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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6일부터 국산 만화영화 ‘하얀마음 백구’ 13부작 방영

    SBS는 6일부터 순수 국산애니메이션 ‘하얀 마음 백구’(금 오후5시50분)를 방송한다.지난해 각종 만화페스티벌에서 데모필름이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손오공에서 13부작으로 만든 ‘하얀 마음 백구’는 옛 주인을 찾아 천리길을 돌아온 진돗개 백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화다.주인공 동이와 솔이남매가 부모를 잃고 집안형편이 어려워져 백구를 투견장에 팔지만 백구는 온갖 고생 끝에 다시 남매의 품에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아름다운 한국의 자연에 서정적인 내용,어린이의 내면세계를 그렸고 강아지 백구의 내레이션이 등장하는 등 가족용으로 적합하다.‘아이 빌리브’(I believe)로 올해초 인기를 끈 가수 이수영이 주제가를불렀다. 전경하기자 lark3@
  • 방송사 6·25 50주년 특집 고민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각 방송사의 6·25 특집이 예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북한에 대해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새로운 시각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예년에 비해 특집 프로그램의 수가 크게 줄었다.이는 남북정상회담이성공을 거두면서 냉전의 유산인 한국전쟁을 종전처럼 다루기 어려워진 탓이다.아울러 6·25를 불과 10여일 앞두고 새로운 역사적 상황이 전개됨에 따라남북화해의 시각을 담은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게 시간적으로 힘들게 됐다. 드라마는 KBS의 ‘유리구슬’이 유일하다.그나마 6·25 전후에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7월3일과 4일(밤9시50분)로 날짜를 늦춰 방송된다.예년의 6·25 특집극이 6·25 전에 방송됐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유리구슬’은 한국전쟁당시 양민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풍우(정은표)가 베트남전에 참전, 양민학살을 하게 되고 나중에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생하면서 반전운동가가 돼 숨을 거둔다는 내용이다. 다큐멘터리 방송에도 비상이 걸렸다.KBS가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12부작 ‘다큐멘터리 한국전쟁’은 아직 방송시각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남북한의 분단을 세계 역학구도와 한반도 정치세력의 대결 등에서 풀어나간 1편 ‘분단’은 KBS1에서 25일부터 매일 방송하기로 두달 전부터 확정돼있었다.그러나 18일 방송하기로 예정됐던 KBS1 ‘일요스페셜-6·25 전사자들의 유골찾기’가 25일로 늦춰짐에 따라 방송연기가 논의되고 있다.18일 ‘일요스페셜’에서는 남북정상회담 기간동안 남과 북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서울-평양,2000.6.13-15’가 방송된다. MBC가 23일 방송할 ‘6·25 50주년 특집­한국전쟁’은 내용이 훨씬 늘어났다.프로그램 촬영은 방북단이 돌아온 15일 끝났지만 한국전쟁 참전국을 돌며6개월 정도 해외촬영을 한 부분은 현재 편집과정까지 끝나 손을 쓸 수 없는상태다. 대신 프로그램 말미에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의 3일간 일정을 담고내레이션을 현재 시점으로 바꾸는 등 대폭 수정할 예정이다.외국인 전문 케이블방송인 아리랑TV에서 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전쟁 참전국에도 배포돼 해당 국가에서도 방송될 예정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임권택감독의 ‘춘향뎐’ 내일 개봉

    ‘판소리의,판소리에 의한,판소리를 위한 영화’.임권택 감독의 97번째 작품 ‘춘향뎐’(태흥영화사 제작,29일 개봉)은 우리 민족 최고의 고전인 춘향전을 최고의 소리인 판소리에 녹여 영상으로 담아낸 순수 혈통의 영화다.춘향전은 1923년 하야카와(早川孤舟)란 일본인에 의해 처음 영화화된 이래 87년까지 13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그러나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춘향 영화는 임감독의 ‘춘향뎐’이 처음이다. 춘향의 이야기는 원래 소설에 앞서 판소리로 만들어졌다.그런 만큼 춘향 이야기는 소리에 실려 전달될 때 더 큰 감흥을 준다.‘춘향뎐’에는 상영시간2시간14분 내내 절절한 판소리 가락이 흐른다.4시간 35분쯤 걸리는 춘향전판소리 완창의 20%정도를 영화에 갖다 썼다.그런 점에서 드라마에 판소리가부분적으로 깔린 ‘서편제’와는 사뭇 다르다.‘춘향뎐’은 판소리와 영상이 한 몸을 이루는 일종의 ‘영화 판소리’다. 춘향가는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문학적·음악적으로 가장 예술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고전.영화는 소리꾼이 관객에게 춘향가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소리꾼 역은 국창인간문화재 조상현이 맡았다.조상현의 춘향가는 동편제인 김세종제의 것.서편제에 비해 굵고 웅장한 동편제 춘향가는 조선 철종때 김세종 명창의 제자 김찬업을 거쳐 정응민에 이어 조상현으로 전수된 것이다. 영화는 서울 정동극장의 판소리 공연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소리가락은 시공을 한순간에 뛰어넘어 관객을 조선조 숙종시대,남원 광한루로 안내한다.“기러기는 바다를 따르고,나비는 꽃을 따르고,게는 굴을 따른다”는 아리송한 말을 남기고 그네터를 떠나버리는 춘향(이효정).그 말이 자신을 직접 찾아오라는 뜻임을 눈치챈 몽룡(조승우)은 야밤을 틈타 춘향의 집을 찾는다.몽룡은 ‘여일월동심(與日月同心)’이란 불망기를 춘향의 치마폭에 써주고 백년가약을 맺는다.그러나 호사다마다.몽룡은 동부승지로 승진한 아버지를 따라한양으로 떠난다.남원땅에는 변학도(이정헌)가 후임 부사로 오고,그의 호색은 열녀 춘향을 옥중으로 내몬다.마침내 암행어사가 돼 남원에 다시 온 몽룡.변학도의 생일잔칫날 어사출또한 몽룡은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춘향과 재회한다. 이러한 춘향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이상 새롭지 않다.춘향이 변학도 앞에서문초당하는 ‘십장가’를 통해 잘 드러나는 열불이경(烈不二更)의 ‘수절 이데올로기’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시대착오적’이기까지 하다.그러나 ‘춘향뎐’에는 다분히 실험적인 데가 있다.감독은 판소리와 영화의 경계를 지운다.판소리가 영화의 각본,나아가 내레이션 구실까지 한다.배우들의 연기는소리의 리듬을 쫓고,화면은 소리를 따라 흐른다.‘소리로 보는’ 춘향가인셈이다. ‘춘향뎐’은 소리 못지않게 영상미에 있어서도 빠지지 않는다.오방색으로채색된 사계절의 넉넉한 풍광은 한국의 미 바로 그것이다.철저한 고증에 바탕을 둔 것도 ‘춘향뎐’의 미덕.춘향이 갇혔던 옥사를 원형으로 지은 것이나,춘향이 월매와 살고 있는 집을 기와집이 아니라 초가로 만든 것 등이 그한 예다. ‘춘향뎐’은 무엇보다 임감독 스스로 밝혔듯이 우리의 소리,즉 한국적 가락을 영상으로 옮겨 놓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영화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찾으려는 그의 끈질긴 작업은 이 시대 ‘영상 장인’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박헌수감독 ‘주노명 베이커리’

    권태로운 일상에 지친 커플.이들의 박제된 삶 속에 비집고 들어온 불륜의 사랑.박헌수감독의 영화 ‘주노명 베이커리’(15일 개봉)는 불륜을 고리로 삶의 활력을 되찾는 두 부부의 사랑이야기다.‘해피엔드’가 불륜의 끝이 죽음임을 보여주는 회색톤 영화라면,‘주노명 베이커리’는 불륜도 때론 삶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역설을 담은 코믹 영화다. 자신의 행복을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빵굽는 남자 주노명(최민수)은어느날 갑자기 한숨을 토해내는 아내 정희(황신혜)를 보고 당황한다.아내의우울은 빵집 고객인 3류소설가 무석(여균동)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 때문.이를 눈치챈 주노명은 무석의 아내 해숙(이미연)을 찾아가 남편에게 내린 ‘빵집금족령’을 풀어달라고 애원한다.업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이들 또한 사랑의 늪으로 빠져든다. ‘주노명 베이커리’는 상대의 배우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두 부부의 성적 모험을 그렸다는 점에서 스와핑(swapping·부부교환)을 소재로 한 영화처럼 보인다.그러나 자극적이고 유희적인 섹스코드로 접근해가는 기존의스와핑물과는 다르다. 성적인 일탈을 그리되 어디까지나 참사랑을 어떻게 지켜내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아량과 이해를 핵심어로 한 ‘주노명 베이커리’의 불륜 공식은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것과 같다”는 주노명의 내레이션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살다보면 언제라도 도둑처럼 찾아올 수 있는 것이 불륜이다.그래서인지 이영화는 불륜을 그리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나른한 삶에 창조적인 긴장을 불어넣어주는 통과의례 정도로 그린다.주인공 주노명은 아내가 외간남자와 만나는 것을 묵인한다.아내의 가슴에 고인 울기를 풀어주려고 외도를 도와주기까지 한다. 줄거리는 그렇다치고 주연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의 리얼리티를 크게 해친다.최민수의 바보스런 연기와 여균동의 어눌한 연기는 장난에 가까울 정도로 작위적이다.희극을 가장한 ‘사이비 희극’이다.‘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영화를 끝없는 넌센스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주노명 베이커리’는 삼부파이낸스 사태로 한때 제작중단 위기에 처했지만 시네마서비스가 판권을 넘겨받아 무난히 제작을 마쳤다. 김종면기자 jmkim@
  • SBS 자연다큐멘터리 2부작 ‘한국의 패류’

    ◎갯벌속의 생명 조개들의 삶/학회 보고되지 않은 ‘목포쌀알조개’ 촬영/전복과 북방대합간의 희귀한 짝짓기/멸종위기 ‘귀이빨 대칭’ 등 볼거리 많아 “갯벌에 나가면 막막합니다.” ‘자연 다큐의 거장’인 SBS 윤동혁 PD도 창사특집 ‘한국의 패류’를 찍을 땐 고전했다.‘버섯 그 천의 얼굴’‘자연 다큐멘터리­게’등의 걸작을 안방 스크린에 담아온 그도 조개 앞에서는 맥을 못춘 것이다.밑으로 파들어 가야 보이고 찾아내도 묵묵부답인데다,촬영하기에 적기인 썰물 때마다 무정한 비는 왜 그리 자주 오는지. ‘한국의 패류’는 이렇듯 답답함,악조건과 싸우면서 만든 작품이다.그러나 그 속엔 패류의 무한한 소우주가 들어 있다.7달동안 우리땅의 해안선을 모두 밟았고 20차례의 수중촬영에,달팽이와 다슬기를 찾아 지리산·한라산·오대산을 샅샅이 뒤졌다. 1부 ‘단단한 조가비가 열리고’에는 다양한 주인공이 나온다.학회에 기록되지 않아 ‘목포쌀알조개’라는 이름을 받은 것,돌 속에서 또는 나무 속에서만 사는 조개도 등장한다.그물로 조개를 잡는 광경,백사장을 팔딱팔딱 뛰어다니는 조개 등 볼거리가 그득하다. 특히 전복과 북방대합의 짝짓기는 인상적이다.수컷이 담배연기 흩뜨리듯 씨를 퍼뜨리는 과정과 이를 맞으러 가는 암컷의 알집 모습은 장관이다.이들이 바다를 떠돌다 만나 짝을 짓고 몇번의 탈바꿈을 거쳐 새끼조개가 되는 그 행로도 생명의 신비로움을 생각케 한다.서해안의 비단고둥이 물썰매를 타는 장면은 익살맞기조차 하다. 이에 견주어 2부 ‘사라지는 조개를 찾아서’는 좀 무겁다.‘환경’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산과 서울 도심을 누비고 다니다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귀이빨대칭이’와 사라져 가는 논우렁이가 새끼 낳는 장면을 잡을 수 있었다.중국에서 수입한 재첩에 밀려가는 섬진강 재첩의 ‘슬픈 운명’도 들어 있다. 애정과 의욕을 담아 윤PD가 직접 쓰고 구성한 내레이션도 감칠맛 난다.자칫 졸리기 쉬운 자연다큐물이 시청자의 눈을 계속 사로잡는다.따개비가 굴 새끼를 잡아먹는 장면은 “갓 구워낸 빵 맛”으로,전복 암컷의 알집 퍼뜨리기는 “함포사격”으로 설명한다.또나무조개는 “목조주택에 살고”,가리비는 “싸돌아 다니는”걸로 묘사되면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생조개구이 같은 먹거리 정도로만 인식하던 조개가 어느덧 산소를 운반하여 갯벌을 살아 쉼쉬게 하고 먹이사슬의 중요한 고리임이 밝혀진다.지난해 방송위원회 기획부문에서 대상을 받아 3,500만원의 제작지원비를 쓴 데 걸맞는 결실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원래 스케일이 작아서 포유류보다는 작은 것에 더 친밀감을 갖고,산에 놀러가도 꽃보다는 바위 밑 버섯 들에 더 애정과 신비로움을 느낀다”는 윤PD.하지만 이번 작품을 끝으로 당분간은 자연다큐와 거리를 둘 예정이다.“감성적이고 낭만이 앞서는 시각은 이제 접어야 할 때”라면서 “객관적이고 과학정신이 뛰어난 후배들이 그 역에 적격”이라는,상당히 겸허한 이유를 내세운다.그가 만든 마지막 자연다큐는 14일 밤 10시50분과,15일 밤 11시30분 1시간씩 방송한다.
  • 「내레이션 모델」 박소은씨(이색직업)

    ◎“외무만 믿고 도전하면 실패”/신제품 홍보 전문직업… 시장정보·화법 등 노하우 중요 『인사나 하고 홍보전단을 나눠주는 사람이 도우미는 아니예요』 「나레이션 모델」,「컴페니언 걸」 등으로 불리는 도우미.아직도 외모에 자신감을 가진 여대생 등이 「높은 보수,짧은 시간에 우아하게 할 만한」 아르바이트 정도로 여기는 직업이다. 도우미를 고유의 전문영역으로 뿌리내리려는 박소은씨(25·여)의 생각은 다르다.그녀는 도우미를 『공급과 수요를 연결시키는 매개요 전달자』라고 정의한다.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수요자의 기대에 부응해 생겨난 전문직업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다.박람회 등에서 첫선을 보인 신제품을 문외한에서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관객의 수준에 맞게 이해시키는데 도우미가 최적이라고 말한다.박씨는 『전문화되지 못한 도우미가 상품을 충분히 소화해 내지 못한채 주어진 원고 내용만을 설명하면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우물쭈물 하게돼 오히려 제품과 회사전체의 이미지가 손상을 입는다』며 전문 도우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또 관객의 주의를 끈 뒤 관심을 지속시키며 제품을 소비자에게 이해시키는데에는 외모만으론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박씨가 도우미로 된 건 대학 4학년이던 지난 94년.친구의 권유로 몇번 행사에 나간게 인연이 됐다.이후 적성에 맞다고 생각,졸업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165㎝에 못 미치는 키,한눈에 들어오는 서구적 마스크」가 아닌데다 경험마저 부족,큰 행사를 잇따라 놓쳐 속상해했다. 박씨는 이때부터 자신만의 특성을 살린 화법과 대인방법,제스처,언어구사,불평 처리방법 등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쌓아 나갔다.시시각각 변하는 분위기를 읽고 애드립 등으로 상황을 주도해 나가는 방법도 익혔다.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전자·영상관련 분야부터 뉴미디어·통신 등 각종 분야의 기사들을 스크랩을 해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었다.신제품이 나오면 매니어들의 예봉에 대처하기 위해 해외시장의 동향까지 일일이 파악했다. 1년여에 걸친 각고의 노력끝에 초일류급에게만 돌아가는 장·차관,대기업 회장 의전부터 이동통신개통식,초대형 모터쇼 등에서 MC 등으로 활약하는 성과를 올렸다.이젠 본인이 직접 원고를 작성하고 행사경험이 적은 기업에겐 조언도 할 만큼 기획에 대한 안목도 생겼다. 박씨는 『도우미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한다.
  • 영 디지털 인티그레이션사 출시 「하인드」

    ◎무적 헬기 「하인드」 몰며 지구촌 전장 종횡무진/대공화기 포연속 적기와 대결 “스릴 만점”/초보·숙련 2단계… 엄청난 물량 공격에 “재미 두배” 「아파치 롱보」게임으로 유명한 영국의 디지털 인티그레이션사가 만든 헬기 비행시뮬레이션 게임 「하인드」가 국내에서 출시됐다. 「하인드」는 서방세계가 두려움에 떨던 러시아의 공격강습 헬기 MI­24의 별칭. 영화 「람보」시리즈를 보면 서방의 헬기와는 전혀 딴판으로 생긴 중무장 헬리콥터가 실베스터 스탤론을 향해 엄청난 포화를 뿜어댄다.잠자리 눈처럼 생긴 조종석,거대하고 두툼한 동체,좌우 날개에 달린 기관포·미사일 등 무시무시한 중화기를 갖춘 이 헬기가 바로 「하인드」다. ▷게임의 시작◁ 「퀵 스타트」(Quick Start)와 「플라이트」(Flight) 모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숙련된 사용자는 「퀵 스타트」를 이용해서 바로 실제전장으로 뛰어들고,초보자는 「플라이트」로 들어가 다양한 임무를 부여받아 연습비행을 한다. 연습비행에서는 단순히 적을 공격하는 것뿐만 아니라편대작전·특공대투입·민간인대피 및 구출 등 특수임무를 받을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두가지 전장을 선택할 수 있다. ▷게임의 진행◁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는 미제 무기로 중무장한 회교게릴라 「무자헤딘」전사를 상대해야 한다.스팅거미사일 같은 대공화기가 무차별로 날아든다. 카자흐스탄 전장에서는 러시아제 무기를 갖춘 반란군과 싸우게 된다.공군무기도 뛰어나 적기의 출현에 주의해야 하는 등 어려운 편이다. 훌륭한 전과를 올리려면 저공에서 속도를 조절하며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공격헬기의 기본비행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엄폐물을 이용하는 것도 필수.게임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최저급이라도 조이스틱을 갖추는 것이 좋다. ▷게임의 특징◁ 미군의 아파치·코브라 헬기 등에서 보이는 세련된 첨단디지털계기판과 달리 러시아제 특유의 바다색 전면패널과 아날로그 계기판이 신선하다. 정교함으로 적을 제압하는 아파치 등과 달리 엄청난 물량의 화력을 쏟아부어 적진을 압도하는 「하늘의 전차」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렸다.메뉴화면에서 나오는 러시아풍의 장중한 음악이나 러시아식 발음·억양의 영어 내레이션,임무중 효과음도 생생함을 더해준다. (주)미원정보기술.도스,윈도 호환.램 16Mb이상 권장.(02)3408­0341∼3.
  • 성교육 민망하면 CD롬 이용을

    ◎하스미디어 「♂♀바로서기」 9월말 출시/삽화 100장 곁들여 성의 모든것 소개 여중 3년생이 학교에서 출산하고 초등학교 여학생이 한동네 14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등 성교육 강화가 절실히 요청되는 가운데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CD롬이 9월말 판매를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하스미디어(사장 김재철)가 선보일 CD롬 「♂♀바로서기」(가제) 는 대한가족계획협회와 YMCA의 상담자료,비디오·사진자료를 토대로 청소년들이 평소 궁금해하던 성문제에 자연스럽게 접근할수 있도록 제작됐다. 1백여장의 삽화와 게임식 흐름을 적용하여 청소년들의 간접체험 효과를 증대시킨 것이 특징. 내용은 성지식,성상담,성이야기,성용어사전,게임 등 모두 다섯 파트로 나누어졌다. 「성지식」은 타이틀의 핵심으로 DNA→수정→태아발달과정→탄생에 이르는 출산과정,사춘기에 나타나는 남녀의 신체변화,낙태,에이즈,동성애,자위행위,월경,피임법,성병 등 성에 대한 모든 상식이 동영상과 함께 「케이브맨」의 내레이션으로 소개된다. 「성상담」에서는 성충동,이성교제 등 YMCA에 접수된 70여개의 성상담사례를 질의응답식으로 구성해 청소년들이 고민을 해결할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성이야기」에서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성의 변천사를 이야기 형태로 진행하면서 에스키모인들의 성,유태교의 성풍속,인도의 지참금,중국의 전족등 세계 여러나라의 성풍속에 관한 특징을 소개한다.위인들의 성관련 에피소드와 피임,낙태,포경수술,생리대등의 유래 및 변천사를 담은 「작은 성 이야기」도 함께 실린다. 「성사전」에서는 성에 관한 단어들을 간략한 글이나 삽화로 표현하고 한글과 영문,주제별로 원하는 내용을 찾도록 제작됐다. 마지막 장 「게임」에서는 앞에서 다룬 성지식에 대한 2백문제의 퀴즈,성심리 상태와 신체발달 상황을 알려주는 심리테스트게임,에이즈바이러스 및 콘돔 등 성관련 캐릭터로 구성된 아케이드게임이 준비돼 있다. 값은 한개에 2만원 이하로 싼 편.출시에 앞서 오는 9월초 인터넷서비스도 제공된다. 회사측은 수익금 전액을 대한가족계획협회,YMCA와 기타 사회단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성상담 내용을 대한가족계획협회의 자료로 교체해 확충하고 성상식도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을 중심으로,성인들을 주 대상으로 한 문학적인 내용의 성이야기를 보충해 후속 CD타이틀도 곧 내놓는다.(02)598­7500〈김성수 기자〉
  • 진순신 「중국의 역사」 12권 한길사서 번역 출간

    ◎중국사 대하소설처럼 재미있게/시대순 정사에 독특한 평설양식 도입/몬헌고증·역사적 평가 소개후 현장답사 소감도 중국에 대한 관심이 최근 크게 높아졌지만 그 이해의 바탕이 되는 중국역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광대한 땅덩어리를 무대로 다양한 민족이 흥망성쇠를 거듭해 역사의 흐름을 꿰뚫기가 어렵기 때문이다.한마디로 중국사는 매우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복잡한 중국사를 쉽고 재미있게 정리한 진순신의 역사평설 「중국의 역사」가 번역돼 최근 12권 짜리로 나왔다(한길사 간).이 책은 신화시대인 삼황오제에서 현대 중국을 이룩한 모택동의 공산주의혁명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중국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서술했다. 중국사를 총정리한 역사책이 적지 않은데도 진순신의 「중국의 역사」가 유난히 돋보이는 까닭은 학술서만큼의 역사해석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소설처럼 재미있기 때문.이는 「역사평설」이라는 특이한 서술체제에서 비롯됐다.「역사평설」이란 픽션을 더하지 않고 역사를 사실대로 다루되,소설 같은 구성으로 극적 효과를 높이며,여기에 지은이 나름의 평가를 덧붙인 방식. 지은이는 한 사건을 설명하면서 먼저 도입부를 소설적인 내레이션으로 묘사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뒤 문헌고증을 통해 확실한 이해를 도운다.이어 갖가지 평가를 소개한 다음 자신이 비평을 더해 기존 역사해석을 보충한다.게다가 역사현장를 답사한 소감을 곁들여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역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같은 서술방식은 특히 5호16국시대와 같은 격변기에 더욱 효과를 낸다.5호16국시대(4세기초에서 5세기 중엽)는 한나라에 이어 중국을 통일한 진이 강남으로 쫓겨가자 화북지방에 다섯 이민족(호)이 번갈아가며 열여섯 국가를 세운 시기를 말한다.중국에 첫 이민족왕조가 등장한 이 시대는 7세기초 당나라에 이르러 중국이 세계최대의 영토와 최고의 문화를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 중국사에서 가장 복잡하게 얽힌 이 시대도 진순신의 붓끝에 그 체계가 명쾌하게 정리되고 있으며 시대성격도 분명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왕조중심의 정치적 변동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지은이는 각시대의 종교·문학·백성의 생활등에도 따로 지면을 많이 할애해 전체적인 역사상을 제시한다. 지은이 진순신은 일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작가.동양고전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살린 작품을 발표해 「직목상」등 숱한 상을 받았다.80년대 중반부터 「황하」(전6권),「이야기 중국사」(전15권),「십팔사략」(전3권)등 작품 10여종이 국내에 소개돼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 시각장애인도 영화감상 즐긴다

    ◎미 맹인화가,헤드폰 「시어터 비전」 개발/갖가지 장면 묘사… 귀로 듣고 명화 감상 시각장애자에게도 영화를 즐길 권리를 주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시각장애자」 여류화가 헬렌 해리스여사(59)가 시각장애자를 대상으로 한 영화보급운동에 발벗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리스여사는 퇴행성 안질환인 레티나이티스 피그멘토사(일종의 망막염)를 앓고 있어 법률적으로 시각장애자이다.시각장애자에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고안해낸게 「시어터 비전」.시각장애자를 위한 영화 「시청」용 전자장치인 시어터 비전은 대사에 나오지 않는 영화장면을 상세히 묘사해주는 별도녹음을 한 뒤 영화관내에 설치된 헤드폰을 통해 시각장애자들이 듣도록 함으로써 정상인들이 눈으로 보는 것 못지않게 사각장애자들도 감동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극장당 설치비가 5천∼6천달러(약 4백만원내외)정도 되는 이 장치를 설치하도록 극장주들에게 맹렬한 로비를 펼치는 한편 해당영화 출연 유명배우들에게 장면묘사 녹음을 섭외하고 있다. 해리스여사는 『시어터 비전을 이용해 영화를 보는 시각장애자들은 정상인과 같은 순간에 웃을 수 있고 눈에서 감동의 눈물이 나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내레이션은 속삭이는 것처럼 들려오기 때문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가 수년에 걸쳐 전국 방방곡곡을 달리는 환상적인 모습을 시각장애자들은 볼 수가 없다.단지 배경음악만 들을 뿐이다.조깅하는 사이에 그의 턱수염이 자라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그를 따라서 뛰는 모습도 볼 수가 없다.이런 장면을 내레이터가 설명하면서 영화의 흐름과 색깔을 제공한다. 「쉰들러 리스트」 「포레스트 검프」 「포카혼타스」 등 3편의 영화를 대상으로 시어터 비전을 실험했을 때 정상인들도 헤드폰을 벗었다가는 내레이션이 그리워서 다시 착용하기도 했다.8월에는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리틀 우먼」에 출연했던 준 앨리슨,재닛 레이와 마가렛 오브리언의 내레이션을 녹음했고 멜 깁슨의 「브레이브 하트」도 곧 녹음할 예정이다.유명한 스포츠캐스터인 빈 스컬리와 영화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감독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우선 이 장치가 너무 복잡하거나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점을 확신시켜줄 시어터 비전 시범극장을 로스앤젤레스에 확보하는게 급선무다.그 뒤에는 미국전역 주요 도시마다 최소한 한 극장에 시어터 비전을 설치하는게 그녀의 꿈이다.
  • 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영화탄생 100년/감동의 명화)

    ◎「모든 것은 신의 은총」 라스트신 압권/박진감 넘치는 소설기법을 영상화한 걸작 이 작품은 1936년에 소설로 발표된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대표작을 로베르 브레송 감독이 각색하고 연출한 영화다.그는 철저하고 엄격한 연출력으로 영화예술의 자유로운 표현기법을 보여줌으로써 프랑스가 낳은 세계 최고의 지성적인 감독으로 부각되었다. 영화는 앙브리쿠르의 본당신부가 쓴 일기장이 펼쳐지면서 내레이션으로 시작되어 펼쳐졌던 일기장이 덮이면서 끝이 난다.현대사회의 모든 악과 싸우다 젊은 나이에 위암으로 죽게되는 앙브리쿠르의 본당신부는 현대인의 마음을 파고드는 권태와 겉으로는 건전한 생활을 하는 듯한 교구 사람들속에 웅크리고 있는 방황,증오,교만,반항등의 악과 싸우게 된다.이러한 악은 더욱 파급돼 어린이들의 순진무구한 영혼까지도 타락시키며 결국 그들로 하여금 앙브리쿠르의 본당신부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한다.앙브리쿠르의 본당신부는 이 싸움을 하는데 있어 상관들의 비난과 백작가의 반발,소녀들의 깜찍스런 음모 같은 것들에 의해 곤경을 겪는다.그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는 것은 투박한듯 하면서도 사물에 대한 정확한 직관력을 가진 토르씨의 늙은 신부뿐이다. 이와 같은 곤경에 빠진 환경속에서도 앙브리쿠르 신부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 사랑을 잃고 신에 대한 증오심으로만 가득찬 백작부인의 희망과 사랑을 되찾고,신부를 골탕먹이려고 음모를 꾸민 소녀 세라피타가 어느 날 언덕위에 위암의 고통으로 탈진해 쓰러져 있는 신부를 구원해주게 되며,백작의 딸 상탈도 신의 은총을 받게 된다. 브레송은 원작자인 조르주 베르나노스가 구사한 방대한 구성과 박진감 넘치는 소설기법을 그의 까다로운 카메라 서술법으로 재구성했다.브레송은 앙브리쿠르 신부의 심리현상을 초현실적인 영상기법을 사용해 추상적으로 만들어서 그의 운명과 싸우는 인물들의 내적 시간의 흐름을 우리에게 직접 느끼게 해준다. 앙브리쿠르 신부의 핏기 없고 무표정한 얼굴의 큰 화면은 우리에게 죽음을 동시에 암시한다.백작아들의 죽음,백작부인의 죽음,델방드 의사의 자살,마지막에는 신부의 죽음이 있다.그리하여 이 무표정한 얼굴들과 신의 불투명한 존재는 브레송의 작품을 진정한 비극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 영화에서 격렬한 싸움을 벌였던 선과 악의 대결에서 선이 승리를 거두지만 거기에는 악의 본질적인 약점이 있다.증오로 표시되는 본질적인 악도 신의 사랑에까지 승화할 수 있는 순수한 인간의 사랑(파스칼적인)앞에서는 역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그러나 제아무리 강한 이 사랑의 힘도 「은총」으로 순화되기 전에는 절대적인 힘이 될 수 없을 것이다.죽어가는 마지막 순간에 앙브리쿠르 신부가 말한 『모든 것이 은총이다』라는 말은 나자신 내면의 소리로 다가온다.『모든 것이 신의 은총이다』
  • 이스탄불/처녀의 탑(아랍서 지중해까지:8)

    ◎바다위 돌탑… 안개에 싸여 “섬뜩”/아테네때 조망대로 건립… 콘스탄티누스대제의 딸이 뱀에 물려죽은 전설 간직 이스탄불의 서안에 있는 돌마바체궁전 앞에서 그 탑을 처음 보았을 때 마음이 이상하게 섬뜩했다.탑은 이스탄불의 동안인 위스퀴다르지역의 바다 한가운데 희뿌연 안개를 휘감고 솟아 있었다. 궁전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의 설명에 의하면 터키말로 「KizKulesi·처녀의 탑」으로 불리는 그 탑은 본래 아테네의 알키비아데스에 의해 살라케해안의 조망대로 세워졌으나 1857년이후 지금까지는 등대로 이용되어왔다고 한다.하지만 그 설명은 내 마음을 스친 섬뜩한 신비감과는 무관한 듯했다. 그뒤 탑은 두번다시 내 앞에 자태를 드러내지 않았다.마치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춘 듯. 우리가 탁심거리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이 도시에 와서 무기같은 것이 내 속에서 깨어나는 것을 느껴요.저것이 눈앞에 보이는 것인가 하고 보노라면,그 너머에서 또다른 환영이 어른거려요.시공의 음영속으로 마음이 휙휙 감기는 기분이랄까」 내 얘기는 일행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사실 내 얘기는 주변분위기와 아주 동떨어진 것이었다. ○1백40년간 등대로 터키의 젊은 남녀들은 튀김닭이나 감자칩을 씹으며 콜라컵에 꽂힌 스트로를 빨면서 미국팝송에 맞추어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창밖으로 붉은 색의 이층버스와 노란색의 택시들이 줄지어 지나다녔고,어느 빌딩의 외벽에 설치된 실물모양의 대형넥타이는 이제 이스탄불이 더이상 코란을 정신적 지주로 삼지 않는다는 전시같았다(물론 지금도 이슬람은 여러 민족의 피가 뒤섞인 터키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유일한 동질성이다). 케말 아타튀르크는 연합군으로부터 자주권을 챙취한 뒤 서구화에 박차를 가했다.그는 이슬람계파에게 재갈을 물린 반면 라틴알파벳의 표기를 의무화했고,여성들에게 피선거권을 부여했다. 케말이 사망한 지 56년이 지난 오늘 대부분의 터키국민들은 그가 회교정통파들에게 맞서 자본주의경제이념을 받아들임으로써 터키의 경제사정이 다소나마 나아졌다고 믿고 있었다. 「돈이 조금 더 많아지면 그만큼 생활이나아지는 것이다」 대낮에도 탁심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그러나 정작 상점안에는 주인들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엘레신호텔의 수납일을 보는 타신씨에 의하면 최근들어 이스탄불을 찾는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어 불경기라고 했다.쿠르드족의 폭탄테러로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뉴스 때문이다. 로터리에 옹기종기 모여 서 있는 젊은이중 한 사람에게 테이프가게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고 나서 양품점의 상호가 찍힌 카드를 내밀었다.필요하면 연락해달라고 사뭇 신사답게 돌아선 그가,일행들이 터키의 민속음악테이프를 고르는 꽤 긴 시간 상점앞에 서 있었다. 탁심거리를 메운 인파중에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시골청년이라고 한다.말쑥하게 차려입은 그들은 두리번거리며 관광객을 찾고 있었다.상점에 손님을 끌어다주고 받는 약간의 돈이 그들의 벌이였다. 이 거리에서 고도 이스탄불의 자취를 느끼게 하는 것은 협궤를 오가는 백년 나이의 전차뿐이었다. 그런데카데시로 불리는 전찻길주변으로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어느 샛길에서 「처녀의 탑」이 돌연 우리 앞에 나타났다. ○탁심가 인파 가득 저녁식사후 영화칼럼을 쓰는 L씨의 제의로 터키영화를 보기로 했다.영화관을 찾는 일은 마치 미로를 더듬는거나 다름없었다.길을 묻고 또 물어 골목 깊숙이 파묻혀 있는 영화관에 찾아가보기를 서너차례,그렇게 어렵게 찾아간 영화관에서는 「필라델피아」 「피아노」 「쉰들러 리스트」같은 미국영화 일색이었다.그중에 아무거나 한 편을 보아도 좋으련만 L씨는 한사코 터키영화여야 한다고 우겼다. 길도 꼬불꼬불,L씨의 막무가내의 고집까지도 가세해 선자리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깊숙한 미로 한복판… 언제부턴가 영화간판들,불이 환하게 밝혀진 텅빈 로비,행인들이 주고받는 이방의 언어,어둠속에서 느닷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고양이들이 실제이면서 환영처럼 느껴졌다. 이것은 생시가 아니라 꿈속 같다.나의 몽롱한 의식속으로 한 남자가 푸른 물길 저편에서 노란 노를 저어오고 있었다.그는 자주빛 소파에 앉은 채로 노를저어왔다.나는 그 괴상한 포스터 앞에서 한동안 발이 묶여 있었다.내 의식은 그가 노를 저어오는 푸른 물빛으로 물들었다. 블루,블루,여기는 어디일까.그로부터 얼마 뒤였다.우리가 여러번 지나친 골목 한가운데서 짙은 블루 색조의 영화포스터 하나가 불쑥 나타났다. 「Kiz Kulesiasi klari(처녀의 탑으로)」 농염한 키스신을 클로즈업시킨 그 영화의 제목이었다. 갈라타다리를 건너거나 해안을 지나칠 때마다 줄곧 찾아도 물속으로 가라앉아버린 듯 다시는 나타나지 않던 탑. 그럴 법했다.그것은 미로 깊숙한 데서 길을 잃어버릴 때만 나타나는 전설이었다. 콘스탄틴대제에게는 몹시 사랑하는 딸이 하나 있었다.왕은 그 딸이 뱀에게 물려 죽게 된다는 얘길 듣고 딸을 탑으로 피신시켰다.왕은 그 탑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므로 뱀이 접근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그러나 뭍에서 가져간 과일바구니 속에 숨어 있던 뱀이 물어 공주는 목숨을 잃었다. 오스만시대에 나무로 재건축된 이 탑은 화재로 타버린 뒤 아메드3세때 돌로 다시 복구되었다. 영화관안은 물이 가득 찬 수조를 연상시켰다.커튼도,의자도,바닥도 모두 청색이었다.아들의 부축을 받고 머리 흰 노인이 천천히,아주 천천히 푸른 통로 사이로 걸어왔다.관객은 열 사람 남짓했다. 청색커튼이 미끄러지듯 양쪽으로 갈라지며 하얀 스크린이 나타났다.바깥세계와 전혀 다른 시간이 열린 것이다.40대의 남자가 거룻배를 타고 등대로 가고 있다.바다에는 비바람이 불어 파도가 뱃전을 때린다.남자는 오래된 탑의 모형을 소중하게 들고 있다.사공이 남자를 등대에 내려주고 뭍으로 돌아간다.남자는 등대꼭대기에 있는 어느 방으로 들어간다.오래전부터 비어 있은 듯 그 방에 있는 모든 것 위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다.녹이 슨 철침대,침대옆 벽에 걸려 있는 등대지기의 제복·모자,침대아래 놓여 있는 신발·벽거울·책상과 걸상… 모든 것이 등대지기가 살아 있을 때 그대로다. 남자는 모형을 책상위에 내려놓고 서랍을 열어본다.오래전 날짜의 소인이 찍힌 엽서 한장과 일기장. 남자가 일기장을 펼치자 내레이션이 깔린다(터키말이므로 뜻을 알 수 없다.그러나짐작컨대 그의 딸에 관한 얘기인듯).남자는 일기장을 반쯤 읽다 말고 자기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본다.거울에 나타난 얼굴은 그가 아니라 오래전에 사망한 등대지기다.두려움에 사로잡힌 채로 남자는 등대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등대지기의 환영을 계속 뒤쫓는다.환영을 쫓는 사이 남자는 환생한 등대지기로 바뀐다. ○오스만때 재건축 그러자 그의 발길은 저절로 탑의 구석에 있는 하나의 방으로 이끌려간다.그 방의 문에는 녹슨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자물쇠를 부수고 남자는 안으로 들어간다.그 방엔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기미가 역력하다.푸른 시트가 덮여 있는 커다란 침대,촛농이 흐른 두개의 촛대,벽에 걸려 있는 커다란 그림.나신의 처녀가 횃불을 높이 쳐들고 어두운 바다를 비추고 있는데,나신의 남자가 등대를 향해 기를 쓰고 헤엄쳐가고 있다. 뭍에서는 등대지기의 딸이 어머니 몰래 집을 나와 거룻배를 타고 등대로 간다.그녀는 등대로 올라서자 횃불을 켜들고 바다를 비춘다.마치 남자가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이.남자는 바다를 헤엄쳐 등대에 이르러 그녀의 방으로 들어간다.처녀는 이전에 그래왔듯이 촛대에 불을 붙인다. 딸과 아버지의 정사. 등대지기의 제복을 입고 남자는 집(등대지기집)으로 돌아간다.그의 아내가 남편의 옷을 벗기고 목욕을 시키다가 분통을 터뜨린다.집을 나가서 그동안 무얼 하다가 이제서야 돌아오느냐고.아내는 분을 참지 못해 뜨거운 물 한바가지를 그의 국부에다 끼얹는다. 그후에도 두 사람은 등대에서 만나 정사를 계속한다.어느날 딸에게 생긴 남자 때문에 둘은 심하게 다투던중 촛불을 쓰러뜨려 방이 불에 탄다. 등대는 그후부터 어둠에 잠기고 다시는 불을 밝히지 않는 등대가 된다. 청색커튼이 열릴 때처럼 그렇게 천천히 일마즈 귀니감독의 이름 위로 닫혔다.
  • 최수철 작 「벽화그리는 남자」(이달의 소설)

    ◎삶과 영화의 대비통해 현실해부/영상시대의 발빠른 대응작품 평가 「벽화 그리는 남자」는 가장 전형적인 최수철적 소설이다.돌발적 사건에 대한 자세한 묘사,그것과 뒤엉킨 상념과 관념 덩어리들의 순간확대적 배열,공간적 삽화에 의한 서술방식,세상(또는 말)에 대한 강한 자의식 등이 최수철 소설의 형식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면 이러한 특징들은 「벽화」에서도 여전히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우리는 기왕에 10여년 간이나 이러한 방식으로 글을 써온 그의 인내력과 열정에 경외감을 품으면서도 이 작가가 일종의 자동기술의 소설기술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갖게 된다. 그는 이러한 위기를 느꼈음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섣불리 기능인이 되어가고 있음을 깨닫는다』고 작중인물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의 위기의식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작가의 위기감이 그의 초기 작품에서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세계에 대한 원천적인 비관적 세계관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한다.『얼음판 위에서 항상 쭉쭉 미끄러지는 두 발,원근법이무시된 풍경,쌓이면 벽이 되고 마는 사랑,허무감을 극복하기 위한 「무정부적」글쓰기…』라는 최수철의 세계에 대한 비관적 인식은 그의 초기 작품의 기조와 거의 동일하다.왜 그는 세계에 대해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것일까?「화두·기록·화석」을 감동으로 읽던 우리는 「벽화」속에 드러난 고정된 세계인식에 실망을 느끼게 된다.또 이런 식이로군! 하는 자조의 말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작중화자인 김인곤이 영화조감독으로 영화제작에 참여하게 되면서 만나게 되는 정영민 강수남 박중빈 그리고 과거의 끈에 의해 만나게 되는 서성대 최봉진 손태문에 대한 벽화그리기인 이 작품은 삶과 영화의 길항을 통하여 삶이란 내레이션이 없는 영화와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영화 속에 구멍을 파놓고 스태프들을 원격조종하는 강수남,영화를 편집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편집당하는 박중빈및 정영민이 그 한 쪽을 차지한다면,국민학교 이후 지능이 멈추어버린 서성대,의문의 죽음을 당한 손태문,여성과 남성에 대한 자의식에 시달리고 있는 최봉진,자전거로 작은 원을그리며 그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세탁소의 배달부 등은 그 반대편인 현실의 삶을 드러내 준다.내레이션 없는 이미지의 집적,그것이 현실 삶의 모습이라는 것이 이 글의 전언이다. 말에 대한 탐구가 영상에 대한 탐구로 변화했을 뿐 최수철의 글쓰기 방식은 견고하기만 하다.원초적인 의사소통의 추구를 위한 언어에 대한 강한 자의식이 「벽화」에서는 객관적 세계의 이미지화에 대한 탐구로 바뀌어 있다.80년대가 말의 성찬의 시대였고,90년대는 영상압도의 시대라는 작금의 시대인식에 대한 작가의 발빠른 대응일까? 「벽화」속의 주인공이 같은 종합예술인 연극을 두고 영화를 제작한다는 사실은 영상(이미지)이 가지는 환영성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이미지에는 경계가 없으므로 무한정 중첩될 수 있다.기술매체에 매개된 이미지에 종속되어 단지 이미지덩어리로 존재하는 인간들,이것이 최수철이 우리에게 비판적으로 보여주는 90년대 삶의 모습이다.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전적인 최수철식의 방법인 동물적 감각(에 매개된 이미지에 기대어)으로 살아가는 것이다.그는 예상대로 『세상이라는 동물의 급소가,또한 나 자신의 것이기도 한 그 급소가 휑뎅그레 펼쳐져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있다,그것이 바로 『그동안 내가 그려오던 벽화에 다름아니었다』고 중얼거리면서….
  • S­TV 다큐멘터리 「절과… 미얀마」를 보고(TV주평)

    ◎현지인의 정신세계 잘 포착 SBS­TV가 지난 일요일 아침 부처님오신날 특집으로 방송한 다큐멘터리 「절과 탑의나라 미얀마」는 사회주의국가 미얀마의 현지취재를 통한 첫 방송작품이란 점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킨 특집이었다. 이 특집은 흔히 「축구」와 「아웅산 폭발사건」으로 기억되는 미얀마의 외형적인 모습에 치중했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부처님오신날 특집에 걸맞게 물질적인 욕심에 휩쓸리지않고 소박한 정신세계를 지키며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생활모습을 잘 포착했다는데서 성공적이었다는 느낌이다. 현지 불교사원과 유적순례를 나레이션으로 엮어간 전체구성이 작품 분위기에 어울리게 간단한 흐름이었던 반면 내레이션이 지나치게 주관적인 감정에 빠져 지루한 면도 없지않았다. 높이 16m 길이 55m의 세계에서 가장 큰 와불(누워있는 부처상)「쉐알롱와불」과 7t의 황금,7천개의 루비·사파이어,73캐렛의 다이아몬드등 보석꽃밭으로 이루어진 미얀마대표적 불교성지인 「쉐다곤파고다」,그리고 부처님 머리카락을 보존하고 있다는 보타타웅파고다등의 모습도 보기 드문 광경이었고 특히 남녀 모두 9세가 되면 성년식을 치러야하는 불교의식도 이색적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불교에 대한 신앙 그 자체가 생활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전반적으로 잘 드러난데 반해 어렵게 살아가는 현지인들이 불상에 금박을 입히기 위해 쏟는 정성과 금박 다음으로 잘 팔린다는 복권과 부적등의 소개는 사회주의 국가의 모습과는 잘 어울리지않아 깊이와 폭을 지닌 다큐멘터리로서는 모자라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사회주의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정치·경제혼란이 결국 불교신앙에의 집착으로 이어졌다』는 내레이션만으로는 미얀마의 실상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지못해 모처럼만의 보기드문 타큐멘터리가 노력에 비해 잔잔한 눈요기쯤으로 타락한 분위기다.
  • 「북한 건국 40돌 행사」 찍은 파 영화 큰 충격파

    ◎「붉은 왕조 신격화」에 세계가 전율/배우는 「주석」·백만 군중은 “박수기계”/광신도 얼굴엔 웃음보다 고뇌가…/미 이어 일서 상영… “인간성 말살의 현장기록” 1시간26분짜리 한 짤막한 기록영화가 지금 미국·일본을 비롯한 자유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인류사적 관점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국가」란 무엇인가,「조직」,나아가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이 영화는 처절하게 묻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 필름의 스토리는 없다. 다만 열광하는 듯 보이는 1백만 대군중의 「퍼레이드」만이 있을 뿐이다. 퍼레이드의 진행과정을 통해 한 「위대한 독재자」의 사상과 행동,우상화의 실상을 소개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단 한 사람만을 빼놓고는 모두 박수치고 만세 부르는 기계로 전락된 것처럼 보인다. 대사도 해설자의 내레이션만 없다면 「만세」로 일관한다. 미국에 이어 10일 하오 1시30분과 3시 2차례에 걸쳐 도쿄(동경) 긴자(은좌) 도쿄가스 6층 홀에서 열린 한 영화의 시사회에 참석했던 5백여 명의 관람객들은모두 말문을 잊었다. 직접적인 코멘트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두 전율을 느낀다는 표정이었으며,지구상에 과연 이런 사회도 존재했었는가라는 자신의 무지에 회의하는 얼굴들이었다. 충격의 영화였다. 제목은 「퍼레이드」,「동구가 본 붉은 왕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감독은 폴란드 태생의 안제이 피디크(Andrzej Fidyk). 37세의 나이답지 않게 생의 근본문제에 관해 문답한다. 그것도 주관을 넣지 않고 사실만을 전달함으로써 인상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1988년 9월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건국 40주년 기념식전에 정식으로 초대된 폴란드 국영 보르텔사의 취재반에 의해 제작된 것이다. 영화는 9·9절 경축전야제 행사로부터 시작됐다. 수만의 군중이 남녀 짝을 지어 춤을 추고 있었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이며 여인들은 후줄근한 치마저고리에 샌들을 신고 있다. 표정은 모두 웃는 얼굴들이었다. 군중들의 표정은 식전의 메인 회장에 김일성 주석이 입장할 때 클로즈업됐다. 자신을 잊고 미친듯이 부르짖는 만세소리와 박수는 10여 분 간이나 계속됐다. 모두 광신도처럼 열광했다. 장면은 다시 평양비행장으로 바뀐다. 경축식에 참석차 내북한 외빈을 맞는 행사장면이 이어졌다. 『자,아프가니스탄반,아프가니스탄반…』하고 부르는 소리에 비행장 한 구석에 주저않아 기다리던 남녀 환영인사는 자기에게 배당된 환영 꽃송이를 찾아들고 일어섰다. 기다리기에 지쳤다는 듯 한 부인은 목을 자기 손으로 툭툭 두들기며 적당히 간격을 맞춰 비행기 앞에 도열했다. 영화장면은 새빨간 운동복과 모자 차림의 매스게임 대열이 뛰어나오는 스타디움과 일사불란한 카드섹션 장면으로 바뀌기도 하며 곳곳에 세워진 김일성 동상,성지가 된 김일성 생가도 비춘다. 금강산 암벽에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청년돌격대에 의해 새겨진 무수한 슬로건,외국 원수로부터 받은 선물을 진열해놓은 박물관도 나온다. 4쪽으로 된 문 한 짝이 4t의 구리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을 하며 안내양은 손잡이를 공손히 수건으로 싸서 쥐고 문을 연다. 진지한 표정으로 정교하게 소총을 분해·조립하는여학생들의 모습도 비추었다. 1백만을 넘는 대군중이 밤하늘 밑에 햇불을 켜들고 광장을 메우며 행진을 계속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났다. 이 영화에 대해 일본의 월간지 호세키(보석) 7월호는 『사회주의 최후의 비경을 파헤친 것이며 시공을 초월한 수수께끼국가의 실상을 잡은 것』이라고 평한다. 거대한 개선문,주체사상탑과 유치원·학교에서도 김일성 일가의 얼굴 사진과 생일까지를 기억해야 하는 김일성 부자의 신격화현상에 대해 폭소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고 주간신문(6월13일호)는 쓰고 있다. 『이 영화를 정치영화가 아니라 그런 체제를 만들어낸 인간의 악마성을 포착한 작품으로 보아주었으면 한다』는 것은 이 영화를 배급한 「퍼레이드 키네마」측의 의견이다. 이 기념식전이 펼쳐지고 영화가 제작되던 88년 9월은 전세계의 이목이 서울올림픽에 집중되어 있을 때였다. 북한이 이 식전을 1백만 군중을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펼친 것도 세계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 영화는 같은 공산권의 영화인에 의해 북한측의 의도대로 제작됐다.그러나 이 영화를 본 자유세계인들의 반응은 제작의도와 정반대였다. 광신도처럼 열광하는 듯 보이는 군중 하나하나의 얼굴을 클로즈업시켰을 때 그 얼굴은 웃음을 띠고 있었으나 인간적 고뇌의 표정이 역력했다. 맹목적인 추종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말살된 인간성만이 나타났다. 인간은 과연 얼마만큼 조직화될 수 있는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공허한 현대의 거대한 이벤트만이 극명하게 묘사되었다. 1백만 대군중이 정권의 도구로서 햇불을 들고 정처없이 흘러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감독과 관중은 번민했다. 유럽에서는 잇따라 무너지고 있는 사회주의의 벽을 계속 높이 쌓아올리고 있는 「빛나는 주체사상」이란 과연 무엇인가. 외채에 허덕이면서도 「항상 인민을 행복으로 이끄는 위대한 태양」은 과연 누구인가. 어쨌든 이 영화로 안제이 피디크 감독은 89년 한햇동안 라이프치히 국제영화제 그랑프리를 비롯,만하임 국제영화제 금상,국제 TV·라디오 콩쿠르의 이탈리아상 등을 수상하는 세계적 감독으로 클로즈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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