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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조기 껴안은 NSA 요원 스노든 “언젠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성조기 껴안은 NSA 요원 스노든 “언젠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한 뒤 현재 러시아에서 체류 중인 전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31)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NSA의 사이버 공격 자동 반격 프로그램인 ‘몬스터마인드’(Monstermind)의 존재를 추가 폭로하고 기계적 오류 탓에 무고한 나라를 대상으로 전쟁을 치를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디지털 문화 잡지인 ‘와이어드’(Wired)는 13일(현지시간) 성조기를 껴안고 정면을 응시한 스노든의 사진과 그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기사를 쓴 짐 뱀퍼드 기자는 러시아로 날아가 사흘간 스노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6월 NSA 관련 폭로 후 홍콩으로 은신한 뒤 러시아로 넘어가 지난 1일자로 3년간 러시아 거주 허가권을 얻은 스노든은 “언젠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합당한 이유로 나를 가둔다면 내 발로 감옥에 들어가겠다고 미국 정부에 말했다”면서 “내 안위보다 미국을 더 걱정한다”며 남다른 애국심을 강조했다. 그러나 스노든은 “법이 정치적인 무기 또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만드는 도구로 이용된다면 용납할 수 없다”며 형량 감형을 조건으로 협상 중인 미국 정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이 빼간 정보가 170만건에 달한다는 미국 정부에 주장에 대해서도 “숫자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며 “내가 복사한 정보, 빼돌린 정보, 그냥 보기만 한 정보 등 내 행동을 추적할 만한 단서를 서버에 남겼지만 정부 기관이 아직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스파이가 아닌 ‘내부고발자’로서 미국 국민에게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돌려주고자 폭로를 결심했다며 행동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스노든은 다른 나라가 미국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때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자동으로 반격하는 몬스터마인드의 오류가 우발적인 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령 중국에 있는 사람이 러시아인을 가장해 미국에 사이버 테러를 일삼고 몬스터마인드가 곧바로 러시아를 공격한다면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반문하며 제3자의 조작으로 엉뚱한 나라에 피해를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사생활을 침해할 공산이 큰 이 프로그램의 존재를 비판했다. 스노든을 취재한 전직 정보기관 내부고발자 출신 뱀퍼드 기자는 “누구보다 많은 NSA 내부고발자를 만났는데, 스노든이 그간 접근한 방대한 정보량에 놀랐다”며 “그는 NSA 대다수 부서 책임자보다도 더 많이 특급 기밀 이상의 정보에도 접근했다”고 말했다. 스노든의 귀국 바람에 대해 배니 바인스 NSA 대변인은 “스노든이 그간 행적을 얘기하고 싶다면 미국 법무부와 협상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을 내놨다. 미국 법무부는 현재 정부자산 절도·국가안보 정보 유출·비인가자에 대한 기밀 전달 등 스파이 행위 관련 3가지 혐의로 기소된 스노든과 본국 송환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리직원 바로 아웃… 청렴이 곧 리더십”

    “비리직원 바로 아웃… 청렴이 곧 리더십”

    “비리 직원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입니다.” 29일 삼성동 집무실에서 만난 신연희(66) 강남구청장은 청렴에서 주민에 대한 친절, 업무 책임감이 나온다면서 ‘청렴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구 직원이 구청장에게 직접 내부고발을 할 수 있으며, 간부 청렴도를 평가하기도 한다”면서 “청렴을 강조한 뒤로 주민들의 직원 친절도 평가가 빠르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구민들에게 가장 힘든 게 교통이라는 지적엔 위례신도시에서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잇는 경전철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학여울역과 영동대로를 지나는 경전철은 신사역에서 신분당선과 만나게 된다”며 “긴 사각형 모양의 라인이 구축되고 이 중간을 기존 지하철들이 관통하기 때문에 분명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서역에 2016년 KTX, 2020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이 예상돼 있고 2018년 평창 수서~용문산 복선 전철까지 놓이면 서울·용산역(12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17만 2000명의 유동인구가 몰린다며 가능성을 엿봤다. 구룡마을 개발에 대해서는 “대토지주에게 특혜를 주는 환지 방식(농지를 주택지로 전용한 뒤 토지보상금의 일부를 토지로 주는 방식. 토지주에게 개발권을 줌)을 아예 없애고 토지를 전부 수용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는 한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달 2일 구역 지정이 실효돼도 마찬가지 입장이고, 서울시가 환지방식을 포기하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입을 앙다물었다. 삼성동 한국전력 이전 부지도 국제전시 및 회의시설, 업무·관광·숙박·업무기능이 가능한 복합개발이 이뤄지게 정부 및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큰 성과를 거둔 ‘밤도 건전한 강남’ 정책은 더욱 강화된다. 지난 2년간 540개의 불법·퇴폐업소를 적발해 517개를 영업정지하면서 단란주점 수는 2011년 769개에서 635개로 크게 줄었다. 키스방·마사지 등 신변종 성매매업소에 대해 전국 최초로 학교보건법을 적용해 42개를 강제철거했다. 신 구청장은 “지난해 511만명을 불러모아 관광도시 면모를 살렸고 의료 관광객도 11만 8000명을 끌어들여 86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를 냈지만, 임기 말까지 연 1000만명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청담동 한류스타 거리를 압구정·신사동으로 넓히고, 의료 관광객도 연 20% 이상 늘리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관료에서 시민으로-국민소송제 도입을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관료에서 시민으로-국민소송제 도입을

    국민에게서 거둔 세금을 제대로 쓰려면 재정운용 역시 민주주의에 입각해야 한다는 ‘재정민주주의’ 시각에서 볼 때 2000년 10월은 특별한 시기로 기억에 남아 있다. 이때 경기 하남시민 266명이 하남시장을 상대로 납세자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남민주연대와 함께하는시민행동, 참여연대 등 3개 시민단체가 주도한 이 소송은 1999년 하남국제환경박람회로 인해 발생한 186억원의 예산 낭비 사례를 지적하며 잘못 집행한 예산을 강제로 환수해야 한다는 행정소송이었다. 하남시가 박람회 부채상환을 위해 보조금으로 집행한 186억원은 당시 하남시 예산의 10%가 넘는 거액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2001년 5월 하남시민들이 원고로서 자격이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애초에 승소를 목표로 하지도 않았다. 67개 시민단체는 납세자소송을 제기하고 2개월 뒤 납세자소송특별법안 제정을 국회에 청원한다. 이 법안은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이 2001년 3월 큰 수정 없이 납세자소송법안으로 대표발의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각 후보들에게 입법촉구활동을 벌인 결과 2003년 2월 노무현 정부 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에 국민소송제 도입을 포함시켰고 그해 7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국민소송제 도입을 중점 추진 과제에 넣었다. 다양한 논의를 거쳐 2006년 5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국민소송법 시안을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법제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이에 대한 변변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납세자소송 혹은 국민소송 제도는 국가기관 등이 위법하게 예산을 집행한 행위에 대해 국민이 직접 시정과 환수를 요구하는 공익 소송을 말한다. 행정소송법상 민중소송 조항과 국가재정법 제100조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예산 낭비에 대한 공익 소송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2009년 지방의회 의정비 과다 인상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이 승소한 것 정도를 빼고는 실효성 있는 조치가 나온 적이 없다. 2006년 처음 도입된 주민소송제도는 지나치게 엄격한 제한 조항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와 노무현 정부 당시 지방자치 관련 제도개혁 덕분에 주민소송제도가 도입됐다. 하지만 주민소송만으로는 부당한 예산 집행을 막아내기에 한계가 너무 많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에서 벌어지는 예산 문제는 주민소송의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 강원 알펜시아, 인천 은하월미레일, 한강 세빛둥둥섬 등 인허가권자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 고발이 있었지만 대부분 무혐의 종결된 것도 별도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주민소송제도 개혁과 별개로 예산 낭비에 대한 직접 공익소송을 제기하자는 운동은 15년이 됐지만 번번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4대강 사업이나 지자체 재정 악화 등 예산 낭비에 대한 국민의 비판의식이 높다. 국회 상황도 변수다. 17대와 18대에 이어 19대에도 관련 법안을 제출했던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되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연합 의원도 지난해부터 준비과정을 거쳐 조만간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국민소송제도는 국가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모든 행정 행위에 대한 외부 감시와 통제 장치가 될 수 있는 데다 공익제보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국민이 예산집행을 직접 평가하고 문제 제기를 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에도 부합하고 예산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가재정법 제100조는 예산 불법지출에 대한 국민감시를 선언적으로나마 규정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서는 조직적으로 주민소송 지원과 국민소송제 제도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조수진 변호사는 “관료집단뿐 아니라 국가예산을 통해 사사로이 이익을 취하려는 기득권 집단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그는 국민소송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최초 소송 제기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금 지급, 내부고발자 보호, 소송 관련 행정정보공개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0년 소송 당시 실무자로 참여했던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국민소송제가 예산 낭비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참여정부 당시 인수위원회와 사개추위에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던 사안이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제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4대강 사업을 보면 법원·검찰·공정거래위원회 등 수많은 국가기관 중 한 곳이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이렇게 될 수가 없었다”면서 “국가기관을 두고 굳이 국민소송이 필요하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열린세상] 진실과 거짓, 잘못된 믿음/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진실과 거짓, 잘못된 믿음/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인간의 삶이란 결국 진리,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현실의 삶에서 우리는 크든 작든, 선의든 악의든 적지 않은 거짓말을 하게 되고, 또 의식하든 못하든 많은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산다. 수많은 생의 마지막을 지켜봤던 정신과 의사 퀴블러 로스는 ‘인생수업’이라는 저서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순간에서야 진짜 내가 누구였던가를 발견한다고 안타까워한 바 있다. 결국 성공한 삶, 행복한 삶이란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좀 더 일찍 깨닫고 내 안의 거짓을 가려내고 진실된 삶을 살아가려는 지난한 노력의 과정이 아닐까 한다. 한 사회가 행복한 사회, 좋은 사회가 되려면 결국 거짓을 물리치고 제대로 진실과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때 가능할 것이다. 진실추구 능력이 부족할 때 사회는 부패로 빠져들고, 잘못된 정파적 믿음들만 난무하여 분열되기 십상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실추구의 가치를 공유하고 진실과 거짓, 잘못된 믿음을 가려내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거짓을 멀리하고 진실을 추구한다는 구성원 간의 신뢰 자산이 없이는 선진국형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몇 가지 사례는 우리 사회의 진실추구 역량을 시험하는 듯하다. 먼저 청와대가 고민하고 있다는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에서의 거짓말 사건이다. 정 후보자는 생중계되는 청문회 현장에서 1987년 분양받은 조합아파트를 전매 금지 기간에 팔고도 팔지 않고 거주했다는 등 여러 가지 거짓말을 했다. 공직자 후보의 명백한 거짓말 앞에서 대통령이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에 사람들은 오히려 의아해하고 있다. 40여년 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을 사임케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은 불법도청 그 자체보다는 대통령의 거짓말이었다. 공직자의 거짓을 단호하게 척결하지 못하는 사회는 불행해진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 댓글 대선 개입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음을 폭로한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7·30 재·보선 광주지역 후보로 공천한 이후 권 전 과장의 주장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진실 공방이라기보다는 갈등관계에 있는 정파가 벌이는 서로 편향적인 믿음의 공방에 가깝다. 드러난 사실은 명백하다. 2012년 대선 이틀 전인 12월 16일 경찰이 “국정원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비방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권 전 과장은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사실을 근거로 수사축소 은폐를 위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 2심 재판부는 경찰 간부와 동료들의 진술과 배치돼 객관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며 김 전 청장의 수사 축소 은폐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신문은 권 전 과장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거짓 주장을 했다고 ‘공격’하고 있고, 야당과 진보진영에서는 권 전 과장의 정의로운 내부고발이 재판부의 잘못된 판결 때문에 거짓말로 매도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왜 보수진영은 권 전 과장의 정의로움을 한 치도 인정하지 못하고, 왜 진보진영은 재판부의 객관적인 판결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 편은 정의로운데 상대 편은 정치적 계산으로만 움직인다는 잘못된 자기 믿음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권 전 과장의 정의로운 측면을 인정하고, 진보진영은 권 전 과장 주장의 객관성 부족을 인정할 때만 두 진영이 진실추구의 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초래한 KBS뉴스의 문 후보자 교회 강연 내용 보도의 잘잘못을 둘러싸고도 진영 간 다툼이 분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보수진영은 깨끗한 보수의 가치를 실천해온 문 후보자가 KBS의 왜곡된 보도로 인해 친일파, 매국노로 매도당했다고 분노하고 있고, 진보진영은 KBS가 문 후보자의 편향적인 역사인식과 민족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폭로한 좋은 보도였다고 두둔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KBS뉴스는 문 후보자의 강연내용 중에 너무 극단적이어서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이 있었다는 보도를 했을 뿐이다. 그후 KBS뉴스 보도를 확대 해석, 악의적 매도를 한 것은 불신과 분열의 진영논리였다. 지나친 자기확신은 건강한 사회, 좋은 사회의 적이다.
  • [씨줄날줄] 약무호남 약비호남/진경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약무호남 약비호남/진경호 논설위원

    후광(後廣·김대중 전 대통령 아호)이 생전 즐겼던 말 중 하나가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다. 충무공 이순신의 서한에 담긴 말로,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군사 요충지로서 호남과 그 앞바다의 지정학적 가치를 두고 한 말이다. 후광은 충무공의 이 말을 민주화 여정에서 차지하는 호남의 정치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아 사용했다. 많은 국민들도 이에 공감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이 말은 ‘시무국가’ 대신 ‘시무후광’(是無後廣), 즉 호남이 없었으면 후광 김 전 대통령도 없었을 것이라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말이다. 후광에 대한 반세기 사랑을 품어 안은 호남의 중심 광주가 몸살을 앓고 있다. 6·4지방선거에서 ‘윤장현 공천’으로 홍역을 치른 지 한 달 만에 ‘권은희 공천’ 파동을 맞았다. 경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한 내부고발자로, 과거 이문옥 감사관 등과 같은 반열인 듯했으나 사법부의 1, 2심 판결만 놓고 보면 권씨는 새누리당 주장처럼 ‘허위고발자’일 뿐이다. 그런 그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낙하산 공천을 통해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 후보로 앉혔다. 그 과정에서 14년간 지역기반을 다진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을 내치고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 후보로 끌어다 앉히는 돌려막기도 불사했다. 티끌만 한 민주적 절차도 보이질 않건만 당 지도부는 ‘개혁공천’ 운운한다. “출세를 목표로 했다면 경찰이 아닌 판사나 변호사를 택했을 것이다. 권 후보의 이력은 진정성 그 자체다.” 안철수 대표의 말이다. 경악할 일이다. 판사나 변호사는 죄다 출세를 목표로 한 사람들이 됐다. 청와대의 인사 난맥상을 공격하는 새정연 표현을 빌리자면 ‘부실검증’이거나 ‘오만공천’일 뿐이다. 권씨가 수사 외압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공천 얘기를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일각의 ‘부당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민주화 성지에서 김 전 대통령의 후광을 등에 업은 새정연이 민주주의를 허물고 있건만 달리 선택할 여지를 진작에 잃은 광주는 무기력하기만 하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제왕적 행태를 다른 도리 없이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약비호남(若非湖南), 호남이 아니었어도 이랬을까. 광주는 ‘봉’이 됐다. ‘권은희 파문’이 끝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혹여 ‘기동민 카드’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양보를 겨냥한 서울 동작을 야권후보 단일화용이라면? 생각하기도 끔찍한 정치공학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박근혜를 왜 욕해”라는 호통은 이제 그만!

    [문소영의 시시콜콜] “박근혜를 왜 욕해”라는 호통은 이제 그만!

    “박근혜가 뭘 잘못했다고 욕을 해”라는 버럭 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면 70~80대 할아버지들이 있었다. 마치 친여동생을 감싸듯이 옹호했다. 엘리베이터나 지하철 경로석과 같은 공공장소도 가리지 않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해 김용준 총리 내정자의 부정축재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개인비리 등으로 인사 파동이 났을 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 국빈방문 길에 인턴 여직원을 성추행하는 사건을 저질렀을 때다. 박 대통령이 그때는 그나마 사표도 받고 경질도 했다. “박 대통령이 왜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반문이 세월호 참사 이후 자주 들린다.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을 구조하지 못한 것은 해경이고, 300명이 넘는 승객에게 “가만히 있어라”라고 방송하고서 줄행랑친 것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라는 것이다. 팽목항에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계란 없는 컵라면을 먹은 것도, ‘청와대는 재난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발언도 대통령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정부의 실패는 행정부를 총괄하는 대통령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니 대통령은 해경의 무능과 공직자의 부적절한 언행, 무너진 기강에 엄중히 경고했어야 했다. 그러지 않았다. 그런 탓에 행정부와 청와대의 얼빠진 언행은 계속됐다. ‘조문 사진 파동’도 그 하나다. 유가족이 아닌 할머니와 찍은 사진이 유가족을 위로하는 사진으로 둔갑해 방송과 신문에 보도됐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는 유가족들이 문제제기하기 이전에 오해가 없도록 언론에 설명했어야 했다. 그러지 않았기에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이 ‘조문 할머니’ 연출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낸 소송은 적반하장으로 비치는 것이다. KBS가 공정방송과 재난보도에 실패한 원인이 청와대 탓이라는 내부고발에는 침묵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대통령 선거캠프와 인수위에 참여했던 박효종 교수를 내정한 것도 문제다. 관피아 해체를 선언하면서 공공기관에 낙하산 인사를 진행한 것이다. 게다가 청와대 언론장악 논란이 벌어지는 시점이 아닌가. 심지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눈물로 사과하던 19일 유가족은 사복경찰의 사찰을 받았고, 경찰은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시민을 붙잡아 그중 200여명을 사법 처리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손발이 맞지 않으니 대통령의 선의가 의심받는다. 그러니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말라는 호통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 대통령이 인사로 문책하고 책임질 때 정부 내 온갖 부조리가 해결된다.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금융사고 예방, 내부 고발제 활성화 필요하다/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금융사고 예방, 내부 고발제 활성화 필요하다/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의 신용카드사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비롯해 2013년 9월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의 5000억원대 부당 대출 사고, 2013년 11월 KB국민은행의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 2014년 2월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의 1조 8000억원 규모의 KT ENS 협력업체 부당 대출 사고, 지난 4월 KB국민은행의 1조원대 허위 예금 입금 확인증 발급 사고, 그리고 우리은행 및 기업은행 등의 도쿄지점 부당 대출 사고 등 최근 들어서 부쩍 많은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의 금융사고는 예사롭지 않다. 금융기관의 내부 통제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 5월 7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이에 관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실적 위주의 영업 행태, 지배구조의 문제, 인사 문제 등이 지적됐다. 조직의 안정도가 낮은 금융기관일수록 금융사고 발생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KB국민은행의 금융사고가 유독 많다. KB국민은행 그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의 대상이었다. 인사 줄서기 등 불안정한 조직 문화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기구 체제의 문제도 지적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수직적’으로 나뉘어 있는 감독기구 체제는 효율적인 감독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 금융감독 당국도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중대한 내부 통제 소홀로 인하여 금융사고가 발생한 경우 영업점 담당자부터 최고경영자까지 내부통제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해서 엄중한 제재를 하고, 감사 등 내부 통제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만으로 금융사고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내부고발제도의 활성화가 효율적일 수 있다. 금융기관 내부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내부자가 잘 안다. 내부자의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이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내부 고발자의 비밀이 확실하게 보장돼야 하고, 보고 체계가 명확해야 하며, 충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 조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기관 내부 규정이나 규칙으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011년에 제정된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이러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특히 이 법은 모든 금융 관련 법들이 대상이 아니라 보험업법이나 상호저축은행법 등 일부 금융 관련 법들에 따른 ‘공익침해행위’에 대해서만 적용하도록 돼 있어 한계가 있다. 금융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내부고발제도에 관한 법률을 별도로 제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미국도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금융개혁법을 통해 내부고발제도를 강화한 바 있다. 금융기관 스스로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정기적인 내부 통제 진단을 받는 것도 금융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비용이 들더라도 이 방법이 금융사고를 방지해 오히려 비용을 절감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조직의 안정화를 위한 최고경영자 승계 체계를 명확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투명한 승계 절차가 갖춰질 때 인사 줄 서기 관행이 사라지고 조직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낙하산’ 인사도 자연스럽게 막을 수 있게 된다. 물론 금융사고 발생 시 엄격한 책임을 묻고 중한 처벌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금융감독당국도 내부 통제에 관한 감독과 검사를 보다 강화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경영실태 평가 시 내부통제 체제 구축과 점검 체계의 비중을 보다 높여야 한다. 금융기관은 적절한 내부통제 체제 미비로 파산까지 이른 1995년 베어링(Barings)은행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 싱가포르 현지법인의 닉 리슨이 파생상품 거래 업무를 담당하면서 후선 결제 업무까지 겸함으로써 내부통제 체제가 잘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금융사고는 금융기관의 신뢰를 잃게 만들고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국회와 대통령도 최근의 빈번한 금융사고에 주목해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금융분야에서 제2의 ‘세월호 참사’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외부 전문가도 참여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금융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근본적인 대책 방안을 마련하는 ‘백서’를 발간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 [생각나눔] 경쟁사들 연쇄 가격인상… 적과의 담합?

    [생각나눔] 경쟁사들 연쇄 가격인상… 적과의 담합?

    극장들이 별다른 이유없이 영화관람료를 1000원씩 잇따라 올렸다면 담합인가, 아닌가. 지난달 CJ CGV가 영화관람료를 1만원으로, 1000원 올리자 롯데시네마가 한 달도 안 돼 같은 가격으로 따라 올렸다. 또 올해 1월부터 코카콜라 가격이 6.5% 올랐고, 펩시콜라도 2월부터 6.6% 인상됐다. 3대 우유회사는 우유가격을 지난해 8~9월 ℓ당 200~220원씩 인상했다.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시차를 두고 다른 회사들이 따라가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소비자시민단체들은 짜고 치는 듯한 가격 인상이라면서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한다. 담합일까. 업체들이 가격 인상 전에 공모했다면 답합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이다. 하지만 선두업체를 보고 다른 업체들이 그저 따라 올렸다면 담합이 아니다. 기업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는 것 대신에 가격 인상을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21일 “지난해 오리온 초코파이와 롯데 카스타드의 가격이 한 해 동안 각각 1.3%, 1.4% 인상돼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의혹으로 조사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우유가격 인상 담합 의혹을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가장 최근 이슈는 영화관람표 값이다. CJ CGV가 2D 영화에 대해 지난해 서울 목동, 강남 등 8개 지역만 1000원씩 인상했던 가격을 지난 2월 24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했고, 롯데시네마는 3월 21일부터 같은 가격으로 인상했다. 2009년에도 7월 1일 롯데시네마가 주말관람표를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000원을 올렸고, 이틀 뒤엔 CGV도 같은 가격으로 따라갔다. 2008년에는 3개 복합상영관과 5개 영화배급사 등이 영화관람표를 할인하지 말자고 담합해 69억 1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영화가 가장 대중적인 문화생활 수단이라는 점에서 당시 공정위는 정상참작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연쇄적으로 지나치게 오르는 과자 가격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업계 1위인 롯데제과가 가격 인상에 나선 뒤 해태제과(12월 13일), 오리온제과(12월 26일) 등이 뒤를 따랐다. 올 들어선 2월 6일과 7일 각각 농심과 크라운제과가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특히 해태제과의 오예스가 42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고, 오리온 초코파이는 40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됐다. 음료수 중 코카콜라가 올해 1월 1일부터 2700원에서 2875원(편의점 1.5ℓ 기준)으로 6.5% 오르자 펩시콜라 역시 6.6% 인상했다. 우유 역시 서울우유(1ℓ)가 지난해 8월 30일 2300원에서 2520원으로 인상하자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9월 26, 27일 2550원으로 각각 2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이날 공정경쟁연합회 조찬강연을 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생필품을 비롯해 국민 생활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 요금에 대한 기업들의 담합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담합한 기업들에 대해 과징금 부과수준을 높이고, 담합이 적발되면 회사는 물론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도 고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담합 여부를 적발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미국도 20%만 적발해도 성공적이라고 평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화 관람료 인상에 대해 현재로서는 조사계획이 없다”면서 “특히 연초에 가격 인상이 많은데 일일이 다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력도 부족할 뿐 아니라 동시 가격 인상만으로 조사하러 나가면 기업에서 경영활동을 방해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리니언시)에 따라 제재 감면을 전제로 담합 참여자의 내부고발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당연히 많지 않다. 조성국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복경찰처럼 기업의 정보를 수집하는 미국 조사관제도를 차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제하면 나중에 가격이 비슷한 시기에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에게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돋보이는 서울 자치구 반부패 정책] 청렴 중구

    서울 중구는 비리 행위와 부패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 예방형 시스템 감사를 도입하고 매주 수요일을 청렴의 날로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오는 6월부터 5급 이상 간부직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를 실시한다. 이날 발표한 ‘2014 청렴도 향상 종합계획’은 부패 예방 자체 감사 내실화, 청렴시책 추진 체계 개선, 청렴 의지 전파 및 공유, 공직 기강 확립 및 간부직 솔선수범, 민원처리 수준 향상을 위한 모니터링 강화 등 5개 분야 28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시스템 감사는 사실 여부나 서류 확인보다 원인을 캐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방점을 둔다. 징벌 이전 단계부터 효율성 등을 따져 감사자와 피감사자가 대립을 떠나 협력하는 관계로 바뀌도록 했다. 또 정기적으로 청렴 소식지를 펴내 행동강령, 청렴시책, 내부고발 시스템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한 직원은 “구에서 만든 청렴 송을 지난 5일 아침 방송 때 처음 불렀다”며 “동료들과 함께 매주 하루씩 부르다 보면 청렴책무가 자연스럽게 조직 문화로 자리 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는 부서·동별로 청렴 매니저를 1명씩 지정해 평가를 총괄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부서장의 부당한 업무 지시나 예산 집행 사례 등을 보고하는 일도 맡는다. 오는 9월부터는 지방재정, 지방세, 세외수입, 새올(인허가), 인사 등 5대 행정정보 시스템 데이터를 연동해 행정 착오나 오류 등을 점검하는 청백-e 시스템을 운영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앞으로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청렴정책을 추진해 청렴도를 최상위권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서울광장] 법과 원칙 지켜지는 ‘행복한 나라’에 살고 싶다/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과 원칙 지켜지는 ‘행복한 나라’에 살고 싶다/문소영 논설위원

    1638년 2월, 병자호란에서 패배한 인조는 검찰사 김경징의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전쟁 3일 만에 한양을 버려야 했던 인조는 왕족과 비빈들이 피란한 강화도의 방어를 김경징에게 맡겼다. 김경징은 ‘청군이 강화도만은 침입하지 못할 것’이라 호언장담하고 수비를 강화하자는 봉림대군(효종)의 조언도 무시한 채 밤마다 흥청망청 잔치를 벌이다가 강화도를 잃었다. ‘남한산성’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던 인조는 ‘강화도 인질 몰살’이란 청태종 홍타이지의 협박에 무너졌다. 종전 후 김경징의 태만과 무능을 마땅히 응징해야했지만, 인조는 마지못해 사약을 내렸다. 오히려 강화도 사수에 사력을 다한 충청수사 강진흔에게 엉뚱한 죄를 물어 참수해 군졸들의 원성을 샀다. 인조는 왜 김경징을 강력히 단죄하지 않고 강진흔을 참수했을까. 충신을 알아볼 안목이 없었을까. 한명기 명지대 교수는 저서 ‘병자호란’에서 인조가 김경징이 인조반정의 공신이자 영의정 김류의 외아들이라는 사사로운 정리를 개입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은 전승국이었지만 잘못을 범한 지휘관을 군율로 엄벌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한 나라의 기강은 ‘법과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집행되느냐에 달렸다. 한비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방법으로 ‘법규에 따르지 않고 사사로이 일을 처리하거나, 사랑해야 할 자를 가까이하지 않고 미워해야 할 자를 내치지 않는 것’을 들었다. 최근 법질서와 관련해 실망스러운 사례들이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염전노예는 21세기의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근절을 요구했다. 같은 시기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이사장인 한 박물관이 아프리카예술단을 노예처럼 취급한 사건이 불거졌는데 이는 침묵했다. 한국인 염전노예의 인권은 소중하고 피부색이 검은 아프리카 예술인의 인권은 소중하지 않은 것인가. 홍 사무총장은 여론에 떠밀려 체불임금 1억 5000만원 등을 지급하게 하는 등 해결을 약속했다. 죄형법정주의를 채택한 한국에서 홍 사무총장에게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단다. 그렇다면 집권여당 사무총장의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만약 미국에서 한국 예술가를 상대로 같은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외교적 문제가 됐을 게다. 이건 보편적 인권 문제다. 지난 20일 법원은 2012년 국정원이 야권 대통령 후보들을 ‘빨갱이’ 등으로 음해·비방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며 내부고발한 국정원 전 직원에 국정원직원법 위반죄를 적용,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지만 내부고발을 유죄로 판결한 것이다. 2012년 12월 16일 밤 11시 수서경찰서가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례적으로’ 발표하던 당시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대선개입 수사축소·은폐 의혹 혐의에 대해 무죄선고한 것만큼이나 놀랍다. 법이 내부고발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권력의 부패와 자본의 비리 등을 찾아낼 길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최근 가장 한심한 일 중 하나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외교문서 조작 의혹’이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는 피의자의 3가지 종류 출입국증명서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이들 모두 위조문서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1종만 외교 공식라인에서 받아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외교라인을 통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위조라 주장한 것은 한국 정부에 무례한 태도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만약 국정원 등이 국민을 간첩으로 조작하기 위해 외국의 문서를 조작했다면 누가 더 심각한 무례를 범한 것인가. ‘유서대필 사건’으로 청춘을 잃어버린 강기훈씨가 23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한다는 소식도 우울하기 짝이 없다. 간암 투병 중인 강씨는 당시 사건 관련자들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 보상될 수 없는 세월을 두고 국가가 그를 마지막까지 몰아세워도 되는지 묻고 싶다. symun@seoul.co.kr
  • 노원구 내부공익신고방 개설… ‘청렴 NO.1’ 만든다

    노원구의 ‘청렴도 1등 도시 만들기’ 종합대책이 눈길을 끈다. 구는 지난달 청렴 관련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부 공익신고를 위한 비공개 온라인 창구 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내부 행정시스템에 ‘내부공익신고방’을 만들었다고 18일 밝혔다. 내부고발자를 키워 청렴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내부공익신고방에선 직원 누구나 인사 문제 등을 신고할 수 있다. 열람은 감사담당관 담당 직원만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고자의 인적 사항 등 보호 장치를 확실히 했다. 내부고발자를 외부에 알리는 직원은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 처분을 받도록 한다. 또 신고자 보호를 위해 감사담당관 내 정보담당자를 지정 운영하는 등 내부공익신고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청탁받은 직원이 스스로 신고할 수 있는 청탁등록시스템도 운영한다. 공무원행동강령을 위반한 청탁자와 청탁을 받은 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징계 등 조치 후 현 부서에서 전보 조치한다. 직무 관련 부패 행위 신고 의무를 강화하기 위한 기준도 마련했다. 동료 직원의 부패 행위를 알았거나 부패 행위를 강요받으면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돼 있었지만 어길 경우 징계 기준이 없어 실효성을 잃었다. 부패 행위와 관련, 바로 위 상급자가 신고 의무를 위반하면 부패 행위자보다 1단계 낮게 처벌한다. 동료 직원 위반 땐 2단계 낮춘다. 김성환 구청장은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헌법 정신을 기억한다면 청렴은 어려운 게 아니다”며 “생활 속에서 청렴 문화가 뿌리를 내리도록 다양한 시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오늘의 눈] 내부고발자 필요 없는 세상을 위하여/신융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내부고발자 필요 없는 세상을 위하여/신융아 사회부 기자

    지난 13~22일 ‘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탐사기획 보도가 5회에 걸쳐 나가는 동안 공감한다는 의견과 공익제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우리 사회가 내부고발자가 필요하다고 외치면서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나오면 배신자로 낙인찍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공익 제보 자체가 정말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지인과 독자, 취재원들은 공익제보에 대해 “정의롭고 필요한 일이다”고 얘기했지만 깊숙이 들어가면 “(내부고발자가) 솔직히 좋아 보이진 않는다. 함께하기 불편할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공익제보자의 보호 방안도 “내부고발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힌 선입견과 부정적 인식이 몇 차례의 언론 보도로 쉽게 바뀌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공익제보는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 사회 변화를 이끄는 물꼬를 터왔다. 역대 공익 제보를 둘러싼 제도와 이를 바라보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은 그 사회의 자정 능력을 대변한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 비로소 최초의 공익제보로 기록되는 이문옥 감사관의 내부 고발 사건이 있었다. 신분질서가 엄격하고 폐쇄적인 사회였던 조선시대에도 ‘밀봉 상서’나 ‘신문고’ 등 국가 차원의 내부고발제도를 두고 있었다. 이는 폐쇄적인 집단에서 막힌 언로(言路)를 뚫는 유일한 방법으로, 고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9월 더욱 강화된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반드시 필요한 법이지만, 우리의 인식변화가 없다면 이 법은 박제(剝製)가 되고 말 것이다. 바람직한 사회는 내부고발자가 인정받는 사회가 아니라 내부고발자가 없는 사회다. 다시 말해 이들을 더는 예외적인 존재로 여기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 누구나 부조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에 공익제보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yashin@seoul.co.kr
  • [사설] 국민혈세 가로챈 복지 부정수급 엄벌해야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게 배정된 복지 혈세가 부정수급으로 줄줄 새고 있다. 어제로 출범 100일을 맞은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정부합동 복지부정 신고센터’는 그동안 자체 조사 결과 복지 부정사례 31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정수급 액수는 100억원을 웃돈다. 노인요양시설 대표가 원장과 요양보호사의 이름을 허위로 등재해 보조금을 착복하는가 하면, 장애인 복지관 관장이 시설 운영비 보조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중장부 작성과 식자재 비용 부풀리기 수법도 동원됐다.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나 사회적 기업 등이 복지 기금을 편취했다는 제보도 들어왔다고 한다. 지금까지 접수된 복지부정 신고는 190건, 상담은 587건이나 된다고 하니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부정수급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안전망이 허술한 마당에 이들에게 제공되는 최소한의 복지혜택마저 양심 불량의 악덕업자들에 의해 유린되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현재 17개 부처와 기관이 관장하는 복지사업 예산은 106조 4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29.9%에 이른다. 관련 예산은 복지급여와 서비스, 사회보장보험, 공공부조, 복지시설 보조금 등에 투입된다. 정부는 이러한 사업 전반에서 무자격자의 부정 수급과 중복·허위 수급, 횡령, 편취 등의 사례가 고질적,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복지부정 신고센터(국번 없이 110번)를 발족, 운영하고 있다. 공급자와 이용자 간 담합이나 브로커가 개입된 조직적 불법 행위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사건을 이첩받은 수사·감독 기관은 부정수급 연루자들을 엄중 처벌함으로써 복지 혈세를 눈먼 돈으로 여기는 일각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기 바란다. 이번 적발을 계기로 복지부정 신고제도를 더욱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신고센터에서 확인된 부정수급 사례나 관련 정보를 일반 국민에게 수시로 알린다면 복지사업 현장의 자체 모니터링을 활성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사업현장의 비리와 불법 행위를 당국에 신고하는 내부고발자를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제보 후 불이익 없애고 재취업 등 특혜 늘려야”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제보 후 불이익 없애고 재취업 등 특혜 늘려야”

    “생활 속 아주 작은 공익 제보를 독려할 필요가 있어요. 이제 공익 제보하면 살기 어렵다는 공식을 깨뜨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공익 제보자를 지원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시민단체인 호루라기재단의 이지문 상임이사는 19일 “작은 공익 제보가 삶을 바꾼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존의 언론 보도 등이 공익 제보의 효능이 아닌 공익 제보자의 어려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공익제보자가 제보 이후 겪은 어려움 등이 크게 강조되다 보니 제보의 필요성보다 제보하면 불이익이 온다는 걸 먼저 학습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대단한 제보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의 작은 제보가 독려되고 보호된다면 결국 그게 큰 제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11년 3월부터 시행된 ‘내부고발자 보호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익제보는 개인적으로 하는 데다 갑작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자리 보장, 재취업 등 인생의 다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법은 언론이나 시민단체에 제보할 경우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돼 있다”면서 “언론 등에 제보를 생각하더라도 우선은 현행법에 맞게 국가기관이나 자신이 속한 기업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제보한 이후에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동료들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막상 내부고발을 하고 나면 ‘난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돌아서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녹취를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공익 제보자에게 돌아가는 특혜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이 이사는 “특혜가 상당하고 직업, 신분이 보장되면 공익 제보는 자연히 늘어날 것”이라면서 “교사가 사립학교 비리를 제보해 직장에서 쫓겨난다면 공립학교로 특채를 시켜주고, 기업의 비리를 제보해 해고되는 이들은 공무원으로 특채하는 식의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탐사보도팀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英, 정신적 피해보상에 인센티브… 美, 1000억원대 보상금 지급도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英, 정신적 피해보상에 인센티브… 美, 1000억원대 보상금 지급도

    1999년 개봉한 인기 할리우드 영화 ‘인사이더’(내부자)는 한 담배회사 부사장의 공익제보에서 시작된 2460억 달러(약 259조 284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배상금의 담배 소송을 다룬 영화다. 당시 미국의 메이저 담배회사인 ‘브라운 앤 윌리엄스’의 제프리 와이건 부사장은 회사 측의 집요한 협박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출연해 이 회사가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처리 물질을 담배 제조 과정에 첨가한다는 사실을 폭로한 영웅으로 그려진다. 자신이 평생 몸담아 왔던 회사의 치명적인 문제를 세상에 알리면서 동시에 그동안 쌓아온 부와 명예, 직장을 모두 잃은 이 영웅의 이야기는 실화다. 일본에서는 2000년 미쓰비시 자동차가 과거 10년간 제품 결함과 리콜을 조직적으로 은폐해오다 내부 직원의 폭로로 발각됐다. 당시 일본 내 4위의 자동차업체였던 미쓰비시는 공익제보 직후 2000년 상반기에만 756억엔(약 760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매출 급감으로 한때 도산 직전까지 내몰렸다. 공익 제보자를 보호하는 해외 선진국의 법적 장치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굵직한 사건을 통해 정립돼 왔다. 해외의 공익제보자 보호법은 개인의 신변을 보장하는 소극적 보호에서 나아가 정신적·신체적 피해 보상과 안전 보장, 공익 제보로 인한 소득 상실 등 제보자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공익제보자에게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주거나 조직 내에서 받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한 보상 제도를 체계적으로 만들어 공익제보를 활성화하는 등 국내 공익 제보자 보호법이 가진 한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세계에서 가장 진전된 공익제보자 보호법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국의 ‘공익신고법’은 1998년 제정 이후 관련법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는 국가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공익신고자를 뜻하는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는 영국의 경찰관이 법을 위반하려는 시민들에게 호루라기를 불어 경고하거나 반대로 일반 시민들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경계할 것을 알리는 행동에 기원을 두고 있다. 영국 공익신고법의 가장 큰 특징은 공익 제보자가 공익신고 대상으로 믿은 것에 대해 직접 진실한 것임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제보자는 부주의가 있었더라도 스스로의 양심과 신의에 따라 신고했다면 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 영국의 공익신고법은 200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03년 인도의 관련법 제정에 영향을 미쳤다. 1986년 ‘부정주장법’에 이어 1989년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정한 미국의 ‘내부고발자법’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원조격이다. 신고자의 역할에 따라 미납 세액 환수금이나 과징금의 15~30%를 보상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해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상체계를 확립하고 활발한 공익제보를 독려하고 있다. 미국 국세청은 이 법에 따라 지난해 9월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미국 자산가들의 탈세를 도왔다는 물증을 제공한 전 UBS 직원 브래들리 버켄펠드에게 포상금 1억 400만 달러(약 1170억원)를 지급했다. 이 금액은 미 국세청이 공익신고자에게 지급한 포상금 가운데 역대 가장 높은 금액이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1000만 달러(약 105억원) 이상 규모의 보상이 20여건을 넘어섰다. 장애인, 소비자, 기업회계 등 특정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함을 내부에서 고발해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활발하다. 2002년 만들어진 ‘샤베인-옥슬리법’(기업회계개혁법)은 기업회계 부정에 따른 주식폭락으로 투자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은 뒤 만들어졌다. 이재영 변호사는 19일 “미국은 연방차원의 공익제보자 보호법뿐 아니라 환경·의료·생명 등 20여개의 개별 법률 안에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들어 공익제보자 보호법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된 일본은 2004년 ‘공익통보자 보호법’ 제정 이후 3년 만인 2007년 한 해 4775건의 공익신고가 접수되는 등 신고자 보호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제정된 배경에는 2000년 미쓰비시 자동차의 조직적인 제품 결함 은폐사건과 2002년 유키지루시 식품회사의 소고기 원산지 위장사건이 있다. 유키지루시사는 연간 10조원 매출을 올리며 일본 유제품 시장의 80%를 장악했던 거대기업이었지만 ‘호주산 소고기를 국내산으로 위장했다’는 거래업체의 제보로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일본 법은 반드시 공익 제보자가 실명으로 고발하도록 하고 이전에 몸담았던 조직이나 회사의 비리는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공익신고의 요건이 매우 엄격하고 신고자의 위험부담이 커서 오히려 공익신고를 억제하는 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탐사보도팀 ■탐사보도팀 ▲ 경제부 김경두·윤샘이나 기자 ▲ 정치부 하종훈 기자 ▲ 사회부 유대근·신융아 기자 ▲ 국제부 김민석 기자 ▲ 산업부 명희진 기자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내부고발로 망한 해외 기업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내부고발로 망한 해외 기업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공익 제보로 거대 기업이 파산하거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기업은 여전히 감추기에만 급급할 뿐 사전 방지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형석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심의관은 16일 “한국 기업들은 공익 제보가 기업의 존폐와 직결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부 고발로 ‘엔론’과 같은 거대 기업이 파산하는 것을 목격한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은 이사회 최고위직 중 한 명이 윤리경영 업무를 직접 맡아 내부 고발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식품업체 ‘미토호프’는 2007년 공익 제보로 사장이 구속되고 회사는 폐업했다. 전직 종업원의 고발로 수년간 소고기 크로켓 등의 제품에 돼지고기를 섞어 판매해 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008년 5월엔 일본 오사카의 최고급 요정기업인 ‘센바기쓰조’가 소고기를 비롯한 식재료의 원산지를 속이고, 먹다 남은 회를 다른 손님의 요리에 재활용해 온 사실이 들통 나 자진 폐업하기도 했다. 유제품 시장의 80%를 장악하며 매출 10조원을 기록했던 거대 기업 ‘유키지루시’ 식품도 소고기의 원산지를 속여 팔다 거래업체의 공익 제보로 2001년 문을 닫았다. 미국의 7대 기업 중 하나였던 신생 에너지기업 엔론은 15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회계장부에 넣지 않고 실적을 부풀리다가 발각돼 2001년 문을 닫았다. 당시 셰런 왓킨스 부사장은 이 같은 회계 부정을 케네스 레이 회장에게 편지 형식으로 보고했지만, 레이 회장은 이를 무시했다. 2002년에는 미국 2위의 통신회사였던 ‘월드컴’이 파산을 신청했다. 월드컴은 수년간 38억 달러의 비용을 이익으로 둔갑시켜 주가를 올리다가 내부 감사에 걸렸다. 버나드 에버스 회장은 2006년 징역 24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세계 최대의 제약회사도 공익 제보 앞에서는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화이자의 계열사 파마시아는 심장병과 고혈압 등의 부작용을 숨긴 채 성장장애 치료제를 노화방지제로 둔갑시켜 판촉해 오다 2005년 내부 고발을 당했다. 투명·윤리 경영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던 화이자는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탐사보도팀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우울증·자살 충동… ‘양심’들의 소리없는 고통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우울증·자살 충동… ‘양심’들의 소리없는 고통

    공익제보자 대부분이 내부 고발 이후 불면증, 거식증, 자살 충동 등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신문이 공익제보자 35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전원이 ‘내부 고발을 하고 난 뒤 심적으로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공익제보 이후 이상 증세를 겪어 정신과 진료 등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회사의 부실 시공 문제를 고발했던 한 공익제보자는 “내부 고발 이후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항정신성 약물을 투여한 적이 있다”면서 “잠도 안 오고 사람들이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익제보자도 “정신과를 한 달에 두세 번 간 적도 있다”면서 “술도 많이 먹게 됐고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이로 인해 병원에서 정신지체장애 6등급 판정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공익제보자들은 제보 이후 자신은 물론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함께 고통을 받게 돼 지인들과 연락이 끊기는 아픔도 겪고 있었다. 공익제보자 23명(65.7%)은 ‘내부 고발 이후 지인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응답했다. 또 공익제보자 가운데 28명(80%)은 내부 고발 이후 주변인들로부터 개인적인 원한이나 사적인 감정 때문에 고발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 고발의 논리’를 쓴 박흥식 중앙대 사회과학대학 교수는 “공익제보 후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제보자들은 사고 후에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에 버금갈 정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국가가 이들에 대한 정신과 상담 등 의료 서비스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탐사보도팀
  • [씨줄날줄] 내부 고발자/문소영 논설위원

    2013년 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국가안보국(NSA)과 중앙정보국(CIA)에서 일하던 컴퓨터 프로그래머요원이었다. 그는 2013년 6월 미국이 프리즘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무차별적인 전화도청과 이메일 해킹을 했다고 폭로했다. 미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도청했던 것도 그때 밝혀졌다. 미국의 불법적인 정보 수집과 도청의 대상에 한국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국방성은 11일 스노든이 170만건에 달하는 미국의 기밀 정보를 누출한 ‘역사상 가장 대범한 도둑’이라며 비난했다. 이쯤에서 한 번 따져보자. 스노든을 어찌 평가할까. 미국 정부 측에서는 현행법을 위반한 범법자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없었다면 전 세계는 미국의 불법적인 도청행위를 새까맣게 모른 채 지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잘 포착해 뉴욕타임스는 지난 2일 사설을 통해 “정부 당국자들이 일상적, 의도적으로 법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사람이 같은 정부에 의해 종신형의 위기에 처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노든의 행위는 미국 내부 고발의 전통을 따른 것 같기도 하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가 발각된 ‘워터게이트 사건’은 마크 펠트 전 FBI 부국장의 내부고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딥 스로트’로 33년 침묵하다가 지난 2005년 5월에 자신을 밝혔다. 1971년에는 존 에드거 후버 FBI 국장의 불법적인 시민사찰 행위를 폭로한 ‘FBI 시민감시단’의 활동이 있었다. 대학교수 등이 FBI 펜실베이니아 지부의 사무실에서 문서를 확보해 언론에 고발한 것이다. 한국에도 민주화 시대에 주요 내부 고발자들이 등장했다. 1990년 보안사의 민간인 불법 사찰 기록을 공개했던 윤석양 이병과 같은 해 감사원과 재벌의 유착을 고발한 이문옥 감사관, 1992년 군 부재자 투표의 부정을 고발한 이지문 중위, 같은 해 총선에서 민자당의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한 한준수 연기군수, 2008년 4대강 사업 연구 용역에 대한 압력을 고발한 김이태 박사, 2009년 군 납품 비리를 고발한 김영수 소령 등이다. 공익을 위한 고발이었으나, 언론의 관심이 사라진 뒤 개인적인 불이익을 당했고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신상에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사회는 점차 투명해지고 있지만 뒤로 숨어 더 교묘하게 불법적 행위를 하는 권력과 정부, 재벌은 여전하다. 내부 고발 활성화를 위해 보호제도가 더 보완돼야 할 때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했을 뿐…난 영웅 아니다”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했을 뿐…난 영웅 아니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 속이지 않겠다는 결심이 있다면 누구라도 내부 고발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도덕적으로 더 우월한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고통을 더 잘 이겨내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강원 고성군청 7급 공무원 이정구(42)씨의 목소리에서는 단호함과 절실함이 묻어났다. 말단 공무원이 군수의 비리를 고발한 이후 10년. 이씨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몸이 망가지고 가정이 파괴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군청으로 돌아갔지만 내부고발로 인한 멍에와 부담은 여전히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12일 속초시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어려움을 알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직업에 대한 사명의식 때문에 차마 비리에 눈감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성 토박이인 그는 2004년 1월 이후 누군가에게는 사회적 영웅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직의 배신자가 됐다. 이씨는 2004년 1월 언론사와 검찰 인터넷 게시판에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고성군수의 부당한 업무지시와 비리를 폭로했다. 이씨에 따르면 군수는 자신이 땅을 사들이기 위해 토성면의 해안가에 민박집을 지으려는 민원인의 건축허가 신청에 대해 “자연경관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반려할 것을 지시했다. 이씨의 내부고발 이후 민원인은 군수와 군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크게 보도했다. 이 일로 이씨는 직장과 가족, 동료를 모두 한 차례씩 잃었다. 같은 해 2월 이씨는 지방공무원법상 비밀누설, 복종의무·품위유지·성실의무 위반으로 도 징계위원회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았다. 이후 소청심사를 통해 정직 3개월로 감경됐지만 돌아온 이씨는 토성면사무소로 배치됐다. 군이 발주하는 건설회사에 근무하던 이씨의 아버지는 반강제적으로 회사를 그만둬야 했고, 이씨의 아내는 직장에서 군수 추종자들의 전화를 받고 괴로워하다 2009년 이씨와 이혼했다. 다른 공익 제보자들도 두렵지만 용기를 낸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서울신문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35명은 내부고발을 하기까지 수차례 망설였고 두려워했다고 답했다. 45.7%(16명)가 ‘조직 내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불안’을, 28.6%(10명)가 ‘내부고발 이후에도 변하는 것이 없을 거라는 불신’ 등을 꼽아 누구나 할 법한 불안감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18년 전 감사원 주사였던 현준희(60)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기자와 만나 “아내와 마주 보고 밥을 먹는 게 여전히 부담스럽다”면서 “나 같으면 남편이 돈도 못 벌어오는데 진작 도망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하며 씁쓸히 웃었다. 1996년 4월 효산그룹 콘도 건립 과정에 김영삼 정권의 실세가 연루된 로비 정황을 포착한 현씨는 “관련 서류를 모두 찢어버리라”는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효산그룹이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얻은 비리를 폭로했다. 이후 현씨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19년간 몸담았던 직장에서 파면당했다. 감사원 간부가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으로 시작된 법정 싸움은 2008년 무죄선고를 받을 때까지 12년간 이어졌다. 2년간의 옥살이를 포함해 길고 지루한 싸움을 이어온 그는 “나는 용감한 사람이 아니고 오히려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대로 말할 수 있었다”면서 “공익제보자들은 자신의 특정한 신념이나 이익을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라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탐사보도팀 jebo@seoul.co.kr ▲경제부 김경두·윤샘이나 기자 ▲정치부 하종훈 기자 ▲사회부 유대근·신융아 기자 ▲국제부 김민석 기자 ▲산업부 명희진 기자
  •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들춘 용기, 멍든 인생

    [탐사보도-공익제보 끝나지 않은 싸움] 들춘 용기, 멍든 인생

    공익 제보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내부 비리를 고발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익 제보 이후 대부분이 신상에 대한 위협이나 면직 처분을 받는 등 불이익을 당했지만 절반 이상은 내부 고발하기 전으로 돌아가도 다시 고발할 뜻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신문이 내부 비리를 고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공익 제보자 35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내부 고발을 후회한다’는 응답자는 6명(17.1%)에 불과했다. ‘후회하지 않는다’가 26명(74.3%)으로 가장 많았고, ‘잘 모르겠다’가 3명(8.6%)이었다. 내부 고발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사회정의 실현’이 14명(40.0%)으로 가장 많았고, ‘양심에 걸려서’ 9명(25.7%), ‘직업상 의무’와 ‘조직 발전’이 각각 4명(1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부 고발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고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시 고발을 하겠다’가 20명(57.1%)으로 집계됐다. ‘고발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10명(28.6%), ‘잘 모르겠다’가 5명(14.3%)이었다. 그러나 공익 제보자 35명 모두가 ‘내부 고발을 한 뒤 조직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했고, 30명(85.7%)은 ‘내부 고발을 하고 나서 신상에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조직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한 공익 제보자 중에는 면직 처분을 받은 사람이 20명(57.1%)으로 가장 많았고, 전문성과 상관없이 다른 부서로 발령받은 사람이 5명(14.3%)이었다. 대기 발령을 받은 공익 제보자도 4명(14.3%)이었다. 여기에 수차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직장 왕따로 스스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답변한 이도 있었다. 대기 발령 후 해고를 당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4명(14.3%)이었다. 공익 제보자 대부분은 신분과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내부 고발자 보호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인터뷰에 응한 한 공익제보자는 “기명으로 고발하는 지금의 제도는 조사 과정에서 너무 쉽게 노출된다”면서 “보안을 강화하고 사후 일자리 등 취업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한 달간 공익 제보자 35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단답형과 서술형 등 33개 항목의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대상자는 50명이었지만 이 중 35명만이 조사에 응했다. 조사를 거절한 15명은 ‘설문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다’, ‘세상으로부터 잊혀지고 싶다’는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탐사보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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