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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승장구’ 영화 말아톤의 조승우

    ‘승승장구’ 영화 말아톤의 조승우

    지난해 여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연습실에서 그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이미 여러차례 뮤지컬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였지만 워낙 까다로운 배역이라 주변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던 때였다. “한번 연습하고 나면 온몸에 진이 빠질 정도로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적당한 긴장감과 도전의식이 불러일으킨 엔돌핀으로 가득차 있던 그의 상기된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조승우(25). 지난 하반기 뮤지컬계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그가 이번엔 영화 ‘말아톤’(감독 정윤철,27일 개봉)으로 스크린을 장악할 태세다. 기자시사회 다음날인 18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선 또 하나의 도전을 끝낸 자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만족감이 묻어났다. ‘말아톤’에서 그는 자폐증세로 다섯살 아이의 지능수준을 가진 스무살 청년 ‘초원’으로 변신했다. 마라톤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까지 초원과 엄마(김미숙)가 겪는 힘든 여정을 그린 영화는 시사회내내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번갈아 이끌어냄으로써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하류인생’촬영 끝나고 보름 정도 몸이 아팠을 때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따뜻한 감동이 전해져오는 느낌이 참 좋았어요.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컸고요.” 하지만 자폐아의 독특한 습관과 말투, 그리고 마라톤까지 모든 것이 그에겐 넘어야 할 산이었다. 자폐아 연기를 위해 실제 모델이 된 배형진씨를 수차례 만나고, 그가 다닌 자폐증 전문학교도 방문했다. 작은 몸동작 하나, 미세한 눈짓 하나까지 머리에 꼭꼭 담아두며 ‘내 모든 걸 쏟아 부으리라.’다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촬영 첫날 그는 장애 연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눈 깜빡이는 순간까지 설정해놓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내 연기가 껍데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게 아닌데 싶었죠. 촬영을 중단하고 감독님이랑 대화를 나눴어요. 그러면서 초원이 자폐아가 아니라 어린이처럼 순수하고 호기심많은 자개아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순간부터 그는 연기한다는 생각을 버렸다. 대신 즉흥연기하듯 그때그때 상황에 녹아 들어갔다. 영화찍는 3개월 동안 일상생활에서도 초원이처럼 행동하는 그에게 감독은 “너처럼 칼같이 뾰족하고 예민한 배우에게 이런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영화라는 장르가 좀더 편해지고, 한발짝 나간 듯한 자신감이 든다.”는 말로 ‘말아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으로 데뷔해 ‘와니와 준하’‘후아유’‘클래식’‘하류인생’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 이력은 남다른 데가 있다. 스타이면서도 마이너 같은 느낌을 주는 톡특한 행보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블록버스터 영화나 방송,CF에 출연하는 걸 나쁘게 보진 않아요. 하지만 내가 가진 걸 한꺼번에 소진하고 싶진 않아요. 맨날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다 관객이 식상해하면 얼마나 서운하겠어요?휴대폰 배터리도 충전할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일견 나약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기 주관이 뚜렷한 그다. 작품 선택 기준도 명확하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은 배역에 더 끌려요. 뭔가 부족한 부분을 느끼면 그걸 채워가는 쪽으로 변신을 꾀하는 편이죠. 내가 좋아하는 걸 관객들도 함께 좋아해주면 더 바랄 게 없고요.” ● 내사랑 혜정아 인터뷰 말미에 슬쩍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내자 눈이 먼저 웃는다.‘올드보이’의 배우 강혜정(23)과 공개적으로 데이트를 시작한 지 4개월째. 둘다 영화 촬영에 바빠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여느 또래 연인들처럼 아기자기한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여자친구가 생긴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뭘까.“자신감이 생기고 더 당당해지는 것 같아요. 마음속에 든든한 기둥이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누군가의 존재감이 이렇게 크게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자주 웃게 됐어요.” 눈빛을 반짝이며 조근조근 이야기하던 그가 문득 쑥쓰러워졌는지 “어휴, 민망하네요. 그만 하죠.” 라며 말끝을 흐린다. 수줍은 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그의 얼굴에선 카리스마 넘치는 ‘지킬박사’도, 순진무구한 ‘초원’의 모습도 남아있지 않았다. 대신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스물다섯 청년의 꾸미지 않은 맨 얼굴만이 말갛게 떠올랐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 박목월의 고향 ‘경주’

    [문학이 머문 풍경] 박목월의 고향 ‘경주’

    첫사랑의 기억만큼 평생을 따라다니는 게 있을까. 박목월(1916∼1978)도 그랬다. 목월의 가슴 아픈 첫사랑의 무대는 그의 고향인 경주. 경주시 건천읍 모량리 산골에서 태어난 목월은 10리 길을 걸어 건천 읍내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시절 목월은 이웃에 살고 있던 동갑내기 K와 첫사랑에 빠진다. 서로 사랑의 편지를 주고 받으며 목월과 K는 사랑을 맹세했다. 그러나 대구 계성학교로 유학(?)을 떠났던 목월은 어느날 K가 시집갔다는 소식을 접한다. 목월이 열다섯이었다. 학교를 졸업한 뒤 금융조합에 취직한 목월은 첫사랑을 잊을 수 없었던지 건천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목월은 K가 남편과 사별하고 친정에 와 있음을 알게 된다. 어느 날 신작로에서 우연히 K와 마주쳤지만 K는 줄달음을 쳐 어디론가 달아나버렸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후 K는 재혼을 해 아들 하나를 낳았고 이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슬픔의 씨를 뿌리놓고 가버린 가시내는 영영 오지를 않고…/한 해 한 해가 저물어 질 고운 나무에는 가늘은 가늘은 핏빛 연륜이 감기었네〉(가시내사 가시내사…) 〈목이 가는 소년은 늘 말이 없어 새까만 눈만 초롱초롱 크고…/귀에 쟁쟁 울리듯 차마 못잊는 웃녘 사투리 연륜은 더욱 새빨개졌네〉(가시내사 가시내사 가시내사) 〈이제 소년은 자랐네> 목월의 처녀작의 하나인 ‘가버린 가시내’는 첫사랑 K가 주인공이다. 국도변 작은 읍내 풍경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목월이 K와 사랑을 약속했던 건천 읍내는 아직 옛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첫사랑의 굳은 맹세는 산산조각이 나 버렸지만 신작로 주변 적산가옥하며 목월이 K와 함께 다녔던 초등학교 주변 풍경은 변한 게 별로 없다. 한가로운 신작로를 따라 목월과 K가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은 상상을 하기에 충분한 풍경이다. 첫사랑을 잊지 못해 읍내 신작로를 혼자 쓸쓸하게 걸어다녔을 목월. 남편과 사별후 친정집으로 돌아와 군데군데 묻어있는 목월과의 첫사랑 추억에 가슴 아파했을 K. 목월이 K와 우연히 해후한 그날. 아마도 두 사람은 아무말도 못한 채 화석처럼 굳어버렸을 게다. 건천읍내에서 경주시내 방향으로 가다 모량초등학교 바로 옆길로 우회전해 들어가면 목월의 생가다.1980년초까지만 해도 남아있던 토담집 생가는 헐리고 새집이 들어서 이제 목월과는 무관한 집이 돼 버렸다. 정지용이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라 했건만 목월의 생가 보존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목월 선생 생가인 줄 알았다면 집을 헐어버리지 않았을 거요. 우린 몰랐어요.”목월선생 생가에 새집을 짓고 27년째 살고 있는 70대 농부는 불쑥불쑥 찾아오는 불청객들이 싫지는 않다는 표정이다. 하기야 잘 살아보자며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시인의 초가 생가를 보존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었을까. 누굴 탓할 일은 아니지만 두고두고 아쉽다. 하지만 마을 주변을 둘러보면 목월의 서정을 풍부하게 키워주었던 선도산이며 단석산은 아직 그대로여서 다행스럽다. 지금은 보리밭으로 변했지만 목월의 생가 주변은 밀밭 천지였고, 목월에게 밀밭은 사색의 공간이었다. 생가에서 다시 국도 방향으로 나와 국도를 가로질러 동쪽으로 가면 작은 강이 흐른다. 경주시내를 끼고 흐르는 형산강의 상류지역인 강나루는 아직 얕고 푸른 강물이 차분하게 흐른다. 살얼음이 낀 강나루는 푸르기만 하다. 국민 애송시인 ‘나그네’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아마도 목월은 혼자 가만히 밀밭 사잇길을 지나 강나루에 우두커니 앉아 젊은 문학도의 고단함을 강물에 흘려보냈을 것이다. 경주에는 황성숲(얼룩송아지)과 보문관광단지(달), 건천초등학교(윤사월)에 목월시비가 세워져 있고 해마다 5월이면 황성숲에서 목월 백일장이 열린다. 살아 생전에 목월은 백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향을 찾아 어린 문재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곤 했다. 내년 말에는 토함산 자락에 소설가 김동리와 함께 하는 ‘동리·목월 문학관’이 문을 연다. 경주가 고향인 동리는 젊은 날 목월의 문학친구다. 목월의 제자인 시인 서영수(67·목월기념사업회)씨는 “늦었지만 목월 문학관이 들어서게 돼 다행”이라면서 “문학관이 문을 열면 목월 선생은 고향인 경주에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시·청각 장애인 함께 보는 드라마

    시·청각 장애인 함께 보는 드라마

    시·청각 장애인도 함께 보고 들을 수 있는 드라마가 선보인다. SBS는 7일 방송될 신년 특집 드라마 2부작 ‘내사랑 토람이’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방송을 실시한다. 하희라가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출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내사랑 토람이’는 최초의 여성 시각장애인 교사 전숙연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사고로 시력을 잃은 여성이 토람이라는 이름의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 장애를 극복하고 삶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하희라가 강인한 어머니이자 희망을 잃지 않는 여성 전숙연을, 김영호가 따뜻하고도 속깊은 남편 김성민을 연기했고 권해효가 안내견 훈련사 염동호 역을 맡았다. 전숙연씨는 수기에서 “부르튼 발로 고통을 참으며 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주인의 안전을 위해 앞장섰던 토람이는 단순히 길을 안내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희망으로 인도한 안내견이었다.”면서 “인간에 대한 헌신을 유일한 과제로 훈련받는 안내견의 삶은 우리 사회를 밝혀 주는 또 하나의 불빛임을 느끼게 할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한정환 PD는 “지난 2003년 극중 실존인물인 전숙연씨의 눈물겨운 감동 수기를 접하고 꼭 한번 드라마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면서 “험난한 세상 틈바구니 속에서 한 시각장애 여성이 일궈낸 값진 희망, 그녀의 가족과 안내견 토람이가 보여준 사랑과 헌신의 메시지는 각박한 현 세태에 따뜻하고 촉촉한 감동을 선사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시각 장애인들은 TV의 ‘음성다중’기능을 선택하면 배우들의 대사와 상황 설명 등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으며, 청각 장애인들은 자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천정배 “당의장 출마 안해”

    “법사위로 돌아가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전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 과반 의석의 원내사령탑으로 재임한 8개월간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지난 1일 자신의 전격 사퇴선언에 대해 천 의원은 “개혁법안의 연내 처리를 공언해온 사람으로서 국민 앞에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이부영 의장 등 상임중앙위원단의 집단 사퇴에 대해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극구 만류했으나, 결국 그 분들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당의장을 선출하는 4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말도 안 된다.4대 법안 연내 처리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그는 국보법 대체입법안을 포함해 과거사법·언론법을 연내에 처리하는 이른바 ‘3+1’안에 대해 “‘3+1’을 받았으면 내가 살았을까?”라고 자문한 뒤 “그렇지 않았던 것이 당을 살린 것”이라고도 말했다. 천 의원은 여야 ‘4인 대표회담’을 거론하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는 도저히 (협상)해볼 수 없는 간극이 있었다.”면서 “그것이 곧 개혁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귀결된 것 아니냐.”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천 의원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에 대해 “참 좋은 선배로 노출되지 않게 자주 만나고 대화해 우리 사이에는 오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전관예우 2년간 감시

    전관예우 2년간 감시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가 1년2개월간의 항해를 마치고 닻을 내렸다. 사개위는 그동안 사법제도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검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과 배심·참심제 도입 등의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사개위가 합의한 개혁안은 내년 1월 초 대통령 산하 후속기구로 출범하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넘겨받아 2년간의 관련 법률 제·개정 절차를 거쳐 구체화한다. ●주요 성과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 사법개혁의 ‘로드맵’을 완성했다는 것이다.2007년부터 배심·참심제를 시범 실시하는 등 국민의 사법참여를 확대,2012년에 정착시키기로 했다. 또 법학교육 정상화와 이른바 ‘고시낭인’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로스쿨을 설치, 운영하고 2013년에는 사법시험을 완전히 폐지한다. 그 뒤에는 로스쿨 수료자만이 자격시험인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법조일원화 및 법관임용방식 개선도 주목할 만하다. 사개위는 모든 법관이 임용되기 전에 최소 5년 동안 변호사와 검사 등으로 활동한 경험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2012년까지 신규 판사의 50%를 검사나 변호사 출신으로 임용하기로 했다. 최종 회의에서는 중앙법조윤리협의회 설치 등 법조윤리 제고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앞으로 판·검사,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는 이른바 ‘전관’ 기간인 퇴직후 2년간 형사사건과 일부 민사사건은 물론 내사 또는 불기소 사건에 대한 수임자료를 새로 구성되는 중앙법조윤리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법원과 검찰도 ‘전관’ 변호사의 수임사건 수사 및 재판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엇갈린 평가 노동계를 대표해 사개위원으로 참여한 김선수 변호사는 “사법개혁의 큰 그림을 그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 판사는 “지난 10년 동안 사법개혁이 여러차례 시도됐지만 대부분 부분적 점검에 그쳤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후속기구를 통한 ‘실행’까지 준비, 이전과는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사개위원은 “논의 과제에 비해 시간이 상당히 부족했다.”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후속기구로 검토 요청을 보낸 것도 상당하다.”고 아쉬워했다. 대법원 구성 등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 단일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다수의견·소수의견으로 개진, 후속기구에서도 여전히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후속기구 과제 사개위의 개혁안을 넘겨받아 2006년 12월까지 2년간 운영되는 후속기구 ‘사개추위’는 관련 법률의 제정 및 개정에 최대의 주안점을 두게 된다. 개혁안이 법률안 미비로 표류하도록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위촉한 인사와 국무총리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대법관인 법원행정처장, 교육부총리, 법무·국방·행자·노동·기획예산처장관, 법제처장,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서도 후속기구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전체 위원회 밑에 차관급 실무위원회 및 추진기획단이 설치된다. 정은주 박경호기자 ejung@seoul.co.kr
  • [日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하) ‘열린’ 서술로 합의해야

    [日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하) ‘열린’ 서술로 합의해야

    역사학자 크로체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궁극적으로 “모든 역사는 현대사”일 수밖에 없다. 크로체가 ‘국민국가’의 전성시대였던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의 인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겸손함’으로도,‘냉소’로도 읽힐 수 있는 말이다. 교과서 왜곡을 둘러싼 일본 우익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관점에만 그치지 않고 사건의 ‘존재 여부’까지 손대려 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왜곡했다는 데 분개한다. 그러나 어디가 어떻게 왜곡됐느냐고 물으면 말문이 턱하니 막히기 일쑤다.2001년 파문을 일으켰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후쇼사(扶桑社)교과서를 펴봐도 눈에 딱 띄는 구석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교과서이다 보니 서술이 간결하고 세련됐기 때문이다. 내년 검정에 제출될 후쇼사 교과서는 2001년의 경험을 되살려 더욱 정교하게 꾸며질 것으로 보인다. 아예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재는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새역모는 “옛 적국의 ‘선전’에서 자유롭다.”고 자신들의 교과서를 자랑한다. 또 “대동아전쟁은 (아시아)여러 나라의 독립을 촉진했다는 명료한 인과관계도 공평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2001년 새역모 교과서에서 논란이 된 부분 가운데 대표적인 것 10가지를 뽑았다. 앞의 것은 새역모 교과서의 서술, 뒤의 것은 우리 정부의 수정 요구안이다. 근대사 부분에서 유치한 지정학과 저질스러운 인종주의를 확인할 수 있다. ●임나일본부설 -4세기 후반 야마토 조정이 조선으로 출병한 뒤 반도 남부 임나를 차지. 고구려가 남하정책을 폈으나 일본군의 저항으로 실패. -신라의 요청으로 고구려가 일본을 격퇴했고 일본군이 계속 주둔한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 ●임진왜란 -히데요시가 중국의 명(明)뿐 아니라 인도까지 정복하고자 출병했으나 명과의 평화교섭을 위해 철수. -‘침략’을 출병으로, 침략원인을 명 정복과 히데요시 개인의 망상으로만 기술. ●조선통신사 -조선과 국교를 다시 연 뒤 막부의 장군이 바뀔 때마다 조선에서는 통신사파견. -일본의 국교정상화 노력이 빠졌고 통신사의 파견 목적과 초빙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음. ●강화도사건 -강화도에서 조선과 일본이 교전했고 청(淸)이 이 사건을 계기로 조선에 일본과의 교섭을 허가. -조선의 발포를 유도한 계획적인 군사작전이었다는 사실 등 도발의 주체·목적·경위 등을 은폐. ●동학농민운동과 청·일전쟁 -종교집단에 의한 농민폭동으로 서울까지 압박했다고 서술. 또 청일전쟁은 중국이 일본을 가상적국으로 삼은 것이 원인인 것처럼 서술. -반봉건·반외세운동을 단순 폭동으로 기록. 청일전쟁에 대한 일본의 고의성 은폐. ●러·일전쟁 -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해 일본의 안전 차원에서 전쟁이 발발한 것으로 묘사. 결과에 대해서도 유색인종국인 일본이 백인제국인 러시아에 승리했다고 서술. -스스로 도발한 전쟁을 안전상 위협으로 미화하고 인종간 전쟁으로 오도.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보장받았다면서 유색인종의 승리였기에 피억압민족에 희망을 줬다고 모순되게 서술. ●한국강제병합 -병합은 일본에 꼭 좋은 일만은 아니었지만 서구제국들의 찬성으로 합법적으로 이뤄졌음. -침략행위를 은폐하고 합법적인 것처럼 기술. 병합 반대 의견이 극소수인 것처럼 서술. ●한반도위협설 -한반도는 대륙에서 일본을 향해 불쑥 솟은 팔뚝이자 흉기이고 배후지가 없는 일본은 자국방위에 고민했다고 서술. -위협설 강조로 청·일, 러·일전쟁 등을 자위권 발동으로 묘사하고 한국의 식민지화를 합리화. ●관동대지진 -대지진 뒤 조직된 자경단이 유언비어 때문에 조선인·중국인·사회주의자들 수천명을 학살. -관헌(군경)에 의한 학살사실 은폐. 주된 피해자는 조선인이었다는 사실 축소. ●군대위안부 -고의로 누락. -반인륜적 전쟁범죄로 규정된 군대위안부 문제를 고의로 누락하고 정부 관여사실도 은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우리 역사서술 방향은 우리의 역사서술 역시 개방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유신정권의 탄생과 함께 만들어진 ‘국정교과서’를 없애야 한다는 비판이다. 한국식 민주주의를 모토로 내걸었던 유신체제는 그야말로 국사교과서에 ‘한민족의 역사’가 담겨야 한다고 봤다. 이 때문에 서울대 이영훈 교수는 74년 국정교과서제가 채택된 뒤부터 우리나라 역사교과서가 너무 경직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제시대 관련 기술은 거의 무비판적으로, 관성적으로 ‘우리는 순진무구한 피해자, 일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게 악랄한 가해자’라는 공식을 확대 재생산해 왔다고 꼬집는다. 아직도 그 영향 때문에 우리 역사교과서에서 문장의 주어로 ‘우리 민족’이란 표현이 많이 쓰이고 있다.“너희는 민족적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쓰면서 우리는 왜 안 되느냐.”는 일본의 반발도 여기서 나온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우리도 근현대사부분에 한정해서 검인정제를 도입하는 타협책을 선택했다. 성공회대 권혁태 교수는 “다양한 역사서술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우리부터 국정교과서제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양국 정치권 움직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양국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연말까지 약 100여명의 의원들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쯤 일본측과 심포지엄 등을 개최, 공감대를 마련한 뒤 역사교과서 검정이 이뤄지는 3∼5월에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조직만 비대해질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10인 위원회’ 형식으로 대의원단을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도 ‘한·일 평화연대’를 조직했다. 일본 민주당 의원 70여명, 한국측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가한 이 조직은 지난 18∼19일 창립대회를 열었다. 참가한 일본 의원들은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상징되는 일본의 군국주의 흐름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각 주제에 대해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서 결론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각 분과에는 근현대사 학자들도 포함되어 있어 교과서왜곡 문제를 포함한 과거사문제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측은 장기적으로 한·일평화연대를 ‘아시아평화연대’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본 민주당은 일본내 활동에도 열심이다. 민주당 오카자키 도미코 참의원, 이시게 게이코 중의원은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4일 청와대를 방문해 한·일과거사 문제를 거론했다. 민주당에서는 또 ‘국회도서관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국회도서관 내에 강제동원 등 일제시대 피해와 관련된 사료를 수집하는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법률안이다. 기본적인 사료를 모은다는 중립적인 접근법을 사용한 덕분에 자민당에서 공산당까지 90여명의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냈다. 내년에는 당 차원에서 ‘전후처리 프로젝트팀’을 별도로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 정치인들이 역사교과서 문제를 전면에서 다루기는 어려울 전망.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우경화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별도 조직보다는 한·일의원연맹이라는 기존 조직을 활용하자는 소극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의원연맹 아래 과거사 문제를 다루는 소위원회를 두자는 방안이다. 의원들의 이런 활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정치인은 아무래도 국내사정에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다 우리의 경우 여야간 다툼이 치열해지면 모임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4대 개혁법안이나 이철우 의원 사건처럼 첨예한 정치적 사건이 불거지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 실제 단결해서 한목소리를 낸다 해도 궁극적으로 역사 문제는 정치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일본 총리가 100번 사과하는 것보다 학자들의 공동연구를 통해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한 가지라도 더 남겨두는 것이 더 의미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결의를 통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재계 등 민간 차원에서의 지원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정부가 역사교과서 왜곡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지원이 거의 없다. 여기에서 굴곡많은 우리현대사 문제가 다시 부각된다. 근현대사를 심도깊게 연구하는 사람일수록 우리 현대사에 비판적인 학자가 많다. 이러다보니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친일인명사전편찬사업을 지원하는 예산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한 것이 좋은 예다. 편찬사업을 주도하는 역사문제연구소가 대표적인 ‘反 박정희 단체’라는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진급비리 수사결과 24일 발표

    국방부 검찰단은 장성 진급비리 의혹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24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국방부가 23일 밝혔다.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이날 “내사가 시작된 지난달 8일 이후의 수사상황을 발표하고, 지난 8·9일 구속된 차모·주모 중령에 대한 기소내용과 시점 등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관들이 통상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기소해온 관행에 비춰보면 구속상태인 영관급 장교 2명은 24일 군사법원에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 이외에 특정인의 진급을 돕기 위해 부하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군 검찰이 이달 13일 구속영장 승인을 요청했다가 반려된 육본 인사담당 이모 준장과 장모 대령은 불구속기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국방부 박주범(육군 준장) 법무관리관은 22일 윤광웅 장관에게 “검찰관들의 비행사실 확인절차가 미흡했고, 설사 비행이 있다고 해도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검찰관을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보직해임 철회를 건의했다고 신 공보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보직해임은 장관에게 주어진 인사조치로, 현재로선 보직해임 철회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담당해온 군 검찰관 3명의 보직해임 사태로 수사진이 새로 꾸려진 지 나흘만에, 그것도 구속자들의 만기일이 나흘이나 남은 상태에서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한 배경을 놓고 국방부가 사건을 고의로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윤광웅 국방장관 등은 최근 잇따라 수사 조기 종결 의지를 피력했었다. 이와 관련, 이번 수사결과 발표에서 그동안 의혹을 증폭시켰던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진급 비리 연루설의 진위 여부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영화 ‘여고생 시집가기’ 임은경

    영화 ‘여고생 시집가기’ 임은경

    조막만한 얼굴에 큰 눈망울. 왠지 톡 건들리면 신기루가 되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버릴 것만 같은 그녀는, 그 이미지에 하나둘 피와 살을 붙이고 숨결까지 훅 불어넣었다. 사람이 되기를 꿈꿨던 인형의 소원이 이루어진 날, 그녀는 하늘을 날았고 힘껏 발을 찼으며 몸을 신나게 흔들어댔다. 마치 크리스마스의 꿈처럼 ‘인형 같은 신비소녀’에서 ‘왈가닥 터프 걸’로 변신한 배우 임은경(21). #신비소녀, 왈가닥 ‘쌈짱’으로 변신하다 23일 개봉하는 ‘여고생 시집가기’(제작 더존필름)에서 임은경은 와이어에 몸을 매단 채 발길질을 해대며 불량배 몇 명쯤은 거뜬히 해치우는 여고생 ‘쌈짱’인 평강이 됐다. 평강은 평강공주 귀신이 붙어 16세가 되기 전에 온달을 만나 결혼해 1년 안에 애를 낳지 않으면 죽을 운명이란다. 어느날 온달(은지원)이란 이름의 남학생이 전학을 오고 적극적인 구애작전이 시작된다. 목욕타월만 걸친 채 장미꽃을 입에 물고 온달을 유혹하질 않나, 시집 보내달라고 부모를 협박하질 않나… “갑작스러운 이미지 변신이어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팬들도 많은 것 같아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왜 이미 많이 나온 캐릭터로 느닷없는 변신을 하느냐.’고 떠들지 모르지만 사정을 들어보니 이해가 갔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은 건 지난해 10월쯤.“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이라는 만화 같은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주변 캐릭터들도 귀여운데다, 활발하고 사람다운 평강 역이 끌려서” 선택했던 영화가 제작에 난항을 겪으면서 1년여를 질질 끌었다. 그 사이 ‘인형사’와 ‘시실리 2㎞’에 출연하면서 인형 같은 이미지는 더 굳어졌고,‘어린신부’‘내사랑 싸가지’ 등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면서 캐릭터의 독창성마저 위협받게 됐다. 하지만 임은경이 이 영화에서 바랐던 건 ‘변신’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배우로서 인정을 받는 것”이었다. 배우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는다면 다시 인형이 되든 신비소녀가 되든 문제가 될 건 없었다.CF를 통해 남들이 부여한 이미지의 알을 깨고 배우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변신이 필요했을 뿐. #“연기는 ‘나’를 찾아가는 긴 여정” 임은경은 올 한해 3편의 영화를 촬영하면서 훌쩍 컸다.1999년 TTL 광고로 뜬 여고생 스타에게 그동안 연예계는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든 곳이었다.“제게 갑자기 CF 모델 제의가 들어왔던 것도 알고 보면 행운의 선물이었어요. 하지만 선물을 이용할 줄 몰랐죠. 그냥 내내 힘들다는 생각만 했어요.‘내가 뭐 하고 있지?’란 생각만 했죠.” 어딘지 모르게 주눅이 든 아이처럼 고개만 푹 숙인 채 말없이 앉아 있던 소녀는, 이제 자신의 생각을 똑똑히 말하는 성숙한 성인이 됐다.“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됐다.”면서 “나를 잃지 않고 중심을 잡으면서 살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한결 여유있는 진심이 담겼다. 이제 스물하나. 조급해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걸음걸이를 떼기에 딱 좋은 나이니까. 임은경은 ‘끼’보다는 ‘노력’이 앞선 배우다. 많은 노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때마다 희열과 자신감이 생긴단다. 다음 작품부터는 캐릭터를 많이 생각하고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녀에게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을 물었다.“나를 찾을 수 있는 역할요. 앞으론 휴먼 드라마에서 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인형 같은 모습에서 사람의 향기를 품은 배우로 거듭나려는 그녀의 의지는, 막 날아오른 나비의 날갯짓처럼 아름다웠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꿈꾸는 소녀 임은경의 부모는 알려진대로 청각 장애인이다. 하지만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란 그녀도 어린시절 다른 장애인들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다.“아무도 장애인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고, 관심 자체가 없었어요. 장애인에 대해 뭔가를 깨달았을 때에도 그 감정은 불쌍하다는 동정에 지나지 않았죠.” 그래서 그녀는 오랜 고민 끝에 동화책 ‘소녀의 꿈’에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내기로 했다. 어린시절 장애인 부모와 함께 살면서 상처를 받고 힘들었던 점을 그녀의 눈으로 솔직히 그려냈고, 장애를 소재로 한 동화를 써온 고정욱 작가가 집필을 했다. 책은 내년 4월쯤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돈 때문에 책을 낸다는 일부의 비난에 적잖이 힘들기도 했다는 그녀. 지난 1년 내내 가장 큰 숙제였단다.“제겐 정말로 의미있는 일임을 깨달았어요. 엄마와 같이 보면서 함께 느끼고 얘기를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을 주는 저만의 새해 선물입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軍검찰관 3명 통화내역 조사

    국방부는 최근 보직해임된 군 검찰관 3명에 대한 징계조치를 위해 이르면 이번 주중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보직해임 처분에 대한 해당 군 검찰관들의 승복 여부에 상관없이 징계절차는 진행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이번 주중에 징계위가 열릴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징계위에서는 이들이 수사 기밀을 누설하지 말도록 여러차례 강조한 윤광웅 국방장관의 지시를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 작업이 심도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해당 검찰관들이 공보계통을 통하지 않고 기자들과 접촉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내사가 시작된 지난달 8일 이후 이들이 사용한 사무실과 집 전화, 휴대폰 등의 통화내역을 정밀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군 검찰과는 별도로, 장성 진급 예정자들의 각종 비위사실이 적힌 ‘괴문서’의 작성·배포자를 추적중인 국방부 합동조사단(헌병)은 이달 초까지 용의자를 10여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뚜렷한 수사 성과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검찰 수사중인 군인공제회 국방부 합조단이 기습 조사

    민간 검찰로부터 기금 운용비리 수사를 받고 있는 군인공제회(이사장 김승광)에 국방부가 군 수사기관을 전격 동원해 대대적인 비위 확인조사를 벌인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인공제회 일각에서는 군인조직이 아닌 민간기관에 군 수사기관을 동원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국방부·군인공제회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약 3주일 동안 산하기관인 군인공제회를 상대로 비위 확인조사를 벌였다. 조사에는 국방부 합동조사단(헌병) 소속 수사관 10∼20명이 동원됐다. 부동산과 주식·채권, 인수·합병(M&A) 등의 분야에서 약 4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어, 재계의 ‘숨은 실력자’로 통하는 군인공제회는 올해 기금 운용 과정의 일부 문제점이 드러나 지난 7월 이후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조사를 받아왔다. 합조단 관계자는 “군인과 군무원 등 15만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군인공제회의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윤광웅 국방장관의 지시도 있어 사실 확인 차원에서 조사한 것”이라며 “이번 확인조사는 ‘수사’가 아니며, 군인공제회가 수사 대상기관도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인공제회 주변에서는 합조단의 조사가 2006년 4월까지가 임기인 김 이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조기 퇴진을 위한 정치적인 복선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군인공제회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방부가 육군 장성 진급 비리와 관련한 괴문서 수사하기도 바쁜 합조단을 대거 동원해 사실상의 ‘수사’를 벌인 것은 현 경영진에 대한 퇴진 압박이 아니겠느냐.”면서 “민간 검찰의 내사가 시작될 무렵부터 경영진 물갈이 얘기가 나돌았다.”고 전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83명 추가적발… 1390명 무혐의

    경찰의 수능시험 부정 수사에서 83명의 부정행위자가 추가로 적발됐다. 이로써 2005학년도 수능 부정에 연루돼 입건된 사람은 모두 374명으로 불어났다. 경찰은 이르면 11일 교육인적자원부에 2차 부정행위자 명단을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10일 확인 대상자로 선별된 1625명 중 1473명의 수사를 완료하고 이 가운데 수험생 83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1390명은 무혐의로 내사종결했다. 안동환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오! 마이 God 연기자 윤계상

    오! 마이 God 연기자 윤계상

    티끌 하나 묻지 않은 해맑은 웃음부터 날카로운 눈매의 섬뜩함까지. 윤계상(26)의 얼굴에 그렇게 많은 표정이 숨어있는지는 그를 마주하기 전까지 미처 몰랐다. 사실 영화 ‘발레교습소’를 보는 내내 깜짝 놀라긴 했다. 스타 윤계상이 아닌, 영화 속 어수룩한 청년 민재가 스크린 속에서 자연스러운 청춘의 날갯짓을 보여줬으니까. 그를 몰랐다면 ‘어쩜 저렇게 평범하게 생겼을까.’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우리 시대 고3의 자화상을 담아낸 윤계상. 한국영화계의 대단한 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는 단숨에 ‘배우’의 대열에 올라섰다. # 생각 또 생각하면서 캐릭터에 푹∼ 빠졌죠. 그의 숨겨진 ‘배우의 끼’를 먼저 발견한 건 신혜은 프로듀서. 방송 토크쇼에 나와서 딴 짓을 하는 엉뚱한 모습에 반해 “특이한 캐릭터”라며 2년전부터 ‘찜’해두었단다.‘발레교습소’의 민재 역을 찾으면서 신 프로듀서는 윤계상을 떠올렸고,‘혹시 만나보고 아니면 3일만에 바꿔버리자.’며 변영주 감독과 그를 찾았다. 그런데 반응은? “제가 너무 민재랑 비슷해서 놀라셨대요.”(웃음) 그는 자연스러운 연기의 공을 모두 감독에게 돌렸다.“뭘 물어봐도 ‘글쎄, 민재라면 어땠을까.’라며 질문만 던지시죠. 그러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고, 캐릭터에 빠져 있다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와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이모네 집에서 온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다가 울컥 감정을 쏟는 장면. 암에 걸린 친구의 동생이 보기 흉하다며 아파트에서 쫓겨나자 민재의 감정이 갑자기 폭발한다.“처음엔 시비조로 ‘이모, 연판장에 서명했어?’라고 연기를 했죠. 감독님이 ‘과연 민재라면 그럴까?’라고 묻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민재의 캐릭터는 그런 게 아니었어요.” 짝사랑하던 수진(김민정)과 관계를 맺는 장면에서도 처음엔 ‘뽀뽀’정도를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이건 키스신이 아니라 섹스신이야.” 감독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결국은 작품의 의도대로 순박하면서도 참을 수 없는 청춘의 솔직한 사랑을 연기해냈다.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연기를 터득하는 이번 과정이, 그에게는 스스로를 배우로 자리매김하는 확고한 계기가 되었던 것. # 10대땐 민재와 정반대인 문제아였어요. 실제 그의 10대는 어땠을까.“민재랑 정반대였어요. 오히려 침 뱉고 때리는 양아치쪽에 가까웠죠. 고2때는 가출한 적도 있어요.” 가수활동을 할 때는 이 모든 걸 감추고 싶었는데 이제는 “연기자로서 도움이 되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는 그. 이젠 이를 포용할 만큼 성숙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영화 속에서처럼 10대 시절엔 아버지에게 대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단다.“제가 하두 말썽만 피워서 god 활동을 할 때부터 아버지께서 ‘저런 끼가 있었나. 어허 참’이라며 신기해하셨어요.” god 3집으로 KBS 가요대상을 수상했을 때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네가 내 아들인게 자랑스럽다.’는 칭찬을 들어 “모든 것을 얻은 것처럼 기뻤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두웠던 청춘의 긴 터널을 통과한 지금,10대들에게 할 말도 많을 듯싶다.“고교 시절엔 말하지 않고도 부모가 알아주길 바랐던 것 같아요. 자신을 닫아버리지 말고 대화로 벽을 허물었으면 해요. 부모님들도 전체를 다 경험한 건 아니니까 자식들에게 보다 열린 마음으로 다가갔으면 하고요. 영 아닌 길이라고 생각돼도 그 길이 그 아이에겐 행복일 수 있잖아요.” 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연기는 내사랑~ 그는 god 활동을 하면서도 “내 것을 가지고 싶었고 그게 연기였으면…”이란 생각을 막연히 해왔다. 무명시절때 혁이형(장혁)이 3∼4시간동안 연기에 대한 열정을 뿜어내며 말하는 걸 보면서 신기하면서도 부러웠다는 그는 그 때부터 연기의 꿈을 남몰래 품어왔는지도 모른다. 가수에 대한 미련은 안 남았을까.“god의 명예에 금가는 일은 안 할 거예요.” 그럼 god라면? “군대 갔다와서 불러주면 또 모르죠. 그래도…연기가 너무 좋아요.” 모든 스태프들이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바라볼 땐 왕자가 된 기분이었고,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돼가는 과정에선 “내가 예술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는 그. 첫사랑의 설렘처럼 들뜬 모습을 보니, 그는 정말 연기와 사랑에 빠진 듯 했다. ■ 저 군대가요~ 영화 ‘발레교습소’는 새달 3일 개봉하고, 윤계상은 그로부터 나흘 뒤 군대를 간다.1급 현역 판정을 받고 춘천 102보충대대로 입소할 예정. 이번 영화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에서 주인공 이영애의 상대역으로 캐스팅이 거의 확정된 때라 더욱 아쉬움이 클 듯.“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날 영장이 날아왔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도 많을테지만 “시간이 없어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단다. 군대가기 전날까지 영화 홍보로 스케줄이 빽빽히 차 있다. 그래도 오히려 이렇게 정신없이 보내다가 군대에 가는 편이 마음은 편하다고 했다. “가수였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지금까지는 제 연기를 좋게 봐 주셨지만,2년 뒤에는 아니겠죠. 시간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연기 공부를 해서 놀랄 정도로 변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與 장기전? 野 단기전?

    ‘여는 장기전, 야는 단기전?’ 국회가 30일 새해 예산안 심의를 위한 예결특위를 정상화시켰지만 예산안의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 여부를 놓고는 여야가 뒤바뀐 인상을 주고 있다. 여권이 추진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등 이른바 ‘4대 입법’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다. 여야는 내년 예산안을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오는 9일 이전에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속내는 달라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내심 예산안 심의를 가급적 지연시켜 연말 임시국회 소집의 명분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어떻게든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해 임시국회 소집의 명분을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여야가 뒤바뀐 셈이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새해 예산안을 정기국회 회기 안에 처리할 경우,4대 입법의 연내 처리 방침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4대 입법 처리를 위해 연말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한나라당이 이에 응할 리 없다. 그렇다고 야당이 반대하는 4대 입법을 정기국회 회기 안에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여당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여는 것은 비난 여론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노릇이다. 따라서 여당의 원내사령탑인 천정배 원내대표로서는 4대 입법 연내 처리를 요구하는 당내 압박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협상 파트너인 한나라당은 4대 입법 강행 처리시 ‘물리적 저지’와 ‘장외투쟁’ 등 기존 강경 대응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천 원내대표가 택할 수 있는 카드는 무리해서라도 정기국회 회기내 4대 입법을 상정해 강행 처리하거나 가급적 예산안 심의를 늦춰 연말 임시국회의 명분을 만든 뒤 임시국회에서 4대 입법을 처리하는 방안 등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의 심사도 편안할 리 만무하다. 여권의 4대 입법 연내 처리 방침에 맞서 새해 예산안의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를 통해 임시국회 소집의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를 내비쳤지만, 열린우리당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예산안 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靑 - 軍 갈등설 다시 없어야

    육군 참모총장의 사의표명 파문이 서둘러 봉합되었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대통령을 필두로 한 여권 수뇌부와 군 지휘부간 갈등설이 이렇듯 자주 표출되어서야 국가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군대를 지휘하는 군령권과, 관리하는 군정권을 가진 최고통수권자다. 군령권은 합참의장에게, 군정권은 각군 총장에게 위임되어 있다. 다시 말해 대통령과 육군총장은 군 지휘계통 및 인사에 있어 다른 목소리를 내면 안 되는 관계다. 이번에 파열음이 빚어진 첫째 이유는 여권 수뇌부가 솔직하지 못한 탓이 크다. 육군총장이 집권자와 뜻이 맞지 않거나, 개혁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면 명예롭게 바꿔주는 방안을 찾아야 했다. 임기보장이 바람직하지만, 지휘계통 확립이 더 중요한 때문이다. 반대라면 힘을 실어줘야 했을 것이다. 청와대의 어정쩡한 태도가 오해를 불렀고,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군검찰의 성급한 듯한 육본 압수수색에 이은, 여당 당직자의 국정조사 추진 발언, 육군총장의 공개적 사의표명과 대통령의 반려 등은 선진민주국가에서는 찾기 힘들다. 하물며 우리는 북한과 정전상태에 있는 나라가 아닌가. 국민의 불안감을 생각이나 해봤는지 묻고 싶다. 육군총장은 사의표명이 ‘항명’의 측면이 있었음을 알았으면 한다. 때문에 군검찰의 인사비리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군검찰은 투서·괴문서 작성자도 찾아내 허위사실이 있다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아가 대통령과 국방장관, 육군총장이 국방부 문민화 등 군개혁에 한목소리를 내도록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혹여 정부에 적용하고 있는 내사람 네사람 식의 ‘코드’를 군에도 적용해 스스로 통수권자와 군지휘부 사이에 간극을 만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 ‘투서 파문’ 불씨 안은채 봉합

    ‘투서 파문’ 불씨 안은채 봉합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이 25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으나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반려됨으로써 육군 장성 진급비리의혹 괴문서 파문은 가까스로 봉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창군 이래 최초로 발생한 참모총장의 사의 표명 파동은 군 안팎에 큰 충격을 줬으며, 향후 이번 장성 인사비리 투서사건에 대한 군 검찰의 수사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숨가빴던 국방부·육군본부” 남 총장의 사의 표명은 이날 오전 이뤄졌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밝혔다. 이어 오후 2시쯤엔 전역지원서가 국방부에 팩스로 전달됐다. 군 장성들의 경우 전역지원서가 사표를 대신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사의 표명 사실이 외부에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알려졌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한 윤 장관이 회의에 앞서 군 통수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것이다. 국방부와 충남 계룡대의 육군본부에서는 창군 이래 최초의 육군 참모총장 사의 표명에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크게 술렁거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5시30분쯤 노 대통령이 그의 사의를 반려했다는 발표가 나옴으로써 총장 사퇴 파동은 외견상 일단락됐다. 남 총장의 사의 표명 배경은 일단 군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특히 청와대측에서 넘겨진 진급심사 관련 첩보를 기초로 내사를 해오던 군 검찰이 지난 22일 육본 인사참모부에 대해 사상 첫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하고, 장성들의 ‘줄 소환’까지 예상되자 결국 사의 표명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그의 사의가 반려된 것은 군의 사기를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 또 개인적인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남 총장의 사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취임 이후 ‘가급적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청와대의 인사 원칙과 어긋난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검찰 수사 전망 육군의 심장부인 육본 인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군 검찰은 현재까지 진급 비리와 관련해 뚜렷한 물증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군 통수권자가 육군 참모총장에 대해 사실상 ‘재신임’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군 검찰의 수사에 탄력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별한 물증없이 장성들에 대한 소환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추측도 나돌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 검찰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특별한 성과를 올리지 못할 경우 처음부터 정치적 의도가 있는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한 상황인 만큼, 검찰 수사의 강도는 지금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수능문제 유출의혹 2건 수사

    수능시험 부정행위를 수사중인 경찰은 24일 인터넷에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입수해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사례 2건에 대해 추가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이 수사, 혹은 내사에 착수한 수능 부정행위 사건은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 8건 △광주 동부경찰서 1건 △광주 남부경찰서 1건 등 모두 10건으로 늘어났다. 최기문 경찰청장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수능시험 부정행위 루머 등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인터넷 게시판 등을 정밀 검색해 관련 글의 게시 사례를 확보하고, 각종 루머의 근원지를 파악해 실제 부정행위로 실행됐는지를 확인, 철저히 수사하라.”고 전국 지방경찰청에 특별 지시했다. 광주남부경찰서는 이날 광주지역 수능 부정행위 사건의 주범급인 광주 K고교 H(18)군 등 6명을 추가로 구속, 이번 사건 관련 구속자는 모두 12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건에 가담했다가 양심에 가책을 느껴 지난 16일 112를 통해 전모를 경찰에 제보했던 광주 A고 B(19)군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3학년도와 2004학년도 수능에서 우리 학교 학생 10여명이 휴대전화로 부정시험을 치렀고 상당수가 좋은 점수를 받아 수도권 및 광주지역 대학에 진학했다.”며 수능부정 대물림 사실을 털어놓았다. B군은 “이번 사건의 주모자 2∼3명이 지난해 도우미로 활동했기 때문에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리시험 1명 검거 한편 광주에서 수능시험을 대신 치른 K(23)양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검거돼 광주로 압송된 뒤 “광주 S여고 출신 삼수생 J(19)양으로부터 대리응시 사례비조로 9월3일부터 7차례 걸쳐 계좌이체를 통해 620만원을 받았으며 생활비와 동생 용돈으로 모두 썼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교육청이 수능 10여일 전인 지난 6일부터 매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능 부정행위에 대한 수험생들의 절박한 경고와 제보 내용 등 20여건을 ‘허위사실 유포’라며 모두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삭제된 글에는 이번 수능부정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진 C고교 학생의 제보, 전국 규모의 커닝조직, 대리시험 가능성 등이 포함돼 있었고 제보 내용이 경찰의 수사 결과와 거의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최치봉 남기창·서울 안동환기자 cbchoi@seoul.co.kr
  • 어수선한 문화부

    지난 7월 정동채 신임 장관 취임과 함께 불거진 인사청탁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던 문화관광부가 고위직 인사문제와 부내 조직의 타부처로의 무더기 이관 추진 등과 맞물려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먼저 정 장관 취임후 단행된 첫 인사에서 차관보에 임명될 예정이었던 K 국장은 체육 관련 사업 유치로비에 연루된 의혹으로 조사기관의 내사를 받으면서 발령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화부측에선 별 문제 없는 사람이라며 자리를 비워둔 채 K국장을 고집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직원들은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특정 인사를 위해 요직을 그렇게 오래 비워둘 수 있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시 기획관리실장 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유진룡 전 문화산업국장은 지금까지 ‘직대’ 꼬리를 떼지 못했다. 일부 사업에 대한 중복 투자 문제로 감사원이 징계를 요구해 놓았기 때문. 이런 와중에 청소년국 및 독립기념관을 타부처로 넘기는 안이 계속 추진중이고, 문화부 고위직의 원활한 인사에 물꼬 역할을 했던 해외문화원마저 개방직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말이 아니다. 청소년국은 가족·청소년 업무의 일원화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중 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문화부와 여성부, 청소년보호위원회의 3각 줄다리기 끝에 이처럼 가닥이 잡혔다. 독립기념관은 국가보훈처로 넘어가는 방안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문화원은 외교통상부·문화부·국정홍보처로 분산된 해외 홍보업무 일원화 차원에서 외교부로 넘어가는 안이 유력시됐으나, 최근 재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설사 문화부에 남는다고 해도 문화원장직 개방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욕·LA·파리·도쿄 4곳에 있는 해외문화원은 문화부 공무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노른자위 근무처로, 각기 국장급 원장 1명과 서기관급 간부 1명이 상주중이다. 한 사무관급 공무원은 “결국 외부인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며 “영어공부라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또 “청소년국에선 말붙이기조차 어렵다.”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부패·전과자 장성진급” 괴문서

    지난달 중순 단행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인사 과정에 대규모 비리가 있었다는 내용의 괴문서가 나돌아 군 당국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22일 “국방부 청사 인근의 장교숙소인 레스텔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이날 오전 수십장의 투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OO 동기회’와 ‘국방부 및 육군본부 대령 연합회’ 명의로 된 A4용지 2장 분량의 괴문서에는 올해 준장진급 대상자인 육사 34·35기 동기생 대표들이 진급 및 보직 인사의 문제점을 논의한 결과라고 적혀 있다. 15~16명 실명이 적시된 괴문서에는 참여정부의 실세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2명이 부패에 연루됐거나 하자가 있는데도 준장에 진급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진급에 치명적인 음주 전과자들이 상당수 장성에 진급했으며, 부인이 남편을 진급시키기 위해 인사 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 중장의 가정집에서 ‘식모살이’를 했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들이 특정 직위에 보임됐다는 주장들도 제기됐다. 국방부 검찰단도 유사한 내용의 투서를 접수한 청와대의 지시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측은 일단 이번 인사 결과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군을 음해하기 위해 장성 진급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괴문서를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번 인사 이후 인사권자의 측근이 대거 진급했다는 등 뒷말이 많았던 점 등으로 미뤄 일부 내용은 사실일 수 있다고 보고 진상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이번 정기인사 직전인 9월 말에는 해군 장성급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투서가 나돌아 군 당국이 출처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휴대전화 커닝 8월부터 준비”…100여명 연루

    “휴대전화 커닝 8월부터 준비”…100여명 연루

    지난 17일 치러진 수능시험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한 조직적 부정행위가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방조한 것으로 추정돼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경찰청은 21일 국가시험인 수능시험에서 이뤄진 대규모 부정행위를 ‘국가적 사안’으로 규정하고 전국 지방경찰청에 첩보 수집 및 유사 사례를 적극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교육인적자원부도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정보통신부, 경찰청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종합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날까지 확인된 부정행위 연루자는 주모자급 7명과 이들의 친구 3명, 성적 우수자로 답을 알려준 ‘선수’ 40명 등 수험생 50명과 선배들의 부탁으로 고시원에서 정답을 보낸 후배 도우미 40명 등 모두 90명이다. 이들외에 추가로 10여명의 가담자가 더 있다는 진술이 나와 연루자는 100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은 추가로 드러난 주모자의 친구이자 대학생인 20대 남자의 개입 정도를 캐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수험생들은 사법처리와 함께 수능성적도 0점 처리된다. 경찰은 이날 긴급체포한 광주 S고 이모(19·3년)군 등 광주시내 S·J 등 4개 고교의 주모자급 6명(1명은 도피)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이번 수능시험에서 맘먹고 부정행위를 하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치밀한 각본에 따라 가담자모집과 자금 갹출, 휴대전화 구입, 모의연습 등을 거친 뒤 휴대전화를 이용해 답안을 주고 받은 혐의다. 경찰조사에서 일부 수험생들은 휴대전화 구입비로 대당 13만원씩 40대 구입비(520만원)로 1인당 10만∼50만원을 냈다고 진술했다. 액수로 봐서 학부모들이 사전에 돈의 용처를 눈치챌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또 식사나 숙식비 등 필요에 따라 돈을 거둬 썼다고 했다. 경찰은 만일 제3자(브로커)가 개입했다면 거액의 돈이 오갔거나 시험 이후 주기로 ‘약속’을 했을 것으로 보고 이동통신 3사의 통화내역과 휴대전화 구입비를 지급한 통장을 정밀대조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관리한 돈이 2000만원에 이른다는 한 학부모의 진술에 따라 사실 여부를 캐고 있다. 또한 이번에 가담한 학생들이 속한 광주시내 6개 고교 및 광주시교육청 관계자, 시험 감독관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범행에 이용한 중계용 55대, 수신용 12대, 송신용 10대 등 휴대전화 77대와 송신기 8대, 이어폰 9개, 예비용 충전지 12개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향후 수능시험에 대비, 휴대전화와 무전기 등 무선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시험장에 전파차단기를 설치, 무선기기의 송·수신을 원천봉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또 시험장 입구에 전자검색대를 설치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영역별 시험 시간에 따라 2∼3명씩 배치돼 있는 시험 감독관을 더 늘리고, 현재 ‘홀·짝수’형 두 종류로만 구분돼 있는 문제지 유형을 5∼6종류로 크게 늘리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부정행위를 막을 방침이다. 경찰청 수사국 관계자는 “수능시험 부정 행위와 관련된 첩보 및 제보에 대해 모든 지방청에 즉시 전파하고 내사 단계부터 강도높은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도록 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유사 사례가 확인될 경우 전국적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서울 김재천 안동환기자 kcnam@seoul.co.kr
  • 각계원로 “與는 보수로…野는 개혁 좀 해라”

    각계원로 “與는 보수로…野는 개혁 좀 해라”

    “8·15 광복 이후 정국 같다.”(송월주 스님) “국회만 없고, 여와 야만 있다.”(오경환 신부) 국회의원들이 19일 각계 원로들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원로·시민사회 인사와 국회의원 시국간담회’에서다. 원로들은 상생(相生)이 아닌 상쟁(相爭)만 하는 여야를 질책했다. 원로들은 여야 갈등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우려하며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다. 송월주 스님은 “여당은 개혁 명분만 내세우며 수를 앞세워 일방통과를 하지 말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말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는 상생정치를 실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세중 변호사는 “국회를 보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이 매우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전 경실련 공동대표는 “국회를 먼저 지키고 정치는 다음에 하라.”고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은 “토론을 할 때는 감정을 억제해야 하며 철저히 냉정하게 상대방을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오경환 신부는 “여당은 좀더 보수적으로, 야당은 보다 개혁적으로 해주기 바란다.”고 상호 존중을 당부했다. 원로들의 ‘쓴소리’가 쏟아지자 의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또 숙여야 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피고가 된 기분”이라고 죄책감을 표시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자성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원로들이 국민을 대신해 리콜한 것”이라고 이 자리를 규정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탁류에 떠밀려 가는 가랑잎 같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지난주 무료급식소에 가서 밥을 먹으며 이런 시기에 정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고 생각했다.”고 한숨을 지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여야가 잘못된 점을 먼저 보고 접근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여야의 원내사령탑 역시 원로들의 꾸지람에 반성하고 화답했다. 천 원내대표는 최대 현안인 4대 입법 문제와 관련해 타협의 여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한번도 우리가 밀어붙이겠다고 한 바가 없다.”고 유화적인 자세를 거듭 확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천 대표가 밀어붙이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도장’을 한번 더 찍었다. 하지만 두 원내사령탑은 서로를 겨냥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천 원내대표는 “여권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좌파공세, 색깔론은 자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정거래법 등의 처리에 있어 타협은 없고, 힘과 수로 밀어붙인 일방통행만이 있었다.”고 쏘아붙였다. 상생을 얘기하면서도 상쟁하는 여야의 두 얼굴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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