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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수학자들은 어떻게 연구할까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수학자들은 어떻게 연구할까

    “수학자는 어두운 방에 고독한 천재처럼 앉아 종이에 글씨를 휘갈기며 어려운 문제에 몰두한다.” 수학자에 대한 흔한 오해다. 같은 이공계 분야 교수조차도 수학자의 연구 방식을 모를 때가 많다. 오해의 시작은 앤드류 와일즈 교수 때문일 수도 있다. 와일즈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학 재직 중 6년 넘게 남몰래 혼자 연구하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해결했다. 하지만 대학원생 때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경험한 수학자들의 세계는 달랐다. 많은 수학 연구는 서로 만나 수다를 떨다가 우연히 시작된다. 필자의 선배 중 한 명은 “수학자가 이렇게 사교적이어야 하는 줄 알았으면 (내성적인) 나는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과학 분야는 학술 행사에 참여하면 연구를 잠시 멈추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학자는 기차, 비행기, 해변, 카페에서도 연구를 할 수 있다. 학술 행사에 참석해 보면 강연장 밖에서 수학자들끼리 서로 메모장을 들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우연한 만남이 좋은 연구 결과로 이어진 경험도 있다. 2004년 대학원생이던 필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도 멀리 떨어진 어느 시골 외딴곳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이곳에서는 초대받은 소수의 학자들이 1주일간 숙박하며 토론을 벌이는 ‘닥스툴 세미나’가 열린다. 그곳에서 처음 만난 프랑스의 한 수학자는 논리학 전문가였다. 워크숍 첫날 오후 내내 그 분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몇 년간 도전했던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었고 그 역시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던 미해결 문제를 필자가 쌓아올린 이론을 활용해 멋지게 풀어냈다. 게다가 워크숍 마지막 날에는 예정에 없이 연구 결과 발표까지 마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연구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순조롭게 마무리되지는 않는다. 2014년 여름 프랑스 연구자가 공동 연구를 위해 한국에 왔다. 학교 안 카페에서 벡터공간 차원에 관한 괜찮은 수식을 만들었는데, 이를 이용하면 좋은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몇 년간 화상통화도 하고 서로의 나라를 오가며 연구를 하고 논문을 써 나갔다. 그런데 논문을 검토하던 중 처음 만났을 때 했던 계산에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했다. 몇 년이나 그 문제에 매달렸으니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됐지만 그간 쌓인 노하우 덕분에 다행히 잘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처음 틀린 수식이 아니었다면 연구를 시작할 엄두를 못 냈을테니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겠다. 수학자들이 모이는 장소는 그곳이 어디든 실험실이 된다. 7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수학연구소(MFO)에는 매주 주제별로 전 세계에서 잘나가는 40여명의 수학자가 모인다. 1949년 열린 첫 미팅에 참여하였던 젊은 프랑스, 독일 수학자들 중에는 르네 톰, 장 피에르 세르 같은 나중에 필즈메달을 받은 대단한 수학자들이 있었다.이곳에 가면 고요한 숲속에서 훌륭한 수학자들과 함께 수학에 몰입해 고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학 책과 논문은 없는 것 없이 다 찾아볼 수 있어서 좋다. 수학처럼 이론 위주 연구에는 이런 시설이 안성맞춤인데 국내에는 이런 곳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어쨌든 여행을 좋아하고 똑똑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면 수학자라는 직업은 분명 매력적이다.
  • 中 ‘나혼자 산다’ 인구만 무려 2억 4900만명…싱글족 급증

    中 ‘나혼자 산다’ 인구만 무려 2억 4900만명…싱글족 급증

    중국의 독신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기준 15세 이상 청년 가구 중 홀로 사는 인구 수가 무려 2억 490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공개된 ‘중국통계연감2018’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전체 인구 중 약 17.9%가 혼자 사는 ‘싱글족’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싱글족’에는 미혼, 이혼 등으로 홀로 거주하는 이들 전체를 포함한 수치다. 특히 2억 4900만 명의 싱글족 규모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국의 인구를 모두 합한 수치와 동일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향후 ‘싱글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싱글족’ 인구가 증가한 것과 관련, 선전대학(深圳大学) 사회학연구소는 최근 중국 청년들의 연애관 및 결혼에 대한 견해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90년대 이후 출생한 중국인 청년 45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조사 결과, 싱글족의 주요 거주지는 베이징, 선전, 광저우, 상하이, 청두, 충칭, 우한, 항저우, 난징, 둥관 등 일명 ‘베이상광선’으로 불리는 1선 대도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싱글족은 ‘홀로 사는 삶’을 선택한 주요한 이유는 ‘만남을 가질 수 있는 마땅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약 40%로 가장 많았다. 특히 기회가 없어서 연애, 결혼 등을 결심할 수 없었다고 답변한 이들 가운데는 대도시에서의 학업, 경제활동 등으로 인해 평소 만날 수 있는 지인들의 범위가 좁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학업, 직장생활 등의 사유로 인해)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답변한 비율이 15%, ‘현실적인 사랑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이를 충족시킬 만한 상대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답변한 이들의 수가 약 12%에 달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 등 성별에 따라 ‘싱글족’의 삶을 선택한 이유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싱글족의 삶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는 ‘사랑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커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상대방을 아직 찾지 못해서’라고 답변한 이들의 수(29.7%)가 가장 많았다. 이어 약 28%의 여성 답변자가 ‘학업과 업무 등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라고 이유를 꼽았다. 또, 약 15%의 여성 답변자는 ‘연애나 결혼 등을 결심하기에는 성격이 지나치게 내성적인 탓에 사교적인 만남을 가질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반면, 남성 답변자의 약 33.5%는 성격이 내성적이라서 여성과의 교제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회사와 학업 등의 업무가 너무 바빠서’(32%),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19%) 등이 뒤를 따랐다. 하지만 조사에 참가한 남녀 싱글족 중 무려 86.2%에 달하는 이들이 ‘현재 상태에 불만족하며, 빠른 시일 내에 연애 또는 결혼하고 싶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연애 또는 결혼에 대한 갈망은 전체 싱글족 가운데 남성의 약 88%, 여성의 82% 동의한다고 답변, 싱글족인 현재의 상태에 불만족하는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6% 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애 또는 결혼을 하는 ‘탈(脫) 싱글족’을 갈망하는 주요한 이유에 대해, 남녀 모두 결혼 이후의 안정적인 삶에 대한 갈망을 1위로 꼽았다. 전체 조사 싱글 인구 중 약 54.5%가 ‘싱글 생활을 청산하고 결혼 후 안정적인 삶을 꾸리고 싶다’고 답변한 것. 이어 결혼에 대한 부모님의 권유 탓에 ‘탈’ 싱글족을 원한다고 답변한 이들이 약 45.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에 의하면, 조사에 참여한 답변자의 약 30%가 빠르면 1~3개월 이내에 싱글족 청산을 원한다고 답변, 6개월 이내라고 답변한 이들이 약 17%, 1년 이내 18%, 2년 이내라고 답변한 이들의 수가 19%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 볼만한 결과는 최근 모바일 사용량이 크게 증가, 90년대 이후 출생한 싱글 남녀의 만남의 방식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사에 참가한 90년대 이후 출생 싱글족의 다수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가상공간에서의 만남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의하면 현재 중국 청년들이 선호하는 주요한 만남의 방식은 친구, 지인의 소개를 통한 만남 이외에 애플리케이션에서의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방법 등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사 결과, 싱글 남성의 절반 이상(54%)이 애플리케이션 등 모바일을 통한 상대 여성과의 만남을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싱글 여성 중 약 49%만 모바일 등 가상공간에서의 만남을 선호, 약 62%의 여성은 친구 등 지인 소개를 통한 만남을 더욱 선호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90년대 출생한 자녀를 둔 중국인 부모들의 자녀 결혼관의 특징도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90년대 출생한 싱글족 자녀를 둔 중국인 부모 중 약 70%는 ‘자녀의 결혼관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의 소득이 월평균 2만 위안이 넘는, 고소득군에 포함되거나 석사 이상의 학위를 소지한 고학력군의 자녀는 둔 부모일수록, 자녀의 연애 또는 결혼관에 대해 ‘자녀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가진 이들의 수가 많았다고 해당 보고서는 집계했다. 이는 자녀의 생활이 부모로부터 독립된 상황일수록 자녀의 연애, 결혼관에 비교적 자유로운 선택을 해오고 있는 것이라고 해당 보고서는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이슈있슈] 편의점에 쥐떼들이…도쿄는 ‘쥐와의 전쟁’

    [이슈있슈] 편의점에 쥐떼들이…도쿄는 ‘쥐와의 전쟁’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 안에서 쥐들이 떼로 돌아다니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패밀리마트 본사는 시부야에 있는 해당 점포를 임시 폐쇄했으며 고객들에게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난 5일 소셜미디어에 처음 올라온 15초 분량의 영상에는 쥐 여섯 마리가 매장 진열대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조회수 500만회를 넘겼다. 영국 BBC 방송은 7일 “패밀리마트는 일본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 매장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며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안일한 위생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편의점 한 곳의 폐쇄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 진짜 문제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한 쥐 방역업체 전문가는 “도쿄 도심을 가로지르는 스미다강을 헤엄쳐 쥐들이 집단 대탈주극을 벌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잡식성인 시궁쥐의 경우 4시간은 거뜬하게 수영을 할 수 있고 강물의 흐름을 타고 도쿄의 여러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쥐들이 자주 출몰했던 쓰키지시장의 폐장 이후 인근에 있는 긴자, 신바시 등 음식점 밀집지역으로 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음식점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하수도가 따뜻해 겨울에도 쥐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일본 내 쥐들은 곡물과 야채를 먹는 ‘곰쥐’와 잡식성의 ‘시궁쥐’가 있다. 곰쥐는 영리해 끈끈이나 쥐약이 안 통하고, 쥐약에도 내성이 생겼다. 시궁쥐는 25cm까지 자라고 추위에 강하다. 배수관과 하수도를 다니며 병원균을 옮긴다. 쥐는 번식성이 좋기로 유명한데 한 번에 새끼를 5~10마리를 낳고 1년에 5~6번 출산을 한다. 생후 3개월이면 번식이 가능하고 출산 후 며칠이 지나면 바로 임신이 가능하다. 임신기간은 21일이다. 도쿄시는 지난해 5월부터 3200만엔(약 3억 6478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끈끈이 4만장, 쥐약 300㎏, 쥐덫 600여개를 설치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쥐를 박멸하기 위해서는 서식지를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국 처럼 쥐약에 발광제를 넣어 추적하거나 드라이아이스를 서식지에 투입해 질식사하게 하는 등 첨단 기술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는 길고양이를 시내 음식점에 입양시켜 쥐를 잡는 일에 활용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골수암 치료효과 높이는 조혈줄기세포 이동 원리 발견

    골수암 치료효과 높이는 조혈줄기세포 이동 원리 발견

    국내 연구진이 골수이식 환자나 골수암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조혈줄기세포의 이동원리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고려대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조혈줄기전구세포와 골수암 세포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2일자)에 실렸다. 인체 면역세포는 주로 골수 안에 존재하는 조혈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진다. 조혈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진 조혈전구세포나 미성숙 면역세포는 말초로 이동해 성숙한 면역세포를 만들어내는데 골수에서 말초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면역세포로 분화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은 조혈줄기, 전구세포의 체내 이동 원리를 밝혀내고 이를 이용한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폴리콤’이 골수 내 미세환경을 변화시켜 조혈줄기세포나 조혈전구세포가 말초로 이동하는 과정을 돕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생쥐실험을 통해 폴리콤 단백질을 제거한 생쥐의 경우 흉선과 비장에서 면역세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면역결핍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관찰됐다. 또 연구팀은 폴리콤 단백질이 결핍된 생쥐에게 약물을 투여하면 다시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는 것도 관찰했다. 전태훈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혈작용에 핵심적인 조혈줄기세포와 조혈전구세포의 활성을 후성유전적 기법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분자적 토대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유전적 변화를 동반하지 않고 골수 내 미새환경 변화만으로도 내성 완화 등 골수이식환자나 골수암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여름, 잡초 이야기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여름, 잡초 이야기

    지인이 텃밭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름철 잡초에 두 손 두 발 들고 말았단다. 장마철 즈음의 텃밭은 작물이 크는 모습이 보일 정도다. 소나기 한 줌, 한나절 뙤약볕이면 어느새 오이가 하나, 호박이 둘 뚝딱 매달린다. 그 작물보다 쑥쑥 더 잘 자라는 게 잡초다. 일주일에 겨우 한 번 찾기는 하지만, 지난번에 풀을 벤 자리에 벌써 달맞이꽃, 개망초가 무릎 높이까지 올라왔다. 2015년 농촌진흥청 발표에 따르면 당시 우리나라 농경지의 악성 잡초는 모두 619종이다. 불과 50평 남짓의 내 텃밭에도 40~50종은 되는 듯하다. 개망초, 민들레, 애기똥풀, 환삼덩굴, 뱀딸기, 쇠비름, 바랭이, 질경이, 방동사니, 명아주, 닭의장풀, 비름나물 등 한여름 잡초와의 싸움은 힘겨울 수밖에 없다. 제초제를 쓰면 문제는 간단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농촌진흥청처럼 어느 잡초가 악성인지 구분할 자신이 없다. 더욱이 제초제는 어딘가 나치 정권의 인종청소 같은 느낌이다. 내가 심은 작물 아니면 다 나와! 이 풀, 저 풀에 유대인처럼 ‘잡초’라는 주홍글씨를 달아준 뒤 모조리 제초제 가스실로 보내야 하는 걸까? 꽃 보기가 궁한 이른 봄 텃밭 가득 자리잡은 오랑캐꽃도? 어디선가 날아와 노란 꽃을 무더기로 피워 내는 한여름 큰금계국도? 분홍색 꽃이 아름다운 메꽃은 또 어떤가? “아빠는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해?” 언젠가 TV 뉴스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보며 딸이 물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탕수육을 만들면 아빠, 엄마는 소스를 부어서 먹지만 너희는 찍어 먹잖아? 자기와 성향이 다르다고 비난할 수는 없지 않겠어?” 딸이 보기에도 성소수자를 향한 날 선 비난이 거북했던 것이다. 성소수자가 악성 잡초인 걸까? 그래서 종교인들이 저토록 기를 쓰고 제거하려는 걸까? 내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리는 자기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잡초’ 낙인을 찍는다. 목숨을 걸고 고국을 탈출한 난민들을 테러범 취급하며 다시 사지로 내몰고, 장애인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이라며 반대하고, 심지어 가난한 이웃의 출입을 막겠다며 통로에 장벽을 치는 아파트도 있다. 사실 그 정도면 어느 쪽이 ‘악성’ 잡초인지조차 헷갈린다. 북풍과 해님이 사람 옷 벗기는 내기를 한다는 이솝우화를 좋아한다. 북풍은 차가운 강풍으로 옷을 날리려 하지만 사람들은 도리어 단단히 옷깃을 여민다. 그리고 햇볕이 따뜻한 열기를 보내자 그제야 옷을 벗는다. 텃밭을 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 잡초는 제거 대상이 아니다. 제거 자체가 불가능하다. 제초제를 뿌려 발본색원한다고? 처음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어느새 내성이 생겨 다시 일어나고 만다. 잡초란 원래 그런 것이 아닌가. 밟으면 밟을수록 고개를 들어 올리는 존재. 테러가 무섭다지만 그 명분을 제공한 것은 애초에 무분별한 박해와 진압이었다. 약자들을 향한 막연한 두려움과 근거 없는 증오는 옷깃을 여미게 하고 저항을 낳는다. 북한을 이만큼 평화의 광장으로 끌어낸 것도 햇볕정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알고 보면 잡초가 꼭 나쁜 것도 아니다. 토양 입자 사이를 넓혀 물 빠짐을 좋게 하고 유기질을 만들어 미생물의 활동을 도와주며 병충해를 유인해 작물을 보호한다. 큰비가 내릴 경우 토양이 유실되는 것도 막아 준다. 냉이ㆍ쑥ㆍ달래ㆍ민들레 나물은 슈퍼에서도 비싸게 팔리고, 왕고들빼기ㆍ쇠비름은 몸에 좋기로 유명하다. 오래전 잡초와의 싸움을 포기했다. 예쁜 꽃들은 텃밭 한 귀퉁이에 따로 자리를 만들어 옮기고 작물에 직접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이따금 예초기로 키만 조절한다. 이렇게 하면 풀이 쌓여 거름이 되고 오히려 잡초가 나오는 것도 막아 준다. 애초에 잡초라는 이름을 달고 태어나는 풀은 없다. 베려 하면 모두가 잡초이고 품으려 하면 꽃 아닌 것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리 하찮은 풀이라도 배제가 아니라 공존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
  • [공피자들] “모든 꿈 앗아간 ‘가습기 참사’… 피해인정 범위·보상 확대를”

    [공피자들] “모든 꿈 앗아간 ‘가습기 참사’… 피해인정 범위·보상 확대를”

    “하필 그날 따라 마트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눈에 들어왔어요. 건강 안 좋은 집사람 생각이 나서 사다 줬는데 그게 독극물이었을 줄은….” 2007년 10월 14일. 김태종(64)씨는 아직도 그날을 후회한다.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자주 가습기를 트는 아내를 위해 김씨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제조·유통하고, 이마트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하던 가습기 살균제를 직접 구매했다. 아내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매일 꼼꼼하게 가습기 상태를 확인하고 살균제를 넣어 줬다. 이듬해 아내의 폐가 급속도로 굳어버려 의사가 “임종을 준비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꺼낼 때도 자신이 사다 준 가습기 살균제에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다. 4년 동안 원인도 모른 채 중환자실을 2차례나 들락거린 뒤에야 언론 보도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문제였음을 알았다. 기업은 책임을 회피했다. 국가의 대처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아내는 폐가 13%밖에 남지 않아 인공호흡기에 생명을 맡겨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피해자 등급 1~4단계 가운데 ‘가능성 낮음’ 3단계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피해자로 인정받는 건 1~2단계다. 김씨는 “원래 기관지가 약해서 가습기 살균제 탓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인데, 약하니까 더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이후 3~4단계도 ‘특별구제계정’ 대상에 포함돼 추가 지원을 받게 됐지만 중증환자 가정인 김씨 부부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미흡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지난달 김씨 부부를 ‘불합리한 국가 지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아내와 함께 학교를 운영하고 싶었던 김씨의 꿈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그렇게 사그라졌다. “원래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싶었어요. 옛날엔 학원을 운영했고, 교수 학습 프로그램도 직접 개발해 학교에 공급했죠. 아내도 절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도 꾸게 됐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교사들을 뽑아 7년 안에 명문고로 만들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제 모든 걸 뺏어갔습니다. 간병비가 필요해 화물차 운전에 뛰어들었고, 상태가 악화된 지금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있네요. 이젠 제 꿈이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씨는 지난 9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도 집 근처에서 진행하길 희망했다. 아내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부인의 상태는 어떤가요. “폐가 완전히 흡착돼 혼자 숨을 쉬지 못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연명하고 있습니다. 찌그러진 폐가 심장을 누르고 있어 제대로 피가 통하지도 않죠. 지난 11년간 중환자실만 14번 갔습니다. 매 순간이 위기였습니다. 폐 염증이 심한데, 약효가 있던 항생제 4개 중 2개는 이미 내성이 생겨 사용할 수 없다고 하네요. 이제 병원을 찾는 것도 ‘치료’ 목적이 아니라 ‘생명 유지’ 목적이죠.” ●“발성 안 돼 입 모양·글 써서 겨우 의사소통” -의사소통은 가능하신지요. “발성이 안 됩니다. 상대방의 입 모양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대략 알아듣고, 손가락으로 쓰거나 노트에 글을 써서 겨우겨우 의사소통을 하죠. 스스로 아픈 걸 내색하기 싫어해서 표현을 안 하려고 하는데, 아내의 미묘한 상태 변화는 저 말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병원에 입원하면 의사, 간호사들이 24시간 돌봐줄 수가 없어서 불안해요.” -간병이 무척 힘드실 것 같습니다 “중증환자인 만큼 최소 월 880시간의 간병시간(공휴일은 평일의 1.5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원받을 수 있는 간병시간은 405시간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475시간은 가족들이 직접 간병하거나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특히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어 대부분 제가 돌봐 주죠. 당연히 직장도 못 구하고 간병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죠. 요즘 간병살인 얘기가 많이 나오죠? 얼마 전에도 오래 간병 생활을 해 오던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더라죠. 이해가 됐습니다.” -일을 못 하면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나요. “원래 3단계는 지원을 못 받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특별구제계정으로 병원비, 간병비, 요양생활수당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저희 같은 중증환자 가정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이어 갈 수가 없기에 요양생활수당 99만원만으론 먹고살 수가 없습니다. 병원비도 순수하게 ‘폐질환’ 치료 비용만 지원받을 뿐 폐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추가적인 합병증은 지원해 주지 않습니다. 혈압계, 체온계, 물티슈 등 간병에 필요한 의료기기도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을 못 받았습니다.” ●“폐 질환으로 인한 추가 합병증도 지원을” 3~4단계 피해자가 받는 특별구제계정은 1~2단계 피해자가 받는 구제급여와 지원 내용이 똑같지만 자금 출처가 다르다. 1~2단계는 정부로부터 인과성을 인정받아 정식 예산으로 지원받지만, 3~4단계는 가습기 살균제 생산 기업의 자금으로 지원받는다. 이 때문에 3~4단계 피해자는 민사소송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구해 보진 않으셨나요. “늘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4차례에 걸쳐 피해자 판정을 했는데 1차는 질병관리본부에서, 2~4차는 환경부에서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1차 판정은 제대로 된 정보도 없었고, 처음이라 엉성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다시 받아야 합니다. 재판정도 받았지만 같은 단계가 나왔기 때문에 이번엔 환경부에 제대로 판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죠. 하지만 ‘노력해 보겠지만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기업으로부터 연락은 없었나요.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참석했는데, 마침 SK케미칼과 애경 사장이 나왔더라고요. 그들 앞에서 집사람의 상태를 담은 30초 영상을 틀어 주면서 정말 책임이 없으시냐고 물었어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더라고요. 마치 나를 생떼 부리는 깡패처럼 보는 듯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 있었는데 결국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도 듣지 못했습니다.” -국가는 무엇을 잘못했을까요. “1차적으로 공산품, 특히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화학제품은 철저하게 검사했어야 합니다. 국가가 일일이 검사할 수 없다면 ‘문제가 생길 경우 기업체가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확실한 공문을 받았어야 합니다. 제대로 검사하지 않으니 유해성 자료를 숨기고 몰래 팔아버린 것 아닌가요? 이젠 화학제품은 에프킬라조차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무서워서요.” “피해자 보고 인과 관계를 입증하라는 것도 무책임합니다. 우린 의학 지식이 전혀 없습니다. 의사한테 소견서 하나 써 달라고 해도 벌벌 떨립니다. 의사들도 가습기 살균제 얘기만 나와도 경계하죠. 당한 사람만 억울하죠. 국가가 나서서 먼저 보상을 하고, 이후 기업에 구상권 청구를 하면 됩니다.”●“피해자에게 인과관계 입증 요구 무책임해” -환경부 서기관이 기업들에 내부 자료를 빼돌렸다는 의혹까지 나왔는데요. “그 사건을 보면서 피해자들의 분노가 정말 컸습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과정을 쭉 지켜보면 정부가 기업 편을 들면서 말도 거의 못 꺼내게 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도 많은 추가 의혹들이 쏟아져 나올 겁니다. 검찰이 자료 은폐나 브로커 동원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국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요. “국민이 있으니까 국가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누구 말대로 6·25전쟁 이후 최고로 많은 사람을 죽인 사건인데, 이번 정권은 국민들의 아픔을 세세하게 헤아려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게 한꺼번에 좋아질 순 없겠죠. 알죠. 하지만 최소한 덜 억울하게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결말을 맺어 줬으면 좋겠어요.”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모든 꿈 앗아간 ‘가습기 참사’… 피해인정 범위·보상 확대를”

    “모든 꿈 앗아간 ‘가습기 참사’… 피해인정 범위·보상 확대를”

    “하필 그날 따라 마트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눈에 들어왔어요. 건강 안 좋은 집사람 생각이 나서 사다 줬는데 그게 독극물이었을 줄은….” 2007년 10월 14일. 김태종(64)씨는 아직도 그날을 후회한다.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자주 가습기를 트는 아내를 위해 김씨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제조·유통하고, 이마트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하던 가습기 살균제를 직접 구매했다. 아내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매일 꼼꼼하게 가습기 상태를 확인하고 살균제를 넣어 줬다. 이듬해 아내의 폐가 급속도로 굳어버려 의사가 “임종을 준비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꺼낼 때도 자신이 사다 준 가습기 살균제에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다. 4년 동안 원인도 모른 채 중환자실을 2차례나 들락거린 뒤에야 언론 보도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문제였음을 알았다. 기업은 책임을 회피했다. 국가의 대처는 더욱 실망스러웠다. 아내는 폐가 13%밖에 남지 않아 인공호흡기에 생명을 맡겨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피해자 등급 1~4단계 가운데 ‘가능성 낮음’ 3단계 판정을 받았다. 사실상 피해자로 인정받는 건 1~2단계다. 김씨는 “원래 기관지가 약해서 가습기 살균제 탓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인데, 약하니까 더 악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이후 3~4단계도 ‘특별구제계정’ 대상에 포함돼 추가 지원을 받게 됐지만 중증환자 가정인 김씨 부부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미흡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지난달 김씨 부부를 ‘불합리한 국가 지원’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아내와 함께 학교를 운영하고 싶었던 김씨의 꿈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그렇게 사그라졌다. “원래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싶었어요. 옛날엔 학원을 운영했고, 교수 학습 프로그램도 직접 개발해 학교에 공급했죠. 아내도 절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도 꾸게 됐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교사들을 뽑아 7년 안에 명문고로 만들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제 모든 걸 뺏어갔습니다. 간병비가 필요해 화물차 운전에 뛰어들었고, 상태가 악화된 지금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있네요. 이젠 제 꿈이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씨는 지난 9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도 집 근처에서 진행하길 희망했다. 아내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부인의 상태는 어떤가요. “폐가 완전히 흡착돼 혼자 숨을 쉬지 못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연명하고 있습니다. 찌그러진 폐가 심장을 누르고 있어 제대로 피가 통하지도 않죠. 지난 11년간 중환자실만 14번 갔습니다. 매 순간이 위기였습니다. 폐 염증이 심한데, 약효가 있던 항생제 4개 중 2개는 이미 내성이 생겨 사용할 수 없다고 하네요. 이제 병원을 찾는 것도 ‘치료’ 목적이 아니라 ‘생명 유지’ 목적이죠.”●“발성 안 돼 입 모양·글 써서 겨우 의사소통” -의사소통은 가능하신지요. “발성이 안 됩니다. 상대방의 입 모양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대략 알아듣고, 손가락으로 쓰거나 노트에 글을 써서 겨우겨우 의사소통을 하죠. 스스로 아픈 걸 내색하기 싫어해서 표현을 안 하려고 하는데, 아내의 미묘한 상태 변화는 저 말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병원에 입원하면 의사, 간호사들이 24시간 돌봐줄 수가 없어서 불안해요.” -간병이 무척 힘드실 것 같습니다 “중증환자인 만큼 최소 월 880시간의 간병시간(공휴일은 평일의 1.5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원받을 수 있는 간병시간은 405시간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475시간은 가족들이 직접 간병하거나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특히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어 대부분 제가 돌봐 주죠. 당연히 직장도 못 구하고 간병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죠. 요즘 간병살인 얘기가 많이 나오죠? 얼마 전에도 오래 간병 생활을 해 오던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더라죠. 이해가 됐습니다.” -일을 못 하면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나요. “원래 3단계는 지원을 못 받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특별구제계정으로 병원비, 간병비, 요양생활수당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저희 같은 중증환자 가정은 24시간 간병이 필요해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이어 갈 수가 없기에 요양생활수당 99만원만으론 먹고살 수가 없습니다. 병원비도 순수하게 ‘폐질환’ 치료 비용만 지원받을 뿐 폐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추가적인 합병증은 지원해 주지 않습니다. 혈압계, 체온계, 물티슈 등 간병에 필요한 의료기기도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을 못 받았습니다.” ●“폐 질환으로 인한 추가 합병증도 지원을” 3~4단계 피해자가 받는 특별구제계정은 1~2단계 피해자가 받는 구제급여와 지원 내용이 똑같지만 자금 출처가 다르다. 1~2단계는 정부로부터 인과성을 인정받아 정식 예산으로 지원받지만, 3~4단계는 가습기 살균제 생산 기업의 자금으로 지원받는다. 이 때문에 3~4단계 피해자는 민사소송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구해 보진 않으셨나요. “늘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4차례에 걸쳐 피해자 판정을 했는데 1차는 질병관리본부에서, 2~4차는 환경부에서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1차 판정은 제대로 된 정보도 없었고, 처음이라 엉성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다시 받아야 합니다. 재판정도 받았지만 같은 단계가 나왔기 때문에 이번엔 환경부에 제대로 판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죠. 하지만 ‘노력해 보겠지만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기업으로부터 연락은 없었나요.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참석했는데, 마침 SK케미칼과 애경 사장이 나왔더라고요. 그들 앞에서 집사람의 상태를 담은 30초 영상을 틀어 주면서 정말 책임이 없으시냐고 물었어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더라고요. 마치 나를 생떼 부리는 깡패처럼 보는 듯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 있었는데 결국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도 듣지 못했습니다.” -국가는 무엇을 잘못했을까요. “1차적으로 공산품, 특히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화학제품은 철저하게 검사했어야 합니다. 국가가 일일이 검사할 수 없다면 ‘문제가 생길 경우 기업체가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확실한 공문을 받았어야 합니다. 제대로 검사하지 않으니 유해성 자료를 숨기고 몰래 팔아버린 것 아닌가요? 이젠 화학제품은 에프킬라조차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무서워서요.” “피해자 보고 인과 관계를 입증하라는 것도 무책임합니다. 우린 의학 지식이 전혀 없습니다. 의사한테 소견서 하나 써 달라고 해도 벌벌 떨립니다. 의사들도 가습기 살균제 얘기만 나와도 경계하죠. 당한 사람만 억울하죠. 국가가 나서서 먼저 보상을 하고, 이후 기업에 구상권 청구를 하면 됩니다.” ●“피해자에게 인과관계 입증 요구 무책임해” -환경부 서기관이 기업들에 내부 자료를 빼돌렸다는 의혹까지 나왔는데요. “그 사건을 보면서 피해자들의 분노가 정말 컸습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과정을 쭉 지켜보면 정부가 기업 편을 들면서 말도 거의 못 꺼내게 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도 많은 추가 의혹들이 쏟아져 나올 겁니다. 검찰이 자료 은폐나 브로커 동원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국가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요. “국민이 있으니까 국가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누구 말대로 6·25전쟁 이후 최고로 많은 사람을 죽인 사건인데, 이번 정권은 국민들의 아픔을 세세하게 헤아려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게 한꺼번에 좋아질 순 없겠죠. 알죠. 하지만 최소한 덜 억울하게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결말을 맺어 줬으면 좋겠어요.”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갈매기가 항생제 소용없는 슈퍼박테리아 옮긴다 (연구)

    갈매기가 항생제 소용없는 슈퍼박테리아 옮긴다 (연구)

    갈매기가 항생제도 소용없는 슈퍼박테리아를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에 있는 머독대학 연구진이 2015~2017년 호주 전역에 서식하는 은갈매기 562마리의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 이중 20%가 병원균을 옮기며 여기에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대장균(E. Coli)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히 퍼스 지역에서 서식하는 한 갈매기에서는 약제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에 대한 최후의 수단으로 알려진 콜리스틴에도 저항하는 대장균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갈매기가 공중이나 지상에서 배설하는 대변을 사람이 무심코 만진 뒤, 음식을 섭취하거나 얼굴을 만질 때 몸 안으로 들어가 감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과 접촉률이 비교적 높은 조류인 갈매기가 옮기는 병원균이 항생제로도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를 이끈 샘 아브라함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호주 전역의 갈매기가 슈퍼버그 또는 항생제 내성을 가진 동시에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박테리아를 옮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항생제 내성은 인류의 건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갈매기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 논 뒤 씻지 않은 손을 입에 대거나 해당 지역에서 음식을 먹을 경우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포르투갈과 프랑스, 러시아 등지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왔지만, 관광객이 많은 호주에서 콜리스틴 저항 대장균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 문제를 세계 보건에 대한 10대 위협 중 하나로 경고한 가운데, 이번 연구결과는 내성균 관련 국제학술지인 항균화학요법저널(Journal of Antimicrobial Chemotherap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ISS서 나온 ‘방사선 내성 곰팡이’ 우주 탐사에 위협인가

    [와우! 과학] ISS서 나온 ‘방사선 내성 곰팡이’ 우주 탐사에 위협인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인류가 지닌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구조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부 환경이 SF 영화에서 나오는 우주선처럼 깔끔한 것은 아니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데다 환기는 당연히 생각도 할 수 없다. 아무리 최신의 생명 유지 장치와 청결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이 있어도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번성하는 것을 100% 막기 어렵다. 필연적으로 우주정거장 곳곳에 곰팡이가 생긴다. (사진 참조) 과학자들은 이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단지 제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사실 생존 능력이 놀랄 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생명체들은 방사선이 높은 우주에서 오랜 시간 노출되다 보니 방사선 내성 능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2019년 우주생물과학 콘퍼런스(2019 Astrobiology Science Conference)에는 인간보다 200배 정도 방사선 내성이 강한 슈퍼 곰팡이를 연구한 결과가 발표됐다.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의 미생물학자 마르타 코르테장 박사과정 연구원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분리한 두 종의 곰팡이 에스페르길루스(Aspergillus·누룩곰팡이속)와 페니실리움(Penicillium·푸른곰팡이속) 포자가 얼마나 방사선에 강한지 조사했다. 그 결과 이 곰팡이 포자는 1000Gy(gray, 방사선 흡수량의 단위)의 X선과 500Gy의 중이온 (heavy ion), 그리고 3000J(Joule)의 자외선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통상 사람은 한 번에 5Gy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사망한다. 이 곰팡이들은 포자라는 점을 고려해도 인간보다 200배 정도 강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방사선에 강한 곰팡이들은 미래 유인 우주 탐사에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지구 자기장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유인 화성 탐사의 경우 우주비행사는 상당한 방사선을 받으며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곰팡이는 이런 환경에서도 잘 살기 때문에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장거리 유인 우주 탐사에 앞서 이에 관한 연구와 대비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우려와는 반대로 이 곰팡이가 우주 개척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강력한 방사선 내성 생물을 배양하면 우주에서 필요한 영양분과 유기물을 얻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방사선 차폐가 잘 된 우주선과 우주 기지에서 생활하고 방사선 내성 미생물과 곰팡이가 든 배양 탱크는 적당히 관리해도 된다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어쩌면 인류의 후손은 방사선 내성 슈퍼 곰팡이를 감사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과학계는 지금] 장내 미생물이 독감 예방에 더 효과적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독일 대학연합의학센터 바이러스연구소, 알베르트 루트비히대 의대, 프라이부르크대 의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수의학대 공동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폐세포의 면역기능을 자극해 감염 초기 단계부터 독감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수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갖고 있는 생쥐들을 두 개 집단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독감 바이러스만 주입한 다음 생존율을 살펴봤더니 80%가 살아남았다. 다른 그룹에는 항생제를 투여해 내성을 유발시킨 뒤 독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더니 생존율이 30%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항생제 남용은 항생제 내성을 유발시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면역력을 약화시킨다고 밝혔다. 결국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어 독감에 쉽게 걸릴 뿐만 아니라 증상도 악화시킨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항균 효과 뛰어난 자생 미생물 발견…천연 항생물질 활용 기대

    항균 효과 뛰어난 자생 미생물 발견…천연 항생물질 활용 기대

    양봉꿀벌의 독 추출물인 ‘봉독’보다 항균 효과가 1.4배 높은 자생 미생물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해 천연 항생물질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3일 충남대 이규필 교수 연구팀과 보유 자생 미생물 배양체 1만 5800여주에 대한 항균 활성 분석 연구결과 10주에서 항균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는 미생물 개체 분류 단위로 ‘종’의 하위 단위에 해당한다.항균 효과가 확인된 자생 미생물은 방사선 내성균 4주와 유산균 6주로 병원성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에 대해 우수한 항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방사선 내성균 4주 중 니브리박터속 균주는 살모넬라균의 세포벽을 녹이는 항균 활성을 보였다. 이는 세계적으로 처음 확인된 연구 결과다. 유산균 6주는 대장균과 살모넬라균에 대한 항균 효과가 벌독(봉독)보다 최고 1.4배 높았다. 특히 락토바실러스 타이완엔시스에 대한 항균 활성이 최초로 확인돼 기능성 생균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항균 활성이 첫 확인된 니브리박터속과 락토바실러스 타이완엔시스 균주에 대해 특허출원 및 연구결과를 해외 생명분야 전문학술지인 ‘세인스 말레이시아나’와 ‘커런트 사이언스’에 투고했다. 여주홍 유용자원분석과장은 “항균력이 우수한 자생 미생물을 발굴해 국내 바이오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2019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에 이미옥 서울대 교수

    2019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에 이미옥 서울대 교수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2019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수상자로 이미옥(55) 서울대 약대 교수가 선정됐다. 로레알코리아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여생명과학기술포럼은 ‘제18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 수상자로 이 교수를 선정하고 신진 여성과학자에게 주어지는 펠로십 수상자로는 김필남(39), 이수현(37)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정현졍(37)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및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진윤희(30) 연세대 생명공학과 연구교수를 선정하고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시상식을 열었다고 28일 밝혔다. 학술진흥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함께 연구지원비 2000만원, 펠로십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연구지원비 500만원씩 수여됐다. 학술진흥상 수상자인 이미옥 교수는 지난 25년간 내분비생리, 약리 핵심조절인자인 호르몬 핵 수용체의 활성화 기전을 밝히고 대사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규명하는데 전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지방간을 포함한 대사질환 치료목적의 티오우레아 화합물에 대해 기술이전을 하기도 했다.펠로십 수상자인 김필남 교수는 생명체 내 기계공학적, 물리학적 힘, 구조물의 역할을 밝혀내는 새로운 개념의 융합학문 분야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와 선도적 연구를 수행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수현 교수는 기억을 되살릴 때 나타나는 단백질 분해 현상이 기억 메커니즘에서 필수적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밝혀내는 등 신경과학 발전에 기여해온 것을 높이 평가받았다. 정현정 교수는 나노소재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주도해왔으며 특히 항생제 내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 감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진윤희 교수는 약물전달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한 치료용 세포를 제작하는 도전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은 2002년부터 한국 여성과학계의 진흥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를 포상하기 위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공동으로 우수 여성과학자를 선정해 시상했다. 지금까지 총 7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올해부터 펠로십 분야는 1명 더 추가한 4명을 선정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법정감염병 17만명… 10년새 4.7배 급증

    법정감염병 17만명… 10년새 4.7배 급증

    수두 작년 20% 증가… 91%가 0~12세 일본뇌염 89% 늘어 50대 이상이 90% ‘유입’ 87%가 亞서… 뎅기열 27% 최고수두,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환자가 늘면서 지난해 법정감염병 환자가 1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보다 11.5%, 10년 전인 2008년보다 4.7배 늘었다. 해외에서 유입된 감염병 환자는 597명으로 최근 8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2018년도 감염병 감시연보’를 발간하면서 국가 간 교류 확대와 기후 변화로 감염병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고, 신종감염병의 등장으로 공중보건학적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법정감염병으로 지난해 사망한 사람은 383명이다. 주로 의료기관에서 전파되는 항생제 내성균인 ‘카바페넴계 항생제 내성 장내세균속 균종(CRE)’ 감염증으로 가장 많은 143명이, 폐렴구균으로 115명이, 야생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으로 46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에는 장티푸스, 세균성이질, 백일해, 홍역, 일본뇌염, 유행성이하선염, 수두, 폐렴구균, 말라리아, 레지오넬라증, 렙토스피라증,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등이 증가했다. 이 중 오염된 음식이나 물에 의해 전염되는 1군 감염병 장티푸스와 세균성 이질은 국외 유입 환자가 각각 43.2%, 75.9%에 달했다. 수두는 매년 계절적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4~6월(32.0%), 11~12월(26.0%)에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환자 수는 전년보다 20.4% 증가했고, 환자의 90.7%가 집단생활을 하는 0~12세 어린이였다. 수두 환자 증가 원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변화, 단체생활 증가로 인한 감염 등이 꼽히는데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유행성이하선염은 전년 대비 13.7% 증가했으며, 특히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69.2%)이 많이 감염됐다. 백일해는 2017년 경기·광주 지역과 세종 어린이집에서 집단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일부 지역에서 유행해 환자 수가 3배가량 늘었다. 일본뇌염은 2017년보다 88.9% 증가했으며, 10명 중 9명이 50대 이상 환자였다. 기후온난화로 최근 뇌염모기의 활동 시점이 빨라졌다. 2008년 10만명당 72.8명이던 감염병 발생률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10만명당 329.1명을 기록했다. 신종플루가 크게 유행한 2009년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발생률이 가장 높다. 국외 유입 감염병의 87%는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태국, 인도, 캄보디아,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들어왔다. 뎅기열이 27%로 가장 많고, 세균성이질 24%, 장티푸스 15%, 말라리아 13% 순이었다.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만 지켜도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해외 여행 전에는 해당국의 감염병 유행정보를 살펴보고 일정에 맞춰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종사이버대학교, ‘2019 한국정보보호학회 하계학술대회’ 최우수상 수상

    세종사이버대학교, ‘2019 한국정보보호학회 하계학술대회’ 최우수상 수상

    세종사이버대학교(총장 신구)가 고려대학교, (주)NSHC와 공동연구로 국내 정보보호 학계를 대표하는 한국정보보호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세종사이버대학교 정보보호학과 박영호 교수가 이끄는 산학연 공동연구팀은 지난 21일 2019년 한국정보보호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양자내성암호와 관련된 기술로 연구한 ‘CSIDH 최적화 구현 방법 제안’ 으로 최우수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양자내성암호란 향후 양자컴퓨터가 개발되어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암호를 뜻하며, 2016년 NIST가 양자내성암호에 대한 표준화 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힌 이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박영호 교수는 “이번 수상한 논문은 양자 내성암호 중 타원곡선 사이의 아이소제니를 찾는 어려움에 기반을 둔 암호의 최적화 방법으로, 기존 제안된 유한체보다 더 효율적인 연산이 가능한 유한체 제안과 더 효율적인 타원곡선 계수 복원방법에 대한 것을 서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안된 유한체를 이용하면 128비트 보안강도에서 1.6% 향상, 126비트 보안강도에서는 6.6% 향상이 있었으며, 효율적인 타원곡선 계수 복원방법까지 적용하면 최대 35.1%의 연산 향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종사이버대학교 정보보호학과는 2002년 사이버대학 중 최초로 설립되었으며, 2012년부터 정보보호대학원을 개설하여 학부와 대학원의 유기적인 연계 속에 해킹·바이러스 전문가, 사이버수사 전문가, 산업보안 전문가 등 특성화된 교육 커리큘럼과 블록체인 특별과정을 통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정보보안 최고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세종사이버대 정보보호학과는 내달 13일까지 2019학년도 가을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고등학교 학력 이상이면 누구나 학교 홈페이지 입학지원센터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람은 사랑에 실패해도 비슷한 연인 또 만난다” (심리학 연구)

    “사람은 사랑에 실패해도 비슷한 연인 또 만난다” (심리학 연구)

    사람은 연애할 때 옛 연인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상대를 선택하는 성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부 연구진이 애인이 있는 다양한 연령층의 성인남녀 332명을 대상으로 9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2008년부터 시작된 ‘독일 가족 패널 연구’의 참가자 332명과 이들의 과거 및 현재 연애 상대에게 직접 설문을 통해 응답한 답변을 분석해 개별 성격을 파악했다. 이때 참가자들과 각 상대에게는 “난 보통 겸손하며 내성적이다”, “난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다”, “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 등의 질문 21가지를 하고 이들이 응답한 답변 유형을 분석해 각 사람이 성실성이나 개방성, 외향성, 친화성 또는 신경민감성이라는 대표적인 성격 특성 5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각 참가자의 과거와 현재 연애 상대가 지닌 성격에는 상당한 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참가자는 자신과 성격이 같은 연애 상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현재의 연애 상대가 자신과 성격이 다르더라도 이들 상대는 과거의 상대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 주저자인 박유빈 박사과정 연구원은 “사람들은 대개 이별했을 때 상대방의 성격을 탓하며 다음에 연애할 때 기존과 다른 성격을 지닌 상대와 만나겠다고 다짐한다”면서도 “그런데도 이 연구에서는 사람은 계속해서 비슷한 성격을 지닌 상대와 사귀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제프리 맥도널드 지도교수도 “한 관계에서 다음 관계까지 연애 상대의 성격이 일관되게 같은 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선호하는 성격 유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번 연구가 연애 상대들이 왜 비슷한 성격을 지녔는지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자신과 같은 성격 외에도 계속해서 특정 성격을 지닌 연애 상대를 선호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연애 상대의 성격에 관해 참가자의 설명에 의존하기보다 상대방이 스스로 보고한 답변을 분석해 기존 여러 연구에서 발견되는 선입견을 설명한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는 다양한 연애 상대의 성격을 파악할 때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지 않았으므로 특히 엄격했다”면서 “우리는 연애 상대들로부터 직접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관계를 건강하게 하고 커플들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박 연구원은 “사람들은 모든 관계에서 연애 상대의 성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배운다”면서 “새로운 상대의 성격이 옛 상대의 성격과 닮았다면 배웠던 기술을 통해 좋은 기반에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 연구원은 “이런 전략도 부정적일 수 있다. 새로운 상대와 과거 상대의 성격이 얼마나 비슷해야 플러스나 마이너스가 되는지를 판단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GC녹십자,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치료제 상용화 눈앞

    GC녹십자,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치료제 상용화 눈앞

    GC녹십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혈액제제’와 독감 수두 등 ‘백신’ 분야에 이르는 필수의약품 국산화를 이끌어 왔다. 이는 혈액학과 면역학 분야의 기술력 축적을 가져와 기존 품목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혁신 신약 개발과 연구개발 시설의 현지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상용화를 위한 최종 임상 2상3상 동시진행 중인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GC1102’(헤파빅-진)이다. 이 약물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으로 혈장유래 제품보다 항체의 순도가 높고 바이러스 억제 능력도 뛰어나 약물 투여시간을 기존 제품의 60분의 1 수준까지 줄여줄 수 있다 ‘헤파빅-진’이 상용화되면 기존 제품의 원료인 특수 혈장의 한정적 수입 문제가 없어지기 때문에 제품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가 가능해지고 환자의 약값 부담도 낮아진다. GC녹십자는 차세대 혈우병치료제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개시한 혈우병 항체치료제 ‘MG1113’은 부족한 혈액 내 응고인자를 주입하는 기존 치료 방식과 달리 응고인자들을 활성화시키는 항체로 만들어진 혈우병 항체치료제다. 항체치료제 특성상 기존 약에 내성이 생긴 환자도 사용이 가능하며, A형과 B형 혈우병에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GC녹십자는 의약품 본고장 미국에서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도 나섰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Curevo)’를 설립하고 차세대 대상포진백신 ‘CRV-101(GC녹십자 프로젝트명: MG1120)’의 미국 현지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사람은 새 사랑 찾을 때 옛 연인과 비슷한 상대 골라” (연구)

    “사람은 새 사랑 찾을 때 옛 연인과 비슷한 상대 골라” (연구)

    사람은 연애할 때 옛 연인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상대를 선택하는 성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부 연구진이 애인이 있는 다양한 연령층의 성인남녀 332명을 대상으로 9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2008년부터 시작된 ‘독일 가족 패널 연구’의 참가자 332명과 이들의 과거 및 현재 연애 상대에게 직접 설문을 통해 응답한 답변을 분석해 개별 성격을 파악했다. 이때 참가자들과 각 상대에게는 “난 보통 겸손하며 내성적이다”, “난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다”, “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 등의 질문 21가지를 하고 이들이 응답한 답변 유형을 분석해 각 사람이 성실성이나 개방성, 외향성, 친화성 또는 신경민감성이라는 대표적인 성격 특성 5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각 참가자의 과거와 현재 연애 상대가 지닌 성격에는 상당한 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참가자는 자신과 성격이 같은 연애 상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현재의 연애 상대가 자신과 성격이 다르더라도 이들 상대는 과거의 상대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 주저자인 박유빈 박사과정 연구원은 “사람들은 대개 이별했을 때 상대방의 성격을 탓하며 다음에 연애할 때 기존과 다른 성격을 지닌 상대와 만나겠다고 다짐한다”면서도 “그런데도 이 연구에서는 사람은 계속해서 비슷한 성격을 지닌 상대와 사귀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제프리 맥도널드 지도교수도 “한 관계에서 다음 관계까지 연애 상대의 성격이 일관되게 같은 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선호하는 성격 유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번 연구가 연애 상대들이 왜 비슷한 성격을 지녔는지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자신과 같은 성격 외에도 계속해서 특정 성격을 지닌 연애 상대를 선호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연애 상대의 성격에 관해 참가자의 설명에 의존하기보다 상대방이 스스로 보고한 답변을 분석해 기존 여러 연구에서 발견되는 선입견을 설명한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는 다양한 연애 상대의 성격을 파악할 때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지 않았으므로 특히 엄격했다”면서 “우리는 연애 상대들로부터 직접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관계를 건강하게 하고 커플들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박 연구원은 “사람들은 모든 관계에서 연애 상대의 성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배운다”면서 “새로운 상대의 성격이 옛 상대의 성격과 닮았다면 배웠던 기술을 통해 좋은 기반에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 연구원은 “이런 전략도 부정적일 수 있다. 새로운 상대와 과거 상대의 성격이 얼마나 비슷해야 플러스나 마이너스가 되는지를 판단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전갈의 독으로 병을 치료?…새로운 항생물질 발견

    [핵잼 사이언스] 전갈의 독으로 병을 치료?…새로운 항생물질 발견

    전갈은 위협적인 생김새와 독침으로 유명하다. 물론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독을 지녔다는 사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피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이 독 때문에 일부러 오지에 숨어 있는 전갈을 찾아다니며 연구한다. 여기에 신물질과 신약의 후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천연적으로 존재하는 생물 독은 여러 가지 독특한 생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어 신약 개발의 좋은 소재가 된다. 멕시코 국립대학과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팀은 멕시코 동부에 서식하는 작은 전갈인 디플로센트러스 멜리치(Diplocentrus melici)의 독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이 전갈에서 0.5 마이크로리터의 독을 추출했는데, 공기 중에 노출된 후 붉은색과 파란색의 물질로 변하는 것을 관찰했다. 각각의 물질을 분석한 결과 이 물질은 벤조퀴논(benzoquinone) 계통의 화학 물질로 밝혀졌다. 스탠포드 대학의 리처드 제어 교수는 이 화학물질을 실험실에서 합성해 박테리아에 대한 항생 능력이 있는지 확인했다. 추출한 전갈 독이 너무 소량이라 그대로 실험에 사용하기 어렵고 어차피 약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비슷한 화학 물질을 합성해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실험 결과 두 가지 벤조퀴논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과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제 내성 결핵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결핵 치료제 개발에 희망을 보여줬다. 물론 실제 약물 개발까지는 많은 단계가 남아 있지만, 후보 물질이 많을수록 신약 개발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과 결핵균 모두 이제는 많은 항생제에 노출되어 내성을 지닌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다제 내성균의 출현으로 약물을 혼합하거나 교체해도 제대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항생제 남용을 줄이는 한편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전갈을 비롯해 자연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의 독에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페니실린을 만든 푸른곰팡이처럼 언젠가 전갈이 수많은 생명을 구할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생각나눔] 북한 돼지열병 막기 위해 DMZ 멧돼지 죽인다는데…

    [생각나눔] 북한 돼지열병 막기 위해 DMZ 멧돼지 죽인다는데…

    환경단체 “멧돼지는 ‘열병’ 내성 지녀 생태계만 파괴할 뿐 큰 효과 없어”정부가 비무장지대(DMZ) 남쪽으로 넘어오는 멧돼지를 즉시 사살하라고 군에 주문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생태계만 해칠 뿐 큰 효과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북한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멧돼지를 통해 남한으로 전파될 것을 우려해서다. 지난 8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북한 접경지역인 강원 철원군에 있는 양돈농장과 민간인출입통제선을 방문해 이런 지시를 내렸다. 이 총리는 “군사분계선 남쪽 2㎞ 밑쪽으로 멧돼지가 넘어오는 게 분명해 보일 경우엔 사살할 수 있도록 유엔사와 협의해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지금껏 DMZ 내에서의 사격은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자제했는데, 이례적으로 유엔사와 협의해 멧돼지의 ‘월남’을 막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의 ‘멧돼지 사살 정책’은 엉뚱한 해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멧돼지를 죽이는 것이 ASF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야생동물연합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ASF가 발병한 사례를 보면 멧돼지는 ASF에 내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며 “주로 집돼지를 중심으로 ASF가 전이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내에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정부 관계자는 “멧돼지가 살 만한 서식지 대부분이 파괴되고, 북한 주민들이 사냥하기도 해 지금은 (멧돼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멧돼지가 ASF를 전파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파견된 제임스 덕워스 박사는 “북한 주민들은 고라니를 포함해 대부분의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해로운 야생동물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멧돼지를 잡으면 생태계가 파괴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도 노루다. 2013년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도내에 자생하는 노루를 유해동물로 지정해 포획에 나섰는데 이후 개체수가 급감했다. 최근엔 노루 수가 적정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노루 적정 개체수를 유지하기 위한 과학적 분석과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조범준 야생동물연합 국장은 “정책을 무조건 추진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조사를 바탕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멧돼지가 헤엄쳐서 건너온다는 말도 있는데, 병에 걸린 동물이 강을 헤엄쳐서 온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와우! 과학] 방사선 피폭도 문제없다?…방사선 내성 물질 발견

    [와우! 과학] 방사선 피폭도 문제없다?…방사선 내성 물질 발견

    비록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세상은 각종 방사선으로 가득 차 있다. 천연 방사능 물질 및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선 때문에 누구도 피폭량이 0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량의 자연 방사능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인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방사선에 피폭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대규모 방사선 누출 사고나 방사선 항암 치료를 받는 경우 본인도 원치 않게 고용량의 방사능에 노출된다. 전자는 매우 드문 일이지만, 후자는 드물지 않은 데다 앞으로 누구도 안 겪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환자의 상태와 병변을 고려해 적절한 보호 조치가 취해지지만, 방사선 피폭에 따른 합병증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스페인 국립 중앙 암 연구소(Centro Nacional de Investigaciones Oncológicas)는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URI(unconventional prefoldin RPB5 interactor)라는 물질을 연구했다. 많은 양의 방사선 피폭을 받는 경우 세포 분열 속도가 빠른 장 점막 세포는 심한 손상을 입게 된다. 위장관 증후군(gastrointestinal syndrome)은 방사선 피폭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그런데 과거 연구에서 URI 농도가 높은 경우 손상이 덜하다는 보고가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조작한 쥐를 이용해 URI가 높게 발현된 그룹과 정상 대조군, 그리고 아예 URI가 없는 동물 모델을 만들고 방사선에 견디는 능력을 실제로 검증했다. 연구 결과 예상대로 URI가 높게 발현된 쥐는 고용량 방사선 피폭에서 모두 살아남았다. 하지만 정상 대조군과 URI가 없는 쥐는 각각 70%와 100%의 사망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암 유전자인 c-MYC이 이 과정에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보통 세포는 분열할 때 방사선에 가장 취약한데, URI가 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c-MYC의 역할을 막아 방사선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응용해 항암 방사선 치료에서 환자의 부작용을 줄이고 더 강한 방사선 치료에도 견딜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예기치 않은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에서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방사능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여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비책 역시 필요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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