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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노든, 영웅 vs 배신자 엇갈린 평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29)에 대한 상반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배신자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반면 국가적 영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청원 웹사이트 ‘위더피플’에는 스노든의 사면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된 지 하루 만에 4만건 이상의 서명이 접수됐다. 전날 미 정보기관과 일부 의원들이 법무부가 기밀 정보 유출자를 송환해 범죄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자, 스노든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이 백악관에 직접 청원을 올린 것이다. 전 중앙정보국(CIA)직원인 스노든은 7일 가디언, 워싱턴 포스트(WP) 등 언론에 NSA의 개인정보 수집 기밀프로그램인 ‘프리즘’을 폭로한 바 있다. 청원문에는 “에드워드 스노든은 국가적 영웅이고 그가 NSA의 감시 프로그램 기밀을 고발하면서 저지른 어떤 범죄도 즉각 사면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30일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스노든의 사면을 지지하는 서명을 할 경우 백악관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게 돼 있다. 앞서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반역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내부 고발자로 평가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뮤케이지 전 법무장관은 ‘기밀을 누설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요지의 기고문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싣기도 했다. 한편 스노든이 제보한 내용을 최초 보도한 영국일간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는 이날 “아직 밝히지 않은 중대한 사실들이 많으며 앞으로 수주일에서 수개월 내에 차례로 이를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광장] 제갈공명이 와도 못 한다는데/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제갈공명이 와도 못 한다는데/안미현 논설위원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6월 취임했을 때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그중 하나는 다혈질인 그가 과연 ‘옥상옥’ 체제를 견딜 수 있을까였다. 신 회장의 별명은 한때 ‘돌쇠’였다. ‘불도저’로도 불렸다. 추진력이 그만큼 대단했다. 재무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해 1급(기획관리실장)까지 지냈고 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등 ‘넘버 원’도 경험했다. “내가 제일 높은 줄 알았는데 와 보니 더 높은 분(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계시더라. 잘못 온 것 같다”는 신 회장의 취임 초기 농반진반도 세간의 설왕설래에 양념을 쳤다. 올들어서 신 회장은 아예 “당 서열 1164위”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다. 지주 회장인 자신의 서열이 농협중앙회 산하 1163개 단위조합장 다음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었다. 그러더니 결국 “제갈공명이 와도 못할 것”이라며 지난 15일 사의를 밝혔다. 농협금융(금융지주사법)과 농협중앙회(농협법)를 지배하는 법이 각기 다르다 보니 뜻을 펼칠 수 없다는 울분도 토했다. 한 방 맞은 농협중앙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해고 조짐을 눈치채고 선수쳤다’거나 ‘미진한 경영성과의 책임을 법 탓으로 돌린다’며 반격에 나섰다. 누구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느냐를 떠나 분명한 것은 신 회장이 언젠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농협의 지배구조 문제를 환기시켰다는 데 있다. 신 회장의 ‘내부고발’ 탓인지 KB금융 회장 공모에는 사람이 넘치는데 농협금융 회장은 구인난이라고 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농협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은 상충 소지가 크지 않다”며 일단 농협중앙회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어렵사리 통과시킨 농협법 개정안을 정부 스스로 “문제 있다”고 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덕분에 50년 동안 공회전하던 농협의 신·경 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를 이끌어내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를 얻기 위해 어정쩡하게 갈등을 봉합한 것이 오늘날 또 다른 갈등을 낳았다. 농협중앙회 조합원인 농업인들과 일부 국회의원들은 조합원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상호협동조합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신·경 분리를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끼워넣은 것이 ‘농협중앙회의 지도·감독권’이다. 중앙회가 자회사(농협금융지주)는 물론 손자회사(농협은행 등)까지 지도·감독할 수 있다는 조항을 농협법 개정안(142조 2항)에 넣은 것이다. 농협금융이 중앙회에 내야 하는 ‘명칭(브랜드) 사용료’도 그렇게 해서 책정됐다. 명칭 사용료는 신한·우리·LG 등 다른 지주회사에도 있다. 신 회장의 표현대로 “희한한” 것은 아니다. 다만 매출액의 0.1~0.2% 수준인 다른 지주사와 달리 농협금융은 최고 2.5%로 상당히 높다. 단순히 ‘농협’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 외에 조합원 이익을 위해 그 정도는 내놓아야 한다고 주주들이 판단해 책정했다면 경영 평가 때 이를 감안해야 한다. 대신, 지주회사뿐 아니라 대주주에게도 자회사의 이익에 반(反)하는 행위에 대해 명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마침 금융 당국은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법은 그 자체로도 은행법과 일부 상충된다. 예컨대 지주회사의 완전 자회사(100% 지분소유)는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아도 된다고 지주사법은 명시하지만, 은행법은 반드시 사외이사를 두도록 하고 있다. 자회사 임원 겸직도 지주사법은 허용하고, 은행법은 불허한다. 지주회사의 권한과 책임 구분도 모호하다.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사실상 지배하면서도 경영에 대한 책임은 은행·보험 등 개별 자회사들이 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농협법까지 끼어 있으니 복잡한 방정식이다. 하지만 “별 문제없다”며 또다시 대충 봉합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농협금융까지 포함해 확실하게 지배구조를 손봐야 한다. 신 위원장이 다음 달 내놓을 TF 결과물에 거는 기대가 크다. hyun@seoul.co.kr
  • “문서 유출 안해… 檢도 결백 인정 연예인 자살 심정 나도 알겠더라”

    “문서 유출 안해… 檢도 결백 인정 연예인 자살 심정 나도 알겠더라”

    “정말 아닌데 답답해 미칠 지경입니다. 진짜 제보자가 도대체 누군지 참….” 이른바 ‘4대강 담합 사건 내부 제보자’를 놓고 치열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로 지목된 공정거래위원회 A서기관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강변했다. A서기관은 17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공개된 내부문서의 일부를 2011년 6~9월 카르텔총괄과에 있을 때 내가 작성한 것은 맞지만, 외부로 유출한 적은 결단코 없다”면서 “이는 검찰 조사에서도 이미 확연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9월 4대강 담합사건 내부문서를 민주당에 빼돌린 혐의로 A서기관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가 수사 중이다. 공정위의 담합업체 봐주기 의혹, 청와대 개입 논란, 검찰의 건설업체 전방위 조사 등 4대강과 관련한 주요 이슈나 사건들이 지난해 9월 공정위 내부문서 공개에서 시작됐다. A서기관은 지난 13일 1년 7개월간의 파견근무 및 육아휴직을 마치고 공정위에 복귀했다. 새로 맡은 일은 정책수립이나 조사가 아닌 외부민원 처리다. A서기관은 공정위에서 나와 퇴직하고 대형 로펌(법률사무소)으로 이직하기로 돼 있었지만 검찰 수사 등으로 좌절됐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사직서도 수리되지 않아 원래 가려던 로펌에서도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출신으로 로펌에 가는데 어떻게 공정위에 등 돌리는 행동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문서 유출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A서기관은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해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 로펌으로 옮겨가도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그는 “하도 답답해서 지난해 말 1주일 정도 절에 들어가 있기도 했다”면서 “연예인들이 왜 근거 없는 악플에 자살을 하는지 알겠더라”고도 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정위가 약 8개월간 애먼 사람을 괴롭힌 꼴이 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A서기관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으며 일단은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조사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도 A서기관 고발 등과 관련해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 3곳으로부터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는 상태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가 남이가?’의 전근대적 사회는 편안한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우리가 남이가?’의 전근대적 사회는 편안한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내부 고발을 다룬 ‘PD수첩’(2009년 12월)에서 ‘개인의 의리와 공익과의 딜레마 실험’이라는 설문 결과를 소개한 적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당신은 친구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타고 어디를 가고 있다. 밤이다. 그런데 친구가 과속을 하다가 그만 행인을 친다. 행인은 즉사한다. 목격자도 없다. 다음 날 친구의 변호사가 당신에게 와서는, 당신이 유일한 목격자이니 사고 당시 친구는 과속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변호사의 제의를 거절하고 법정에서 진실을 말하겠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미국과 서유럽 국가에서는 모두 90%를 넘었다. 그쪽 사회에서는 친구보다 법을 우선하겠다는 사람이 90%를 넘는다는 의미다. 동아시아 문명권에서는 그런 사람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래도 일본에서는 67%, 중국에서도 48%를 점했다. 공공의 약속을 우선하겠다는 사람이 대략 과반은 되는 사회이다. 그런데 한국만 유독 26%였다. 이런 결과는 자못 충격적이다. 사적 관계를 맺고 있는 한 친구의 처벌을 조금 가볍게 하기 위해 무고한 피해자의 인생을 무시해 버리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하겠다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서 네 명 가운데 셋인 셈이다. 눈앞에 보이는 친구만 생각할 뿐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 공공의 약속을 저버리겠다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무척 많다는 의미다. 이로 미뤄 보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거나 “우리가 남이가?”라거나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말이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통용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런 문제를 조금 넓게 보면 내부 고발 문제와도 연결된다. 내부고발자의 양심선언 동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의감이요, 다른 하나는 개인적 불만의 표출이다. 동기가 순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정의 차원에서 보면, 모든 고발은 동등하며 평등하다. 동기에 상관없이 그 고발 내용이 사실이라면, 사회는 그 신고자를 철저하게 보호해 줘야 한다. 그래야 공공의 약속과 정의가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일종의 내부 고발이라 할 수 있다. 피해 당사자는 직장 내에서 외톨이가 될지도, 어쩌면 부당해고를 당할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범죄 신고를 한 것이다. 이때 제대로 된 직장이라면 회사조직의 이미지 실추를 걱정할 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면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조직 논리를 내세워 엄연한 범죄행위를 덮으려 한다거나 개인의 아픔을 한 번 더 짓밟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사회도 마찬가지다. 범죄행위는 개인에 의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는 법이다. 국가에서 그것까지 미연에 100% 막을 길은 없다. 문제는 사건 발생 이후의 태도이다. 조직 논리를 내세워 엄연한 범죄행위를 덮으려 한다거나 피의자를 숨겨주고 도피시키는 행위는 친구를 위해 거짓 증언하겠다는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공공의 약속보다는 친구의 부당한 부탁을 우선하겠다는 사람이 70%가 넘는 사회, 성추행 범죄행위 피의자를 국가기관이 숨겨주려 시도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살면 편안할까, 불안할까?
  • [불법 외환거래와의 전쟁] “22조 국부유출 막아라”… 관세국경 강화·실시간 추적 시스템 시급

    [불법 외환거래와의 전쟁] “22조 국부유출 막아라”… 관세국경 강화·실시간 추적 시스템 시급

    #1. A사는 홍콩에 설립한 유령 회사(페이퍼 컴퍼니)에 폴리우레탄 폼시트를 10% 저가로 수출했고, 페이퍼 컴퍼니는 이를 중국에 정상 가격으로 재수출한 뒤 차액을 홍콩의 한 은행 비밀계좌에 숨겼다. 세관 조사 결과 은닉 자금이 해외 예금 미신고액 857억원을 포함해 총 1552억원에 달했다. #2. B사는 홍콩의 페이퍼 컴퍼니에서 펄프를 수입하는 것처럼 신고한 뒤 수입대금을 지급했고, 이를 해외 은행에 예치해 불법 투자 등에 사용하다 세관에 적발됐다. #3. 지난해 서울세관은 1조 4000억원대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했다. 단일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의류 수출업체 C사 등은 일본의 수입업체와 담합해 보따리상을 동원, 5년간 물건과 현금을 운반했다. 밀수출부터 대금 회수, 불법 자금 조성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진 신종 수법이다. 박근혜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조세 정의 실현 및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관세청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국부 유출 및 탈세 등 불법이 의심되는 고액의 현금거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 외환 및 재산도피, 자금세탁 등 불법 외환거래 적발 건수는 1625건, 4조 360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금액을 저가로 신고해 세금을 덜내는 탈세나 밀수 등은 제외된 액수다. 1조원대에 달하는 과태료를 포함하면 5조 3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전과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에 따라 2009년부터 경상거래 25억원 이하, 자본거래 50억원 이하는 과태료만 부과된다. 한국재정학회가 2011년 불법 외환거래 단속(3조 8111억원)에 대한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탈세 예방(2980억원)과 국내총생산(GDP) 유발(1조 3853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1조 823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경제적 효과는 2조 865억원으로 추산됐다. 우리나라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초과하면서 해외에서 이뤄지는 지하 경제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대외경제, 수출입과 관련된 지하경제 연구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데이터 및 자료가 없다. 다만 적발되지 않은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불법 외환거래 규모는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입 기업의 불법 외환거래는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차액을 유출하거나, 수출가격을 저가로 신고한 후 차액을 해외에 은닉하는 수법으로 이뤄진다. 유출된 자금은 세탁 등을 거쳐 범죄 및 비자금 등으로 사용된다. 관세청은 자본이동이 자유롭고 세금이 낮은 데다 금융비밀, 기업 설립이 자유로운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불법 자본 유출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35개국)와 별도로 조세회피 및 자본 불법 유출 위험이 높은 62개국을 관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조세피난처와의 수출입 실물거래는 전체 수출액의 15%인 1615억 달러로 과거보다 감소 추세지만 수출입 외환거래는 오히려 증가, 3238억 달러로 실물거래의 2배에 달했다. 2008년 2건, 156억원이던 페이퍼 컴퍼니 관련 불법 외환거래는 2012년 13건, 8867억원으로 4년 만에 56.8배 증가했다. 외화 밀반입 및 반출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세관에 적발된 1만 달러 이상 외화 불법 반출입 건수는 1292건, 671억원에 달했다. 밀반출이 대부분(1053건, 395억원)을 차지했고, 반출 국가는 중국·일본·미국·태국·필리핀 순으로 무역거래 또는 해외투자가 많은 국가에 집중됐다. 1만 달러 이상 반출 또는 반입 시 세관에 신고해야 하는데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자금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손성수 관세청 외환조사과장은 “불법 외환거래는 ‘화이트칼라 범죄’로, 보이지 않는 피해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전동 휠체어 등 장애인이나 노인 관련 복지용구의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국가예산 및 공공재원을 편취하는 사기·횡령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4년간 38건, 1437억원에 달했다. 낙하산 등 군납물품부터 의약품, 의료·복지용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난해 6월에는 장애인 전동보장구를 수입하면서 수입가격을 43%나 높게 신고한 후 보험급여를 부당하게 타낸 수입업체 4곳이 적발됐다. 처벌이 약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국가예산 및 공공재원 편취는 ‘사기’가 아닌 관세법상 ‘허위신고죄’가 적용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신용장의 추상성을 악용한 범죄도 17건(447억원)이나 된다. 신용장 사기는 은행과의 신뢰관계 구축 및 수출업자와 공모 등이 수반돼야 가능한 지능 범죄다. 서류만 갖춰지면 은행이 대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고가 물품을 수입하는 것처럼 위장해 외국으로 자금을 유출한다. 부산의 수산업체는 칠레에 있는 수출자와 사전 공모해 상품가치가 없는 냉동 해삼을 수입, 계약불이행을 들어 대금을 지급하지 않자 신용장 개설 은행이 대지급(11억원)했다. 이후 5억원을 국내 차명계좌로 송금받아 은닉, 자금세탁을 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불법 외환거래 차단을 위해서는 적발할 수 있는 수단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 접근권이 핵심이다. FIU의 자료는 고액현금거래(CTR)와 의심거래정보(STR)로 나뉜다. CTR은 2000만원 이상 현금 거래 및 환전과 관련된 정보로, 2012년 기준 1028만 7000건 중 관세청에 제공된 정보는 2003건에 불과했다. STR은 1000만원 이상, 외화 5000달러 이상의 수상한 돈거래로, FIU의 1차 분석을 거쳐 관계 기관에 통보된다. 지난해 접수된 29만여건 중 2만 2000여건이 제공됐다. 이 중 관세청이 받은 자료는 겨우 6.7%인 1484건이다. 관세청은 실시간 CTR 접근권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특정인이나 특정 기업의 CTR 정보를 받을 수 있으나 범죄는 대부분 차명거래로 이뤄져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더욱이 자료 자체만으로는 수출입 관련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전체 정보 접근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현금화 단계 이후 자금 추적이 안 돼 수사가 중단되거나 소송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과장은 “접근 인원을 늘리는 것을 개인정보 침해 등으로 볼 수 없다”면서 “관세 및 내국세 추징 확대와 연간 수조원대 불법 외환거래 추가 적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자본거래 검사권도 요구된다. 관세청의 외환검사는 수출입과 관련된 경상거래에 한해 가능하다. 거래 사실 증빙이 엄격한 경상거래와 달리 자본거래는 상대적으로 대형자본의 이동이 용이한데도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은 관계기관 및 해외 관세당국과의 공조 강화와 함께 외환관련 전문 인력 확보도 추진키로 했다. 조세연구원 김재진 연구원은 “불법 외환거래는 적발 자체가 어렵기에 자금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FIU의 금융거래정보 열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내부고발이 요구되기에 포상금 확대 및 고발자 보호 등의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제주 세계경관 전화 투표 해외 착신번호는 없었다”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국민들이 참여해 투표한 국제전화가 갈수록 ‘미스터리’다. 전화 한 통에 180원, 문자 메시지는 150원을 내고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한 투표가 이뤄졌지만, 실제로 전화를 받은 국제전화 번호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투표 결과는 문자전송시스템을 통해 투표 집계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4일 KT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과 관련된 전화투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을 위반했는데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내버려 뒀다며 방통위에 주의 통보를 내렸다. KT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한 국제전화투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단축번호(001-1588-7715)를 사용해 실제 착신번호로 이어지도록 했다. 2010년 12월 29일부터 2011년 3월 31일까지 1차 투표서비스 기간에는 영국 전화투표번호(001-44-20-3347-0901)로 음성투표가 연결됐다. 하지만 음성과 문자메시지를 함께 제공한 2011년 4월 1일~11월 11일 2차 투표 서비스 기간에는 투표집계 시스템이 위치한 일본에 실제 착신번호가 없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KT는 2011년 3월 투표집계시스템을 개발, 일본 도쿄에 이를 설치했다. 지난해 7월 9일부터 3일간 감사관 4명을 투입한 감사원은 KT가 이 과정에서 실제로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즉 KT가 제공한 단축번호(001-1588-7715)가 국내전화인지 국제전화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KT가 사실상 국내전화에 국제전화 요금을 매겨 부당이득을 챙겼는지는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KT는 국내전화에 국제전화 요금을 매겼다고 폭로한 내부고발자를 해고했으며 감사를 청구한 시민단체도 ‘면죄부적 결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감사원 측은 “KT가 국내전화에 국제전화 요금을 매겼는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해 검찰 수사 이후 사법부가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수사 중인 사항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거래소 내부고발시스템 여전히 ‘먹통’

    거래소 내부고발시스템 여전히 ‘먹통’

    기업 공시정보 사전 누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내부 통제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한국거래소의 감시 기능이 여전히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욕적으로 내부고발 및 불공정 행위 신고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지금껏 실적이 ‘제로’(0)다. 일부 직원들은 이러한 내부 시스템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데다 자체 홈페이지나 인터넷 등에 제대로 된 홍보 안내가 없는 실정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내부클린신고센터 ▲사이버제보센터 ▲청탁등록센터 ▲청렴마일리지제 ▲청렴옴부즈맨제 등 다섯 종류의 온·오프라인 신고시스템 및 센터를 운영 중이다. 도입한 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년이지만 실적은 전무하다. 있으나마나한 셈이다. 자체 사내망을 통해 지난달 1일 가동에 들어간 내부클린신고센터는 업무 수행 중에 내부 비리나 불합리한 점을 접하면 고발·건의할 수 있게 만들었지만 문의조차 없는 상태다. 청렴의식 향상 시책의 일환으로 올 2월부터 시행 중인 청렴마일리지제도 유명무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청렴 관련 교육 이수 및 공익과 연관된 제안을 했을 때나 향응이나 선물 제공 등을 신고했을 때 마일리지를 부여해 포상을 하도록 한 제도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실적이 전혀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인사에 반영될 수 있는 사안인 데다, 교육만 받아도 점수를 주도록 돼 있는데 문의조차 없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털어놨다. 신분 노출을 꺼리는 직원들을 위해 대리인까지 ‘모셔온’ 제도도 맹탕이다. 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청렴옴부즈맨제를 시행, 내부 신고 시스템과 별도로 자신의 직위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변호사를 선임해 대리로 신고할 수 있게 해놨다. 하지만 이 역시 신고 건수는 없다. 지난 10월부터 온·오프라인으로 진행 중인 청탁등록센터는 직원이 외부 청탁을 받았을 경우 청탁 내용을 자진 등록하는 제도이지만 아는 직원이 거의 없다. 2009년 맨 먼저 도입한 사이버제보센터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비리나 불공정 행위, 공익 관련 제보사항을 온라인으로 신고할 수 있게 해놓았다. 3년이 넘도록 내부고발이 없어 거래소 내부에서조차 ‘신고 유인책’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 경영평가단이 발표한 ‘상임감사 직무수행 실적평가’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내부통제 기능 강화 노력 및 성과’ 부문에서 ‘B’ 평가를 받았다. 재정부는 이 보고서에서 “내부고발 건수가 2년 연속 전무한 점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미흡하다.”며 “방만경영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좀 더 효율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권익위 “내부고발자 살려줘” SOS

    권익위 “내부고발자 살려줘” SOS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긴급 SOS’를 요청했다. 권익위에 부패 신고를 접수한 신고자들이 너나없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권익위에 부패 신고를 한 사람은 모두 48명. 최근 자체 조사 결과 이들 중 태반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패방지국 보호보상과 관계자는 “신고자들을 심층면담한 결과 지난해 이후 신고자의 75%인 36명이 불면증, 우울증, 자살충동 같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면서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이 정신과 치료에 대해 스스로 편견을 갖거나 주변 시선을 의식해 진료를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속 기관의 국고보조금 편취 사실을 신고한 뒤 보복이나 협박이 두려워 결국 이름까지 바꾼 사람도 있었다. 신고 이후 소속 기관 직원들의 집단 따돌림을 못 견뎌 탈모, 체중 감소 등의 후유증을 앓는 정도는 그나마 가벼운 사례에 속한다. 신고자들에게 이런 말 못할 고충이 뒤따른다는 사실에 권익위는 2010년 4월 일찍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부패 신고자에 대한 무료 의료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신고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현실을 감안해 의료 지원 서비스 범위를 더욱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곽형석 신고심사심의관은 “지금까지는 부패 신고 이후로만 신고자의 의료 지원 범위를 국한했으나 앞으로는 신고 이전 단계까지 적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신고 이전의 증거 수집 과정에 있는 신고자는 물론이고 공익 침해 행위 신고자들도 무료 정신상담 및 치료 혜택을 받게 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경제 브리핑] ‘짬짜미’ 신고포상금 최대 30억으로

    짬짜미 행위에 대한 내부고발을 활성화하고자 신고포상금 지급액이 현행보다 50% 오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지급규정을 바꿔 신고포상금 한도액을 기존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크게 높였다. 지금까지 최고 지급액은 2007년 3개 설탕 제조업체 짬짜미를 신고한 사람에게 주어진 2억 1000만원이다. 불법 다단계 판매 등 방문판매법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최고 1000만원)도 신설했다. 한편, 공정위는 편의점이 지나치게 많이 생겨나면서 부도 확률이 다른 업종의 두 배가 넘는다는 지적에 따라 ‘출점 거리 제한’ 등 모범거래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 [데스크 시각] ‘돈키호테’ 아닌 공익신고자/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돈키호테’ 아닌 공익신고자/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시행 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법이 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이다. 지난해 9월 30일 시행될 당시만 해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법이다. 그럴 배경도 있었다. 때마침 KTX 열차 고장과 관련한 내부자료를 무단유출했다는 이유로 한국철도공사 직원 두 명이 각각 해임과 정직 조치를 받아 한창 논란이 되던 터였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 사안인 만큼 내부자료 유출은 공익을 위한 정당한 처사였다는 여론이 대세였다. 이들은 법 시행 첫날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를 요청했고, 결국 절차를 밟아 보호조치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후 1년. 예상대로 뿌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 보란 듯이 재확인됐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웃지 못할 내부고발자 ‘색출’ 사건이다. 4대강 입찰담합을 은폐한 정황이 담긴 내부문건을 유출해 세상에 까발린 ‘배신자’를 일벌백계하겠다는 공공연한 의지가 살벌했다. 담합사건 조사에서 고발자에 많이 의존하는 공정위의 적반하장 촌극의 전면에는 조직의 수장까지 나섰다. 더도 덜도 없이 이것이 공익신고자보호법의 현주소다. 공정위가 제보자를 밝혀 불이익 조치를 한다면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엄연한 범법행위다. 어떤 공공기관보다 더 앞장서서 공익신고 접수를 활성화해야 할 감독기관의 처사였기에 황당하기는 더했다. 하지만 법 시행 1주년에 즈음해 공정위가 해프닝을 빚어준 덕분에 법의 존재가 덩달아 부각(?)되는 부대효과도 있었다. 갈수록 전문·세분화하는 사회에서는 내부신고자의 제보 없이는 끝내 드러날 수 없는 부정부패도 늘게 마련이다. 이 제도의 효용은 정확히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법 시행 전까지는 기존의 부패방지법에 따라 공직자의 부정부패와 관련한 신고자만이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건강, 환경, 안전 등 정작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익침해행위는 제보하더라도 신고자가 법의 보호를 받을 장치가 없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민간부문의 신고자들에까지 보호범위가 확대됐다는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 제도 덕분에 1년간의 성과도 물론 적지 않았다. 주무기관인 권익위 집계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익신고를 접수하는 326개 공공기관에서 법 시행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받은 신고는 6만 5500여건. 안전 침해 관련 신고가 전체의 45.2%로 가장 많았고 건강(30.3%), 환경(15.8%) 등이 뒤를 이었다. 신분비밀 보장 등 법적 보호장치 덕분에 신고가 활성화된 산술적 증거이다. 그럼에도 갈 길은 한참 멀다. 무엇보다 보호장치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높다. 정식으로 공익신고를 하기 전이라도 신고 의도를 알린 경우라면 사전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설득력 있다. 보호조치를 요청한 상태에서 실직 등 불이익을 당하면 집행을 정지하는 임시구제조치도 이쯤에서 도입을 고민해봐야 한다. 보상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실효 만점의 처방일 수 있다. 현재 공익신고자에게 돌아가는 보상금은 신고로 회수한 액수의 4~20%. 실직이나 조직 내 왕따의 위험천만한 상황을 무릅쓰고 신고를 한다면 그에 걸맞은 충분한 보상이 보장돼야 한다. 실제로 금전적 보상은 공익신고를 활성화시키는 강력한 동인으로 확인된다. 지난 1년간 지급된 포·보상 지급액은 8억여원. 권익위의 분석 결과 행정처분이나 처분금액이 많은 분야일수록 신고건수도 많았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적용되는 대상 법률이 180개로 묶여 있는 것도 문제다. 권익위의 실무자들은 “불법·부당행위를 신고받고서도 180개 법률에 포함되지 않아 손을 못 쓰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이 모두에 앞서야 할 것은 사회적 인식의 합의다. 공익신고를 조직 내 삐딱이들의 변절행위쯤으로 보는 시각부터 교정돼야 한다. 그들에게 ‘돈키호테’가 아닌 ‘공익신고자’라는 당당한 이름표를 달아줘야 한다. sjh@seoul.co.kr
  • [기고] 탈세감시, 시민과 국세청이 함께/박윤준 국세청 차장

    [기고] 탈세감시, 시민과 국세청이 함께/박윤준 국세청 차장

    최근 유럽 국가들의 재정파탄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불안을 몰고 왔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정위기 원인의 하나로 만연한 탈세로 인한 세수 결함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탈세액이 연간 9조원으로 추정되고 이 돈들이 스위스 비밀계좌 등으로 유출되었다고 하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나라도 이러한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탈세 근절을 위한 국세청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납세자들의 탈세와 자금의 해외 유출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의 정보기술(IT) 발전과 경제의 글로벌화로 탈세가 고도화되면서 새로운 대책을 강구할 필요성이 높아지게 됐다. 국세청에서는 시민들과의 협력을 통한 탈세 차단을 적극적으로 검토, 다양한 정책들을 마련해 추진하게 됐다. 우선, 현행 탈세 제보 포상금 한도액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올해 세법개정안에 반영했다. 미국은 탈세 제보를 통해 추징한 세액의 15~30%를 한도 없이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내부고발자 포상금제도’(Whistleblower Award)를 두고 있다. 최근 미 국세청(IRS)이 스위스의 최대 금융그룹인 UBS에 대한 탈세 제보를 통해 4억 달러 이상의 세금을 추징한 데다 내부고발자에게 1억 400만 달러(약 117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탈세액 4억 달러의 26%에 이르는 금액이다. 적극적인 포상금의 지급은 탈세 제보를 활성화해 납세자들의 탈세 시도를 줄이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에서도 신고포상금 한도액을 2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인상한 결과,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따라서 탈세 제보 포상금 인상안이 입법까지 이어진다면 제보의 활성화와 함께 탈세의 억제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지난 3월에는 누구나 편리하게 탈세 제보를 할 수 있도록 국세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제보 기능을 통합해 홈페이지상에 탈세 제보 메뉴와 단축 아이콘을 새로 만들었다. 그 결과 6월 말 현재 인터넷 제보 건수가 212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616건 대비 31.5%나 증가했다. 그리고 5월 30일에는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일반시민 732명이 참여하는 시민 탈세감시단 ‘바른 세금 지킴이’를 발족, 탈세에 대한 자율적 시민감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국세청은 이들과 주기적으로 소통을 하면서 탈세를 근절하고, 납세의식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들을 발굴·집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탈세 제보의 편의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용 탈세 제보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탈세를 제보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정의롭고 공정한 세정을 소망하는 국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국세청에서는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탈세를 감시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추가적으로 마련,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탈세는 범죄’라는 의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켜 나감으로써 공정과세를 구현하고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저축銀 내부고발 2년간 고작 2건

    “모 저축은행 4층 OO팀 캐비닛을 보면 ‘A’라고 표시된 서류가 있다. 그게 진짜 대출 관련 서류이고 공개된 다른 서류는 허위로 작성됐다.” 지난해 12월 말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금융감독원에 걸려왔다. 저축은행(한국 계열) 직원이 수천만원을 횡령해 피해가 났는데 은행 측이 이를 변제받기는커녕 쉬쉬한 채 넘어갔다는 내용이었다. 통상 직원들의 횡령 사고 땐 재산 등을 압류하고 금감원에 진상을 보고해야 하지만 이런 조치마저도 없었다. 제보자 A씨는 이면서류의 내용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한도를 초과해 동일 계열사들에 대출한 내용도 있다. 담보 하나로 여러 계열사들이 돌아가며 돈을 타 간 것”이라고 저축은행 3곳의 비리를 고발했다. 3일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 시행된 ‘저축은행 비리 내부고발 포상제’ 도입 이후 지금까지 딱 두 건의 제보가 들어왔다. 저축은행의 추가 퇴출과 부실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내부 고발은 가뭄에 콩 나듯. 금감원은 내부 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신고포상금을 최고 3억원까지 올리고 채용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A씨의 신고에서는 은행 측이 수십명의 고객통장 수백개를 임의 보관한 사실도 드러났다. 현행법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차명계좌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고 고객도 모르게 임의 대출 등에 쓰일 수 있어 금융권은 자체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은 A씨에게 연내에 5000만원 이하의 포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또 다른 제보는 영업정지된 도민저축은행의 비리 내용이었다. 노조 관계자였던 B씨는 직접 금감원을 찾아 대주주의 불법대출 사실을 폭로했다. 대주주가 자녀 앞으로 아파트를 사주면서 10억원을 타인 명의로 대출받았고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같은 방법으로 대출받은 사실을 고발했다. B씨의 제보로 대주주를 비롯한 3명이 출자자 대출 위반과 대주주 신용 공여 위반으로 지난해 해임권고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비리를 뿌리 뽑고 경영 안정화를 꾀하려면 금융당국에 포괄적 계좌추적권(장소나 대상을 불문하고 모든 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저축銀 대주주 요건 은행수준 강화…내부고발자 포상 최대 3억원 지급

    저축은행 대주주와 임원 요건이 은행권 수준으로 엄격해지고 내부고발자 포상금이 최고 3억원으로 늘어난다. 재취업도 지원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저축은행 건전경영을 위한 추가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내부고발자, 금감원 등 채용때 우대 우선 대주주·임원 요건에 정성적 기준을 적용한 질적 평가를 하기로 했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어야 한다는 등 기존 요건 외에 법령이나 금융거래질서, 신용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어야 한다는 기준이 추가됐다. 대주주가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 명백하면 수시로 심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지금까지는 저축은행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1년이나 2년에 한 번씩 정기 심사만 해왔다. 대주주의 적격성 유지조건 위반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이면 유예기간 없이 최대 6개월 기한의 처분명령이 내려진다. 등기이사가 아니면서 회장·사장·부사장 등 직함을 갖고 실제 업무를 집행하는 방법으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를 막고자 이들에게도 등기 임원과 법률상 동등한 수준의 책임과 의무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달 내 입법 추진… 연내 시행 방침 내부고발도 강화했다. 현재 내부고발은 권고사항이지만 임원과 준법감시인에게 불법행위 신고를 의무화했다. 위반하면 행정제재를 받는다. 내부고발 후 보복인사 등으로 퇴직당한 직원은 금감원 전문상담원이나 저축은행중앙회 직원으로 응시할 경우 채용을 우대하기로 했다. 내부고발 포상금도 최대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6배 올렸다. 신고대상 범위도 신용제공 한도 위반,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출자자 대출 위반 외에 타인 명의 대출, 대주주에 대한 재산상 이익 제공 등이 추가됐다. 금감원 홈페이지에 ‘저축은행 비리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비리행위 전력자에 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기로 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달 안에 입법을 추진, 올해 안에 시행할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정부 내부고발자 이메일 검열마라” 백악관 각 부처에 첫 지침

    미국 백악관이 지난 20일 연방정부 각 부처에 내부고발자의 컴퓨터와 이메일을 검열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와 기밀유지를 이유로 공무원들의 이메일에 대한 검열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미국에서 정부가 이메일 검열에 제한을 가하기는 처음이다. ●‘FDA 위험장비 구입승인’ 제보 발단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예산국(OMB)은 각 부처 정보 책임자와 법무 담당관에게 보낸 지침에서 부처 직원의 이메일을 내부 고발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검열하는 것은 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각 부처의 검열 정책을 다시 한번 정비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FDA 소속 직원 6명의 이메일을 몰래 검열한 사실이 지난 1월 알려져 논란이 인 데 따라 내려진 것이다. FDA는 6명의 직원이 의회와 언론 등에 “FDA가 위험성이 있는 의료 장비를 승인했다.”고 제보하자 그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 컴퓨터에 들어가 구글 이메일과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된 자료들을 검열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시대 내부 검열 가이드라인 이에 직원들은 FDA의 검열이 헌법상의 사생활 보호권을 침해했다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들은 FDA가 의회와 언론, 정부 감사기관 등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검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FDA 측은 그 직원들이 비밀로 분류된 사업 정보(유방암, 골다공증, 대장암 진단과 출산 관련 방사선 장비 승인)를 부적절하게 공개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의회는 이 논란에 대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연방 법은 정부 내 비리를 고발한 공무원에 대한 보복을 어떤 명목으로든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메일 검열이 이 보복에 해당하는지는 명확한 법률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백악관의 지침은 ‘온라인 시대’의 내부 검열 가이드라인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내부고발자들 여전히 배신자 낙인에 고통”

    “내부고발자들 여전히 배신자 낙인에 고통”

    제14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1992년 3월 22일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는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에 근무 중이던 24세의 한 젊은 장교. 젊은 군인의 양심선언은 충격적이었다. 국군기무사령부 주도로 일부 군부대에서 선거 전 여당 지지를 위한 정신교육이 이어졌고 부재자투표도 공개 혹은 대리투표로 행해지는 등 광범위한 선거 부정 행위가 자행됐다는 내용이었다. 그의 용기는 그해 선거판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12월 대통령 선거부터 군인들은 부대 밖에서 민간인들과 함께 부재자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군부대 내 부정 선거도 점차 사라졌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는 시민단체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과 호루라기재단 주최로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당시 전 육군 9사단 28연대 소속 현역 중위로 양심선언에 나섰던 이지문(44)씨도 함께했다. 이씨는 “2006년 부패 방지법이 제정되고 지난해부터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사회 전반적으로 내부 고발을 꺼리고 고발자를 배신자로 여기는 풍토가 잔존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실 양심선언 뒤 이씨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양심선언 직후 연행됐고 이등병으로 강등돼 불명예 제대를 해야 했다. 재판을 통해 3년 뒤에야 중위로 복권돼 명예는 회복했지만 임관하기 전 입사가 결정됐던 대기업으로의 복귀는 끝내 무산됐다. 이씨는 “지금도 내부 고발자들은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고통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변화를 촉구했다. 이씨는 새로운 시민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추첨으로 다양한 계층의 시민을 대표로 뽑아 이를 보완하자는 이른바 ‘추첨민주주의’다. 지난해 연세대에서 이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씨는 다음 달 관련 정치 포럼을 출범시키는 등 관련 연구와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승부조작 내부고발 1억 포상

    2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 정부의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 조성 대책’을 발표하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양 옆으로 프로축구를 비롯해 야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이끄는 수장들이 도열했다. 이들은 최 장관이 종합대책안을 발표하는 내내 죄인이라도 된 듯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최 장관이 입을 열었다. “국내 스포츠를 본연의 자리로 돌려놓겠다.” 이후 발표문에는 내부 고발자에게는 포상금 1억원이라는 당근을, 조작에 가담한 선수에겐 ‘무관용’ 채찍을 가하겠다는 내용이 함께 제시됐다. 들끓는 여론의 압박에 꺼내 든 ‘극약처방’이었고 정부 6개 부처와 대한체육회 등 8개 체육단체 대표자들과 사전 협의를 거친 종합대책이었다. 문화부는 체육계에 뿌리 깊이 박힌 비리나 회계부정 등을 발본색원하겠다고 오래전부터 대책을 마련해 왔다. 그런데 프로스포츠 경기조작 사건이 터지자 메스를 꺼내 들어 종합 대책으로 포장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추상적인 데다 구체적인 각론을 제시하지 못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정부는 경기 조작에 가담한 선수와 지도자에 대해 일벌백계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각 스포츠 단체에서는 영구제명, 자격 정지 등 선수 생명을 제약하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리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구단 퇴출·제명 ‘강수’·… 조작 끝낼까

    구단 퇴출·제명 ‘강수’·… 조작 끝낼까

    정부가 21일 발표한 ‘공정하고 투명한 스포츠 환경 조성 대책’은 스포츠 본연의 공정성 회복 장치와 4대 프로스포츠의 근간인 학교 운동부의 투명성 확보, 체육 단체의 책임성 제고 등 3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무관용’ 처벌… 구단에 연대 책임 경기조작 관련자들에 ‘무관용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 일벌백계하기로 했다. 프로스포츠 주관 단체는 선수와 감독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는 대로 즉각 영구제명 또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야 한다. 또 선수들이 1년에 4차례 예방교육을 이수하도록 했고, 계약서에 도박과 관련해 선수가 지켜야 할 의무를 적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부고발자에게 주는 포상금은 최고 1억원으로 올리고, 자진신고 선수들에 대해서는 사정을 참작해 징계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선수들을 불법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여러 구단도 승부조작이 불거지면 연대 책임을 진다. 정부는 경기 주관 단체가 나눠주는 구단별 지원금을 축소하고, 최악의 경우 리그에서 퇴출하는 제재안을 고려하고 있다. ●상시 모니터링… 비디오 판독 실시 4대 프로스포츠의 경기 조작을 감시하는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종목별 경기 감독관의 기능을 확대해 조작 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경기를 중단할 수 있게 한다. ‘공정센터’를 발족해 비디오 판독을 통해 경기 조작 가담이 의심되는 선수를 적발, 징계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암행 감찰반’을 운영, 경기장 안팎에서 승부를 조작하는 세력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압박한다. ●불법 사이트 합동 단속 강화 감독 기관이 나뉜 탓에 불법 도박 사이트에 대한 감독이 소홀했다는 비판을 감안해 관계기관 합동 단속을 강화하고 점검 회의를 정례화한다. 문화부 2차관이 단장을 맡고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6개 부처 인사들이 합동점검반을 가동한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차단에 소요되는 심의를 6주에서 2~3주로 대폭 줄인다. 아울러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 정보를 각 경기단체에 제공할 예정이며 선수와 지도자가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상담할 수 있는 ‘통합 콜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행 심리를 부추기는 경륜·경정 장외 매장은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운동부 수입 학교 회계에 편입 추진 정부는 스포츠계의 기반이 되는 학원 스포츠가 검은돈에 물드는 것을 막고자 학교 운동부 수입을 학교 회계에 편입시키는 정책을 추진한다. 또 학교가 운동부 지도자를 고용할 때 작성하는 표준 계약서 내용을 보완해 선수 인권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로 했다. 지도자 등록제를 시행해 비위 관련 지도자를 추적·감시하는 체계를 확립하고 축구, 야구,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시행되는 주말 리그제를 다른 종목으로 확대해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한다. ●회계처리 불투명한 체육단체 철퇴 일부 체육단체는 불투명한 회계처리로 지탄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단체 운영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임원이 비리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구속 여부에 관계없이 직무를 정지시키고 유죄가 확정되면 이듬해 단체의 지원금을 깎는다. 또 정기 감사 주기를 단축하고 예산 집행 내역을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하는 등 문제 단체에 대한 공공 감시 기능이 확대된다. ‘사고 단체’의 회계 업무는 전문 회계 법인에 위탁하도록 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국회의장 방문조사 돈 선거 근절 전기돼야

    박희태 국회의장이 어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은 한국 정치의 뿌리 깊은 ‘돈 선거’ 관행이 초래한 또 하나의 비극이다. 박 의장은 한남동 공관에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검사 3명으로부터 지난 2008년 7월 3일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도록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받았다. 검찰은 박 의장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전대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조정만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 등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 및 수위를 일괄적으로 결정, 발표할 예정이다. 현직 국회의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997년에는 김수환 국회의장이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에게 정치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은 의혹으로 대검 중수부의 방문 조사를 받았다. 15년이 지난 시점에 입법부의 수장이 또다시 부정한 돈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우리 정치가 돈 문제와 관련해서는 발전한 것이 없음을 의미한다.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박 의장이 돈 봉투 사건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선거 현장에서는 돈을 뿌리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선거 조직원이나 지역 기자, 유권자들에 대한 금품 살포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최근 개정된 선거법에 규정된 돈 선거 내부고발자에 대한 포상금이 중요한 감시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박 의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은 공관 2층 접견실은 평소 외국 사절이나 국내 각계 인사들과 만나 환담하는 장소다. 국가 미래와 세계 정세를 논하는 장소에서 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박 의장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안타까운 일이다. 박 의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오가던 관행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그러나 돈 봉투 살포를 직접 지시했거나 보고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은 지금이라도 전대 당시의 상황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마지막 남은 명예를 지키는 일이 될 것이다. 또 4월 총선에 출마하는 여야 각 당의 후보들은 돈으로 표를 사려다가는 언젠가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공직비리 이대론 안된다] 제도는 ‘촘촘’ 운용은 ‘허술’… “내부고발 보호·포상 강화해야”

    [공직비리 이대론 안된다] 제도는 ‘촘촘’ 운용은 ‘허술’… “내부고발 보호·포상 강화해야”

    공직 비리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여론이 거세다. ‘CNK사건’에서 보듯이 공직자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돈 놓고 돈 먹기’를 했다. 직무수행과정에서 챙긴 정보를 이용, 주식투자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리에 적극 개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공직윤리는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쳤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장탄식을 터뜨릴 뿐이다. 갖가지 혜택을 누리면서도 비리를 일삼는 공직자들에게 이제는 한 치의 관용도 허락할 수 없다는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직비리를 막기 위해선 그들의 자성과 함께 비리를 막기 위한 제도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CNK사건은 공직 비리 방지 체계가 얼마나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공직자윤리법·부패방지법 등 공직 윤리를 확립하기 위한 법령, 제도는 촘촘하게 갖춰진 것처럼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상 본인 및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무원은 무려 18만명에 이른다. 이 중 1급 이상 공무원, 검사장급 이상 검사, 고법 부장판사 이상 등 5400명은 관보를 통해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4급 이상 공무원들은 주식거래 내역을 신고해야 하고 주식백지신탁제도의 대상이다. 하지만 중·하위직 공무원에 대한 재산형성 비리를 감시하는 기구는 거의 없다. 주식 투자 정보의 원천은 기업과 기업을 담당하는 각 부처 실무 담당 공무원에서부터 나온다. 주식 거래 내역 신고 대상 공무원 범위가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부동산 개발 정보를 이용, 투기를 일삼는 공직자를 가려내는 장치도 허술하다. 개발 정보를 주무르는 공무원이나 의심쩍은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거래를 샅샅이 뒤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형편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직비리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 국회와 헌법재판소, 대법원, 중앙선관위, 행정부, 광역시·도, 시·군·구 등 기관별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각각 꾸려져 있다. 모두 256개에 이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어진 틀에 비해 실제 운용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장정욱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은 “공직자들이 공적으로 갖는 권한과 정보를 사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국가차원의 공직 부패척결 방향 설정과 함께 더욱 촘촘하게 제도와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직자들의 자성과 강력한 징계, 내부고발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직 부패에 대처하려는 의지가 박약하다는 것이다. 2001년 부패방지법 제정 이후 ‘공직자가 업무 중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 10건 중 8건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실형은 고작 1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집행유예 5건, 벌금형 2건이었다. 2009~2010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심사 처분결과를 보면 순누락 재산 과다로 경고 이상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2009년 75명에서 2010년 333명으로 훌쩍 늘었다. 재산 형성을 둘러싼 공무원의 윤리의식이 느슨해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년 동안 정부공직자윤리위로부터 징계의결 요청을 받은 45명 중 소속 기관의 실제 징계는 해임 1명, 감봉 5명에 그쳤다. 나머지 39명에 대해서는 견책이하로 처분됐다. 처벌 역시 솜방망이에 가까웠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직의 부패는 엄청난 기밀주의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내부고발이 안 되면 밝히기가 쉽지 않다. CNK사건도 초기에 내부고발자가 나왔으면 엄청난 사건으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내부고발제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그는 그러나 “현실 속 내부고발자는 결국 감옥에 가고, 공직에서 잘리고, 가정이 파괴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만큼 내부고발자 보호와 포상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여든 야든 ‘돈봉투 全大’와 결별 선언하라

    ‘전당대회(전대) 돈 봉투’ 추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폭로한 전대 돈 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당 조전혁 의원은 전대에서 1000만원을 돌린 후보도 있다고 폭로했다. 그런가 하면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비례대표 돈 공천설을 제기했다. 야권도 가세했다.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는 “금품 살포를 목격한 바도, 경험한 바도 있다.”고 말해 야당 또한 돈 봉투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시사했다.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돈 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한나라당 전 대표는 그 사실만으로도 응분의 책임 있는 처신을 해야 하리라고 본다. 돈 봉투를 건넨 구체적인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음에도 일각에서 여전히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점을 치닫고 있는 마당에 끝내 미적거리며 불신을 키운다면 그땐 정말 감당키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내부고발자를 자임한 고 의원 또한 사실관계를 소상히 밝혀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돈 봉투 전대 관행을 뿌리뽑아야 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의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수사에 협조를 다하고 쇄신과 자정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검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밝혀내 스캔들로 얼룩진 검찰의 위상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그동안 ‘몇당(當) 몇락(落)’이니 하며 전대판에 돈이 살포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사(正邪) 감각이 마비돼 돈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당 안팎에서 관행처럼 여겼다. 하지만 국민은 모르는 것 같아도 다 안다. 그래서 민심이 두려운 것이요 천심인 것이다. 이번 사건을 빈사의 정당정치를 살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전당대회 정화법’이라도 만들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정치개혁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여든 야든 정치권은 ‘돈 봉투 전대’와 결별을 선언하고 도덕재무장 운동에 나서라.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아가는 서민대중이 권력놀음에 빠진 정치인을 끊임없이 걱정하는 전도된 현실은 이제 종식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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