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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만큼 치열한 ‘법관대표회의’ 공방

    법정만큼 치열한 ‘법관대표회의’ 공방

    김태규 부장판사, 회의 공정성 문제 제기 소장파 “문제 없다” 의결과정 공개로 맞서 국회 소추권한, 사법부 의견 적절성 논의 “美선 탄핵 의뢰의무…필요성 제안 가능”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판사들에 대한 탄핵 필요성을 결의한 전국법관대표회의를 두고 법원 내부 갈등이 거듭되고 있다. 회의에 참석했던 판사들이 일주일째 장외 설전을 통해 법관대표회의의 성격 및 의결 절차를 둘러싼 논쟁을 벌이며 법관 탄핵을 둘러싼 인식 차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법관대표회의가 법관 탄핵 검토를 제안하는 초유의 의견서를 채택하자 법원 안팎에서는 동조하거나 비판하는 목소리가 엇갈렸다. 당시 현장에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냈던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가 지난 23일 ‘전국법관대표회의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법원 내부망에 올리며 더욱 불을 지폈다. 김 부장판사는 “동료 법관을 탄핵하자는 일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면서 “법관대표회의의 의결이야말로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나쁜 사법파동”이라고 비판하며 당시 회의·의결 과정은 물론 법관대표회의 구성원들의 정체성까지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법관대표회의 탄핵(해산)과 탄핵 대상으로 꼽히는 법관들에 대한 탄핵 등을 두고 전체 설문조사도 제안했다. 그러자 소장 판사들은 당시 의결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며 절차적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표회의 소속인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는 “3시간 정도 이어진 토론 과정은 차분했고, 지적한 쟁점들도 충분히 논의됐다”면서 “특정 연구회 회원이라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찬성 표결했다는 억측은 위험할 뿐 아니라 대표 판사들에 대한 모욕적 언사”라고 지적했다. 당시 회의를 방청한 차성안 수원지법 판사도 25일 법원 내부망에 회의 과정을 자세히 적은 뒤 “가장 훌륭한 토론 중 하나였다”면서 “모든 과정이 시나리오로 사전에 기획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안건 순서를 바꿀지 말지, 몇 번째 안건으로 할지도 모두 표결에 부쳤고 논의 과정에선 40~50차례 발언이 오가며 다양한 쟁점을 다룬 뒤 의견서가 채택됐다는 것이다. 국회가 소추권한을 갖고 있는 법관 탄핵에 대해 사법부가 언급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법원 안에서도 논란이 됐다. 김 부장판사의 “국회가 법원에 대해 피고인을 엄벌해 달라고 의견을 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원도 국회에 탄핵소추를 해달라고 의견을 낼 수 없다”는 주장은 일선 판사들에게서도 많이 나온 말이었다. 이에 대해 차 판사는 “법관 징계 절차가 법관을 파면할 수 없는 법원 자체의 징계 절차와 법관을 파면하는 의회 주도의 탄핵 절차로 이원화된 국가에서는 법원 주도 징계 절차에서 파면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의회 등 탄핵 담당 기관에 탄핵소추를 의뢰할 수 있다”며 미국과 일본 등의 사례를 설명했다. 실제 법관대표회의에서도 미국의 연방사법회의가 징계 논의 중 탄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하원에 탄핵 논의를 요청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토대로 탄핵 필요성을 제안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판사도 블랙리스트에…세월호 기고글 ‘미운털’

    [단독]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판사도 블랙리스트에…세월호 기고글 ‘미운털’

    저서 ‘미스 함무라비’,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유감’ 등으로 알려진 문유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세월호 특별법 관련 글을 기고한 이후 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6일 법원행정처 인사심의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양승태 사법부가 작성한 인사 불이익 ‘블랙리스트’를 확보했다. 지난 2015년 1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물의 야기 법관 인사조치 보고서’에는 음주운전, 성비위, 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법관들뿐만 아니라, 사법행정에 비판적이거나 진보 성향을 띈 법관들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20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해당 문건에는 문 부장판사의 이름도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 부장판사는 지난 2014년 인천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한 언론사에 기고한 ‘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세월호 사태 유가족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으나, 박근혜 정부는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문 부장판사는 기고글에서 “원칙을 생명으로 하는 법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며 “어느 나라의 법률가든 이런 경우 혹시나 모를 후속 비극의 방지를 최우선적 목표로 보고 예외적인 절차적 배려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출간된 ‘판사유감’을 통해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진 현직 법관의 글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시도하던 양승태 사법부는 문 부장판사를 물의 야기 법관 명단에 포함시켰다. 다만 2015년 문 부장판사는 인사 대상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실제 불이익을 받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상옥 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것을 비판한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실제로 명단에 오른 직후 창원지법 통영지원으로 전보됐다. 이 외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조작 사건 1심 판결을 두고 판사 내부망 ‘코트넷’에 사자성어 ‘지록위마’를 언급하며 비판한 김동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명단에 올랐다.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출신이자 진보 성향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창립회원인 김예영 인천지법 부장판사도 2014년 법원장 등이 주도하는 사무분담지침규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명단에 포함됐다. 검찰은 전날인 19일에 이어 이날도 박병대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오늘의 눈] 시간에 쫓기는 ‘자치경찰제’ 현장 목소리 듣고 있습니까/김헌주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시간에 쫓기는 ‘자치경찰제’ 현장 목소리 듣고 있습니까/김헌주 사회부 기자

    올해 6월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자치경찰 도입 초안이 지난 13일에야 공개됐다. 5개월이나 미뤄진 배경에 대해 초안을 준비한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여러 요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문제는 초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현장 의견 수렴 기간이 대폭 줄었다는 점이다.전체 경찰의 36%인 4만 3000명을 자치경찰로 편입시키고, 국가공무원에서 지방공무원으로 신분을 바꾸는 큰 변화를 예고하면서도 분권위는 의견 수렴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못박았다. 이달 안에 심의·의결까지 마쳐야 하는 시간표에 따른 것이다. 경찰관들은 앞으로 보름 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영영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경찰관 입장에서는 자치경찰이 됐을 때 처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중요한데 정작 이런 내용은 없어 의견 수렴이 요식행위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초 청와대는 권력기관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추진하면서 지난 5월 한 달간 의견 수렴을 거쳤다. 정부 합의문은 그로부터 정확히 21일이 지난 뒤에 발표됐다. 그런데도 양측 기관의 불만 기류는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보름 동안만 의견을 내라고 하는 것은 수많은 경찰공무원에게 가혹한 처사다. 당장 경찰청 자치경찰추진단에서도 15일부터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간담회를 갖기로 했지만 “일정이 촉박하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초안 공개 때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황문규 분권위 자치경찰특위 위원은 “자치경찰제는 팽배한 권위주의적 문화를 개선해 경찰 조직에 더 많은 민주성을 불어넣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방안”이라고 했다. 목표가 경찰 조직의 민주성 제고라면 과정도 민주적이어야 할 것이다. 한 경찰관은 토론회를 다녀온 뒤 경찰 내부망에 이런 얘기를 남겼다. “자치경찰제라는 해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숨이 턱 막혔을 때라야 목소리를 내시겠습니까.” 분권위가 들을 준비가 됐다면 자치경찰제 시행이 늦어지더라도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민을 위한 자치경찰제라면 더욱 그렇다. dream@seoul.co.kr
  • 총 맞고, 옷 찢기고...민원공무원 법률상담 실시

    총 맞고, 옷 찢기고...민원공무원 법률상담 실시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공단은 민원 업무처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무원과 관련된 법적 분쟁을 지원하기 위한 ‘민원담당공무원 법률상담 지원서비스를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최근 민원업무 처리를 하는 공무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8월 경북 봉화에서는 자신의 민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서 김모씨(77)가 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손모씨와 이모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6월에는 장영근 김포부시장이 주민 10여명에게 멱살을 잡힌 채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양복이 찢기고 바지가 벗겨지는 봉변을 당했다. 이 같은 피해로 받는 공무원들의 정신적 고통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대의 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 사회복지공무원의 53.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원인의 폭행 사건에 공무원들은 적절한 법적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발생한 민원도중 폭언 폭행은 1만5000여 건에 달하지만 이 중 고소까지 이어진 것은 40건(0.3%)에 그쳤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민원창구에 보안요원을 배치하는 등 자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고소, 고발, 피소 등 법률적 피해를 입는 공무원에 대한 체계적 지원은 부족한 상태다. 앞으로 민원을 처리하면서 피해를 입은 공무원은 공무원공단으로 법률상담 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공단에서 위촉한 지역 변호사회나 법무법인의 변호사가 피해 공무원이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상담을 신청한 공무원은 변호사의 상담과 소장 작성방법 등을 무료로 지원받는다. 또 공단은 피해 공무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인사혁신처와 공단 홈페이지·블로그·페이스북·기관 내부망에 법률상담 지원서비스를 받는 방법을 안내하고 안내 리플릿도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예산 심의 첫날 과격한 신경전… “말조심하라” “나가, 쳐봐” 막말

    예산 심의 첫날 과격한 신경전… “말조심하라” “나가, 쳐봐” 막말

    한국 경제 소비에 대한 견해차로 출발 설전 이어 회의장 나가 일촉즉발 위기 조명균 “北 휴대전화 600만대 보급” 文의장·5당 대표 오찬… 현안 시각차만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470조 5000억 규모의 내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부터 과격한 말을 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다툼이 시작한 지점은 한국 경제 소비에 대한 견해차였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최근 산업생산 증감률과 경기 국면을 보여 주는 동행지수 순환 변동치가 감소 추세인 것을 근거로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추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의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송 의원이 소비도 추락하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야당에서 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데이터로 자신감 있게 더 확실하게 대응을 하라”고 요구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곧바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박 의원이 ‘송 의원이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기재부 차관 출신인 송 의원이 위기를 조장한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박 의원이 송 의원을 언급한 것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긋자 장 의원은 “참 말을 교묘하게 한다”고 비난했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독해 능력이 안 된다”고 끼어들었다. 다음 순서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질의를 시작한 뒤에도 다툼이 이어졌다. 장 의원은 “말조심하라”고 감정을 드러냈고 박완주 의원은 “나가, 쳐봐”라고 대응했다. 두 의원은 예결위 회의장을 나갔다가 돌아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송 의원은 소비 심리에 대해서, 박 의원은 소비 자체에 대해서 말한 것”이라며 “다른 이야기”라고 정리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에 보급된 휴대전화가 600만대에 이르며 대당 100~2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중·고등학생도 휴대전화를 소지한다는데 방탄소년단 유튜브도 볼 수 있나”라는 윤후덕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인터넷 개방은 되지 않고 내부망처럼 돼 있어 제약이 있으나 북한 청소년 사이에 유통된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에서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지금 현재는 3G 아래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국회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 등 정기국회 현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시각차만 확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사법농단 키맨의 묵비권

    “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사법농단 키맨의 묵비권

    檢, 비공개 수사하며 15일까지 구속 연장 추가 조사 뒤 직권남용 등 재판 넘길 듯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기한을 오는 15일까지 연장하고 ‘윗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추가 조사 뒤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최근 임 전 차장에 대한 추가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구속기한을 열흘 연장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은 구속 피의자의 신병을 기본 10일, 최장 20일간 확보할 수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재판거래, 법관 사찰, 대법원 비자금 조성 등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연루돼 있는 ‘중간 책임자’라고 보고 있다. 지난 27일 임 전 차장을 구속한 검찰은 이후 열흘간의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한편,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주요 사법농단 관련자들도 비공개로 부르는 등 ‘물밑’ 수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이 구속된 뒤 “부당 수사”를 주장하며 모든 진술을 일체 거부하면서 검찰 수사는 ‘윗선’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 행사로 일관하며 변호인도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및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공범으로 적시돼 있어 이달 초 이들에 대한 소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팽배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 수사가 지연되면서 남은 구속기한인 열흘 내에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 4명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임 전 차장 기소 이후에야 본격적인 소환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법원 내부에선 임 전 차장 구속 이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법원내부망 ‘코트넷’을 통한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판사들은 대체로 심야 조사, 법원 통로 이용 등 기존 검찰 관행을 비판하거나, 검찰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파기환송심 재판장으로서 사법농단 의혹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자신이 올린 글을 전체 메일로 동료 법관들에게 보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판사가 여론전을 의식하듯 글을 올리는 모습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에 ‘48쪽 짜리 딴지’ 건 고법 부장판사

    檢 비판하며 2차례 걸쳐 억울함 토로 소장 판사들 중심으로 반박글 줄 이어 “수사 대상자가 일방적 주장 부적절”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입을 닫고 있던 법원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을 계기로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자 고위 법관들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소장 판사들이 이를 반박하며 대립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의혹에 얽힌 당사자와 사법농단의 피해자로 꼽히는 법관이 직접 맞붙었다.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관해 법원 가족들께 드리는 글(2)’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피의사실과 관련 없는 이메일 자료를 ‘별건 압수’하는 등 위법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박노수 전주지법 남원지원장으로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자 답변을 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A4 용지 48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특히 자신은 사법농단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2015~16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장을 맡았는데 최근 발견된 당시 법원행정처 문건 중에는 이 재판에 양승태 대법원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끝내 파기환송심 선고를 하지 않고 2017년 2월 서울고법 민사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문건의 작성자나 경위,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문건 작성 행위가 저의 업무에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판사는 익명으로 “글 대부분이 자기가 위법한 짓을 안 했고 자기 사건과 관련해 행정처의 직권남용이 없다는 사실관계 및 법리다툼”이라면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참고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사안을 장외에서 판사들을 상대로 죄가 아니라고 토로하는 것은 직무윤리 위반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원장도 “수사 중인 사안의 관련자가 수사 절차 외에 있는 법원 구성원들을 상대로 해당 사안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일방의 주장을 미리 전달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지원장은 2016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시 행정처로부터 사찰을 당한 피해자로 꼽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에 ‘48쪽 딴지’ 건 판사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입을 닫고 있던 법원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을 계기로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자 고위 법관들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소장 판사들이 이를 반박하며 대립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의혹에 얽힌 당사자와 사법농단의 피해자로 꼽히는 법관이 직접 맞붙었다.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관해 법원 가족들께 드리는 글(2)’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피의사실과 관련 없는 이메일 자료를 ‘별건 압수’하는 등 위법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박노수 전주지법 남원지원장으로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자 답변을 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A4 용지 48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특히 자신은 사법농단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2015~16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장을 맡았는데 최근 발견된 당시 법원행정처 문건 중에는 이 재판에 양승태 대법원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끝내 파기환송심 선고를 하지 않고 2017년 2월 서울고법 민사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문건의 작성자나 경위,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문건 작성 행위가 저의 업무에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판사는 익명으로 “글 대부분이 자기가 위법한 짓을 안 했고 자기 사건과 관련해 행정처의 직권남용이 없다는 사실관계 및 법리다툼”이라면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참고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사안을 장외에서 판사들을 상대로 죄가 아니라고 토로하는 것은 직무윤리 위반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원장도 “수사 중인 사안의 관련자가 수사 절차 외에 있는 법원 구성원들을 상대로 해당 사안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일방의 주장을 미리 전달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지원장은 2016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시 행정처로부터 사찰을 당한 피해자로 꼽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조직에 쓴소리하다 쓴맛 봤지만… 경찰, 변해야 합니다”

    “조직에 쓴소리하다 쓴맛 봤지만… 경찰, 변해야 합니다”

    “‘파면 경찰’이란 낙인이 찍혔을 때조차도 경찰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경찰 지휘부를 비판하다 내부 감찰로 파면됐던 표정목(35) 경장이 지난달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며 현직에 복귀했다. 해당 감찰은 ‘표적 감찰’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지난 16일 서울신문과 만난 표 경장은 “다시 경찰로 돌아온 게 좋다”면서 “오직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듬직한 경찰로 묵묵히 살고 싶다”며 수더분하게 웃음 지었다. 2007년 순경 공채로 임용된 표 경장은 시민 보호 의무보다 실적과 승진에 얽매인 경찰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는 글을 경찰 내부망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종종 올리며 경찰 조직 내에서 불편한 존재가 됐다. 그러다 지난해 4월 “과태료 실적을 올리라”는 취지의 공문을 내린 서장을 비판하는 글을 내부망에 올린 것이 화근이 돼 감찰을 받고 파면됐다. 내부 결속 저해, 사건 처리 지침 위반 등이 이유였다. 그러나 파면 취소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표 경장의 손을 들어줬다. 표 경장은 ‘파면 경찰’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지난 1년이 오히려 마음에 새길 값진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파면 후 물류센터에서 짐을 올리고 내리는 단기직으로 일하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의 제안으로 인권연대 활동가로 근무했다. 표 경장은 “시민들의 땀과 눈물을 공유하고 여러 사람의 삶을 직접 겪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면서 “경찰로서 시민들을 위해 더 열심히 복무해야겠다고 되새긴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조직 내부를 향해 쓴소리를 하다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찰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 개혁은 외부 요청이나 상부 지시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함께 문화를 바꿔 나가야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진과 실적을 위해 ‘대포차를 단속한다’는 명목으로 형편이 어려워 보험금을 못 내는 사람들에게 마구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평소 사건은 서로 ‘핑퐁’하면서 집중 단속 기간 딱지 수에는 열을 올리는 등의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신분을 회복했지만 경찰 내부에선 여전히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표 경장은 “돌아왔다고 내 일처럼 기뻐해 주는 분도 있고, 불편해하는 분도 있다”면서 “그러나 저는 왕따보다는 나쁜 경찰이 되는 게 더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에게 경찰력이 어떻게 발휘돼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경찰로 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영등포, 대한민국 지식대상 장관상

    서울 영등포구가 제7회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는다고 8일 밝혔다. 영등포구는 업무에 필요한 지식 발굴과 축적 활동을 위해 ‘지식공유 문화’, ‘학습조직문화’, ‘외부와의 지식교류’를 3대 추진 전략으로 설정하고 역량을 강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2016년 행정 내부망에 흩어졌던 지식 소통망을 하나로 통합한 ‘표준지식관리시스템’(KMS), 전산시스템의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윔스’(WIMS) 개발, 전국 최초 멀티 재난 예·경보 시스템 도입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檢 “양승태,이미 통보한 재판부 결정문까지 취소시켰다”

    檢 “양승태,이미 통보한 재판부 결정문까지 취소시켰다”

    사립학교 연금법 한정위헌→ 단순위헌 내부망서 결정문 검색 안 되게 은폐도 유해용 “하드 파기 후 쓰레기통에 버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일선 법원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결정한 사안을 취소·변경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검찰 수사를 통해 법원행정처가 법원의 재판 일정을 미루도록 하는 등 소송 절차나 과정에 개입한 정황은 여럿 드러났지만, 이미 결정문까지 써 놓은 일선 재판부의 결정을 뒤집은 정황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당사자에게 결정문이 송달된 상황이었지만 재판부는 행정처 요구에 따라 결정을 취소했다. 11일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15년 서울남부지법 재판부가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31조 2항에 대해 한정위헌 취지로 결정을 내린 뒤 다시 단순위헌으로 바꾼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양 대법원장이 결정을 취소시키라고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문건 등을 확보했다. 헌법재판소로 결정문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행정처가 이를 인지해 결정을 바꾸도록 남부지법에 압력을 넣은 것이다. 당시는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 대해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아 대법원과 헌재의 갈등이 깊었다. 한정위헌은 법률을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우에 한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재 결정의 한 형태로, 법원의 해석이 위헌이라는 의미다. 결정문을 취소·변경하는 과정에서 재판장은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해 불만이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행정처는 전산정보국을 동원해 내부 전산망(코트넷)에서 결정문이 열람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당시 전산정보국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결국 단순위헌 취지로 위헌법률심판제청됐다. 헌재는 2016년 2월 공중보건의 복무기한을 교직원 재직 기간에 합산하지 못하도록 한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31조 2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검찰은 12일 오전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김현석 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잇따라 소환한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현재 변호사)도 소환한다. 이 전 실장은 강제징용 피해자들 민사소송을 법관 해외파견 등과 거래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연구관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통합진보당 관련 문건을 행정처로부터 건네받아 유 전 연구관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한편 검찰은 이날 대법원 기밀 자료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 전 연구관 사무실을 2차 압수수색했으나, 이미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폐기된 상태였다. 유 전 연구관은 하드디스크를 본체에서 빼내 가위로 드라이버를 파기해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영장 심사를 미루는 동안 형사 사건 증거물인 대법원 자료가 고의로 파기된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며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법시스템이 보란듯이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영장 재청구는 당초 담당한 판사가 아닌 다른 판사가 담당하도록 돼 있는데, 재청구한 8일 근무자가 최초 담당한 이언학 판사였고, 다른 판사인 명재권 판사는 구속영장 업무로 처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인사 앞둔 檢… ‘적폐청산 공신’ 중용될 듯

    13일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적폐 청산의 공신’으로 평가받는 검사들이 중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적폐 수사가 핵심인 서울중앙지검은 ‘대윤’(大尹)으로 불리는 윤석열(58·사법연수원 23기) 지검장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법무부 검찰국도 ‘소윤’(小尹) 윤대진(54·25기) 검찰국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주 지방검찰청 차장·부장, 지청장 등 고검 검사급 인사안을 마련하고 대통령에게 최종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19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고, 중앙지검 1차장이던 윤대진 차장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검찰국장에 보임했다. 검찰 안팎에선 지난해 인사 키워드인 ‘적폐 청산’이 올해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유효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윤 지검장과 보조를 맞추는 박찬호(52·26기) 2차장검사와 한동훈(45·27기) 3차장검사 등도 유임될 전망이다. 부장급 인사에서는 적폐 청산 수사 실무를 맡았던 검사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에는 신자용(46·28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장검사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이끌었다. ‘삼성노조’ 와해·탄압과 ‘제3노총’ 설립 지원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성훈(43·30기)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과 주영환(48·27기) 대검 대변인은 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석열·윤대진 체제가 더 공고해지는 모습”이라면서 “특히 법무부 주요 보직에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 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이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시원(46·28기) 수원지검 형사1부장과 한정화(48·29기) 수원지검 공안부장, 안형준(46·29기)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 강정석(44·30기) 춘천지검 영월지청장 등은 인사를 앞두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렸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검찰 지휘 덕분에 ‘원영이 사건’ 제대로 해결” “경찰이 발로 뛰어… 檢, 하나 마나 한 지시뿐”

    당시 수사 책임자들 온라인 설전 수사권 조정 논란 계속될 듯 2016년 경기 평택에서 일어난 ‘원영이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검사와 사건을 직접 담당했던 경찰관이 당시 경험을 토대로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정부 수사권 조정안이 발표된 이후 더욱 격화된 양측의 갈등 국면에서 검사와 경찰관이 대리전을 벌인 꼴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수산나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수사지휘 사례를 통해 본 검사 수사 지휘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원영이 사건’을 예로 들었다. ‘원영이 사건’은 친부와 계모가 7세 자녀를 학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사건으로, 대법원은 친부에게 징역 17년형, 계모에게 27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강 부장검사는 당시 수원지검 평택지청 소속으로 경찰 수사를 지휘했다. 강 부장검사는 “당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경찰에 피의자 진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피의자들의 신용카드, 교통카드,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수사 범위를 확대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치밀한 법리 검토로 학대 행위자인 계모와 방관자인 친부를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해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고 덧붙였다. 또 “검사의 수사지휘는 국민을 번거롭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 법률가인 검사가 적법 절차에 따라 인권을 보호하고 적정한 형벌권을 행사하게 한 제도이므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사건 당시 수사 실무책임자였던 박덕순(당시 경기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이 경찰 내부망에 ‘강 검사님 그런 수사지휘는 필요치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반박 글을 올렸다. 박 과장은 “강 검사의 지휘 내용은 경찰이 이미 다 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금융정보 확인과 통신수사는 수사의 기본인데 겨우 그걸 지시하려고 바쁜 수사팀을 검찰청으로 오게 한 것인지 이해를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살인죄 적용과 관련해 “강 검사는 ‘경찰은 살인죄로 의율(법을 적용)하지 말고 아동학대치사죄로 의율하라’고 했지만,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관들이 법률을 검토해 살인죄로 송치했고, 결국 검찰도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수많은 경찰관이 발로 뛰어 해결한 사건을 사무실에 앉아 있던 현직 검사가 이렇게 사실을 호도할 수 있느냐”면서 “검찰 출신 변호사가 개입된 사건에서도 원영이 사건처럼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이 법원에 신속하게 청구해 주면 보다 깨끗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전력·통신·에너지·건설 분야 남북 경협 ‘블루오션’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제 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산업계도 분야별로 준비에 분주하다. 사회간접자본(SOC)인 전력, 통신, 에너지 등은 남북 경협의 첫 단추이자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도로·철도, 토목시장이 열린 건설업계 역시 잰걸음을 하고 있다. 전력은 공단 조성, 철도 연결에 앞서 필수 인프라로 꼽히지만, 북한은 현재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발전량은 2016년 기준 2390GWh로 남한(5만 4040GWh)의 4.4%에 불과하다. 기본 발전설비가 부족한 데다 노후화도 심각해 발전소 신규 건설, 송·배전망 보강이 시급하다.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인해 국내 시장 확대가 벽에 부딪혔던 발전업계로선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통신 분야는 개성공단에 들어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시작으로 광통신망, 위성 통신방송망 확장이 기대된다. 앞서 지난 8일 청와대, 통일부, KT, 현대아산 등으로 구성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은 개성공단 현지 점검을 벌였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당시 함께 폐쇄됐던 유선통신망도 곧 보수될 전망이다. 통신 3사 중에서는 KT가 가장 적극적이다. 과거 국가 기간통신망을 구축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 위성을 이용한 통신방송망까지 투입할 기세다. KT는 지난달 초 임원급으로 구성된 남북협력사업개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신 지원 준비에 돌입했다. 대북사업 재개 즉시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위성전문 자회사인 KT SAT(샛)을 통해 위성을 이용한 통신방송망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KT 샛이 지난해 발사한 통신방송위성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는 북한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다. 북한은 휴대전화의 경우 이집트 오라스콤 등을 이용해 인트라넷처럼 한정된 공간 안에서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역시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 외부와 차단된 자체 내부망 ‘광명’을 이용한다. 이런 이유로 케이블·위성을 통한 통신방송망 구축은 그야말로 열린 시장이다. 다만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정치적 리스크가 큰 만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투자도 기대된다. 북한에 매장된 철광석, 무연탄, 석회석, 금 등 42개 광물의 잠재가치는 3000조원으로 추산된다. 협력이 본격화되면 향후 10년간 약 45조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정촌, 단천 지역 자원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도 TF를 마련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도로·철도 건설은 물론 개성공단 2단계 등 공단 개발, 신도시 건설 등에 업계는 기대감을 높이는 눈치다. 대우건설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기획본부 내 별도 ‘북방사업지원팀’을 신설하고 정보 수집에 나섰다. GS건설, 삼성물산도 각각 남북 경협 TF를 조직했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은 아직 별도 팀을 꾸리진 않았지만 사업 참여를 타진 중이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서패리 일대에 보유한 약 50만㎡ 부지 개발을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정유·화학업계는 한반도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 건설 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정보통신(IT) 업계는 관망하는 분위기다. 첨단 산업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등 기반시설이 필수적인 이유로 후발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자동차를 비롯해 휴대전화, 가전, 인터넷 등 모든 IT 업종에서 북한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경협이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서면 남북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상 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양승태 행정처 “민변 출신 진보 대법관 막아야” 靑 설득 사활

    양승태 행정처 “민변 출신 진보 대법관 막아야” 靑 설득 사활

    상고법원 도입 위해 “靑에 임명권” 반대 판사 재산·친인척관계 사찰 ‘전교조 효력정지’ 결정 득실 따져 “대법원 이득 최대화 시점에 판결” 통진당 소송 결론 미리 뺀 정황도법원행정처가 5일 공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에는 행정처가 상고법원을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를 집요하게 설득하는 방안이 자세히 담겨 있다. 행정처는 진보 인사가 대법원에 입성할 수 있다는 논리로 청와대를 압박하는가 하면 상고법원 판사 임명권을 주겠다며 청와대를 설득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행정처는 2015년 6월부터 11월 사이에 상고법원 추진을 위한 청와대와 법원 내부 설득 문건을 8건 작성했다. 2015년 8월 6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단독 면담 사흘 전에 작성된 ‘VIP(대통령) 보고서’에는 상고제도 개선의 필요성 및 시급성에 대한 부분이 언급됐다. 행정처는 상고허가제나 대법관 증원 등 대안도 언급했다. 대법관 증원의 경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진보 세력 배후에서 대법관 증원론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면서 “상고법원 도입이 좌초되면 대법관 증원론을 대안으로 내세우며 (진보 인사가) 최고법원 입성을 시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면담 한 달 후에 작성한 ‘BH(청와대) 민주적 정당성 부여 방안’ 문건에는 상고법원 판사를 임명하는 과정에 청와대 의중을 반영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청와대의 협조를 얻기 위해 상고법원 판사를 선정하는 단계에서 청와대가 적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상고법원을 반대하는 법관에 대한 동향 파악 문건도 있다. 코트넷(법원 내부망)에 상고법원 반대 글을 올린 차성안 판사에 대해서는 재산 변동 내역, 친인척 관계 등을 검토해 상부에 보고했다. ‘문제 법관에 대한 시그널링 및 감독 방안’ 문건에는 판사들의 근무 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판사들의 인터넷 사용시간, 판결문 작성 투입 시간, 판결문 개수와 분량, 증인과 기일의 수 등을 빅데이터로 활용하려는 방안도 나온다. 행정처는 전교조 효력 정지 결정 판결 시점을 두고도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졌다.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를 보면 행정처는 “대법원의 이득을 최대화할 시점에 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정처는 “청와대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두고 둘 중 어느 기관이 어려운 국정 현안에 조력하는지에 따라 양 기관을 평가할 것”이라며 헌재를 경계하는 모습도 보였다.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이후 진행된 관련 사건의 1심 재판에 대해서는 재판부를 접촉해 미리 선고 결과를 파악하기도 했다. ‘통진당 비례대표지방의원 행정소송 예상 및 파장 분석’ 문건에는 행정처 간부가 재판장을 접촉한 뒤 청구 인용을 예상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문건에는 ‘재판장의 잠정적 심증 확인’이라는 문구와 ‘사법지원총괄심의관-연수원 동기’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 심모 전 부장판사가 연수원 동기인 재판장 방모 부장판사에게 접촉해 재판 결과를 예측했다는 의미다. 둘은 사법연수원 28기로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법관대표회의 “사법부 존재 근거 붕괴”…“이참에 ‘관선변호’ 자정 노력” 제안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시도 정황을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이 밝혀낸 뒤 사법불신 기류가 확산되면서 일선 판사들의 동요가 커졌다. 판사가 다른 재판부 사건에 개입하는 이른바 ‘관선변호’ 관행 전수조사 등 이참에 사법부가 자정 노력을 기울이자는 제안도 나왔다. 하지만 사법부 자체 개혁 노력만으로 재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났다는 회의적 반응도 많다. 최기상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은 30일 성명에서 “사법부 스스로 존재의 근거를 붕괴시키는 참담한 결과”라고 현 상황을 총평한 뒤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인해 고통을 겪으신 분들과 국민들께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정유린 행위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대법원장께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11일 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가 열린다. 차성안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 등에 “지금까지 저에게 지인의 사건과 관련해 전화한 동료 법관이 5명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선변호를 하는 판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사법부에서 국민의 존경을 받으면서 판사로서 재판하고 싶다”며 관선변호 실태 익명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KTX 승무원들의 분노 앞에서 판사들이 할 말이 없다”면서 “다만 KTX 승무원 판결이 진짜 청와대와 거래용으로 선고됐다는 부분이 단정 지어질까 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황병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코트넷에서 “행정처 요원이 남의 판결을 갖고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해서 그 재판과 판결의 의미가 저하되거나 쉽게 무시돼서는 안 된다”며 행정처가 청와대 입맛에 맞는 판결을 위해 개입한 정황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법원 윤종구 부장판사 역시 “법치행위는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하는 행위가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 강행 주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검찰 수사가 실행될 경우 재판 과정을 수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 수사 결과 기소가 이뤄질 경우 사법부가 재판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등이 법원 내부에서 수사를 주저하는 기류가 여전한 까닭으로 꼽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은정 검사, ‘성폭력 은폐’ 의혹 옛 검찰 수뇌부 고발

    임은정 검사, ‘성폭력 은폐’ 의혹 옛 검찰 수뇌부 고발

    검찰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감찰하지 않았다며 현직 검사가 김진태 전 검찰총장 등 옛 검찰 고위 간부들을 고발했다.의정부지검 임은정 검사는 25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2015년 김모 전 부장검사, 진모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수사하지 않고 진 전 검사에 대한 감찰을 중단했다”며 당시 대검 간부들에 대한 고발장을 우편으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고발장에는 2015년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과 김수남 대검 차장, 이준호 감찰본부장 등 6명을 피고발인으로 적었다고 임 검사는 설명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후배 여검사를 아이스크림에 빗대 성희롱을 했다가 언론에 알려져 사직했다. 진 전 검사도 같은해 검찰 후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사직했다. 이들은 당시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으나 최근 꾸려진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졌다. 임 검사는 “(해당 사건은) 2015년 3월22일부터 대검 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해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5월4일 당시 김진태 총장 결재를 받아 감찰을 중단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관계자들의 비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 메일로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이달 초 “(2015년 당시 검찰 수뇌부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없으면 이들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으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임 검사는 “2015년 당시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현 대검의 입장이기도 해 결국 (검찰은 이번 고발 사건을) 불기소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정신청을 통해 검찰권과 지휘권은 권력이 아니라 남용하거나 유기할 수 없는 숭고한 의무이고 막중한 책임임을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은정 검사 “검찰 내 성폭력 은폐” 전·현직 검사 무더기 고발

    임은정 검사 “검찰 내 성폭력 은폐” 전·현직 검사 무더기 고발

    임은정(44·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2015년 후배 여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진모(41) 전 검사에 대한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며 전·현직 검사들을 무더기로 고발했다.임 검사는 25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진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수사하지 않고 감찰을 중단했다”며 김진태 당시 검찰총장과 김수남 당시 대검차장을 비롯해 이모 당시 감찰본부장, 장모 당시 감찰1과장, 오모 당시 서울남부지검장, 김모 당시 부장검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임 검사는 지난 4일 “감찰 무마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검찰 수뇌부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다시 요청했다”며 “실질적인 조치가 없으면 이들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으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검 재직 중 술자리에서 후배 2명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진 전 검사는 당시 대검 감찰을 받았으나 아무런 징계 없이 사표를 제출하고 대기업 법무팀에 취직했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를 계기로 발족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4일 진 전 검사를 강제추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당시 대검 감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은 결론을 내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당시 감찰라인이 피해자의 진술 녹음파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의혹에 대해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 검사는 “진상조사단에서 몇몇 검사들의 개인적 일탈에 대하여만 수사할 뿐, 검찰의 조직적 은폐 범행에 대하여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지난 3월 22일 대검 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해 2015년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지난 4일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의 결재를 받아 감찰을 중단한 사안으로 관계자들의 비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 메일과 구두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검사의 책임이 무엇인지 그분들에게, 그리하여 검찰 조직에 엄중히 묻고자 한다”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임 검사는 “2015년 당시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현 대검의 입장이기에 결국 불기소 결정할 것이 예상된다”면서도 “재정신청을 통해 검찰권과 지휘권은 권력이 아니라 남용하거나 유기할 수 없는 숭고한 의무이고 막중한 책임임을 증명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검은 문무일 검찰총장 주재로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지방검찰청 검사장 정례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선 최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 항명 사태 대책 마련 등이 주요 안건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항명 사태와 관련해 지난 21일엔 전국 고검장들이 대검에 모여 긴급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문무일 “의사결정 시스템 개선”… 내홍 수습

    문무일 “의사결정 시스템 개선”… 내홍 수습

    이의제기 이용률 저조 ‘유명무실’ “상급자 지시 기록하는 것 부담” 항명 사태 후 내외부서 손질 조언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의 항명 사태 이후 본격적인 내부 수습에 나섰다. 문 총장은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선할 뜻을 밝혔다.문 총장은 21일 오후 3시 30분쯤 검찰 내부망 이메일을 통해 검찰 직원들에게 “검찰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로 검찰 가족 여러분들께서도 많이 심려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검찰총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일을 겪으면서 검찰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과 소통의 방식이 시대 변화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했다”며 “검찰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과정에서 진정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메일 발송에 앞서 문 총장은 고검장들의 요청으로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주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고검장들은 ‘이번 일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선 엄정한 대응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했다. 앞서 검찰은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사결정 투명화 방안과 이의 제기 제도를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004년 검찰청법을 개정해 ‘검사동일체’ 원칙을 폐지하며 이의 제기 규정을 신설했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는 검사는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1월부터 ‘검사의 이의 제기 절차 등에 관한 지침’을 제정해 검사가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최종 결정 결과도 서면으로 남기도록 규정했다. 이의 제기를 한 검사에 대한 불이익도 금지했다. 검사가 이의를 제기하면 소속 지검장은 상급청에 이의 제기 발생을 보고해야 하고 관련 서류는 10년간 보존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4월부터는 ‘검찰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지휘·지시 내용 등 기록에 관한 지침’도 제정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견(異見)이 생길 경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반드시 기록하게 했다. 예를 들어 부장검사가 ‘법리 검토를 다시 하라. 증거를 보강하라’ 등의 이유로 결재를 반려하면 주임검사는 이런 지시 내용을 입력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화하고 최종 의사결정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선해 놨지만 이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아직 시행 초기다 보니 지시사항을 일일이 기록하는 검사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대검에서 지휘를 할 때도 전화로 하지 서면을 통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대검은 제도 정비 후 이용 건수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 관련 지침도 비공개 대상 예규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 공소유지, 형 집행 등 검찰 주요 업무수행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공개되면 검찰 업무에 현저히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하급자가 상급자 지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기록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겠냐”며 “대부분 검사는 수사 지휘에 대해 그냥 받아들이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문무일 “총장으로서 중심 잡겠다”…전 검찰에 이메일

    [단독]문무일 “총장으로서 중심 잡겠다”…전 검찰에 이메일

    고검장 회의 뒤 항명 파동 본격 수습 나서 문무일 검찰총장이 21일 검찰 직원에게 이메일을 전하는 등 최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 ‘항명 사태’ 이후 본격적인 내부 수습에 나섰다.문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검찰 내부망 이메일을 통해 검찰 직원들에게 “검찰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로 검찰 가족 여러분들께서도 많이 심려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검찰총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검찰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과 소통의 방식이 시대변화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했다”며 “검찰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과정에서 진정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이어 “초심을 되새기겠다”며 “검찰총장으로서 중심을 잡고 당면한 현안과 과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검찰 직원들에게 “지혜를 모아 주시고 진언과 고언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뒤 “앞으로 여러분들과 가까이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더욱 많이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메일 발송에 앞서 문 총장은 일선 고검장들의 요청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고검장들은 ‘이번 일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선 엄정한 대응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 5명의 고검장 중 조은석 서울고검장은 해외 출장 일정 때문에 회의에 불참했는데, 문 총장과 나머지 고검장들이 의견을 모은 뒤 조 고검장 동의를 얻어 의견을 공개했다고 대검이 전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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