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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통진당 수사 국면전환 오해 없게 엄정히 해야

    국가정보원이 어제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일부 인사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긴급 체포하면서 정치권 안팎에 큰 파장을 예고했다. 이 의원 등에 대해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반국가 범죄 혐의를 적용하고 있는 점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여야 간 가파른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 등 사안의 심각성과 민감성이 남다르다는 점에서 사건의 실체와 향배가 주목된다. 공안당국의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국정원은 이 의원 등에 대해 형법상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등의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통진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뒤 당 외곽조직인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조직원 100여명에게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이들 총기로 통신·유류시설 등 주요 기간산업 시설을 공격하려 한 정황을 담은 녹취록도 확보했다고 한다. 액면 그대로 선뜻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 의원 등 통진당 주요 인사들과 당 외곽 경기동부연합 등의 종북적 행태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논란이 돼 왔다. 그러나 이들이 이런 차원을 넘어 실제로 체제 전복과 사회 혼란을 기도해온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종북 논란을 뛰어넘는 중차대한 반국가 범죄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공안당국은 이번 수사에 앞서 경기동부연합 등에 대해 3년 전부터 내사를 진행해 왔다고 한다. 단순한 국가보안법 위반 차원을 넘어 보다 위중한 형법상 내란 혐의를 적용하고, 전격적인 공개 수사에 나선 것도 그만큼 그간의 내사를 통해 확실한 증거들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한편으론 국정원이 대선 개입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자 국면전환용으로 이번 사건을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엄정한 수사와 철저한 실체 규명이 관건일 것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을 틈타 종북세력이 발호하는 일도, 반대로 종북세력을 핑계로 국정원 개혁이 후퇴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모두의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 여야부터 정치 공방을 자제하고 당국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 [통진당 압수수색] DJ 이후 33년 만에 적용된 내란음모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게 적용된 ‘내란음모’ 혐의는 1980년 제5공화국 출범 직전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것이 마지막일 정도로 지난 30여년 동안 좀처럼 보기 힘든 혐의다. 내란음모죄가 적용된 것은 민주 정부 들어서는 처음인 데다 현직 국회의원 등에게 적용된 것이어서 향후 큰 파장이 예상된다. 형법 제87조에 따르면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을 때 적용된다.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무력으로 전복시키거나 정당한 절차 없이 헌법·법률기능을 소멸시키는 행위 등이 해당된다. 내란죄는 폭동에 관여하기만 해도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며 내란의 수괴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해진다. 이러한 내란을 예비 또는 음모하는 행위는 형법 제90조(예비, 음모, 선전, 선동)를 적용해 처벌한다. 이 의원에게 적용된 내란음모죄는 2명 이상이 모여 내란을 일으킬 계획을 세우는 행위 등이 해당된다. 이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에 처해질 수 있다. 내란을 위해 선동하거나 선전한 경우에도 같은 죄로 벌을 받게 된다. 실행에 옮기기 전에 자수하면 감경 혹은 면제가 된다. 형법상 상당수의 범죄는 실제 행위에 이르지 않고 미수에 그친 행위를 처벌하도록 돼 있지만 예비나 음모 혐의까지 처벌하는 규정은 많지 않다. 내란 관련 혐의가 적용돼 재판을 받은 사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정권 시절 다수 있었다. 민청학련 관련자 27명 등 180여명을 재판에 넘겨 8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한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중앙정보부가 서울대생 4명과 사법연수원생 1명을 국가를 전복시키려 한 혐의로 구속한 ‘서울대생 내란예비음모 사건’ 등이다. 5공화국 출범 직전인 1980년에는 증거를 조작한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형 선고를 받는 등 모두 24명이 유죄 선고를 받기도 했다. 인혁당 사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 관련자들은 이후 재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을 저격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도 1980년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수괴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신군부’에 맞서다 체포됐던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은 내란방조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정미홍 “이석기 등 다 잡아들이라” 트윗

    정미홍 “이석기 등 다 잡아들이라” 트윗

    국가정보원 등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당직자들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보수 진영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무리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가 “다 잡아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미홍 대표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검찰이 통진당 이석기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과 집, 통진당 다른 간부들의 집을 압수수색했다”면서 “수년간 체제 전복을 목표로 내란을 음모해왔나 보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수원 지검 공안부 검사님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정미홍 대표는 통진당 우위영 전 대변인, 경기도당 김홍열 위원장, 김근래 부위원장, 홍순석 부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이영춘 민주노총고양파주지부장,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대표,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박민정 전 중앙당청년위원장 등 압수수색 대상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한 뒤 “이번 체제 전복을 위한 내란음모혐의로 통진당, 진보연대, 민노총, 사회동향연구소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받는 걸 보니 역시 이런 조직들이 반국가이며 반사회단체고, 이들이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 전복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통합진보당 당직자 통신·유류시설 파괴 모의”

    “통합진보당 당직자 통신·유류시설 파괴 모의”

    국가정보원이 28일 오전 내란 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진보당 당직자들이 ‘통신·유류시설을 파괴하려고 모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압수수색에 나선 국정원 수사진은 이날 오전 수원시 정자동 이상호 수원진보연대 지도위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기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의 범죄사실이 담긴 영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영장에서 ’(이씨 등이) 지난 5월 서울 모처에서 당원 1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비밀회합을 했고 경기남부지역의 통신시설과 유류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는 범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진보연대 지도위원을 맡고 있는 이상호씨는 지난 1월 국정원 직원의 미행사실을 알고 항의하다 시비가 붙어 ‘국정원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며 고소했고 이후 국정원 측이 맞고소하면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석기 의원, 국가기간시설 타격 모의”

    “이석기 의원, 국가기간시설 타격 모의”

    국정원이 28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중인 가운데 이석기 의원 등이 국가기간시설 타격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측은 이석기 의원에 대해 내란예비음모죄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가기간시설 타격을 모의한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상 내란음모죄는 2명 이상이 모여 내란을 일으킬 계획을 수립하는 범죄로 규정돼 있다. 또 국정원은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이 체포한 대상자는 진보당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등 3명이다. 수사라인 한 관계자는 “국정원이 이들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며 “계획대로라면 29일께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역 국회의원인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통상 수사기관이 회기 중인 현역 의원을 체포할 때는 영장을 청구한 뒤 국회동의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현행범인 경우는 즉시 체포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행방불명’ 이석기, 체포영장 피한 이유는?

    국가정보원에 의해 28일 내란음모 혐의로 국회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당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체포영장을 피해갈 수 있었다. 같은 당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과 달리, 이석기 의원은 현직의원이기 때문에 아직은 체포 절차단계까지 가지 않은 상태다.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없이 국회의원을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헌법 44조1항이 이유다. 현재 국회가 새누리당의 단독 소집으로 제318회 임시국회 회기 중인만큼 이석기 의원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 임시국회에 이어 오는 9월2일부터 12월10일까지는 정기국회가 자동소집되는 일정을 감안하면 국회의 동의가 없는 이상 적어도 12월초까지는 이석기 의원을 체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깊숙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동부연합모임’ 내부에서 이석기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국정원이 법무부를 통해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있다. 현재 이석기 의원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연락도 두절됐다.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석기 의원의 행방에 대해 “정확하게 확인해주기 어렵다. 연락이 안 취해진다. 확인되는대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정희 “아버지나 딸이나…” 朴대통령 맹비난

    이정희 “아버지나 딸이나…” 朴대통령 맹비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28일 같은 당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 “아버지나 딸이나 위기탈출은 용공조작 칼날 휘두르기”라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 쿠데타 다음날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체포해 1961년 오늘 반공법 위반으로 사형선고. 국정원 동원한 부정선거로 51.6%얻어 청와대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 오늘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과 당직자들, 진보인사들을 내란 예비 음모로 압수수색 체포”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유신부활, 독재의 후예, 뿌리는 속일 수 없다. 그러나 역사는 보이지않는 곳에서도 발전했다. 이제 국민은 속지 않고 우리는 지지 않는다”라고도 적었다. 이 대표는 앞서 트위터에도 “우리 국민은 유신시대의 국민이 아닙니다. 모든 민주세력의 힘을 모아 유신시대 부활을 막고 청와대와 국정원의 부정선거 범행을 반드시 단죄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의원과 함께 통진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재연 의원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이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국정원 직원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함께 “아버지의 뒤를 잇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신독재 선포! 오늘 새벽 통합진보당 인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지금은 국회 내 의원실까지 압수수색 시도”라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석기 의원 등 통신·유류시설 타격 모의 혐의…“유사시에 총기 준비하라”

    이석기 의원 등 통신·유류시설 타격 모의 혐의…“유사시에 총기 준비하라”

    국가정보원과 수원지검이 28일 압수수색 등 수사에 나선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관련자들에게 국가보안법상 국가기간시설 파괴와 인명살상 방안 모의 혐의 등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이석기 의원 등 압수수색 대상자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국가보안법상 통신 등 국가기간시설 타격모의, 이적단체 구성, 북한 찬양 및 내란음모 혐의”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압수수색 영장에 담긴 피의사실에는 없지만 ‘유사시에 총기를 준비하라’고 모의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국정원이 증거자료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국정원 수사진은 이날 오전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의 수원 정자동 자택을 압수수색하기에 앞서 ‘통신·유류시설을 파괴하려 모의했다’는 혐의가 담긴 영장을 제시했다. 이씨 가족은 국정원 수사진이 압수수색에 앞서 ‘(이씨 등이) 지난 5월 서울 모처에서 당원 1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비밀회합을 했고 경기남부지역의 통신시설과 유류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는 혐의를 담은 영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상호씨 자택압수수색 현장에서 나온 국정원 한 직원은 “압수수색영장에는 ‘통신·유류시설 파괴 모의’ 등의 혐의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지도위원 2층짜리 단독주택 앞에서는 경찰 6명이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으며. 자택 안에는 국정원 직원 6~7명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이씨는 지난 1월 국정원 직원의 미행사실을 알고 항의하다 시비가 붙어 ‘국정원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며 고소했고 이후 국정원 측이 맞고소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날 한 언론은 국정원이 수사대상자에 포함된 인사가 2012년 4월 총선 이후 경기동부연합 회의에서 ‘유사 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원과 검찰은 이 같은 혐의 사실에 대해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석기 의원 등 ‘인명살상’ 모의 혐의도 적용

    이석기 의원 등 ‘인명살상’ 모의 혐의도 적용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은 국가 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하고 인명살상 방안을 협의한 혐의(내란음모 등)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이석기 의원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 중인 국가정보원은 이 같은 혐의로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체포했다. 국정원이 체포한 인물은 홍순석 도당 부위원장과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다. 수사대상자들은 이석기 의원이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직후 만나 국가기간시설 타격을 모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는 등의 녹취록을 증거자료로 확보, 이들이 기간시설 타격을 모의하고 인명 살상방안을 논의한 것에 대해 형법상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했다. 국정원 수사진은 이날 오전 이상호 고문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통신·유류시설을 파괴하려 모의했다’는 혐의가 담긴 영장을 제시했다. 이 고문 가족은 수사진이 압수수색에 앞서 “(이 고문 등이) ‘지난 5월 서울 모처에서 당원 1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비밀회합을 했고 경기남부지역 통신시설과 유류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는 혐의를 담은 영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수사대상자들에 대해 내사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북한 찬양, 이적동조 등 혐의도 적용했다. 체포된 이 고문은 지난 1월 국정원 직원의 미행사실을 알고 항의하다 시비가 붙어 ‘국정원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며 고소했고 이후 국정원 측이 맞고소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수사라인 관계자는 “국정원이 이들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며 “계획대로라면 29일께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역 국회의원인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통상 수사기관이 회기 중인 현역 의원을 체포할 때는 영장을 청구한 뒤 국회동의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현행범인 경우는 즉시 체포할 수 있다. 국정원은 이날 체포한 3명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문건 및 디지털 자료 등에 대해 분석에 들어갔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번 사건 수사내용에 대해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태우 미납 추징금 230억 이달 말까지 완납할 듯

    노태우(81)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230억여원이 이르면 이달 말쯤 완납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추징금 2628억원을 확정받은 뒤 16년 만에 완납되는 것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과 동생 재우씨, 전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 등은 최근 미납 추징금 230억 4300만원을 나눠 내기로 합의했다. 미납 추징금 중 150억원은 동생 재우씨가, 80억 4300만원은 신 전 회장이 납부하고 대신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이들에게 요구해 온 ‘이자’를 포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 같은 내용에 최종 합의해 문서로 작성하고 서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조만간 서명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30일쯤 추징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에 대해 3자 간 합의가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구체적인 액수나 납부 시기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군형법상 반란·내란과 뇌물수수죄 등으로 기소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 9600만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지난 16년간 추징금의 91%에 해당하는 2397억여원을 납부해 230억 4300만원이 미납됐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신 전 회장에게 관리를 부탁하며 비자금 230억원, 재우씨에게 120억원 상당을 맡겼다고 주장하며 이를 찾아내 추징금으로 환수해 달라고 지난해 6월 검찰에 진정을 냈다. 이들 3자가 미납 추징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관련 진정 사건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측이 미납 추징금을 내기로 전격 합의한 데는 검찰이 특별환수팀을 구성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본격적으로 추적할 경우 전 전 대통령 일가처럼 베일에 가려졌던 불법 행위가 추가로 드러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글로벌 시대] 그리스의 한국전 참전 의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글로벌 시대] 그리스의 한국전 참전 의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고 갈파함으로써 인간 중심의 우주질서를 예견했다. 동시대 아테네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 정치지도자 페리클레스는 ‘데모크라티아’라는 정치이념을 전 세계 인류에 선사했다. 그로부터 100년 후인 기원전 334년,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 시작과 함께 인간 중심의 세계관인 헬레니즘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민주주의와 인본주의로 대표되는 그리스 문명은 그가 정복한 페르시아에서부터 이집트, 인도 북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대제국의 영토를 인문 고속도로로 삼아 세계 곳곳으로 전파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인류문명의 핵심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민주주의와 인간 중심의 가치로 무장한 페리클레스와 알렉산더대왕의 후예인 그리스 병사 1만 581명이 한국전선에 투입되었다. 이 숫자는 2300년 전 알렉산더대왕이 4만명의 그리스 병사 호위를 받으며 페르시아 정벌에 나섰던 이후 지금까지 단일국가에 대한 그리스 파병 중 최대 규모의 병력이다. 당시 그리스 인구가 700만명 정도였음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규모의 파병 결정은 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내려온 민주주의 종주국으로서의 자부심과 이를 지키고 확산시켜야겠다는 확고한 국민적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차대전 종전 이후 그리스는 1949년까지 5년간 공산세력과의 내란 와중에 국가 존망이 걸린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트루만독트린과 마셜플랜으로 대변되는 미국의 과감한 공산주의 봉쇄정책과 서유럽 재건지원정책에 힘입어 그리스는 발칸반도 전체가 공산화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을 때 최후의 보루로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아테네 시내 중심지 헌법광장에 서 있는 무명용사비에는 그리스군이 참전한 나라와 지역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중에 그리스어로 뚜렷이 부각되어 있는‘한국’을 만나면 잠시 숙연함에 숨을 고르게 된다. 아테네시 교외 파파고시에 2004년 세워진 그리스의 한국전 참전비에는 ‘병사에게는 어느 곳이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대의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 장열하게 전사한 병사는 그 업적과 용맹으로 어느 곳에 묻혀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된다는 의미이다. 이 비문은 기원전 431년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 일어난 펠로폰네소스 전쟁 첫해에 희생된 아테네 병사의 장례식에서 페리클레스가 헌사한 추도사의 일부로 역사를 통해 두고두고 회자되는 말이다. 그리스 병사들이 한반도 창공에 높이 들어 휘날린 민주주의와 휴머니즘의 깃발은 전쟁의 상흔과 가난에 찌들려 있던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었다. 한국땅에서 지켜낸 민주주의의 승리는 그 후 동아시아 지역의 정치지형을 바꾸면서 세계를 향해 자유·민주체제의 우월성을 입증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올해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맞아하여 민주주의 창조국 그리스의 한국전 참전이 가져다준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해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은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서 더 이상 ‘잊힌 전쟁’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 신장과 창의력 창달이 어떤 꽃을 피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 ‘명예로운 전쟁’으로 기념되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억울한 옥살이/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죄가 없는데 감옥에 갇히는 것만큼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억울한 옥살이를 견디지 못해 탈옥을 시도하는 내용의 영화가 여러 편 있다. 아내와 그녀의 정부(情夫)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19년 동안 지옥 같은 감옥살이를 하다 탈출에 성공하는 줄거리의 영화가 1995년 작 ‘쇼생크 탈출’이다. 한국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빵 하나 훔쳐 먹고 신원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수감된 최무석은 억울함을 견디지 못해 탈옥을 반복하다 8년이나 형을 살고 탈출했다. 1972년 강원도 춘천에서 파출소장의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구속된 정원섭(79)씨는 15년이나 수감된 뒤에야 풀려나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씨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가 ‘7번 방의 선물’이다. 2006년 6월 현대차그룹에서 뇌물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출근길에 체포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열 달 가까이 감옥생활을 하면서 법정투쟁을 한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억울한 옥살이는 유신시대 시국사건에서 많았다. 인혁당 사건은 32년 만인 2007년에야 재심에서 조작된 사건임을 인정받아 무죄가 선고됐다. 8명의 목숨을 졸지에 앗아갔으니 ‘억울한 옥살이’ 정도로 표현해선 안 되는 사건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내란음모 사건으로 1980년 5월 18일부터 949일 동안 구금됐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억울한 옥살이로 흘려보낸 아까운 시간과 정신적 피해를 보상해 주기엔 충분치 않지만 형사보상금 제도가 있다. 김 전 대통령은 하루에 10만원씩 9490만 원을 받은 적이 있고, 성폭행·살인 혐의를 뒤집어썼던 춘천의 정씨는 26억원을 보상받았다. 형사보상금은 최근 크게 늘어 지난해엔 433억원이 지급됐다. 시국사건 재심 무죄판결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수사기관의 잘못된 수사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말이다. 회계 감사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한 바이오업체 대표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윤모 금융감독원 연구위원이 누명을 벗고 석방됐다. 정황에만 의존해 밀어붙이기 식 수사를 한 검찰과 객관적 증거가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이 합작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다. 그나마 김종률 전 국회의원이 죽기 전 진실을 고백했기에 망정이지 누명을 벗지 못했다면 윤씨는 몇년을 더 억울하게 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게다. 문제는 이런 일이 어디선가 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검찰의 짜맞추기 강압수사와 법원의 안이한 검증이 존재하는 한 이런 억울한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중국 힘 과시하면 대국굴기 망칠 것”

    리콴유(89) 전 싱가포르 총리가 중국이 힘을 과시하는 외교를 펼 경우 ‘대국굴기’(大國?起·대국으로 우뚝 일어섬)를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전 총리가 최근 출시한 신간 ‘리콴유의 세상보기’(李光耀觀天下)에서 중국 외교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고 홍콩 대공보가 8일 보도했다. 그는 중국이 국력 신장으로 미국까지 위협할 만큼 외교적으로 강경해졌다고 평가한 뒤 과연 패권을 잡는 대신 ‘평화굴기’를 주장하는 중국의 약속을 믿을 수 있겠느냐며 자문자답하는 식으로 중국의 외교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은 조용히 힘을 기르면서도 다른 나라들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란 기대와 ‘중국은 위협적으로 힘을 과시하려 들 것’이란 예상이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전자에 가깝지만 힘은 과시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과거 덩샤오핑(鄧小平) 시절에는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를 모토로 이웃을 건드리지 않고 친구가 되는 방향으로 평화로운 외교정책을 운용했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굴기 과정에서 전쟁을 일으켰다가 패배한 일본과 독일의 전철을 밟지 않고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만약 중국이 전쟁에 휩쓸릴 경우 내란과 사회질서 붕괴에 직면할 것이며 이는 중국이 과거 경험했던 어떤 추락보다 깊은 시련을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은 이미 선진국이 되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 왔는데 굳이 작은 조급함을 참지 못하고 대국굴기 행진을 망칠 필요가 있겠느냐”며 거듭 평화굴기를 강조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흉금이 넓은 사람으로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급의 큰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사설] 全씨 일가에 면죄부 주는 추징금 집행 안돼야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집행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늦었지만 공권력이 추징금 집행에 적극성을 보인다니 다행스럽다. 검찰은 그의 서울 연희동 사저와 자녀들이 운영하는 회사 사무실, 일가친척의 자택 등 10여 곳을 그제부터 이틀째 압수수색했다. 가진 게 29만원밖에 없다던 그의 집에서 수억원짜리 유명 화가의 대작을 압류했다. 장남 재국씨 소유의 경기 연천군 허브빌리지에서도 미술품을 무더기로 압수했다. 국민들은 금속탐지기로 연희동 집 땅 속까지 훑어냈다는 소식과 압수품이 수사관 손에 들려 나오는 모습에 묵은 체증이 조금은 가시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진 만큼 검찰은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불행한 과거사의 주역이 불법적으로 형성한 재산을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젊은 시절 이미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의 천문학적 부(富)를 쌓은 자녀들의 재산 형성 과정과 전 전 대통령이 은닉한 재산의 상관관계는 이번에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다. 물론 그가 1997년 내란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형과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고도 추징금의 76%인 1672억원을 내지 않고 버티기 시작한 지 벌써 16년이 지났으니 추적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검찰이 의지만 있다면 성과를 거두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 검찰은 2004년 전 전 대통령 차남 재용씨가 소유한 73억 5000만원짜리 채권이 아버지의 비자금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적도 있다. 얼마 전에는 장남 재국씨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04년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사자는 물론 아버지가 은닉한 재산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재용씨의 조세 포탈 사건과 같은 해라는 점에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 추징금 집행은 불의로 쌓은 재산을 끝까지 찾아내 사회정의를 다시 세우는 작업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은닉 자금 추적이 자칫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정의는커녕 전 전 대통령의 호화생활과 자녀들을 비롯한 일가의 상식적이지 않은 규모의 재산 소유에 오히려 정당성을 부여하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검찰은 은닉 자금의 흐름을 반드시 밝혀내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전 전 대통령도 역사가 어떻게 자신을 평가할 것인지 심사숙고해 조사에 협조하기 바란다.
  • ‘노태우 비자금 의혹’ 사돈 신명수 前회장 조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노태우(81)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를 임의 처분해 부당이득 의혹을 받고 있는 신명수(72) 전 신동방그룹 회장을 최근 소환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일 오전 피진정인 신분으로 신 전 회장을 소환해 비자금을 관리하게 된 경위와 부당이득 여부 등을 추궁했다. 신 전 회장은 검찰 조사 후 신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신 전 회장은 그간 출국금지 조치가 돼 있었으나 출금 해제 조건으로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중 일부를 본인이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내 “신 전 회장에게 비자금 230억원을 관리해 달라고 줬는데 동의 없이 처분했다”며 수사를 요청했다. 이 돈은 서울 중구 소공동 서울센터빌딩을 매입하는 데 사용됐고 이후 신 전 회장은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개인 채무 등을 갚는 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군형법상 반란·내란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에 추징금 2628억 96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230여억원이 미납된 상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그 어디에도 없는 ‘독한’ 신문/안혜련 주부

    [옴부즈맨 칼럼] 그 어디에도 없는 ‘독한’ 신문/안혜련 주부

    불량식품의 추억… 얇은 비닐 빨대를 쪽쪽 빨아 먹던 달콤한 아폴로, 구워 먹기도 하고 찢어 먹기도 하던 쫀득쫀득 쫀득이, 듣기만 해도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던 아이셔. 학교 앞 문방구나 구멍가게에서 늘 눈길과 발길을 잡아끌던 것들이다. ‘나 불량식품이야’라고 대놓고 생글거리는 이런 군것질거리들은 어린 시절의 아스라한 추억을 빨강·노랑의 원색으로 물들이며 통통 튀어오르게 한다. 유년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런 불량식품이 없었다면, 우리의 코흘리개 시절은 훨씬 삭막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재미와 애교로 보아 넘기는 것은 여기까지다. 마치 점잖은 척, 아닌 척, 괜찮은 척하는, 정말 불량한 양심으로 만든 부정한 식품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많다. 불량식품인 줄 알면서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상대에게 속는다는 것이다. 상대가 고의로, 의도적으로 우리를 속인다는 것이다. 기호와 건강의 문제가 양심과 신뢰의 문제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폐기하거나 가축사료로 써야 할 채소와 식자재를 씻지도 않고 분쇄해 ‘불량 맛가루’로 만든 식품 업자들이 입건되었다고 한다(7월 3일 자 9면). 아이들이 즐겨 먹는 음식인 주먹밥이나 유부초밥을 만들 때 많이 쓰이는 맛가루가 이런 재료로 만들어졌다니…. 아이들에게 노랑·빨강의 유년 시절의 향수 대신 곰팡내 나는 시커먼 기억을 남겨주게 되었다. 이와 관련한 글을 7월 4일 자 사설(31면) “소비자더러 ‘불량 맛가루’ 가려내란 얘기인가”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불량재료로 맛가루를 만든 A사도 피해자이므로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경찰의 결정에, 사설은 납품받은 식재료의 품질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A사에도 귀책사유가 있다고 지적한다. 올바른 비판이고 전적으로 공감한다. 식품 업자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사용해 만든 불량 재료들을 회사에 납품하며 사욕을 챙길 때, 그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었나. 사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자재나 식품들이 비단 맛가루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고소한 쥐치포의 그 반지르르한 윤기, 노란 단무지의 그 아삭거림, 감칠맛 나는 오징어채의 그 눈부신 하얀색이 어느 식품업자의 돈 욕심에서 나오는 농간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불량식품은 현 정부의 근절 대상 4대악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미 불량식품을 고의로 제조·판매하는 업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형량 하한제, 부당이득 10배 환수 등 식품사범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법무부와 함께 올해 안에 관련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참에 식품위생법과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적용을 받는 정도에서 그치지 말고, 생명위해법 같은 살벌한 이름의 법 적용을 받도록 하자고 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강화되는 정부의 시책에 발맞추어, 아니 그보다 여러 발 앞서 서울신문이 불량하고 부정한 식품을 제조·유통·판매하는 이들의 이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매섭게 추적한다면, 그 누구보다 날카롭고 철저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책임을 묻는다면,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치면’ 혼이 빠져나갈 지경까지 혼쭐이 난다는 걸 보여준다면, 불량하고 부정한 양심들에게 죄를 지으려는 유혹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어디에도 없는 독한 신문, 서울신문이 시도해 보면 어떨까?
  • [사설] 소비자더러 ‘불량 맛가루’ 가려내란 얘기인가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일 식품재료를 가공·판매한 식품업체 대표 김모씨와 이 회사에 불량 재료를 납품한 채소가공업자 조모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1년 1월부터 폐기하거나 가축사료로 써야 할 양배추·시금치·브로콜리와 쓰레기장 옆에 쌓아둔 채 세척도 하지 않은 전복 양식용 다시마, 유통기간이 지난 말린 당근 등을 가공해 불법적으로 유통시켰다고 한다. 별다른 위생처리를 하지 않은 탓에 유통된 재료에서 담배꽁초와 아스콘 등 이물질이 발견됐다. A 중소식품업체는 이런 불량 재료로 ‘맛가루’, 일명 후리가케를 만들어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납품했다. 이런 불량 식재료를 유부초밥이나 면류·선식 등을 만드는 전국 230여개 식품제조업체로도 흘러들어 가게 한 업자들은 각기 수억원대를 벌어들였다니, 여간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니다. 맛가루는 어린 자녀가 밥맛이 없다고 투정을 할 때 밥 위에 뿌려주거나 주먹밥을 만들어 먹이는 음식 재료이다.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파란 시금치와 파, 붉은 당근, 흰 양배추 등 야채들이 들어 있어 엄마들이 선호한다. 또 일부는 이 맛가루의 품질을 믿고 손쉽게 유아 이유식도 만든다고 한다. 이런 맛가루가 불량 재료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엄마들은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경찰은 불량 재료로 맛가루를 만든 A사도 피해자라며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납품받은 식재료의 품질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A사도 귀책사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오늘도 맛가루를 사려는 소비자는 대형마트의 진열대에서 어느 제품을 골라야 할지 몰라 불안할 것이다. 경찰은 A사의 실명을 밝혀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 불량식품은 박근혜 정부의 4대악 근절 대상이다. 이번 기회에 불량식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불량식품 제조·유통·판매자의 실명을 모두 밝히고, 부당수익에 대해 수십 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등 처벌을 강화해 먹거리로 장난치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불량식품 제조·유통사범 5명 중 1명이 재범자라는 사실도 처벌을 강화해야 할 이유이다.
  • “차명재산 환수해 추징금 완납하게 해달라”

    “차명재산 환수해 추징금 완납하게 해달라”

    검찰이 고액 벌과금 미납자에 대한 집행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노태우(얼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78)씨가 미납 추징금 완납 의사를 밝혔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김씨가 지난 13일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민원실에 추징금 집행 관련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탄원서에서 노 전 대통령의 동생 재우씨와 전 사돈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에게 맡겨진 재산을 환수해 미납 추징금을 완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군형법상 반란·내란과 뇌물수수죄 등으로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원을 확정받았다. 지금까지 2397억원이 국고에 귀속돼 230억원가량이 미납된 상태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신 전 회장이 마음대로 처분한 400억여원을 되찾아 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해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또 법원이 재우씨 측이 소유한 오로라씨에스 비상장 보통주 33만 9200주(액면가 5000원)를 매각해 추징금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200여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추가 집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재우씨와 신 전 회장에 대한 추징금만 제대로 회수하더라도 추징금 완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2001년 검찰이 제기한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추심금 청구소송에서 신 전 회장에게 230억원, 재우씨에게 120억원을 각각 납부하도록 판결했다. 검찰은 지난해 말까지 재우씨로부터 모두 69차례에 걸쳐 52억 7716만원을 회수해 70억원가량이 남아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교육과정 급조… 학습도구 역할 못해”

    [위기의 한국사 교육] “교육과정 급조… 학습도구 역할 못해”

    ‘2009년 국사, 2010년 국사와 한국 근현대사, 2011년 한국사.’ 2009년부터 내리 3년 동안 고등학교 교실에서 배우는 역사 과목명이 변했다. 2009년 고등학교 1학년생이 2학년이 됐을 때 한 해 후배인 1학년은 새로운 과목명의 교재를 썼다. 2014학년도부터는 과목명은 유지되지만 중학교에서 정치사와 사회사를 배우고 고등학교에서 문화사와 경제사를 배우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역사 교과서의 변화를 담은 역사책이 필요할 정도의 변화다. 역사 교과서 논쟁에 맞춰 과목을 바꾸다 보니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난다고 교사들은 우려했다. 한 고교 역사 교사는 “진보 집권 시기에 근현대사가 중요하다고 해서 근현대사 교과서를 따로 떼냈다가 지난 정부에서 국사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지정한 데 대해 비판이 일자 다시 이를 합쳐 한국사로 만드는 식으로 역사 교육과정 개발이 급조되고 있다”면서 “요즘 한국사 교과서를 보면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 철종 이전까지 수십만년의 역사가 교과서 비중의 30~40%를 차지하고 고종 이후 150여년 동안의 역사 비중이 60~70%에 이른다”고 말했다. 결국 교실에서의 학습 도구인 교과서의 ‘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교사가 늘어났다. 김민정 서강대 교수가 156명의 중학교 역사 교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교사의 70%가 교과서 내용과 참고 자료를 섞은 별도의 학습지를 만들어 교재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교사 10명 중 7명은 현재 사용 중인 역사 교과서의 학습 분량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인식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역사 수업에서 교과서는 대체 가능한 교수·학습 보조자료 중 국가에서 인정한 교재 정도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교과서뿐 아니라 역사 교육 자체도 파행 현상을 겪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역사를 선택하는 학생이 드물어지자 사실상 수능 문제 풀이식 수업에 집중하며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 역사 과목을 집중 이수시키는 학교도 생겼다. 역사 교육을 강조하는 교육부도 진보·보수 간 역사 교과서 논쟁에서 터져 나온 이슈를 정리하기에 바쁠 뿐 근본적인 역사 교육 강화책 마련은 뒷전이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11일 “교과서에 쓸 기준 용어인 편수자료에 전두환의 군사 반란인 12·12에 대한 규정이 아예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법원이 확정 판결한 군사 반란과 내란을 교과서에서 여전히 ‘12·12사태’로 표현하게 방치하는 것은 역사 교육 축소를 방관한 교육부의 또 다른 잘못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지금&여기] 역사는 반복된다/최재헌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역사는 반복된다/최재헌 국제부 기자

    서양 속담에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지만, 실은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과거를 교훈으로 삼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법원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군사 독재정권 시절(1976~1983년) 반대파 지식인과 시민 3만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더러운 전쟁’의 장본인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한 것이다. 쿠데타에 반대하다 비밀수용소에 갇힌 여성의 아기를 납치해 친정부 인사에게 강제 입양시킨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대가였다. 사실 이번 판결은 2003년 집권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정권의 끈질긴 과거사 청산 작업 덕분에 가능했다. 민간에 정권을 이양한 비델라는 1985년 살인·납치·고문 혐의로 일찍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집권 당시 스스로 방패막이로 만들어 놓은 사면법 덕분에 5년 만에 풀려났다. 다음 정권에서도 그는 더러운 전쟁 당시의 추악한 범죄 혐의가 새로 드러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고령을 이유로 가택 연금에 처해졌다. 결국 2010년 12월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법원은 길고 더딘 범죄 추적 끝에 비델라에게 고문과 살해 혐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종신형을 선고했다. 여든을 훌쩍 넘긴 노구로 재판정에 나타난 그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뻔뻔함을 드러냈다. 잃어버린 자식을 되돌려 달라며 35년 동안 목요 집회를 열어온 ‘마요 광장의 할머니’에게 끝내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던 비델라는 지난 17일 마르코스 파스 교도소에서 쓸쓸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기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독재자의 과거를 끄집어 내는 것은 단지 우리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아서다. 전 재산이 29만원뿐인 이 나라의 전 국가지도자는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탄압에 대한 반란·내란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2년 만에 특별사면됐고, 지금도 국민의 세금으로 경찰의 경호까지 받으며 호의호식하고 있다. 21일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의 법적 시효를 5개월 앞두고 특별조사팀을 만들었다고 한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반성이 없으면 불행한 역사는 반복되는 법이다.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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