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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정 “‘걸프렌즈’로 ‘세다’는 편견 깨고 싶어”

    강혜정 “‘걸프렌즈’로 ‘세다’는 편견 깨고 싶어”

    강혜정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시원한 웃음으로 대변되는 당당함이다. 남들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은 강혜정의 당당함은 ‘올드보이’의 미도, ‘연애의 목적’의 홍, ‘웰컴 투 동막골’의 여일 캐릭터 등을 통해 자신만의 선 굵은 연기스타일로 표출됐다. 하지만 그 아우라가 지나쳐 관객들은 아직도 강혜정을 ‘센’ 이미지로만 기억한다. 그런 강혜정이 로맨틱 코미디 ‘걸프렌즈’에서 미워할 수 없는 진상녀 ‘송이’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삼청동의 한 까페에서 기자와 만난 강혜정은 여전히 당당했고 한결 여유로웠다. ‘걸프렌즈’는 한 남자를 공유하다 절친한 친구가 되는 세 여자의 발칙하고 유쾌한 섹시 코미디다. 사실 강혜정이 올해 ‘걸프렌즈’에 앞서 출연한 ‘우리 집에 왜 왔니’와 ‘킬 미’도 장르는 로맨틱코미디다. 하지만 강혜정은 “캐릭터에 접근할 때 응어리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전작에서의 캐릭터는 상처를 가슴에 앉고 있는 인물이었지만 송이는 마음속의 상처가 부각되는 인물이 아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강혜정의 말처럼 송이는 전작들과 달리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배역의 무게감을 덜어서일까 강혜정은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강행군을 펼쳤음에도 “매일 매일 촬영하니까 스태프가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편하게 촬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영화를 통해 강혜정은 센 역할만 한다는 편견이나 그런 역할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를 무너뜨린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저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촬영 전에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촬영을 마치고 나니까 제 자신이 더 기특하게 여겨졌어요.(웃음)”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대부분 또래였다는 것도 강혜정이 편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까불기에 딱 좋은 입장이었다는 강혜정은 “난 내성적이지도 않고 까칠한 편이어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야 내가 편하다.”며 웃었다. 남편인 타블로가 다 받아주는지를 묻자 강혜정은 “그래도 남편 앞에선 안 까칠하다.”며 “사람들이 타블로가 히스테릭하다고 하는데 난 전혀 못 느낀다. 다만 좀 예민하긴 한데 그건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예쁘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자랑할 남편이 생겼지만 강혜정에게 이번 영화 ‘걸프렌즈’는 미혼 시절의 마지막 작품이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연기에 변화는 없을 것 같다는 강혜정은 “들어오는 작품이 같을지 그게 가장 큰 변수다.”며 웃었다. 상황이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은 확실한 것 한 가지는 바로 일 욕심이다. 강혜정은 “출산까지는 사이즈 변화가 클 테니까 간간이 짧게 들어오는 일들은 할 수 있다. 사실 난 노는 것을 좋아해서 의도적으로 일 욕심을 내야 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연기에 대한 욕심과 의지야말로 한 남자의 부인이자 한 아이의 엄마가 될 강혜정이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자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여배우로서 더욱 당당해질 강혜정이 기대된다.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눈빛 더 깊어진 이 남자 크리스마스에 눈 내리면 뭐할까?

    눈빛 더 깊어진 이 남자 크리스마스에 눈 내리면 뭐할까?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고수(31)의 눈빛은 더 깊고 풍부해졌다. 그는 지난 3일 첫 전파를 탄 SBS 수목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로 시청자를 만났다. 4년 만의 드라마 복귀다. 정통 멜로를 표방한 이 작품은 방영도 하기 전에 일본에 선(先)판매됐다. 첫 회에 아역 연기자들이 호평을 얻는 등 국내 반응도 나쁘지 않다는 자평이다. 최근 파죽지세인 KBS 드라마 ‘아이리스’와 같은 시간대에 맞붙는다는 것이 부담이다. “군 입대 전에 출연한 드라마 ‘그린로즈’나 얼마전 촬영한 영화 ‘백야행’에서 모두 운명의 굴레 속에 비극적인 사랑을 하는 인물을 연기하느라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남녀 주인공이 만나 서로 실컷 사랑하는 가슴 따뜻한 멜로 연기를 한번 해 보고 싶었습니다.” 서울 압구정동 카페에서 만난 고수는 특유의 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가 이번에 맡은 차강진 역은 술집 작부인 어머니를 따라 떠돌이 생활을 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명석한 두뇌와 지지 않는 패기로 똘똘 뭉친 인물. 고등학교 때의 첫 사랑인 한지완(한예슬)과 뜻하지 않게 헤어진 뒤, 8년 만에 우연히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비극적 사랑은 그만… 실컷 사랑하고 싶어요” “어린 시절 상처 때문에 마음의 문이 닫힌 강진은 감정 표현은 서툴지만 가슴은 따뜻한 인물입니다. 제 성격과 달리 강하고 차가운 면이 있는 캐릭터라 이 점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숙제예요. 실제 저는 내성적이지만 기본적으로 긍정적이고 밝은 편이거든요.” 고수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말수가 적고 과묵한 스타일로 꼽힌다. 어린 시절엔 상대방과 눈도 잘 마추지 못할 정도로 소극적이었다는 그는 요즘 젊은 연예인 답지 않게 순수하고 진중한 면을 갖고 있다. 2년간의 군 복무 기간을 포함한 공백 기간 동안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늘 주변에 도와주는 분이 계시고, 계속 바라봐 주는 시선을 받다가 갑자기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니 처음엔 무척 혼란스러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군 생활에 적응하니 작은 생각의 차이가 참 크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후에 제 삶이나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더 진지해진 거 같아요.” ●군 제대후 연극 무대로 ‘직행’ 이렇게 ‘철든’ 고수가 군 제대 후 바로 달려간 곳은 연극 무대와 대학원 영화학과 석사 과정이었다. 대부분 스타들이 오랜 공백을 우려해 군 제대 후 바로 TV 드라마로 직행하는 것과 달리, 그는 연극 ‘돌아온 엄사장’을 통해 연극 배우로 컴백해 주변의 의문을 자아냈다. “우선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카메라 앞에 서기 싫었고, 그 때가 아니면 또 한참을 기다려야 연극 무대에 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처음엔 보이지 않는 경계도 있었지만 낯선 사람들과 어울린 재밌는 경험이었죠. 20대 땐 가진 게 없어선지 무조건 열심히만 했는데, 30대엔 연극과 공부를 통해서 제 나름의 연기관을 갖게 됐어요.” 덕분에 그는 최근 주연을 맡은 영화 ‘백야행’에서 사랑을 위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남자 주인공 요한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력을 뽐냈다. 이번 드라마 역시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놈의 사랑’의 이경희 작가가 극본을 쓰고 ‘발리에서 생긴 일’의 최문석 PD가 연출을 맡아 어느 때보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 작가님의 대본은 보면 볼 수록 새롭고, 지문 하나에도 놓칠 수 없는 의미가 있어요. 사랑에 대한 슬픔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보다 한번 돌려서 다르게 말하죠. 물론 지금이 연기자로서 무척 중요한 시기이지만 ‘한류스타’라는 간판 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늘 다음 연기가 기다려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4년 전엔 그도 ‘꽃미남과’에 속했다. 그동안 새로운 후배들이 치고 나와 그 기준이 많이 바뀐 거 같다며 슬쩍 자극적인 질문을 던져 봤더니 “요즘 꽃미남 후배들은 키도 크고 에너지가 넘쳐 보기 좋다. 하지만 서로 색깔도 다르고 각자 할 일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모범 답안이 돌아온다. 이번 작품을 통해 춥고 메마른 겨울에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고수. 드라마 제목처럼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린다면 그는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팬들과 함께하는 드라마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데, 만일 그 일정이 없다면 친구들과 눈싸움도 하고 신나게 파티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번 크리스마스에 정말 눈이 올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도시와 산] (36) 담양 산성산

    [도시와 산] (36) 담양 산성산

    전남 담양군 금성면 산성산(山城山·603m)은 추풍령에서 소백산맥과 갈라져 나온 노령산맥의 한 자락이다. 노령산맥은 전남에 이르러 두 갈래로 나뉘는데 남쪽으로는 산성산을 비롯, 추월산·병풍산을 이룬다. 다른 하나는 백암산·입암산·불갑산 등 서해 쪽으로 뻗어나간다. 산성산은 담양과 전북 순창의 경계를 이루며 강천산·회문산 등과 맞닿아 있다. 산성산은 그 이름처럼 옛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다. 산성의 총 길이는 7.3㎞에 이른다. 산성의 이름이 ‘금성산성’이라서 외지 사람들에게는 ‘금성산’으로 더 잘 알려졌다. 이 산을 에두르고 있는 금성산성은 삼국시대 때부터 축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적 제353호로 지정된 이 산성은 고려 우왕 6년(1380년) 왜구 침입에 대비해 개축됐다는 기록이 ‘고려사절요’에 처음 등장한다. 임진왜란 이후 장성의 입암산성, 무주의 적상산성과 함께 호남의 3대 산성으로 불린다. ●전란의 보루, 금성산성 조선조 중기에는 성내에 130여가구가 살았으며, 이웃한 담양·순창 등지에서 거둬들인 군량미가 1만 2000~2만여석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호남지역의 군사 요충지로 자리 잡으면서 숱한 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정유재란 때는 왜군과의 공방전으로 남문 앞 ‘이천골(二千骨)’이란 협곡에 아군과 적군의 시체 2000여구가 쌓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골짜기는 ‘골 곡(谷)자’ 대신 ‘뼈 골(骨)자’를 쓴다. 1894년 갑오 농민전쟁 당시 동학군이 이곳을 한때 점령했다. 녹두장군 전봉준(1855~1895)은 금성산성과 북쪽으로 이웃한 순창군 쌍치면 피노마을에서 체포되기 이전까지 이곳에서 전투를 지휘하기도 했다. 농민전쟁 당시 성내의 민가와 관아·대장청 등 모든 시설이 일본군과 관군에 의해 완전히 소실되고 그 흔적만 남아 있다. 한국전쟁 때는 미처 북으로 후퇴하지 못한 빨치산의 은거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산성산이 이처럼 전투의 거점으로 자리한 것은 봉우리와 협곡으로 이뤄진 산세 때문이다. 금성산성은 외곽이 30m가 넘는 수직 바위로 둘러싸여 전략적 요충지로 손색이 없는 지형이다. 주변에는 성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높은 산이 없어 천연적인 요새를 형성하고 있다. 항아리형 분지로서, 전체 면적은 120여만㎡(36만여평)이다. 외성의 둘레는 6486m, 내성은 859m이다. 이곳에는 외성·내성·옹성·성문·망대 등을 비롯해 관아·사찰·민가·우물터 등이 남아 있다. 외적의 침입 등으로부터 장기 농성(城)과 방어가 쉬운 입지 조건을 갖췄다. 담양문화원 고재종(53) 사무국장은 “금성산성은 예부터 이 고을을 외적으로부터 지켜낸 역사적 현장”이라며 “선조의 피땀이 배어 있는 이곳 일대를 ‘호국 안보’의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성에 오르면 비길 데 없는 풍광 산성산은 광주광역시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 담양읍으로부터는 북쪽으로 6㎞쯤 떨어져 있다. 도시민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산행을 즐길 수 있을 만큼 가깝고 코스도 쉽다. 그래서 주말이면 가벼운 복장 차림의 등산객들로 늘 붐빈다. 금성면 원율리 담양온천지구에서 가파른 산길을 따라 2㎞쯤 오르면 외남문(보국문)이 우뚝 솟아 있다. 외남문에서 좌우에 있는 봉우리를 따라 정상 일대 분지를 감싸는 포곡형 산성이다. 외남문은 정면 3칸, 측면 1칸 규모의 우진각 지붕(전통 한옥의 한 형태로 4개의 추녀마루가 동마루에 몰려 붙은 지붕)을 얹은 누각이다. 이곳으로부터 50m쯤 더 오르면 내남문(충용문)이 나타난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형태를 띤다. 성문 오른쪽은 전란 등으로 죽어간 민초들의 원혼이 잠든 이천골이 아스라이 내려다 보인다. 담양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지리산과 무등산도 지척이다. 왼쪽으론 담양호가 초겨울 반짝 햇살에 수정처럼 빛을 발한다. 드넓은 호수 뒤로는 추월산이 서남쪽으로 줄기를 뻗어가면서 ‘죽향’ 담양골을 감싸 안는다. 산성산과 담양호를 사이에 둔 추월산(秋月山)은 가을밤 보름달이 산꼭대기에 걸려 좀체 기울어지지 않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늦가을 산성산과 추월산의 단풍 그림자가 담양호에 드리워지면서 원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절경을 연출한다. 등산코스는 남문~동문~북문~서문으로 이어지는 성 전체를 둘러보더라도 4시간쯤이면 족하다. 산성은 남문~시루봉~동문~운대봉~북문~서문~철마봉~노적봉~남문이 일주 코스다. 노약자를 동반할 경우 남문∼보국사터∼서문∼철마봉∼남문에 이르는 1시간 남짓한 구간을 걷는 것도 좋다. 산성에서 만난 이성숙(45·전북 정읍시)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금성산성을 처음 접하고 아이들과 함께 산에 올랐다.”며 “등산 거리도 짧고 많은 역사 유적과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호수, 들판 등이 너무 멋있다.”고 말했다. 남문에서 담양호 쪽으로 이어지는 계곡에 위치한 서문은 옹성(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성문 밖으로 쌓은 겹성)으로 축성됐다. 평석으로 쌓은 옹성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유적이기도 하다. 담양에 오면 조선조 시가문화권을 놓치면 안 된다. 담양읍에서 남면 광주호 쪽으로 이어진 국도변에 한국가사문학관이 있다. 주변엔 소쇄원, 환벽당, 식영정, 송강정 등 조선조 가사문학 유적지가 산재한다. 읍내에는 한국대나무박물관도 있다. 담양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금성산성 복원 어디까지 1994년 착수… 내년까지 100억 투입 성곽 7㎞ 달해… 장기사업으로 추진 금성산성의 발견과 복원은 전남 담양의 향토문화연구회 이해섭(80) 회장의 노력이 컸다. 그는 20여년 전 마을 어른들로부터 “산성산 정상에 성곽이 있다.”는 말을 듣고 답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산성산은 지금처럼 등산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정상에 접근하려면 잡목과 가시덤불을 헤치며 바위절벽을 기어올라야만 했다. 어렵게 도착한 산성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곳곳에 우물터와 절터 등이 있고, 맷돌 등 가재도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는 담양산악회를 만들고 회원들과 공동 답사에 나섰다. 1년에 수차례 가파른 꼭대기를 오르는 등 현장을 샅샅이 뒤졌다. 산성의 내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사학자를 찾아다녔다. 인근 장성의 입암산성과 진주산성 등도 둘러봤다. 등산객과 산악회 등을 상대로 산성산의 존재를 알리는 유인물도 만들어 나눠줬다. 그는 관련 자료와 성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을 찾아내 담양군에 복원을 건의했다. 또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2000년 초에 ‘금성산성’이란 책자도 발간했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전남도와 담양군 등은 1994년부터 성곽 복원 작업에 착수했다. 내년까지 100여억원을 들여 성문과 문루 등을 복원한다. 현재까지 복원된 시설물은 외남문·내남문·서문·동문 등 주요 관문이다. 군은 7㎞가 넘는 성곽 전체를 복원하기엔 예산이 너무 많이 들고 작업도 어려워 장기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담양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인간을 위한 과학 바이오] 4~5년뒤 에이즈 없는 세상 부푼 꿈

    [인간을 위한 과학 바이오] 4~5년뒤 에이즈 없는 세상 부푼 꿈

    ‘불치의 병’이라고 불리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도 4~5년만 기다리면 정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우리에게 에이즈로 더 친숙한 이 병도 약만 먹으면 나을 수 있을 듯하다. 에이즈 치료제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는 경기 성남시 삼평동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찾았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투하면 면역기능을 없애버린다. 현재 상용화돼 있는 에이즈 치료제는 만성화된 에이즈 바이러스가 타인에게 전염이 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정도다. 보균자는 에이즈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 만약 치료를 중단하면 바이러스는 다시 퍼지게 된다. 이런 에이즈가 향후 4~5년 이내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국내 처음으로 세포기반 스크리닝 기법(HCS·High Contents Screening)을 사용한 제약을 개발했다. 세포기반 스크리닝은 바이러스 수용체인 세포를 직접 눈으로 보고 연구를 해 어떤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치료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다른 제약사들이 질병을 일으키는 해당 바이러스를 연구해 치료제를 만드는 것과는 발상이 다르다. 한상준 연구원은 “세포기반 스크리닝 기법은 특정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정하지 않고 모든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 이후 끊이지 않는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나 변종 바이러스도 쉽게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에이즈치료제 뿐만 아니라 C형간염 치료제도 개발중이다. A형, B형간염은 들어봤어도 C형간염은 처음 들어보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C형간염은 발견된 지 이제 20여년 됐고, 잠복기간도 20년 정도여서 조만간 드러나 인류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C형간염 백신은 현재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또 치료제도 C형간염 전용 치료제가 아닌 일반적인 바이러스 치료제인 인터페론 등이 사용돼 치료기간이 길고, 가격 또한 비싸 세계적으로도 저렴하고 완전 치료가 가능한 C형간염 전용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한국과학창의재단
  • 타미플루 내성환자 첫 확인

    국내에서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달 신종플루로 확진된 수도권 거주 5세 남아로부터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균주를 분리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에서 분리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전문치료제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는 또 다른 신종플루 치료제 ‘릴렌자’에는 내성을 보이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75건의 타미플루 내성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확인됐으며, 이는 바이러스의 ‘뉴라미니다제’ 유전자의 275번째의 염기 변이(H275Y)가 원인이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국내에서 분리된 내성 바이러스도 동일한 변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 환자는 10월29일 발열과 기침, 콧물 등 급성 열성호흡기 증세로 거주지 인근 병원을 찾았으며 당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아 같은 날부터 11월2일까지 타미플루를 1일 2회 복용했다. 그러나 타미플루 투약을 마친 뒤에도 열이 계속되고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등 증상이 악화돼 병원측에서 지난 5일 신종플루 검사를 다시 실시한 결과 다시 ‘양성’으로 나타나 타미플루를 재차 투여했다. 병원 측은 이후 질병관리본부에 이 사례를 의뢰, 질병관리본부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5일 채취한 검체에서는 양성, 6일 채취한 검체에서는 음성으로 전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13~14일쯤 이 어린이는 내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 환자는 이후 타미플루 용량을 늘려 복용했으며, 현재는 완치된 상태다. 릴렌자는 6세 이하에게 투여할 수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지금까지 610건의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대해 내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사례 1건에서만 변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WHO “변종플루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변종플루’의 출현을 거듭 부인했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일부 신종플루 환자가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 사례가 보고됐지만 변종 바이러스라고 볼 수 없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WHO는 지난 17일에도 우크라이나에서 200명을 숨지게 한 ‘변종플루’ 출현에 대해 증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최근 잇따라 타미플루 내성환자가 발생하고 한국과 미국에서 신종플루에 중복 감염된 사례가 발견되면서 변종플루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후쿠다 차장은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속성에 중대한 변이가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후쿠다 차장은 “스위스 로슈사의 타미플루는 제때 올바르게 투약하면 여전히 효과가 있다.”면서 “최근 몇달간 타미플루의 주성분인 오셀타미비르에 내성을 지닌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75차례 보고됐지만 대부분 예방차원에서 약을 복용한 뒤 발병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변종플루 공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신종플루의 강력한 치료제로 여겨졌던 타미플루가 맥을 못 추는 사례가 잇따르자 약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한편 WHO는 앞으로 몇 주간 북반구에서 신종플루가 좀 더 확산된 뒤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유럽·美 ‘변종 신종플루’ 공포 확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종 인플루엔자의 변종 바이러스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변종 신종플루’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보고된 변종 바이러스의 경우 신종플루 치료에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에 대한 내성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타미플루에 내성을 지닌 변종 바이러스의 인간 대 인간 감염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웨일스 대학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5명에게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고 이 중 3명은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 중이다. 같은 날 노르웨이에서도 신종플루 계열의 변종 바이러스가 사망자 2명과 중증환자 1명에게서 확인됐다. 감염 경로가 최종 확인될 경우 변종 바이러스가 인간끼리 감염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미국 보건당국도 이날 4명의 환자가 타미플루 내성 신종 플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같은 병원 환자로 3명은 이미 숨졌다. 타미플루에 내성을 지닌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60여건 보고됐지만 모두 타미플루 복용 뒤 발생했다. 하지만 복용과 무관하게 인간 대 인간 감염 사례는 없었다. 이처럼 변종 바이러스 발생 등 신종플루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보건 전문가들은 21일“신종플루 백신과 치료제가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CNN은 이날 이슬람 대표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찾은 순례자 4명이 신종플루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다섯 살 맞은 게임 ‘와우’에 감개무량”

    “다섯 살 맞은 게임 ‘와우’에 감개무량”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가 이달로 서비스 5주년을 맞았다.‘와우’는 대만에서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최근 ‘와우 카니발’ 행사를 치루기도 했다.대만 현지에서 만난 한정원 북아시아 총괄 대표는 “5년전 배우는 입장에서 출발해 현지 선도 위치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정원 대표는 이어 “5년전 와우와 현재 와우는 다르다.”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료 이용자를 확보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대만 이용자는 한국과 달리 PC방보다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선호해 일본, 유럽시장과 유사점을 보인다.이용자들이 서비스 업체에 문의하는 방식도 다르다. 한국은 즉흥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반면 대만은 게시판을 면밀히 살핀 후 업체에 답변을 요구한다.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밝힌 대만시장 공략법은 확장팩의 연이은 출시와 함께 고객 목소리를 토대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격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내성이 생겼다.그렇다면 ‘스타크래프트2’(스타2) 출시와 관련해 대만 현지 분위기는 어떨까?한 대표는 “대만은 블리자드 브랜드 효과가 좋다.”며 “와우 이용자들이 스타크래프트2의 중요 고객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중 워크래프트3가 현지에서 잘되고 있기 때문에 더불어 기대치가 높다.”고 덧붙였다.‘스타2’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전망이다.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으로 베타테스트의 실시와 함께 온라인 서비스인 ‘차세대 배틀넷’의 등장이 관심을 얻고 있다.이와 관련, 한 대표는 “스타크래프트2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라며 “PC방 활성화와 함께 게임시장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진 = 한정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북아시아 총괄 대표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타이페이(대만)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굿모닝 닥터] 발기부전은 아내 몫

    발기부전 때문에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려워 병원을 찾은 50대 환자. 그는 부부간 성생활이 힘들어지면서 너무 늙어버린 건 아닌지, ‘정력’이 다 된 건 아닌지 하는 스트레스로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괜히 미안한 마음에 아내를 피하다 보니 부부간 대화까지 줄어 이런저런 문제들도 생겼다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가장 가깝다고 여겼던 아내가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의 상처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발기부전’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할 만큼 충분한 발기가 이뤄지지 않거나, 발기가 이뤄지더라도 부부 관계가 끝날 때까지 발기 상태를 지속시키지 못하는 질병이다.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발생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40∼70세 남성의 절반 이상이 발기부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의 많은 원인이 신체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가장 흔한 기질성 위험요인의 경우 전체 환자의 70∼80%가 해당된다. 여기에는 중풍·척수 손상 등 신경성 요인과 고혈압·당뇨 등 혈관성 요인, 내분비성 요인, 약물 요인, 비뇨기계 요인 등이 포함된다. 나머지 20∼30%의 환자들은 스트레스, 성취 불안, 성기왜소증과 왜소 콤플렉스, 성에 대한 무지, 내성적 성격 때문에 발기부전을 겪는다. 이처럼 ‘발기부전’은 우리가 흔히 믿는 것처럼 ‘정력’의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남편들은 ‘발기부전’에 대해 아내에게 굳이 미안해하거나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부부 간의 ‘성’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가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것. 특히 남편이 ‘발기부전’을 가졌다면 아내는 남편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병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발기부전은 신체 상태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발기부전을 가진 남편에게 배우자로서 따뜻한 사랑과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 치료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정치적 강요… 엘리트들의 파워게임… GMO는 그렇게 확산된다

    인기 미국 드라마 ‘CSI 마이애미’ 8시즌 5번째 에피소드에서 젊은 두 남녀가 돌연사한다. 호레이시오 반장이 이끄는 과학수사팀은 이들이 음식 때문에 사망했다는 단서를 잡고 재료의 유통 경로를 역추적한다. 대형 유기농 식품 회사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수사팀은 이 회사가 사람이 소화하기 쉽게 특정 박테리아와 결합시킨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만들었는데 이 옥수수가 간간이 치명적인 독성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그런 독성이 나올 확률은 1%보다 낮은 확률”이라면서 “비행기 사고가 나면 항공사가 모든 책임을 지느냐.”고 반문한다. 또 “고객들은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싶어하지 않고 음식만 원할 뿐”이라면서 “한 명의 죽음으로 500명을 먹일 수 있다면 그 가능성을 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고발성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상업적인 드라마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GMO)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것이 이채롭다. 그만큼 GMO에 대한 논란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석유 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에서 영국과 미국이 석유를 통해 세계지배전략을 수행했다고 주장한 윌리엄 엥달이 이번에는 ‘파괴의 씨앗 GMO’(김홍옥 옮김, 길 펴냄)에서 GMO를 겨냥한다. 지은이는 생명공학계와 애그리비즈니스 업계를 적극적으로 싸고돌며 ‘GMO 혁명’의 시동을 건 레이건, 부시 행정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92년 GMO가 겉보기에서도, 맛과 영양적 가치 면에서도 보통 식물과 실질적으로 같다는 행정적인 판정을 내렸다. 위험성에 대해 구체적인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몬산토나 듀폰, 다우케미컬 등 생명공학 기업들은 보통 식물과 다름 없다는 GMO를 가지고 특허를 따내 막대한 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GMO는 농업효율성, 환경 친화, 기아 문제 타개 같은 포장지에 둘러싸여 전 세계로 퍼져 나갔지만 식물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내성을 가진 벌레와 슈퍼잡초들이 등장해 제초·살충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한편, 일반 작물과의 교배로 종자 오염 등의 부작용이 심각해졌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지은이는 “이 책은 명목상으로는 유전자 조작 생물체라는 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무슨 수를 써서든 세계를 자기들 손아귀에 넣으려는 엘리트들의 권력 키우기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한다. GMO 자체 보다는 정치적인 강요, 정부의 압박, 사기, 거짓말 등을 통해 GMO가 보급되고 확산되는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는 것. 전 세계적으로 식량 안보를 틀어쥐어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려는 전략은 193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전쟁과 석유 덕분에 엄청난 부를 거머쥔 록펠러 가문이 선두주자다. 록펠러 가문은 그들이 키워준 여러 기관장과 고문들을 통해 영향력을 여러 분야로 확장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들이 에너지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석유화학비료와 석유 제품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고 개발도상국에 돈을 대주며 농업부문의 녹색 혁명을 일으켰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10년에서 20년 정도면 아무도 못 말리는 GMO 프로젝트의 막후 실세들이 세계의 식량수급을 모조리 장악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1만 8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겨울문턱… 山寺에서 나를 찾다

    겨울문턱… 山寺에서 나를 찾다

    조지훈의 시 ‘승무(僧舞)’는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습니다. 국어시간에 꾸벅거렸건, 땡땡이를 쳤건 어지간한 이라면 띄엄띄엄이나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 한 구절 정도씩은 읊조릴 수 있죠. 국민시에 가깝습니다. 밑줄 그어가며 ‘속세의 번뇌, 종교적 승화’ 등을 적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느낌이 있었던 것 같네요. 그것은 바로 가슴 한편에 뭔가 기구한 사연을 품고 있음직한 느낌의 비구니에 대한 첫 심상이었습니다. 겨울이 오는 초입, 비구니 스님들을 만났습니다. 비구니 수행 도량인 경상북도 문경시 사불산 중턱에 있는 윤필암(閏筆庵)입니다. 허리춤 꼬깃꼬깃한 돈으로 손자에게 과자 사주는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느낌의 암주(庵主) 은우 스님부터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어여쁜 누이 같은 자성 스님까지 여섯 분이 모여 공부하며 생활하는 곳입니다. 다음달 1일(음력 10월15일)부터 시작될 동안거(冬安居) 준비에 여념이 없으시더군요. 겨우내 땔 장작도 마련해야 하고, 매 끼니 공양할 메주도 떠놓아야 합니다. 연잎, 감자 등으로 만든 전통 사찰식 부각과 유과 등 주전부리도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죠. 비구니 스님들 서른 명 남짓 모여 석 달을 지내야 하니 준비할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수수 찬바람은 산사의 겨울나기 준비를 더욱 부추기네요. 인생도 이처럼 예측 가능해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으면 오죽 좋을까요. 힘들어도 웃으며 견딜 수 있을텐데 말이죠. 올 겨울 산중 암자 문 두드려 스님들의 마음 공부 요령을 한 번 배워가도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북방삭풍 몰아치는 날 괘념치 않도록 두둑하게 인생 겨울나기 준비하시기 바랄게요. ●겹겹이 펼쳐진 산세 가슴까지 후련 나그네는 길 자체의 아름다움에 혹하기 십상이다. 허나 진짜 아름다운 것은 길 너머에 있다. 감동을 아껴둬야 만날 수 있다. 바로 1인 수행도량인 묘적암과 윤필암, 그리고 거기까지 오르는 길이다. 윤필암은 본 사찰인 대승사와 묘적암의 갈림길 즈음에 있다. 왼쪽으로 가면 묘적암, 오른쪽으로 가면 대승사가 나오는 곳이다. 차를 갖고 왔다면 윤필암 아래쪽에 세우고 호젓한 산길의 정취를 느껴볼 만하다. 1㎞ 남짓 넘어가니 다리야 약간 퍽퍽하겠지만 쭉쭉 뻗어올라간 삼나무며, 상수리나무 등을 보노라면 눈이 맨 먼저 시원해진다. 인적 드문 호젓한 길 여기저기서 다람쥐들과 연신 맞닥뜨리게 된다. 사람을 무심히 쳐다보는 모양이 속계와 불계를 오가는 존재인양 영물스럽기까지 하다. 진짜 아름다운 풍광은 적멸 스님이 홀로 수행하고 있는 묘적암 앞에 펼쳐져 있다. 멀리 사불산의 사면석불이 내다보이고 겹겹이 펼쳐진 산세가 가슴 속에 시원함을 안긴다. 비라도 올라치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안개는 신비로움까지 더해준다. 적멸 스님은 “며칠 동안 사람 구경 못할 때도 많아 먼 발치에서 등산객만 보여도 반갑다.”고 했다. 낯선 이라도 불쑥 차 한 잔과 한 말씀 청하면 기꺼워하시겠다. 묘적암을 내려오다 보니 길 초입에 우체통이 하나 있다. 사불산 깊은 곳에 자리잡아 우체부 오토바이가 오르기 힘겨워하는 탓에 마련해둔 것이다. 넉넉한 마음씀씀이에 흐뭇해진다. 묘적암, 윤필암을 다녀온 발걸음은 전통의 향기 넘쳐나는 곳으로 향한다. 관광지가 아니어서 발길은 뜸하지만 문경에는 또다른 매력이 숨겨져 있다. 도예 무형문화재 32호 천한봉 선생의 문경요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훨씬 유명하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배용준이 쓴 책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에 등장한 뒤 일본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배용준은 이곳에서 5일간 머물며 도자기를 굽고 도자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굳이 배용준이 아니더라도 천 선생의 작품은 찻사발 하나가 1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에서만 연 2억원 넘게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엔 일왕이 사절을 파견해 훈장을 줬을 정도. 여기에 방짜유기 중요무형문화재 77호 이봉주 선생 역시 장인의 기품을 보여주고 있다. 안산에 있던 공방을 옮기기 위해 산좋고 물맑은 곳 찾아 헤매다 2004년 문경으로 접어들었다. 주물로 만드는 안성유기와 달리 방짜유기는 망치로 두드려 만드는 것이다. 현대식 공장은 물론, 전통 방식 유기 대장간을 구경할 수 있다. ●경북의 또 다른 맛은 낙동강 줄기에 뱃사공의 뱃길은 사라진 지 오래다. 새로 놓인 다리는 튼튼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때 그 뱃사공들의 갈증과 허기, 하루의 고단함을 풀어주곤 했던 그 강변의 주막만큼은 그대로 남아 있다.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 등이 만나는 곳이라 이름 붙여진 경북 예천군 풍양면의 삼강(三江) 주막이다. 1900년 무렵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명실상부한 조선시대 마지막 주막이다. 여기저기 떠도는 장돌뱅이들, 찌그덕거리며 노젓는 뱃사공들이 컬컬한 막걸리 맛을 못잊어 삼강주막을 찾았다. 주막 안팎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다. 까막눈의 주모는 술상 내주던 부엌 흙벽에다 빗금을 긋는 식으로 외상장부를 남겼다. 마지막 주모였던 유옥련 할머니는 2005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고, 뱃사공들도 이제는 없지만 텁텁한 술트림이 여기저기 맴돌고 있는 듯하다. 주막 뒤편엔 450년 된 홰나무가 우람한 몸집을 자랑하며 서 있고, 싸릿대 얼기설기 빙 둘러쳐진 ‘통시(뒷간)’가 옛 주막의 운치를 더한다. 손두부와 도토리묵은 각 2000원, 배추 지짐이는 3000원, 동동주는 한 주전자에 5000원이다. 한 상을 시키면 에누리 없는 1만 2000원이다. 게다가 술상 내오는 것도, 내가는 것도 모두 ‘셀프’다. 주막 운영을 마을부녀회가 맡고 있다. ●여행 Tip ▲먹을 거리 문경은 약돌돼지석쇠구이가 유명하다. 약돌(거정석)을 사료에 섞어 먹인 돼지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연탄불에 구웠다. 비계는 쫀득쫀득하고 살코기는 야들야들하다. 문경새재 가는 길 어귀에 약돌돼지를 파는 식당이 많이 있다. ‘탄광촌(054-572-0154)’과 ‘새재할매집(054-571-5600)’이 유명하다. 밑반찬도 맛있다. 예천에서는 용궁시장 순대국밥을 꼭 먹어보자. ‘1박2일’에 등장하며 유명해진 박달식당도 좋지만, 식사 때 1시간 남짓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차라리 입소문으로 이름이 알려진 단골식당(054-653-6126)을 찾으면 기다리는 수고로움 없이 3500원짜리 순대국밥 한 그릇으로 행복한 포만감을 누릴 수 있다. 글·사진 문경·예천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농구] 정훈 “농구가 재밌어졌다”

    그는 잊혀진 천재다. 진경석(동부)·이한권(전자랜드)과 함께 ‘낙생고 삼총사’로 고교무대를 평정했다. 성균관대에 입학한 뒤 박성근 당시 감독은 197㎝의 키에 빠른 발과 손재주를 지닌 그를 포인트가드로 키우려 했다. 장신가드의 탄생에 농구판은 숨죽였다. 오리온스 포워드 정훈(30)의 옛 얘기다. 하지만 포인트가드는 애초부터 맞지 않는 ‘옷’이었다. 그때부터 시련이 시작됐다. 200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주성(동부)에 이어 전체 2번으로 모비스에 지명됐지만, 시행착오는 계속됐다. 용병 두 명이 뛰는 현실에서 그는 어정쩡했다. 81㎏의 빈약한 체구에 몸싸움을 꺼린 탓에 빅맨으로서 활용도는 떨어졌다. 슈터도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모비스-TG삼보-KCC로 떠돌며 ‘저니맨’의 수순을 밟았다. 설상가상 카리스마가 강한 감독들만 만났다. 내성적이고 자기 표현이 부족한 데다 ‘빠릿빠릿하지’ 않은 그와 최희암(당시 모비스), 전창진(당시 TG), 허재(KCC) 감독은 궁합이 맞지 않았다. “선수도 아니다.”라는 혹평도 들었다. 정훈은 “잘 되라고 하시는 말씀이었지만 나도 모르게 주눅 들었다.”고 떠올렸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지난 시즌 허리를 다쳤다. 재활을 하면서 사회인야구를 하러 다닌다는 괴소문까지 나돌았다. KCC는 재계약을 포기했다. 결혼을 앞두고 은퇴 위기에 몰린 그에게 오리온스에서 손길을 내밀었다. 마침 김남기 감독은 대학선발팀에서 여러 번 인연을 맺어 그의 성격과 장·단점을 꿰뚫고 있었다. 김 감독은 떠돌이였던 그에게 주장까지 맡겼다. 효과는 있었다. 13경기에 출전해 평균 21분여를 뛰면서 6.2점에 2.8리바운드. 3점슛성공률은 42.3%에 달한다. 15일 동부전에선 17점을 폭발, 3연승에 한몫을 했다. 김남기 감독은 “(일부 평판처럼) 게으르거나 머리가 나쁜 선수는 결코 아니다. 착하고 내성적이어서 다그치면 기가 죽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잠재력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하다. 특히 집중력이 떨어진다. 더 터프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훈은 “무엇보다 감독님과 대화할 수 있어 좋다. 믿어주시는 만큼, 나도 감독님에게 믿음이 생겼다.”면서 “요즘 농구가 느는 것 같다. 농구하는 게 재미 있고,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우익청년 탄생기… 새 성장소설 시도

    우익청년 탄생기… 새 성장소설 시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장정일은 대단한 독서광이다. ‘장정일의 공부’, ‘독서일기’ 등을 보면 그의 넓고 방대한 독서 편력에 놀라움을 감추기 어렵다. 또한 정력적인 작가이기도 하다. 1987년 내놓은 첫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은 기존 문단의 나른한 모더니즘 혹은 리얼리즘 경향을 찌릿하게 감전시켰다. 그는 첫 시집으로 대뜸 김수영문학상을 안았다. 소재, 주제, 기법, 시적 장르 문법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 경향을 비웃는 실험적인 시를 한참 써대던 장정일은 어느날 문득 소설가로 ‘전업’한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통해 대중의 화제와 문단의 외면을 함께 얻은 그는 작품의 외설성 등으로 호되게 곤혹을 겪었다. 그러나 ‘아담이 눈뜰 때’,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등 내놓은 작품마다 영화화되는 등 대중성과 비대중성의 애매한 경계를 자유롭게 오갔다. 희곡작가와 자유기고가, 에세이스트 등 신분을 바꿔가던 장정일은 1999년 11월 경장편소설 ‘중국에서 온 편지’를 마지막으로 남들 앞에서 소설을 쓰지 않았다. ●우리네 모습 담은 배경 설정… 이념적 좌표 문제 등장 그리고 꼬박 10년이 흘렀다. 장정일의 새 장편소설 ‘구월의 이틀’(랜덤하우스 펴냄)은 시인 류시화의 시에서 제목을 따왔다. 이 작품은 장정일의 기존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구체적 현실 상황을 배경으로 설정했고, 이념적인 좌표의 문제를 등장시켰다. 그는 ‘구월의 이틀’ 소설 바깥에서, 그리고 소설 안에서 연신 강조하듯 ‘우익청년 탄생기’로서의 새로운 성장소설을 표방하고 있다. 진보적이고 건강한 청년이 아닌 우익적 이념을 가진 청년이란 설정도, 동성애를 통한 성에 대한 눈뜸도, 최소한의 교훈의 가치(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아라!) 등도 모두 성장소설적 코드들이다. 소설은 바로 엊그제 우리네 모습을 담았다.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한다. 광주에서 활동해온 시민운동가의 아들인 ‘금’과 경제적·사회적 기득권을 누리며 부산에서 자랐던 ‘은’은 서울에 있는 같은 대학에 입학하며 만난다. ●개연성 없는 서사·설익은 인물 아쉬워 그들이 서 있는 위치는 거의 절대적인 대립항에 가깝다. 금의 아버지는 청와대 비서실 보좌관이고, 은의 아버지는 밥먹듯 부도를 내지만 부유한 형제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선다. 외향적인 금은 만인이 올려다보는 정치인을 꿈꾸지만 삶의 본질과 인생의 비의를 어렴풋이 깨닫고 작가를 꿈꾼다. 내성적이고 유약한 은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써오며 시인의 삶을 꿈꾸지만 자신의 열등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강함을 추구하는 우익 청년정치에 발을 디딘다. 절대 다른 색깔의 금과 은은 자신들의 만남을 ‘이종교배를 통해 우성을 낳는 자연선택’이라고 부르며 아슬아슬한 동성애적 만남을 이어간다. 그렇다고 장정일의 이념적 가치가 투영됐다고 읽는 것은 오독(誤讀)에 가깝다. ‘5%의 논리로 절대 95%의 논리를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는 우파들’이 ‘다짜고짜 빨갱이라고 인장부터 찍고 보는’ 행태나 또다른 형식의 인간애인 동성애를 애써 감추며 보수연(然)하는 우파들의 위선에 우회적인 야유를 잊지 않는다. 다만 아쉽게도 그가 새롭게 창조한 인물의 전형성은 부족하다. ‘우익 청년 탄생기’라고 스스로 밝혔듯 새로운 인물상의 제시를 기대했건만 살아 꿈틀대는 모습보다는 좌충우돌의 설익은 인물들만 소설 속을 배회한다. 특히 작품 후반부에서 금의 아버지의 난데없는 자살, 은의 아버지의 가정부와 바람 등 개연성없는 서사(敍事)의 연속은 허탈감마저 들게 한다. 불과 몇 년 전의 당대와 그 인물들을 다뤘기에 배반감은 더욱 크다. 우리가 삶 속에서 스무살의 청춘에게 보내곤하는 관대함이 갓 태어난 ‘퓨어 라이트 은’ 혹은 장정일의 작품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 부호를 남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동국 화려한 ‘서른잔치’

    이동국 화려한 ‘서른잔치’

    일찌감치 ‘라이언 킹’이란 별명을 달았다. 골을 넣고 두 팔을 크게 벌려 포효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리고 오래 숨을 고르더니 옛 모습을 되찾았다. 2009프로축구 K-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부활한 ‘사자왕’ 이동국(30·전북)이 정규리그 우승에서 나아가 시즌 챔피언을 일구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당찬 결의를 보였다. 이동국은 “지금 분위기라면 어느 팀과 붙어도 승산이 있다.”며 웃었다. 이동국의 진짜 모습을 나타낸 경기가 바로 1일 전남과의 K-리그 최종 30라운드였다. 1-0으로 앞선 전반 34분 패스 하나만으로도 한층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아크 바로 앞에서 수비수들을 등진 채 오른쪽으로 달려들던 최철순에게 기막힌 패스를 건넸고, 최철순은 코너킥 지점 근처에서 이동국에게 리턴 패스를 했다. 이동국은 그림 같은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을 낚았다. ‘주워 먹는다.’거나 ‘게으른 천재’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옛날의 이동국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사실 이동국에겐 오랜 아픔을 털어버린 시즌이다. 1998년 K-리그 신인왕을 꿰찼지만 불운이 따랐다. 그해 10월 일본과의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예선과 결승에서 골을 뽑아 승리를 이끌며 ‘이동국 신드롬’을 일으켰다. 프로축구 르네상스의 한복판에 섰던 그는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러나 일찍이 맞은 기회는 갑작스레 쏟아진 스포트라이트 탓에 부담을 안겼다. 순간 잘못하기라도 하면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고, 화끈하다기보다는 쑥스러워하는 내성적 성격은 악순환을 낳았다. 팀 승리가 아니라 가만히 서서 골만 노린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을 다쳐 눈물을 삼키는 등 고비마다 부상도 덮쳤다. 지난 시즌엔 성남으로부터 “이름만 내세운다.”는 평가 속에 퇴출됐다. ‘재활 공장장’ 최강희(50) 감독 아래 거듭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동국이 도움을 올리지 못한다고들 하는데 올 시즌 들어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팀과 연계하는 플레이에서 돋보였다.”고 말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도 “달라졌다는 점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해야겠다는 절박감과 목표의식이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신을 꾀하며 이런저런 불운을 털어낸 이동국에게 이제 다가온 꿈은 다시 찾아온 지구촌 최대의 잔치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빛내는 것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한국수출 큰 타격 없다” “내년 4% 성장 힘들 것”

    ■ 전문가 긴급진단 미국 CIT그룹 파산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CIT 파산이 예견됐던 만큼 우리 경제에 파장을 미치기 힘들다는 견해와 미국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우리 수출환경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비관론이 함께 나오고 있다. ●“국내 달러유동성 등 내성” 낙관 낙관론의 근거는 지난 7월 미 정부가 CIT에 대한 10억달러의 추가 구제를 거부했을 때부터 파산이 예고된 데다 미국 내에서도 CIT가 20위권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미국 당국에서 조사한 결과 CIT 파산이 현지 지방중소금융으로 옮아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또한 지역 중소금융업체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여지도 크지 않아 미국 실물 경제에는 큰 영향이 없고 우리 수출 여건 악화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도 “미국이 약간의 내수침체를 겪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작년보다 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역시 달러 유동성 등 내성이 많이 생긴 데다 시장 상황도 작년보다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책당국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CIT 파산이 리먼 사태 때와 같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기는 어렵다.”면서 “은행이 몇 개 안 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민간 지역은행 중심이라 피해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실물경제에 직격탄” 비관 그러나 비관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중소기업 금융기관이 넘어진 것은 가뜩이나 회복세가 약한 미국 실물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납세자들이 낸 돈으로 대형 투자은행만 살리고 중소서민 금융기관은 외면하는 정책 대응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라면서 “허약한 미국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소비시장 위축과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더욱 높이게 되고, 결과적으로 우리 수출 환경 악화로 이어지면서 내년 4% 성장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 이경주기자 douzirl@seoul.co.kr
  • [책꽂이]

    ●새로운 기아(크리스티앙 트루베 지음, 김성희 옮김, 알마 펴냄) 선진국의 전례없는 풍요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등에서 가뭄과 전쟁 등으로 기아에 시달리는 제3세계 사람들의 고통을 진단하고 있다. 저자는 21세기의 기아는 자연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활동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만행을 고발한다. 9000원. ●경쟁에 반대한다(알피 콘 지음, 이영노 옮김, 산눈 펴냄) 글로벌 시대에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한다. 정말 그러한가? 저자는 경쟁의 본질이 ‘상호 배타적인 목표달성’이라며 당신이 실패해야 내가 성공하는 제로섬 게임과 같다고 말한다. 저자는 경쟁을 위해 현재의 삶을 유보하고 타인의 삶을 고통에 빠뜨려도 좋은가 하고 묻고, 승자없는 세상,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세계를 만들어보잔다. 1만 5000원. ●A4 두 장으로 한국사회 읽기(2008~2009)(최태욱·염종선 엮음, 창비 펴냄) 이명박 정부 1년6개월 동안 벌어진 정치·사회·문화적 쟁점들이 원고지 15장 내외의 짧은 분량에 소개됐다. 인터넷칼럼 ‘창비주간논평’에 2008년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수록된 글 62편. 촛불정국, 뉴라이트 진영의 역사논쟁, 용산참사, 전직 두 대통령의 죽음 등등,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1만 2000원. ●꿈꾸는 다락방 스페셜 에디션(이지성 지음, 국일미디어 펴냄)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공식인 ‘R(Realization)=V(Vivid)D(Dream)’를 전하며 유명인의 사례를 소개한 ‘꿈꾸는 다락방’의 결정판. 꿈에 모든 걸 걸었던 가수 휘성을 비롯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간 사람들을 조명하며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과 그 방향을 알려준다. 1만 2000원. ●병원에 가도 아이들 병은 왜 오래갈까?(테라사와 마사히코 지음, 고희선 옮김, 시금치 펴냄) 소아과 의사 20년 경력의 저자는 슈퍼박테리아 같은 내성균이나 신종 인플루엔자도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면역력을 길러야 예방하고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1만원. ●돈워리 7080 비해피 4050(김지호 지음, 책과길 펴냄) 언론인, 회사원, 사업가 등으로 세상을 살면서 겪은 일상과 감동, 지혜와 애환, 행복에 관한 크고 작은 이야기. 저자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 45가지 인생철학을 수려하고 개성있게 펼쳐낸다. 1만원.
  • 낙동강·백두대간 ‘자전거 하이킹’

    경북도가 지역의 청정 자연과 다양한 문화를 자전거로 둘러볼 수 있는 ‘두 바퀴 관광상품’ 판매에 나선다. 도는 21일 낙동강을 비롯해 백두대간, 동해안 등 지역의 빼어난 자연 및 문화 자원을 연계한 자전거 여행 코스를 체계적으로 개발해 녹색 여행상품으로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도는 우수한 자원을 활용한 자전거 여행 테마 설정에 나서기로 했다. 자전거 여행 코스 발굴 및 답사, 지도 제작, 자전거 길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전거 코스와 테마를 연계한 타깃 고객 설정과 마케팅, 각종 편의시설 확충에도 나선다. 특히 도는 국내 자전거 여행층이 20∼30대 젊은 층보다 40∼60대의 고연령층이 50% 이상인 점을 감안해 이들이 선호할 수 있는 상품을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자연풍경과 토속음식, 전통 한옥숙박, 건강 향토 특산물 등을 자전거 여행 상품과 연계키로 했다. 이에 앞서 도는 지난달과 19~20일 두 차례에 걸쳐 자전거 관광상품 시범 여행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수도권 및 전국 자전거 동호회 회장단이 각각 참가한 이번 시범 여행의 첫 코스는 예천 회룡포 용포마을을 시작으로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을 따라 안동 하회마을까지 가는 왕복 61㎞ 코스로 6시간이 소요됐다. 두 번째 코스는 경주국립박물관을 출발해 신라 역사 유적지와 김유신·선덕여왕의 흔적을 찾아가는 문화탐방 코스와 경주목장까지 산악 구간 10㎞를 합친 총 52㎞ 구간이었다. 참가자들은 “시속 10㎞의 자전거를 타고 경북의 아름다운 풍경과 훌륭한 역사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면서 “경북의 자전거 여행 상품은 그 어떤 여행 상품보다 매혹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순보 도 관광산업국장은 “도시민들이 휴식과 건강,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자전거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전국 최고의 여행 브랜드로 육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30]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

    [2030]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

    가을 입사철이다. 심각한 취업난을 뚫고 입사했지만 오래지 않아 꿈을 잃고 방황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다. 이른바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입사 뒤 업무에 의욕을 잃고 주위를 냉소적으로 보는 것)을 앓는 사람들이다. 직장을 얻었지만 막상 부딪쳐 보니 생각했던 길이 아닌 것 같아 괴로워하는 이들도 있고 일벌레로 살다가 어느날 뒤를 돌아보니 인생에 정작 내가 없음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 희망을 외치는 2030들의 직장인 사춘기 극복기를 들어봤다. 유대근 오달란 박성국기자 dynamic@seoul.co.kr 기업에서 민원업무를 맡고 있는 전모(34)씨에겐 직장인 사춘기가 조금 일찍 찾아왔다. 거친 항의를 견디며 지내던 그는 입사 2년이 지나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근본적인 회의감에 시달렸다. 그럴수록 자신이 애초 꿈꿨던 사회복지 분야 공무원에 대한 미련이 되살아났다.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그는 왁자지껄한 술자리 문화에도 적응하기 힘들었다. 사소한 트집으로 일주일 동안 전화를 걸어와 항의하는 고객과 입씨름을 벌인 전씨는 “뭔가 달라져야겠다.”는 결의를 하게 됐다. 사회복지대학원 진학을 마음먹은 그는 6개월을 준비해 야간 전문대학원에 당당히 합격했다. ‘주경야독’을 시작한 전씨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려니 몸은 힘들었지만 무기력증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부지런하게 생활한다고 생각하니 자신감도 더해졌다. 5학기를 거쳐 ‘지역상담복지’를 주제로 논문까지 써낸 그는 내년 영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전씨는 “한때는 아침에 눈뜨기가 죽기보다 싫을 때도 있었지만 그 때의 괴로움이 나를 공부의 길로 인도해 준 것 같아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신모(28·여)씨는 지난달 치른 영어인증시험인 IELTS 성적표를 받아들자마자 맥이 탁 풀렸다. 9점 만점에 6점이었다. 영국 유학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3년차 직장인인 신씨는 석 달 전부터 무기력증에 빠졌다. 그는 “반복되는 일상과 업무에 진절머리가 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주어진 일은 대충 처리하고 멍하니 앉아 의미 없는 웹서핑에 빠져 지내기 일쑤였다. 취미생활을 가져보라는 친구의 조언에 영국문화원 회화프로그램에 등록한 것을 계기로 신씨는 유학의 꿈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한국만 떠나면 답답한 현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슬럼프 극복엔 ‘시간이 약’ 영국유학을 위해 필요한 IELTS 시험을 신청한 신씨는 그날부터 주경야독을 하는 ‘샐러턴트’ 생활을 시작했다. 장학금을 받으면서 대학원 유학을 하려면 6.5점 이상의 점수가 필요했다. 신씨는 대학 때 ‘토익박사’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만큼 영어시험에는 자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무난히 목표를 달성하리라 믿었지만 목표점수에 0.5점 모자란 6점을 받은 것이다. 꿈이 깨진 신씨는 정신이 번뜩 들었고 현실로 돌아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3·6·9 징크스’. 5년차 회사원 김모(31·여)씨가 굳게 믿고 있는 직장생활의 법칙이다. 3년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2년 전 김씨는 ‘삼재에 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되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였던 그가 회계부서로 발령난 것이었다. 김씨는 “충격 그 자체였다. 회계의 ‘회’자도 몰라서 첫 회의에서는 상사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직속 상관인 A차장은 악명 높은 일벌레였다. 일주일에 4~5일씩 야근이 계속됐다. 피곤한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식욕도 떨어지고 불면증까지 찾아와 결국 이직 생각까지 하게 됐다. 김씨는 실제로 헤드헌팅 업체에 인재로 등록하고 두세 차례 면접도 보았다. 하지만 그가 이직 생각을 접은 건 5년 선배인 여자 상사의 조언 덕이었다. 그 선배는 “아직 경력이 많지 않아 이직이 어려운 만큼 조금만 참아라. 3년마다 찾아오는 이 고비만 넘기면 편해진다.”고 말했다. 김씨는 선배의 말을 들으면서 누구나 다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는 “‘시간이 약’이라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다.”면서 “3개월쯤 지나자 새 일과 새 상사에게 익숙해지더라.”며 웃어 보였다. 출판사 직원인 이모(26)씨의 다이어리에는 점심·저녁식사 약속이 빼곡히 적혀 있다. 점심 약속은 고등학교 동창 등 옛 친구들이 주 대상이고 저녁에는 다른 출판사 선배들과 주로 만났다. 이씨에게 식사 약속은 직장인 사춘기를 떨쳐내기 위한 수단이다. 입사 뒤 1~2년간 개인생활도 없이 주말마다 서점에 들러 시장조사를 하고 야근을 자처했던 그는 3년차가 되니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박봉인 데다 비전이 있는 업계가 아니니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한번 자신의 일에 회의감이 들고 나니 예전처럼 의욕이 생기지도 않고 회사의 나쁜 점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이씨.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이씨가 택한 방법은 ‘주위 사람들에게 상담받기’였다. 혼자 끙끙 싸매고 고민하느니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서다. 점심엔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기분 전환을 한 이씨는 저녁엔 소주 한 잔 하며 진지한 얘기를 주고받기 위해 인생 선배들을 주로 만났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기분도 나아지고 선배들로부터 슬럼프를 이겨내는 노하우도 전수받았다고 한다. 중견 무역회사의 바이어인 유모(30·여)씨는 2년 전만 해도 현장을 누비던 취재기자였다. 인지도가 높은 인터넷 언론사에서 기자로 3년간 일하며 문화부와 체육부 등을 오갔고 각종 문화·체육행사를 다녔다.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에서 자신이 바라는 일을 했던 그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유씨는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 어려서부터 품었던 언론인의 꿈은 이뤘지만 일에 쫓겨 자신의 시간을 거의 가지지 못하면서 조금씩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은 일에 빠져 지내는 동안 친구들은 하나 둘씩 결혼을 해 가정을 꾸렸고 그러다 보니 점점 주말에도 만날 사람 없이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랜 시간 고민해온 그는 지난해 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시간적 여유가 보장된 회사로 이직하게 됐다. 유씨는 “지난 3년간의 시간은 이제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면서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지금에 만족하며 지낸다.”고 말했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올해 초 두 번째 직장으로 이직한 전모(30)씨도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을 혹독하게 앓은 케이스다. 전씨는 2005년 대학 졸업 직후 국내 굴지의 증권사에 입사했다. 20대엔 치열하게 살고 싶다는 전씨의 바람이 그대로 반영된 직장이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전씨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금융계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주위 친구들도 “너같이 지적이고 꼼꼼한 성격에는 천직”이라며 격려해줬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날수록 ‘이 생활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쳇바퀴 돌듯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게 끔찍했다. 지난해 7월 전씨는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아직 결혼 전이라 딸린 식구가 없었던 것도 이직 결심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처음엔 반대하던 부모님도 나중엔 “네 인생이니 네가 고민해봐라.”며 허락했다. 전씨는 일단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어 그동안 모아놓은 돈 1000만원을 들고 해외여행을 떠났다. 퇴직금은 부모님께 전부 드렸다. 인도, 뉴질랜드 등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나라들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글도 썼다. 인생을 돌이켜보는 시간도 가졌다. 전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이전 직장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회사를 다니며 유학 준비를 하고 있다. “취업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입사 전 생각했던 것과 현실이 많이 다를 수도 있어요. 또 예전과는 달리 기대수명도 길어지고, 노동시장도 바뀌었으니 한 직업에만 목을 맬 수는 없잖아요. 기왕 온 사춘기라면 이를 자신의 인생 항로를 재탐색하는 계기로 삼는 게 어떨까요.”라고 전씨는 말했다.
  • [깔깔깔]

    ●남자의 스타일별 이상형 1. 키 크고 약간 마른 남자-예쁜 여자 2. 키 작고 근육 있는 남자-예쁜여자 3. 소심하고 내성적인 남자-예쁜여자 4. 남성미가 풍기는 남자-예쁜여자 5. 대범하고 활동적인 남자-예쁜여자 ●팔자 좋은 여자 어릴 때:잘 먹고 잘 싸는 여자 10대 때:얼굴이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여자 20대 때:바람 실컷 피우고 시집만 잘가는 여자 30대 때:남편 잘만나 벤츠 몰고다니는 여자 40대 때:애들이 재수도 안하고 척척 명문대 붙어주는 여자 50대 때:쌍꺼풀 수술도 안하고 배도 안 나온 여자 60대 이후:남편이 로또 1등 당첨돼 놓고 하루 만에 죽어 유산받은 여자
  • 멀티항체 개발 착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은 16일 세브란스병원 교수회의실에서 신종플루 치료용 멀티항체의 공동개발과 이를 위한 임상시험 진행과 관련된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멀티항체란 기존 신종플루는 물론 변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 항체를 말한다. 이에 따라 세브란스병원 측은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액을 채취, 연구용으로 공급하는 한편 개발된 신종플루 치료용 항체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전담하게 된다. 양측은 올해 말까지 신종플루에 중화능력이 있는 항체 개발과 전임상 및 임상시험을 완료한 뒤 내년 하반기부터 신종플루 항체 치료제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이철 세브란스병원장은 “유일한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벌써 변이가 나타나는 등 현재 개발 중인 예방백신의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새로 개발되는 신종플루 멀티항체는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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