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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결함 제보해 해임된 직원 복직시켜라”

    KTX 결함 관련 정보를 언론에 제공했다가 해임된 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이 복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내부자료 무단 유출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코레일 직원 2명에 대해 코레일이 원상회복을 해주도록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30일 공익신고자 보호법 시행 이후 내려진 첫 보호조치 결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발생한 부산발 서울행 KTX 열차 고장 사고와 관련해 전동장치인 견인 전동기가 훼손된 것을 발견하고 이를 언론사에 제보했다가 지난 8월 각각 해임과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권익위는 “이들이 관련 사진을 촬영해 노조에 전달한 행위 등은 ‘공익신고를 위한 준비행위’에 해당되며, 불이익을 받은 것 역시 이 행위 때문으로 판단해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권익위로부터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들에 대한 원상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 앞서 지난 8월 철도노조는 권익위에 진정서를 냈으나, 권익위는 공직자의 권한 남용 등 부패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각하했다. 이후 철도노조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시행일에 맞춰 다시 공익제보자 보호신고서를 냈다. 한편 권익위는 이와는 별도로 이들이 신고한 공익 신고건을 코레일 감독기관인 국토해양부로 이첩하기로 의결했다. 국토부는 관련 내용을 조사한 뒤 10일 내에 결과를 권익위에 통보해야 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국외펀드·무역 위장 거액탈세 10곳 조사

    국외 펀드 가입이나 교역 등을 위장해 거액의 세금을 포탈한 부유층 인사들에 대해 국세청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10억원 이상 국외계좌 보유사실을 숨겨온 자산가 40여명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투자 원금의 수백배까지 손실과 수익이 발생하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통해 편법 증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13일 “해외펀드나 국제거래를 위장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증여·상속세를 포탈한 의혹이 짙은 10개 중견 기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전자, 기계, 의류제조, 해운 등 업종에서 연간 매출액이 1000억∼5000억원대에 달하는 중견업체다. 2곳은 상장사(코스닥)이고 나머지는 비상장사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해당 기업이 창업 1세대에서 2세대로 또는 2세대에서 3세대로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탈세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외 조세피난처에 자녀 이름으로 만든 펀드에 국내 관계회사의 주식을 헐값에 넘기는 수법으로 세 부담 없이 경영권을 승계한 것으로 의심된다. 국세청은 10억원 이상 국외계좌를 갖고도 스스로 신고하지 않은 부유층 인사들의 명단을 확보해 기초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이들의 국외 송금·거래 명세를 낱낱이 살펴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소명이 불확실할 경우 정밀 조사에 착수해 누락 여부 등을 따져볼 계획이다. 국세청은 지난 6월부터 해외계좌 자진신고를 받았고 11월 중순엔 이례적으로 아직 못한 신고를 할 경우 과태료를 절반으로 줄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의심스러운 기업에 대한 국외 정보 수집을 강화, 이를 토대로 정밀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 거액 자산가도 서류 확인이나 현장 조사, 자금출처 조사 등을 통해 탈세 여부를 가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특히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의 편법 증여를 통해 부의 대물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파생상품은 거액의 손실 또는 수익이 나는 경우가 흔해 금융당국과 세무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나기 쉬운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본시장이나 국외경로를 활용한 부의 대물림이 금융당국 및 세무당국의 사각지대에 있는 만큼 정보 수집에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지난해부터 구축한 해외 정보망을 가동시키고 내부자 제보를 유인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사용해 앞으로 세정의 사각지대를 최대한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메이플스토리 정보유출 수사 착수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7일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외부 침입 ▲내부자 소행 ▲내·외부 공모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메이플스토리’는 백업 서버가 해킹당하면서 전국에서 1320만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를 운영하는 넥슨에서 수사 의뢰, 현재 전방위에 걸쳐 수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일단 사건 경위와 피해 내역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인 만큼 외부침입, 내부자 소행 등을 팀별로 전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킹사건의 경우 여러가지 방법으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는 데 통상 2주 정도가 걸린다.”면서 “분야별로 나눠 수사하다가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그쪽에 맞춰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와 넥슨은 지난 25일 ‘메이플스토리’의 백업 서버가 해킹되면서 전체 회원 1800만명 중 1320만명의 아이디와 이름, 비밀번호 등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부자정당 탈피” 사활 건 한나라…3대 포인트

    한나라당이 ‘부자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는 데 목숨을 건 듯한 모습이다. 부자와 대기업편만 든다는 지금의 이미지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고전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 전매특허인 ‘부자 증세’까지 거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소득세 최고세율·구간 신설 검토 현 정책기조와 배치…진통 전망 지난 9월 청와대와 정부를 압박해 추가 감세 계획을 철회시켰던 한나라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부자들에게 적용되는 세율을 높이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미국의 ‘버핏세’ 논쟁이 한국의 보수 집권 여당에서 불붙을 조짐이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6일 “과거 민노당이 주장한 식의 과격한 ‘부유세’는 아니지만, 소득세 누진성 강화 차원에서 최고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을 하나 더 늘리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중진 의원도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선 우선 줄줄 새는 세금을 막아야 하지만, 아무리 틀어막아도 부족하면 부자들에게 더 걷을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감세 철회를 결정하면서 소득세 최고구간(과표 8800만원 초과)의 세율이 35%로 그대로 유지되는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초특급’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생각이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에서조차 공론화하지 못한 ‘증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증세에 저항할 부자의 수는 적고, 세수 확대 효과는 크기 때문이다. 국세통계 연보에 따르면 2009년(귀속분) 과표 8800만원 이상인 소득세 납세자는 13만 1413명으로 전체 소득세 납세자의 4.7%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이 부담한 세액은 8조 2591억원으로 전체 소득세의 69.96%를 차지했다. ‘표’가 훨씬 많은 중산층과 서민층에게 바짝 다가가는 동시에 집권당으로서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모습도 ‘부자 증세’를 통해 보여 주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완전히 뒤흔드는 것이어서 당내 진통도 따를 전망이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특정인의 개인 아이디어일 뿐”이라며 거리를 뒀다. (2) “공정거래법 개정 불공정 개선” 일각선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한나라당은 대기업에 부가 편중되는 현상도 뜯어고칠 작정이다. 당 정책위 부의장인 김성식 의원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입증할 책임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부과한 공정거래법을 고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009년 폐지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부활도 거론한다. 그러나 김 부의장은 “대기업 규제의 여러 방안 중 부작용이 많아 폐지된 출총제를 부활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면서 “더 효과적인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출총제를 부활하지 않는 대신 내부자 거래 공시 제도를 강화해 공시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공시 내역에 특수관계인의 지분 이동뿐 아니라 계열사 지분 비율 문제도 포함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대기업이 출자 회사에 이익을 몰아줘 대기업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때 이사진을 처벌할 수 있도록 상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대기업의 하도급 규제, 정부조달 사업에 대한 대기업의 참여 제한, 대·중소기업 성과공유제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3)정부예산 2조 삭감 복지예산으로 보육·노령연금 등 1조 증액 추진 한나라당은 당장 7일부터 ‘예산 국회’가 막이 오르는 만큼 내년 예산안에 복지 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을 침몰 직전으로 내몬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반값 대학등록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쾌도난마식으로 추진하면서 한나라당은 더 초조해졌다. 예결위 소속 한 의원은 “당·정 민생협의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보육과 기초노령연금, 보훈 예산을 1조원 정도 증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20~40세의 현실적 고민인 전셋값, 물가,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 등에 초점을 맞춰 파격적인 정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복지 예산 증액을 위해서는 증세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다른 사업의 예산 감액이 필수적이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편성한 예산에서 2조원가량을 깎고, 이를 모두 복지 예산으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비슷한 입장인데, 어떤 사업의 예산을 깎느냐를 놓고 여야 간 다툼은 물론 지역구 의원 간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게 뻔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용어 클릭] ●버핏세 부유층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는 부자 증세 방안의 하나로 미국에서 논의되고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인 워런 버핏이 지난 8월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나 같은 슈퍼 부자는 비정상적인 감세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힌 데서 ‘버핏세’ 논쟁이 촉발됐다. 미국은 투자를 통해 얻은 자본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이 15% 수준으로 봉급생활자의 근로소득에 대한 최고세율 3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버핏은 “나처럼 돈을 굴려 돈을 버는 사람들이 노동하고 돈을 버는 사람보다 훨씬 낮은 세율을 누린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간 100만 달러(약 11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계층을 대상으로 자본소득세율을 근로소득세율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 보험설계사의 두얼굴

    보험설계사의 두얼굴

    28일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보험사기 여부를 기획 조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 조사분석팀원들은 예상보다 많은 적발 건수에 신경이 날카로웠다. 이미 수십명의 보험설계사가 병원에 허위로 입원한 것을 찾아냈고 이 중 일부는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설계사 A씨는 20여건의 보험을 들어 놓고 15차례의 입원을 반복하면서 1억원 이상의 보험금을 타냈다. 이 중 일부는 허위입원인 것을 밝혔지만 병원과 공모를 했다면 더 이상 알아내기는 힘들다. 그래도 그가 입원한 병원들에 일일이 연락해 보고 허위 입원 목격자를 찾아야 한다. 보험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설계사가 보험사기를 벌일 경우 피해는 클 수밖에 없고 일반 가입자의 보험료만 오르게 된다. 한 해에 2조 2000억여원이 보험사기로 부당지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가구당 연간 15만원씩 보험료를 더 내고 있다. 불황으로 수익이 크게 줄면서 일부 보험설계사는 범죄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설계사의 보험사기는 2008년 261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495명이 적발됐다. 올해 상반기만 이미 303명이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으니 연말까지 같은 추세라면 6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강동경찰서는 가짜 환자 180여명에 대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보고하고 27억 3000만원을 챙긴 설계사 2명과 병원장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근 전라도 광주에서는 공사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며 생활고에 시달려온 북한 이탈주민(새터민) 14명이 설계사의 꾐에 빠져 사기범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일부 설계사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다. 보험산업의 구조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부분 보험회사는 설계사에게 최초 정착지원금 100여만원을 3개월간 지급한 후 성과급만으로 운영한다. 이에 따라 영업을 못하는 설계사 중에는 성과급을 받기 위해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생긴다. 새로 가입해 받은 성과급으로 이미 가입한 보험의 매달 보험료를 내고 돈이 떨어지면 스스로 또 다른 보험을 들어 보험료를 메워간다. ‘돌려막기’다. 돌려막기의 끝은 파산이다. 또 파산을 앞두면 보험사기의 유혹을 더 쉽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설계사는 ▲매월 100만원 미만을 보험회사에 납입하는 비가동 ▲100만~200만원을 납입하는 가동 ▲200만원 이상을 납입하는 우수로 등급이 나뉜다. 설계사 김모(36)씨는 “연봉이 수억원인 일부 설계사만 언론에 노출되지 대다수는 박봉에 로열티도 없는 비가동·가동 설계사”라면서 “중소보험사의 설계사 정착률은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근속 기간이 3년 미만인 보험설계사는 9만 5391명으로 전체 보험설계사의 64.6%에 달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불황으로 영업이 힘들어지면서 남자 보험설계사의 이직이 특히 잦아졌다. 남자 설계사는 2009년 전체 설계사의 27.9%(4만 6313명)를 차지했지만 올해 7월 기준으로 25.9%(3만 9238명)로 감소했다. 문제는 설계사들의 보험사기를 막을 근본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보험사기로 해고되더라도 다른 보험사나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 설계사의 신상을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가 없어 확인도 어렵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설계사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적발을 강화하고 보험사가 내부통제시스템을 확고히 해야 하지만 일종의 내부자 범죄이기 때문에 막기가 쉽지 않다.”면서 “설계사를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백화점의 ‘탐욕’…중소업체들 매출 절반이 수수료·판촉비

    백화점의 ‘탐욕’…중소업체들 매출 절반이 수수료·판촉비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이 판매수수료, 판촉비 등으로 연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명품 업체에는 평균 17%의 판매수수료 혜택을 주는 백화점들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 국내 중소기업에는 높은 수수료에 판촉사원 인건비와 고가의 인테리어 비용까지 떠넘기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업체 15개 품목 73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및 방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계약서 기준, 평균적으로 매출액의 31.8%를 판매수수료로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납품업체들이 수수료 다음으로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판촉사원 인건비의 경우 연간 4억 1000만원으로 해당 업체들의 연매출 10% 수준에 달했으며 인테리어 비용은 5% 정도를 차지했다. 사실상 매출의 46.8%를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내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가 판매수수료 외에 중소납품업체들의 판촉비용 및 인테리어 비용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세일 혹은 각종 행사 비용과 고객 사은품 제공, 상품권 강매, 상품거래 없이 장부상으로 매출을 잡고 그에 따라 수수료를 부담하는 ‘가매출 요청’ 등에도 응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실제 중소업체들의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납품 업체들의 부담은 공정위가 입수한 한 백화점 내부자료에서 더욱 여실하게 드러난다. A백화점이 2003년 기준으로 자사에 납품 혹은 입점 중인 의류부문의 원가 구조를 분석한 결과 판매수수료와 인건비·원자재·판촉비 등이 각각 매출의 29.7%, 66.4%로 업체가 가져가는 이익은 3.9%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납품업체들은 계약서상 고객이 많은 휴일을 기준으로 3~5인의 판촉사원을 의무적으로 파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해진 인원을 채우지 않을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업종별로는 가구·인테리어가 매출액의 34.5%를, 잡화는 32.4%, 욕실·위생용품은 27.1%까지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테리어 비용은 평당 200만~500만원 수준으로 업체별로는 연간 500만~8억원까지 다양했다. 일부 업체의 경우 납품업체가 책임질 필요없는 바닥공사, 천장조명 등 기초 공사 비용까지 부담하기도 했다. 통상 계약 기간 1년 이내에는 매장 이동이 없지만 이후에는 매출에 따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마다 인테리어 비용을 다시 부담하는 것이다. 매출이 높아 이른바 ‘명당’으로 옮기는 경우라면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지만 매출이 부진해 손님 발길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리로 갈 경우 그야말로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이다. 지철호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일각에서 ‘시장논리’를 얘기하지만 독과점인 국내 유통사업 구조 속에서는 납품 업체들이 다른 판로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같은 피해를 어쩔 수 없이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번 조사는 법위반 가능성을 염두하고 실시한 만큼 법위반 혐의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3대 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2009년 기준으로 81%이지만 일본의 경우 42%로 50%가 안 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월가 최대 불법거래 갤리언펀드 창업자 징역 11년형 ‘중형’

    미국 월가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불법 거래로 기소된 갤리언 그룹 창업자 라즈 라자라트남이 13일(현지시간)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라자라트남은 2008년 9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정보를 당시 골드만삭스 이사회 임원에게서 입수하는 등 내부 정보를 활용해 막대한 차익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맨해튼 지방법원 리처드 홀웰 판사는 “죄질과 범위가 경제계에서 없어져야 할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라면서 “민주사회에서 내부자거래가 자유 시장에 대한 공격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전적으로 옳다.”고 중죄 선고이유를 밝혔다. 다만 라자라트남이 당뇨병 악화에 따른 신부전 가능성이 있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 검찰이 구형한 최소 19년 6개월보다는 형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해도 과거 20년간 뉴욕에서 내부자거래 사건에 대해 선고된 징역형 가운데 가장 길다. 법원은 아울러 벌금 1000만 달러(약 115억원) 납부와 재산 5380만 달러 몰수를 명령했다. 변호인 측은 “내부자거래 범죄에 대한 형량이 이처럼 길었던 적은 없었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리랑카 출신으로 갤리언 헤지펀드를 설립했던 라자라트남은 기업 이사, 컨설턴트, 트레이더 등이 포함된 방대한 정보원을 활용해 기업 내부정보를 빼내 부당이익을 취해왔다. 한때 그의 헤지펀드는 70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미 검찰은 연방수사국(FBI)의 비밀 감청 등을 통해 혐의를 잡은 뒤 두달에 걸쳐 조사를 벌인 끝에 증권사기와 공모 등의 혐의로 2009년 라자라트남을 체포했다. 당시 검찰은 그가 내부자거래를 통해 7200만 달러나 되는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산했다. 리드 브로드스키 검사는 이날 법정 최고형량을 선고해줄 것을 촉구하며 “내부자거래 범죄 가운데 이처럼 오랜 기간 동안 폭넓게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트레이더, 변호사, 기업경영자, 컨설턴트 등 26명이 기소됐으며, 이 가운데 25명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기소됐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공직비리 척결 ‘내부 고발의 힘’

    공직비리 척결 ‘내부 고발의 힘’

    ●2008년 이후 796명 처벌 공직비리 단속에 내부 공익신고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민권익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권익위가 출범한 2008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사기관에 이첩해 수사를 의뢰한 공직 부패신고 307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9건(51.8%)이 내부 공익신고에 따른 성과였다. 같은 기간 내부자 신고로 형사 처벌(675명)을 받거나 행정 처분을 받은(121명) 공직자는 모두 796명으로, 부패신고로 형사 처벌 및 징계·주의 통보를 받은 전체 공직자 1187명 가운데 67%를 차지했다. 내부자 신고로 드러난 예산 손실 금액도 상당했다. 2008년 이후 지난달까지 권익위가 신고를 받고 적발한 전체 공공기관 예산 손실액은 721억여원. 이 가운데 내부 공익신고로 밝혀낸 손실 예산은 전체의 80.5%인 580억여원에 이르러 내부 신고가 공직사회 부패 단속 및 예방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는 “점점 지능화·전문화하는 부정부패 사건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내부 공익신고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면서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의 공익침해 행위에 대한 신고자를 두루 보호하는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지난달 30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만큼 내부자 신고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보조금 횡령 29% 최다 한편 수사기관으로 이첩된 부패신고 307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농림·보건복지 분야에서의 정부보조금 편취 및 횡령이 90건(약 29%)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보조금을 편취 또는 횡령하는 행태는 사업비 지출내역을 부풀리거나 허위구매하는 방식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어 관급공사의 공사비 편취(18%), 국책연구개발사업 지원비 횡령(8%), 정부 계약·납품 관련 비리(7%) 등이 많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공정거래 확립이 최우선 과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주창한 ‘공생발전’이 공정사회에 이어 제2의 화두로 떠올랐다. 각계 전문가들은 ‘공생’의 의미와 그에 대한 평가를 언급하면서 지속 가능한 실천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공생’은 부익부 빈익빈 등 현재 나타나는 문제 중 몇 가지를 해결하는 차원이 아니다.”며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고, 어떤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느냐의 큰 이야기”라고 풀이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우리 사회의 트리클다운(정부가 투자증대 등으로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 경기 전체가 부양된다는 이론)이 약해졌는데, ‘공생발전’은 트리클다운을 꾀할 수 있는 화두다.”라면서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회통합과 경제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완전 폐지, 금산분리 대폭 완화 등 현 정부 출범 이후 재벌정책을 많이 폈는데, 그 결과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등 부작용이 많이 나타났다.”며 “늦긴 했지만 바람직한 변화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의 분위기를 확산하는 데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단순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선진국 진입을 위해 균형 잡힌 국가발전 모델을 세우는 건 당연하다.”며 “문제는 각론”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교육, 경제 등 부문별 전략을 세운 뒤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며 “공생발전을 추진할 종합적인 싱크탱크와 각 부문별 추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 교수는 “향후 복지나 친서민 정책이 더 강화되고, 경제 정책도 공정거래 쪽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며 “재정, 사람들의 행동 변화, 실제 효과 등을 고려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공생발전의 제1 과제로 ‘공정거래 확립’을 꼽았다. 권영준 교수는 “공생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총제를 부활시켜야 하고, 공정거래 차원에서는 담합이나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내부자 거래 등 공정거래를 해치는 행태를 보다 강한 잣대로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권 출범 때 세금감면, 규제완화 등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했는데 그에 대한 정리도 없는 데다 정권 초기의 기치와 다른 개념을 내놔 당혹스럽다.”고 꼬집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두차례 위장전입 추궁에…한 “이성적 판단 못했다”

    두차례 위장전입 추궁에…한 “이성적 판단 못했다”

    #Q “두 차례 위장전입한 사실이 있나.” #A “두 딸 학교 문제로 인해 이성적 판단을 못했다.” #Q “부인이 처남 회사의 그랜저 승용차를 무단 사용하지 않았나.” #A “그런 일 없다. 공사(公私) 구분을 철저히 했다.” #Q “형과 대통령의 친분이 이번 인선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 #A “전혀 그렇지 않다.”(울먹)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 한 후보자는 “1차 현역 판정을 왜 취소했느냐.”고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추궁하자 “(당시엔)대학원에 가면 (징병이)자동 연기되고 신검도 자동 취소돼 다시 검사받게 돼 있다.”고 반박한 뒤 “공직을 열심히 해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후보자 명의의 서울 성동구 행당동 땅 매매 ‘다운계약서’로 인한 세금 탈루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김학재 의원은 “땅을 팔기 1년 전 도시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는데 매매대금이 터무니없이 싸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외조부로부터 받은 건데 자투리 땅에 맹지로, 모친이 잘 아는 매수인이 사겠다고 해서 싸게 판 것”이라고 해명했다.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여야 합의로 증인으로 채택된 매수인 박모씨가 국회 출석을 거부하자 동행명령권을 발동했다. 처남이 임원으로 있던 SK텔레콤의 법인 명의 그랜저 승용차를 2006년부터 무상 사용하다 지난해 구입한 데 대해 ‘스폰서’ 의혹도 제기됐다. 한 후보는 “처남 출퇴근용으로 제공된 차로, 처가 탄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증인으로 요청한 처남이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5일까지 해외 출장인데 청문회를 피하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처남은 SK상무, 한 후보자는 최태원 SK회장과 테니스를 쳤으며 윤진원 SK윤리경영부문장은 과거 부하직원”이라며 친분을 이용한 SK 관련 수사 봐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자가 고교 동창이 운영하는 회사의 비상장 주식 1000주를 2000년 500만원에 매입했다가 5년 뒤 2000만원에 파는 등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부당거래 의혹도 캐물었다. 한 후보자는 당초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적이 없다.”고 서면 답변했다가 “친구 권유로 2000만원어치 구매했지만 주식백지신탁제가 생겨 친구에게 2000만원에 처분했다.”며 회계처리상 문제라고 말을 바꿨다. 한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이 위장전입 의혹을 제기하자 “깊이 반성하며 자녀 문제로 이성적인 판단을 못한 건 아닌지 후회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의원님이 한번 확인해보시죠.” “제가 답변한 후 말씀하시죠.” 등 시종 당당하던 한 후보는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30년전 미국에 간 형님이 대통령과 어떤 사이냐.”고 묻자 “형님께 전화해서 확인했는데 사실무근이라고 하면서….”라고 울먹이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 “이번 사건은 서민에게 피해를 주는 악성 대형범죄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며 총장 취임 후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피력했다. 강주리·이재연기자 jurik@seoul.co.kr
  • 네이트·싸이월드 해킹 3500만명 정보 털렸다

    네이트·싸이월드 해킹 3500만명 정보 털렸다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인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됐다. 국내 3대 포털사이트 중 하나인 네이트와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의 가입자 개인정보가 탈취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와 SK커뮤니케이션즈는 28일 중국발 IP로 접근한 해커에 의해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가입자 아이디(ID)와 이름,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와 비밀번호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개인 식별이 가능한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도 대거 유출됨에 따라 이를 이용한 보이스피싱과 스팸 메일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확인된 유출 정보는 3500만건으로 네이트(3300만명)와 싸이월드(2600만명)에 중복 가입한 회원 수를 고려하면 사실상 전체 가입자 정보 대부분이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SK컴즈는 해킹 발생 후 이틀이 지나서야 개인정보 유출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나 대형 포털사이트의 보안 취약점을 드러냈다. 중국발 IP의 악성코드에 의한 고객 정보 유출은 지난 26일 발생했다. SK컴즈는 28일 오전에야 해킹을 인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정석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실장은 “SK컴즈 실무진 조사를 통해 유출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SK컴즈의 인터넷데이터센터를 찾아 서버 시스템을 조사하고 내부자 소행인지 해커가 개입된 범죄인지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2008년 2월 옥션 회원 1863만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이 최대였다. 안동환·백민경·맹수열기자 ipsofacto@seoul.co.kr
  • 제2금융 비웃던 은행들 대출금액까지 다 새 나가

    제2금융 비웃던 은행들 대출금액까지 다 새 나가

    “제1금융권의 보안은 최고 수준이다. 서버 역시 주서버와 백업서버를 멀리 떨어뜨려 놓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일이 없다.”(농협 해킹사건 시 A은행 관계자) “고객정보 보안이 허술한 제2금융권들의 문제”(현대캐피탈 사건 시 B은행 관계자) 인터넷 뱅킹 아이디와 비밀번호, 대출금액 등 제1금융권의 고객 정보가 시중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철저한 보안’을 자랑하던 시중은행의 보안시스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직 해킹인지 또는 내부자 소행인지는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았지만, 부천 오정서의 수사로 설(說)로만 떠돌던 금융권 전체의 허술한 보안체계가 사실로 입증됐다. 대대적인 점검 강화는 물론 이들로부터 유출정보를 사들인 대부업체에 대한 수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은행 고객내역 등 1900만건 당초 경찰은 지난 4월 ‘공무원들의 개인정보가 돌아다닌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에 들어갔다. 부천 오정서 사이버수사팀원이 인터넷게시판에서 “개인정보를 판다.”는 글을 보고 메신저를 통해 김씨 일당과 접촉했다. 일당이 시험용으로 보낸 공무원의 소속 부처와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등이 사실로 확인되자 경찰은 곧 이들의 컴퓨터 아이피(IP)를 추적해 검거했다. 이들은 주로 네이버나 다음 등에서 데이터베이스(DB)를 사고팔 수 있도록 개설해 놓은 카페에 광고나 댓글을 남기는 수법으로 구매자들을 모았다. 이 중 현재 저축은행에 근무하는 A씨와 모 캐피털사에서 일했던 B씨 등 무려 120명에게서 대포통장을 통해 54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피의자 김모(26)씨와 양모(26)씨 등 3명은 고등학교 동창생으로 특별한 직업 없이 돈을 벌기 위해 개인정보를 다른 판매상에게서 구입한 뒤 인터넷에서 되팔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지니고 있던 이동식 저장장치(USB)에서 예상했던 공무원 명단뿐 아니라 시중은행과 통신사의 고객 내역까지 1900만건의 개인정보가 나오면서 수사관들조차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경찰과 전문가들은 이들이 중국에 있는 해커나 해커와 연결된 중간상인을 통해 자료를 입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중국에 있는 인물과 메신저를 한 기록이 나와 내부자보다는 해킹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사 서버 디도스 공격도 의뢰 국내 대부업체와 개인정보 DB 판매상들이 주로 중국 해커에게 의뢰해 정보를 빼낸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부터 수사당국에 감지됐다. 실제 이번 서울 수서서의 경우에도 1000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사람은 중국에서 ‘H사장’이라고 불리는 전문 해커였다. 중간판매책인 정모(26)씨와 김모(26)씨는 MSN 메신저로 H사장과 접촉했다. 경찰 관계자는 “MSN 메신저가 다른 메신저보다 추적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월 5일, 이들은 메신저와 이메일을 통해 H사장에게 국내 대부업체, 저축은행, 채팅사이트, SMS(문자메시지) 콜센터, 카드사 등의 해킹을 의뢰했다. H사장은 해당사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손쉽게 1000만명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이들에게 제공했다. 이들은 경북 김천, 구미 일대의 PC방에 자리잡고 유명 포털사이트의 웹하드에 저장해 둔 개인정보를 1건당 10~30원에 팔기 시작했다. 거래처는 주로 대부업체, 도박사이트 업체, 인터넷 가입 모집업체 등이었다. 이로써 이들은 2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고, 중국 해커 H사장에게 수익의 80%를 제공하고 나머지 6000만원 상당을 생활비·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 이들은 또 H사장으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메일, 메신저, 포털사이트 등에 회원가입을 한 뒤 인터넷에서 대포폰, 대포통장 등을 구입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개인정보 해킹뿐 아니라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 서버에 디도스(DDOS) 공격을 해 달라고 H사장에게 의뢰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경쟁업체 등의 청탁을 받고 업무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정보가 유출된 업체 수는 총 102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19개 업체는 유출 사실을 시인했지만, 나머지 83곳은 극구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소홀히 할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에 저촉돼 처벌을 받기 때문에 숨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업체, 저축은행, 채팅사이트, SMS 콜센터, 카드사 등 이름만 들어 보면 알 만한 업체 대부분이 뚫린 것으로 보면 된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백민경·이영준기자 white@seoul.co.kr
  • [지구촌은 사이버 전쟁중] “전력망 1차 타깃 가능성… 내부자 보안의식 강화해야”

    [지구촌은 사이버 전쟁중] “전력망 1차 타깃 가능성… 내부자 보안의식 강화해야”

    교통시스템이 마비돼 순식간에 도심 사거리가 주차장으로 변하고 교통사고가 이어진다. 금융·통신·전기·가스·수도·원자력 등 기간시설 시스템 전체가 순차적으로 마비된 후 통제불능의 상태에서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폭주한다. 지난 2007년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다이하드 4.0’에서 테러리스트인 토마스 가브리엘은 컴퓨터만으로 역대 그 어떤 무기보다 더 강력한 미국의 위협이 된다. 사이버보안 전문가 8인을 대상으로 영화 속 상황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7명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며 실재적인 위협’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우선적인 공격타깃으로는 전력망을 꼽는 사람이 많았고, 대비책으로는 내부자 의식 강화가 중점적으로 지목됐다. 이들이 말하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1.국가기간시설 장악 가능한가?/2.어느 기간망이 우선적인 공격대상이 되는가?/3.정부와 군은 안전한가?/4.사이버전 피해 최악 시나리오는?/5.사이버망 강화 방안은?    ▲원동호 성균관대 정보통신학과 교수  1.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2.전력망이 가장 우선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피해가 막대한 반면 발전소 침입 자체가 어렵지 않다. 3.집중적인 타깃이 되는 만큼 안전하지 않다. 4.전력망과 교통시설이 마비되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5.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문제다. 이중삼중으로 만들면 이용하는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이종락 서울호서전문학교 사이버해킹보안과 교수   1.스카다 시스템 진입만으로도 영화 속 일이 현실화될 수 있다. 2.발전소가 우선적인 타깃이 될 것이다. 컴퓨터로 원격조종을 하는 모든 것들이 목표가 될 것이다. 3.국가망은 물리적으로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도록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위기관으로 갈수록 어떤 부분이 밖으로 노출되는지 알기 힘들다. 반면 국방부는 관리체계 자체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다. 4.대형 댐의 수문을 열면 서울이 물바다되는 일도 가능하다. 5.스카다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업을 철저히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시스템 관리자들의 처우개선을 통해 보안의식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1.지난해 이란 핵시설 사건에서 보듯이 가능성이 충분하다. 2.스카다 시스템과 지멘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모든 시설이 동일하게 타깃이 될 수 있다. 3.국가망과 기간시설의 보안장치가 더 위험하다. 고인물이 썩는다고 폐쇄망으로 운영될 뿐 아니라 점검도 자체적으로 진행해 외부침입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하다. 4.공항과 원전이 위험하다. 곧바로 대형참사로 이어진다. 5.해킹에 대응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국정원과 청와대가 정부공조를 중심으로 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정완 사이버범죄연구회장(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인터넷 대란을 비롯해 모든 것이 가능하다. 2.인터넷 마비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개별 조직들의 연결고리를 모두 끊으면 혼란을 유발하기에 가장 용이하다. 3.정부망 역시 외부와 어떤 형태로든 연결돼 있는 만큼 위험하다. 4.기간전산망, 금융, 국방, 통신망이 마비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5.해킹범죄에 대한 통합 대응기관이 필요하고, 전문가들의 데이터베이스도 마련해야 한다. 중국 등 정부규제가 약한 나라에 대한 스크린도 강화해야 한다.    ▲나중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보안관제기술연구팀장  1.충분히 가능하다. 2.전력이 우선적이다. 전력망이 마비되면 인터넷은 물론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 3.정부망 설계가 아무리 탄탄해도 개별 부처들과 산하기관이 그 만큼 수준을 갖추지 못하면 어느 곳에서건 구멍이 뚫릴 수 있다. 군도 마찬가지다. 4.어떤 기간시설이든 1시간만 중단되면 도시와 국가 전체가 마비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5.내부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대문을 단단하게 해도 창문을 열어두면 문제가 생긴다.    ▲원유재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예방단장  1.가능하다. 해킹에 제약은 없다. 2.인터넷이 타깃이다. 여러사람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침입 자체가 쉽다. 3.정부망은 동작환경이 민간과 다른 경우가 많아 뚫기 어렵다. 그러나 특정 소프트웨어를 노린 새로운 악성 코드를 만들어낸다면 위험해진다. 4.인터넷이 마비되는 순간 상상하는 어떤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5.스카다 시스템 네트워크를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수자원공사의 댐관리와 화력발전소, 원전 등은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만약의 사태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정현 숭실대 컴퓨터학과 교수  1.가능하다. 2.다양한 사용자가 있는 이메일이나 USB 등을 통해 원격조종이 가능한 코드를 최대한 많은 곳에 심어두는 것이 첫 단계가 될 것이다. 3.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사용하는 정부망과 기간시설은 어느 곳이든 타깃이 될 수 있고 뚫릴 수 있다. 4.이동통신망과 금융서비스가 마비되면 사회적 혼란이 야기돼 통제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다. 5.내부자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 무심코 한 행위가 시스템 자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야 한다.    ▲서의성 울산과기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1.불가능하다. 실제 해킹과 사이버테러의 효과가 전국가적으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 2.디도스처럼 인터넷 사용을 막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3.정부망과 군 모두 내부자가 공모한다면 시스템을 통째로 날릴 수 있다. 4.민간기관모두 국가와 기간산업에서 데이터와 백업데이터가 모두 삭제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5.국내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내부자들의 잘 관리해야 한다. 박건형·맹수열기자 kitsch@seoul.co.kr
  • 대한민국 3시간만에 마비된다

    대한민국 3시간만에 마비된다

    일부 핵심 시설 침투·교란하면 같은 시스템 사용 전체 시설 점검으로 중단 불가피 ## 2013년 어느 날. 오전 6시 무렵 경북 울진 원자력발전소와 고리 원전 3, 4호기에서 잇따라 경보음이 울렸다. 시스템 냉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 담당자는 급하게 책임자를 호출했다. 그러나 책임자가 채 도착하기도 전에 발전기 부하는 한계치를 넘어섰다. 결국 담당자들은 기계식 비상 버튼을 눌러 붕소를 직접 투하했고 발전기는 가동을 멈췄다. 한반도 남부 일대는 일순간 암흑으로 변했다. ## 같은 시간 경북 포항의 포스코와 광양제철, 대전 코레일, 서울지하철 시스템이 통제불능 상태로 빠져들었다. 그 어떤 통제 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 공조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직원들은 가동 중인 공장을 버리고 밖으로 피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급히 전국의 철도와 지하철에 운행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청와대에서는 전 각료와 국가정보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비상회의가 소집됐고 전군은 전시에 준하는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막연히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로 치부되던 상황이 현실화되자 완벽한 보안을 자신하던 관계 부처 관계자들은 허둥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의 점검 결과 문제를 일으킨 곳은 모두 ‘스카다 시스템’(컴퓨터의 정보수집·처리·분석·제어기술과 통신기술이 결합한 통합 제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곧바로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외부 공격이란 결론을 냈다. 금융 시스템, 증권거래 시스템, 공항과 도로 등 교통통제 시스템 등 스카다 시스템과 관련된 국가기반 시설이 일제히 가동을 중단했다. 점검을 시작하면서 불과 3시간여 만에 대한민국은 완전히 마비됐다. 유일하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군 시스템은 외부와의 연결고리가 전면 차단돼 고립된 상태다. 이상은 12일 서울신문이 국내 보안전문가 8명에게 자문해 구성한 한국을 타깃으로 한 사이버테러 가상 시나리오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군이 물리적 공격을 가하면 한국은 두뇌조차 없는 상태에서 전쟁에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이론상으로도 가능하고 실제로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대부분의 기간 시설이 상용 소프트웨어에 가까운 독일 지멘스사의 스카다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스턱스넷 등 악성 코드에 극도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스턱스넷은 시스템에 침입하기만 하면 공유 프린터, 공유 네트워크 등을 통해 제어 프로그램을 파괴하며 최고 수준의 암호도 제약 없이 뚫을 수 있다. 지멘스사의 스카다 시스템이 스턱스넷으로 파괴되는 과정은 지난해 원심분리기 1000여기가 순식간에 오작동하면서 파괴된 이란 핵시설 사건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제일 유명하고 사용하기 쉽다고 도입한 소프트웨어가 해커와 테러리스트, 적군의 먹잇감으로는 가장 좋은 법”이라며 “실제 국가 기간시설 보안장치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으며, 자체 점검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기관은 행정안전부의 자체 점검에서조차 C등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이버범죄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정완 경희대 교수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은 수개월~수년에 걸쳐 치밀하게 작은 소프트웨어부터 뚫고 들어가는데, 덩치가 큰 기간시설은 사소한 문제 발생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강화된 시스템이라도 내부자 공모가 있을 경우 100% 뚫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락 서울호서전문학교 교수는 “인터넷에서 분리해 외부 침입이 힘들게 설계하더라도 내부에서 이메일을 받거나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구멍이 뚫릴 수 있다.”면서 “시스템과 인적 인프라 모두를 완벽히 통제하지 않으면 사이버테러와 사이버전에 무방비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맹수열기자 kitsch@seoul.co.kr
  • “폐기할 지폐가 없네” 도둑 맞은 아르헨 중앙은행

    “폐기할 지폐가 없네” 도둑 맞은 아르헨 중앙은행

    아르헨티나의 중앙은행이 돈을 도둑맞았다. 내부자 소행이 분명하지만 중앙은행은 아직 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4월 마지막 주 은행 내부에서 발생했다. 폐기처분하기 위해 지방은행이 보낸 낡은 지폐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정확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라진 돈은 최소 50만 아르헨티나 페소(약 1억3000만원), 최고 4200만 페소(약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에 따르면 분실된 지폐는 20페소권(약 5500원), 50페소권(약 1만2000원), 100페소권(약 2만4000원) 등 모두 3종류. 폐기할 지폐를 중앙은행에 보내면서 지방은행은 지폐마다 ‘폐기용’이라고 도장을 찍었다. 도장을 살짝 지우고 지폐를 쓰려던 사람이 적발되면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뒤늦게 피해사실을 알게 됐다. 아르헨티나 수사당국은 8일 혐의가 가는 중앙은행직원 8명을 정직조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사건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아르헨티나 중앙은행 감시카메라 촬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금융개혁 어떻게] 미국은 금융범죄 용서치 않았다

    내부 정보를 이용해 6000만 달러(약 651억원)가 넘는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됐던 미국 헤지펀드 회사 갤리언 설립자 라지 라자라트남(53)이 11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증권사기와 공모 등 1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평결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분석기사를 통해 내부자거래를 일삼아 온 헤지펀드 등 금융부문의 ‘관행’에 철퇴를 내린 이 평결 뒤에는 끈질기게 금융범죄를 추적해 온 수사당국의 ‘투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로 모집해 주로 위험성이 높은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고수익을 남기는 펀드를 이른다. 미국 법무부의 내부자거래 수사를 주도하는 프리트 버라라 연방 검사는 평결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믿거나, 너무 영리해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47명을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했다. 그 가운데 36명의 유죄가 인정됐다. 검찰은 이번 평결이 주식시장에서 불법적인 이득을 추구해 온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억지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트칼라 범죄인 내부자거래는 범죄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증거 확보는 더욱 어렵다. 기소를 해도 대형 로펌을 동원한 법정공방에서 유죄평결을 받아내기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규제완화 바람을 타고 극성을 부리는 내부자거래와 이에 기반해 급성장한 헤지펀드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사법당국도 내부자거래를 척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사법당국은 통상 마약이나 조직폭력 수사에 사용하는 감청 기법까지 동원해 공격적으로 수사했다. 라자라트남이 각 기업 공모자들과 통화한 기록을 증거로 제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말 연방수사국(FBI)은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 3개 대형 헤지펀드 회사를 동시에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하는 대담한 수사를 벌여 월가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수사 대상이었던 세 곳 중 두 곳은 지금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 끝에 라자라트남은 내부 정보를 얻어 자신이 운용하는 갤리언 펀드의 운용에 활용한 혐의로 2009년 10월 체포됐다. 광범위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법당국이 좀 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위험 고수익에 매달리는 투기를 일삼았던 대형 금융회사 경영진 가운데 지금까지 기소된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 ‘내부범죄’를 감독했던 찰스 퍼거슨은 “내부자거래가 금융위기라는 재앙을 촉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드러난 피해규모는 새 발의 피”라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오늘의 눈] 한층 혼란스럽게 한 검찰/홍희경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한층 혼란스럽게 한 검찰/홍희경 경제부 기자

    전대미문의 농협 전산장애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검찰 발표를 두고 말들이 많다. “북한이 했다고 도저히 못 믿겠다.”는 반응이 있고, “북한이 이렇게 위협적이니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다. 엇갈리는 반응 때문에 농협 사태를 천안함 사건에 비교하는 시선도 있다. 어쩌면 영구미제로 남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수사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검찰의 발표문 하나하나가 검증대상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요약하자면 “결국 북한이 했다는 직접증거는 없다.”는 게 북한소행론을 반박하는 쪽의 얘기고, “그럼 북한 말고 누가 하겠느냐.”는 게 옹호하는 쪽의 얘기다. 검찰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검찰 스스로이다. 수사 초기 내부자 공모 가능성을 배제한 검찰은 결국 수사발표에서 ‘누군지 특정할 수 없는 해커’가 어떻게 악성코드를 심었는지 눈에 그리듯 설명했다. 정작 노트북 주인이 어떻게 악성코드를 내려받게 됐는지 정황 설명은 빠졌고, 주어가 빠진 발표는 “소설 같다.”는 반응을 불렀다. 과거 디도스 공격 당시 사용된 아이피(IP)가 2년 만에 다시 농협 전산망 공격용으로 탈바꿈했다고 발표했지만, 대체 이 IP가 그동안 왜 차단되지 않았는지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은 준비하지 않았다. 더욱이 검찰은 북한과의 관련을 나타내는 결정적 증거에 대해서 ‘보안’을 이유로 함구로 일관함으로써 되레 의혹을 증폭시킨 측면도 있다. 지금까지도 진실 공방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을 수사할 때 검찰은 몇달씩 결과발표를 미루며 조사를 이어갔다. 단행본 책 한 권 분량으로 나온 수사결과 발표문은 곳곳에서 제기한 의혹을 총망라했다. 당시 “강제력을 동원할 수 있는 수사기관의 발표이기에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던 검찰이 쫓기듯 수사발표를 한 이유를 모르겠다. 속시원하게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검찰의 발표가 되레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saloo@seoul.co.kr
  • “외계인과 교신”…美안보국 기밀문서 충격

    “외계인과 교신”…美안보국 기밀문서 충격

    미 국가안보국(NSA)이 외계인과의 교신했다는 사실을 담은 기밀문서가 인터넷상에 공개됐다고 UFO 다이제스트가 전했다. 지난달 21일 국가안보국 공식 웹페이지에 공개된 이 문건에는 “미국 정부는 인류와 외계인이 신호를 통해 의사소통했으며, 정부 과학자들이 외계 메시지를 파악하는데 제한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인정하는 부분이 담겼다. 이 매체에 따르면 국가안보국은 지난 2004년 10월 21일 내부자료인 ‘국가안보국 저널’ 45권 1호의 일부 내용을 공식 발표하기로 승인했었다. 하지만 2011년 4월 21일에 와서야 대중에 그 정보가 공개된 것. 이는 애리조나 출신 변호사인 피터 걸스텐이 정보공개법(FOIA)과 관련해 낸 소송에서 국가안보국이 패소해 지금까지 숨겨왔던 기밀문서를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암호 해독 전문가인 하워드 캠페인 박사가 ‘외계’에서 온 메시지를 해독해 국가안보국에 제공한 보고서이다. 이런 외계의 메시지는 과거 소련에서 만든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에서도 수신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에는 누구도 메시지를 해독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외계인의 메시지를 해독하는 작업은 하워드 캠페인 박사와 국가안보국 암호 부서의 다른 수학자들이 맡았다. 공개된 문서에는 날짜는 명시되지 않았으나,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해독된 총 29개의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다. 사진=자료사진(위),공개된 NSA 문건(아래)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공직비리신고 보상금제 ‘있으나 마나’

    공직비리신고 보상금제 ‘있으나 마나’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직자비리신고 보상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신고 건수가 없어 공직사회에서 있으나 마나 한 제도로 취급받고 있다. 2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와 도내 12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3개 지자체가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충북도와 옥천군이 2008년 2월부터, 청주시가 올해 1월부터 각각 시행 중이다. 제천시와 영동군은 곧 도입할 예정으로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보상금 지급기준은 비슷하다. 비리공무원 금품수수액의 10배 이내, 개인별 향응액의 10배 이내 또는 비리신고를 통해 추징되거나 환수된 금액의 10% 정도가 보상금으로 지급된다. 보상금 최고한도액은 지자체별로 약간 차이가 있는데, 1000만원 또는 2000만원이 가장 많다. 신고는 공무원과 일반시민 모두 할 수 있다. 비리신고자는 신고를 통해 꽤 큰돈을 받을 수 있지만 충북에 이 제도가 도입된 지 3년이 넘도록 접수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이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가장 큰 원인은 신고자의 신분 노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충북도의 경우 감사관실 직원들조차 신고자를 알 수 없도록 신고접수는 부서장인 감사관 혼자서만 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자체들이 나름대로 비밀보장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비리를 알고도 신고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입을 앞두고 있는 지자체들도 큰 효과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 영동군 기획감사실 김해용씨는 “누군가 나를 신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함으로써 공직사회 분위기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정도의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몇몇 지자체들은 우선 내부자 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외부기관과 손을 잡고 신고자를 알 수 없는 ‘익명 고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 경남도, 경북도, 창원시 등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 역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년이 다돼 가지만 서울시에 단 한건이 접수됐을 뿐이다. 충청대 행정학과 남기헌 교수는 “비리신고 보상금제보다 자체 감사시스템을 강화해 공무원들의 청렴도 향상을 기대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감사관실을 의회 직속기관으로 만들어 집행부 눈치를 보지 않고 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서태지·이지아’ 소송, 농협 해킹 클릭 광풍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서태지·이지아’ 소송, 농협 해킹 클릭 광풍

    ‘문화대통령’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14년에 걸친 만남과 이별, 법정 송사가 인터넷 세상을 점령한 한 주였다. 서태지와 이지아가 50억원대의 위자료 및 재산 분할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21일 알려졌다. 이날 밤 이지아는 소속사를 통해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대부분의 사실을 인정했다. 불과 오전까지만 해도 정우성과의 데이트 장면이 화제였지만 반나절 만에 대반전이 일어난 셈. 오리무중에 빠진 농협 사이버테러 사태가 2위에 올랐다. 검찰이 지난 19일 농협 서버에 삭제 명령을 내린 노트북 컴퓨터를 분석한 결과, 적어도 한달 전 이 명령이 예약 실행되도록 프로그램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농협 내부 시스템과 운영구조를 잘 아는 내부 직원 소행이거나 내부자가 외부 해커와 공모했을 개연성을 조사하고 있다. 소녀시대의 ‘가창력’을 담당하고 있는 태연이 지난 17일 공연에서 한 남성 관객에게 납치될 뻔한 사연은 3위에 올랐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밝혀진 이 남성은 잘못을 반성해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귀가했다. 4위는 축구대표팀 공격수 박주영의 결혼 소식이 차지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AS 모나코에서 활약 중인 박주영은 오는 6월 프랑스리그를 마친 뒤 한살 연상의 정유정씨와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이들은 2005년부터 캠퍼스 커플로 만나 6년째 공개 연애를 했다. 5위는 고학력 백수 300만명.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전문대와 4년제 대학교 이상을 졸업한 ‘고학력 백수’가 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6위는 BBK 수사팀 패소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을 담당한 수사팀이 김경준씨를 회유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검찰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이 났다. 가수 윤복희가 MBC ‘무릎팍도사’에서 가수 남진과의 결혼은 첫 남편 유주용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고백한 것이 7위에 올랐다. 8위는 지난 23일 분당선 죽전역 부근에서 일어난 전동차 탈선사고 소식이었다.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셧다운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9위, SBS ‘생활의 발견’ 방송 사고가 10위에 올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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