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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리독립 몸살 앓는 중·러… “중앙亞, 난민 받지 말아야”

    푸틴 “서방서 중앙亞에 임시수용 검토난민 위장한 테러리스트 들여보내는 셈”중국,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 확대 경계중·러 5일간 대규모 합동군사훈련 전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해 독자 정부 설립을 눈앞에 둔 가운데 인접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테러 확산 공포’에 긴장하고 있다. 무장세력이 피란민 속에 섞여 자국으로 들어와 반체제 인사들과 손잡을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아프간 내전이 재발해 혼란이 장기화되면 중앙아시아 정세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지도부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아프간은 러시아의 안보와 직결돼 있다”며 아프간 난민이 중앙아시아 국가로 들어오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아프간 난민들을 중앙아 국가들에 임시 수용하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다”며 “(서방 국가들이) 우리의 이웃인 중앙아 국가들로 비자 없이 난민을 들여보내려는 것은 모욕적인 문제 해결 태도”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난민 중에 누가 있는지 모른다. 그들은 수백만 명이 될 수도 있다”며 “중앙아시아로 들어온 난민들이 당나귀 등을 타고 초원지대를 따라 러시아로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러시아는 남부 이슬람 문화권 지역인 북캅카스의 극단주의 세력이 체첸 반군과 공조해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테러를 자행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역시 아프간 북부와 국경을 접한 인접국을 통한 테러리스트 유입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직후부터 신장위구르자치구와 아프간 접경지대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아프간 북부 접경국인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을 통해서도 테러리스트가 들어올 수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 세력인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이 같은 수니파인 아프간 탈레반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을 걱정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아프간의 평화적 재건을 지지한다”면서도 “탈레반은 ETIM을 포함한 위험 단체를 단호히 타격해야 한다”고 말해 ‘테러 수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9일부터 닷새간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에서 최신 무기와 전술을 동원한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병력 1만명 이상이 배치된 대규모 훈련으로 J16 전폭기 공격과 드론 활용 등이 이뤄졌다. 훈련 지역과 시기 등을 볼 때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계기로 중앙아시아에서 우려되는 테러 발호를 억제하려는 목적에서 진행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아프간 북부 집결한 反탈레반 저항군 “내전 불사”

    아프간 북부 집결한 反탈레반 저항군 “내전 불사”

    탈레반 “정치인과 회동… 곧 새정부 출범”저항군 “포괄적 정부 거부 땐 유혈사태”외국 탈출구 카불공항 총격전… 1명 사망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정상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수순이지만 이에 저항하는 반탈레반 세력이 대거 규합하며 여전히 혼란은 계속된다. 탈레반이 결사 항전을 선언한 이들 세력에 대한 진압에 나서며 내전이 촉발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과 카불에서 회동했고 논의가 진척되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을 곧 선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부 지역 판지시르 등에서는 반탈레반 저항 세력이 모여들며 저항을 다짐하고 있다. 저항세력 지도자인 아흐마드 마수드는 “탈레반이 현재 노선을 고수하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아프간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 유혈사태를 경고한다”고 밝혔다. 정부군과 지역 민병대로 구성된 저항군은 판지시르와 파르완, 바글란 등 3개주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데, 마수드 휘하에만 9000명이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탈레반에 포괄적 정부 구성을 요구하며 대화를 거부하면 내전을 피할 수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에 탈레반도 판지시르에 수백명을 투입한 뒤 공격 명령을 기다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외국으로의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 국제공항의 혼란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공항엔 신원 미상의 침입자와 아프간 정부군 사이 총격전이 발생해 1명이 숨졌고, 탈출 인파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선 두 살 아기가 압사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AP통신 등은 지난 일주일간 공항 안팎에서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 이준석 ‘경선 갈등’ 공식 사과했지만… 劉·崔는 윤석열 직격

    이준석 ‘경선 갈등’ 공식 사과했지만… 劉·崔는 윤석열 직격

    李대표 “이견보다는 정권교체 향해 결집”선거관리위원장에 정홍원 前 총리 선임劉 “당대표 흔들기 尹 묵인 없이 가능한가”崔측도 비대위 논란에 “누구를 속이려고”‘역선택 방지조항’ 두고도 후보 간 대립각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과 날카롭게 대립했던 이준석 대표가 23일 그간 갈등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수습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작심 비판하는 등 갈등의 불씨는 대권주자 간 싸움으로 옮아 붙은 형국이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로서 지금까지 경선 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분란과 다소간 오해가 발생했던 지점에 대해 겸허하게 진심을 담아 국민과 당원께 사과의 말씀 올린다”면서 “선관위가 출범하는 이상 이견보다는 정권교체를 향해 결집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 전 총리께 공정한 경선 관리와 흥행을 위한 전권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검사 출신으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냈다. 선관위는 오는 26일 정식 출범한다. 이 대표는 이달 초부터 경선 운영 방식 등을 두고 윤 전 총장과 충돌했다. 경선준비위원회 월권 논란, 윤석열 캠프의 대표 탄핵 발언 등에 이어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추진’ 보도 논란까지 터지며 내홍이 격화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에 ‘전권’ 부여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분란이 쉽사리 가라앉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 대표는 한발 물러났지만 그와 가까운 유 전 의원은 작정하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유 전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캠프 인사가 계속 당대표를 흔드는데, 이런 일이 후보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라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입당 과정, 의원 줄세우기, 토론회 무산 등을 거론하며 “정권교체를 하러 온 건가, 당권교체를 하러 온 건가”라고도 꼬집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도 비대위 추진 보도 논란을 거론하며 “윤석열 캠프가 당을 흔들고 당대표를 흔드는 것을 모두가 보고 있는데 누구를 속이려 드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황당무계한 허위보도를 근거로 한 정치공세에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역선택 방지조항’을 두고도 갈등을 겪고 있다. 앞서 경선준비위는 이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선관위 출범을 앞두고 윤 전 총장·최 전 원장 측은 지난 20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 제도 도입을 재차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 전 의원 측이 반대 의사를 밝히자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한다.
  • 아프간 공항서 2세 아이 압사… “탈출 불가능, 희망을 잃었다”

    아프간 공항서 2세 아이 압사… “탈출 불가능, 희망을 잃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시민들의 엑소더스(탈출)가 이어지는 가운데, 2세 여아가 공항에서 압사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여아는 카불에 있는 한 미국회사에서 통역관으로 일했던 여성의 딸로, 당시 이 여성은 어린 딸과 남편, 장애가 있는 부모와 자매 등 일가족과 함께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카불의 공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아수라장이 된 공항에서는 탑승 수속장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어려웠고, 여성과 어린 딸은 밀려드는 사람들 사이에 넘어지고 말았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눈을 뜬 이 여성은 품에 안고 있던 두 살 배기 딸을 찾아 나섰지만, 아이는 이미 사람들에게 짓밟혀 압사당한 후였다. 이 여성은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에 넘어진 뒤 누군가는 내 휴대전화를 밟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내 머리를 발로 차기도 했다.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면서 “딸이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아이를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절망했다.이 여성은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하기 전 미국인을 도왔다는 이유로 보복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가족들과 아프간을 떠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탈레반은 이전과 다른 유화 정책을 펴겠다고 공표했음에도, 총을 들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미군 또는 미 정부 관련 단체에서 일한 이들을 색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색출된 아프간인들은 탈레반에 의해 현장에서 총살당하거나 끌려가고 있으며, 위 여성처럼 탈출에 실패한 사람들은 언제 있을지 모를 탈레반의 보복을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과거 미군과 서방구호단체에서 통역관으로 일했던 30대 남성은 “탈레반을 뚫고 공항까지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두 번 정도 시도했지만 포기했다”면서 “탈출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희망을 잃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공식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저항세력이 집결하자 진압작전에 돌입했다. AFP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판지시르 계곡에 수백명의 진압군을 투입했다. 반 탈레반 세력의 저항이 장기화 될 경우, 아프간은 끝을 기약하기 어려운 내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로이터 통신은 “내전이 시작되면 저항세력이 외부의 도움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회의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탈레반, 저항세력 집결에 진압작전 돌입…아프간 내전 조짐

    탈레반, 저항세력 집결에 진압작전 돌입…아프간 내전 조짐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했지만, 북부 일부 지역에서 반(反)탈레반 저항세력이 결사 항전을 선언했다. 이에 탈레반 역시 저항세력 진압 작전에 돌입하면서 내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저항세력 지도자인 아흐마드 마수드(32)는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소련에 맞섰으며 탈레반에도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항세력, 북부 3개 주 거점으로 집결그는 “아프간 여러 지역으로부터 정부군이 판지시르에 집결한 상황”이라며 “탈레반이 현재 노선을 고수한다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아프간을 지킬 준비가 돼 있고, 유혈 사태를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과 민병대로 구성된 저항군은 현재 아프간 북부 판지시르와 파르완, 바글란 등 3개 주를 거점으로 진지를 구축한 상태다. 특히 카불 북부 판지시르 계곡에는 탈레반에 반대하는 항전 세력이 집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 함락 이후 판지시르에는 수천명의 반대파가 운집했고, 마수드 휘하에만 9000명이 집결한 상태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여기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일반 군인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는 아프간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이다. ‘국부’ 아흐마드 샤 마수드는 1979~1989년 아프간을 점령한 소련에 맞서 반군을 이끈 사령관이다. 소련 철수 후 국방장관에 올랐던 그는 1996~2001년 탈레반 집권 시기 탈레반에 저항했고, 2001년 결국 암살됐다. 저항군은 탈레반에 포괄적 정부 구성을 요구하며 탈레반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아들 마수드는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탈레반이 협상만이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우리도 내전을 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지지자들은 진압에 나선 탈레반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주의 정권’이 국제사회에 인정돼서는 안 된다면서 내전으로 치달을 경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탈레반, 저항세력 진압 작전 돌입”대외적으로 일부 유화 노선을 취하며 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탈레반은 저항세력 진압에 돌입했다. AFP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판지시르 계곡에 수백명의 진압군을 투입했다. 탈레반은 트위터 계정에 “지역 관리들이 평화로운 이양을 거부한 뒤 수백명의 이슬람 전사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판지시르로 향했다”고 밝혔다. 판지시르에 도착한 탈레반군은 현재 공격 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스푸트니크는 전했다. 반 탈레반 세력의 저항이 장기화해 내전으로 치달을 경우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의 추가 병력 이동이 불가피하지만, 저항 세력이 외부의 도움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회의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 [씨줄날줄] 아프간 피란민/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프간 피란민/임병선 논설위원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미국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으로 우리에게도 낯익다. 그가 최근 미국 CNN 인터뷰를 통해 “모든 나라에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 달라고 요청한다. 등을 돌릴 때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아프간 피란민은 최대 6만 5000여명 수준이다. 일주일 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뒤 이 나라를 떠난 사람이 미국인 2500명을 비롯해 아프간 전쟁 와중에 미국과 미군을 도왔던 아프간인 등 1만 7000명이다. 하루 2000명 수준이다. 21일 하루 동안 군용기 C7과 전세기를 38차례 띄웠으나, 대피시킨 숫자가 3800명에 불과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하루 9000명에 턱없이 모자란다. 공항 안팎에서 ‘제발 나를 버리지 말라’고 애원하는 이들은 1만 7000명선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안타까워하던 주변 이슬람 국가는 물론 유럽 국가들도 피란민 수용에는 냉랭하기만 하다. 2015년 시리아 내전 이후 100만명의 난민이 유입돼 유럽 전체가 몸살을 앓은 그 악몽이 재현될까 두려워서다. 유럽의 관문인 그리스에 시리아 난민 6만명이 주저앉자 그리스 정부는 터키와의 육상 국경 40㎞에 철제 담장을 세우고, 아예 이쪽으로 올 생각도 말라고 연일 으름장을 놓았다. 터키에 체류하는 시리아 난민은 3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에 해당한다. 개방하고 포용할 범위를 넘어섰다. 현재 유럽 가운데 영국만이 전향적인데 영국군을 도운 아프간인 통역과 번역가 등 2만명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카타르와 바레인, 독일 공군기지에 친미 성향의 아프간인들을 분산수용하지만 곧 한계가 온다고 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내 기지는 물론이고 한국과 일본, 코소보, 이탈리아 등의 미군기지에 한시적으로 아프간 피란민을 분산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해외 미군기지는 미국 영토지만, 영공 통과 등의 문제로 주둔 국가와의 협의가 불가피하다. 미국이나 영국은 지난 20년의 전쟁 동안 자신들에게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을 내버려 둘 수도 없고,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 우리도 주카불대사관 등을 도운 아프간 민간인이 200명인데 이들의 도피를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국내에도 적지 않다. 다만 단일민족 신화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난민 수용성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간 난민을 허용한 사례도 극히 적은데, 3년 전 제주의 예멘 난민 때도 확인됐다. 국내 여론 등의 문제로 무조건 받을 수도 없지만, 국제정치의 희생양이기도 한 이들을 무턱대고 외면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 “탈레반 오자 꿈 사라졌다”… 아프간의 절규 알린 졸리

    “탈레반 오자 꿈 사라졌다”… 아프간의 절규 알린 졸리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 ‘연을 쫓는 아이’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왼쪽)가 아프간 난민을 외면하지 말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오른쪽)는 인스타그램을 개설, 첫 글로 아프간 소녀에게 받은 편지를 올리며 관심을 환기시켰다.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이 급박했기에 탈레반에 의한 민간인, 특히 여성들의 희생을 막을 조치 또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이들은 촉구했다.호세이니는 2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프간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면서 “모든 국가가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인을 파트너라고 불렀던 미국이 떠나고, 잔인하게 학대하고 테러를 가한 단체의 손으로 나라가 넘어갔다”고 개탄한 뒤 “40년 동안의 전쟁, 혼란, 피란 위기를 겪으며 아프간인들은 지쳤다”고 말했다. 아프간이 혼란했던 시기를 ‘40년’으로 늘려 잡은 것은 그의 소설인 ‘연을 쫓는 아이’의 모티브이기도 한 아프간 현대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2003년 발간돼 2007년 영화화된 ‘연을 쫓는 아이’는 1979년 소련의 침공과 내전에 이은 1996년 탈레반의 집권, 2001년 미국의 아프간전쟁에 이르는 이 나라의 역사를 짚는다. 호세이니 자신도 1976년 아프간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탈레반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아프간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호세이니는 “카불의 변화는 초현실적”이라면서 “(소련 침공 전까지) 히피족이 찻집을 어슬렁거리고 여성들이 변호사와 의사로 일하는 등 번영했던 도시 카불에서 한순간 자유가 사라졌던 것처럼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프간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진 다음에도 자신과 친구의 안전, 국가의 미래, 탈레반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아프간인들을 기억해 달라”고 요청했다. 탈레반이 노선 변화를 장담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호세이니는 “그들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며 불신했다. 졸리 역시 아프간의 여성 인권이 위협당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졸리는 21일 인스타 계정을 열며 “9·11테러 발생 2주 전 아프간 국경을 방문했을 때 탈레반에서 도망쳐 나온 아프간 난민들을 만난 적이 있다. 20년이 지나 아프간인들이 또다시 공포와 불확실에 사로잡힌 나라를 떠나는 것을 보니 끔찍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재 아프간 국민들은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능력을 잃어 가고 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고자 싸우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고자 인스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프간 여성의 대변인을 자임한 졸리는 다음날 ‘아프간 난민을 도와 달라’는 아프간 소녀의 호소가 담긴 편지를 올렸다. 편지는 “탈레반이 왔을 때 우리의 모든 꿈이 사라졌다”는 소녀의 절망적인 호소를 전하는 내용이다.
  • 받으면 혼란, 막으면 부담… 전 세계 ‘아프간 난민’ 딜레마

    받으면 혼란, 막으면 부담… 전 세계 ‘아프간 난민’ 딜레마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난민이 급증하자 이들의 수용을 놓고 인접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포함해 세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주민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유입은 필사적으로 피하려는 분위기다.주요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아프간발 이주민 유입을 막기 위해 터키와의 국경에 40㎞ 길이의 장벽과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총국경 길이의 3분의1에 해당한다. 위치상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으로 건너가는 길목에 있는 그리스는 일찌감치 불법으로 자국 영토에 들어온 아프간인을 즉시 되돌려 보낸다고 밝혔다. 당국은 “예상 가능한 충격을 그저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다”며 “불법 이주민들이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터키 역시 “아프간 난민은 주변국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며 “터키는 유럽의 난민 창고가 될 의무와 책임이 없다”고 했다. 지난 일주일간 구조 작업이 시작된 후 최소 1만 2000여명이 카불 공항을 통해 대피했고, 육로까지 합하면 수십만명 이상이다. 현재까지 이들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국가는 미국 1만명, 호주 3000명, 타지키스탄 10만명 등이다. 영국은 여성, 어린이, 소수 민족 중심으로 향후 몇 년간 2만명의 정착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6년 전 대규모 난민 유입 이후 극우파 득세와 포퓰리즘 등 자국 내 위기를 이미 겪은 유럽 국가 대부분은 그리스처럼 난민 수용에 부정적이다. AP통신은 “미국과 나토 동맹국은 이들에게 협력해 온 현지인들을 서둘러 대피시키고 있지만, 아프간인 전체가 환영받을 것 같진 않다”며 “어느 서방 국가보다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마저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군기지 등에서 난민을 위한 임시주택을 마련해 이들을 일부 수용하고 있지만, 향후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알 수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임으로 꼽히는 아르민 라셰트 집권 기독민주당 대표까지 “2015년 이주 위기를 반복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오스트리아는 “지역 내 우리 주민 대다수를 유지하는 게 목표”라면서 유럽연합(EU) 국가를 찾은 난민을 유럽이 아닌 곳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아프간 주변국에 ‘추방 센터’를 만들자고 주장했다.이미 수백만명 이상을 받아들인 인접국 역시 이들을 저지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아프간과 2670㎞ 길이의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은 90% 이상에 4m 높이의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난민뿐 아니라 무장단체 조직원까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자 민간인의 통행을 원천 봉쇄한다는 것이다. 주요 검문소의 경계와 서류 심사 등 신원 확인 절차도 크게 강화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아프간 담당 국장 매리 엘런 맥그로티는 “아프간을 돕기 위한 국가 간 조율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끔찍한 이 상황이 심각한 인도주의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식량과 의약품, 피란 물품 등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 “美, 아프간 난민 수용지로 韓 미군기지도 검토”

    “美, 아프간 난민 수용지로 韓 미군기지도 검토”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탈레반이 폭력성을 드러내자 탈출 인파가 급증했지만, 아프간 주변의 미군기지는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난민 유입을 꺼리는 곳들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다른 나라들이 대규모의 아프간 피란민 유입을 경계하면서 미 국방부가 자국 및 해외의 (미군)시설을 면밀히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에 협조했던 아프간인을 3만~4만명이나 앞으로 더 대피시켜야 하는데 카타르, 바레인, 독일 등지의 미군기지는 이미 과밀 상태다. 총대피 규모는 5만~6만 5000명으로, 이 중 1만 7000여명이 대피를 마쳤다. 대피 속도가 크게 떨어지자 미국 측은 1952년 창설된 민간예비항공대(CRAF)를 발동해 최대 5개 항공사로부터 약 20대의 민간 항공기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은 자국에 들어오는 피란민을 위해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수속 처리 본부를 만들고 인근 뉴저지주 맥과이어·딕스·레이크허스트 합동기지에 수용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 잠재적 후보지로 미국 내 버지니아주 포트 피켓·인디애나주 캠프 애터베리·캘리포니아주 캠프 헌터 리겟 등이, 국외에서는 한국·일본·독일·코소보·이탈리아 등지의 미군 기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피란민 수용 규모나 체류기간에 대한 주둔국과의 협의가 걸림돌이다. 2015년 시리아 내전 때 100만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했다 후유증을 겪은 유럽 각국은 이미 거부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22일 “우리 정부와 협의한 적도 없고,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주한미군 리 피터스 대변인(대령)은 특별한 지시를 받은 게 없다면서도 “임무 수행 지시를 받으면 미 국무부·국방부,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리스, 터키와의 국경에 40㎞ 장벽 “아프간 난민 몰려들까봐”

    그리스, 터키와의 국경에 40㎞ 장벽 “아프간 난민 몰려들까봐”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탈레반보다 더 과격한 이미지의 이슬람 국가(IS)가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리스와 터키가 이 나라 난민들이 몰려들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리스는 탈레반 수중에 떨어진 아프가니스탄발 이주민과 난민 유입을 막고자 터키와의 국경에 40㎞ 길이의 장벽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미칼리스 크리소코이디스 시민보호부 장관은 장벽이 세워진 에브로스(Evros) 일대를 둘러보면서 “향후 예상 가능한 충격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우리 국경은 침범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 사진이 탈레반에 카불이 함락되기 전인 지난 10일 촬영된 것임을 보면 사실 장벽 세우는 작업은 그 전부터 착수했던 일로 보인다. 어쩌면 장벽 세우는 일의 명분을 아프간발 난민 유입에 대한 두려움에서 찾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이런 조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아프간 이주민과 난민의 급격한 증가를 경고한 직후 취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아프간발 이주민·난민이 주변국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아프간과 이란이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유럽으로의) 유입 사태는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며 정세가 불안해지자 일찌감치 이주민·난민 수용 불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불법적으로 자국 영토에 들어온 아프간인들은 즉시 되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그리스는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중동 이주민·난민이 일종의 관문으로 여기는 나라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난민 위기 때는 약 6만 명이 그리스에 정착했다. 그 뒤 그리스 당국이 터키와 국경 통제를 강화하면서 육로를 통한 이주민·난민 이동은 크게 줄었으나, 지중해 해상 루트를 활용한 ‘보트 피플’ 유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와 터키는 유럽에서 국경을 맞댄 나라들 가운데 대표적인 앙숙 관계다. 지난해에도 터키가 난민들을 대거 받아들인 뒤 유럽으로 통하는 길목인 그리스에로 문을 열어주겠다고 밝히자 그리스는 잠정적으로 모든 이민 신규 신청을 차단하고, 군 병력을 에브로스에 주둔시키는 등 완강히 반대한 일이 있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 ‘연을 쫓는 아이’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아프간 난민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그는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모든 나라에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달라고 요청한다”면서 “아프간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 아프간 사람들과 아프간 난민들에게 등을 돌릴 때가 아니다”고 애원했다. 호세이니는 “미국은 아프간 주민들에게 빚을 졌다. 미국과 다른 나라 병력과 함께 하는 데 목숨을 걸고 미국의 계획을 믿고 미국의 목표에 발맞추고 뒤에 남겨진 사람들 말이다”라며 “우리는 이들에게 등을 돌려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아프간에 쏟아지는 관심이 사라진 이후에도 주민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며 “수백만의 주민들이 여전히 거기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이니는 아프간이 탈레반 수중에 넘어간 데 대해 “고통스럽다”면서 “탈레반의 깃발이 카불에 나부끼는 걸 보는 건 정말 가슴 찢어지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탈레반의 공언에 대해 “아주 회의적”이라면서 “탈레반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6년 아프간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호세이니는 소설 ‘연을 쫓는 아이’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으로 아프간의 비극을 그렸다. 두 소설은 각국에 번역돼 총 3천800만부가 팔렸다.
  • [영상] 범퍼카 탈 땐 언제고…놀이공원에 불지른 탈레반 “우상 금지”

    [영상] 범퍼카 탈 땐 언제고…놀이공원에 불지른 탈레반 “우상 금지”

    소총을 든 채 놀이기구를 즐기던 탈레반이 이번에는 놀이공원을 통째로 불태웠다. 18일 인도 ABP뉴스는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우상 숭배’를 이유로 현지 놀이공원 하나를 불태워 없앴다고 전했다. 17일 파키스탄 인권운동가 이에테샴 아프간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자우즈잔 셰베르간에 있는 놀이공원 하나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염에 휩싸인 놀이공원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영상에는 거센 불길이 집어삼킨 놀이공원과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주민의 모습이 담겨 있다.셰베르간은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가장 큰 군벌 압둘 라시드 도스툼의 지배 영역이었지만, 지난 7일 탈레반이 점령했다. 탈레반은 님루즈주 주도 자란즈를 전투 시작 3시간 만에 장악한 데 이어 셰베르간까지 24시간도 안 돼 지방 중심도시 두 곳을 장악했다. 정부군은 탈레반과 제대로 교전도 못 해보고 퇴각하거나 투항했다. 인권운동가 이에테샴은 탈레반이 셰베르간을 정복한 후 우상 숭배를 금지한 이슬람율법 샤리아에 따라 놀이공원에 불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며칠 전 놀이공원에서 소총을 든 채 범퍼카와 회전목마 등을 즐기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ABP뉴스는 탈레반이 불탄 놀이공원 내 동상을 문제 삼은 것 같다고 전했다.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계열인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앞세우고 있다. ‘물을 향하는 분명하고 잘 다져진 길’을 뜻하는 샤리아는 종교생활부터 가족, 사회, 경제, 정치, 국제관계에 이르기까지 무슬림 세계의 모든 것을 규정한다. 이슬람 경전인 쿠란(Koran), 이슬람의 행동 규범인 순나(Sunnah), 이슬람의 교조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 등에서 비롯됐다. 사실상 교훈에 가까운 율법이지만 그 해석은 집권 세력 입맛에 맞게 달라진다. 탈레반도 과거 집권기(1996~2001년) 때 자의적으로 해석한 샤리아를 엄격하고 가혹하게 적용했다.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하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이는 등 공개 처형도 허용했다. 여성의 외출, 취업, 교육도 제한했다. 2001년에는 이교도의 우상숭배라는 이유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1500년 전 ‘바미얀 석불’에 로켓탄을 쏴 잿더미로 만들었다.오랜 내전 끝에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18일 아프가니스탄을 샤리아에 따라 통치할 것이며, 민주주의 국가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미 부르카 미착용 여성과 반역자를 사살하는 등 피의 보복을 시작했다.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우상 숭배를 들먹이며 놀이공원을 파괴한 것은 탈레반 공포 정치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 바이든 “누군가가 한국 등 침략하면 우리는 대응할 것”

    바이든 “누군가가 한국 등 침략하면 우리는 대응할 것”

    “한국, 아프간과 근본 차이”“침략 당하면 미국 대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해 대만, 유럽(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나토) 등과의 동맹은 아프가니스탄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최근 미군이 철수하면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미 A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 유럽의 동맹을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내전 상태인 것은 물론 국방력도 약한 아프간이 한국 등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또한 이들 국가가 침략이나 적대적 행위에 노출될 경우 미국이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터뷰는 지난 15일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누군가가 한국 등 침략하면 우리는 대응할 것”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나토를 사례로 들어 “누군가 나토 동맹을 침략하거나 불리한 조치를 가할 경우 우리는 대응할 것이다. 이는 일본, 한국, 대만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군 주둔 등을 통한 미국의 안보 역할에 대한 신뢰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을 불식시키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비슷한 맥락의 언급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한미군 감축 의향이 없다고 밝히면서 나왔다. 그는 “(바이든)대통령이 거듭 말했지만, 한국과 유럽 등에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은 전혀 없다”며 “한국, 유럽 등에는 내전 중이 아니더라도 외부 적으로부터 동맹 보호를 위해 오랜 시간 (미군이)주둔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아프간에서 우리가 제시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언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유력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20년여 전 아프간 전쟁을 수행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국무장관을 지냈던 콘돌리자 라이스는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한국전쟁(6.25전쟁) 종료 후 미군이 수십년 동안 주둔해온 한국의 사례를 들며 “미군이 아프간에서 너무 빨리 철군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탈레반,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이 변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말하겠다. 나는 그들이 국제 사회에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는 것을 원하는 지에 대해 일종의 실존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떠나려는 미국인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해 줄 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의 아프간 철군 시한으로 정한 이달 31일까지 모든 미국인을 철수시키도록 노력하겠지만 만일 이후에도 남은 미국인이 있다면 미군이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했다.
  • “20년 전 아버지처럼 탈레반과 싸울 것”… 아프간 내전 격화 가능성

    “20년 전 아버지처럼 탈레반과 싸울 것”… 아프간 내전 격화 가능성

    탈레반의 손에 들어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암룰라 살레 부통령을 중심으로 저항군이 결집하고 있다. 탈레반을 정식 정부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반격하겠다는 것이지만, 이슬람국가(IS) 등 다른 무장단체까지 아프간으로 진군하면서 내전으로 격화될 가능성도 커진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탈레반에 저항하는 아프간의 마지막 세력들이 판지시르주에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다. ‘다섯 마리 사자’라는 뜻의 판지시르는 수도 카불에서 65㎞ 떨어져 있는데, 히말라야 산자락의 계곡으로 둘러싸여 수십년 동안 아프간인의 저항 거점이었다. 1980년대 소련 침공, 1990년대 탈레반에 대항한 역사를 지닌 곳으로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간 정부의 협력을 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이 지역이다. 살레 부통령은 국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대신 자신이 합법적 대행이라며 “아프간인은 저항 정신을 잃지 않았다. 탈레반 대항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근 살레 지지 부대는 파르완주 주도 차리카르를 탈환하고 이곳에서 탈레반과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여기에 과거 반(反)탈레반 전선을 이끌었던 국민 영웅 아흐마드 샤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 야신 지아 전 육군참모총장 겸 국방부 차관도 합류했다. 마수드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아버지는 암살 전까지 아프간의 운명을 위해 싸웠다. 그의 발자취를 따르겠다”며 “20년 전 그랬던 것처럼 탈레반이 차지하려는 모든 곳에서 저항군의 깃발이 휘날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도피한 가니 대통령을 비난하며 인터폴 수배를 요청한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는 “판지시르는 전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지가 될 것”이라며 “이곳은 사람을 노예로 만들려는 모든 이들에게 강하게 맞서는 곳”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탈레반에 얼마나 잘 맞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병력도 훨씬 적고 보유한 무기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요새 같은 계곡의 지형은 전투에선 유리하지만, 물자 보급이 어렵다는 점에선 큰 난관”이라며 “반미 동맹국과 단체들의 은밀한 지원으로 자금을 조달해 온 탈레반에 맞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탈레반이 미군과 아프간군이 버린 무기를 획득하면서 무장 조직을 넘어 ‘군대’ 수준으로 세력이 강해진 점도 저항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도주하는 패권국과 동요하는 주변국들/군사전문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도주하는 패권국과 동요하는 주변국들/군사전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미 공군기가 철수하던 지난 16일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아프간군은 싸우려 하지 않는데 내가 왜 미국의 아들과 딸들을 아프간 내전에 보내야 하는가”라고 운을 뗀 뒤 “미국의 국익이 아닌 충돌에 무기한 머물러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강국이 불과 8만명 남짓으로 추정되는 탈레반 무장 세력에 아프간을 통째로 내어주고 내놓은 말들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동아시아의 어느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수호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아프간 철군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부터 추진됐던 일이고 바이든이 그걸 완결했다. 미국의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아프간 철군 결정에는 어떤 차이도 발견하기 어렵다. 남의 나라 전쟁에 더이상 희생할 수 없다는 초당적 냉정함이다. 7년 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2차 대전 이후 국경이 변경되는 데 미국이 개입조차 하지 못했던 단 하나의 사건이었다. 패권국가 미국의 위신이 추락하는 아주 나쁜 신호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올해 2월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에 대해서도 그간 미얀마 민주정부를 지지했던 미국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급기야 8월에는 아프간마저 잃고 말았다. 이렇게 보면 유일 패권으로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전 세계로 전파한다는 미국이 맞는가 싶을 정도다. 작년에 출판된 ‘각자도생의 세계’(Disunited Nations)에서 저자인 피터 자이한은 “미국은 냉전 이래 책임져 온 세계질서를 더이상 책임지지 않게 된다”고 단언한다. 더 나아가 동맹체제도 의미가 없고 세계는 만인과 만인이 투쟁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재편된다고 예견한다. 이보다 2년 전에 출판된 ‘거대한 환상’(The great Delusion)에서 시카코대학의 미어샤이머 교수는 “자신의 이미지대로 세계를 변화시키려고 했던 미국의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은 실패했다”고 말한다. 미국의 지성들은 만일 적대국이 미국에 도전하지만 않으면 굳이 타도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로 기울어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벌써 탈레반이 미국에 도전하지만 않으면 정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정책까지 내놓고 있다. 아무 미련 없는 손절이다. 미국이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과 자유항해의 질서도 위협받을 것인가? 피터 자이한에 따르면 위협받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끝장”이라고 단언한다. 동맹의 가치를 무참하게 평가절하하는 그는 올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일본에 코로나19 백신을 그냥 주지 말고 외교적 무기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미국이 전 세계를 백신으로 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이야기다. 다소 거칠어 보이는 그의 주장이지만 바이든이 패권국가의 위신이고 체면이고 다 버리고 도망치듯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걸 보면 한낱 학자의 주장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범세계적 가치보다 국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속마음을 한 학자가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 점이 미국이 멀지 않은 시기에 한국을 포기할 수 있다는 신호로 성급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미국이 앞으로 탈레반을 대하는 것처럼 북한도 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게다가 북한은 탈레반처럼 혁명을 수출하는 나라, 지역 정세에 시한폭탄으로 등장한 아프간이 아니다. 당장 지정학적 변수가 될 위협이 탈레반보다 훨씬 못한 북한에 미국이 값비싼 비용을 들일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단지 북한의 미사일 위협만 관리하면 될 일이다. 앞으로 동아시아에서 패권은 이런저런 문제에 개입하는 패권이 아니라 국익을 최우선으로 놓고 타협하거나 거래하는 패권이다. 비록 트럼프는 사라졌지만 트럼피즘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확장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미국의 선의에만 기대지 말고 자강으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강인한 생존 의지, 성숙한 국가 역량으로 평화를 창출하는 중견국가가 되지 못하면 우리는 주변 정세 변화에 크게 휘둘릴 위험성이 높다. 그런 끔찍한 시나리오가 제일 두려운 거다.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모가디슈와 아프간의 평행이론/나우뉴스부 기자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모가디슈와 아프간의 평행이론/나우뉴스부 기자

    지난 주말 전 세계는 영화 속 장면이 고스란히 재현된 듯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목도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시간으로 15일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탈레반에 정복된 수도 카불을 벗어나려는 사람들로 지옥이 됐다. 통제 불능이 된 공항에 몰린 사람들은 이미 이륙을 시작한 미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추락사하기도 했고, 미군은 활주로에서 아프간인들을 쫓아내기 위해 경고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공약을 그저 ‘달콤한 말’일 뿐이라고 믿는 아프간 국민은 목숨을 건 탈출을 선택했지만, 탈출에 실패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 모두 국가와 가족과 집을 잃은 채 살아가야 하는 불행한 처지에 놓였다. 현지에서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주장하는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 당시 여자아이의 교육 금지,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 강제 결혼과 조혼 등으로 여성의 삶을 처참하게 억압했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를 장악한 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진짜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여성 인권에 대해 과거와 다른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공표했다. 문제는 탈레반이 기반으로 삼는 샤리아법의 교리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아프간의 현실은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고립된 사람들의 탈출을 그린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와 닮아 있다. 수도 모가디슈를 탈출하는 사람들의 긴박한 과정뿐만 아니라 정부의 역할과 기능이 부재한 채 내전과 전쟁으로 얼룩진 국가에서 국민이 오롯이 고통을 떠안은 참담한 모습까지 빼닮았다. 영화 속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탈출하는 길목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시신이나, 쓰레기 더미 옆에서 공을 차던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키만 한 총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장면은 탈레반 집권기의 아프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내전과 전쟁에 지친 국가를 두고 제 잇속만 차리려는 주변국들도 놀랍도록 닮았다. 서구 국가들은 1990년대 초부터 무정부 상태로 혼란한 소말리아의 앞바다에 유독성 폐기물을 불법적으로 투기하거나 약탈에 가까운 어업 활동으로 어자원의 씨를 말렸다. 중국과 러시아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20년 만에 재집권하자 미국의 공백을 틈타 현지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찌감치 외교 관계 개선에 나섰다. 엑소더스(탈출)가 속출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 대사관만 천하태평일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중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슬람 세력의 독립 시도 차단이나 대만을 사이에 둔 미국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카드로 탈레반을 공공연하게 이용하고 있다. 기아에 허덕이는 400만명이 넘는 국민과 세계 최빈국의 타이틀을 단 소말리아, 탈레반을 피하기 위한 엑소더스가 이어지는 아프간. 시대를 떠나 두 국가의 가장 큰 공통점은 ‘불행한 국민’이다. 두 국가에서 권력을 원하는 이들도, 사탕발림으로 환심을 사려는 주변국도 국민을 가장 불행하게 만든 게 과연 무엇인지 먼저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 美 “한국·유럽서 미군 감축 없다”

    美 “한국·유럽서 미군 감축 없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국익 없으면 동맹도 버리냐’는 비판이 거세지자 미국이 진화에 나섰다. 특히 한국, 유럽 등 미국의 안보 동맹국에서 불안이 커지자 미국은 아프간을 제외한 “미군 감축은 없다”고 확고하게 못을 박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이 반복해 말해 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은 없다”며 “우리는 동맹국 및 파트너에 대한 미국의 헌신이 신성불가침이라고 믿는다. 대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헌신도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 테러전쟁 이후 내전 때문에 미군이 주둔했다면 한국과 유럽은 외부의 적에 대항에 동맹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도 했다. 반면 설리번은 탈레반의 빠른 진군에 대한 오판과 함께 아프간 정부에 제공했던 미군 군사 물품 중 “상당수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고 인정했다. 미국이 지난 20년간 공급한 무기는 830억 달러(약 97조원) 상당이다. 예정대로 오는 31일까지 완전 철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탈레반이 공항까지 민간인들의 안전한 통행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 처음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 통화를 하고 다음주에 화상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아프간 인도적 지원 확대 및 난민 수용 등이 논의될 전망이나 대서양 동맹 강화의 포석으로 읽힌다. 유엔 인권이사회도 오는 24일 아프간 인권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특별회의를 연다. 국익 우선주의에 따른 성급한 철군 결정에 대해 미국 내외의 비판은 커지고 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26명은 이날 바이든에게 보낸 서한에서 “어떤 계획이라도 있었다면 아프간의 안보 및 인도주의적 위기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끄는 상원 정보·외교·군사위 등 3곳도 조사에 나선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의 국정 지지도는 전날 취임 후 처음으로 50%선을 내려섰고, 이날 49.4%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나흘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이날 저녁 백악관에 돌아온 바이든은 아프간 철수 후폭풍은 물론 중앙아시아 세력 재편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난민 탈출을 우려하는 독일의 캐서린 클리버 애슈브루크 외교위원회 국장은 “미국은 대서양 동맹국과의 관계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립서비스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 탈레반 ‘진짜 지도자’ 칸다하르에, “내가 트럼프와 직접 통화한 사람”

    탈레반 ‘진짜 지도자’ 칸다하르에, “내가 트럼프와 직접 통화한 사람”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53)가 대미 봉기의 중심지인 칸다하르에 돌아왔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탈레반 정치국을 이끌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든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정부 인사들과 철군 협상을 이끌었던 바라다르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칸다하르 공항에 도착해 열렬한 환영 인파에 휩싸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미군 철군 이후 갑자기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져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카불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칸다하르는 탈레반의 정신적 고향이자 성지로 20년 대미 항쟁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바라다르는 다음날이나 19일 수도 카불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칸다하르는 오래 전부터 아시아와 인도를 잇는 통로 역할을 해 전략적 요충지로 침탈이 잦았던 곳이다. 기원전 4세기에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도시를 세운 뒤, 중앙아시아의 많은 부족들이 차례로 이곳을 점령했다. 7세기에는 아랍인, 9세기에는 사파르 왕조, 10세기에는 가즈나 왕조의 지배를 받았으며, 몽골 침략자 칭기즈칸과 투르크 정복자 티무르에 의해 파괴됐다. 그 뒤 16세기 무굴 제국의 통치를 받았고 17세기 페르시아에 넘어갔다가 1747년에 통일 아프가니스탄의 첫 수도가 됐다. 우리가 헬레니즘과 동양 문명이 섞였다고 얘기하는 간다라 문명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칸다하르는 양과 양모, 목화, 비단, 모피, 곡식, 과일, 담배 등의 교역 중심지로 석류와 포도의 주산지로 유명하다. 파슈툰족의 땅이라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와 인연이 아주 깊은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1979년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뒤 이 일대에 자동소총 사단이 배치됐고, 이듬해 중반에는 사령부가 설치됐다. 1981년에는 파키스탄 국경을 넘나들던 아프가니스탄 게릴라들이 한때 이 도시를 점령한 일도 있었다.  바라다르는 1994년 대소 봉기를 목적으로 탈레반을 창설한 네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2001년 9·11 테러 한 달 뒤에 미군이 침공하자 반미 봉기의 중심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0년 2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미국과 파키스탄의 합동작전에 의해 검거됐다.  8년 동안 수감됐다가 평화협상을 원활히 한다는 명분으로 풀려났다. 2019년 1월부터 도하의 탈레반 정치국을 이끌었다. 지난해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미국 정부 최고 책임자와 직접 협상을 벌인 첫 탈레반 지도자가 됐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탈레반을 이끄는 정치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아래 체계도로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에 이어 2인자이지만 실질적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환국하기 전 도하에서 미리 녹화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달성했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에 어떻게 봉사하고 보호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과거 베일 뒤에 숨어 있던 탈레반 지도자들이 속속 전면에 나서면서 새 통치 체제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반(反) 탈레반 전선이 구축되고 이슬람 국가(IS) 등 과격 단체도 본격 행보를 시작하는 등 아프간이 또 다른 혼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탈레반 공동 창설자 중 한 명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 물라 무하마드 야쿠브도 카불 장악 다음날(16일) 카불에 들어갔다고 인도 일간 더힌두가 보도했다. 야쿠브는 탈레반 군사 작전을 총괄하며, 여러 차례 최고 지도자 후보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얼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면령을 발표했다.  탈레반의 고위 간부는 이날 로이터 통신에 “세계는 느리면서 점진적으로 우리 지도자들을 모두 보게 될 것”이라며 “비밀의 그림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고 지도자 아쿤드자다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내전과 극단주의 부활 조짐도 감지된다. 타스 통신은 이날 이란 알-알람 TV를 인용해 카불 북동부 판지시르 주에서 암룰라 살레 아프간 제1부통령을 지지하는 부대가 탈레반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살레 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합법적 대통령 대행이라며 탈레반에 대한 저항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우즈베크족 군벌 출신 압둘 라시드 도스툼 전 부통령도 판지시르로 1만명의 부대를 출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친미 정부 붕괴와 함께 아프간이 테러리스트의 ‘성지(聖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친알카에다 매체의 계정에는 탈레반을 “형제들”이라고 부르며 이번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더힌두에 따르면 IS, 자이시-에-무함마드(JeM), 라슈카르-에-타이바(LeT) 등 이슬람 과격 단체의 많은 대원이 지난 며칠새 카불에 들어섰다.
  • 英 “아프간 난민 2만명 받겠다” 눈치만 보던 EU 회원국들에 ‘선공‘

    英 “아프간 난민 2만명 받겠다” 눈치만 보던 EU 회원국들에 ‘선공‘

    영국 내무부가 17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살기 힘들다고 판단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이들을 2만명 정도 수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가슴이 넓은 국가“라며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공식 확인했다. 사실 아프간이 현재 겪고 있는 질곡의 적지 않은 책임이 영국의 식민지 분할 통치 전략에 있음은 물론이다. 내무부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첫 해 아프간 주둔 영국군을 도왔던 통역이나 민간인 등 5000명을 수용할 계획이며 차츰 문호를 넓혀 탈레반 치하에 인권을 유린당할 위험성이 큰 여성과 소녀 등까지 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직접 난민 수용 규모와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라브 장관은 아프간 난민과 관련해 가장 우선은 안정을 제공해서 이주민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만 피난처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시리아 난민 2만명을 받아들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탈레반과 마주 앉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분간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항상 어떤 형태로든 소통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사태가 위기로 치닫는 와중에도 그리스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비판이 쏟아진 것을 의식한 듯 탈레반이 가을에나 점진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기에 이번 아프가니스탄 장악 사태에 깜짝 놀랐다는 말로 해명을 대신했다. 독일 dpa 통신과 더 타임스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라브 장관은 탈레반에 허를 찔렸다고 시인했다. 라브 장관은 정부가 아프간에 개발과 인도주의적 목적의 원조 예산 10%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국가들 역시 탈레반 만큼이나 그들과의 관계에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메시지는 이것이다. 아프간이 테러 공격에 쓰이면 안 된다. 우리는 그 점에서는 20년간의 성공 경험이 있다”면서 “탈레반 정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외교·경제적 제재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 내 공동 난민 보호정책이나 난민 분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전 해의 4배로 난민 유입 규모가 폭증했던 시리아 내전과 같은 위기가 재연될지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영국 정부가 2만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선공’을 한 것이라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에 따르면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기 전에 이미 수십만명의 아프간인이 역내나 인근 국가로 피난했다. 재집권 이래 국경선에 난민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EU 국경 밖 인근 국가에서 올해 수용된 아프간 불법 이주민은 4000명에 불과하다.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쪽으로 넓게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으로는 이미 국경을 넘은 아프간 난민이 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 정부는 동쪽 국경을 통해 넘어오는 아프간인들을 위한 임시수용소를 마련했지만, 아프간 상황이 안정되면 이들이 되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동과 아시아에서 유럽을 향하는 길목이라 시리아 난민 수백만명을 수용한 터키도 아프간 난민 유입을 걱정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란을 통한 아프간 이민자 유입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U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8일 각료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메르켈 총리는 “파키스탄을 비롯해 이웃 국가들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유엔난민기구(UNHCR)와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EU 내무장관회의와 외무장관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민에 강경한 오스트리아는 전날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을 강제로 추방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아프간 카불서 출발한 美공군 수송기 바퀴에서 시신 발견

    아프간 카불서 출발한 美공군 수송기 바퀴에서 시신 발견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출발해 카타르에 도착한 미 공군 수송기 랜딩기어 부분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수송기가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당시 함께 아프간을 탈출하려던 일부 사람들이 기체에 매달렸다가 공중에서 추락사하는 참사가 빚어졌는데, 발견된 시신 역시 당시 바퀴에 매달린 주민 중 일부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공군은 17일(현지시간) 전날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카타르 공군기지에 착륙한 C-17 수송기 중 한 대의 바퀴가 접히는 안쪽 랜딩기어 부분에서 시신을 발견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전날 수송기들이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당시 한 비행기에서 사람이 매달렸다가 추락해 숨졌다는 언론 보도와 온라인 영상 자료를 거론하면서 “시신은 수송기가 카타르 공군기지에 착륙한 뒤 발견됐다”고 말했다. 해당 시신은 수송기가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때 탑승을 위해 사투를 벌이며 바퀴 부분에 매달렸던 아프간 시민 중 일부일 가능성이 제기된다.전날 현지언론 톨로뉴스는 비행 중인 수송기 바퀴에 3명이 매달린 상황에서 2명이 추락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고, 미국 언론은 최소 3명이 수송기에 매달렸다 추락사하는 등 공항에서 모두 7명이 숨졌다고 전한 바 있다. 이미 높은 고도로 날아오른 항공기에서 사람들이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공군은 시신이 발견된 수송기가 전날 카불 공항에 착륙했다가 활주로에서 수백명의 아프간 시민들로 둘러싸이자 “항공기 주변 보안 상황이 급격히 악화함에 따라 C-17 승무원들은 최대한 빨리 다시 떠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군 특별조사국은 영상 자료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에서 내전을 벌이던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까지 함락하자 탈레반의 공포정치와 복수를 우려한 수많은 인파가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의 활주로까지 진입한 상황이 전 세계에 보도됐다. 이들은 아프간을 떠나는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고, 이미 이륙 준비를 끝내고 움직이는 항공기 동체 외벽에 사람들이 매달리면서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다. 아프간에 있는 미국 시민과 아프간 협력자 등을 탈출시키기 위해 공항을 통제하던 미군은 즉각 군용기와 민항기 운용을 일시 중단한 뒤 이날 일부 재개했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만약 8·15를 쟁취했다면/북유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만약 8·15를 쟁취했다면/북유튜버

    구한말부터 시작하는 대하소설 ‘토지’는 일제의 패망을 전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간도로 내몰린 주인공 최서희는 평사리의 땅과 집을 다시 샀지만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남편은 감옥에 있고 아들은 학병으로 끌려갔다. 아무리 재산을 불리고 복수를 했더라도 일왕의 신민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만세! 우리나라 만세! 아아 독립만세! 사람들아! 만세다!” 그 소리에 서희는 자신을 휘감았던 쇠사슬에서 풀려났다고 느낀다. 가문의 복권은 국권의 회복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그래서 8·15는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광복이다.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고 정부를 수립한 일을 경축하는 뜻에서다. 그러나 반세기의 고난이 해소됐다고 생각한 순간에 억압된 원망은 좌우 분열과 대립으로 급격히 분류(奔流)했다. 예상치 못해 준비가 부족한 탓이었을까. 그때 조선 지도자나 지식인들은 일제의 연전연승 선전에 마취됐다. 친일 문인 서정주에 따르면 당시 영화관마다 맥아더가 일본군 포로가 되어 끌려다니는 영화를 상영했단다. 이럴 바에야 한민족은 내선일체로 2등 국민이라도 되는 것이 낫다며 지조를 꺾은 이들이 상당수다. 그들에게 8·15는 돌발상황이었다. ‘도둑같이’ 왔으며 ‘아닌 밤중에 찰시루떡’ 선물이었고 ‘거짓말’ 같은 깜짝쇼였다. 이른바 일왕의 ‘옥음방송’이 라디오를 통해 한반도에서도 흘러나왔지만 도무지 실감할 수 없는 현실에 모두가 조용했다. 서울의 침묵은 몇 시간 뒤에 깨졌다. 거리엔 태극기가 물결치고 환호성이 넘쳐 났다. 국내에 있던 일본인 80여만명은 보복을 두려워했지만 이날 이후 조선인이 살해한 일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뜻밖의 해방은 곧 분단의 시작이었다. 수십년간 강요된 압박과 설움에서 벗어난 민족의 정념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혼란은 쌓여가고 갈등은 중첩됐다. 모순과 분쟁의 도가니인 정치판에서 전초전이 시작됐다. 오른쪽을 대표하는 송진우는 임시정부 추대론을 내세우며 조선총독부의 행정위원회 구성안을 거절했다. 반면 여운형은 특별한 업적이 없고 기반이 약한 임정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건국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하루 만에 상황은 반전됐다. 소련과 미국의 분할점령이 확실시되자, 총독부는 행정권 이양 약속을 뒤집고 경찰서와 방송국을 다시 빼앗았다. 얼마 전 대선 후보들 사이에 논쟁이 있었지만 미국과 소련 모두 점령군이다. 포고문의 표현과 통치 스타일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럴 만하다. 왼쪽으로 기울었던 정치지형에서 적군(赤軍)은 미군보다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다. 좋은 해방군이든 나쁜 점령군이든 본질은 외세다. 미·소의 세계전략은 충돌과 절충을 거치면서 일본이 아니라 엉뚱하게 한반도를 갈랐다. 자력으로 일궈 내지 못한 민족해방은 결국 분단과 내전의 판도라 상자가 됐다. 역사에 조건문은 무의미하지만 해방을 앞둔 결정적 시기에 항일투쟁 자원을 총집결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임정이 조직한 광복군은 연대 규모에 못 미쳤다. 이승만은 아메리카의 망명객이었다. 의열단의 갈래인 조선의용군도 중국 공산당의 테두리에 속했다. 조선공산당의 책임자 박헌영은 지방의 기와공장에 몸을 숨겼고 김일성은 소련군 장교였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어떤 인물이나 세력도 지속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하지 못했다. 만약 우리가 한반도에서 일본과 교전한 승전국의 지위를 성취했다면 8ㆍ15는 한민족 전체의 광복으로 결실을 맺었을 것이다. 싸워야 할 때 싸우지 못한 에너지는 동족끼리 투사되어 상잔으로 소진됐다. 대중이 감격하고 환희하던 76년 전 그날, 다음을 생각해야 할 지도자들의 머리가 조금만 차가웠다면 어땠을까. 국제 질서의 변화에 민감하고 민족 역량의 결집에 유능했다면 어땠을까. 쟁취하지 못한 독립과 볼썽사나운 자중지란은 전쟁이라는 괴물을 깨어나게 했다. 지금은 나아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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