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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 부재자 투표 양심선언’ 이지문 前중위 “일반인 추첨제로 ‘시민의원단’ 구성”

    ‘군 부재자 투표 양심선언’ 이지문 前중위 “일반인 추첨제로 ‘시민의원단’ 구성”

    제14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1992년 3월 22일 오후 9시 40분, 서울 종로구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 사무실에서 터져 나온 한 현역 육군 중위의 내부고발이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군 일부 부대의 부재자 투표에서 국군기무사령부의 개입으로 공개기표, 중간검표 등 선거부정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당시 여당을 찍으라는 정신교육이 이뤄졌다는 것이었다. 파문을 일으킨 주인공은 육군 9사단 28연대 소속 이지문 중위다.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연행돼 수감됐다. 또 이등병으로 강등돼 불명예 제대했다가 3년 뒤 재판을 통해 중위로 복권됐다. 이른바 ‘군 부재자투표 양심선언 사건’으로 기억되는 내부고발자 이지문(43)씨가 26일 연세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논문 주제는 ‘한국 민주주의의 질적 고양을 위한 추첨제 도입 방안 연구’로 이씨는 선거제로 집약되는 현대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의 본질을 ‘대표’의 문제로 보고 이를 추첨제로 보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늘날 절차적으로는 누구나 선거권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사회적으로 성공한 일부 계층이 아닌 보통의 시민이 대표자가 될 가능성이 너무 희박하다는 주장이다. 이씨는 추첨으로 대표자를 뽑는 추첨제를 도입, 의회에 ‘시민의원단’을 꾸릴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성별, 연령, 재산, 지위 등 여러 측면에서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사회·경제적 계층이 정치에 참여해야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시민의원단은 하원, 선출된 의원은 상원을 구성하는 양원제도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3개월 끈 ‘금융혁신’ 알맹이가 없네

    3개월 끈 ‘금융혁신’ 알맹이가 없네

    국무총리실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가 2일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보고한 ‘금융감독 혁신방안’의 핵심은 예금자 보호의 책임이 있는 예금보험공사의 검사 권한은 강화하고 금감원에는 저축은행 부실의 책임을 물어 제재권 등 권한을 제한한 것이다. 특히 금감원의 조직을 투명하게 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 하지만 대부분 기존에 다뤄진 문제를 재탕하는 수준에 그쳐 3개월간의 성과치고는 다소 맥이 빠진다는 평가다. 이 안은 국정조사에서 제기되는 보완사항을 반영하고 정부 내에서 추가 협의를 거친 뒤 이달 내에 최종안이 발표된다. TF는 금융 감독·검사의 투명성을 위해 예보의 단독 조사 대상 저축은행의 범위를 늘리고 예보에 금융위(금감원)에 대한 시정조치 요청권을 부여키로 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민간 위원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금감원 내부 쇄신안 등에서 거론된 안이다. 논란의 핵심은 중장기적으로 제재권을 금융위로 이관해 사실 확인을 담당하는 검사권과 법적 판단을 하는 제재권을 분리하는 부분이다. 금감원은 제재 권한 없이 현장 검사만 하는 ‘종이 호랑이’로 전락할 위기이고, 금융위는 조직을 강화할 기회다. TF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대상이라면서 논의를 빗겨가 향후 큰 논란이 예상된다. 반면 금융위는 그간 저축은행 부실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적기시정조치(부실의 소지가 있는 저축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내리는 경영개선 조치) 유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최대 유예기간을 명시하고 유예기간 연장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예보는 적기시정조치 유예에 대해 독립적인 의견을 금융위에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예보에 사전적으로 검사를 받는 극약처방을 기대하던 일각에서는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다. 금감원 임직원의 도덕성 제고 방안은 퇴직자의 금융회사 취업제한 기간을 현재 3년에서 2년 더 확대하고 감찰실로 신설하는 등 금감원의 내부 쇄신안과 흡사하다. 게다가 내부고발자제도 활성화, 외부인력 충원 확대 등은 ‘대책을 위한 대책’이라는 평이다. 외부인력 충원 확대안은 한국은행, 공무원 등과의 인사교류를 담고 있어 ‘공공기관 직원들의 고위직 돌려막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업계는 피검기관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권익보호담당역을 금감원 내부에 신설한 데 의문을 제기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검사를 받는 기관이 얼마나 권익보호를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그나마 감사원 등 외부기관에 만들어야 효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금감원 내에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조직을 강화하되 중장기적으로 독립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검토키로 한 부분은 향후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금융기관의 건전성만 감독하느냐,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더라도 상대적 약자인 금융소비자의 입장에서 금융기관을 감독하느냐는 감독 체계의 본질적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 검사·제재권 분리 등 예민한 사안은 결론을 못 낸 데다가 금감원 직원들의 낙하산 감사 대책도 현행 감사 및 사외이사 제도를 개선하는 근본적인 개혁안이 수반되지 않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 방문에 따라 즉흥적으로 TF가 꾸려진 데다가 정부 관료의 입김이 너무 세게 작용한 결과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머독 “내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날”

    머독 “내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날”

    브레이크 없는 ‘해킹 스캔들’로 영국 정가와 루퍼트 머독의 60년 미디어 제국이 뿌리째 뒤흔들리고 있다. 전화 불법 도청·해킹 사건 사실을 처음 제보한 기자가 숨지는 사건까지 터지자 스캔들 이후 줄곧 버텨 오던 머독은 뉴스코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내려올 위기에 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낙마설까지 흘러나오며 영국 정가는 머독이라는 블랙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머독 퇴진설… 캐머런 낙마설 비즈니스와 정치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벌이며 제국을 일군 머독. 지난 3월 80세 생일을 맞았을 때만 해도 그의 사전에 ‘은퇴’란 없어 보였다. 하지만 18일(현지시간) 해킹 사건의 진앙지인 뉴스오브더월드(NoW) 내부고발자 숀 호어 기자가 숨진 채 발견되고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이 머독의 퇴진설을 제기, 새 후계자까지 지목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뉴스코프의 시가 총액은 지난 4일 해킹 사건이 처음 불거진 이후 60억 달러 이상 급락했다. 정치권과 수사 당국, 여론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이제 머독은 회사를 살릴지, 족벌 운영 체제를 고수할지 최후의 선택을 남겨 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뉴스코프 사외이사들이 머독이 물러나면 체이스 캐리 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CEO로 앉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머독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캐리는 23년간 뉴스코프에 몸담아온 머독의 ‘오른팔’로 사외이사들은 주식시장, 투자자 반응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머독과 아들 제임스가 19일 출석한 영국 하원 청문회 결과가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했다. 머독은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부끄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이사회 멤버는 로이터를 통해 “사외이사들은 머독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반대되는 주장을 내놨다. 현재로서는 머독이 물러나기로 결정한다면 아들 제임스 뉴스코프 부최고운영책임자에게 회사를 물려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머독 미디어 제국의 ‘영광’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해킹 사태는 영국 정치권, 경찰, 언론 간의 유착으로 비화되며 급기야 정부 최고위층까지 겨냥하고 있다. 폴 스티븐슨 런던 경찰청장이 닐 월리스 뉴스오브더월드 전 부편집장을 미디어 고문으로 기용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이어 존 예이츠 치안감까지 옷을 벗자,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 출신의 앤디 쿨슨을 대변인으로 기용했던 캐머런 총리도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해킹 제보한 기자 숨진 채 발견 호어 전 뉴스오브더월드 기자의 사망은 이런 부담감에 따른 자살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18일 런던 북부 허트퍼드셔 왓퍼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호어는 쿨슨이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이던 시절 자신에게 직접 해킹을 지시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경찰은 “(그의 죽음에) 의심스러운 점은 없다.”고 밝혔다. 연일 충격을 더하고 있는 머독 스캔들, 어떤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불투명한 ‘투명성 대책’

    보건복지부가 11일 밝힌 ‘국민연금 기금운용 혁신 태스크포스(TF)’ 구성, 운영계획은 세계 4위에 랭크될 정도로 규모가 큰 연금기금 운용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평소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장담해 왔던 정부로서도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기금운용 관련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나자 적잖이 당혹스러웠을 것임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어떻게든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는 국민적인 ‘연금 불신’, ‘공단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장옥주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단장을 맡는 TF는 금융·법률·정보기술(IT) 분야의 민간 전문가 9명 등 모두 23명이 참여한다. TF는 8월 중순까지 ▲투자시스템 투명성 제고 방안 ▲내부통제 강화 방안 ▲인력관리시스템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해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TF는 특히 거래증권사와 위탁운용사 평가기준 및 정량·정성(定性)평가의 합리적 개선방안, 리스크관리위원회, 투자위원회, 대체투자위원회 등 내부 위원회의 운영 투명성 제고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벌써부터 복지부는 물론 공단 내부에서 이견이 나오는 등 내부적인 분란의 소지마저 없지 않아 얼마나 실효성 있는 결과가 나올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견을 보인 대목은 정성평가와 관련한 대책.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는 대학 동문이 영업담당자로 있거나 전직 공단 관리가 대표로 있는 증권중개사의 평가등급을 올리기 위해 평가에 주관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등 정성평가 점수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성평가 비중을 줄이고, 평가 결과의 일정 부분을 공개하는 방안이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찬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문제가 된 정성평가는 비중을 35%에서 25%로 줄여 2분기부터 적용하고 있다.”며 “현행 제도가 충분히 투명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부 통제체계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서는 개인거래 제한, 이해관계자의 거래를 도와주는 편의수혜 제한 등 현행 규정을 내실화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현행 규정상 친·인척 등 ‘누구의 명의로든 본인의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매입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업무용 PC 외에 다른 방법으로 주식거래를 할 경우 이를 걸러낼 장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이 역시 도덕성과 기술이 맞물린 문제여서 실질적인 차단책이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 금융감독원의 경우 주식거래 횟수와 금액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개인거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다 공단이 1대 주주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의결권행사위원회 의결도 없이 공단 출신 인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등 의혹을 살 만한 전관예우 관행이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개선책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7월 30일 공단은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한 회사가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운용직 간부 출신 인사를 내세웠다가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상영 연금정책관은 “다른 기관을 참고해 내부고발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책 등 인력관리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청탁 등록 시스템’ 새달 가동 내부고발자 보호위반시 징계

    최근 공직자 비리 행위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정부에서 추진 중인 반부패 관련 제도 개선, 단속 및 교육강화가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다. 2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자가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을 경우, 청탁 내용과 청탁자 등을 소속 기관에 신고하는 ‘청탁 등록 시스템’ 표준안을 개발 중이다. ●부패공직자 처벌 실적 청렴도 평가 반영 등록된 청탁자료는 해당 기관의 감사부서에서 관리하며 나중에 청탁으로 인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고한 공직자에게는 면책을 주게 된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청탁을 완전히 근절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청탁자가 민간인인 경우, 정부가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청탁자가 공무원인 경우, 청탁 내용에 따라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게 권익위 입장이다. 권익위는 이 청탁 등록 시스템을 7월 중 시범운영할 방침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외부 청탁으로부터 공직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면서 “현재 일부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관 청렴도 평가에 각 기관의 부패 공직자 처벌 실적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청렴도 평가 대상에 재외공관도 포함할 방침이다. 국무총리실이 최근 발표한 ‘공직기강확립방안’에 따르면 총리실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내부 고발자 보호 의무를 위반하면 이를 징계하는 ‘내부고발자 보호’ 방안을 신설할 방침이다. 내부 고발과 감시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끊이지 않는 공직사회의 비리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뜻이다. 총리실은 이를 위해 9월 시행 예정인 ‘공익신고자 보호법’의 추가 개정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비리 공무원 징계 규정도 대폭 강화 공직비리에 대한 온정주의를 없애기 위해 공무원 징계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간 공직비리는 대부분 주의·경고 또는 경징계에 그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부처 및 기관의 감사·감찰 인력을 보강해 내부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해당 기관장의 반부패 의지까지 기관 평가에 반영하게 된다. 이 밖에 공무원들의 비리 여지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법정처리 기간이 지나면 인허가가 끝난 것으로 간주하는 ‘자동 인허가제’를 도입, 확대하고 행정규제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식사 비용 각자 부담·골프 금지’ 실효성은 글쎄?

    ‘식사 비용 각자 부담·골프 금지’ 실효성은 글쎄?

    국토해양부가 뇌물수수와 부적절한 술 접대 등 최근 불거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행동 준칙’을 발표했다. 다음 달 말까지 실·국별 회의를 거쳐 ‘국토해양조직문화 선진화 종합대책’도 내놓겠다고 했으나 대부분 재탕이거나 선언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토부는 정부 과천청사 4층 대회의실에서 부처와 산하 공공기관의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청렴실천 회의를 열었다. 장관 특별지시 형식으로 발표된 행동준칙에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행동이 외부에 공개돼도 문제가 없도록 떳떳한 처신을 할 것 ▲직원 상호 간 또는 산하기관, 협회, 업계 등과 식사 또는 모임을 해야 할 경우 비용은 각자가 부담할 것 ▲골프를 금지하고 과도한 음주나 2차 술자리는 자제할 것 ▲대등한 관계에서 겸손하게 처신하고 특혜 소지가 있는 모든 행위는 하지 말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권도엽 장관은 “취임 후 처음 여는 확대 간부회의에 앞서 이런 지시를 내려 착잡하다.”면서도 “직원들의 기강을 확립하고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내부 통제장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내부 통제장치로는 암행감찰과 부패 개연성이 높은 부서·직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청렴도의 인사 반영, 내부고발자 보호 등이 제시됐다. 아울러 본부 실·국과 소속기관별로 조직문화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다음 달 말까지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재덕 국토부 감사관은 “인력을 지원받아 50명까지 감사인력을 늘릴 것”이라며 “제주 연찬회 사건의 현장 검증을 조만간 실시해 관련자 처벌 수위도 조율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여론에 떠밀려 나온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시간이 지나면 퇴색할 것이란 설명이다. 기존 공무원 윤리지침 등에도 뇌물 수수 등에 대한 규제가 있으나 여전히 공무원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박성진 경실련 국책사업팀 간사는 “골프와 과도한 음주 금지 등은 공무원 관련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온 재탕, 삼탕의 단골메뉴”라며 “건설업계에선 공사비의 10%가량이 로비자금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부와 관련된) 잘못된 사례를 수차례 부처에 고발했으나 바뀐 게 없다.”면서 “국토부에는 이미 내부감사에 기댈 수 있을 만큼의 자정능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국토부가 부패 개연성이 높은 부서나 직원을 대상으로 DB를 구축, 관리하기로 한 것도 국가권익위원회가 옛 부패방지위원회 시절 도입했던 대책으로 새로운 내용도 아니며 관련 평가에서 국토부가 1위를 차지하는 등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에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오히려 처벌 수위를 강화하고 1600개에 육박하는 국토부의 인허가권과 관련 규제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선거운동 하겠다” 특정지역 발령 요구

    “선거운동 하겠다” 특정지역 발령 요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선거법 위반 공무원 294명의 명단을 감사원과 관계 부처에 통보했다. 지방선거에서 비위 사실이 적발된 공무원에 대해 기관통보를 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공무원의 정치권 줄서기 등 선거 부정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선관위가 적발한 공무원의 선거 개입 행위는 친분을 이용한 지역 모임 등에서 특정 지방자치단체장의 치적을 홍보하거나, 크고 작은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등으로 요약된다. 자서전을 뿌리고 방송 출연 일정이나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문자 메시지로 ‘마구잡이 발송’하다 적발된 공무원들도 있었다. 한 기초자치단체 공무원 A씨는 자신이 원하는 부서로 인사이동을 시켜준 데 대한 보답으로 업무시간 중에도 선거구에 나가 단체장을 찍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다녔다. 또 수차례 민심 등 선거정황을 수집해 단체장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특정 통장이 다른 사람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밀고’도 포함됐다. 공무원 B씨는 해당 단체장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려고 아예 자신과 친분이 있는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특정 면으로 인사 발령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또 “선거운동에 이용하라.”며 자신이 아는 이들의 명단을 단체장 쪽에 제공하기도 했다. 한 구 공무원은 구청장의 업적을 알리고 방송에 출연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구민들에게 일괄 발송했다가 적발됐다. 문자를 받은 구민은 2만 5000명이 넘었다. C초등학교 교장은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해당 지방자치단체장 명의의 상장을 주면서 부상도 함께 수여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을 위한 선거운동 및 기부행위에 속하는 선거범죄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계기로 관권선거를 5대 선거범죄로 중하게 규정하고 엄정한 단속을 벌인 바 있다. 큰 선거가 몰려 있는 2012년에도 내부고발자 보호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해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손학규 ‘맑음’ 박근혜 ‘안개’ 유시민 ‘비’

    손학규 ‘맑음’ 박근혜 ‘안개’ 유시민 ‘비’

    4·27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의 예비 대선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향후 위상은 물론 정치적 역학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사실상 ‘원맨쇼’를 펼쳤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단숨에 차기 대표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지난해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해 궁지에 몰리기도 했으나,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호 대표주자 토대 마련 서울 중구청장 재선에서는 최창식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서 중구를 지역구로 둔 나경원 최고위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지가 탄탄해질 전망이다. 나 최고위원은 서울 한복판에서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정치실험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나경원표 공천개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 신임 구청장이 ‘오세훈 사람’으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 시장 역시 취약한 당내 입지를 넓혀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선거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재오 특임장관은 일정 부분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분당을 공천 개입, 선거 중립의무 위반 등의 논란을 겪으면서 선거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김종훈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정치적 위상에 금이 갔다. ●오세훈·나경원 운신 폭 커져 이번 선거에서 거리를 뒀던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서는 벗어났다. 그러나 공동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향후 당내 쇄신론에도 어떤 형태로든 대응할 수밖에 없어 ‘사후관리’에 관심이 쏠린다.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경기지사는 같은 경기지사 출신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 발판 삼아 원내 진입에 성공한 만큼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반대로 경기지사를 지낸 이력이 김 지사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손 대표가 이번 선거 승리로 확고한 대선주자로 인식된 가운데 다른 야권의 대선주자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전직 당 대표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은 겉으로는 손 대표의 승리를 축하하지만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 대표가 패배할 경우 대안세력으로 등장하겠다던 그림을 그렸던 두 사람은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정동영 의원은 낙선과 탈당 등으로 와해된 조직을 재정비하던 차에 부담이 가중됐다. 지난해 10·3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에 이어 차점자였던 그로서는 손 대표라는 장벽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정세균 의원도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손 대표와 호흡을 맞춘 박지원 원내대표 바람이 거세 당권 도전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광재 前 지사 화려한 부활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민주당 최문순 후보를 강원지사로 만들면서 부활했다. 열세였던 판세를 뒤집은 것도 내부고발자 등 탄탄한 지역조직을 갖춘 이 지사의 힘으로 평가받는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피선거권 박탈로 내년 대선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차차기 대선을 노려볼 만한 계기를 잡았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친노 진영의 갈등을 수습한 뒤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내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발 뒤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대권주자 면모로는 약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대선 흥행카드는 될 수 있어도 대권주자로는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경찰, 내부비리 고발자 특진제 도입

    경찰, 내부비리 고발자 특진제 도입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들이 연루된 함바 게이트를 계기로 경찰이 ‘특단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내부 비리 척결을 위해 ‘내부고발자 특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요 비리 제보자에 대해 경감까지 특진시키거나 희망지로 전보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조치다. 반면 문제 있는 상관에 대해서는 지휘권을 박탈한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12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상관의 불법·부당한 지시나 업무 이외의 지시에 대해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순경이라도 과감히 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내부고발자 특진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지방경찰청장 등과의 화상회의 분위기는 비장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승진 등을 미끼로 부하 경찰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 청장은 함바 게이트와 관련, “총경급 이상 지휘관 및 참모 560여명을 대상으로 브로커 유상봉씨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41명이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이 직속 상관인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게서 압력을 받아 유씨를 만났고, 6명은 대기발령 조치된 김병철 전 울산청장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박기륜 전 경기청 2차장 등으로부터 유씨를 만나보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신고자들의 근무지는 경기와 부산, 경남, 호남 등 건설현장이 있는 곳이며, 특히 강 전 청장이 근무했던 곳이 주를 이뤘다. 조 청장은 이들이 유씨를 만났다고 비리경찰관으로 매도당하는 것을 크게 경계했다. 조 청장은 “금품을 받은 이는 유씨가 부탁한 사람과 면담을 주선했지만 함바 운영권 획득이 성사되지 않았음에도 와인을 받은 이와 부탁을 거절했지만 배송돼 온 홍어를 받은 경찰까지 2명”이라고 말했다. 또 “유씨와 저녁식사를 하며 청탁을 받았다가 거절한 이도 있었고, 아예 청탁을 거절했음에도 택배로 물품을 보내와 뜯지도 않고 돌려보낸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 청장은 “자진신고의 취지는 잘못된 관행을 끊어내는 데 목적이 있다. 신고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법과 규정, 관행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 수사과정이나 언론 취재 과정에서 자진신고하지 않은 사람이 새로 드러날 경우 가혹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법원 “내부고발자 파면 부당”

    2007년 9월 예정됐던 김황식 전 경기 하남시장 1차 소환투표를 앞두고 부정서명 문제 등을 방송사에 제보했다 파면된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이 법원에서 파면취소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제3행정부(이준상 부장판사)는 22일 전 하남시 선관위 공무원 박모(53)씨가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파면처분취소소송에서 “파면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서 ‘부패척결’ 선언

    12일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강력한 부패척결 선언이 나올 전망이다. 향후 G20 회원국별로 부정·부패 행위를 줄이기 위한 후속 조치가 가시화될 경우 우리나라 또한 부정·부패 사범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10일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G20 정상들은 ‘서울 선언’에서 글로벌 경제의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해 부패척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보호무역주의 타파 및 빈민 금융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우선 G20 정상들은 반부패와 관련해 워킹그룹으로부터 추진 현황을 보고 받고 강력하고 효과적인 뇌물 방지 규정의 채택 및 집행을 서울 선언을 통해 권고할 방침이다. 이어 공공 및 민간 분야의 반부패 노력, 부패 인물의 국제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 차단, 비자거부·송환·자산 회복 협력, 내부고발자 보호 등에 대한 언급도 나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급격한 자본 유출입’에 대한 규제 문제도 전면에 등장한다. 미국의 달러 과잉 유동성 문제는 특히 신흥국들의 경제 시스템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인 만큼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서울회의 의제로 ‘과도한 자본 유출입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을 포함한 거시 건전성 정책 체계’와 ‘신흥국 관점이 반영된 금융규제 개혁 과제’가 포함된 것이다. 지금까지 G20 차원의 금융개혁이 선진국과 미시 건전성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신흥국과 거시 건전성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의미다.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 방침도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각국 재무차관과 셰르파(교섭대표)는 합동회의에서 금융규제 개혁 의제의 하나인 대형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규제 강도를 한층 높이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G20 정상들은 빈곤층의 금융접근성 확대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실행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빈곤층이 쉽게 자금을 빌려 자력갱생할 수 있도록 국제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농업생산성 격차 해소를 위해선 빈곤국에서 사전구매약정제도 등을 도입해 식량안보와 농업 개발을 혁신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하고 지원 의지를 표명할 방침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중국판 위키리크스?

    중국에도 기밀 누설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와 같은 정부 기밀 폭로 사이트가 생길 전망이다. 중국 내 일부 반체제 인사들이 이른바 ‘중국판 위키리크스’인 ‘거번먼트 리크스’를 내년 6월 1일부터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중앙정부의 기밀 폭로와 민주 촉진이 목적이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을 통해 이 같은 목적을 전파하면서 자료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내부고발자(Deep Throat)’라고 자신을 밝힌 관련자 한명은 인터뷰에서 “이것은 독재와의 싸움이고, 인민에게 알 권리를 되돌려 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작업을 통해 중국의 정치개혁이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태광그룹 수사] 절대적 지분으로 밀실경영

    [태광그룹 수사] 절대적 지분으로 밀실경영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검찰의 칼 끝 위에 서 있는 태광그룹의 지분 구조는 이호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폐쇄 경영’이 비자금 조성과 편법증여 등 각종 의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 일가는 흥국생명과 티브로드홀딩스, 고려상호저축은행 등 태광그룹 계열사 주식을 51~10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 회장 개인은 흥국생명(59.2%)과 티시스, 티알엠, 동림관광개발, 한국도서보급(이상 51%) 등 8곳의 전체 주식 가운데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1위인 티브로드 홀딩스 지분도 24.47% 갖고 있다. 이 회장의 아들 현준(16)군도 티알엠(49%)과 티시스(48.98%), 한국도서보급(49%), 동림관광개발(39%)의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가족이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는 티시스와 티알엠, 한국도서보급 등 4곳은 사실상 이 회장 개인 회사나 다름 없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태광산업의 사정 역시 다른 계열사와 비슷하다. 이 회장의 지분이 15.14%로 가장 많고, 이 회장의 큰형인 고 이식진 태광산업 전 부회장의 아들 원준씨가 7.49%를 갖고 있는 주요 주주다. 또 다른 조카 동준·태준씨(1.8%)와 이 회장 누나(1.23%) 소유분, 이 회장 가족이 전체 지분을 갖고 있는 티알엠(4.63%), 티시스(4.51%)의 주식 소유분을 더하면 이 회장 일가 보유 주식은 36.6%에 달하게 된다. 태광그룹은 이 회장 일가가 절대권력을 휘두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 회장의 모친인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일주&선화갤러리 관장) 역시 검찰 수사망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 상무는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킨 내부고발자들이 이 회장의 독단적인 경영 스타일에 대해 이 상무에게 진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이 회장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北 3대세습 김 정남의 비판·민노당의 침묵

    북한이 시대착오적 3대세습을 착착 강행하면서 해묵은 남남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최근 “3대세습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노당의 판단”이라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세습체제의 내부고발자 격인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조문에 대한 진보적 야권의 소극적 자세와 맞물려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우리는 북의 세습에 침묵을 지키는 것은 결과적으로 민족 구성원 전체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는 차원에서 온당하지 않다고 본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은 근·현대 세계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 ‘인민공화국’임을 내세우고 있는 북한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이만저만한 자가당착이 아니다. 문명사회의 보편적 기준에선 누가 봐도 봉건·독재적 발상이다. 힐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중세에서나 있을 일”이라고 지적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죽했으면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조차 “개인적으로 3대세습에 반대한다.”고 했겠나. 우리는 ‘김씨 왕조’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북 내부에서 엄청난 출혈이 있었음을 주목한다. 김일성은 박헌영의 남로당계열 제거를 신호탄으로 연안파·소련파 숙청에 이어 종국에는 자신의 직계인 빨치산파 대부분을 밀어내면서 김정일의 후계가도를 다졌다. 이른바 곁가지라며 이복동생들을 권좌에서 내쫓은 김정일 또한 장남을 해외로 떠돌게 하면서까지 김정은 승계 길을 닦았다. 그러나 내부 비판자가 ‘박멸’되면서 북한주민들의 인권과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주민 수백만명이 아사한 ‘고난의 행군’이 그 생생한 징표다. 사리가 이럴진대 북의 세습놀음에 마냥 입을 다문다면 맹목적 종북노선이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게다. 민노당 일각에서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서”라는 핑계를 대고 있으나, 가당찮은 얘기다. 과거 미국은 구 소련의 인권문제를 끊임없이 비판했지만 대화는 계속됐고, 마침내 소련의 개혁·개방을 유도하지 않았는가. 평균적 사회구성원의 인권과 복지의 개선을 추구하는 진보인사들에게 강제수용소에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거나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는 북 주민들의 고난이 눈에 밟히지 않는다면 괴이한 일이다. 참진보를 표방한다면 세습체제의 폭정을 비호하지 말고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 [사정기관 개선 어떻게]권력독점·측근인사·自淨상실… 3대 구태를 벗어라

    민간인 사찰, 피의자 고문, ‘스폰서 검사’ 파문 등이 이어지면서 사정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이 커지자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대적인 점검을 지시했다. 서울신문은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사정 관련 기관들의 운영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집권 후반기에 나타날 수 있는 국정 ‘농단’이나 권력 남용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짚어 봤다. ■靑민정수석실-사정 사령탑… 조정역할 회복해야 “청와대 민정수석실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정기관에 대해 대대적인 ‘메스’를 대겠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통령이 직설적으로 사정기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에서 ‘성역’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나 사정의 ‘총사령탑’역할을 해 왔다. 바닥의 민심동향을 파악하고 대통령 친인척 비리, 고위공무원 부정 등에 대한 정보를 모두 취합해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역할이다. 직접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고 관련 사정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건에서 드러났듯 민정수석실이 사정의 총책임자로서의 역할에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정수석실의 통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다른 사정기관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지만, 민정수석실 자체의 업무체계에 대한 점검과 개선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사정기관의 비위의혹을 단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현 민정수석실이 이 같은 국정난맥상을 바로잡고 사찰의혹에 대한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제기된다. 검찰출신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공직윤리지원관실-조직성격 애매… 측근 포진도 문제 청와대 사정 관련기관 점검 대상의 핵심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을 일으킨 탓에 윤리지원관실의 폐쇄나 철저한 인적 쇄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6일 “국무총리실은 국정 전체의 운영을 책임지고 일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청와대와 함께 중심이 돼야 할 국가기관이지 민간인 또는 공직사 사찰을 담당할 기관이 아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성격 자체가 애매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이라는 조직 자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신융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총리실 윤리지원관실이 제도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해당 조직의 인적 구성이 주로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측근세력들로 포진돼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번 민간인 사찰 논란도 대통령 및 측근 세력에 반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나 정치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은 게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공직윤리관실 인적 쇄신을 이뤄야 한다.”면서 “또 다른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윤리지원관실을 채울 경우 민간인 불법 사찰과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감사원-폐쇄적 조직… 내부 통제 강화해야 감사원은 최근 내부 통제 기능을 새롭게 구축하는 등 자구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감사원은 26일자로 단행한 인사에서 서울고검 출신의 검사를 내부 감찰관으로 임명했다. 감사연구원장과 지역민원조사단장, 교수부장 등도 개방형 직위로 전환하는 등 나름대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도 다른 사정기관과 마찬가지로 ‘폐쇄성’을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정부 부처와 달리 감사원은 감사원법에 따라 인사와 조직구성에 있어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일반 직원뿐 아니라 일반부처의 고위공무원단에 해당하는 3급 이상의 고위감사관들에 대한 승진, 임명도 자체적으로 이뤄진다. 차관급도 감사위원 6명을 포함해 7명이나 된다. 박정우(법학) 연세대 교수는 “감사위원회 등을 통한 필터링기능과 자정기능을 비교적 잘 갖춘 정부조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립성 보장이 자칫 자정기능을 상실해 조직이 방만해지고 직급 상향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최근 공감법에 따라 내부 감찰을 담당하는 감찰관 등 일부 업무를 외부인에 개방했지만 그동안의 이미지는 지나치게 경직되고 폐쇄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삼열(행정학) 연세대 교수는 “결국 사정기관의 기능강화를 위해서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사정기관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를 감시하는 공수처 등은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jsr@seoul.co.kr ■국정원-정보수집 본연… 점검대상서 제외 국가정보원은 사정기관이 아니라 정보기관이다. 따라서 청와대 주도의 사정기관 일제 점검 대상에선 제외돼 있다. 하지만 국정원이 대북 접촉 문제를 빌미로 참여정부 출신 인사에 대한 도·감청을 실시했다고 민주당이 최근 주장하고 나서는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운영실태와 업무체계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6일 “국외 정보 및 국내보안 정보의 수집·작성·배포로 직무범위를 한정한 국정원법 제3조와 정치활동 관여를 금지한 제9조에 따르면 국정원은 본래 정보기관이지 사정기관이 아니다.”면서 “즉, 국정원의 불법 사찰 논란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행위이며 국정원은 법에 따라 권한 밖의 권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문제는 국정원 업무상 상당부분에서 기밀을 요구하면서 시민사회는 물론 국회로부터도 예산외에는 통제 받지 않는 치외법권적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 조직이 아닌 업무 및 성과에 대해 다른 조직과는 다른 방식으로 통제와 감시를 받는 평가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국정원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국세청-인사시스템 혁신으로 조직 안정 주요 사정기관에 대한 집중 점검이 예고되면서 대표적인 권력기관으로 통하는 국세청도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위신과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던 전임 청장 비리와 같은 굴욕적인 이미지가 다시 국민들에게 부각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백용호(현 청와대 정책실장) 청장이 재임했던 지난 1년 동안 인사, 조직 등에서 다양한 개혁을 벌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세청은 조사 권한이 정치적인 이슈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배경을 놓고 설들이 난무했던 이유다. 일선 세무서장만 돼도 권한을 바탕으로 지역 기업이나 정치권 등과 공생 관계를 맺는다는 지적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백 전 청장이 온 뒤 인사청탁과 연고지역 근무를 배제하는 등 다양한 조치가 취해졌다. 내부 분위기도 이전보다 많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세청 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한 내부 인사가 안 됐던 것이 그동안 일어났던 다양한 문제들의 원인이 됐던 만큼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일은 좀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검찰-수사·기소권 분리 등 권한 분산을 사정 중추기관인 검찰의 제도개선을 위해 전문가들은 ‘무소불위 권력’을 분산시키는 것만이 근본적 개선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처럼 검찰이 기소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제도가 마련돼도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김선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법무부에 비검사 출신을 배치해 법무부와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검사의 기소권을 견제하기 위해 재정신청제도를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검찰이 감찰직을 외부에 공개하는 등 여러 제도를 마련했지만,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수차례 반복됐던 법조 비리를 통해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는 어느 정도 완성됐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같은 제도화된 기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이 검사장을 직접 뽑는 ‘검사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경찰-자질 향상·체계적 내부감찰 필수 치안·수사·정보 등 민생과 직접 접촉하는 ‘전천후 사정기관’인 경찰의 제도개선을 위해 전문가들은 ‘정보과’가 바로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경찰관 자질 향상과 내부 감찰 강화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정보과가 인지하는 작은 정보 하나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성수대교도 처음에 작은 균열이 보였을 때 막았더라면 붕괴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어떤 기관에 관련된 것이든 비리를 알게 되면 경찰 스스로 수사를 하거나 이첩 통보를 해서 행정조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 수집 업무를 적극적으로 해 각종 대형 비리를 막을 수 있는 ‘예방 사정’ 기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철저한 내부 교육을 당부했다. 곽 교수는 “10만명에 달하는 거대 인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직업관·윤리교육이 필수적”이라면서 “‘자격이 되는’ 경찰을 길러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인 내부감찰로 내부 문제요인을 걸러내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생각나눔 NEWS] 경찰 권역별 순환근무제 효과는

    “장기간 근무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지역 토착세력과의 유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vs “지난해 대규모 인사쇄신 이후 비리 징계가 오히려 급증하는 등 실효성 없는 방안이다.” 경찰이 지난달 발표한 고강도 개혁안 가운데 하나인 ‘장기근무자 권역별 순환근무제’가 논란을 낳고 있다. 당초 경찰청은 지난달 15일 유흥업소 등과의 유착비리를 막기 위해 한 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한 경찰들을 다른 권역으로 이동시키는 ‘권역별 순환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단행 뒤 비리 관련 징계는 오히려 대폭 늘었다. 일부에서는 “쇄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이번 인사 개혁안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경찰청은 “강화된 감찰 효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12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지역 안마시술소 업주와 경찰관의 유착비리 등으로 촉발된 인사쇄신 이후 비정기 인사를 통해 464명이 한꺼번에 자리를 옮겼지만 그 후 1년간 경찰 징계는 급증했다. 서울청의 ‘월별 징계현황’에 따르면 2008년 4월부터 1년간 징계를 받은 경찰은 292명으로 월평균 24.3명꼴이다. 반면 2009년 4월 대거 인사이동이 단행된 이후 2009년 5월부터 올 4월까지 징계경찰은 439명으로 월평균 36.5명을 기록했다. 무려 50%나 늘어난 숫자다. 업무 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권역별 순환근무 ‘0순위’로 거론되는 10년 이상 장기 근무자는 31개 일선서(1만 8472명) 가운데 총 4532명으로 전체 서울경찰의 24.5%를 차지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을 경우 상당 기간 업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는 의견이 없지 않다. 이런 인사쇄신책을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A경위는 “우리를 잠재적 범죄군으로 분류하는 것 아니냐. 또 지역사정에 밝은 장기근무자들을 대거 발령내면 중요 사건이 터졌을 때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 달리 경찰청 관계자는 “단속·규제 업무를 맡고 있는 경찰은 업무 특성상 인적 네트워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품수수 등 비리 관련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면서 “징계 증가는 감찰강화가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조사·검거과정에서 상급자의 중간관리나 감찰 부분을 강화하고 선발·임용·훈련과정에서 강도높은 윤리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면서 “내부고발자에 대한 철저한 신원보장과 포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바른 자치행정, 이렇게 하자] (5) “비리요인부터 차단하라”

    임기 4년 동안 자치단체 운영의 전권을 쥐게 되는 단체장의 독선적인 정책결정이나 각종 인·허가 및 납품비리, 인사비리 등 부정부패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와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신도균·심인섭씨의 ‘지방자치단체장 부패에 관한 실증연구’에 따르면 민선 4기 단체장 230명 가운데 43.9%인 101명이 각종 비리로 기소되는 등 단체장의 부정부패는 이제 일상화·보편화·고착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민선 3기에서는 229명 중 75명이 기소돼 기소율이 32.8%였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이제 막 출범한 민선 5기에도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민선 4기 자치단체장의 비리 실태를 통해 지방정치 부정부패 예방 대책 등을 알아본다. 자치단체장의 부정부패에서 뇌물수수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다. 승진 등 공무원 인사와 각종 개발 사업 인·허가, 관급공사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뒷돈을 챙기는 경우 등이다. 위조여권으로 해외도피를 시도하다 붙잡힌 민종기 전 충남 당진군수의 비리는 자치단체장 비리의 백화점이라 할 수 있다. 민 전 군수는 관급공사를 특정업체에 밀어주는 대가로 3억원짜리 별장을 챙겼고 도시개발 사업 진행 편의를 봐 주겠다며 건설업체 사장으로부터 70평대 아파트분양 대금 12억 2000만원을 대납받았다. 검찰 조사 결과 민 전 군수는 건설업자 등에게 먼저 뇌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했고 직접 뇌물을 받지 않더라도 하도급 업체를 자신이 지정한 업체로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업체 공사 하도급 밀어주기식의 비리는 전국에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종합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를 수주하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단체장의 뜻이라며 하도급을 누구에게 주라는 식의 압력이 은근히 들어온다.”면서 “이를 거절하면 감독 공무원이 공사현장에서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와 거절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방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의 텃밭인 지역에서는 ‘공천은 곧 당선’이라며 기초 단체장은 얼마, 지방의원은 얼마 하는 식의 공천헌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천헌금을 주고 공천장을 받아 당선된 단체장은 임기 내내 본전 생각에 이권 개입 등 부정부패 유혹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근섭 전 양산시장은 거액의 선거 빚을 갚기 위해 부동산 개발 업자들로부터 자신들의 부동산을 도시계획에 포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24억원의 뇌물을 받았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이 2004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60억원의 선거자금을 빌렸고 뇌물로 받은 24억원을 선거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 고비용 선거구조와 문화가 단체장의 부정부패를 잉태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를 요구하며 텃밭인 민주당을 탈당해 6·2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황주홍 전남 강진군수는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제가 지방자치를 부패의 온상으로 전락시킨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김해몽 부산시민센터장은 “단체장의 이권개입 등 비리를 감시할 수단이 거의 없다.”며 “개방형 외부 감사관 도입과 감사직렬 신설, 도시계획, 건축 심의,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위원회에 행정친화적 인사 배제 등 평소에 반부패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천 헌금 등 고비용 선거구조 등 단체장의 부패유발 환경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 동의대 전용주(정치외교학) 교수는 “지방선거 공천헌금이 곧 지방정치 부패 확산의 주 요인”이라며 “정당의 공천심사기준 공개, 지방선거 후보 경선의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체장의 독선행정 등 전횡에 대해 주민감사 청구, 주민소환제 등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단체장의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내부고발자 보호제도의 확립도 주문하고 있다. 영남대 이용호(법학) 교수는 “아무리 좋은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더라도 단체장의 청렴 실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유권자들이 선거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질게 아니라 평소 자치행정에 관심을 가져야만 단체장 등의 자치비리를 줄여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곽노현 “교원 징계위 다시 구성”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다음달 1일 취임 직후 교원 징계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전체 징계위원 9명 가운데 6명을 교육청 내부인사가 차지하는 현재 구성비를 조정해 외부인사 영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해 자신이 공약했던 교육감 직속 공익제보센터 설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곽 당선자는 “징계위원 6명을 교육청 내부인사로 둔 것은 마치 검찰과 법원의 역할을 동일한 기관에서 맡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구성이라면 징계의결 요구권자와 의결권자를 나눠 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의결 요구를 할 때 결재했던 교육청 고위 간부들이 징계 의결을 한다는 것은 절차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징계위에 외부인사 참여를 늘릴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시교육청 징계위원회 계류 사건 가운데 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재판을 받는 교사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들 교사에 대한 징계절차가 이미 시작된 상태여서 이들에 대한 징계 결정을 현재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할지, 곽 당선자 취임 뒤 새로 구성될 위원회에서 결정할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교육비리 폭로 ‘하이힐 장학사’ 파면

    교직매매 사건에 연루돼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 비리 수사의 단초를 제공했던 여성 장학사가 파면 처분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장학사 승진 대가로 2000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약식기소된 고모(50·여) 장학사를 파면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2008년 중학교 교사였던 고 장학사는 시교육청 임모(50·구속) 장학사에게 금품을 건네며 장학사 승진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해 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장학사는 인사 로비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2월 예상치 못하게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당시 술에 취한 고씨가 임씨와 언쟁 끝에 하이힐을 벗어 임씨를 때렸다가 경찰에 붙잡힌 뒤 분을 못 참고 수뢰 혐의까지 모두 털어놓았던 것. 이를 계기로 검찰 수사에서 시교육청 전·현 고위직들의 교직매매 사실이 드러난 끝에 공 전 교육감의 비리 혐의까지 적발했다. 고씨에 대한 징계를 놓고 시교육청은 고씨가 내부고발자로 보호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를 놓고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부패방지법에 직무와 관련한 공직자의 범죄 또는 부패행위를 신고한 경우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씨의 경우 내부고발을 작정한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술에 취해 다투다 경찰에 붙잡힌 경위는 공무원의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고씨에 대한 징계가 결정됐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지방선거 D-15] 서울시교육감 후보 8인 인터뷰

    [지방선거 D-15] 서울시교육감 후보 8인 인터뷰

    서울시에는 1200개가 넘는 초·중·고교가 있다. 서울시교육감은 이 학교와 학생들을 돌보고 교육하며, 서울 교육의 방향을 설정한다. 한 해 주무르는 예산 규모만 6조원이 넘는다.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지정부터 학부모 지원사업까지 모두 서울시교육청의 업무에 속한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모든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실시할 것인지를 따지는 교육철학 문제에서부터 일선의 각급 학교에 영어교사를 몇 명 투입할 지 등 소소한 교육현장 문제까지 교육감이 모두 관장하는 셈이다. 이런 서울의 교육정책은 전국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의 지침이 된다는 점 때문에 서울시교육감을 흔히 ‘교육대통령’으로 부르곤 한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지만 백년대계라는 교육의 수장을 가려낸다는 점에서 보면 어떤 선거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에 출마한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나같이 교육에 대한 열정과 교육감 역할에 대한 강한 소신을 피력했다. 혼돈과 격변의 와중에 있는 서울 교육의 ‘개혁’과 ‘안정’을 이끌 후보들을 만나 소신과 포부, 정책 방향 등을 심도있게 점검했다. 인터뷰에서는 교육감의 성격과 후보 자신의 특징적 개념으로 빈 칸을 채우는 질문부터 시작했다. (인터뷰 게재 순서는 투표지 후보자 명기 순서를 따랐음.) ■ 이원희 후보 “부적격 교원 10% 퇴출할 것” “평생의 절반이 넘는 30년을 교실에서 살았습니다. 학부모의 불만, 교사의 고충,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전국 20만 교원의 지지로 첫 평교사 출신 한국교총 회장으로 뽑혔던 이원희 후보가 공약 선두에 ‘부적격교원 10% 퇴출’이란 고육지책을 들고 나왔다. 뿌리 깊은 교육계 비리를 잘라내고, 공교육을 살리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성적 조작·성추행 교사가 버젓이 강단에 서고, 능력 없는 교원이 측근을 통해 강남의 좋은 학교로 몰린다.”면서 “잘 가르치는 교사는 연봉 1억원을 주더라도 키워야지만, 무능력 교장·교감·교사는 스스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이 지난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던 교원 평가를 수용한 데 이어 교장 공모제, 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 같은 고강도 개혁방안을 제시한 것도 “교사들의 경쟁을 통해 공교육이 살아나야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올 수 있다.”는 그의 교육 소신 때문이다. 현 정부 교육정책의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유아 교육의 공교육화’를 꼽은 뒤 “초등학교는 누구나 가듯이 유아 교육도 의무화시키면 젊은이들의 출산 기피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교육에 따른 지역별, 소득별 교육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60년대 섬마을 선생님은 교육자·의료인·법조인도 될 수 있었지만, 2010년 현재 타성에 젖은 교육자들이 서울 왕국이란 섬 안에 갇혀 있다.”면서 “사회와 동떨어져선 시대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듯이 교사 스스로 경쟁을 통해 공교육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폭력과 음란물, 각종 사고와 불량먹을거리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내겠다. 학교는 어떤 곳보다 안전해야 한다. 알몸 졸업식, 아동 성폭행 등 지난 3년간 학교 폭력 피해자만 4만명에 이른다. 지역사회와 함께 아동안전망 구축에 나서 스쿨존 사고, 급식사고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겠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학부모 인사위원회 참여를 통한 교원 평가로 교육감에게 쏠려 있는 인사권을 통제해야 한다. 부적격 교사 퇴출 방안으로 밀실 속 라인 인사를 근절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진보 단일화 대표 곽노현 후보. 세 번의 맞짱 토론을 통해 이념이 아닌 공약 대결로 유권자들도 충분히 수긍할만한 결과를 이뤄냈다. 30년 교육 경력의 현장 전문가와 법학자 출신의 인권운동 전문 교수 간의 대결이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남승희 후보 “특목고·자율고 확대 않겠다” 남승희 후보는 공교육 개혁 전도사인 미국 워싱턴DC 교육감 미셸 리와 비교되곤 한다. 교육부 초대 여성교육정책담당관을 거쳐 2006년부터 서울시 초대 교육기획관을 역임한 이력이 닮았다. 사무실에 걸린 ‘엄마의 마음을 압니다’라는 구호는 ‘학생이 최우선’이라는 미셸 리 원칙의 한국판일까. 남 후보는 “힘 없고 말 못하는 학부모의 힘이 되기 위해 정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남 후보는 “미셸 리도 나중에 지지도가 많이 떨어졌지만, 개혁한 학교의 만족도는 올라갔다.”면서 “개인적으로 외로운 길이더라도 교육의 바른 방향을 위해 짐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남 후보에게 학군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물었다. 남 후보는 “학력 격차는 지역 문제보다 복잡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노력을 격려해주는 여러 변인들이 종합적으로 모여서 만드는 것인데, 이를 단칼에 해결하겠다고 하면 교육이 점점 왜곡된다.”고 말했다. 비선호 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과감히 줄이고, 이 학교에 행정 보조교사를 배치해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의 25개 구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하위 30%를 우선 지원하고, 기초생활수급자가 가장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교육격차를 완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행정 경험이 많아서인지 남 후보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진보 대 보수 선거구도에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그는 “진보나 보수 세력에 업혀있지 않기 때문에 힘이 없어 보이는데, 사실은 어느 쪽에도 빚을 지지 않은 것”이라면서 “거침없이 불편부당하게 개혁할 수 있는 태생적인 힘이 있으니, 학부모발 교육혁명의 적임자가 아니겠느냐.”고 자신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지식기반 사회에서 암기한 정도로 학력과 성적을 구분하는 과거지향적인 교육정책이 있다면 최우선적으로 개선하겠다.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는 더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현재 4급인 감사담당관의 직급을 2~3급으로 조정하고, 비리가 적발될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특별히 특정한 후보를 생각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후보가 서울의 교육정책을 얼마나 경험했는지, 고민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이상진 후보 “전교조 정치투쟁 사라지게 할 것” “공교육을 활성화하고 교육을 일으키려고 도로를 달리는데, 큰 돌이 하나 박혀 있습니다. 계속 가려면 돌을 치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상진 후보가 말하는 ‘큰 돌’ 가운데 하나는 전국교직원노조다. 그는 “평등주의를 주장하는 전교조는 학력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감이 되면 전교조의 정치투쟁이 바로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면서 “교사가 교실에서 이상한 것을 가르친다는 제보가 오면 척결 방안을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도한 바른교육국민연합이 중도 교육감을 뽑는 쪽으로 변질됐기 때문에 예비후보 단계에서 단일화에 불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른교육국민연합을 시작한 장본인인 이 후보는 “중도는 보수와는 전혀 다른 형태”라면서 “보수의 정체성을 천명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의 비판은 현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었다. 이 후보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으로 국가에서 방과 후 교육 활성화를 들고 나왔는데, 학원을 방과 후 학교로 끌어 들인다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공·사립 초중고 교장협의회 회장을 거쳐 서울시 교육위원으로 활동한 이 후보에게 서울의 학력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묻자, 교사 개혁에 초점을 맞춘 답을 내놨다. 그는 “과목별로 교사들이 도달할 수 있는 목표치를 설정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강력한 퇴출 방안을 가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학력 취약지구에 가급적 능력있는 교사를 배치하겠다.”면서 “현실적으로 강남에서 열심히 한 교사들이 취약지구로 가면 제대로 안 가르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의 해결 방안도 찾겠다.”고 했다. 사교육을 완화시킬 방안과 관련해서는 IPTV에 교육 방송 채널을 여러 개 만들 계획이다. 그는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는 것을 모두 촬영해 실시간으로 전 학년 학생들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30만원짜리 사교육을 끌어들여 3만원으로 하는 방과 후 학교는 진정한 교육이 아니다. 방과 후 학교에서는 특기·적성 교육을 통해 학습 부진아들이 자기주도적인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교육감과 분리된 독립기구로서의 감사관실을 운영하겠다. 교육위원회에 감사 평가기구를 설치해 감사 결과를 재감사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선두를 달릴 것으로 보이는 진보 단일화 후보 곽노현 후보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박명기 후보 “경쟁 필요… 특목고 확대엔 반대” “교육감 후보를 진보와 보수로 가르지 맙시다. 교육자치 정신에 입각해서 좋은 정책이라면 정부 정책도 받아들이고, 학생에게 나쁘다면 무엇이든 수술하는 게 소임 아니겠습니까.” 박명기 후보는 보수 대 진보의 대결로 고착돼 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구도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 후보는 “굳이 따지자면 미래 서울시교육감에게 필요한 자질은 합리성”이라면서 스스로를 “민주개혁 후보”라고 규정했다. 그는 “12년 동안 교육위원을 하면서 상식적·합리적으로 일했다고 자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경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는 “경쟁은 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의 경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쟁이 한 쪽만을 향하고 오로지 학력 위주의 줄세우기식 경쟁 교육만 남은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초등학생들이 캐리어책가방을 끌고 다니는 것은 해외토픽감”이라면서 “경쟁은 적절한 시기에, 일정한 방식으로,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쟁 위주의 교육정책은 학생들에게 자기 소모적인 상처만 낼 뿐 실질적인 학력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기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의 교육철학은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글을 못 읽었지만 선생님에게 격려받던 경험, 1남1녀를 국내 일반계고에 보내며 터득한 상식, 3선 교육위원으로서 지켜본 정책에 대한 소회가 융합되어 생성됐다고 소개했다. 현 정부의 정책을 잘 알고, 정책별로 입장이 분명하다는 점은 박 후보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초등학교 일제고사는 반대하지만, 중·고교 일제고사는 필요하다고 봤다.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마이스터고처럼 직업전문교육을 시키는 학교는 좋지만, 입시교육만 강화하는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의 확대는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는 설립 취지에 맞지 않을 경우 일반계고로 전환하거나 폐지하는 게 옳다. 소질과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투명성과 비리 불관용 등 2가지 원칙을 세우며, 감사관을 교육감으로부터 독립시키고 10년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이원희 후보가 라이벌이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김성동 후보 “문학·화학고 등 학교 다양화” 초등학교 교사, 교육청 국장, 교육과학기술부 실장, 대통령 교육비서관, 대학교 총장,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김성동 후보자의 교육 관련 약력을 소개받는데만도 한참의 시간이 걸린다. 폭넓은 현장 경험과 교육 행정력을 겸비했다는 평이 붙는 이유다. 김 후보는 교육감 재수생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은 모든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2008년 선거 당시 청렴도 꼴찌인 서울시교육청의 개혁 문제를 주장한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라면서 “결국 진보와 보수, 편 가르기로 2년 동안 철저한 대가를 치른 만큼 이번에는 비리 타도, 교육 개혁을 위해 제대로 된 적임자가 나와야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입시 개혁 없이는 교육 개혁도 없다.”면서 대학 입시 위주의 철저한 경쟁 체제하에서 현재의 특목고, 자율(사)고 확대는 오히려 과거 입시 명문고 부활 같은 부작용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문학고, 수학고, 화학고처럼 모든 학교를 다양화해서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어야 ‘조앤 롤링’ 같은 창조적인 지식인이 나올 수 있다.”면서 “자율과 경쟁을 핑계로 학생을 성적 순서로 세울 것이 아니라, 독서력, 체력, 사고력 등을 갖춘 종합적인 인재를 만드는 데 교육이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묻자 “후보 8명 가운데 가장 돈이 없다.”면서 “‘저비용 선거 선포식’을 통해 자원봉사자로 선거캠프를 꾸렸지만, 덜 쓴 만큼 당선 후에도 되돌려줄 빚이 적은 셈”이라고 말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자율(자립)형 사립고. 자율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학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대학입시에 뛰어난 기계적인 인간을 양산하고 있다. 등록금도 2배 이상 비싼데다, 자율적인 커리큘럼을 짠다는 핑계로 입시위주의 수업을 진행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교육감이나 교장 취임 때 전 직원 앞에서 청렴의무 선서를 시키겠다. 민간인을 고용해서 교육계 내부자가 감사관을 맡지 않도록 하겠다. 또 민간인이 수장인 고발 센터를 운영해 비리 제보를 상설화시키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이원희 후보. 평교사 출신으로 곧바로 교총 회장에 당선돼 다른 교육 행정 경험이 짧다. 반쪽 단일화로 대표성도 부족한데다가, 정치권 등 특정 세력과 야합하려는 행태를 보면 서울 교육의 CEO를 맡기기엔 부족하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김영숙 후보 “교육청을 학교 지원기관으로” 김영숙 후보 사무실 입구에 자전거 한 대가 있었다. 학교를 마음놓고 즐겁게 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아 놓았다고 했다. 김 후보의 구호는 ‘영숙아, 학교가자’이다. 덕성여중 교장 시절 ‘사교육 없는 학교’를 만들어 유명해진 후보답게 그는 ‘공교육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 후보도 젊은 교사 시절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닌 적이 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고교에 근무하던 시절, 방과 후에 결석한 학생의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서 기어코 학생을 학교로 데려왔다가 돌려 보냈다. 그렇게 하자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학생이 사라졌다. 불가피하게 결석한 학생은 선생님이 넘어질세라 자전거가 오는 시골길을 미리 평평하게 닦아 놓기도 했다. 김 후보는 “학생들이 모두 같은 분야에서 1등을 하도록 입시 위주로 줄을 세울 게 아니라 진로와 적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를 “학교를 바꿔 성공해 본 경험이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덕성여중 교장 시절, 방과 후 학교를 통해 사교육비를 3분의 1로 줄이고, 교사와 학부모 만족도를 95% 이상으로 높인 경험을 소개했다. 김 후보는 “서울의 학군별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열악한 지역에 우수교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교육감이 교사를 임의 배정하는 권한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비리 척결 방안으로는 “교육감 취임과 동시에 청렴서약을 하고, 교육청 안에 청렴TF팀을 만들겠으며, 교육청 최초로 학부모 감사관제를 도입하겠다.”고 제시했다. 33년 동안 교육 현장에 몸담은 점이 강점이라면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김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누구보다 학생·학부모·교사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관료 조직과는 연과 빚이 없는 깨끗한 사람이 교육행정에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서울시교육청과 11개 지역교육청을 학교 교육활동 지원기관으로 바꾸겠다. 교육청에 교사·학생·학부모를 위한 지원센터를 만들겠다. 교육청 고위직 공무원 30%를 개방형 직위로 임용하겠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촌지를 포함해 비리와 연루된 교직원과 교육청 명단을 공개하고 자격을 박탈하겠다. 교원의 자질을 5년 주기로 점검해 재교육과 연수를 시키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모든 공약에서 선명한 대척점에 서 있는 곽노현 후보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곽노현 후보 “점수 경쟁 반대·국제中 재검토” 곽노현 후보는 초·중·고교 교직 경력이 전무하다.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인 그는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거쳐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을 지냈다. 이런 곽 후보가 교육감 선거에 나선데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부탁을 받고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런 인연으로 곽 후보는 지난 10일 경기도 김상곤 후보, 인천 이청연 후보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학생인권신장 정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곽 후보는 “공부 잘하는 20%를 뺀 나머지 학생들을 모두 포기하는 교육은 공교육이 아니다.”라면서 “학생들이 교과서에서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배우고, 몸으로는 인권 대신 폭력·통제·간섭·차별 등을 느끼며 ‘복지 없이 잇몸으로 사는 법’만 배운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꽃필 수 없다.”고 했다. 곽 후보는 ▲경제력과 학력 대물림을 끊는 희망교육 ▲학생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 ▲21세기에 맞는 혁신교육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획일적인 기준을 맞추기 위한 무한 점수경쟁이 극한까지 갔다.”면서 “특수목적고와 같은 특권 교육 정책과 수능성적 공개에 따른 학교 줄세우기가 점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교육은 창의성 교육이며, 수업방식을 혁신하고 일제고사식 평가가 아닌 과정 중심의 서술형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보 단일화 후보인 곽 후보는 현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음을 분명히 했다. 곽 후보는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의 확대를 금지하고, 자율고의 경우 입학기준을 낮추겠다. 초등학교 사교육을 유발시키는 국제중은 전면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25개 구별로 12개씩 서울형 혁신학교 300개를 신설하겠다. 학생의 적성과 필요에 따른 맞춤형 책임교육을 실시하고, 토론·협력형 수업을 확대해 과정 중심의 질적 평가를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현 정부의 경쟁만능교육, 특권교육 정책에 반대한다. 특목고·자율고·국제중 등 특권학교 확대 정책을 재검토하고, 일제고사·수능 성적 공개에 따른 줄세우기 정책을 없애겠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교육행정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겠다. 교육청 내에 공익제보센터를 설치하는 등 조직의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보수 단일화 후보인 이원희 후보와 정책적 경쟁이 필요하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권영준 후보 “공립형아카데미로 사교육 해결” “사교육이 없으면 김연아도, 박태환도 없다.” 사교육 거품을 뺄 묘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권영준 후보는 오히려 역공을 취했다. 국제경영학 전공 교수로,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소장을 지낸 그는 사교육을 타도 대상이 아니라 공교육의 또 다른 대안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권후보는 “사교육의 50%가 거품이다. 임대료와 가맹점 비용을 빼면 학부모 부담은 40%가 줄고, 교사 연봉은 10%가 오른다.”면서 “군포 국제교육센터(GGC)처럼 지자체와 교육청이 나서 공립형 아카데미를 만들고, 사회혁신 기업을 들여와 교육의 질을 높인다면 공교육의 질 저하와 사교육비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감 교육’ 주창자인 그는 “위대한 헬렌 켈러 뒤에는 40여년간 그를 지켜봐준 셜리번 선생님이 있었다.”면서 “정직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문제가 되는 교원 단체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일부 편향된 종북주의적 가치관을 가르치는 사람을 제외한다면,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전교조 교사들은 오히려 지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교수 외에 일선 교육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초중등 교육계에 오래 몸담은 사람만이 반드시 서울 교육의 수장이 될 필요는 없다.”면서 “경영 전문가로, NGO 출신 사회혁신 운동가로 교육 개혁의 신호탄을 이끌 수 있는 선구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자신의 교육 소신을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주문에 권 후보는 “250년 전, 한평생 일관된 신념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해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를 이뤄낸 윌버포스 같은 소신있는 교육개혁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우선 개혁 대상은 포괄적 의미의 교육에서 인터넷 음란물과 폭력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을 버려두는 게임산업진흥법을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사교육의 노예로 놀거리가 없어진 아이들이 포르노물을 탐닉해 혜진, 예슬이 사건을 일으키고, 또 다른 조승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교육비리 근절대책은 부패방지본부를 설치해 검찰청의 부장검사를 파견·임용하겠다. 검찰청 안의 깨끗하고 소명 있는 사람을 뽑아서 교장·교사 등 교직원 비리척결 임무를 맡기겠다. 또 ‘학교 신문고’ 제도를 운용, 비공개 비리제보 제도를 상설화하겠다. ●교육감 선거 라이벌은 공정택 반사 효과를 보는 곽노현 후보다. 글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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