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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리드車 시장에 전운 감돈다

    하이브리드車 시장에 전운 감돈다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연간 100만대 판매 돌파로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핵심기술 특허 만료로 중국 등 후발업체의 시장 진출뿐 아니라 폭스바겐 등의 저가형 모델 출시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1989년 11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를 양산하면서 지난 30여년간 이 분야를 선도해 왔던 토요타 자동차의 핵심 특허시효가 올해부터 차례로 만료되기 시작한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인 엔진에 전기 모터를 추가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차량이다. 엔진은 본래 기능을 하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차량 배터리에 모았다가 모터를 돌린다. 따라서 연료 소모가 적고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도 적게 나오는 친환경차다. 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을 주면서 하이브리드차를 적극 권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차는 이런 장점에도 일본과 미국 이외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휘발유 엔진에 모터를 조합하는 기술이 어려운 데다 일본의 토요타가 수천 가지 특허로 높은 진입장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토요타의 특허 만료로 하이브리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후발 자동차업체가 앞다퉈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이 중국 업체들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정책적으로 친환경차 보급을 권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토요타에 하이브리드차와 관련된 기술 이전을 수차례 요구해 왔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출시 첫해인 2011년 7193대에서 2012년 2배 이상 증가한 1만 6710대가 팔렸다.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역시 5279대에서 지난해 1만 901대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글로벌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100만대를 넘어섰고, 누적판매량은 500만대 돌파했다. 경영학에서는 100만대 판매를 시장이 폭발하는 ‘티핑 포인트’로 본다. 하이브리드 차량 분야에서 현대·기아차도 앞으로 더 혹독한 경쟁을 해야 할 처지다. 토요타는 이미 북미시장에서 저가 하이브리드 모델 아쿠아를 선보여 할인 경쟁의 신호탄을 쐈으며, 폭스바겐도 부품 명가 보쉬와 함께 핵심부품 표준화를 통한 대량 생산과 가격 인하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등 후발업체도 가세할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핵심 기술특허가 만료되면서 중국과 인도 등 후발업체들이 저가형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도 친환경차 부문의 연구개발을 늘리는 등 철저한 대비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암 걸렸어” 40대 유부남에 수억뜯은 女종업원

    지난 2006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유명 요정에서 일하던 A(당시 28세)씨. 그는 같은 해 5월 29일 요정에 손님으로 온 세무사 B(당시 49세)씨와 처음 만났다. A씨는 서울의 한 명문 사립대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후 두 사람은 만남을 이어가면서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기혼인 B씨는 ‘내가 책임질 테니 요정 일을 그만두라’며 3년 동안 8000만원 상당의 생활비를 챙겨 줄 정도로 A씨를 아꼈다. 하지만 A씨에겐 말 못할 고민이 있었다.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확실한 ‘물주’였던 B씨의 후원 역시 포기할 수 없었던 것. 이후 A씨는 ‘묘안’을 짜냈다. 그는 2009년 6월 수원의 한 모텔에서 B씨에게 “내가 위암에 걸려 영국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니 치료비를 달라”고 거짓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B씨는 우선 되는 대로 A씨 계좌로 병원비 1000만원을 입금했다. 그로부터 6일 뒤엔 2000만원, 11일 뒤엔 300만원을 추가 입금했다. A씨 거짓말은 날로 대담해졌다. 그는 “비행기값 카드결제를 못 했다”, “임상시험 치료 실패로 인한 개복 수술비를 빌려달라”, “간병인 비용을 3개월치 못 냈다”고 속이며 3년간 7차례에 걸쳐 김씨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했다. 이렇게 속여 뺏은 금액은 총 2억 1680만 원에 달했다. A씨 범행은 남편의 계좌에서 거액이 빠져나가는 점을 수상히 여긴 B씨 부인이 A씨의 블로그를 찾아내 뒤지면서 전모가 밝혀졌다. 그제야 B씨는 A씨가 영국에 가지도 않았고 결혼해 아이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B씨가 A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A씨가 명문 사립대 학생이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북부지법 형사 2단독 조규현 판사는 내연남으로부터 거짓말로 수년간 수억원을 편취해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휴대전화 녹음 일상화의 명암

    휴대전화 녹음 일상화의 명암

    주부 박모(34)씨는 최근 라식 수술 전 의사와 상담하면서 스마트폰 녹음 버튼을 몰래 눌렀다. ‘각막이 얇아 수술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을 의사로부터 듣지 못한 채 수술대에 올랐다가 시력 감퇴 등 부작용에 시달린 지인의 사연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인은 소송까지 하려 했으나 의사가 “설명을 충분히 했다.”며 발뺌해 어려움을 겪었다. 박씨는 “훗날 말바꾸기를 막으려고 건강검진 뒤 상담할 때나 건강보조식품을 구입할 때, 펀드 등 수익성 높다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스마트폰으로 녹음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수시로 녹음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 버튼 한번 누르면 대화나 전화 통화 내용을 언제든 녹음해 말바꾸기·공갈 등을 입증할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무차별적 녹음 탓에 사생활 침해 문제도 대두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히 가정법원에서 녹취 자료를 간통 등의 증거로 활용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혼 문제 전문인 이명숙 변호사는 “배우자와 통화하던 중 우연히 불륜 증거를 녹음해 오는 의뢰인이 많다. 스마트폰 보급 전에는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아내와 통화한 뒤 종료 버튼을 제대로 누르지 않고 내연녀와 성관계를 갖다가 음성이 고스란히 아내의 수화기로 전달돼 녹음된 일까지 있었다. 이 변호사는 “민사 사건은 형사 사건에 비해 증거 채택 요건이 덜 엄격해 우연히 녹음한 내용도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몰래 녹음이 공익 고발의 증거로 활용되는 사례도 눈에 띈다. 올해 검란(檢亂)의 단초 중 하나였던 ‘성추문 검사 사건’은 피해 여성이 피의자인 전모(30) 검사와의 대화 내용을 스마트폰 등으로 녹음해 증거를 잡았다. 공무원 9명이 사법처리됐던 지난 4월 광주 총인처리시설(하수오염 저감 시설) 입찰비리는 공무원과 입찰업자 간 대화가 비밀 녹음돼 수사가 진행됐고 광주시 관가는 한동안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몰래녹음 공포에 떨었다. 상대방 허락 없이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다. 통신비밀보호법 3조, 14조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다. 독일, 미국 일부 주 등 외국에서도 동의 없는 대화 녹음을 처벌한다. 이 때문에 아이폰 등 외국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 등 국내기업 제품과 달리 ‘통화중 녹음’ 기능이 없다. 하지만 자신이 대화 주체로 참여해 상대방 몰래 녹음한 경우 처벌할 근거 조항이 없다. 임규철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비공식적으로 허심탄회하게 한 발언까지 녹음된다면 당사자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다.”면서 “법은 상식을 따라야 하는 만큼 당사자 동의없이 녹음하면 처벌하는 등 현행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대선후보 TV토론 후끈…北 장거리로켓 발사 광클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대선후보 TV토론 후끈…北 장거리로켓 발사 광클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종반전으로 접어든 지난주 네티즌들의 최대 관심은 대선 관련 뉴스에 쏠렸다. 그중에서 ‘2차 대선 토론’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다. 지난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대선 후보 TV토론회’ 두 번째 방송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경제·복지 분야에 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특히 이날 토론은 문 후보가 박 후보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정책은 대기업들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과 박 후보가 “‘지하경제를 활성화’해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말실수를 한 것 등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북한이 12일 오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로켓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한 소식은 2위에 올랐다. 국정원 직원의 여론 조작 의혹은 3위를 차지했다. 11일 민주통합당 측은 국정원 직원이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야권 후보 비방 댓글을 올리며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날 오후 7시 공명선거감시단이 급습했다고 밝혔다. 10일 ‘2012 NRW 트로피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가 1위를 차지한 소식은 4위에 올랐다. 이날 김연아는 뮤지컬 ‘레미제라블’ 주제곡에 맞춰 아름다운 연기를 펼쳤으며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에도 총점 201.61점의 시즌 최고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싸이 공연 관람 소식은 5위를 차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에 두 딸과 함께 참석해 싸이의 공연을 관람했다. 일명 ‘벤츠 여검사’에게 무죄가 선고된 소식은 6위를 차지했다. 13일 부산고법은 내연 관계에 있던 최모(49) 변호사의 고소사건을 동료 검사에게 청탁해 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37) 전 검사에게 징역 3년에 추징금 4462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청탁의 대가가 아닌 사랑의 정표”라는 고법의 판단은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관계자의 기자 폭행사건은 7위에 올랐다. 민주당 관계자가 국정원 여직원의 악플 논란 취재 과정에서 기자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코네티컷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8위를 차지했다. 14일(현지시간) 오전 20대 무장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최소 2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애도 성명을 밝히고 18일까지 백악관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김정남의 망명설은 9위에 올랐다. ‘나는 꼼수다’ 팀이 14일 공개한 호외 11회를 통해 대선 막판에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의 망명 기자회견’을 꼽아 관심이 집중됐다. 10위는 체육 특기생 입시비리 혐의로 구속된 양승호 롯데자이언츠 전 감독과 정진호 연세대학교 야구부 감독이 올랐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벤츠 여검사’ 1심 뒤집고 항소심서 무죄 논란…사랑의 정표? 봐주기 판결?

    ‘벤츠 여검사’ 1심 뒤집고 항소심서 무죄 논란…사랑의 정표? 봐주기 판결?

    ‘벤츠 여검사’로 불린 이모(37) 전 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 김형천)는 13일 내연 관계에 있던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을 동료 검사에게 청탁한 뒤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검사에 대해 원심(징역 3년, 추징금 4462만원)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최모(49) 변호사로부터 고소 사건을 청탁받은 시점은 2010년 9월 초순인데 벤츠 승용차를 받은 시점은 이보다 2년 7개월 전인 2008년 2월인 점 등으로 볼 때 사건을 잘 봐 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벤츠 승용차를 받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자관계가 복잡한 최 변호사에게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정표를 요구해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벤츠 승용차 외에 피고인이 샤넬 핸드백(540만원)을 받고 최 변호사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점 등도 고소 사건 청탁 시기와 경위 등에 비춰 보면 청탁과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전 검사가 K 검사에게 전화로 청탁했다는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피고인이 최 변호사와 관계가 있는 고소 사건을 가급적 신속하게 처리해 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호의로 전화한 것이지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전 검사는 광주지검에서 근무하던 2010년 10월 애인 사이인 최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을 사법연수원 동기 검사에게 전화로 청탁해 준 대가로 벤츠 승용차 리스료와 샤넬백 등 모두 5591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네티즌들은 “청탁하면서 벤츠 주면 유죄, 벤츠 주고 나서 청탁하면 무죄!”, “부실수사인가, 봐주기 판결인가.”라며 재판부를 비판했다. 한편 부산지법 형사4부(부장 최병철)는 같은 날 이번 사건의 진정인이자 절도와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40·여)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징역 1년)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4개월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자신과 내연 관계였던 최 변호사가 이 전 검사와의 사이에서 벤츠 차량, 명품 가방을 주고받은 사실 등을 검찰에 진정한 장본인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씨줄날줄] 형량 인플레/임태순 논설위원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법관들이 최근 살인죄의 양형기준을 상향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성범죄 형량이 살인죄보다 높아지는 ‘형량 인플레’(?)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길태·오원춘 등 각종 흉악 성범죄가 잇따르면서 성폭력범 형량은 강간의 경우 5년 이상 징역에서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유사강간은 3년 이상 징역에서 7년 이상으로 대폭 강화됐다. 이러다 보니 살인죄보다 성범죄 형량이 더 무거워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일례로 포클레인으로 공사 책임자를 살해한 50대 남자는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내연녀의 딸(16)을 성폭행한 50대 남자는 이보다 높은 징역 15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성범죄와 남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죄 중 어떤 것을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할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살인이 영육을 죽이는 죄악이지만, 성범죄도 여성들의 영혼을 말살하는 중대 범죄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지법 판사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생명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입장에서 살인죄 양형기준을 높이기로 한 것 같다. 성범죄 피해자나 가족들 입장에서 보면 성폭력범을 아무리 엄벌해도 부족함이 없겠지만 처벌 강화가 반드시 범죄 억제효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경찰청에 따르면 10만명당 성폭력 범죄 발생건수는 2007년 27.6건에서 2011년 39.2건으로 늘어나고 아동대상 성폭력 범죄도 같은 기간 6.4%에서 10.5%로 4.1% 포인트 증가해 처벌 강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범죄는 늘었다. 처벌 강화는 또 성범죄자들에게 자포자기의 심리를 심어줘 오히려 욕심을 채우고 살인 등 잔혹한 범죄로 이어지게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에서 엔클로저 운동으로 토지에서 배제된 농민들이 도둑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이 도둑질을 저질렀다고 사형에 처하는 것은 살인하지 말라는 성경 말씀을 어긴 것으로, 정의가 아니라고 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성범죄자들을 보면 초등학교 졸업, 가난 등 ‘사회적 한계인’들로 범죄 유혹에 취약한 계층들이다. 그러나 성범죄는 일시적 성 충동을 억제하는 예방교육, 재발방지 치료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처방책이 내려져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격리하고 돌팔매질한 뒤 할 일을 다했다고 하는 것은 가장 무책임한 처사일 수도 있다. 성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좀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성범죄 양형 강화에 살인죄도 형량 높인다

    성범죄 양형 강화에 살인죄도 형량 높인다

    살인죄 양형기준이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사회적 비난이 높아진 성범죄자에 대한 양형기준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살인죄 형량이 낮아진 기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법관들이 생명 경시 풍조가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해 ‘살인죄 양형 기준 강화’에 합의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기수)는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4월 살인죄 양형기준 개정안을 최종 확정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법관 70여명은 지난 10일 하반기 형사법관 회의를 했다. 해마다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열리는 이 회의에서 법관들은 소위원회별로 연구 성과물을 발표하고 재판상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회의에서 주된 논점이 됐던 것은 살인죄와 성범죄의 양형기준. 국회는 최근 성범죄 관련 법률을 개정해 법정형을 크게 상향했다. 그 결과 일부 성범죄에 대한 권고 형량이 살인죄보다 높아졌다. 지난 7월 1일 시행된 양형기준에 따르면 13세 미만 강간죄의 기본 권고형량인 징역 8~12년은 ‘참작할 만한 동기’가 인정되는 살인 기본형량(징역 4~6년)의 두 배다. 지난달 시비 끝에 포클레인으로 공사 책임자를 살해한 50대 남성은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반면 지난 5일 내연녀의 딸(16)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에게는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살인죄보다 성범죄가 더 높은 처벌을 받은 것이다. 앞서 형사법관 회의 소위인 양형 연구회는 살인죄 양형 기준 강화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거의 모든 판사들이 양형 강화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판사는 “실무를 보는 입장에서 양형 기준을 적용해 보니 살인죄 형량이 너무 낮았다.”면서 “최근 동기가 불투명하고 수법이 잔인한 살인 범죄가 많은데,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극단의 범죄인 만큼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양형위에서도 이 같은 실무 판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형위 관계자는 “전달되는 의견들을 모두 청취, 종합 검토 중”이라면서 “성범죄 양형기준이 또 한 번 일부 바뀔 예정이므로 그에 맞춰 내년 2월부터 살인죄도 본격적인 양형 논의를 거쳐 3기 양형위의 임기 만료 전인 4월 중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의에서는 그 밖에 형사절차상 피해자 진술권, 강제채혈과 영장주의, 디지털 증거 조사 방법 등이 논의됐다. 또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현재 특별 감경인자로 정해져 있는 ‘처벌불원’(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의 적정성과 삭제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졌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中 자고 일어나면 ‘공직자 성추문’

    ‘색관필패’(色官必敗) 성추문에 연루된 공직자는 거의 대부분 부패하다는 중국 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필두로 한 새 지도부가 출범 이후 대대적으로 부패척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터넷에서는 축첩 등 각양각색의 공직자 성추문 사례가 잇따라 폭로되고 있다. 중국신문주간 등 언론들은 6일 “부정부패로 처벌된 비리 공무원 가운데 95%가 이른바 ‘얼나이’(二?·첩)를 두고 있다.”는 중국정법대 우창전(巫昌禎) 교수의 조사 결과를 일제히 보도했다. 성추문 연루 공직자의 뒤를 캐 보면 대부분 부정한 방법으로 축재한 사실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이처럼 ‘색관=탐관’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공직자의 낮은 급여 수준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뢰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얼나이’를 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 교수는 “중국에서는 ‘성 상납’이 뇌물의 한 종류로 공공연히 통용되고 있기도 하다.”면서 “‘탐관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옛말이 전혀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도 중국 인터넷에는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의 한 말단 마을 간부가 4명의 부인과 10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는 글이 올라와 타이위안시 공안 당국이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우쑤(烏蘇)시 공안국장 치팡(齊放)이 내연 관계에 있는 친자매 2명을 공안국에 특채하고, 정부 예산으로 고급 아파트 월세까지 내주고 있다는 폭로 글도 올라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질긴 악연’… 같은 경찰에 두번 잡힌 살인범

    두 차례나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두 번 다 같은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5일 50대 주부를 살해한 안모(58)씨를 붙잡아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쯤 광주 서구 한 지역 원룸 건물 방안에서 내연 관계인 장모(50)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15년 전 자신의 부인을 살해한 죄로 복역하다가 출소한 지 1년여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질러 붙잡힌 것이다. 이번 사건은 15년 전 그를 붙잡았던 광주 서부경찰서 강력 5팀 임정원(51·경위) 팀장이 과거의 경험을 살려 그를 신속하게 체포하면서 일단락됐다. 당시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반에서 근무하던 임 팀장은 점심 무렵 사건 발생보고를 받고 광주 북구의 무등산 자락으로 달려갔다. 무등산의 한 계곡에 알몸 상태의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것. 임 팀장은 전 남편인 안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선 끝에 그를 검거했다. 임 팀장은 지난 21일 장씨의 시신이 발견된 원룸의 계약서에서 안씨의 이름을 확인하고 15년 전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해 냈다.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행동’, ‘오른손에 장애가 있어 왼손 사용’ 등 임 팀장은 과거 안씨를 검거할 당시의 수사 경험을 떠올려 안씨를 하루 만에 붙잡았다. 서부서 진술 녹화실에서 임 팀장은 안씨에게 15년 전 사건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러자 안씨는 당시 경장이었던 임 팀장을 한눈에 알아보고 살해 사실을 자백했다. 안씨는 전 부인을 살해한 이유와 마찬가지로 “내연녀가 이별을 통보해 화가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이별통보에 불륜 상대 살해 농약 먹인 후 동반자살 위장

    내연남을 개 목줄로 졸라 살해한 뒤 동반 자살로 꾸민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0일 헤어지자는 애인을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박모(42·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8시 45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한 모텔에서 술에 취해 잠든 내연남 김모(49)씨의 양손과 다리를 청테이프로 묶은 뒤 개 목줄로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동반 자살을 시도한 것처럼 김씨 입에 농약(제초제)을 부었고 자신도 머금었다가 뱉은 뒤 모텔 카운터에 “119를 불러 달라.”고 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죽을 수밖에 없다.’는 유서도 준비했다. 박씨는 17년 전 같은 직장에 다니던 유부남 김씨와 연인관계로 발전했고 최근까지 사귀었다. 지난 8월 김씨가 실직한 뒤에는 아예 함께 살며 대출까지 받아 태국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그러나 김씨가 집에 전화를 하거나 딸과 통화하는 걸 보고 심한 질투심을 느껴 갈등이 커졌다. 결국 김씨가 가정으로 돌아가려 하자 범행 결심을 굳힌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전날 박씨가 농약, 개 목줄, 청테이프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무속인의 영혼이 김씨 몸에 들어가 ‘그 사람을 죽이고 너도 약을 먹고 와라’고 애원해 죽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박씨는 정신질환 전력이 없으며 최근까지 간호조무사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보험금 타려고… 60대女, 40대 내연남 입양후 살해

    수억원의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수면제와 연탄가스를 이용해 양아들이자 내연남인 4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60대 여성과 아들 내외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안양에 사는 윤모(64·여)씨와 친아들 박모(38)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박씨의 아내 이모(35)씨와 보험설계사 유모(52·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2002년 골프장에서 처음 만나 같은 집에 살던 채모(42)씨와 내연관계를 맺어 오던 중 이웃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채씨를 양자로 입양했다. 그러나 채씨가 술을 마시면 주사가 심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자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아들 내외를 끌어들였다. 윤씨는 2010년 2월 10일 새벽 아들 내외와 서울·경기·강원 지역에서 구입한 수면제를 홍삼즙에 타 채씨에게 먹여 잠들게 한 뒤 거실 연탄난로 덮개를 열고 외출해 채씨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검 결과 채씨의 몸에서는 1회 복용량의 80배가 넘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윤씨는 범행 한 달 전 채씨가 사망할 경우 4억 3000만원을 자신이 받는 조건으로 생명보험 3개에 가입하는 등 2002년부터 채씨 명의로 12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 등은 범행 후 6억 70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경찰이 채씨 사망에 의심을 품고 수사에 들어가자 미수에 그쳤다. 이에 대해 윤씨는 경찰에서 “재테크 목적으로 보험에 들었으며 친아들 부부 명의로도 20여개 보험에 가입해 매달 500여만원의 보험료를 내 왔다.”며 2010년 2월부터 살해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안양 동안경찰서는 채씨가 숨지자 윤씨를 의심해 수사에 착수했으나 직접적인 연관 사실을 밝히지 못해 사건은 미제로 처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양자를 살해한 일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 5월 재수사에 들어가 윤씨 아들 부부의 알리바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해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공시지가 기준 40억여원짜리 5층 상가 건물의 소유주로, 매달 받는 임대료 900여만원 가운데 500여만원은 보험료로, 300만~400만원은 윤씨와 아들 부부의 카드값 등으로 지출해 왔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브로드웰 컴퓨터서 상당량 기밀정보 발견”

    “브로드웰 컴퓨터서 상당량 기밀정보 발견”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의 불륜 행각이 드러나 그의 불명예 낙마까지 몰고온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의 컴퓨터에서 상당량의 기밀 정보가 발견돼 당국이 획득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법무 및 국가 안보 관련 당국자들을 인용해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내연녀인 브로드웰이 사용한 컴퓨터에 상당량의 기밀 자료가 저장돼 있었다고 전했다. 당국자들은 발견된 자료들의 중요성으로 볼 때 어떤 경로를 통해 획득했는지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기밀 정보가 브로드웰이 전역 후 퍼트레이어스에게 빼낸 것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퍼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은 FBI의 조사 때 두 사람 사이에 비밀 정보 전달은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재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선 기밀 정보가 유출돼 국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단 지켜보자.”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퍼트레이어스의 사임을 부른 수사를 촉발한 FBI 요원은 대테러 분야의 베테랑 프레더릭 험프리스(47)로 밝혀졌으며 그가 브로드웰로부터 협박성 이메일을 받은 질 켈리의 부탁을 받고 지난 6월 FBI 사이버수사대에 사건을 가져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두 안보 수장의 외도, 이메일에 발목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불륜 스캔들의 주인공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연녀에게 국가기밀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 두 사람이 연방수사국(FBI)의 추적을 끝내 피할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전자지문’으로 불리는 이메일 때문이었다. 폴라 브로드웰과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구글의 G메일 아이디를 공유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은밀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브로드웰이 질 켈리를 퍼트레이어스의 내연녀로 의심, 관계 청산을 요구한 것도 익명의 협박성 이메일을 통해서였다. 이메일 발신자 추적에 나선 FBI는 인터넷 이용자마다 할당되는 고유 주소인 ‘IP’(인터넷 프로토콜)를 통해 브로드웰의 신분을 알아냈고, 이어 퍼트레이어스와의 불륜→켈리와 앨런의 불륜→앨런의 국가기밀 유출→켈리와 FBI 요원의 불륜 순으로 ‘실타래’를 풀 수 있었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퍼트레이어스 사건을 예로 들어 “이메일은 생각만큼 사적인 것이 아니다.”라면서 “수사당국이 범죄와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면 이메일과 컴퓨터 기록을 조사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이번 사건이 잘 보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는 1960년대 미 정치인들의 사생활을 광범위하게 수집하며 ‘밤의 대통령’으로 불렸던 전 FBI 국장 ‘존 에드거 후버’를 거론하며 “FBI가 CIA 국장의 개인 이메일을 어떻게 조사했는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기관이 행하는 온라인에서의 사생활 침해에 대한 논란이 일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신고한 켈리, 아프간 사령관과 관계도 ‘의혹’

    신고한 켈리, 아프간 사령관과 관계도 ‘의혹’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불륜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사퇴 시점을 둘러싼 정치적 의혹이 확산되는 와중에 퍼트레이어스의 내연녀 폴라 브로드웰로부터 협박 메일을 받은 질 켈리가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과 ‘모종의 관계’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워싱턴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13일 앨런 사령관의 ‘부적절한 통신’ 혐의를 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지난 11일 통보받았고, 이튿날 국방부에 앨런 사령관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앨런 사령관이 질 켈리와 2010년부터 현재까지 2만~3만쪽의 문서를 이메일로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문서들에 앨런 사령관과 켈리 사이의 개인적 내용이나 군 기밀이 포함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앨런 사령관은 2011년 7월부터 퍼트레이어스의 후임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으로 복무해왔다. 그는 내년 초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 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으로 부임할 예정이었지만 패네타 장관은 이번 일과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의 임명을 보류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켈리는 플로리다주 탬파에 위치한 맥딜 공군기지에서 무보수로 연락책을 맡고 있는데, 앨런 사령관이 아프간 파견 전 이곳에서 근무할 당시 서로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켈리는 브로드웰이 퍼트레이어스의 제 2의 불륜녀로 오해해 협박 이메일을 보내자 FBI에 수사를 의뢰한 당사자로, 퍼트레이어스의 혼외정사 스캔들이 또 다른 미군 고위 인사의 불륜 스캔들로 번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이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 관련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그것도 대통령 선거 직후에 물러난 것에 대해 ‘숨겨진 진실’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브로드웰이 지난 10월 26일 덴버대 연설에서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은 CIA 비밀감옥에 수감된 죄수들을 구출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는 한층 꼬이고 있다. CNN은 FBI가 브로드웰의 컴퓨터에서 상당수 기밀서류를 발견했다면서 브로드웰의 이 같은 발언이 기밀서류 유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에 따라 15일 상·하원 합동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당초 예정대로 퍼트레이어스가 증언대에 설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퍼트레이어스의 사임으로 마이크 모렐 국장 대행이 대신 청문회에서 증언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일부 의원들이 퍼트레이어스의 증언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70대 노인 살해 후 콘크리트 벽에 암매장

    경기 성남 수정경찰서는 13일 70대 노인을 목 졸라 살해한 후 콘크리트로 암매장한 박모(44)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9월 6일 오후 6시쯤 자신이 운영하는 성남 신흥동 A주점에서 피해자 송모(78)씨와 주점 매매 잔금 1700만원을 놓고 다투던 중 송씨가 자신의 동거녀인 김모(42)씨에게 욕설을 하자, 송씨의 가슴을 발로 차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숨진 송씨를 대형 가방과 나무상자에 넣어 주점 내 벽면에 콘크리트로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10일 오전 송씨 가족으로부터 가출신고를 받고 전화통화 내역과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박씨를 추궁했으나 완강히 범행을 부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박씨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전화번호가 방수 설비공 번호였고, 송씨가 실종된 직후 주점 내 방수공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날 오전 벽면에서 시신을 찾아냈다. 경찰은 14일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내연녀 김모씨를 상대로 공범 여부 등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CIA 국장 불륜녀’ 브로드웰 제 무덤 팠나?

    ‘CIA 국장 불륜녀’ 브로드웰 제 무덤 팠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내연녀인 폴라 브로드웰을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한 ‘제3의 여인’은 질 켈리(37)라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고위 군 간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켈리는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와 맥딜 공군기지에서 공식 직함 없이 무보수로 군과 지역사회 간 연락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퍼트레이어스의 한 전 직장동료는 켈리와 그녀의 남편이 퍼트레이어스 부부와 오랜 친구 관계로 켈리와 퍼트레이어스 사이에 불륜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켈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 가족은 퍼트레이어스 가족과 5년 이상 친구 관계”라며 자신의 사생활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녀의 말이 맞다면 브로드웰은 그녀와 퍼트레이어스와의 관계를 또 다른 불륜으로 오해해 그녀에게 협박성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제 무덤을 팠다는 얘기가 된다. 한편 이번 스캔들과 관련한 의혹이 증폭되면서 미 의회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 의원은 이날 “FBI의 사전 보고가 전혀 없었다. 청천벽력 같은 일”이라고 언론에 말했다. 파인스타인은 퍼트레이어스가 혼외정사 사실을 인정하고 사임한 9일에야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건 내용을 접했다면서 이번 주중에 진상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들은 FBI가 불륜 사건 수사에 착수한 시기, 의회와 행정부에 사전 보고하지 않은 경위, 불륜 사건으로 인한 국가안보 침해 여부 등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특히 공화당 측은 FBI가 불륜 사실을 왜 대선 이후에서야 상부에 보고해 외부에 공개되게 했는지를 놓고 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피터 킹 위원장(공화)은 FBI의 조사와 관련해 대선에 불리한 사안을 덮기 위한 백악관의 은폐 공작 징후가 있다며 FBI 수사를 시기별로 샅샅이 분석하겠다고 공언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토안보 담당 보좌관을 지낸 프랜시스 타운센드도 “백악관이 선거 전에 몰랐다고 믿기 어렵다.”며 은폐설을 주장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뉴스 WHO] 외도에 날개 꺾인 ‘전쟁영웅’ 출신 정보수장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진두지휘해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아 온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불륜으로 사임하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나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59) CIA 국장은 9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어제 백악관을 방문해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하겠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밝혔고, 오늘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37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외도를 저지르면서 극도의 판단력 부족을 드러냈다.”면서 “이런 행동은 남편으로서는 물론 조직의 지도자로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어찌 됐든 퍼트레이어스 국장은 수십년간 미국을 위해 훌륭하게 봉사했다.”고 평가했다. 퍼트레이어스의 내연녀는 방사선 전문의 남편과 두 아들을 둔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39)이다. 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스캔들이 밝혀진 과정은 첩보영화를 뺨친다.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브로드웰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재학 중이던 2006년 웨스트포인트 졸업생 모임에서 퍼트레이어스를 처음 만났다. 당시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 사령관이었던 퍼트레이어스는 이 모임에서 연설을 했다. 브로드웰은 2010년 7월∼2011년 7월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었던 퍼트레이어스의 전기를 쓰기 위해 아프간에 머물렀다. CNN은 “퍼트레이어스가 집무실 책상 밑에서 브로드웰과 정사를 벌였다는 정보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올 초 출간된 ‘퍼트레이어스 장군의 교육’이라는 자서전을 공동 집필했다. 두 사람의 불륜은 CIA와 ‘경쟁관계’에 있는 연방수사국(FBI)이 밝혀냈다. FBI에 따르면 4~5개월 전 퍼트레이어스와 가까운 한 여성이 “누군가 이메일로 나를 협박한다.”며 FBI에 신고했다. FBI는 문제의 이메일을 추적한 결과 그것이 브로드웰이 보낸 것임을 알아냈고 브로드웰의 이메일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 퍼트레이어스와 불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주고받은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브로드웰은 퍼트레이어스가 이 여성과 또 다른 불륜을 저지른다고 의심해 협박성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부터 FBI는 미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제임스 클래퍼 국장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내사에 들어갔고 2주 전 퍼트레이어스와 면담해 ‘자백’을 받아냈다. 클래퍼는 미 대선 당일인 지난 6일 오후 5시에서야 FBI로부터 보고를 받고 퍼트레이어스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이어 7일에 관련 사실을 백악관에 보고했다. 그러나 FBI가 DNI는 물론 대통령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수개월간 내사를 진행한 것과 대선이 끝난 직후 갑자기 사임 발표가 나온 것 등을 놓고 일각에서는 의혹이 제기된다. CIA로 내사 정보가 흘러 들어갈까 봐 DNI에는 비밀로 했더라도 대통령에게는 미리 보고하지 않았겠느냐는 의심이다. 백악관에서는 이 사건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대선 이후로 사임 발표를 미뤘다는 것이다. 특히 퍼트레이어스가 한때 공화당 부통령 후보설이 나왔다는 점에서 표적 수사 의혹을 받을 우려도 감안했을 수 있다. FBI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신고를 한 여성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살고 있는 브로드웰은 고교시절 졸업생 대표를 맡을 정도로 똑똑하고 운동도 잘했으며, ‘파티의 여왕’으로 뽑힐 만큼 인기 있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자녀 교육에 바쁜 ‘사커맘’이라 부르기도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대 앞서간 ‘박제가 된 천재’들… 제대로 평가 받을 길 열리나

    시대 앞서간 ‘박제가 된 천재’들… 제대로 평가 받을 길 열리나

    오늘날 우리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 사람의 힘이 세상을 바꾼 사례는 흔치 않고, 이 때문에 천재는 쉽게 사라진다. 실패한 천재라면 더욱 그렇다. 학자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노벨상 수상자들도 먼저 연구를 시작한 사람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거나 검증한 덕분에 영광을 얻게 된다. 지난 17일 미국에서 잊혀진 천재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그의 이름은 어느 곳에도 없다. 반면 영국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잊혀진 천재들을 기억하기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잇따른 두 개의 사건은 우리에게 역사가 승자의 시각에서 쓰여진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동시에 한번 내려진 평가가 언젠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고졸 ‘발명영웅’ 美 재조명 한창 토머스 에디슨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발명과 사업에서 모두 성공한 그가 혁신과 실용을 중시하는 미국의 정신에 걸맞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17일 미시간에서 전립선암 때문에 89세를 일기로 숨진 스탠퍼드 오브신스키도 그 길을 걸었다. 고졸인 그는 독학으로 1947년 고속 자동선반을 개발했고, 1952년에는 방위산업체인 허프의 연구디렉터가 됐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바꿨다. 1950년대 후반 오브신스키는 ‘비정질 불균질’ 물질인 실리콘이 반도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951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지만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은 오브신스키의 발견 이후였다. 하지만 고졸인 그의 공헌은 철저히 무시됐다. 1960년 두 번째 아내인 이리스를 만나면서 오브신스키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에너지 컨버전 랩’이라는 회사를 세워 발명품을 상품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로 태양전지를 만들었고, 지금도 사용되는 ‘태양열 계산기’도 출시했다. 400개가 넘는 특허를 가졌던 오브신스키의 가장 큰 업적은 ‘니켈-메탈 배터리’다. 현재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모든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다. LA타임스는 “그는 50년 전에 석유산업의 종말을 예견했다.”면서 “수소연료전지를 만들었고, 자동차 내연기관까지 완성하면서 하이브리드의 역사를 혼자서 썼다.”고 추앙했다. 세상도 그를 인정하는 듯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그를 ‘지구의 영웅’으로 칭했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지칭했다. 7개 대학이 명예박사 학위를 줬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수상소감에서 오브신스키에 존경을 표했다. 오브신스키는 “진정한 발명가는 돈이 아닌 아이디어와 창조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 오브신스키의 몰락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됐다. 그의 니켈-메탈 배터리는 1996년 GM이 출시한 전기차 EV1에 탑재됐다. 오브신스키의 배터리는 4시간 충전에 최대 시속 130㎞의 속도로 100㎞ 이상을 달릴 수 있었고, 곧 300㎞까지 거리가 늘어났다. 톰 행크스, 멜 깁슨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EV1의 첫 구매자였다. 하지만 GM은 돌연 EV1을 모두 수거해 애리조나의 사막에 폐기처분했다. GM은 오브신스키의 회사들을 적대적으로 합병했고, 이 회사들은 화학회사와 석유회사로 팔려나갔다. 2006년 다큐멘터리 감독 크리스 페인은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나’라는 영화에서 오브신스키의 몰락 뒤에 석유회사와 자동차회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음모론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헬무트 프리츠슈 시카고대 교수는 “그는 교수 생활 40년간 만나본 수많은 이들 중 유일한 천재였다.”고 그를 회고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男에 가린 女과학자들 발굴 열기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1815년 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비상한 재능을 보였지만, 19세에 러브레이스 백작과 결혼하면서 평범한 귀족부인으로 살아야 할 운명이 됐다. 우울증까지 생긴 에이다는 어느 날 찰스 베비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발명품 소개회에 참석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 당시 베비지는 로그와 삼각함수를 계산할 수 있는 계산기인 ‘차분기관’을 완성한 상태였고, 모든 종류의 계산을 할 수 있는 기계식 자동계산기 ‘해석기관’을 설계 중이었다. 에이다는 베비지의 해석기관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같은 공식을 반복하는 ‘루프’, 사용한 공식을 다시 사용하는 ‘서브루틴’, 구문을 뛰어넘어 실행하는 ‘점프’, 조건식이 달린 구문인 ‘IF’ 등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에이다는 36세인 1852년 세상을 떴고, 그후 100년간 까맣게 잊혀졌다. 1975년 미 국방부는 서로 난립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통합하기 위한 작업을 완료한 뒤 이 언어를 ‘에이다’라고 명명했다. 에이다를 ‘최초의 프로그래머’로 인정한 것이다. 지난 19일은 에이다를 기념하는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날’이었다. 엘리노어 맥과이어 런던대 교수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편집 마라톤’을 계획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보태는 위키피디아의 특성을 살려 ‘역사의 그림자 속에 숨은 여성과학자에 대해 각자의 지식을 모으는’ 마라톤이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은 여성을 냉대했다. 원자폭탄을 만들어낸 맨해튼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여성과학자들이 동원돼 ‘인간계산기’로 사용됐지만 역사는 그들의 존재를 기록하지 않았다. 또 1892년 레드클리프 칼리지를 졸업한 천재소녀 헨리에타 스윈 리비트는 빛이 변하는 변광성의 주기를 발견, 빅뱅이론의 토대를 제공했지만 공적은 하버드천문대장이었던 에드워드 피커링에게 돌아갔다. 위키피디아의 과학자 서술에서도 남녀차별이 존재한다. 여성에게 까다롭기로 유명한 ‘왕립학회’의 문턱을 넘은 여성과학자들조차 위키피디아에서 외면받고 있다. 최초의 흑인 신경외과의인 알렉사 캐나다는 고작 5줄로 위키피디아에 기록돼 있고, 단백질결정학의 선구자 루이스 나피에르 존슨 옥스퍼드대 교수는 지난달 사망소식이 보태져 고작 8줄 뿐이다. 존슨 교수의 남편인 노벨상 수상자 아브두스 살람 교수는 200줄이 넘는다. 왕립학회 종신회원인 우타 프리스 박사는 “에이다조차도 베비지와의 공동연구가 서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편집 마라톤’은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19일 이후 수백명 여성 과학자들의 위키피디아 서술이 크게 늘거나 새로운 여성과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영국 책임자인 샘 하르켈은 “일반인이 아닌 여성과학자들조차 마리 퀴리 이외의 여성과학자의 이름을 잘 대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들의 업적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또 프로포폴 사망

    ‘우유주사’로 알려진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의 오남용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부산에서 여성이 약품을 투약한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21일 오전 부산 서구 암남동의 한 모텔에서 간호조무사인 김모(31·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내연남 이모(4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와 이씨는 6년간 내연관계로 숨지기 전날인 20일 오후 10시쯤 모텔에 함께 투숙했고 김씨는 프로포폴 2병을 투약하고 다음 날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씨는 김씨가 숨져 있는 것을 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프로포폴 4병을 투약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평소 우울증과 불면증을 호소한 김씨가 수면유도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프로포폴 빈병 6개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대낮 강남서 치정 칼부림

    서울 강남의 주택가에서 삼각관계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살인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졌다. 16일 낮 12시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라에서 오모(29)씨가 내연관계인 최모(31·여)씨와 그의 동거남 박모(33)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오씨는 택배기사로 가장해 초인종을 누른 뒤 문을 연 애인 최씨의 등을 준비해 간 흉기로 두 차례 찔렀고 이를 말리는 박씨의 얼굴, 배, 가슴 등을 향해 열 차례 이상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오씨가 준비해 간 것으로 보이는 흉기와 최씨가 집에서 꺼내 든 것으로 보이는 식칼 등 두 개의 흉기가 발견됐다. 경찰은 “상처 부위와 깊이, 혈흔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두 남자가 격렬하게 싸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관, 안방, 부엌 등 18평 빌라 전체에 유혈이 낭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은 방에 숨어 있던 최씨의 지인 장모(30·여)씨는 “최씨와 박씨는 결혼을 전제로 동거해 왔는데 몇 달 전부터 오씨 문제로 자주 다퉜다.”면서 “오씨와 최씨가 가까워져 삼각관계가 된 것 같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날 오전에도 최씨가 “앞으로 전화하지 말라.”고 하자 오씨가 협박하며 크게 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방안에 숨어 있다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세 명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오씨는 낮 12시 35분쯤, 최씨는 오후 2시 30분쯤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 중인 박씨도 피를 많이 흘려 목숨이 위태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치정에 의한 범행인 것으로 보고 목격자 장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수사할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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