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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탐방] 집값만큼 몸값뛰는 부동산 PB들

    [주말탐방] 집값만큼 몸값뛰는 부동산 PB들

    “무주택자는 하루빨리 내집을 갖고 싶다. 집이 있다면 계속 넓혀가고 싶다. 잘 사고 잘 팔고 싶다. 개발을 제대로 하는 등 관리도 잘하고 싶다.” 최근 집값이 상식을 넘는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전국에 부동산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잘만 하면 ‘큰 부자’로 만들어준다는 부동산 재테크. 속시원하게 부동산 문제를 상담해주는 시중은행 PB사업부내 부동산 재테크 팀장들이 ‘부동산 전문가’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은행에 부동산 전문가를 두기 시작한 것은 2001년말부터. 역사는 그리 길지 않은 셈이다.11월 현재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은행 PB고객을 상대로 부동산 재테크 담당 전문가들은 20명에 불과하다. 요즘 스타로 떠오른 대표적인 은행의 부동산 전문가들. 그들을 만나봤다. ■ 팬카페· 대학·백화점 등 멀티로 활동 8·31 부동산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 2005년 9월 초. 고준석(42)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서울 정릉에 사는 62세 할머니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3억원을 쥐고 있는데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고 팀장은 “강남구 청담동 17평짜리 S아파트를 사라.”고 찍어줬다.1000만원 보증금에 매달 80만원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임대사업이다. 당시 2억 8000만원에 산 아파트는 지금 5억 6000만원이 됐다. 비전을 고려한 투자는 성공했고 할머니는 이 은행의 VIP 고객이 됐다. “○○재건축은 더 오릅니다. 팔지마세요”,“□□은 장기적으로 좋지만 최근 급등을 감안해 조정을 거친 뒤인 11월 하순 이후 알아보세요.”,“실거주용 5억∼6억원대 아파트를 원한다면 송파구 오금동, 가락동, 풍납동을 찾아보세요.” 이처럼 시원하고 명쾌한 답변은 고 팀장의 매력이다. 무료 상담을 해주는 그의 팬카페인 아이러브 고준석(http://cafe.daum.net/gsm888)이 개설 1년만에 회원 9400명을 확보한 것도 이런 이유다. 신문 기고는 물론 대학 강의, 백화점 문화센터 강사, 방송 패널 등 섭외 요청도 쇄도한다. 동국대에서 본인 이름으로 분기마다 하고 있는 무료 부동산 특강도 인산인해(人山人海)다. 그의 전문성도 역시 현장에서 길러졌다.1994년 봄. 담보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대출금을 회수하는 여신관리부에 발령받으면서 부동산에 눈을 떴다.5년간 취급한 경매물건만 2000건이 넘는다. 낮에는 지번을 찾아 전국 현장을 누볐다. 밤에는 동국대 부동산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2001년 11월 행내 PB사업부내 부동산 재테크 팀장을 맡으면서 이 은행 1호 부동산 컨설턴트가 됐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몸값이 치솟는 만큼 유혹도 많다. 연봉의 5배를 부르는 스카우트 제의부터 그의 상담력을 빌리려는 부동산 업자들까지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 그는 “사심(私心)을 갖는 순간부터 부동산 컨설턴트는 생명이 끝난다.”면서 “개인 팬 카페상의 무료 상담 서비스를 하는 것도 회사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 만큼 신한은행 부동산 전문가로서 모든 무주택자들이 내집마련하는 그날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 9년 기자생활 접고 재출발한 4년차 “시장 예측을 잘해서 돈을 벌어주는 일도 기쁘지만 투자 손실을 막아주는 일이 더욱 보람찹니다.” 안명숙(37) 우리은행 부동산 팀장의 얘기다.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보다 돈을 잃은 사람이 사실 더 많다고 그녀는 말한다. 컨설턴트란 고상하게 단순한 투자 상담만 해줄 뿐 아니라 때로는 온몸으로 부딪치는 고생도 감수해야 한다. 최근 남편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지인의 소개로 기획부동산에 덜컥 1억원을 투자했다 낭패를 볼 뻔했던 김모(52) 주부의 돈을 찾아준 일이 그런 경우다. 안 팀장이 계약서를 검토한 결과 명의도 넘어오지 않은 사기 계약이었다. 명의 이전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이익이 날 수 있는 땅도 아니어서 무조건 돌려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약 당사자를 찾아가 계약서 내용을 조목조목 따지고 온갖 협박과 회유(?) 끝에 1억원을 간신히 받아냈다. 은행이란 조직이 크다 보니 상대방이 지레 겁을 먹고 돈을 돌려준 것 같다고 스스로를 낮췄다. 안 팀장은 처음부터 부동산 컨설턴트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부동산 전문기자 출신인 그녀는 9년여의 취재기자 생활 끝에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지난 2003년부터 R2코리아 등 부동산 투자자문회사를 거치며 컨설턴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능력을 인정받아 우리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지금은 이 은행 TV 광고에도 얼굴을 내밀 만큼 유명인사가 됐다. 그녀가 하루에 상대하는 고객만 전화 상담을 포함해 40명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3000만원 이상을 예금한 고객들에게는 모두 무료 부동산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상열기만큼 부동산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이들도 많아졌다. 이와 관련, 안 팀장은 “부동산을 공부하는 사람도 계속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부동산 전문가가 되려면 부단한 자기계발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그녀는 “금융·세제·법률 등 부동산 연관 분야는 모두 섭렵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부동산 이외의 다른 투자 대안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팔리지 않는 부동산 자산을 다른 상품으로 유동화시킬 수 있는 능력까지 요구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 15년 경험…사내 1호 컨설던트 부동산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너무 잘 알아서 결정을 끝낸 뒤 옳은 판단인지를 확인받으러 오는 확신형. 투자를 전적으로 일임하는 위임형. 부동산에 관심은 있어 상담은 받지만 투자는 하지 않는 갈등형이다. 갈등형 부류의 고객들이 “그때 얘기를 들었어야 하는데…”하며 돌아와 투자를 위임할 때 박합수(40)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물론 갈등형이 투자에 나서기까지는 두 번 이상의 “아차!”를 반복한 이후다. 컨설팅의 기본은 신뢰관계 구축이다 보니 보수적이고 의심많은 이들에겐 어쩌면 당연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박 팀장은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많이 범하는 우(愚)가 바로 시기에 대한 판단을 놓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사거나 팔거나 개발해야 할 때를 헷갈리고 적절한 증여 시기를 놓치는 경우다. 컨설턴트란 이런 사람들을 위해 부동산 정책부터 시장 흐름까지 맥을 짚고 포인트를 잡아주는 일이다. 자동차 기름값부터 세계 정세까지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박 팀장은 1986년 일반 행원으로 입사했다. 은행에서 직접 점포를 지어 설계·입찰·건물관리를 하는 건물 신축 담당일을 시작하면서 부동산과의 인연은 시작됐다. 이어 일반 대출 감정평가, 낙찰 물건에 대한 담보 재평가 등 감정평가 업무를 집중적으로 맡으며 구두 뒤축이 닳도록 수도권 곳곳을 누비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부동산 관련 업무만 15년째다. 2003년 9월 PB사업부에서 일할 부동산 전문가를 뽑을 때 응시해 국민은행 부동산 컨설턴트 1호가 됐다. 공인중개사 자격증부터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사학위까지 가지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좋지만 요즘처럼 온 국민이 정상적인 경제활동 대신 부동산 열기에 휩쓸리는 풍경은 안타깝다는 게 박 팀장의 얘기다. 그는 “부동산을 배운 사람들은 부자가 됐기 때문에 내집을 마련할 때까지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세상인 것은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에서도 지역이나 종목별, 그리고 부동산 이외의 다른 포트폴리오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4∼5년 뒤에는 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글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부동산 11·15대책 점검] 강남집값 못잡는다는데…집 사? 말어?

    [부동산 11·15대책 점검] 강남집값 못잡는다는데…집 사? 말어?

    “수도권 신도시에서 지금보다 25% 싼 분양가로 서민 주택이 공급된다는데…. 집값이 내리지 않을까요?”2010년까지 164만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11·15대책’이 발표되면서 실수요자의 고민이 크다. 강남 수요를 대체할 분당 수준의 신도시가 내년 초에 나온다지만 이번에 발표된 대책만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키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무엇보다 정부 말대로 분양가가 지금보다 25%나 내려갈지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2008년 실시될 청약가점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실수요자들은 향후 집값 조정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 매수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신도시 중소형 분양가 25% 내릴 수 있나 정부는 송파·김포 등 6개 신도시내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격이 현재보다 25% 저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정가 대신 조성원가(110%) 기준으로 택지를 공급하고, 용적률을 완화하고, 사업기간 단축으로 보상비를 줄이는 방법을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경우 송파 신도시는 평당 1000만원 수준에서 분양된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정부 계산대로 송파 신도시가 2009년 9월에 분양되려면 늦어도 2008년 초까지 건설업체에 토지 분양이 끝나야 한다.”면서 “내년 9월에나 개발계획 승인이 날 예정이고 과거처럼 일사천리로 토지수용이 가능한 것도 아니어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조성원가의 110% 수준으로 택지를 공급해도 보상비가 많이 들어가면 분양가는 기대하던 것보다 높아질 수 있다. 송파 신도시의 경우 군부대 이전비도 변수다. 이밖에도 용적률이 높아지면 교통 유발 요인도 커져 간선시설 개발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강남 대체 효과있는 신도시서 중소형 물량 2만여가구 불과 김포, 파주, 양주, 광교, 검단, 송파 등 6개 신도시 중에서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물량은 송파(4만 9000가구)와 광교(3만 4000가구) 2개 정도다. 그러나 이들 중 임대 물량과 분양가 인하 혜택이 없는 중대형을 제외한 순수 중소형 일반분양 물량은 두 개 신도시를 합쳐도 2만 8000가구에 불과하다. 송파의 경우 중대형 40%와 임대 50%를 적용하면 중소형 일반분양 물량은 1만 4700가구 정도다. 광교(임대 30%, 중대형 42% 기준)는 1만 3500여가구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강남에 10만가구가 추가 공급되고, 부동산에 몰리는 유동자금을 흡수할 대체 투자처가 나와야 강남 집값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면서 “신도시가 제 기능을 하려면 10년은 걸리는데다 해당 물량에 당첨된다는 보장도 없는 만큼 실수요자는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도 “정부 대책대로 신규 물량은 3∼4년 이후에 공급되고 그 사이 공급 측면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하향 안정기가 오더라도 자체 호재없이 상승한 지역을 중심으로 값이 빠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입지를 잘 선택해 매수에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부동산 11·15대책 점검] DTI확대 고가주택 매입자만 영향

    [부동산 11·15대책 점검] DTI확대 고가주택 매입자만 영향

    ‘11·15’부동산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이 대출받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규제 내용을 뜯어보면 실수요자에게는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어디까지를 실수요자로 보느냐가 문제지만, 내집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이나 좀더 넓은 주택으로 옮겨가려는 사람을 실수요자로 본다면 이번 조치는 실수요자들의 대출을 기존보다 더 억제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가수요를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이 빠져 2%부족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수요자 대출 규제 영향 없어 실제로 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 창구에는 대출 축소를 우려한 수요자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창구가 안정돼 가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개인영업추진부 현경만 차장은 “대책 발표 전에는 우선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고객들의 상담이 폭주했지만 막상 대책이 나오고,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기존 규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게 확인되자 잠잠해졌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11·15 대책’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의 핵심은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6억원 초과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다른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있다. 따라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은 투기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과 달라진 게 없다. 이번 대책에서는 6억원 초과 아파트에 한해 ‘총부채상환비율(DTI·연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 40% 제한’ 적용을 투기지역에서 투기과열지역으로 확대했다. 가격 기준을 3억원으로 낮췄다면 소득이 낮은 급여생활자에게 큰 타격이 됐겠지만 가격 기준을 그대로 뒀다. ●가수요 차단, 민영 아파트 분양가 인하 대책 미흡 하지만 가수요를 완벽하게 차단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가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하지 않아 집을 한 채 갖고 있는 사람이 추가로 구입할 때도 여전히 집값의 최대 60%를 빌릴 수 있다. 비투기지역에서는 1가구 2주택 가수요자들이 은행돈으로 집 사재기를 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면 서민들이 집 한 채를 구입하는 경우도 투기지역에서는 강화된 주택담보인정비율이 적용돼 내집마련 길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주택 투기의 요체인 단기 양도차익을 환수하는 방안이 빠졌다는 지적도 많다. 가수요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부과 기준을 강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어도 이들에게 물리는 양도세는 최고 60%(1가구2주택자는 50%)이다. 민간 아파트 분양가 거품 제거 노력이 빠졌다는 지적도 많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공급 확대는 민간 업체의 일감만 확보해주는 정책”이라며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직접 분양가를 규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류찬희 이창구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공급확대·금융규제 부작용 없어야

    정부가 어제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2010년까지 서울·수도권에 164만가구를 공급하되,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를 현행보다 25% 낮추고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강화한 게 주 내용이다. 이번 대책은 수요억제에서 공급확대로 방향을 틀어 집값 안정과 매수심리를 진정시키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반드시 효과를 거둬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먼저 공급부분을 보면 2010년까지 서울·수도권에 연평균 36만가구를 짓겠다고 한다. 이는 연간 총소요량 33만가구를 훨씬 웃도는 물량이다. 이것이 급한 불부터 끌 요량으로 물량을 제시한 ‘종이계획’이면 안 된다. 주택은 필요한 곳에 적정 물량을 공급해야 집값 안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과소·과잉 공급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년에 서울 강남을 대체할 신도시 추가 선정 때도 소요물량을 세심하게 예측해야 할 것이다. 신도시 주택공급 시기도 1∼2년반 앞당기겠다는데, 그럴 경우 기반시설 미비와 부실시공이 우려되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공급계획이 2년 후에 집중돼 있어 실행은 차기 정부의 몫이다. 정책의 차질없는 시행과 일관성 유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서민들은 은행의 도움 없이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6억원 이하의 주택을 분양받거나 매입할 때 우대금리로 부담을 덜어주는 등 실수요자의 피해가 없도록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어야 한다.530조원에 이르는 시중 유동자금도 신경써야 한다. 이번 집값 폭등에는 토지보상금으로 풀린 수십조원과 지방의 자금이 서울로 몰려든 탓도 있다. 따라서 이런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서 금융시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물꼬를 터줄 방안도 서둘러 찾아야 할 것이다.
  • 민병두 “토지공개념 국민투표 해보자”

    “토지공개념을 도입할지 여부를 국민투표로 한번 물어보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 민병두 의원은 15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다락 같이 오른 집값 앞에서 절망한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발상이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제안했다. 민 의원은 “문민정부 때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했던 것처럼 대통령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전셋값 동결’이라도 하자는 여당내 소장 의원들도 많다.”면서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고 집의 구매를 미뤄왔다가 내집 마련을 할 수 없게 된 피해자들이 참여정부의 지지자라는 상황’에 대해 그는 “정말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면서 “부동산과 일자리, 교육은 ‘계층 양극화 3요소’인데, 참여정부에서 모두 심화됐다.”고 자탄했다. 여당의원 중에서 공개적으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사퇴’를 요구해 지난 14일 추 장관을 비롯해 청와대 정책·홍보라인 등 고위 공직자 3인의 옷을 벗기는 계기를 만들었던 민 의원은 지난 8월 김병준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사퇴도 가장 먼저 ‘총대’를 메고 이끌어 냈었다. 그는 여당내 ‘야당’으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민 의원은 이날 정부가 내놓은 주택 공급확대 정책에 찬성하면서도 “강남을 대체하기 위해 수도권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주요한 정책인 국가균형발전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면서 “강북지역을 공영개발을 한다든지, 강남 이외의 부심을 강화하는 방향이 올바르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인터넷 댓글을 다는 청와대가 왜 민심을 읽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민 의원은 “참여정부가 시도한 ‘전선의 정치’,‘대결의 정치’의 성공 여부는 민심에 달렸는데 청와대 보좌진들은 아무래도 민심보다는 대통령의 생각에 더 초점을 맞추게 마련”이라면서 “청와대는 지금은 어렵더라도 우리는 올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고, 역사를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착각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론을 제기하면 ‘반역사적인 세력’으로 간주해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소수파로 정권을 잡은 경험이 참여정부를 더욱 고립시켰고,‘순혈주의’적 편협한 사고가 포용정치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내집 꿈 깨지나” 실수요자 동요

    “내집 꿈 깨지나” 실수요자 동요

    15일부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에 부동산 실수요자들은 혹시나 피해를 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은행 창구는 대출을 서둘러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빗발쳤고, 최근 들어 실제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크게 늘었다. 판교 당첨자들 역시 “새 규제가 적용되면 자금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소득증빙 못하는 ‘아줌마 부대´·자영업자 타격클 듯 특히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힘에 따라 일정 소득이 있는 근로소득자와 달리 ‘아줌마 부대’ 등 투기 수요자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DTI가 적용되게 되면 소득증빙 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경향이 있는 자영업자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 관계자는 “소득을 증명하기 어려운 이른바 ‘아줌마 부대’의 대출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소득을 투명하게 증명하지 않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한도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도 자영업자들에게는 타격이다.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구입 자금이라기보다는 자영업자들의 사업자금 조달 등에 쓰이는 예가 많다. 대형 저축은행의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담보대출은 대부분이 후순위이며, 자영업자들이 급한 사업자금을 채우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영업자들만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은 혹시나 담보인정비율(LTV)이나 DTI에 대한 적용 기준이 강화될 것을 우려했다. 현재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규제 기준이 가령 4억원 등으로 낮아지면 서울 강남 이외 지역의 실수요자들에게도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대출규제 시행 앞두고 주택담보대출 1조 4818억원 급증 대책 발표를 앞두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크게 늘어났다.13일 기준으로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40조 5976억원으로 10월말에 비해 1조 4818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10월 한달 간 증가액 1조 8825억원의 8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이달 들어 영업일수가 9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1646억원가량이 늘어난 셈이다. 4대 은행의 월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2조 7000억원대로 정점을 찍었다가 금융감독기관의 창구지도로 6월말 1조 4746억원으로 줄어든 뒤 7월 1조 3200억원,8월 8897억원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9월 1조 7558억원으로 다시 급증한 후 10월부터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판교 당첨자도 좌불안석…은행 승인났으면 규제강화 영향 없어 판교 2차 분양 계약이 13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정부의 대출 규제책으로 판교 당첨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블록별로 순차적으로 계약이 진행되는 만큼 분양계약일이 규제시행일(15일)보다 늦을 경우 새로운 규제를 적용받는 것은 아닌지 상당수 당첨자들이 우려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규제 강화로 인한 대출한도 축소가 판교 계약자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전망이다. 중도금대출 신청 및 기표가 발생하는 시점은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최근 은행권의 주택대출금리 인상과 정부의 LTV·DTI 추가 규제는 중도금대출에서 모두 적용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중도금대출금리는 은행과 시행사가 분양 계약에 앞서 미리 정한 것이기 때문에 은행의 자체적인 금리인상으로 금리가 변동될 가능성은 없다.LTV·DTI 강화로 인한 대출한도 축소도 이번 판교 계약자들에게는 모두 해당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전에 LTV 기준이 강화될 때도 대출 계약 및 기표 시점이 아닌 분양계약 시점과 은행 본점의 대출 승인일을 기준으로 잡아 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아파트 청약바람 거세진다

    아파트 청약바람 거세진다

    기존 아파트값 폭등에 이어 ‘청약광풍’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 아파트 거래는 부진한 반면 새 아파트 시장은 모델하우스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등 청약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이 비정상적인 아파트값 폭등으로 ‘상투’를 잡을까 우려해 방향을 분양쪽으로 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값 폭등은 경매 시장도 달구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도 영향을 미쳐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묻지마 청약’ 조심 지난주 문을 연 서울 성수동 현대건설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연일 인산인해(人山人海)로 발디딜 틈이 없다. 주말에는 3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붐볐다. 입지가 빼어나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관심을 끌던 터라 어느 정도 인기는 예상했지만 인파가 이렇게 몰릴 줄은 현대건설측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승현(37)씨는 “아파트값이 오를 대로 올라 분양 아파트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새로운 평면에 고급 자재를 사용해 분양가가 다소 높더라도 기존 아파트에 비해 손해볼 것 같지 않아 청약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인천 한화메트로시티 역시 수요자들이 몰려 단번에 분양된 데 이어 100%계약으로 이어졌다. 건설사는 당초 지역 우선순위에서 분양을 마감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 서울 거주 청약자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쳤다. 그러나 지역 거주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서울지역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청약할 기회조차 없었다. 5개 업체가 아파트를 내놓은 시흥 능곡지구도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5만여명을 넘어섰다. 입지가 그리 좋지 않고 분양가가 높다는 이유로 수요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던 지역이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미분양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도 만만치 않다.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됐다. 새로운 평형·자재 등으로 주택 품질 수준이 기존 아파트와 비교할 정도가 아니더라도 겉으로 드러난 분양가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당장 강제적으로 분양가를 끌어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신규 아파트를 청약하라고 권한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공공택지가 아닌 일반 아파트라면 분양가 인하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청약가점제 실시로 청약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통장 가입자들도 서둘러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묻지마 청약’을 경고하는 전문가도 많다. 은행돈으로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하던 관행에 어느정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지나치게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사람은 분양가가 저렴한 아파트가 공급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매, 미분양 아파트도 불티 비정상적인 아파트값 폭등은 경매시장 과열도 불러왔다. 값이 폭등하기 전에 감정한 가격으로 경매에 부쳐졌기 때문에 차익을 많이 남길 수 있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에 부쳐진 서울·수도권 아파트 고가(감정가 이상) 낙찰 건수는 지난 1월 61건에서 10월에는 318건으로 증가했다. 미분양 아파트도 줄고 있다.10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4만 6681가구로 전달보다 3202가구(6.4%) 줄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미분양아파트 885가구(18.4%)가 팔렸다. 기존 아파트값 상승과 청약시장 과열로 새 아파트를 빨리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라도 잡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맞벌이 대신 집보러 다닐걸”

    “맞벌이 대신 집보러 다닐걸”

    치솟는 집값을 보면서 가진 사람을 원망하고 정부를 비난해 보기도 하지만 그게 할 수 있는 전부다. 나를 둘러싼 여건은 갈수록 내집 장만과 멀어지고 있다. 집값 급등이 이어지면서 소박한 보금자리 하나 마련하자며 힘겨운 만원버스 출퇴근을 반복해 온 서민들의 어깨가 한없이 처진다. 사무실과 거리에는 그들의 푸념과 분노가 가득차 있다. “금리와 집값 사이에 커다란 베팅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 상담창구에서 만난 회사원 최석선(37)씨는 도무지 감이 안 오는 표정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볼까 하는데 답이 안 나오는 탓이다. 그는 올 초 2억원대의 서울 외곽 27평형 아파트를 사버릴까 하다 은행이자가 부담돼 포기했다. 하지만 불과 10개월새 집값이 1억원 이상 뛰었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5억원이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싶어 은행을 찾았지만 선뜻 대출약정서에 사인을 할 수가 없다.“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 같다.”는 은행직원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경기 광명시 철산동에 34평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는 조모(43)씨는 최근 집을 팔려던 계획을 거둬들였다.1년 전까지만 해도 2억원대 후반이던 아파트 가격이 4억원대 중반까지 훌쩍 뛰었다. “집값 오르는데 싫다고 할 사람 어디 있겠어요. 솔직히 더 뛰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죠.” 하지만 조씨라고 맘이 편한 게 아니다. 세입자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학군이 좋다는 양천구 목동으로 이사 왔지만 최근 전셋값도 수천만원씩 뛴다. 결국 조씨는 광명 전셋값을 3000만원 정도 올리기로 했다. 세 들어 사는 신혼부부에게 못된 짓 하는 것 같지만 그도 어쩔 수 없다. “애들 집에다 떼어놓고 돈 벌러 다닌 사람은 바보 되고 맞벌이 안 하고 집 보러 다닌 사람들은 잘되는 나라가 정상인가요.” 하말숙(35·경기도 의왕시)씨는 결혼생활을 서울에 있는 23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시작했다. 맞벌이 생활 8년차인 그는 개미같이 모아 1억원을 만들었지만 집 사는 꿈을 거의 접은 상태다. 대출 받고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하면 2억원 안팎의 아파트를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에 두고 있던 아파트의 현재가는 7억원이 넘는다.“이런 상황에서 폭동이 안 일어나는 게 이상해요. 주변에서 ‘너도 하루라도 빨리 대출 받아서 사라.’고 하지만 나중에 집값 떨어질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죠. 정말이지 외국 나가 살고 싶어요.” 송파구에 사는 새내기 주부 이지영(27·가명)씨는 부동산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소식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전세금 8000만원에 은행대출, 부모님 도움 등을 합쳐 집 장만을 해 보려 했는데 이마저 어렵게 생겼다. 은행에서는 “상황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결혼 당시 봐뒀던 가락동의 19평형 아파트 값이 2억원대 초반이었지만 엊그제 알아보니 불과 5개월 동안 7000만원이나 올랐다. 집값이 오른 것만 봐도 눈 뜨고 손해 본 기분인데, 은행 대출조차 까다로워진다고 하니 정책 만드는 사람들이 서민들의 형편을 조금이라도 감안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민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신뢰성이 이런 상황을 낳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사원 전모(38·경기도 수원)씨는 “지난여름부터 집을 사려던 실수요자이지만 정부 말만 믿고 기다렸다가 당초 사려던 집이 1년 저축액보다 많은 3000만원이 올랐다. 지금은 도저히 살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면서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들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윤모(35·서울 성동구)씨는 “10억,20억원을 애들 용돈식으로 얘기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정부에서 아무리 독한 처방을 내놓아도 오히려 냉소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나길회 김준석 서재희기자 kkirina@seoul.co.kr
  • [女談餘談] 결혼과 집값/주현진 산업부 기자

    지난 주말 미용실에 갔다. 드레스 차림의 어여쁜 신부가 머리 손질받는 내내 끊임없이 불만을 쏟아낸다. 사연을 본의 아니게 들어보니 결혼이 내키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옆에 있던 그 어머니 말이 가관이다. “일단 가…” 결혼해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결혼을 앞두고 마냥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잘한 결정인지 수천만 번도 갈등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딸에게 “일단 가”라는 충고는 의외다.“일단 사고 보자.”는 부동산 이상열기로 자연히 생각이 미쳤다. 결혼과 내집 장만은 닮은 점이 많다. 좋은 배우자를 고르기 위해 이것저것 조건을 따져야 하듯 좋은 집을 사기 위해 발품팔고 저울질하며 여러 사람들과 상담도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집을 늘리거나 다른 집으하면 갈아타야 하듯 부부의 모습도 세월따라 진화를 거듭한다. 잘못 선택은 백약이 무효랄 만큼 돌이킬 수 없는 것도 둘 다 마찬가지다. 특히 올 들어 쌍춘년을 호재로 결혼이 봇물을 이루는 것과 잇단 악재로 집값이 치솟는 점도 비슷하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전국에 접수된 혼인신고 건수는 23만 2711건이다. 지난해 같은기간(22만 2638건)보다 4.5% 늘었다.2001년 이후 해마다 1만건씩 감소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증가다. 올 들어 가장 많이 접하는 마케팅 구호가 ‘쌍춘년’이고, 정부도 ‘쌍춘년’이 전세난을 불렀다고 말할 정도다. 올 들어 집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매도자측의 위약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그나마 있는 매물은 중개업자마저 혀를 내두를 만큼 값이 터무니없다. 폭탄 게임하듯 집값이 걷잡을 수 없이 오르다 보니 최근 집 산 사람은 상투잡은 게 아닐까 고민하게 되고, 못 산 사람은 영영 못 살까 속이 탄다. 쌍춘년을 계기로 결심을 굳혀 결혼한 사람도 괜히 서두른 게 아닌가 불안할 것 같다. 올해도 못한 사람은 영영 못가는 것은 아닌지 우울하긴 마찬가지 아닐까. 쌍춘년은 올해까지다. 해가 바뀌면 결혼 통계는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란다. 그러나 집값은 거품이 끼었다면서도 내릴 기미가 없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주현진 산업부 기자 jhj@seoul.co.kr
  • [사설] 대통령은 성난 부동산 민심 알아야

    자고 나면 폭등하는 집값 때문에 시장에선 지금 “집값이 미쳤다.”고 아우성이다. 서울·수도권에서는 며칠새 1억원씩 오르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그러다 보니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내집 마련의 꿈을 아예 접고 절망에 빠져 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집값을 잡겠다던 참여정부를 굳게 믿은 사람들은 이제 정부의 말이라면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홈페이지에 쏟아지는 성난 목소리는 요즘 집 없는 서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얼마나 참담한 것인지를 잘 말해준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정책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시장이 비정상이라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최고 정책 책임자인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해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고, 정책 당국자에 대한 일언반구 문책도 하지 않았다. 집값 폭등의 진앙지인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이제 와서 부르는 게 값인 ‘명품’으로 인정한 노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 한가한 얘기로 들린다. 아직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집값 폭등현상은 서울·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정책은 나오는 족족 시장에 참패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어제 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긴급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에서 주택공급 확대와 분양가 인하, 주택담보대출 규제, 투기단속 및 세무조사 등이 다각도로 논의됐지만 시장 진정용으로는 매우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현재의 집값 혼란은 필요한 곳의 공급부족과 방만한 담보대출, 분양가 급등, 각종 개발보상금 등에 따른 과잉 유동성에 기인한다. 여기에다 책임있는 고위 정책당국자들의 경박한 언행도 큰 몫을 했다. 노 대통령은 민성(民聲)에 귀를 열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책의 전면 재검토는 물론, 정책당국자의 교체도 심도있게 고려해 주길 바란다.
  • 김종인 前경제수석 부동산정책 진단

    김종인 前경제수석 부동산정책 진단

    “세금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정부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부동산시장은 시장경제원리인 수요와 공급이 먹혀들지 않는 곳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주택(아파트)도 땅이 있어야 하는데, 땅이 한정돼 있습니다.”김종인 전 경제수석비서관(66·현 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투기를 잡는다고 세금을 계속 올리면 언젠가는 조세 저항에 부딪히게 되고, 이미 높여 놓은 세금을 낮춘다고 해서 투기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참여정부가 무리한 조세 정책으로 ‘부동산 덫’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선(先)분양제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긴 요인중의 하나인 만큼 후(後)분양제를 통해 실수요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대안을 내놓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경제부처와 경제 문제를 조율했던 그를 지난 6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와 경기 상황 등을 물어봤다. ▶부동산 투기가 잡히지 않고 있는데. -세금은 일시적인 충격은 있지만, 시장메커니즘을 통해 가격으로 전가된다.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에도 부동산 투기가 지금 못지 않았었다. 당시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근절한다는 차원에서 토지공개념을 도입해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 종합토지세 등을 만들었다. 하지만 95년에 이 가운데 2개는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았고, 부동산 투기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무리한 조세 정책이 부동산 투기 근절에 실패한 원인이란 얘긴가. -물론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들면 경제정책 당국자들의 일관성없는 정책을 짚어야 한다. 사실 근년의 부동산 투기는 참여정부 이전부터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토지·아파트 전매 금지 등을 풀어 버렸다. 그리고 2001년 9·11사태를 계기로 경기가 얼어붙는다고 야단들이니까 성급한 경제정책 담당자들이 구조조정이란 슬로건을 내려놓고 경기부양이란 얘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이 해 가을 경기 활성화 대책이 나왔는데, 이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부동산 투기 불길이 확 번지자 정부는 급기야 2003년 10·29대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대책이란 게 세금이었다. 세금 인상은 실패한다는 사례를 경험으로 알면서도 경제정책 담당자들은 또 세금을 이용했다. 한편으로는 부동산 투기를 잡는다면서 콜금리를 두차례 내렸다. 정책 일관성의 부재였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 정책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 돈많은 사람에게 세금을 더 거둔다는 인식은 아주 잘못됐다. 세금은 정부의 세입을 위한 항목이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수단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 부동산 투기가 아파트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그동안의 토지가격 상승을 생각해 봐야 한다. 행정도시 건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즉흥적인 신도시 건설 발표 등이 토지 가격만 잔뜩 올려놨다. 토지 가액을 보상받은 사람들이 적잖이 생기고, 이들이 돈 뭉치를 싸들고 아파트에 투기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다만 기존의 선분양제도는 고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는 투기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성립이 안된다. 후분양제를 실시해야 한다. 물론 주택업자들은 돈없이 못하겠다는 식으로 또다시 엄포를 놓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금융권의 자금 사정이 좋다. 주택 공급의 재정 조달 문제를 잘 연구하면 될 것으로 본다. 후분양제를 하면 분양권 전매 등이 없어지고, 실수요자들이 내집을 마련하는데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경기 순환상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했다고 하지만, 제대로 안돼 있다. 기업의 40% 가량이 은행에 의존해 버티고 있다. 앞으로 10년 가량은 5∼6%대의 성장을 지속해야 하는데, 새로운 기술개발도 안돼 있고, 중국의 등장으로 많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은 산업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열세에 놓이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리스크(위험)가 큰 고(高)기술에 적극 투자하는 등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 ▶경기 부양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 -한마디로 경기 부양은 안된다. 앞서 말했다시피 구조적인 문제에서 출발된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나지 않는다. 일본이 10년 동안 경기 부양만 하다가 정부 부채만 늘어났다. 결국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데, 무리하게 성장률을 높이려면 인플레를 초래하게 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막가는 집값’ 백약이 무효?

    ‘막가는 집값’ 백약이 무효?

    #사례 1 인천 검단에 사는 학습지 교사 최모(37·여)씨는 요즘 울화가 치밀어 밤잠을 설친다. 저축에다 대출을 끼고 이루려던 내집 장만의 꿈이 눈앞에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신도시 발표로 검단지역의 집값이 평당 1000만원선으로 오르면서 당초 사려던 1억 2000만원짜리 아파트가 며칠 사이 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함께 월 250여만원의 소득으로 금실좋게 살아왔지만 일이 이렇게 되자 괜한 부부싸움만 늘고 있다.“집값이 떨어진다.”고 노래를 부르던 정부 말을 믿고 내집 장만을 늦춰온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사례 2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서 5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모(57)사장은 최근 매매 거래를 위해 계약금을 치를 때 매도자가 앉은 자리에서 1억원 정도 매도 가격을 높여 부르는 일은 아주 일반적이라고 소개했다. 매물이 귀해 사려는 사람이 안달하는 매도자 우위의 장세여서 위약이 속출, 호가를 좀 높여 부르는 것은 애교라는 것이다. 추가 호가 제의가 먹혀들수록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김 사장은 덧붙였다. #사례 3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공무원들이 상담하러 오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게 새로운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에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혀온 공무원들마저도 최근 ‘일단 집을 사고 보자’는 실수요자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이번 집값 이상 급등은 기존 투기꾼이 아닌 무주택 서민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단면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참여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한 방안을 거듭 내놓으며 고심하지만 요즘 같은 이상급등 장세에서는 백약이 무효처럼 느껴진다. 기반시설을 국민세금으로 부담하고 용적률을 높여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물론 민간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해 집값 인하를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도 시장은 꿈쩍하지 않는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과 규제 등 지금까지 나올 만한 대책은 이미 다 나온 만큼 정부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기존 대책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서둘러 추가 대책을 내놓기보다 기존 대책들의 문제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예컨대 판교 중대형 등에 적용한 채권입찰제에 따른 고분양가 등 의도는 좋지만 역효과로 시장 혼란을 초래한 대책들은 다시 한번 점검하고 개선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매물이 없어 호가가 치솟는 기존 시장의 문제도 손을 대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이상급등은 매물 부족으로 생긴 문제인 만큼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양도소득세 감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급대책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 팀장은 “강남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신도시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강남과 가까운 곳에 지어야 한다.”면서 “용적률을 높여 고급 중대형을 많이 짓는 한편 이와 별도로 중소형 임대에 대한 청사진도 함께 내놓아야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주택 소비자들은 분양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은 “민간아파트의 분양원가마저 공개되더라도 서울에서는 앞으로 더 좋은 물량이 나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용인 흥덕지구, 경기도 시흥 등 입지가 좋고 가격 측면에서 메리트(이점)도 있는 단지에 적극 청약해 연말까지 통장을 해소하는 전략으로 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부동산 안정에 효율적”

    금융감독 당국이 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25개 금융회사의 대출 행태를 집중 점검하고, 조만간 주택담보대출 억제 추가 대책을 발표한다. 이런 가운데 소득에 따라 대출액을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가 주택대출 억제는 물론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가격을 부추겼다는 정부 논리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분별한 개발로 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든 것은 은행이 아니라 정부”라면서 “올해만 벌써 다섯번째 금감원 검사를 받게 됐는데, 일시적인 검사보다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총량대출 제한이나 창구 지도를 남발하기보다는 소득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받게 하는 DTI 규제를 강화하면 무분별한 대출이 줄고, 가계와 은행의 리스크(위험)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30일 은행과 보험사의 투기지역 내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을 60%에서 40%로 내렸다. 시가 8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은행에서 3억 2000만원 이상 대출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어 지난 3월30일 투기지역 6억원 초과 아파트에 한해 DTI 규제를 추가했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주택대출+기타부채)이 연소득의 4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연소득이 5000만원이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만 대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주택사업단 박화재 부부장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담보가액도 올라 LTV 규제는 별 효과가 없다.”면서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소득에 따라 대출액이 정해지는 DTI 규제가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도 “빚을 내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소득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받게 해야 한다.”면서 “DTI 적용 대상 주택을 모든 주택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대출초기에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두는 시스템이 거치기간이 끝나면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악순환을 불러 왔다.”면서 “처음부터 원리금을 균등분할 상환하도록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 역시 “DTI를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에 한해 적용하다보니 비투기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측면이 있다.”며 DTI를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DTI를 강화하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장만하는 관행이 가계신용의 위기를 불러온 만큼 가계발(發) 금융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DTI 규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DTI 규제가 강화되면 소득을 숨기고는 원하는 대출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 파악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주택정책 質→量 ‘U턴

    주택정책 質→量 ‘U턴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또 허둥지둥 대책을 내놨다. 검단·파주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지 1주일만이다. 세금 중과(重課)에 이어 공급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급등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번에는 분양가 인하 카드를 들고 나왔다. 아파트 건설 원가를 줄여 고분양가 거품을 빼는 동시에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던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급하게 내놓는 바람에 정책이 영글지는 않았다. 쾌적성 등을 강조한 나머지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신도시 정책도 어느 정도 현실에 맞춰 용적률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긴급 부동산정책 관계부처 장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세부대책을 보완해 정부안을 확정한 뒤 당정협의를 거쳐 이달 중순쯤 구체적인 추진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크게 보면 ▲분양가 인하 ▲공급 확대 ▲과수요 억제를 위한 간접적인 금융권의 대출 규제 등 3가지다. 분양가 인하 수단으로는 신도시 등에서 용적률·건폐율을 높이고, 기반시설 설치비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입주자가 적절히 분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용적률 완화, 기간시설투자비 분담은 앞으로 개발될 김포·검단·송파신도시 등에 적용된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세금 중과 등 기존 수요 억제책이 약발이 먹히지 않자 공급 확대 쪽으로 돌아서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특정 지역 신도시 입주민을 위한 기간시설투자비를 세금으로 충당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우려된다. 지자체가 기간시설투자비 분담을 선뜻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기간시설투자비 분담에 반대하는 지자체가 자칫 사업승인절차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택개발 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건설업체의 폭리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빠진 것도 아쉽다. 주택공급 확대 조치 역시 시장에 시그널을 전달함으로써 잠재적인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 열기를 진정시키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기여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인하를 위해 용적률을 올려주면 택지 공급가를 낮출 수 있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판교의 경우 용적률을 당초에는 분당(184%) 수준으로 적용키로 했다가 환경단체의 반대로 용적률을 159%로 낮췄다. 전·월세 대책으로 다세대·다가구, 오피스텔 등 서민형 주택의 규제 완화와 부담금 축소를 통해 공급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당초 거론됐던 주택담보총량 규제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에 어려움을 더한다는 지적에 따라 주택금융 분양의 건전성 감독 차원에서 금융기관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선에서 정리됐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6일부터 2주일 동안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7개 은행과 6개 보험사,12개 저축은행 등 25개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가 준수되고 있는지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정부는 대신 서민주택금융이 위축되지 않도록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장기저리 융자,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 확대를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류찬희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시론] 누가 주택시장을 불안케 만들었나?/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도시계획학 부연구위원

    [시론] 누가 주택시장을 불안케 만들었나?/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도시계획학 부연구위원

    지난해 ‘8·31대책’이 발표된 이후 정부와 많은 전문가들은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는 2006년 하반기에는 집값이 크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국민들도 대개 내심 ‘정부의 정책이 이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지.’하는 기대감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8·31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런 기대감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은 대략 1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건교부 장관의 신도시 발표가 일부지역 아파트값 급등의 도화선이 되기는 했지만, 이러한 조짐은 이미 9월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가격이 이렇게 다시 오르는 것일까?최근의 가격 상승은 지역이나 상품유형 등에서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봄까지 가격 상승세는 당연히 인기지역의 중대형 아파트에 국한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은 상대적으로 비인기지역이며,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규모도 중대형보다 중소형이 강세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지금까지 정부정책의 효과를 믿고 내집 마련을 미뤄왔던 실수요자들이 일제히 내집 마련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효과를 믿었던 실수요자들이 최근 전세가 상승과 매물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판교 등의 분양을 기다렸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의 청약기준이 날로 까다로워지고, 인기지역은 경쟁률이 매우 높다. 더군다나 신규 아파트는 분양가가 기존 주택에 비해 너무 높다. 설사 당첨된다고 해도 자금마련이 문제이다. 그래서 신규 주택시장의 수요자들이 재고 시장으로 서둘러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재고 주택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양도세 부담을 피해 나올 수 있는 물건은 이미 동이 났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지역도 뉴타운이니, 신도시이니 하는 개발 호재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꼈던 이곳 지역주민의 심리적 보상감도 한몫 거들고 있다. 가장 곤혹스러운 이들은 뒤늦게 내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일 것이다. 강남의 고가 아파트도 아니요, 재건축 대상도 아니다. 오로지 높은 전세가격 부담을 피해 내집 마련에 나서지만 꿈을 이루기가 여의치 않다. 정부는 최근의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확대의 신호를 주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 신도시 등의 공급정책이 더이상 시장에 안정적인 신호가 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집값 불안과 불신은 논리적인 추론이나 계산에 의한 것이 아니다. 그저 최근 몇년의 시장 경험이 더 피부에 와 닿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제 공급방식에 대한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게 아닌가 묻고 싶다. 그런데도 정부는 또 투기세력을 운운하고 있다. 인천 검단지역의 집값이 급등하자 투기단속이 시작됐다. 강력한 정부의 투기억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투기꾼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더 이상 정부정책의 목표가 투기꾼과의 싸움이 아니기를 바란다. 강남의 집값 안정이어서도 안 될 것이다. 그저 내집 마련이 꿈인 소박한 서민들의 애로를 풀어줄 수 있는 ‘주거 안정대책’이 필요할 뿐이다. 부디 앞으로 있을 정부의 신도시 발표는 이런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도시계획학 부연구위원
  • [20&30]확 사버려!…내집마련 성공·실패담

    [20&30]확 사버려!…내집마련 성공·실패담

    소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은 일생일대 ‘최대의 쇼핑’. 수억원짜리 가격표가 붙는 상품이다보니 자금마련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계획대로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105.9%. 통계대로라면 전 국민이 한 채씩 나눠 갖고도 73만채가 남지만 현실은 안 그렇다. 다주택 소유자가 많아 실제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55.6%뿐이다. 그 속에 끼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2030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집가진 20대 20대에 집을 마련한 사람들.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 마련이다. 이들은 어떻게 해서 일찌감치 집을 마련할 수 있었을까. 저마다 ‘나도 이제 돈을 벌어야겠다.’라고 마음 먹게 된 계기가 있지 않았을까.20대 집주인을 보면서 배가 살살 아파온다면 그냥 속상해하지만 말고 그들이 사는 방법을 들여다 보라. ●“가족들과 떨어지기 싫어 집부터 샀다.” 대학생 백찬규(27)씨는 스물네살이 되던 해에 집을 샀다. 은행대출을 받기는 했지만 스스로 주식투자를 해 번 돈이 종자돈이 됐다. 백씨가 돈을 모으게 된 데에는 방위산업체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회사 월급만 믿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신용불량자가 될 뻔했던 경험이 계기가 됐다.“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백씨는 월급 80만원을 차곡차곡 모아 1년여 만에 600만원을 만들었다. “주식투자에 앞서 4개월 전부터 경제신문 두 개를 정독하고 주식과 재테크에 관련된 책만 12권을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소개해주신 증권회사 직원을 틈나는 대로 찾아가 조언도 구했죠.” 주식으로 어느 정도 돈을 불린 백씨는 집부터 알아봤다. 재테크 책에서 배운 게 그랬고 투자자들의 조언도 그랬지만, 어릴 적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져 가족과 떨어져 살았던 아픈 기억이 자기 집에 대한 집착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백씨가 말하는 20대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두 가지 필수요소는 ‘성취욕’과 ‘실패경험’이다. “언덕 하나를 올라서면 새 언덕이 보이듯 돈을 벌 다양한 방법과 기회가 계속해서 보입니다. 그걸 하나씩 터득하며 재산증식에 재미를 붙이는 겁니다. 또 주식투자를 했다가 두 시간만에 600만원을 날려버리고 피눈물을 흘렸던 실패에서 더 많은 걸 배웠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고비를 넘기니 돈을 더 잘 모으게 되더군요.”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를 잡는다.” 회사원 문성민(29)씨는 “나는 운이 무척 좋았다.”고 말한다.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폭락한 1999년에 집을 샀기 때문이다. 그게 스물한살 때다. 하지만 문씨는 그 집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건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저축과 투자의 습관 덕이라고 말한다. 문씨의 아버지는 아홉살 때부터 그에게 용돈 기입장을 쓰게 했다. 열세살 때는 증권회사 계좌를 만들어주었다. 아홉살 때 돼지저금통에 100원을 넣는 것으로 재테크를 시작한 문씨는 현재 집 한 채와 수억원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모은 돈으로는 어머니를 생각해 당연히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죠.” 문씨는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시절 했던 아르바이트만도 20개가 넘는다. 또 시간나는 대로 집을 알아보고 부동산 공인중개사들과 친해졌다.2년 동안 고심한 문씨는 서울에 30평짜리 아파트를 샀고 그곳에서 지금까지 8년째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월급만으로 집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세상입니다. 돈을 다 마련하고 나서 집을 사겠다는 생각은 버리세요.1억원을 모으는 것보다 1억원을 빌려서 집을 산 뒤 나중에 그 돈을 갚는 게 더 빠릅니다.” 문씨는 현재 회사일에 더해 틈틈이 재테크 강의도 나간다. 문씨는 “필요하다면 ‘투잡’도 해야 한다. 무리를 해야 재산을 모은다.”라고 말한다. “기회는 늘 지나가고 있습니다. 평소에 집도 보러 다니고 관련 정보가 축적이 돼야 기회가 왔을 때 주저없이 베팅할 수 있습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무주택 30대 가장들 “문제는 결단력이죠. 늘 오르는 아파트 값의 뒷모습만 보고 살았던 것 같아요. 친구네는 서른도 안 돼서 집을 샀는데 우린 이게 뭐냐고요.” 7년차 주부 최보영(37)씨는 최근 남편에 대한 짜증이 부쩍 늘었다. 특히 뉴스에서 인천 검단, 수원 영통 등 최근 집값이 부쩍 뛴 곳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더욱 그렇다. 결혼 이후 부부의 재테크는 모두 최씨의 몫이었다. 남편의 유일한 재태크는 5년 만기 정기적금. 그나마 월급통장에서 자동이체되는 통에 재테크라 이름 붙이는 것도 민망하다. 그렇다고 부부가 흥청망청 살아온 것도 아니다. 월급의 절반인 130만원 가량을 꾸준히 적금으로 부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적금 이자로는 성큼성큼 뛰어가는 집값 상승폭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 사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월급 절반 저축 “흥청망청 산것도 아닌데…” “2년 전 주변 시세에 비해 1700만원 정도 싼 아파트가 나왔어요. 당시 1억 4000만원 정도가 모자라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했는데 이자가 걱정되더라고요. 결국 고민 끝에 포기했는데 2년 사이 그 아파트가 8000만원이 뛰더라고요. 샀더라면 이자를 빼더라도 6000만원은 족히 건졌을 텐데….” 현재 부부의 고민은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대출을 해서라도 집을 살 것인가 궁리 중이다. 최씨는 “정부에서는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라고 하는데 이 말을 믿어야 하나 모르겠다.”면서 “주저하다가 2년 뒤 또 후회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세입자들 사이에선 ‘맘 좋은 집주인 만나면 영영 집을 못산다.’는 말이 있는데 제 경우가 그런 것 같아요.”결혼 후 6년째 같은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고영훈(39)씨는 아직 집 장만을 못한 이유를 엉뚱하게 맘 좋은 집주인 탓으로 돌린다.6년 전 결혼 후 그는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자리를 잡았다. 당시 24평대 아파트 값은 2억원대 초반, 전셋값은 9000만원이었다. 두번이나 계약 연장을 하면서도 6년간 집주인이 올려받은 전셋값은 고작 1000만원.4년째 되던 해에 ‘미안하다.’며 1000만원을 올려받았다. 고씨는 그간 주식으로 재테크를 해봤지만 수익률은 은행 금리를 조금 웃도는 수준.“집 주인의 무리한 전셋값 요구에 화가 나 집 장만을 했고 결국은 집값이 올라 덕을 본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전 너무 현실에 안주한 건 아닌가 싶어요.” ●자녀 수와 내 집 마련 기간은 비례(?) 지난 7월 셋째 아들을 출산한 주부 정모(35)씨는 내 집 마련 계획을 수정했다. 다소 비계획적인 출산이었던 탓에 결국 5년 만기 적금통장은 만기 2년여를 남기고 해약해야 했다. 두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교육비부터 외식비까지 가족의 씀씀이는 커져만 갔다. 정씨는 “적금 타면 대출도 받고 해서 20평대 후반의 아파트를 구입하려 했는데 계획보다 1∼2년 더 걸릴 것 같다.”면서 “아이 생기면 돈 들어갈 데가 많아지는 만큼 신혼 초에는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저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부는 아예 주택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도 한다. 주택을 소유개념이 아닌 거주의 수단으로 보는 것. 중소기업에 다니는 정모(40)씨는 최근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일단 아이들 교육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결혼 후 10년 넘게 집 하나 사려고 아등바등 살아왔는데 결과적으론 실패한 셈”이라면서 “집 욕심을 버리는 대신 아이들 학군에 맞춰 우선 전세를 살고 교육에 더 투자하는 방향으로 생활패턴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강남대체 입지 의문” 시장반응 ‘무덤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또 ‘신도시’카드를 내밀었다.‘8·31대책’‘3·30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수도권에 신도시 두세 곳을 추가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는데다 추석 이후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다급해진 정부가 대규모 물량 공급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무덤덤하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집값이 당장 잡힐지는 의문이다. 신도시 발표가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하는 부동산 전문가도 많다.●당장 효과는 미미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집값이 떨어질 것이니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한다. 장관이 직접 나서서 집을 사거나 청약을 서두르지 말라고 가이드해주는 것은 우선 심리적인 안정효과로 당장의 집값을 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각종 부동산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가수요를 막는 동시에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장기적인 집값 안정대책이다. 그러나 시장은 냉랭하다. 추가로 신도시 두세 개 조성한다고 당장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숱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았던 과거 주택정책에 대한 불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강남 중대형 아파트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길이 필요하다. 신도시를 조성하더라도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입지를 골라 값싸게 공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내놓은 추가 신도시는 강남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태호 부동산랜드 사장은 “강남 중대형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들이 대기해 있다.”면서 “이들은 판교 신도시 정도면 몰라도 그 이상의 수도권 밖으로 나가 집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실수요자 구입 추천 부동산 시장에선 신도시 추가 발표에 구애받지 말고 실수요자라면 집을 구입할 것을 권한다. 정부가 발표한 추가 신도시가 입지로 볼 때 강남을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2009년,2010년에 아파트를 분양해 입주 때까지 적어도 7∼8년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당장 집값을 잡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면 매물이 크게 증가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불투명하다. 집주인들이 높은 양도세를 내느니 차라리 보유세를 감수하고라도 팔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매물이 달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심각하다.”면서 “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라면 지금 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 사장은 “공급확대 방침은 수요억제대책과 동시에 내놨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강남, 판교만 들썩이는 게 아니라 수도권 전체가 강하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연말쯤 아파트값 조정이 눈에 띌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최근의 아파트값 상승세는 11월이 되면 진정되고 연말로 가면 조정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미 오른 값을 따라 매입하기보다는 조정 이후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Jeju 클린하우스] “불편도 항의도 쓰레기와 함께 싹~”

    [Jeju 클린하우스] “불편도 항의도 쓰레기와 함께 싹~”

    ‘얼마나 깨끗해졌기에…구경 한번 합시다.’ 제주시에는 요즘 전국에서 청소·환경 담당 공무원과 지방의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쓰레기 배출과 수거문제를 개선한 제주시의 청소행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클린하우스 제도 도입 제주시는 지난 2월 기존 쓰레기 배출과 수거방식을 개선한 클린하우스를 주택가인 삼도1동에 시범 도입했다. 클린하우스란 주택가에 거점별로 일반 및 음식쓰레기 배출장소를 함께 설치하고 이곳에만 쓰레기를 버리도록 하는 제도이다. ‘내집 부근에는 설치하지 마라.’,‘쓰레기 봉투를 들고 멀리 걸어가야 한다.’ 등의 주민 민원이 잇따랐지만 시가 적극적으로 주민을 설득했다. 비가림 시설을 한 클린하우스에는 생활쓰레기, 재활용품, 음식물쓰레기 등을 분류해 버릴 수 있는 7∼8개의 용기가 놓이고 비규격봉투 등 불법투기를 감시하기 위한 CCTV도 설치했다. 100m 간격으로 공원이나 어린이놀이터, 하천복개부지, 동네 무료주자창 등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클린하우스를 설치했다. 쓰레기 수거도 주민들의 새벽 단잠을 깨우지 않도록 오전 9시에서 낮 12시 사이에 실시하고, 수거 후에는 스팀청소기로 수거함과 클린하우스 주위를 말끔하게 청소했다. ●깨끗하게 변한 동네환경 제주시 삼도1동은 클린하우스제가 시범 실시되면서 동네 환경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개나 고양이들이 쓰레기 수거봉투를 물어뜯어 음식물과 쓰레기 등이 도로로 흘러나와 악취를 풍기는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다. 바람에 골목이나 도로 등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쓰레기도 사라졌다. 시는 주민들의 호응이 높자 7월부터 이도1동 등 4개동으로 클린하우스제를 확대했다. 쓰레기 배출장소가 줄어들면서 수거시간 단축 등 청소 효율화로 예산절감 효과도 가져왔다. 김진배 제주시 환경시설계장은 “4개동에 클린하우스 시범 실시로 연간 인건비 3억 3000만원, 청소차량 유류·관리비 5000만원 등의 예산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줄잇는 벤치마킹 제주시에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의회와 노원구의회 의원, 대전시 환경관련 공무원, 서울 도봉구 환경미화원이 견학을 하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내년부터 일부지역에 클린하우스 사업을 시범도입키로 했고, 제주시도 2008년부터 전 지역으로 클린하우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정책과장은 “클린하우스 설치시 1개소당 1200만원의 비용이 들어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한계가 있어 국비 등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재테크 칼럼] 인생설계 맞춰 금융상품 골라라

    축구에서처럼 재테크에서도 ‘세트 플레이(set play)’가 필요하다. 미리 준비되고 연습된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리 일생에는 반드시 일어날 거라고 예상되는 일이 있다. 출생과 죽음은 당연하고, 유치원부터 시작되는 교육과정, 결혼, 자녀의 출산·교육·결혼, 은퇴와 노후생활 등이 있다. 그런데 항상 돈을 불리는 이야기를 할 때는 이런 사건은 잊어버리고 6개월,1년, 길어야 3년짜리 단기 계획이 전부이다. 삶의 목표는 10년,20년 후에도 많은 데도 말이다. 지금 인생지도를 그려보자. 왼쪽 맨 끝에 현재 내 나이를 적고 차례로 다음에 일어날 일과 그때쯤의 내 나이를 적어 나가자. 그러다보면 자녀 출산, 은퇴 등과 만날 것이다. 이제 그 일이 일어날 때까지 남은 기간과 그 일에 필요한 금액을 적어보자. 이 것이 요즘 많이 거론되는 인생설계(Life Plan)이다. 이 인생설계를 보면 1년,3년짜리 예·적금, 펀드 또는 부동산만이 재테크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고집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목표가 10년 뒤에 있으면 10년짜리 상품과 방법을,20년 계획은 20년이라는 기간에 걸맞는 상품과 방법을 고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5살짜리 아들과 동갑내기 아내가 있는 35세의 김 과장은 이 인생설계를 통해 정기적금과 예금위주의 저축습관을 기간·목표별로 재구성했다. 가장 짧은 기간내 이뤄야 할 주택(2억 2000만원) 구입 계획은 정기적금과 예금 위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신 현재의 전세금 1억원을 뺀 나머지 1억 2000만원을 전부 모아서 집을 사는 계획은 포기했다. 다만 5년 뒤 6000만원을 목표로 연 5% 금리의 정기적금에 월 90만원씩 저축하고 나머지 6000만원은 구입시 모기지론을 통해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자녀교육자금은 적립식 펀드와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준비하기로 했다.5살짜리 아들이 13년 뒤 국내 대학에 진학한다면 1년에 1000만원씩 4년간 4000만원이 필요하다. 물가상승률 3%를 적용하면 6000만원이다. 연 7%의 수익률이 예상되는 적립식펀드에 매월 25만원씩 투자하고 해외유학이나 대학원 진학 등을 대비해서는 10년 후 원리금 전액비과세인 변액유니버셜보험에 월 15만원씩 투자하기로 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예비교육자금도 되지만 아들의 결혼 비용도 된다. 마지막으로 노후 설계에 있어 ‘집을 줄이거나 국민연금 등으로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을 버렸다. 현재 월 200만원인 생활비의 60% 정도를 은퇴 후 지출한다 해도 60∼85세까지 25년간 3억 6000만원이 필요하다. 물가상승률을 3%로 계산하면 7억 5000만원이다. 김 과장은 연금 수령이 가능한 변액유니버셜보험이나 변액연금에 매월 110만원을 적립하지만 내집 마련이 끝날 때까지만 50만원씩 투자하기로 했다. 김 과장은 인생 설계를 통해 한달에 180만원 정도를 저축하는 계획을 잡았다. 손 석 우 PCA생명 에이스지점 부지점장·AFPK
  • [시론] 정치권 북핵 등 ‘추석민심’ 들어라/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

    [시론] 정치권 북핵 등 ‘추석민심’ 들어라/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

    민족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은 사람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전국의 여론이 한데 모이고 다시 흩어져 민족 대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여론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유력 정치인들의 대통령 후보경선 참여선언이 잇달았고, 외국에 나가 있던 정치인들도 돌아왔다. 언제부터인지 한국정치판의 변수가 되고 싶어하는 북한조차 민족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핵실험’ 카드를 들고 끼어들었다. 그러나 이번 추석민심은 말이 없다. 정치권에 대한 욕조차 듣기 어려웠다. 민주화만 되면,3김 정치만 종식되면 민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참정치’가 실현되리라는 믿음이 산산이 부서졌기 때문에 더이상 정치권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세상 모두가 북한을 손가락질해도 우리만 참고 감싸면 언젠가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리라는 믿음이 무참히 무너졌기 때문에 못들은 척하고 싶은 것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집값 때문에 내집 마련을 포기한 서민들, 그러나 이제는 전셋값마저 따라갈 수 없다. 언제 직장의 문을 나서게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지만, 그런 직장조차도 못 들어가 취업전쟁이다. 졸업해도 태반이 취직길이 막막한 대학을 가기 위해 사교육전쟁을 벌여야 한다. 외국에 아이를 보낼 여유가 있는 기러기가족이나, 쥐꼬리만한 생활비에서 학원비를 짜내려는 가족이나 모두 전쟁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최저의 출산율은 이런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개인들의 최후 항거인 것이다. 물론 우리의 삶이 팍팍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희망이 있었다. 온 국민이 함께 손잡으면 근대화도, 민주화도,IMF 위기 극복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막연한 불안과 서로에 대한 불신만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사회적인 장벽이 너무 두터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중국·일본 모두 자신들의 국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과 정치화된 시민사회는 국민을 볼모로 싸움만 하고 있다. 그러나 민심은 말이 없지만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실타래처럼 얽혀버린 국제문제를 풀고, 째깍거리는 핵시계를 멈추게 하고, 우리를 압박하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임인 후보가 누구인지. 남의 눈에 있는 들보만 손가락질하는 게 아니라 자신 먼저, 자기 정당 먼저 혁신할 후보가 누구인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이번에는 국민들도 확실히 깨닫고 있다. 감성에 휘둘리거나 깜짝쇼에 환호해서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이런 민심을 파악했다면, 대권을 꿈꾸는 이들은 TV토론용 2분짜리 정답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온몸으로 느끼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정계개편이란 이름으로 의원 머릿수를 세고, 선거공학이라는 이름의 칼을 들고 국민을 분열시킬 것이 아니라 국민의 에너지를 한데 모을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정치권도 아직 1년이 넘게 남은 대선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국회를 내팽개칠 것이 아니라 민생부터 차분히 챙겨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헌법재판소부터 제자리에 두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도 해결도 못하면서 문제거리만 쏟아내는 소위 ‘담론의 정치’는 그만두어야 한다. 현재의 일은 제대로 챙기지도 않은 채 장기계획에만 매달리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 정부가 문제를 쏟아낼수록, 먼 장기계획에 매달려 허둥될수록 국민은 더 괴롭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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