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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바논군·민병대 교전 ‘내전’ 양상

    레바논군과 팔레스타인 민병대간의 교전이 내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에 이어 21일에도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에서는 시가전이 벌어지는 등 교전이 이어졌다. 레바논군은 탱크 등 중화기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민병대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CNN방송 인터넷판은 20일에만 양측의 교전으로 레바논군 27명, 팔레스타인 민병대 15명 등 42명이 숨지고 39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BBC는 사망자가 5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레바논군이 21일 팔레스타인 난민 4만명이 거주하는 나흐르 알 바리드 난민촌에 탱크 포격을 가해 최소 9명이 숨지는 참사도 발생했다. 이번 사건에 개입된 팔레스타인 민병대는 친시리아 계열의 파타당과 연계된 ‘파타 알 이슬람’으로 드러났다.레바논군과 팔레스타인 민병조직간의 충돌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팔레스타인 난민이 레바논의 정정불안을 가중시키는 세력으로 뜨고 있다. 트리폴리는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지역으로 인근에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있다. 레바논군이 은행강도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민병대와 충돌했다. 레바논 당국은 트리폴리 남동쪽 마을에서 전날 12만 5000달러의 현금 강탈 사건이 발생한 뒤 파타 알 이슬람의 소행으로 보고 검거 작전에 나섰다. 레바논에는 현재 12개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있으며 모두 35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난민들은 자위 수단으로 민병대를 조직, 치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난민촌은 사실상 치외법권지대로 존재하고 있다. 레바논군이 전체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무장조직을 상대로 소탕 작전을 전개한다면 자칫 1970∼80년대의 레바논 내전이 재연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레바논 내부의 정파간 대립도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알제리 총선 폭력사태로 번지나

    알제리 총선 폭력사태로 번지나

    지난 1992년 내전으로 15만명의 희생자를 낸 알제리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살얼음판 속에서 총선을 치르고 있다. 집권 세력의 과반수 안정의석 확보가 확실한 가운데 반대파가 선거 불참 및 무력저지를 선언, 테러·유혈사태로 얼룩진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BBC는 17일 민족해방전선(FLN), 사회평화운동(MSP), 민주국민모임(RND) 등 연립 여당 3곳이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선거 정당성을 부인하는 이슬람 반체제 세력들은 선거 보이콧과 함께 폭력행사를 포함한 선거 저지활동을 공언, 대규모 테러발생이 예상되고 있다. 반체제 세력들은 내전 이후 10년이 넘게 비상사태가 해제되지 않고 있는데다 이슬람의 주요세력인 이슬람구국전선(FIS)이 불법화돼 있다고 반발해 왔다. 특히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 기구는 14일 “투표 참가는 증오와 배신에 동참하는 것이며, 총선은 코미디”라고 비난한 뒤 총선 보이콧을 촉구했다. 이 기구는 지난 주 “더 많은 자살폭탄 공격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무슬림들의 자살폭탄 테러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알제리는 지난 92년 당시 실권을 쥐고 있던 군부가 총선을 전격 취소하면서 내전을 겪었다. 당시 선거는 반정부적인 이슬람 정당 FIS의 압승이 예상됐었다. 내전은 지난 99년 집권한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국민화합 정책으로 진정국면에 이르렀지만 일부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은 지금까지도 반정부 무장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 기구는 지난달 11일 수도 알제에서 연쇄폭탄 테러를 감행,33명을 죽게 하고 200여명을 다치게 했다. 이에 따라 알제리 군과 경찰은 총선을 앞두고 반체제 이슬람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여왔다. 이번 선거에는 24개 정당에서 1000여명의 후보가 참가했다. 현재 집권당 연립 3개 정당은 전체 389석 중 270석을 차지하고 있다. 알제리 의회는 행정부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등 제기능을 하지 못해 왔기 때문에 총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美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수위 높인다

    미국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 시민·인권운동단체들을 중심으로 중국이 수단 다르푸르 대학살을 간접 지원한다며 올림픽 보이콧 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의원 100여명이 중국에 경고 서한을 보내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에 중국측은 8일 다르푸르에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하려는 미국측의 계획에 동참을 선언하면서 공병부대를 파견하겠다고 밝히고,11일에는 다르푸르 내전 특사를 임명하는 등 ‘다르푸르 불끄기’를 서두르고 있다. 11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하원 의원 108명이 9일(현지시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 서한을 보내 다르푸르 학살을 계속하는 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중국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내년 베이징올림픽을 거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 거물도 서한에 서명했다. 미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유력 알란 울프 의원이 8일 중국 정부를 다르푸르 사태의 ‘공범’이라고 비난하고, 베이징올림픽 거부 운동에 동조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 바 있다. 미국, 유럽 등 인권단체들의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유명 영화배우 미아 패로 등은 “중국은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는 슬로건 아래 베이징올림픽 개최 준비를 하고 있지만, 다르푸르 대량 학살이라는 ‘하나의 악몽’이 존재한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를 통해서 수단 석유의 대부분을 사들였고 ▲수단 정부는 중국과의 석유거래 수입의 80% 이상을 학살 주범인 민병조직 잔자위드의 무기구입비용에 대고 ▲잔자위드나 정부군이 사용하는 무기 대부분은 중국제라며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다르푸르 내전 특사로 짐바브웨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를 지낸 류구이진(劉貴今)을 임명했다고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앞서 중국 외교부는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르푸르에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동참을 선언하면서 공병부대를 파견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는 등 불끄기에 나섰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동티모르 대통령 당선 호르타

    동티모르의 평화적 독립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주세 라모스 오르타(57)가 동티모르 독립 이후 실시된 첫 대선에서 대통령 당선을 확정 지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개표 90%가 진행된 11일 27만 3685표로 73%의 표를 얻었다. 취임일은 오는 20일. 사나나 구스마오 초대 대통령의 뒤를 이어 임기 5년간 국정을 이끌게 된다. 포르투갈인 아버지와 티모르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가톨릭 학교를 거쳐 미국 안티오크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5개 국어에 유창한 그는 유엔에서 동티모르 대표로서 독립을 위해 비폭력 투쟁과 로비로 명성을 쌓았다. 그 공로로 1996년 카를로스 벨로 주교와 노벨상을 공동수상했다. 2002년 독립한 동티모르 초대 정부에서 외무장관, 총리직을 지냈다.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 합병 뒤 탄압과 기아로 10만명을 잃었으며 그의 형제 가운데 4명도 이때 사망했다. 취임 뒤 그의 첫 역할은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좌파,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프레틸린)을 껴안아 국민화합을 이뤄내는 것이다. 지난해 알카티리 전 총리가 반대파 제거를 위해 전체 군인 1400명 중 600명을 전격 해고하면서 동티모르는 내전 상태를 겪었다. 침체된 경제 활성화도 당면 과제다. 인구 100만명의 동티모르 국민 대다수는 커피 등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업률은 50%에 달한다. 어린이 60%는 영양결핍에, 전체 국민의 42%는 하루 1달러 이하를 버는 절대빈곤 상태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하면 “서구 자본을 적극 유치, 석유·가스 채굴로 들어오는 오일머니를 경제부흥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동티모르 앞바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층이 발견돼 희망을 더해 주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미국인 절반 “이라크전 져도 상관없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이라크전에서 패한 것으로 보여도 개의치 않겠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상당수 미국인들은 미군의 이라크 주둔 여부와 관계없이 이라크 사태는 내전으로 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미국의 유일 전국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갤럽과 공동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패배한 것으로 간주되는 걸 어떻게 보는가 묻는 질문에 24%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19%는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고 답해 반 가까운 미국인이 이라크전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이라크전에서 진 것으로 비쳐질 경우 ‘크게 실망할 것’이란 응답은 33%,‘어느 정도 상심할 것’이란 답변은 22%였다. 조사에서는 또 이라크 주둔 미군이 철수할 경우 수만명이 희생되는 대규모 내전이 이라크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32%였고, 미군 주둔 여부와 관계없이 그런 사태가 올 것이란 응답은 36%로, 이라크 내전은 미군 개입과는 상관없다는 관측이 오히려 더 많았다. 내전으로 비화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은 15%였다.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이라크를 작전기지로 활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미군이 떠날 경우 그렇게 될 것이란 응답이 28%인 반면, 미군 주둔 여부와 관계없이 그럴 것이란 답변은 38%나 됐다. 이라크 미군의 철수 시한을 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59%,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미군을 계속 주둔시켜야 한다는 답변은 36%로 철군시한 설정을 지지하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dawn@seoul.co.kr
  • “김정일 세습혼란땐 北내전 가능성”

    |도쿄 박홍기특파원|한반도 정세 전문가인 미국 해병대 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가 북한 김정일 정권의 세습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극도의 혼란을 초래, 내전 상태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8일 보도했다. 벡톨 교수는 최근 김정일 정권 후계 문제에 관한 논문에서 이 같은 가능성을 지적했으며 미국으로선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량 살상무기의 관리가 최대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통신은 미 정부 산하 기관의 전문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문제에 대해 논문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김 위원장의 후계 구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 외교·군사 전문가들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 분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벡톨 교수는 이 논문에서 후계 문제와 관련,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의 숙청설과 군 고위장성들의 망명설도 한 때 흘러나왔고, 장남인 김정남에 대한 암살미수 사건이 보도되는 등 김 위원장 일가를 둘러싼 불길한 움직임이 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벡톨 교수는 2005년 이후에는 김 위원장 일족을 둘러싼 상황이 혼돈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hkpark@seoul.co.kr
  • 난민 어린이들 “우리도 학생됐어요”

    콩고 출신인 유니스(3)는 어린이날부터 학교에 다닌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5일 난민 가정 자녀를 위한 ‘열국(列國) 아이 학교’가 문을 열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난민 지원단체인 ‘피난처’는 한국 내 콩고·방글라데시·미얀마·코트디부아르 등지의 난민 가정 자녀 21명 전원을 한 곳에 모아 가르치겠다는 희망속에 지난 1년간 준비한 끝에 학교를 열게 됐다. 유니스의 아버지 치뭉구(33·가명)와 어머니 구달라(27·가명)는 2000년 한국에 왔다. 내전 중인 콩고에서 반전운동을 주도한 치뭉구는 징집과 체포의 위협을 피해 한국행을 택했고, 입국하자마자 난민 지위를 신청했다.6년 만에 고등법원의 난민 인정판결을 받을 수 있었고, 지금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경기 안산에서 자동차 타이어공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이래 유니스 부모처럼 내전과 박해를 피해 한국을 찾은 난민들을 도와온 피난처는 시간이 지날수록 난민 자녀들을 위한 학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호택(48) 대표는 “홀로 한국에서 힘겹게 생활하는 난민들이 점차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갖게 되면서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학교가 절실하게 요구됐다.”고 말했다. 피난처는 개교에 앞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5명의 난민 학생을 모아 4월 한 달간 시범학교도 운영했다. 콩고 아이가 4명, 방글라데시 소수민족인 줌마족 아이가 1명. 여기에 함께 공부할 한국 아이가 5명이다. 이 대표도 자신의 두 딸을 열국학교 학생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피부색이 검은 친구들을 본 한국 아이들이 “까만 게 다섯 마리 왔다.”며 멀리했다. 유니스는 한국 아이들을 꼬집었고, 다이엘(6)은 주눅든 듯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매주 토요일 열리는 수업 때마다 아이들은 가까워졌고, 지금은 일주일 내내 수업시간을 기다린다. 앞으로 열국학교 아이들은 한국 아이들과 짝을 이뤄 주말마다 음악과 미술을 배우고, 한 달에 한 번씩은 함께 놀이공원을 찾거나 각국의 전통 음식을 만드는 등 문화 체험도 할 예정이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다르푸르 학살’ 4주년…처벌 왜 어려운가

    ‘다르푸르 학살’ 4주년…처벌 왜 어려운가

    수단 다르푸르 사태가 ‘제노사이드(대량학살)’로 인정받지 못하는 진실을 알고 있습니까? 다르푸르에선 지난 4년 동안 인종청소로 20만∼3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많게는 50만명이 살해됐다는 통계도 있다.‘아랍의 피를 아프리카에 이식한다.’는 명분으로 강간, 소년병 징집, 인신매매 등 약탈과 반인륜 범죄로 난민 250만명이 신음하고 있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은 21세기 최악의 ‘대량학살’로, 석학 위르겐 하버마스 등 학자들은 ‘아프리카의 홀로코스트’로 표현했다. 그러나 4주년을 맞은 현재까지도 국제법상으론 대량 학살이 아니다. 이런 판정을 내린 곳은 다름아닌 국제형사재판소(ICC), 국제사법재판소(ICJ) 등 사법기관이다. 이는 수단 다르푸르 사태가 인류에게 던지고 있는 의문이기도 하다. 미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 인터넷판은 30일 ‘왜 대량 학살은 처벌이 어려운가.’라고 핑계만 대는 국제 사회를 비판했다.ICC는 지난해 12월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해 수단 내무장관과 친정부 아랍계 민병대인 ‘잔자위드’ 지도자를 대량 학살이 아닌 반인륜 행위로 기소했다.1948년 제네바 협약에 규정된 ‘대량학살’ 정의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제네바 협약은 제노사이드의 조건으로 “국가·인종·종교에 기초한 살인으로 ‘지능적 의도(Mental intent)’의 존재가 명백한 증거로 확인돼야 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이 신문은 ICJ가 지난 2월 “세르비아에 보스니아 내전으로 빚어진 대량 학살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판결을 거론하며 인류 문명사에서 대량학살이 더 많은 법적·윤리적 수수께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아메리칸대학 다이안 오렌트리셔 교수는 “대량학살이라고 확신할 사법적 증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때는 늦다.”며 “정치가 다르푸르 사태를 침묵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ICC 판정의 이면에는 ‘대량학살의 정치적 계산’이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석유 이권에 눈감은 열강들 유엔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게 다르푸르 사태다. 수단의 석유개발권을 싹쓸이한 중국은 다르푸르 사태에 눈을 감았다. 미국도 수단 정부에 미온적이다. 수단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 대통령은 “정상 국가인 우리의 주권에 개입하지 말라.”며 고립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이 수단에 투자한 돈은 40억달러. 수단내 석유 지분 대부분을 차지한 중국의 석유 수입액은 2005년에만 25억 7000만달러였다. 수단 정부는 이 돈으로 무기를 산다. 번번이 중국이 유엔의 수단 제재안에 기권하는 속사정이다.2004년부터 평화유지군으로 배치된 7000명의 아프리카연합군(AU)은 눈 앞의 학살도 막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울고 있다 전 세계 35개국, 미국 280개 도시는 지난 29일 ‘세계 다르푸르의 날’ 행사를 마련,‘대량학살’의 종식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는 이날 “이제 시간이 종료됐다. 다르푸르를 보호하자.”고 호소했다. 영국 런던에선 수천명의 시민이 가짜 피로 채워진 모래시계 1만개를 깨뜨렸다.“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휴 그랜트, 미아 패로와 가수 엘튼 존, 믹 재거 등 스타들도 “국제 사회는 핑계대기를 그만두고 사태 해결을 위한 단호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결 실마리? 수단 정부는 지난 16일 그동안 거부해 온 유엔평화유지군의 다르푸르 파견안을 수용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특사인 앤드루 낫시오스, 캐나다,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 등은 28일 리비아 수르트에서 다르푸르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유엔 얀 엘리아슨 수단 특사는 “다르푸르 문제가 해결될 기회”라고 기대했다. 희망적 반전이다. 하지만 수단 정부는 학살 주범인 민병대 잔자위드의 해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 다르푸르 반군 조직도 평화 협정을 거부한다.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려야 사태가 종식될까.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다르푸르 사태 20세기 ‘차별의 역사’가 21세기 대량 학살로 이어진 결과물이다.1956년까지 수단을 식민통치한 영국은 북부 지역의 아랍계 세력을 우대하고 토착 아프리카 주민은 차별했다.20세기 내내 이어진 갈등은 2003년 토착 세력인 ‘수단해방군(SLA)’이 다르푸르에서 봉기하면서 폭발했다. 아랍계인 수단 정부는 ‘잔자위드’라는 민병대를 결성, 반군 중심지인 다르푸르에서 끔찍한 학살극을 벌인다. 인종청소와 성폭행 등 인종간 씨를 말리는 행위의 명분은 ‘아랍의 피를 아프리카에 이식한다.’였다.
  • KT, 공정위에 ‘판정승’

    KT가 7년간의 소송 끝에 자회사에 위탁수수료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징수당했던 과징금 307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29일 KT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KT가 지난 2001년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취소소송과 관련,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KT는 공정위에 납부한 과징금 307억원에 4월말 기준으로 산정한 환급 가산금을 포함해 361억원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은 2004년 KT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정위에 대해 납부된 과징금을 환급할 것을 판결했으나, 공정위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KT는 지난 2001년 2월 당시 한국공중전화와 한국통신진흥, 한국산업개발 등 3개 자회사에 대해 공중전화 관리 위탁수수료를 과다 지급,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부당내부거래)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30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해 왔다.KT의 공중전화사업은 자회사에서 관리를 하지만 매출은 KT로 잡힌다. 서울고법은 당시 원고 승소판결을 내리면서 자회사 위탁수수료 산정시 직접 노무비 기준이 공정위측 주장인 정부노임단가가 아니라 시중노임단가가 적정했다는 KT의 주장을 인정했다. 한편 KT는 2005년 5월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통신 업체들과 시내전화,PC방 전용회선 요금산정 등에서 담합행위를 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인 115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자 소송을 제기, 그 결과가 주목된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유엔, 라이베리아 ‘피묻은 다이아몬드’ 수출규제 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라이베리아에 대한 6년 동안의 ‘피묻은 다이아몬드’ 수출금지 조치를 해제했다.28일 유엔 웹사이트에 따르면 안전보장이사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서 2006년 1월 민주적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엘렌 존슨 설리프(여)는 유엔에 다이아몬드 규제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유엔은 지난 2001년 당시 찰스 테일러 라이베리아 정부가 다이아몬드 판매를 통해 이웃 시에라리온 반군에 재정을 지원하는 등 인명을 살상하는 내전을 부추기고 있다며 규제조치를 내렸다. 국제사회는 라이베리아가 ‘킴벌리 프로세스’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다. 킴벌리 프로세스는 71개 국가 및 기관들이 2000년 결성한 회의체로, 원산지 인증 등 다이아몬드의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한 활동을 펴고 있다.이 협약은 아프리카 반군들이 채굴된 다이아몬드 밀거래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이용, 불법 무기를 구입함으로써 결국 다이아몬드가 수많은 인명 피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결성됐다.요하네스버그 연합뉴스
  • [기고] 이라크는 다시 일어설 것인가/하찬호 주 이라크 대사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이 사담 후세인 제거를 위해 4년전 전쟁을 개시한 이래 60만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난 나라. 다국적군과 시아파 민병대, 수니파 저항세력 간에 얽히고설킨 전쟁이 계속되는 나라. 지금도 자살 폭탄테러로 무고한 시민이 매일 100명 이상씩 죽어가고, 인구 2700만 중 200만명 이상이 이웃나라로 피란을 가고 국내 피란자만도 180만명이 되는 나라. 나라 형태가 제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종파간 내전으로 나라가 분열될지 아무도 장담못하는 암담한 상황, 이것이 오늘의 이라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의 자이툰 부대는 다국적군의 일부로 현재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 관할구역인 아르빌에 주둔하고 있다. 파병 당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자이툰부대는 적극적인 민사작전 및 재건지원 활동으로 현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국적군 내에서도 자이툰부대의 민사작전이 모범적인 사례로 선정되어 있을 정도이다. 우리는 또한 이라크의 전후 복구사업 지원을 위해 우리의 대외원조 역사상 단일국가에 대한 원조로는 최대 규모인 2003∼2007년 5년간 2억 6000만달러의 무상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이라크의 재건인프라 구축을 위해 행정능력 강화 및 보건·교육·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적인 지원을 하면서, 이라크정부로부터 원조를 집행하는 데 있어서도 ‘억척스러운’ 나라라는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전까지 이라크는 한국의 주요 해외 건설시장이었다.1988년까지 총 수주액은 64억달러에 이르렀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많은 한국건설 업체들이 진출하여 이라크의 기간시설 대부분을 시공하였다. 이라크는 석유자원의 보고이다. 확인된 매장량만 하더라도 1150억배럴로 세계 2∼3위 수준이다. 석유채굴 비용도 저렴하다. 미국 텍사스주의 석유채굴비용이 1배럴당 20달러라면 이라크는 2달러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그간의 유엔 경제제재로 석유 채굴이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생산이 이루어지면 엄청난 액수의 석유 판매대금이 들어오게 된다. 전후 복구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우리 기업들의 진출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얼마 전 한국을 잠시 경유한 이라크의 알 하시미 부통령은 치안상황이 불안한 지금이 한국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하면서 한국기업의 진출을 희망하였다. 치안이 안정되면 너도나도 몰려들어 이미 늦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2004년 김선일 사건의 뼈아픈 기억이 있다.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아직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국내적으로 의견 수렴이 필요한 부분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라크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은 신이라크 정책을 천명하며 치안 안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라크 국내정치적으로도 구 바트당 인사들에 대한 사면·화해정책들을 통해 안정을 도모하려고 하고 있다. 이라크의 안정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과거 긴 역사 속에서 수없는 전쟁과 정복의 과정에서 면면히 살아 남았듯이 이라크는 다시 불사조처럼 일어설 것으로 믿는다. 마침 이라크의 말리키 총리가 11∼13일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우리의 개발경험을 직접 보고들어 이라크의 전후 복구과정에서 모델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라크 정부도 우리에게 큰 기대감을 갖고 있어 앞으로 한국이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하찬호 주 이라크 대사
  • 中-타이완 외교전에 남태평양 小國들 ‘휘청’

    2차 대전 당시 두 쌍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 ‘남태평양’(south pacific). 화면을 가득 채운 절경으로 전 세계인들을 매혹시킨 그 ‘남태평양’이 중국과 타이완, 두 라이벌 국가의 외교 각축전으로 황폐해져 가고 있다고 영국 BBC가 최근 보도했다.중국과 타이완은 1949년 내전 이후 국제무대를 대상으로 ‘외교관계 뺏고 지키기’ 전쟁을 하고 있다. 특히 남태평양 국가들이 어족자원과 광물, 목재 등 천연자원도 풍부해 싸움은 극렬하다. 이 지역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경쟁적으로 벌이는 현금·물량 공세, 이른바 ‘수표 외교’는 가뜩이나 미성숙한 이 지역의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부패와 부정으로 물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실시된 솔로몬제도 총리 선거도 한 예다. 선거 직후 야당은 화교기업과 타이완 정부가 뇌물로 전·현직 의원들을 매수해 스나이더 리니 총리를 당선시켰다고 폭로, 결국 사퇴하게 만들었다.중국과 타이완에 대한 충성 라인이 바뀌기도 한다. 타이완을 지지해온 키리바시의 경우 중국쪽에서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돈의 힘’에 굴복, 타이완에 등을 돌리고 있다. 막강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물량공세를 펼치는 중국에 대한 눈초리는 더 따갑다. 중국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인권문제 등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남남협력’이란 이름으로 독재 정권에 무상·유상 원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묻지마’ 지원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타이완의 입장에서 이 지역은 외교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다. 중국의 견제로 현재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24국에 불과하다. 그 중 남태평양 국가들이 6개나 포함된다. 두 나라의 각축전이 심화되자, 이 지역의 맹주 역할을 하는 호주와 뉴질랜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최근 “우리는 태평양 지역에 ‘수표 외교’가 진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중국·타이완을 향해 경고를 던졌다. 로위 외교정책연구소의 말콤 쿡 박사는 “버려진 희망일 뿐”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20&30] 메신저에 빠진 ‘직딩’들의 애환

    [20&30] 메신저에 빠진 ‘직딩’들의 애환

    회사원 홍모(31)씨는 지난주 회사 동료들과 친구, 선후배에게 ‘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최근 악명을 떨쳤던 메신저 바이러스 파일(photo album.zip)이 홍씨의 MSN메신저를 통해 ‘새로운 사진을 보라.’는 내용의 안부 글로 전달돼 이들의 컴퓨터를 감염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은 “메신저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하루종일 ‘암흑천지’ 속에 살았다.”며 볼멘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2030세대에게 메신저는 휴대전화만큼이나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이들은 컴퓨터를 부팅시키는 동시에 메신저를 로그인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메신저마다 ‘주특기’가 달라 둘 이상의 메신저 프로그램을 쓰는 이들도 허다하다.3명 이상이 한꺼번에 수다(혹은 회의)를 떨 수 있고 문서나 그림, 음악파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의 장점은 많은 ‘20&30’을 중독자로 만들고 있다. ●“메신저는 생활 필수품?” 보안을 이유로 회사에서 방화벽을 쳐놓았지만 박모(27·여·회사원)씨는 아랑곳 않고 MSN메신저와 네이트온(NATE ON)’을 쓰고 있다. 규정상 사내 전산프로그램의 쪽지 기능을 쓰도록 돼 있지만 메신저가 훨씬 편해 암암리에 애용하고 있다. 한 번은 본사에서 암행 감사가 떴는데 메신저로 지사 친구들에게 언질을 줘 그 친구들이 ‘화’를 면했다고 박씨는 귀띔했다. “동료들끼리 동향 파악하고 정보 보고하는 데 유용하죠. 메신저가 없다면 회사 생활은 완전 암흑이죠. 우리 같은 ‘직딩’에겐 ‘생활필수품’이에요.” 다양하고 독특한 이모티콘이나 서체도 메신저의 매력이다.“때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천장에 메신저 창이 그려지고 온갖 이모티콘과 글자들이 눈앞에 아른거려 한참 뒤척인 뒤에야 잠들기도 한답니다.” 대학생 임모(26)씨는 눈을 뜨고 있는 내내 컴퓨터를 끼고 산다. 부팅과 동시에 MSN, 네이트, 구글의 메신저가 자동 로그인되도록 설정해 놓았고 각각의 메신저에는 100명 안팎의 친구들이 등록돼 있다. 휴대전화나 이메일보다 메신저로 약속을 잡는다. 임씨는 “뻔히 로그인으로 표시가 돼 있는데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거나 하루 종일 한마디도 걸어오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합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쯤되면 ‘메신저 강박증’으로 불러도 좋을 것 같다. 회사원 최모(36·여)씨도 지독한 메신저 중독에 빠진 경험이 있다. 최씨는 2003년 뒤늦게 후배를 통해 메신저(네이트온)에 맛을 들였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서웠다. 회사에서는 물론 퇴근하고 집에서도 메신저를 켜놓고 있어야 안심이 됐다. “한밤중에 잠에서 깨 메신저에 누가 로그인해 있는지 확인하고 메신저에 아무도 들어와 있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까지 들었어요. 심지어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친구와 선후배, 동호회 사람 등 상대를 바꿔가며 대화하기도 했죠.” 문득 ‘중독자’가 돼 버린 것을 깨달은 최씨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아예 지워버렸다. 업무 시간에는 로그인을 안 하고 집에서도 의도적으로 컴퓨터를 켜지 않았다. 최씨는 “지금도 다른 사람들에게 왕따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란 생각에 불안해요.”라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이모(30)씨도 사내에서 메신저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방화벽을 뚫고 네이트온 메신저를 설치했다. 눈치보며 조금씩 채팅하는 수준이라 회사에서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라고.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메신저를 로그인하고 누가 들어와 있나 확인해야 다른 일들이 술술 풀립니다. 열받게 하는 회사 상사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실시간 닉네임을 바꾸는 버릇도 생겼죠. 예를 들면 ‘왜 나만 시키는 거야.’‘XX님 착하게 사시오.’ 같은 거죠.” 이씨는 메신저의 대화명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고 친구들이 위로해 줘 회사 생활의 오아시스 같다고 말한다. 메신저에 등록된 사람들이 50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입사 초기에는 말 걸어오는 사람들을 걸러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씨는 “지금은 요령이 생겨 소수에게만 대화 신청이 가능하도록 설정해 놓았고 귀찮은 사람이 말을 걸면 없는 척하고 그냥 씹어버리죠.”라고 털어놓았다. 시간과 돈을 모두 아낄 수 있기 때문에 메신저에 빠지기도 한다. 정모(25·여·회사원)씨는 바빠서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없고, 전화도 잘 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메신저로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메신저를 안 켜면 세상과 단절된 듯한 느낌이에요.”라고 정씨는 털어놓았다. 특히 정씨는 네이트온을 애용하는데 ‘미니대화’의 투명도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대화창을 잘 안보이게 해 직장상사나 동료들에게 들키지 않고 마음껏 메신저를 쓸 수 있다. 외국의 거래처나 유학을 떠난 친구들과의 대화에도 유용하다. 정씨는 일본에서 유학 중인 친구와 메신저를 통해 틈틈이 수다를 떨고 안부를 물어서 2년 만에 얼굴을 봤을 때도 전혀 어색한 느낌이 없었다.“국제전화라면 돈이 아까워서 못하죠. 얼마나 경제적이에요.”라며 흐뭇해했다. ●‘메신저의 악몽’ 대화의 상당 부분을 메신저에 의존하다 보니 의도하지 않은 ‘사고’도 터진다. 송모(36·회사원)씨는 지난해 보고서를 제 때 못내 직속 상사인 과장에게 ‘처절하게 깨진’ 경험이 있다. 송씨는 친한 동료들과 메신저로 과장을 마음껏 씹으며 분을 풀었다. 머릿속에 온통 과장 이름이 오락가락하던 순간 새로 대화를 걸어온 상대에게 아무 생각없이 과장을 ‘씹었지만’, 상대는 반응이 없었다. 다름 아닌 과장이었다.“굳이 그 다음은 말하고 싶지 않네요. 과장이 말을 돌렸는지 상사들한테 완전히 찍혔고, 어쨌거나 그 회사를 오래 못 다녔죠.” 이모(29)씨는 메신저 때문에 인간관계가 일그러졌다. 회사 선배가 자꾸 짜증나게 하자 이씨는 일시적으로 대화상대에서 그 선배를 차단시켰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선배가 이씨의 자리에 와서 얘기하다가 메신저에서 자신이 차단 설정이 된 것을 보고 말았다.“그땐 정말 등에서 식은땀이 쫙 흐르더라고요. 뭐라고 변명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 그 뒤론 선배와 소원해졌죠.” 보안 기능이 강화되면서 ‘자기 검열’도 늘었다. 장모(33·회사원)씨는 최근 메신저 친구들과 상사를 신나게 씹다가 며칠 전 사내전산팀에서 보안 점검을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순간 ‘이거 누가 보고 있는 거 아니야.’란 생각이 스쳐지나 갔다. 전산팀 동료로부터 기술적으로 개개인의 컴퓨터를 원격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들은 뒤로는 등골에 식은땀이 흐르고 두려움이 엄습했다. 대화내용 저장기능 때문에 비밀이 탄로나기도 한다. 김모(25·여)씨의 회사에선 당직 근무자가 동료들의 컴퓨터 바이러스를 체크해주곤 했다. 어느 날 김씨가 메신저를 로그아웃하지 않고 퇴근했고, 마침 야근을 하던 동료가 호기심이 발동해 통합메시지함에 저장된 김씨의 대화 내용을 몰래 읽었다. 사내커플인 김씨가 연인과 메신저를 통해 주고받은 은밀한(?) 대화를 모두 알게 된 이 동료는 술만 먹으면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고 김씨 커플은 한동안 곤혹을 치러야 했다. 임일영 이문영기자 argus@seoul.co.kr ■ 20대 이용률 최고… 네이트 독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최근 인터넷 메신저 사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연령대 별로는 20대의 이용률이 가장 높고, 브랜드는 네이트온의 이용자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이 올 2월에 작성한 ‘2006년 하반기 정보화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인터넷 사용자의 메신저 이용비율은 47.7%로 2005년 12월의 45.2%에 비해 2.5%포인트 증가했다. 남성(48.0%)과 여성(47.4%)의 메신저 이용률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연령별로는 20대의 이용률(75.6%)이 10대(55.7%)와 30대(46.0%)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다. 직업별로는 학생의 63.6%, 전문·관리직의 53.9%, 사무직의 55.9%가 메신저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이용시간은 주 7.1시간이었고,5∼10시간 이용자가 34.5%,10시간 이상이 25.2%,3∼5시간은 15.7%였다. 이용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82.4%가 ‘친구와의 채팅’이라 답했고,40.2%는 미니홈피·블로그 방문,34.5%는 파일전송,30.7%는 게임·엔터테인먼트를 위해 메신저를 쓴다고 답했다. 브랜드별로는 점유율 1위 네이트온의 이용자수(1950만명·79.4%)가 2위 MSN(739만명·30.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리서치 기관 ‘메트릭스’에 따르면 올 2월 현재 네이트온은 로그인 시간(64.0%)과 실제 이용시간(58.5%) 등 전 부문에서 2위 MSN(13.7%,13.0%)과 3위 버디버디(12.7%,19.0%)를 큰 차이로 앞섰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데스크시각] 유럽의 환희,‘푸르’의 눈물/박건승 국제부장

    ##유럽은 환호했다.2007년 3월25일, 유럽통합의 시발점인 로마조약 체결 50돌을 맞아서였다. 그들은 ‘꿈’을 이뤄냈다는 자긍심이 넘쳐났다. 특파원은 이 순간을 현지에서 이렇게 전했다.“베를린에 도착한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을 맞이한 것은 베토벤의 ‘운명’이었다. 베를린 필의 선율을 타고 흐른 장쾌하고 호방한 명곡은 지난 50년에 대한 자족(自足)과 향후 50년에 대한 열정이 투영된 것 같았다.” EU는 수세기동안 그토록 갈망해온 평화와 통합을, 그리고 대제국 미국에 견줄 만한 경제력을 일궈냈다. 유로화는 탄생 5년만에 미국 달러화를 넘보는 세계 2대 통화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EU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4조달러를 웃돌았다. 미국보다 1조달러가량 앞섰다. 세계 수출입의 18%를 차지하는 지구촌의 최대 단일시장으로도 우뚝 섰다. 당연히 그들은 환호할 만했다. 유럽통합 50년은 그들의 말대로 전쟁 대신 평화를, 빈곤 대신 번영을 이룬 발자취였다. ##그들은 오늘도 죽어갔다.2003년 2월 이후 4년여만에 무려 20만명의 생명이 스러져 갔다.25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떠돌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르푸르 사태’의 현실이다. 지난 세월, 어림잡아 1년에 평균 5만여명이 목숨을 잃었으니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유명을 달리할까. 아랍어로 ‘푸르민족(Fur people)’의 ‘집(Dar)’이란 뜻을 가진 다르푸르. 대략 한반도의 2.5배 크기의 땅 ‘푸르민족의 집’.‘이 집’만큼이나 불명예의 꼬리를 많이 달고 사는 곳이 지구촌에 또 있을까.‘21세기 대학살의 대명사’‘인권 사각지대’‘금세기 최악의 인권지옥’‘인종청소 지역’‘아프리카판 킬링필드’…. 다르푸르의 비극은 2003년 초 아랍계 무슬림이 장악한 수단 중앙정부에 기독교계 흑인 반군조직이 무장투쟁에 나서면서 겉으로 드러났다. 정부 민병대가 반군 소탕작전에 끼어들면서 ‘인종청소’로 번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흑인들에 대한 무차별적 폭력과 살인, 강간, 방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이 통합의 축배를 들며 환호하던 그 날,‘축제’에 찬물을 끼얹은 유럽 지성 10인의 ‘반란’이 있었다. 그들(독일 작가 권터 그라스,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 극작가 헤럴드 핀터 등)은 이렇게 절규했다. 유럽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대륙 수단에서, 가장 소외되고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죽임을 당하는데도 우리 유럽인들은 어떻게 감히 EU통합 50돌을 떠들썩하게 축하할 수 있느냐고. 그러나 그들의 외침은 이내 축제의 환호 속에 묻혀 버렸다. 수단 내전의 뿌리는 130여년전 영국의 식민 통치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역을 둘러싼 ‘불행의 씨앗’은 19세기 후반 영국과 프랑스의 영토 분쟁에서 잉태됐다. 오늘날 북부 이슬람세력과 남부 기독교세력간의 갈등은 ‘불행한 씨앗의 산물’일 뿐이다. 유럽이 다르푸르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을 껴안아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럽통합 50돌을 기념해 발표한 베를린 선언문에는 유독 ‘평화’란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우리는 세계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지지하며 인류가 전쟁, 폭력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너무 관념적이다. 공허한 메아리다. 화려한 수사(修辭)이다. EU는 소망대로 국제사회의 한 축을 이룬 만큼 이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축제는 끝났다. 그렇더라도 유럽통합 50돌이 ‘그들만의 잔치’로 막을 내리게 해서는 안 된다. 다르푸르 사태의 본원적 원인 제공자인 유럽은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올해에도 다르푸르에는 여전히 봄은 오지 않았다. 박건승 국제부장 ksp@seoul.co.kr
  • 죽음으로 내몰린 ‘보트 피플’

    죽음으로 내몰린 ‘보트 피플’

    ‘예멘 앞바다의 비극’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비극은 지난 22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예멘 근해인 아덴만에서 일어났다. 내전과 빈곤을 피해 예멘으로 입국하려던 450명의 소말리아·에티오피아 난민들이 상어가 득실대는 바다로 내던져진 것이다. 밀무역상들은 난민들이 바다에 뛰어들지 않자 그 자리에서 흉기로 찌르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잔인한 폭력이 이어졌다. 네 척의 밀항선에 나눠탄 450명 가운데 생존자는 290여명이다. 미 CNN방송은 26일 예멘 경비대의 추격을 받자 밀무역상들이 배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발표를 전하면서 최소 29명이 숨지고 71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참혹한 상황은 속속 전해지고 있다. 바다로 던져진 ‘보트 피플’ 일부는 상어에게 물려 신체 일부가 절단된 채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다. 일부 여성은 선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예멘 경비대는 생존자로부터 돈까지 빼앗으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나선 UNHCR는 “우리는 이 비극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최악의 반인륜 범죄가 발생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자유를 찾아 바다를 헤매는 ‘보트 피플’ 비극은 반복되고 있다.2006년 1월 이후 3만여명이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를 탈출했고, 그 중 500여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말리아 보사소는 탈출 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밀항선의 출발지이다. UNHCR 에리카 펠러는 “희생자들은 정치적 박해와 폭력, 빈곤으로부터 목숨을 걸고 탈출에 나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CNN은 24일에도 330명의 난민을 실은 두 척의 배가 예멘에 도착했지만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놀랄 놋자(字) 투성이 비밀(秘密) 요정 실태

    놀랄 놋자(字) 투성이 비밀(秘密) 요정 실태

    「스캔들」의 진원으로 화제에 오르고하던 비밀요정이 또 한번 화제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7월 23일밤 서울시경(市警)의 일제단속에 걸려든 비밀요정의 모습은 문자 그대로 주지육림(酒池肉林). 실내「풀」까지 갖추고 속옷바람으로 술을 마시는가 하면 도색영화와 즉석「스트립티즈」가 술맛을 돋우기도. 이렇게 서울의 비밀요정은 밤의 아방궁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일류면 화대(花代) 3만원내외…특별서비스는 따로 계산 한마디로 비밀요정 하지만 그 영업형태나 풍속도는 천차만별이다. 이번 일제단속에서 걸려 들었다는 몇군데는 고작해야 3류·4류급 비밀요정들. 대어(大魚)급은 다 빠져 나가고 송사리만 걸려든 셈이다. 콩나물값 10원에 떨어야 하는 가정주부나「택시」값이 올랐다고 좌석「버스」통근을 해야하는「샐러리맨」들에겐 반나체의「호스테스」를 끼고 실내「풀」에서 술마시는 사진은 그대로 경이의 대상. 그러나 진짜「놀랄 놋자」판 비밀요정의 생태는 일반의 상상을 넘어선다. 「문화영화」(도색영화)를 돌리고「스트립티즈」를 벌이던건 구식. 이젠「인스턴트·러브」의 광경을 8mm「무비·카메라」에 담아 다시 감상(?)하는 자기도취적 유흥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비밀요정이란 한마디로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요정. 그러나 그중엔 정식 영업허가를 받아 놓고도「무드」를 살리기 위해 간판이나 옥호를 내걸지 않고 영업하는 곳도 있다. (D 발전소 근처) 비밀요정이란 밤의 아방궁을 드나들며 진시황 같은 영화를 누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장족이 아니면 그들과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 중요한 영업상 거래나 이권운동 같은 것은 이곳에서 일단 내약을 성립시킨 다음 공식화하는게 정해진「코스」로 되어 있다는 말들이다. 「두당(頭當) 3~4만원 整」의 3류급엔 자본금 기천만원대의 소사장족이,「두당 5~6만원整」의 2류급엔 자본금 억대의 사장족이, 그리고「두당 10만원 整 」의 1급지엔 재벌급이 거래에 필요한 손님을 초대하는 것이 보통. 비밀요정의 이런 등급에 따라「호스테스」에도 등급이 지어지게 마련. 3류 비밀요정엔「호스테스·차지」5천원이 고작인데 특별「서비스」(인스턴트·러브)가 있으면 1만원짜리「쿠폰」이 오가기도 한다. 2류급이면 공식「차지」만 1만원. 1급의 경우엔 2~3만원을 쥐어주는게 공식이다. 특별「서비스」료는 물론 별도 계산. 여배우와 탤런트, 모델 등 알려진 얼굴 불려오기도 이런 어마어마한 화대 때문에 비밀요정의「호스테스」란 직업은 무척 매력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급「나이트·클럽」의 인기「호스테스」가 3류 비밀요정의「호스테스」로 변신하는가 하면 3류 여배우, TV「탤런트」,「패션·모델」등 일부 저명한(?) 얼굴들이 나타나기도. 이들 저명「호스테스」들은 수입이 신통치 않은 낮활동보다는 수입이 좋은 비밀요정이 오히려 본업.「낮 저명」은「밤 수입」을 올리기 위한 촉매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들 저명「호스테스」들에겐 제각기 정가가 붙어 있어 정가만 보장되면 어느 집에서 불러도 OK. 처음엔 얼굴만 내보이고 화대를 받으려 들지만 손님쪽도 그 정도론 물러나지 않아 이제는 불려왔다하면 으례 특별「서비스」가 뒤따르게 마련. 이렇게 몇군데 불려다니다 보면 자리를 같이 했던 손님들 사이에선「걸레」로 소문이 나기 마련이고 이 소문의 보급도에 따라 정가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H동「버스」종점근처의 비밀요정엔 주로 3류 TV「탤런트」들이, 제X한강교입구 U마을 쪽과 S동 쪽엔 3류 여배우들이, H동쪽은「패션·모델」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저명「호스테스」들이「걸레」화 해감에 따라 찾는 손님이 적어지자 비밀요정쪽은 새 얼굴을 내놓아야만 하게 된다. 이래서 어엿이 대학「배지」를 단 여대생들이 등장하게 되는 것. 이들의 밑천은 신선미. 비밀요정의 근거지는 두달이 멀다 하고 바뀌는 것이 보통. 당국의 단속의 손길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들은 그렇듯 한 장소를 찾아 두석달 전세계약을 하곤 단골 손님들에게 안내전화를 건다. 새로 확보한「호스테스」의 신분, 이름을 밝히는 것은 미끼역을 한다. 한동안 호텔산장(山莊) 빌기도…알아도 단속하기 어려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독창적인 업태를 창안해 낸 것이 비밀요정계에선 제1인자로 알려진 S「마담」이다. 주로 3류 여배우들을「걸레」화 하는데「공로」가 큰 것으로 줏가를 얻은 S「마담」은 아예 거추장스러운 고정거점 확보방식을 버렸다. S「마담」은 지난 2월중순 W「호텔」의「빌라」하나를 보름남짓 계약했다. 물론 방을 빈 사람의 이름은 가공인물. 그런 다음 단골손님들에게 전화를 걸어「빌라」에 끌어 들였다. 「호스테스」도 시내에서 불러들이고 음식도 시내에서 장만해 자가용차에 실어 운반하면 되었다. 저녁 7시~8시께 몇대의 자가용「세단」이「빌라」앞에 와 머무르면 영업개시. 그러나「호텔」쪽은 투숙자가 친구들을 불러다「파티」를 열겠거니 정도로만 알고 그저 두둑한「팁」만 바랄 뿐이다. W「호텔」의「빌라」는 2채가 붙어 있는 형태니까 한채는 연회장으로 쓰고 한채는 특별「서비스」장소로 쓰면 안성마춤. 이런 곳에 까지 단속의 손길이 미칠리도 없지만 설사 눈치챘다 하더라도 개인적인「파티」라고 우기면 더 할말이 없다. 비밀요정 경영사상 최고의 걸작이었다는게 사계의 중론. 이와는 반대로 손님들의 주문에 따라 출장「서비스」를 하는 방법도 있다. 거물급 인사들에게 안면이 넓은 H「마담」의 경우가 바로 출장주문 배수「스타일」-. 지난번 재계의 모씨가 시내 T「호텔」「스위트·룸」에 투숙, H「마담」을 불렀다. 방을 빌어 놓았으니 먹고마실 것과 즐길 것 (「호스테스」, 도색영화 등) 만 갖고 오라는 것. 이런 출장 봉사「케이스」엔 손님쪽이 방값을 부담,「마담」쪽은 주(酒)·식(食)값과「호스테스·차지」만 받는게 공식이다. 이같은 경우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할 것은 뻔한 일. 이렇게 신안특허품이 계속 창출(創出)되는 가운데 밤의 아방궁 비밀요정은 계속 성업중이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일호 제3권 31호 통권 제 96호]
  • 이라크전 4주년… 美 반전시위 몸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0일로 이라크 침공 4주년을 맞는 미국은 ‘분열’과 ‘분노’가 물결치고 있다. 미 정치권은 이라크 전이라는 수렁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를 둘러싸고 소모적인 논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장기화된 전쟁에 지친 미국인들은 반전과 철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거짓말에 지쳤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전국에서 몰려온 수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전 시위가 열렸다. 반전 시위대는 ‘이라크에서 신속한 철수를’,‘조지 부시 대통령 탄핵’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반 이라크 전, 반 부시 구호를 외치며 워싱턴 중심부의 링컨 기념관에서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펜타곤(국방부 청사)까지 행진했다. 해병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72세의 폴 밀러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국가지도자를 신뢰해왔지만 이라크 전과 관련한 정부 거짓말에 환멸을 느껴 캘리포니아에서 날아왔다.”고 말했다. 일부 기독교단체들은 이라크 전을 ‘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즉각적인 철수를 촉구했다. 반면, 일부 참전용사들을 비롯한 보수 세력들도 이라크전 지지 시위대를 만들어 “힘을 통한 평화를”,“우리는 지금 전쟁중이다”,“자유주의자들은 적을 돕고 있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전쟁 지지 시위를 펼쳤다.●42일만에 승전 선언,4년 뒤엔 철수 고민 2003년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개전 42일만에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미군은 이후 4년이 지나도록 이라크를 안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사로잡아 처형하고, 새 이라크 정부를 구성했지만 미군은 저항세력의 끝없는 테러 공격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권력다툼으로 내전이 확산되면서 이라크 주민들의 반미감정도 커져 미군 철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았다. 부시는 이라크에 3만명의 미군을 추가로 투입하기 위해 의회를 설득중이다. 미 의회도 민주당과 공화당이 철군 문제를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지루한 정치공방만 계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에는 하원 세출위원회가 철군안에 찬성하는 예산안 표결을 한 반면, 상원에서는 철군안이 부결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dawn@seoul.co.kr
  • ‘통신규제정책 로드맵’ 보니

    ‘통신규제정책 로드맵’ 보니

    오는 7월 통신시장 지배적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에 통신결합상품 출시가 허용된다. 결합상품이란 예컨대 ‘시내전화+초고속인터넷+이동전화’ 등을 하나로 묶어 판매하는 상품으로, 따로 가입할 때보다 사용료가 훨씬 싸다. 또 내년부터 인터넷전화(VoIP)에 가입할 때 사용 중인 시내전화 번호를 사용할 수 있어 VoIP의 대중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유·무선 상품결합 가속화, 시장 지각변동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15일 정통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동통신 3세대(3G)시장 도래와 통신 서비스의 컨버전스(융합) 경향에 맞춘 ‘통신규제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날 정책 발표 이면에는 포화·정체된 국내 통신시장에 돌파구를 제시하고, 이용자에게 보다 싸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휴대인터넷(와이브로),3G 이동통신(WCDMA) 등 신규 서비스도 기존 상품과의 결합을 통해 시장에 정착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도 촉진된다. ●보다 싸게 이용한다 정통부는 7월부터 KT,SK텔레콤 등 지배적사업자(시장지배율 50% 이상일 때 지정)의 통신서비스 결합판매와 요금할인을 허용하기로 했다. 노 장관은 “결합판매 관련 규정을 3월에 마무리하면 시행은 7월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합상품 요금할인율이 10% 이내이면 요금의 적정성을 심사할 때 절차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10%를 기준으로 4명 가구의 월 통신비가 20만원이라 가정하면, 결합상품 활용때 월 2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정통부는 또 내년부터 ‘시내전화→인터넷전화’의 번호이동을 허용하기로 했다. 인터넷전화는 무료 또는 싼값에 이용 가능하다. 기존에 쓰던 시내전화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인터넷전화(VoIP)로 변경할 수 있다. 서비스 초입 단계에 있는 인터넷전화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통부는 이와 함께 내년 3월에 보조금 정책(단말기를 살 때 일부 돈을 지원하는 제도)이 끝나게 돼 추가적인 규제 완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보조금 지급이 전면 자유화되면 오래전에 유통됐던 ‘공짜폰’이 재등장하는 등 단말기별로 보조금이 차등 지급된다. ●유·무선 역무구별이 없어진다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등으로 세분화돼 있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역무가 단일 역무로 통합된다. 올 9월 정기국회에 관련 법률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유·무선 영역이 없어지고 있어 역무에 따라 따로 사업을 허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초고속인터넷 흑자-시내·시외전화 적자’이면 흑자인 곳에서는 정부가 출연금을 받고, 적자인 곳은 안 받았지만 앞으로 양쪽의 전체 매출 및 이익을 상계해 출연금 납부여부를 결정한다. 노 장관은 “결합판매 허용과 역무통합으로 KT,SKT의 시장지배력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시장경쟁 촉진과 소비자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우선 규제완화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배경을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틱낫한 30년만의 귀향

    고승(高僧)의 귀향은 베트남 정부의 종교와의 화해 조치? 명상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틱낫한(80) 스님이 조국 베트남에서 왕성한 종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종교에 우호적이지 않은 베트남 정부가 국제적인 평화운동가로도 유명한 틱낫한 스님의 대규모 종교집회 활동을 승인, 주목받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9일 틱낫한 스님이 지난달 20일 귀국해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를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스님의 귀향은 베트남 정부의 종교적 관용에 대한 시험대”라고 전했다. 특히 다음달 16일부터 호찌민 등 3개 도시에서 열리는 대규모 천도회 및 불경낭송회 등 집회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베트남 정부가 대규모 집회나 종교행사에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최대 수만명 모여들 것으로 예상된 행사에 대해 틱낫한 스님 측근들은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문호가 열려 있다. 내전(월남전쟁)으로 분열되고 찢긴 나라와 국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틱낫한 스님측은 공산당·정부 간부들도 초청해 놓고 있다.CSM은 적지 않은 당·정 간부들도 개인적 차원이지만 사회활동을 강조하는 세계적 선승(仙僧)의 활동을 격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틱낫한 스님은 이번 조국 방문은 추방 이후 두번째로,70일간의 체류 허가를 받았다. 그는 반전·평화활동을 벌이다 1967년 당시 남베트남 정권에 의해 추방당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통일 베트남으로부터도 30여년 동안 입국허락을 받지 못한 채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 그는 베트남 현지에 프랑스 보르도의 플럼빌리지와 같은 명상·수행 공동체를 건설, 말년을 보내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가 껄끄럽게 여기던 그에 대한 의구심과 두려움을 버렸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종교와의 화해를 통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바티칸과의 관계정상화 노력도 같은 맥락이다. CSM도 “최근 베트남 정부가 대중 종교에 대한 제한을 누그러뜨려 왔다.”면서 “불교와 베트남식 마르크스주의의 ‘결혼 ’가능성이 주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말 종교자유 탄압 ‘특별관심국’ 명단에서 베트남을 전격적으로 제외시켜 인권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베트남 반체제 인사들은 “틱낫한 스님의 귀향이 아직도 종교를 탄압하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을 두둔해 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20) 한국인이 살지 않는 아프리카의 코리안 타운 ①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촌

    (20) 한국인이 살지 않는 아프리카의 코리안 타운 ①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촌

    전세계에 한국인이 단 한명도 살지 않으면서 동네 이름에 ‘코리아’가 붙은 그런 곳이 있다. 현지에서는 일명 ‘코리아 사파르(Korea Sefer)’라고 부르는 곳이다. 사파르는 현지어로 ‘지역’ 정도의 의미. 아디스 아바바 시내의 아라트 키로라는 곳에서 벨라로 가는 미니버스를 타고 ‘케벨레(Kebele) 5’에서 내리면 이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케벨레는 우리나라 행정구역상의 ‘동(洞)’에 해당된다. 코리아 사파르는 케벨레 5에서 케벨레 6에 걸쳐 있다. 마을은 아주 남루하기 짝이 없었다. 엉성한 양철지붕에 우리나라 달동네를 연상케 했다. 이곳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유엔 참전국 16개국 중 하나였던 에티오피아의 참전 용사들이 전쟁이 끝나 본국으로 귀환한 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마을이다. 현재 약 3만명 정도가 살고 있고 이 중에 참전용사 가족들은 약 6천명 정도다. 1970년대 사회주의 체제의 돌입으로 한국전 당시 북한을 상대로 싸웠던 이들은 모진 시련을 겪게 되고 그 여파로 주민들 대부분은 여전히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을 안에 모스크가 하나 있지만 이슬람교(에티오피아 전체 인구 절반이 믿고 있다.) 신자는 약 5% 정도고, 90% 이상이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이다. 가난을 탓하지 않는 정교회 교리 때문인지 대부분의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은 아주 가난하다. 마을 안에 공공 시설이라고는 한국 정부가 지어 준 Hibret Firre 초등학교가 전부이다. 학령기의 아이들 중 13.4%만 이곳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금은 우리한테도 원조를 받고 있는 에티오피아지만 1950년대만 해도 황제시대로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었다. 당시 에티오피아 정부가 파견한 참전용사들은 ‘깍뉴(Kagnew)’라고 불리던 황제의 근위병들이었다. 당시 총 6,037명이 파병되었으며, 253개의 주요 전장에서 단 한 명의 포로 없이 총 122명이 전사했고, 536명이 부상을 입었다. 치료시설이 열악해 부상자들은 대부분 유엔의 군용헬기에 실려 일본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1951년 4월 13일 제 1차 깍뉴부대(깍뉴부대는 1965년 3월 1일 본국으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총 5차에 나누어 파병되었다.)를 싣고 에티오피아를 출발한 배는 중간에 그리스, 태국, 필리핀 병사들을 태운 후, 같은 해 5월 6일에 부산항에 도착한다. 간단한 훈련을 마치고 이들은 바로 그 해 8월부터 전장에 투입되어 크고 작은 전투에서 용맹을 과시하며 혁혁한 공훈을 세운다. 이례적인 것은 전시 중에 깍뉴부대원들이 전쟁고아들을 돌보았다는 것이다. 상상이 가지 않지만 전쟁 중일 때는 고아들을 안전한 곳에 대피시키면서 끝까지 함께했다는 것이다. 휴전 후 돌보던 고아들을 위해 고아원을 운영하기도 하고 이들을 해외로 입양하는 일도 추진했다고 하는데 그리스나 다른 참전국에는 군인들을 따라간 고아들이 많았는데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따라간 고아들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깍뉴부대는 1년을 주기로 교체되었는데 참전용사와 결혼까지 간 한국인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치료차 혹은 휴가를 즐기러 일본을 방문했던 병사들과 일본여인들과의 로맨스는 지금도 노래로 불려지고 있다. 이 노래는 같은 리듬으로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에티오피아에서는 암하릭어로 불려지고 있다. 제목은 Japanwan Wodije. 한국전 참전용사들 중에 전쟁이 끝난 후 콩고 내전에 참가했던 병사들도 많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콩고 빌리지’는 남아있지 않고 에티오피아에는 ‘코리안 빌리지’만 남아 있다. 현재 한국의 월드비전을 비롯해 몇 개의 NGO 단체가 유아 혹은 여성을 위주로 지원을 하고 있는데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현재 국제협력단(KOICA)에서 초등학교를 지어준 후 이 곳에 3명의 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가 아디스 아바바와 자매결연을 맺은 인연으로 똑 같은 모양의 참전용사회관을 춘천과 아디스 아바바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디스 아바바의 경우 건물만 덩그러니 있고 무용지물이다. 얼마 전 이곳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총장이 이 곳에 관심을 표명한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변화의 조짐이 없다.       <윤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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