 받아야할 퇴직금과 임금등을 한푼이라도 더 건지기위해 『갱내에 있는 독일제 기계류와 기타 시설물을 1t이라도 실어 나르자』고 회사와 현지 상공자원부 출장소측에 제의했으나 한전측이 전기요금 체납을 이유로 단전해버려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장비 수천억 수장 지난 5월31일 폐광된 황지광업소(태백시 황지동)도 국고에서 7억원이나 들여 설치했던 분탄 재활용장비인 중액 선탄장(중액 선탄장)을 제대로 한번 써먹어 보지도 못한채 하루아침에 헌신짝처럼 버려 예산낭비라는 여론이 빗발치기도 했었다. 비단 이 시설뿐만 아니라 갱내에 있던 각종 시설물 또한 손을 쓰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한때 연간 최고 1백만t을 생산했던 강원탄광은 석탄산업이 사양화로 내달으면서 지하 5백21m의 제3수갱까지 운행하는데 필요한 권양기,공기압축기,컨베이어 중액선탄시설,광차등 막대한 양의 기계시설이 사장되는 불운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서 가장 열량이 높은 6천cal의 1급탄을 생산하던 함태탄광 역시 공기압축기를 비롯,4천마력짜리 권양기며 양수 선풍기 자가발전시설 등이 고철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현지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김의차씨(52·태백시 황지동)는 주민들이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에 원천적으로 반대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일률적인 폐광조치에 앞서 채산성이 있는 탄광은 채광작업을 계속하면서 폐광된 탄광등을 활용한 대체산업을 육성시켜 폐광지대가 하나의 지역사회로 발전할 수있는 발판을 마련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직은 탄광운영으로 채산성이 있는데도 민간 탄광업체들이 수익성이 적다는 이유로 소규모 탄광마저 폐광하는 사례가 늘어나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것이다. ○「개발기획단」구성 연간 30만t씩 30년간 석탄을 더 캘 수있는 함태탄광마저 경영적자를 이유로 지난 5월말로 폐광되자 주민들의 동요가 시작됐다.특히 외지인들과는 달리 탄전지대를 지켜온 토박이 주민들은 최근들어 생존권이 위협받게 되자 살길마련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5일 정선일대 주민 1만여명이 사북읍에서 폐광반대 결의대회를 가진데이어 태백시 시민들도 「태백시 대체산업 촉구 공동추진 위원회」를 구성, 태백시민 궐기대회를 갖고 6일에는 서울 국회의사당과 민자당사 앞에서 관심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다.현지의 분위기는 이러한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것이라는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여기에다 대한석탄공사도 오는 9월말에 정선군 신동읍의 함백광업소를 폐광키로 결정,지난달 19일 정부의 승인까지 받아내고도 이를 숨겨온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선 대체산업 육성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이들의 요구는 ▲태백시 개발촉진지구 지정 ▲탄광진흥사업 확대 ▲제천∼삼척간 1백42㎞의 38번 국도 4차선확장등으로 요약된다. 요즘 흔히 빈축을 사고 있는 여느곳의 지역이기주의나 집단이기주의와는 차원이 다르다.이들의 생존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마땅히 귀를 기울여야 될것으로 느껴진다.주민들은 최근 강원도가 「탄광지역 개발기획단」을 구성,운영키로했다는 소식에 일말의 기대를 걸면서 정부차원의 관심이 기울여지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다시 막장으로 돌아갔으면”/37년 지하인생… 살아갈 길 막막/태백최고참 광원 이상인씨 석탄가루와 땀으로 범벅된 작업복이지만 함태탄광의 폐광으로 그마저 벗어 버려야 할 처지에 이른 이상인씨(68·태백시 소도동 2의3)는 요즘 하루하루가 그렇게 가슴아픈 나날일 수가 없다. 「광원번호 1호」­이지역 최고참 광원인 이씨는 『전국에서 제일 좋은 탄광이라고 소문이 난 곳이 문을 닫다니 어처구니없다』며 아직도 함태탄광의 폐광사실이 믿기지 않는듯 해보였다. 지난 54년 문을 연 함태탄광에서 광원으로 이씨가 처음 곡괭이를 잡은 것은 개광 2년뒤인 지난 56년이었다. 31살의 나이로 고향인 경북 춘양에서 돈을 벌기위해 탄광촌을 찾은 이씨는 광원직번 1호를 받으면서 함태 탄광에 입사,갱내·외생활을 하면서 청·장년을 거쳐 70고개를 바라보는 노인이 될 때까지 함태탄광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탄전지대의 터줏대감이다. 지금도 폐광돼 인적이 끊겨버린 함태탄광의 목장(태백시 상장동)을 매일같이 찾아 무보수로 염소 20마리를 돌보며 함태탄광의 언저리를 못벗어나고 있었다.지난 5월 함태탄광이 폐광되기 직전까지 자신은 물론 4부자가 함께 석탄을 캐내기도 했다는 이씨의 얼굴에는 탄빛 만큼이나 짙은 어두움이 드리워져 있었다. 30대이후 30년 가까운 세월을 함태탄광의 막장에서선산부 생활만 해왔다는 이씨에게 남은 것은 함태탄광과 늙어 왔다는 추억과 광원들 최악의 직업병인 진·규폐증 11급이 전부다. 그동안 광원생활을 하면서 5남1녀를 키워왔고 큰아들부터 내리 3형제를 함태탄광에 취직시켜 매월받는 급료로 빠듯하지만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다는 이씨는 『아이들마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으니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며 긴 한숨을 지었다. 평생 배운 것이라곤 석탄파는 일밖에 없어 아직 남아있는 근력으로 아무 일이나 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무엇하나 해볼 일거리가 없어 매일 동네 산꼭대기에 있는 목장으로 올라가 시키지도 않는 염소를 돌보며 소일하고 있다는 그의 모습은 폐광촌의 황량함을 그대로 투영해 주고 있었다. 앞으로 태백시의 경기회복을 위해 어떤것을 바라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같은 노인네 얘기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마는 함태 탄광은 아직 얼마든지 탄을 캘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다시 탄광이 돌아가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아주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이미 폐광된 옛 직장에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한채 작은 탄광에서나마 오로지 탄캐는 일을 다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노광원의 소박한 바람이 이루어 질 수는 없는 것일까.
  • 한미 정상/북핵·아태안보체제 집중 논의/

    ◎내일 「서울회담」… 무슨얘기 오갈까/NPT유지 일환 북에 단호한 경고/미군역할 「지역방위」 전환도 거론될듯 한미 양국의 새정부 출범후 처음 열리는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 미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이번 정상회담은 21세기를 대비한 새로운 국제질서 마련이 요청되는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특히 클린턴대통령이 취임후 사실상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했다는 사실은 한미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의 재확인외에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클린턴대통령은 7일 일본 와세다대학 연설에서 신태평양공동체 창설을 주창하고 아·태경제협력체(APEC)를 정상급협의체로 격상,이를 공동체 추진의 출발점으로 삼자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것은 클린턴대통령이 이번 한국과 일본 방문의 첫 목표가 무엇인가를 감지하게 한다.미국은 그동안 「태평양 중심국가」로서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한반도는 미국이 안보와 관련된 자신들의 역할을 내보일수 있는 최적지이다.더욱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오는 14일 제네바에서 북한과 2단계 고위급회담을 가져야 할 판이다.클린턴대통령이 순수한 양자관계의 정상외교를 위해 첫 대상지로 왜 한국을 선택했는지는 여기서 자명해진다.북한핵과 관련된 한반도의 안보정책은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가늠할 주요 동인이며,나아가 냉전이후 새로운 리더십을 모색하고 있는 미국의 신국제전략 수립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다. 두 정상은 신태평양공동체 구성과 한미안보협력관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미국의 안보정책이라는,태평양지역 경제와 안보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클린턴대통령의 신태평양공동체구상은 21세기에 대비,우리 외교가 그동안 꾸준히 지향해온 국가목표와 일치하는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일본에서 경제부분을 천명했으나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한반도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안보를 축으로 한 대아시아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김대통령은 APEC 경제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 한미동맹관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서울회담엔 도쿄 G7정상회담에는 수행하지 않은 애스핀국방장관이 나타나 11일 권령해국방장관과 국방회담을 가질 예정이다.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한승주외무장관과 별도회담을 갖는 한편 백악관의 레이크안보보좌관도 클린턴을 수행한다.이들 모두는 클린턴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 참모들이다. 외무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서울회담의 주의제는 북한핵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대통령은 최근 북한핵문제의 최우선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북한핵이 남북한 긴장완화는 물론 북한체제의 개방및 변화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 그의 정책적 판단이다.클린턴대통령도 최근 북한핵문제에 관해 전례없이 강경한 입장을 천명,주목을 끌고있다.이것은 NPT체제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일관된 정책이기도 하지만 이문제가 자칫 미국의 향후 대아시아 안보정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두 정상은 북한핵문제에 대해 강경하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점쳐진다.또 동북아와 한반도 안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을 지원적 위치에서 지역적 방위차원으로 전환하는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문제에선 양국간에 특별한 쟁점 현안이 없다.양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말 서울에서 한·미경제협의회가 열려 어느정도 현안 조율을 마친 상태이다.다만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양국간 경제동반자대화(DEP)를 공식 발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상회담에서는 태평양지역의 안보및 경제 협력체계와 북한핵문제,한미 안보협력관계,통상분야의 원칙적 문제등에 대해 개괄적인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보다 구체적인 협의는 11일의 외무·국방장관회담에서 다뤄질게 확실하다.외무장관회담에서는 북한핵문제와 2단계 미·북한회담에 대한 대응책이,국방장관회담에서는 미국의 2개지역 동시전쟁 수행정책에서 한반도의 비중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해수욕장 수질조사 부실/임태정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통계는 마술」이라는 말이 있다. 조사·분석·발표자의 의도에 따라 본질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처가 지난 26일 발표한 전국 20개 유명 해수욕장의 수질분석 결과는 이같은 통계의 마술적 기교를 감안할때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최근들어 해양오염의 심각성이 자주 부각되는 때에 이 분석자료는 매우 요긴한 것이라 할수 있다. 또 시기적으로도 여름휴가를 눈앞에 둔 시점이어서 어느 바닷가에서 피서를 보낼까하고 궁리하던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했다. 환경처는 이번 조사에서 C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등 9개항목에 걸쳐 수질을 분석했으며 조사결과 일부 해수욕장에서 부분적으로 기준치를 넘어서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해수욕장의 수질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분석자료를 곰곰 뜯어 보면 발표의 신빙성을 어느 정도 믿어야할지 궁금증이 앞선다 우선 환경처는 해수욕장으로부터 1백m 떨어진 곳의 해수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그러나 거의 모든 해수욕장이 1백m 밖의 바다는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해수욕하는 사람들에게는 별의미가 없다. 환경처는 또 지난 5월을 조사시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해수오염상태에 계절적인 변화가 많은 점을 감안할때 본격적인 해수욕철인 7·8월의 바닷물도 5월과 같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전국 1백여개 해수욕장 가운데 대도시 주변및 공업지대 주변등 상대적으로 오염도가 높은 해수욕장의 조사·분석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이밖에 환경처는 해수분석을 몇차례나 실시해 평균값을 냈으며 조사·분석시 발생하는 오차는 얼마인지 등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 환경의 중요성에 일반인들이 갈수록 눈을 떠가는 시점에서 신뢰도가 희박한 조사결과를 환경 주무부서에서 공식적으로 내놓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다. 환경상태의 정확한 측정은 환경보존의 지름길이다.또 국민들의 적극적인 환경보존운동 참여를 권장하기 위해서는 조사·분석·발표에 과학적인 정확성과 신뢰감을 주어야 할 것이다.
  • 실명제·한은독립 촉구/민주당,신경제5개년계획 대안 제시

    민주당은 정부의 신경제계획이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금융실명제와 중앙은행 독립등 경제제도의 개혁을 미루고 있는 대신,실질적으로는 관주도의 경제계획 아래 근로계층에게 고통 분담만을 요구하는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책위는 28일 배포한 「신경제 5개년 계획에 대한 민주당의 평가와 대안」이란 정책자료에서 이같이 비판하고 ▲자금과 인력의 생산부문으로의 흡인 ▲민간경제의 자율성과 창의성 확대 ▲경제력 집중 완화및 사회간접자본과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투자확대 ▲사회복지부문에 대한 투자확대 ▲분배의 공정성과 형평성 제고등 5가지를 현재 한국경제의 과제로 제시했다. 민주당 정책위는 또 신경제 5개년계획이 정치적 목표를 위해 경제 총량지표에 집착하는 과거 경제계획의 타성을 버리지 못했고,과거 전두환 노태우정권때처럼 수구적인 기득권세력의 반격에 의해 경제개혁이 포기될 가능성이 높으며,소요재원 산정및 마련에 대한 방법론적인 검토를 생략함으로써 실현가능성이 낮은 총체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경제 5개년계획은 수립 절차에서부터 3개월만에 졸속 입안됐고,사전에 정부 부처간의 의견이 충분히 조정되지 않았으며,다양한 경제및 정치 주체의 의견 수렴을 외면하고 오히려 이미 결정된 계획을 전파만 하려는 구시대적인 관행을 되풀이하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책위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신경제5개년계획의 총량목표 재조정▲한국은행 총재의 임기 보장및 금융통화위원회의 기능 정상화▲금융실명제 실시▲특혜시비 재연 방지책 마련▲농어민연금제와 통합의료보험제,재해보상제의 실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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