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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협, 7년 연속 中 국제수입박람회에 ‘한국관’ 열어

    무협, 7년 연속 中 국제수입박람회에 ‘한국관’ 열어

    한국무역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지난 5일 중국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개막한 ‘제7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7년 연속 한국관을 열었다고 7일 밝혔다. 중국 국제수입박람회는 중국의 대외 개방 및 수입 확대를 위해 2018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중점 추진하는 행사다. 엿새 일정으로 진행되는 올해 박람회에는 152개 국가·지역에서 약 3500개 기업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무역협회가 꾸린 한국관에 참여하는 기업 74개를 포함해 총 176개 기업이 참가했다. 무역협회는 부산, 경남, 전남, 전북 4개 지방자치단체 및 조달청 등 3개 기관과 함께 총 870㎡ 규모의 한국 상품관(소비재·식품)을 설치했다. 별도로 마련된 자유무역협정(FTA) 홍보관에서는 한국 참가 기업과 중국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중 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활용 상담 등을 진행한다. 행사 기간 동안 한국관에서는 K팝 댄스 공연, 네 컷 사진 촬영, 달고나 만들기, 한복 체험 등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수입박람회 한국관 참가기업 간담회’ 개회사를 통해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내수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놓칠 수 없는 거대 소비 시장이자 주요 수출 대상국”이라면서 “이번 박람회 참가가 변화하는 중국 소비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호 부회장은 현지에서 쑹쥔지 중국 산둥성 부성장, 위젠룽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부회장 등을 만나 한·중 무역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무역협회는 7일 중국 상무부 투자촉진사무국과 공동으로 ‘한중 기업 협력 교류회’를 열고 중국 대표 기업과 한국관 참가 기업 간 교류 자리를 마련해 양국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 충남 보령·서산·논산·부여·예산 ‘기회발전 특구’ 지정

    충남 보령·서산·논산·부여·예산 ‘기회발전 특구’ 지정

    5곳 142만평 최종 지정…투자 촉진 ‘기대’ 충남도는 보령·서산·논산·부여·예산 지역이 기업 이전 유도와 투자 촉진을 위한 기회발전 특구로 최종 지정됐다고 6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이날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2024년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김태흠 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시도지사, 관계기관·기업 등과 기회발전특구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최종 지정된 도내 기회발전특구는 보령·서산·논산·부여·예산 지역 총 142만 평 규모다. 기회발전특구는 법인세, 취득세, 재산세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지방에서 직접 설계하는 규제특례제도 및 정주 여건 등을 함께 지원하는 정책이다. 도내 기회발전특구에 투자하는 주요 기업은 SK E&S, SK인천석유화학, 셀트리온, HK Power,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등 23개 기업이다. 투자 규모는 총 4조 8401억원이며, 직접 고용 일자리 창출 규모는 2303명이다. 보령 탄소중립에너지지구는 44만평 규모로 수소산업 육성에 집중한다. SK E&S가 수소플랜트와 발전소에 3조 5074억원을 투자하며, 대천김 등은 1000억 원을 들여 LNG터미널에서 버려지는 냉열을 활용한 물류창고를 조성한다. 서산 첨단화학탄소중립지구는 23만평 규모로 석유화학의 대전환을 도모하며, SK인천석유화학과 리뉴어스가 투자한다. 논산 국방군수산업지구는 19만평 규모로 국방군수산업 육성을 위해 KDI, 강원NTS, 하이게인안테나 등이 1447억 원을 투입한다. 부여 이차전지산업지구는 16만평 규모로 이차전지 육성에 HK Power, 소니드온 등이 1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예산 내포농생명 그린바이오클러스터지구는 40만 평 규모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셀트리온, 보람바이오 등이 388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날 김태흠 지사는 지방시대 엑스포의 일환으로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와 기회발전특구의 성공 추진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내년부터 2029년까지 예산 내포농생명 그린바이오클러스터지구 9만 9291㎡ 면적에 3000억 원을 투자해 바이오 약품 및 관련 원부자재 생산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 김영섭 KT 대표, 자회사 전출 압박 논란 사과

    김영섭 KT 대표, 자회사 전출 압박 논란 사과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사내 방송을 통해 신설법인 설립 및 인력 구조조정의 목적을 설명하고 경영진의 전출 압박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KT의 사내 방송 KBN을 통해 임직원들과 1시간 이상 기술 전문 자회사 KT OSP와 KT P&M 설립 배경과 함께 향후 계획에 관한 특별 대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최근 회자된 불미스러운 사례에 대해 최고경영자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이 전출 대상 직원에게 “(자회사로 이동을 안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모멸감과 자괴감에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불이익을 줄 수 있음을 내포한 협박성 발언을 한 데에 대한 사과로 풀이된다. 고충림 KT 인재실장은 “일부 관리자 가운데 그 같은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인사 규정에 어긋난 불법·부당한 사례는 규정에 따라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대담에서 “빅테크가 과감히 혁신해 성장하는 동안 국내외 통신사는 십수년간 지속적인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인공지능정보통신기업(AICT)으로 혁신하지 못하면 심각한 국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고객전송·개통 업무와 국사 내 전원시설을 설계·유지보수하고 도서 네트워크 및 선박 무선통신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 인력의 70% 이상인 9200명이 50대 이상”이라며 “시장 임금 체계와 KT 체계에 현격한 차이가 있어 그동안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설법인은 100% 자회사로 협력회사가 아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체제를 도모하는 안정적인 집단이 될 것”이라며 “강압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이 아니라 합리적인 조직혁신으로 공감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KT는 이날까지 자회사 전출 자원과 특별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현재 전출을 신청한 직원은 기존 목표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50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출을 원하지 않으면 특별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
  • 北최선희 “‘승리의 날’까지 러시아 동지들의 곁 지킬 것”

    北최선희 “‘승리의 날’까지 러시아 동지들의 곁 지킬 것”

    북한과 러시아가 1일(현지시간)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양국 간 긴밀한 안보 협력을 재확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 외무부 관저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과 특수서비스(안보 분야) 사이에 매우 긴밀한 관계가 구축됐다”면서 “이는 양국 국민을 위한 중요한 안보 목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최 외무상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핵 사용을 목표로 여러 차례 훈련했다”며 “이러한 도발적 행동은 언제든 조선반도(한반도)의 힘이 깨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어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우리에 대한 위험과 도전으로 현대적인 무력을 강화하고 핵 대응 태세 개선이 더욱 요구된다면서 핵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임을 확언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전에 파견한 병력이 조만간 전선에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 외무상은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영도 아래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승리의 날’까지 러시아 동지들 곁을 굳건히 지킬 것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회담에 앞서 양국 외무장관은 모스크바 야로슬랍스키 기차역을 찾아 1949년 김일성의 소련 방문을 기념하는 명판 제막식에 참석했다.
  • 배우 류승룡과 함께 ‘걸을 맛 난다’… 7일부터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올레걷기축제

    배우 류승룡과 함께 ‘걸을 맛 난다’… 7일부터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올레걷기축제

    완연한 가을, 제주올레걷기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2024 제주올레걷기축제’를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제주올레 14코스(정방향), 15-B코스(역방향), 16코스(정방향)에서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2010년 처음 시작해 올해 14회째를 맞이하는 제주올레걷기축제는 매일 한 코스씩 ‘놀멍 쉬멍 걸으멍’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과 지역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이동형 축제다. 매년 국내외 도보여행자들 1만여 명이 참여하며 제주의 독특한 섬 문화와 마을 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글로벌 걷기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 축제 첫째 날인 7일에는 제주올레 14코스를 저지녹색농촌체험장에서 진행하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림항까지 정방향으로 걷게 된다. 개막식에는 배우 류승룡이 올레꾼들과 동행한다. 둘째 날인 8일에는 15-B코스를 고내포구에서 한림항까지 역방향으로 걷는다. 마지막 셋째 날인 9일에는 16코스를 고내포구에서 제주 관광대까지 정방향으로 걷게 된다. 참가자들은 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과 제주 전통문화 체험, 그리고 마을 먹거리를 즐기면 된다. (사)제주올레는 환경을 고려해 쓰레기 최소화와 엄격한 분리수거를 실천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며 텀블러를 지참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타이백 소재로 제작한 홍보 현수막은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제작하고 2025 제주올레걷기축제 현장에서 재사용할 예정이다. 안은주 제주올레 대표는 “제주올레 길은 혼자 걸어도 좋지만, 제주 잔칫날 같은 제주올레걷기축제 기간 동안 흥겹게 걷는 맛도 좋다. 올해는 특히 ‘걸을 맛 난다’는 슬로건처럼 걸을 맛 나게 하는 프로그램들을 더 다양하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KIEP “트럼프 당선되면 수출액 최대 60조원 줄어들 것”

    KIEP “트럼프 당선되면 수출액 최대 60조원 줄어들 것”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관세정책을 시행하면 한국의 총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61조 7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는 국책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31일 발표한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관세 정책을 시행하고 상대국이 같은 수준의 관세를 미국에 부과하면 한국의 수출액은 53억~448억 달러 감소한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과 체결국에 보편관세를 10~20% 포인트 추가 부과하거나 중국에 25% 포인트를 추가 부과하는 시나리오 등을 상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FTA 미체결국과 체결국에 보편관세를 20% 포인트 각각 추가로 부과하고 중국에 60% 관세를 부과할 때 수출액이 448억 달러 줄어 가장 피해가 컸다. 미국이 FTA 상대국인 한국에 직접적으로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대미 수출 감소, 다른 국가로의 중간재 수출이 감소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었다. 보고서는 “미국의 추가적인 관세 조치가 한국을 포함한 FTA 상대국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을 주시하는 한편, 한·미 FTA의 상호호혜적 성과에 대한 양국 간 긍정적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한국 핵심 수출산업의 생산 구조가 내포하는 위험 요인에 체계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김태흠 충남지사 “내포종합병원 무산시 직접 투자”

    김태흠 충남지사 “내포종합병원 무산시 직접 투자”

    충남도가 답보상태인 내포신도시 종합병원 건립 관련해 대학병원 위탁·운영을 계획 중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9일 도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민선7기 말 명지의료재단과 내포신도시 의료용지 매매계약이 체결됐고, 타당성 조사 등 행정 절차와 의료용지 매입 중도금 납부가 진행 중 이자만 신규 투자 위축 등으로 계획대로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지의료재단의 종합병원 건립이 무산될 경우, 도는 의료의 시장적 특성과 공공성을 고려해 단계별로 전문의료센터를 건립, 신뢰할 수 있는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사 집단행동 등의 여파로 명지의료재단이 중도금을 장기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도가 직접 투자해 1단계로 소아 진료 중심 특화병원을 건립·운영하고, 2단계로 중증전문진료센터를 건립한다는 것이다. 도에 따르면 명지의료재단은 현재까지 의료용지 매입 계약금과 중도금(3차) 195억 7400만 원을 냈으나, 지난 5월 11일까지 납부해야 했던 4차 중도금 53억 3700만 원은 미납 상태다. 중도금 납부 약정 기일 6개월이 지나고, 납부 최고 2회(각 14일) 이후에도 중도금을 내지 않으면 계약 해제 대상이 된다. 김 지사는 “1단계는 소아 진료 중심 특화병원으로 응급실·24시간 소아진료센터·외래진료실·영상실·검사실 등의 의료시설을 2026년 3월 착공, 2028년 3월 준공해 대학병원에 위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30년이 넘게 표류해 온 안면도 관광지 3·4지구의 새 개발 계획 발표와 함께 임기 내 착공을 약속했다. 3지구 개발은 애초 계획대로 호텔·콘도 520실과 전망대, 미술관을 조성해 바닷가 옆 노을을 감상하며 가족과 함께하는 자연체험을 유지한다. 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4지구는 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2025년 상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 트럼프 부상에 급해진 우크라…“中·브라질 종전안 수용 의향”

    트럼프 부상에 급해진 우크라…“中·브라질 종전안 수용 의향”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러시아와 전쟁이 끝난 직후 대통령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고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와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장은 이날 이탈리아 일간 코레에레델라세라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군인과 외국에 있는 피란민이 투표할 수 있길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전쟁에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전쟁으로 인한 계엄 상황에서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계엄령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고 대통령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임기가 만료된 젤렌스키가 이제 합법적 대통령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24일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선포한 뒤 임기를 계속 연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지난 3월31일 예정됐던 대선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 5월20일까지였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도 자동 연장됐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 연장에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그가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법조계 전문가들은 계엄령으로 대통령 임기가 연장되는 내용이 헌법에 내포됐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과 브라질이 앞서 제안한 ‘6가지 공동인식’ 협상안을 우크라이나의 ‘평화공식’에 통합할 의향이 있다며 입장 변화를 보였다.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은 ‘6가지 공동인식’에 대해 “파괴적”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 변화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러시아군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제1차 평화회의를 열었으나 상당수 국가가 불참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 김정은, ‘애국가’ 듣고 눈물 흘리더니…최근 싹 바꿨다는 가사, 왜?

    김정은, ‘애국가’ 듣고 눈물 흘리더니…최근 싹 바꿨다는 가사, 왜?

    북한이 ‘애국가’였던 국가(國歌) 이름을 바꾸고 한민족을 상징하는 가사도 삭제하는 내용의 새로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법(국가법)’을 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33차 전원회의를 전날 만수대의사당에서 열고 ‘국가법’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국가법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연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안한 이후 남한과 단절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민족이나 통일을 내포한 표현을 대폭 수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기존 국가 명칭은 우리와 같은 ‘애국가’였다. 이 때문에 일부 국제 경기 행사에서 주최 측이 남북 간 국가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우리나라 선수 경기에 북한 애국가를 트는 일도 있었다. 북한은 지난 4월 18일부터 조선중앙TV에 ‘애국가’라고 송출하던 국가 표기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로 바꿨다. 영문 표기도 기존 ‘Aegukka’에서 ‘National Anthem’으로 고쳤다. 지난 2월부터는 국가 가사 중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는 부분을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고 개사했다. 이 역시 한반도 전역을 의미하는 ‘삼천리’ 단어를 의도적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됐다. 올 초 혁명가요 ‘빛나는 조국’에 나오는 ‘삼천리 금수강산’ 부분 역시 ‘어머니 우리 조국’으로 개사했다. 국가법이 새로 채택된 만큼 기존 헌법에 있던 애국가 관련 조항도 지난 7~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수정이 완료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사회주의헌법 제7장 제171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는 ‘애국가’이다”라고 국가의 명칭을 규정해두고 있었다. 한편 북한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회의에서도 ‘북한’의 국호 영어 명칭을 놓고 우리 측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비판하며 북한을 ‘North Korea(북한)’라고 말한 것을 트집 잡은 것이다. 북한 측은 “우리 국호를 ‘노스 코리아’라고 부른 대한민국 대표부에 강하게 항의한다. 외교관이 유엔 회원국 이름도 모르면서 국제 평화를 이야기하느냐”라고 말했다. 북한의 유엔 공식 등록 명칭인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로 부르라는 것이다. 북한 외교관들은 기존에 한국을 ‘사우스 코리아’라고 했지만 김 위원장의 ‘두 국가론’ 이후 한국을 ‘ROK(대한민국)’로 부르고 있다.
  • [이종수의 산책] 법조인의 시대가 왔다

    [이종수의 산책] 법조인의 시대가 왔다

    법조인의 시대다. 대통령도 법조인, 여당 대표도 법조인, 야당 대표도 법조인, 직전 대통령도 법조인이다. 국회의원과 장차관 중 법조인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공직뿐 아니다. 민간 기업에는 2011년 준법지원인 제도가 도입돼 자산 5000억원 이상의 상장회사는 법조인을 1명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대학에도 로스쿨 열풍이 불었다. 인문사회 계열의 많은 학생들이 로스쿨을 유망한 기착지로 선택하고 있다. 모두 우수한 인재들이다. 어쩌다 TV를 틀어도 토론이나 토크쇼의 패널로 변호사가 필수이고, 드라마의 주인공도 법조인으로 분하기 일쑤다.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굿파트너’의 차은경 변호사는 오대규 변호사의 음모를 이기고 승소했는지 궁금하다.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나는 법적 시각에서 연구하는 것이 어떤 중요성을 갖는지 깨달은 경험이 있다. 미국의 인사관리처를 방문하러 가는 길에 아메리칸대학의 로젠블룸 교수를 만나러 간 적 있다. 그는 행정학 분야에서 대가로 인정받는 연구자였다. 약속 시간에 십여 분 늦게 온 그는 자전거를 타고 땀에 범벅이 된 채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연구실로 나를 안내했다. 연구실에 앉은 그는 자신이 집필한 책을 보여 주며 핵심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행정을 경영과 정치 그리고 법이 융합된 분야로 본다면서 법적 접근과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나와 대부분의 행정학자들은 법적 접근이라 하면 고리타분하고 일차원적인 규정에 얽매이거나 분석적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아주 평이한 접근법으로 여겨 웬만하면 돌아보지 않던 시각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법적 접근은 행정과 사회에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시각을 견지하고 확산하는 토대입니다. 그래야 하는 접근법이지요.” 그의 말에 법적 접근이 사회과학에 왜 중요한지 나는 금방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 역으로 보면 법적 접근이 사회과학에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해당 분야에서 강화하고 성숙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는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 나에게는 우리 사회에 법조인의 시대가 열렸다는 현실에 대한 관찰이 홀로 떠오르지 않고, 로젠블룸 교수가 책을 들고 열변하던 민주성의 원리를 지키고 확산하는 보루라는 의미가 항상 같이 떠오른다. 법이 법조인들의 직업이나 생계수단이기 이전에, 그리고 힘센 자들이 처벌을 피해 가기 위한 기준선이기 이전에 모든 구성원이 민주적이고 투명한 쪽으로 가기 위한 역사적 맥락과 합의를 내포하는 것이라면 법적 원칙과 접근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다.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법조인의 시대가 도래하고 대통령과 여야 대표, 국회, 행정, 기업, TV에서 법조인들을 빈번하게 볼 수 있게 됐는데, 그만큼 우리 사회는 민주적이고 투명한 쪽으로 가고 있는가? 법조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 우리에게 법치의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법의 지배가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투명한 사회를 선사하는 하나의 시대정신을 함축하는 것일까? ‘법조인의 지배’와 ‘법의 지배’가 전혀 따로 노는 시대를 우리는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안타깝지만 현실에서는 크고 작은 부패 사건이나 정치갈등에 법조인이 연루된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대장동 사건이나 대법관 매수 의혹은 법조인의 실제 타락이 어디까지 갔는지 그 끝을 보여 주기 직전이다. 법조인이 이끄는 여야와 국회는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야당 대표의 방탄과 여당의 영부인 방탄이 맞부딪치며 민생과 국가발전 이슈들이 진지한 담론의 장에 끼어들 틈새조차 없다. 우리는 법조인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법조인들이 정치와 행정, 경제, 그리고 방송과 연예까지 대거 주도하는 시대에 그들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투명성, 그리고 공정한 발전을 위해 더 기여해야 한다. 법치가 뜻하는 본래적 의미에 우리가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법조인들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 변협과 로스쿨은 그런 각도에서 개선점을 찾아볼 때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독일 제주 4·3 국제특별전에도… 한강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 전시 주목

    독일 제주 4·3 국제특별전에도… 한강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 전시 주목

    제주도가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특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4·3 소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4일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지역에 처음으로 제주4·3의 역사를 알리는 ‘제주4·3 국제특별전 개막식 및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 독일 현지 기자단과 외교단 수십 명이 참석해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노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위원회 공동위원장 문혜형 할머니가 직접 가족사를 소개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 할머니의 아버지인 고(故) 문순현 씨는 대구형무소 수감 중 6·25전쟁으로 행방불명된 후 배우자에게 보낸 편지가 4·3기록물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신청에 포함됐다. 특별전에서는 4·3의 연대기와 과거사 해결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을 판넬, 영상, 사진, 기록물 복제본 등 다양한 매체로 전시해 외국인에게 4·3의 역사를 알리는 장을 마련했다. 특히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4·3 소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전시해 주목을 받았으며, 현지인들이 제주 방문단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애숙 정무부지사는 “이 소설에는 문혜형 선생님의 경험과 유사하게, 제주4·3으로 가족을 잃은 주인공이 행방불명된 가족을 찾아 육지부 형무소로 찾아다니는 장면이 나온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국제 전문가와 현지 학자들이 4·3의 역사적 의미,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의의, 갈등해결 선도모델로서의 4·3의 가치를 공유했다. 2021년 제주4·3평화상 수상자인 댄 스미스(Dan Smith)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장(SIPRI)은 기조연설에서 평화를 위한 진실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 4·3을 기억하는 것은 희생자를 기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실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로 나선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도민의 희생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 진상조사보고서 확정, 대통령 사과, 희생자 보상금 지급 등의 노력을 소개했다.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는 도민과 국가 차원에서 진행된 진상규명 운동과 화해와 상생의 과정, 4·3기록물의 가치를 설명했다. 베르니 페니히 자유베를린 대학교 교수는 “역사에는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가 내포돼 있어 과거 기록을 다룰 때 법적, 사회적, 도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로리안 펠킹 보훔대학교 교수는 “4·3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노력은 국가적 맥락을 초월하는 중요성을 부여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통해 제주4·3에 대한 집단기억이 새롭게 정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철인 제주대학교 교수는 “이 기록물에는 당시 군사재판에서 선고된 수감자 관련 문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증언, 진실과 화해를 위한 시민 운동 자료, 제주4·3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 자료가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4·3기록물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제주인들이 화해와 상생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맥을 같이 한다”면서 “유럽 특별전을 계기로 제주4․3의 갈등해결과정을 전 세계적 롤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국제적 공감대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심포지엄 중간 휴식시간에는 제주 특산물로 만든 다과가 제공돼 학술적 논의와 더불어 제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기회가 됐다. 4·3 특별전과 심포지엄은 14일 독일에 이어 16일 영국에서도 개최해 세계에 4·3의 가치를 알릴 예정이다.
  • 충남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 세계적 명소로 만든다

    충남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 세계적 명소로 만든다

    충남도가 국내에서 천주교 박해가 가장 심했던 서해안 일대를 세계적 성지 명소로 조성한다. 도는 2033년까지 총 1250억원을 투입해 서산, 당진, 예산, 홍성 등에 있는 성지를 명소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대부분 2027년 천주교 세계청년대회(서울)를 앞두고 완성할 계획이다. 먼저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로 불리는 내포 천주교 순례길이다. 9개 구간 140.5㎞에 이른다. 아산 공세리성당에서 시작해 당진 합덕성당·솔뫼성지(김대건 신부 탄생지), 초창기 천주교를 정착시킨 예산 ‘내포의 사도’ 이존창(1759~1801) 생가터, 홍성 홍주성을 거쳐 종점인 서산 해미국제성지로 이어진다. 2026년까지 완공한다. 순례길 곳곳에 벤치와 파고라 등을 만들어 방문객이 쉴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에 해미국제성지에 순례방문자센터도 만든다. 지난 6월에는 이곳에 디지털역사체험관도 문을 열었다. 천주교 전래 및 박해 과정을 담았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당진 솔뫼성지와 함께 방문했던 해미국제성지는 2020년 11월 교황청이 선포한 국내 첫 국제성지다. 이후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도는 내년부터 예산 이존창 생가터가 있는 여사울성지에 복합문화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이밖에 해미국제성지∼간월암 명품 가로수길을 완공하는 등 천주교 성지의 세계적 명소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도 관계자는 “내년까지 해미면 한티고개에서 해미국제성지까지 6㎞ 구간을 야간 순례길로 만들고 안전을 위해 데크와 보안등, 보행교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유럽을 방문 중인 김태흠 충남지사가 바티칸 교황청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2027년 세계청년대회 때 교황의 충남 재방문도 요청했다”고 했다.
  • “땅 좀 달라” 쇄도에 해결사 떴다… 충남도 투자 유치 20조 첫 돌파

    “땅 좀 달라” 쇄도에 해결사 떴다… 충남도 투자 유치 20조 첫 돌파

    김태흠 지사 2년 만에 22조 유치수도권보다 싼 부지·보조금 지원에삼성·LG·셀트리온 등 공장 줄지어올 들어 대한전선 등 63개사 투자“민선 7기 때의 유치액 2배 넘을 듯”28개 해외 기업들도 4조원 투자공장 짓겠단 외국 업체들 부지기수 김 지사 “문제 생기면 내가 다 해결”투자지역 확장하고 행정 지원 약속 새 일자리 4만 5192개 창출 효과도 민선 8기 들어 충남도는 투자 유치 20조원을 돌파했다. 충남도 역사상 처음이다. 국내외 글로벌 기업이 수두룩하다. 충남도는 2일 김태흠 지사가 취임한 2022년 7월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한 투자 유치액이 총 21조 9471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기간 199개 기업이 충남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171개 기업이 17조 9585억원, 외국 28개 기업이 3조 9886억원을 투자해 공장 등을 건설한다. 신국상 충남도 주무관은 “올해 말까지 1조~2조원을 더 유치할 것으로 보여 23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민선 7기 4년간 유치한 14조 5984억원을 2년도 안 돼 뛰어넘은 것으로 볼 때 김 지사의 이번 임기가 끝날 때는 전임 도지사 유치액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2022년 7월 28일 조미료를 생산하는 대상을 아산에 유치하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화장품을 만드는 인코스 등 다양한 기업이 이어졌다. 특히 첨단 업종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자동차 범퍼를 생산하는 동호오토모티브, 차량용 광택제를 만드는 캉가루 등이 당진 입주를 약속했다. 김 지사 취임 첫해 6개월 동안 도는 40개사 2조 7949억원을 유치해 기대감이 부푸는 서막을 열었다. 같은 해 10월 한화솔루션·현대엔지니어링과 6000억원 유치 협약을 체결하며 김 지사는 “두 거대 기업이 충남을 디스플레이 중심지로, 탄소중립경제 특별도로 만드는 단단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까지 당진 송산2일반산업단지에 4000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신설하고, 한화솔루션도 2017억원을 투입해 아산 탕정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내년 말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 현대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절반이 몰려 있는 충남의 에너지산업을 ‘청정 이미지’로 바꾸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투자 유치는 한층 더 뜨거웠다. 68개 기업이 모두 11조 9366억원을 투입해 충남 땅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한다. 신 주무관은 “수도권 땅값이 크게 오른 게 첫 번째 이유”라며 “충남과 수도권 땅값이 똑같이 두 배 올라도 애초에 수도권이 비싸 그만큼 기업의 부담도 두 배로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권은 또 산업단지를 조성할 부지도 별로 없다”고 했다. 신 주무관은 “그렇지만 수도권 인근에라도 있어야 좋은 인재를 구하기 쉽고, 물류도 편해 기업들이 충남을 선호하는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우리 도는 충남으로 공장을 이전해 신설하거나 증설하면 입지 및 설비 보조금을 최대한 지원해 끌어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사까지 옮겨 오면 10% 더 준다”며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 4조 1000억원을 들여 OLED 전용 라인을 건설한다고 충남도와 협약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체로 주식시장에서도 핫한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3000억원을 들여 2028년까지 예산에 공장을 짓겠다고 했다. 이는 인천 송도에 이어 지방에 건설하는 두 번째 공장이다. 김 지사는 “셀트리온이 충남과 ‘백년가약’을 맺었다”며 감격했다. 그는 “우리 지역에 삼성, LG, 현대차 등 반도체, 2차전지, 미래차 중심의 신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기업이 다 들어와 쑥쑥 커 가고 있는데 바이오 대기업만 전무했다”면서 “셀트리온을 ‘충남의 바이오 대기업’이라고 부르겠다”며 추켜세웠다. 올해 들어서도 63개사 3조 227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 2월 전선 제조업 한국 대표인 대한전선이 당진에 1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해상풍력 케이블을 만드는 공장을 건설한다. 대한전선은 최근 국내 첫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포설선을 취항해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기간을 크게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는 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 일대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에 보람바이오가 입주했다. 투자협약식에서 김 지사는 “식약동원(食藥同原·음식은 약과 같다)이란 말이 있는데 건강식을 추구하는 때에 이곳에서 업계 최고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이곳 일대를 미래 농업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와 충남도는 외국 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민선 7기 4년간 유치한 45개사보다 기업 수는 적지만 유치액은 2조 7881억원보다 1조원 이상 더 많다. 취임 첫해 10월 반도체 진공펌프를 생산하는 영국 에드워드사를 비롯해 9개사로부터 모두 351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미국 코닝 등 12개사 2조 9906억원을 유치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 올해도 네덜란드의 글로벌 기업 뉴콜드가 당진시 외국인투자지역에 2020억원을 들여 콜드체인 첨단물류센터, 미국 듀폰이 천안시 외국인투자지역에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 7개 글로벌 외국 기업을 상대로 모두 647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김 지사는 지난 8월 듀폰과 함께 글라스세라믹을 생산하는 코닝정밀소재,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제조하는 독일의 베바스토코리아 홀딩스 등 외자를 무더기로 유치하며 “충남의 첨단산업 생태계가 한층 더 강화됐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구이경지’(久而敬之·오랜 시간이 지나도 공경의 자세를 잃지 않는다)란 말처럼 처음 맺어진 좋은 관계를 끝까지 유지하며 더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고 행정 등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반석 충남도 주무관은 “‘공장을 지으려는데 땅 좀 달라’는 유럽 등 외국 기업이 부지기수”라며 “오는 7일부터 이탈리아와 독일로 출장을 가 대규모 투자 유치도 계획돼 있다. 김 지사는 투자하는 기업인에게 ‘충남에 투자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나한테 직접 얘기하라. 뭐든 해결해 주겠다’고 말한다”고 귀띔했다. 도는 잇단 외자 유치로 부지가 부족해지자 ‘완판’된 33만 6604㎡의 천안시 동남구 성남·수신면 천안 5외국인투자지역을 48만 9781㎡로 15만 5337㎡ 더 확장했다. 외투지역 확장은 전국 최초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김 지사 취임 후 현재까지 끌어낸 투자 유치로 총 4만 5192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것으로 추정했다.
  • 새 한미 연합사령관 브런슨…北,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새 한미 연합사령관 브런슨…北,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미국 국방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신임 한미 연합사령관에 제이비어 브런슨 육군 중장이 지명됐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정권 교체기에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브런슨 중장은 현재 육군 1군단장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4만여명의 육군을 지휘하고 있다. 미 육군은 “브런슨 장군이 재래식 부대와 특수작전 부대에서 다양한 참모·지휘 보직을 역임했으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작전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한미 연합사령관이 통상 4성 장군 자리라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브런슨 중장을 4성 장군으로 진급시키는 인사안도 재가했다. 한미 연합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임한다. 브런슨 장군은 오는 17일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인준을 받은 뒤 취임할 예정이다. 브런슨 장군이 임명되면 빈센트 브룩스 전 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 흑인 주한미군사령관이 된다. 브런슨 중장은 베트남에서 복무한 앨버트 브런슨의 장남으로 버지니아주 햄프턴대 정치학 학사로 졸업한 뒤 1990년 보병 장교로 임관했다. 이번 인사는 2021년 7월부터 주한미군을 이끈 폴 러캐머라 사령관의 교대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주한미군사령관은 약 3년의 임기를 채우고 교체됐다. 또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체 육군을 지휘하던 브런슨 장군을 한미 연합사령관으로 지명한 것은 자국 대선 전후로 한반도의 정세 안정을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가는 북한이 미 정권 교체기에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2일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73일 만이다. 합참에 따르면 미사일은 36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남쪽으로 발사했다면 계룡대 등 주요 군 시설에 닿는 거리다. 발사 수량은 3~4발가량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600㎜ 방사포(다연장 로켓포)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최근 한미 연합 쌍룡훈련에 대한 반발이나 러시아 수출을 위한 테스트 목적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일각에선 이번 발사가 11~17일 진행되는 중러 연합훈련에 북한이 보조를 맞춘 것이란 설명도 나온다. 북한은 전날 밤에 오물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 20여개도 띄웠다. 또 지난 7월부터 인천 강화군 접경지역에서 쇠를 깎는 듯한 기괴한 소음을 남한으로 흘려보내고 있는데 이 소리가 최근에는 더 커졌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5월 대북 전단에 대응해 오물풍선을 살포하기 시작한 뒤 오물풍선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번갈아 자행하는 행태를 보였다. 북한이 오물풍선과 소음 공격에 더해 미사일 도발까지 재개하면서 미 대선 전후 도발 수위를 전방위로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전날 미 대선 공개토론 직후 대선 개입을 위한 시발적 성격도 내포된 것 같다”며 “앞으로 도발 수위가 점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 푸틴·김정은 ‘브로맨스’ 1년…다음은 ‘붉은광장 투샷’? [월드뷰]

    푸틴·김정은 ‘브로맨스’ 1년…다음은 ‘붉은광장 투샷’? [월드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에서 손을 맞잡은 지 꼭 1년이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변화와 함께 ‘절친’이 된 두 사람은 ‘브로맨스’를 과시하며 러북관계를 양적·질적 차원에서 전례 없이 확대했다. 특히 올해 6월 19일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답방하면서, 과거 ‘잊혀진 동맹’으로 전락했던 러북관계는 이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까지 수직 상승했다. 양국 정상은 러북관계를 법률적 기초 위에 세우고 전방위적인 협력을 전개하기 위해 정치·경제·군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협력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국방연구원(KIDA) 두진호 국제전략연구실장과 손효종 북한군사연구실 연구위원은 11일 발간한 동북아안보정세분석(NASA)에서 “러북관계가 김일성-흐루쇼프, 김정일-푸틴 시기보다 높은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또 평양 회담 이후 ‘빅 브라더’ 푸틴 대통령은 ‘리틀 브라더’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는데, 만남이 성사되면 북한은 국제적 고립 탈피 및 정상국가화라는 전략적 이익도 누릴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단기적 차원을 넘어 중장기적 차원에서 러북관계를 관찰하고 대응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러북, 안보분야 중심 협력 확장● 北 대외정책 중심추, 러 쪽으로 기우뚱● ‘우리 우정 포에버’? 상호의존 심화 관측 지난 1년간 양국은 특히 안보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했다. 앞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국방부 장관이던 지난달 “북한이 작년부터 8월 4일까지 1만 2000개가 넘는 컨테이너를 러시아에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152㎜ 포탄 약 560만발을 운반할 수 있는 규모다. 러북은 군사분야 각 급 수준의 교류협력과 실제적인 군사기술협력을 전개하는 등 정상회담 후속 조치도 가속화했다. 지난 7월 초 김금철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은 러시아 총참모대 등 군사교육기관을 방문했다. 두진호 실장은 “가장 쉬운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해 중·장기적으로는 연합연습·훈련 시행에 대비, 러북 간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같은달 중순에는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러시아 국방부 방산담당 차관이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이례적으로 독대하고 군사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두 실장은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군사협력 및 군사기술협력 이행을 위한 행보”라며 “러시아는 북한의 노후화된 해·공군 무기체계의 성능개량 사업에 관여하고, 북한은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는 문제를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전후재건사업에 북한 노동 인력을 파견하는 얘기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8월에는 러시아 국방부 주관 방산기술전시회 ‘Army-2024’에 북한군미사일 개발을 총괄하는 김정식 노동당 중앙위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인공위성 등 우주 분야는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협력을 강조하는 행보였다. 전시회에 이란, 시리아, 벨라루스 등 러시아의 동맹 및 우방국들도 참석한 만큼 권위주의 국가에 무기수출을 하기 위한 북측의 방산외교 가능성도 내포했다. 7월 홍수 때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물론, ‘형님 나라’ 중국의 인도적 지원도 거절한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만은 수용했던 것 역시 러북관계 변화의 상징적 사례였다.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앞으로 반드시 도움이 필요할 때는 가장 진실한 벗들, 모스크바에 도움을 청할 것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의 외교 중심추가 러시아 쪽으로 급속히 기울었음을 시사한다. 국방연구원 연구진은 “최악의 홍수에도 혈맹 중국의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면서 러시아에 전략적 명확성을 드러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상호의존도는 지속 심화할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러북이 전방위적 협력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北, 러 주도 다자협의체 참여 가능성● 러, 北 활용 美인태전략 대응 가속화● 北, ‘뒷배’ 믿고 7차 핵실험 도발 우려도● 셔틀외교 복원…金 모스크바 답방 주목 특히 국방연구원 연구진은 북한의 러시아 주도 다자협의체 참여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 6월 푸틴 대통령 평양 답방 계기에 러시아와 북한이 맺은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협약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판 나토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및 브릭스 플러스(BRICS Plus) 등에 참여 가능성이 열렸다. 북한의 참여가 현실화한다면 러시아는 핵을 보유한 북한을 활용해 미국의 인태 전략에 대응할 수 있고, 북한은 러시아의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고립을 해소할 수 있다. 북한으로선 냉전 이후 최대의 전략적 기회인 셈이다. 김 위원장이 내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의 전승 기념일 행사에도 참석한다면 정상국가화라는 전략적 이익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양회담 이후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는데, 김 위원장이 이를 수용할 경우 그 시기는 전승 기념일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두진호 실장은 “러시아 당국은 구소련이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 9일을 전승 기념일로 제정하고 최대 규모의 안보 행사를 개최한다”며 “2025년은 러시아가 나치 독일에 승리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로 크렘린궁은 내년도 전승 기념일을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01년 모스크바 방문 이후 24년 만에 실현되는 정상 방문이 된다.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전략적 소통을 확립할 수 있고 붉은광장에 집결한 글로벌 사우스 정상들과 만남을 통해 고립 탈피 및 정상국가화라는 전략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북 정상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및 평양 회담을 통해 셔틀 외교를 완성한 만큼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답방은 향후 양국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할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라고 두 실장은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러시아를 전략적 뒷배로 얻은 북한이 더 대담한 군사적 모험주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평양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자체 방위력 강화와 국가 안보, 주권 수호를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며 북한의 핵 개발을 사실상 용인했다. 아울러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북한이 제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 푸틴과 김정은 ‘피상적 관계’ 시각도● “러, 민감 기술은 北에 안 줘”● 북러협력 경계하는 中 입김도 큰 변수 다만 이런 밀착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우정은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한 북러 간 협력이 이어지겠지만 그 이상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이상현 전 세종연구소 소장은 지난 6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국익을 접점으로 한 계산된 협력은 상황이 바뀌면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안코프 국민대 교수도 “러시아와 북한의 새로운 사랑은 피상적이고, 인위적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포탄과 미사일을 대가로 러시아에서 핵무기 설계도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등 최첨단 군사 기술을 전수받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산 고급 리무진 차량을 선물할지언정, 핵무기나 탄도 미사일과 관련한 군사적으로 민감한 기술을 북한에 전달하지는 않았다는 게 한국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무기 제작과 관련된 기술을 북한에 실제로 전달하기보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억제하기 위해 이런 위협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한다. 중국 역시 북러 협력의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변수로 꼽힌다. 표도르 째르치즈스키 국민대 교수는 “(북러는) 양자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큰 형님이 베이징에서 늘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학부생들이 이상의 시 ‘오감도’ 비밀 풀어냈다

    학부생들이 이상의 시 ‘오감도’ 비밀 풀어냈다

    학부생들이 천재 시인 이상의 시 중 난해하기로 유명한 ‘오감도 시제4호’를 전자기학적 관점에서 해석한 연구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물리·광과학과 3학년 이태균(21) 씨,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2학년 임혁준(22) 씨. GIST는 두 학생이 기초교육학부 이수정(50) 교수의 지도를 받아 ‘오감도 시제4호에 구현된 내부 진단의 전자기학적 원리’라는 제목의 논문을 국문학 분야 학술지 ‘한국시학연구’ 79호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오감도 시제4호’는 이상의 오감도 연작시 중 한 편으로, 글자가 아닌 뒤집힌 숫자판으로 구성된 난해한 작품이다. 관찰이라는 주제를 독창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시인 자신이 의사로 환자를 진단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숫자판의 해석, 진단의 의미, 환자의 정체에 대해는 여전히 논란이다.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숫자판을 모두 가로나 세로 방향으로 읽었지만, 연구팀은 숫자판을 원기둥과 도넛 같은 토러스 형태로 만들어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입체 구조에서 나선형으로 수열을 읽어보면, 좌우가 뒤바뀌고 단절돼 비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수열이 정상 형태로 읽힌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경계면의 정보만으로 내부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전자기학 핵심 원리인 스토크스 정리가 이용됐음을 밝혀냈다. 또 토러스 구조에서 벡터 미적분학 기본 정리로 불리는 헬름홀츠 정리가 쓰였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이상은 환자(세상)의 병을 직접 치료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병을 진단하는 방법은 바로 문학, 그중 시이며, 보이지 않는 내부를 투시하고 진단하는 것이 시인의 책무임을 표현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임혁준 군은 “이번 우리 연구가 평면에 쓰인 시를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첫 단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도 “올해는 오감도가 발표된 지 90주년을 맞는 해라서 이번 연구가 더욱 뜻깊다”고 밝혔다. ‘한국시학연구’측은 이번 논문에 대해 ““숫자 배열이 내포하는 존재성과 유일성을 수학적 원리를 통해 규명하는 창의성이 돋보인다”며 “독창적인 시각과 방법론으로 이상 텍스트에 접근함으로써 이상 시 연구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했다.
  • 치밀한 협상가·대왕고래 해결사… 에너지·원전 정책 이끈다[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치밀한 협상가·대왕고래 해결사… 에너지·원전 정책 이끈다[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이경수 에너지정책과장추진력 탁월한 ‘산업부의 칸트’ 문양택 전력산업정책과장까다로운 난제 깔끔히 교통정리 김재은 자원안보정책과장패션 감각도 갖춘 멀티플레이어김영만 통상정책총괄과장협상 과정부터 결과까지 꼼꼼히박정미 FTA정책기획과장미·중·일·러 4대 강국 통상 경력정상용 무역정책과장물류대란 지휘… 유머 감각도 갖춰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라인은 여름과 겨울, 세종에서 가장 분주하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과 청정수소, 원자력 발전 수출, 해외 자원 개발 등을 책임진다. 에너지정책실을 1급 대변인 출신 최남호 2차관(행시 38회)이 통솔한다. 통상교섭본부(차관급)는 1998년 외교통상부에 설치됐다가 2013년 산업부로 넘어온 뒤 현재 3차관실로 불릴 만큼 몸집을 키웠다.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역할을 키워 가고 있는 통상교섭실과 무역투자실, 차관보실을 통상 협상 전문가이자 교수 출신인 정인교 본부장이 지휘한다. 이경수 에너지정책과장 고시 동기(기시 36회·행시 44회) 사이에서 ‘산업부의 칸트’라고 불릴 정도로 일 처리가 꼼꼼하고 루틴을 중시한다. 머리 회전이 빠르고 추진력이 탁월하다. 원전부터 석유, 자원 개발, 재생에너지 정책은 모두 그의 손을 거친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산업, 연구개발(R&D), 통상에도 전문성을 갖췄다. 주캐나다 대사관과 대통령실 파견 근무를 했다. 에너지 안보 확보와 무탄소에너지(CFE) 대전환을 위한 글로벌 작업반 출범을 추진 중이다. 문양택 전력산업정책과장 얽히고설킨 갈등을 깔끔히 교통 정리하는 해결사이자 자타공인 에이스이다. 전력산업과 서기관 시절에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을 중재했다. 현재 전력피크에 대응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온화한 인상, 매너 있는 말투와 달리 논쟁적인 이슈를 피하지 않고 치밀한 논리로 상대를 설득해 낸다. 최근엔 짬을 못 내지만 스타크래프트 게임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후문이다. 남명우 재생에너지정책과장 새벽 운동을 끝내고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일을 찾아서 하는 ‘에너자이저’다. 시야가 넓고 핵심을 꿰뚫는다. 산업과 에너지 분야를 섭렵한 하이브리드형 인재란 평가다. 인사팀장과 방문규 장관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올 들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 등 굵직한 정책을 연이어 발표해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김범수 수소경제정책과장 세심하고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과원들을 적재적소에 쓰는 용병술이 뛰어난 ‘산업부의 히딩크’다. 산업과 에너지, 무역통상, 기획조정실 등을 거쳐 업무 이해도가 남다르다. 청정수소에 대한 법적 기준과 인증 체계를 담은 ‘청정수소 인증제’ 시행을 주도했다. 또 한일 수소협력 대화의 물꼬를 트고,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하는 등 수소 공조를 넓히는 데 일조했다. 김재은 자원안보정책과장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맡아 올해 세종청사 ‘13동’에서도 가장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책임감이 강하고 한번 옳다고 생각하면 밀어붙인다. 산업과 에너지, 지역균형발전 업무 경험을 가진 멀티플레이어다. 전기통신제품안전과장 시절 일부 제품의 KC마크 표시 면제 등을 담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을 주도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었다. 평상시에도 옷을 멋들어지게 입는 편이다. 문상민 원전산업정책과장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2017~19년)과 산업부 장관실(2016~17년·주형환 장관) 등을 거쳐 시야가 넓고, 반도체·자동차과 등 핵심 과를 거친 ‘전략통’이다. 현안 해결 능력이 뛰어나고 소통이 원활해 현안이 생길 때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원 투수’다. 반도체와 자동차과 등을 거치며 주력 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을 뒷받침했다.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인 원전 정책을 총괄한다. ‘잘 놀아야 일도 열심히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고 직원들과의 네트워킹에도 진심이다. 김영만 통상정책총괄과장 국내외 이해관계자들과 지치지 않는 협의로 합의를 도출하고 성과를 끌어낸다. 결과는 물론 과정까지 놓치지 않는 ‘치밀한 협상가’다. 무역안보정책과장 때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대응했고, 자유무역협정(FTA)상품과장 때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관세 철폐 협상을 타결시켰다. 홍보실에도 몸을 담아 기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윤선영 신통상전략과장 통상 분야의 미래 먹거리인 공급망·디지털·기후에너지 등 새로운 이슈를 책임진다. 평소엔 차분하고 신중하나 임무가 생기면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끝까지 해낸다. ‘만렙 친화력’으로 관계기관, 언론, 학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정보력과 판단력이 뛰어나 ‘인사이트 퀸’으로도 불린다. FTA이행과장 때 13개의 FTA를 총괄했다. 지난해 말 신설된 신통상전략지원관실의 첫 번째 정책과장을 맡아 조직·예산·업무 등 운영 전반을 챙기며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정근용 통상협력총괄과장 탁월한 친화력으로 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마당발’이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후배들이 가장 따른다.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정리하고 필요한 업무에 집중한다. 광물자원팀장 시절 핵심 광물 확보에 초점을 맞췄던 경험을 토대로 올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순방에서 경제외교 부문 실무를 총괄했다. ‘K실크로드’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데 기여했다. 박정미 FTA정책기획과장 주러시아상무관, 동북아통상과장 등 미·중·일·러 4대 강국에 걸친 통상 경력을 지녔다. 특히 2007년 한미 FTA 체결 당시 최대 쟁점이던 자동차 분야 협상 실무를 맡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개발학을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몽골, 조지아, 탄자니아 등 신흥국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엔 대통령실 파견 근무를 하며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산업전략을 맡아 실물경제와 연계한 통상전략 기획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박근오 FTA협상총괄과장 에콰도르와의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한·걸프협력이사회(GCC) FTA,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등 지난해 굵직한 협정들이 그를 거쳤다. 조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전기차 보조금 제도로 국내 자동차·배터리업계의 긴장이 높아졌을 때 미 행정부와 만나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정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매주 10㎞ 달리기를 하고 아직까지도 매년 수능 수학 문제를 풀어 본다. ‘천재과’다. 김호철 통상법무기획과장 외교통상부 시절부터 한미 FTA,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굵직한 협상을 도맡았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 서울대 법학 박사 등 법무 분야 전문성도 갖췄다. 지금도 짬을 내 논문을 쓰는 학구파다. 올해에도 ‘산업의 디지털 전환, 글로벌 지정학과 통상협상 신의제 검토’로 제17회 심당학술상을 받았다. 2014년 WTO과장 때 20년 동안 미뤄졌던 쌀 관세화를 유예기간 만료 직전 이뤄 냈다. 2019년 주영 대사관 근무 시절 히드로공항 출입국 절차 간소화를 달성해 적극행정상을 받았다. 정상용 무역정책과장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어났던 2022년 유통물류과장으로 물류대란 대응의 최전선을 맡았다. 전통시장과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를 끈질기게 설득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등 유통 규제 개선에 물꼬를 튼 것도 그다. 새벽에 가장 먼저 출근해 청사의 환경미화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성실함과 소탈함이 강점이다. 유머도 출중해 김종주 산업공급망정책과장과 함께 산업부의 ‘개그맨 투톱’으로 통한다. 이민영 투자정책과장 규제 개혁, FTA 등을 담당하고 UN 무역개발회의에 파견되는 등 국내법과 국제 통상에 능한 글로벌 무역 전문가다. 외국인 투자자의 말에 숨어 있는 ‘한 끗 차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도 퇴근한 뒤 외국어 공부를 한다. 외국인 투자 촉진 시책을 만들었다. 어린이날 부원의 자녀를 위해 직접 포장한 선물을 나눠 줄 만큼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다. 김정예 무역안보정책과장 2022년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시절 산업부의 4대 산업규제 혁신방향을 수립하는 등 산업부의 규제 개혁 ‘호민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업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중복 위해성 심사 해소, 천연가스 배관망 운영 정보 공개 등 이전까지 규제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숨은 규제들을 발굴했다. 밀양 송전탑 태스크포스(TF)에서 여야 및 이해관계자의 가교 역할을 맡는 등 소통에 강점을 보였다. 김진수 무역위원회 무역구제정책과장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췄다. 통상과 환경, 산업 분야의 주요 업무를 거쳤고, 신남방통상정책 수립에 관여했다. 이차전지산업 활성화 계획의 초안을 구상하는 등 굵직한 과제도 무리 없이 수행했다. 러시아와 미얀마에서 근무했다. 2021년 주미얀마 대사관 시절 쿠데타를 겪은 경험을 엮어 ‘상무관과 함께하는 미얀마 경제 여행’으로 출간했다.
  • “‘저출산’과 ‘저출생’ 중 하나는 페미 용어?”…100만 유튜버 결국 사과

    “‘저출산’과 ‘저출생’ 중 하나는 페미 용어?”…100만 유튜버 결국 사과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과학 유튜버가 영상에서 ‘저출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일부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튜버 ‘과학드림’은 지난 30일 자신의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얘기할 때 굉장히 많이 언급되는 동물 실험이 있다”며 ‘유니버스25(Universe25)’라는 이름의 실험을 소개했다. 미국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존 칼훈이 1960년대 진행한 이 설치류 실험은 이상적인 생존 환경을 조성해 놓고 개체수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천적을 제거하고 먹이를 무한정 공급하는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었음에도 수용 가능한만큼 개체수가 늘지 않았고, 일정 시점 이후에는 오히려 감소하기 시작해 0까지 떨어졌다는게 관찰의 결과다. 강한 수컷과 경쟁에서 도태된 수컷이 나뉘면서 우리 내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짝짓기를 하지 않거나 새끼를 돌보지 않는 이상 행동이 늘어난게 파국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과학드림은 “선진국의 저출생 현상, 특히 현재 한국 사회가 이 실험과 너무 비슷한게 아니냐는 의견이 굉장히 많다”며 “짝짓기에 참여하지 않는 쥐들, 새끼를 낳지 않는 쥐들이 비혼·딩크족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영상이 게시되고 과학드림이 사용한 저출생이라는 용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저출생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사람들이 쓰는 단어다’, ‘페미(니스트) 단체에서 쓰는 용어를 왜 사용하냐’ 등의 의견이 쏟아진 것이다. 저출생 대신 ‘저출산’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과학드림은 댓글창을 통해 “저는 이 두 단어가 이렇게 논란이 되는 단어인 줄 몰랐다. 저출생이란 단어가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특정 여성 단체를 지지하지도 않고, 어떤 정치적 의도를 내포한 것도 아니다. 예전에 흘려 봤던 기사 중에 대통령실에서 저출생이라고 표현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고, 그때 그냥 ‘아 요즘엔 저출산이 아니라 저출생이라고 하는구나’ 정도로 인식하고 사용했다. 어쨌든 두 단어의 옳고 그름을 떠나, 논란 중인 부분이 있었다면 다른 표현을 쓰거나 단어를 선택하는 데 있어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제도·정부 조직 등에선 ‘저출생’으로 바뀌는 추세출산 VS 출생, 학술적·정책적으로 구분해 사용해야 이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젠더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드러낸다. 저출생은 서울시가 지난 2018년부터 저출산을 대체해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다.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게 인구 문제의 원인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저출산 대신 가치 중립적인 저출생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부는 저출생이라는 단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게 박원순 전(前) 서울시장과 여성단체들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왜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던 단어를 여성단체들 때문에 바꿔야 하냐”는 반발이다. 이전까지 주요 법·제도·정책과 정부 조직 명칭에는 저출산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저출생으로 점차 바뀌는 추세다. 대통령실은 지난 7월 ‘저출생대응수석’이라는 직제를 신설했다. 또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내놓은 정책도 모두 ‘저출생 공약’이었으니 용어에 정치적인 편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학술적·정책적으로 출산과 출생이라는 단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있다. 통계 지표가 대표적인 예다. 가임기 여성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란 지표에는 출산이란 표현이 그대로 사용된다. 반면 1년간의 총 출생아수를 전체 인구로 나눈 수치를 말하는 지표는 ‘조출생률’로 표현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산은 여성의 입장에서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를 고려했을 때 쓰는 용어고, 저출생은 학교, 군대 문제 등 출생아 감소로 인한 인구 변동에 어떻게 정책적으로 대응할지 고민할 때 필요한 개념”이라면서 두 개념이 다름을 강조했다. 김인선 부산대 여성연구소 교수도 “저출산과 저출생이 혼재돼 쓰이고 있지만 의미와 맥락을 따져 그에 맞는 용어를 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의정광장] 서울 한강의 무궁한 잠재력

    [의정광장] 서울 한강의 무궁한 잠재력

    2024년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펼쳐졌다. 강폭이 100~200m에 불과하지만 프랑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다. 이에 비하면 1㎞의 강폭을 자랑하는 서울의 한강은 대한민국의 명소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한강은 그동안 도시의 명소로 자리잡아 왔지만 최근 개최된 ‘2024 한강대학가요제’는 한강이 자연경관 이상의 잠재력을 지닌 공간임을 보여 줬다. 필자가 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한 이번 행사는 서울의 문화·사회·경제 발전 가능성을 한층 높여 준 계기가 됐다. 이 글에선 한강대학가요제의 성공 개최를 통해 확인한 한강의 다양한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2024 한강대학가요제는 한강을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재탄생시켰다. 264개 팀 중 예선을 통과한 11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각 팀은 자작곡을 통해 독창성과 음악적 열정을 발휘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한강은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로, 서울의 문화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임을 입증했다. 앞으로도 한강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서울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한강대학가요제는 단순한 음악 경연이 아닌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사회적 이벤트라는 의미도 컸다.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앞 공간엔 주최 측 추산 3만명이 모여들어 함께 축제를 즐겼다. 오세훈 서울시장, 남창진 서울시의회 부의장 등이 함께해 대회의 중요성을 더했다. 이런 행사를 통해 한강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한강대학가요제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수상팀에겐 총상금 2000만원이 주어져 다양한 예술적 활동을 장려하는 데 기여했다. 또 가요제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 부스, 포토 부스, 캐리커처, 캘리그래피, 스텐실 페이스페인팅, 타로카드 등의 행사가 진행되며 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한강이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자원임을 보여 주었다. 한강대학가요제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한강을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공간으로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2024 한강대학가요제의 성공적 개최는 한강이 지닌 무궁한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1000만명의 시민이 한강을 이용하기 위한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한강을 일상의 공간으로, 여가의 중심으로, 성장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3대 전략을 수립하고 △수상 특화공간 조성 △수상 이동·관광 활성화 △한강 플랫폼 구축 △수상 여가시설 조성 △수상 교육 활성화 △수상활동 참여 확대 △수상 콘텐츠 다양화 △마리나 복합시설 조성 △한강 물길 개척 △친환경 선박 도입·전환 등 10개의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또 이를 실천하기 위한 26개의 세부사업도 확정했다. 2024년을 이을 내년 제2회 한강대학가요제는 더욱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이는 서울을 세계적인 명소로 도약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춘곤 서울시의원
  • 지식을 담아내려, 생각을 비워내려… 책의 광장에서 ‘담화만개’ [박상준의 書行(서행)]

    지식을 담아내려, 생각을 비워내려… 책의 광장에서 ‘담화만개’ [박상준의 書行(서행)]

    1층 로비 누군가의 추억 가득 ‘카드 목록함’사서들의 인문고전 해석과 강연 ‘사서고생’영화 속 걷듯 ㄷ자형 2.5층 높이 ‘타워서가’보통 도서관의 3요소를 장소(시설), 장서(책), 사서라고 말한다. 도서관 여행에 관심을 가지는 순서 또한 이와 닮았다. 처음 말을 거는 건 공간의 멋과 장소의 경험이고 그런 후에야 서가의 책과 서서히 친해진다. 그리고 사서, 결국 모든 여행은 사람으로 끝난다. 오늘 도서관 여행은 충남 홍성의 충남도서관이다. 충남도서관은 ‘사서고생’으로 알았다. 찾아가는 길이 사서 고생이었냐? 이때 사서는 ‘서적을 맡아 보는 직분’으로서 사서다. 그러니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건 조금 다른 의미의 ‘고생’이다. ●사서들의 사서 하는 고생 도서관 로비의 인테리어가 반갑기는 처음이다. 충남도서관 1층 안내데스크 벽은 카드 목록함 디자인이다. 누군가는 웬 한의원 약장이냐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추억을 자극할 만한 도서 카드 목록함이다. 3층 로비에는 실제 카드 목록함과 도서 카드가 있다. 도서 목록이 인터넷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존재하기 전까지, 도서관 책의 위치는 손 글씨로 입력한 종이 카드로 찾곤 했다. 카드 목록함 때문에 서론이 길었다. 충남도서관은 충남의 광역 대표도서관이다. 도서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잔잔한 즐거움 외에 앞서 말한 도서관의 3요소가 보인다. 또는 3요소를 길라잡이 삼아 여행할 만하다. 무엇보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도서관 뒤편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서와 만나 대화할 수 있다. 우리네 현실상 쉽지 않은 기회다. ‘사서고생’과 ‘책 읽어주는 사서’가 대표적인 예다. ‘사서고생’은 ‘사서들의 인문고전에 대한 생각 강연’의 줄임말이다. 충남도서관 사서들이 진행하는 강연 프로그램으로 개관 초기부터 운영 중이다. 사서에게는 사서 하는 고생이겠지만 도서관 이용자에게는 책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올해는 이미 ‘모비딕’,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의 고전을 진행했다. 주로 책과 작가의 소개,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 영화화한 작품 등 사서가 만든 한 권의 잡지를 읽는 듯하다. 오는 10월 24일에는 박광일 사서가 알베르 카뮈의 ‘최초의 인간’을 준비 중이다. ‘사서고생’은 두 달에 한 번 짝수 달에 진행한다. ‘사서고생’이 없는 홀수 달에는 ‘책 읽어주는 사서’를 만난다. 사서 강연 형식은 똑같지만 2000년 이후 출간된 베스트셀러 도서를 소개한다는 게 차이다. 오는 9월 12일에는 신배재 사서가 ‘로봇과 AI의 인류학’(캐슬린 리처드슨, 눌민)을 준비했다. ‘한 줄 글귀’를 빌리자면 ‘절멸 불안을 통해 본 인간, 기술, 문화의 맞물림’이다. 사서의 고생과 고심이 느껴지는 소개다. 사서의 강연은 저자 북토크나 유명인 강연과 달리 한 사람의 독자로서 탐독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론 책과 가까운 이들이라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여느 프로그램보다 강연 후 질문이 많다. 프로그램은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에 진행하며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는다. 누구나 예약 신청할 수 있고 현장 참여도 열려 있다. ●도서관엔 사람이 있는 편이 장소와 장서, 즉 책과 공간이 어떻게 어울리는지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충남도서관의 공간 디자인 콘셉트는 ‘담화만개’(談花滿開)다. 뜻 그대로 풀면 이야기꽃이 활짝 피어나다일 텐데 조금은 막연하다. 그럴 땐 4층 로비로 이동한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3층 전경은 그 어려운 한자를 시각화한다. 충남도서관 3층은 일반자료실, 특성화자료실, 열람실이 한데 어울린 개방형 서가다. 요즘 도서관이 공간을 구분 짓지 않는 건 알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마치 도서관 안에 책의 광장이 있고, 구석구석 저마다의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에 집중하는 모습에 가깝다. 정면의 벽은 전체가 서가다. 가지런하게 놓인 책들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다. 그 아래에는 계단열람석 빈백(bean bag)에 몸을 맡긴 채 책 속으로 잠수한 이들(간혹 수면모드도 있다), 남쪽으로 창을 낸 긴 책상에 줄줄이 고개를 묻고 공부하는 이들, 그 좌우로 조도를 낮춰 아늑한 특성화자료실(충남과 백제 관련 서적이 많다)과 홍예공원이 보이는, 도서관에 막 재미를 붙인 이들이 즐겨 찾을 만한 창가의 좌석(생각을 비워내기에 알맞다)이 있다. 중앙에서는 다시 한번 사서와 조우한다. 충남도서관 사서들은 지방신문에 번갈아 가며 ‘사서들의 서재’라는 칼럼을 기고한다. 이를 큐레이션한 추천 서가다. 곁에는 ‘항일 독립운동 특화 코너’다. 충남은 독립기념관이 있는 광역지자체고 홍성은 만해 한용운의 고향이다. 점자책 서가도 가깝다. 그러고 보니 계단열람석 빈백 옆에는 휠체어 리프트가 있었다(충남도서관은 전국 도서관 가운데 최초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용자들은 저마다 다른 자세와 방식으로 도서관이란 울타리 안에서 도란도란하다. 이는 꽤나 감격적이다. 각자도생의 시대, 짧은 시간이나마 하나의 공간에서 책의 공동체를 이룬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얼마 전 재밌게 읽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우치다 다쓰루, 유유)는 제목을 강하게 부정하고 싶어진다. 도서관은 성스러울지언정 그럼에도 역시나 사람이 있는 편이 좋다. 다음의 ‘담화만개’는 북카페다. 4층 로비에서 3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면, 2층 북카페에서는 1층 일반자료실이 모두 보인다. 이곳의 주인공은 단연 2.5층 높이 벽면을 가득 채운 타워서가다. 한 면이 아니다. ‘ㄷ’ 자형으로 1층 로비까지 연결되며 크게 삼면을 두른다. 타워서가는 각 6단의 4층 서가다. 층마다 계단과 통로를 마련했다. 장식용 서가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비교적 대출이 적은 철학(100), 종교(200) 책들을 배가해 통행의 혼잡을 방지했다. 대신 각 서가는 어른 키 높이로 가장 높은 단의 책도 손쉽게 꺼낼 수 있다. 타워서가를 오가노라면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 속 주인공이 돼 호그와트의 도서관에 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간 벽면형 인테리어 서가에 대한 불만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 깨닫는다. 서가는 바라보는 것이 아닌 책을 꺼내고 만져 볼 수 있을 때 서가로 존재한다. ●슈슉 슈슉, 여름이 간다 그렇다고 타워서가의 ‘ㄷ’ 자형 안쪽을 놓칠 수 없다. 사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박스 형태의 자료실은, 바깥이 타워서가라는 걸 떠올리자 외벽도 내장도 온통 책으로 만든 집 안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두 번째 도서관 장면이라고나 할까? 각각의 자리는 조명 하나하나까지 좌석의 형태에 따라 세심하게 골랐다. 대접받는 기분이다. 마침 사방의 책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문학 작품이다. 그 가운데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브라이드 딜런의 ‘에세이즘’(카라칼)을 꺼내 안락의자에 앉는다. 에세이란 가장 익숙한 장르지만 그래서 정의를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장르다. 작가는 에세이의 ‘기원’, ‘스타일’, ‘불안’ 등의 목차를 내세우며 각 주제에 해당하는 책과 문장을 소개한다. ‘흩어짐’이라는 주제에 끌려 책을 펴니 버지니아 울프의 ‘웸블리의 천둥’이다. ‘흙먼지 회오리가 대가리를 곧추세운 채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코브라들처럼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허둥지둥 지나간다.’ 이 한 문장만으로 글의 힘이 느껴진다. 흙먼지 회오리가 허둥지둥 지나가다니. 그것도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이 또한 언젠가 사서들의 ‘고생’ 목록에 오르지 않을까? 그럴 수 있기를 바라 본다. 그리고 슬며시, 흙먼지 회오리 자리에 폭염이나 무더위를 대입한다. 올여름 더위는 유독 길고 심했다. 어느덧 8월의 마지막 날, 이제 이놈의 무더위가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허둥지둥 지나가는 꼴을 보는 일만 남았다. 도서관은 지난여름 내내 그러했듯, 남은 여름 또한 여전히 더위를 견디기에 좋은 피서지일 테다. 참, 충남도서관 4층에는 식당도 있다. 도서관 식당이라니? 도서관 카페는 있어도 식당 보긴 힘든 시절이다. 이 같은 도서관의 소소한 즐거움이 점점 사라져가는 건 얼마간은 아쉬운 일이다만. 점심에는 일반식과 일품식 두 가지를, 저녁에는 간편식을 낸다. 가격은 5000~7000원 선이다. ●도서관 문 열면 공원 충남도서관은 홍성군 내포신도시에 위치한다. 내포는 충남도청이 이전하며 생겨난 신도시다. 도시는 북쪽 예산과 남쪽 홍성을 포함해 부채꼴 형태로 자리한다. 그 꼭짓점이 홍예공원이고 충남도서관이다. 그래서 공원의 이름이 홍성과 예산의 머리글자를 딴 홍예다. 공원 안에는 두 개의 호수와 총길이 약 2.8㎞에 달하는 산책로가 있다. 독립운동가 거리도 있어 도서관 3층 일반자료실의 항일독립운동 특화 서가와 조응한다. 도서관 문을 열고 나서 가장 먼저 보이는 풍경 역시 홍예공원이다. 1층 후문에서는 호수 자미원으로 연결된다. 자미원은 소주천문도에 나오는 별자리다. 왕의 궁전을 상징한다. 물가의 자작나무와 지면패랭이꽃, 예술 작품이 산책의 동무다. 도서관 2층 정문은 홍예공원 중앙 방향으로 향하는데, 2층 전자자료실 안내 창구에서는 독서의자를 최대 4시간 동안 무료 대여한다. 소지가 편한 1인용 캠핑 의자다. 공원 어디에서든 편하게 독서하라는 도서관의 배려다. 더위가 수그러드는 9월의 어느 날은 홍예공원에서 캠핑 기분을 내며 책장을 넘길 수 있겠다. ●담담한 이응노의 집 홍성은 코로나19 이전까지 ‘홍성역사인물축제’를 열었다. 여섯 명의 홍성 역사인물을 주제로 한 축제였다. 고암 이응노 화백은 그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태어난 집은 충남도서관에서 불과 7㎞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지금은 옛 생가를 복원하고 작품을 볼 수 있는 기념관을 꾸렸다. 건축가 조성룡이 설계해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응노의 집이다. 이응노의 집은 고암의 스케치를 빌려 복원한 생가와 작품을 전시하는 기념관, 북카페 고암책다방, 마을 산책을 겸할 수 있는 연지 등으로 이뤄진다. 현재는 고암 탄생 120주년 기념 기획전 ‘심상’(心象)이 한창이다. 1960~1970년대 고암의 추상화 중심 전시다. 이 시기는 고암 인생의 전환기다. 1958년 파리에 정착했고 1967년에 ‘동백림사건’을 겪으며 옥고를 치렀다. 6·25전쟁 당시 헤어진 아들 소식을 들으려 동베를린을 방문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투옥의 시간이 ‘또 하나의 자신을 깨어나게 했다’고 말하고, ‘자각이야말로 진정한 정열과 용기를 가져다주는 것’이라 덧붙인다. 그가 옥중에서 그린 그림들은 강인해서 먹먹하다. 그의 생애를 닮은 건축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조성룡 건축가는 이응노의 집을 단층으로 담담하게 지었다. 다진 흙을 층층이 쌓아 만든 황토벽이 특징인데 이웃한 논과 연지로, 먼 데는 용봉산과 눈을 맞춰 어울린다. 그의 인생이 켜켜이 쌓인 양하다. 그래서 내포신도시 사람들은 소풍 나오듯 이응노의 집을 찾고 너른 야외의 공원을 거닌다. ●수덕여관에 새긴 군상 이응노 화백의 1960~70년 마지막 흔적은 예산에도 있다. 수덕사는 우리나라 최고 목조 건축의 하나인 대웅전(국보)으로 유명하다. 맞배지붕의 집은 단아하고 수수한데 흔들림이 없어 아름답다. 대웅전에 다다르기 전에는 선(禪)미술관 옆 옛 수덕여관에 들른다. 수덕여관은 이응노 화백이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기 전 머물던 초가집이다. 이전부터 살던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나혜석에게 그림을 배웠다. 그리고 1969년 ‘동백림사건’에서 형집행정지·가석방으로 풀려나 다시 잠시 머물렀다 쫓겨나듯 프랑스로 떠나서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수덕여관에는 그때 너럭바위에 새긴 문자 추상암각화 두 점이 남아 있다. 각기 둘레 17m와 7.6m의 바위다. 큰 바위에 새긴 암각은 이응노의 집에 상설 전시 중인 탁본의 원본이다. 그는 글자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한 암각화에 대해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며 영고성쇠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이 그 바위 안에 새겨져 있다는 뜻이다. 그걸 달리 말하면 인문일 테고, 아마 그것이 마음에 남아 고전이 되는 것일 테지. 수덕사 또한 충남도서관에서 10㎞, 이응노의 집에서 7㎞ 거리로 가깝다. 여유를 내 들러볼 일이다. ●충남도서관 -오전 9시~오후 10시(화~금), 오전 9시~오후 6시(토~일), 월요일 휴관 -누리집 library.chungn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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