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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야기] (22) 한옥마을 북촌

    [서울이야기] (22) 한옥마을 북촌

    서울은 지금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다. 문화가 돈이 되고, 문화가 힘이 되는 시대에 서울의 경쟁력을 ‘문화’로 키우겠다는 바람이다. 그런데, 문화도시란 어떤 도시를 말하는가. 문화도시란 우선 기본이 탄탄히 갖추어진 도시를 말한다. 무엇보다 생존 가능한 도시, 안전한 도시여야 한다. 재해로부터, 사고로부터, 그리고 범죄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지켜져야 한다. 문화도시란 지속가능한 도시여야 한다. 차보다는 사람을 중히 여기는, 걷고 싶은 도시여야 하고 약자들도 불편 없이 더불어 살 수 있는 도시여야 한다. 이처럼 시민의 편안한 삶을 담아주는 기초적 어메니티(amenity)를 갖추는 것이 문화도시의 첫 번째 요건이다. 또한 문화도시는 품격 있는 도시, 정체성이 있는 도시를 말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도시도 제각기 개성이 있고, 품격이 다르다. 다른 도시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멋과 매력, 다시 말해 자기만의 정체성(identity)을 가진 도시여야 문화도시라 부를 수 있다. 서울은 아주 매력 있는 도시다. 내사산(內四山)과 외사산(外四山)의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고, 구릉과 평지가 어울려 다채로운 경관을 연출한다. 또한 웅장한 규모의 한강과 지천들이 도시를 굽이쳐 흐르는 빼어난 자연을 가진 도시다. 여기에 더해 서울은 600년의 역사를 보유한 역사 도시다. 그래서 농익은 술이나 그윽하게 우러난 차와 같은 서울만의 정취와 냄새, 빛깔을 가지고 있다. 문화도시의 꿈은 그러나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본을 갖추고 정체성을 지키려는 주민과 시민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정부의 정책과 실천이 요구된다. 지금 서울에는 문화도시를 꿈꾸는 다채로운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 역사도시 서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역사문화공간을 지키고 가꾸려는 실험이 한창인 곳이 있다. 북촌이 바로 그 곳이다. ●도심속 900여채 옹기종기 지하철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오면 그곳이 바로 북촌이다. 북쪽으로 길을 걸어 올라오면 헌법재판소와 재동초등학교를 지난다. 가회로를 따라 계속 걷다가 가회동 천주교회 바로 못 미쳐 돈미약국 골목으로 꺾어 들어오면 100채 이상의 한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회동 31번지에 이른다. 회화나무집을 지나 31번지 골목길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기와를 맞대고 늘어선 한옥들과 골목길이 고층빌딩과 광로(廣路)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을 말갛게 씻어준다. 놀랍다. 현대화된 거대도시 서울의 한복판에 한옥마을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니. 그것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정겨운 동네가 아직 있다니…. 서울시민들 중에서도 아직 북촌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안다고 해도 직접 가서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북촌은 아직도 숨겨진 동네다. 1000채 가까운 한옥이 남아 있는 북촌은 서울의 대표적 한옥마을이다. 물론 인사동을 비롯해 서울의 도심 일부지역에 한옥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긴 하다. 그러나 주거기능을 유지한 채 군락을 이루며 한옥들이 집단적으로 남아 있는 곳은 북촌이 유일하다. 북촌의 한옥은 대규모 양반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1930년대 이후에 집단적으로 조성되었다. 따라서 북촌의 한옥은 한 채 한 채가 문화재와 같은 가치를 지니지는 않았지만, 범상한 도시형 한옥들이 모여 이루는 골목길과 기와지붕들이 처마를 맞대며 펼치는 마을경관이 더욱 가치가 있다. 또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근대화 이전의 옛 주거형태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는 점에서도 북촌의 가치는 매우 크다. ●북촌의 새로운 실험, 북촌 가꾸기 북촌에서는 지금 새로운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다.‘북촌 가꾸기’로 불리는 이것은 주민들이 스스로 한옥과 마을을 지키고 가꾼다는 ‘마을 만들기’의 실험이면서,600년 역사도시 서울의 정취를 지닌 도심속 한옥마을을 가장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고자 하는 서울시의 야심찬 역사보전 실험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새로운 실험이 시작되기까지 북촌은 그동안 적지 않은 몸살을 겪었다. 1960년대 이후 서울 도심부 여러 지역들이 재개발사업으로 크게 변모하는 와중에도 북촌은 한옥마을로서의 원래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의 강남개발과 학교 이전은 북촌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학교가 옮겨간 자리에 대형건물들이 세워지면서 북촌의 한옥과 전통경관의 보전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1970년대 후반부터 고도지구, 미관지구 지정과 같은 한옥보존 정책과 규제가 본격화되었으나, 규제 일변도의 동결식 한옥보전방식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1990년대 이후에는 규제가 크게 완화되었다. 이로 인해 한옥을 철거하고 다가구주택을 건설하는 사례가 급증하였고, 한옥마을 북촌의 경관과 분위기 또한 크게 훼손되기에 이른다.1990년대 후반의 IMF사태도 북촌의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9년 9월에 북촌의 주민단체 대표들이 서울시장을 만났다. 과거에 한옥보전에 반대하기 위해 결성되었던 이들 단체 대표로부터 북촌 가꾸기를 요구받은 서울시는 새로운 정책 개발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의뢰하였고, 연구원은 주민과 전문가를 비롯해 서울시의 관련부서 공무원들과 함께 북촌 가꾸기 정책을 입안하여 서울시에 제안하였다. 새로운 정책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전과 같은 행정 주도의 경직된 규제 대신에 주민의 자율의사를 존중하는 ‘한옥등록제’를 도입하여 북촌 한옥을 보전하고 되살린다. 한옥등록제는 주민들이 한옥을 서울시에 등록하면 서울시가 한옥의 수선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둘째, 서울시가 직접 일부 한옥을 매입하여 개·보수한 뒤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 소규모 박물관, 한옥 게스트하우스, 전통공방 등으로 활용한다. 셋째, 북촌을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기 위한 ‘북촌 환경정비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 또한 북촌 곳곳에 산재해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정비하고 활용한다. ● 북촌 가꾸기 4년의 성과 북촌 가꾸기는 2001년 상반기의 준비과정을 거쳐 2001년 7월부터 한옥 등록제의 시행을 계기로 본격화되었으니, 이제 만 4년이 경과한 셈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새롭게 시작된 북촌 가꾸기는 이제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린 상태이고 시행초기이긴 하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한옥 등록제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북촌 한옥 924동의 3분의1 이상이 주민들의 자율의사에 따라 등록되었고, 이 가운데 200채 이상의 한옥이 개·보수를 완료하였다. 한옥 매입 및 활용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2000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는 한옥 19채와 비한옥 6채 등 총 25채를 140억원을 들여 매입하였고, 이 가운데 12채의 한옥이 새롭게 고쳐져 북촌문화센터, 게스트하우스, 전통공방, 박물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정비사업 또한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북촌에서도 한옥이 가장 온전하게 집중적으로 보존되어 있는 가회동 31번지와 가회동 11번지의 골목길 정비사업이 2003년에 완료되어 골목길에 어지럽게 세워져 있던 전신주들이 땅속으로 묻혔으며, 콘크리트 도로포장도 황토색을 띤 전통소재의 포장재로 바뀌었다. 골목길 정비사업은 현재 북촌길과 계동길, 화동길과 풍문여고길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북촌의 변화에 따라 많은 국내외 방문객들이 북촌을 찾고 있다. 우리의 옛 주거형태와 문화에 대한 체험을 갈망하는 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북촌을 찾고 있고, 한국 특유의 문화와 정취를 찾는 외국인들이 북촌방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 언론들도 북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국내 언론들은 주로 새롭게 고쳐진 한옥에서의 편리하고 정취 있는 삶을 소개하고 있고, 영국의 BBC-TV와 일본의 NHK-TV도 뉴스와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북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놀라운 변화를 흥미롭게 소개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주민의 신뢰회복과 활발한 주민참여다. 북촌 가꾸기가 시작되기 전 북촌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불신은 아주 심각한 정도였다. 그러나 서울시의 시가 수준의 한옥 매입과 한옥등록제 시행을 통한 개·보수 비용지원이 약속대로 이루어지면서 주민들의 신뢰는 점차 회복되었다. 주민단체와 시민단체의 참여와 활동이 활발해진 것도 주목할 일이다. 주민단체인 한사모(한옥을 사랑하는 주민들의 모임)와 시민단체인 도시연대(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민연대)가 함께 주최하는 북촌 문화의 날 행사가 해마다 열리고 있고, 북촌문화포럼을 비롯한 민간단체의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도시 서울 바람직한 미래모색 시행 4년째를 맞는 북촌 가꾸기는 서울의 바람직한 미래를 모색하는 중요한 실험이다. 역사 도시의 옛 모습을 간직한 동네를 지키고 살리는 역사보전의 실험이면서, 문화도시 서울의 성패를 가름하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주민이 스스로의 의지로 동네를 지키고 가꾸는 마을 만들기의 실험이기도 한 북촌 가꾸기에는 문화도시 서울의 꿈과 그 가능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북촌에서 벌어지는 실험의 성패는 아마도 두 손에 달려있는 것 같다. 주민의 손, 그리고 시민의 손에. 북촌에 살면서 동네를 지켜온 북촌사람들의 역할이야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겠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시민의 몫이다. 서울의 옛 모습을 간직한 마지막 동네, 북촌은 비단 주민들만의 고향이 아니기에. 옛 동네의 추억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시민 모두의 것이기에…. 정석 서울시정개발 연구원 동북아도시연구센터장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7) ‘고구려비기’ 에서 만난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7) ‘고구려비기’ 에서 만난 ‘정감록’

    ‘정감록’의 일부인 ‘감결’에는 역대 왕조의 수명을 논한 대목이 있다.“곤륜산의 내맥(來脈)이 백두산에 이르고, 그 원기가 평양에 이르렀다. 그러나 평양은 이미 천년의 운수가 지나 그것이 송악으로 옮겨졌다. 송악은 오백 년 도읍할 땅이나, 요승(妖僧)과 궁녀가 난을 꾸미는 바람에 지기(地氣)가 쇠하고 천운이 막혀 운은 다시 한양으로 옮길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읍은 평양 천년, 개성(송악) 오백년을 거쳐 한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정감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구절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아스러운 점이 있다. 한양은 조선의 수도, 개성은 고려 때 도읍지였다. 고려 이전의 도읍이라면 당연히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가 논의돼야 한다. 그러나 ‘감결’엔 경주가 빠져 있다. 그 대신 평양이 맨 먼저 언급돼 있다. 그것도 세계의 지붕으로 알려진 곤륜산의 정기가 백두산을 거쳐 평양에 이르러 지기가 더욱 왕성해진 형상이라 했다. ●술사들에겐 고구려가 중요했다 범상히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조선 후기 전국에 ‘감결’따위의 ‘정감록’을 유행시킨 술사들은 왜 평양을 중시했는가? 술사들의 역사인식이 관계되는 부분이다. 나는 위에 인용한 몇 줄의 간단한 이야기를 가지고 조선 후기 술사들의 정신적 계보를 추적해보려 한다. 그들에겐 고구려가 신라보다 중요했다. 그들은 한나라 이후 역대 중국 왕조와 자웅을 겨루던 고구려의 기상을 그리워했다. 술사들은 당나라라고 하는 외세를 불러들여 갖은 술수와 모략으로 고구려를 거꾸러뜨린 신라가 도무지 비위에 맞지 않았다.‘정감록’을 퍼뜨린 술사들이 대체로 함경도, 평안도 및 황해도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이 고구려에 대해 유별난 애착을 가졌던 이유를 이해 못할 것은 없다. 더욱이 평양은 고조선의 수도이기도 했다. 단군이 유사 이래 처음으로 나라의 터를 잡았다는 곳, 동방에 중국의 유교문명을 도입했다는 기자가 뒤를 이었다는 곳도 역시 평양이었다. 조선 후기에는 기자가 평양에서 실시했다고 하는 정전제(井田制·토지를 아홉으로 쪼개 가운데 한 개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공동경작하고 나머지는 농부들이 공평하게 나눠 경작한다는 제도)의 유적이 발견되었단 말도 있었다. 술사들은 그런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겐 같은 고대국가라 해도 한강 이남에 세워진 삼한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거기서 갈라져 나온 백제와 신라와 가야의 역사도 상관없었다. 훗날 삼국을 통일한 것은 고구려가 아니라 신라였지만 신라는 그들에게 무의미한 나라였다. 술사들이 보기에 신라란 국가는 그저 고구려와 고려의 역사를 이어주는 단순한 이음매에 불과했다. 역사상 존재 의미가 있는 나라는 고조선, 고구려, 고려 및 조선이었다. 엄밀한 의미에선 조선도 불필요한 나라였다. 조선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붙일 때만 논의 대상에 가까스로 포함되었다. ●미래는 다시 개성의 시대 ‘감결’은 조선이 망하고 들어설 미래의 왕조도 차례로 언급하였다.“금강산으로 옮겨진 내맥(來脈)의 운이 태백산·소백산에 이르러 산천의 기운이 뭉쳐져 계룡산으로 들어가니, 정씨가 팔백년 도읍할 땅이로다. 그 후 원맥(元脈)이 가야산으로 들어가니, 조씨가 천년 도읍할 땅이로다. 전주는 범씨가 육백년 도읍할 땅이요, 송악으로 말하면 왕씨가 다시 일어나는 땅인데, 나머지는 자세하지 않아 무엇이라 말할 수 없다.” ‘정감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대강 다 아는 이야기다. 일단 왕기가 한양으로 옮은 다음 꽤 오랫동안 남부지방이 한국역사의 주무대가 된다는 예언이다. 충청도(계룡산), 경상도(가야산) 그리고 전라도(전주)가 한 번씩 돌아가며 권력을 쥐게 돼 있다고 했다. 집권기간은 경상도가 천 년으로 최장기간이고, 다음은 충청도(800년), 전라도(600년) 순이라 했다. 집권기간에 차이는 있으나 하삼도(下三道)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집권자가 배출된다는 말이 흥미롭다. 광복 후 역대 정권의 위세를 내 나름으로 어림짐작해 보면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순이 들어맞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경상도에 비해 전라도 출신들의 정치적 비중은 잘해야 6할이 될까 말까 하다. 이런 해석을 근거로 ‘정감록’ 예언이 적중했다고 환호성을 지를 사람도 있겠지만, 한낱 우연이라고 생각해도 그만이다. ‘정감록’에 담긴 놀라운 이야기는 미래에 관한 예언이다.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이 또다시 역사의 중심지로 떠오른다고 했다. 지금 한창 개발 중인 개성공단이며 개성관광을 지렛대 삼아 한반도의 통일이 이뤄지고, 통일한국의 수도는 서울과 평양의 중간 지점인 개성으로 낙착된다는 예언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고조선과 고구려의 전통을 계승한 나라가 사실상 한국사의 정통을 잇는다고 조선 후기의 술사들이 믿었다는 점이다. 서북 출신이었던 그들은 궁극적으로 고구려의 부활을 바랐다. ●고구려의 수명은 구백년이라는 예언 위에서 보았듯,‘정감록’은 어느 왕조의 수명은 몇 백 년이라는 식으로 미래를 예언했다. 우리 역사상 이런 방식의 예언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중국 당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신당서(新唐書)’를 보았더니 고구려에 그런 예언이 존재했다 한다. 그렇다면 ‘정감록’은 고구려의 예언서를 본떠 왕조의 수명을 몇 백 년이라고 논했다는 이야긴가? 고구려가 망하던 해, 고구려 보장왕 27년(688)으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당나라 군대는 한창 고구려와 전쟁 중이었다. 당나라의 고종 황제는 시어사(侍御史)인 가언충(賈言忠)을 전쟁터에 보내 전황을 점검하게 했다. 가언충은 이 전쟁이 당나라에 매우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고구려비기(高句麗秘記)’란 예언서를 인용해 당 고종을 안심시켰다. 예언서에 따르면, 고구려는 건국된 지 “구백 년이 못 되어 80대장이 있어 멸망하게 된다.”고 했다(‘중국정사조선전’,‘신당서’). 가언충이 인용한 예언의 내용이 무슨 뜻인가? 다행히도 ‘삼국사기’에는 이 무렵의 사정이 좀더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그 해 2월 당나라 장수 이적(李勣)이 이끄는 군대가 고구려의 부여성(農安 근처)을 함락시켰고, 전세는 고구려에 무척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한다. 가언충은 자국의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당 고종 앞에서 문제의 예언을 이렇게 풀이했다고 전한다. “고구려는 한나라 때 건국됐으므로, 이제 약 구백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당나라의 원정군 사령관인 이적 장군의 나이가 바로 80입니다. 지금 고구려는 흉년이 연달아 드는 바람에 백성들이 서로 물건을 약탈해 팔아먹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이리와 여우가 도성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두더지가 성문에 구멍을 뚫고 있습니다. 고구려의 인심은 무척 사납습니다.”(‘삼국사기’, 권 22) ●‘고구려비기’는 시어사 가언충이 조작했을 것 ‘신당서’와 ‘삼국사기’를 종합해 보면,7세기 후반에 고구려의 멸망을 예언한 ‘고구려비기’란 예언서가 유행했다. 그것이 언제 누구에 의해 저술됐는지는 어디에도 밝혀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 그러나 이 예언서의 저작에 관해 검토할 만한 단서가 없지 않다. 우선 고구려의 종말을 논의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고구려의 지배세력이 조작에 직접 개입했다고 간주하기 어렵다. 예언서의 내용이 당나라에 유리하다는 점은 또 하나의 단서가 된다. 게다가 이 예언서는 최초로 중국의 역사서에 언급되었다. 더욱이 왕조의 종말에 관한 예언 방식도 자세히 따져보면 한국적이지 않았다. 예컨대 백제의 멸망에 관한 6세기 후반의 예언기록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런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해 볼 때,‘고구려비기’는 당나라가 조작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그들은 적국인 고구려 백성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려고 예언서를 날조해 고구려에 널리 퍼뜨렸다고 짐작된다. 알다시피 당나라를 비롯한 중국의 역대 왕조에 고구려는 힘겨운 상대였다. 무엇인가 특별한 조치가 없이는 설사 백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간다 해도 승산이 없어 보이는 그야말로 막강한 적수였다. 이런 관계로 당나라의 입장에선 요샛말로 대민(對民) 심리전술까지 동원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고구려비기’가 등장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비기에 관해 당 고종에게 자세히 보고한 시어사 가언충은 ‘고구려비기’의 조작에 가장 깊숙이 간여했다는 가정도 성립한다. 본래 시어사란 벼슬은 글을 다루는 데 능숙한 문인에게 주어졌다. 당 고종이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격렬한 싸움터에 문사인 가언충을 파견한 것은, 한낱 그날그날의 전과를 보고하란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그는 워낙 심리전에 능통한 전문가였기 때문에 피어린 전쟁터에서 당나라 군사들의 사기를 최대한 북돋우고, 고구려의 민심이 이반될 계기를 마련하란 특명을 받은 것이 아닐까? ‘고구려비기’를 해석할 때 가언충이 장차 고구려를 멸망시킬 ‘80대장’을 당나라 군대의 수뇌인 이적으로 해석한 것이 눈길을 끈다. 하필 이적이 고령이란 점에 주목한 것이 보통 일은 아니다. 보통은 그와 같이 늙은 장수는 원거리 출정에 동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나라는 상례를 뒤엎고 수많은 젊은 장수를 물리치고 자력으로 움직이기도 힘들었을 노인을 머나먼 전쟁터로 보냈다. 적임자를 찾기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80노인이 이끄는 당나라 군대는 사기가 저하될 염려가 컸다. 당 고종은 이점을 가장 염려했고, 그래서 평소 머리 좋기로 소문난 가언충을 전쟁터로 함께 보낸 것이 아닐까? 가언충은 당나라 군대의 약점을 강점으로 둔갑시켜야 될 사명을 띠었을 것이다. 그는 고심 끝에 기상천외한 방법을 발견해냈다. 이적과 같은 고령의 대장이 앞장선다면 9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구려도 이젠 끝장나고 만다는 예언을 조작해 널리 퍼뜨리는 것이었다. 이로써 당나라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고구려의 민심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668년 고구려는 거듭된 내우외환으로 지쳐 있었다. 이를 틈타 당나라는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자신만만해진 가언충은 서둘러 조정에 복귀한다. 그는 전황을 궁금해하는 고종에게 의기양양해하며 자신과 당나라 군대의 눈부신 전과를 알린다. 이것은 물론 논리적인 추측에 토대를 둔 일개 시나리오다. 비록 이런 짐작이 사실과 다르다 해도 ‘고구려비기’는 당나라 측이 날조했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역사적 사실은 그렇건만, 후대 조선의 술사들은 ‘고구려비기’에 나타난 예언방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고구려를 우리 역사의 중심축으로 생각한 그들은 고구려에 관한 것이면 무조건 따랐다. 엄밀한 의미로, 평양 천년, 송악 오백년 하는 식의 ‘정감록’ 예언은 술사들의 착시가 빚어낸 현상이었다. ●그럼 전형적인 한국 고대의 예언방식은? 한국 고대에는 왕조의 멸망을 예언할 때 ‘고구려비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취했다. 일례로, 신라의 명유(名儒) 최치원은 고려 태조가 건국할 무렵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한다.“계림은 누런 이파리요, 곡령은 푸른 소나무입니다(鷄林黃葉 鵠嶺靑松).” 계림은 신라의 수도 경주, 곡령은 고려왕조의 발상지 개성을 가리킨다. 두말 할 나위 없이 신라는 시든 이파리와 같아 멸망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고려는 푸른 소나무라 장래가 무궁하다는 예언이었다. 이 편지를 받은 왕건이 기뻐한 것은 물론이다. 뒷날 왕건의 손자로 왕위에 오른 고려 현종은 최치원이 예언을 통해 태조의 사업을 은밀하게 도왔다며 칭송했다. 왕은 그에게 내사령(內史令)이란 높은 벼슬을 추증하고 문창후란 시호도 내려주었다.(‘삼국사기’ 권 46) 최치원은 중국 당나라에 유학해 과거에 급제했고, 관직에 나아가 출세가도를 달렸다. 보기 드문 수재였다. 그런 최치원이었지만 고국에 돌아와서는 골품제(骨品制·신라의 엄격한 신분제도)에 희생돼 뜻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불우한 재사는 끝내 가야산으로 숨어 들어가 고목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전설이 있다. 최치원은 과연 고려의 융성을 예언하는 편지를 왕건에게 보냈을까? 문자 그대로 믿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런 편지를 썼다면 그는 신라를 등진 셈이다. 신라를 대표하는 지성인 최치원에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또 한 가지, 그가 만일 신생국가인 고려를 추종할 뜻이 있었다면 왜 가야산에 머물렀을까 하는 점도 의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최치원이 위에 적은 것과 같은 예언이 깃든 편지를 왕건에게 보낸 까닭에 신라 국왕의 미움을 샀다고 한다. 결국 신라왕실의 박해를 피해 최치원은 가족과 함께 가야산 해인사로 숨어 지내다 거기서 불우한 일생을 마쳤다는 것이다. 최치원의 해인사 은거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를 예언에서 찾으려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일이다. 그렇게 숨어 죽기까지 할 바에야 왕건을 쫓아가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런데 지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치원이 문제의 예언시를 썼느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누런 잎과 푸른 소나무를 대조해 신라와 고려왕조의 엇갈린 미래 운명을 점쳤다는 역사적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예언방식은 “고구려 구백년”이라고 하는 ‘고구려비기’식과는 전적으로 달랐다. ●백제의 멸망을 알리는 예언도 비유법 알고 보면 백제가 멸망할 때도 비슷한 방식의 예언이 있었다. 백제 의자왕 20년(660) 6월의 일이었다. 귀신 하나가 궁중에 들어와서 “백제가 망한다. 백제가 망한다.”며 큰 소리로 외치더니 땅속 깊이 들어가 버렸다. 왕은 몹시 놀라 그 자리를 파헤치라고 명령하였다. 삼척가량 땅을 팠을 때 거북이 한 마리가 나왔다. 그 거북이 등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백제는 둥근달(月輪)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 왕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무자(巫者)에게 물었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둥근달과 같다는 것은 찼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차면 기우는 법입니다. 그런데 초승달과 같다는 것은 아직 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차지 않았으니 앞으로 점점 찰 것입니다.” 의자왕은 화가 치밀어 무자를 죽이고 말았다.(‘삼국사기’, 권 28) 귀신이 나왔다든가, 거북의 등에 예언이 적혀 있었다는 말은 사실로 간주하기 어렵다. 누군가 조작한 이야기로 짐작된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백제를 둥근달에 비유하고 신라를 초승달로 보아 양국의 운명을 대비시킨 점은 앞에서 살핀 신라와 고려의 비유와 동일하다. 대상이 되는 나라, 비교를 위한 사물이 다를 뿐 예언의 방식은 완전히 일치한다. 한국 고대에 존재한 국운에 관한 예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고구려비기’라든가 후대의 ‘정감록’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한마디로,‘고구려비기’는 서로 대비되는 사물을 비교함으로써 국운을 예언하는 한국 고대의 오랜 전통과 결별을 선언한 셈이었다.‘정감록’은 여러 가지 점에서 고대의 예언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지만,‘고구려비기’에서 비롯된 예언의 새 전통에 맞닿아 있기도 하다. 비록 그것이 술사들의 일시적인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역시 큰 의미가 있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대검 ‘솜방망이 감찰’

    대검 감찰부(부장 문효남)는 지난 14일 상반기 감찰위원회를 열고 검사등 검찰 공무원 45명을 징계하거나 주의·경고조치 등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감찰 대상에 오른 검사는 6명이었지만 징계를 받은 검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전별금을 받는 등 검찰 공무원 윤리강령을 위반한 검사 등 4명이 경고처분을 받았다. 아들의 불법과외 사실이 드러났던 정모 부장검사와 지난 7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수도권 지검의 이모 부장검사는 감찰처분 전 사표를 내 징계를 받지 않았다. 반면 징계를 받은 검찰직원은 14명이었다.감찰위원회는 근무시간에 업자와 함께 접대골프를 치다 암행감찰반에 적발된 검찰 직원 한 명의 해임을 권고키로 했다. 수감자의 도움으로 부동산을 사들였던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찰 직원 3명을 감봉처분했다. 감찰위원회는 검찰·경찰·방송 금품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브로커 홍모(64·구속)씨의 일기장에 금품 및 향응을 받은 것으로 기록된 서울에 근무하는 김모 부장검사와 검찰 직원 등 2명은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 형사처벌하는 대신 징계를 청구키로 했다. 이들을 내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석동현)는 검찰총장에게 김 검사에 대한 중징계를 청구하기로 했다.김효섭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문제 최근 개정된 국회법의 내용 중에서 틀린 것은. (1)대정부질문은 일문일답의 방식으로 하되, 의원의 질문시간은 20분을 초과할 수 없다. 이 경우 질문시간에는 답변시간이 포함된다. (2)의원이 체포 또는 구금된 의원의 석방요구를 발의할 때에는 재적의원 4분의 1이상의 연서로 그 이유를 첨부한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3)국회는 그 의결로 감사원에 대하여 감사원법에 정한 감사원의 직무범위에 속하는 사항 중 사안을 특정하여 감사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감사원은 감사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월 이내에 감사결과를 국회에 보고하여야 하며, 감사원은 특별한 사유로 3월 이내에 감사를 마치지 못하였을 때에는 중간보고를 하고 감사기간의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4)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 (5)국회의 인사청문 대상을 확대하여 모든 국무위원과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거나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대하여도 소관상임위원회의 인사청문을 거치도록 한다. ●풀이 및 정답 (1)제122조의2 (정부에 대한 질문) 대정부질문은 일문일답의 방식으로 하되, 의원의 질문시간은 20분을 초과할 수 없다. 이 경우 질문시간에는 답변시간이 포함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정답은 (1). ●출제경향 헌법에 관련된 부속 법률과 헌법조문 내용의 출제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헌법조문의 내용을 발췌해 정확한 숙지 유무를 묻는 문제가 20문항 중에 2∼3문항 정도 출제되고 있다. 헌법 관련 부속 법률에서 중요한 것은 국회법, 공직선거법, 정당법, 헌법재판소법, 정부조직법, 법원조직법, 인권위원회법, 부패방지법, 감사원법 등이다. 헌법 관련 부속 법률은 조문이 방대하기 때문에 모든 법률을 획일적으로 정리하기는 곤란하므로 최근에 개정된 조문이나 신설된 조문을 위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문제 다음 중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은 모두 몇 항목인가. (ㄱ)행정기관 상호간의 내부적 결정행위 (ㄴ)어린이 헌장의 선포행위 (ㄷ)수사기관의 진정사건에 대한 내사종결처리 (ㄹ)헌법재판소의 결정 (ㅁ)대한민국과 일본국간의 어업에 관한 협정 (ㅂ)노무현 대통령의 국회시정연설에서의 대통령 신임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실시 연설행위 (ㅅ)국무회의의 이라크 전쟁지역에 대한 국군의 파병동의안 의결행위 (ㅇ)권력적 사실행위 (1)1항목 (2)2항목 (3)3항목 (4)4항목 (5)6항목 ●풀이 및 정답 (ㄱ)행정기관 상호간의 내부적 결정행위인 정부투자기관의 예산편성공통지침의 통보행위는 성질상 투자기관에 대한 내부적 감독작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공권력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1993.11.25,92헌마293). (ㄴ)어린이 헌장의 선포행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1989.9.2,89헌마170). (ㄷ)수사기관의 내사종결처분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1990.12.26,89헌마277). (ㄹ)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청구는 불인정한다. 국선대리인 선임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헌재 1989.7.10,89헌마144). (ㅁ)대한민국과 일본국간의 어업협정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헌재 2003.3.21,90헌마139). (ㅂ)대통령이 국회본회의에서 행한 시정연설은 단순한 대통령 신임여부만을 묻는 국민투표실시를 표명한 것으로 정치적 사전준비행위 또는 정치적 계획의 표명일 뿐이다(헌재 2003.11.27,2003헌마694). (ㅅ)대통령이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제출하기 전에 국무회의를 심의 의결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내부적 의사결정행위에 불과하여 그 자체로 국민에 대하여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가 아니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2003.12.18,2003헌마225). (ㅇ)국제그룹해체사건에서 이른바 권력적 사실행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본 바 있다(헌재 1993.7.29,89헌마31). 따라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것은 (ㅁ)(ㅈ), 정답은 (2). ●출제경향 각국의 헌법 재판기관과 헌법재판소의 권한 등이 꾸준히 출제되고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판례는 1995년부터 시험일 한달 전의 판례까지 충실하게 요지와 주문 등을 정리하여 반복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채한태 중앙대 강사(법학박사)
  • 김인주 삼성구조본 사장 전격소환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이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삼성그룹이 정치권에 불법대선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킨 이른바 ‘안기부 X파일’ 내용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검찰은 6일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김인주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번 사건 들어 삼성 관계자를 부른 것은 지난달 9일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이후 처음이다.검찰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삼성 정치자금 참여연대 고발 사건의 참고인 조사를 시작한다.”면서 “우선 소환 대상은 삼성측”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세세하게 언급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사람들은 모두 조사할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홍석현 전 주미대사와 97년 각 대선 후보 캠프의 정치권 인사 소환 가능성도 열어놨다. 검찰이 삼성그룹 인사들을 불러 조사키로 하는 등 수사를 재개함에 따라 X파일 내용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상 필요한 것은 빠짐없이 하겠다.”면서 “그동안 내사를 진행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검찰은 김 사장을 포함한 삼성 구조본 재무담당 실무자 조사를 거친 뒤 이 부회장을 다시 부를 계획이다.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연루 혐의가 드러나면 이 회장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서울시 공공근로자 6500명 모집

    서울시가 내일부터 초교 학교 배식 등 공공근로사업 참여자 6500명을 모집한다. 서민 일자리 늘리기를 위해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서울시는 5일부터 9일까지 ‘2005년 제4단계 공공근로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4일 밝혔다.●일자리 두배 늘려 서민고통 경감 시는 경기 불황에 따라 서민 고통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 당초 모집인원인 3200명보다 대폭 늘린 6500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사업비 67억원이 반영된 추경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공공근로는 다음달 4일부터 12월24일까지 진행된다.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하게 된다. 일당은 ▲단순 실내사무 보조, 옥외 근로 2만 5000원 이하 ▲기술·자격이 필요하거나 노동 강도가 높은 일 2만 7000원 이하 ▲전문 기술직 3만 2000원 이하다. 신청 자격은 18세 이상 60세 이하의 시민 가운데 ▲실업자 또는 정기 소득이 없는 일용 근로자로 구직등록을 한 사람 ▲행정기관 또는 행정기관이 인정한 기관에서 노숙자임을 인정한 사람 등이다. 단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이나 1가구 2인 이상, 대학원을 포함한 재학생,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의 수급자 등은 제외된다. 사업 참여자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보험 혜택도 받는다.●초교 배식도 지원 특히 서울시는 학부모와 교직원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근로 인력을 시내 초등학교 71곳에 투입, 급식 배식 지원을 할 예정이다. 대상은 교실에서 배식을 하는 학교 가운데 화물승강기 등 급식 운반시설이 부족하거나 취사장과 교실의 거리가 멀어 급식 운반이 불편한 곳이다. 각 학교의 배식 여건에 따라 학교당 2∼4명씩, 모두 214명이 투입된다. 모두 9억 25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내 초교는 모두 553곳이다. 이 가운데 학생식당에서 전교생 배식이 가능한 학교는 54곳, 식당이 있지만 좁아서 교실 배식을 겸하는 학교는 70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429곳은 식당이 없어 교실에서 배식을 하고 있다. 학교 배식은 그동안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전담했으나, 생계가 어려워 맞벌이를 해야 하는 서민층 학부모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공근로사업 참여 신청은 거주지 동사무소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각 구청 지역경제과나 사회복지과에 문의하거나 서울시 홈페이지(seoul.go.kr) 비즈니스 배너의 취업지원대책을 참고하면 된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김우중씨 로비설 끝내 묻히나

    검찰이 회사돈 114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선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했다. 한마디로 변죽만 울리다만, 실망스러운 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김씨가 회사돈 얼마를 개인적으로 유용했느냐가 아니다.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파헤치는 것이 검찰의 소명이었고, 국민들도 이를 기대했던 것이다.41조원에 이르는 대우의 분식회계가 어떻게 가능했고, 이 과정에서 김씨는 어떻게 권력과 결탁했었는지, 대우그룹 해체를 막기 위해 김씨가 어떻게 로비를 했는지,6년전 김씨의 극비출국 경위는 무엇인지 속시원히 밝혀보라는 것이었다. 검찰은 무엇 하나 제대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수사결과가 이렇게 빈약하니 그가 입국하기 전 나돌았던 ‘사면설’만 설득력을 얻는 꼴이 되고 말았다. 검찰은 김씨의 건강과 핵심 관련자들의 출국 등을 들어 수사의 한계를 토로하는 모양이다. 실제로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김씨와 국민의 정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조풍언씨 등 관련자 상당수가 이미 해외로 빠져나간 뒤라 수사에 어려움이 따랐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검찰이 위장계열사 처분 혐의로 내사중지한 전 대우건설 대표 장모씨가 김씨 귀국 후 출국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수사에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세간에는 검찰의 부실수사를 들어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간 ‘묵계설’ 같은 구구한 억측마저 나돌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김우중 로비 의혹은 훗날 과거사 진상조사의 대상으로 넘길 사안이 아니다. 당장 파헤쳐야 할 오늘의 사건이다. 검찰은 김씨의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 정관계 로비설·출국의혹 미제로

    검찰은 두달 반 동안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수사했지만 결국 변죽만 울렸다. 검찰은 영국에 수사관을 보내고 DJ정부시절 경제담당 관료들을 조사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정관계 로비설과 석연치 않은 출국 의혹 등을 밝히지 못했다.“모든 것을 밝히겠다.”던 김 전 회장의 입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열리지 않은 김우중 리스트 김 전 회장이 귀국하기 전인 지난 4월 대법원은 20조원 가량을 분식회계처리한 혐의 등과 관련해 대우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영국금융센터(BFC)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대우그룹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하지만 전직 임직원들은 김 전 회장에게 책임을 떠넘겼고 김 전 회장은 “기억이 안 난다.”며 입을 닫았다. 검찰은 출국배경과 관련해 당시 채권단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어려움을 표시하자 대우임원들이 출국 권유로 넘겨짚었다고 설명했다.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인 이기호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나가야 하느냐.”고 묻는 등 당시 채권단에 의사를 타진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수석 등은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회장이 사면과 관련해 모종의 확답을 받고 귀국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김 전 회장의 건강 악화, 증거부족 시간이 지날수록 검찰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우선 검찰이 2000년 대우사건 수사 당시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등에 집중하느라 비자금이나 정관계 로비설을 파헤칠 관련 자료를 미리 챙겨두지 못했다.또 김 전 회장과 경기고 동문이자 DJ정부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조풍언(내사중지)씨와 김 전 회장의 마지막 재정담당 비서였던 이모씨 등 주요 참고인들은 이미 해외로 이민가버린 뒤였다. 하지만 검찰이 위장계열사 처분 혐의로 내사중지한 전 대우건설 대표 장모씨는 김 전 회장이 돌아온 뒤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증거가 부족한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입만 바라봐야했다. 김 전 회장의 몸이 나빠지자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김 전 회장은 수사 도중 실신하거나 심장에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는 피의자를 추궁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마음을 얻어야하는데 수사만 시작되면 아프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결국 지난 달 29일 김 전 회장이 심장질환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수술까지 받게 되자 검찰은 수사를 마무리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김우중씨 1141억 횡령”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대우그룹의 영국금융센터(BFC) 자금 중 1억 1554만달러(한화 1141억원)를 횡령한 혐의로 추가기소했다.검찰은 또 김 전 회장이 재미사업가 조풍언씨가 운영하는 홍콩 KMC에 BFC자금 중 4430만달러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으나 조씨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 사용내역을 밝히지 못한 채 내사중지했다. 검찰은 이날 김 전 회장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김 전 회장은 1983년부터 2000년 1월까지 BFC자금으로 페이퍼컴퍼니 지분을 사들이고 미술품을 구입했으며 가족용 주택을 마련하는 등 모두 1억 1554만달러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82년 조세회피지역에 퍼시픽인터내셔널이라는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4771만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 회사로 BFC자금을 빼돌려 부인인 정희자씨가 대주주로 있던 필코리아의 지분 90%를 사들였다. 김 전 회장은 해외 도피중이던 2000년 1월 ㈜대우 프랑스 법인 명의의 전용비행기를 멋대로 팔아 1450만달러를 챙겼다.김 전 회장이 85년부터 99년까지 미국 보스턴에 있는 가족용 주택을 구입하고 해외 체류 경비 등으로 사용한 273만달러도 BFC자금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프랑스 포도밭 59만 5922평,㈜대우 홍콩법인의 페이퍼컴퍼니가 보관하고 있는 400만달러, 선재미술관의 미술품 53점을 예금보험공사 등에 통보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하지만 검찰은 99년 10월 김 전 회장의 출국 의혹에 연루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근영 전 산업은행 총재 등에게 형사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김 전 회장은 이 전 수석 등으로부터 출국하는 대신 대우자동차 등 6개 계열사 경영권을 보장받았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당사자들의 진술과 엇갈려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우그룹 임직원 등 참고인들도 김 전 회장의 출국을 구체적으로 권유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상 첫 항공기 가압류

    외국 항공사 소속 대형 여객기가 이륙 직전 활주로에서 가압류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서울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최근 국내사업 철수를 결정한 태국 푸껫항공 소유 보잉 747-300 여객기가 지난 19일 법원 결정에 의해 가압류됐다. 이 여객기는 당초 지난 10일 오전 11시 태국 방콕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정유·지상조업·기내식·착륙료 등 2억 3760여만원을 푸껫항공으로부터 받지 못한 국내 관련업체들이 “돈을 갚으라.”고 요구, 국내에 발이 묶였다. 푸껫항공은 인천공항공사에 채무이행 각서를 쓰고 다른 업체에도 밀린 조업료, 정유료, 기내식 대금 등을 갚은 뒤 서울지방항공청의 운항허가를 받아 19일 오후 7시10분 본국으로 출발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푸껫항공의 국내 총판매대리점(GSA)을 맡았던 T사가 ‘총판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약하고 철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천지법에 낸 항공기 가압류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법원의 항공기 가압류 결정이 19일 오후 6시쯤 나면서 항공기 출발 직전 법원 집행관이 공항에 도착, 간발의 차로 항공기 가압류가 집행됐다. T사측은 “총판계약 보증금 10억원과 최근 항공기 지연 도착으로 공항에서 승객들이 소동을 벌일 때 사태 무마를 위해 대신 지급했던 손해배상금 2억원 등 12억 2000여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푸껫항공은 항공기를 인천공항에 정류하고 계약 예치금과 손해배상액을 공탁한 뒤 가압류 집행정지나 취소를 신청하라.’며 T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결정에 따라 항공기는 당분간 인천공항 원격주기장에 계속 발이 묶일 전망이며 항공기는 푸껫항공 재산이어서 자칫 국제문제로 비화될 우려도 있다.T사의 소송대리인 안중민 변호사는 “일방적인 계약해지의 부당함 등 채권자 주장의 타당성이 인정돼 가압류가 결정됐다.”면서 “채무가 해결되지 않으면 T사로부터 항공티켓을 받아 재판매했던 10여개 여행사도 연쇄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X파일로 본 검찰과 삼성의 ‘함수’

    삼성과 검찰, 과연 어떤 관계인가? 삼성의 정·관계 로비 리스트인 ‘X파일’을 터뜨렸던 MBC가 이번에는 삼성과 검찰과의 관계를 파고 든다. 옛 안기부 불법 도청테이프에서 나온 ‘X파일’을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찰 간부들의 실명이 공개된 상황에서 MBC PD수첩은 23일 오후 11시5분 ‘X파일, 삼성과 검찰(가제)’편에서 이를 정면으로 다룬다. 방송사 측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검찰의 ‘삼성 봐주기’수사로 의혹을 샀던 사건들을 재조명, 전격 해부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지목한 ‘삼성 봐주기’ 수사 사례는 크게 세가지다. 제작진은 “1997년 ‘삼성이 기아자동차를 합병하기 위해 기아차가 부실기업이라는 루머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기아가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수사는 내사단계에서 중단됐고, 한달 뒤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면서 “당시 내사를 담당한 서울지검 특별범죄수사본부 본부장이 X파일에 등장하는 7인의 검사 중 한 명으로 밝혀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PD수첩은 또 “2003년 검찰이 SK를 압수수색한 뒤 재벌 수사를 유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수사팀은 SK 외에도 삼성·현대 등의 수사를 검토했다고 한다.”며 검찰이 왜 삼성 등으로 수사 대상을 넓히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와 함께 최근 인천지검 특수부에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전 수사팀에 의해 참고인 중지결정을 받았던 것과 관련, 제작진은 “임 명예회장의 사돈인 홍석조 현 광주고검장이 당시 정기인사에서 인천지검장으로 내정되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천정배 법무부 장관도 문제점을 시인하고 있다.”고 말한다. PD수첩은 전 검사출신들을 통해 삼성 ‘떡값’의 실체를 확인한다. 제작진은 “삼성의 인맥과 로비력을 자랑하는 곳은 삼성 법무팀”이라면서 “삼성이 특수부 출신 검사들을 기용하는 것은 인재 확보 차원을 넘어선다.”고 지적하고 이 법무팀이 검찰과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브로커 홍씨 검거때 前총경 동승

    검찰·경찰·방송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홍모(64·구속)씨가 도피 과정에서 전직 경찰간부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21일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13일 전북 전주 모 음식점 앞에서 수사팀에 검거될 때 경찰서장 출신의 전직 총경 K(69)씨와 한 승용차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올 2월 관련 첩보를 입수, 내사에 착수한 뒤 홍씨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벌였으나 4월20일쯤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하자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K씨가 홍씨와 연락이 잦았던 사실을 밝혀내고 잠복 끝에 홍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K씨를 상대로 홍씨를 알게 된 경위와 두 사람의 관계, 홍씨의 도피를 도왔는지를 집중 추궁했지만 K씨는 “그냥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라고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씨는 “개인적인 부탁으로 만났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K씨가 홍씨와 수시로 연락을 취해왔고 수배 상태인 홍씨와 함께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금품을 제공받았거나 홍씨의 도피를 도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홍씨가 2003년 이후 청탁을 위해 각계 인사들에게 90여차례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또 이날 직원 7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MBC의 카메라 보조원을 불러 MBC 취재단이 홍씨의 경비지원을 받아 홍씨가 원하는 방향의 취재를 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변액보험 기능상실 우려

    변액보험 기능상실 우려

    외국계와 일부 국내 보험사들이 최근 증시 호조에 편승, 변액보험의 주식투자 비중을 최고 95%까지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가상승이 계속되면 상관없겠지만,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위험에 대비해야 하는 보험 기능보다는 펀드 수익률만 강조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앞다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의 펀드 구성에서 외국계의 주식투자 비중이 국내 보험사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인 알리안츠·PCA·뉴욕·하나 생명은 보험료를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최고 90%에 이르도록 펀드를 설정했다. 푸르덴셜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만 주식투자 비중을 각각 50%,70%로 규정했다. ●후발주자, 주식투자 매달려 국내사 중에는 흥국생명(95%)과 금호생명(80%)의 주식투자 비중이 외국계에 못지않았다. 반면 삼성(50%)·교보(50%)·대한(30%) 등 이른바 생보업계 ‘빅3’ 보험사들은 주식투자와 원금 손실의 위험성이 적은 채권투자를 적절하게 혼합해 운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교보·대한·푸르덴셜·메트라이프 등 주식투자 비중이 낮은 5개 보험사들은 비교적 국내 변액보험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곳이라는 특징이 있다. 반대로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주식투자에 쏟아붓고 있는 보험사들은 후발주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6월 보험업계에 뛰어든 미래에셋생명은 전 임직원이 오는 10월에 치러질 제5회 변액보험 판매관리사 시험에 응시해 판매 자격을 갖도록 했다. 미래에셋은 주식성장형 변액유니버셜 보험의 주식투자 비중을 90%로 정하고, 이 보험의 판매 비중을 전체 보험상품의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미국계인 AIG생명은 이달초 “3년 안에 외국계 생보사 중에서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하고 변액유니버셜보험 판매에 들어갔다. 가장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면서도 선두에 오르는 동력으로 변액보험을 선택한 셈이다. ●쏟아붓고도 수익률 저조 보험사들이 변액보험에 집착하는 이유는 변액보험은 월 보험료가 최고 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액보험이라는 점 때문이다. 또 높은 투자 수익률을 앞세우면 보다 손쉽게 가입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알리안츠(13.49%)·메트라이프(11.34%) 등 외국계들은 6개월 펀드운용 수익률이 10%를 넘었다. 하지만 주식투자 비중이 높다고 해서 모두 괜찮은 수익을 낸 것은 아니다. 외국계인 PCA생명(-1.91%)은 주식투자 비중이 90%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원금 손실을 가져왔다. 뉴욕생명(1.53%)도 주식에 90%나 투자했지만 주식투자 비중이 낮은 국내 생보사들보다 초라한 성적을 냈다.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은 주식과 채권투자를 병행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했음에도 각각 4.18%,4.55%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이 떨어져도 최소 사망보험금은 보장되지만 보험금이나 환급금의 규모가 줄고, 보험금 지급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익률 등에 속단은 금물 변액보험은 가입한 지 10년쯤 지나야 환급금을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10년 동안 증시는 수없이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몇 개월치의 수익률만 믿고 무턱대고 가입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또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 명목 등으로 20∼30%를 제외한 나머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제시하는 투자수익률에 비해 실제 수익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주식과 채권투자를 병행한다는 뜻의 ‘혼합형’ 상품이라도 보험사에 따라 주식투자 비중이 최소 30%에서 최고 90%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상품명만 보고 속단해선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턱없는 수익률이나 상품명에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운용수익을 낼 수 있는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험사들은 보험가입 설계서에 비용 총괄표를 공시하고 합리적인 투자수익률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내사공무원 숨진채 발견

    건설업체들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전시청 6급 공무원이 구속되고, 같은 혐의로 내사를 받던 공무원이 공주 금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충남지방경찰청은 21일 건설업체들로부터 특혜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대전시청 6급공무원 주모(44)씨를 구속했다. 주씨는 2001년 8월 말부터 대전시 건설본부에서 근무하며 전국 8개 건설업체로부터 11차례에 걸쳐 ‘공사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골프채 등 1억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경찰은 지난 17일 국무총리실 감사담당관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비리혐의와 함께 주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수사를 벌여왔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인간시대] ‘시인 공무원’ 서울 송파구청 이규종씨

    [인간시대] ‘시인 공무원’ 서울 송파구청 이규종씨

    ‘…꽃송이마다 하얗게 흔들리며 퍼가나는 은은한 바람소리. 죽사리 일만 해오다 먼길을 떠난 내사랑이 운다. 피자마자 꽃대가 잘려진 국화꽃들이 운다.’(‘국화꽃들이 운다’ 中) ‘왕십리 역에서 버스를 타려는데 어느 노파가 배가 고프다며 손을 벌리기에 버스비까지 털어주고 서대문 사거리까지’(‘루게릭병과 싸우는 별을 위하여’ 中) 상실감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정서다.‘이란성 쌍둥이’인 사랑과 함께 예술의 오래된 소재이다. 특히 가족을 잃은 슬픔은 세대의 간극을 뛰어넘는다.‘생사의 길은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로 시작되는 향가 ‘제망매가’가 천년의 시간을 넘어 가슴에 와 닿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최근 한 공무원이 형의 죽음을 추모하며 시집을 냈다.‘서울 하늘은 별빛을 기다린다’라는 이름의 시집 안에 형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슬픔을 오롯이 새겨 놓았다. 서울 송파구청 세무2과 이규종(47·세무 7급)씨가 애달픈 사형가(思兄歌)의 주인공이다. ●필명 ‘이훈강´으로 더 잘 알려져 이씨는 문단 데뷔 3년차의 시인 공무원이다.2003년 ‘월간 한국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2002년 11월에는 1집 시집 ‘사랑보다 더 먼 곳에 있는 아픔’을 냈다. 이씨는 필명 ‘이훈강(李暈江)’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햇빛을 머금은 강물’이라는 뜻이다.3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인터넷 포털 다음 카페 ‘시인의 나라 이훈강 시인과의 만남’(cafe.daum.net/narakang)의 운영자로 온라인 상에서는 이미 인기 작가다.1집은 별다른 광고도 없이 회원들과 팬들의 입소문만으로도 2만여권 가까이 팔렸다. 지난달 발간된 2집 ‘서울 하늘은’은 지난해 11월 발병 7개월 만에 루게릭병으로 작고한 친형 이선종(48)씨를 떠나 보낸 슬픔과 그리움을 담았다. ●“2집은 형님의 마지막 선물” 이씨의 형님은 공사를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시인의 삶’을 살았다. ‘왕십리 역에서 버스를 타려는데 어느 노파가 배가 고프다며 손을 벌리기에 버스비까지 털어주고 서대문 사거리까지’(‘루게릭병과 싸우는 별을 위하여’ 中) 걸어올 정도였다. 그의 형이 루게릭병을 앓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이씨는 2집 출판일까지 미뤄 가면서 형의 병상을 지켰다. 하지만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었다. 사람의 정성으로 불치병을 뛰어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결국 가을 바람에 형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냈다. 이씨는 “원래 불우이웃 돕기에 쓰려던 두번째 시집의 수익금은 조카를 위해 쓰기로 했다.”면서 “이번 시집은 외롭고 지친 이들의 벗이었던 형님이 내게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의 ‘객관적’인 삶은 문학과는 거리가 멀다. 체계적으로 문학 수업을 받은 것도 아니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대기업을 전전하다가 공직에 들어와 경기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그는 고교 시절 소설 습작을 시작한 ‘문학청년’이었다. 고 3때 대학 영문과 진학에 실패해 중도 포기했지만 오래지 않아 문학에 대한 갈망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서른 후반까지 숫자만 보고 사니까 인생에 대한 허전함이 밀려왔습니다. 함몰되는 내 삶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시를 쓰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다행히 퇴근 뒤 시간을 낼 수 있는 공무원이라 집에 오면 줄곧 시에만 매달렸지요.” ●한국시의 대중화를 향해… 한번 봇물이 터진 그의 시상(詩想)은 막힐 줄 몰랐다. 어느새 1000여편이나 쌓였다. 그의 시는 일반인은 물론 평론가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품위와 의식을 갖췄으면서도 난해하지 않고 누구나 감동할 수 있는 시어를 써 온 덕분이었다. 이씨는 이번 달 말부터 동국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 과정에 다닌다. ‘한국시의 대중화’라는 그의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이씨는 “유행가 노랫말같이 일반인들이 쉽게 외울 수 있는 시를 쓰는 게 희망”이라면서 “외롭고 고단한 이들을 위해 내 시가 작은 위안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靑 개입설’ 밝혀낼까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사업 투자의혹을 수사할 정대훈 특별검사팀은 18일 현판식을 갖고 길게는 90일간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지난달 28일 임명된 정 특검은 이창훈ㆍ황병돈 변호사를 특검보로, 정석우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와 차맹기 서울중앙지검 검사, 구태언 대전지검 검사 등 3명을 파견검사로 선정했다. 특검팀은 검찰에서 받은 9000여쪽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하며 수사방향을 정하고 있다.●사건관련자들 출국금지 시킬듯 기록 검토를 마치면 특검은 먼저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건설교통부 차관 김세호씨 등 구속기소된 관계자들과 인터폴에 적색수배된 허문석씨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 관련자들은 조사가 끝나 자유롭게 출국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광재의원 개입여부에 수사초점 검찰은 유전의혹 수사결과 김씨와 철도공사 관계자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에 대해서는 의심 가는 여러 정황을 파악하고도 허씨를 조사할 수 없어 내사중지 결정을 내렸다. 특검도 이 의원의 개입 의혹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 의원 외에 청와대 차원에서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것도 특검이 해야 할 일이다. 이밖에 지난해 9월 유전사업 현황을 보고받은 산업자원부측이나 철도공사측에서 대출지원 요청을 받았다는 재정경제부측의 사업개입 의혹, 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의 관련 여부 등도 특검이 짚고 가야 한다.●김씨 진술, 허씨 신병 확보가 관건 특검의 성패는 김씨의 굳게 닫힌 입을 여는 것과 수사 직전 출국한 뒤 잠적한 허씨의 신병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검찰 수사인력 64명이 동원돼 의원회관 등 24군데를 압수수색하고 금융계좌 364개를 훑고 간 뒤 이들을 압박할 추가 물증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최근 김씨가 청와대, 감사원, 국회 등 고위층 인사 수십명에게 인사치레 명목으로 100만원 안팎의 금품을 건넨 혐의가 보강수사 결과 드러나 유전의혹과의 연관성을 의심케 한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명예훼손 혐의 첫 기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인터넷에 저질스러운 글을 올려 그 사람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하는 행위에 대해 검찰이 처음으로 제동을 걸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석동현)는 16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손모(32·무직)씨를 추가 기소했다.손씨는 대학 도서관에서 학생들 소지품을 훔친 혐의로 이미 기소된 상태다. 손씨는 지난해 7월 서울대 법대생 김모씨 명의로 유명 포털사이트에 ‘유영철 같은 의인이 많이 나와야 한다.’ ‘더러운 직업의 여자들은 토막살해해야 한다.’ 등의 170여개 글을 올렸다.엉뚱하게 비난을 받게 된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수사가 진척되지 않아 내사가 중지됐다.그러다가 경찰은 지난달 상습절도 혐의로 입건된 손씨를 조사하다 관련 단서를 잡고, 명의 도용 행위를 자백받았다. 이에 검찰은 이례적으로 공소심의위원회를 열어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절도 외에 손씨의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 법에는 인터넷 등에 올려진 글에서 허위 사실로 명예가 훼손된 본인이 신고, 글을 올린 사람을 처벌토록 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에서 이름을 도용해 저질·외설스러운 글을 게재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어 이를 엄중 처벌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면서 “일단 법원 판례를 받기 위해 기소했으며, 앞으로 이런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명시적인 조항을 신설토록 입법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용처불명’ 삼성 500억채권 수사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1일 불법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삼성그룹이 800억원의 채권을 매입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전 삼성증권 직원 2명 중 한 명인 최모씨가 지난 5월 입국한 뒤 잠적해 행방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9월 또 다른 주요 참고인인 김모씨의 소재를 파악했음에도 1년이 다 돼가는 이달 초에야 소환 조사했으나 별다른 혐의를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삼성채권의 용처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검찰은 최씨가 귀국한 다음날인 5월21일 출국금지조치했으며, 네 차례 수사관을 주소지에 보내는 등 최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삼성이 2000∼2002년 구입한 채권 800여억원 가운데 302억원이 정치권에 흘러들어간 사실을 밝혀냈다.하지만 검찰은 나머지 500여억원의 사용처는 끝내 밝히지 못했다. 채권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개인재산이라는 삼성측 주장을 뒤집지 못했고, 채권을 매입할 때 실무를 맡은 것으로 추정되던 전 직원 김씨와 최씨가 본격적인 수사를 앞둔 2003년 5월과 2004년 1월 각각 출국했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500억원대 채권 부분에 대해서는 내사 중지, 김씨와 최씨에 대해서는 참고인 중지하고 입국시 통보조치를 취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씨가 삼성 채권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1월 출국한 데다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이 특별사면된 뒤 일주일 후 귀국했다는 점에서 최씨가 삼성과 교감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를 상대로 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500억원의 행방을 조사한 뒤 다른 인사들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神氣의 연극배우 박정자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神氣의 연극배우 박정자

    정열의 여인이다. 스스로 ‘대한민국 최고’라고 소개하는 당당함이 있다. 아주 특별한 신기(神氣)로 가득찼다. 무대인생 40년, 연극배우를 넘어선 연극운동가다. 성우, 배우, 가수, 모델…. 지난 세월, 카리스마 넘치는 특유의 목소리와 천의 얼굴로 장르의 접시를 수없이 깨뜨려왔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을 웃고 울렸다. 추종하는 팬들도 연극계는 물론 정·재계 등 각계각층을 가리지 않는다. 박정자(64)씨. 평론가들은 한국 연극계에 우뚝 선 여배우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풍진 세상의 그 어떤비바람에도흔들림없이올곧게 살아왔기에 그렇다는 평가다. 나이들어 정열이 식어질 법도 한데 요즘들어 더욱 완숙의 감동을 선사한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산울림소극장 1층 카페에서 박씨를 만났다. 지난 2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공연될‘엄마는50에바다를발견했다’의 주연을 맡아 또 한번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다.‘엄마는∼’은 박씨가 50세 되던 1991년 처음주인공을맡은이후이번이 네번째. 먼저 무더위에 연습은 잘 진행됐는지 물었다.“연습에 몰입할 때에는 더운 줄 몰랐다.이번공연으로딸하나를 더 얻어 딸부자가 됐다.”며 웃었다. 초연 때의 오지혜씨를 비롯, 이번 정세라씨까지 모두 5명. 이번공연동안집합시켜의미있는 일을 해보겠다는 눈길이다. # 네번째 공연 그러나 늘 첫번째처럼 여러차례 공연을 해온 까닭에 평소에도 대사를 줄줄 외우지 않았느냐고 하자 “아니다. 망각이 어느정도필요하다.”고전제한뒤,“네번째라고 하지만 공연 때마다 늘 처음처럼 자세를 가다듬는다.”고 했다. 또한 배우 스스가자신한테‘정말멋있다.’고반할 만큼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려야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평소의 지론을 폈다. 그럴 때배우의적당한교만이생겨나며 그건 하느님도 용서할 것이라며 미소짓는다. 아울러 “배우는 관객을 만났을 때 진정한 힘을 얻는다.”면서 “공연을 앞두고 (관객을)기다리는 것은 남편보다, 자식보다 더한 짝사랑”이라고 했다. 배우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것은 결국 관객이기 때문이란다. 연극배우라고 하면 대개 춥고 배고픈 직업으로 인식돼 있는데 박씨에겐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연극은직업이아니다.아마 직업이었으면 이 나이만큼 직급도 올라갔을 터이고 또 보너스와 퇴직금을 많이 받지 않았겠느냐.”고반문했다. #연습공연 두달… 개런티 350만원 굳이 직장생활로 친다면 지난66년 ‘극단 자유’의 창단멤버(김혜자 최불암 김무생 윤소정 등)로 참여해 지금까지 쭉몸담아왔으니40년을 근무한 셈이라고 했다.하지만 연극을 직업이라고 생각했으면 결코 40년 동안 그렇게 못했을 것이라고역설했다.예를들어 지난해 12월 동숭아트센터에서‘피의 결혼’을 한달간 공연했을 때 연습을 포함, 모두 두달 동안 일을 했다.이때받은개런티는 350만원. 신인배우도 아닌중견배우의 월급이라고 생각하면 받을 수 있겠느냐는 것. 화제를돌렸다.박씨는지난 6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패션쇼에탤런트 고두심·강부자·사미자씨 등과 함께 모델로 등장, 중후한 워킹솜씨를선보여눈길을 끌었다. 앞서 지난해 7월 강원도 평창허브나라농원 야외무대에서는 가수로 공연을 했다. 박씨에게이력서에모델활동이 하나 더 추가됐다고 하자 “지난번 패션쇼는‘아나기’(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의 주최로 열린자선활동이었다.”면서그런취지라면 못 나갈 이유도 없지 않으냐고 했다. 아울러‘아나기’의 패션쇼는 ‘꽃봉지회’의 활동처럼연극운동의 일환이라고설명했다. ‘꽃봉지회’(회장 김석균 예치과원장)는 지난91년 결성된 ‘박정자 후원회’로한인옥·박철언·윤석화씨,신현웅 전 문화관광부차관 등각계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들은박씨가 연극출연할 때마다자발적으로 티켓 2∼4장씩을 사주는역할을 하고 뒤풀이 때에만난다. 박씨는 이들이 있기에 항상 위로가 되고용기를 갖는다며 무척고마워한다. 이어‘연극인복지재단’ 얘기가나왔다. 재단은 지난 5월20일 창립됐으며, 박씨가 초대이사장을 맡았다.스스로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그였기에 폼잡는 자리가아닌, 기업의 ‘CEO’나 마찬가지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이역력했다. 재단창립은‘영화인 복지재단’처럼연극인의 노후생활 안정과자녀의 장학사업을 지원하는 것. #연극인 생활안정 ‘이사장’ 됐다 창립식 때원로 연극인 김동원씨가 아들을 대신 보내 1000만원을 선뜻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어 ‘꽃봉지회’와극단자유의이병복대표, 윤석화씨 등도 1000만원을 기탁했다.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달 봉급을 털었고차범석·김명곤씨,연극을가르치는교수 130명 등 여러 연극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돕고 있다. 박씨는 연극인 1% 참여하기 운동에도앞장설테니언론도잘홍보해달라고 웃는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패티김 특별공연과 꽃봉지회 회원이 직접 참여하는 뮤지컬 공연을준비하고있다고귀띔했다. “제가 출연했던 연극 중에 ‘19 그리고 80’이 있습니다. 열아홉 총각과 생의 마감을 앞둔 여든살 할머니의 사랑을 그린 것이지요. 나이 여든에도 이 연극을 꼭 할 겁니다.” 문득 짓궂은 질문.‘엄마는 50에 바다를 발견했다’는 연극 제목이 시사하듯 인간 박정자한테 ‘엄마와 바다’는어떤의미로연결되느냐고했다. 그러자 지체없이 “바다는 여성이다. 늘 마르지 않고 넘치며 깊지 않으냐.”는 대답이 돌아왔다.이어지난94년 여든넷에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잠시 회상한다. #”무대의 나는 나의 어머니 모습” 박씨는 인천시 소래포구에서 태어났다. 양조장을 경영하던 아버지는 광복 직후 열병에 걸려 일찍 세상을 떴다.이때부터어머니는서울용산으로 이사와 직물공장을 운영하면서 자식 다섯을 키웠다. 그러나 6·25가 발발하자 오빠(현영화감독)는군에입대했고,어머니는 강화도를 거쳐 제주까지 어린 딸 넷을 끌고 피란을 갔다. 어린 박정자에게는 소풍온느낌이었지만피란지의어머니는 제주에서 목포를 오가며 옷감이며 식료, 잡화를 사다가 머리에 이고 파는 행상을 했다. 박씨는“이같은추억때문에피란지인 제주 구좌읍 종달리를 고향으로 여긴다.”면서 “가끔 어머니가 생각날 때면 그곳으로 찾아가당시를떠올리곤한다.”고했다. “시집가던 해에 어머니는 쪽진 머리를 자르시더군요. 나중에야 어머니의 마음을 알았지요.그건막내딸을시집보내는 것으로 지어미로서의 부채와 한을 마무리하는 일종의 제의였어요. 저는 무대 위에서 어머니의 흉내를많이내려고해요.어머니의 감수성과 서정, 그리고 집요함의 분량을 알거든요.” 박씨는 지난 72년 위문공연 때 만난네살연하의초급장교와 결혼, 아들과 딸을 두었다. 둘 다 아직 미혼. 아들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블로그팀에 근무하며,딸은일러스트프리랜서로일한다. 남편은 CF감독. 박씨는 “연극은 영원한 아날로그”라면서 나이 여든에 열아홉살 총각과 무대에서는모습을기대해달라며활짝 웃는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2년 인천 출생. ▲61년 진명여고 졸업. ▲63년 이화여대 신문학 3년 중퇴,2004년 명예 졸업. ▲63년 동아방송 성우1기. ▲64년 동안극장에서 ‘악령’으로 연극데뷔. ▲66년 극단 자유 창립단원. ▲91년 개인 후원회 ‘꽃봉지회’ 결성. ▲96년 한국연극배우협회 부회장. ▲97년 문화비전2000위원회 위원. ▲2002년 한국영상자료원 이사 ▲04년 중앙박물관 문화재단이사. ■ 주요 작품활동따라지의 향연(66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70년), 위기의 여자(86년),굿나잇마더(90년),대머리여가수(90년),신의 아그네스(92년), 내사랑 히로시마(93년), 피의결혼(95년),뮤지컬넌센스(98년),19그리고80(2003년) 등140여편. 이밖에 음반 ‘아직은 마흔 네살’과 ‘사람아 그건운명이야’ 등저서3권을 냈다. ■ 상훈 백상예술대상(70·72·86··90년), 서울문화대상(71), 동아연극상(71·75·86년), 한국연극예술상(88년), 이해랑 연극상(96년), 서울시문화상 공연부문(98년) 등.
  • 서울공대 ‘연구비 유용’ 관련 金교육 보좌관등 교수 10여명 내사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정책보좌관인 홍모(48)교수가 서울대공대 교수들의 연구비 유용·횡령 사건과 관련, 검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홍 교수는 지난 1997년 서울대공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부임한 뒤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2003년 4월부터는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단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월21일부터는 김 부총리의 정책보좌관도 겸직하고 있다. 산학협력재단 단장은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교육인적자원부 등을 통해 서울대에 지원되는 연구비를 총괄 관리하는 핵심 직책이다. 서울중앙지검은 홍 교수를 포함해 서울대공대 교수 등 10여명을 연구비 유용 및 횡령 의혹과 관련해 내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학교 운영과 강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사중인 교수 10명 가운데 죄질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2∼3명만 사법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천 김효섭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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