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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가 25%로 내집 장만 길 터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무주택 서민이 제3의 투자자와 공동으로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 본인은 분양가의 51%를 내고, 투자자는 49%를 충당한다.‘반값’으로 주택을 사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7일 ‘지분형 주택분양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 공공분양 주택을 대상으로 수도권에 시범 도입한 뒤 확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본인은 해당 주택의 소유권·임대권·매각권 등 모든 권리를 인정받는다. 나머지 49% 투자는 개인·펀드·연기금 등을 통해 충당된다. 투자자는 투자한 지분을 언제든지 팔 수 있다. 예컨대 수도권에서 2억원에 분양되는 18평형 아파트의 경우 51%인 1억 200만원만 있으면 내집 마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중 절반 정도는 국민주택기금에서 융자받을 수 있어 5000만여원으로 일단 집을 살 수 있게 된다. 분양가의 나머지 9800만원은 시세 차익을 원하는 투자자나 펀드를 통해 조달된다.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투자액만큼 이자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 인수위는 지분형 주택분양제를 공공택지에 조성되는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공공분양주택에 우선 적용한 뒤 민간분양주택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재덕 인수위 경제2분과 인수위원은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가 51%의 지분을 갖도록 한 것은 해당 주택에 대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투자자는 전매제한 기간이 끝난 뒤 실소유자가 해당 주택을 매각할 때 차액의 49%만큼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인수위원은 “전매제한 기간인 10년 동안 돈을 묶어 놓으면 투자자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그 전에 다른 투자자에게 지분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도록 증권화 방안 등도 추가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또 올해 안에 택지조성촉진법을 개정, 공공택지개발에 민간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공공택지개발은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등이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수도권의 경우 토지 가격이 전체 비용의 60∼70%에 이르고 있는 만큼 경쟁 도입으로 토지가격, 나아가 분양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부동산대출 옥죄기의 딜레마

    새 정부가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해 중과세보다는 대출억제를 선택하기로 함에 따라 그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대출억제에 따른 부작용 여부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는 부동산가격 폭등을 옥죄기 위해 참여정부가 2006년부터 시행해온 주택담보인증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과 같은 대출규제를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공급에는 시간이 걸리는 반면, 종부세·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를 완화할 경우 투기가 활발해질 것을 우려해 금융규제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경기활성화를 앞세운 정책금리 인하 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집값의 60% 이내에서 대출하는 LTV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40∼60%를 넘지 못하게 하는 DTI 대출규제가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공급 확대될 때까지는 불가피한 규제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일단 돈줄을 죄는 게 확실한 부동산 안정화 방향”이라면서 “공급확대를 통한 안정화 정책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적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부동산 담보대출과 연동된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치솟아 대출금리도 올라가는 상황이라 대출을 끼고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여기에 DTI나 LTV를 완화하지 않고 현행 수준에서 유지한다면 상당한 수요 억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새 정부가 갑작스레 대출규제를 완화하면 안정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정책의 일관성 차원에서 금융규제 유지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PB사업단 김승섭 과장은 “세제를 완화해도 대출규제를 유지하면 투기세력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일각에서 서민들의 주택마련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지만, 투기와 투자를 분리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을 위해 돈줄을 풀어주면 투기세력에게도 돈이 흘러들어가 오히려 집값 상승으로 서민들이 더 피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건설경기 살리려면 대출규제 풀어야 경기도의 20평대 아파트에서 30평대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 부동산중개소를 방문한 최모(41)씨는 대뜸 ‘DTI가 얼마나 나오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중개소에서는 1억∼2억원의 대출을 끼고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DTI가 이에 못미쳐 계약금만 날리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무주택자인 김모씨는 “대출규제를 계속하게 되면 내집 마련을 원하는 서민들이 집을 장만하기 어렵다.”면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 미분양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 건설사 임원은 “정부가 대출규제를 풀지 않는 한 지방의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매매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서 “지방의 건설경기를 살리려면 돈줄을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수습기자, 서민을 만나다] “솟아라! 희망아” 새해 첫 새벽 거침없이 파이팅

    [수습기자, 서민을 만나다] “솟아라! 희망아” 새해 첫 새벽 거침없이 파이팅

    “서민여러분∼무자년(戊子年) 새해도 거침없이 파이팅!” 참 힘든 한 해였다. 주가가 하늘 높이 치솟아도 서울역의 노숙자들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은 구직난에 눈물을 머금었다. 정치인들이 ‘우리 서민, 우리 서민’ 그렇게 외쳐댔어도 서민들의 삶은 별반 나아진 게 없었다. 그러나 서민들은 2008년 새해 다시 ‘희망’을 말한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이들의 희망을 꺾을 순 없다. 이제 막 ‘진실의 펜’을 잡은 서울신문 장형우(사진 왼쪽)·신혜원(오른쪽) 수습기자가 새해 벽두 서민들을 만나 그들의 애환과 새해 희망을 들어 봤다. ●공무원시험 준비생 이재청씨 “형과 함께 합격할 겁니다” “새벽부터 고시원 식당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 독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참 많다는 것을 느껴요. 올해는 꼭 취업해야죠.” 서울시 종로구 정독도서관의 정식 개관 시간은 오전 8시. 그러나 이재청(26)씨는 아직도 컴컴한 새벽 6시부터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씨는 지난해 8월 경상대학교를 졸업하고 9월부터는 본격적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이씨가 준비하고 있는 시험은 검찰 사무직 9급. 매일 새벽부터 밤 10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지만 일반 공무원 시험이 1년에 여러 차례 있는 것에 비해 검찰 사무직은 4월 한 번뿐이라 부담이 더 크다.“시험이라는 게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로 말하잖아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합격이라는 결과물이 없으면 다시 1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씨는 지난 연말 단 한 번도 송년 모임에 참가하지 않았다. 벌써 두 번이나 낙방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데다 공부의 흐름이 깨질 우려가 있어서다. 다행히 이씨의 옆에는 형이 있어 든든하다. 형 역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비슷한 애환을 가지고 있다.“형은 얼마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요즘엔 제 도시락도 손수 싸주고, 공부하다가 졸리면 깨워 주기도 하지요. 저와 시험 과목이 겹치는 부분은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니까 큰 힘이 되죠.” 이씨는 올해 꼭 합격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다. 두 형제를 서울로 올려 보내고 마음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어느 새 눈시울이 붉어진다. 경남 진주에서 자신을 묵묵히 응원해 주는 여자친구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이씨는 새 대통령에게도 한 마디 했다.“우리 같은 지방대 출신들은 취업하기가 더 힘듭니다. 부디 좋은 일자리를 골고루 많이 늘려서 지방대 출신들의 눈물을 닦아 주세요.” 신혜원기자 hyewon81@seoul.co.kr ●노량진 수산시장 박정식씨 “전세라도 옮기고 싶어요”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냉동수산물 도매를 하는 ‘꽁지머리’ 박정식(54)씨는 이 시간이 더 없이 바쁘다. 어촌에서 올라온 수산물 가격이 흥정 끝에 결정되고, 소매상인들에게 한창 팔려 나갈 시간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경매가 끝나서야 겨우 말을 붙였다.“새해에는 꼭 사글세에서 전세로 옮기고 싶어요.” 한창 돈을 벌던 1997년. 갑자기 들이닥친 경제위기와 더불어 박씨는 사기까지 당했다. 이혼의 아픔도 겪어야 했다. 박씨는 “세상 모두가 나를 속여도 정직하게 살자.”고 결심했다. 앞머리칼을 몇 가닥만 길러 땋은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도 정직하게 살고 싶어서다.“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머리모양이기 때문에 남을 속일 생각은 아예 못하죠.”외환위기 이후 수산물 시장의 경기가 계속 좋지 않아 노량진 시장에서도 상도의를 찾기가 힘들어졌다고 박씨는 전한다. 박씨는 지난해까지 매주 복권을 샀다. 남을 속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씨는 “새해는 경기가 좋아져 더이상 복권을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래를 좋아해 항상 반주기를 틀어 놓고 일하는 박씨는 수산시장의 명물로 통한다. 어렵고 힘들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박씨는 이웃상인들에게도 큰 힘을 준다. 박씨는 태안 기름 유출사고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산물 시장도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박씨는 “큰 사고가 나면 꼭 못사는 사람들만 피해를 본다.”면서 “정부나 기업체나 사고가 나기 전에 미리 방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업을 하다 만난 베트남 출신 부인과 2005년에 결혼한 박씨에게는 3살된 늦둥이가 있다. 요즘 한창 말을 배우는 아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아들이 성장하면 베트남에 가서 한국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버려진 아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신문 광화문지국 조한춘씨 “아픈 아내 회복되겠죠” “새해에는 서울신문에 기쁜 뉴스만 가득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겨울 바람이 휘몰아치는 새벽 4시. 조한춘(41)씨는 서울신문 광화문지국에서 바쁜 손놀림으로 배달할 신문을 정리하고 있었다. 매서운 추위에도 조씨의 이마에는 땅방울이 맺혔다. 조씨는 1985년 공부를 하고 싶어 맨손으로 상경했다. 조씨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선택한 것은 신문배달. 처음 서울역에 내렸을 때의 다짐대로 검정고시는 너끈히 통과했다. 성실한 생활로 결혼도 하고 집도 장만했다. 그리고 지금은 7살 명록이와 5살 윤태의 다정한 아빠이기도 하다.“23년 동안 아프지 않고, 결혼도 하고, 내집도 마련했으니 성공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조씨는 무척 힘들다. 지병을 앓는 부인의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새해에는 아내의 건강이 회복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기대를 하지 않으면 살 맛이 나지 않잖아요.” 조씨는 오전 1시부터 7시까지는 조간신문을,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석간신문을 배달한다.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97년 경제위기 뒤 10년간 배달부수가 40%나 줄었습니다. 그만큼 벌이가 안 좋아지는 거죠. 점점 일감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조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조씨는 “사람들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면 신문부터 끊는다.”면서 “그러나 어려울수록 신문을 통해 좋은 정보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씨가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남북정상회담. 기분 좋은 소식을 접하게 될 서울신문 독자들을 생각하니 여간 행복하지 않았다. 이 때만큼은 ‘신문 배달원이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단다.“대통령 부부가 반세기 만에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어가는 사진을 담은 10월3일자 신문을 배달할 때 가슴이 벅찼습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지하철 기관사 정흥세씨 “자살하는 사람 줄어야죠” “새해에는 생활고 탓에 지하철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전 5시50분 서울역에서 지하철 4호선 오이도행 첫 차의 운행을 준비하는 정흥세(51) 기관사의 표정에서 긴장감이 묻어났다. 지난해까지 운행 거리만 40만㎞.17년간 지구를 열 바퀴 돈 베테랑 기관사지만, 첫 차를 운전할 때는 어느 때보다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다. 잠시 뒤 졸린 눈을 비비며 다가온 승객이 눈인사를 건네자 정씨도 밝은 미소로 답을 했다. 정씨는 “새벽 첫 차를 타는 사람들은 늘 정해져 있죠. 마음 편하게 하루 쉴 수 없는 노동자들이나 장사하는 서민들이에요. 힘들게 하루를 시작하는 분들을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까지 모셔다드리는 것이 새해에도 변함없는 저의 임무죠.”언제나 몸은 고단하지만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큰 차를 운전한다.’며 자랑스러워하는 두 딸의 응원과 손님들이 ‘고맙습니다.’,‘수고하시네요.’라고 건네는 말 한 마디가 정씨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된다. 보람있는 순간도 많지만, 돌발 위험에 노출돼 있는 기관사들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지상구간에서 사슴이나 개가 튀어 나오거나, 어린 학생들이 플랫폼에서 친구를 미는 시늉을 할 때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이다. 특히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람들 때문에 기관사들이 겪는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제 동료는 자신이 운행하던 지하철에 사람이 뛰어들어 숨지자 6개월 동안 공황장애를 앓았어요. 끝내 그 친구도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답니다. 남의 일이 아니죠.” 몇 년 전만 해도 지하철 4호선에서 1년에 3∼4명 꼴로 자살이 일어났지만 지난해에는 한 달에 한 명 정도로 늘었다고 한다.“올해는 경제가 좋아지고 사회 분위기도 밝아져서 생활고로 자살하는 사람이 줄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무엇보다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죠.” 신혜원기자 hyewon81@seoul.co.kr
  • 더 힘들어진 ‘내집 마련’

    더 힘들어진 ‘내집 마련’

    결혼 뒤 내집마련까지 걸린 기간이 올해 조사에서 평균 9.4년을 기록, 지난해에 비해 1년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급등한 주택 가격이 올해까지 영향을 미친 탓이다. 국민은행연구소가 26일 발표한 ‘2007년 주택금융수요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 후 주택 장만에 소요된 기간은 평균 9.4년으로 지난해 8.2년보다 1.2년 이상 더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개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내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은 2003년 6.7년에서 4년 만에 3년 가까이 늘어나는 등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국민은행연구소 나찬휘 팀장은 “이는 최근 소득 증가보다 주택가격 증가 폭이 더욱 컸다는 의미”라면서 “특히 지난해 급등한 주택가격 상승률이 올해까지 여진을 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평균 주택구입 가격은 2억 3599만원. 구입 가구의 59.2%는 금융기관으로부터 평균 8378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가구의 경우 연소득 대비 구입주택 가격비(PIR)는 6.6배로 지난해 6.5배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연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6년 이상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북권의 PIR는 7.9배인 반면 강남권은 12.3배로 지역별 집값에 따른 편차가 심했다. 또 월 평균 대출금 상환액은 55만 2000원으로 월 소득의 15.5%를 대출금 상환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간 소득이 15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 가구는 소득의 39.2%를 대출을 갚는 데 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8년 소득’ 한푼 안써야 수도권 집 산다

    수도권에서 집을 장만하려면 8년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월급을 모두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으로 보면 집 한채를 마련하는 데 6년 걸린다. 국토연구원은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중위수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전국은 5.7배, 수도권 8.1배, 서울 7.5배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에서는 7년 6개월간 월급을 몽땅 모아야 내집을 장만할 수 있는 셈이다. 김근용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PIR를 평균으로 잡으면 주택가격이나 연소득이 특별이 높은 경우가 포함돼 왜곡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위수(中位數)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서울의 PIR가 외국 도시보다 더 높다. 국토연구원은 “2001년 기준 영국 런던은 4.7배, 일본 도쿄는 5.6배”라고 설명했다. 집값에 대한 대출액이 차지하는 비율(LTV)은 36.3%로 조사됐다. 도(道)지역(39.3%)이 수도권(35.7%)보다 높았다. 처음 갖는 내 집은 신규 분양(27.6%)보다 기존주택 구입(52.6%)이 훨씬 많았다. 주거면적은 평균 67.3㎡(20평)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85.3㎡(26평), 저소득층은 57.7㎡(17평)였다. 주택가격은 평균 1억 1803만원이었다. 고소득층의 주택자산(2억 7535만원)이 저소득층(5606만원)보다 3.9배가 높았다. 고소득층은 주로 아파트(64.8%), 저소득층은 단독주택(51.5%)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2년내 이사계획이 있는 경우는 수도권이 13.5%로 다른 지역보다 다소 높았다. 이사할 때 주택규모(16.4%), 주택가격(16.1%), 교통여건(11.9%) 등이 고려 대상이다.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공공 임대주택 입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입주하겠다(41.8%)가 입주하지 않겠다(35.9%)보다 약간 높았다. 입주할 때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임대료를 꼽았다.이번 조사는 건설교통부 의뢰로 실시됐다. 유효 표본수 3만 201가구를 대상으로 심층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이기철기자 huli@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가계 ‘현금성 자산’ 높여라

    [경제현장 읽기] 가계 ‘현금성 자산’ 높여라

    가계 부채는 증가하는데 부동산 가격은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있어 가계도 현금흐름(Cash flow)을 원활히 해야 한다는 조언들이 나오고 있다. 경제 전반적으로 과잉유동성 상태지만 막상 개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자산의 70∼80%가 부동산에 묶여 있어 여의치 않다. 부채가 많은데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이자 부담증가로 가계의 자금사정은 좋지 않다. 그래서 보수적인 경제전문가들은 “위기는 부채를 타고 온다.”면서 “자산을 유동화하기 좋은 자산으로 바꾸라.”고 경고하고 있다. ●환금성이 약화되는 수도권 아파트 주의보 5년전 자기자본이 1억 3000만원이던 회사원 최모(39)씨는 최근 자기자본이 7500만원으로 42%가 줄어들 처지에 놓였다. 최씨는 지난해 검단 신도시발 아파트 가격 폭등 때 은행 빚 3억원을 빌려 일산에 33평 아파트를 4억 4000만원에 샀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값도 2억원으로 올라 당시 최씨의 자산(자기자본+부채)은 6억 4000만원으로 뛰었다. 그러나 최씨는 금융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구입 7개월 만에 아파트를 4억원에 싸게 팔아달라고 부동산에 내놓았다. 구입 시점보다 4000만원을 낮췄지만 매기가 전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최씨는 “매월 이자만 163만원씩 부담하는데 금리는 더 오른다고 하고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고 ‘손절매’를 하기로 했다. 결국 5500만원만 까먹었다.”고 했다. 일산과 경기도 북부의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최씨처럼 매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팔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고 한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생활자금도 부족한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이 정체되자 자산가치를 믿고 버틸 수 없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수십년간 수도권 아파트는 현금자산으로 평가될 만큼 환금성이 좋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경직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돌아설 수 있다.”면서 “장래성이 밝지 않은 지역에 거액의 부채를 지고 내집을 장만했다면 심사숙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의 위험 프리미엄 위험자산에 투자하면 리스크(위험)만큼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위험 프리미엄이다. 그런데 고유가를 업은 중동의 오일머니,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등이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너도나도 위험자산에 투자하게 되자, 위험의 수준은 그대로인데 과수요로 프리미엄이 낮아졌다. 위기가 발생하면 충격받을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더 많이 생겼다는 의미다. 미국의 위험 자산인 정크본드와 10년 만기인 미국 국채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2003년 1분기에 5.12%포인트였지만, 올 1분기에는 2.69%포인트로 줄었다. 국내의 경우는 회사채(BBB-)와 3년만기 국채간의 금리 차이는 2003년 1월 4.71%포인트에서 올 1분기에는 2.7%포인트로 줄었다.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대가가 미국은 고작 2.69%포인트, 한국도 2.7%포인트인 것이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중국·미국 증시가 연착륙할 것이고, 최근 중국·미국 증시에 한국증시의 동조현상이 약화되고 있어 앞으로 큰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동조현상이 약화된 것처럼 보일 뿐, 시차를 반영할 경우 여전히 동조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위험 변수들 여전히 존재 한국은행의 정대영 금융안정분석국장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을 평가할 때 수익성이나 순자산 가치보다도 현금흐름을 가장 중요시했고 그 결과 대기업들이 부채비율을 90%이하로 가져가고 있다.”면서 “가계도 앞으로는 현금 흐름을 강화하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국과 미국의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수년간의 저금리 기조에 의해 발생한 자산거품이 꺼져 전 세계적인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급속한 회수라든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인한 헤지펀드들의 위기, 중국의 긴축경제, 고유가 등 위험변수는 아직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1조 20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투자하고, 미국의 자본들은 중국과 아시아의 위험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에 위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질 수도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젊은 그대, 미분양을 노려라

    젊은 그대, 미분양을 노려라

    9월부터 청약가점제가 시행됨에 따라 신혼부부 및 사회초년생 등 점수가 상대적으로 불리, 가점이 낮은 사람들은 틈새시장을 노려볼 만하다. 청약통장 없이도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임의분양(일반분양 물량 20가구 미만)·미분양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두드려볼 만하다. 부동산 시세 제공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는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서 15곳 200여가구가 임의분양될 예정이다. 오피스텔은 11곳 900실(室)이 분양된다. 또 조망이 좋고, 금융혜택이 다양한 전망이 좋은 미분양 물량도 주목할 만하다. ●청약통장 없이 내집마련 가능한 임의분양 임의분양 물량으로는 20∼30평형의 중소형이 많다. 두산건설은 7월쯤 서울 성동구 행당동 322의 22 일대 행당4구역을 재개발해 24·43평형 10가구를 임의분양한다. 동원메이드건설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 489번지 일대 연립을 헐고 30∼40평형 13가구를 10월쯤 분양한다. 금호건설은 인천 남구 용현동 일대 부성아파트와 영남아파트를 재건축해 5월에 각각 임의분양할 계획이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업무시설로 이용하면 주택 수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분양가도 주상복합이나 일반 아파트에 비해 싼 편이다. 하지만 투자메리트가 있는 곳인지는 잘 살펴 봐야 한다. 풍성주택은 이달 중순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중심상업단지 16-1블록에 35∼100평형 50실을 분양할 예정이다. 서해종합건설은 5월 동탄신도시 3곳에서 15∼44평형 113실을 분양한다. ●금융혜택 많은 미분양도 미분양 아파트도 청약 통장 없이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는 중도금 무이자 융자, 이자 후불제 등 금융 혜택도 많다. 쌍용건설이 서울 중구 회현동2가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남산 플래티넘 53∼92평형 30여가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곳은 명동 상권과 가까이 있는 편이다. 단지 남쪽으로 남산을 조망할 수도 있다. 이수건설이 강남구 삼성동 8의 2에서 분양한 브라운스톤레전드는 10가구가 남아 있다.GS건설이 경기 수원시 입북동에 분양한 조합아파트의 32평형에도 잔여물량이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씨줄날줄] 婚 테크/육철수 논설위원

    배우자를 잘 만나서 서로 사랑과 이해와 배려 속에 살아가는 부부들은 참 행복한 삶을 누리는 셈이다. 그만하면 족할 터인데, 사람 욕심이 어디 그런가. 결혼은 현실이어서 사랑 나부랭이는 어느새 고전에나 나올 법한 얘기가 돼 버렸다. 권력이나 재력이 어느 정도 따라줘야 결혼도 빛난다는 그릇된 세태 탓일까, 결혼·이혼·재혼 등 혼인관계를 재테크의 수단이나 기회로 삼는 게 요즘 유행이라고 한다. 언제부턴가 ‘혼테크’란 말이 생겼다. 결혼(結婚)에다 기술(Technology)을 갖다 붙인 신조어다. 국어사전에도 ‘결혼을 잘 활용함으로써 최대한의 이익을 내는 일’이라고 버젓이 풀이해 놓았다. 좁은 뜻으로는 결혼으로 인한 재테크겠지만, 넓게 보면 이혼·재혼을 포괄하는 혼인관계 변화를 이용한 돈벌이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혼테크는 재산증식의 개념이 강하지만 그 원조는 혈통보존과 권력유지를 위해 성행했던 동서고금의 정략결혼이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혼테크란 조어의 시작은 순수했다.10년전 외환위기를 겪은 세대가 새 가정을 꾸리면서 내집 장만과 인생설계를 위해 혼수품을 줄이고 저축계획을 짜는 등 알뜰하게 재산을 모으려는 풍조에서 비롯됐으니까. 하지만 최근엔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한 혼테크가 극성이라고 한다. 이른바 위장이혼을 통한 것인데, 재산 많은 부부가 가짜로 헤어지면 양도소득세 등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1가구 2주택인 부부가 위장이혼하면서 집을 한 채씩 나눠 가진 뒤, 이혼상태에서 1가구를 처분하고 재결합하면 불법·편법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또 하나는 법(소득세법 시행령 제115조 5항)을 악용한 경우다. 부부가 집을 한 채씩 나눈 뒤 위장이혼했다가 곧바로 재결합해서 2년 안에 1가구를 양도하는 수법이다. 지난해에는 종합부동산세를 안 내려는 황혼이혼이 문제더니 갈수록 태산이다. 법망에 아무리 구멍이 많다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재산을 지켜야 하는지 개탄스럽다. 더구나 세금지식깨나 있다는 일부 세무사와 재테크 전문가들이 이런 수법을 부추긴다니 사회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다. 돈 앞에서 사랑도, 가족도, 법도 무너지는 걸 보면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7개 항목만 공개해선 싼지 비싼지 조차 알수없어”

    “7개 항목만 공개해선 싼지 비싼지 조차 알수없어”

    1·11 부동산대책은 미완성의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효성을 거두려면 보완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7개 항목의 원가공개는 허점 투성이다. 서울대 김용창 교수는 “사실상 공개가 아니다.”면서 “폭리구조가 드러나도록 정보를 공개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데, 이런 시스템으로는 원가를 공개해도 검증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 ‘미완의 정책’ 한계 및 대안 세종대 부동산경영학과 변창흠 교수도 “핵심은 비교와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인데, 공개를 해도 그 가격이 비싼 건지, 싼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책이 업계에 자율성을 주는 선에서 절충돼 있다.”고 꼬집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공개를 하더라도 대형건설사는 느긋하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검증 불가한 원가공개 1·11대책에 따라 민간이 공개하게 되는 7개 항목은 공공기관이 공개하는 61개 항목을 7개의 광주리에 담아놓는 식이다. 까닭에 공개 내역이 두루뭉술해지는 데다, 공공과 민간이 다른 기준으로 원가를 공개하는 탓에 비교·검증이 불가능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국장은 “감리자 모집 단계에서 이미 민간의 58개 항목별 공사비가 공개되는 마당에 구체적 공개를 피하는 이유가 뭐냐.”며 “정말 원가공개 의지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에까지 확대한 원가공개 내역은 택지비,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가산비 등 7개 항목이다. 전면공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불명확한 공개기준 항목별로 살펴보면 택지비 문제가 첫 손에 꼽힌다.1·11대책에서는 감정평가액을 택지원가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감정가로는 택지비에 포함된 거품을 걷어낼 수 없고, 투명성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순철 국장은 “감정가는 주변시세가 반영된 가격”이라며 “민원처리비, 리스크(위험) 비용 등에다 미래가치까지 포함돼 있어 실제 매입원가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감정가는 토지 매입비보다 높기 마련이어서 원가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10년 전 평당 10만원에 사뒀던 땅이 평당 100만원으로 올랐을 경우 감정가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지게 된다. 원가는 10배로 부풀려지게 마련이다. 감정가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된다. 변창흠 교수는 “감정가는 감정평가사의 시각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데, 문제는 사업주가 감평사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사업주의 입김이 반영된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주가 원하는 대로 감정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끊이지 않는 토지 감정 비리 사건은 이같은 우려를 더하는 대목이다. 둘째로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되는 기본형건축비의 문제도 지적된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이석우 조사부장은 “하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원가가 뻥튀기 되는데, 땅 파는 토공사에 실제 40억원이 든다면 200억원이 들었다고 원가를 매기는 식”이라며 “공사비 부풀리기는 100% 다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부 공정에서도 이렇게 부풀리기가 만연되고 있는데, 수십개나 되는 공사 항목을 큰 묶음으로 모으게 되면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셋째로 가산비 내용도 불분명하다. 가산비는 체육시설이나 도서관 등 아파트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비용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호화롭게 짓는다고 하면 얼마든지 가산비도 부풀릴 수 있다. 브랜드 가치 차이를 누가 검증할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심사위 활동이 관건 결국 1·11 대책의 성공 여부는 이런 허점들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달렸다. 서울시립대 서순탁 교수는 “원가 공개 내역을 검증할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지자체별로 구성하는 심사위에서 전문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제대로 허실을 가려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창 교수는 “단순히 분양원가를 검증만 한다는 건지, 분양승인도 거부하는 효력까지 부여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정부 정책의 불분명한 점을 지적했다. 경실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1·11대책의 허점은 많지만 그래도 기본형건축비를 크게 낮추면 원가의 거품을 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형건축비 재조정을 촉구했다. 현행 기본형건축비는 중소형 기준 344만원으로 터무니없이 높아 적정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또 원가인하에 따른 부실시공 가능성에 대해 “감리가 바로 서면 해결된다.”고 했다. 감리회사가 건설사의 하수인 비슷하게 돼 있는 현행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얘기다. 감정가에 대해서 우리은행 이성규 부부장은 “택지를 매입했던 시점의 감정가냐, 아니면 분양이 이뤄지기까지 금융비용이 포함된 감정가냐에 따라 그 차이가 엄청나다.”면서 “현재로선 기준이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정성을 위해 감정평가사 선정 과정도 투명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부동산시장 기상도 1·11 부동산 대책에 이어 1·31 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집값이 잡힐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을 할지, 경착륙을 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뜸하고,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부동산시장 급랭기류가 당분간은 지속되겠지만, 상승 가능성이 항상 잠재해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은행 PB사업부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상반기는 분양가 및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가격이 더 오르지 않고, 하반기에는 강보합세가 예상된다.”면서 “투기 심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중요한데, 이번 대책도 별 게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 곧바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인하를 중심으로 한 공급확대 정책 등으로 광풍은 잦아들 것”이라면서도 “연말 대통령선거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거래 급감 현상은 곧 해결되겠지만, 가격 급등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설이 지나면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좀 살아날 것”이라면서도 “거래의 절대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다시 강세로 전환되더라도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핵심 내용으로 한 1·31대책으로 장기적으로 중소형의 가격은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내용이 일관적으로 추진된다면 중소형의 시장가격이 훨씬 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준비수요는 늘어나겠지만, 당장 무리하게 집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거나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민영아파트 건축이 줄게 되는데, 그러면 어차피 집을 한 채 사는 입장에서 더 좋고 큰 아파트를 찾게 된다.”면서 “30평 이상 중대형 평형은 수요·공급의 원리에 의해 5∼6월쯤 가격 반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되짚어 본 부동산정책 정부의 아파트 분양가격 정책은 경제사정과 맞물려 규제와 자율화를 되풀이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8일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1963년 공영주택법에서 공영주택의 입주금과 임대료를 건설원가에 연계해 결정하도록 하면서 정부의 가격통제가 시작됐다.1973년에는 가격통제 대상이 민영주택으로 확대됐다. 1977년에는 주택규모나 공영·민영에 관계없이 정부가 획일적으로 가격을 정해주는 강력한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됐다. 국민들이 분양대금을 미리 내는 선분양 제도를 일반화시켜 집값을 확실한 정부 통제 하에 두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1989년에 원가연동제로 완화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는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18평 이하 소형주택을 제외한 모든 주택에 분양가 자율화가 실시됐다. 시민단체들은 “선분양으로 인해 파생된 모든 규제를 철폐했다면 당연히 후분양으로 선회해야 했다.”고 지적한다.‘선분양-상한제’,‘후분양-가격자율화’가 시장원리에 맞다는 주장이다. 경실련 아파트거품빼기운동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정부는 그동안 선분양에다 분양가 자율화는 물론 국가가 강제로 수용한 택지를 헐값에 민간업체에 넘기고, 분양가를 부풀려 신청해도 아무런 통제 없이 승인해 줬으며, 미분양 대책까지 세워줬다.”면서 “공급자가 리스크(위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82년부터 18년간 대형 건설업체에 몸담았던 부동산 전문가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기존 아파트의 가격까지 끌어 올리자 참여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2005년 3월에 공공택지의 공공주택을 대상으로 원가연동방식의 상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가 이번에 민영아파트까지 대상을 넓힌 것이다. 민간의 자율에 맡겼던 분양가격을 정부의 통제에 두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정부의 이번 대책을 놓고 “건설업체의 폭리를 합법화시킨 ‘무늬만 원가공개’”라고 비난한다. 반면 건설업계는 “원가를 공개하고, 가격을 통제받는 제품이 어디 있느냐.”며 반(反)시장적 정책이라고 반발한다. 이번 대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중소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1·11 대책 발표 직후 “주택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반발했다. 대형업체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도 “민간주택 분양원가 공개를 입법화하면 헌법소원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 ‘부동산 정책’ 이런 점은 걱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자칫 건설경기 위축과 아파트 공급 축소, 부실시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간 건설업체들은 “1·11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면 결국 건설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급이 축소돼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익이 적어지면 값싼 건설자재를 쓸 수밖에 없어 아파트의 품질이 하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소비자만 골탕을 먹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평균 105.9%에 이르지만 수도권은 90%대에 머물러 주택수요가 여전히 많다.”면서 “원가공개와 분양가 상한제로 수익이 줄어들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한다.’는 기업의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아 적재적소의 공급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수도권에서는 대기수요가 너무 많은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정부의 신도시 계획과 공공주택 확대 계획은 몇년 내에 이뤄지기 어려워 결국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일감정평가법인 관계자는 “원가공개로 일단 분양가는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사업을 발주하는 시행사들의 이익이 불투명해지면 개발을 추진하려는 시행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은 값싼 중국산 자재를 쓰고 비숙련공을 고용하는 방법으로 원가를 맞출 수 있고, 결국 아파트 품질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경원대 홍종학 교수는 “현재의 주택수요 중에는 투기적 가수요가 많다.”면서 “부동산 개발은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데 유독 한국에서만 짓기만 하면 ‘대박’이 터지는 저위험 고수익 구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에 1000개도 안 되던 건설사가 1만 3000개로 급증한 사실은 그동안 건설사들이 얼마나 폭리를 취했는 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건설업계의 폭리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소비자가 공개된 원가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삼지 못하게 한 것과, 강제수용으로 이뤄지는 공공택지개발에 민간업체의 참여를 허용한 것은 오히려 민간업체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업계의 주장이 일방적인 하소연과 으름장만은 아닌 듯하다. 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정부 당국자도 “공급위축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아파트 공급위축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위원간 가격깎기 경쟁이 빚어질 수도 있고, 이는 공급을 늦추고 결국은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부처 한 국장은 “부동산에 거품이 없다는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의 발언은 집값 거품붕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경제정책 당국의 바람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원가공개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왔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02)2000-9261∼9263 또는 tamsa@soeul.co.kr
  • 천안式 통제의 명암-3년간 분양가 상승률 9% 그쳐

    천안式 통제의 명암-3년간 분양가 상승률 9% 그쳐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언제쯤 나와요? 어디가 제일 교통이 편한가요?” 7일 천안시 두정동의 S부동산에서 만난 이모(29·여·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거주)씨는 공인중개사와 머리를 맞대고 아파트 시세를 따져보고 있었다. 올 가을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장만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씨는 “천안 아파트 값이 싸다고 해서 알아보러 왔다.”면서 “일단 천안에서 분양만 받을 수 있다면 시댁에서 몇년 함께 살다가 아파트가 완공된 뒤 이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 4년째 분양가 규제하는 천안 가보니 ●“서민들에게 내집마련 희망 줘” 천안시가 4년째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천안시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천안에 집을 장만하려고 몰려들고 있다. 불당동에서 만난 주부 이모(38)씨는 “결혼한 지 10년이 됐지만 고속철이 들어온다, 지하철이 연결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집값이 하도 올라 천안에서는 아파트를 못 살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시에서 일정가격이 넘으면 분양을 못하게 규제해 주니 좋은 아파트를 싸게 살 수 있는 길이 생긴 셈”이라고 반겼다. 실제로 2004∼2006년 사이 천안시의 아파트 분양가는 599만∼655만원으로 유지돼 상승률은 9%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주시의 분양가가 3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청주시의 분양가가 4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껑충 뛰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의정감시활동을 벌이는 시민단체 푸른천안21의 김흥수 운영위원은 “대부분의 지자체가 거품이 잔뜩 낀 분양가를 형식적으로 승인해 주는 가운데 천안시가 총대를 멘 것”이라면서 “전국적으로 건축비가 2∼3%밖에 차이가 안나는 상황에서 분양가를 잡으려면 규제는 꼭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천안의 가이드라인제가 주변지역 집값을 끌어내리는 부수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신도종합건설은 아산시 용화택지지구에 지을 ‘브래뉴’의 분양가를 670만원으로 신청했다. 아산시는 천안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인 655만원보다 낮은 618만원에 승인했다. 아산과 천안은 사실상 동일 생활권으로 천안의 분양가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원가공개하겠다.” 도심에 있는 한 모델하우스. 서너명의 행인들이 입구를 기웃거리다 발길을 돌렸다. 내부 인테리어까지 완벽하게 되어 있는 모델하우스였지만 입구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빨간 경고문구가 붙어 있었다. 휑뎅그렁한 모델하우스를 지키던 경비는 “모델하우스가 완공된 지 1년이 다 돼가는데 시에서 분양승인을 받지 못해 문도 열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끔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드나들어 아예 경고문을 붙여놨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만난 건설업자들은 천안시의 가이드라인에 맞추면 이윤이 맞지 않기 때문에 결국 경영사정이 악화돼 도산 위기에 처할 것이고,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절반은 하소연, 절반은 으름장으로 받아들여졌다.A건설 관계자는 “한달에 이자만 8억 5000만원을 내야 하는데 벌써 1년 가까이 분양을 미뤄 피해가 막심하다.”면서 “시에서는 우리가 눈치보느라 분양을 미룬다고 하지만, 이자가 얼마인데 그러겠느냐. 이윤이 남지 않아서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차라리 매매계약서는 물론이고 도급계약서 한장까지 모든 자료를 줄 테니 철저하게 원가검증을 다 하라.”면서 “철저히 검증하고 9% 이상 마진 못 붙이게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지금 아산의 땅값은 천안의 60∼70% 수준이고 분양가는 거의 비슷하다.”면서 “아산으로 빠져나가는 건설업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시가 땅장사하나?” 최근에는 천안시가 시유지를 비싸게 팔아 건설사가 가이드라인 이상의 가격으로 분양하게 만들고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청수지구에 땅을 소유하던 박윤수(43·가명)씨는 “원주민들로부터 땅을 평당 70만∼150만원에 강제수용해 놓고 건설사에는 700만원에 팔았다고 하던데, 이러면 시와 토지공사가 땅장사한 것밖에 더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천안시 이병기 공영개발팀장은 “우리가 실제로 판매한 가격은 400만∼450만원인데 민간건설사가 채권의 할인으로 인한 손실액까지 분양가에 포함시켜 가격이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 천안 가이드라인정책 2% 부족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제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100점짜리 정책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보다 정교한 정책 추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천안시의 결함과 보완점을 부동산정책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분양가 심의·승인권 지자체에… 중앙 - 지방갈등 우려 천안시가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저지른 가장 큰 오류는 지자체장의 분양가 통제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시행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세종대 부동산 경영학과 변창흠 교수는 “정책은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법적인 근거가 없다면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천안시가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1·11 대책에서는 분양가 심의·승인권이란 엄청난 권한을 지자체에 맡겼다. 천안시와 정반대로 건설업자에 유리한 분양가를 승인해 주는 지자체가 나올 경우에는 중앙정부-지방정부간 갈등도 예상된다. # 시행초 산정기준·과정 공개안해 신뢰도 떨어져 천안시가 매년 발표하는 가이드라인의 산정 기준과 과정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 천안시는 2004년 처음으로 평당 분양가 600만원이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지가상승·물가변동률·표준건축비 등을 감안해 ‘포괄적으로’ 금액을 산정했다고만 설명했다. 적정 택지비와 건축비 등을 산출해 합계를 낸 결과가 아니라 여러 요인을 감안해 ‘적당한’ 총분양가만 결정했다는 얘기다. 자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건설업체들은 “신뢰할 수 없는 가이드라인”이라고 반발한다. 공식적인 자문위원회는 올 들어서야 구성됐다.1·11대책에서도 건설교통부가 정할 ‘기본형 건축비’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정책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 가이드라인 655만원 맞출 수 있는 곳은 시외곽뿐 분양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비의 지역별 차이를 감안하지 않은 점도 비현실적이라고 지적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천안시에서 500가구 이상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택지의 가격을 A∼D등급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새 도심인 두정·쌍용·불당동에서 외곽지역으로 가면서 땅값은 각각 600만원,500만원,300만원,25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면서 “가이드라인 655만원을 맞출 수 있는 지역은 시 외곽뿐”이라고 주장했다. 남서울대 건축학과 이광영 교수는 “도심에서 떨어진 거리와 상업지역이나 주거지역 등 각 지역의 용도에 따라 분양가를 차등해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1·11 대책에서는 택지비를 감정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감정가가 택지매입원가와 큰 차이가 날 수 있어 논란과 갈등의 소지가 있다. # 가이드라인 제시후 주택보급률 89%대로 하락 공급 축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A건설 관계자는 “2002년부터 가이드라인 적용 전까지 공급된 주택 물량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은 별 문제가 없다.”면서 “지금 아파트를 지어도 3∼4년은 걸리는데, 가시적인 공급 대책 없이 당장 계속해서 늘어나는 천안 인구를 어떻게 감당할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천안의 주택보급률은 2001년 102%에서 가이드라인을 도입한 2004년 89%로 떨어졌고,2006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천안시 서정철 주택사업팀장은 “법원에서 가이드라인제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건설사들이 분양을 늦추고 있는 것뿐이지 실제로 사업을 취소한 회사도 한 곳도 없다.”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공급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병선 주택관리팀장은 “2009년 말까지 비록 적은 물량이지만 임대아파트와 주택 34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면서 “대량으로 공급해야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1·11대책 역시 공급부족 사태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정부가 1·31 대책에서 10년 동안 260만 가구의 장기임대주택을 추가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택지확보와 재원조달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개가 아니다. ■ 드리미-천안시 법정싸움 어떻게 되나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놓고 천안시와 소송을 제기한 ‘㈜드리미’가 손해배상 소송까지 예고, 법정 싸움의 귀추가 주목된다. 천안시는 8일 오전 대법원에 상고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드리미는 조만간 금융비용과 모델하우스 관련 비용 등 35억∼4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는 천안시가 가이드라인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고의적으로 분양승인을 반려했다는 사실을 드리미측에서 입증해야 한다. 최달식 드리미 사장은 승소 가능성에 대해 “천안시가 월권행위를 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다.”면서 “천안시의 정책은 법적으로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건축·재개발 관련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A변호사는 “천안시가 고의에 가까운 과실이 있거나 행정명령으로 인해 드리미측이 볼 피해를 충분히 예견했다는 입증이 있어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를 증명하는 문서나 증언 등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리미 관계자는 “손해배상에 대한 결과는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승인을 둘러싼 행정소송에 대해 대법원에서도 드리미측이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법조계에서는 1·11대책과 관련해 민영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도록 법령을 정비한다고 해도 이를 드리미가 분양승인신청을 한 시점으로 소급적용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재산권 보호를 재확인한 대전고법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은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된다. ■ 성무용 천안시장에 들어보니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통한 안정화 노력이 1·11 부동산 대책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성무용(64) 천안시장은 7일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가이드라인은 사실상 폐지되는 셈이지만, 이미 가이드라인의 효과를 보고 있는 천안의 부동산 시장이 더욱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시장은 “지난 2002년부터 천안에 개발 호재가 부상하면서 근거도 없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기 시작했다.”면서 “최대 수익을 얻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벌이는 업자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지역 서민이라고 보고 적정한 가격선을 설정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가이드라인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반박했다. 성 시장은 “적정한 분양가 책정은 주택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수요자인 서민과 공급자인 건설사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다.”면서 “실제로 지역 경기의 지표로 활용되는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가 지난 2002년 2만 9227개·15만 2656명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5년에는 3만 3616개·18만 2186명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란 수요와 공급의 기본원리에 의해 움직이는데 아파트 분양가가 지역의 경제여건에 맞지 않는 고분양가로 책정되는 것이 오히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성 시장은 분양가 규제가 자치단체장의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강조한다. 그는 “주택법 38조에 엄연히 분양승인권을 지자체장에게 주도록 명시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이 권한을 행사해 천안을 비롯해 인근지역까지 분양가가 안정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성 시장은 대전고법에서 천안시의 가이드라인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패소한 데 대해 “지자체장의 승인권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분양가격이 포함된 입주자 모집공고안을 요건만 갖추면 승인해 줘야 한다는 기속행위로 판단한 것은 재판부가 주택법의 입법취지인 서민의 주거 안정 등 공익에 앞서 사업자의 사익을 지나치게 배려한 것”이라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는 “법원 판결이 우리의 힘겨웠던 노력에 힘을 실어 주진 않았지만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천안시의 일관된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02)2000-9261∼9263 또는 tamsa@seoul.co.kr
  • [서민들의 희망 띄우기] 노점상 최종갑씨

    “내 아들에게까지 집값 걱정을 대물림할까봐 걱정됩니다. 서민들이 집값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호떡장사를 하고 있는 노점상 최종갑(49)씨의 새해 소망은 서울에 18평짜리 작은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는 것이다. 경기도 이천의 무허가 가건물에서 살고 있는 최씨는 결혼 적령기가 다가온 외아들(25)을 위해 내집 마련의 꿈을 키우고 있다. 아들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현재 조그만 무역회사에서 사무직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적은 월급으로 빠듯하게 살고 있다. 그나마 신분도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다. 최씨는 “요즘 젊은 여성들은 결혼할 때 남자들의 조건을 많이 본다는데 집이라도 있어야 아들이 장가갈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최근 집값 오르는 것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약통장을 만들어 봐야 소용없을 것 같아서 갖고 있던 통장도 해약해 버렸다는 최씨는 최근 나오고 있는 ‘반값 아파트’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여태까지 아파트 원가공개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뭘 할 수 있겠어요. 지금까지 나온 서민 아파트 정책 중에서 제대로 된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아파트가 반값이 되면, 점점 임대료도 올라갈 겁니다. 아파트 정책을 믿을 수가 없어요.” 그러면서도 최씨는 “‘반값 아파트’가 공급된다면 오죽 좋겠냐.”면서 “올해엔 반값까지는 아니더라도 20∼30%만 값이 떨어져도 좋겠다.”고 말했다. 최씨의 또다른 소원은 장사가 잘되는 것.“지난해에는 호떡을 하루에 300∼400개씩 팔았는데. 올해에는 500∼600개씩 팔렸으면 좋겠어요.” “호떡 장사하는 우리야 이제 무슨 희망이 있겠어요. 자식 잘되는 걸 보는 게 유일한 낙이죠. 그런 의미에서 서민경제가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호떡도 많이 사먹고, 우리 아들에게 작은 아파트라도 하나 사 줄 희망이 생기죠.”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가계신용 위험상태

    가계신용 위험상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결혼 후 내집마련까지 8년 이상이 걸리는 등 주택장만의 꿈이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소득 150만원 이하 가구에서는 수입의 절반 이상을 빚갚는 데 쓰고 있다. 국민은행 연구소는 전국 19개 도시지역에 사는 만 20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2006년도 주택금융수요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결혼 후 내집 마련에 걸린 기간은 평균 8.2년으로 지난해의 7.7년보다 0.5년 늘어났다. 임금 인상에 비해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 2006년 주택 구입 가구 기준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38.5%였다. 월평균 대출금 상환액은 53만원, 월소득 대비 상환액(PTI) 비율은 평균 18.0%로 지난해의 17.6%에 비해 상승했다. 특히 월소득 150만원 미만 계층의 PTI는 55.9%로 월등히 높았다. 주택대출을 갚는 데 월 급여의 절반 이상을 붓고 있다는 얘기다. 내년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상승’이 45.5%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하락’은 9.8%에 불과했다. 정부가 추진해야 할 중점 과제는 주택투기억제(45.3%), 세제개선(21.4%), 주택공급확대(16.0%), 주택금융지원 강화(10.4%)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 때 고려사항으로 교육여건(27.2%), 주택지 환경(26.2%), 집값 상승 가능성(19.0%) 등이 꼽혔다. 이 연구소는 또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부채가 급증, 가계 신용이 위험한 상태인 만큼, 가계 부실 방지를 위한 금융당국의 정책이 내년에 지속돼야 한다는 ‘2007년 은행경영 10대 이슈’ 보고서도 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외 가계부채를 모두 보유한 가구 ▲단기 대출을 과도하게 보유한 가구 ▲저유동성 자산 보유 가구 등은 위험관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부실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강화와 리스크 관리, 정부의 가계부실 방지를 위한 정책의 지속적 시행 등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한편 우리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면서 6대 시중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새해부터 ‘마의 7%’ 선을 넘어선다. 다음달 초에는 거의 모든 시중은행의 금리가 7%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년 전 1억원을 빌린 대출자는 1년전보다 최대 110여만원을 이자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등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2% 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새해부터는 금리가 5.75∼7.05%로 오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7% 진입은 2002년 이후 은행권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 32평 아파트 장만 11년 걸린다

    도시근로자가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 서울에서 32평형 아파트를 장만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연초보다 2년 이상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부동산뱅크가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도 가계수지 동향과 서울 아파트값을 비교 분석한 결과 월 평균 소득 342만원(3·4분기 기준)의 도시근로자 가구가 지출없이 평균 4억 5146만원인 32평형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평균 11년이 걸린다. 연초만 해도 같은 조건에서 8년 8개월 걸렸으나 올해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2년 4개월이 더 늘어났다. 또 평균 2억 7518만원인 서울 25평형 아파트를 사는데 드는 기간은 평균 6년 8개월로 연초의 5년 7개월보다 1년 1개월 늘어났다. 내집마련 기간이 길어진 것은 3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은 1분기보다 0.59% 떨어진 반면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기간 32평형은 26.3%,25평형은 18.6% 올랐기 때문이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민노“달 보라니 손가락만 본꼴”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반값아파트 분양방안을 정부·여당이 잇따라 비판하고 나서자, 한나라당이 되받아치는 등 반값아파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제시한 토지 임대부 분양방식을 겨냥,“토지확보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 생각해보면 실효성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며 재정부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반면 여당이 추진중인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은 공공에서 재원을 조성할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실효성이 담보되는 방식과 범위 안에서 시행할 수 있다는 것에 당정간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건설교통부 강팔문 주거복지본부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홍 의원이 제기한 토지 임대부 방식의 모순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이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책 실패로 아파트 값을 폭등시켰으면 책임 지고 반성하는 자세로 대안 모색에 주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강 본부장의 주장은 달을 보라고 하니 손가락을 보는 것과 같다.”면서 “정부·여당과 한나라당은 소모적 논쟁을 벌일 게 아니라 아파트 분양가를 내리고 서민이 내집을 장만하거나 장기임대주택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박찬구 김준석기자 ckpark@seoul.co.kr
  • [염주영 칼럼] 허무주의 유령

    [염주영 칼럼] 허무주의 유령

    ‘노나 공부하나 마찬가지다.’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었다.1970년대의 대학가에서 즐겨 불렸다. 군사독재의 암울한 시대에 무엇 하나 할 수 없는 무력감에 젖어 이리저리 어울려 다니며 불렀던 노래다. 노랫말 대로 본업인 학업은 뒷전이었다. 허무주의가 짙게 배어 있다. 그런 허무주의가 지금 우리 사회 도처에서 느껴진다. 맞벌이 7년째인 어느 부부는 “저축하나 마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신혼초의 약속대로 부부는 함께 직장에 나가며 출산도 미룬 채 알뜰살뜰 저축했다. 하지만 집값은 저축한 돈의 다섯배가 올라 내집 마련 꿈을 접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맞벌이 안하고 집보러 다닐 걸. 저축하지 말고 빚내서 아파트나 사둘 걸. 수년째 취업을 못하고 있는 어느 청년 실업자는 “취업하나 마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지방에서 올라와 남들이 선망하는 번듯한 대학을 나왔다. 지금까지 100여장의 이력서를 써 냈지만 모두 실패했다. 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 이곳 저곳 알바로 전전하고 있다. 법정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입으로 매달 방세와 식대, 교통비를 제하면 간신히 똔똔이다. 취업도 제대로 못할 걸 비싼 등록금 내며 대학은 왜 다녔는지.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만 믿고 한푼 두푼 모았던 사람들은 집장만을 포기하고, 겁 없이 뭉텅이 은행빚 내 아파트 산 사람들이 떵떵거리는 요즘 열심히 저금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한 사람들은 살 맛이 안난다. 허무주의의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들에게 더 열심히 살아 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이내믹 코리아의 자신감과 활력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제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지친 모습으로 남아 있다. 한국은행은 한술 더 떴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나 마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지난 주 ‘3·4분기 국민소득’을 집계해 보니 경제성장률(GDP증가율)은 4%를 넘었으나 국민총소득(GNI)증가율은 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경제가 성장했는데 소득은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득 없는 성장은 왜 하는 것인지.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는 왜 안 늘어나는지. 서민들의 삶은 왜 갈수록 고달프기만 한지. 기업들은 “투자하나 마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심각한 투자기피증을 앓고 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전과 모험의식이 사라졌다. 기업 하려는 의욕을 잃었다. 그 결과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이자놀이만 하고 있다. 정상적인 경제에서는 기업은 투자의 주체이며, 가계는 저축의 주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반대다. 기업이 저축하고 가계는 그 돈을 빌려 부동산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가계는 눈이 뒤집혀 절제력을 잃고 있다. 그 결과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가계의 소비여력이 고갈되고, 경제활력은 소진되어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며칠 전 통계청이 발표한 ‘2006 사회통계조사’에는 의욕상실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국민의 절반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들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수 없다고 믿고 있다.10명 중에 1명은 자살충동을 느낀다. 청소년의 거의 절반은 창조와 도전정신이 필요한 직종보다는 안전하게 정년을 마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대로는 미래가 어둡다. 우리들의 처진 어깨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새로운 비전은 없는가.2006년 말 사회 저변에 허무주의가 짙게 깔려 있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오늘의 눈] 금융감독 더 정교한 지침 마련을/이창구 경제부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 17일 시중은행장들을 불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일일이 정해줬다는 ‘총량규제’ 논란이 해프닝으로 끝났다. 금감원은 “과당경쟁 자제 요구를 은행들이 대출 전면 중단이라는 ‘할리우드 액션’으로 대응해 문제를 확대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들은 “금감원이 총량규제에 나섰다가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서둘러 취소했다.”고 반박한다. 행장들을 비밀리에 불러 애매모호한 지침을 내린 금감원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러나 경쟁 은행들에 줄곧 밀리다가 최근 무리하게 대출에 나선 일부 은행이 금감원의 지도에 과민반응해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준 측면도 없지 않다. 잘잘못을 따지기 앞서 왜 논란이 벌어졌는지 살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어느새 무리하게 빚을 내서라도 집을 장만하지 못한 사람이 바보인 세상이 됐다.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부자들 역시 어떻게 해서든 대출을 받아 부를 확대하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은 내집 마련의 꿈을 가능케 한 고마운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지만 부동산 투기라는 도박판에 판돈을 대는 역할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대출 고객들은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지나도 원금을 상환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대출로 갈아타고 있다. 자고나면 집값이 뛰기 때문에 굳이 원금을 갚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는 날이 오면 어떻게 될까. 집 한 채에 가족의 행복을 걸었던 사람들이 대거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 “집이라는 듬직한 담보를 잡았기 때문에 웬만큼 하락해도 건전성에 큰 무리가 없다.”고 말하는 은행이 고객의 리스크(위험)까지 챙겨주지는 않는다. 금융시장 안정의 최후의 보루인 금감원은 지금 총량규제냐 아니냐를 놓고 은행과 싸울 겨를이 없다.‘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정교하고 명확한 지도 지침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이창구 경제부 기자 window2@seoul.co.kr
  • “맞벌이 대신 집보러 다닐걸”

    “맞벌이 대신 집보러 다닐걸”

    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가진 사람을 원망하고 정부를 비난해 보기도 하지만 그게 할 수 있는 전부다. 나를 둘러싼 여건은 갈수록 내집 장만과 멀어지고 있다. 집값 급등이 이어지면서 소박한 보금자리 하나 마련하자며 힘겨운 만원버스 출퇴근을 반복해 온 서민들의 어깨가 한없이 처진다. 사무실과 거리에는 그들의 푸념과 분노가 가득차 있다. “금리와 집값 사이에 커다란 베팅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 상담창구에서 만난 회사원 최석선(37)씨는 도무지 감이 안 오는 표정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볼까 하는데 답이 안 나오는 탓이다. 그는 올 초 2억원대의 서울 외곽 27평형 아파트를 사버릴까 하다 은행이자가 부담돼 포기했다. 하지만 불과 10개월새 집값이 1억원 이상 뛰었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5억원이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싶어 은행을 찾았지만 선뜻 대출약정서에 사인을 할 수가 없다.“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 같다.”는 은행직원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경기 광명시 철산동에 34평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는 조모(43)씨는 최근 집을 팔려던 계획을 거둬들였다.1년 전까지만 해도 2억원대 후반이던 아파트 가격이 4억원대 중반까지 훌쩍 뛰었다. “집값 오르는데 싫다고 할 사람 어디 있겠어요. 솔직히 더 뛰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죠.” 하지만 조씨라고 맘이 편한 게 아니다. 세입자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학군이 좋다는 양천구 목동으로 이사 왔지만 최근 전셋값도 수천만원씩 뛴다. 결국 조씨는 광명 전셋값을 3000만원 정도 올리기로 했다. 세 들어 사는 신혼부부에게 못된 짓 하는 것 같지만 그도 어쩔 수 없다. “애들 집에다 떼어놓고 돈 벌러 다닌 사람은 바보 되고 맞벌이 안 하고 집 보러 다닌 사람들은 잘되는 나라가 정상인가요.” 하말숙(35·경기도 의왕시)씨는 결혼생활을 서울에 있는 23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시작했다. 맞벌이 생활 8년차인 그는 개미같이 모아 1억원을 만들었지만 집 사는 꿈을 거의 접은 상태다. 대출 받고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하면 2억원 안팎의 아파트를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에 두고 있던 아파트의 현재가는 7억원이 넘는다.“이런 상황에서 폭동이 안 일어나는 게 이상해요. 주변에서 ‘너도 하루라도 빨리 대출 받아서 사라.’고 하지만 나중에 집값 떨어질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죠. 정말이지 외국 나가 살고 싶어요.” 송파구에 사는 새내기 주부 이지영(27·가명)씨는 부동산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소식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전세금 8000만원에 은행대출, 부모님 도움 등을 합쳐 집 장만을 해 보려 했는데 이마저 어렵게 생겼다. 은행에서는 “상황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결혼 당시 봐뒀던 가락동의 19평형 아파트 값이 2억원대 초반이었지만 엊그제 알아보니 불과 5개월 동안 7000만원이나 올랐다. 집값이 오른 것만 봐도 눈 뜨고 손해 본 기분인데, 은행 대출조차 까다로워진다고 하니 정책 만드는 사람들이 서민들의 형편을 조금이라도 감안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민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신뢰성이 이런 상황을 낳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사원 전모(38·경기도 수원)씨는 “지난여름부터 집을 사려던 실수요자이지만 정부 말만 믿고 기다렸다가 당초 사려던 집이 1년 저축액보다 많은 3000만원이 올랐다. 지금은 도저히 살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면서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들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윤모(35·서울 성동구)씨는 “10억,20억원을 애들 용돈식으로 얘기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정부에서 아무리 독한 처방을 내놓아도 오히려 냉소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나길회 김준석 서재희기자 kkirina@seoul.co.kr
  • [女談餘談] 결혼과 집값/주현진 산업부 기자

    지난 주말 미용실에 갔다. 드레스 차림의 어여쁜 신부가 머리 손질받는 내내 끊임없이 불만을 쏟아낸다. 사연을 본의 아니게 들어보니 결혼이 내키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옆에 있던 그 어머니 말이 가관이다. “일단 가…” 결혼해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결혼을 앞두고 마냥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잘한 결정인지 수천만 번도 갈등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딸에게 “일단 가”라는 충고는 의외다.“일단 사고 보자.”는 부동산 이상열기로 자연히 생각이 미쳤다. 결혼과 내집 장만은 닮은 점이 많다. 좋은 배우자를 고르기 위해 이것저것 조건을 따져야 하듯 좋은 집을 사기 위해 발품팔고 저울질하며 여러 사람들과 상담도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집을 늘리거나 다른 집으하면 갈아타야 하듯 부부의 모습도 세월따라 진화를 거듭한다. 잘못 선택은 백약이 무효랄 만큼 돌이킬 수 없는 것도 둘 다 마찬가지다. 특히 올 들어 쌍춘년을 호재로 결혼이 봇물을 이루는 것과 잇단 악재로 집값이 치솟는 점도 비슷하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혼인신고 건수는 23만 2711건이다. 지난해 같은기간(22만 2638건)보다 4.5% 늘었다.2001년 이후 해마다 1만건씩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증가다. 올 들어 가장 많이 접하는 마케팅 구호가 ‘쌍춘년’이고, 정부도 ‘쌍춘년’이 전세난을 불렀다고 말할 정도다. 올 들어 집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매도자측의 위약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그나마 있는 매물은 중개업자마저 혀를 내두를 만큼 값이 터무니없다. 폭탄 게임하듯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이 오르다 보니 최근 집 산 사람은 상투잡은 게 아닐까 고민하게 되고, 못 산 사람은 영영 못 살까 속이 탄다. 쌍춘년을 계기로 결심을 굳혀 결혼한 사람도 괜히 서두른 게 아닌가 불안할 것 같다. 올해도 못한 사람은 영영 못가는 것은 아닌지 우울하긴 마찬가지 아닐까. 쌍춘년은 올해까지다. 해가 바뀌면 결혼 통계는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란다. 그러나 집값은 거품이 끼었다면서도 내릴 기미가 없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주현진 산업부 기자 jhj@seoul.co.kr
  • ‘막가는 집값’ 백약이 무효?

    ‘막가는 집값’ 백약이 무효?

    #사례 1 인천 검단에 사는 학습지 교사 최모(37·여)씨는 요즘 울화가 치밀어 밤잠을 설친다. 저축에다 대출을 끼고 이루려던 내집 장만의 꿈이 눈앞에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신도시 발표로 검단지역의 집값이 평당 1000만원선으로 오르면서 당초 사려던 1억 2000만원짜리 아파트가 며칠 사이 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함께 월 250여만원의 소득으로 금실좋게 살아왔지만 일이 이렇게 되자 괜한 부부싸움만 늘고 있다.“집값이 떨어진다.”고 노래를 부르던 정부 말을 믿고 내집 장만을 늦춰온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사례 2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서 5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모(57)사장은 최근 매매 거래를 위해 계약금을 치를 때 매도자가 앉은 자리에서 1억원 정도 매도 가격을 높여 부르는 일은 아주 일반적이라고 소개했다. 매물이 귀해 사려는 사람이 안달하는 매도자 우위의 장세여서 위약이 속출, 호가를 좀 높여 부르는 것은 애교라는 것이다. 추가 호가 제의가 먹혀들수록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김 사장은 덧붙였다. #사례 3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공무원들이 상담하러 오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게 새로운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에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혀온 공무원들마저도 최근 ‘일단 집을 사고 보자’는 실수요자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이번 집값 이상 급등은 기존 투기꾼이 아닌 무주택 서민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단면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참여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한 방안을 거듭 내놓으며 고심하지만 요즘 같은 이상급등 장세에서는 백약이 무효처럼 느껴진다. 기반시설을 국민세금으로 부담하고 용적률을 높여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물론 민간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해 집값 인하를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도 시장은 꿈쩍하지 않는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과 규제 등 지금까지 나올 만한 대책은 이미 다 나온 만큼 정부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기존 대책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서둘러 추가 대책을 내놓기보다 기존 대책들의 문제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예컨대 판교 중대형 등에 적용한 채권입찰제에 따른 고분양가 등 의도는 좋지만 역효과로 시장 혼란을 초래한 대책들은 다시 한번 점검하고 개선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매물이 없어 호가가 치솟는 기존 시장의 문제도 손을 대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이상급등은 매물 부족으로 생긴 문제인 만큼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양도소득세 감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급대책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 팀장은 “강남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신도시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강남과 가까운 곳에 지어야 한다.”면서 “용적률을 높여 고급 중대형을 많이 짓는 한편 이와 별도로 중소형 임대에 대한 청사진도 함께 내놓아야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주택 소비자들은 분양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은 “민간아파트의 분양원가마저 공개되더라도 서울에서는 앞으로 더 좋은 물량이 나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용인 흥덕지구, 경기도 시흥 등 입지가 좋고 가격 측면에서 메리트(이점)도 있는 단지에 적극 청약해 연말까지 통장을 해소하는 전략으로 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부동산 안정에 효율적”

    금융감독 당국이 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25개 금융회사의 대출 행태를 집중 점검하고, 조만간 주택담보대출 억제 추가 대책을 발표한다. 이런 가운데 소득에 따라 대출액을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가 주택대출 억제는 물론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가격을 부추겼다는 정부 논리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분별한 개발로 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든 것은 은행이 아니라 정부”라면서 “올해만 벌써 다섯번째 금감원 검사를 받게 됐는데, 일시적인 검사보다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총량대출 제한이나 창구 지도를 남발하기보다는 소득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받게 하는 DTI 규제를 강화하면 무분별한 대출이 줄고, 가계와 은행의 리스크(위험)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30일 은행과 보험사의 투기지역 내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40%로 내렸다. 시가 8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은행에서 3억 2000만원 이상 대출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어 지난 3월30일 투기지역 6억원 초과 아파트에 한해 DTI 규제를 추가했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주택대출+기타부채)이 연소득의 4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연소득이 5000만원이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만 대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주택사업단 박화재 부부장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담보가액도 올라 LTV 규제는 별 효과가 없다.”면서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소득에 따라 대출액이 정해지는 DTI 규제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도 “빚을 내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소득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받게 해야 한다.”면서 “DTI 적용 대상 주택을 모든 주택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대출초기에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두는 시스템이 거치기간이 끝나면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악순환을 불러 왔다.”면서 “처음부터 원리금을 균등분할 상환하도록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 역시 “DTI를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에 한해 적용하다보니 비투기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측면이 있다.”며 DTI를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DTI를 강화하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장만하는 관행이 가계신용의 위기를 불러온 만큼 가계발(發) 금융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DTI 규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DTI 규제가 강화되면 소득을 숨기고는 원하는 대출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 파악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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