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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NH회 사건’ 억울한 옥살이 피해자들 43년 만에 무죄

    ‘고려대 NH회 사건’ 억울한 옥살이 피해자들 43년 만에 무죄

    1972년 10월 유신 체제 이후의 첫 대학 관련 공안사건이었던 ‘고려대 NH회 사건’에 연루돼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인사들이 43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함상근(67)·최기영(64)씨 등의 재심에서 27일 무죄를 선고했다. ‘고려대 NH회 사건’은 1973년 6월 21일 한 일간지에 ‘고려대 침투 간첩단 사건’으로 대서특필된 유신 이후 첫 대학 공안사건이다. 당시 고려대에 재학 중이던 함씨, 최씨를 포함한 학생들이 1973년 4월∼5월 사이에 임의동행 형식으로 서울시경 대공분실과 중앙정보부로 강제 연행됐다. ‘NH회’라는 이름의 지하 조직을 중심으로 노동자·농민 세력을 흡수해 반정부 세력을 확대·강화시켰다가 유사시 민중봉기를 일으켜 정부를 타도하고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꾀했다는 것이 연행된 이유였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북괴의 지령을 받고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이 된 김낙중의 조종으로 고려대 안에 ‘NH회’라는 지하 조직이 조직됐고, 이 NH회가 반정부 기운을 조성할 목적으로 ‘민우(民友)’라는 지하신문을 만들었다. 함씨 등은 1심에서 집행유예에서부터 징역 5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은 1974년 6월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그로부터 39년이 지난 2013년 12월 함씨 등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지난 2월 최종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함씨 등은 이 사건이 서울시경 대공분실과 중앙정보부가 조작한 사건이며, 수사 과정에서 불법체포·감금 및 폭행·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함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이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된 조작 사건이란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함씨 등은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변호인 접견도 금지된 채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에서 자백 진술을 했다”면서 “이런 진술이 기재된 피의자 신문조서 등은 위법 수집 증거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들도 공소 사실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면서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함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억울한 옥살이를 한 함씨 등에게 국가를 대신해 사죄의 뜻도 전했다. 재판부는 “권위주의 통치 시대에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며 토론하고 질곡의 역사를 개선해 보려던 젊은 지성인들이었던 함씨 등이 위법·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심대한 고통을 입고, 지금껏 그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면서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해 진정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대법 주심 오는 20일쯤 지정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대법 주심 오는 20일쯤 지정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의 정치적 명운이 달린 ’성완종 리스트‘ 사건 상고심을 맡을 주심(主審) 대법관이 조만간 지정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서류 송달 등을 고려해 이달 20일쯤 홍준표 후보의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와 주심을 무작위 전자배당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선 후보자 등록 기간인 이달 15∼16일을 넘긴 시점이다.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심리가 개시되면 홍준표 후보의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은 가열될 전망이다. 홍 후보는 2011년 당시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완종(사망)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1심은 홍 후보에게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금품 전달자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이 금품 전달자의 증언 신빙성을 치밀하게 재검토할 예정이며, 결과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특히 만약 당선될 경우 당선 이후엔 진행 중이던 재판이 정지된다는 홍 후보의 말도 전례가 없는 만큼 논란이 분분한 상태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이 내란·외환 혐의가 아닌 한 재직 중 형사 소추를 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지만 이미 기소된 사건의 재판 진행에 대한 규정은 없다. 학계에선 대통령의 형사상 특권을 규정한 취지에 비춰볼 때 형사재판도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과 취임 전 범죄 혐의는 그대로 심리해야 한다는 견해가 맞선다. 만약 대통령에 당선된 뒤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홍 후보는 정치자금법 제57조에 따라 직을 상실한다. 이 법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사람은 일정 기간 공직을 맡을 수 없고, 이미 취임·임용된 경우엔 퇴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일각에선 대법원이 상고심 심리를 대선 전까지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2015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홍 지사와 같이 불구속으로 합의부 재판을 받은 피고인의 상고심 처리 기간은 평균 167.2일이었다. 홍 지사의 상고심 접수 일자가 지난달 3일인만큼 산술적으로 올해 8월 중순 결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변협, 탄핵심판 ‘막말 변론’ 김평우 변호사 징계 조사 착수

    변협, 탄핵심판 ‘막말 변론’ 김평우 변호사 징계 조사 착수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심리 과정에서 수차례 ‘막말 변론’으로 논란을 빚은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에게 징계 사유가 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변협은 13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16명 찬성, 6명 반대로 김 변호사를 조사위원회(조사위)에 넘기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변협의 ‘변호사 징계규칙’에 따르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가 징계 사유에 포함돼 있다. 변협이 회원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려면 먼저 조사위를 열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조사 결과는 회장에게 통보되며, 이후 상임이사회에서 징계 청구 여부를 검토한다. 징계가 청구되면 징계위원회가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대리인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김 변호사는 지난달 헌재에서의 변론 과정에서 “(국회가) 무슨 영문인지 ‘섞어찌개’ 범죄를 만들어 (박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랄지 “국회의원들이 야쿠자(일본 조직폭력배)입니까”라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지난달 20일 열린 변론에서는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변론 종결 선언 후에도 추가 변론을 하겠다면서 ‘고성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 또 “이 사건(대통령 탄핵심판)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사건이다. (재판관) 9명 전원 이름으로 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내란 상태로 들어간다”랄지, 약한 여자(박 전 대통령을 가리킴) 하나 편드는 게 아니라 똑똑하고 강한 변호사들(국회 소추위원단 대리인단을 가리킴)에게 힘을 보태주는 것은 법관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믿는다”, “강일원 재판관은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변인인가”라는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관련기사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김 변호사는 또 박 전 대통령의 파면 다음 날인 지난 11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집회에 참석해 “박근혜를 파면한 건 이번에 보니까 국회가 아니라 헌재”라면서 “국회에서 제일 강조한 게 세월호 사건과 뇌물 사건이었는데, 판결문에 이는 다 무죄고 국회에서 경범죄라고 한 걸 헌재는 중대한 범죄라고 했다. 그러니 국회가 탄핵한 게 아니라 헌재가 탄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헌재는 헌법규정 독립 재판소가 아니라 국회 법사위의 출장소”라고 폄하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피의자’ 박 前대통령 본격 수사…검찰, 금주 소환통보

    ‘피의자’ 박 前대통령 본격 수사…검찰, 금주 소환통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자연인 신분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이었지만 직접 수사는 받지 않았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소환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수남 검찰총장도 수사 시기와 방식을 놓고 검찰 수뇌부와 법조 원로 등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청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3월 말∼4월 초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와 기소까지 마무리하는 방침을 세운다면 이르면 이번 주 소환 통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바통’을 이어받은 ‘2기’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전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수사의 핵심으로 본다. 기존 검찰 특수본이 파악한 8가지 혐의에 특검팀이 추가 확인한 혐의까지 합하면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13가지에 이른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그동안 검찰과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의 직접 조사를 추진해왔다. 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수사팀이 청와대 경내 등을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대면조사를 추진했으나 청와대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주말 동안 막바지 수사기록 검토에 매진한 검찰은 조만간 수사 계획을 세우고 소환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정당한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하며 ‘버티기’에 돌입할 경우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95년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혐의 등으로 소환을 통보했지만,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 앞에서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골목 성명’을 발표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버렸다. 이에 검찰은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전 전 대통령을 구속한 뒤 그가 수감된 안양교도소에서 출장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의 상황이나 주변 분위기를 당시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이 적절한 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소추 특권’ 사라진 박근혜 출국금지되나…검찰 수사 시험대

    ‘불소추 특권’ 사라진 박근혜 출국금지되나…검찰 수사 시험대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다. 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이 되면서 헌법에 보장된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불소추 특권이 사라졌다. 헌법은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출을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제 형사소추가 가능해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적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놓고 신중하게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출국금지 조치는 피의자에 대한 원활한 수사 진행을 위해 조사 대상자가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이동의 자유를 일시적으로 제약하는 제도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고,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박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출국금지 조치는 수사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법무부 출입국 당국에 요청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별도로 법원의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미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혐의 등의 피의자로 입건된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자연인’이 됨에 따라 통상의 피의자들과 같은 출국금지 조치를 함으로써 필요할 때 원활한 조사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으로 오는 5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검찰이 선거 정국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면 출국금지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는 “검찰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통해 대선 전 조기 수사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온다”고 보도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검찰은 주말까지 특검팀이 넘긴 10만쪽 가량의 수사 기록 검토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주 초반부터 박 전 대통령을 향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정농단 증거 있나”… “8인 선고시 서울은 온통 피와 눈물”

    “국정농단 증거 있나”… “8인 선고시 서울은 온통 피와 눈물”

    석 달간 이어진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20차례의 재판 동안 25명의 증인을 신문하며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이 중 화제를 낳은 이색 언급이나 돌출 발언 등을 시간순으로 되짚어 본다.●대공지정(大公至正) 각오로 심판 박한철 전임 헌재소장이 1월 3일 첫 변론기일을 열고 심판을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며 밝힌 각오다. 중국 건륭제가 남긴 ‘대공지정’은 ‘아주 공평하고 지극히 바르다’는 뜻이다. ●“소크라테스 사형선고 받고 예수도 십자가 져” 박 전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가 1월 5일 2차 변론기일에서 남긴 ‘명언’이다. 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처지를 이들 성인에 빗대 국회의 탄핵소추가 잘못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제가 직접 참여했다는 증거 대라” 1월 16일 5차 변론기일에 나온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정부예산 농단’ 의혹을 묻는 국회 측 대리인에게 되레 ‘증거를 대라’며 화를 냈다. 최씨는 재판 내내 “그걸 내게 왜 묻느냐”,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등 ‘당당한’ 태도를 이어 갔다. ●“대통령도 차명폰이 있다” 1월 19일 7차 변론기일에 나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국회 측 대리인의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다 박 전 대통령의 차명폰 사용 사실을 털어놨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최씨와 차명폰으로 수백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악마의 발톱이 살아났다” 1월 25일 9차 변론기일이 끝난 뒤 소추위원단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원 사퇴’ 으름장을 놓은 박 전 대통령 측을 강하게 비판하며 쓴 표현이다. ●“재단이 좋은 취지라면 왜 증거인멸했나” 2월 9일 12차 변론기일에서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에 “이상하지 않으냐”며 약 15분간 송곳 질문을 퍼부었다.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거를 없애려다 구속된 점을 꼬집는 장면은 온라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대통령은 윗분이고 국민은 하찮냐” 같은 날 증인으로 나온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박 전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와 언쟁을 벌였다. 서 변호사가 노 부장에게 “무례하다”고 고함을 치자 노 부장은 이같이 응수했다. ●“당뇨가 있어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김평우 변호사는 2월 20일 15차 변론기일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변론을 마치려고 하자 변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내용을 묻자 당뇨를 이유로 “음식 먹을 시간을 달라”고 하고 “오늘 변론을 하겠다”며 고성을 질렀다. ●“강일원은 국회 수석대리인” 김평우 변호사는 2월 22일 16차 변론기일에서 강 재판관을 불공정하다고 비판하고, ‘내란’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해 눈총을 샀다. 강 재판관은 “어르신은 헌법재판을 많이 안 해 보셔서 착오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석구 또 망언 “촛불 세력에 날개 달아주면 대한민국 망한다”

    서석구 또 망언 “촛불 세력에 날개 달아주면 대한민국 망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속한 서석구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선고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서 변호사는 1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청사를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판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서 변호사는 갑자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헌재의 이날 선고를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2015년 1월 내란 음모·내란 선동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서 변호사는 “지금 이거는요. 결국 이석기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이 촛불 세력의 날개를 달아주게 되면 대한민국이 망합니다”라면서 “박 대통령이 구속이 되고, 그 대신에 이석기 사면을 주장하는 세력을, 이 세력들이 나오면 결국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촛불집회에 날개를 달아주게 되고, 그것이 민심처럼 포장돼서 나갈 때 대한민국의 운명은 참답합니다”라고 계속 엉뚱한 발언을 했다. 서 변호사는 이날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대한 대리인단의 재심 청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한 뒤 “그건 나중에 (검토하겠다)”라고 짧게 말했다. 하지만 대리인단의 이동흡 변호사는 선고 전 “어떤 결과가 나오든 승복하겠다”고 짤막하게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탄핵심판 선고 D-1…헌재 앞 찬반단체 집회·행진…중재집회도

    탄핵심판 선고 D-1…헌재 앞 찬반단체 집회·행진…중재집회도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9일 찬반단체 인용·각하 촉구 집회가 이어졌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헌재 방향으로 행진하며 탄핵 인용을 촉구한 뒤 정리집회를 하고 오후 9시10분쯤 해산했다. 이들은 ‘박근혜 구속’, ‘헌재는 탄핵’ 등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헌재를 압박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김도희 변호사는 “우리는 단 하나 결과만을 기대하고 있다. 헌재에 경고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민주주의와 정의를 수호하라고 만든 헌재가 민심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고 탄핵 인용을 요구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8대 0 만장일치 탄핵 인용선고를 확신한다”며 “헌재가 역사와 1500만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역행·퇴행 결정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인용되면 선고일 저녁과 그 이튿날인 11일 탄핵을 환영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박근혜완전탄핵 비상농성단’도 탄핵 선고를 24시간 남긴 이날 오전 11시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단 1% 기각 가능성도 용납할 수 없다”며 “헌재는 헌법을 위반한 중대 범죄자 박근혜 탄핵을 결코 기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재 인근에서 1인시위를 지속했다. 헌재 정문 앞과 광화문광장,종로경찰서 인근 등에서는 종일 탄핵 인용을 요구하는 1인 시위와 퍼포먼스, 참배 등이 이어졌다.탄핵 찬성단체는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하면 ‘파국’이라고 규정하고 저항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혹시라도 기각되면 우리는 헌재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하면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결의했고 농민·대학생과 촛불 시민들도 모두 거리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재 인근 지하철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전날에 이어 노숙 농성을 한 탄핵 반대단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종일 ‘태극기 집회’를 했다. 오전에는 수십명이 모여 재판관 출근 시간에 맞춰 ‘탄핵 각하’ 구호를 외치는 수준이었지만,오후로 접어들자 안국역 4·5번 출구에서 서울경운학교 정문까지 삼일대로 일대를 메울 정도로 인원이 불었다. 이들은 각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군가 등을 따라부르며 헌재가 탄핵을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내일 잘 될 것 같다.헌재가 각하나 기각만 하면 다 용서된다”며 “아마 그러려고 그렇게 (선고를) 서두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헌재 선고를 예상했다. 김 의원은 “탄핵안이 각하하거나 기각되면 책임은 전적으로 국회에 있다고 본다. 제가 백수가 돼도 좋다”며 ‘국회 해산’ 구호를 다섯 차례 외쳤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탄핵 인용 시 ‘국민저항권’을 발동하겠다며 “다른 판단을 하는 헌법재판관이 있으면 우리는 그를 위헌적 국가반역자, 민족반역자, 역사적 반역자, 국가 내란을 주동한 자로 규정하고 그에게 국가적·국민적·역사적 심판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찬반집회 참가자 일부는 이날 헌재 인근에서 밤샘·노숙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경찰은 병력 120개 중대와 경찰버스 360대를 동원해 헌재 정문 앞과 맞은편, 안국역사거리 등에 차벽을 세우는 등 헌재 주변 경비를 강화하고 사거리 남북간 이동을 막았다.헌재 정문 인근 1인 시위자 간 거리를 20m로 넓혀 충돌 등에 대비했다. 한편, 배달겨레전국연대연합 등 일부 단체는 헌재가 어떤 선고를 내리더라도 승복해야 한다며 선고일 다음 날인 11일 촛불집회가 예정된 광화문광장과 태극기 집회를 하는 덕수궁 대한문 사이 중간지대에서 중재 집회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10일 탄핵 선고 확정, 화해와 통합 생각할 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결정됐다. 헌재는 어제 재판관 전원이 참석하는 평의를 열어 박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10일에 내리기로 하고, 이번 선고가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선고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하기로 했다. 우리 국민은 지난해 12월 9일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래 찬탄(贊彈)·반탄(反彈) 진영으로 갈려 국가 미래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극심한 혼란과 분열상을 보여 왔다. 이제 내일이면 탄핵 인용이든 기각·각하든 결론이 나겠지만 선고 이후 후유증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법치와 성숙된 민주의식만이 우려되는 ‘2차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석 달 동안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 세력이나 반대하는 태극기 세력 모두 주말이나 3·1절 집회 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칠 만큼 충분히 펼쳤으며 국내는 물론 지구촌에도 알릴 만큼 알렸다. 탄핵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양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선고 직전 헌재와 헌법재판관을 상대로 자행되고 있는 비이성적·폭력적인 압박과 협박은 법치를 부정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질식시키는 반민주적 폭거나 다름없다. 물론 인용 가부에 따라 느끼는 상실감과 분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탄핵 소추 이후 광장을 메웠던 촛불과 태극기 집회가 증명하고도 남는다. 탄핵 찬반 양 진영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헌재의 선고를 주시하는 모습으로 봤을 때 선고 이후 엄청난 갈등과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고가 어떻게 내려지든 헌재의 결정은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 그것이 법치요, 민주주의이며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다. 헌재 또한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속한 선고 못지않게 공정하고 철저하게 심리를 해 왔다. 더이상의 대립과 갈등, 충돌은 파국을 부를 뿐이다. 내란이니, 혁명이니, 아스팔트가 피와 눈물로 덮인다느니…. 듣기만 해도 소름 돋는 대한민국을 원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이제 사회지도층이 나설 때가 됐다. 대한민국이 파국의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앞날을 걱정하는 것 말고는 눈치 볼 게 뭐가 있겠는가. 대선 주자들과 정치권 또한 승복 선언으로 승복문화를 이끌어야 한다. 개인과 정파, 정당의 유불리를 따질 일이 아니다.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힘이 된 종교계도 분열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결과에 관계없이 국가와 국민의 불행이다. 이번 사태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염원한다.
  • 헌재, 10일 11시 탄핵심판 선고…인용 또는 기각시 박 대통령 운명은?

    헌재, 10일 11시 탄핵심판 선고…인용 또는 기각시 박 대통령 운명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오는 10일 11시에 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가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이나 각하 결정할 경우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가 끝나고 즉시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인용해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의 선고 효력에 대해 별도로 규정을 두지 않고 있지만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해당 법령의 효력이 곧바로 정지되도록 규정해 탄핵심판 선고도 즉시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본다. 특히 파면 결정과 관련해서는 즉시 효력이 생긴다는 데 이의가 없다. 탄핵소추가 되면 대통령은 즉시 직무정지 상태가 되는데, 인용 결정 후 곧바로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일단 직무에 복귀한 후 다시 파면되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다. 파면 결정이 나면 박 대통령은 향후 5년간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 제도 취지상 사면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또 탄핵을 당하면 현직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내란·외환죄 제외)이 사라져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나도 마찬가지로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대통령이 곧바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탄핵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받은 후 즉시 직무에 복귀했다. 탄핵심판은 일반 형사재판이나 민사재판처럼 3심제가 아니라 단심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선고와 함께 결정이 확정된다. ‘동일한 사안으로는 다시 심판을 받을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된다. 다만 ‘헌재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항을 판단하지 않았을 때’는 재심이 허용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가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 결정이 있는 날부터 5년 이내에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또 불복 내비친 ‘두 광장’

    또 불복 내비친 ‘두 광장’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눈앞에 둔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기각을 요구하는 태극기집회가 각각 열렸다. 연단에서는 막말과 함께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 움직임이 여전했고, 서로를 비난하며 찬반을 외치면서 분위기도 격앙됐다. 양측은 헌재의 선고일에 다시 모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오후 2시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6차 태극기집회를 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자체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기각’이 아닌 ‘각하’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일에 이어 이날도 5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집회에는 서석구·김평우 변호사 등 대통령 측 대리인과 자유한국당 조원진·김진태·윤상현·박대출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변호사는 “탄핵 소추장은 재판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종잇장에 불과하니 즉시 찢어서 버려야 한다”며 헌재 판결에 불복할 뜻을 내비쳤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탄핵이 인용된다면 순국선열이 태극기에 피를 뿌리며 죽었던 그날처럼 여러분이 주체 세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가한 문모(68)씨는 “헌재가 당연히 기각이나 각하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법과 원칙의 판단(탄핵 인용이라면)이 나오면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모(72)씨는 “특검과 언론이 잘못된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고 있다. 헌재는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탄핵 인용과 파면 결정이 헌재의 역사적 소명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충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탄핵이 가까워지니 부패하고 낡은 세력이 내란을 운운하고 테러를 조장하는 등 극단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신영훈(39)씨는 “탄핵이 인용돼 다 같이 광장에 다시 나올 것이라 믿는다”며 “이렇게 무능력하고 나라를 분열시키는 참 나쁜 대통령은 당연히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모(45·여)씨는 “탄핵이 인용되면 사회 혼란이 온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금까지 보여 준 것처럼 시민들은 충분히 성숙하다”며 “우리의 생각을 민주적으로 표출하고 대선도 안정적으로 치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95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탄핵 찬반 단체들은 탄핵심판 선고일이 정해지면 선고 전날과 당일에 헌재를 향한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선고 당일에는 헌재 앞에서 양측 모두 집회를 열 예정이고 퇴진행동은 선고 전날과 당일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연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승복하자고 호소해야

    찢기고 갈라진 국론 직시하고 헌재 판단 존중토록 당부 필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이제 열흘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지금 상황으로는 둘로 갈라진 여론이 쉽게 합쳐질 것 같지는 않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5일 “최순실의 의견을 듣고 연설문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사과한 이래 두 차례 더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검찰과 특검의 대면 조사도 거부한 데다 헌재의 최종 변론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청와대 압수수색도 막았다. 지난달 27일 최종 변론에서는 변호인단이 대신 읽은 의견서를 통해 속내를 드러냈다. 미르·K스포츠재단, 최씨의 인사 개입 등으로 인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억울하다”, “모른다”며 국정 농단 자체를 부인했다. 이런 것들로 볼 때 박 대통령의 심정은 알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어쨌든 현재의 탄핵과 국론 분열 상황은 박 대통령이 촉발한 것이다. 자신이 아무리 억울하더라도 국가의 앞날을 먼저 생각해 쪼개진 여론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게 국가 지도자로서의 도리다. 도리어 지지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편지를 보내 분열을 조장하는 듯한 행동은 대의가 아니다. 광화문 집회 현장에 나가서 국론 분열이 어떤 상황인지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물론 박 대통령도 TV를 통해 작금의 사태를 봤을 것이다. 탄핵 기각,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 “탄핵당하면 내란 상태로 들어갈 것”이라는 등의 섬뜩한 협박과 선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관들마저 위협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일부 의원들은 탄핵을 찬성하는 쪽을 “친북 좌파”, “종북 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박 대통령은 늘 법치를 강조해 왔다. 법치주의란 법의 심판에 복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통령 자신이 임명장을 수여한 재판관들의 심판마저 부정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이다. 수사나 재판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피의자나 피청구인에게 보장된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헌재의 심판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자기모순에 빠지고 만다. 박 대통령은 설혹 자신이 헌재의 심판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억울한 심정이더라도 지지자들에게 결과에 승복하자고 호소하고 설득해야 한다. 승복과 무죄 주장은 다른 문제다. 박 대통령의 한마디는 ‘태극기’ 쪽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촛불’ 쪽 지지자들이나 정치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겉으로는 승복을 외치면서 사실은 군중을 선동하는 여야 정치인들도 동조할 것이다. 헌재의 심판 결과와 관계없이 그래도 국민 앞에 마지막 희망을 보여 준 대통령으로 기억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잘되는 세상을 소망한’ 대통령으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
  • [열린세상] 분열의 끝에서 본 대한민국의 미래/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분열의 끝에서 본 대한민국의 미래/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올해로 아흔여덟 번째 맞은 3·1절에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은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탄핵 기각에 동참한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란다. 일본에 빼앗겼던 나라를 순국선열의 피로써 되찾아 비로소 태극기를 다시 세상에 펄럭이게 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그 태극기를 들까 말까 우물쭈물한다니…. 부끄럽고 죄송스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대대로 물려받은 이 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져 두 쪽이 된 것도 모자라 탄핵으로 또 둘로 나뉘어 세 쪽이 돼 간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조차 흥분한 국민을 달래기는커녕 내란이니 혁명이니 하면서 오히려 분열을 부추기고 헌법재판소를 위협한다. 남들 눈이 있으니 마지못해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고 하지만 글쎄, 정작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결정이 나와도 과연 그럴까. 그런데도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아무 잘못이 없단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400억원이 넘는 돈을 빼앗긴(?) 기업들이 있는데도 자발적으로 낸 것이고, 재단을 만들어 최순실에게 송두리째 맡겨 놓고도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고 강변한다. 최순실, 정유라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을 했으면서도 국민이 듣고 싶은 진실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명도 없이 대통령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결국 스스로 탄핵의 문턱에 섰다. 결자해지라고 대통령만이 두 편으로 갈라진 이 나라를 봉합할 수 있는데도 여전히 그에겐 자신의 입장만 중요할 뿐 분열의 끝에 선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는가 보다. 돌이켜 보면 대한민국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다. 5000년 역사 속에서 오늘날 같은 힘을 가져 본 적이 있었는가. 삼국시대는 물론 고려, 조선왕조를 거치는 동안 한반도에 터를 잡은 우리 조상은 온갖 고난을 겪으며 힘들게 이 나라를 지켜 왔다. 한때 요동 땅을 호령했고 만주를 공략하려 했으며 대마도를 정벌하는 등 국력을 떨친 때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시기에 우리의 국력은 자신을 외세로부터 지키기에도 버거웠다. 하지만 60년 넘게 침략에 저항하면서도 몽골에 국권을 빼앗기지는 않았었다. 그랬던 우리가 거친 제국주의적 팽창 속에 결국 일본에 국권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나라를 잃은 좌절 속에서도 학교를 설립해 후세 교육에 힘썼고, 3·1 운동을 계기로 임시정부를 수립해 끊임없이 국권 회복을 위해 투쟁했다. 국내에서는 뜻있는 사람들의 독립운동을 위한 자금 지원이 끊이지 않았고, 하와이 국민회는 본토 수복을 위해 사관학교까지 만들어 군사훈련을 했으며,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은 공군을 양성하기까지 했다. 세상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 국권을 잃고도 이처럼 수십 년간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을까.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에 따르면 모든 강대국의 등장에는 경제성장이 선행됐다. 6·25 동란을 거치며 국가 안보를 위해 성장한 군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인권침해의 논란 속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산업화를 성공시키는 배경이 됐다. 경제성장은 교육의 대중화를 가져왔고, 고등교육의 확산을 통해 성장한 중산층은 산업화와 동시에 정치적 민주화의 기반이 돼 21세기 대한민국은 세계사의 주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이제 역사로부터의 교훈을 생각해 보자. 고구려가 망한 것은 힘이 약해서가 아니라 연개소문 사후 자식들이 분열됐기 때문이었고, 1억 인구의 명나라가 100만 인구의 여진족 후금에 의해 망한 것도 지배 세력의 분열 때문이었다.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멸하고 돌아왔을 때 당태종이 물었다고 한다. 기왕에 갔으면 신라도 정벌하고 오지 그랬느냐고. 소정방의 대답은 이러했다. 신라는 비록 작은 나라지만 위로 임금과 신하들이 한마음으로 협력하고 아래로 백성이 지배층을 존경하고 신뢰하여 상하가 모두 하나가 돼 있으니 비록 작은 나라지만 함부로 도모할 수가 없었다고. 분열된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체된 경제, 희망을 잃어 가는 청년들, 안보 문제를 두고도 극도로 분열된 사회, 서로 생각이 다르면 타협은커녕 대화조차 거부하는 정치권…. 우리의 미래는 고구려를 닮을 것인가, 아니면 신라를 닮을 것인가.
  • 3·1절 태극기, 여권은 국민통합, 야권은 탄핵완수로 흔들다

    3·1절 태극기, 여권은 국민통합, 야권은 탄핵완수로 흔들다

    3·1절에 태극기를 달지 않겠다는 시민이 10명 중 4명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놓고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태극기 집회와 탄핵을 외치는 촛불집회가 계속되면서 자주독립을 위해 선조들이 흔들었던 태극기의 원래 의미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제98주년 3·1절을 맞은 정치권의 인식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야당은 자주독립을 위한 태극기의 숭고한 정신을 되살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다짐한 반면, 여권은 국가안보와 국민통합을 외쳤다. 더불어민주당은 1일 “탄핵정국에서 탄핵 반대세력에 의해 태극기 정신이 호도되고 있다”며 박 대통려에 대한 탄핵 완수를 천명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논평에서 “98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거부하고 자주독립을 되찾고자 분연히 일어섰고 일제의 총칼에 태극기를 들고 맞섰다”며 “그런데 우리 민족의 자랑이던 그 태극기의 숭고한 의미가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거부하는 세력들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의 탄핵을 다루는 헌법재판소 재판정에서 태극기를 몸에 감고 퍼포먼스를 하는가 하면, 태극기를 들고 내란을 선동하고 백색테러까지 조장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박 대통령은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도 일말의 반성은커녕 눈과 귀를 가린 맹목적인 지지자들을 이용해 자리보전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 당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1919년 3월 1일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저항해 우리 선조들이 당당하게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날”이라며 “국민의당은 대한민국의 해방을 위해 고통받고 피 흘리신 모든 순국선열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경사스러운 3·1절임에도 온전히 기뻐할 수는 없다.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그리고 특권과 반칙으로 얼룩진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로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한 일본 정부의 탄압에도 선조들이 꿋꿋이 지켜왔던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대통령의 헌법파괴, 불법행위를 감싸려는 일부 극우단체에 악용되고 있는 현 상황이 무엇보다 안타깝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은 탄핵으로 두동강난 국론을 모으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바른정당의 이기재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이 분열하면 국력이 쇠락하고 나라가 망한다”면서 “어떤 상황에서 일제강점기를 맞게 됐는지, 나라의 독립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이 뒤따랐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소추돼 권한대행 체제로 기념식을 갖게 됐고, 국민은 촛불과 태극기 집회로 양분돼 온갖 분노와 저주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산화한 순국선열 앞에 얼굴을 들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3·1절을 맞이해 모든 정당과 정치지도자들은 찢긴 국론을 모으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바른정당은 국가안보와 국민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자유한국당도 비슷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제98주년 3·1절 기념 논평을 내 “감격스러운 3·1절을 맞이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한없이 무력하다”며 “이제 분열과 갈등의 장벽을 걷어내고 ‘애국, 번영, 화합’이라는 3·1운동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갈등과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대한민국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취임 4주년, 씁쓸한 靑

    취임 4주년, 씁쓸한 靑

    기념행사는 물론 참모들과 티타임도 안 해 문고리 3인방 등 흉금 터놓을 측근도 없어 관저에서 차분하게 탄핵심판 법리대응만 특검 대면조사 이견 여전… 성사 힘들 듯 2013년 2월 대통령 취임사에서 ‘희망의 새 시대’를 역설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막바지 탄핵심판 준비로 보냈다. 이렇다 할 기념행사는 물론 참모진들과의 티타임조차 없었다.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 등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은 이미 탄핵 찬반 목소리에 덮였고 청와대에는 씁쓸한 분위기만 감돌았다.박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인 지난 25일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관저에서 변호인단 등과 접촉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대한 막판 대응 전략을 짜는 데 집중했다. 지난 2일 생일에는 참모들과 ‘칼국수 오찬’을 했지만 이번에는 이마저도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차분하게 법리대응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취임 4주년 관련 일정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취임 3주년 당시 박 대통령은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창조경제’ 알리기에 주력하기도 했다. 대선 당시 51.6% 득표율로 출발했던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 당시 최고 지지율 6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세월호 참사와 비선 실세 문건 유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지지율은 하락했고 지난해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후에는 역대 최저치인 4%를 기록했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박 대통령은 변호인단 회의를 위해 위민관을 방문하는 것 외에는 관저 앞마당 산책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핵심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마저 공중 분해되면서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눌 측근조차 없는 처지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관하는 수석비서관회의는 매주 세 차례씩 열리고 있지만 회의 결과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일을 하루 앞둔 26일 불출석하기로 최종 결론을 냈다. 다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 조사에는 “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검의 1차 수사기간 만료를 이틀 앞둔 이날까지 대면 조사 방식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양측의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의 대면 조사 역시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탄핵심판 전 박 대통령의 ‘자진 하야’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촛불’도 ‘태극기’도 탄핵 결정 승복 선언하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이 임박하면서 찬반 양측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불복 움직임을 넘어 내란·혁명과 같은 험악한 발언이 아무 거리낌 없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대통령 측 한 대리인은 공정한 재판을 해 주지 않으면 촛불과 태극기 집회가 정면충돌해 서울 아스팔트길이 전부 피·눈물로 덮여 버릴 것이라는 듣기조차 끔찍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법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유린하는 이 같은 극단적인 언행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면 탄핵 심판 이후 우리 사회는 최악의 혼돈 상황으로 빠져들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벌써 파국의 징조는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예비후보 측은 테러 제보로 문 후보의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문 후보를 목표로 삼은 ‘청년 암살 살수단’ 지원자 모집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헌법재판관들을 향한 위협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경찰은 어제부터 8명의 재판관 전원을 24시간 근접 경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헌재는 엊그제 재판관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에 근접 경호를 요청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찬반 집회가 치유하기 어려운 심각한 국론 분열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인 동시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야만적 폭력의 단면이라는 점에서 보통 우려스러운 게 아니다. 이처럼 나라가 풍비박산 날 지경일 때에는 정치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다해 줘야 한다. 특히 지금은 대선 국면이고, 양측의 갈등이 대선과 맞닿아 있는 만큼 목전의 이해를 떠나 국가의 미래를 염려하는 지각 있는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 주고 있는 행태는 딱하기 그지없다. 파국을 막기 위해 몸을 던지는 대선 주자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되레 자극적인 언사로 헌재를 압박, 극단적 여론이나 행동을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난다’, ‘탄핵이 기각될 경우 헌재 결정을 존중하기 어렵다’는 말들은 법치를 부정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말이다. 지금은 승복의 문화가 절실한 만큼 비극을 불러들일 수 있는 이런 언사는 삼가야 한다. 광장을 메운 태극기와 촛불을 보면 헌재 심판 결정 이후를 예측할 수 없다. 내버려 두면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원하든 원치 않든 파국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국가 장래를 염려한다면 정치권과 정치 지도자들은 헌재 심판 이후 국론 통합과 갈등 치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헌재에 입김을 불어넣으려는 유혹이 아니라 냉정함을 되찾아 탄핵 결과를 수용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헌재의 탄핵 결정 이후에도 찬반 갈등의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예측불허의 위기 상황에 빠져들 것이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하는 이유다.
  • 야권 “대통령측 헌재 유린이야말로 내란 선동” 맹공

    ‘지지층 결집용 퍼포먼스’ 분석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23일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측이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엽기적’ 공세를 편 데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전날 헌재의 제16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는 강일원 주심재판관을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라고 지칭하고,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진행 발언을 끊고 삿대질한 것은 물론, 국회 탄핵소추단을 향해 “국회가 야쿠자냐”며 공격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헌재 재판정 유린”이라며 “특히 일부 대리인의 아스팔트를 피로 물들일 것이라는 표현은 섬뜩하기까지 하고, 이것이야말로 내란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측이) 협박과 막말을 쏟아 냈다”며 “무법천지에서 탈법과 권력을 휘둘러 온 세력과 변호인단의 형태가 똑같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의 재판부 흔들기가 가히 막장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치졸한 방해 전략 대신 최소한의 품격이나마 지켜 주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MBN 전화인터뷰에서 “어제 말씀은 그렇게 적절한 말씀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측의 행태가 재판부 압박의 목적은 물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란 지적이 나온다. 대리인단이 늘면서 내부 조율이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박 대통령 측 대표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강 재판관에 대한 기피권 행사에 관해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대리인끼리 비판을 하기도 했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주심재판관을 ‘청구인 측 수석 대리인’이라고 한 것은 정당한 이의 제기라기보다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말했다. 헌재연구관 출신의 한 로스쿨 교수는 “(탄핵) 결론이 뻔히 보여서 그럴 텐데 변호사의 지위를 근본적으로 망각하고 오버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특검 “수사종료 때 박 대통령 기소중지”…탄핵·퇴임 후 검찰기소 염두

    특검 “수사종료 때 박 대통령 기소중지”…탄핵·퇴임 후 검찰기소 염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오는 28일로 수사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수사 기간이 끝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시한부로 기소중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3일 브리핑에서 수사 기간 종료 시점에 그때까지 조사된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을 조건부 기소중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검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릴 경우 대통령에 대한 헌정 사상 첫 처분으로 기록된다. 박 대통령을 시한부로 기소중지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이후나, 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해 전직 대통령 신분이 될 때까지 기소중지를 하겠다는 것이다. 기소중지를 하면 박 대통령이 현직에서 전직으로 신분이 바뀐 뒤에 특검의 수사를 이어받을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기소중지는 통상 소재 불명이나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 등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에 내리는 처분이다. 헌법 84조에서는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 소추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의 수사 기한 연장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 특검보는 “이부분에 대해서는 특검으로서는 특별하게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며 “황교안 권한대행으로부터 특별한 연락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대통령 측 “강일원, 불공정 재판”… 헌재 “감히 이 자리에서”

    대통령 측 “강일원, 불공정 재판”… 헌재 “감히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최종 결론 전 마지막 절차인 최종변론이 오는 27일로 확정됐다.헌법재판소 재판부가 마지막 의견을 종합하는 ‘평의’(評議)와 결정문 작성에 보통 2주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 13일까지는 탄핵심판의 최종 결론이 나게 됐다. 헌재는 22일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끝으로 탄핵심판을 위한 증인신문 절차를 모두 끝마쳤다. 그러나 증인신문 뒤에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헌재 재판부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이날 16차 변론은 파행으로 치달았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재판부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을 내는 등 재판부에 정면으로 맞섰다. 무더기 증인 신청으로 재판 지연을 꾀하기도 했다. 포문은 지난주 박 대통령 변호인단에 합류한 김평우(전 대한변호사협회장) 변호사가 열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변론이 시작되자마자 1시간 30분 가까이 거친 말로 재판부를 공격했다. 김 변호사는 먼저 재판부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국회에 대해서는 무슨 짓을 해도 좋다고 하면서 대통령한테는 ‘대통령이 최순실 같은 사람이랑 사귀어’라며 본질적인 문제는 다 놔두고 재판을 하고 있다”면서 “헌재가 국회 편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굳은 얼굴로 “언행을 조심해 달라. 수석대변인이란 말은 감히 이 자리에서 하시면 안 된다”고 가로막았지만 김 변호사는 곧바로 “이정미 재판관님한테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오히려 ‘총구’를 돌렸다. 김 변호사는 “이번 탄핵소추는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건이라 재판관 9명 전원의 이름으로 선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내란 상태로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탄핵심판 이전에 국회의 탄핵소추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는 “내용과 적용 법률이 다른 13개 탄핵사유로 탄핵소추를 하려면 하나하나에 대해 개별 투표를 해야 한다”면서 “사유별로 투표하지 않고 일괄 투표하면 투표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를 가지고 탄핵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탄핵절차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 측은 재판부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주심인 강 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도 냈다. 대통령 측 조원룡 변호사는 “강 재판관이 소위 쟁점 정리라는 이름 아래 국회가 준비서면이라는 불법적 방법으로 소추의결서를 변경하게 하고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헌재법 24조 3항은 ‘재판관에게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는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러나 소송 지연 목적이라고 판단되면 기피신청은 기각된다. 이 권한대행은 기피신청에 대해 재판부 논의를 거친 뒤 “이 사건 기피신청은 오직 심판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부적합해 각하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 등 국회 관계자와 탄핵소추결의안 발의 의원 전원 등 총 20여명을 무더기 추가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지난달 퇴임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의 3월 13일 이전 선고 발언을 문제 삼아 이에 대한 증언을 직접 들어야겠다고 주장하며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들 증인 모두 기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최근 박근혜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에 합류한 김평우(사진·72) 변호사의 발언이 거듭 논란이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내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헌재 재판관과 국회 소추위원단을 꾸짖는가 하면, 자칫 협박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22일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도 김 변호사는 “(국회가) 무슨 영문인지 ‘섞어찌개’ 범죄를 만들어 (박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랄지 “국회의원들이 야쿠자(일본 조직폭력배)입니까”라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김 변호사는 앞서 지난 20일 열린 15차 변론에서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변론 종결 선언 후에도 추가 변론을 하겠다면서 ‘고성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 이날 변론 때 김 변호사가 했던 주요 발언들을 모아봤다.“이 사건(대통령 탄핵심판)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사건이다. (재판관) 9명 전원 이름으로 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내란 상태로 들어간다.” (현재 헌재 재판관 숫자는 8명이다.)“(국회가 헌재에 제출한) 탄핵소추장을 보면, 비선 조직을 이용한 국정 농단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뜻을 알고 (국회가) 썼느냐. 비선 조직은 깡패 조직, 첩보 조직에서 쓰는 말이다.”“법관은 약자를 생각하는 것이 정도(正道)인데, 약한 여자(박 대통령을 가리킴) 하나 편드는 게 아니라 똑똑하고 강한 변호사들(국회 소추위원단 대리인단을 가리킴)에게 힘을 보태주는 것은 법관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믿는다.”“강일원 헌재 재판관이, 국회 측이 질문하고 끝낸 것을 뭐가 부족하다고 한술 더 뜨고 있다. 강일원 재판관은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변인인가.” (이 발언을 들은 이정미 재판관이 “말씀이 지나치신 것 같다”고 강력 경고했다.) 이정미 재판관도 문제가 있다.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심판이 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의 퇴임 일자인 3월 13일 선고에 맞춰서 과속으로 졸속 진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이분들이(국회 소추위원단)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 소추안을 만든 것이 고의라면, 재판관과 ‘5000만 국민’을 속이려고 한 것으로 무고한 박근혜 대통령을 쫓아내고 조기 선거로 정권을 잡겠다는 사기극이며, 국정 농단의 대역죄다.” “여러분, 위키피디아를 들어가 보라. 미국의 어느 탄핵 소추장에도 두 가지 범죄를 섞어서 소추한 예는 없다. 한국 국회는 안하무인으로 동서고금 세계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를 개발해 (탄핵소추 사유) 13가지를 만들어 또 하나의 큰 통(탄핵소추 의결서)에 넣었다.” “세월호 피해자를 구조해야 할 책임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있나. 대통령에게 머리도 깎지 말고 밥도 먹지 말라고 하고, 국회의원은 놀고 술 먹어도 되나. (중략) 더군다나 여자 대통령에게 10분 단위로 보고하라는 건 세상 사람이 알면 웃을 일이다.” “헌재가 없으면 시가전(戰)이 발생하고 내전 상태에 들어간다. 영국 역사에 크롬웰의 혁명으로 수십만명이 죽었다. 국회파와 대통령파가 직접 충돌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 분명하다.”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아들인 김 변호사는 1972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판사 출신으로, 서울형사지법과 청주지법 충주지원 판사 등을 거쳐 1980년대 변호사 개업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했다. 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적도 있다. 그는 최근 ‘탄핵을 탄핵하다’라는 책을 내놓고 박 대통령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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